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 외모는 되지만 행동이 닌자어쌔신몽키 같아서 연애적인 면의 인기는 없지 않을까...😋 그래도 우정초콜릿 정도라면 문제 없이 받을 것 같구? 아저씨 본인도 친하거나 아는 애들한테 조금씩 주는 정도는 하지 않았을까 싶고~ 하네한테도 완전 짱 큰 걸로 줬을걸(린: 깔깔깔 옜다 초코지옥)(?)
>>18 ㅋㅋㅋㅋㅋ중고등학교 때 꽤 잘생긴 남자애가 있었는데 너무 원숭이 같이 날아다니는 애였어서 인기는 미묘했던 실제 사례가 있지...😊 ㅋㅋㅋㅋㅋ옥춘ㅋㅋㅋㅋㅋㅋ아저씨는 MZ신이라서 옛날 것도 지금 것도 잘 먹어😉 응... 거의 장식품으로 써도 될 그런 거... 이것도 곤란할 거 알면서 큰 걸로 준 거래 못됐지(꿀밤 꿍)
오타나서 미카가 미키가 되었지만...... 오히려 미키쨩이라면서 애칭이라고 불렸을 때 반응이 궁금할지도 ☺️
>>1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여자아이가 예쁘장했는데 너무 원숭이 같이 날아다녀서 인기가 미묘했던 사례를 알아...... ☺️ 아저씨가 하네보다 더 MZ스러울 지도. 🧐 초콜릿은........ 아저씨한테 나눠먹으라고 하지 않을까. 🤗 가족들도 신나서 하네 놀리다가 몇 입 먹어주겠지, 응..............
>>20 어딜 가나 원숭이 같은 학생이 있다... 중고딩몽키어쌔신 보존의 법칙이라도 있는 걸까(?) 일부러 장난 친 거긴 해도 나눠먹으라면 처리해 주겠지~😊 근데 본인도 너무 많아서 고통스러우면서 일단 장난 성공이라고 낄낄거림() 처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주는 건 매년은 아니고 몇 년에 한 번 정도겠지만!!
>>2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ㄲㅋㅋㅋㅋㅋ아니 짤 뭐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 그럼 친해지고 나서 미키라고 부르는 건? 된?다고????🧐
다른 사람들의 발렌타인 이야기부터!! 먼저 보겠읍니다.. :3c 근데 사실 화이트데이랑 발렌타인데이 때 쥰은 큰 차이가 없었어요. 발렌타인 데이 전 날에 여학생들에게 초콜릿 디저트 레시피를 전수해주고 포장 도와주고.. 반대로 화이트데이 때도 남학생들에게 이것저것 전수해주고 도와주는 게 일상이었지요':3c
치아키는 진심으로 마음을 담은 초콜릿을 받은 적은 없답니다. 대신 우정용 초콜렛은 꽤 받긴 했고 오히려 이것으로 자랑을 하는 편이에요. "와! 사랑을 담은 초콜릿은 많아봐야 한두개지만 내 우정용 초콜릿은 10개가 넘어! 이제 내 승리 맞지?! 하핫!" 이런 느낌으로요. 물론 받은 것은 화이트데이때 (계피사탕을 섞은) 사탕으로 모두에게 돌려준답니다.
>>31 다들 원숭이까지는 아니어도 날다람쥐까지는 해보는 거지 ☺️......... 새천년 한 번 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저씨도 당해보란 뜻으로 깜짝 장난이지. 하네는 심지어 어지간해서는 초콜릿 직접 만들테니까 정성스러운......... 장난. 🤗 신은 오래오래 사는 거 아니까 직접 만든 건데 다 안 먹어요? 하고 옆에서 눈만 깜빡거리며 바라봅니다...... 🤭
>>32 악순환이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장난의 선순환.......... 핫칠리 다음은 뭘까.......... 너무너무 쓴 초콜릿과 사탕......?
>>34 장난이 맵다...😇(진짜로 매운맛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아악 가차없어~!!! _(Xo」∠)_oO(쓰읍 못 먹겠다고 뻗었지만 직접 만든 정성을 무시할 수는 없고 우리 애 요리도 잘하네... 아니 이게 아니지) 이러다가 부스럭부스럭 일어나서 마저 먹지 않을까... 물론 유치해서 (´°̥̥̥̥ω°̥̥̥̥`)oO(내년에는 김치 초콜릿) 같은 거 생각하고 있을걸...ㅋㅋㅋㅋㅋㅋ(?)
>>35 쳇 훈훈하게 끝났잖아~!!!!! 아 그런데 치아키가 주는 계피사탕은 완벽하게 매운 오리지널 계피!!!쪽이야, 오리지널보다는 약간 덜 매운 달다구리 쪽이야?
ㅋㅋㅋㅋ ㅋㅋㄲㅋㅋㅋㅋㅋㅋㅋ다들 너무 훌륭하게 청춘을 즐기고 있어서 연애할 시간 없다구~ 근데 한달만 지나도 커플 생겨 있을지도???😉
>>43 여기저기서 구하는 곳이 많답니다! 그래야 더 다양한 사탕이나 간식거리를 구할 수 있으니까요!
>>44 음. 하네주가 마츠리 도는 일상을 한 번 더 해도 상관이 없다고 한다면 저야 상관은 없긴 해요! 일단 마츠리 한번 도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받은 계피들...ㅋㅋㅋㅋㅋ 글쎄요. 아마 먹고 입에서 불을 내뿜지 않을까요? 그리고 다음에는 절대 안 당하리라..마음을 먹지만 그와는 별개로 지금 상황은 재밌어서 깔깔 웃지 않을까 싶네요.
잠깐 전화를 받고 왔더니 뭔가 또 그 사이에 꼬인건가. (갸웃) 그 와중에 귀여운 미카냥이를 볼 수 있어서 저는 매우매우 행복해요!!
음. 마츠리 일상은.. 일단 치아키는 하네를 그때 가볍게 이야기한 선관으로 아. 쟤가 걔구나 정도로 일단 존재 정도는 아는 느낌이니까 마츠리장에서 돌아다니고 있거나 하는 것을 본다면 아마 인사나 할까 해서 말을 걸지 않을까 싶어요. 두 캐릭터가 서로 안면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정도의 상황이면 적합하지 않을까 싶네요!
>>54 대충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가 막둥아하네찌아가야짹짹아!!!! 하루노하나마츠리에서 파는 화과자 좀 사다줘—!!! 하고 부탁받아서 심부름 나갔다거나.......... 아르바이트 야외촬영을 마츠리 어디선가 하기로 했다거나.......... 🧐 치아키가 알아보려면 전자가 나을 것 같긴 하다! 선레는 다이스로 정할까? ☺️
안즈는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창밖과 린이 보여준 핸드폰 화면을 여러 번 번갈아 보더니 허둥지둥 자신의 핸드폰도 꺼내 들어 시간을 체크했다. 세상에, 진짜잖아! 오늘도 댄스부 연습이 있는데 깜빡 지각할 뻔했네! 아무래도 알람을 맞춰놓든가 해야겠어. 어라, 저번에도 이 생각 똑같이 하지 않았나? 이번엔 진짜로 까먹기 전에 맞춰둬야지... 이런저런 생각에 열중하던 안즈는 린의 말에 눈을 두어번 깜박였다.
"응? 도움 됐다니 다행이네. 딱히 보답을 바라고 한 건 아니라서, 고맙다는 말로도 충분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눈을 찡긋하며 배싯 웃었다. 그 모습이 꽤 장난스럽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법이니까 필요 없다곤 안 할게! 나중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기야?"
안즈는 핸드폰으로 시간을 한 번 더 확인했다. 앗, 이제는 진짜로 가봐야 할지도. 마음이 급해지자 말도 덩달아 빨라졌다.
"그으-럼 나중에 또 봐, 린 상! 난 댄스부 연습 있어서 이만 가볼게. 참, 다음에는 오늘같이 곤란한 상황 말고 좋은 일로 보자!"
그리고 좋은 하루 보내!! 안즈는 손을 팔랑팔랑 흔들어 인사하며 자리를 떴다. 시간이 얼마 안 남기는 했는지 나중에는 거의 달려가다시피 한다. 으아, 시간이!! 같은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기도 한데... 뭐,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기는 하다.
하루노하나 마츠리에서 며칠동안 노점을 세워서 용돈벌이겸 돈 벌이를 하던 치아키는 슬슬 노점을 접기로 마음 먹었다. 아무리 그래도 마츠리인데 끝날때까지 계속 노점을 열 순 없지 않겠는가. 적어도 마츠리를 즐길 정도의 여유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치아키는 이후에는 노점을 열지 않기로 하고 평범하게 마츠리를 즐기러 나왔다. 입고 있는 것은 전통 회색 남자용 기모노였다. 딱히 무늬는 없는, 정말로 딱 신사에서 입을법한 그런 전통 기모노를 입고 그 위에 하얀색 하오리를 올려서 나름 색의 대비를 준 것이 포인트였다. 마츠리하면 역시 전통 의상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벚꽃나무 숲으로 들어섰다. 여기저기에 보이는 노점을 바라보며 자신도 어제까진 저랬었지. 그렇게 생각하며 절로 치아키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원래는 친구들을 불러서 올까 했지만 대부분 첫날에 이미 즐겼다라는 말이 많았기에 그냥 깔끔하게 오늘은 혼자 둘러보기로 하며 치아키는 살며시 봄바람을 쐬며, 그리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분홍색 꽃잎을 맞으며 앞으로 걸었다. 그러다가 입이 심심해서 괜히 딸기 사탕 하나를 꺼내서 입에 쏙 집어넣은 후 그는 그 달콤함을 조용히 즐겼다.
그렇게 걷던 도중 묘하게 눈에 들어오는 여학생의 모습이 보였다. 처음엔 교복차림이기에 눈에 띄는 것이 컸다. 이런 곳에서 가미즈나 교복을? 그런 생각에 고개를 갸웃하다 묘하게 얼굴이 눈에 들어오는데 잘 모르는 이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익어서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뭐지? 뭐인거지? 기시감과는 다른데. 어디서 본 것 같으면서도 누군지 모르겠는데. 내가 기억상실증이 걸려서 기억을 못하는건가? 아니. 그런 것치고는 나 지난 일 기억 잘 나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치아키는 뚱한 표정으로 하네의 옆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정말 뚫어져라 바라보는 것이 누가 보면 정말 수상한 사람 취급받기 딱 좋은 느낌이 아니었을까.
그러다가 문뜩 떠오르는 생각. 그러고 보니 아버지가 뭐 어쩌고 하지 않았던가? 누나도 어쩌고 한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이내 아. 생각을 떠올렸다. 잘 모르지만 그래도 본 것 같은 얼굴. 가미즈나 고등학교에 이런 애가 있으니 보면 챙겨줘라..라는 말이 있었던가. ㅡ물론 치아키는 특별히 챙겨주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ㅡ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특별히 뭘 더 챙겨주거나 신경 쓸 마음은 없었지만 그래도 인사 정도는 하는 것이 좋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싱긋 웃으면서 그녀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여기서 가미즈나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이를 봐서 괜히 반갑네. 가미즈나 고등학교 학생이야? 아! 이러면 뭔가 내가 헌팅하는 느낌이잖아?! 아차차. 헌팅은 아니고 그냥 반가워서. 나도 가미즈나 고등학교를 다니거든. 그래서 그냥 인사겸. 하하하."
안녕하세요, 타카나시 하네입니다. 심부름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막둥아하네찌아가야짹짹아하루노하나마츠리에서파는화과자좀사다놔줘올해도먹지못하면눈물로밤을지새우다세계가물에잠길거야’ 라는 연락을 받아버렸기 때문입니다. 화과자를 사러가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고, 오히려 사다놓지 않는다면... 큰 오빠가 방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모습은 굳이 보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하교길에 마츠리에 들르는 것이 포함될 뿐이었는데 잘못 생각한 것 같아요. 적어도 옷은 사복으로라도 갈아입을 걸 그랬습니다. 잇쨩과 놀 때 꺼내둔 유카타도 아직 어디에 있는 지 알고 있는데, 하교하면서 바로 교복을 입고 와서 되려 눈에 띄는 것 같아요. 화과자를 빨리 찾아서 사서 돌아가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장기매매? 스토커? 납치? 아니에요, 처음 보는 사람을 나쁘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역시 교복 차림이......’
화과자를 찾는 것은 어려웠어요. 마츠리를 즐기는 사람은 많고, 화과자도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냥 화과자라고만 말하면 당연히 알 수가 없는데 미리 물어보지 않은 제가 바보입니다. 사람들과 부딪히는 일 없게 길가로 비켜서요. 그리고는 큰 오빠에게 연락을 보냅니다. 어느 화과자인지 모르겠다고 한 마디를 보내고 답을 기다립니다. 그때였어요. 이상하게 시선이 계속 느껴지는게요! 기분 탓이라고 생각하려고 했지만 기분 탓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슬쩍 시선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눈을 돌리면 뚱한 표정을 발견해요. 눈이 마주치거나 서로 알아채기 전에 다시 황급히 시선을 거둡니다. 아직 아무 연락도 오지 않은 휴대폰 화면만 켰다가 꺼요. 제가 무슨 잘못을 한 걸까요? 마츠리에 교복을 입고 오다니 어서 옷을 갈아입고 오라고 혼내려는 걸까요?
‘오오오오지마세요—!’
다가옵니다! 가까워 지고 있어요! 웃어요! 안심시키려고 웃는 걸까요? 아니면, 아니면, 제 SNS를 보고서 제가 누구인지 알았을까요? 협박하려고 오는 지도 모릅니다. 화과자를 사고 남은 돈을 전부 드리면 무사히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면 굳어버리고 맙니다. 큰일났어요.
“...그 말을 어떻게 믿어요.”
누구일까요? 반말로 말을 거시니까, 저를 알고 있는 제가 모르는 동급생, 혹은 선배님일까요? 아니면 큰 오빠가 화과자 심부름은 핑계였고 절 놀리려고, 장난을 치려고 다른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서 왔을 지도 모릅니다.
“인사가 용건이에요? 안녕하세요.”
인사 겸이라고 했으니까, 인사를 하려고 말을 걸었을 거에요. 그러니까 인사를 합니다. 선배인지 후배인지 동급생인지 전혀 모르겠으니까, 그냥 허리 숙여서 인사합니다. 인사를 했으니까 갈 거에요. 가실 겁니다.
"아니. 물론 내가 생각해도 참 이상한 느낌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정말로 그런거 아니야! 그런거라면 보통은 와. 너 엄청 귀엽구나! 네가 딱 내 취향인데 라인 아이디 알려주지 않을래? 이런 느낌이잖아. 정말로 나도 가미즈나 고등학교 학생이라서 반가워서 말을 꺼내본거야. 그러니까 증거가.. 아. 이거면 되려나."
누가 봐도 꽤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치아키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자신의 주머니에서 갈색 지갑을 꺼냈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있는 자신의 이름과 사진이 담겨있는 학생증을 꺼내서 그녀에게 내밀었다. 적어도 이 정도면 자신이 가미즈나 고등학교의 학생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치아키는 지갑을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놀라게 한 것은 미안해. 그래도 여기서 교복을 입고 있는 우리 학교 학생을 볼 거라고는 생각 못했거든. 아. 맞아. 맞아. 이것도 소개해야할까. 학생회장일을 하고 있어. 그래서 괜히 우리 학교 학생을 여기서 보게 되어서 반가워서 말을 건 것 뿐이야. 정말로 정말로 정말이야."
정말로 자신은 무해하다는 듯이 그는 약하게 손을 휘저었다. 일단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긴 했으나 과연 전달이 되었을지. 이어 그는 어깨를 으쓱한 후에 가만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었다.
"아하하. 그런고로 수상한 시선은 치워주면 정말로 고마울 것 같은데. 사과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여기 있는 노점 중에서 좋아하는 음식이 있으면 맛있는 곳 하나 소개해줄까? 나도 어제까지만 해도 노점을 세워서 물건 팔고 그래서 대충 어디에 뭐가 있는지는 알거든. 아. 물론 내가 가게를 열었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집안일 관련으로 말이야."
이 정도는 괜찮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도 경계를 한다면 어쩌겠는가. 물러서야지. 딱히 후배를 놀래키고 싶지도 않았고 놀라게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필시 아버지가 자신에게 뭐라고 할 것이 뻔한만큼 굳이 스스로 곤란한 지경에 빠질 생각은 없었다.
아, 알겠습니다. 가끔 길을 다니다 보면 산책을 하는 강아지들을 만날 때가 있어요. 그 중에서도 주인 분이 곤란해하든 말든 사람이 좋아서, 처음 보는 모르는 사람도 반갑다고 꼬리를 세차게 흔들면서 다가오는 강아지가 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개를 닮았다고 생각하는 건 실례일 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해야만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요. 아니면 영영 굳은 채로 말을 제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름도 모르는 이 분은 학생증까지 꺼내서 보여주셨으니까요. 선배님이었습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강아지 선배님인 거에요. 아니, 이제 이름은 압니다. 아이자와 씨입니다. 저도 자기소개를 해야하는 걸까요? 이름과 학년을 알려주신 거니까, 저도 그만큼은 말해야 하는지도 몰라요. 이 정도도 인사에 포함일테니까요, 물어보지도 않은 걸 말하는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을 거에요.
“...타카나시 하네, 2학년입니다.”
...학년은 말 안 해도 괜찮았을 거 같습니다! 뒤늦은 후회에요. 그야 가미즈나고 학생이라면 당연히 제 리본 색으로 몇 학년인지 알았을테니까요. 역시 너무 굳어버렸습니다. 강아지라고 생각해요. 강아지입니다. 강아지 선배님, 강아지 학생회장 선배님...
‘학생회장?!’
권력입니다! 끝에 장이 붙는 직위는 높은 직위니까요. 말실수하면... 전학가야할 지도 몰라요. 수상한 시선을 치워달라고 하셨습니다. 눈을 도륵도륵 굴리면서 이리저리 시선을 피해봅니다. 고민이 길어져요.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강아지라고 혼자 상상한 걸 들키기라도 하면... 학교를 나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제 잘못 아닌데요. 앞으로는 그러지 마세요.”
누가 그렇게 사람한테 막 말을 걸어요! 그러다 나쁜 사람이면 큰일 당합니다. 가미즈나고에는 상냥한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보세요, 지금도 좋아하는 음식이 있으면 맛있는 곳을 소개해주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사과 대신이라니요, 도대체 무슨 사과를 하는 건지도 모르겠는데요! ...하지만 도움은 조금 필요합니다.
“...화과자요.”
집안일을 돕느라 마츠리에서 놀지도 않고 노점 일을 도우셨던 것 같아요. 이런 선배님한테 염치없이 부탁을 하게 만들다니, 큰 오빠는 바보에요. 스티커 하나 빼앗을 겁니다!
장식된 지젤 의상과 토슈즈에 유독 길게 머무는 시선을 빤히 지켜보며 지나가듯 한 마디 덧붙인다. - 이번 예무제에 무용부는 <지젤>을 올려요. 부원 수가 모자라서 전막은 아니고 갈라쇼처럼 진행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쭉 기억 한 켠에 걸리는 그림자 같던 사람을 찾은 걸까? 그녀는 반쯤 확신에 차있다. 그런고로 방심한 차. 장난스러운 농담에 그대로 직격 맞고 사례에 들렸다.
“켁, 못됐다니! 아니에요! 장사하는 가게가 안 바쁘면 그게 더 문제죠! 아무튼 선배님만 괜찮다면 당연히 저야 상관없지만······ 정말 이걸로 될까요?“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거듭 묻는다. 답례한다고는 했는데, 본인 동아리에서 떼우게 될 줄은 미처 예상 못한 모양이다. 게다가 거의 모든 메뉴들이 기껏해야 시제품을 사다 조리하는 게 끝이라—물론 여기 있는 대부분의 노점상이 다 그렇겠지만— 과연 이걸 대접으로 봐도 되느냐 하는 근본적인 문제도 남아있다! 뭐 나중에 기회가 또 있을지 모르지만. 미야나기는 다찌 테이블의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 의자를 빼서 싱긋 웃고는, 자신은 바깥쪽 의자에 털썩 걸터앉았다. 모듬 카나페 한 세트와 모히또, 버터 비어 한 병. 메뉴와 가격을 지겹도록 달달 외웠기에 계산은 막힘없다. 아무튼 일도 다 끝내고 자리도 잡았으니, 드디어 제대로 된 평화가 찾아온 듯했다. 길게 몸을 늘리며 기지개를 편 그녀는 이내 의자에 축 늘어진다.
“근데 저희 아직 통성명 안 했어요. 아까부터 계속 물어보려고 했는데, 어쩐지 계속 틈이 안 나서······.“
/ 휴가를 나온 뱃속에 능구렁이를 키우는 직장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혼자 계속 착각하게 냅두자(?)
린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무언가를_참을_수_있는_정도 일단 뭘 참느냐에 따라 다르긴 한데, 평소에 비교적 덜 중요한 일(장난치기, 말썽부리기 등등)에 관해서는 참을 생각을 안 해서 그렇지 마음만 먹으면 잘 참을 수 있어. 이 아저씨 마음 먹으니까 술도 잘 참고 알아서 성격도 죽이고 인간으로 일코도 하고... 그런 중요한 일 외에는 참을 필요성을 안 느껴서 문제지만🤦🏻♀️
자캐의_향수_브랜드 어.... 오너가 향수를 별로 안 좋아해서 향수 브랜드를 잘 모릅니다... 캐릭터적으로도 향수 안 쓰기도 하고... 머쓱
자캐랑_성격이_닮은_만화_캐릭터 어... 닮았?는지는 모르겠는데 오너의 무의식적인 취향에 영향은 준 듯한 캐릭터는 있어. 체인소맨의 파워(캐릭터 이름입니다)라고... ㅋㅋㅋㅋㅋㅋ 닮았다고 생각하는 점은 뻔뻔하게 양심이 없고, 심각한 상황에서도 혼자서만 태연하고, 제멋대로라서 언제든 자기 하고 싶은대로 굴고, 누가 자기 때문에 고충을 겪든 알 바 아니고, 자기중심적, 공감능력 부족, 자신감 과다, 누군가가 두려워하는 모습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기타 등등...
Q.아니 이 양반 이렇게까지 인성이 나빴나요??? A. 타고난 기질은 어느 정도 그렇지만 내옆신 장르에 맞추기 위한 오너적 순화+1nnn년 간의 신생 경험을 바탕으로 적당히 성격 죽임+하네한테 잘 보이려고 일코함 위의 노력이 체화된 결과 조금 우당탕탕 시끄럽지만 사회적으로 용인 가능한 유쾌한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젊었을 적(어렸을 적)에는 위에서 말했던 성향이 강해서 여러모로 문제가 있긴 했었지만? 세상에 나쁜 도깨비는 없다 나이 먹으면서 셀프교정하고 지금은 그럭저럭 잘 지내는 중~
파워 양도 아저씨도 비인간적인 면모를 지녔지만 결국 사람과 어울리며 스스로 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타카나시 하네. 하네라는 이름은 잘 모르겠으나 타카나시라는 성은 들어본 기억이 있었다. 정확히는 타카나시네 아이..라고 들었었던가. 그 당시엔 적당히 흘려들은 것이었기 때문에 자세히 떠오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역시 이 아이가 그 아이가 맞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 치아키는 아무런 말 없이 가만히 그녀의 얼굴을 더 빤히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지 않아? 이 정도면? 아무튼 알았어. 일단 그 주의는 기억해둘게. 지킬지는 별개지만 말이야."
그녀의 주의에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면서 치아키는 정말로 가볍게 넘겨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애초에 자신도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면 말을 걸지 않았을테니 그녀가 하고자 하는 말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학교내라면 모를까. 여기서는 아무리 그래도 수상하게 보이는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부모님에게 들어서 어쩌고 저쩌고를 말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는 다시 한 번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는 것은 이 애도 신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이야기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는 살짝 고개를 돌려서 벚꽃나무 쪽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다시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화과자? 오. 좋지. 하루노하나 마츠리라면 역시 벚꽃 모양을 딴 화과자가 제격이지. 매년 마츠리에 노점을 내는데 되게 달고 맛있거든. 굳이 이미지로 표현하자면 벚꽃으로 과자를 만들면 이런 향과 맛이 아닐까? 하는 그런 것이 있어. 그러니까 어디에 있었더라."
이어 그는 가만히 머리를 굴려서 그 화과자를 파는 노점의 위치를 떠올렸다. 여기서 이렇게 걸어서 저렇게 걸어서... 그렇게 머릿속으로 길을 그린 후에 그는 손가락으로 저편을 가리켰다.
"일단 신사로 간 후에 거기서 오른쪽으로 꺾어서 가다보면 사쿠라하나라는 이름의 노점이 있어. 거기에서 사면 돼. 김에 꽃을 사서 하루노하나히메님에게 소원을 빌어도 될테고. 아. 이미 빌었다면 이 말은 적당히 넘겨줘! 난 아직 못 빌어서 그만. 아하하."
괜히 머리를 긁적이면서 그는 주머니에서 다른 딸기맛 사탕을 꺼낸 후에 입에 쏙 집어넣었다.
>>98 일단 참을 생각이 들면 참는다는 것으로 보아 참을성이 대단하군요! 린은! 음. 체인소맨은 제가 보질 않아서..패스하는 것으로 하고! 세상에 나쁜 도깨비는 없다...ㅋㅋㅋㅋㅋ 아닛.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된 이상 세상에 나쁜 신은 없다 프로그램을 만들어야해! (안돼)
>>98 린한테 어울리는 향수 브랜드… 저는 딥디크에 한 표 궁예 행사하겟습니다.(?) 갸학 영향 받은 게 파와짱이라니 린탸 이미지 갑자기 초-모에해져버렷어?!? 아니 오래 살아서 인간 사회 맞춤형 성격 돼버린 거 현실적이다…… 갑자기 친근해짐 그거 그냥 사회 생활 오래한 직장인 아닙니까…
>>100 (바삭)
>>102 06…? 06?? 아니 이렇게 갑자기 옆신캐들과 한 발 멀어짐 설마 이 녀석들 줄 이어폰 대신 에어팟 한 짝 나눠 끼고? 우유당번 없고? 칠판 없는? <요즘 애들>인 건가요???!! (충격) 흐흑 하네탸 인공 눈물 사주는 상상… 한 번 만난 사람도 기억해주는 상냥함에 녹아버려 🫠
>>104 쓰읍 솔직히 어린 신들 몇몇한테는 이 프로그램 진짜로 필요한 것 같기도 하고...?🤔(?)
>>106 오~ 방금 검색해보고 왔어 직접 안 맡아봐서 모르겠지만 찾아보니까 느낌 있는 곳 같네~ 추천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소녀에게 영향을 받았다... 사실 아저씨는 미소녀였던 거임! 그래도 덕분에 고등학교도 입학하고 조카도 있고 잘 지내니까 좋은 거 아닐까~😉
>>102 06년생..이 얼마나 무서운 압박의 힘..(동공지진) 으앗..눈병! 안돼요! 눈병..! 8ㅅ8 그런데 너무 현실적이라서..무슨 말을 할 수가..(눈물) 과연..그렇다면 이제 겨울 시즌 쯤 얼마나 하네가 캐릭터들을 기억하고 있을지 보는 것도 포인트 중 하나겠군요!
" 에헤, 하네가 꼬집는거라면 좋아. 하네가 하는거라면 나 전부 좋은걸- 버릇이 나빠져도 말이야, 나는 하레하네가 좋으니까 좋은 말만 자꾸 하게돼 "
리오는 그런 경향이 있었다. 주변 사람에게 자신을 봐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고 말하는 면도 있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엇이든 전부 긍정해주고 가진 것을 모두 내어주는 면. 단순히 생각하면 미움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미움받는 다면 견디지 못할 것을 스스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긍정해주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마음. 리오는 자신이 좋아하는 자신의 사람들에게는 그 정도는 해줄 수 있는 마음가짐이었다.
" 매일 아침마다 보고 있는걸. 그리고 매일 자기 전에도. 샤워할 때마다 항상 거울 보는걸~ 하레하네도 말야, 조금 더 거울 보는 편이 좋을거야. 음- 그래. 우리 같이 찍은 오늘 사진 이거 매일매일 봐도 괜찮겠다 "
오늘 이 즐거운 날을 매일매일 보고 기억해주기를. 리오는 그 말을 조금 돌려서 이야기했다. 말하지 않아도 이 쪽에서는 매일 보고 자기 전에도 볼 생각인데다가 하레하네가 오늘을 잊지 않아주리라는 것, 그리고 리오 자신을 잊지 않아주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이 병든 마음은 구태여 한 번 더 확인해야 마음이 조금 풀리는 듯 하였다. 리오는 학교에서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조금은 바보처럼 헤실헤실 웃고있을 뿐이었다.
" 아르바이트 - ? 무슨 일 하는지 얘기 안해줬는걸. 에, 하레하네 나한테는 비밀로 알바하는거야? 음- 나한테도 비밀이라면 나 조금 슬플지두- "
가끔 바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만 무슨 아르바이트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리오는 금세 조금 풀이 죽은 표정을 지어보였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또 헤실헤실 웃었다. 깊게 파고들고 싶다는 생각이야 하고 있었지만 동시에 드는 생각은 너무 깊게 파고들었다가 싫어하면 어쩔지, 미움받으면 어쩔지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리오는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말하기 싫으면 안해도 괜찮아-' 하고 말하며 다시 팔짱을 끼고, 몸을 가까이 붙였다.
" 엑, 도마뱀 꼬치? 음,어, 그러니까.. 그거 여기 팔아..? 음.. 하레하네, 먹고 싶으면 내가.. 그.. 옆 마을이라도 가서 사올까..? "
진심이었다. 리오는 가끔 들려오는 말을 곧이 곧대로 듣곤 했다. 그리고 여기에 가진 것을 전부 내어주려 하는 마음가짐까지 겹쳐버리면 꼬치 구이 하나를 위해 옆 마을까지 다녀오겠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리오는 그래도 곤란한데- 하고 말하며 조금 걱정이 되는 표정을 지었다.
" 음, 하레하네- 일단 그럼 하레하네 말대로 신 한.. 아니, 신 님한테 인사드리러 가자. 그리고 나서 이것저것 먹는거야. 그렇게 해도 괜찮아? "
왜 계속 쳐다보는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어요! 아까부터 계속, 계속 쳐다본 건 같은 학교 학생인 것 같아 눈 여겨보았다고 치지만, 지금은 왜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결국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말해버렸습니다. 실례까지는 아니고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지만, 왜 보는 것인지 궁금한 정도이지만 말은 좀 더 가시 돋친 채 나가버리고 말았어요. 제가 잘못을 했다거나 뭔가 말하고 싶은게 있다면 그냥 말하셔도 괜찮을텐데요!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이라도 좋겠습니다. 그런 신이 있다면 분명 저처럼 계속 고민할 일은 없었을 거에요. 자주 소원을 빌었을 지도 모릅니다.
“나쁜 사람한테 끌려가도 모른 척 할 거에요.”
‘괜찮지 않아?’ 라고 물어보는 점에서 이미 아웃입니다! 안일하잖아요. 처음 만난 사이에 같은 학교일 뿐이고, 심지어 학년도 하나 아래의 후배가 무슨 말을 하든 귀담아들어주는 쪽이 그렇지 않은 쪽보다 상냥하단 걸 모르는 걸까요? 학생회장이라는 걸 하고 있다면 분명 성적도 높을텐데 학교 공부만 잘 하시는 걸지도 모릅니다. 헛똑똑이 강아지 학생회장 선배님입니다. 공부를 잘 하고 길을 잘 알면 뭐해요! ...그래도 선배님의 손가락 방향을 바라보면서 머릿속으로 길을 그립니다. 신사로 가서, 오른쪽입니다. 사쿠라하나라는 이름의 노점이고, 벚꽃 모양으로 만든 화과자를 파는 곳. 큰 오빠가 말한 곳이 여기일지는 모르겠지만 연락을 늦게 본 오빠 잘못입니다.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았고요.
“인사는 자주 해도 됩니다.”
적어도 제가 아는 신들은 그랬어요. 오히려 소원을 듣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것도 ‘유희’ 라고 했습니다. 워커홀릭같은 말이라고 생각하지만요, 저도 매일 소원을 빌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루노하나히메님은 어떤 쪽일지 모르지만, 한 번 더 비는 소원이어도 소원을 두 번이나 빌어도 ‘하루노하나히메님도 꽃구경을 즐겁게 하시길 바랍니다’ 같은 소원이라면 반가우실 거에요.
“...네.”
사탕을 먹고 싶단 생각이 들기보다는... 학생회장님에게도 못된 말을 하고 있으니까요, 말이라도 예쁘게 못하면 행동이라도 잘 하는게 나을 것 같아서였어요. 사탕 먹는 일은 어렵지 않으니까요.
>>108 딥디크가 보통 향이 일정하지 않고 착향하는 사람에 따라 나는 향이 확 바뀌어서… 자유분방한 너낌의 린탸랑 어울린다고 생각햇어 (끄덕) 조카 딸린 삼촌이자 초-모에 악동 미소녀라니 이 무슨 파와짱 같으면서도 아키 같은 갓캐인가… 두 분의 페어 일상 정말로 기대가 됩니다 😇
쿄스케주 리오주 안녕〰️ 요즘 시기가 시기인지라 다들 바쁘긴 하지… 나도 3월부터는 다시 죽어나갈 듯 (›´ω`‹ )
>>119 오오 그런 뜻이 있었다니 사에주 잘 아는 사람...진짜로 잘 어울릴지도??😲 나중에 향수 살 일이 생긴다면 나도 도전해봐야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삼촌이긴 하지만 아키...는 아니지 않을까.. 그는 '가장' 캐릭터인걸──!!! 아무튼 나도 사에랑 케이 일상 재밌게 관전하고 있다구😉
사에의 지나가는 말에 지나가듯 답한 말에서 사에는 아마 예무제’도’라는 단어를 알아챘을지도 모른다. 그것 또한 케이가 의도한 단어 선택이기도 했다. 그러니까 팬...이라고 말을 했던 것이 빈말이 아니고 이전에도 예무제를 보러 갔었다는 그런 뉘앙스를 담은 것이리라.
“음, 단지 짐 하나 들어준 것으로 과한 보답이라곤 생각해요.”
이걸로 되냐는 말에 케이는 도리어 많이 받는 것 같다고 말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생각했다. 어차피 축제를 한 번 보러 갈 생각이기는 했고, 이 소녀는 자신이 어느정도 흥미를 두고 지켜보고 있는 인간이었으며, 짐을 들어주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은 일이었으니. 케이는 사에가 의자를 빼어 주는 것에 가볍게 인사하고 의자에 앉았다. 사에는 막힘 없이 계산한 후 이내 긴장이 풀린 듯한 모습이다.
“음, 통성명이라고 한다면... 이름은 하시모토 케이, 3학년 A반입니다, 라는 것일까요. 그리고 앞에 있는 후배님은 미야나기 사에 씨, 2학년 A반. 음... 내가 이름을 알고 있는 건 후배님이 유명인이기 때문이니 불만을 갖진 말아요.”
자기 소개를 할 기회를 빼앗아서 미안하다며 장난스러운 말 또한 덧붙인다. 그리고 간단한 메뉴였는지 아니면 학생들이 손이 빨랐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금방 준비한 음료와 카나페가 나왔다.
"뭐라고 하면 좋을까. 음. 그냥 주변 학생들에게 관심이 많은 학생회장으로 생각해줘. 아하하. 아무튼 미안. 미안."
빤히 바라본 것에 대해서는 바로 사과를 하면서 그는 굳이 더 말을 하진 않았다. 그 대신 주변에서 천천히 떨어지는 벚꽃잎으로 잠시 시선을 옮겼다가 그는 그 벚꽃일을 아주 가볍게 잡았다. 물론 정말로 많은 수가 떨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그로서도 바로 잡을 줄은 몰랐기에 살짝 당황하는 듯 했지만 이내 애써 태연한 척 하면서 그는 그것을 가볍게 입바람을 후우 불어 저 멀리 날려보냈다.
"나쁜 사람이 나를 납치해간다면... 그 나쁜 사람이 과연 무사할 수 있을지 걱정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말이야. 아. 이건 이쪽의 이야기. 아무튼 나쁜 사람이 나를 납치한다고 해도 난 무사할테니까 걱정하지 마."
아마 단절의 신. '타치노카미'가 커다란 칼을 들고 와서 단번에 그 인연을 절단내어서 자연히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자신의 할아버지를 떠올렸다. 지금은 뭘 하고 있을지. 신계라는 곳에서 가위질을 하고 있지 않으려나. 그렇게 생각을 하며 조만간에 한번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미소를 지었다.
인사는 자주 해도 된다. 그 말에 치아키는 가만히 자신이 들은 하루노하나히메에 대해서 떠올렸다. 하기사 꽃을 정말로 좋아한다고 자신의 할머니인 키즈나히메에게 들었으니 그 정도는 괜찮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굳이 더 말을 하진 않았다. 뭔가 자세하게 이야기를 하거나 자신이 굳이 그 사안에 대해서 입을 열면 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될테니까. 상대가 신에 대해서 아는 이라고 할지라도 그런 이야기를 굳이 할 필요는 없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 또한 가족이 신이라는 것이 알려질지도 모를 일이었으니까.
"내키지 않으면 안 먹어도 되는데. 좋아. 그럼 학생회장표 사탕 가챠를 해볼까? 자. 이거!"
이어 치아키는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손에 잡히는 것을 아무거나 하나 꺼내서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게 무슨 맛인지는 자신도 알 길이 없었고 하네도 할 길이 없으리라. 그렇게 사탕을 빠르게 넘기면서 그는 맛은 랜덤이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후배양에게 길도 가르쳐줬겠다. 나는 나대로 신사 쪽으로 가봐야겠네. 나도 오늘은 하루노하나히메님에게 소원을 빌 생각이거든. 별 건 없고 그냥 올 한해가 나에게 있어서 잊지 못할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뭐 그런 거. ...아. 김에 신사 근처 노점 중에 '하루노하나점' 이라는 노점이 있는데 거기에 있는 벚꽃빵도 되게 맛있어. 한번 먹어봐."
