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733071> Project : Cradle # 1(START;) :: 1001

◆8nz3IZH4M2

2023-01-20 16:42:24 - 2023-05-14 01:14:15

0 ◆8nz3IZH4M2 (YPiXZsP.Sg)

2023-01-20 (불탄다..!) 16:42:24

모든 이들은 요람에서 태어나, 무덤으로 돌아간다고 하지.
자 그럼 말일세.
그대들의 뿌리를 찾기 위한 흔적은 어디서 찾겠는가?

- 세상의 끝에서, 방문자에게 -

>>1 레아 파벨(Leah Paviel)
>>2 블랑느와르(Blanc-Noir)

525 ◆8nz3IZH4M2 (a2PfIY2Tbw)

2023-03-05 (내일 월요일) 15:10:31

>>524

그릇보다는 대행자라 보시면 됩니다! 대빵의 직속 비서같은 느낌이에요! 게다가 이런경우에는 신의 의지를 본인이 직접 행한다는 느낌도 강해요! 에티스는 나름 선한신입니다!!

레아의 의지가 강하죠! 블랑은 그만두면 한두번은 붙잡아 보려 하겠지만, 그냥 놔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아마 한마리쯤은 성장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빙정왕의 경우는 의외로 친분이 깊은게, 블랑이 처음 입주한 날, 빙정왕이 잠든 상태인걸 힘을 강제로 취하지 않고 역으로 보호 해주었던 경우였어서요!!

526 ◆Tkeoq3Vax6 (HhD46oaXOk)

2023-03-05 (내일 월요일) 19:45:00

>>525
압!!! 저녁 식사 전까진 작성하려고 했는데 실패..ㅇ>-< 10시 전후에는 올려 보겠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비서면 에티스가 받는 무수한 기도(라고 쓰고 민원이라고 읽는...😬?)를 대신 처리하기도 할까요? 그러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까칠해져도 안 이상하겠는데요😓ㅋㅋ

아낌없이 주는 나무네요😮 다 퍼 주고 원하면 보내도 줘..🥺 근데 정작 레아는 채용이 확정된 걸로 생각 못 하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군요😅

애기애기하던 쪼꼬미가 크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안 갑니다🙃 근데 정령왕의 힘을 강제로 가질 수도 있나요? (설마, 잡아먹는다거나😬??)

527 레아 — 블랑 (HhD46oaXOk)

2023-03-05 (내일 월요일) 21:43:33

생명체나 영적 존재가 아니라 갑옷이 마력 덕에 움직이는 거였구나. 그네들의 선물을 고민했던 게 머쓱해 머리칼을 꼬았다. 한편으로는 그런 존재인데도 의사소통이 어느 정도 된다는 게 신기했다. 이건 무에서 유를 만든 수준인데. 흑룡이 호문클루스를 만들기 쉽다고 했던 것도 과장은 아니겠다. 거기 생각이 미치자, 그가 레아를 모델로 한 호문클루스도 만들 거라고 했던 게 떠올라 호기심이 일었다. 그는 타자와의 교류를 즐기고 정도 금세 붙이는 편이다. 무생물에 지성을 심을 능력도 있다. 그런데 왜 요람엔 호문클루스가 없을까? 그와 성향이 잘 맞는 누군가를 본떠 호문클루스를 만들었다면, 사회적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었을 테고, 특히나 사별이 사무쳤다면 그들을 닮은 존재나마 만들어 보고 싶어졌을 법도 한데.

[호문클루스를 만드신 적은 없으십니까? 만드셨다면 다른 지성체와 교류하듯 지내실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만.]

어쨌거나 이 정도 샀으면 모자라진 않겠지? 레아는 천가방을 가득 채운 크레덕 빵과 달고나에 눈을 돌렸다. 정령들이 크레덕 빵을 목부터 먹으면, 크레덕이 일제히 참수(?)되는 엽기적인 광경이 벌어질 것 같다. 아니, 꼬리부터 먹어도 엽기적이긴 마찬가진가? 달고나는 과연 몇이나 저 모양대로 깨 먹을까? 보자마자 한 입 가득 물고는 단 맛을 만끽하지 않을까?

