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수업을 준비해야지. 새벽 동안 큰 눈을 번쩍이며 인간들을 지키던 부엉이 신님도 인간의 몸으로 내려온지 어연 사 년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나면, 그 생각하는 것 역시 인간다워지고, 제 신으로서가 아닌 학생으로서 본분을 다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렇게 다음 교시를 준비하고서, 미유키는 창문으로 넘어오는 초봄의 햇살에 창가에 다가가 선다. 창 너머 여린 잎, 꽃망울 맺힌 나무를 건너다보며, 햇살에 나른하게 졸음에 빠져들고 있을 때. 같은 반 학생이 누군가가 저를 찾는다고 일러주었을까. 그에 고개를 돌려, 바라보면 열린 뒷문 밖으로 선 영원토록 고마울 너를 본다. 우연히 같은 학교에서 다시 보게 되었던 고마운 네가 무슨 일로 절 찾는 것일까. 무슨 곤란한 일이라도 있는 것인지. 미유키는 제 알려준 반 학생에게 고맙다 인사하며 절 기다리며 서 있을 네게 다가와 앞에 선다. 그리고서 그 큰 눈을 깜빡이며 널 물끄러미 건너다보다간, 그 상냥한 목소리로 묻는다.
290 자캐는_자신이_얼마나_귀엽다고_생각하는가 예???????? 어... 일단 본인을 아저씨나 노인네... 대충 이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귀여운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 근데 객관적인 판단과는 별개로 염치가 없어서 귀여운 짓 하라면 할 수 있음(으악) 그리고 귀여운 건 몰라도 본인 얼굴 잘생긴 것만은 확실하게 알고 있어. 그래서 더 뻔뻔하고...
597 자캐에게_더_어울리는_건_흰와이셔츠_vs_검은와이셔츠 음~ 다른 조합 없이 셔츠만 달랑 입는 거라면 흰색이라고 확신해!!(๑•̀ㅂ•́)و✧
490 자캐가_막춤을_추지_않으면_나갈_수_없는_방에_혼자_갇힌다면 ???? ㅋㅋㅋㅋㅋㅋ ㅋㅋ ㅋㅋㅋ아니 이게 무슨 '그냥 추고 나가지 뭐'라는 입장이십니다... 어차피 혼자기도 하고 원래도 이런 거 안 부끄러워하는 성격이라서 노상관.... 근데 오너는 부끄러움...🤦🏻♀️
슬슬 이것도 적응이 된 걸까. 입장할 때의 혼 빼던 놈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고개를 쭉 뺀 채 입가를 닦는 손길을 받아들이는 놈만 남았다. ······어디선가 자꾸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눈빛이 느껴지긴 하지만. 이거 경호라도 붙여야 되는 거 아니야? 나 집으로 무사히 갈 수 있는 거 맞지? 아저씨들의 질투 어린 시선을 회피하던 미야나기는, 이내 ‘원래’의 리오가 잠깐 돌아왔던 것을 느끼며 방긋 웃었다.
“······그리고 아까 카페 오기 전에 말야, 갑자기 쏘아붙여서 좀 놀랐었지. 리, 아니, 아리스 양 때문이 아니고 순전히 개인적인 일 때문에. 그깟 감정 하나 컨트롤 못하고 한심하게 굴어서 정말 미안했어. 죄송합니다.”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그러는 사이에 리오는 모르는 척 다시 차가운 얼음 공주 행세하는 게 조금 귀엽게 느껴졌다. ······잠깐, 귀여워? 아까는 그렇게 무서웠는데! 어느덧 완벽하게 적응 완료한 미야나기였다. 곧 도착한 파아란 레몬 에이드를 보며 와아- 하다 말고, 귀를 내리쬐는 웬 청천벽력같은 소리에 그녀는 다시 기겁해야 했다.
“응? 헉! 아, 아니야! 오늘 이렇게 고생시켰는데 음료까지 사게 할 수는 없지. 나 카드 있어.“
얼른 허겁지겁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카드를 보여줬다. 이거, 이거 용돈 카드! 잔뜩 써도 되는 거! 하지만 이 정도로는 리오 역시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것 같아, 미야나기는 노파심에 더 완강히 강수를 두기로 했다.
