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또 이용해줄지, 아니면 당사자가 앞에 있어서 듣기 좋으라고 그런 말을 하는지까진 치아키가 알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말이라도 그렇게 해준다면 그건 판매자 입장에선 정말로 기분이 좋은 일이었기에 그는 기분 좋은 감정을 조금도 숨기지 않고 방긋 미소를 지었다. 아무튼 상대가 3학년이라는 말에 그는 잠시 생각을 하면서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그럼 동갑 아닌가? 물론 누군가의 나이가 1살 정도 어리거나 1살 정도 많을 수도 있겠지만 일본의 나이 제도에 그런 것이 크게 중요하던가. 그렇게 생각하며 치아키는 미후유를 바라보면서 살며시 제안했다.
"그렇다면 사실상 동갑이라는 건데 말 서로 편하게 할래요? 오. 3학년 C반? 그러면 옆반이네요. 저는 3학년 B반인데! 아무튼 와타누키 미후유라. 아름다운 겨울이라는 의미에요? 아무튼 와타누키 양이라고 부를게요! 아하하. 그래준다면 감사해요. 학생회실에서 가끔 정말로 조용히 처리해야할 일이나, 기밀적인 일을 하거나 하는 경우도 있어서 그럴 때 누가 들어오면 진짜 곤란하거든요."
물론 재작년에도, 작년에도 그런 일은 없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일이었다. 몰래 들어오려고 하는 이는 들어오려고 할 수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와중에 '저는 그렇겠지만' 부분은 조금 마음에 걸렸는지 그는 잠시 음. 소리를 냈다. 마치 자신은 그럴거지만 다른 이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투의 말이 아닌가. 하지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그는 모자 밑으로 살짝 흘러나온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선물용이에요? 그렇다면 잘 보내주세요! 포장지. 그대로 쓰셔도 될 것 같은데. 아. 뭘 이런 것을 다. 하핫. 고마워요! 설마 물건 팔러 왔다가 뭘 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손에 쥐고 있는 봉투를 자신에게 내민 것에 그는 손을 뻗어 그 봉투를 잡았고 그 내용물을 확인했다. 제법 맛있어보이는 머핀을 바라보며 그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고 다시 봉투를 닫았다. 나중에 집에 가서 천천히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다시 미후유를 바라봤다. 뭔가 상당히 주변 사람달을 잘 챙기고 배려심도 깊고 예의도 바를 것 같은 것이 학교 내에서 금방 인기를 얻지 않을까라고 그는 추측했다. 물론 실제 그렇게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좋은 인상을 받는 사람은 많겠다고 그는 이어 확신했다.
"그럼 이건 집에 가서 맛있게 먹을게요! 아. 그리고 같은 학교고 같은 반이라고 하니까 금액은 조금 더 깎아줄게요! 그러니까..."
그가 새로 제시한 가격은 10퍼센트 정도 할인한 가격이었다. 애초에 큰 돈을 벌려고 하는 것도 아니었고 같은 학교 아이. 그걸 넘어서서 같은 학년에 바로 옆반 아이를 만났다는 것이 너무나 반가워서 그는 그렇게 가격을 제시하며 싱글벙글 미소를 보였다.
>>126 사신님도 반가워요! 쫀새벽이에요 😊 이 시간대라면 왠지 사신님도 굉장히 텐션 높을 것 같은 느낌아닌 느낌..! >>129 >>134 아네 와타누기쨩 반가워요!! 일상 찌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 사에주도 안녕! 뭔가 달콤 쌉싸르한 선물을 많이 줄 것 같은 마니또랑 매치되셨어..!
" 진짜 짜증나-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 주인님. 입가에 잔뜩 묻었잖아. 바보같아. 짜증나- "
리오는 식사가 마쳐지자 냅킨을 꺼내 거리낌없이 입가로 가져가서 톡톡톡 하고 닦아주었다. 보통의 사람에겐 절대 하지 않는 서비스다.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당연히 본인 스스로가 즐겁기 때문이 첫 번째이고 사에양과 친해지고 싶다는 이유가 두 번째였다. 같은 반인 친구지만 사람 대하는 걸 힘들어하기에 먼저 말을 걸 용기따위는 없었기에 이런 기회가 생긴 것이 정말 즐거웠다. 그래서 리오는 미소를 짓고 웃음을 짓고 싶었지만 나름의 프로정신으로 이렇게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 아, 아니. 저기.. 내가 좋아서.. "
너무 미안해하는 모습에 리오는 순간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서 살짝 기죽은듯한 모습으로 말했다. 아무래도 상급자용(?) 코스였던 탓에 너무 과하게 몰아붙인 느낌도 있었던것 같다. 리오는 목을 한 번 가다듬고는 마지막 음료 정도를 말하자 다시 원래의 서비스용 차가운 얼굴을 장착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시계를 보았다.
