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그렇지.. 달성할 일은 없어보이긴 한데.." 라고 말을 하다가 들어줄 수는 있다는 말이 들려오자 사야카가 조금 멍청한 표정을 짓습니다. 아니. 진짜 현실적으로라고는 해도. 들어줄 수 있다고?
"가능하다는 거...임?" 이건 좀 놀랍다. 가장 귀찮아하고 싫어하고 거절할 만한 거 아닌가? 이 일상에서 가장 눈을 크게 뜬 사야카일 듯하다!
"그치만 유익한 소원이라고 해봐야..... 생각 안나는걸" 생각하기 귀찮아하는 거였을지도 모르지만 진짜로 생각안나는 건 사실이다.
"만일 500점 이상 모으면 모에모에큥 오이시쿠나레..." 생각하듯 다시 중얼거리는 사야카입니다. 조금.. 충격입니다. 일본의 학생회 어디까지 가능한 거냐. 이거 학생회면 다되는거냐. 내가 귀찮다고 하는 사이에 대체 얼마나 붕괴된 거냐.. 같은 생각이 담긴 눈을 가라앉히네요.
정말로 저것을 빌지 않을까 싶어 치아키는 다급한 목소리로 두 손을 휘저었다. 물론 정말로 그것을 빌겠다고 한다면 소원권이니까 어쩔 수 없긴 한데 그 이후의 후폭풍이나 뒷수습이 여러모로 치아키는 무섭다고 생각했다. 학생회 임원들이 자신에게 무슨 눈빛을 보일지 알 수 없지 않은가. 아. 괜히 소원권을 걸었나.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삐질삐질 식은 땀을 흘리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다, 당장 급한 것은 아니니까 지금 당장 정해야하는 것은 아니잖아. 안 그래? 애초에 500점 이상 모을 수 있는지도 알 수 없으니까."
일단 그것부터 하는 것이 맞지 않냐는 듯, 치아키는 정말로 다급한 목소리로 그렇게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다. 최대한 저 오이시쿠나레~ 를 잊어버리게 하려고 하는 나름의 잔머리였다.
"아무튼!! 즐겁게 참여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예전 같았으면 또 옥상에 드러누워 있어도 이상할 것이 없잖아. 안 그래?"
내심 주제를 아주 자연스럽게 바꿨다고 생각하며 그는 가슴 속으로 정말로 기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허나 눈치를 살짝 보면서 그녀가 슬슬 그 오이시쿠나레~에서 벗어났을지 분위기를 살피려고 했다.
눈에 쉽게 띄는 장소에 있는 코드는 이미 스캔했으니, 남은 일은 이제 보물찾기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숨은 장소를 찾아가는 것이다. 어디 숨기기 좋은 데 없나, 일반적인 동선에서는 찾기 어렵도록 꽁꽁 숨겨 놓을 만한 그런 장소가…….
앗, 이거다.
그의 시선이 창문 밖을 향하며 이채를 띄었다. 사고 칠 때 흔히 보이곤 하는, 얼핏 초롱초롱하게 보일지도 모르나 실상은 그렇지 못할 악마견의 눈이다. 창밖으로 고개 쭉 빼서 바깥을 보자, 과연! 건물 외벽에도 코드가 하나 붙어 있었다.
"─위험하게 뭐하는 짓이야! 빨리 안 내려와?"
학생회로선 셀카봉 같은 도구를 사용해 찍으라는 의도로 저기에 붙여 둔 것일 테지만, 상정한 범위 외의 미친 짓을 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다. 당장 수중에 마땅한 도구가 없는데다 모험 좋아하는 그가 이걸 안전하게 찍을 리가 없다. 린은 창문 밖으로 기어나가 아슬아슬하게 바깥쪽 난간에 발 걸친 채 팔 힘만으로 버티며 사진을 찍겠다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재주 많은 신이니 설혹 사고가 생기더라도 그는 말짱하겠지만 교사들에게는 간담 내려앉는 짓거리다.
"…아니 무슨 놈의 힘이 이렇게 세!" "아 쌤! 저 진짜 지금 완전 중요한 순간이니까 잠깐만 기다려 보라니까요!"