하루노하나히메가 인간의 모습으로 벚꽃빵을 팔고 있는 장소를 가르쳐주면서 그는 미소를 지었다.
무슨 짓을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어요. 잇쨩에게 괜히 못되게 구는 건 지금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이미 나쁜 친구인데 구태여 더 나쁜 짓을 할 이유는 없어요. 그래도 이런 말에 잇쨩이 조금은 칭찬을 덜 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좋아서 좋은 말을 한다는 건 멋진 일이고, 부러운 일이지만... 역시 부끄럽습니다. 남들이 들으면 수군거릴지도 모른다고요.
“잇쨩이 더 많이 보면 볼래요.“
전 이미 거울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를 할 때면 특히 더욱 그래요. 거울에 비친 모습을 찍는 건 필수이기도 하니까요. 거울샷을 찍으면 거울에 비친 모습, 거울에 비친 모습을 담은 휴대폰 화면, 그렇게 찍은 사진까지 해서 3번은 보게 됩니다. 그러다가 고개를 조금 갸웃거려요. 잇쨩이 진을 매일매일 봐도 괜찮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모처럼 유카타까지 같이 입고, 머리장식도 나란히 한데가 벚꽃까지 같이 꽂아두었어요. 혼자라면 하지 않았을텐데 잇쨩과 함께라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오늘의 사진은 프린트해서 책상에 둘 생각이었어요. 액자로 꽂아두어도 괜찮고, 스티커처럼 책상에 붙여두어도 괜찮을 거에요. 매일매일 보려고 하지 않아도 매일매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프린트할 겁니다. 보지 않으려고 해도 보게 돼요.“
...말실수했어요! 아르바이트 이야기는 하면 안 됐습니다. 무슨 아르바이트를 하는지 비밀로 하고 있으니까 괜히 이 주제로 이야기를 가져오면 안 되는데 얘기해버리고 말았어요! 잇쨩이라면 괜찮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다가도 그래도 안 된다고 생각해버려요. 서운해하는 걸 알아도 말하지 못합니다. 부끄러우니까요... 특히 SNS 때문에 더욱 그래요. 이상하게도 유명세를 꽤 얻어버려서 부담스럽습니다. 언젠가 부끄럽지 않아지면 말해야겠다고 다짐은 했지만요...
“떳떳해지면 말할래요. 지금은... 안 됩니다.“
그게 언제일지 모르겠는게 문제입니다. 팔짱을 끼고 있는 거리랑 제 비밀의 거리가 정반대라서 미안해지기만 해요.
“...제가 도마뱀 먹을 것 같아요?“
사줘도 먹지 않겠다는 뜻으로 팔지 않을 만한 것을 이야기한 거였지만... 잇쨩은 가끔 말을 그대로 들어버리고는 했습니다. 옆 마을에 가서라도 사오겠다는 말은 진심일 거에요. 옆 마을에 간다고 있을 지도 모르겠고, 같이 노는 중인데 잇쨩이 옆 마을까지 가서 사오는 건 바라지 않습니다! 잇쨩의 말대로 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괜찮습니다. 꽃은 제가 살게요.“
잇쨩에게 줄 꽃도 같이 사도 괜찮을 것 같아요! 물만 갈아주면 되는 쪽으로요. 아니면 말린 꽃을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드라이플라워입니다.
교감하던 코다마들이 나무줄기 속으로 다시 사라지는 것을, 요이카는 작게 손을 흔들며 배웅한다. 나무는 보통 길을 떠나서 다른 곳으로 옮겨 가 사는 경우가 전혀 없기 때문에, 원래 없었던 나무가 숲에 불쑥 나타나 다른 나무들이 놀라는 일이 없도록, 이렇게 이방인 나무가 스스로를 소개하는 과정도 필요했다. 적어도 요이카는 그렇게 믿었는데, 사실은 다른 나무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몰랐다. 그래도 이제야 새로 이사 온 집에 대문짝을 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 그렇게 사람 같았나⋯.” 이 대답은 마치 「죽을 사람」보다는 「죽을 사람」이라는 의미로 알아들은 뉘앙스다. “이 나무일 거야. 척 보면 알거든. 누가 이 숲의 두목이며, 누가 이 숲의 막내인지. 여기 이 수양벚나무가 가미즈나를 지키는 벚나무들 중에 가장 오래된 나무야. 어쩌면 나랑 나이가 비슷할지도⋯. 아, 못 들은 걸로 해.”
나이를 세면 골치아파진다. 오래된 신령으로서도, 여자로서도.
어렴풋이 머리에 천이 조금 넘는 숫자를 헤아려 보고 골치아프다는 표정을 짓던 요이카는, “와와왓” 하고 꽃잎 세례를 맞아 버렸다. 순간 고개를 움츠리고 눈을 질끈 감으며 속으로 쫑알거렸다. ‘세상에, 세상에, 이러면 마츠리는 종료야! 지진? 역병? 병충해? 우물물이 까맣게 변할지도 몰라⋯.’
그러나 있지도 않은 우물이 검게 변하지는 않았고, 재난이 일어날 일도 없다는 것을 떠올린 다음에야 긴장을 풀고서는, 앞머리에 묻은 꽃잎을 툭툭 털어내기 시작했다. 약간 뾰루퉁한 얼굴이지만 요이카는 달리 반격에 임하지 않았다. 밥풀 묻은 주걱 꼴이 된 게 조금 남사스럽기는 하였으나 누구를 원망해 본 적 없는 신령 아니던가. 뱃속에서 소용돌이치는 원념은 ‘당장 저 오니 비슷한 녀석에게 벚꽃잎으로 주먹밥을 만들어 먹이자’고 술렁대고 있었지만, 요이카는 천 년 넘게 그래 온 것처럼 이번에도 참았다. 대신, ‘나는 카모아시야마에서 온 은행나무’라는 말을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모를 도깨비 신에게 짧고 굵은 한 마디를 남겼다.
“가을에 기대해.”
은행 열매를 한가득 내려 주는 건 복수가 아니라 은혜니까 상관없다는 주의다. 그리고 어차피 인간도 아닌데 뭐.
“그건 그렇고, 남궁. 소원 빌어야지. 신사는 어느 쪽이야?” 요이카가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며 주위를 둘러본다. 그런 뒤에, 수령이 가장 오래된 나무가 있는 숲의 심장부까지 와 놓고, 코다마와 안부인사까지 나눠 놓고, 이제 와서야 생각났다는 듯 덧붙인다. “참, 아무리 그래도 명색이 축제인데, 요기 안 해도 괜찮았어? 「꽃보다 경단」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끼 울창한 곳까지 데려와 놓고 할 말은 아니지만 그런 자각은 없다.
// 모두 좋은 밤입니다! ( *︾▽︾) 오늘은 답레만 겨우 쓰고 리타이어예요⋯. 내일 아침 일찍 돌아오겠어요!
사과 받을 생각은 아니었으니까 사과는 필요없다고 말하려다 말았습니다. 타이밍을 놓쳤어요. 벚꽃잎을 손에 잡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근데 그걸 그냥 입바람으로 날려보내셨어요! 정말 학교 공부만 하시는 지도 몰라요. 떨어지는 꽃잎을 잡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말을 들어본 적 없는 걸까요? 하루노하나히메님에게 소원을 비는 이야기를 하셨으니까 빌고 싶은 소원이 있으신 것 같은데도요.
“방금 소원 하나 버리셨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떨어지는 벚꽃잎이 많아서 방금 입바람에 날려간 꽃잎이 어느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날아간 방향을 보다가 말아요.
“네? 걱정한 적 없습니다!”
제가 걱정을 했을 리가요! 모른 척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만약에라도 걱정을 했다고 해요. 하지만 그건 누구나 했을 걱정입니다! 나쁜 사람이 무사할 지 걱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누구라도 저러다 큰일 당할지도 모른단 생각을 할 거라고요. 가족들 중에 신이라도 있으면 모릅니다. 엄마도 아빠도, 언니도 오빠들도 말했습니다. 무섭고 슬픈 일은 재미 있지 않으니까 꼭 부르라고 했었어요. 그런 저도 조심하는데, 이 선배님은... 강아지의 신의 가족인 걸까요? 그럼 모든게 납득됩니다.
“...오렌지에요.”
받은 사탕을 입에 넣었습니다. 매운 사탕도 있다고 하긴 했지만, 매운 사탕도 아무렇지 않게 먹을 자신이 있었으니까 덤덤해요. 입 안에서 오렌지 향이 납니다. 달콤하고 상큼해져요. 오렌지 맛이었어서 다행인지도 몰라요. 매운 사탕을 먹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매운 맛이 난다고만 말했다면 작은 장난의 보람이 없었을테니까요.
“소원 두 개 버리셨습니다. 신사로 가는 길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소원을 말했습니다! 소원을 말하면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도 들은 적 없으신 것 같아요. 말장난일 수도 있겠지만, 말장난이 아니라서 정말 들어주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벚꽃빵 이야기는 감사하지만요, 하마터면 바보라고 해버릴 뻔 했습니다. 말조심을 해서 다행이에요. 더 말실수를 하기 전에 인사를 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선배님도 신사로 가신다고 하니까요. 처음 인사했을 때처럼 똑같이 허리 숙여서 인사합니다.
" 나는 매일 질리도록 볼건데- 아, 그럼 나도 프린트할래. 액자에 끼워서 책상... 아니, 침대 머리 맡에 둬야겠다~ "
책상이라는 말을 꺼냈다가 이내 말을 바꿔 머리맡에 두겠다고 이야기했다. 책상이라, 그 자리는 안된다. 이유라면 역시 또 쉬이 말할 수 없는 새카만 악의 때문이다. 아는 사람은 이미 다 알고 있을 그 자기파괴적인 행위가 일어나는 장소는 두 군데. 화장실과 책상이다. 그러니 그 자리에는 둘 수 없다. 리오는 살짝 아랫입술을 깨물고 말았다. 그리곤 '매일매일 잔뜩 보자~' 하고 말을 얼버무리며 이내 미소만 짓고 말았다.
" 응. 하레하네가 말해지고 싶어지면 말해줘도 좋아. 나, 기다리는거 잘해. 그러니까 기다릴게. 음~ 하레하네가 도마뱀 꼬리 먹고 싶다고 했으니까 난 그런 줄 알았지. 역시 하레하네는 스위츠 같은게 더 어울리려나? "
꽃은 사주겠다는 말에 리오는 응응! 하고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꽃을 받았다면 간식거리는 자기가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런 것들 전부 아무렴 상관없었다. 리오는 지금 이렇게 꼭 달라붙어서 축제를 돌 수 있다는 것 자체로 대만족중이었다. 주변에 다니는 사람들이 신경을 쓰건 쓰지 않건 이렇게나 친하고 이렇게나 붙어다닌다고 잔뜩 어필하고 싶었고 온 몸으로 여실히 보여주는 중이었다.
" 꽃은 뭐가 좋으려나- 신 님은 무슨 꽃을 좋아할까? 역시 봄이니까 벚꽃? "
신이 꽃을 좋아하기는 할까- 라는 말은 굳이 꺼내지 않고 삼켰다. 발걸음을 맞춰 걷는 동안에 이런저런 노점상들이 보였지만 리오는 꾹 참았다. 일단 지금은 하네의 말 대로 신에게 인사를 드리는 쪽이 먼저일 테니까 거기에 집중하는 것으로 하자.
" 소중한 사람들하고 영~원히 함께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빌어야지. 응. 하레하네하고도 영~원히 함께 "
지나가는 말로 툭 자신의 소원이 무엇인지를 말한 리오는 아무 말 없이 하네를 빤히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악의라던가 자기파괴라던가 하는 것들은 전혀 없이 그리고 스스로를 괴롭히는 의존증이라던가 멘헤라따위는 전혀 없을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지어보는 깨끗한 미소였다. 리오는 잠시간 그 표정을 유지하다가 다시 앞을 보았고 그리고 또 다시 하네를 보고, 다시 앞을 보았다가 하네를 보았다. 조금은 정신사나울 지 모르겠지만 리오는 잠시간 계속 그렇게 앞과 하네를 번갈아 쳐다보면서 걸었다.
" 어떤 꽃이 좋을까- 나는 바보라서 잘 모르겠어 하레하네. "
적당히 꽃을 파는 곳에 도착해서 리오는 잠시 팔짱을 풀고 쭈그려 앉아 예쁘네~ 하레하네랑 어울릴 것 같아~ 하고 말하며 손 끝으로 얌전히 꽃잎을 잠시 만지작 거리다 다시 일어서서는 당연하다면 당연하다는듯 팔짱을 끼고 몸을 가까이 붙였다.
>>98 그거다—! 우리 애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요..... 이거다—!!! ☺️ 향수......... 향수. 르 라보가 생각나기도 하는데 사에주의 딥 티크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마크제이콥스가 생각나기도 하고. 체인소맨의 파워...... 잘 모르는 캐릭터지만 그런 느낌이구나—!!! 아저씨의 망나니적이.... 일코 해제 모드가 궁금해지는데 그럴 일 있으려나.... 있으려나.......!! 🫠
>>105 렌즈를........ 열심히 세척해서 쓰고는 있대. 🤗 그래도 한쪽 눈만이니까 왼쪽 눈은 괜찮아.....
>>10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나도 나이 계산하고 어. 어라. 어어. 어라. 이 숫자. 맞아? 맞아? 했어..... 🤗 MZ의 Z......... 인공눈물 선물 상냥하고 세심해 🥹 하네는 자기가 못 되게 말하는 거 아니까 기억하려고 하는 부분이 많을 거 같기도 해. 뭘 좋아하는 지 기억하면 못된 말 했을 때 사과가 가능하다 전법—!!!
>>107 신라가 기원 전부터 있었으니 돗가비신님이랑 대충....... 2000살 정도 차이나려나.... ☺️ 하네의 눈 건강은 이 가스나 똥고집부터 어떻게 해야만. 🧐
>>109 겨울이 되기 전에 스레 내 모든 캐릭터들을 만나는 게 목표입니다.... 하네가 잘 하는게 아니라 내가 힘내야 해—!!!!!! 🥹
답레 쓰는 사이에 온 참치들 모두 좋은 밤이야! 픽크루.... 픽크루 먹다. 케이의 풍성한 꼬리도 사야카가 리본 달고 있는 것도 귀여워. 🥰 그 사이에 자러간 참치들도 좋은 밤 보내고 푹 쉬어. 😴
>>166 ㅋㅋㅋㅋㅋ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앗 그거 맞아 정답...🤷♀️ 우리 어장 사람들 향수 잘알이야―!!! 하네주도 추천 고마워 이것도 기억해둘게... 일코는 흠~~ 흐음~~~ 어지간해서는 해제 잘 안 되지 않을까???🤔 성인이나 신이 상대라면 모르겠는데 인간 학생들한테는 특히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도 신경쓰고 있으니까. 애들 상대로는 조금 나쁘게 군다 해도 장난으로 'ㅋㅋ 이렇게 놀래켜 볼까? 장난쳐 볼까?'하고 툭 치는 느낌으로 끝날 것 같구... 아저씨는 정확히는 몰라도 일단 기원 후 하고도 몇백년 태생으로 설정했으니까 1nnn살 차이야! 와! 맨 첫자리 수가 줄었어 다행이야!!!(?)
>>167 나... 원시 고대 서브웨이의 유래가 뭔지 진짜로 궁금했어... 돌리게 되면 꼭 관전할게(?)
오늘도 어김없이 집에 늦게 들어와 신발 대충 벗어놓는데, 성이 잔뜩 난 호령이 난데없이 귓전을 때린다. 현관을 지나쳐 거실로 나오니 한숨 내쉬는 조모가 보인다. 아직 안 자고 있었던 건가. 저 고지식한 노인은 여전히 저를 가만둘 생각이 없는 듯하다.
"또 어딜 그리 싸돌아다니다 이제 오는 거니?"
아, 또 지긋지긋한 잔소리. 이쪽으로 꽂히는 시선이 꽤나 날카롭다. "내가 뭘 하든 할머니가 무슨 상관이야." 얼굴 한껏 찡그리고 공격적인 어투로 쏘아붙이니 조모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쯧쯧, 어린 게 벌써부터..." 그러자 듣기 싫은 한탄이 뒤를 따른다. 괜히 부아가 치밀어서 발소리 크게 내며 제 방으로 들어간다. 방문에서 쾅 소리 나도록 세게 닫아제껴도 화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 책가방을 신경질적으로 집어던진다. 그리고 흙먼지 묻은 교복 차림 그대로, 이불에 몸을 묻는다. 그때만을 기다렸다는 듯 여러 상념이 의식의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부모도, 조부모도. 전부 다 똑같은 인간들이다. 자식을 제 입맛대로 재단하고, 착한 아이가 아니라면 사랑해주지 않는다. 그들에게 저는 존중받아야 할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단순한 소유물일 뿐이다. 그래서 그들 비위 맞춰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미카는 종종 제가 다른 생을 살아왔으면 어땠을지 상상해보기도 한다. 잘난 것 하나 없어도 여전히 사랑받는 아이를. 그 망상 속에서의 자신은 활달하고 외향적인 학생이었다. 사소한 걸로 가족과 다투었다 화해하기도 하고, 옆에 또래 친구들을 가득 거느리고서 시내 관광을 다니기도 한다. 분명 행복한 삶일 거다. 그러나 이는 현실도피이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물며 이 공상과 현실은 다른 점이 몹시 많다.
그랬었는데, 가미즈나로 내려온 이후, 기묘한 일이 너무나도 많이 벌어졌다. 문득 시선을 돌리자 보이는 건, 침대 한 켠에 다소곳이 놓인 고양이 인형. 다들 너무 과하게 상냥했다. 필요 이상으로 친절하고 순진했다. 잘하는 거 하나 없으며, 일탈을 밥먹듯이 해대고, 늘상 혼자 다니는 놈에게 말이다. 이상하다. 가치 없는 인간에게 관심 쏟는 게 당연한 일일리 없다. 비좁고 삭막한 도시에서 제가 배운 것들이란 그런 거였다. 재능 없으면 어른들에게 외면당한다. 성격 나쁘면 또래 집단에도 끼지 못한다. 그래서 이곳 아이들이 제게 살갑게 구는 게 낯설었다. 그들은 제게 스스럼없이 말을 걸어오고 기꺼이 어울려주었다. 그런 호의는 오래 전에 받아본 게 전부였으니. 하여 기쁘기도 했었다. 단지 그뿐이면 좋았을 텐데. 주인에게 학대당한 개는 큰 마음의 상처를 얻는다. 인간에 대한 불신, 배신감... 다른 이가 제아무리 사랑을 담아 돌봐준다 하더라도 녀석은 쉽사리 마음을 열지 않는다. 오히려 내밀어지는 손길을 폭력으로 인지하고 경계한다. 뇌리에 깊이 각인된 트라우마를 지우기란 쉽지 않으니. 그리고 이 소년은 그 개와 닮아있다.
미카는 그동안 만났던 아이들을 떠올린다. 전부 제겐 과분할 정도로 착한 사람이다. 그들의 온기가 너무 뜨거워 데어버릴 것만 같다. 그래서 겁날 수밖에 없다. 내 지독한 결핍을 알고 나서도 그들이 내게 웃어줄까? 내가 그들에게 집착하고 의존하며 애정을 갈구해도? 나는 오래도록 혼자였지만 이젠 더 이상 혼자이기 싫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절박하게, 남들에게 매달리고 싶다. 하지만 그 손을 정말 붙잡아도 될까. 잠재된 두려움에서 의심이 스멀스멀 피어난다. 믿었던 이들에게 버림받는 일은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다. 복잡한 심경에 머리가 아파온다. 차라리 그들이 날 신경쓰지 않았다면. 그러면 이런 걱정 따윈 할 필요 없었을 테다. 결국 지금의 나는 관심이라는 이름의 파도에 휩쓸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 타인의 온정을 누구보다도 원했건만 정작 거센 물살과 마주하고 나니 모든 것이 두렵다. 모순적이다.
어디에 두어도 상관없습니다. 잇쨩도 프린트해서 소중히 여겨준다는 거니까 사진이 어디에 놓이든 좋아요. 프린트하지 않고 사진을 휴대폰 갤러리 안에 남겨두는 것만으로도 언제든지 다시 사진을 꺼내볼 수 있어서 좋으니까요. 잇쨩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려요. 하지만 아랫입술을 깨무는 것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려다가 그러지 않습니다. 잇쨩이 금방 다시 미소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면 잇쨩이 괜히 신경쓰일 지도 모르니까요.
“잇쨩이니까 첫번째로 알려줄게요.“
많이 서운하게 만들어버렸을테니까 약속할 수 있어요. 잇쨩에게 말해야할 비밀은 세 가지나 됩니다. 아르바이트 이야기, 렌즈 이야기, 가족 이야기. 언젠가 전부 하나하나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잇쨩은 많은 첫번째를 같이 했으니까요, 이 첫번째도 잇쨩이기로 약속합니다. 새끼 손가락 걸 수도 있어요!
“스위츠보다 도마뱀이 궁금합니다.“
스위츠는 잇쨩이랑 어울리니까요. 도마뱀 뒷다리 꼬치 구이는 먹어본 적도, 본 적도 없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지도 몰라요. 전 편식을 안 하고 아무거나 잘 먹으니까 먹을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당연히 잇쨩이 옆 마을에 갈 만큼은 아니고요!
“하루노하나히메님이니까요.“
신사도 벚꽃나무 숲 안에 있으니까 벚꽃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겨울 꽃이 살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겨울 꽃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봄꽃은 많이 보셨을테니까 꽃이 잘 피지 않는 겨울에 피어난 꽃을 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입니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동백꽃이라던지요. 의미를 담은 꽃과 함께 올린 소원은 조금 더 귀담아듣고 싶어질 지도 모릅니다. 잇쨩의 소원을 빌 거니까요.
“제 소원은 비밀이니까 안 알려줄 거에요.“
잇쨩의 소원이 이루어지면 지금처럼 웃는 날이 많아질 거라고 믿어요. 그러면 좋겠습니다. 조그맣게 웃을 듯 하다가 잇쨩이 계속 바라보는 것 같아서 얼버무리게 됩니다. 잇쨩이 바라보던 처음은 팔짱을 조금 단단히 했습니다. 앞을 제대로 보지 않으면 역시 넘어질 지도 몰라요. 두번째는 잇쨩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가, 세번째부터는 저도 잇쨩을 바라봤어요. 하고 싶은 말이 있다거나 하는 거라면 말해도 좋으니까요. 그러다보면 나중에는 꽃들을 바라봅니다. 팔짱을 끼고 마츠리의 거리를 걷다보니까 꽃을 파는 노점의 앞이에요.
“제일 열심히 피웠을 것 같은 꽃이요.“
제가 빌 소원의 몫과 잇쨩이 빌 소원의 몫으로 꽃이 두 송이, 그리고 한 송이를 더 삽니다. 제일 예쁘고 탐스럽게 피어있던 꽃 세 송이는 제가 샀어요. 꽃들을 받으면 한 송이는 잇쨩에게 줍니다. 오롯이 잇쨩의 몫으로 산 한 송이에요. 소원을 빌 꽃들은 신사까지 제가 들고 다니기로 합니다. 잇쨩은 이미 손이 비지 않으니까요.
>>167 부담가지지 말고 만날 수 있으면 그때 만나자. ☺️ 만나지 못할 것 같으면 편지랑 선물을 줬다고 해버려도 될까!!! 하고 물어볼테니까—!!!!! 🤗
>>169 박물관이.... 살아있다.......????? 🧐
>>170 하네가..... 사람이라고 생각 안 하면 조금 더 편하대....... ☺️ 말하는 감자보다는 말하는 강아지가 나으니까......
>>171 아저씨 인성 글러먹 어쩌고 부분 읽었을 때는 그.... 보시다시피 저희 아들도 반성하고 있으니 (아들: 손가락욕) 이 짤 생각났었어 😊..... 대략적인 이미지로 생각난 거니까~! 마크제이콥스는..... 딱 레인이 생각났어. 비내음이 나고 푸른 패키지인데 돗가비신님 향수 안 뿌리신다 + 산이나 숲에서 튀어 나올 거 같지 않아? + 눈 푸름 = 레인—!! 이었어 🤗 아무래도 1nnn살 차이 나는 미성년 학생들이라면...... 해제되기 어려울 거 같다. 세상에 난지 1n년 된 애들이 이렇게 크다고? 란 생각만 들 거 같고. 🧐
>>172 이런 야심한 시각에 마음이 박박 찢어지다.............. 🥺 미카야........ 얼렁뚱땅청춘사건사고에 휘말리는 푸르고 밝은 학창생활이라는 태풍의 눈에 빨려들어가게 하고 싶어서 마음이 넝마가 되다..... 😇
흠, 하며 괜히 뜸 들이더니 검지 척 세우고 말했다. 그 반응 외에는 그도 넘어갈 뿐이다. 신이라서 그런가, 척 보기에도 너그럽기 그지없는 성격이라 그런가. 역시 한창 때 어린애들 놀리는 만큼의 맛이 없어서 쓸데없는 궁금증이나 참견도 줄게 된다.
"으응? 뭘 못 들은 걸로 하라고? 나무 얘기? 아니면 나이 얘기?"
……아니, 정정한다. 그도 꽃구경 하느라 그럴 생각 못할 것일 뿐이다. 또 으레 그러듯이 은근슬쩍 수상한 걸음으로 가까이 가서는 이런 소리 속닥거리지를 않나. 그러자 자연히 거리가 가까워지고, 숨겨 왔던 회심의 일격이 먹혔다. 린은 한껏 웃으며 허리에 손 올리고 의기양양한 기세 뽐내고 있다. "아까도 생각했지만 키구치 양은 너무 너그럽다니까? 이럴 때엔 에이 씨, 하고 투덜거리기라도 해야 스트레스도 풀리는 법이야." 뻔뻔스럽게 이런 소리나 하고, 그래도 눈치는 보려는지 슬며시 "털어줄까?"하고 은근히 물어 오는 것이다.
"오, 나야 좋지! 그때까지 오늘 원한 잊어버리면 안 된다?"
은행나무라는 말을 분명 듣기는 했지만 어쩐지 경고를 듣고도 오히려 신나 하는 기색이다. 저 친절하고 너그러운 신이 가을에 돌려줄 보복이 무얼지 궁금하기도 하고, 나중에 다가올 일은 그때 감당하면 된다─라는 태평한 심산에서다.
"소원 빌려면 꽃을 준비해야 하는데 어떡할래? 지나다니는 길에도 있고, 아마 신사 근처에서도 팔고 있을 것 같긴 한데. 혹시 들꽃 같은 것도 받으려나?"
그는 요이카의 물음에 한쪽 방향 휙 가리키며 대답했다. "이미 꽃부터 잔뜩 봐 버려서 경단 맛도 안 날 것 같은데. …농담이야! 먹을 거야 나가는 길에 사도 상관 없으니까." 그래, 안 그래도 마츠리의 곁다리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다. 그것이 아쉽냐면, 무엇 때문에 다른 것보다 나무를 당장 보러 가야겠다 한 것인지 궁금해서 그렇지는 않았지만. 꽃으로 범벅이 된 것은 장난질에 희생한 그의 옷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을 아무렇게나 휘둘러 털고 있자니 꽃 생각이 또 나고… 벚나무는 꽃나무고…… 키구치도 나무…… 앗.
>>172 미카야........ ...... 미카야............. . 읽는 나도 슬프고 괴롭지만 아무것도 믿지도 기대하지도 않는 것보다는 기대해도 될지 고민하는 지금 단계까지 온 것도 대견하다고 생각해🥹 미카가 마음 놓고 치유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친한 척 열심히 해 보도록 할게...🥹🥹🥹
미카주 잘자~!!!!
>>177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마 손가락욕 더블로 날리면서 춤추고 있지 않을지...🤦🏻♀️ 아니??? 전부터 느낀 건데 하네주 자꾸 내 뇌를 해킹하고 있잖아──!!! 그늘진 숲의 젖은 흙 냄새... 새벽... 시원한 향... 같은 느낌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딱 맞아 당신 캐해천재?😲 무엇보다도 하네랑 비슷한 나이대니까 어느 정도 겹쳐 보이는 게 있어서 신경쓰이기도 하니까 말이지! 본인은 아직 그것까지는 자각 못하고 있지만 말이야~
>>183 손가락욕 더블로 날리면서 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 린주의 설명을 들으니까 정말.... 정말 마크제이콥스 레인 같아졌다.....!!! 여름에 뿌리기 좋을만큼 상쾌하고 시원한 향수야! 이름이 레인이니까 비 맞은 풀냄새도 나고—!!! 😊 제가 바로 천재입니다. 그렇구나.... 가미즈나고의 모두는 아저씨의 예비 조카. (??)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첫 번째라고 약속했으니 그걸로 됐다는 의미였다. 사람의 속 마음은 알 수 없다지만 왜인지 모르게 하네의 속마음은 어느 정도 알 수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햇수로만 10년이 넘어간다. 그 시간을 매일같이 함께 해왔고 예전에는 조금 더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해주곤 했었으니 리오는 아직 그 분위기를 잊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하레하네가 원한다면 내가 도마뱀꼬치 구해올게 "
조금은 비장한 어투였다. 게임 속의 용사가 보물을 찾으러 가는 것 처럼.
" 으응, 제일 열심히 피운 꽃. 어렵지만 좋은 것 .. 에, 내 꺼야? "
리오는 건네오는 꽃 한송이를 받고는 조금은 멍하니 꽃와 하네를 몇 번이나 번갈아 쳐다보았다. 마지막은 꽃에 시선이 꽂혀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은 표정을 한 리오는 '하네에에..'하고 말하며 눈을 빛냈다. 이런데서 울어버리면 화장이 엉망이 될 테니 기쁨의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리오는 받은 꽃을 얌전히 들어 그 꽃잎에 입맞춤을 건네고 혹시라도 꽃잎이 상하기라도 할까 싶어 한 손에 얌전히 들고섰다.
" 간직할게 하레하네. 이것도 침대 머리맡에 두고 매일매일 물도 갈아주고... 그렇게 할게! 정말 소중히 간직할게 고마워!! "
가장 열심히 피웠을 것 같은 이 꽃 처럼 너도, 나도 열심히 피워내보자고. 리오는 하네를 바라보며 눈으로 말했다. 그리곤 다시 팔짱을 끼고 걸었다. 매번 열리는 축제였기에 어디서 뭘 하는지는 잘 알고있다. 타박타박 걸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꺼냈다. 시덥지않은 이야기부터 오늘 정말 예쁘다던가 계속계속 함께 있고 싶다던가 하는 이야기들.
" 아, 하레하네! 도착했어! "
한 손으로 능숙하게 핸드폰을 꺼내선 여기저기 찰칵찰칵 하고 사진을 찍은 리오는 예정대로 인사부터 해야하지? 하고 말하며 하네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소원을 여러개 빌면 욕심이 많은 아이라고 전부 망쳐버리려나. 리오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소원을 비는 김에, 여러가지를 빌고 싶다고. 영원히 함께 하게 해주세요- 같은 소원과 더불어서 마음을 갉아먹고 정신을 옭아매는 이 새카만 악의를 떨쳐내 주시고 이건 조금 다른 소원이지만 어린 기억 속의 그 때 처럼 하레하네가 조금 더 자기 얘기를 많이 해줘도, 좋을 것 같다는 소원 정도.
저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런 약속을 할 수 있는 것도 잇쨩 뿐이에요. 조금 더 용기가 많아지고, 겁이 없어지고,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면 분명 말할 수 있을 거에요. 하나하나 이야기 해줄 거에요. 그리고 계속 숨기면서 말하지 못 해서 미안하단 사과도 꼭 제대로 전할 겁니다. 혹시라도 많이 기다리게 만들어버리면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는 사과도요.
“그럼 꼬리는 잇쨩이 먹어요.“
원래 친한 친구랑은 제일 좋아하는 것도 나눌 수 있는 거니까요! 맞아요, 도마뱀 꼬치는 조금 다른 이야기이고 장난이에요. 잇쨩에게는 조금 장난을 쳐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장난을 칠 수 있는 것도, 조금이라도 웃어보일 수 있는 것도 몇 명 없으니까요. 잇쨩이 비장하게 말하니까 더 장난이 치고 싶었을 지도 모릅니다.
“울면 뺏을 거에요.“
울라고 준 건 아니에요! 꽃을 받고서 방긋 웃어줄 줄 알았는데, 환하게 웃기를 기대한 선물이었는데 어째선지 울먹울먹한 표정이 됩니다. 잇쨩이 꽃을 소중히 하는 걸 보면, 마음에는 든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뺏어버린다고 이야기하면 안 울지도 몰라요. 꽃잎이 떨어질까, 시들까 한 손으로 조심히 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조금 나중에 살 걸 그랬나 싶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샀다면 노는 동안에 손도 편했을 거에요. 다음번에 이런 날이 또 온다면 그 때는 돌아가는 길에 몰래 사와서 깜짝 선물로 줘야겠어요. 침대 머리맡에 두고 매일매일 물도 갈아주겠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오늘 같이 잇쨩의 집에 가면, 잇쨩이 제일 먼저 꽃부터 화병에 꽂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꽃, 여기.“
벚꽃나무가 가득히 들어선 숲을 지나서 제일 안쪽으로 가면 신사가 보입니다. 벚꽃나무만으로도 예쁘니까 잇쨩의 사진 찍는데에 방해되지 않게 조심해요. 그리고서 소원을 빌자고 하면 꽃을 건네었습니다. 제가 비는 소원은 예졍됐던 대로에요. 잇쨩의 소원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그것 뿐이니까 소원을 비는 시간은 길지 않아요. 물론 소원의 앞에 하루노하나히메님에게 붙이는 인삿말은 빼놓지 않았습니다! 올해도 예쁜 꽃을 피워주셔서 고맙다는 말 같은 거요. 꽃을 바치고 소원을 다 빌고나면 잇쨩을 기다립니다. 소원을 다 빈 것 같으면 이번에는 제가 팔짱을 걸어요. 소원을 비는 동안에도 팔짱을 끼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리오는 금새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웠다.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닌 기뻐서 흘리는 눈물이었을 터인데 일단 집어넣고, 참았다. 당황했는지 어린 시절의 그 때 처럼 자기 자신을 '리오'라고 3인칭으로 칭하면서 한 쪽으로 꽃을 슥 빼서 숨기려했다. 꽃이 예뻤다. 말했던 대로 매일매일 물도 갈아주고 이 꽃의 꽃말에 대해서도 배우고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예쁘게 잘 키울 수 있는지도 공부할 예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소중한 사람이 특별한 날에 챙겨준 선물이니까. 리오는 여전히 헤실헤실 웃으며 따라갈 뿐이었다.
" 응. 여기에. "
건네 받은 꽃을 바치곤 리오는 뭔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는 선물받은 꽃을 탁 꺼내 펼쳐보였다. 마치 신에게 자랑이라도 하듯, 도얏-! 하는 표정으로 의기양양하게 신사를 바라보았다. 입 밖으로 내진 않았지만 속으로 '어때요, 예쁘죠? 하레하네가 선물로 줬어요!' 하고 말하고 있었다. 아마 겉으로 보기에도 퍽 티가 날 터였다.
" ..... "
리오는 그리곤 아무 말 없이 손을 모으고 살짝 목례했다. 참배라는 것은 할 줄 알고 있으니까. 그리곤 조용히 마음 속으로 소원을 빌었다. 그리고 그 전에, 인사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올해의 봄도 잘 부탁드린다던가, 예쁜 꽃을 피워주셔서 감사하던가 하는 이야기들. 할 말이 많다 보니 고개를 숙이고 있는 시간이 조금 길었을지도 모른다. 리오는 지금 있는 소중한 나의 사람들, 이를테면 하네라던가 미야, 안즈, 사에와 같은 사람들과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그리곤 조심스레 자신의 다른 소원도 말할까 싶다가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이야기하면 역으로 돌아올까 싶어 말하기를 관두었다.
" 응. 하레하네- 가자! "
먼저 팔짱을 걸어오자 리오는 또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가 음~ 하고 주변을 둘러보며 역시 신사에는 큰 벚나무가 많네- 하고 말하며 사진을 한 장 더 찍고 싶다고 말했다.
" 하레하네, 사진 하나 더 찍고 싶은데 괜찮을까-? "
하네가 순순히 응해주었다면 아까보다 더 들러붙어서 찍을 예정이었다. 방금은 팔짱을 끼고 몸을 살짝 붙인 정도였지만 이왕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꼭 끌어안고 한 장을 남겨두고 싶었다. 리오는 하네의 손을 잡고 신난듯이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가장 크고 예쁜 벚나무를 찾아 섰다.
안녕하세요, 타카나시 하네입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이에요. 오늘은 특별하게도 야외 촬영입니다. 봄이니까요, 새로 피팅하고 촬영하는 김에 꽃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는 사장님의 요청이 있었어요. 그래서 어쩌다보니 하루노하나 마츠리에 또 오게 되었습니다. 제일 꽃이 많이 피어있는 곳이니까요. 마츠리를 즐기기 위해 놀러온 사람들 사이에서 촬영을 하는 건 부끄럽기도 하고, 서로에게 방해가 되니까 사람이 없는 끄트머리로 갑니다. 무엇보다 누가 알아보게 되면 절대 안 되니까요. 사람이 드문 곳으로 가도 꽃은 많아서 다행이었습니다. 무사히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어요. 그래도 카메라가 온전히 저만 바라보는 기분은 언제나 익숙해지질 않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야외 촬영을 하면 옷을 갈아입기 어려우니까요, 아우터나 레이어드하는 코디가 많습니다. 잡화류를 많이 가져오기도 해요. 신발이나 양말, 악세사리거나 모자같은 거요. 이것저것 바꾸고 포즈도 바꾸면서 촬영을 해요. 오늘은 마스크도 챙겨왔습니다. 모자도 챙겨왔고, 집업도 챙겼습니다. 촬영하기 위한 게 아니라 얼굴과 옷을 가리는 용입니다. 옷을 갈아입을 곳이 마땅치 않으니까요, 바로 이대로 집에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사장님도 피곤할테니 집으로 바로 가라고 하셨어요. 아르바이트 하는 곳보다야 마츠리가 열린 이 곳이 집이랑 훨씬 더 가까우니까요. 옷은 그대로 가지셔도 된다고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깨끗하게 돌려드릴 거에요. 인사를 드리고 집업부터 걸칩니다. 오늘은 집에 아무도 없는 걸 미리 확인해뒀으니까, 어서 돌아가서 침대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물론 그전에 사진들은 SNS에 올려야 합니다. 배경에 나온 꽃들이나 풍경으로 이곳이 어디인지 알아채는 분들이 없길 바라면서요.