한편 크레덕은.. 하나 들고 삑 소리가 나도록 쥐어 본다. 말랑한 감촉의 크레덕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었다가 도로 부풀었다. 확실히 애들이 좋아하겠다. 그도 굉장히 맘에 든 모양인데(몸을 숨기던 것도 잊고 세상 환하게 웃어 보이던 게 떠올랐다.) 혹시 고무 오리 효과로 재미를 본 적이 이미 있는 걸까? 천 년도 더 산 존재니 그렇대도 안 이상하긴 한데. 생각하다 웃음이 풉 터졌다. 인간 모습으로든 본 모습으로든 쬐그만 고무 오리를 마주하고 진지하게 말하는 걸 상상하니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웃음의 습격(?)을 받은 건 레아만이 아닌지, 위쪽에서 바람 새는 듯하면서도 숨을 애써 삼키는 듯도 한 기척이 났다. 그는 무엇에 웃는 걸까? 설마 내가 뭘 상상했는지 알아채기라도 했나?!(독심술을 쓰지 않는다 했던 건 기억하지만, 이따금 속을 꿰뚫어본 듯한 반응을 보이니 헷갈린다.)

머쓱해 크레덕을 내려놓으려니, 그가 식당에서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계획을 전해 왔다. 잘은 몰라도 음식과 쟁반에도 투명 마법을 걸겠다는 것 같다. 이 식당의 음식이 그런 번거로움을 감수하며 먹을 가치가 있나 잠시 고민됐지만, 선택은 그가 하는 거니까. 배식 두 번 받는 거야 딱히 일도 아니고.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는데 돈주머니가 또다시 두둑해졌다. 끌러 보니 잔돈으로 받았던 동화가 금화에 싹 묻혔다. 맙소사.

[1/4이 이정돕니까? 너무 많습니다!] 그렇게 대꾸하다 세금 운운에 얼떨해졌다. 인간식 제도를 어디까지 알고 있담? 그러고 보니 어제도, 오늘도 흑룡은 여러 나라의 신문을 읽고 있었다. 인간 사회의 정보에 빠삭할 수밖에 없겠구나. 아니지. 그게 문제가 아니라! 레아는 주머니를 차마 여미지 못한 채 전음을 계속했다. [이만큼이나 받을 만한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보통의 고용주과 피고용인 관계에서는 이런 상황이 안 생길 거다. 고용주는 덜 주길 바라고 피고용인은 더 받길 바랄 테니까. 그렇지만 이제 겨우 연구 주제 하나 잡았을 뿐(그것도 그의 지원 덕으로)인데 돈은 자꾸 들어오니 낯이 없다. 이 용은 세상 물정을 아는 걸까, 모르는 걸까? 몸 둘 바 모를 심정으로 가방을 고쳐 메는데, 짐이 다시금 가뿐해졌다. 개수며 부피는 그대론데. 한숨처럼 웃음이 났다. 어릴 적 할머니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의, 소원을 빌기도 전에 들어주는 요정 같다. 그 요정을 만난 인간이 어떻게 됐더라?

기억을 돌이키던 중, 겸연쩍은 기색이 역력한 전음이 머리로 파고들었다. 과실에 대한 인정과 속을 터놓아도 된다는 승인이 담긴 사과였다. 저도 모르게 위를 올려다봤다. 당연히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가슴이 꽉 메었다. 그와 동시에 밀려드는 온기가 묻어 두었던 당혹감과 무력감과 불안감을 녹이는 듯했다. 그 전음은 일종의 제안 같기도 했다. 한쪽이 압도적이고 일방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동등한 지성체로서 서로의 입장을 알아가며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자는. 그가 초월자에 가깝다는 점이나 고용주라는 사실을 아예 의식하지 않기는 어렵겠지만, 받아들이고 싶었다. 연구를 도와준다는 점이나 고용 관계 같은 걸 떠나, 이렇게까지 호의를 베풀어 주는 이가 조금은 긍정적인 결실을 얻었으면 했다. 눈시울이 뜨끈해 오며 표정이 일그러지는 걸 마른세수로 감추었다. 그리고 출입증을 안대처럼 눈에 대고 대꾸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간신히 감정을 추스르고 보니, 어느새 오늘의 메뉴를 보여 주는 진열대가 코앞이었다. 그러나 진열대를 확인하자마자 레아는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쌀밥 샌드위치? 그 어처구니없는 이름대로 빵 사이에 맨밥만 달랑 끼워 넣은 괴식이 위용을 뽐내고 있지 않은가.(구색 맞추기용인지 옆에 우유와 토마토도 있긴 했다.) 이 정신 나간 음식을 또 냈단 말이야? (마공학과에서 수학하다 지금은 학교를 떠난) 친구와 반쯤 실성한 기분으로 꾸역꾸역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때 그 친구는 케놀라인 출신 학생을 희화화하냐며 식당 측에 항의까지 했는데, 케놀라인 출신 학생의 향수를 덜고자 고심 끝에 고안한 메뉴라는 답변이 돌아와서 둘이 같이 뒷목을 잡았었다. 레아는 머리칼을 움켰다. 사람이 양심이 있지. 저딴 걸 일부러 먹자고는 못 한다.