팔을 붙잡혔지만 순순히 끌려가기엔 그의 힘이 과했다. 한편 떨어지기라도 할까 몸 쪽으로 조심스레 뻗어오는 손을 민첩하게 피해버리고는 자신은 손 뻗어 스마트폰을 코드지에 조준했다. 찰칵, 셔터음 울리는 소리가 났다. 성공이다! 목표를 완수한 린은 다시 복도로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들어가면 혼나기밖에 더하겠나! 이제는 밖으로 완전히 몸 뺀 채, 그대로 난간과 안전봉을 타고 옆으로 후다닥 도망가 버린다. 창문 타는 도둑이라도 되는지 게걸음으로 움직이는 주제에 지나치게 빠르다. 아니, 저건 인간보다는 벽 기어다니는 벌레에 가까운 속도다…….
조금 곤란하고 피하고 힘들 것 같아서 안된다고 하면 그건 전혀 소원권으로서의 의미가 없지 않나 하는 것이 치아키의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상당히 부끄럽긴 하겠지만 그래도 요구되면 피하지는 않을 거라고 그는 다짐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500점이라는 점수가 모여야 가능한 것이겠지만.
"아니. 그런데 왜 갑자기 일본 학생회의 붕괴야? 말해두는데 이거 일본 학생회 어디라도 다 통하는 거 아니야! 여기서나 통하는거지!"
갑자기 끈금없이 다른 고등학교에 가서 이 소원권을 내밀고 오이시쿠나레~ 라고 말해. 라고 하는 대참사가 일어날까 싶어 치아키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빠르게 정정했다. 절대로 다른 곳에 가서 이 소원권을 쓰지 말라는 의미로. 다른 곳에서 써봐야 개판밖에 더 나겠는가. 절대로 안되는 일이었고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만 했다.
그러다가 사야카의 말을 들으면서 치아키는 대체 이 아이는 어디서부터 이렇게 귀차니즘에 쩔어버린걸까라는 진지한 고민에 빠졌다. 가끔 걸어다니고 미끄러지는 것이 더 편하다니. 아니. 아스팔트 길에선 어떻게 미끄러져 올 생각인거지. 지렁이처럼 꿈틀거리면서 오나? 그런 생각을 하다가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적어도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존감은 지키도록 하자. 우리."
어느덧 그의 말은 부탁조가 되었다. 적어도 이 후배가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선을 넘지 않도록.
"...아무리 그래도 낮잠시간 n시간으로 만드는 것은 선생님들이 반대해서 시행도 못할걸."
학생회라고 해서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듯이 그는 그 부분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일단 교사들의 허락도 받아야하고 그 외 기타 이것저것 정리를 해야 할 것도 많았으니까. 그런데 고등학교에 와서 낮잠시간 n시간 보장이라니. 단번에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면서 교사들에게 거절당할 것이 뻔했기에 그는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그보다 대체 얼마나 낮잠을 자고 싶은 것일가. 이 후배 양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한숨을 약하게 내뱉었다.
"아니.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어도 다치잖아."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 와중에 그녀의 한탄에 그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떨떠름한 표정을 보였다. 이어 치아키는 사야카의 얼굴을 정말로 빤히 바라봤다. 사람의 시선이 깊게 꽂히는 곳에 구멍이 난다면 사야카의 얼굴에는 정말로 커다란 구멍이 뻥 뚫리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러다가 괜히 머리를 긁적이면서 치아키는 또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늘 귀찮다. 귀찮다. 라고만 생활하면 정말로 더 모든 것이 귀찮아지고 아무것도 못하게 될걸? 조금이라도 기력을 내보고 기운을 내봐. 아무리 그래도 아스팔트에서 굴러다니는 것은 좀 그렇잖아."
그러다가 진짜 크게 다쳐. 너. 그렇게 말을 하면서 그는 그녀의 반응을 가만히 살폈다. 이 말에는 또 무슨 답을 하려나 싶은 호기심이 든 탓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 우리 어장 사람들 특기는 왜곡인 거냐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이라 할말 없음)
>>86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응... 고등학교 생활을 대충 305%로 즐기는 중이라 선생님들이 고생이 많아......🤦♀️ 최소로 잡아도 17년 동안 원어민이랑 토킹하기도 했고~ 평소에 노력을 잘 안 하는 대신에 본인이 흥미 가는 일이라면 제대로 꽂히는 타입이라 그렇게 됐다! 아무튼 하네 기특해 쓰다듬기~(?) 응응 천천히 나아가다 보면 하네도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라구~ 벌써 19장 모았으니까 조만간 다 채울 수 있지 않을까?