‘......?’
이제 마스크도 쓰고, 모자를 푹 눌러쓰려고 했어요. 그러려고 했습니다. 뭔가 위화감을 느끼기 전까지는요. 여기 있어서는 안 되는 익숙한 사람이, 아니, 익숙한 신이 시야에 있는 것 같아요. 닮은 사람일까요? 닮은 사람이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해요!
ㅋㅋㅋㅋㅋㅋ농담이구.... 아니 날렸다니 고생 많았어🥺 우와악 오늘 입은 옷 완전 예쁘잖아~!!!!! 이걸 직접 볼 수 있다니 영광스러워서 승천...😇 답레 후다닥 써버리고 싶지만 나도...졸리네..... 나도 이제 자러 가볼게... 하네주도 이따 잘 자기...!!!(:˒[ ̄]
예상이 적중했습니다! 그런데 안 울겠다면서 뺏어가면 싫다고 말할 때, 어릴 때처럼 잇쨩이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서 말합니다. 어린 아이한테서 선물을 뺏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너무한 말이었는지도 몰라요. 아니, 너무한 말이었습니다. 선물을 줘놓고 다시 뻇어버리겠다고 하면 누구나 깜짝 놀라고 당황해요. 울 것 같은 표정보단 웃는 게 보고 싶단 욕심으로 잇쨩을 괴롭힌 거에요. 슬퍼서 우는 건 절대 아니었을텐데 제가 너무했습니다. 사과를 해야하는데 이것도 타이밍을 못 잡겠어요. 소원을 빌러 와 버렸으니까요.
“소원, 이루어지면 알려주겠습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말했어요. 소원을 다 빌고서 팔짱을 꼈을 때 조금 어물거리다가 말해요. 잇쨩의 소원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소원을 빌었다는 걸 말해버리면 제 소원도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루어진 후에 말하기로 해요. 잇쨩의 소원이 이루어졌을 때면 부끄러움보다 기쁨이 훨씬 더 커서 바로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잇쨩은 저보다 오래 소원을 빌었으니까요, 저한테 말한 것보다 조금 더 많은 소원을 빌었을 지도 몰라요. 그게 다 이루어지는 때면 잇쨩은 분명 많이 행복해져있을테니까요.
“네에. 괜찮습니다.”
아까처럼 나무 아래서 사진을 찍고 싶은 것 같아요. 신사 근처는 온통 벚나무 뿐이니까요, 이곳에서도 사진을 찍고 싶어지는 건 당연합니다. 잇쨩의 사진을 찍어줄 생각이었지만 이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같이 있는 사진은 찍을 때는 부끄럽지만 나중에, 나중에 보면 분명 추억일 거에요. 몇 장이든 더 찍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서 고개를 끄덕입니다. 잇쨩이 걷는 대로 같이 발을 옮기면 이 중에서 제일 크고 예쁜 벚나무 아래에 온 것 같아요.
“.........그.”
부끄러움이 순식간에 차올랐습니다. 안아도 되는지 물어봐준 잇쨩의 마음은 상냥하고 예쁘기만 한데, 저는 부끄럽기만 해요. 안는 건 별 거 아닌데도요. 학교에서도 친한 친구들끼리 안고 있는 모습은 많이 보이고, 길거리에 애정 행각을 하는 커플들도 곧잘 안고 있고, 가족들끼리도 자주 안습니다. 그러니까 안는 건 별 거 아니에요. 그만큼 친하기만 하다면야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거고, 저는 잇쨩이랑 많이 친합니다. 어릴 때는 곧잘 했었습니다. 할 수 있어요. 할 수 있을 거에요. 할 수 있을 겁니다. ...클로버 스티커 3장 붙이기로 하고요. 고민은 꽤 길었지만 답은 짧습니다. 얼굴이 뜨거운 것 같아서 고개를 끄덕입니다. 말을 하려고 했다가는 펑 터져버릴 지도 몰라요.
“저, 저도 안아요?”
이건 물어봐야 했습니다! 같이 안는 건 잇쨩이 안아주는 거랑은 또 다른 문제에요. 마음의 준비가 더 필요합니다...
이 모든 상황에 앞서 변명하자면─ 모양새가 스토킹이라도 한 것처럼 딱 맞아떨어지지만 절대 의도는 아니었다!가 되겠다. 그도 우연이 이렇게나 절묘하게 맞아 떨어질 줄은 몰랐다. SNS를 하다 묘하게 익숙한 사람인 듯 의심이 가는 모델을 발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나가던 길에 그 쇼핑몰의 옷을 입고 촬영하는 하네의 실물을 목격하고, 오늘도 똑같이 그렇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나. 아, 이렇게 자주 마주치게 되면 계속해서 모르는 척하고 넘어가기도 애매하다. 열심히 감추려 드는 것 같기에 일단은 다물고 있었건만! 그러는 이 양반도 무얼 하느라 여기에 있었느냐면, 날씨가 좋고 나무그늘은 무성하니 인적 드문 시원한 자리에서 한가하게 한뎃잠이라도 잘까 하던 참이었다. 그러다 촬영팀을 이끌며 다가오는 하네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꺼진 불처럼 사라진 것이다. 숨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 신의 힘까지 써가며 몸 숨긴 것은 불가항력이었다. 한 번 그렇게 없어지고 나니 다시 등장할 타이밍을 놓치기도 했고, 일하는데 방해하기도 무엇해서 다 끝날 때까지 그대로 구경이나 하기로 했다. 보이지 않는 채이니 마음놓고 보기엔 편했다. 멀리서 봤을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가까이에 있으니 구경하는 맛이 있구만. 척척 요구하는 대로 잘 하는 것도 전문가 같고…… 근사하기만 한데 왜 그렇게 죄지은 고양이마냥 몰래 다니는지 몰라.
촬영을 마치고 해산하는 분위기가 되어서야 그도 슬며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촬영 장소로부터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나타난 린은, 반가운 얼굴이 보이자 팔을 휘적거리며 허공에 휘휘 손 크게 흔들기 시작했다. 활짝 웃으며 벤치 위에서 양반다리 한 그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양 떡하니 앉아 있었다.
"일은 다 끝났느냐?"
시작부터 단도직입적이다! 낯선 옷차림을 보고 궁금해하지도 않는 눈치니 이 태도가 시사하는 바는 뻔했다.
신이 부모님이라는 건 때로는 마냥 좋지만은 않습니다. 힘든 일이 있다거나 도망쳐 숨고 싶다거나 안심하고 싶은 구석이 필요할 때 다들 엄마라던지 아빠라던지 찾게 되고는 합니다. 저도 그렇고요. 하지만 잘못했다가는 정말 들리게 될 지도 몰라요! 무서운 걸 봐서 깜짝 놀랐다고 ‘엄마야!’ 생각했을 때 옆에 없던 엄마가 불쑥 나타나서 방글방글 웃으면서 대답해주신다고 생각해보세요. 보고 싶다는 말이 전해질까봐 함부로 못 찾는 거에요. 그래서 지금도 그렇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도망, 거짓말, 모른 척, 못 들은 척.........’
진짜 아저씨에요! 정말로요! 일은 다 끝났느냐니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니에요, 이해는 됐는데 받아들이고 싶지 않습니다! 앞으로 가지고 못 하고 뒤로 가지도 못 하고 옴짝달싹 못하게 굳어버렸습니다. 어디서부터 들켰을까요, 처음부터?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걸까요? 마스크를 쓰고 있는게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다른 사람까지 알아보게 되면 안 되니까......... 아저씨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으면 어떡하죠? 옆에 있던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봤을 때 아저씨가 무슨 대답을......... 누가 쳐다보라고 팔은 왜 저렇게 휘적거리고 있는 거에요! 도깨비신이 아니라 팔척귀신이라고 해도 믿겠습니다!
“한국 대사관 가고 싶어요?”
저는 집업에 있는 후드를 쓰면 되니까요, 챙겨온 모자는 아저씨한테 씌우기로 해요. 어디서 계속 보고 있던건진 모르겠지만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 아저씨가 여권이 있는지도 모르겠으니까 대사관에서 여권 발급부터 해요. 신도 발급이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벤치에 가까워지면 바로 모자부터 푹 눌러 씌우려 하고 한 마디 해버립니다.
“스토커라고 잡아가라고 할 겁니다.”
옷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더워서 힘들더라도 아주 긴 롱코트를 챙겨와서 입었어야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옷차림으로 만나고 싶은 아는 사람은, 신은 단 한 명도 없어요! 옷만 상하지 않는다면 바닥에 앉아버렸을 지도 몰라요. 옷이 걱정되니까 쭈그려 앉기만 합니다. 쭈그려 앉으면 적어도 다리는 치마에 덮혀 가려집니다. 주섬주섬 후드를 뒤집어 써요. 피어싱부터 빼야, 아니 화장도 지우고 싶고, 신발도 너무 튀는 것 같아서 벗고 싶어요! 열이 나는 기분이에요............
"무슨 야박한 소리를. 확실히 하자면 이 자리에 먼저 있었던 쪽은 나다. 끝날 때까지 자리도 비켜 줬건만 오해하면 못 써요."
휙휙 휘젓던 팔 내려서 팔짱 끼고 등받이에 기대어 앉아 있는 모습 참 태연스럽다. 무어라고 더 떠들려던 것 하네가 모자 눌러 씌우자 "엑."하는 하찮은 소리 내면서 잠잠해졌다. 그는 머리 뒤로 손 돌려서 뒷고리를 풀고 제 머리 크기에 맞게 제대로 덮어쓰고는, 그사이 쪼그려 앉은 하네의 곁으로 가서 속닥였다.
"앉고 싶다면 차라리 의자에 앉거라. 불편한 신 신고 쪼그리면 발 아파."
나름대로는 진심에서 우러난 걱정으로 한 말이긴 한데, 말하자마자 곧바로 쓸데없는 장난질로 옮겨가니 이래서 무용지물이다. 후드 쓴 하네의 얼굴 앞으로 고개를 들이밀며 "우느냐? 울어?" 같은 소리를 하는데, 얄밉기 그지없다. 조언을 해 줄 거라면 애초에 걱정의 원인이 되지도 말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 양반은 아는지 모르겠다. 통 연륜 묻어나지 못하는 머리로는 마주치자마자 왜 이렇게 구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생각이나 하고 있을 뿐. 요 몇년 간 부쩍 부끄럼이 많아졌으니 그것 때문이겠거니 하는 간단한 추측은 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부끄러운지는 영 모르겠다. 오히려 이러고 있는 게 더 눈에 띌 것 같은데 말이다……. 계속 이러고 있기도 무엇하니 일어나는 편이 나으리라. 그는 하네의 등을 팡팡 두드리며 재촉을 하기 시작했다.
"에잇, 계속 그러고 있으면 동네 떠나가게 큰 소리로 타카나시 선배님이라고 불러 주마."
아니, 협박일지도 모르겠다.
"아! 저기 마침 가미즈나 교복 입은 아이들이 지나가는구나. 너와는 아는 사이인지는 모르겠다만, 3, 2, ……."
저런 식으로 나오면 제가 지는게 당연합니다. 이 마을에 먼저 살았던 건 저라고 대꾸하면, 누가 먼저 태어났냐까지 갈 게 뻔해요. 그러면 따질 것도 없이 제 패배에요! 아저씨보고 스토커라고 한 건 잘못이지만... 스토커는 커녕 일부러 한국에서 일본까지 와서 고등학생 노릇까지 하며 타지살이한다는 거 잘 알고 있고, 고마움도 언제나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그래도 부끄러운데 어떻게 하면 좋아요. 안 그래도 저 아저씨는 제가 기억도 못 하는 어릴 적 일들도 다 갖고 놀리는데요!
“앉기 싫어요. 아저씨 옆은 더.”
아는 사이로 보였다가, 혹시라도 제 SNS를 알고 있는 학생이 아저씨가 이러고 있는 걸 발견하고 말을 걸면......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그리고 아저씨도 걱정과는 달리 학교에서 잘 지내시고 계시는 것 같으니까, 이상하게 제 SNS 팔로워가 많아서 괜히 얽히는 것보단 그렇지 않은게 나을 거에요. 아저씨라고 말하는 것도 누가 들을까봐 목소리를 줄이게 됩니다. 겉보기에는 제 또래인걸요.
“안 울거든요.”
이런 걸로 울 리가요! 놀리는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차라리 울고 있는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얼굴은 언제나 안 보이게 가리게 찍거나 크롭하여 쇼핑몰에 올라가는데도 화장은 하게 되니까요, 화장한 모습을 보이느니 차라리 우는 모습을 보이는게 나아요! 우는 건 어릴 때 본 적 있을테니까요.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마스크를 썼어도, 후드를 썼어도 눈은 보이게 되니까요.
“앉을게요, 앉겠습니다!”
숫자도 셀 거면 10부터 세주면 좋았을텐데요! 3부터 숫자가 줄어드니 다급하게 쭈그려앉아있을 때가 아니라서 황급히 일어납니다. ...서둘러서 아저씨의 입을 막아버렸어요. 무례한 거 알아요! 아는데, 정말 소리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급했습니다. 벤치 옆 자리에 앉아보지만 치마가 다리를 숨기지 못 하니까 불안하기만 해졌습니다. 치마를 잡아 끌어내려봤자에요. 목걸이라도 움켜쥡니다.
>>258 딸기를 쏙 빼먹었을 때라. 정말로 친한 사이라면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냥 웃어넘길 것 같고 만약 친하지 않는데 그런 일이 일어나면... 주머니에 들어있는 아주 붉은 계피 사탕을 꺼낸 후에 포장지를 까서 직접 입에 다섯개 정도 넣어주지 않을까 싶네요. 아예 초면인 경우는 빤히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면서 이후로도 아는 척 하지 않을 것 같고요.
"그걸 이제 알았느냐? 자고로 말싸움은 늘 유치하고 더럽고 치사한 쪽이 이겨먹기 쉬운 법이다. 만고불변의 법칙이지."
린은 어깨를 으쓱하며 도리어 우쭐해졌다. 나이 천 몇백 먹어놓고서 계속 그렇게 살아왔다는 게 그닥 자랑스러워 할 얘기는 아닌데도……. 아무튼 수치를 모르는 그가 고작 스토커라는 말 들었다고 실망할 리 있나, 게다가 그것마저도 진심은 아니라는 사실 알고 있으니 뺀질거리는 낯짝은 전혀 금가지 않았다.
그렇지만 마음은 말짱해도 본인이 자부한 것처럼 유치한 게 사실이라서 말이다. 그는 두 손으로 뺨 감싸며 가련한 체를 하기 시작했다. 한숨 푹 내쉬면서 중얼중얼 뭐라고 말을 꺼내는데.
"그렇게 나오면 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겠구나. 우야, 너 어렸을 적엔 너희 아버지가 말릴 정도로 아저씨한테 딱 붙어 있었는데 말이다. 이제는 내가 싫으니? 세월이 참 야속하지, 너는 이제 다 컸건만 나만 지난 세월 그리워하며 보내고 있구나…… 한갓된 허송이라. 늙은이는 죽어야지……."
장황하게 읊어대긴 하지만 또 추억 공격 아닌가. 게다가 엄연히 하네보다 한 살 어린 신분의 얼굴이다. 이 꼴로 그런 소리 해봤자 설득력 하나도 없는 건 물론이고, 말 마치자마자 선배라 외치겠다고 협박을 하니 죽을 생각은 전혀 없이 신생 즐기고 있는 게 뻔했다. 그는 입이 틀어막혀도 뭐가 좋은지 손으로는 두 주먹 불끈 쥐고 소리 없는 만세를 외치며 벤치에 털썩 앉았다. 그러다가 곧 하네의 눈치를 살피다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서 건네주었다. 다른 것은 잘 몰라도 이건 조금 알 것 같기도 해서. 이윽고 손에 투명 마이크를 쥐고 하네에게 척 들어대며 번듯하게 웃어 보였다.
"자, 하면 이제는 대화를 좀 진전시켜 보자꾸나. 타카나시 양, 모델 일은 언제부터 하셨습니까?"
하네와 헤어지고 난 이후 치아키는 다른 곳을 들리는 일 없이 바로 벚꽃나무 숲을 쭉 걸었다. 하늘에서 내리는 분홍색 벚꽃잎을 가볍게 털어내다가 괜히 잡아서 입김을 불어서 후- 날려버리기도 하고. 가미즈나 토박이인만큼 어릴 때부터 매년 본 광경이었으나 볼 때마다 상당히 신비롭고 아름답다고 치아키는 생각했다. 아마도 하루노하나히메의 힘의 영향이 있는 것이 아닐까. 그저 그는 그렇게 추측할 뿐이었다. 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이 세상에 신은 확실하게 존재하고 있을테니 그 힘을 의심할 이유가 그에겐 없었다. 필시 올해도 봄의 따스한 축복을 이 땅에 내렸겠지. 그렇기에 이렇게 벚꽃이 예쁘게 피었다가 지는 것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털었다. 분홍색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며 온 땅을 연한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차후 청소하는 것이 조금 힘들지도 모르나 그것까지 자신이 신경 쓸 수는 없었기에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로 하며 치아키는 미소지었다.
"그래도 역시 이런 날에는 다른 이와 놀러다니는 것이 최고인데 말이야. 끝나기 전에 한 번 더 올까. 그때는 좀 더 여유롭게 놀 수 있는 이를 대충 불러서 말이야."
역시 그것이 조금 아쉽다는 듯 치아키는 괜히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나중에 집에 돌아가면 자신의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서 같이 꽃구경 한 번 더 하자고 졸라볼까 생각을 하며 그는 잠시 발걸음을 멈춰섰다. 저편에 보이는 신사 때문이었다. 저 신사에 들어서기 전에 꽃이라도 하나 사서 들어가는 것이 좋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주변을 둘러보니 하루노하나히메를 모시고 있는 신사에서 연 꽃을 파는 노점이 눈에 보였다. 치아키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그 노점으로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올해도 꽤 바쁘시네요. 아하하. 올해도 꽃 하나 살까 싶어서 왔는데." "아이자와 군이구나. 그쪽이야말로 노점 차려서 일하는 것 같던데 오늘은 쉬어?" "이제 할만큼 했으니까 쉬어야죠. 저도 슬슬 마츠리 좀 즐길까 싶어서." "그렇게 말하는 것치고는 혼자인 것 같은데?" "아하하. 그렇게 아픈 곳 푹 찌르면 꽃 사기 싫어지는데."
노점 주인과는 이전부터 아는 사이인지 서로서로 가볍게 장난을 치다가 치아키는 진열되어있는 꽃 중에서 푸른빛 수레국화를 작은 꽃다발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며 지갑을 열어 체크카드를 꺼내 내밀었다.
"꽃다발? 하루노하나히메님에게 주는거니?" "가끔은 그렇게 줘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 원래 꽃 한송이를 받는 것보다는 꽃다발을 받는 것이 기분이 좋아지는 법이잖아요?" "후훗. 그래? 알았어. 그럼 예쁘게 만들어줄게."
카드로 결제를 마친 후, 노점 주인은 아주 예쁘게 수레국화들을 모아서 꽃다발을 만들었다. 푸른빛 꽃다발을 두 손으로 받으며 지갑을 다시 주머니 속에 집어넣은 후 치아키는 미소를 지으면서 꾸벅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 후, 다시 신사로 향했다. 근처에 있는 벚꽃빵을 파는 노점을 잠시 바라보지만 특별히 무슨 말을 하거나 하진 않으며 그는 그대로 신사 계단을 향해 천천히 위로 오르며 토리를 통과했다.
"그러면... 소원을 빌긴 빌어야하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는지 수많은 꽃들이 놓여있는 그 자리를 바라보며 치아키는 조심스럽게 푸른빛 꽃다발을 내려놓았다. 이어 합장을 한 후, 가만히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다. 특별한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올해 그가 빌 소원은 그저 '올 한 해가 가미즈나 고등학교의 학생들에게 있어서 특별한 한 해가 되길 바라고, 자신이 그 한 해를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기여를 하게 해주세요' 정도였으니까. 상당히 소박하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아주 큰 소원이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치아키가 학생회장이 될 때 내세운 프레이즈는 돌아봤을 때 즐거웠던 한 해였으니까. 그것을 지키고 싶다는 듯, 정말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 소원을 빈 치아키는 일 분 정도가 지나자 다시 눈을 떴다.
"그리고 할머니가 조만간에 한 번 놀러오래요."
사정을 모르면 무슨 소리를 하는가 싶을지도 모르는 그런 말을 남기며 치아키는 살며시 뒤로 돌아서서 신사 밖을 향해 걸었다. 꽃도 바치고 소원도 빌었겠다. 이제 남은 것은 적당히 마츠리를 즐기는 것 뿐이었다. 어딜 갈지는 스스로도 알 길이 없었으나 적당히 돌다보면 재밌는 것이나 즐거운 것이 반드시 있으리라. 고등학생으로서 있을 수 있는 마지막 한 해동안 정말로 많은 추억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그는 더욱 싱긋 미소를 지었다.
"재밌는 거 없으려나. 즐거운 거 없으려나. 혼자 노는 친구들 없으려나."
그런 혼잣말을 바람에 태우며 잔잔한 콧노래를 남기며 그는 그저 앞으로 걸었다. 목적지는 없으나 그럼에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시간 속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보이며.
>>277 ㅋㅋㅋㅋㅋㅋㅋ 아닛. 하지만 아플 때는 아프다고 하는 것이 맞다구요! 참는 것은 안 좋은 것이다! 아플땐 쉬는 것이 맞는 거예요! 오..노력이 0이라니. 그럴리가 없어요. 살면서 노력을 한 번도 안했을리가 없다구요!! 그러니까 노력도 한 5 정도 줍시다! 딱 평균으로! 그 와중에 미모 9..ㅋㅋㅋㅋㅋ 공식적으로 미남 맞군요! ㅋㅋㅋㅋㅋㅋㅋ 아닛. 케이블카에 갇혀서 오히려 엄청 좋아하잖아요! 인증샷이라니..ㅋㅋㅋㅋ 아. 귀여워...
>>283 치아키가 누군가를 만나서 논다...라. (고민중) 일상이 잡힌다면 그럴 수도 있기야 하겠지만 지금 대충 상황을 보니 멀티를 하는 이들도 많고 이미 다른 이와 신나게 논 후인 분들도 많아서..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일상을 한 주 통째로 쉬어버리는 바람에 캐릭터와 접점도 없고 그렇다보니..(눈물) 이렇게 된 이상 그냥 친구를 적당히 불러서 놀았습니다 루트로 간다!
유치하고 치사하다고 했죠! 우쭐거리는 아저씨에게 삐죽거립니다. 못 되게 말하는 건 알지만 그렇게까지 못 되게는 말 안 했으니까요.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표정이 어떤지 모를테니까요, 삐죽거렸는 지도 모를테니까 안심입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표정이 안 보여서 좋은데,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감기에 걸렸는지 묻는다거나 왜 쓰고 있냐고 관심을 받을 때가 있어서 싫습니다. 그래서 학교에는 못 쓰고 가요.
“...‘아저씨 옆에 앉기’ 싫다고요.”
아저씨가 싫다고 한 적 없습니다! 놀리는 거라고는 알고 있지만, 말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저런 식으로 말하면 그러지 못 해요. 그렇다고 좋다는 말은 절대 안 할 거지만요. 그러면 또 놀릴 게 분명하니까요! 싫지 않다는 말 밖에 못 합니다. 어릴 때는 어려서 할 수 있었던 건데, 지금 똑같이 굴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부모님이랑 좀 다퉜다고 아저씨랑 한국 갈 거라고 할 수 있을 리도 없고, 서투른 한국말로 아저씨한테 말 걸어보는 것도 못 합니다. 세월을 탓해도 아저씨는 신인 걸 어떡해요! 인간이랑 신의 시간은 다른게 분명합니다. 제 시간이 훨씬 짧으니까 빠르게 변할 수 밖에 없어요. ...그렇다고 제가 이러는게 잘 한다는 건 아니지만요.
“............아저씨, 더워요?”
벤치에 앉는다고 두 주먹 꼭 쥐고 만세를 부르던 아저씨가 갑자기 옷을 건네줍니다. 전 이미 집업을 입고 있으니까 추워보여서 준 건 아닐테고, 그럼 무릎에 덮으라는 것 같아요. 근데 아저씨가요? 건네받은 옷을 깜빡거리면서 내려다보다가 물어봅니다. 방금까지 장난치더니 갑자기 그럴 것 같지는 않아서 옷을 맡아달라는 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네받은 옷을 잘 들고 있어요.
“이름 부르지 마세요.”
들키기 싫으니까요! 저도 아저씨를 아저씨라고 부르는 건 잠깐 멈춰야겠어요. 역시 누가 들으면 이상한 호칭이에요. 아저씨 말고...... 삼촌도 아니고, 비- 아저씨나 모농 아저씨도 못 써요. 도깨비 아저씨라고 부르는 건 더 안 됩니다. ...이름 밖에 없어요. 눈 딱 감고 부르기로 합니다.
“괜찮아.” 그러면서 어렴풋이 웃는다. 눈동자에는 여전히 광채가 없지만, 요이카는 확실히 웃었다. “오히려 나는 이렇게 있으니 더 편안한 것 같기도 하네. 아⋯. 그래도 배전에 들어가려면 몸을 정갈하게 해야겠다. 좀 도와 주겠어, 당신?”
푸석한 머리카락을 연신 긁어서 꽃잎을 떨어뜨리며, 남궁 린 쪽으로 등을 보이고 고개를 돌려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도움을 청하는 눈길이다. 대저 인간을 비롯해 어느 짐승이든 부모와 자식이 헤어질 때는 슬퍼하는 마음이 있는데, 이는 나무도 마찬가지라 봄에 꽃잎을 떨어뜨리고 여름 장대비에 줄기를 떨어뜨리고 가을에 열매를 떨어뜨리며 겨울에 낙엽을 떨어뜨릴 때 드는 마음이 그러하다. 곧 봄비에 곰삭아 바스라질 꽃잎들이 잠깐이라도 나이 많은 나무의 머리꼭대기에 다시 올라탈 수 있어서 기뻤다면 요이카도 기뻐할 것이다. ‘그래도 지금 이 상태로 돌아다니는 건 곤란하단다.’ 하면서 요이카는 작은 꽃잎들과 기분 좋게 이별했다.
“나무에 깃들어 사는 코다마들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가족 같은 존재니까 마음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글쎄 여기 신사에 계신 신령님이 어떤 성격인지는 나도 모르겠네. 그래도 꽃을 돈으로 사는 건 마음이 불편한데.” 눈앞에 집채만 한 벚나무를 두고도 꽃을 꺾는다는 건 선택지에 두지 않는다.
“⋯내가?”
애석하게도 불가능하다. 키구치 요이카의 신체(神體)가 지금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생각하면 당연하다. 더 이상 꽃과 열매를 맺을 수 없는, 나무의 잔흔에 불과한 존재. 불임, 아니 부종(不種)의 몸이라고 불러야 할까.
물론 가미즈나의 모든 은행나무에게 부탁한다면 그들은 쇠락했으나 지체 높으신 카모아시야마 은행나무 신령을 위해 기꺼이 꽃과 열매를 내어줄 테지만(올 가을에 남궁 린에게 퍼부을 「축복」도 바로 이런 방식이 될 것이다), 자연의 섭리를 어기고 벌써부터 꽃을 피우라고 독촉할 수는 없는 노릇이며, 은행나무 꽃은 암꽃과 수꽃 모두 보잘것없이 생겨서 신에게 공양할 물건이 못 되고, 무엇보다 이 숲 내부에는 은행나무가 없어서 한 송이 받으러 가려고 치면 거리가 멀다.
“아니, 개인적 사정이 있어서 지금은 못 피워.” 요이카는 긴 말 않고 이렇게 일축했다. 대신 요이카는 바닥을 조금 둘러보다가, 성질 나쁜 바람 아니면 부주의한 여행객이 마음대로 꺾어서 바닥에 내쳐 놓은, 꽃 핀 가지 하나를 주워들었다. “그 대신에, 이 가지를 가져가서 숲의 임자한테 되돌려주는 걸로 하자. 이러면 그 신령님도 당신의 소원을 들어줄 수밖에 없을 테니까.”
하네: 087 추울 때의 버릇은? 작아진다.... 옷 속으로 숨는다......! 몸을 옹송그리기 시작하고 많이 추우면 아예 쭈그려 앉아버려. 옷도 소매 다 빼서 손 숨기고, 목도리 안으로 숨어버린대. 🥶
236 그가 죽으면 슬퍼할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요? 낭랑청춘열일곱에게 이런 질문이.........? 😇 일단 가족들이랑...... 돗가비신님하고 리오도 슬퍼하지 않을까........ 아르바이트하는 곳 사장님이랑 일하시는 분들도.........?
019 메신저와 sns의 프로필사진은 어떤 식? 피팅모델 인스타그램 계정은 맨 처음에 피드로 올린 컷이고, 라인은....... 프사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있어도 적당한 사진 아닐까? 동그란 참새 사진, 고양이 앉은 자리 피해서 쌓인 벚꽃잎 사진 같은 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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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괜찮아—! 푹 쉬고 와. 🤗 그리고 나중에라도 언제든지 답레 잇기 힘든 부분 있으면 말해줘—! 하네 성격이 성격이라서, 일상 돌릴 때마다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기는 하거든. 😚
맞아요. 바로 ‘얻은것은실질아무것도없는데괜히이득본거같은모먼트’ 예요. ( ⸝⸝ ᷇࿀ ᷆⸝⸝ƪ)✧ 하네주도 미카주도 모두 소중한 주말,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며 보낼 수 있길⋯.
346 소중한_사람에게_네가_미워_라는_말을_들은_자캐는 헉(‘◇’) >>298 미카주 진단이랑 바로 이어지는 거 걸렸네요 요이카,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들어도 목석이겠지만 소중한 사람이라면⋯ 혼자 고민하느라 울지도 화내지도 못하고 며칠 동안 식음전폐 두문불출 하겠네요.
385 자캐의_아침_루틴 일어나자마자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샤워, 아침은 물 한 잔으로 대신해요. 그러면서 마당의 화초에도 물을 줍니다. 여기서 샤워한 걸 잊어버렸으면 한 번 더 샤워하고 등교. 교실에 가기 전에 원예부 온실에 먼저 들러 블라인드를 걷어요. 주말에는 느긋하게 반신욕을 즐기거나 하는데, 가끔 하루 통으로 자는 날에는 의미가 없네요
378 자캐가_목도리를_두르는_방식 Very castle rock n' roll(무지성 돌돌말이) 기법으로 꼬리가 안 보일 때까지 목 주위에 계속 여러 번 감아서 돌리고, 매듭을 따로 짓지 않아요. 굳이 그러는 이유는 요이카 왈 ‘나무에 매듭을 묶는 것이 오미쿠지의 흉을 묶는 것처럼 주술적인 의미가 있어서’라고도 하고, ‘옛날의 기근이나 교수형을 떠오르게 해서’라고도 하지만, 그냥 귀찮아서 대충 두른다는 설이 한계 배틀입니다. 왜냐하면, 남이 목도리 매 주면 잘만 그렇게 하고 다니기 때문에⋯.
쥰주, 일 파이팅입니다⋯. (˵ˊᯅˋ˵) 우리나라는 주말에도 일해야 하는데 이럴 거면 주말 한 4일로 늘려 줘야 한다고 봐요 린주도 부담 갖지 말고 천천히 주셔도 돼요! 저도 글 안 써질 때 고충을 잘 알다 보니까⋯. 힘들다면 ‘그렇게 소원을 빌었답니다!’ 하고 끝맺어도 괜찮고요.
추위거북모드 하네 상상만으로도 짱 귀엽네요⋯. (*ˊᵕˋ*) 하네한테 무슨 일 생긴다면 요이카랑 요이카주가 목숨을 바쳐 지킬 테니 걱정 없습니다 가미즈나의 귀여움 국보는 우리가 전력사수할 거예요.
>>307 식음전폐 두문불출................. 마음이 찢어지다......... 🥺 누군지는 몰라도 그 발언 철회시키러 가겠어...... 샤워 잊어버리면 한 번 더 하는 거 귀엽다. 😊 요이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겠네—! 목도리 둘둘 말고다니는 것도 귀엽지만 남이 해준 것도 그대로 하고 다닌다니 리본 매듭으로 목도리 매어주고 싶어. 🎀
그녀는 술술 나오는 자신의 이름을 들으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통성명을 권하면서도 먼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데엔 그를 떠보는 의도도 섞여 있었을까? 아주 오랜 시간 기다렸던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은 것처럼 퍽 즐거운 얼굴이다.
“그래도 정식으로 인사하고 싶어요. 저는 미야나기 사에라고 합니다. 그리고 선배님은······ 하시모토 선배라고 불러도 괜찮을까요?“
역시 본인 또한 어떤 호칭으로 불러도 전부 수용하겠다는 태도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 부원이 쪼르르 달려나와 주문한 카나페와 얼음잔, 베버리지를 테이블에 차례대로 세팅한다. ‘전부 알콜프리 음료들이라 따로 신분증 검사는 안 하구요, 이 카나페는······’ 부원이 열심히 설명하는 동안 미야나기는 가운데 놓인 버터 비어를 가만히 노려본다. —이건 어떻게 하는 거지? 내가 따르는 게 예의인가? 아니면 역시 연장자가 따르는 걸까. 그리고 이것도 건배? 같은 거 해야 돼? 나 참, 술을 마셔본 적이 있어야 알지! 하지만 여기서 더 지체한다면 없던 가오도 떨어질 것이다. 그녀는 얼음잔에 콜라 따르듯 한 손으로 버터 비어를 콸콸 따라내고는, 거품이 반 이상 이글대 도저히 눈 뜨고 못 봐줄 잔을 케이의 앞에 스윽 밀어주고 뿌듯한 표정으로 생글생글 웃었다. 그 다음은 자신도 한 잔. 크으! ······달달한 거품맛밖에 안 난다. 미야나기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잔을 부러 탁 소리가 나도록 내려둔다. 영화에 나오는 술 마시는 어른들이 그냥 그랬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치즈와 슬라이스 햄, 과일이 겹쳐진 카나페를 집게 손가락으로 들고 요리조리 살펴봤다. 그러다 말고 문득 케이의 눈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질문을 툭 던진다.
“왜 네 번이나 보러 와놓고 인사도 안 하고 가셨어요?“
// 뭔가 도중에 얘기가 나올 수도 있을 듯해서… 작년에 했던 콩쿨 작품(세 번 우려먹음)은 이거 ⬇️
https://youtu.be/jQ73d68HQCs
<돈 키호테> 1막 중 키트리 바리에이션! 실제 전공생들은 3막 걸로 작품 하는 게 국룰이긴 한데.. 그건 넘 길고.. 지루하고.. 내 취향도 아니라.. 짧지만 강렬한 1막으로 픽햇습니다 🫠
>>302 >>311 와아 고마워~!!!!! 스으읍 이제 보니까 피곤해서 그런 걸지도... 갑자기 졸려서 위에 쓴 저 말만 남기고 눈 감고 졸아버렸서... 앞으로는 일찍 자겟습니다 수면의 신님😇
>>302 가미즈나 겨울 때 추워하는 하네 꼭 보기...(이럼안됨) 추워하는 하네 귀엽지만 따뜻하게 해 주고 싶네~ 아니 근데 하네가 죽...어...?(´°̥̥̥̥ω°̥̥̥̥`) 으아악 안돼 사신님한테 떼쓸래~!!!!(후루토:?) 아마 아저씨도 진짜로 슬퍼할 거야🥺 지금까지 잘 모르던 진짜 슬픔을 그때 겪을지도🥺🥺
>>307 식음전폐......? 누군지는 몰라도 용서못해... 요이카가 웬만해서는 그렇게 심한 말을 들을 이유가 없을 것 같아서 두배로 너무해───!!!! 요이카가 목도리 둘둘말이 하는 이유는 혹시... 목도리 매는 법을 잘 모르기 때문도 있나요??😊 그런 거라면 이해도 가고 귀여워...
>>324 허걱 이걸 봐주다니 나... 엄청나게 감동 받아 버려.... (상냥함에.퇴마당함) 크윽 그거야 저분은 영국 왕실 수석 누네즈 님인걸 🫠 사에는 당연히 저 정도는 아니겠지만 동작 수행은 하니까 근력이 되기야 하겟지...??! 방구석 비실이인 나는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럽구먼... 홀홀 몸싸움 1등의 빛나는 비량 님 근력에는 발끝만큼도 못 따라갑니다 😇
>>314 미카....... 폰케이스도 없거나 투명케이스일 것 같단 느낌이......? 🤔
>>317 아기공주님이 요정이고 천사이자 실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는 순간입니다........ 사에가 연습하는 모습이라도 창 밖 너머로 바라봐보고파..... 🥹
>>323 어제 늦게 잤으니까 그럴 만도 해...... 오늘은 푹 쉬는 꿀잠 자자. 따뜻하게 해준다는데 도깨비불 밖에 생각나지 않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 도깨비불도 불이니까 따뜻....하겠지? 하네....... 인간은 필멸자니까.... 🤔 린이 슬픔을 배우는 일은 성장이지만 성장통이 너무 클 것 같은 느낌이네..... 🥹
진단에서 하네가 죽는단..... 가정이 나와서 tmi 풀자면, 사실 가족들이 과보호에 유달리 막내사랑이 심한 건 하네가 인간이기 때문이란 것도 조금 있어. 아무리 길어도 가족들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을 살다갈테니—라는 느낌이야. 🧐
>>326 쉿 현실적인 부분은 말하면 안돼(?) 와 이노리님 캡틴이 로또 당첨 운을 빌고 있대요─!!!