[여기 말고 매점 가시겠습니까?! 오늘처럼 식당 메뉴가 난감할 때 먹는 게 있습니다!]

그래 봤자 햄, 계란, 치즈를 넣고 구운 샌드위치와 밀크티지만, 맨밥만 덜렁 넣은 저거보다야 만 배는 낫다!



// 미쳐 날뛰는 오리대(...) 학생 식당입니다🙄
쌀밥 샌드위치가 어떤 음식일지는 짤을 참고해 주세요c😓..

528 ◆8nz3IZH4M2 (Nb2uRarHa.)

2023-03-05 (내일 월요일) 21:45:11

>>526

단 한가지의 소원도 결국에는 사람만큼 있기에 모든 것이 이루어지진 않습니다. 다만 에티스는 선신이기에 그것을 이루기 위해 살짝 등을 떠밀어줄뿐, 이루는 주체는 결국 인간입니다. 정말 중요한 사안을 인간들에게 직접 전할때, 성녀나 성자-이번 대는 성녀입니다.-를 통해 하달하지요! 아 아마 성녀는 시간여행 직후에 한번 만나게 될껍니다.

괜히 용에게 인정받은 인간이 대우받는게 아닙.... 실제로도 인간세상에서 설화에 용에게 살아돌아오거나 용에게 인정받은 존재는 국가급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거짓말이 아닙니다. 실제로 블랑이 이걸 보고 왜 허무맹랑한 소리냐고 취급하는걸 이상하게 여길 정도니까요.

정확히는 정령이 섭취하고 보유한 마나를 강탈하는 겁니다. 아무래도 자연의 마나를 섭취하고, 그를 정제했기에 진화직전의 정령들은 꽤 노림의 대상이 되는 편이에요. 물론 이 경우도 상당히 드물기 때문에 발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블랑의 경우 이를 보고, '어? 이거 걸리면 꽃되겠는데?' 싶어서 레어 짓는거 잠시 놔두고 대략 2달정도간 그 자리에서 진화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어요

529 ◆Tkeoq3Vax6 (HhD46oaXOk)

2023-03-05 (내일 월요일) 22:09:36

>>528
엥😶? 교단의 거물이 후레 신자인 레아한테 오는 겁니까😮? 아 블랑님한테 용건이 있으려나요😌?

모르는 사이 레어한 이력을 쟁취한(?) 레아로군요😅ㅋㅋ 여러 국가에서 용과 조우한 적 있는 인간을 요주의 인물로 여기는 건 용과의 교섭을 통해 뭔가 이득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해서일까요🤔?

진화 중인 정령은 수면 중인 용에 비해 무방비 상태에 가깝나 보군요😐 그랬다가 마나를 강탈당하면 도로 애기 정령만 되고 말까요 아니면 소멸되어 버릴까요😥? 정령 안에서 정제된 마나도 용의 심장처럼 마정석 형태이려나요😐? (문득 든 생각인데 그냥 보석으로 팔아도 겁내 비쌀 거 같습니다 마정석은..ㅎㅎ)

530 ◆8nz3IZH4M2 (Yb.g7Rzr46)

2023-03-05 (내일 월요일) 22:24:02

>>529

정확히는 둘 다 볼일이 있어서 옵니다.