" 흥. 그러네- 슬슬 라스트 오더야. "
리오는 마지막 드링크는 뭘로 해주는 게 좋을까- 하고 고민했다. 원래 같았으면 '네 주인님-' 하고 말했겠지만 지금은 얼음공주이니까. 리오는 메뉴판을 보여주지도 않고 '이걸로 마셔' 하고 주문마저 자기가 정해버렸다. 긴급 시프트로 들어온터라 시급 1.3배로 들어온 셈이니 오늘은 친해지기위해서 한 턱 내는 걸로 처리해야지- 라는 생각이었다. 아까는 사쿠라 버블티였으니까 이번엔 시원한 블루 레몬에이드로-
" 아 참.. 그리고.. 사에양. 이건 내가 사는거야. 그.. 내가 그.. 친해지고 싶어서.. "
다음 수업을 준비해야지. 새벽 동안 큰 눈을 번쩍이며 인간들을 지키던 부엉이 신님도 인간의 몸으로 내려온지 어연 사 년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나면, 그 생각하는 것 역시 인간다워지고, 제 신으로서가 아닌 학생으로서 본분을 다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렇게 다음 교시를 준비하고서, 미유키는 창문으로 넘어오는 초봄의 햇살에 창가에 다가가 선다. 창 너머 여린 잎, 꽃망울 맺힌 나무를 건너다보며, 햇살에 나른하게 졸음에 빠져들고 있을 때. 같은 반 학생이 누군가가 저를 찾는다고 일러주었을까. 그에 고개를 돌려, 바라보면 열린 뒷문 밖으로 선 영원토록 고마울 너를 본다. 우연히 같은 학교에서 다시 보게 되었던 고마운 네가 무슨 일로 절 찾는 것일까. 무슨 곤란한 일이라도 있는 것인지. 미유키는 제 알려준 반 학생에게 고맙다 인사하며 절 기다리며 서 있을 네게 다가와 앞에 선다. 그리고서 그 큰 눈을 깜빡이며 널 물끄러미 건너다보다간, 그 상냥한 목소리로 묻는다.
290 자캐는_자신이_얼마나_귀엽다고_생각하는가 예???????? 어... 일단 본인을 아저씨나 노인네... 대충 이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귀여운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 근데 객관적인 판단과는 별개로 염치가 없어서 귀여운 짓 하라면 할 수 있음(으악) 그리고 귀여운 건 몰라도 본인 얼굴 잘생긴 것만은 확실하게 알고 있어. 그래서 더 뻔뻔하고...
597 자캐에게_더_어울리는_건_흰와이셔츠_vs_검은와이셔츠 음~ 다른 조합 없이 셔츠만 달랑 입는 거라면 흰색이라고 확신해!!(๑•̀ㅂ•́)و✧
490 자캐가_막춤을_추지_않으면_나갈_수_없는_방에_혼자_갇힌다면 ???? ㅋㅋㅋㅋㅋㅋ ㅋㅋ ㅋㅋㅋ아니 이게 무슨 '그냥 추고 나가지 뭐'라는 입장이십니다... 어차피 혼자기도 하고 원래도 이런 거 안 부끄러워하는 성격이라서 노상관.... 근데 오너는 부끄러움...🤦🏻♀️
슬슬 이것도 적응이 된 걸까. 입장할 때의 혼 빼던 놈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고개를 쭉 뺀 채 입가를 닦는 손길을 받아들이는 놈만 남았다. ······어디선가 자꾸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눈빛이 느껴지긴 하지만. 이거 경호라도 붙여야 되는 거 아니야? 나 집으로 무사히 갈 수 있는 거 맞지? 아저씨들의 질투 어린 시선을 회피하던 미야나기는, 이내 ‘원래’의 리오가 잠깐 돌아왔던 것을 느끼며 방긋 웃었다.
“······그리고 아까 카페 오기 전에 말야, 갑자기 쏘아붙여서 좀 놀랐었지. 리, 아니, 아리스 양 때문이 아니고 순전히 개인적인 일 때문에. 그깟 감정 하나 컨트롤 못하고 한심하게 굴어서 정말 미안했어. 죄송합니다.”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그러는 사이에 리오는 모르는 척 다시 차가운 얼음 공주 행세하는 게 조금 귀엽게 느껴졌다. ······잠깐, 귀여워? 아까는 그렇게 무서웠는데! 어느덧 완벽하게 적응 완료한 미야나기였다. 곧 도착한 파아란 레몬 에이드를 보며 와아- 하다 말고, 귀를 내리쬐는 웬 청천벽력같은 소리에 그녀는 다시 기겁해야 했다.
“응? 헉! 아, 아니야! 오늘 이렇게 고생시켰는데 음료까지 사게 할 수는 없지. 나 카드 있어.“
얼른 허겁지겁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카드를 보여줬다. 이거, 이거 용돈 카드! 잔뜩 써도 되는 거! 하지만 이 정도로는 리오 역시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것 같아, 미야나기는 노파심에 더 완강히 강수를 두기로 했다.
“······혹시라도 진짜로 사줄 마음이거든 접는 게 좋을걸. 여기 메뉴판에 있는 음료 전부 주문하고 계산한 뒤에, 도망가버릴 거야? 이런 거 안 사줘도 우리 친구니까 안심해, 리오.”