>>327 오~ 호주 여행 좋지!!! 나도 호주는 못 가봤지만👀 그래도 꾸준히 모으면 그것만으로도 기분 좋으니까 열심히 해보자구!!(ง •̀_•́)۶
>>328 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왜 요괴처럼 퇴마당해~!!! 헉. 세상에 어쩐지 문외한인데도 실력이 대단해 보였어...😲 그렇지만 사에도 엄청난 실력자!! 천재!!니까 대단하다구~ 나도 방구석 비실이 2라서 몸이 좋거나 운동하는 캐들 근육 상상하기만 해도 설레고 기분이 좋아져( ¤̴̶̷̤́ ‧̫̮ ¤̴̶̷̤̀ ) 몸싸움 일짱...? 그런 타이틀은 대체 언제 얻은거야ㅋㅋㅋㅋㅋ그건 종족의 차이라서 어쩔 수 없는 거잖아 그렇지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야호!!!
>>331 ㅋㅋㅋㅋ요즘 운동을 게을리해서 체력 빠진 탓도 있는 것 같아... 다들 잘 자고 운동 많이 하자😋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잠깐 그런 방법이...? 분명 불이니까 따뜻하긴 한데 뭔가 으스스한 느낌도 동시에 들지도🤔
신과 인간이 반려로서 이어지는 건 영원한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지만 혈연으로서는 그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넘 슬퍼...🥺 사실 이 아저씨도 가끔은 언젠가의 먼 미래를 상상해 보는데, 그때 타카나시家에서 딱 한 명의 자리만 영영 비어 있다고 생각하면 왠지 기분이 찝찝해져서 아직 그 이상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해🙅🏻♀️
>>33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아직으로서는 상상이 잘 안 가니까 잘 모르겠지만, 재밌을 거는 같아. 하네야 미안—!!! 🤗 (하네: ??)
>>340 나도.... 저녁 기온 상온 찍을 때까지 운동 안 한다고 바득바득 미루고 있는ㄷ 슬슬 때가 왔어........ 운동..... 해야겠지........ 🥹 따뜻하고 으스스한 도깨비불..... 만질 수 있나 궁금하다. 🤔 손으로 찔.... 찔리나? 아무래도 신과 인간의 인연이란 건 그렇지—! 반려로서 이어지는 것은 큰 결정이긴 해도 같이할 방법이라도 있지, 혈연은........ ☺️ 타카나시家 신들도 굳이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것 같고.
>>331 …하네탸갸 공주옷 입고 피팅 모델 일하는 거 구경하기랑 교환 원합니다(??) 하네주 어솨—!!
>>332 린주의 햇살.치유력에 그만 퇴마를 당해버리고 말앗습니다… 그치만 보통은 저게 평균인 줄 아니까 저게 잘하는 거라는 걸 알아본 것만으로도 린주 대단해~~~!!! 엑 가미즈나 일짱 린탸… 이거 공식 설정인 거 아니엇나요(?) 몸싸움 짱이라는 진단 이미 나 예전에 다 봐버렷다. 그의 눈부신 맹활략상 언제나 기대하고 있다구 😇
>>338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족들의 막둥이 하네 사랑 너무 러블리해….
헉 근데 내가 갓던 건 엄청 오래 전이라 요즘은 바.. 퀴.. 안 나올 수도 있으니까 행복하게 다녀오면 되는 거야!!!!
>>34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실제로 하네 아버지는 경찰 쪽을 생각하고 있었어서 더 웃기다.... 신이 되신 것도 순직하셨을 때 되신거란 설정으로 대강 생각해두고 있었거든..... 😊 근데 이 집안이라면 말리는 쪽이........................ 있, 있나? 🧐
>>345 공주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쇼핑몰 컨셉이랑 안 맞아서 정말 교환해드리고 싶지만 불가피한 관계로 저만 사에의 연습 구경하기권을 받아가도록 하겠습니다. 🥰 진심 반 장난 반의 도미노 쇼타임이지—! 재밌기도 하고 정말 충격이기도 하고. 🤗
>>346 미카한테 선물을 해줘야만—!!!! 이왕하는 거 고양이 모양으로 털이 복슬복슬한 인형 폰케이스도 같이 주고.... ☺️
>>344 오늘은 피곤해서 미루고 내일은 왠지 안 땡겨서 미루고...업보가 돌아왔다...🙄 온도 조절은 가능하니까 손 찔러보는 건 가능할걸~ 촉감은? 어떤 느낌일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상실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살아있는 동안의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지내면 되는 거니까 하네의 학창생활을 응원해🥹
>>345 앗아... 그 그런가요 제가욧????(제가요 짤) ㅋㅁㅋㅋㅋㅋㅋㅋㅋㅋ아 아니 기억하기론 아마 몸싸움 짱 설정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물론 종족상 힘이 엄청 센 건 맞지만🤔 아무튼 이 친구의 맹활약을 보려면 사에가 발레 회전으로 5연속 킥 날리는 장면 보여주시면 생각해보겠스빈다😉
>>346 야호 진짜지???? 히히히 그럼 나중에 진짜로 도전해봐야지~ 각오하고 있어 미카주😊
>>348 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틀린 적폐는 아닌 거냐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그런데 아버지가 순?직?으로 인해???? 나ㅏ... 나 갑자기 눈물이 멈추지 않아 아버님..~~~~!!🥺 ㅋㅋㅋㅋㅋ그러게 아무도 말리는 역 쪽에 들어갈 것 같지 않아... 다들 재미있어 보인다고 할 것 같은데 괜찮은가요???
>>349 누나만 그러는 게 아니라 다른 가족도 그랬던 거야?? 우웃 갑자기 수명물 느낌이 팍팍 나서 살짝 슬퍼질지두...🥺
"그 뜻이 아니란다. 너는 치사해져야, 달리 말한다면 좀 지저분해질 필요가 있어. 우야, 네가 내 손톱만큼만이라도 약았더라면 소원이 없을 텐데 말이다."
이건 타카나시 일가로부터 고소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발언일지도. 하지만 진심이다. 저로서는 가질 수 없는 그 선의에 때로는 경탄을 하면서도 혹 거친 황파에 쓰러질지도 모른다 생각하면 기분이 불편해지고 마는 탓에. 그는 괜히 쯧쯧 혓소리 내며 하네의 이마를 검지로 꾹 누르려 했다.
"왜 옆에 앉기가 싫은데? 구체적으로 내 옆자리는 싫을 이유가 무어냐?"
눈 가늘게 뜨고는 꼬치꼬치 물어대고 있으니 대놓고 짓궂은 심술이다. 그러다가도 덥냐는 물음에 무슨 소리 하냐는 듯 눈 동그래진다. "옷 때문에 부끄러워하는 것 아니었느냐?" …앗, 아니었다면 괜한 설레발이다. 그렇지만 들고 있어준다면 고맙지. 건장한 자기보다 한참은 어리고 귀엽게 보이는 아이에게 짐 맡기면서도 그는 한 치의 민망함 없이 당당하게 넘어가기로 했다.
"이름이 아니면 부를 말이 없지 않아. 정 싫다면 꼬맹이아가씨선배요녀석깜찍이짹짹이하네찌라고 부르는 수밖에 없는데, 네 이걸 기껍게 듣진 않으리라 본다."
농담인 것만은 아니고, 타카나시나 하네가 안 된다면 별명이라도 불러야 하는데 그것도 지금 상황에 쓰기에 썩 반가운 것들은 아닐 듯해서. 그는 하네가 자신을 확실히 '린'이라 부르자 대번에 얼굴이 환해져서는 기습적으로 하네의 후드 쓴 머리를 마구 쓰다듬으려 들었다.
"언제였더라, 벌써 몇 주는 되었지? 그때도 지나다니던 도중에 보았는데… 진정 우연이야! 운과 운명이란 것은 본래 나 같은 신조차도 쉬이 엿볼 수 없는 흐름이라 어찌할 도리가 없는 법이다."
우연이야!라며 해명하는 부분에서 비량은 제 무릎까지 치면서 힘 주어 말했다. 아니, 분명히 사실을 말하고 있지만 그렇게 변명하는 것처럼 말하면 되레 의심스럽지 않은가. 왜냐하면 그도 신경쓰고 있기 때문이다. 염치가 없다 해도 일말의 가오는 있어서 기분 나쁜 아저씨가 되기만큼은 진심으로 싫어하는 중이라, 이미 조카 같은 아이랑 학교까지 같이 다니고 있는 마당에 스토킹 의혹까지 생겨버리면 그 비량조차도 자괴감에 비명을 지를지도 모르는 일이다…….
괜찮다는 너그러운 마음씨에 와…하며 질색 같은 감탄을 하지만─너무 선량해서 음귀로서의 본능이 경악해 버린 것이다─ 나무라서 이쪽이 편안한 것 같다는 뜻으로 들리는 말에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장난에도 완급이 있어야 하는 법이라, 마냥 개구지고 못된 짓만 해서는 어딜 가나 밉보이는 말썽꾼만 되기 마련이다. 그도 그것을 알기에 요이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린은 머리칼 안쪽에 파고든 꽃잎이나 등과 옷의 주름에 붙은 것들을 살살 털어 주고선 "됐다."라며 마지막으로는 요이카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 주었다.
"사고 파는 꽃도 결국은 키워내고 사들인 사람의 정성 담긴 거라니까 싫어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나는 확실히 꽃보다는 나뭇가지에 달린 쪽이 더 멋있어서 좋네."
웬일로 물건에 담긴 마음 같은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하나 싶지만 결국은 꽃가지가 더 근사하다는 결론이다. 화훼 산업 종사자들에게는 미안한 소리나 꽃은 숲에서 찾아 해결하는 쪽으로 정했다. 요이카의 말에 그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네가 찾았으니까 네가 가지고 있어. 이왕이면 각자 하나씩 주는 게 더 좋지 않겠냐." 이곳의 나무는 더없이 무성하고, 사람은 꽃 핀 한때에만 아름답다 즐기고 말 식물의 가치 따위에는 무심하여 꺾어 낸 가지는 어디에나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자면 무척이나 쉽게 눈에 띄었다. 그는 잠시 한쪽에 쌓인 꽃잎 더미를 뒤적이더니, 꽃송이 종종 달려 있는 가지를 주워 척 들어 보였다. 밟히고 짓무른 꽃잎과 잎 부분을 툭툭 털어 정리하니 제법 깔끔하고 모양새 좋은 공물처럼 보인다. 시선은 가야 할 방향을 멀리 살펴 보았다.
"그럼 마저 가자."
끝이 없을 것처럼 첩첩이 뻗어 있던 숲길도 어느 순간에는 끝이 보이기 마련이다. 긴 길을 이루던 마지막 째의 한 그루를 넘자, 그곳에는 성대하게 만발한 꽃의 신사가 자리해 있었다. 먼저 다녀간 객들이 그러했듯 그는 꽃을 내려둔 후 눈 감고 소원을 떠올려 본다. 그저 스치는 바람 한 번쯤 기원해 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이리 빌어 보았다. 그러나 과연 제 사사로운 바람을 저 신이 도울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다. 발원을 마친 그는 다음 사람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고선, 요이카를 찾아가 씨익 웃으며 물었다.
이제는 기색이 조금이나마 바뀔 것 같을 때마다 움찔거리기 시작한다. 어릴 때부터 남들 눈치 보는 것에 익숙해지다 못 해 통달을 한 이였으므로. 다행히 이쪽을 바라보는 그 시린 빛에 해를 끼치거나 할 것 같은 기미는 보이지 않았지만서도, 난생 처음 받아보는 기묘한 관심의 시선인지라 알게 모르게 긴장되는 것은 매한가지다. 것, 거, 거리가 가까운데요~~~~!!! 방금 처음 만난 이의 익숙치 않은 적극성에 머릿속으로 마구 비명을 질러대는 것 같기도 하고. 가까워지는 만큼 최대한 몸을 뒤로 빼서 거리를 유지하려 했으나, 이미 등은 막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것이 문제로다. 이, 이거... 이거 맞나? 맞나~~~~??!?! 사치 베르단디, 패닉! 이미 사색이 되어서는 소년의 물음에 말을 더듬으며 앗아, 아버지가, 아아아이슬란드, 하고 어버버거릴 뿐이다.
그리고, 그리고 갑자기 소년은 어딘가로 훽 사라졌다. 잠시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이, 이런 급전개 익숙하지 않아요옷~~~~~~!~!!!!!!!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고장난 기계마냥 얼빠진 얼굴로 소년이 나간 출입구를 바라보다가(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는 것만은 묘하게 생생히 느껴졌다), 일단 자신의 머리를 내리찍었던 책을 들어 툭툭, 먼지를 턴 뒤 제자리에 다시 돌려놓았다. 그리고서는,
“........도망칠까.....”
중얼거린다. 어쩐지 묘하게 눈이 죽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거리감과 이런 급전개... 아아 어머니, 아버지, 저의 부족한 인싸력으로는 맨정신으로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어요.. 퍽 진지한 얼굴로 아주 잠깐의 고민을 해 보나 싶었더니.... 벌컥! 이게 웬 일! 등 뒤에는 순식간에 다시 돌아와 버린 그의 모습이. 히이익~~~~~!!!~! 내지를 뻔 한 새된 비명을 겨우 목구멍 아래로 내리누르고. 주춤주춤 뒤를 돌았다.
“이, 이건 무슨...”
채도 높은 노란 종이에 붉은색 무늬. 글씨? 그림? 어쩌면 한자같은 것. 워낙에 갖은 부적에 손을 대 본 터라 이것이 못 해도 어떤 주술적인 도구이긴 하리라, 하는 것은 대충 짐작이 갔으나. 지금껏 일본 내에서는 본 적 없었던 형태다. 자신이 가지고 있었다고 이야기하는 걸로 보아서는 아마 한국의 부적 즈음이라도 되는 모양이다. 지니고 있으면 운이 좋아지는 것이라니, 솔직히 솔깃하기는 했지만.
했지만!
“...그, 그런데 이걸 왜... 저에게, 주시나요?”
조심스레 묻는다. 처음 만난 이에게 갑자기 운이 나쁘다고 하질 않나, 막무가내로 덤벼(??)오지를 않나, 이제는 갑자기 부적을 주겠다고 하지를 않나.. 대체 무슨 의도인 것인지 통 알 수가 없으니, 조금 경계해 볼 만도 하지 않나.
>>386 호오.. 소금.. 소금인가....(번뜩!) 하지만 린쟝이 아파할지도 모르니 이번만은 놓아주겟읍니다. 하지만 담번엔 얄짤없다(파지지)
ㅋ..ㅋㅋ .ㅋ.... 아니....빠른 제조에 이유가 있었구나.......(이마팍팍) 이런 귀한 피를 사치에게 낭비해도 되는거니 그런거니....?ㅠㅠ.. 근데 그거랑 별개로 피로 썼다고 얘기하면 기겁하기는 하겠네요..... 나중에 엇 붉은색이 좀 탁해진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면.........
리오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잠시 뭔가 생각하는듯 손가락 하나를 세워 입술에 가져다댔다. 영원히 함께 잘 지낼 수 있도록 소원을 빌었으니 이 소원이 이루어졌는지 어떤지 알 수 있는건 죽고 나서가 되려나. 곧잘 죽어버리겠다고 말하는 리오는 '죽는다'라는 것에 대해 크게 거리감이 없었어서 별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남겨두고 먼저 떠나버린다고 생각하면 숨이 턱 막혀오고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자기파괴적인 행각을 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 리오는 그건 싫네- 하고 생각하며 다시 미소를 지었다.
" 응- 하레하네도 안아줬으면 좋겠어."
예쁜 벚나무 아래에서 기념사진을 찍고싶다. 그리고 이왕에 찍는 기념 사진이라면 이만큼이나 친하다고 잔뜩 과시할 수 있는 사진을 찍고싶다. 그리고 이왕에 찍는 기념 사진이라면 온 몸으로 착 달라붙어서 온기를 나누던 이 순간을 남겨두고싶다. 리오는 안될까-? 하고 고개를 갸웃하며 바라보았다. 어릴적에는 곧잘 끌어안고 했었다. 등하굣길에도 놀때도 공부할 때도 리오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하고는 항상 붙어있고 싶어했다. 어찌보면 굉장히 이기적인 일일지도 모른다.
" 하지만 하레하네가 싫다고 한다면.. 그건 그거대로 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
좋아하는 사람에게 싫어하는 행동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 쯤은 알고있다. 싫어하는 것을 계속 강요한다면 결국에는 미움받게 될 지도 모르니까. 보통의 경우라면 '안 해주면 이 자리에서 죽어버릴거야' 하고 말하면서 히죽히죽 웃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 악의와 집착은 대상과 상황을 가리지 않았지만 리오는 자신이 이 악의와 집착을 고쳐먹겠다고 다짐했던 것을 떠올렸고 오늘같은 축제날과 벚꽃이 잔뜩 핀 성스러운 장소에서는 이런 말을 하면 더욱 더 미움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한 번 더 물었다. 메이드카페에서 일할때처럼 애처로우면서도 귀여운 표정을 한껏 지어대면서.
케이는 남자 부원이 주문된 음식과 음료를 설명하는 것을 예의있게 들었다. 그리고 사에가 버터맥주를 노려보다가 이내 잔에 따라서 주는 것을 보고 꾹 웃음을 참았다. 그야 맥주 거품 가득으로 맥주를 따랐는 데다가 잔뜩 각오한 얼굴로 원샷을 때리는데 웃음이 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케이는 눈웃음만 살짝 지으면서 이내 사에처럼 앞에 따라진 맥주를 마셨다. 그러던 중 들려오는 질문에 케이는 조금 유쾌해졌다.
"인사를 하고 갔어야 했을까요? 하하. 다음에는 그렇게 할게요. 이제는 아는 사이니까."
자신이 그렇게 눈에 띄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사에의 태도는 자신이 왔다 갔었다는 것을 다 아는 것 같았다. 굳이 찾아가 인사정도는 할 사이는 아니였기에 그저 있었던 것이었는데, 다음에 인사하지 않으면 퍽 섭섭해하려나. 케이는 사에의 빈 잔을 가져와 잔을 기울여 따랐다. 자신의 빈 잔에도 맥주를 따랐다.
>>385 응응 재밌었다~~ 하루 마무리를 드라이브로 했는데 제법 괜찮았어.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또 가고싶네~ >>387 안녕 캡푸틴!! 보아하니 지짐을 당해야할 상황인 것 같은데.... 감기기운 날리기 위해 지짐이 안하면 리오가 죽어버릴거래~ >>388 바람 잔뜩 쐬고 왔다!!! 머리가 개운해졌어~!
이 녀석, 자연스럽게 이름으로 부르려고 하고 있다! 사치가 아닌 다른 학생들과도 이미 초면에 이름 부르자며 들이댄 적 있지만, 사치에게는 유독 더 자연스럽고 급속하게 밀어붙이려고 하고 있다. 필시 휘두르면 어느 정도 휘둘릴 것 같다는 간악한 판단에서 나온 행동이리라. 상대의 성격에 더불어 본인의 외국인 설정도 동시에 노린 듯했다. 그는 나름대로 현대 상식 풍부한 MZ-神이므로 사치가 말하는 나라가 어느 곳인지 대강 떠올릴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라면 저어기 먼 북유럽 쪽에 있다고 했었나? 유감스럽게도 대략적인 위치 말고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아무튼 같은 학년이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해!"라며 쉴 새 없이 인싸 발언을 하며 사치의 정신을 빼놓고 있다.
"접어도 되니까 주머니나 지갑 같은 데 넣어두면 도움 될 거야."
본래 부적은 이렇게 날로 써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인간이 효력 있는 부적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계하고 부정을 피하고 정순한 마음으로 정수 올리며 분향을 하는 등의 번거로운 사전작업이 필요하지만, 신 본인이 쓴 것이니 그리 정성들인 것보다도 대충 만든 이것이 효력은 더 차고도 넘치리라. 뭐어, 문제가 있다면 본래는 못해도 홍령사(紅靈砂)로 써야 할 일을 귀찮아서 몰래 손가락 깨물고 피로 썼다는 것 정도? 사치의 눈썰미가 좋다면 어쩐지 부적에 그려진 선이 양 조절 안 되는 잉크처럼 굵기가 들쭉날쭉하고, 가는 붓이 아닌 무언가로 그어서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외국산 부적이라 원래 이렇게 생긴 거라고 이해해 준다면 다행인데. 신의 피라 다른 것인지, 인간으로선 알지 못할 수를 쓴 것인지 붉은 액체는 이미 깔끔하게 말라붙어 있으며 그 색 역시 주사(朱沙)처럼 새붉으니 단번에 눈치채기는 어렵겠지만. 망량의 피라 불길하면서도 동시에 상서로운 신으로서의 피이기도 하다. 벽사와 호신의 본질은 귀신 겁주는 것이니 가지고 있는다면 재액이 도망갈 터, 운 좋아진다는 말은 적어도 거짓은 아니었다. 물론 이 붉은 글씨의 원료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면, 으음. 부디 영영 모르길 바라야겠다.
마치 폭풍처럼 요란하게 들이닥치고 나간 그는 다시 돌아왔을 때 새로운 의미의 폭풍을 몰고 왔다. 사치의 의심은 합당했다. 다른 것 제쳐두더라도 다짜고짜 네 운이 나쁘다며 좋아하다가, 갑자기 운 좋아지게 하는 부적을 선물한다는 행동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러나 당당하게 대답할 이유도 있다! 경계 섞인 물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방금 날 도와줬으니까?"
여러가지 사감이 상당히 섞여 있긴 해도 그렇다, 은혜 갚기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였다. 선생한테 쫓기던 그를 서툴게 거짓말까지 해가며 숨겨주려 했으니까. 그는 상당한 기분파이며, 기분 좋을 때는 이것저것 퍼주기도 하는 신이다. 이 여아 꽤 기특한데 흥미롭기까지 하니 이런 것 못 해줄 이유가 없었다. 린은 이제는 지독하리만치 초롱초롱한 눈으로 열심히 고개 끄덕이고는 대답을 기다렸다.
>>401 말나온김에 드라이브가는 사치 짤 이라던가 보고싶네.. 예쁜 야경을 배경으로 엄청 비싼 차를 타고 그 안에서 두 손으로 핸들 꼭 잡고 긴장 엄청 한 사치.. 으악 보고싶다!!!!!!!!!!!!!!!!! >>402 1쿨 엔딩 기념 퀴즈같은건가~~ 안된다구 그런 퀴즈내면~ 정서에 안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04 죽어버리겠다는 캐릭터송도 정서에 안 좋아서 탈락-!
>>402 다음에는.. 술... 로......(메모28382번) 아니 피냄새는ㅠ 나는 거냐구요ㅠㅠㅋㅋ~~~~!!! 우아악....🤦🏻♀️ 선물.. 선물인데 이제 조금 오컬틱한.... 괘괘괘괜찮습니다 운을 좋게 해 준다는데 이정도는 아 당연히 괜찮지~~!!!~!~!!
>>403 그럼 내일 외출할 때도 따수게 입고 나가시기에요 따숩게...🙄
>>405 아ㅠㅋㅋㅋㅋㅋ사치한테 비싼 차를 맡기면 10분정도 뒤에는 보닛이며 범퍼며 문짝이며 멀쩡하지 않아질지도 모르는데 괜찮나요? 괜찮나요...?! 오히려 드라이브라면 리오쪽이 더 잘 어울리지 않나 싶은... 약간 가죽자켓같은거 입고 오픈카 타서 한 팔 탁 걸치고 한 손으로 여유롭게 운전할 것 같은 느낌이에요👀👀
>>407 반파된 차 주차시켜놓고 망했어요 망했어요.. 하는 사치가 보고싶으면 쫓겨나려나..😃😃😃😃😃😃😃 앗 리오 운전인가~~ 자동차도 좋지만 뭔가 리오, 오토바이 태우고 싶다는 생각은 드네~ 이런 오토바이 타고 마스크 탁 쓰고 멍하니 바라보는 그런거... 보고싶다악😃😃😃😃😃😃😃😃😃😃😃😃😃😃😃😃😃
>>408 어려운 질문 키타앙~ 【 Dark Me Love Me 】 이거 괜찮은 것 같다! 지금 듣는 EDM곡에 나오는 가사인데 뭔가 어울리네😃😃
에, 엇, 엑, 에에? 고장난 회로는 소년이 자연스럽게 제 이름을 편히 부르는 것도 알아채지 못한 채 로봇처럼 뚝딱거릴 뿐이고. 몇 초 뒤에야 뒤늦게 자각하고선 히이익, 하고 비명이라도 지를 것 같은 얼굴로 경악하고 있을 뿐이다. 사, 사삿, 사, 사, 쑥스럽기도 하도, 어쩐지 숨고싶을 만큼 부끄러운 기분이 들기도 해서 얼굴이 대번에 홧홧해지는 듯 하다. 베르단디라고 평범히 불리는 것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지 모르는데 어쩌면 이렇게 간단히 불도저처럼...?! 너무 방대한 양의 인싸-에너지가 한꺼번에 밀려들어와서 머릿속과 함께 눈이 팽글팽글 도는 기분이다. 이, 이, 인싸의 친화력에 정화당해서 저 같은 음침마녀는 곧 소멸해버리는 것이에요ㅡ!!! 그러나 그렇게 될 리는 없다. 그저, 거기서 계속 그렇게. 어법버 어버버버. 잘 부탁해ㅡ 부탁해ㅡ 부탁해ㅡ 부탁ㅡ해ㅡ 소년이 내뱉은 말은 이미 날아가버린 이성 가운데 메아리처럼 맴돌고.
이성은 부적 이야기를 꺼내면서부터 겨우 돌아왔다. 정신이 없어 기분 탓인지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가볍게 누르며, 사치는 망설임이 가득한 손길로 조심스럽게 누런 종이를 받아들었다. 그런데, 이거, 이 붉은색 무늬.... 묘하게 수상하지 않나? 붓글씨도 아니고, 펜도 아니고, 뭉뚝한 무언가로 마구 문질러 쓴 것 같은 것이......
순간 머리를 슥 스친 생각.
냄새를, 맡아 볼까?
.....그러나 기껏 선물로 준 부적인데 그런 행동을 하는 것도 기분 나빠 보이겠다 싶어, 얌전히 포기하기로 한다. 사치는 아무리 사회성이 바닥이라 해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
“도, 도와....”
....아무리 생각해도 그 행동과 연기력이(물론 자신은 최선을 다 했지만)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눈 앞에서 마구 반짝이며 빛을 뿜고 있는 눈과는 다르게, 조금 가라앉은 동태눈을 하고서는 아, 하하, 기묘하게 마른 웃음을 조금 흘릴 뿐이다. 이 사람 정말 긍정적이구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게다가 어쩐지 방금까지 쫓기던 사람 치고는 기분도 꽤 좋아 보이는 것이..... 여, 역시 수상하다. 수상해. 그러나 그 얼굴에 이제는 악의가 없어 보임을 깨달았으므로. 손에 들었던 부적을 조심히 두 손으로 품었다. 고, 고고, 고마워요, 감사인사도 잊지 않고.
>>406 아ㅠㅋㅋㅋㅋㅋㅋ운전자 사치... 뭔가 간지나게 운전하는 건 어려울 것 같고 맨날 차 타고 출발할 때마다 부적 두 손으로 붙들고 uu)oO(오늘도... 안전히....!) 이런 기도 할 것 같죠... 그러나 하나둘씩 늘어가는 범퍼의 기스가....👀 그래도 한 번쯤은 그런 광경을 보고 싶기는 하네요... 도트선글라스같은거 씌워주고파
>>408 캐릭터... 송? [하교길 불운은 끝나지 않아 ~unlucky infinity~] 가사 물론 하교길에서 당하는 온갖 불운스토리의 집합인 것으로
>>409 큐큐ㅠ큐ㅠㅠ큐ㅠㅋㅋㅋㅋㅋㅋ어? 그거 공식인데요?(리오주:예?) 근데 진짜로 반파된 차 앞에서 죽은 눈으로 망했어요 망했어욧... 애초에 운전면허조차 따면 안 됐던걸지도 몰라요... 할 것 같은뎁쇼...?🤔🤔 헉; 오오오오토바이? 말도안돼 그 아키라 그것처럼 급브레이크 촤좌ㅏ좌좌좟 밟은 뒤에 헬멧 벗으면서 머리칼 찰랑. 피어싱 반짝. 이런 리오가 보고싶어졌어요...😳
>>414 이런 이스터에그? 아 오히려 땡큐입니다.. 너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뭔가 린의 웃는 얼굴이 양심에 찔리는 기분이 들어서 어쩐지 냄새는 안 맡을 것 같달지()
치사해진다거나 지저분해야한다거나 약아야 한다거나, 저는 이미 그래서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어요. 부끄럽다는 이유로 상처될 수도 있는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 건 이미 치사합니다. 부끄러움을 핑계로 대고 그 뒤에 숨어있는 걸 잘 알아요. 사실은 겁이 많고 제가 상처 받기 싫어서 남한테 가시를 세우는 걸 지도 모릅니다. 눈이 피곤해도 매일 렌즈를 쓰고 있고, 아저씨에게 학교에서는 모른 척 해달라고 부탁하고, 아르바이트도 숨기고 있습니다. 아저씨의 소원은 이미 진작에 이루어져서 안 이루어지는 지도 몰라요.
“바보같은 소원이에요.”
꾹 눌린 이마를 만지작 거립니다. 제가 아저씨의 이마를 누르는 건 버릇없는 것 같고, 볼을 누르는 건 똑같이 되갚아주는 것보다는 장난 같아요. 그래서 아저씨의 손등을 손가락으로 꾹 누르려 합니다.
“아는 사이로 보이기 싫습니다.”
아저씨에게 모자를 씌워두기야 했지만, 저도 후드를 뒤집어쓰고 마스크를 쓰고 있긴 하지만 알아볼까봐 불안한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아요. 차라리 교복을 입고 있었더라면 옆에 앉기 싫다고까지는 안 했을 거에요. 교복을 입고 있으면 평범한 학생 타카나시 하네이니까 괜찮습니다. 가족들이 자주 그러는 것처럼 모습을 휙휙 바꿀 수 있다거나, 숨길 수 있다거나 하면 좋을텐데요. 하지만 저는 인간 세상에서 인간으로 살아가야 하니까, 가족들한테 기대버릇하면 안 됩니다. 다른 세상인걸요.
“......철 들었어요?”
무릎에 덮으라는게 맞았던 것 같습니다. 잘 들고 있던 겉옷을 조심조심 무릎 위에 덮어요. 잘못해서 바닥에 소매라던지 끝부분이 닿아 끌리지 않게 덮습니다. 그렇지만 아저씨가 철 들었느냐는 물음은 취소입니다.
“방금까지 부르던 ‘우야’는 어디 갔는데요?”
대놓고 입술을 삐죽거립니다. 마스크가 가려주니까요! 철 들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마자 이상한 별명이나 지어부르고,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요. 사실 엄마랑 아저씨랑 남매가 아닐까 하고요. 정말 삼촌일지도 몰라요. 신이라는 존재들이니 국경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잖아요. 서로 남매라는 사실을 모르고서 여태 지내왔을 수도 있습니다. 장난치기 좋아하는게 저보다 더 우리 가족같습니다! 봐요, 이것도 똑같습니다. 후드 아래로 머리가 헝클어지는게 느껴져요. 사진은 다 찍었으니까 이제 세팅은 의미없지만요.
“.........그럼 그동안.........”
제가 숨기려고 했던 건요?! 다 알면서 모른 척한 거에요? 다시 쭈그려 앉고 싶은 기분이에요. 숨고 싶어요! 얼굴이 빨개지면 안 됩니다. 아저씨가 이 사실을 어떻게 했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 후에 혼자 집에서 후회해도 늦지 않으니까요.
손가락 하나만 입술에 가져다대는 건 ‘쉿’ 이라는 뜻입니다. 조용히 하라는 뜻도 되고, 비밀이라는 뜻도 되는 손 동작이에요. 저는 조용히, 소원이 이루어질 때까지는 비밀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건 그런 이유에서였어요. ...이 다음부터 말수가 줄어든 건 잇쨩의 ‘쉿’ 때문이 아니라 제 부끄러움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안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니까요. 숨을 쉴 때는 들이쉬고 내쉬고의 반복인데 지금은 조금 다릅니다. 숨을 삼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얼마나 부끄러운지 숨 쉬는 방법도 까먹어버린 모양이에요.
“...못 하겠습니다.”
이건 힘내는 영역이 아니에요! 노력의 영역이 아닙니다.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요. 고개를 갸웃이면서 바라보는 잇쨩에게서 어릴 때의 모습이 겹쳐보이지만, 전 이제 어리지 않은데......... 잇쨩이 안아주는 것도 이미, 이미 부끄러우니까요. 마주 안아주는 건 더 힘든 일입니다. 분명 얼굴이 빨개질 거에요. 더운 기분이 든다거나, 열이 나는 것 같다거나 하는 기분 정도로 그치지 않을 겁니다.
‘싫은 건.........’
싫은 건 아닙니다. 싫은 건 아니에요! 못 하겠다는 것 뿐이니까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잇쨩만 저를 안고 있는 건 사진으로 보았을 때 이상할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마주 안아주면 분명 잇쨩은 좋아할 것 같다고 생각해요. 이렇게까지 부탁하는데, 하고 싶다고 하는데...... 이것도 눈 딱 감고 하면 괜찮을 수도 있을까요? 눈 감고는 잇쨩이 어디있는지 모르니까 안을 수 없습니다. 눈을 뜨고서 할 수 밖에 없어요. 이러질 다른 곳을 볼 수는 있겠지만요. 팔을 잇쟝의 등 뒤로 두르면 끝입니다. 이론 상으로는 그게 끝이에요. ...부끄러워서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버린 탓에 죽어버렸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들은 적 없으니까, 괜찮을 거에요. 괜찮을 겁니다.
“...............찍을 거면 빨리 찍어요.”
사진으로 예쁘게 나올 지 어떨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잇쨩을 안으려고 했어요. 팔에 힘을 주어도 마음대로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몸이 목각 인형처럼 굳어버린 것 같아요. 마네킹이 저보다 유연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굳어있으면 안았을 때 잇쨩도 불편할텐데 긴장을 심하게 많이 해서 쉽지 않습니다. 낯뜨거워요. .........그런데 안고서 사진은 어떻게 찍을 수 있는 걸까요? ............사진을 찍어줄 분을 구하고 나서 안아야 사진을 찍을 수 있단 생각이 듭니다. ..........바보일지도 몰라요. 아니, 바보입니다.
리오는 못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안아주는 하네의 모습에 얼굴 가득 미소를 띄우고 응. 하고 짧게 대답하며 꼭 끌어안았다. 헤어지기 싫다거나 지금 이 순간이 계속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는 듯이 꼭 끌어안았다. 어깨에 얼굴을 묻고 눈을 감고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것은 잊었는지 조용히 숨을 쉬며 시간이 멈춘 듯 그렇게 가만히 서 있었다. 잠깐 어색한 침묵이 내려앉을 수도 있을 잠깐의 시간을 가만히 꼭 안고 있던 리오는 꼭 안고 있던 탓에 의도치 않게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 하레하네, 좋아해. 오늘 같이 와줘서 고맙구 항상 친하게, 내 바보같은 어리광 다 받아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
사진 찍기로 했었다는 것은 까맣게 잊었는지 시간이 멈춘듯 그렇게 눈을 감고 가만히 등을 토닥였다. 눈을 감으면 새카만 어둠이 보인다. 제 속을 갉아먹는 듯한 새카만 어둠이 보인다. 시리도록 차갑고 그 어린 시절에 갇혔던 작은 냉장고처럼 숨을 쉴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어둠이 보인다. 혼자였다면 감당하지 못했을 외로움이지만 지금은 가슴이 따뜻하다. 체온이 느껴진다.
" 에헤헤, 좋아 - "
그리고 눈을 뜨면 보이는 것은 주황색으로 빛나오는 노점의 전등, 예쁜 분홍색으로 알알이 떨어져 내리는 벚꽃, 건강하고 따뜻해 보이는 검은색 머리의 여자아이. 깃털처럼 가볍고 하늘처럼 맑은 소중한 친구.
" 한 손으로 찍으면 되니까 - "
리오는 한 손으로 핸드폰을 들고 셀카모드로 돌렸다. 알알이 떨어지는 벚꽃이 최고조에 이르러 가장 많이 떨어지는 이 순간에 찰칵, 하고 꼭 끌어안은 모습을 담고 미소를 지으며 잠시 또 끌어안고 볼을 살짝 부비다가 천천히 몸을 떨어트렸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정말로 약은 하네를 떠올리자니… 아, 이건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정은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하고, 공상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을 일이기에 좋게 느껴질 뿐이다. 그리 험하게 되지 못할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에 저 같은 망종도 저 아이를 아끼는 것 아니겠나.
"금방 했던 말은 철회야. 너는 그저 네 마음 가는 대로 살아라. 옛적에 그랬듯이 씩씩해도, 지금처럼 새침해도 좋으니 이상한 잡놈들이 하는 감언일랑 듣지 말고!"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다가 갑자기 젊은이에게 난데없는 조언 날리는 것이 어르신의 특징이다. 그런데 설교하는 선생처럼 차분하게 일러주다가도 끝에 가서는 갑자기 급속한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뭔가. 게다가 하네가 제 손등을 꾹 누르자 평상에 앉은 영감이 그러듯 제 무릎 탁 치며 "함부로 이리 귀엽게 굴어도 안 돼!"라고 경악을 한다. "아, 그래도 나한테는 더 해 주렴." 물론 훈계의 의미는 절대 아니었다. 손등 척 내밀면서 당당하게 더 해달라고 하지 않는가. 혼자서 가르치다가 급발진하다가 철없는 소리 했다가, 북치고 장구치고, 이게 꼰대인지 삼촌인지 유치원생인지 뭔지…….