인생 업적작으로 보셔도 됩니다. 심지어 실질적인 효력도 있고요. 용에게 인정받았다는 것은 무언가 특별한게 있는데다가 용이 인정한 존재를 건드린단 것은.... 어..... 그 용에게 시비 터는거랑 똑같습니다. 네.

나름 안전한 장소를 찾아가긴 하는데, 그렇다고 본인이 방비가 가능한 상태가 아니다보니.... 그리고 그렇게 되면 존재 자체가 소멸 됩니다만, 의식은 기억이 소거된채 환원되어 다시 다른 정령체로 태어납니다. 그리고 그리 정제된 마나는 거의 진주 크기 정도에서 수정구슬 크기까지 다양한 편입니다. 그리고 농담이 아니라 실제로도 비싸요.

531 ◆Tkeoq3Vax6 (HhD46oaXOk)

2023-03-05 (내일 월요일) 22:50:48

>>530

레아한테도 볼일이 있답니까😦? 뭔 볼일일지 상상도 안 됩니다😐

시트는 황새 따라가려다 다리 아파 봤던 뱁새 컨셉으로 만들었는데 어째 스펙은 엘리트(?)처럼 쌓이고 있군요😮 (본인 스펙을 쌓았다기보다는 블랑님이라는 빽을 얻은 거지만ㅋ) 신기합니다! 상황극 몰라요~😅 한편으로는 용에게 인정받는 게 묘하게 그 용의 역린으로 자리매김하는 느낌이기도 하군요🤔

죽자마자 환생하는 셈이네요😶 정령은 정령으로만 환생하지 다른 생물로 환생하지는 않나 보군요🙃 확실히 마정석은 단순 보석으로도 귀할 거 같고 마법사처럼 마나 사용하는 이한테도 유용할 거 같은지라, 소지자의 신분이나 강함을 상징하는 잇템으로 통용될 듯합니다😗 용이 죽은 뒤에 나오는 드래곤하트쯤 되면 나라를 들어다 바친대도 못 구할 거 같고요🙄

532 블랑 - 레아 (Yb.g7Rzr46)

2023-03-05 (내일 월요일) 23:21:56

[글쎄..... 사실 잘 상상이 가지 않아서 말일세....]

아마 그 점이 바로, 왜 호문클루스 연구가 지지부진 한건지에 대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그는 잠시간 침묵에 잠겼다. 실제로도 아예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막상 생각만 할 뿐 제대로 해본적은 없었다. 그 이유는 본인도 제대로 몰랐으나 어쩌면 확실히 직시해봐야할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드는 그였다. 어쩌면 앞으로 요람에 있어서, 그녀가 제시한 답안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 될 수도 있을테니까....
게다가 외로움 부분에선 글쌔, 그렇게 외롭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 한창 바쁠때에는 오만가지 정보를 섭렵해가면서 밤을 새도록 공부를 해봤고, 또 어떤 날에는 무언가 꽂히기라도 하듯 무언가를 만들고 또 만들어가며 실험하기를 반복하였다. 그렇게 지나고 지나 이번에 새로이 들어온 존재가 바로 레아였다. 물론 그 사이에 레어를 방문한 다른 이종족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들은 오직 객이었을 뿐, 요람의 식구로서 자신의 사람으로서 존재한 것은 바로 레아가 처음인 셈이었다.
그렇게 많다고 항의하는 레아의 아우성을 침묵으로 가볍게 묵살해버리는 블랑, 어차피 자신이 생각하기에 레아의 갑어치는 그정도 이상이라고 보기에,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레아에게 거금을 던져주는 것이었다. 게다가 레아가 생각한 것도 어느정도 블랑에게 영향을 끼쳤으리라. 최소한 돈이 없어서 무언가를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 만큼은 듣지 말아야 한다고, 최소한도로 자신 믿고 있는 사람이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면 윗 사람은 그것을 마땅히 들어주고 같이 걸어주어야 한다고.

[그러나 저러나, 저곳이 학생 식당인가 보구만.]

