>>413 앗 기습 질문!!!! Σ(°ロ°) 어어... 완전 한결같이 평소처럼 우당탕탕 지낼 것 같...지만 너무 똑같으면 재미 없으니까 최근에는 급하게 성적관리 중이래~😊👍🏻 수업 빠지는 빈도도 좀 줄어들었고! 사유: 그동안 시험을 너무 마음 편히 조져버려서 낙제 위기에 처함
근데 평소에 공부를 하기 싫어해서 그렇지 재능충이라서 대충 해도 금방 성적 오를 것 같아... 재수없어...🤔
여전히 짙은 회색빛으로 흐린 날씨지만, 이제는 햇빛이 구름 사이로 잠시 잠시 얼굴을 내밀고 있다. 미유키는 네 부탁에 선선히 고개를 끄덕인다. 우산을 나눠 쓰며 도란도란 걷는 동안, 너와 조금은 가까워질 수 있었을까. 네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면, 그 기다리는 시간 또한 값지나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 아쉬운 것이다. 이마저도 언젠가 기억 속으로 묻히고 말 것인데. 가미즈나를 떠나지 않으면, 언젠가 또 우연히 널 만나게 될까. 생각이 길어지면 네가 계산하는 모습을 보고 떠나려던 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받으면, 받은 만큼 돌려주지 못해 미안해하고는 했던 것인데. 그 감사 인사를 두고서, 미유키는 차마 거부하지 못했을까. 네가 건넨 간식을 받아 들고는 환하게 웃으며, 또 만나자는 인사와 함께 널 한참을 바라보다 조금씩 멀어져 갔을 것이다.
한순간 우위를 차지하나 했는데 당황하던 기색은 온데간데 없고 다시 평소의 모습이다. 이 신께서 하늘이 무너져도 가오는 챙겨 두는 성미일 거라 판단한 것이 그녀의 패인이다. 쳇! 미야나기는 혀를 짧게 차며 씨알도 안 먹힌 눈빛을 금방 거뒀다.
“혹시 옛 화족이라고 아세요? 대충 엇비슷해요.”
물론 이 설명은 정확하게 틀렸다. 작위는커녕 공가였던 적이 한 번도 없었을 뿐더러, 화족 출신이라면 지금쯤 가미즈나가 아니라 가쿠슈인에 있었을 테니 그랬다. 단지 그 외의 단어로 자신의 영향력을 최대한 포장할 거리를 못 찾아 일단 지르고 봤다. 영끌 해서 있는 척해도 겨우 들어줄까 말까인데! 그러나 발레 티켓 끊어주며 구슬리기 작전은 이미 수포로 돌아간 듯했다. 아뿔싸, 미야나기가 뒤늦게 한 마디 덧붙여 궁시렁댔다. “······그래도 공연이 없지는 않을걸요?” 이곳에도 극장가가 있는 건 확인했으니 말이다. 신국립이나 도쿄 같은 대형 발레단은 안 오겠지만. 모든 부원이 마을을 떠날 계획은 아닌 걸로 추측건대 아마 민간 발레단 한둘 정도는 있지 않겠나 싶었다. 학생들이 시내에서 올리는 예무제도 공연이라면 또 공연이고. 아······ 미야나기는 갑자기 우울해졌다. 여름 축제만 끝나면 이 깜찍하고 고리타분한 동네도 한동안 안녕이다. 기다려라! 신칸센아.
“원칙상 중도 입부는 금지라니까요. 어렵게 손써서 데려오는 건데, 제대로 안 하면 광장에 매달리는 건 제 모가지예요.”
손날을 세우더니 자신의 목 부근을 사정없이 그은 미야나기가 말했다. 확실히 그저 이름 한 자 명단에 더 쓰는 일이라고 그 과정까지 쉽지만은 않을 거다. 무용부는 철저한 계급과 일정 하에 돌아가고 있으니 이해가 아주 안 되는 것도 아니다. 별 대단한 단체는 못 되긴 했어도, 미야나기는 나름 부장직과 프린시펄 지위를 걸고 영업하는 중이었다! 정말 딱하고 애처롭다. 그런다고 절대 안 구슬려질 텐데······. 그녀 역시 머잖아 이 사실을 깨달았는지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지며 푸념했다.
“마음에 안 드시면 됐어요. 강요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신이 들어주는 소원 같은 거 애초에 안 믿었으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돼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얼마나 아쉬웠던지 “하면 정말 잘할 텐데······.” 등의 혼잣말을 계속 중얼중얼 읊어댔다. 아니, 그런다고 안 구슬려진다니까. 해가 길어지니 미련도 참 길다.
지루한 정규 수업 시간이 전부 끝났다 담임교사의 종례까지 마쳐지자 학생들이 하나 둘 하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저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교실을 빠져나간다 얼마 걷지 않아 멈춰선 곳은 평소라면 관심도 없었을 옆반이다 미카는 그 문턱에 서서 누군가를 찾는 듯 기웃거리다가 곧 발견한 누군가의 모습에 마치 주인 반기는 강아지처럼 종종걸음으로 달려간다 꼬리가 있었다면 붕붕 날뛰었을 게 틀림없다
"...키, 키리나즈메, 씨..."
그리고 그 앞에 우뚝 멈춰서서 천천히 말을 꺼내본다 얼굴만 봤을 뿐인데 심장이 쾅쾅 뛰어대고 뺨이 발그레 달아올라서 영 생소한 감각에 괜히 두 손을 꼼지락댄다
"가, 같이 하교할... 래, 아니, 하, 하, 하자."
그 상태로 쭈뼛쭈뼛 말을 이어가더니 고개를 슬쩍 숙이고 상대의 눈치를 본다 싫다고 하면 어떡하지? 그런 걱정이 아예 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당당해져보기로 마음먹었으니까
여우는 대답을 할 수 없다. 좋은 지 기분을 묻는 말에도 말이다. 그야 지금 바닥에 등을 댄 채로 쓰다듬을 받고 있지 않은가.
그 손이 장난스럽게 옆구리를 간지럽히자 여우는 몸을 비틀며 데굴데굴 구른다. 하지만 별 타격은 없어보인다. 몸을 푸르르 털면서 먼지와 나뭇잎을 털어내다가 이내 손을 내미는 소년의 모습에 눈을 깜빡이다가 이내 그 손을 앙앙 물려고 한다. 물론 물려도 하나도 아프지 않겠지만. 살짝 이가 닿는 정도일까?
소년이 손을 피하지 않았든 피했든 간에 케이는 손을 물려고 했던 것을 멈추고 하암 하품을 한다. 역시 밤낮을 원상복구 하려다보니 졸리긴 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