"하면 얼굴이라도 바꿔 주랴? 그런 것이라면 어렵지 않단다."
아, 모자 씌워준 게 그런 의미였나? 아는 척 자제해 달라는 부탁의 연장? 그로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을 하나하나 신경쓰면서 지내야 한다니, 역시 섬세한 건 피곤한 일이구나 싶다. 철 들었냐는 물음에 그는 당당하게 말했다. "그럴 리가!" 자랑스러워 할 게 따로 있지. 이런 헛소리를 당당하게 외쳐서는 안 된다. 이어서 하네가 '우야'는 어디 갔냐는 예리한 지적을 하자 이번에는 시선이 슬쩍 딴 곳을 향하더니.
"쳇."
수틀렸다는 신호건만 숨기지도 않는다. 젠장, 모르는 척 자연스럽게 꼬맹이(이하생략)하네찌라고 부르려던 내 장대하진 않고 허술한 계획이…! 무안하니 그는 마지막으로 쓰다듬던 머리 정신 쏙 빠지도록 휙휙 쓰다듬고는 그런 짓 한 적 없는 척이나 했다.
물론 이 부적은 타고난 운수를 바꿀 수준은 되지 못한다. 기껏해야 사소한 악운 조금 막아줄 물건에 불과했다. 5번 일어날 불운을 4번 정도로 줄여주는 정도는 되려나? 작은 호의를 베풀 수는 있으나 결국 저 여아의 일생은 그의 소관이 아니니 방도 없는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 불운은 옆에서 구경하고 있자면 썩 재밌을 듯해 말이지. 운 나쁜 게 좋다고 했으면서 운 좋아지는 물건을 안겨준 데엔 그런 속셈이 있었다. 사치에게는 조금이나마 액이 줄어 좋고, 린 자신은 그걸 빌미로 친한 체 할 수 있으니 좋고, 5번 일어날 일 4번으로 줄어도 여전히 구경할 거리는 많다는 뜻이니까. 윈윈 전략이다. 그런 얍삽한 속내는 싹 숨긴 채 순수한 호의인 양 눈웃음치는 꼴이 언제나처럼 가증스럽다.
"응, 도움이지! 결과보다는 노력이 더 중요한 거라잖아."
넌 선생님을 속이려 하면서까지 날 도와주려 했어!라는 의미가 담긴 칭찬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어떻든간에 거짓말로 스승을 속여넘긴 일을 선행처럼 포장하려 드는 것은 궤변이다. 이 양반, 사실은 도깨비가 아니라 마음 속에서 비도덕적인 충동을 부추기는 작은 악마일지도. 명심해 두자. 한량처럼 날로 먹기 좋아하는 린이 '결과보다는 노력' 같은 건실하고 올바른 소리를 입에 담을 때는 대체로 겉맛 번드르르한 소리로 상황을 무마하려 드는 것이거나, 세 치 혀로 남 등쳐먹으려 하기 위해서일 뿐이다. 사치는 당장은 부적의 문제를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그러면 이제 만사형통인가. 자신은 선생 따돌려서 좋고, 이 여자아이와 이야기도 많이 했고, 여기서 할 일은 더 없다. 사치에게 더 놀자며 귀찮게 굴기엔 저 여자아이 내성적이라 과도하게 밀어붙이면 역효과만 날 것 같기도 하고…….
"그러면 난 볼일 다 봤으니까 이제 가볼게!"
부적 가져오느라 그나마 멀어졌던 거리가 다시금 급속하게 좁아들었다. 린은 사치가 뭐라고 할 틈도 없이 냉큼 사치의 손 잡고 악수하듯 위아래로 휙휙 흔들려 들고는, "만나서 반가웠어. 다음에 또 보자!"라는 말만 남기고 다시 쌩하니 사라져 버렸을 거다. 이 모든 일들이 번갯불에 콩 볶듯 순식간에 지나간 일이었다. 번갯불처럼 번쩍번쩍 왁자하던 한 명이 사라진 공간에는, 한동안 소란의 여음만이 윙윙 맴돌지 않았을까.
저는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는 건 전부 운 때문일테니까요. 잇쨩같은 친구가 있다는 것도 그래요. 잇쨩한테는 더 좋은 친구가 있어도, 그 친구를 저보다 아껴도 이상하지 않으니까요. 클로버를 좋아하는 것도 운이 좋다보니까, 행운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네잎클로버 때문에 그런 걸지도 모릅니다. 누가 들으면 뻘생각이라며 웃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생각이라도 하고 있지 않으면 못 견딜 것 같아요. 저는 똑같이 꼭 끌어안아주지도 못 하고, 엉거주춤 안는 모양새만 따라하고 있는 것 같은데다가, 상냥하고 부드러운 이야기도 해주지 못 하니까요. 대답이라도 해야하는데 목소리도 제대로 못 낼 거 같아서 입술을 꼭 물었습니다. 고개라도 열심히 끄덕거려요.
‘사진... 사진 찍자고 말해야............’
조용히 안고 있으면 제 숨소리도 이상한 것 같고 심장 소리도 이상한 것 같고, 전부 다 이상한 것만 같아서 머리가 핑핑 돌아요. 들은 적이 없다고 안심하려고 했던 부끄러워서 죽었다는 첫 사례가 제가 될 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는 못하더라도 기절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진을 어서 찍어야 하는데, 그럼 다시 안았던 걸 놓았다가 다시 안아야한단 생각에 머리가 새햐얗게 번지는 것 같아요. 그때 잇쨩이 한 손으로 찍으면 된다고 말합니다. 바보라고 말하지만 그것도 거짓말인 거 같아요.
“잇쨩, 손.”
사진을 어떻게 찍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바보같이 나왔다면야 분명 저일거에요. 잇쨩이랑 언제까지고, 잇쨩의 소원대로 영원히 함께하는 친구가 되려면 좀 더 힘내야합니다. 표현은 확실한 편이 애매모호한 편보다 나으니까요. 그래서 사진을 찍고나서, 잇쨩이 기분좋은 고양이처럼 만족한 채 떨어지는 것 같을 때 손을 요구합니다. 잇쨩의 손 위에 글자를 적어요. 4글자입니다. ‘わたしも’, 저도 그렇다고 말하진 못하고 글로 적습니다.
“네, 빨리 가요.”
사진만 찍고서도 즐거웠으니까, 노점에서도 분명히 즐거울 거에요. 잇쨩네 집에 가서도요. 오늘은 하루가 조금 많이 길 것 같습니다.
# 길게 돌렸으니까...... 이걸 막레로 받아도 될 것 같아. 🤗 이러고서 노점 가서 잘 먹고 잘 놀고 집 가서도 잘 놀다 잘 잤습니다—하면 될 것 같아. 물론 더 잇고 싶다면 더 이어도 상관없으니까 리오주 원하는 대로 해줘! ☺️
아저씨는 꼭 이럽니다. 좋은 말을 해줄 거면 좋은 말만 해줘도 될텐데, 귀담아들으려다가도 새침하다느니 해버리니까요. 전 별로 새침하게 군 적 없습니다! ... 쌀쌀맞게 대했을 지도 모르지만 제 감정이나 마음을 모른 척한 적이 많은 건 맞지만요. 감언일랑 듣지 말라는 건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가 저한테 뭐라고 한단들 아르바이트하면서 포즈 바꿔달란 말이라던지,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지문 읽으라고 하는거나 문제 풀어보라고 할 때 정도 밖에 없습니다. 이런 건 감언이 아니니까요. 거기다 귀엽게 굴기는 누가요! 더 해 달라는 건 뭐냐고요!
“스토커.”
척 내민 손등을 빤히 바라보다가 손가락을 가져가기는 했습니다. 꾹 누르지는 않았고, 꼬집었어요. 더 해달라고 한 아저씨가 잘못입니다. 그래도 손톱은 안 세웠습니다. 고민하기는 했지만요, 손톱에도 매니큐어라던지 파츠같은 걸 붙여놔서 긁히면 아플 수도 있으니까요.
“............싫어요. 완전.”
생긴 건 처음 보는 사람이 아저씨처럼 군다고 하면 바로 도망가고 싶을 것 같아요. 아저씨니까 그나마 이 정도인데요. 상상만 해도 고역입니다. 낯선 얼굴이 아까처럼 군다고 생각해보세요. 함부로 이리 귀엽게 굴어도 안 된다고 하더니 자신한테는 더 해달라고 한다거나, 이런저런 귀여운 말을 줄줄이 붙인 호칭으로 부르겠다고 한다거나...... 낯섦이 한계를 넘어서 속이 안 좋은 기분이 듭니다. 차라리 익숙한 사람이 계속 그러는게 나아요. 지금의 확실한 속 뒤집어짐과 혹시라도 들킬 가능성을 저울질 해야한다면 전자가 더 힘듭니다.........
“네. 실언했습니다. 망언했어요.”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나 혀 차는 소리 좀 보세요. 한국에서는 곰이 사람이 되겠다고 쑥과 마늘을 먹었다는 설화가 있다던데, 이 아저씨도 쑥과 마늘을 먹이면 철 좀 들까요? 곰도 사람이 되는데 신도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합니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걸 들키기라도 했는지, 불꽃놀이의 피날레라도 되는지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되게 머리를 헝클입니다. 리본이라던지 머리핀들도 같이 엉켰을 게 뻔합니다. 아무리 후드를 쓰고 있다지만 이건......... 눈초리를 보냅니다.
“가족들한테 말할 거였으면 아저씨한테도 안 숨겼어요. 바보에요?”
말도 안 되는 소리에요! 1년이 넘도록 잘 숨겨왔는데 그럴 리가 없습니다! 눈초리를 더 열심히 보냅니다!
린 의 오늘 풀 해시는 마음당_자캐가_남기는_메모 ㅓ... 이건 트위터 전용인 것 같으니까 패스!
자캐와_반려동물은_사이가_좋은가 반려동물이 없지만 일단 있다고 치면 대형견을 키우지 않을까? 평소에도 개처럼 잘 뛰어다니니까 나름 죽이 잘 맞을 것 같은데...ㅋㅋㅋㅋㅋ근데 이제 神犬관계에 문제 생기면 개랑 진심으로 싸움...🤦🏻♀️ 개를 일방적으로 학대한다는 건 아닌데 그... 개랑 말싸움(린: 그건 네 잘못 아니냐!! 개: 왈왈왈컹컹컹)하고 엎치락뒤치락 할걸... 초등학생을 상대할때도 진심인 짤처럼 개랑 싸울때도 진심으로 맞짱을 까지 않을까...물론 대형견과 싸우는 건 위험한 일이지만 이 아저씨는 신이라서 개보다 세니까 괜찮아... 이 아저씨라면 곰이랑도 말싸움하고 호랑이랑도 투닥거릴 신이긴 한데 아니 그렇지만 동물이랑 진심으로 싸운다는 시점에서 이미 아웃 아니냐고🤦🏻♀️🤦🏻♀️🤦🏻♀️
자캐식으로_내_걱정은_하지마_를_말해보자 "그게 끝이야? 더 걱정 좀 해줘." "응, 그럼 여기서 더 걱정할 일 안 만들게. 그러니까 걱정은 이제 더 안 받을 거다?"
>>463 상황극판에 마음 만들어줘 🥹 (??) 대형견 키우면......... 대형견은 에너지가 넘쳐서 산책을 자주 해야한다는데, 둘 다 서로에게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 ☺️ 걱정하지마라는 말이 더 걱정 해줘로 시작하다니 이 무슨........ 린주가 참치들을 수자력공사에 취업시키려고 마음 먹었구나..........🥹 린주도 잘 다녀와! 🤗
안녕하세요, 타카나시 하네입니다. 지금은 세상이 새까맣게 어두워진 시간이고 저는 이 시간에 밖으로 나왔어요. 내일까지인 숙제를 학교에 두고 왔단 사실을 방금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경비원께 부탁하면 학교 문을 열어주실 지도 모르니까 일단 학교로 가보기로 했어요. ...여차하면 담 넘을 생각도요. 한 번도 넘어본 적은 없지만, 뜀틀 넘는다 생각하고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만큼 급하니까요, 원래는 지나치지 않던 공원도 가로 질러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숙제만 아니었더라면 밤 산책이었을텐데요. 봄이라서 군데군데 공원에도 벚꽃나무가 피어있어서 예쁩니다. 다시 렌즈를 끼고 나오기 귀찮아서, 안대를 하고 나와 반 밖에 안 보이긴 하지만요.
‘......와타누키 씨?’
저기, 저기에 있는 사람이 와타누키 씨 같아요. 이런 늦은 시간에 공원에서 무얼 하고 있는 걸까요? 밤길은 위험하니까 조심해야 하는데요. 착한 사람은 더욱 더요. 아니면 와타누키 씨도 숙제를 학교에 두고 와서 찾아가는 길일까요?
“와타눜으븝.”
바보입니다! 와타누키 씨를 부르다가 순간 깨달았어요. 저는 지금 교복 차림이 아니라 집에서 편하게 뒹굴던 옷들을 입고서 그 위에 외투만 걸치고 나왔다는 것도, 머리카락들도 정리하지 않았다는 것도요. 땋아서 깔끔하게 내린다던지 하지 않았어요. 이런 차림으로 아는 사람을 만나고 싶을 리가 없습니다. 심지어 내일 학교가면 마주칠 수 밖에 없는 사이를요. 이름을 부르다 말고 손으로 틀어막기는 했는데, 들릴 만큼의 목소리를 냈으니까요......... 뛰어서 도망치는게 더 이상한지 이대로 마주치는게 더 이상한지 고민합니다.
고개 기울이며 실실 웃는다. 왜, '짐짓 쌀쌀한 기색을 꾸미다'라는 뜻인데 딱 맞는 표현 아닌가. 하네 입장에서는 나름대로는 못되게 구는 것이라 생각하는 듯한데, 왕년에 흉흉할 정도로 못돼먹어 본 경험 있는 입장이라 이 정도는 귀엽게 보일 뿐이다. 그렇게 말해주고는 싶으나 제 옛날 이야기 꺼내기는 어려우니 그도 그 말은 하지 못했지만.
스토커라는 소리 들었어도 하네가 꼬집어 주었으니 심적인 데미지는 없다. 이, 이 맹랑한 꼬맹이. 이게 꼬집은 거라고…? 심히 깜찍해서 괜스레 더 괴롭혀 주고 싶지만 이미 머리는 너무 많이 쓰다듬어 버렸다. 더 했다간 혼날 것 같아서 일단 쓰다듬기는 겨우 참았다. 보아라, 저 째려보는 눈! 열심히 빛나는 눈초리에도 굴하지 않고 그는 뻔뻔스레 하네를 마주보았다. 아니,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귀여워하는 눈 말똥말똥 빛내며 실실거리고 있다.
"뭐, 가령 아는 사이인 것 들키더라도 괜찮다. 물리적으로 잊게 해 버린다거나 하는 방법이 있잖느냐."
한쪽 주먹 가뿐하게 쥐어 보이는데, 평소에도 하도 괴상한 소리 많이 하고 다니는 양반이라 이게 진심인지 농담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괜찮은 의견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에잇, 어른한테 바보라고 말하면 못쓴다."
하지만 위에서 참았다고 해도 얌전히 넘어간다면 그가 아니다. 또 기습적으로 하네의 볼 슬쩍 안 아프게 꼬집으려 하고는, 곧바로 화제를 돌려 시치미를 뗀다.
"참, SNS 계정 말이다. 그게 시단이야. 얼굴이 안 보여도 왠지 기시감이 들던 참에 네 사진 찍는 걸 보았지."
오늘도 미카는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뭘 하지도 않을 거면서 거리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끝내는 학교 근처 공원에 돌아와 버렸지만 해가 져서 산책로가 어둑어둑해지고 낡은 가로등이 하나 둘 켜져도 귀가할 마음은 들지 않았다 미카는 아까부터 쭈욱 같은 벤치에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등 의미없는 시간 죽이기를 하고 있다 심심한 입을 달래기 위해 문 막대사탕을 데굴거리며 당연히 등교할 때 입었던 교복 차림 그대로였다
문득 들려온 저를 부르려다 관둔 거 같은 괴상한 부름에 미카는 무심코 고개를 든다 목소리의 주인은 같은 반 타카나시 씨였다 집에서 방금 막 나온 모양인지 학교에서 볼 때와 조금 다른 모습이다 솔직히 말 걸어오지 않았다면 못 알아볼 뻔했으니
"음... 안녕."
미카는 고민하다 상대방에게 인사하기로 했다 평이한 어조에 담백하고 꾸밈 없는 인사다 오며가며 본 게 전부인 데면데면한 사이임에도 저쪽에서 먼저 아는 척(?)을 했으니 그보다 말하는 도중에 입을 틀어막은 것도 그렇고 한쪽 눈엔 안대까지... 어디 아프기라도 한 건가 딱히 걱정하는 건 아니지만 의문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고려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저씨야 저보다 훨씬 많이 살았고, 신이니까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무슨 못된 짓을 하고 나쁜 짓을 해도 새침함 정도로 밖에 안 보일거에요. 차라리 못되게 군다고 말했으면 정곡을 찔려서 할 말이라도 없을텐데, 새침하다가 뭐냐고요. 종족 차이를 메꿀 수는 없으니까, 단호하게 세 번이나 끊어내면 그만할 수도 있다고 기대하는 것 밖에 없어요.
“............인간이 성인이 되는 나이, 몇 살인지 알고는 있죠?”
아저씨 눈에는 제가 아직 처음 만났던 시절 즈음으로 보이는게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저렇게 쳐다볼 수가 있느냐고요. 아저씨를 마주볼 수가 없어서 시선을 피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손을 들어올려서 아저씨의 눈과 제 사이에 손바닥이라도 두어서 가리고 싶어요. 먼 산 정도만 바라보는 걸로 타협했습니다. 가령 저 너머 마츠리로 소란스러운 풍경이라던지, 아니면 제일 가까이 피어있는 꽃잎 갯수를 센다던지요. 대화에 집중하지 않는 건 실례지만 그렇지 않으면 못 견딥니다!
“경찰이 잡아가면 절대로 유리한 진술은 안 해 줄 거에요.”
신이잖아요! 좀 더 신같은 방법은 없는 건지, 애초에 안 들킬 생각을 하면 아무 일도 없는데 왜 그런 생각부터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진담이든 농담이든요! 주먹을 쥐고 있는 아저씨의 손 위에 손을 올려요. 꾹 눌러서 내리려고 합니다. 아저씨가 괜히 버티려고 하면 두 손을 쓸 생각인데, 두 손을 쓴다고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런데에 신의 힘을 쓰고도 남을테니까요.
“바보를 바보라고 핮......”
정말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마스크 아래로는 표정을 잔뜩 찌푸려도 눈만 보이니까요. 눈썹 사이 정도가 조금 찌푸려 졌을으지도 모르지만 그 정도는 괜찮습니다. 발음이 새서 웃긴 소리를 내게 될까봐 말을 바로 멈췄어요. 볼을 놓아도 잠시 찌푸린 표정을 계속 그립니다.
“그, 그............ 봤, 보고 있어요?”
얼굴은 안 보이게 했지만요, 쇼핑몰 피팅모델들 사진들 중에 멋진 척 하고 있지 않은 사진이 어딨다고요! 분위기 잡지 않은 사진은 단 한 장도 없고, 저도 그런데 그걸 진작에 알고 있던 거잖아요! 계정을 없앨 수도 없고, 벤치에 앉아있으니 쭈그려 앉을 수도 없습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그리고도 무릎에 얼굴을 묻을 기세로 수그립니다......
못 들었을 리가 없었습니다... 일단 입을 가렸던 손부터 내립니다. 아예 등 뒤로 돌려서 그런 적 없는 척을 해요. 속을 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속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자연스럽게 인사를 할 차례에요. 평소에 와타누키 씨한테 어떻게 인사를 했었는지 생각해보는데... 인사한 적이 없어요! 주번 활동을 하려고 왔는데 오해한 탓에 시비를 걸었거나, 보충 수업 안 가느냐고 붙잡은게 첫 마디였습니다. 싫어하는 동급생이라고 생각해도 할 말이 없어요.
“안녕하세요, 와타누키 씨.”
가볍게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합니다. 여태 안 했던 인사들까지도 포함해서 전달되면 좋겠습니다. 인사가 끝나면, 말을 하지 않으면 어색한 침묵이 찾아오고 말아요. 무슨 말이라도 해야합니다. 거기다 제가 먼저 말을 걸었으니까요, 어떤 말을 하는게 좋을지 고민해요.
“집 잃어버렸어요?”
...망한 것 같습니다! 집을 잃어버릴 리가 없는데요, 와타누키 씨는 여태 교복 차림이니까 집에 안 들어갔다고 밖에 생각이 안 됐습니다. 집에 안 들어가고 계속 공원에 있을 이유는 길을 잃은게 아닐까 생각해요. 가끔 집으로 들어가는 도어락 비밀번호를 까먹는다거나, 열쇠를 잃어버리거나 하는 것처럼요. 길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근데 휴대폰이 있으니까요, 길 찾기 쯤은 할 수 있을텐데... 이미 저질러 버렸으니 주워담을 수 없습니다. 말을 이어요.
"알다마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의미가 없어요. 옛날에는 네 나이면 어른 노릇 하기에 충분했는데, 그만큼 컸어도 내 눈엔 아직 꼬맹이로만 보여서 말이다!"
이십 대의 인간 젊은이들도 고작해야 10살 어린 십 대 아이들을 어린애 보듯 귀여워하는데 하물며 아장아장 걸어다닐 적부터 보아 온 신이라면 오죽할까. 몇 년 뒤 성인이 되고, 더 나이 들어 완연한 노년에 접어든다 해도 하네는 그에게 언제까지나 아끼는 '아이'로 남으리라. 필사적으로 부정하는 말에 더 놀리지는 않고, 하네가 제 시선 열심히 피하고 있자 끝끝내 고개 쑥 빼고 여기저기 들이밀며 시야 한구석에 끼려고 한다. 이리저리 도망다니는 시선을 그 역시 덩달아 좇던 중, 순간 그의 머리에 한 가지 생각이 퍼뜩 스쳐 지나갔다. 주변은 꽃이 만발했다. 경치 좋고 날씨도 온화한 때라 놀러 나온다면 좋을 날이다. 일하는 모습으로 마주쳤으니 혹시라도 놀지 못했을까 하는 정상적인 걱정이 설핏.
"참, 꽃은 많이 보았느냐?"
꾹 누르는 손길 따라 얌전히 주먹을 내려주었다. 고집 안 부리고 내려주는 걸 봐서는 농담이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진술은 해 준다는 게지? 우-쨩이 처음으로 혼자 심부름 하러 나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혼자서 경찰서도 가고… 의젓하기도 하지……." 그런데 이 아저씨 또 추억 눈깔 끼웠다! 흐르지도 않는 눈물 닦는 시늉 하는 걸로 봐선 이번에는 반쯤 장난인 듯하다.
붙잡은 볼 쭈욱 당기다 손을 놓았다. 마스크 때문이라 감촉이 살짝 아깝지만 어쩔 수 없지. 키득키득 얄미운 웃음 흘리다, 하네가 파묻힐 듯 구겨지기 시작하자 그는 위로하듯 등을 두드려주었다.
"걱정 말거라. 매일매일 봤다면 네가 필시 부끄러워 할 것 같아 가끔만 보았어. 으음, 힙하더구나."
엄지 척. 하지만 어쨌거나 이미 보았다는 시점에서부터 탈락이고, 고리타분한 말투로 힙하다고 하니까 느낌이 더 이상하지 않은가.
집 잃어버렸냐는, 다소 우스꽝스런 질문 아마 이 늦은 시간까지 교복 차림으로 공원에서 이러고 있으니 그 사연이 궁금한 거겠지 타카나시 씨는 여전히 틱틱대는 태도였지만 그렇다만 불편하진 않다 사과 쪽지를 받은 것도, 반창고 선물을 받은 것도 있기에 그냥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라 생각되니까
"그냥 집 가기 싫어서."
미카는 제가 이러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며 귀갓길을 잊어먹은 게 아님을 분명히 한다 늘상 있는 일이라는 듯 태평한 목소리 집도, 학교도 싫다 그렇다 하여 노숙을 할 순 없으니 돌아가긴 해야겠지만 입 안의 사탕이 어느새 녹아 없어지고 막대만 남아버렸지만 그저 막대를 익숙한 듯 물고 있을 뿐이다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습니다. 하려는 말이 마땅치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다음에는 아저씨보다 일찍 태어날 거에요.’ 말하려다보니, 다음이 있는 건 저 뿐이라서 말하지 못 했습니다. 신도 죽을 수 있다 한들, 그런 상상도 별로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단순히 입장 바꾸어서 생각해보기로 해요. 저였어도 몇 천살을 먹고서 보는 인간이라면 나이 불문 한참 어리게 느껴져 귀여워했을 것 같습니다.
“네, 어르신.”
그러니까 이렇게만 대꾸합니다. 애써 시선을 피하고 있는데 고개를 쭉 빼고서 쫓아오니까요, 일부러 눈을 제대로 마주치고 말했습니다.
“...아저, 린 씨는요?”
이름이 입에 붙지를 않습니다. 당연해요, 아저씨라고 불러온게 몇년인데요. 아무리 다른 별명을 지었어도 무조건 그 뒤에는 아저씨를 붙였는 걸요. 아무튼, 꽃구경을 물어보기에 아저씨에게도 그 질문을 고스란히 다시 합니다. 저보다야 아저씨가 고등학생인 척까지 해가면서 이곳에 와있으니까요. 거기다 이런저런 일로 전 마츠리에 온 것도 오늘로 벌써 세번째입니다. ...아저씨 좀 챙겨줄 걸 그랬습니다. 눈 오는 날 팔짝팔짝 뛰노는 강아지처럼 잘 다닌다고 아무생각 안 한 제가 무심했던 것 같아요.
“감옥에 면회도 갈 수 있습니다.”
무얼 미화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진술해주는걸 그렇게 생각할 건 아니잖아요! 심지어 유리하게 진술해주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요!
“.........차단할 거에요.”
휴대폰을 꺼냅니다. 아저씨의 계정을 차단하면 제 계정을 볼 수 없을테니까요. 이제껏 왜 이 생각을 못 했을까요? 진작에 차단해두었다면 속 편했을텐데요!
"자. 자.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오늘부터 학생회에서 새롭게 준비한 가벼운 이벤트인 '스코어 앤 붐'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봄날이 어느 정도 흘러간 어느 봄 날. 점심시간에 갑자기 교내 방송이 재생되었고 거기에선 학생회장인 치아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학생회장으로서 뭔가를 방송하려는 모양이었다. 정확히는 방금 이야기한 '스코어 앤 붐'에 대한 설명인 모양이었다. 아무튼 치아키는 신나는 목소리로 발랄하게 말을 이었다.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지금 교내 여기저기에... 정말로 여기저기에 저희 학생회 멤버들이 정말로 힘겹게 숨긴 QR코드지가 있는데 이걸 QR코드 인식기로 찍어서 점수를 모으는 그런 이벤트에요. 정말로 학교 여기저기에 숨겼기 때문에 아직 학교에 익숙하지 않은 이는 이것을 계기로 학교 여기저기를 돌아보는 것도 좋을테고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운동도 할 수 있고. 와. 학생회가 준비한 일석이조 이벤트! 하지만 QR코드에는 항상 점수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건 알아두세요! 때로는 폭탄이 그려져있기도 한데 이건 꽝!! 그리고 점수 중에서도 마이너스 점수가 있을 수 있으니 폭탄 그림이 아니라고 안심하진 말기!"
간단하게 룰을 이야기하자면 QR코드를 인식한 후에 폭탄 그림이 나오면 0점이지만 그 외에는 점수가 들어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플러스 점수만이 아니라 마이너스 점수도 있는 것 같으니 그 점은 미리 참고를 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또한 다른 이와 QR코드 점수가 기록되는 페이지에서 가위바위보 게임을 해서 이기면 최대 30점까지 뺏어올 수 있는 모양이었다.점수가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이렇게 뺏어서 점수를 채우는 것도 방법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점수는 총...
1점, 5점, 10점, 30점, 50점, -10점, -30점. 이렇게 주어졌으며 점수를 모은 후에 나중에 학생회에 와서 그 점수를 다른 상품으로 바꿀 수도 있는 모양이었다. 점수만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가져갈 수 있으니 꼭 하나만 가져갈 필요는 없는 모양이었다.
상품은...
10점 - 다이어리 한 개 30점 - 참치 열 개 묶음 세트 50점 - 고급 만년필 100점 - 상점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식권 세 장 200점 - 3만원 상당의 상품권 300점 - 가미즈나랜드 2인 자유이용권 500점 - (만약 얻을 수 있다면) 학생회에게 사용할 수 있는 소원권 777점 - (만약 얻을 수 있다면) 학생회에게 사용할 수 있는 소원권 2장
참가할지 말지는 자유였으나 가볍게 노는 느낌으로 참가를 해도 손해보는 일은 없지 않을까?
/2월 13일부터 2월 20일 0시까지 시작되는 스코어 앤 붐 이벤트에요! 간단하게 점수를 모아서 상품을 교환하는 그런 이벤트랍니다! 우선 >>0을 쓰고 학교를 탐색하는 레스를 쓴 후에 다이스를 굴리시면 된답니다!
맨 처음에는 점수냐, 폭탄이냐를 구분하는 다이스로 범위는 1~2. 1은 점수 2는 폭탄이에요. 그리고 여기서 1이 나오게 될 경우 점수 다이스로 1점, 5점, 30점, 50점, -10점, -30점. 이렇게 6개가 있어요. 마이너스 점수로 떨어지진 않으니까 안심해주세요! 하지만 기껏 점수를 모아도 -30점을 얻으면 다 잃어버릴수도 있겠죠? 그렇게 해서 마지막 날에 점수를 상품으로 교환하면 된답니다!
잃어버렸다는 답이 나왔으면 오히려 놀랐을 거에요. 아니라는 답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집에 가기 싫다는 말에 더 말을 못 했어요. 왜 집에 안 가느냐고 물어볼 새도 없이 답을 이미 받았고, 싫다는 걸 파묻는 건 별로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싫어도 돌아가야하는 건 알아요. 이런 바깥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있는 건 위험합니다.
“아빠가 경찰이었어요.”
그랬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사진도 보았습니다. 직접 그 경찰이셨다던 모습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지만요. 뜬금없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밤이잖아요. 어둡고, 으슥하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훨씬 적습니다. 나쁜 일 당하는 건 별로니까요.
“그러다 비행 청소년으로 잡혀갑니다.”
...그렇다고 말할 순 없어서 나온 말이 저 모양입니다. 솔직하게 위험한 일 당할 수도 있다고, 무서운 일 당하면 안 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오는 편이 더 나았을텐데 그건 언제나 어렵습니다. 제가 밤에 돌아다니는 건 그렇지 않느냐고 하면, 예외입니다. 신들이 가족이란 건 이런 때에 든든하게 느껴지고는 해요.
“집 멀어요?”
어차피 학교로 가러 나왔고, 학교는 이미 잠겼을테니까요. 언제 가든 경비원께 부탁해야하는 건 똑같습니다. 그러니까, 와타누키 씨를 집에 무사 귀가시키고 나서 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거에요. 싫다고 하면, 네, 이상하고 싫은 동급생에게 집 알려주고 싶은 사람은 없으니까 당연한 일입니다.
비행 청소년이 맞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입니다. 와타누키 씨랑 제가 알고 있는 비행 청소년의 뜻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제가 알고 있는 와타누키 씨가 와타누키 씨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분명 친절하고 상냥했습니다. 보충 수업을 땡땡이 치는 걸 한 번 보기는 했지만요, 그건 생각보다 다들 자주 하던 거 같으니까요.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그걸 비행이라고 해도 되나 싶은 겁니다. 비행 청소년은 조금 더 탈선한 이미지니까요. 그리고 비행 청소년이든 아니든 밤이 위험한 건 사실인데요!
“내일 교무실에 내려가서 ‘평소 와타누키 군에 대해 말해주겠니?’ 라는 질문에 대답하고 싶은 마음 없습니다.”
보통 그런 질문은...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듣게 됩니다. 특히 부정적인 방향으로 무슨 일에 휘말렸다던지, 무슨 일을 했다던지 할 때 물어보는 질문이니까요. 무슨 일을 당하는 것도, 무슨 일을 치는 것도 둘 다 반가울 리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와타누키 씨는 후자보다는 전자 같으니까요! 나쁜 상상을 내쫓습니다.
“그럼 가요. 진짜 길 잃은 거 아니면.”
멀지 않다면 더 상관없습니다. 볼 일 이야기에 학교 쪽을 언뜻 바라봤지만, 와타누키 씨가 집 가기 싫어서 하는 말인가 싶을 뿐입니다.
“무슨 상관이에요. 신경 끄세요.”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와타누키 씨가 집에 들어가기 싫은 이유가 잘 해결되면 좋겠어요. 혼자 밖에 있는 건 외롭잖아요. 집에 혼자 있는 것도 충분히 외로운데, 밖에서 바람까지 맞으면 더 그럴게 뻔합니다.
밀빛으로 느리게 어른거리는 유리 속에 어스름한 조명이 투명하게 녹아들었다. 구름층 같은 거품이 얇게 띄워진, 완벽하게 채워진 첫 잔이다. - 이럴 수가! 아까는 완전 거품맛밖에 안 났는데. 케이가 따라준 잔을 한 모금 들이킨 그녀의 낯빛이 절망으로 얼어버렸다. 버터 비어는 원래 이런 맛이 나는 거였구나······. 차마 음료라고 부를 수 없는 버터스카치향의 무언가를 떠올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다. 그녀는 자신의 패배를 완전히 인정한다. 카나페는 뒤로하고, 잘 따라진 버터 비어를 길게 삼키던 미야나기는 문득 이어지는 질문에 도리어 작게 반문했다. “글쎄요. 어떻게 알았을까.“ 무대 위의 어릿광대는 관객을 볼 수 없다. 어둠 속을 보기 위해서는 같은 어둠 속에 있어야 하지. 그 의문에 대한 답은 자신조차 알 수 없었기에, 미야나가는 엉뚱한 답변으로 대신한다.
”······춤추는 애들은 머리가 아주 좋아야 해요. 마스터가 순간적으로 툭툭 던지듯 지시하는 것만 듣고, 동작을 길게 이어나가는 걸 할 줄 알아야 하죠.“
똑똑해서 기억하고 있나 봐요, 하며 부러 과장된 어조로 머리를 흩날리며 거만을 흉내낸다. 직감이라는 뜬구름 같은 단어를 갖다 붙이기엔 너무 막연하고 꿈같다. 그러나 그는 항상 신기루와 연기를 닮은 사람이라, 옷깃을 스쳐 지나가도 알아보리라는 확신은 없었음에도 그녀는 거의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지 않나. 여기에 직감 또는 천명이라는 말 외에 어떤 이유를 들어 설명할 수 있을까? 그녀는 유리의 표면에 서린 물기를 느리게 쑬어내렸다.
“고등학생들은 발레에 관심이 잘 없지 않아요?“
괜히 던진 질문이라기엔 내심 궁금했던 터였다. 관심을 가진다 해도 유명 발레단의 전막 공연이나 가끔 보는 게 보통이지 일개 전공생의 콩쿠르를 챙겨보는 건 별로 일반적인 일은 아니다. 어쩌면 케이가 실제로 흥미를 가진 건 자신이 아니라, 그녀의 부친인 편으로 짐작하는 게 더 합리적일지 모른다.
보통 그는 인간 학생들을 지칭할 때 남자아이나 여자아이라 이르곤 했지만 요이카는 신이니 마땅히 부를 말을 찾기가 곤란했다. 그렇게 해서 적당히 찾은 표현이 '녀석'이다. 그건 아무래도 좋으니 됐고, 중요한 건 하네가 뭘 하고 누구랑 놀았는지다! 꼬치꼬치 캐물으려는 건 아니다. 그저 아쉽지 않게 충분히 놀았는지, 친구랑 재밌게 잘 다녀왔는지! 유희의 신들과 죽이 잘 맞는 신이라 그런지 즐거운 시간 잘 보냈는지가 대단히 중요한 관건인가 보다.
"면회도 와 준다는 게 어디냐. 정말이지 꼴보기 싫은 아저씨였다면 감방에서 붉은콩밥 먹고 고생하라며 코빼기도 안 비쳤을 텐데……."
아, 이번에는 감동 눈깔! 말만 들어서는 하네가 그를 어지간히도 박대한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의도한 건 아니고 그냥 비량이 주책맞아서 이러는 거다. 글썽거리며 웃는 이모지(🥹)같은 표정을 한참 하고 있다 차단하겠다는 말을 듣고서야 정신 차렸다. 그는 잠시 입을 떡 벌리고 경악하더니, 그 훤칠한 덩치로 저보다 작은 하네한테 냅다 매달려서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요 얄궂은 녀석아, 그것만은 안 돼! 네 그리 나온다면 작정하고 보고야 말겠다. 차단하면 다른 계정 만들고, 또 다른 계정 만들고, 남의 계정 돈 주고 사서 팔로우하고, SNS가 안 된다면 쇼핑몰 사이트로 들어가서 매일같이 새 사진 올라오는지 눈 시퍼렇게 뜨고 볼 것이야……."
이게 바로 스토킹이지 다른 게 집착이겠나. 물론 진심이 아닌 엄살이다. 하지만 다 큰 어른이 이러는 꼴 보자니 심히 징그럽다…….
"대신 차단 안 하면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가끔만 보마."
잠시 떼쓰기를 멈춘 그가 발랄한 표정으로 제안했다. 한쪽 눈 찡긋하며 같잖은 윙크도 빼먹지 않는다.