레아의 뭉클한 감정을 알기는 하는 것일까, 아니면 애써 신경을 쓰지 않음으로서 레아가 감정을 추스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일까, 그는 애써서 학생식당으로 추정되는 곳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근데 어째서인지 학생들이 식당의 입구 앞에서 욕을 하거나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감정을 추스른 레아를 따라 발걸음을 옮긴 그가 바라본 장면은.... 다름아닌 괴식이었다. 아니, 차라리 이론상으로는 맛있을 수 있었다. 탄수화물 더하기 탄수화물은 맛있는 것이니까. 왜, 그렇지 않은가, 실제로도 캐놀라인에서 만들어진 피자가 그런 식이었고, 국수의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캐놀라인에서 실제로 이루어진 장면이니까. 하지만, 하지만....

[앞으로 요람의 요리는 내가 좀더 신경쓰겠네. 음.]

다른 방면에서 직원 복지가 향상되는 결과를 낳고야 말았다. 실제로 캐놀라인에 잠간 놀러갔다가 그 미친 엘프의 우유카레라 쓰고 형광색의 재료가 살아 움직이는 뒤틀린 황천의 무언가나, 레인보우 판타지를 꿈꾸게 하는 동물털 첨가 수플레-라 쓰고 빈대떡에 가까운 무언가-팬케이크 등.... 수많은 괴식중에선 상당히 양호한 편이었지만 괴식은 괴식인 이 쌀밥 샌드위치는, 블랑으로 하여금 '최소한 내 식구에게 이런 이상한 음식은 절대 먹이지 않겠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만들고야 말았다. 그렇게 너무 레아에게 신경 쓰지 말라는 듯 위로하는 느낌으로 등을 가볍게 두들겨 준 뒤 그가 웃음기 담긴 어조로 입을 열었다.

[자네가 먹는걸로 같이 먹겠네. 그러니까 너무 당황하지는 말게나?]

솔직히, 본인이야 괜찮지만, 레아에게 저런걸 먹이고 싶지는 않은 블랑이었다.


//

마음 같아선 요람으로 다시 데리고 가 밥해주고 싶은 블랑님입니다(.....)

시간여행 직후의 시점이라서 경험자인 당사자 둘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요!!

원래 뱁새인줄 알고 봤더니 봉황 새끼일수도 있는거지요. 그리고 그게 레아일수도 있고요!!(아님)

정령은 정령으로밖에 환생 못합니다. 다만 다시 환원된 영혼의 위치에 따라 다른 속성으로 변할수는 있어요!! 그리고 어.... 드래곤 하트까진 아니지만 드래곤 하트 크기 정도의 마정석은 거의 국가 병기급 취급을 받습니다..... 그리고 의외지만 블랑레어 주변에는 마정석 광산이 한군데 있지요, 마나가 모이는 절맥이다보니.... 다만 드래곤 레어가 있어서 국가들도 위치를 특정하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에르네스트 산 주변 지형도 어...... 음...... 레아가 운이 좋았네요.

533 ◆Tkeoq3Vax6 (mF9Yw64mBo)

2023-03-06 (모두 수고..) 00:47:37

>>532
아 너무 찰지게 받아 주셔서 보자마자 현웃 터진 게 안 가십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괴식 넣은 보람(?!)이 있군요 학생들이 욕하거나 말없이 튀는 것도 깨알같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뒤틀린 황천의 우유카레는 >>85의 대야에 술 부어 잡순다는 근접전 마스터 누님의 작품입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물 털 첨가한 팬케이크는 또 뭔가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편으로는 블랑님이 호문클루스 연구 의욕을 좀은 자극한 거 같아서 뿌듯하군요🙂 (뽐뿌를 넣었다:D!!!)
또 블랑님이 낯선 이에게도 정을 되게 잘 주는 거 같은데 타자와의 교류를 간절히 바라지는 않았다는 건 꽤 의외고요😮 시트의 설정대로 이미 이종족 친우가 꽤 있어서일까요🤔?
그리고 급여 넉넉히 지급하는 취지 은근 찡했습니다 상사로서 훌륭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b
레아 울컥한 거 모른 척해 주는 거는 보는 제가 다 고마워졌고요😊 그럴 때 개입(?)하면 더 격해지기 마련인지라..😌a

