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이라는 대답에 와타누키 씨를 살짝 바라봅니다. 저를 좋은 학생으로 봐주고 있는 것 같아요. 모난 성격이란 걸 확실히 알고도 남았을텐데 이상한 일입니다. 와타누키 씨한테는 실수랑 오해, 누구한테나 늘 그렇듯 쌀쌀맞게 굴고서 뒤늦게 사과하기 뿐이었습니다. 늦은 사과라도 좋게 봐준 걸까요?
“......비행 청소년은 양치 안 할 걸요.”
학교에서 가르치는 건 안 하고, 반대로 하는게 비행 청소년이잖아요. 학교에서는 양치하라고 가르키니까요. ...알아요, 억지부리고 있단거요. 사탕만 오물거립니다. 괜히 더 이 주제로 말하면 계속, 계속 이상한 억지만 늘어놓게 될 것 같아서에요. 사탕을 열심히 먹는 편이 나아요.
“네, 싫습니다.”
당연합니다! 할 필요 없는 사과, 할 필요 없는 감사 인사는 안 하는 게 낫습니다. 계속 하면 스스로를 낮추는 것 밖에 안 돼요. 좋지 못 합니다. 그렇다고 저처럼 아무런 인사를 안 하는 건 안 되지만요, 필요할 때만 해도 되니까요.
“필요할 때만 하세요, 앵무새도 아니고 매번 했잖아요.”
오늘도 미안하단 말도, 고맙다는 말도 둘 다 들었는걸요. 저는 와타누키 씨를 조금 본받아야할 지도 모릅니다.
이번에도 뜬금없는 억지다 미카는 뭐라고 또 대꾸할 말을 찾다가 관두었다 말해봤자 또 억지부릴 거 같아서 ...본심을 드러내기가 그토록 싫은 걸까?
"...방금은 필요해서 한 건데."
아무렇지도 않게 변명(?)한다 타인이 호의를 베풀면, 고마워하는 것이 마땅하다 안 그러면 염치없는 사람이 되어버리니까 무심코 시계를 바라보니 더욱 늦은 시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물고 있던 막대를 대충 근처 쓰레기통에 던져넣고 커피 사탕도 주머니에 쑤셔넣은 다음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리 집이 싫어도 늦기 전에는 들어가야 하니까 이 무의미한 설전을 계속할 수도 없고
사탕 준 걸 왜 줬는지 알면 고맙다는 말이 안 나왔을 거에요. 집에 가기 싫다는데 왜 가지 않으냐고 우겨서, 그거에 대한 사과로 준 거였으니까요. 사과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사과라고 치부해버립니다. 그러니 이 사실을 알면 고마워할 수가 없습니다. 필요한 인사가 아니에요.
“지금은 안 갈 거에요.”
와타누키 씨가 집에 갈 마음이 들었나봐요! 하지만 전 학교에 가야합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와타누키 씨를 보다가 저도 따라 일어섭니다. 와타누키 씨가 집 말고 다른 곳으로 새지 않을까 잠시 고민했지만요, 그러지 않을 거라고 믿기로 합니다. 역시 착하고 상냥하다고 생각되니까요.
“.........내일 봐요.”
친구 사이에서나 할 법한 인사니까, 많이 고민했어요. 할까 말까 머릿속으로 바쁘게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말하기로 했어요. 친한 척 하는게 아니라요, 내일 무사히 학교에 오란 뜻입니다! 무사히 잘 집에 들어갔다가, 내일 잘 등교하란 뜻이에요. 짧게 고개숙여 인사합니다.
# 막레! 🤗 일상 돌리느라 수고 많았어—! 미카......... 사람 손탄 길냥이 같아서 마음이 아려.... 🥲 그래도 따숩게 잘 자야한다........ 🥹
............폭탄이 터졌습니다. 학생회의 노고에 이벤트를 한 전 참여하기로 한 거였는데 폭탄이 터지는 걸 보니 기분이 묘해졌어요. 학생회장 선배님한테서 랜덤으로 받은 사탕이 오렌지였어서, 매운 사탕이 아니었던 복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참여이자 마지막 참여가 폭탄이면 억울해요! 다른 QR도 찾아서 찍어보기로 합니다!
스코어 앤 붐. 그 이벤트를 준비한다고 얼마전에 얼마나 학생회 멤버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고생을 했던가. 당연히 치아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물론 첫날이어서 그런지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것일지도 모르나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서 QR코드를 인식시켜서 점수를 얻는 이들을 봤기에 그는 충분히 만족하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와중,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는 복도에 도달했다. 여기저기를 둘러보면서 걸어가는 도중 낯이 익은 뒷모습을 그는 발견할 수 있었다. 전에 옥상에서 잠깐 본 적이 있던 후배 여학생의 모습이었다. 인사라도 해볼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가볍게 그녀를 향해 말을 걸었다.
"또 보네. 키리나즈메 양. 요즘은 밥 잘 먹니?"
이전에 밥을 안 먹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기에 그는 괜히 그렇게 질문을 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노력은 해보겠다고 했으니 조금씩 노력을 하지 않을까. 아니면 정말로 말뿐인걸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는 괜히 어깨를 으쓱했다.
그보다 뭔가 전보다 말하는 것이 약간 짧아진 거 아닌가? 뭔가 삐걱거리는 느낌인데. 원래 이런 느낌이었나.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상대 태도가 정말로 무례하고 말도 안되는 그런 쓰레기짓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자신은 딱히 태도를 바꾸거나 할 생각이 없었다.
아무튼 저거 잡을거라는 그 말에 치아키의 시선은 그 '저거'에 고정되었다. 거기에 있는 것은 다름 아닌 QR코드였다. 오. 꽤 재밌는 곳에 걸려있네.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의외네. 이런 이벤트 안 즐길 줄 알았는데 말이야. 하지만 재밌게 즐긴다면 나야 좋지! 아하하. 벌써부터 점수를 얻겠다고 노력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닌걸? 거기다가 너도 참여한다면 당연히 학생회장으로서 완전 성공이지!"
드디어 자신의 노력이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며 그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건 그렇고 저기에 있는 것은 점수일까. 폭탄일까? 어느 쪽인지 정말 궁금하다고 생각하며 그는 그녀에게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