휴일이 되면 치아키는 자주 놀러나가는 편이었으나 가끔 이렇게 신사에 남아서 신사 일을 돕는 일도 있었다. 새전함을 괜히 쓸어보기도 하고, 새전함에 제대로 넣지 않아서 미끄러져 주변에 떨어진 동전을 주워서 새전함에 넣기도 하고. 그리고 괜히 빗자루로 길가를 쓸어보기도 하고. 지금의 치아키는 빗자루로 길가를 쓰는 중이었다. 신사에서 입을법한 회색 전통의상을 확실하게 차려입은 모습이 딱 신사 집안의 아들의 모습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아무튼 오늘은 유난히 사람이 오지 않아 꽤나 한가한 느낌이었다. 여름에 마츠리를 하게 되면 정말로 수많은 사람들이 올테니 지금 이 시즌에는 한가한 것이 오히려 그에겐 좋은 일이었다. 사람이 어떻게 365일 24시간 내내 바쁘게 보낼 수 있겠는가. 안 그래도 여름이 되어서 그 마츠리가 열리면 사람이 엄청 몰릴테니 그때까지는 가능하면 이대로 쭉 한가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괜히 어깨를 으쓱했다.
"물론 적당한 자극이 있으면 좋겠지만 말이야."
결국 누군가가 와서 참배하는 모습이나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치아키는 생각했다. 인연의 신인 키즈나히메에게 찾아오는 이들은 백 퍼센트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연애 관련으로 소원을 빌러 오거나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고 그 인연을 돈독하게 하기 위해서 오는 이도 있었고 짝사랑을 이루고자 찾아와서 소원을 비는 이도 있었다. 물론 자신의 할머니인 키즈나히메는 굳이 새로운 인연을 막 자신의 손으로 맺어주지는 않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과 자신의 가족만 아는 사실이었기에 그는 그 부분으로는 입을 꾹 다물기로 하며 과연 오늘 여기에 오는 이는 어떤 이유로 찾아올까. 그렇게 나름대로 궁금증을 품어보기도 하며 빗자루로 계단 부근을 천천히 쓸었다.
그렇게 계단 윗단을 다 쓸어내린 찰나 저 아래에서 누군가가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오. 참배하러 오는 사람인가? 그렇게 생각하며 일단 그는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여학생이 올라오는 것을 지켜보다가 가까워질 무렵에 미소를 지으면서 살며시 고개를 숙여 인사를 보냈다.
그럼 집에 가라고 종용하는 타카나시의 말에도 쉬이 뜻을 굽힐 생각이 없어보인다 그만큼 미카에게 집이란 곳은 숨막히는 장소였다 시간이 좀 더 지나 가족들이 잘 시간이 되면 그때서야 발소리 죽이고 조용히 귀가하겠지 그러니 아직은 갈 생각이 없다 타카나시 씨가 이 기분을 알기나 할까?
"...미안."
불쑥 튀어나오는 날선 말에 미카가 시선을 내리깐다 제 성깔이 좀만 더 더러웠어도 '너야말로 신경 꺼' 라고 일갈했겠지만 이번에야말로 상대방의 심기를 건드렸나 싶어서 부러 사과하게 되는 것이다
자캐가_잘하는_운동 잘하는 것 중에 좀 독특한 건 승마 🐎🐎 코어 있고 상체 유연하고 말도 좋아해서 잘할 것 같은…?? 물론 마장 마술까지는 못하고! 평범하게 원형 승마장 아닌 데서 구보 하고 자마 끌고 외승 나가는 정도는 가능한 레벨!
자캐에게_코드네임을_붙여보자 엇 이건 마니또에서 했던 거다…! (⬅️ 마지막 날에 들켯음) 윌리는 <지젤>에 나오는 처녀귀신인 '윌리들Wills'에서 따왔어. 거기에 Willi를 독일식으로 음차하면 빌리가 돼서 빌리 엘리어트를 연상시키는 언어유희도 노렸고… 월리를 찾아라도 노렷고… 중의적인 의미가 되게끔 노력햇어 🙃
자캐의_이상형 ……오타니 쇼헤이?? 오타니 닮은 거구의 장골 미남이 이상형인데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한 번도 못 만났다고 합니다 띠로리…~~~ 일단은 오타니 씨가 천년의 이상형인 걸로…
다행입니다. 다행히 아저씨 나름대로 재밌게 마츠리를 즐긴 것 같아요. 누군지는 몰라도 착하고 좋은 분일 거에요. 아저씨의 질문은 이제 저를 향합니다. 누구랑 다녀왔는지 묻는다면, 처음은 잇쨩이랑 다녀왔고 두번째는 우연히 학생회장 선배님을 만났어요. 잇쨩은 친구라고 말하면 되는데, 학생회장 선배님을 어떻게 말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학생회장 선배님이라고 그대로 말해버리면 누군지 알게될 게 뻔합니다. 사탕으로 장난치시려던 게 기억나니까...
“한 번은 친구랑 다녀왔고, 한 번은 사탕 선배님 만났어요. 그리고 지금은 아젓, 린 씨요.”
마츠리의 가장자리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마츠리가 보이기는 하니까요. 정확히 하자면 아저씨가 일방적으로 제가 아르바이트 하는 모습을 구경한게 맞지만... 어쨌든 지금은 같이 벤치에 앉아있고 꽃도 잘 보이니까 상관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꼴보기 싫다고 한 적 없습니다. 고생하라고 한 적도요.”
어릴 때 같았으면 삐졌을 자신 있습니다. 누가 잘못 들으면 제가 매일같이 못살게 굴기만 한 것 같잖아요! 요즘 들어서는 그런게 맞으니까 할 말 없지만, 그래도 어릴 때는 아저씨를 엄청 잘 쫓아다녔다는 걸 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너무 어렸을 때라고 기억이 잘 안 난다 해도 어릴 때 기억이 아예 없는게 아니니까요. 이번에도 눈초리를 보내려고 했는데, 실패했습니다. 아저씨가 또 주책이에요.
“징그러워요! 그리고 이미 눈은 파랗습니다!”
다른 계정을 만들겠다는 것까지는 그렇다고 칩니다. 근데 또 다른 계정을 만들고, 남의 계정을 돈주고 사는 건 뭐에요! 쇼핑몰 사이트를 매일같이 새로고침하는 건 또 뭐냐고요! 다른 사람이 들었으면 바로 스토커라고 경찰을 불렀을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정말 아저씨보다 나이가 많았다면야 철 좀 들라고 등을 팍팍 때렸을 거에요. 아저씨는 나이가 많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합니다.
“안 해요, 안 할게요.”
대패배입니다. 휴대폰을 다시 집어넣었어요. 윙크하는 걸 보고는 두 눈 꾹 감아버립니다. 안 보겠단 뜻이에요.
>>572 와. 승마라. 뭔가 갑자기 엄청 고급스러운 느낌이 되어버렸어요! 물론 그 전의 사에가 고급적이지 않다는 것은 아니고 뭔가 승마가 가능하다고 하니까 이미지가 더더욱.. 윌리...그렇죠. 월리 하지 말라고 보낸 메시지는 아주 잘 읽어서 특히나 신경썼답니다. 사실..윌리를 찾아라 거기서 따온거라고 생각한 것은 안 비밀! 보자. 오타니 쇼헤이 닮은 캐릭터...(캡틴 AI로 분석중)(결과는......)(통신이 끊겼습니다.
>>572 승마라니 역시나 우아한 "아가씨".... 코어와 상체가 건강하다니 볼 때마다 마음이 훈훈해져..😊 헤ㅔㅔ엑 처녀귀신이 유래였다니 오싹하면서도 꽤 멋있는데...?? 다들 코드네임 센스 있게 정했구나 그리고 오타니 쇼헤이 방금 검색해보고 왔는데 이 사람 어깨가...... 어깨가.....??? 어깨가 후지산....????? 사에 양 아주 멋진 취향의 소유자셨군요👍
오늘도, 오늘도 어김없이 사치 베르단디는 신사 투어에 한창이다. 이제는 안 가본 신사가 없지 않은가 싶을 정도. 그 중에서도 키즈나히메 신사는 어릴 때부터 질리도록 왕래하던 장소였다. 시치고산이라던가, 매년 새해 첫 참배라던가, 크고작은 행사에서부터 개인적인 일까지. 아마 마을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신사라고 하면 키즈나히메 신사를 가장 먼저 떠올리기 마련일 것이다.
문제는, 이 곳이 ‘인연의 신’의 신사라는 점이었다. 물론 키즈나히메는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의 역할도 하고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사랑과 앞으로의 인연을 위한 기도를 올리러 찾아오는 곳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사치가 어느 정도 자라 다른 신사를 탐색해서 제 발로 찾아갈 수 있게 되었을 때 즈음에는 왕래하던 빈도가 서서히 자연스레 줄어들게 되었던 것이다. 가장 큰 신사이기도 하니 혹시나 그 신력도 가장 강한 게 아닐까 싶어 첫 참배는 꼭 키즈나히메 신사로 가곤 했지마는.
그리고 바로 오늘, 사치 베르단디는 뒤늦게 무언가를 깨달았다. 인연이라는 것은, 인연이라는 것은 꼭 연인과의 관계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본디 인연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혹시 친한 친구를 만들고 싶다는 소원도 허용범위에 드는 것이 아닌가ㅡ??!!!?!하고.
…….그래, 그것이 바로 지금 사치가 키즈나히메 신사에 당도한 이유였다.
역시 대형 신사라고나 할까, 여기저기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깔끔한 모습이 눈에 띈다. 그리고 관리자도 한두 명 정도는 상주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 꾸벅, 자신을 향해 인사하는 사람의 모습에 자신도 가볍게 목례하며 스쳐 지나가는,
….지나가는?
……….?
??
………….아니, 학생회장님, 아닌가?
입학식 때 언뜻 보았던 얼굴을 잘도 기억해냈다, 사치 베르단디! 뭐? 뭐지? 눈이 이상한가? 드디어 환각이라도? 자신이 상대의 얼굴을 빠안ㅡ히 바라보고 있다는 것도 자각하지 못한 채로. 3, 4, 5, 누구라도 자신을 지나치게 보고 있다고 생각할 만 한 충분한 시간이 흘렀을 때, 헉! 뒤늦게서야 사치는 자신의 시선을 알아채고 말았다. 망, 망했다~~!!!!! 황급히 고개를 돌리고서는.
“아, 아, 안녕하세요~~~~!!!”
빨리 자리를 피하는 게 상책 아닐까…?! 총총걸음으로 급하게 모른 척 자리를 뜨려고 하며.
싫은 짓을 했을지도 몰라요. 너무 가볍게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또 사탕이랑 메모라도 써야 하나 싶어요. 이번 건 그정도로 안 될 것 같지만요. 제가 잘못한 것 같아서, 그러니까... 집으로 가라고 하는 것보다야 ‘아직’ 집 가기 싫다고 했으니까요. 아예 안 들어가려고 나와있는 줄 알았는데, 그것만 아니라면야 시간이 지나면 집에 간단 뜻일거에요. 그럼 저도 괜히 와타누키 씨를 괴롭히지 말고 학교에 가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과를 들었습니다. 이게 무슨, 무슨 사과일까요? 아무래도 저, 사고쳤습니다.........
“...별로 받기 싫은데요.”
받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와타누키 씨를 집에 보내는 거나, 여기서 앉아있는 거나 비슷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벤치에 앉았습니다. 숙제 찾으러 학교 가는 길이 결국 밤 산책이 되었습니다. 밤 산책이 될 줄 알았으면 렌즈라도 끼고 올걸 그랬어요. 반쪽짜리 풍경을 보다가 발끝으로 시선을 내립니다. ‘나 같은 놈’ 이라는 말이나, ‘시간 낭비’ 라는 말이 계속 걸려요.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고요! 그래도 같은 반인데, 몇 번 말도 해보긴 했는데, 비록 제가 바보라서 인사는 오늘에서야 처음 한 것 같지만...
“지금 집 가기 싫다면서요. 낭비 같으면 나중에 갚으세요.”
갚을 것도 없지만요... 갚으면 오히려 제가 더 갚아야할 지도 모릅니다. 차라리 와타누키 씨가 정말 비행 청소년이면 좋겠어요. 비행 청소년이었으면 저한테 사과도 안 했겠지만요, 비행 청소년이라면 갚으라는 말 같은 건 무시할 것 같으니까요.
뭐지? 왜 저렇게 당황하는 것처럼 외치는거야?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치아키는 고개를 갸웃했다. 자신의 얼굴을 정말로 빤히 바라보더니 고개를 홱 돌리고 당황하는 모습. 자신의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 그런 생각이 들어 치아키는 주머니 속에 넣어둔 핸드폰을 꺼낸 후에 셀카모드로 여기저기로 돌리면서 자신의 얼굴을 확인했다. 괜히 머리카락을 정리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눈가를 정말로 자세하게 보기도 하고. 하지만 딱히 문제가 있는 부분은 없었기에 그는 뭔가 싶어 뒤로 돌아서 자리를 뜨려고 하는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잠깐만. 잠깐만. 스톱. 스톱. 스톱."
뭔진 모르겠지만 저렇게까지 당황하면서 급한 걸음을 보이는 것에는 필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치아키는 싱긋 웃으면서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일단 상대가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건 자신 또래의 아이. 그런 이가 자신의 얼굴을 보고 도망치는 일이라면 어느정도 리스트를 뽑을 수 있었다. 일단 뭐가 문제인지를 확인하려고 하며 그는 정말로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면서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거기 참배하러 오신 예쁜 분?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 너무 노골적으로 고개 홱 돌리고 도망치는데. 뭐랄까. 그렇게 못생긴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물론 잘생긴 것도 아니지만. 하지만 얼굴을 보고 이렇게 다급한 모습을 보일리는 없을테고... 혹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저에게 뭔가를 했다던가 혹은 제가 무슨 잘못을 했다던가 그런 케이스인가요? 아. 아. 따지려는 것은 아니고 혹시 제쪽에서 뭔가 실례되는 행위를 저도 모르는 사이에서 했다면 사과를 할까 해서요."
절대로 추궁하거나 따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그는 괜히 웃으면서 두 손을 약하게 휘저었다. 이어 그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오른쪽 눈을 살짝 감아 윙크를 보냈다.
"신은 거짓말을 하는 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어쩌면 키즈나히메님도 그럴지도 모르고?"
>>574 그치 먼가 승마는 부유층 스포츠라는 이미지도 있으니까… (주머니를 열어봄)(슬퍼짐) 아니 캡 노파심 담긴 메세지엄청 잘 고려하고 있었잖아…!!!! 배민 진상이 된 것 같아져버려 다 다음부턴 귀찮은 메세지 안 쓰겠습니다…… 😱😱 아놔 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시트캐 다들 미남미녀인 걸요..??? 결국 이놈을 굴리는 건 뒤에 있는 저이기에 제 눈에 아름다우면 그만 😋
>>575 갑자기 말 딸이 되어버렷다(?)
>>576 우락부락 근육질 고등학생을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근육 가득 도깨비님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낀답니다…(??) 린의 코드네임은 먼가 눈색이랑 관련이 있었던 것 같은데!! ㅋㅋㅋㅋ후지산ㅋㅋㅋㅋㅋㅋ 그러게 세계적으로 진귀한(?) 후지산 어깨를 이상형으로 삼으니까 한 번도 못 만났겠지 으이그~!!
자신이 머리가 좋아서 기억한다는 말에 케이는 작게 웃음을 흘렸다. 꽤나 관객을 신경쓰는 훌륭한 무용수라고 속으로 생각한다. 코타로는 어땠을까. 코타로도 자신을 보고 있었을까? 말 한 번 섞지 않고 항상 무대로만 보았던 그의 재능. 이제는 말을 섞고 싶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만날 수 있는 이가 아니었다.
“발레에 관심이 있다기 보다는…”
이번에는 사에가 자신에게 왜 자신을 보러 왔냐 묻는다.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설명하지 못할 것은 아니었다.
“후배님이 입학하고 처음 봤을 때, 그 때부터 관심이 갔어요. 무용을 한다고 하니 무용을 하는 게 궁금했고, 그래서 보러갔고. 사실 발레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라요.”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 민망한지 웃음기가 도는 것을 맥주를 마시는 척 잔으로 가린다.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첫 눈에 관심이 갔다는 것은 사실이니까. 그것이 코타로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라고 알고보니 그의 후손이 너였다고, 굳이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굳이 왜 그렇게까지 했냐, 라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지만요. 그냥. 그러고 싶었다. 라는 것 뿐이니까.”
그게 후배님의 관심을 끌 줄은 몰랐다고, 들키지 않을 수 있었는데, 하고 너스레를 떤다. 확실히 케이는 사에가 자신을 기억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었으니까. 그 옛날 코타로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냥, 그러고 싶어서, 그저 무대를 지켜볼 뿐일 것이라 생각했다.
한 번만 다녀와도 충분한 곳을 세 번이나 다녀왔다면 그렇지 않나. 비록 마지막 한 번은 현재진행형에 친구라고 하기 무엇하지만 뭐, 친구는 아니더라도 친한 어른한테 받는 인기도 인기는 맞다. 그런데 그냥 선배도 아니고 사탕 선배라는 건 또 뭔지. "한데 사탕 선배는 무어냐? 만혹 일 생길까 하여 말하는데, 누가 사탕 준다고 해도 따라가는 것 아니다." 그는 굉장히 진지하게 조언했다. 17살 청소년에게…….
"그렇지만 말이다. 나는 네가 정말 날 박대하더라도 여전히 네가 예쁠 것 같구나. 나는 못된 아이도 좋아하거든."
그 자신이 타고난 본성의 측면으로서도 그러하고, 미운 짓을 해도 미워하지 못할 '대상'의 이야기다. 어느 쪽이든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시피한 일이니 아무래도 상관은 없겠지만. 구질구질하게 군 덕분에 그는 원하는 성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그런데도 얼른 떨어지지 않고 여전히 달라붙어서는 귀찮게 굴고 있다. 이유가 뭔가 하니, 오랜만에 들러붙어서 구질거릴 명분을 얻은 김에 계속 이러고 있겠다는 속셈이다. 그는 건장한 덩치가 무색하게 흐늘거리며 저보다도 작은 여자애에게 매달렸다. 다행히 정말 뭉개버릴 생각은 아니었으니 무겁게 짓누르는 느낌은 안 들었을 테다.
"금방 말하지 않았느냐. 고금을 막론하고 더러운 자식이 이겨먹는 세상이라고. "
그 실례가 지금 눈앞에 펼쳐져 있다. 이 더러운 어른 같으니……. 그러다가도 그는 벌떡 제대로 앉아서 이렇게 묻는다. 어쩐지 바라는 것 있다는 양 제 두 손 꼭 붙잡고 눈 빛내고 있다. 벌써 몇 번이나 써먹는지 모를 반짝반짝 쓸데없이 맑고 간절한 저 눈!
"비밀이 들켰어도 하늘은 여태 쨍쨍하고 좋지? 마츠리 즐기기에는 딱이구나. 그러니 이 아저씨 좀 더 놀아주렴. 내가 귀신이잖느냐, 특기가 인적 드문 곳 찾는 건데 말이다."
으응? 답을 촉구하듯 재차 물어 온다. 개였다면 낑낑거리는 똥강아지 소리 내고도 남았을 거다.
이런 상황에서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게 놀라울 지경이다! 여전히 소년에게서는 등을 돌린 채였지만 뜨아악, 무언가 큰 잘못이라도 한 사람처럼 경악한 얼굴로 조용히 비명을 질렀다. 아마 분위기를 읽는 눈썰미가 좋다면 사치가 쩔쩔매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뒷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을지 모른다. 잠시 주춤거리다 삐걱, 삐걱, 삐걱, 관절에 녹슨 소리가 날 것 같은 뚝딱거림으로 겨우 몸을 돌리면.
으아악, 이, 인싸의 빛ㅡㅡㅡㅡㅡㅡㅡㅡ!!!!!!!!!
사람 좋은 웃음부터, 능글능글하면서도 친절한 말투에, 왜 요새는 누굴 만나도 이런 사람들만 만나는 것 같은지. 졸지에 갑자기 공격(??)당해버린 사치는 순식간에 하얗게 산화되어 날아가버릴 뻔 한 이성을 겨우겨우 붙잡는 데에 성공했다. 이렇게 된 이상 최대한 괜찮은 변명을 생각해내서 어떻게든 이 상황을 무사히 넘긴다!
“그그그, 그런 게 아니고, 수수상한 사람이 아아아아니고요, 저, 저는, 어, 그, 그냥 아아아아는사람이랑 비슷하게 새새생기셔서, 그 그래서,”
대실패! 그래, 자신이 화술이 뛰어나지 않은 사람이라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 우아아아악ㅡ 조용히 내적으로 절망을 뱉어내며 광광 울고 있을 때, 이번에는 소년의 장난스런 윙크가 날아든다. 투쾅, 하고, 그야말로 포탄이라도 맞은 것과 같은 기분이 들어서 사치는 하얗게 불태운 얼굴로…..
…
………….도, 도망친다!
아무리 소원을 많이 빌었다지만, 저, 저, 저에게도 천천히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요~~~!!! 이대로 있으면 정말로 정화되어 불탄 나머지 잿가루가 될 지도 모른다! 이상한 곳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 사치 베르단디는, 그래, 진지하게 도망갈 마음을 먹고서 후다닥 등을 돌린 것이었다. 하나, 둘, 셋,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를 내려고 바쁘게 다리를 움직일 때, 툭,
툭?
“아.”
아뿔싸, 뭔가에 다리가 걸렸다.
다음에 올 수순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이러한 때를 위한 아버지의 가르침이 빛을 발하는 순간.
>>580 사실 근육질이 아니더라도 그냥 건강한 체육계 고등학생이라는 점이 너무 좋아... 사람은 원래 본인이 가지지 못한 것을 탐하는 법! 사에의 그 열정 있고 건강한 청춘이 너무 훈훈하고 예뻐서 매번 감탄하게 되네😊 ㅋㅋㅋㅋㅋㅋㅋ아니 상호 대리만족이었냐구(하이파이브) 그래도 취향이란건...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들기에 더 아름다운 거야(?) 응응 연옥색→비취→물총새라는 흐름이었지! 비취가 물총새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거든✌
뭔가 상당히 말을 더듬는 모습이 크게 당황한 것 같다고 치아키는 생각했다. 아니. 그저 말을 걸었을 뿐인데 대체 왜 저렇게 긴장을 하고 말을 더듬는 것인지.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그 아는 사람은 대체 뭐하는 사람이길래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본 것만으로 저런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 도저히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이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 와중에 갑자기 등을 돌리더니 다리를 움직이려고 하다가 갑자기 넘어지려는 모습에 치아키는 깜짝 놀라 위험하다는 외침과 함께 오른손을 있는 힘껏 뻗어서 그녀의 옷을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화려한 전방회전낙법을 하는 모습에 그는 뭐지?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두 손으로 두 눈을 비빈 후에 다시 그녀를 바라봤다. 넘어질 것 같은 그 상황 속에서 낙법을 해서 저렇게 무사하게 있을 수 있다고? 그 긴박한 타이밍 속에서 낙법을 했다고? 뭐지? 엄청난 고수인가? 그런 당황스러움을 두 눈 가득 품고 있던 치아키는 애써 정신을 차리면서 두 손으로 손뼉을 짝짝 쳤다.
"오. 대단하네요. 완전 대단해! 혹시 운동하시는 분이에요? 그렇게 완벽하고 화려한 낙법을 보는 것은 처음인데. 아. 그것보다 다친 곳은 없어요?"
낙법을 했다지만 혹시 모를 일이었다. 만약 다친 곳이 있다면 집에서 밴드나 파스 정도는 가지고 오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긁적였다.
"그리고 일단 심호흡 하실래요? 심호흡.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본 것만으로 너무 당황한 것 같아서. 아하하. 물론 키즈나히메님은 흥미로운 이가 왔다고 좋아할지도 모르지만요. 참배 하실거면 안쪽으로 가시고 부적을 살거면 저에게 얘기하고요. 사랑에 대한 부적이나 친구에 대한 부적이나 다양하게 있긴 하거든요."
일단 신사인만큼 부적류는 확실하게 팔고 있었고 신사 일을 보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었기에 살 생각이 있으면 자신에게 말하면 된다고 이야기를 하며 치아키는 안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참배를 할거면 이쪽으로 가면 된다는 듯이.
잇쨩은 소꿉친구고, 학생회장 선배님은 심부름 하러 갔다가 마주쳐 만난 거고, 지금 아저씨를 만난 것도 아르바이트하다가 마주치게 된 우연입니다. 우연이 두번이나 되는데 이걸 인기로 쳐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잇쨩은 약속해서 만난게 맞기는 해도 인기가 많은 건 잇쨩 쪽입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설명하지 않을 거니까 아니라고 고개만 도리도리 젓습니다.
“...린 씨보다 나을 것 같은데요.”
사탕은 받아먹기만 하고 따라가지 않았어요. 애초에 그렇게 나쁘신 분으로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학생회장이니까요, 학생회장이라고 하면 모범생이잖아요. 우등생이라는 이미지가 뚜렷한데 그런 짓을 하실 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때는 사탕 준다고 쫓아갔어도 화과자 노점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셨을 거에요. 그런데 아저씨는 재밌어보인다 싶으면 오만데 다 나다니고 장난치기 좋아하니까요. 휘말리면 무릎 까먹을 것 같습니다.
“바보.”
한국어입니다. 제가 한국어를 하는 건, 아저씨가 일본어를 하는 만큼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서투른 실력이지만 ‘바보’ 라는 단어는 발음이 쉬우니까 할 수 있어요. 굳이 일부러 한국어로 소리낸 건 아저씨가 하는 말에, 제가 정말 바보같아서 입니다. 아저씨한테 박대의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전 이미 박대하고 있다고 해도 할 말 없습니다. 못된 아이라는 것도 지금의 이야기입니다. 이미 그러니까, 아저씨는 지금도 저를 어릴 때 보던 것마냥 아껴주시는 건지도 몰라요. ...지금 계속 매달려계신 걸 보면 그냥 장난치기 편해서일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조금 들지만요......
“아빠가 지금도 경찰이셨으면 잡아가라고 했을텐데 아쉽습니다.”
스토커의 표본이라고요. 특히 차단 해버린다고 했을 때 했던 말을 고스란히 들려줬을 거에요.
“............머, 머리만 정리하고요.”
도깨비의 신인지 강아지의 신인지 확인해보아야 한단 생각이 들어요. 강아지도 이리저리 놀러다니고 아무한테나 들러붙기 좋아하는 건 똑같으니까요, 사실 정말로 강아지의 신일지도 몰라요. 두 손 꼭 붙잡고 있는 저 모양새는 또 뭐냐고요! 꼭 신한테 소원 비는 인간들의 손 모양 같잖아요, 지금 누가 신인데요! ...인적 드문 곳 찾는 거란 말만 안 붙였어도 거절했을 거에요. 거절했을 겁니다. 저 떄문에 일본까지 와있다는 걸 아니까 효도하는 기분으로 고개 끄덕인 거에요. 마음의 준비는, 머리를 정리하면서 하기로 해요. 마음의 준비할 시간도 시간이지만, 인적 드문 곳 간다고는 해도 마츠리인데 머리 헝클어진 채로 돌아다니기는 싫으니까요.........
드러누운 상태 그대로 소년의 박수소리와 칭찬을 들으면서, 사치는 생각했다. 망했다, 망했다고. 차라리 등으로 느껴지는 싸늘한 바닥에 동화되어서 이대로 목숨이 끊어지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았다. 학생회장님 앞에서 갑자기 넘어져서 전방회전낙법?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하하, 하하하, 그러나 그 말도 안 되는 일을 가능토록 하는 불운 결정체가 사치 베르단디의 인생인 것을. 석화, 이대로 석화되어서 동상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죽은 눈으로 조용히 등허리를 동그랗게 말아 쭈그려 앉는다. 뒤늦게 올라오는 부끄러움으로 토마토같이 익어버린 얼굴을 머리칼과 소매에 숨긴 채로, 푸슈슈,
그리고 이 와중에도 친절하게 학생회장님께서는 자신에게 말을 붙이고 계셨다...... 백 프로 좀 이상한 애라고 생각했겠지, 그렇겠지. 심호흡 대신 남몰래 길고 긴 한숨을 내쉬고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얼굴은 푹 숙여 대충이나마 머리카락으로 가리려고 노력했지만, 불타는 고구마마냥 붉음은 그대로인 채.
"...가, 가가, 감사합니다....."
안 다쳤어요, 들릴 듯 말 듯 잔뜩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였다. 그래, 소년의 말마따나 오늘은 참배를 하러 왔으니 일단은 참배, 참배다. 마음같아서는 냉큼 집까지 도망치고 싶지만 여기까지 오는 길도 순탄하지만은 않았으니까,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참배는 하고 돌아가는 거다! 고개를 살짝 숙여 한번 더 꾸벅 인사하고는, 언제 넘어졌냐는 듯 재빠르게 달아나듯 신사 안쪽으로 향한다.
참배를 마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동전을 던져 넣고, 짝 짝, 박수를 친 뒤 간절한 마음으로.
..........이왕이면 방금 있었던 일을 모두가 싸그리 잊게 만들어 주시면 안 될까요?
자신의 눈에는 상당히 멋지게 보이긴 했으나 상대는 상당히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등허리를 동그렇게 말아 쭈그리더니 얼굴을 감추는 모습까지. 누가 봐도 상당히 부끄러워하는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난감한 표정으로 두 어깨를 으쓱했다. 바로 눈앞에서 본 것을 잊으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적어도 언급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할까. 그렇게 스스로 결론을 내리며 치아키는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으면서 막 들려온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천만에요. 안 다쳤으면 된거지. 천천히 걸어요. 또 넘어질라."
그와는 별개로 자신이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일까 싶어 그는 땅바닥을 빤히 바라봤다. 분명히 빗자루로 이 근방은 다 쓸었을텐데 작은 돌멩이라도 남아있었떤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손에 들고 있는 빗자루로 다시 한 번 그 근방을 싹싹 쓸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신사 안쪽으로 향하는 그녀의 모습이 보이긴 했으나 참배를 드리러 가는 이를 붙잡을 순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아무튼 근처를 다시 한 번 쓸어내린 후, 그는 쭈욱 허리를 펴고 부적을 파는 진열대로 향했다. 자신이 주변을 청소한다고 자리를 비운 상태였기에 당연히 진열대는 텅텅 빈 상태였다. 거기에 있는 의자에 앉은 후 그는 사치가 나오는 것을 조용히 기다렸다. 김에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물도 컵에 한 가득 따르고서.
아마 그녀가 다시 나오기 위해서 지나갈때쯤 그는 진열대에 앉은 상태에서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을 것이다. 물론 반응을 할지, 하지 않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물이라도 한 잔 마시고 김에 부적도 한 번 보고 가라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 물론 그것에 대해서 반응을 할지, 그냥 도망치듯 가버릴지는 그녀의 자유였다.
발치에 놓인 돌멩이를 괜히 툭툭 건드려본다 학교 안 오면 경찰에 전화하겠다는 말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제 안위에 대한 걱정일 거라고 주제넘게 생각해보기도 하고 타카나시 씨, 생각보다 상냥한 사람이니까 지금도 사과 받기 싫다 해놓고선 매정하게 떠나기보다 오히려 자리 잡고 앉아버리는 거만 보아도 그치만 남의 친절에 무턱대고 기댈 순 없다 그래서 (언제 돌변할 지 모르는 게 인간이니까 그래, 지독히도 이기적인 의심이다) "...알았어."
일단 대답해본다 시간 낭비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답을 마치고 나자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미카는 벤치에 앉은 타카나시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너도 집에 안 갈거야?"
...좀 웃기는 말이 나와버렸다 본인은 줄곧 여기서 죽치고 있던 주제에 정작 남한테 집 안 가냐고 묻는 꼴이라 이래서야 타카나시 씨가 제게 잔소리하던 거랑 다를 바 없다 또 신경 끄라고 대답하려나
대유잼 이벤트의 예감을 느꼈다! 지금껏 이런 이벤트를 개최한 경험은 없기에 학생회가 얼마나 고생했는지까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번 이벤트가 그와 한창때의 광기를 소유한 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한 건 분명했다. 비교적 쉽게 눈에 띄는 장소에 배치한 QR코드 근처는 벌써부터 명소라도 되듯이 붐비기 시작했다. 뒤처질 수는 없지. 인파가 북적여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지만 그는 스마트폰을 든 팔을 쭉 뻗고 자신이 설정한 린의 신장을 믿기로 했다. 할 수 있다, 186cm...!
"자. 자.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오늘부터 학생회에서 새롭게 준비한 가벼운 이벤트인 '스코어 앤 붐'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봄날이 어느 정도 흘러간 어느 봄 날. 점심시간에 갑자기 교내 방송이 재생되었고 거기에선 학생회장인 치아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학생회장으로서 뭔가를 방송하려는 모양이었다. 정확히는 방금 이야기한 '스코어 앤 붐'에 대한 설명인 모양이었다. 아무튼 치아키는 신나는 목소리로 발랄하게 말을 이었다.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지금 교내 여기저기에... 정말로 여기저기에 저희 학생회 멤버들이 정말로 힘겹게 숨긴 QR코드지가 있는데 이걸 QR코드 인식기로 찍어서 점수를 모으는 그런 이벤트에요. 정말로 학교 여기저기에 숨겼기 때문에 아직 학교에 익숙하지 않은 이는 이것을 계기로 학교 여기저기를 돌아보는 것도 좋을테고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운동도 할 수 있고. 와. 학생회가 준비한 일석이조 이벤트! 하지만 QR코드에는 항상 점수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건 알아두세요! 때로는 폭탄이 그려져있기도 한데 이건 꽝!! 그리고 점수 중에서도 마이너스 점수가 있을 수 있으니 폭탄 그림이 아니라고 안심하진 말기!"
간단하게 룰을 이야기하자면 QR코드를 인식한 후에 폭탄 그림이 나오면 0점이지만 그 외에는 점수가 들어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플러스 점수만이 아니라 마이너스 점수도 있는 것 같으니 그 점은 미리 참고를 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또한 다른 이와 QR코드 점수가 기록되는 페이지에서 가위바위보 게임을 해서 이기면 최대 30점까지 뺏어올 수 있는 모양이었다.점수가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이렇게 뺏어서 점수를 채우는 것도 방법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점수는 총...
1점, 5점, 10점, 30점, 50점, -10점, -30점. 이렇게 주어졌으며 점수를 모은 후에 나중에 학생회에 와서 그 점수를 다른 상품으로 바꿀 수도 있는 모양이었다. 점수만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가져갈 수 있으니 꼭 하나만 가져갈 필요는 없는 모양이었다.
상품은...
10점 - 다이어리 한 개 30점 - 참치 열 개 묶음 세트 50점 - 고급 만년필 100점 - 상점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식권 세 장 200점 - 3만원 상당의 상품권 300점 - 가미즈나랜드 2인 자유이용권 500점 - (만약 얻을 수 있다면) 학생회에게 사용할 수 있는 소원권 777점 - (만약 얻을 수 있다면) 학생회에게 사용할 수 있는 소원권 2장
참가할지 말지는 자유였으나 가볍게 노는 느낌으로 참가를 해도 손해보는 일은 없지 않을까?
/2월 13일부터 2월 20일 0시까지 시작되는 스코어 앤 붐 이벤트에요! 간단하게 점수를 모아서 상품을 교환하는 그런 이벤트랍니다! 우선 >>0을 쓰고 학교를 탐색하는 레스를 쓴 후에 다이스를 굴리시면 된답니다!
맨 처음에는 점수냐, 폭탄이냐를 구분하는 다이스로 범위는 1~2. 1은 점수 2는 폭탄이에요. 그리고 여기서 1이 나오게 될 경우 점수 다이스로 1점, 5점, 10점, 30점, 50점, -10점, -30점. 이렇게 7개가 있어요. 마이너스 점수로 떨어지진 않으니까 안심해주세요! 하지만 기껏 점수를 모아도 -30점을 얻으면 다 잃어버릴수도 있겠죠? 그렇게 해서 마지막 날에 점수를 상품으로 교환하면 된답니다!
생각에 잠긴 듯 미야나기는 잠깐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주억거렸다. 역시 작년부터였나. 학기가 시작되기 직전 겨울에 프리 드 로잔의 위너가 된 일로 여러 소문들에 휩싸인 건 사실이니, 재학생인 케이가 자신을 아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유명 국제 콩쿨의 수상자가 가미즈나에 입학한다—라는 이야기에 일반 학생들은 그저 신기해했지만 그건 찬사의 탈을 쓴 파문이었다. 전공생들은 그 잘난 로잔 위너가 어쩌다 소도시의 일반 학교에 온 거냐며 저들끼리 쑥덕댔다. 근거 없는 의구심은 아니다. 사실상 로잔은 비종주국의 어린 무용수를 발레 컴퍼니나 댄스 스쿨에 발탁하기 위한 수단이니까. 그녀는 입학한 뒤로 쏟아지는 모든 이목과 질문으로부터 등돌리고 입술을 꾹 다물어버리는 것으로 응수했다. 그런데······ 자신과 함께 잔을 기울이는 이 멀건 선배의 관심은 새삼 불쾌하지 않다. 어쩌면 그녀를 쭉 지켜봤음에도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고, 철저한 이야기꾼과 관객으로서의 거리를 유지한 유리성이 경계를 누그러뜨렸는지 모른다. 뭐, 구구절절 합당한 이유를 붙여야 할까. 중요한 건 미야나기는 그의 관심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잘 모르는 건 문제될 게 전혀 없죠. 이제부터라도 천천히 알려드리면 돼요.“
달칵 유리잔을 내려놓자 드러나는 엷은 미소는 한결 편안하게 보인다. 그 바람대로 설령 들키지 않은 채 서로를 흘려보냈더래도, 머나먼 또 다른 어느 날에 기어코 그 어렴풋한 신기루를 찾아냈으리라 자신한다. 이 비현실적인 조우가 우연이 아닌 필연인 게 맞다면. 그녀는 문득 미처 손대지 않은 모히또의 존재를 눈치채고 케이에게 느릿하게 밀어준다. 그러면서, 먹지 않고 그대로 뒀던 카나페를 다시 앞니로 물고 우물거렸다.