>>866 305%.......가 맞을까......? 이 정도면 이 아저씨, 하네네 부모님이 부탁을 안 했더라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들어. ☺️ 부탁 안 했으면 이 아저씨 아쉬워서 어쩔 뻔 했나—! 17년 ㅋㅋㅋㅋㅋㅋㅋㅜㅜ 아기 옹알이부터 시작한 일본어 공부. 🤗 맞아—! 가끔...... 떼는 경우도 있지만...... 😇
물론 진심이 안 들어있었기에 돌아오는 말도 그다지 진심이 아니라 장난에 가까운 무언가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금 미심쩍은 표정으로 사야카를 바라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지금만 해도 어떻게든 움직이기 싫다라는 어필을 강력하게 온 몸으로 하고 있지 않은가. 대체 뭣 때문에 저렇게까지 귀찮아하고 무기력하게 사는건지 치아키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어서 고개를 갸웃했다.
"...뭐, 그렇다면 다행이긴 한데. 그래도 조금은 노력을 해봐. 조금은."
아무리 그래도 학교에 와서 너무 무기력한 것이 아닌가 싶어 그렇게 잔소리 아닌 조시를 하면서 치아키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저번에도 느낀 것이지만 역시 자신으로서는 조금 이해하기 힘든 생활페턴이었다. 물론 항상 에너지를 쓰면서 지내란 법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무기력하고 귀찮아하는 것도 조금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게 그의 생각이었으니까.
"아무튼 슬슬 다른 곳도 가볼게. 이벤트 재밌게 즐기길 바랄게. 500점은... 가능하면 다른 것으로 생각해보기!"
그렇게 싱긋 웃으면서 치아키는 슬슬 다른 곳으로 가보려는지 그렇게 말을 하면서 손을 가볍게 흔들었다. 다음에는 사야카가 조금은 더 무기력함과 귀차니즘에서 벗어나있길 바라면서.
>>868 전에는 이 에너지 어떻게 빼고 다녔을까 나도 구상을 안 해봐서 모르겠네...ㅋㅋㅋㅋㅋ 어쩌면 학교생활에 재미 느껴서 졸업하고 나면 이번에는 중학교에 들어갈지도?🤦🏻♀️ 가끔 떼기는 해도 팍팍 붙일 때 보충 되니까 괜찮아!!!(ง •̀_•́) 사실 하네 메모장 클로버 약간 주식 보는 기분으로 구경하는 중이라 재밌어(?)
사야카주랑 캡틴 일상 수고했어!!!!! ㅋ ㅋㅋㅋㅋㅋㅋㅋㅋ사야카는 모에모에큥을 잊지 않았습니다ㅋㅋㅋㅋㅋㅋ 스읍 사야카한테 운 몰아주고 싶다... 500점 달성할 수 있게...😇
>>877 미유키주 안녕, 좋은 새벽이야. 🤗 종이가방 모아두는 미유키 귀엽다..... 예쁘거나 마음에 드는 종이가방은 따로 모아두는 상상하면 둥지 꾸미는 것 같고... ☺️ 인간 지키느라 바빠서—!!! 있었는데 사랑까지는 아니어서—!!! 엄청난 이야기—!!! 선생님 첫사랑 이야기 해주세요—! 하고나서 이야기 듣는 기분이야. ☺️ 높은 편이구나......... 상상해보고 행복해하기. 😉
>>876 자꾸만 시간을 역행하시는 어르신...😊✌🏻 앗 클로버 기준이 정확히는 부끄러움 정도였어?!!!! 앗싸 그러면 내 주식 이번에는 상승했겠군~(?) ㅋㅋㅋㅋ히히 사실은 그게 다 성장 과정이니까 하락하면서 롤러코스터 타도 좋아!! 하네야 열심히 부딪혀 보자구~( ¤̴̶̷̤́ ‧̫̮ ¤̴̶̷̤̀ )
>>877 미유키는 알뜰하다...(메모) 사실 종이가방 그냥 버리기 아깝긴 하지!! 목소리는 높은 편이고(메모 2) 연애는 바빠서... 아앗....😲 그렇지만 좋아한 사람이 없었어서 그런 거라니까 그래도 다행이다 하고 싶었는데 사건이 생겼다거나 바빠서 못한 거라면 슬프잖아🥺
