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더러워. 땅 좀 만졌다고 더러운 손이라면 이 세상 대부분의 손이 완전 더럽게? 무엇보다 나도 방금 전까지 학생회실 청소하고 왔는걸."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치아키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이 후배가 자신의 손을 잡아서 잡고 일어날지는 알 수 없었다. 물론 안 잡는다고 한다면 치아키 역시 굳이 손을 계속 내밀거나 하진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이 후배를 곤란하게 할 생각은 없었으니까. 그 와중에도 치아키의 시선은 하네를 향해 있었기에 그녀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는 것도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물론 그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까진 알 수 없었지만.
"학생회장이니까 수상한 행적을 보면 물을 수밖에 없는걸. 이게 권력남용이라면 나는 학교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 마음껏 권력남용을 할게. 아무튼 QR코드? 아차. 그 이벤트 이미 끝났는데 말이야. 무엇보다 인식도 되지 않을텐데. 지금 기간엔."
수첩을 꼬옥 쥐고 있는 모습으로 보아 아마도 비밀은 저 수첩에 있는 것이 분명해보였다. 그리고 뜸을 길게 들인 것으로 보아 필시 QR코드는 핑계라는 것도 치아키는 짐작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말하기 싫은 것이겠지. 혹은 말하면 안되는 것이라던가. 작게 웃는 모습을 보이면서 치아키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그는 무릎을 쭈그린 후에 그녀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그렇다면 타카나시 양. 이것만 물어볼게. 타카나시 양은 다른 이들 몰래 나쁜 짓을 하고 있었어? 나는 그런 것 같진 않아보이거든. 정말로 나쁜 짓을 했다고 한다면 지금 이 자리를 빠르게 빠져나가고 도망치려고 했을텐데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말이야. 사실 대체로 그렇거든. 담배 피는 애들을 발견하면 걔들은 바로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지. 굳이 그 자리에는 남지 않더라고. 혹은 까칠하게 대든다던가. 그런데 그런 케이스도 아니고."
이어 안심을 시키려는 듯, 치아키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은 후에 자신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그는 화단 쪽을 바라보면서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그간의 경험 상 이런 상황에 맞닥뜨린 평범한 인간이 던지게 될 질문은 대체로 한정되어 있다. 그의 정확한 정체가 무엇이고 목적이 무엇인지처럼 눈앞의 신에게 집중하거나, 인간이 닿지 못할 그들의 세계에 관해 묻거나, 호기롭게 진솔한 대화와 요구를 청하는 경우도, 그도 아니라면 차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공연히 목숨을 구걸한하는 사례도 있다. ……언제나 느낀다만 마지막 경우는 도대체 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다. 언제 죽인다고 하기나 했나! 달리 무섭게 을러댄 적도 없는데 말이다. 자기를 돌아볼 줄 모르니 이 마음씨 꼬인 귀신도 딴에는 억울한 지점이 있단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상대방에 대한 평가에 속으로 한 줄을 추가했다. 단시간만에 벌떡 일어나서 척척 잘도 걷는 이 여자아이는 심력도 신체도 꽤 강인하다 할 수 있겠다─라고. 이리저리 떠도는 잡념의 끝에 들려온 대답은 예상했던 범위를 벗어난 의외로운 것이다. "'미움'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데?" 그는 고개를 기울이고 잠시 골몰하는 듯하더니 번쩍 고개 들었다가, 금세 명랑한 투로 답 돌려준다.
"그냥 감정적으로 아니꼽고 말 정도의 미움이라면 별일 없을걸. 정말 마땅하다 싶은 당위가 없으면 웬만해선 아무나 심하게 못 괴롭혀. 그런데 확실하게 죄 지어 잘못한 게 있는 쪽이라면…… 역시 벌 받겠지?"
어느 쪽인지 모르니 우선은 정석적인 대답이다. 그러나 가장 먼저 물어본 질문이 이쪽이라면, 상대가 어느 경우에 해당하는지 자연히 짐작이 가기 마련이라. 싱긋 웃으며 곧바로 반문한다.
"보통은 다른 걸 먼저 물어보는데 신기하네! 어디서 들은 얘기나 찔리는 일이라도 있어?"