”그래도 꾸준히 오셨던 거 보면 의외로 클래식이 취향에 맞았나 본데요. 보통은 지루하다고 한두 번 보는 게 최선이니까요. 어떻게, 공연은 좀 볼 만하셨던가요?“
학생회 멤버들이 정말로 힘겹게 숨긴 QR 코드지라니, 저런! 그 실로 안타까운 대목을 들어버리고 만 무용부 부장은 통감의 눈물을 아니 흘릴 수 없다. 교내의 다른 어디에선가 또 하나의 부품이 학교라는 톱니바퀴를 땀흘려 굴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열심히 준비한 이벤트인데 참여율이 낮으면 안 되지, 안 돼. 무엇보다도 그녀는 이벤트 자체에도 어느 정도 흥미가 있다. 상품보다는 가위바위보에 구미가 당기는 거지만······. 마침 아침 청소를 위해 벌컥 연 청소도구함 안쪽에서 QR 코드지로 추정되는 물건을 발견했으니 마다할 이유는 없다.
이제부터라도 천천히 알려드리면 된다. 그 말에 케이는 의뭉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알아가면 된다는 것도 아니고 알려주겠다니, 그 말은 앞으로도 계속 교류를 이어가고 싶다는 뜻인가? 케이는 맥주를 마시면서 –전혀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쉽기도 했다– 생각했다. 알아가면 된다와 알려드리면 된다, 라는 말의 뜻 안의 의미에 대해서. 자신이 사에에게 가지는 호감은 어느정도 자신에게는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지만, 오늘 처음 대화를 한 데다가 단순히 짐을 옮겨준 선배에 대해 사에는 과분한 호의를 베풀고 있다, 라고 케이는 생각했다.
“고마워요.”
라고 작게 답한 것은 알려주겠다는 말에 대한 답인지 혹은 모히또를 밀어준 것에 대한 답인지 모호하다. 이내 비워버린 맥주잔을 내려두고 케이는 유리잔을 하나 더 받아와 모히또를 반으로 나눈다. 딸그락,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그리고 나눈 잔을 사에의 앞으로 밀어둔다. 처음에 주문을 할 때 케이는 버터맥주가 사에의 몫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을 사에가 나눠주었으니 모히또도 그러는 것이 합당하지 않을까 해서.
“공연은..., 후배님이 멋있었어요. 음, 뭐라고 해야 하지? 으음... 비전공자에게 감상같은 것 물어봤자 아무것도 모르니까요. 그저 다음에도 또 보러 가야겠다, 정도랄까.”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하는 말은 퍽 순진해 보였을까. 하지만 케이의 속으로는 사에의 무대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고 있었다. 무용이라는 것은 무대라는 것은 흘러가는 그 순간의 잔상과 같아서 막이 내리고 나면 사라지기 마련이었다. 카메라로 담는다는 것에도 한계가 있어서 그 공연장의 분위기와 느낌 작은 소음과 헐떡임까지 잡아낼 수는 없는 것이었으니까. 신생은 길고 인생은 덧없이 짧았고 인간이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전성기는 그보다 더욱 더 짧았다. 사에 또한 그럴 것이다. 한 명의 댄서가 일생에서 춤을 출 수 있는 그 시기는 마치 케이와 같은 신들에게는 벚꽃 한 이파리가 떨어져 허공을 나붓거리다 바닥에 내려앉는 그 짧은 순간과 같았다.
케이는 민망한 듯 안경을 벗고 손등으로 눈을 문질렀다. 그리곤 다시 안경을 쓰지는 않고 잘 접어 목에 걸어두었다. 조금은 날카로운 듯한 눈매가 드러나자 아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잔을 부딪히자는 듯 모히또 잔을 어설프게 내미는 것은 아마 화제를 전환하기 위함일까.
“그나저나, 학교 생활은 어때요? 이제 일년은 지났으니까 익숙해졌겠지만...”
케이는 무난한 화두를 던졌다가 꽤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생각났다는 듯 말을 덧붙였다.
“아, 혹시 학교 뒷정원에 검은 여우가 나타난다는 이야기... 들어본 적 있어요?”
아무런 의도 없이 던진 이야기는 아니었다. 케이는 사에의 반응을 살피며 모히또를 한 모금 마셨다.
자신의 앞으로 불쑥 밀어지는 유리잔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조금 열쩍은 얼굴이다. 나눠달라는 시그널은 아니었는데, 어쩌면 그렇게 보였을까? 그새 두 잔으로 불어버린 얼음잔을 혼란스러운 시선으로 이리저리 번갈아 보던 그녀는 우선 버터 비어부터 해치우기로 하더니, 이어지는 케이의 대꾸에 처음으로 활짝 웃은 듯싶다. 감히 무용수로서 이보다 마땅한 쓸모가 있으랴. 나탈리아 오시포바가 추는 춤처럼, 그저 커튼이 닫힘과 함께 끝나는 춤이 아니라 그 다음까지 알고 싶도록 만드는 춤······. 그건 아마 그녀가 평생을 바쳐 갈구하고 탐해야 하는 관념의 영역일 테다. 표면적인 심미성에 대한 치하는 얼마나 일회적이고 참 덧없는지. 미처 의도한 답변은 아니었겠지만, 뜻밖에도 가장 간절하게 듣고 싶었던 말을 들은 그녀는 그 어떤 갈채를 받았을 때보다 위안을 받는다. 때마침 눈앞에 들이밀어지는 모히또 잔은 한껏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기에 적당하다.
“아주 좋아요. 뭐, 도쿄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아주 없는 건 아닌데······ 그래도 나름 있을 건 다 있잖아요. 뭣하면 옆에 있는 대도시로 나가도 되고! 또 요즘은 온라인 쇼핑몰도 잘 돼있고.“
경쾌하게 챙강 맞부딪뜨린 유리잔을 홀짝대면서도 입술은 또 열심히 조잘댄다. 언제 안경을 벗은 건지 어느새 맨얼굴로 마주 앉은 그는 어쩐지 낯설어 보인다. 둥그스름한 안경테에 가렸던 눈꼬리는 의외로 날카로운 선을 그린다. —아니, 고작 안경 하나로 저 정도로 격동적인 쇼킹 이미지 체인지를? 쓰읍. 나도 안경이나 하나 맞춰 봐? 아예 작정하고 턱까지 괴어 가며 눈을 가늘게 뜨고 그의 얼굴을 설핏 따져본 그녀는, 예상치 못한 이야기에 그 자세를 유지한 채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건······ 별로 유쾌한 소식은 아니네요. 그런 말이 정말로 있었나요?“
멀겋게 띄워낸 웃음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눈가에 그늘을 드리운다. 망할, 이번에야말로 전학 가야 되나······? 급하게 손을 아래로 내려 교복 스커트 위를 훑는다. 곧 손바닥에 묵직한 윤곽이 느껴지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표정은 여전히 심각했지만.
와타누키 씨는 거짓말이 서투른 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비행 청소년이 멋져 보인다거나 하는 걸까요? 담배 피는게 멋있어보여서 피우기 시작했다거나 하는 사례는 종종 보이고는 하니까요, 그런 걸지도 몰라요. 저번의 보충 수업을 듣지 않고 땡땡이 친 것도 그런 것 아닐까 싶어집니다. 일탈에 대한 로망 같은거요. 정말 비행 청소년이었다면 저랑 대화도 안 했을 겁니다. 짜증나게 군다면서 어깨를 밀치고 갔어도 이상하지 않잖아요. 봐요, 낭비 같으면 갚으라는 말에 알았다고 대답했습니다.
“네.”
와타누키 씨가 집에 가고 나면 갈 거에요. 밤은 위험하다지만 혼자 있는 것보단 둘이 있으면 덜 위험할테니까요. 와타누키 씨가 혼자 있다 나쁜 사람이라도 만나면 혼나는 정도가 아닐 거에요. 스스로 비행 청소년이라고 말한 것도 그렇고, 위험한 곳에 쫓아가면 어떡해요.
“와타누키 씨보다 제가 더 비행 청소년이거든요.”
와타누키 씨랑 비교하면 정말 그럴 지도 모릅니다. 렌즈도 끼고, 피어싱도 뚫었고, 아르바이트 할 때는 네일도 화려하게 하고, 화장도 합니다. 붙임머리 같은 걸 할 때도 있고요, 헤어피스 같은 걸 하기도 해요. 이따가는 여차하면 월담할지도 모르고요. ...경비원께서 아직 안 주무시면 좋겠는데, 어떨 지 모르겠어요. 학교 쪽을 한 번 바라보다가 맙니다.
안녕하세요, 타카나시 하네입니다. QR 코드가 그려진 종이랑 눈이 마주쳤어요. 이건 분명......... 저번 점심시간에 나온 방송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설명해줬던 그거에요. 학생회에서 준비했다는 이벤트입니다. 목소리가 왜 낯익은가 했더니 마츠리에서 만난 학생회장 선배님의 목소리였어요. QR 코드가 자신을 찍어주지 않을 거냐고 물어보는 것 같아요. 학생회 학생들이 정말로 힘겹게 숨겼다는 문장이 맴돕니다. ...........................한 장만 찍기로 해요.
제대로 허를 찌른 말에 부루퉁하게 쏘아붙인다 하지만 그 말이 틀리지 않았음은 머리로도 알고 있다 양아치를 어줍잖게 흉내내는 것과 달리 속내는 정말 무르니까
"안 그래보이는데."
자기가 더 비행 청소년이라는 말에 미카는 고민하는 기색도 없이 즉답한다 타카나시 씨는 성격이 모난 것도 아니고(표현 방식이 조금 까칠해도) 수업도 열심히 듣는 거 같고(성적은 안 좋아도) 그런 사람이 비행 청소년일리 없으니 멋대로 그런 결론을 내렸다 정작 상대방은 그냥 아무 말이나 해본 거 같지만
"...됐어, 맘대로 해."
그렇게 포기한 듯이 대꾸하고 미카는 스마트폰 시계를 흘끔 본다 타카나시 씨를 돌려보내기 위해서라도 일찍 들어가야 하나 고민하는 중
왜 비행 청소년이 되고 싶은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상냥하면서 굳이 못돼 보이고 싶은 이유가......... 정을 떼고 싶은 사람이 있다던지요. 아니면 이미지 변신일까요? 무릎을 모으고 앉아서, 그 무릎에 기대서 고민합니다. 비행 청소년이 되면 좋은게 있을까 생각해요. 괜히 선생님들이랑 학생들의 관심만 받게 됩니다. 그것도 딱히 좋지 못한 관심이요. 공부를 빼고 생각하더라도 위험하고 다치기 쉽기만 한 행동들을 합니다. 그런 스릴을 즐기는 걸까요? 그런 거라면 놀이기구를 타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겉보기로 판단하는 건 실례입니다.”
아, 알았습니다. 겉보기로 와타누키 씨를 불량하다고 한 사람이 많아서, 어쩌다보니 그런 오해에 둘러쌓여서 그런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 걸 지도 몰라요. ...그런 거라면 너무합니다! 못된 사람들이에요. 하지만 와타누키 씨한테 물어보지 않는 이상 어느 가정이 맞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무릎에 기댔던 고개를 살짝 틀어서 와타누키 씨를 봅니다. ...깡통 소리가 났어요. 가방 속입니다. 숙제를 챙기면 넣으려고 한쪽 어깨에 걸쳐둔 가방 안에서요.
“아까는......... 이거 먹고 잊으세요.”
그러니까 와타누키 씨가 날카롭게 생기긴 했지만요, 실상은 할 필요도 없는 사과를 몇 번이나 하는 사람인데요. 사과해야하는 건 저인데도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가방에서 꺼낸 사탕 깡통을 열어서 건넸습니다. 마니또에게 받은 사탕이에요. 색깔이 알록달록한 사탕들이요. 마니또는 지가 나눠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깡통을 골랐다 했었습니다. 그래서 늘 들고 다녔어요. .........와타누키 씨, 지금도 사탕 막대를 계속 물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저번에 사과도 사탕으로 했었습니다. 받아줄 지도 몰라요. 그때는 빨간 머리칼 때문에 빨간 사탕을 준 거였지만, 이번에는 고를 수 있으니까요. 직접 골라먹으면 됩니다. 그렇지만 와타누키 씨의 표정이 이상한 사람 보는 표정을 하고 있을 것 같아서 깡통을 들고 있는 손만 쭉 뻗었어요. 시선은 땅바닥에 박아둡니다...........
최근 간신히 수리한 교무실의 문짝을 확 열어젖히며 불청객이 쳐들어왔다. 문고리 고장의 원인이자 입학 첫 주부터 이것저것 부수고 떠들고 뛰어다니고 산만한 것으로 악명이 자자한 남궁이다. 예의 없이 당당하게도 등장한 그 말썽꾼의 얼굴을 확인한 교사 하나가 반사적으로 무어라 한탄했지만, 곧바로 이어지는 우렁찬 인삿말에 묻혀 버린다.
"실례합니다!!!!! 오늘은 사고 친 거 아니고요, 선생님들도 이벤트 소식 들었잖아요. 여기에도 있을 것 같으니까 자리 좀 뒤지게 해 주십쇼!!!!!" "알겠으니까 제발 조용히 좀 들어와. 소리도 제발 지르지 좀 말고……." "예!!!!!!!!!!!"
여기서 거절한다면 더 시끄러워질 거라는 걸 직감했는지 의외로 허락은 순순했다. 그는 조용히 해 달라 말한 선생의 자리부터 처들어가 서랍을 드르륵 열었다가 닫았다가, 의자를 밀고 넣고 들고, 모니터를 휙 들었다가 내려놓고, 선생이 쓰던 슬리퍼까지 뒤집고, 갖은 괴상한 짓은 다 하다가…….
"찾았다!"
전혀 관계 없는 공용 프린터 뒤에서 코드를 발견했다. 책상을 습격당한 선생만 어질러진 작업환경을 앞에 두고 통한의 눈물을 흘릴 따름이었다…….
다행히 가미즈나에서의 생활은 어렵지 않은 모양이다. 게다가 무용부에서 부장을 맡아서 하고 있을 정도면 교우 관계도 원만하고 주변 사람들하고 잘 지낸다는 이야기겠지. 그것이 아니라 무슨 문제가 있다고 해서 자신이 관여할 문제도 아니었다. 이렇게 잔을 기울이고 있긴 하나 다시 이런 이야기를 할 만한 사이는 아니지 않은가. 아마 오늘의 이야기가 끝이 나면 또 만날 일은 없을 것이었다. 아, 그러고보니 공연을 보러 가게 되면 인사를 하기로 했으니 그 말은 지켜야 될지도.
이 안경이라는 게 서류를 보는데 편하게 하기 위해서 쓰는 것이지 굳이 평소에는 쓸 일이 없어 접었던 것인데 앞의 앉은 이의 눈빛이 저를 살피는 것이 꽤나 우스웠다. 많이 달라보이나? 싶은 생각이 들었달까. 하지만 그것도 이어진 자신의 말에 얼굴이 굳어졌지만.
“네. 목격자들이 꽤 있거든요. 일종의 괴담처럼요. 다들 검은 여우는 흔치 않다고 신기해 하고 더불어 귀여워하곤 하던데... 후배님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네요.”
좋아할 줄 알았다는 듯한 목소리를 내비친다. 그리고 케이는 사에의 말이 꽤나 흥미로웠다. 뭔가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이야기라도 있는 것일까. 궁금함에 일부러 꺼낸 화두였지만 말이다.
쭉 내밀고 있던 깡통에서 사탕 집어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집어갔는지 흘끗 확인한 후에 뻗었던 손을 내려요. 제가 먹을 사탕 하나도 빼놓고서 깡통을 닫습니다. 다시 가방 안에 넣으면 깡통 굴러가는 소리와 사탕 부딪히는 소리가 나요. 미안하다는 말은 못 했지만 반절 정도는 사과한 거라고, 멋대로 정합니다. 흘끗 봤던 와타누키 씨의 사탕은 커피맛이었어요. 제가 집은 건 연두색입니다. 사과맛이에요. 연두색이 좋아서 집은건데, 와타누키 씨는 갈색이 좋은 걸까요, 아니면 커피맛이 좋은 걸까요. 아무거나 집은 걸 수도 있지만요.
“...이 다 썩으라고 준 겁니다.”
했던 말을 되돌려 받았어요. 생각도 못 했습니다! 그래서 더 마음에도 없는 말이 나왔어요. 사탕을 입에 넣고서 입에서 굴립니다. 사탕을 입에 한 가득 입에 물고 말을 못 하고 싶어요.
“충치 생기면 안 고마울 걸요.”
볼 한 쪽으로 사탕을 밀어넣어두고 말했습니다. 충치 생기면 아프니까 고맙기는 커녕 원망스러울 거에요. 원망받고 싶진 않지만요... 양치 잘 하면 됩니다. .........저도 한 번 더 양치해야겠고요.
“그러니까 고맙다는 말도 사과도 그만하세요.”
해야하는 쪽은 누가 봐도 저니까요. ...제대로 못 해서 이 지경인 건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고 있어요.
봄바람이 불어오면 벚나무 흔들리고, 그에 우리 머리 위로 꽃잎이 쏟아져 내릴까. 미유키는 제 손등에 내려 앉은 꽃잎을 바라보다, 바람을 후 불어 날려 보낸다. 그리고 그 가벼운 것이 이미 바닥에 엉켜있을 꽃잎들 위로 내려앉는 것을 본다. 떨어져 곧 썩어갈 것들이, 지독하게도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있다. 당신이 그런 말을 할 적엔 미유키의 노란색 눈동자가 당신에게 향한다. 우리 존재가 그런 것을 어쩌할까. 그런 것들은 우리의 사랑을 바라고, 우리는 그런 것들을 사랑할 수 밖에 없으니. 제 처지에 대한 냉소는 없고, 미유키 역시 당신과 같이 웃을 뿐이다.
"본래 먹는다는 것 자체를 잘 즐기지 못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몇번이고 더 먹고 싶어지는 맛이네요."
계란말이의 모습이며 그 맛 또한 마음에 쏙 들었던지라. 미유키는 그리 말하며 미소 짓는다.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음식을 누군가와 마주 보며 먹는다는 것은 언제나 향유할 가치가 있는 있는 것인데. 지금의 순간이 서서히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 아쉬운 것이다.
"삼삼한 것을 좋아하지만. 그래도 택하자면 소금을 치는 편이에요. 당신은, 소금파 인 것 같은데 맞지요?"
그냥이라는 대답에 와타누키 씨를 살짝 바라봅니다. 저를 좋은 학생으로 봐주고 있는 것 같아요. 모난 성격이란 걸 확실히 알고도 남았을텐데 이상한 일입니다. 와타누키 씨한테는 실수랑 오해, 누구한테나 늘 그렇듯 쌀쌀맞게 굴고서 뒤늦게 사과하기 뿐이었습니다. 늦은 사과라도 좋게 봐준 걸까요?
“......비행 청소년은 양치 안 할 걸요.”
학교에서 가르치는 건 안 하고, 반대로 하는게 비행 청소년이잖아요. 학교에서는 양치하라고 가르키니까요. ...알아요, 억지부리고 있단거요. 사탕만 오물거립니다. 괜히 더 이 주제로 말하면 계속, 계속 이상한 억지만 늘어놓게 될 것 같아서에요. 사탕을 열심히 먹는 편이 나아요.
“네, 싫습니다.”
당연합니다! 할 필요 없는 사과, 할 필요 없는 감사 인사는 안 하는 게 낫습니다. 계속 하면 스스로를 낮추는 것 밖에 안 돼요. 좋지 못 합니다. 그렇다고 저처럼 아무런 인사를 안 하는 건 안 되지만요, 필요할 때만 해도 되니까요.
“필요할 때만 하세요, 앵무새도 아니고 매번 했잖아요.”
오늘도 미안하단 말도, 고맙다는 말도 둘 다 들었는걸요. 저는 와타누키 씨를 조금 본받아야할 지도 모릅니다.
이번에도 뜬금없는 억지다 미카는 뭐라고 또 대꾸할 말을 찾다가 관두었다 말해봤자 또 억지부릴 거 같아서 ...본심을 드러내기가 그토록 싫은 걸까?
"...방금은 필요해서 한 건데."
아무렇지도 않게 변명(?)한다 타인이 호의를 베풀면, 고마워하는 것이 마땅하다 안 그러면 염치없는 사람이 되어버리니까 무심코 시계를 바라보니 더욱 늦은 시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물고 있던 막대를 대충 근처 쓰레기통에 던져넣고 커피 사탕도 주머니에 쑤셔넣은 다음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리 집이 싫어도 늦기 전에는 들어가야 하니까 이 무의미한 설전을 계속할 수도 없고
사탕 준 걸 왜 줬는지 알면 고맙다는 말이 안 나왔을 거에요. 집에 가기 싫다는데 왜 가지 않으냐고 우겨서, 그거에 대한 사과로 준 거였으니까요. 사과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사과라고 치부해버립니다. 그러니 이 사실을 알면 고마워할 수가 없습니다. 필요한 인사가 아니에요.
“지금은 안 갈 거에요.”
와타누키 씨가 집에 갈 마음이 들었나봐요! 하지만 전 학교에 가야합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와타누키 씨를 보다가 저도 따라 일어섭니다. 와타누키 씨가 집 말고 다른 곳으로 새지 않을까 잠시 고민했지만요, 그러지 않을 거라고 믿기로 합니다. 역시 착하고 상냥하다고 생각되니까요.
“.........내일 봐요.”
친구 사이에서나 할 법한 인사니까, 많이 고민했어요. 할까 말까 머릿속으로 바쁘게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말하기로 했어요. 친한 척 하는게 아니라요, 내일 무사히 학교에 오란 뜻입니다! 무사히 잘 집에 들어갔다가, 내일 잘 등교하란 뜻이에요. 짧게 고개숙여 인사합니다.
# 막레! 🤗 일상 돌리느라 수고 많았어—! 미카......... 사람 손탄 길냥이 같아서 마음이 아려.... 🥲 그래도 따숩게 잘 자야한다........ 🥹
............폭탄이 터졌습니다. 학생회의 노고에 이벤트를 한 전 참여하기로 한 거였는데 폭탄이 터지는 걸 보니 기분이 묘해졌어요. 학생회장 선배님한테서 랜덤으로 받은 사탕이 오렌지였어서, 매운 사탕이 아니었던 복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참여이자 마지막 참여가 폭탄이면 억울해요! 다른 QR도 찾아서 찍어보기로 합니다!
스코어 앤 붐. 그 이벤트를 준비한다고 얼마전에 얼마나 학생회 멤버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고생을 했던가. 당연히 치아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물론 첫날이어서 그런지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것일지도 모르나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서 QR코드를 인식시켜서 점수를 얻는 이들을 봤기에 그는 충분히 만족하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와중,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는 복도에 도달했다. 여기저기를 둘러보면서 걸어가는 도중 낯이 익은 뒷모습을 그는 발견할 수 있었다. 전에 옥상에서 잠깐 본 적이 있던 후배 여학생의 모습이었다. 인사라도 해볼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가볍게 그녀를 향해 말을 걸었다.
"또 보네. 키리나즈메 양. 요즘은 밥 잘 먹니?"
이전에 밥을 안 먹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기에 그는 괜히 그렇게 질문을 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노력은 해보겠다고 했으니 조금씩 노력을 하지 않을까. 아니면 정말로 말뿐인걸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는 괜히 어깨를 으쓱했다.
그보다 뭔가 전보다 말하는 것이 약간 짧아진 거 아닌가? 뭔가 삐걱거리는 느낌인데. 원래 이런 느낌이었나.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상대 태도가 정말로 무례하고 말도 안되는 그런 쓰레기짓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자신은 딱히 태도를 바꾸거나 할 생각이 없었다.
아무튼 저거 잡을거라는 그 말에 치아키의 시선은 그 '저거'에 고정되었다. 거기에 있는 것은 다름 아닌 QR코드였다. 오. 꽤 재밌는 곳에 걸려있네.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의외네. 이런 이벤트 안 즐길 줄 알았는데 말이야. 하지만 재밌게 즐긴다면 나야 좋지! 아하하. 벌써부터 점수를 얻겠다고 노력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닌걸? 거기다가 너도 참여한다면 당연히 학생회장으로서 완전 성공이지!"
드디어 자신의 노력이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며 그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건 그렇고 저기에 있는 것은 점수일까. 폭탄일까? 어느 쪽인지 정말 궁금하다고 생각하며 그는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대체 얼마나 늘어지고 싶은거야? 치아키는 그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밥 먹는 것을 포기하고 종일 뒹굴거리겠다니. 아무리 그래도 학교인데. 학교인데. 학교인데. 여전히 학교생활이 재미없다거나 그런 것일까. 그런 걱정어린 시선을 보이기도 하며 치아키는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거야 눈에 보여야 사람들이 QR코드를 찍을 수 있지."
아예 완전히 꽁꽁 숨겨버리면 아무도 찍을 수 없으니 이 정도가 좋지 않냐고 이야기를 하며 치아키는 어깨를 으쓱했다. 나름대로 위치선정은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며 그는 눈을 살며시 감으면서 자신의 가슴을 툭툭 치다가 팔을 아래로 내렸다. 아무튼 눈을 뜨니 슬슬 QR코드를 찍으려는 것 같아 그는 그녀의 결과를 근처에서 같이 봤다.
"...아차. 폭탄이구나. 괜찮아! 다음에는 대박칠 수 있을거야!"
화면에 뜬 것은 다름 아닌 꽝을 의미하는 '폭탄' 그림이었다. 하지만 이제 막 시작된 것이고 다른 점수를 많이 모으면 좋은 것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싱긋 웃어보였다.
508 7살_자캐는_받아쓰기를_100점_만점에_몇_점이나_맞았을까 신이니까 정신적으로는 인간 아이보다 성숙한 상태였겠지만! 이 아저씨 7살 시절은 고대 한자 쓰던 때라서 문자가 꽤 어려웠고 예나 지금이나 공부는 열심히 안 하는 성격이라 ◠‿◠ 10문제 중 3개 정도 맞지 않았을까? 문자는 싫어도 알아야 편했으니까 결국 공부해서 글 잘 쓰게 됐지만.
비량: 아~ 훈민정음이 찢었다!(?) 덕분에 나도 요즘 들어서는 안 쓰는 한자가 가물가물하지 뭐냐.
338 자캐가_죄책감을_느낀_순간이_있는가 내가 이 아저씨 양심이 없다고 자주 말하긴 하지만 정말로 양심이라는 개념이 없는 것까지는 아니고! 남들보다 조금 둔한 편이고, 자기 편의에 따라 쉽게 느꼈다가 안 느꼈다가 할뿐이야. 자기가 공감해주고 마음 써주고 싶은 사람한테는 조금 더 양심적이라 죄책감 느낄 때가 있는 거고, 아닌 사람한테는 뭐... 평범하게 뻔뻔하지◠‿◠
느낀 경험 자체는 있어도 그렇게 심각한 수준의 죄책감까지는 아니야. 평범한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한 미안함 정도? 예를 들면 하네 어렸을 적에 애를 너무 놀려서 울려버렸을 때 살짝 미안했다는 경험이라든지...🤦🏻♀️
84 자캐는_남의_머리를_묶어줄_줄_안다_vs_모른다 안다! 본인도 원래는 긴 머리기도 하고~ 나름대로 애 보기 경력이 있고 손재주도 좋아서 어려운 머리모양도 해줄 수 있다!( •̀∀•́ )✧
어서 오세요! 린주!! 으음. 고대한자...ㅋㅋㅋㅋㅋㅋ 역시 살아온 세월이 다르군요! 린은! 그런데 거기서 3개나 맞았으면 엄청난 거 아닌가요? ㅋㅋㅋㅋㅋ 훈민정음 만세!! 그래도 어느 정도 양심은 느낀다라는거군요. 하기사 아예 양심이 없이 사는 신일리가 없어!! 아무튼 머리 묶기 가능하군요. 좋아. 치아키의 머리를 길러보자. (안돼)
"이러니저러니 해도 찍긴 찍는구나. 너라면 안 찍고 그냥 쉴래. 이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데."
스스로가 생각해도 귀차니즘이 강한 성향의 사람들은 아마도 이 이벤트를 마주해도 왜 해야하는지 알 수 없어서 대충 시간만 떼우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치아키는 생각했다. 그만큼 이 이벤트는 번거로운 것이 많으니까. QR코드를 자신이 직접 돌아다니면서 찍어야하는 것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해서 바로바로 눈에 띄는 곳에 있는 것 또한 아니었다. 대체적으로 학교를 전체적으로 다 둘러보고 나름대로 꼼꼼하게 챙겨봐야 QR코드를 발견할 수 있도록 설계를 해뒀기에 그냥 대충 두리번거리는 것만으로는 보기가 힘들었다.
와. 나 학생회장으로서 꽤 열심히 한 거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쿡쿡 소리를 내어 웃었으나 이런 것을 왜 기획했냐는 물음에 그는 팔짱을 끼고 가만히 머릿속으로 할 말을 정리한 후에 팔짱을 풀고 대답했다.
"그야 그냥 즐거웠으면 해서! 학교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그러다가 점수를 뺏겠다고 다른 이와 승부도 해보고 그러면서 우정도 생기고 이런저런 일도 벌어지고 그런 거 아니겠어? 누군가는 평범하게 흘러갈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즐거운 추억이 생길 수도 있잖아."
그럼 그걸로 된거지.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치아키는 어깨를 으쓱했따. 이어 그는 사야카를 바라보면서 넌지시 물었다.
"보인 거는 찍어두는 게 나쁘지 않아보여서." 그 외에도 이거 해봤어? 라고 물어봤을 때 안찍었다고 하면 시달릴 것 같다는 뉘앙스의 발언도 몇 마디 흘러나옵니다.
"적당히 찍고 그만두는 게 좋아.." 그렇게 말하면서 대충 앉을 만한 데가 있으면 앉으려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치아키의 말을 듣고는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끄덕거립니다. 즐거운 추억.. 음. 지금은 잘 모르겠는데. 나중에 생길 수도 있다! 를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넌지시 물어보자 조금 고민하는 듯 고개를 숙였다 올려다봤다..
"아마 재미있다. 에 가깝다고 생각" "강렬한 경험이 많아서 밋밋한 거는 주관적이라" "객관적으론 즐거운 편일 것." 하긴 피튀기고 그런 상해적인 것보다는 밋밋하겠지만(지극히 사야카의 주관적 관점일테다) 의외로 재미있어하는 편에 가까울지도?
하지만 그것을 강요할 순 없었기에 그는 그저 그렇게 했으면 좋겠네~ 정도의 가벼운 어투를 넘기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일단은 딱히 나쁜 분위기를 보이는 것은 아닌 것 같았기에 그는 고개를 이어 끄덕이며 주변을 둘러봤다. 벌써부터 저기선 서로 내기를 걸어서 점수를 뺏고 뺏기는 가위바위보를 시작한 것 같고 저쪽은 제대로 망했는지 좌절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정말 다양하게 즐기고 있다는 것에 치아키는 정말로 만족스러운 표저응ㄹ 보였다.
"그래? 결론은 재밌다는거지?"
어쨌건 그녀의 말을 정리하면 재미있다..라는 표현이 되기에 그는 그것으로 만족하기로 하며 미소를 계속 유지했다. 그러다가 괜히 어깨춤을 추기도 하는 것이 완전 기분이 좋아보이는 것이 다 티가 날 정도였다.
"덧붙여서 너는 어떤 상품을 노리고 있어?"
점수를 모으면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잖아.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나름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아니. 상품과 교환할 수 있다고 방송으로도 룰 설명할 때 이야기를 했잖아. 안 들은거야? 물론 그럴 수 있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사야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치아키는 곧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모든 방송을 다 들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그래도 입소문이 퍼지거나 학교 게시판에 붙여둔 룰 설명 등을 보면 아마 어지간한 이는 다 알 수 있을 거라고 치아키는 생각했다.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확인을 안하고 모른다? 자신이 어쩔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못 즐기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괜히 머리를 긁적이면서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하는 사야카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읽으면서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은 좋을테니까.
"일단 500점 이상을 받으면 우리 학생회에게 소원을 하나 빌 수도 있으니 한번 노려봐. 할 수 있다면 말이지!"
500점은 아무래도 모으기 힘든 높은 점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면 얼마든지 도전해보라는 듯 그는 싱긋 웃어보였다. 약간의 도발. 혹은 자신감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에이. 500점 이상은 솔직히 힘들지. 일단 도전은 해볼 수 있도록 한 것 뿐이니까! 너무 진지하게 하지 않아도 괜찮아!"
슬쩍슬쩍 해본다는 말이 치아키에게는 괜히 더 무섭게 전해졌다. 저런 이들이 꼭 목표를 알게 모르게 달성해서 보란듯이 보여주는 부류가 아니던가. 그런데 사야카라면 점수를 달성해도 귀찮아하면서 아무것도 말 안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물론 확신을 할 순 없었기에 일단 그 정도로만 생각을 하며 치아키는 더 이상 그 관련으로 뭔가를 더 생각하거나 하진 않았다.
그러다가 괜히 고개를 갸웃하면서 그는 그녀의 방금 말을 곱씹었다. 주인님의 식사에 모에모에큥! 오이시쿠나레라니. 그거 메이드카페에서 메이드들이 하는 것 아니던가? 그걸 자신에게... 그리고 학생회 멤버들에게 요구한다고? 정말로? 어리둥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 치아키는 사야카를 바라보면서 일단 물음에 대답했다.
"그거야 현실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까지는 소원을 들어줄 수는 있는데 정말로 그걸로 하려고?! 더욱 유익한 것이 있을 수 있잖아! 그런데 왜 하필 그거인건데?!"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는 고개를 빠르게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할 수 없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 정도라면 일단 할 수는 있는 모양이었다.
"아니아니아니아니. 다른 유익한 소원을 생각해봐. 과자 파티를 열고 싶어요라던가 그런 것들!"
"응... 그렇지.. 달성할 일은 없어보이긴 한데.." 라고 말을 하다가 들어줄 수는 있다는 말이 들려오자 사야카가 조금 멍청한 표정을 짓습니다. 아니. 진짜 현실적으로라고는 해도. 들어줄 수 있다고?
"가능하다는 거...임?" 이건 좀 놀랍다. 가장 귀찮아하고 싫어하고 거절할 만한 거 아닌가? 이 일상에서 가장 눈을 크게 뜬 사야카일 듯하다!
"그치만 유익한 소원이라고 해봐야..... 생각 안나는걸" 생각하기 귀찮아하는 거였을지도 모르지만 진짜로 생각안나는 건 사실이다.
"만일 500점 이상 모으면 모에모에큥 오이시쿠나레..." 생각하듯 다시 중얼거리는 사야카입니다. 조금.. 충격입니다. 일본의 학생회 어디까지 가능한 거냐. 이거 학생회면 다되는거냐. 내가 귀찮다고 하는 사이에 대체 얼마나 붕괴된 거냐.. 같은 생각이 담긴 눈을 가라앉히네요.
정말로 저것을 빌지 않을까 싶어 치아키는 다급한 목소리로 두 손을 휘저었다. 물론 정말로 그것을 빌겠다고 한다면 소원권이니까 어쩔 수 없긴 한데 그 이후의 후폭풍이나 뒷수습이 여러모로 치아키는 무섭다고 생각했다. 학생회 임원들이 자신에게 무슨 눈빛을 보일지 알 수 없지 않은가. 아. 괜히 소원권을 걸었나.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삐질삐질 식은 땀을 흘리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다, 당장 급한 것은 아니니까 지금 당장 정해야하는 것은 아니잖아. 안 그래? 애초에 500점 이상 모을 수 있는지도 알 수 없으니까."
일단 그것부터 하는 것이 맞지 않냐는 듯, 치아키는 정말로 다급한 목소리로 그렇게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다. 최대한 저 오이시쿠나레~ 를 잊어버리게 하려고 하는 나름의 잔머리였다.
"아무튼!! 즐겁게 참여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예전 같았으면 또 옥상에 드러누워 있어도 이상할 것이 없잖아. 안 그래?"
내심 주제를 아주 자연스럽게 바꿨다고 생각하며 그는 가슴 속으로 정말로 기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허나 눈치를 살짝 보면서 그녀가 슬슬 그 오이시쿠나레~에서 벗어났을지 분위기를 살피려고 했다.
눈에 쉽게 띄는 장소에 있는 코드는 이미 스캔했으니, 남은 일은 이제 보물찾기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숨은 장소를 찾아가는 것이다. 어디 숨기기 좋은 데 없나, 일반적인 동선에서는 찾기 어렵도록 꽁꽁 숨겨 놓을 만한 그런 장소가…….
앗, 이거다.
그의 시선이 창문 밖을 향하며 이채를 띄었다. 사고 칠 때 흔히 보이곤 하는, 얼핏 초롱초롱하게 보일지도 모르나 실상은 그렇지 못할 악마견의 눈이다. 창밖으로 고개 쭉 빼서 바깥을 보자, 과연! 건물 외벽에도 코드가 하나 붙어 있었다.
"─위험하게 뭐하는 짓이야! 빨리 안 내려와?"
학생회로선 셀카봉 같은 도구를 사용해 찍으라는 의도로 저기에 붙여 둔 것일 테지만, 상정한 범위 외의 미친 짓을 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다. 당장 수중에 마땅한 도구가 없는데다 모험 좋아하는 그가 이걸 안전하게 찍을 리가 없다. 린은 창문 밖으로 기어나가 아슬아슬하게 바깥쪽 난간에 발 걸친 채 팔 힘만으로 버티며 사진을 찍겠다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재주 많은 신이니 설혹 사고가 생기더라도 그는 말짱하겠지만 교사들에게는 간담 내려앉는 짓거리다.