이제 첫날이니까 최종점수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라!!!( •̀∀•́ )✧ 어쩌면 연속으로 50점이 터져서 대박이 날지도 모른다구~ 미유키주도 안녕~!!!! 앗 시간이 또 늦었네... 나도 이제 자러 가볼게. 다들 오늘도 잘자고 좋은 하루 보내자~ (:˒[ ̄]
............또 폭탄이 터졌어요. 이제는 QR 코드가 조금 얄밉습니다. 저를 노려보는 것 같아요. 여기저기 숨어있는 것도 장난치면서 놀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우연히 찾아낸 QR 코드 종이를 보고서 아무도 찾지 못 하게 더 숨겨버릴까 생각했어요. 찍히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못 찍게 만들어버리는 거에요. ............이러면 학생회들에게 혼나겠죠. QR 코드와 눈싸움을 하는 것도 말이 안 되고요. 이번에는 폭탄이 아니길 바라면서 QR을 찍어봅니다. 설마............... 설마 폭탄만 만나겠나 싶으니까요.
>>0 누군가 찾아주길 바라며 숨어있는 것들. 서랍 안에 숨어 있을까, 책장 아래에 숨어 있을까, 아무도 쓰지 않을 빈 교실에 숨어 있을까. 정성 들여 숨겨 놓은 것을 찾는 일은 즐거운 것이라. 산책을 겸하여 QR 코드를 찾아 돌아다니던 미유키는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 난간, 붙어있는 QR코드지를 본다.
또 1점! 5점이나 10점도 아니고 1점은 뭐야. 아직까지도 감점 없이 득점만 해왔다는 사실에 감사해도 모자랄 판에 원망이나 하는 것은 욕심이나, 쉽게 일확천금을 노리고 싶은 마음은 신이라도 똑같은 법이라. 간신히 추적을 따돌리고 한적한 복도를 터덜터덜 걷던 그에게 창문 밖에서 난리 치던 때와 같은 직감이 스친다. 린은 고개를 휙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래, 사람은 보통 시야 위쪽은 좀처럼 신경쓰지 않는 법이다. 과연 그 자리에는 코드지가 척 붙어있었다.
"이번에는 1점 빼고 다른 거……!"
신이니까 누구한테 빌어야 할지도 애매한데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 아마 본인이 본인에게 빌지 않았을까.
1점만 아니면 좋다고 생각하니까 바로 점수가 폭망해버렸다……? 이, 이 미친 운아! 틀린 말은 아닌데 이런 거 말고 좀 좋은 걸로 달란 뜻이었다고!
그냥 운이 나빠 망해버렸다면 와하하 웃어넘기겠으나, 하필이면 본인에게 잘 해달라 소원 빌자마자 이 사달이 났다. 명색이 복과 운을 가져다주는 신께서…… 폭망을……? 생전 듣도 보도 못하고, 들어서도 안될 단어의 조합이다! 이제 그는 점수가 다시 잘 나올 때까지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눈이 돌아버린 도깨비는 닥치는대로 주변을 뒤집다 못해 지나가는 학생까지 습격하기에 이르렀다.
"QR코드 내놔!!!!!" "점수 얻고 싶으면 네가 직접 찾아야지 왜 나한테 이래?!" "어디에 있는지 말해주면 안 잡아먹지!!!" "나 수업 늦겠다고!! 빨리 비켜!" "히히히 못 가!!!!!!" "미*놈아!!!"
혹시나 해서 말하지만 별 짓은 안 했다. 이동수업이 있는 학생의 길을 막고 한참 진상을 부렸을 뿐. 더러운 협박과 공갈에 힘입어 린은 그 학생이 찾았던 코드의 위치를 뜯어낼 수 있었다.
자, 정순한 마음으로 다시 한 번 간다. 할 수 있다, 비량! 도깨비님, 부디 스스로 명예 회복할 행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