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받아버린 건가요? 네, 받아버렸어요! 세상에서 가장 맛난 건 인간들이 만드는 음식이고, 음식 중에서도 유별나게 맛난 건 배를 채우는 게 아니라 입을 달래주는 간식, 귀하고 사치스럽던 것이 어느새 대중화가 되었는지!
"답장, 답장!"
[체리 요정 님 안녕!!
간식 정말 고마워! 저번에 받은 것도 야금야금 먹고 있어! 줄어버리면 체리 요정 님이 준 거가 사라져서 아쉽지만 이노리랑 하나가 되니까 아쉽지 않다고 생각할래!
이노리는 둘 다 좋아해! 사실 체리 요정 님도 좋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리스트에 체리 요정 님도 있어! 요정 님 고마워-!
이노리가!!]
동글동글, 그렇지만 어딘가 삐죽하니 모난 글씨. 그래도 읽을 수 있는 정도니 어찌나 다행인지. 음- 하고 고민하다 더듬이가 쫑긋거리더니, 네 고개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뚱. 편지, 사물함에 넣으면 읽으려나? 요정이니까 읽을 거야! 그럼 요정들은 뭘 좋아하지? 이노리처럼 간식을 좋아하나? 큰맘 먹고 샀던 초코 베이비를 답장 옆에 두고는 별 모양 스티커를 두 개나 붙여버리고는. 거기다 포스트잇까지.
언젠가는 불꽃도 꺼지겠지만 타오르는 동안에는 모두가 바라볼 수 있도록, 주변을 전부 환하게 밝히고 한 점의 후회도 없이 타오를 수 있도록. 리오는 가자고 말하며 내민 손을 잡았다. 조금 더 앉아서 어리광부리고 싶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아쉬운 표정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전철에 계속 앉아있을 수는 없으니까.
" 그거 무거우면 내가 들어도 되는데. "
등에 기타를 메고 타박타박 걷기 시작한 리오는 잠깐 이펙터 가방에 눈길을 주곤 내가 들까? 하고 한 번 더 말하며 마야를 바라보았다. 가까이 있으면 좋은 사람이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쳐나서 리오의 안에서 꿈틀대는 악의를 어느정도나마 지워준다. 리오는 주변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 잘 알고있다. 어느정도 안면식이 있는 사람은 딱 여섯 글자, 멘헤라지뢰녀. 안면식이 없는 사람들은 차갑고 무서운 여자아이. 그리고 리오는 마야에 대한 시선도 잘 알고있다. 긍정적이고, 밝고, 주변에 친구가 많은. 자신과 완전히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이다. 어째서 자신과 친하게 지내주는지도 모를만큼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지 모르지만 이미 너무 깊게 들어와버려서 이제는 내보내 줄 수가 없게 되었다.
" 응. 매일 쓸게. 나는 매일매일 쓸거야. 미야가 하자고 해줬으니까.. 응. 나는 매일 쓸게. "
무리라던가 하는 부분이 아니다. 자기 전에 한 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된다. 아니면 10분 20분이 될 수도 있다. 그 정도 시간을 매일 쌓아올리면 커다란 추억이 될 테고 그럼 더 깊이 기억되고 더 가까이 지낼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리오에게는 충분했다. 그런 추억이 잔뜩 쌓인다면 '미야가 바라봐주지 않아서 이렇게 상처가 났어' 라고 말할 틈도 없을 것이다.
" 그래도 미야의 그림도 보고싶고.. 응. 대단하다고 생각해. 나는 그런거 못해. 남들 앞에 선다던가, 그런 중요한 자리.. 나한테는 무리야, 무리. "
짐작! 마음씨가 따뜻한 친구인 것 같아!!!🙋🏻♀️ 오마모리씨 정말 친절해... 응 맨날 고라니처럼 뛰어다니고 부수니까 안전이 위험...하긴 하지... 미신적인 효력은 믿지 않지만 부적을 지니면서 행동하기 전 다시금 생각해 조심했으면 좋겠다니 어쩜 이렇게 어른스럽고??? 상냥할까...ᵒ̴̶̷̥́ ·̫ ᵒ̴̶̷̣̥̀
전철 안에 있다가 밖에 나오니 속이 트이는 기분이라 무쿠루마는 숨을 크게 후아-! 하고 내쉬었다. 드넓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면, 모든 상념과 걱정들이 먼지처럼 작은 것이 되기라도 하는 듯해 무심코 고개를 들게 된다. 그렇게 멍하니 걷고 있다가 불쑥 옆에서 물음이 던져졌다. 응? 하고 고개를 돌려 리오를 바라보다 이내 방긋 웃더니 가방을 높게 들어 올려 보였다. 살짝의 떨림이 있었으나 성공이었다.
"이 정도는 거뜬하다구! 그리고 오늘은 리링이 공연하느라 수고했으니까 집 앞까지 데려다줄래! 어차피 집 가깝구."
