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5 사실 학년이 다르고 학생회 소속도 아니니 치아키 앞에서는 오랜만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을 것 같지만..(갸웃) 그래도 오랜만에 얼굴을 보일 수는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면..상황상 선레 부탁해도 될까요? 아무래도 치아키 앞에 나타난 상황이면 치아키를 찾아온다거나 그런 것 같은데.. 치아키는 방과 후라면 학교 여기저기를 돌아다닐 수도 있고 학생회실에 있을 수도 있고 그래요.
가미즈나 고등학교에 전학을 와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아직 적응하지도 못한 학교에서 반장이라는 역할을 맡으면서 정신없이 학교생활을 해왔다. 반장은 단순히 반의 병풍이 아니었다. 반장의 의지에 따라 대략 30명으로 구성된 학급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너네 뭐 하냐?"
반에서 알게 모르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을 몰래 추적하여 괴롭힘의 원인을 끊어내고 괴롭힘을 없앴다. 학교외부의 무력이라면 직접 나서서 다시는 안 건드리겠다는 약속도 받아왔다. 이렇게 해결하니깐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들이 평소 저렇게 내성적이고 기가 죽어 있던 아이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밝아지고 건강해보인다.
"이거 신청해."
괴롭힘 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반에서 집안이 어려워서 끼니를 거르는 학우도 식별되었다. 하야토가 매일 점심도시락을 주기도 번거러운 상황. 하야토는 가미즈나 마을의 동사무소에 가서 여러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정보를 알아와서 그 학우에게 전달해준다. 이런 지원금도 결국 본인이 신청해서 받아야 되는 것. 그런데 몰라서 놓치는 경우가 많거든.
그 외에 신경쓰고 시스템을 만들어나가야 될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하야토는 묵묵히 하나하나 확립해나가며 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한 2-C 학급을 만드려고 했다.
"왜 이렇게 덥냐..아..이제 곧 여름이지."
여름이 곧 다가올 시기가 되어서야 하야토도 학교에 적응했고, 하야토의 학급도 전보다 더 건강한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오늘은 바로 하교하기에는 조금 그런데.."
이제는 많이 더워지는 시기이니깐 온열손상을 받는 친구들이 아예 없지는 않을 거야. 혹시 모르니깐 보건실에 온열손상 키트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바로 쓸 수 있게 대비를..아..잠겨져 있네. "어쩔 수 없지."
하야토는 그대로 하교를 하려고 한다. 본관의 문을 통해 건물에서 나온 하야토. 그런데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치아키 선배?"
정말 오랜만에 보는 학생회장 선배였다. 무슨 일로 아직 학교에 남아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학교에 관련된 일을 하느라고 남아 있었겠지.
'그러면 슬슬 수학여행지에 대한 것도 어느 정도 정해졌고 조만간에 공지를 띄워서 제대로 출발하는 쪽으로 해야겠네.'
주말 동안 개인적인 용건은 물론이며 수학여행지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기 위해서 조금 멀리 다녀왔던 치아키는 크게 기지개를 쭈욱 켜면서 학교를 걸었다. 딱히 당장 할 일은 없긴 했지만 그래도 학생회장이니 이것저것 해야 할 일은 있었으며 전체적인 학교 분위기를 보는 것 또한 그는 잊지 않았다. 학교의 분위기를 보기 위해선 책상에 앉아있는게 아니라 직접 돌아다니면서 체크를 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으니까. 물론 김에 규칙을 위반하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이를 잡으면 더 좋기도 하고.
싱긋 웃어보이면서 지나다니는 학생들과 인사를 하면서 걸어다니는 도중, 자신에게 먼저 와서 이야기를 하는 학생의 모습이 보였다. 아마 2-C반의 반장이었던가.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마찬가지로 싱긋 웃으면서 말을 걸었다.
"아. 그래. 그래. 후배 군. 반장 일 열심히 하고 있어? 하핫. 지금은 하교하는 중이야? 와. 요즘 들어서 점점 날씨가 더워진단 말이지. 그러니까 너무 밖에 있진 말고 빠르게 시원한 곳에 가서 더위 식히기. 알고 있지?"