“······혹시라도 진짜로 사줄 마음이거든 접는 게 좋을걸. 여기 메뉴판에 있는 음료 전부 주문하고 계산한 뒤에, 도망가버릴 거야? 이런 거 안 사줘도 우리 친구니까 안심해, 리오.”
503 타인과_함께_걷고_있는데_그_사람이_너무_빨리_걸을_때_자캐는_느리게걸어달라고말한다_vs_빠른쪽에맞춘다 보통은 상대 맞추는 편이지만... 한량기질 있어서 걸음이 느린편일듯? "아노ㅡ 저 뒤쳐지고 있는 겁니까~? 저기요? 조금만 기다려주실 수 있으신지요?" 라고 대놓고 묻는 편이지
193 자캐가_두려워하고_있는_것은 죽음이지. 아까 일상에서 조금 서술했지만 이미 훗카이도 늑대는 멸종했거든 😅 인간의 믿음이 끊기면 진짜로 끝인거라고 보면 돼. 그래서 유독 수호신 역할에 충실하기도 하고 인간친화적이기도 하고.
437 자캐는_얼마나_자주_우는가 잘 안 울지? 사실 이놈이 우는 거 전혀 상상 못하겠어 진지해지거나 쎄해질지언정 울지는 않지 않을까?
가미즈나 고교의 전통만큼 오래 된 비품 창고. 먼지가 보얗게 쌓인 상자나 집기 따위가 정돈된 듯 아닌 듯 제법 너저분하게 쌓여 있는 가운데 서 있는 깡마른 체구의 소녀 하나. 어쩐지 자신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장소네~ 하고, 사치는 생각했다. 어쩐지 물건이 가득 차 있는 곳이라 그런지, 둘러싸여 있는 것이 묘하게 안정감이 되는 것 같기도 한다. 아, 어쩌면 몰래 비밀의 장소로 여겨도 좋을지도. …..그치만 조금이라도 날이 어두워지면 무서울 것 같으니 그만두기로 하자.
아무튼 각설하고, 왜 자신이 지금 여기에 있느냐? 그것은 바로 🔥비품창고 정리배 가위바위보 배틀🔥에서 쓰디쓴 패배를 겪었으므로. 사치의 불운은 예로부터 게임과 경쟁에서도 질세라 두각을 나타내고는 했다. 그리하여 웬만하면 조건내기가 걸린 게임에는 참여하지 않으려고 별의별 노력을 다 했는데, 하필 오늘 청소당번을 정하는 일이 생기리라고는.
하, 다행이야, 그래도 밤도 아니고, 그렇게 넓지도 않고… 별 것도 아닌 것으로 위안을 삼으려 노력하며 옆에 놓인 알 수 없는 작은 박스를 집어드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따라 어쩐지 복도가 조금 소란스러운 것 같기도, 아까부터 밖에서 쿵쾅거리는 발소리가 바쁘게..
…..쾅!
“….엑?”
타앙.
그 때였다, 갑자기 누군가가 급작스레 들이닥친 것은! 오소소소, 박스 위 가득 쌓인 먼지가 진동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거세게 문을 열어젖히고 들어온 이는 다름 아닌 남학생. 문은 열렸던 때와 마찬가지로 급박하게 닫히며 큰 소리를 내고.
…..누, 누, 누, 누구세요~~~~~??!?!
게다가 정체를 물어볼 틈도 없이 다짜고짜 자신을 숨겨 달라며 능청스럽게도 부탁하는 것이 아닌가! 턱이라도 빠진 듯 뜨아악, 한 얼굴로 어버버거리는 사치를 뒤로 하고선 냉큼 몸을 숨기고, 곧이어서는 상큼한 얼굴로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인다.
무슨, 무슨.. 이게 무슨 일이지? 상자를 들어올린 그 모습 그대로 굳은 채, 사치의 정신은 잠시 안드로메다를 향해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이성을 되찾을 새도 없이 곧이어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또 하나, 문 밖에서 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철컥, 문이 열리는 소리는 아까보다도 꽤 얌전했으나…..