현재 시점의 성녀 포함 고위 성직자가 시간여행이 이루어졌다는 걸 파악한다는 겁니까😦? 흐미 능력자들이네요😮

뱁새 아니고 레아면 황새 쫓아가도 다리 안 찢어집니다(???) 아무튼 레아가 이래저래 좋은 기회를 얻고 있어서 기분은 좋지 말입니다🙂

레아가 블랑님의 레어를 단박에 찾은 건 주인공 버프 덕입니까😅ㅋㅋㅋ? 말씀하신 거대 마정석은 핵폭탄에 준하는 위력을 낼 수 있는 최종 병기일 거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모험가들이 자꾸 블랑님의 던전으로 오는 게 실은 마정석 광맥을 찾으려다 길을 잘못 들어서는 아닐까요?

534 레아 — 블랑 (mF9Yw64mBo)

2023-03-06 (모두 수고..) 02:47:11

아니나 다를까, 황당함이 묻어나는 전음이 돌아왔다. 행여 직원이 식권을 사라고 재촉이라도 할까 봐 레아는 돈주머니를 여미고 줄에서 빠졌다.

[원래 이 정도는 아닙니다....]

흑룡이 믿을지는 모르지만 사실이었다. 싼 값을 하는 맛이라고 툴툴거리는 이도 있었지만, 그 말마따나 4실버 5코퍼라는 저렴한 가격에 영양 균형도 적당히 맞는 식사라 대체로 만족스러웠다.(생선만은 눈알이 섬뜩해서 질색했지만, 그것도 아예 안 받거나 다른 이와 겸상할 때는 넘겨 줄 수 있어서 괜찮았다.) 저 망할 밥빵이 문제지. 대체 저 괴식을 왜 또 냈을까? 줄을 섰던 이 중 태반이 욕하거나 말없이 빠지는 걸 보면 호응도 가히 최악인데. 어쩌면 이 식당의 방침이야말로 희대의 연구 과제일지도 모르겠다..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는데, 위로하듯 토닥이는 손길이 닿았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전음에 어린 웃음기에서도 달래 주려는 마음이 느껴졌다.

[매점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앞쪽의 문을 통해 야외로 나갔다가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바로 매점이다. 그러나 매점도 상황이 그리 좋진 않았다. 학생 식당의 테러에 가까운 메뉴로 인해 학생들이 매점에 몰린 탓이다. 주문하는 소리, 주문 받는 소리, 식사하는 이들의 대화 소리가 좁은 공간을 웅웅 울리니 귀가 다 찌릿했다. 점심시간에 비하면 한결 한산한 저녁 시간인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더구나 어찌어찌 주문하고 보니 또 다른 이점도 있다. 매점의 음식은 학생 식당의 식사와 달리 가져가서 먹어도 된다. 전에 흑룡이 공간 이동 지점에 이목을 끌지 않는 결계를 쳤다고 했으니, 거기서 먹으면 되지 않을까? 어차피 연구소로 가기도 해야 하고. 샌드위치는 가방에 넣고 밀크티는 양손에 들면 무난히 가겠다. 그 사이엔 출입증을 쥘 수 없으니 전음은 못 하겠지만. 가는 김에 108계단이 진짜 108단인지나 세어 볼까?

[여기 음식은 가져갈 수 있으니 공간 이동 지점에서 먹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막상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샌드위치를 가방에 넣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밀크티가.. 뜨겁다? 급한 대로 컵을 찔끔찔끔 구석으로 밀어서 뒷사람도 주문한 걸 받을 수는 있게 했다만, 난감했다. (이제는 학교를 떠난) 그 친구와 마실 땐 늘 딱 좋은 온도였는데. 순간 그 당시엔 번번이 테이블에 음식이 차려져 있었던 게 떠올랐다. 설마 적당히 식혀 주려고 일부러 먼저 주문해 뒀던 걸까? 진짜 세심했구나. 떠난 뒤에야 배려받았다는 걸 깨닫다니,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게 이런 걸까? 아무튼, 이렇게 뜨거울 줄 알았으면 다른 음료를 시키는 건데. 떨떠름한 입맛을 다시며 레아는 손수건으로 컵 하나를 감싸고 들었다. 나머지 하나는.. 뜨겁지만 어쩌겠는가? 가다 보면 식겠지. 그렇게 따끔한 감각과 함께 움직이며 전음 대신 혼잣말인 척 내뱉었다.