이어 치아키는 주머니에서 사탕을 뒤적뒤적였다. 딱히 줄 것은 없었으나 이런 것이라도 주는 것이 좋겠거니 생각하면서 그는 안에서 보라색 사탕과 빨간색 사탕 두 개를 꺼내서 손바닥 위에 올려서 보였다.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있지만 학교에 잘 적응한 하야토는 더위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경직된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더 여유롭고 정돈된 모습이었다. 예를 들어서 튀는 옷차림이 정돈되었거나, 다소 길었던 머리도 깔끔하게 정리했다. 가장 크게 변화된 점이라면 가리는 음식이 없어졌다는 것. 학급 아이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이런저런 식사를 같이 하다가 결국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기피하는 식습관도 사라지게 되었다.
"네네. 이제 곧 여름인가봐요. 어서 하복을 입고 다니고 싶네요."
하야토는 이전과 같이 치아키에게 사탕을 권유받았다. 이번에는 보라색과 빨간색..하야토는 고민도 없이 바로 보라색을 골랐다. 보라색이 포도맛이라고 유추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배님..궁금한 게 있는데..저희 수학여행 가나요?"
최근 하야토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하야토의 성장배경상 제대로 된 수학여행을 가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전지훈련이라면 모를까..그래서 하야토는 수학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가지고 있었다.
"조만간에 하복으로 갈아입으라고 공지가 나올걸? 사실 아직은 봄이니 말이야. 일단 이게 내 멋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학교에서 정한 방침이 있어서 천하의 학생회장도 어느 정도는 따라줘야하거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면목이 없다는 듯 치아키는 괜히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어 보라색을 고르는 그 모습에 치아키는 쳇- 소리를 내면서 빨간 사탕은 다시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었다. 계피맛 사탕을 어떻게든 딸기맛 사탕으로 속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겠다고 생각하나 일단은 그 사실은 입에 담지 않으면서 이내 치아키는 다시 미소를 지었다.
"아. 응. 가지. 이 학교는 3년에 한 번. 전교생이 다 수학여행을 가는 방식이야. 그만큼 예산도 한번에 크게 들어가는 편이기도 한데 올해가 딱 수학여행을 가는 주란 말이지. 사실 수학여행이라고 해도 그냥 단체로 놀러가는 것에 가깝지만 말이야. 하핫. 물론 학업의 일환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공부하러 가는 것은 좀 그렇잖아? 이번에는 이 학생회장이 아주 좋은 곳은 알아뒀지!"
물 좋아해? 물 좋아하면 되게 좋을텐데.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치아키는 어깨를 으쓱했다. 물론 아직 정식으로 공지를 하지 않았기에 자세한 것은 말하지 않으면서 그는 딱 그 정도로만 이야기를 했다.
"그것도 그거지만... 역시 여름하면 방학도 있고... 방학하면 마츠리도 있고. 올해도 되게 바쁘게 돌아갈 것 같단 말이지. 후배 군은 마츠리 좋아하니?"
이러니저러니 해도 여름은 시끌벅적할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며 치아키는 싱글벙글 미소를 지었다.
외국에서 난 신을 만난 것은 처음인지라, 놀라며 조금은 들뜬 마음이 된다. 이어지는 명칭에 미유키는 고개를 젓는다. "도깨비," 하며 작게 발음해 보면 저에겐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걸까. 정말 외국의 신이라니, 그런 당신이 왜 고향을 떠나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 그곳과 이곳은 얼마나 비슷하고 다른지, 그 본 모습이 어떠할지 궁금해지니,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당신을 위아래로 살핀다. 이어 제 답이 맞았던것는지. 당신이 정답이라 말하면, 마주 보고 앉은 올빼미 신님의 얼굴에는 명백히 기쁨의 징조가 작은 미소로 떠오른다. 갑자기 시작된 수수께끼의 그 답 맞힌 것이 그리도 기쁜 것일까. 여기서 아니라 한다면 실망한 표정을 지을 게 분명하니. 당신 눈앞의 이 신님은 장난을 치기에는 좋은 상대일지도 모른다.
"역시나, 그럴 거 같았어요. 그래서 어떻게 관광은 잘하고 있나요? 여기 생활은 어때요? 즐겁나요?"
재잘재잘. 갑자기 질문이 많아진 신 님. 미유키는 당신의 몸 기울이는 모습에 허리를 뒤로 젖히며 물러나 경계하다, 이어지는 물음에 당황하는 얼굴이 된다. 음- 앓는 소리만 내면서, 쉽게 대답을 못 하고 입술만 벙긋거리다, 머뭇거리며 답한다.