대신 거기에는, 이럴 수가, 엄청나게 화가 나 보이는 선생님의, 도깨비같은 얼굴이! 복도를 전력질주라도 한 건지 제법 거친 숨을 몰아쉬며 사치에게 묻는다. 너, 혹시 남학생 하나 못 봤니? 검푸른 머리를 한 미나미야라는 놈인데. 망했다, 그래, 바로 뒤쪽 박스에 숨어있는 그 사람인 것이다! 눈동자가 스르륵, 하고 박스를 향해 굴러가려던 것을 마지막 남은 이성을 동원해 필사적으로 동여잡는다. 숨겨달라 했었지. 아마 지금 이 선생님에게 걸리게 되면 일단 뼈도 못 추리게 될 것. 그렇다면 사람 하나 살리는 셈 치고 돕는 수밖에 없다! 사치 베르단디, 진정해라. 펴, 평정심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했었지? 일단 눈을 피하지 말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 더듬지 말고……
…….. …. ..
“…..모, 모모모, 모, 못 봤는데요~~~~??!?!!”
저질렀다, 사치 베르단디!
누가 봐도 100% 수상하다! 머릿속에 스스로의 이마를 찰싹 때리는 누군가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 것 같다.
>>183 그렇군요. 오구치는 걸음이 조금 느린 편이다. 하지만 같이 걸어가는데 저렇게 빨리 지나가버리는 상대가 나쁜 거예요! 으앗. 하지만 신이니까 그렇게 금방 죽거나 하진 않아요! 믿음이 끊어져도 신은 존재한다구요! 정말로 오래오래 살다가 언젠가 갈 때가 되면 사라지는 것이 바로 신이니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아도 괜찮아! 오구치!! 8ㅅ8 울음이라. 혹시 늑대의 하울링은 울음에 해당되지 않나요? (도주)
>>189 그렇지만 가오가 없잖냐!!!!!!!!! 훗카이도 밀밭를 호령하던 늑대의 품격. 어디간거야!!!! 허접잡신이 되고픈 마음없다!! 라는 기믹이 있지 사실 반쯤 농담이고 이미 멸종을 경험해버렸는걸 ;3 덧없는게 있다는 걸 아는거지 인생의 쓴맛을 알아버린거라고 해야할까 문명 발전 이후 현실과 타협한 편이지
물러설 생각이 없다라기 보다는 처음에 힘든 모습을 조금 봤으니까 이 정도는 해주고 싶었다. 친구니까 안심하라는 말에 리오는 또 한 번 미소지었다. 오므라이스가 끝나고 라스트 오더로 주문한 드링크가 나오고부터는 얼음공주는 끝. 이제는 리오와 아리스의 그 아슬아슬한 줄타기다. 조금 꾸물꾸물 대는 것은 리오, 능숙하게 접대하는 것은 아리스.
" 그. 그러면.. 음료수만이라도 내가 살게! 내가 사게 해줘. 어차피 결제도 내가 하니까 내가 할거야 "
리오는 그렇게라도 합의를 보려했다. 적어도 이 정도는 자신이 해 주어야 한다. 여기까지 끌고 온 것도 본인이고 이래저래 힘든 경험도 조금 시켜버렸으니 이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편하다. 리오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입 밖에 꺼내기는 힘들었는지 우물쭈물하면서 애꿎은 손만 만지작 거렸다.
" 안될까요 주인님-? "
이중인격같은 느낌으로 아리스의 힘을 빌린다면 조금 더 과감하게 어프로치하는 것이 가능했다. 손님을 접대하고 호객행위를 하는데에는 아리스가 더 뛰어났고 본격적으로 '일을 한다'는 느낌이었으니까.
>>193 맞아 ㅋㅋㅋ 사실 상남진 기믹이 있긴 하지 정확히 집어줘서 고마우면서도 부끄러운걸 그렇지만 린도 그런 계열 아닌가? 이러다가 린이랑 오구치 만나면 무슨 일 벌어질지 약간 기대되기 시작했어 이러다 학교 창문쯤 깨뜨리고 고멘나사이ㅡ하면서 유유히 수상비타면서 라멘먹으러 갈듯 슷게ㅡ;; 칸고쿠노 카미 초 멋지잖냐~~
>>194 일단 리오와 치아키가 저희를 마구 매도해준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어라? 사치의 어설픈 매도. 떠올려버렸다. 그런거로 부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