503 타인과_함께_걷고_있는데_그_사람이_너무_빨리_걸을_때_자캐는_느리게걸어달라고말한다_vs_빠른쪽에맞춘다 보통은 상대 맞추는 편이지만... 한량기질 있어서 걸음이 느린편일듯? "아노ㅡ 저 뒤쳐지고 있는 겁니까~? 저기요? 조금만 기다려주실 수 있으신지요?" 라고 대놓고 묻는 편이지
193 자캐가_두려워하고_있는_것은 죽음이지. 아까 일상에서 조금 서술했지만 이미 훗카이도 늑대는 멸종했거든 😅 인간의 믿음이 끊기면 진짜로 끝인거라고 보면 돼. 그래서 유독 수호신 역할에 충실하기도 하고 인간친화적이기도 하고.
437 자캐는_얼마나_자주_우는가 잘 안 울지? 사실 이놈이 우는 거 전혀 상상 못하겠어 진지해지거나 쎄해질지언정 울지는 않지 않을까?
가미즈나 고교의 전통만큼 오래 된 비품 창고. 먼지가 보얗게 쌓인 상자나 집기 따위가 정돈된 듯 아닌 듯 제법 너저분하게 쌓여 있는 가운데 서 있는 깡마른 체구의 소녀 하나. 어쩐지 자신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장소네~ 하고, 사치는 생각했다. 어쩐지 물건이 가득 차 있는 곳이라 그런지, 둘러싸여 있는 것이 묘하게 안정감이 되는 것 같기도 한다. 아, 어쩌면 몰래 비밀의 장소로 여겨도 좋을지도. …..그치만 조금이라도 날이 어두워지면 무서울 것 같으니 그만두기로 하자.
아무튼 각설하고, 왜 자신이 지금 여기에 있느냐? 그것은 바로 🔥비품창고 정리배 가위바위보 배틀🔥에서 쓰디쓴 패배를 겪었으므로. 사치의 불운은 예로부터 게임과 경쟁에서도 질세라 두각을 나타내고는 했다. 그리하여 웬만하면 조건내기가 걸린 게임에는 참여하지 않으려고 별의별 노력을 다 했는데, 하필 오늘 청소당번을 정하는 일이 생기리라고는.
하, 다행이야, 그래도 밤도 아니고, 그렇게 넓지도 않고… 별 것도 아닌 것으로 위안을 삼으려 노력하며 옆에 놓인 알 수 없는 작은 박스를 집어드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따라 어쩐지 복도가 조금 소란스러운 것 같기도, 아까부터 밖에서 쿵쾅거리는 발소리가 바쁘게..
…..쾅!
“….엑?”
타앙.
그 때였다, 갑자기 누군가가 급작스레 들이닥친 것은! 오소소소, 박스 위 가득 쌓인 먼지가 진동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거세게 문을 열어젖히고 들어온 이는 다름 아닌 남학생. 문은 열렸던 때와 마찬가지로 급박하게 닫히며 큰 소리를 내고.
…..누, 누, 누, 누구세요~~~~~??!?!
게다가 정체를 물어볼 틈도 없이 다짜고짜 자신을 숨겨 달라며 능청스럽게도 부탁하는 것이 아닌가! 턱이라도 빠진 듯 뜨아악, 한 얼굴로 어버버거리는 사치를 뒤로 하고선 냉큼 몸을 숨기고, 곧이어서는 상큼한 얼굴로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인다.
무슨, 무슨.. 이게 무슨 일이지? 상자를 들어올린 그 모습 그대로 굳은 채, 사치의 정신은 잠시 안드로메다를 향해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이성을 되찾을 새도 없이 곧이어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또 하나, 문 밖에서 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철컥, 문이 열리는 소리는 아까보다도 꽤 얌전했으나…..
대신 거기에는, 이럴 수가, 엄청나게 화가 나 보이는 선생님의, 도깨비같은 얼굴이! 복도를 전력질주라도 한 건지 제법 거친 숨을 몰아쉬며 사치에게 묻는다. 너, 혹시 남학생 하나 못 봤니? 검푸른 머리를 한 미나미야라는 놈인데. 망했다, 그래, 바로 뒤쪽 박스에 숨어있는 그 사람인 것이다! 눈동자가 스르륵, 하고 박스를 향해 굴러가려던 것을 마지막 남은 이성을 동원해 필사적으로 동여잡는다. 숨겨달라 했었지. 아마 지금 이 선생님에게 걸리게 되면 일단 뼈도 못 추리게 될 것. 그렇다면 사람 하나 살리는 셈 치고 돕는 수밖에 없다! 사치 베르단디, 진정해라. 펴, 평정심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했었지? 일단 눈을 피하지 말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 더듬지 말고……
…….. …. ..
“…..모, 모모모, 모, 못 봤는데요~~~~??!?!!”
저질렀다, 사치 베르단디!
누가 봐도 100% 수상하다! 머릿속에 스스로의 이마를 찰싹 때리는 누군가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