"그 인연이 애정을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관심이야 있죠. 하지만 누구와 가까워진다는 건, 그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니. 그저 선망할 뿐이에요. 그런 당신은요? 좋은 인연, 만나는 쪽으로는 전혀 관심 없나요"
당신에게 말려든것에 분한 마음에 미유키는 자신에게 한 물음을 당신에게 똑같이 찌르고서는 물끄레 바라본다.
"물로 정말로 유명한 곳. 하지만 그 이상은 안돼. 학생회도 어느 정도 기밀이라던가 그런 것들이 있어서 말이야. 학생회에 들어온다면 또 이야기는 다를지도 모르지만 지금 와서는 잡일밖에는 맡길 것이 없어서 말이야."
초기라면야 이것저것 맡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와서는 어느 정도 체제가 잡혀있으니 그래봐야 잡일 담당밖에는 맡길 수 없었다. 하지만 반장을 하면서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기에 치아키는 적극적으로 권하지는 않았다. 그러고 보니 조만간에 다른 후배에게도 마지막으로 세번째 권유를 하러 가보는 것이 좋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미소를 머금었다.
"계곡이나 바다를 구경하고 기억에 담는 것이라. 가능하겠네. 물론 내 개인적으로는 물놀이를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여기저기 구경 다니면서 놀 수 있을테니까. 산...아차차. 실수. 실수. 그러넫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거지만 등산할 예정은 없어."
뭔가 말을 하려다가 그는 빠르게 자신의 입을 톡톡 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 와중에 마츠리를 하는 날마다 바쁘다는 그 말에 치아키는 빤히 그를 바라봤다. 살면서 마츠리를 한번도 체험해본 적이 없다고? 일본은 안 그래도 마츠리의 나라라 불릴 정도로 마츠리가 많은 편이지 않나? 물론 지역마다 다르기야 하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아무렴 어때. 라는 생각으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토모시비 마츠리가 열리면 즐겨봐. 혹시 알아? 이곳은 인연의 신인 키즈나히메님이 수호한다고 전해지는 마을이니... 좋은 인연 생길지 누가 어떻게 알아? 하핫. 나도 있으면 좋겠지만...막상 생긴다고 생각하면 또 애매하네."
괜히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하면서 치아키는 주머니에서 노란색 사탕을 꺼낸 후에 표정을 살짝 찡그렸다. 신 맛이 전해지는 레몬맛 사탕이었다.
"그러니까 권하진 않아. 굳이 말하자면 권하고 싶은 학생들은 여럿 있지만 과연 몇이나 받아줄런지."
대충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는 리스트를 떠올려보지만 아마 한 명도 받아주는 사람이 없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키득키득 웃었다. 물론 안 받아줘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사실상 지금부터 받는다고 해도 어지간하면 잡일 담당이 될테고 그런 일을 하고 싶어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싶었기에. 가끔 결원이 나면 다른 중요 임원으로 넣을수도 있지만 미래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아. 그게... 등산이라고 해야할까. 아무튼 자세한 것은 말하기 힘드니 말이야. 가보면 알거야. 가보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굳이 말을 특히 더하지 않으며 치아키는 자신의 입에 지퍼를 잠그는 시늉을 했다. 나름대로 보안을 지키려는 듯. 혹은 그때 가보면의 재미라고 말하려는 듯.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어깨를 으쓱했다. 허나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말을 듣자 그는 살며시 하야토를 빤히 바라보다가 곧 두 어깨를 으쓱했다.
"그렇다면 너는 네가 믿는 신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이를테면 네 옆자리에 앉아있다고 한다면 어떨 것 같아?"
기독교 신자. 즉 그 종교의 신을 믿는다는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당연하지만 그 신은 그 신이 거짓으로 꾸며낸 존재가 아니라면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신은 이 세상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으니까. 물론 그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만. 이내 치아키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살며시 말을 덧붙였다.
"참고로 나는 키즈나히메님을 모시고 있는 신사의 아들이야. 아. 딱히 방금 그 말이 불경하다거나 그런 의미는 아니야! 그냥 호기심이 들어서. 과연 후배 군은 어떨까 싶어서. 아하핫."
정말로 딱히 뭐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는 듯, 치아키는 일부러라도 정말로 무해한 느낌의... 말 그대로 사람 좋은 미소를 내보였다.