"…아니 무슨 놈의 힘이 이렇게 세!" "아 쌤! 저 진짜 지금 완전 중요한 순간이니까 잠깐만 기다려 보라니까요!"
팔을 붙잡혔지만 순순히 끌려가기엔 그의 힘이 과했다. 한편 떨어지기라도 할까 몸 쪽으로 조심스레 뻗어오는 손을 민첩하게 피해버리고는 자신은 손 뻗어 스마트폰을 코드지에 조준했다. 찰칵, 셔터음 울리는 소리가 났다. 성공이다! 목표를 완수한 린은 다시 복도로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들어가면 혼나기밖에 더하겠나! 이제는 밖으로 완전히 몸 뺀 채, 그대로 난간과 안전봉을 타고 옆으로 후다닥 도망가 버린다. 창문 타는 도둑이라도 되는지 게걸음으로 움직이는 주제에 지나치게 빠르다. 아니, 저건 인간보다는 벽 기어다니는 벌레에 가까운 속도다…….
조금 곤란하고 피하고 힘들 것 같아서 안된다고 하면 그건 전혀 소원권으로서의 의미가 없지 않나 하는 것이 치아키의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상당히 부끄럽긴 하겠지만 그래도 요구되면 피하지는 않을 거라고 그는 다짐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500점이라는 점수가 모여야 가능한 것이겠지만.
"아니. 그런데 왜 갑자기 일본 학생회의 붕괴야? 말해두는데 이거 일본 학생회 어디라도 다 통하는 거 아니야! 여기서나 통하는거지!"
갑자기 끈금없이 다른 고등학교에 가서 이 소원권을 내밀고 오이시쿠나레~ 라고 말해. 라고 하는 대참사가 일어날까 싶어 치아키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빠르게 정정했다. 절대로 다른 곳에 가서 이 소원권을 쓰지 말라는 의미로. 다른 곳에서 써봐야 개판밖에 더 나겠는가. 절대로 안되는 일이었고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만 했다.
그러다가 사야카의 말을 들으면서 치아키는 대체 이 아이는 어디서부터 이렇게 귀차니즘에 쩔어버린걸까라는 진지한 고민에 빠졌다. 가끔 걸어다니고 미끄러지는 것이 더 편하다니. 아니. 아스팔트 길에선 어떻게 미끄러져 올 생각인거지. 지렁이처럼 꿈틀거리면서 오나? 그런 생각을 하다가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적어도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존감은 지키도록 하자. 우리."
어느덧 그의 말은 부탁조가 되었다. 적어도 이 후배가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선을 넘지 않도록.
"...아무리 그래도 낮잠시간 n시간으로 만드는 것은 선생님들이 반대해서 시행도 못할걸."
학생회라고 해서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듯이 그는 그 부분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일단 교사들의 허락도 받아야하고 그 외 기타 이것저것 정리를 해야 할 것도 많았으니까. 그런데 고등학교에 와서 낮잠시간 n시간 보장이라니. 단번에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면서 교사들에게 거절당할 것이 뻔했기에 그는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그보다 대체 얼마나 낮잠을 자고 싶은 것일가. 이 후배 양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한숨을 약하게 내뱉었다.
"아니.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어도 다치잖아."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 와중에 그녀의 한탄에 그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떨떠름한 표정을 보였다. 이어 치아키는 사야카의 얼굴을 정말로 빤히 바라봤다. 사람의 시선이 깊게 꽂히는 곳에 구멍이 난다면 사야카의 얼굴에는 정말로 커다란 구멍이 뻥 뚫리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러다가 괜히 머리를 긁적이면서 치아키는 또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늘 귀찮다. 귀찮다. 라고만 생활하면 정말로 더 모든 것이 귀찮아지고 아무것도 못하게 될걸? 조금이라도 기력을 내보고 기운을 내봐. 아무리 그래도 아스팔트에서 굴러다니는 것은 좀 그렇잖아."
그러다가 진짜 크게 다쳐. 너. 그렇게 말을 하면서 그는 그녀의 반응을 가만히 살폈다. 이 말에는 또 무슨 답을 하려나 싶은 호기심이 든 탓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 우리 어장 사람들 특기는 왜곡인 거냐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이라 할말 없음)
>>86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응... 고등학교 생활을 대충 305%로 즐기는 중이라 선생님들이 고생이 많아......🤦♀️ 최소로 잡아도 17년 동안 원어민이랑 토킹하기도 했고~ 평소에 노력을 잘 안 하는 대신에 본인이 흥미 가는 일이라면 제대로 꽂히는 타입이라 그렇게 됐다! 아무튼 하네 기특해 쓰다듬기~(?) 응응 천천히 나아가다 보면 하네도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라구~ 벌써 19장 모았으니까 조만간 다 채울 수 있지 않을까?
>>866 305%.......가 맞을까......? 이 정도면 이 아저씨, 하네네 부모님이 부탁을 안 했더라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들어. ☺️ 부탁 안 했으면 이 아저씨 아쉬워서 어쩔 뻔 했나—! 17년 ㅋㅋㅋㅋㅋㅋㅋㅜㅜ 아기 옹알이부터 시작한 일본어 공부. 🤗 맞아—! 가끔...... 떼는 경우도 있지만...... 😇
물론 진심이 안 들어있었기에 돌아오는 말도 그다지 진심이 아니라 장난에 가까운 무언가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금 미심쩍은 표정으로 사야카를 바라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지금만 해도 어떻게든 움직이기 싫다라는 어필을 강력하게 온 몸으로 하고 있지 않은가. 대체 뭣 때문에 저렇게까지 귀찮아하고 무기력하게 사는건지 치아키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어서 고개를 갸웃했다.
"...뭐, 그렇다면 다행이긴 한데. 그래도 조금은 노력을 해봐. 조금은."
아무리 그래도 학교에 와서 너무 무기력한 것이 아닌가 싶어 그렇게 잔소리 아닌 조시를 하면서 치아키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저번에도 느낀 것이지만 역시 자신으로서는 조금 이해하기 힘든 생활페턴이었다. 물론 항상 에너지를 쓰면서 지내란 법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무기력하고 귀찮아하는 것도 조금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게 그의 생각이었으니까.
"아무튼 슬슬 다른 곳도 가볼게. 이벤트 재밌게 즐기길 바랄게. 500점은... 가능하면 다른 것으로 생각해보기!"
그렇게 싱긋 웃으면서 치아키는 슬슬 다른 곳으로 가보려는지 그렇게 말을 하면서 손을 가볍게 흔들었다. 다음에는 사야카가 조금은 더 무기력함과 귀차니즘에서 벗어나있길 바라면서.
>>868 전에는 이 에너지 어떻게 빼고 다녔을까 나도 구상을 안 해봐서 모르겠네...ㅋㅋㅋㅋㅋ 어쩌면 학교생활에 재미 느껴서 졸업하고 나면 이번에는 중학교에 들어갈지도?🤦🏻♀️ 가끔 떼기는 해도 팍팍 붙일 때 보충 되니까 괜찮아!!!(ง •̀_•́) 사실 하네 메모장 클로버 약간 주식 보는 기분으로 구경하는 중이라 재밌어(?)
사야카주랑 캡틴 일상 수고했어!!!!! ㅋ ㅋㅋㅋㅋㅋㅋㅋㅋ사야카는 모에모에큥을 잊지 않았습니다ㅋㅋㅋㅋㅋㅋ 스읍 사야카한테 운 몰아주고 싶다... 500점 달성할 수 있게...😇
>>877 미유키주 안녕, 좋은 새벽이야. 🤗 종이가방 모아두는 미유키 귀엽다..... 예쁘거나 마음에 드는 종이가방은 따로 모아두는 상상하면 둥지 꾸미는 것 같고... ☺️ 인간 지키느라 바빠서—!!! 있었는데 사랑까지는 아니어서—!!! 엄청난 이야기—!!! 선생님 첫사랑 이야기 해주세요—! 하고나서 이야기 듣는 기분이야. ☺️ 높은 편이구나......... 상상해보고 행복해하기. 😉
>>876 자꾸만 시간을 역행하시는 어르신...😊✌🏻 앗 클로버 기준이 정확히는 부끄러움 정도였어?!!!! 앗싸 그러면 내 주식 이번에는 상승했겠군~(?) ㅋㅋㅋㅋ히히 사실은 그게 다 성장 과정이니까 하락하면서 롤러코스터 타도 좋아!! 하네야 열심히 부딪혀 보자구~( ¤̴̶̷̤́ ‧̫̮ ¤̴̶̷̤̀ )
>>877 미유키는 알뜰하다...(메모) 사실 종이가방 그냥 버리기 아깝긴 하지!! 목소리는 높은 편이고(메모 2) 연애는 바빠서... 아앗....😲 그렇지만 좋아한 사람이 없었어서 그런 거라니까 그래도 다행이다 하고 싶었는데 사건이 생겼다거나 바빠서 못한 거라면 슬프잖아🥺
이제 첫날이니까 최종점수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라!!!( •̀∀•́ )✧ 어쩌면 연속으로 50점이 터져서 대박이 날지도 모른다구~ 미유키주도 안녕~!!!! 앗 시간이 또 늦었네... 나도 이제 자러 가볼게. 다들 오늘도 잘자고 좋은 하루 보내자~ (:˒[ ̄]
............또 폭탄이 터졌어요. 이제는 QR 코드가 조금 얄밉습니다. 저를 노려보는 것 같아요. 여기저기 숨어있는 것도 장난치면서 놀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우연히 찾아낸 QR 코드 종이를 보고서 아무도 찾지 못 하게 더 숨겨버릴까 생각했어요. 찍히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못 찍게 만들어버리는 거에요. ............이러면 학생회들에게 혼나겠죠. QR 코드와 눈싸움을 하는 것도 말이 안 되고요. 이번에는 폭탄이 아니길 바라면서 QR을 찍어봅니다. 설마............... 설마 폭탄만 만나겠나 싶으니까요.
>>0 누군가 찾아주길 바라며 숨어있는 것들. 서랍 안에 숨어 있을까, 책장 아래에 숨어 있을까, 아무도 쓰지 않을 빈 교실에 숨어 있을까. 정성 들여 숨겨 놓은 것을 찾는 일은 즐거운 것이라. 산책을 겸하여 QR 코드를 찾아 돌아다니던 미유키는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 난간, 붙어있는 QR코드지를 본다.
또 1점! 5점이나 10점도 아니고 1점은 뭐야. 아직까지도 감점 없이 득점만 해왔다는 사실에 감사해도 모자랄 판에 원망이나 하는 것은 욕심이나, 쉽게 일확천금을 노리고 싶은 마음은 신이라도 똑같은 법이라. 간신히 추적을 따돌리고 한적한 복도를 터덜터덜 걷던 그에게 창문 밖에서 난리 치던 때와 같은 직감이 스친다. 린은 고개를 휙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래, 사람은 보통 시야 위쪽은 좀처럼 신경쓰지 않는 법이다. 과연 그 자리에는 코드지가 척 붙어있었다.
"이번에는 1점 빼고 다른 거……!"
신이니까 누구한테 빌어야 할지도 애매한데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 아마 본인이 본인에게 빌지 않았을까.
1점만 아니면 좋다고 생각하니까 바로 점수가 폭망해버렸다……? 이, 이 미친 운아! 틀린 말은 아닌데 이런 거 말고 좀 좋은 걸로 달란 뜻이었다고!
그냥 운이 나빠 망해버렸다면 와하하 웃어넘기겠으나, 하필이면 본인에게 잘 해달라 소원 빌자마자 이 사달이 났다. 명색이 복과 운을 가져다주는 신께서…… 폭망을……? 생전 듣도 보도 못하고, 들어서도 안될 단어의 조합이다! 이제 그는 점수가 다시 잘 나올 때까지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눈이 돌아버린 도깨비는 닥치는대로 주변을 뒤집다 못해 지나가는 학생까지 습격하기에 이르렀다.
"QR코드 내놔!!!!!" "점수 얻고 싶으면 네가 직접 찾아야지 왜 나한테 이래?!" "어디에 있는지 말해주면 안 잡아먹지!!!" "나 수업 늦겠다고!! 빨리 비켜!" "히히히 못 가!!!!!!" "미*놈아!!!"
혹시나 해서 말하지만 별 짓은 안 했다. 이동수업이 있는 학생의 길을 막고 한참 진상을 부렸을 뿐. 더러운 협박과 공갈에 힘입어 린은 그 학생이 찾았던 코드의 위치를 뜯어낼 수 있었다.
자, 정순한 마음으로 다시 한 번 간다. 할 수 있다, 비량! 도깨비님, 부디 스스로 명예 회복할 행운을……!
또, 또 실패다.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본인에게 셀프기도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난 그걸 몰랐고……. 신의 힘으로 운을 조작한다면 어렵지 않게 점수를 회복할 수 있겠지만 이건 자존심의 문제였다. 될 때까지 해서 성공한다면 그게 내 운이고 복인 거다……! 그러니까 포기 안 한다. 아, 한 번만 더 할 거라고!
실패해도 포기하지 못하고 '다음번은 되겠지'라며 끝까지 꼴아박는 이 행위, 영락없는 도박꾼의 심리다.
또다시 지나가는 학생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봉변을 당하게 한 결과, 또 한 번의 기회를 얻어냈다.
삶을 사랑하는 건 저주로울 천명이다. 동시에 몹시 기꺼운 일이기도 해서 우리는 흉금에 드리운 그림자 털어내듯 꽃잎을 하나 둘 털어내고 있는가. 그게 자신의 일이라는 냥, 놈은 닦아내고 또 닦아낸다.
"나는 먹는 것을 몹시 즐기는 탓에 삼시 세끼 고심인데, 나와 참 다르십니다. 그런데도 식욕이 도셨다는 것은 먹을 탄 듯, 내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일까요?"
날 것을 베어 물고, 찢고, 생으로 삼키는 것이 익숙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정성 들여 조리한 것이 더 익숙하다. 짐승으로서의 정체성은 다소 희미해진 상태라는 것이다. 귀한 것, 정성들인 것만 받아먹다보니 자연스럽게 입맛이 까탈스러워진 놈이다. 먼 북해도에서 이곳에 당도했건만 마음에 들어차는 음식은 썩 없고, 여기까지 오라가라하자니 신의 도리에 어긋나니 직접 조리해 먹고 있다고 한다. 환경이 여의치않은 미식가는 자연스럽게 요리를 취미로 둘 수 밖에.
참 난처하다. 이걸 남한테 도무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대뜸 ‘검은 여우는 어째 불길하고 재수가 없다’라고 둘러대는 건 사이코패스 같다. 그렇다고 ‘아 그게, 실은 제가 도적놈의 후예 출신이라서’ 하고 집안의 수치를 들출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 게다가 레이와 시대씩이나 돼서 미신에 연연하는 바보 얼간이로 보이는 건 절대 싫어—!! 그녀가 수치심에 몸부림치든 말든 케이는 흥미로워 보이는 얼굴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진위를 확인하는 게 역시 우선이다. 괜한 카나페를 집게 손가락으로 어루대는 행동에서 불안이 묻어났다.
“단순 소문이라기엔 그거······ 실제 목격담 아닐까요? 가미즈나에도 여우가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흥미성으로 그런 거짓말을 할 것 같지는 않은데요.“
검은 털 여우가 무슨 귀신이나 요괴라도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관심을 목적으로 괴담을 퍼뜨릴 사람이라면 화끈하게 <화장실의 하나코상> 정도는 지어냈을 테지. 갑갑해진 그녀는 혼자 짜증스러운 숨을 작게 토했다. 도대체 망할 할아버지는 남의 물건은 뭐하러 훔쳐서!
깨끗해졌다! 요이카는 다시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나서 방긋 웃었다. 꽃세례를 맞고도 여전히 생기 없는 모습이었지만 기분은 제법 좋아진 듯하다. 기다란 꽃가지를 품에 안고서 남궁 린을 뒤따라간다. 요이카에게 숲속은 8차선 대로보다 길 찾기가 쉬운 편에 속했다. 시야 저편에 분홍색 꽃잎들 사이로 붉은 도리이가 천천히 드러났다. 벚나무 사이로 고색창연한 신사가 나타나자 요이카는 작게 아, 하고 감탄했다.
“생각보다 커다란 신사구나. 나무에만 신경을 쓰느라 그런가, 이런 곳에 있을 줄은 몰랐어.” 작은 사당과 제단 말고는 가져 본 적 없는 요이카는, 서울에 처음 올라온 시골쥐처럼 놀란다. “⋯이런 마을이라면 큰 신사가 몇 개씩이나 있어도 이상하지 않겠지만.”
주위에 인기척이 잦아지자, 다시 말소리를 줄였다. 신이지만 인간의 모습을 빌려 다니려면 신사에서도 인간의 예절을 지켜야 한다. 테미즈야에서 목욕재계하고, 배전으로 나아가서 숲으로부터 뚝 떨어져나온 불쌍한 꽃가지를 공양해 다시 숲의 주인의 품으로 돌려주었다. 그러고 나서, 손뼉 두 번을 친다. 별 생각 없이 눈만 감고 있는지, 또는 벚나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스러운 소원을 또 하나 하루노하나히메에게만 들려 주었는지는 요이카밖에 모를 일이다. 이윽고 자리로부터 물러나와 남궁 린을 찾아 눈길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눈이 마주쳤다.
“응. 진짜 소원은 아까 전에도 빌었으니까, 이번에야말로 ‘올 한 해도 평화롭길’ 같은 걸 빌었어.” 당당한 표정, 진위여부는 불명. “남궁도⋯.”
요이카는 그렇게 말하려다가 한 가지를 떠올렸다. ‘참, 비밀이랬지.’
“남궁의 소원도 이루어지면 좋겠네.” 그렇게 말을 돌렸다. 요이카는 사뿐사뿐 도리이 쪽으로 향해서 걸어갔다. 남궁은 숲에 꽃까지를 하나 되돌려 주었으니까, 나무 신인 요이카도 그의 소원에 가호를 내려줄 수는 있을 것이다. 옷자락이 팔랑팔랑 흩날렸다. 숲의 초입에 늘어서 있던 노점들이 떠올랐다. “당신, 배고프겠다. 같이 ‘본격 축제’나 구경하러 갈까?”
>>906 어째서... 어째서 도망가는 거야...!!!(?) 음~ 하지만 그만큼 꺾으면 조경훼손이니까 맞는 말이지!( •̀∀•́ )✧
앗 오늘도 기습 질문이다!!!!
1.어...? 첫 질문부터 충격적이라 사망함😇 어... 그러게....... ............... 나 얘가 누굴 좋아하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어 상상하니까 약간 두렵기도 하고......... 산치체크 시작(?) 도무지 상상이 안 가는 관계로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직접 대면으로 선물 주면서 고백하지 않을까? 물론 공개고백은 아니고... 별로 두근두근 부끄러워하진 않을 것 같네🤔
2.고백을 받는다면....!?? ?🤔 그.. 내가 가끔 올렸던 제가욧?짤처럼 본인 가리키면서 눈 깜빡깜빡... 본인도 어느 정도 괜찮게 생각하는 사람이 고백한 거라면 안 좋아해도 'ㅇㅋ 그렇게 내가 좋으면 어울려줄 수는 있어~'라고 나오지 않을까?(대신 어울릴 뿐이지 연인관계는 아니라는 사실은 확실하게 짚습니다) 그다지 관심 없는 사람이 고백했다면 가차없이 거절...
갸아악 다시 갱신해~ 잠깐 뭐 좀 하고 왔더니 정신력이 쫙 빠졌어..._(:3」∠)_ 다들 오늘도 좋은 저녁이야~
>>923 요이카주도 안녕~ 그럼 저걸로 막레 받는걸로!! 얼킷 축제 아닌 '본격 축제' 가자는 요이카 넘... ..귀여워........╰(*´︶ `*)╯
1. 만약 발렌타인데이에 고백을 한다면 어떻게?! 🤗 ->이거는 정말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서 다르지 않을까 싶지만 일단 디폴트 값으로는... 초콜릿을 모두에게 뿌리면서 슬쩍 그 캐릭터에게만 다른 쪽지를 살짝 놓는데 그 쪽지를 펼쳐보면 17x²-16|x|y+17y²=225 이렇게 적혀있고 그 아래에 남은 이야기는 학생회실에서. 라는 문구가 적혀있지 않을까 싶어요. 17x²-16|x|y+17y²=225 이것의 의미는 알아서 찾아보는 것으로!
2. 만약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과 함께 고백을 받는다면 어떤 반응—!!!!!! 😚 ->이것도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서 다를 것 같은데 가만히 바라보다가 살짝 당황하더니 아니. 왜 나를?!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봐! 왜 나를! 이러면서 점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얼굴을 붉히면서 아랫입술을 약하게 깨물것 같아요. 그러다가... (스포일러) 인 질문을 살짝 던지지 않을까 싶네요. 스포일러를 보고 싶다면.. 어.. 5명 이상이 1~10의 다이스를 굴려서 홀수가 나온다면 긁어보도록 하죠!
>>940 치아키는 상당히 계획적이구나???🤔 수학공식 그거잖아 I love you로 읽히는 정답이 나오는 문제! 그런데 이거... 받은 상대가 이게 뭔지 몰라서 무시하거나 뭔가 잘못한 건 줄 알고 피해버린다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열~ 부끄러워하는 치아키 귀여운걸 유후~◠‿◠ ??? 어 근데 스포일러가 대체 뭐길래🧐
>>941 스포일러는 스포일러에요! 어. 정확히는 그것은 아니고 저 식을 토대로 그래프를 그리면 하트가 되는 그 식이에요! 뭔지 몰라서 무시하거나 피해버린다면 치아키는..아마 학생회실에서 기다리다가 그것 자체가 답이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그냥 마음을 접는 루트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굳이 막 그런 것으로 부담을 주고 싶어하진 않을테니까요.
아니 어떻게 이렇게 행복한 질문이 올라올 수가 있담 하네주 천재…?? 넘 맛있어서 볼 미어터져요 ㅠ (와구와구)
>>936 아놔 안 좋아해도 어울려주려고 노력하는 거 왤케 상냥하죠…..???! 근데 상상하다가 완전 슬퍼졋어 난 린을 좋아하는데… 사랑을 하고 잇는데. 사실 옆에 잇는 린은 나 안 좋아하고 그냥 같이 잇어만 주는 거다? ㅇㅇ자낮멘헤라 돼줄게 (저기요)
>>940 근데 지력 0 찍은 바보 캐릭터가 받으면 어떻게 되죠… 아 치아키랑 맞관인데 수포자라서 졸지에 망한 사랑 된 캐릭터 보고 싶다(??) 그나저나 다이스로 알려주다니 비겁하군 크윽…!!! 어쩔 수 없지 이거 안 되면 누가 빨리 총대 메고 치아키한테 고백 날리자 (안됨)
.dice 1 10. = 7
>>944 부끄럽 타는 미카 초-모에!!!!! 아니 여기 캐들 왤케 다들 상냥한 거야 왜 안 좋아해도 친절하게 받아주는 거지 🥺 물론 얼굴 빨개져서 말 더듬는 미카는 더더 귀엽지만…
"배가 고프면 쥐 한 마리만 꿀떡 삼키면 되던 게, 지금에도 제대로 맛 느끼기 전에 삼키게 되니. 식사란 게 즐겁지 못하더랍니다."
말하고 나면 미유키는 부끄러운 듯 웃는다. 짐승 몸으로 있을 적에는 먹이의 살을 찢어내고, 삼키면 포만감으로 가득 차니 그것으로 충분했으니. 당신과 다르게 앞에 있는 신님은 아직 그 짐승으로서의 본성을 채 버리지 못한 것이라 인간의 몸으로 있음에도 본능적으로 행동하게 되는 것이었다. 또한 조각에는 손재주가 있는 것이 요리하는 족족 설익고, 태우기 일쑤에다, 제 몸을 굴리는데 필요한 영양소 외에는 섭취할 필요를 못 느끼는 그 고집 또한 식사를 즐기지 못하는 것에 이유를 더했을까. 당신의 물음에 미유키는 답 없이 어깨만 으쓱이나 계속해서 도시락을 비워가는 것을 보면 그 영향 미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어지는 당신의 말에 미유키는 동의하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단 것은 식사가 못 된다고도 하니. 응. 그렇지요."
말을 끝내고 나면 미유키는 계속해서 식사를 즐긴다. 만족감이 몸을 타고 흐르는 것에, 미유키는 종종 당신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을까. 이내 도시락을 다 비우고 뚜껑을 닫아내면, 미유키는 이번의 식사가 정말로 만족스러웠는지. 홍조까지 피어낸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머물어있다.
>>954 앗아 어울려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그거야... 오~ 나를 좋아한다니 이녀석 신기하잖냐wwww 어이어이 나한테 연애감정을 느낀다는 건 어떤 기분? 궁금한데 설명 좀 해 줘봐 깔깔깔 나 좋아하니까 나한테 못 빡치겠죠? 그러나 사랑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얼굴이죠?? 그래도 내가 좋으면 힘내서 나도 좋아할 수 있게 꼬셔보라고www 님은 할 수 있다!! 우르롹끼
대충 이런 느낌🤦🏻♀️............ , ................ .............
>>96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 진짜 대박 초딩 같고 짜증나(??) 그치만 린한테 고백까지 한 레벨이라면 진작 코 꿰여서 그런 하급 어그로에도 안 넘어갈 것 같아요… 어쩔 수 업다 린한테 고백할 예정이신 참치분은 무조건 맞관을 노리도록 해요(저기요)
어어 이놈의… 발렌타인… 🤔 상상이 안 감22
1. 고백할 정도로 마음에 드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잇으면 이미 한참 전부터… 문자 끝마다 하트 붙이고 맨날 방실방실 웃으면서 졸졸 쫓아다녔어가지고… 초콜릿(중탕하다 안에 물 들어가고 난리남)이랑 같이 고백 받아도 상대는 별로 놀랍지도 않을 것 같은 🫠 글고 거절 당해서 한 달 몸져누움 ㄱ-
2. 식은땀 짤짤 흘리면서 어떻게 해야 마음에 상처 안 나게 잘 거절할 수 잇을지 3일 동안 고민하다 적반하장으로 지가 와앙 하고 울어버리는 최악의 상대입니다 😱😱
배부르다 😋 발렌타인 최고......... 사실 친구들이 ‘네 초콜릿에 독을 탔어’ 라고 해도 난 겸허히 고백이라고 받아들이고 장렬히 달콤한 죽음을 맞겠지만...... 이렇게 구체적인 이야기를 먹을 수 있다니 감동적입니다.... 고백받은 돗가비신님의 제가욧? 짤 모습이 귀엽다 🤗 돗가비신님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모습은 참 귀한 것이로군요..... 아쉬운 대로 한 폭의 도화지에 담아 후대에 내리겠습니다...... 치아키의 하트 함수—!!! 학생회장님의 고백은 수학 천재가 되지 않으면 쉽사리 이해할 수조차 없다니 과연...... 이 시대의 리더의 미래의 짝이 되기 위해서는 지성과 교양을 겸미해야 하는군요........ 아기고양이미카는고백하는모습도고백받는모습도빨갛구나—!!! 귀엽기 그지 없고로. 😊 홍당무미카가이렇게귀여운데감히누가고백을거절할쏘냐....... 사에의 고백대쉬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눈치가 있으면? 알아서? 먼저? 고백해야? 사에의 마음을 가로챌 자격이? 있는게 아닌지? 🤔 마음은 아프지만 잘 거절하려고 앓는 것조차 상냥하고 사랑스럽구나........ 🥲
>>666 린이 관캐인 참치 그 무게를 견뎌라인 거군… ✏️✏️ 아니 어떻게 인기가 없을 수가 있죠 신라시대 때부터 도깨비님한테 고백한 사람으로 성곽 한 바퀴 줄 세울 수 잇을 것 같은데 대 충 격
의도한 건 아니긴 한데 굳이 안 숨긴 것도 맞고고…??! 어릴 때부터 가능한 풍부한 감정 표현을 체득하려고 해서 얼굴로 드러내는 게 습관된 걸까 🤔 물론 하트 붙이고 쫓아다닌 건 걍 티낸 거 맞고요(?) 울면 근손실 온다는 말에 벌떡 일어나서 트레이닝룸으로 들어갓다고 합니다 ~해피엔딩~
>>967 허거덕 그 따뜻한 날개로 안아주시면 행복해서 죽어버려요……… 미유키 님의 발렌타인도 보여줘요 구질구질……
525 자캐가_눈사람을_만든다면_어떤_모양 음~ 의외로 비교적 평범하다!!! 근데 스케일이 커서 공간이랑 눈 양만 된다면 이따만한 거 만들듯
323 자캐의_말버릇이_있다면 뭐, 음(으음), 와, 어, 응(으응), 엥(에엥) 같은 감탄사를 자주 쓰는 편!
294 자캐의_손은_부드러운가_거친가 엄청나게 매끄러운 것까진 아니지만 평소에 손 험하게 쓰는 거에 비하면(창문 타고 클라이밍하기, 담 넘고 놀러다니기, 우당탕탕 넘어지고 구르고 기타등등…) 상당히... 꽤... 많이 부드러운 편 아닐까? 신이라서 손을 막 써도 부드러울 수 있다 부럽다...
예전에는 손에 크게 신경 안 썼는데 이것도 비교적 최근에 부드럽게 바뀐 거야. 이유는 오로지 하네 볼 쭉 잡아당기기 위해서...◠‿◠ 아기들 피부는 민감하니까 손 거칠었을 때 그랬다가 가차없이 거부당한 경험이 있었지 않을까😊 그 이후로 볼 쭈욱을 위해 손 관리하는 남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972 사에주도 안녕, 반겨줘서 고마워! 🤗 그치만 이렇게 맛있는 걸 먹었는데 가만있을 수는 없지—!!! 구글맵에 가미즈나고 방문리뷰 쓰러 갑니다...... 참치들이 예쁘고 캐들이 맛있어요 ★★★★★
하네의..... 발렌타인 고백?....... 하다: 익명일 것 같은데다 고백하고서 마음 정리할 것 같아.... 😊 이루어질 리 없다고 생각하고서 마음만 전하는 거지. 편지로 전하고서 이제 훌훌 털고 그만두자라고 생각하는거야. 혹시라도 정말 정말 정~~말 진~~~짜 많이 좋아하면 조용히 불러서 울먹울먹 고백하지 않을까 싶어. 마음을 접으려고 했는데 그게 안 됐다며 미안하단 고백이지. 🤔
받다: 관심이 있는 상대든 아닌 상대든 일단 부끄럽고.... 부끄럽고.... 부끄러워서 다른 타카나시를 잘못 찾은 거 아니냐고 물어볼 듯.... 매우 실례이다. 😇 그리고 답을 바로 못 주겠다고 늦게 답 줘도 되냐고 할 것 같아. 승낙을 하든 거절을 하든 예쁘게 맺을 수 있게 하고 싶으니까~! 물론 이미 실례 저질러서 글렀지만. 👍
캡틴도 안녕—! 지금 이불 속에 들어와있는데 손만 빼고 다 녹았어. ☺️ 해동물만두가 되어가는 중이야.
>>974 이걸.......... 눈사람이라고 해도 되는가? 눈사람 모양 빌딩 그런 것이 아닌가? 🤔 말버릇, 베리큐트. 벨소리로 사용하게 녹음 부탁드립니다. 🤗 가차없이 거부당한 경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있는 거로 하자—! 쬐깐이 시절 어느날 아저씨 손 선인장같다고 도도도 도망갔었대. 🌵
하네주 다시 어서와~!!! 추운데 밖에서 고생 많았고 앗 네 초콜릿에 독을 탔어 그 방법도 있었구나 크윽 미처 생각 못했다(?)
>>969 아무리 인물(겉)이 잘나도 행동거지가 사람이 되지 못하면 같은 지성체보다는 원숭이? 개? 정도로 보이기 마련이니까(??) 의도는 안 했지만 순수하게 드러내는 쪽이구나 풋풋해서 귀엽고 좋다...🥹 게다가 하트는 티낸 거냐고 이 귀여운 아가씨 어쩔거야───!!!!! ㅋ ㅋㅋㅋㅋㅋㅋ ㄲㅋㅋ ㅋㅋㅋ응... 근육 다시 만드는 거 힘들지 사에야 그러니까 힘내자...
>>970 일상을 두 개 정도....? 역시 일상의 황제 미카주 대단해😲 나는 아직은 잡담만 할 수 있을 것 같아~ 11시 정도 돼야 확실하게 놀 수 있을 것 갇은데 그러면 너무 늦었으려나🥺
>>975 하네 고백썰도 최고야 크어어 hell yeah──!!!! 마음정리하려고 고백하는 거 너무... 하네답고 이것도 풋풋하고 귀엽지만 만약의 가능성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눈물이 나는 거예요...🥹🥹🥹 불러서 하는 고백도 내가 당신을 좋아한다가 아니라 미안하다는 말인 것도 크아아아악
>>974 눈사람 ㅋㅋㅋㅋㅋㅋ 저기요 저러다 눈빌딩도 짓겟어요;; 감탄사 늘려 쓰는 린탸 멧챠 카와 우오오!!!! 아니 창문 타고 클라이밍… 뭐요?? 젠장 피지컬이 받쳐주니까 저런 것도 가능한 거로군 질투난다 질투가 나…(?) 아니 아기하네탸를 위한 핸드 케어 뭐야 그거 엄청 감동이잖아… 🥺 크게 감명 받은 사에주가 린에게 이솝 핸드크림을 선물합니다 (예?)
>>975 마음을 왜 정리하죠!!!! 😱😱 하네가 고백하는데 거절할 사람 있나요? (탕) …다음? 하 진짜 많이 좋아하면 눈가 바알개져서 울먹거리는 하네… 보고 싶지만 마음 아파서 보고 싶지 않아 크윽 나 모순적이게 되어버렷…!!! 예쁘게 맺으려고 오래오래 고민하는 하네 상냥해 🥺 하 이렇게 하네한테 어떻게 고백할지 미리 시뮬레이팅 해봅니다…(안됨)
.................... 찾기 어려운 곳에 있다고 점수가 높은 QR이 있는 건 아닌가봐요. 치사한 방법을 쓰기로 합니다. 소원 빌 거에요. ‘아빠, 엄마, 사키 언니, 마이 오빠, 우치 오빠............’ .........그만두기로 합니다. QR 코드 때문에 소원까지 빌었다가는 제대로 놀림받을 거에요. 이벤트를 즐길 수 있도록 QR의 점수가 높게 해주세요—같은 소원도 너무 짜맞춘 것 같고요.
>>97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얼 미처 생각치 못 한거야—! 만약의 가능성....... 조차도 기대하지 말자고 고개 저어버린 게 하네니까. ☺️ 글씨체 알아볼까봐 편지 쓰면서도 고생하지 않았을까. 사서 고생하기의 달인, 김하네. 😉 하네한테 사랑 고백은.... 좋아한다는 말은 단 하나도 없는 미안하단 고백일 것 같아서. 좋아한다는 말을 꺼낼 수 있을까........ 🤔
>>980 사사사에주가 사람을 죽였다—!!!! 어쩔 수 없이 하네한테 3시간 동안 파 다듬구 3시간 동안 마늘 까고 3시간 동안 양파 썰고 3시간 동안 고추 다지게 할게. 😊 이러면 눈가 발갛게 올라서 울먹거리지 않을까–! 하네한테 고백......? 어라? 사에주의 고백을 받는다니 기념일로 지정하고 공휴일로 지정해야하는 게 아닌지?
와아, 무려 10점! 학기초부터 웬 일로 상당히 운수가 좋다! 그렇지만 이벤트는 이벤트고, 청소 당번은 마저 청소를 해야지. 청소도구함을 도로 닫고 곧바로 교실 인근의 복도를 빗자루로 쓸기 시작한다. 빗자루 끝에 걸린 허연 먼지 사이에서 또 다른 QR코드지를 발견하기 전까지.
1. 일단 제 마음이 확실한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확실하다면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할까요. 마침 인간들에게는 발렌타인 데이라는 기념일이 있다고 하니, 미숙하게나마 제 손으로 직접 초콜릿을 만들어 준비하겠네요. 그리고 상대에게 향하나, 우물쭈물. 신이나 되어놓고 잔뜩 긴장해서는 말도 제대로 못 붙이고, 한참을 그렇게 부끄러움 뒤에 숨어 망설이다가, 상대가 떠나려고 하면 그때서야 붙잡으며 제 마음을 고백하겠네요.
2. 놀라서 크게 뜬 눈을 깜빡이며 상대를 물끄러미 건너다보다가, 부드럽게 웃을 거 같아요. 그리고 받아주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을 조곤조곤 상대가 슬퍼하지 않게 설명 해줄 거랍니다.
늦었지만 하네주 어서 오아요. 하네의 경우도 너무 달콤하고 귀엽네요. 그 고백을 꼭 이루어졌으면 할까, 응원하게 되어요.
>>979 아놔 개 원숭이 이러고 너무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아무래도 하트는 아무한테나 붙이는 거 아니니까!!! (끄덕) 도깨비님은 인간이 아니라서 모르겟지만… 인간의 삶이란 매일이 근손실과의 전쟁인 것이라죠…
>>984 크크크크큭 이몸은 하네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고~~?ww 아 아니 뭐하는 짓이죠 아무리 하네주라지만 하네탸한테 그런 짓하는 건 절대로 용서 못해!!!!!! 무 무무무.. 물총이라도 🔫 (탕)(?) 와 대박 우리 연휴 하루 더 느는 거야??? 하네한테 고백도 하고 빨간날도 늘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일석이조 럭키~~
>>990 난 난 무죄야—! 울먹거리는 하네를 대령하려던 것 뿐입니다—! 근데...... 물총? 물싸움하는 사에 보고 싶다. 😇 머리카락 최대한 안 흐트러지게 땋아 정리하든 묶어 정리하든 한 다음에 물놀이 하는 사에....... 하이틴의 결정체이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그게 맞는 거냐고—........!! 근데 공휴일 늘면 좋긴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