돌아가는 길이 혼자면 외로울 지도 모르니까. 오늘 꽤 깊은 이야기를 했으니 혼자가 되면 또 어둑한 상념에 잡아먹힐 지 모를 일이었다. 사람은 종종 커튼을 치고 창문을 열어 광합성을 해줘야 한다. 어둠 속에만 있다 보면 점점 무기력해지고 지하로 끌려가는 듯한 감각에 사로잡힌다.
"그렇단 말이지⋯⋯. 그럼 나도 매일 써야지!"
최대한 밝은 이야기들로 꾸며낼 심산이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빼앗기고 살아온 자들은 대개 욕심이나 소유욕이 짙어지는 방향으로 자라는 경우가 있었고, 그럴 때엔 넘칠 정도로 충분히 주며 그들의 마음 속에 신뢰를 단단히 뿌리내린 뒤 그들 스스로 여유를 되찾아 자제할 수 있는 방식을 사용하는 게 좋았다. 이게 리오에게도 해당될지는 모르겠다만, 한 번 시도해 보긴 해야지.
"흐음, 그럼 그려볼게. 리오를 닮은 회색 고양이나 연습해볼까-."
귀갓길은 사람들이 많았다가 점차 한산해졌다. 가벼운 발걸음은 느긋하다. 이런 인구의 변화는 제게 아무런 영향이 못 되었다. 그건 학교생활에서도 마찬가지라 떠밀리듯 부부장이란 직책을 맡게 되었어도 부담이라거나 무섭다거나 하지 않았다. 태생이 그랬다. 어릴 때부터 낯가림이라고는 전무했으니까. 그래서 사실 무쿠루마에게 있어선 이 주제가 그리 공감하기 쉬운 것이 아니었다. 다만 이해에 그칠 뿐. 너는 그렇구나, 하고.
"그치만 오늘 중요한 자리 섰잖아? 체리 블라썸 펀치 공연 말이야. 앞에 나서서 노래까지 불렀잖아? 미야가 볼 때에도 리링은 대단한 걸."
교환일기라는 것이 생기자 리오는 그게 무슨 대단한 의무라도 된다는 것 처럼 눈을 빛냈다. 작게 보자면 친구로서 남길 수 있는 추억이 생긴 것이고, 친한 친구끼리 할 수 있는 약속과 같은 것이 하나 생긴 것이었다. 그리고 크게 말하자면 살아갈 이유가 생긴 것이었다. 아마 이것을 고치지 못하면 평생 남에게 의존할 것이고 평생 자기를 봐주지 않으면 죽겠다고 말하면서 살 수도 있다. 그리고 그걸 고쳐나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일종의 재활훈련처럼, 교환일기는 그렇게 작용될 것이다.
" 원래는 그런거 못..하거든. 공연 전까지만 해도 못하겠다고했어. 나는 안하고 싶다고.. 그런데 미야가 와줬으니까. 응. 그래서 했어. 용기냈어. "
집도 가깝고 데려다 준다는 말에 리오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자신이 나름대로 각오를 다질 수 있었던 이유도 설명해주었다. 기타를 잡은 것은 좋은 일이다. 앞 쪽에 크게 나설 일 없이 자신이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다면 주변의 시야가 어두워져서 온전히 자신을 음악에 바칠 수 있다는 느낌이었다. 보컬은 느낌이 조금 달라서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 꽂힌다. 아이러니하게도 관심을 받는 것을 미치도록 좋아하는 리오는 다른 의미의 관심이 꽂히면 견디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생기곤 했다.
" 미야, 미야- "
천천히 걸어서 어느새 집이 가까워졌다. 혼자 살고있는 리오의 작은 맨션. 꺼질듯 말듯한 가로등 몇 개가 길을 비춰주고 있고 나름 정비가 되어있는지 단지 내부는 깨끗했다. 리오는 뭔가 하고싶은 말이 있다는 듯 입구에 서서 우물쭈물하며 옷소매를 톡톡 잡아당겼다.