와타누키 씨가 친절한 사람이라서 정말 다행입니다. 괜찮다고 대답해주었어요. 저는 남탓까지 해버렸고 제대로 된 사과도 아니었으니까 괜찮다고 답하는 건 정말로 착한게 아니라면 어려운 일이에요. 저는 두 손을 잘 간수하기로 합니다. 타인에게 함부로 손을 대는건 허락을 구하는게 맞는 일인데, 방금만 벌써 두번이나 아무생각 없이 닿아버렸어요. 오른손으로 왼손의 검지를 잡아요. 이러면 한쪽 손은 잡혀있고, 다른 한쪽 손은 잡고 있는 중이니까 손이 멋대로 나갈 일이 없을 겁니다.
“그 말을 어떻게 믿어요? 그리고 그래봤자 다친 건 똑같으니까 손해인 건 안 변합니다.”
진게 아니라면 이겼다거나 비겼다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지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지만, 비겼더라도 이겼더라도 처음부터 싸우지 않는 쪽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시비를 거는 쪽이 절대적으로 잘못한 거지만, 피해야하는 쪽은 시비를 걸린 쪽이라서 어렵습니다. 시비를 안 걸면 좋을텐데요, 얼마나 성격이 나쁘면 아무한테나 시비를 거는 걸까요? 다른 학교 학생이면 정말 이유없는 시비일텐데요.
“...걱정하는 친구 없어요? 아니면 좋아하는 거.”
싸우고 나서 다친 모습을 보면 크게 속상해하고 걱정할 것 같은 얼굴들을 생각하면 참아질 지도 몰라요. 아니면 좋아하는 걸 떠올리면 짜증이 누그러져서 참아질 지도 모릅니다. ...가족은 혹시 몰라서 일부러 제외했습니다. 와타누키 씨, 저번에 집 들어가기 싫어했으니까요.
>>840 토아가 환장하는건... 당근! 하루종일도 먹을수 있어! 어릴적엔 당근 싫어할 나이인데도 보통 그런 친구들에게 당근먹어! 몸에 좋아! 하면서 영업하다가 갑자기 죄책감이 들어서 속죄하고자(?) 축시참배(저주 아님)를 하며 머리에 초가 아니라 당근을 꽂고 신사를 돌았다지! 🤣
"사람이 알지 못할 모든 괴이한 것들의 이름이기도 하고, 수호신이기도 귀鬼이기도 하며 부와 재물과 복을 가져다주는 요물이지. 장황해도 그나마 줄여서 이 정도?"
어디에서나 알 법한 유명한 신화 속의 존재였거나 다른 직관적인 개념의 신이었다면 편했을 거라는 생각이 이럴 때마다 들어오게 된다. 그래도 제 나름으론 신으로서의 자존심이 있는지 귀찮고 번거롭다면서도 필요한 소개만큼은 그럭저럭 제대로 하고 있다. 부루퉁한 표정 나왔던 것이 언제였는지 상대의 표정은 순식간에 호기심 깃들다, 이제는 정답자의 뿌듯함을 빛내고 있다. 말 한 마디에 솔직하게 드러나는 반응이 꽤나 좋은 의미로 우습다 생각한다. 따지고 보면 알기 쉬운 것은 저 역시도 마찬가지인 주제에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사실 오답이야." 알기 쉬운 도깨비 양반은 그래서 참지 않고 또 한 마디 장난질 시작했다. "응, 방금은 거짓말!" 곧장 정정하긴 했지만서도.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
미유키의 질문에 그는 제 얼굴 가리키는 것으로 긴 말 대신했다. 아닌 게 아니라 손가락 끝이 가리킨 표정은 근심 한 점 찾아보지 못할 활짝 핀 쾌인의 얼굴이다. 당황하다가도 또다시 진지하게 고민해 주는 얼굴 바라보며 싱글싱글 웃던 그도 금세 반격을 당했다. 곧바로 생각 없다 즉답하려 했으나 듣고 나니 조금 다른 생각이 드는 듯도 하다. 그는 딴데로 눈 굴리며 물끄러미 바라보던 시선으로부터 슬그머니 몸 빼려 했다. 그러나 과연 부엉이신의 눈빛이라서 그런가, 도망가지 못하고 곧 답을 돌려주었다.
"글쎄. 마음먹고 찾아야겠다는 생각까지는 안 하지만 그런 연이 생기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기는 해. 호기심은 조금 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