"가겠습니다."

535 ◆8nz3IZH4M2 (ZURhVU2H7g)

2023-03-06 (모두 수고..) 08:10:20

>>533

정말 안타깝게도 존재하는 요리들입니다(......) 네 유튜브에서 봤고요..... 네.... 따라하지마십시요! 답레가 마음에 드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

정확히는 에티스가 눈치를 채서 신탁을 내리는거죠!! 검은 뱀을 거느린 금빛이 시간을 거슬러 다녀왔노라, 이를 확인하고 오라, 이런식으로요.

하지만 레아는 뱁새처럼 귀엽죠!!(???)

블랑이 처음 만났을때 했던말 기억나시나요?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 된다, 넵 레아가 여기 오는건 필연이었던겁니다!!(?)그리고 마정석광맥.... 사실 뚫린 구멍이 없어서 파야하는데 구멍이 뚫려있으니 들어오는거라 카더라여....

536 ◆8nz3IZH4M2 (ZURhVU2H7g)

2023-03-06 (모두 수고..) 08:10:46

아 그리고 답레는 제가 오늘 어케든 저녘 10시 이전에 달아드릴께요!! ㅠㅠ 출근 시루다....

537 ◆Tkeoq3Vax6 (mF9Yw64mBo)

2023-03-06 (모두 수고..) 12:54:01

>>535-536

현생은 빡세죠..🥺 고생이 많으십니다😢 저도 이번 주는 좀 빡빡할 것 같으니😖 부담 가지시거나 무리하지는 않으시길 바랍니다🙂

근데..잠시만요😬 동물 털 넣은 팬케이크가 실제 있는 레시피라고요😨?! 아니 팬케이크에다가 털을 왜..😵
그와 별개로 덕분에 상황극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전에 말씀드렸듯이 답텀은 그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저야말로 학교 구경 쪽이 괜찮나 모르겠군요😅ㅋㅋ 나름 그럴싸해 보이려고 구체적인 소재를 만들어 보려는 중인데.. 사실 찰지게 받아 주시는 덕을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에티스가 감지한 거였군요😓ㅎㅎ 과거행이 신에게도 중대한 의미를 지닌 일인가 봅니다😮 전무한 일이라 그럴라나요🙄?
그나저나 그렇게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신이면, 에티스가 실존한다는 증거를 레아가 확인할 날도 머지 않은 거 같습니다😏ㅎㅎ 신앙심이 생기겠군요(??)

잌😳?! ㅋㅋㅋㅋ 즈이 애 귀엽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억합니다 우연에 우연이 겹쳤으면 운명이래서 레아가 뭐든 할 수 있을 거 같은 존재가 운명론자인가 의아해했더랬지요🙃ㅎ 결과적으로 어떤 운명이 될지 그 안에서 레아가 뭘 개척할 수 있을지는 스토리 까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지 싶습니다만ㅎㅎ(상황극 몰라요~😗)
마정석이 대량으로 감지는 되는데도 캘 경로는 마땅치 않다 보니 동굴 비슷한 데를 탐사하는 중인가 보군요 한마디로 그림의 떡이네요😕 (마정석이 있는데 왜 캐지를 못 하니..😥)

538 블랑 - 레아 (SOCxz.FT4E)

2023-03-06 (모두 수고..) 19:44:41

[안다, 안다, 내가 자네가 거짓말 한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으니 안심하게나.]

