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또 실패다.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본인에게 셀프기도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난 그걸 몰랐고……. 신의 힘으로 운을 조작한다면 어렵지 않게 점수를 회복할 수 있겠지만 이건 자존심의 문제였다. 될 때까지 해서 성공한다면 그게 내 운이고 복인 거다……! 그러니까 포기 안 한다. 아, 한 번만 더 할 거라고!
실패해도 포기하지 못하고 '다음번은 되겠지'라며 끝까지 꼴아박는 이 행위, 영락없는 도박꾼의 심리다.
또다시 지나가는 학생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봉변을 당하게 한 결과, 또 한 번의 기회를 얻어냈다.
삶을 사랑하는 건 저주로울 천명이다. 동시에 몹시 기꺼운 일이기도 해서 우리는 흉금에 드리운 그림자 털어내듯 꽃잎을 하나 둘 털어내고 있는가. 그게 자신의 일이라는 냥, 놈은 닦아내고 또 닦아낸다.
"나는 먹는 것을 몹시 즐기는 탓에 삼시 세끼 고심인데, 나와 참 다르십니다. 그런데도 식욕이 도셨다는 것은 먹을 탄 듯, 내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일까요?"
날 것을 베어 물고, 찢고, 생으로 삼키는 것이 익숙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정성 들여 조리한 것이 더 익숙하다. 짐승으로서의 정체성은 다소 희미해진 상태라는 것이다. 귀한 것, 정성들인 것만 받아먹다보니 자연스럽게 입맛이 까탈스러워진 놈이다. 먼 북해도에서 이곳에 당도했건만 마음에 들어차는 음식은 썩 없고, 여기까지 오라가라하자니 신의 도리에 어긋나니 직접 조리해 먹고 있다고 한다. 환경이 여의치않은 미식가는 자연스럽게 요리를 취미로 둘 수 밖에.
참 난처하다. 이걸 남한테 도무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대뜸 ‘검은 여우는 어째 불길하고 재수가 없다’라고 둘러대는 건 사이코패스 같다. 그렇다고 ‘아 그게, 실은 제가 도적놈의 후예 출신이라서’ 하고 집안의 수치를 들출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 게다가 레이와 시대씩이나 돼서 미신에 연연하는 바보 얼간이로 보이는 건 절대 싫어—!! 그녀가 수치심에 몸부림치든 말든 케이는 흥미로워 보이는 얼굴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진위를 확인하는 게 역시 우선이다. 괜한 카나페를 집게 손가락으로 어루대는 행동에서 불안이 묻어났다.
“단순 소문이라기엔 그거······ 실제 목격담 아닐까요? 가미즈나에도 여우가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흥미성으로 그런 거짓말을 할 것 같지는 않은데요.“
검은 털 여우가 무슨 귀신이나 요괴라도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관심을 목적으로 괴담을 퍼뜨릴 사람이라면 화끈하게 <화장실의 하나코상> 정도는 지어냈을 테지. 갑갑해진 그녀는 혼자 짜증스러운 숨을 작게 토했다. 도대체 망할 할아버지는 남의 물건은 뭐하러 훔쳐서!
깨끗해졌다! 요이카는 다시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나서 방긋 웃었다. 꽃세례를 맞고도 여전히 생기 없는 모습이었지만 기분은 제법 좋아진 듯하다. 기다란 꽃가지를 품에 안고서 남궁 린을 뒤따라간다. 요이카에게 숲속은 8차선 대로보다 길 찾기가 쉬운 편에 속했다. 시야 저편에 분홍색 꽃잎들 사이로 붉은 도리이가 천천히 드러났다. 벚나무 사이로 고색창연한 신사가 나타나자 요이카는 작게 아, 하고 감탄했다.
“생각보다 커다란 신사구나. 나무에만 신경을 쓰느라 그런가, 이런 곳에 있을 줄은 몰랐어.” 작은 사당과 제단 말고는 가져 본 적 없는 요이카는, 서울에 처음 올라온 시골쥐처럼 놀란다. “⋯이런 마을이라면 큰 신사가 몇 개씩이나 있어도 이상하지 않겠지만.”
주위에 인기척이 잦아지자, 다시 말소리를 줄였다. 신이지만 인간의 모습을 빌려 다니려면 신사에서도 인간의 예절을 지켜야 한다. 테미즈야에서 목욕재계하고, 배전으로 나아가서 숲으로부터 뚝 떨어져나온 불쌍한 꽃가지를 공양해 다시 숲의 주인의 품으로 돌려주었다. 그러고 나서, 손뼉 두 번을 친다. 별 생각 없이 눈만 감고 있는지, 또는 벚나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스러운 소원을 또 하나 하루노하나히메에게만 들려 주었는지는 요이카밖에 모를 일이다. 이윽고 자리로부터 물러나와 남궁 린을 찾아 눈길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눈이 마주쳤다.