" 미야랑 조금 더 오래 있고싶어. 미야, 오늘은 아침귀가 하지 않..을래..? "
알고 있다. 이런 부탁을 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고, 무례한 일이라는 것 정도는 잘 알고있다. 그 정도 사회생활도 못할 정도로 멍청이는 아니다. 하지만 리오는 그런 것을 알면서도 부탁했다. 오늘 하루는 온전히 자신과 쭉 함께 있어달라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말하면 질려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리오도 그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미야는 잘 받아주니까, 좋은 친구니까, 어리광 부리게 해주니까. 그래서 조금 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 안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응. 안된다고 하더라도 나, 죽을거라던가- 그런 말은 하지 않을게! "
음... 어쩌다가 이 아재를 구상하게 되었는가? 계기는 별거 없고 임시스레 열렸을 때 머리에 팟하고 '아 한국 쪽 신 내고 싶다...!!'라는 생각이 스쳐서야. 이왕 한국신으로 할 거면 한중일이 공유하는 요괴나 신보다는 한국 고유의 신으로 하고 싶었고. 그래서 채택된 게 도깨비 :3 도깨비 신으로 하려면 나도 도깨비에 대해 알아야 하니 이것저것 찾아 보니까, 도깨비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모호하고 광의적인 존재더라고. 그래서 신이기도 하고 귀신이기도 하고, 신성하면서 요사스러워 종잡기 힘들다는 기본설정이 잡혔고... 그렇다 보니 왕년에 한탕 놀았던 우하하 욜로아재가 되어버렸고.... 철없는데 나이는 많고 미묘하게 꼰대끼 있을까말까한 성격을 보고 있자니 '앗...!!! 명절날 삼촌!!!'이라는 이미지가 스쳐서 페어도 구하고... 그렇게 됐네!! 하나하나 즉석으로 구상해가면서 채운 거라 초기설정이랄 건 없구~ 나름대로 신경 쓴 부분을 얘기하자면 이미지 컬러는 창백한 푸른 계열의 색, 시안~터쿼이즈를 오가는 선득하고 차가운 푸른색(청록색)이야. 도깨비불의 푸른 불꽃, 밤, 음귀라는 특성의 어둡고 음陰한 성질을 이미지화했어. 그래서 눈도 그 색이고 머리카락도 남색 가까운 느낌.
>>886 에- 하지만 초기설정은 이미 풀었다구~😗 신직가문 딸내미란건 똑같지만 신사일 할때 말곤 부끄럼 많은 친구라 그게 컴플렉스여서 깡을 갖기 위해 부던히 노력한단 느낌~
만약, 정말 만약에 명망있는 가문 설정이 아니었다면 김토아씨 아마 조무무녀 알바 하는 데코라 씨게 들어간 패션갸루캐였을지두...🤔
탄생비화라... 오마주 같은거면 되려나? 토아네 집안이 토자 돌림인건 쓰르라미에서 소노자키 가문이 이름에 귀신(鬼)을 새긴다는 거에 착안했구, 왜 굳이 토끼신 무녀로 냈냐면 이미 초창기에 밝혔지만 흑토끼의 해라서 그렇고~😗
원래 이나바님은 행불행을 주관하는 신님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이미 인간캐면서 토끼신도 가져가는 마당에 그런 메이저 능력까지 가져가는건 영 아닌거 같아서 플롯 꼰다는 생각을 버리고 이나바의 흰토끼 원전 그대로 가기로 했다!☺️
원전의 흰토끼도 제 형제신들이 갈궈도 군말없이 짐을 들어주는데다 상어한테 깝죽대다 뜯긴 자기 털을 돌아오게까지 해준 오오쿠니누시에게 감복해서 야카미히메랑 맺어질 수 있게 해줬다고 했으니~ 이나바님도 그렇게 묵묵히 맡은 바를 다하는 사람에게 축복을 내려준다는 설정이 되었고!🤗
맞아 나도 사실 도깨비 조사 해본적 있었어서 생각보다 모호하더라 어이어이 이름 모르는 건 죄다 도깨비라니 너무하잖냐 그 점에서 좀 캇코이ㅡ하다고 생각하지만. >>명절남 삼촌<< 점점 배 벅벅 린이 생각나고 있어 미안하다 린아... 너의 이미지.. 내가 다 망쳐놓고 있구나..... 그런... 포인트가 있었구나 이제 남색만 봐도 아! 남궁린?! 하게 되었으니 좋은 포인트라고 생각해 게다가 남청색은 뭔가 쾌남의 색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오히려 능글맞은 린에 쾌남 한 숟가락을 부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어째선지 하하핫! 하면서 웃을 것 같은 느낌이 있지
>>885 ㅋㅋㅋㅋㅋㅋㅋ사실 은발미남캐는 예전부터 흔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은발벽안순한눈매의 곱상미인...으로 좁히면 은근히 풀이 좁더라고? 그래서 그분이 연상됐는지도 몰라 괜찮아 이제 오해 안 한다구 오구치는 아무튼 귀여우니까!!(๑•̀ㅂ•́)و✧ ??? 무 무슨소리져???? 오구치군 능글은... 나 매번 보면서 감탄한단말이야 우와 어떻게 저렇게 끼?가 넘치지 하고 :ㅇ 그리고 같은 능글 카테고리에 들어가 있어도 세세한 계열이 다르니까 오케이라구~ 아저씨를 봐 이쪽은 능글보다는 경망스러움 비율이 더 커🤦🏻♀️
>>891 앗...!!! 나 조류의 광기 하니까 생각났어 이노리는 코카투구나 응 그 현대 공룡의 광기는 고양이가 따라오기 힘들지... 이노리 컵에 입 대고 와아악!!!!! 와악!!!!!! 소리지른 적 있어?(?) 겨울신님이었어도 보송보송한 이미지랑 어울릴 것 같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아니 그... 가챠....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