흐음, 그리고 곧바로 낮은 소리 흘리며 턱 짚고 짐짓 심각한 척을 해준다. 본심으로는 흥밋거리 삼고 싶은 마음 꽤 있지만, 그는 이 여자애에게 불필요한 일이었을지언정 어쨌거나 도움 받았으니까 말이다. 오늘은 이 애 덕분에 재밌는 일 많았으니 도움 되는 일 해줄 생각도 있고. 나름대로 은혜 아는 신이니 예의상 대놓고 즐거워하며 기대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제 일 아니라고 캐묻는 태도가 얄미울 정도로 뻔뻔한 것만은 감출 수 없었다.
281 소중한_사람이_자장가를_불러달라고_하면_자캐는_불러줄_수_있는가 오~ 갑자기 어리광이라도 부리고 싶은 거냐고 좀 놀려먹긴 해도 순순히 불러주지!!! 요청에 따라 오리지널 리믹스 어쿠스틱 락 EDM 등등 변주도 가능합니다(?)
77 자캐는_아침형_인간_vs_저녁형_인간 원래는 저녁형이었지만(당연함 야행성임) 생활습관 바꾼 지금도 딱히 크게 힘들어하지는 않아~ 따지고 보면 예전에도 잠 안 자고 낮 새고 지낼 때 많았고... 이 아저씨 사전에 눈 뜨고 있는 동안 비실비실함이란 없다 ( •̀∀•́ )✧
404 자캐는_토마토파스타_vs_크림파스타_vs_오일파스타 셋 다 잘 먹지만 3중1택이라면 토마토!!! 느끼한 것보다는 토마토가 약간 더 좋대!
오히려 저녁에 시간이 없다니...😱 잠깐이라도 핑퐁할 시간이 있다면 나로도 괜찮을지! 🤭 나도 한동안 김토아씨 안잡았던지라 감을 잃었을수도 있으니까~ 한가지 고민이라면 케이가 3학년이란 것일진대... 🤔
린주도 안녕 반가워~ 🤗 아무래도 각자 여유있는 시간도 다르다보니 어쩔수 없겠지! 당장 나만해도 여러 변수 때문에 바쁜날이 있으면 한가한날도 있는 거니까! 🤣 자장가를 락으로까지 변주해줄 수 있지만 파스타는 토마토가 더 좋은 린이라... 좋은 고찰거리가 될수 있겠어... 🤔
린주 어서와~!~! 다음에 만나서 돌리면 되지~ 나 또한 일상을 더 열심히 구하고 그래야겠어(비장) 그나저나 린의 자장가 ㅋㅋㅋㅋㅋㅋ 뭔가 변주가 대단한데 ㅋㅋㅋㅋㅋㅋ 비실비실한 린 상상 안되기도 하고. 파스타집 가는 도깨비님 귀하다...!
>>172 오~ 좋아좋아! 으으으으음, 아 혹시 괜찮다면 선관 찔러봐도 괜찮을까? 시트 읽으면서 한 생각이 이나바 님도 비슷한 동물신이고 케이도 예------전에 자신의 신사를 번창시킬 생각도 있었어서(중간에 그만뒀지만) 그 옛날 이나바 님한테 조언을 구하러 간 적이 있어서 안면이 있다거나. 그래서 이번에 인간 세계로 휴가를 왔을 때 이나바 님 인사드리러 갔다가 토아와도 안면이 생겼다거나 하는..... 어려울 것 같으면 초면도 괜찮아!
>>174 괜찮다면 이런 선관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ㅋㅋㅋㅋ 처음에 신사 짓고 신자 모집할 때만 해도 자영업(?)의 꿈을 안고 이나바 님이나 주변 신들에게 이런 저런 조언도 구했다가 이내 여우구슬도 도난당하고 지켜보고 있던 도둑놈도 죽고 나니 왠지 열정이 식어서 그만뒀대. 이나바 님은 근성이 없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토아가 케이에 대해 시시콜콜 다 알고 있다고 해도 좋아~~~~ 검은 여우가 털이 많이 빠진다더라 라는 것이라던가 신사 짓는다고 찾아왔을 때는 꼬리가 하나였는데 지금은 아홉개가 되었다거나(네?)
>>180 ㅋㅋㅋㅋㅋㅋㅋ 이나바님 ㅋㅋㅋㅋㅋㅋㅋㅋ 케이도 아마 그 때 얼굴만 보고 이나바님한테 토아에 대한 칭찬(?)을 많이 들어서 알고 있기는 했는데 가미즈나 고등학교에서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다거나~ 그럼 상황은 가미즈나고 내에서 우연히 만나서 어? 하는 상황이 좋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