“응. 진짜 소원은 아까 전에도 빌었으니까, 이번에야말로 ‘올 한 해도 평화롭길’ 같은 걸 빌었어.” 당당한 표정, 진위여부는 불명. “남궁도⋯.”
요이카는 그렇게 말하려다가 한 가지를 떠올렸다. ‘참, 비밀이랬지.’
“남궁의 소원도 이루어지면 좋겠네.” 그렇게 말을 돌렸다. 요이카는 사뿐사뿐 도리이 쪽으로 향해서 걸어갔다. 남궁은 숲에 꽃까지를 하나 되돌려 주었으니까, 나무 신인 요이카도 그의 소원에 가호를 내려줄 수는 있을 것이다. 옷자락이 팔랑팔랑 흩날렸다. 숲의 초입에 늘어서 있던 노점들이 떠올랐다. “당신, 배고프겠다. 같이 ‘본격 축제’나 구경하러 갈까?”
>>906 어째서... 어째서 도망가는 거야...!!!(?) 음~ 하지만 그만큼 꺾으면 조경훼손이니까 맞는 말이지!( •̀∀•́ )✧
앗 오늘도 기습 질문이다!!!!
1.어...? 첫 질문부터 충격적이라 사망함😇 어... 그러게....... ............... 나 얘가 누굴 좋아하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어 상상하니까 약간 두렵기도 하고......... 산치체크 시작(?) 도무지 상상이 안 가는 관계로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직접 대면으로 선물 주면서 고백하지 않을까? 물론 공개고백은 아니고... 별로 두근두근 부끄러워하진 않을 것 같네🤔
2.고백을 받는다면....!?? ?🤔 그.. 내가 가끔 올렸던 제가욧?짤처럼 본인 가리키면서 눈 깜빡깜빡... 본인도 어느 정도 괜찮게 생각하는 사람이 고백한 거라면 안 좋아해도 'ㅇㅋ 그렇게 내가 좋으면 어울려줄 수는 있어~'라고 나오지 않을까?(대신 어울릴 뿐이지 연인관계는 아니라는 사실은 확실하게 짚습니다) 그다지 관심 없는 사람이 고백했다면 가차없이 거절...
갸아악 다시 갱신해~ 잠깐 뭐 좀 하고 왔더니 정신력이 쫙 빠졌어..._(:3」∠)_ 다들 오늘도 좋은 저녁이야~
>>923 요이카주도 안녕~ 그럼 저걸로 막레 받는걸로!! 얼킷 축제 아닌 '본격 축제' 가자는 요이카 넘... ..귀여워........╰(*´︶ `*)╯
1. 만약 발렌타인데이에 고백을 한다면 어떻게?! 🤗 ->이거는 정말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서 다르지 않을까 싶지만 일단 디폴트 값으로는... 초콜릿을 모두에게 뿌리면서 슬쩍 그 캐릭터에게만 다른 쪽지를 살짝 놓는데 그 쪽지를 펼쳐보면 17x²-16|x|y+17y²=225 이렇게 적혀있고 그 아래에 남은 이야기는 학생회실에서. 라는 문구가 적혀있지 않을까 싶어요. 17x²-16|x|y+17y²=225 이것의 의미는 알아서 찾아보는 것으로!
2. 만약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과 함께 고백을 받는다면 어떤 반응—!!!!!! 😚 ->이것도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서 다를 것 같은데 가만히 바라보다가 살짝 당황하더니 아니. 왜 나를?!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봐! 왜 나를! 이러면서 점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얼굴을 붉히면서 아랫입술을 약하게 깨물것 같아요. 그러다가... (스포일러) 인 질문을 살짝 던지지 않을까 싶네요. 스포일러를 보고 싶다면.. 어.. 5명 이상이 1~10의 다이스를 굴려서 홀수가 나온다면 긁어보도록 하죠!
>>940 치아키는 상당히 계획적이구나???🤔 수학공식 그거잖아 I love you로 읽히는 정답이 나오는 문제! 그런데 이거... 받은 상대가 이게 뭔지 몰라서 무시하거나 뭔가 잘못한 건 줄 알고 피해버린다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열~ 부끄러워하는 치아키 귀여운걸 유후~◠‿◠ ??? 어 근데 스포일러가 대체 뭐길래🧐
>>941 스포일러는 스포일러에요! 어. 정확히는 그것은 아니고 저 식을 토대로 그래프를 그리면 하트가 되는 그 식이에요! 뭔지 몰라서 무시하거나 피해버린다면 치아키는..아마 학생회실에서 기다리다가 그것 자체가 답이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그냥 마음을 접는 루트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굳이 막 그런 것으로 부담을 주고 싶어하진 않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