그럴수 밖에 없다. 실제로도 학생들이 어디 돈이 있어서 고급 레스토랑 같은데에 가겠는가? 자신이랑 붙어있기에 많은 음식들을 먹을 수 있는 것이지 아마 레아도 자신과 만나기 이전까지는 수많은 여느 학생들과 똑같이 이런데에서 밥을 먹고 친우들과 대화를 나누었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면 그게 평범한 학창 생활이 아닐까도 싶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가 어쩐지 레아에게 큰 족쇄를 채운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 나가고 싶다면, 그래, 그때는 미련없이 놓아주는 것이다. 진정으로 원할때..... 그렇게 생각하며 걸음을 옮긴다.
문득 생각이 든다. 무슨 슬라임을 녹여만든 카레를 대접하다가 어느 순간에 갑자기 수플레 팬케이크에 재미가 들렸다고 하면서 갑자기 밀 전병-우연히 산책하던 고양이 털 첨가에, 하얀색이 아닌 갈색 혹은 검정색 플러스 알파-을 여러장 굽고는 그 위에 오만가지 색상의 무언가를 바르던 그 여자의 모습이.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저 학식이 왜 먹을만 해보이는 걸까. 자신이 단단히 미친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는 그였다.

'내가 진짜 나이를 이상한데로 먹은건가.'

이상하다, 분명히 저번주 아침 식단까지 전부 기억나는데..... 그렇게 속으로 생각을 밀어넘긴 그는 어느새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를 등진채 천천히 그녀를 따라 매점으로 갔다. 확실히 소란스러운 분위기와 생기넘치는 분위기에 그는 가볍게 눈을 감았다, 그래 어쩌면 본인은 이러한 감각을 느끼고 싶었기에 이렇게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이 들었는지 숨을 가볍게 들이키고 내쉬며 천천히 레아를 기다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
가방안에는 샌드위치를, 양손에는 밀크티를 들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들어온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의 시선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레아의 손, 동시에 그가 천천히, 하지만 소리소문 없이 빠르게 달리며 그녀에게 다가서고는 그녀의 손에서 밀크티를 대신 염력으로 들어올린다. 확실히 눈에 띌만한 행동이 될수 있었으나, 그는 순식간에 컵을 레아의 손에 가져다 대며 조용히, 그리고 안쓰러운 감정을 담아서 그녀에게 전음을 담아 보냈다.

[그냥 손에 밀크티를 쥔 척하게나.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하겠네.]

동시에 그가 시선을 내린다. 밀크티에 손이 확실히 데인 것을 반증하기라도 하듯, 그녀의 손은 빨갛게 익어 있었다. 그 모습에 가볍게 한숨을 내쉰 그는 걸음을 계속 옮기면서 입을 열었다.

[그 손은 일단 목적지에 가서 해결하는 걸로 하겠네. 그러니까, 일단은 조금만 참아주게.]


//

>>537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집에 오자마자 답레부터 달았습니다!

팬 케이크는 두개의 레시피를 합친겁니다만.... 괴식인건 변하지 않습니다. 저걸 보며 와...... 우와.... 밀키트도 저리 될수 있구나.... 란걸 깨달았습니다!

솔직히 뭔가 좀 뒤집어 졌는데 눈치 못채는게.....!! 그리고 에티스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조금씩 받는지라.... 의외로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허허허허허

귀여운건 귀여운게 사실이니까요!!

539 ◆Tkeoq3Vax6 (mF9Yw64mBo)

2023-03-06 (모두 수고..) 21:34:53

>>538
아이고 오시자마자.. 피곤하셨을 텐데 고생하셨습니다(_ _)!!
컵 몰래 들어 주는 블랑님 뭔가 서윗하군요😊ㅋ

..저 이번 답레 보고 왜 >>85에서 블랑님이 엘프 누님을 미친 여자라고 했는지 깨끗하게 납득했습니다😑 슬라임 녹인 카레에 고양이 털 넣은 팬케이크라니🤮.. 좋은 스승이라고도 회상했지만 요리는 절대 가르치면 안 될 양반입니다😬!! 근데 저거 모티브가 그냥 요리 영상도 아니고 밀키트 영상이라니 끔찍하군요🥶

원한 살 만한 영향을 미친 건 아니어야 할 텐데 말입니다..😓(원한은 금용 누님한테 원한(?) 산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근데 곱씹을수록 에티스가 신탁을 좀 요상하게 내린 거 같습니다 일단 블랑님은 뱀이 아니고 레아가 거느렸다기보다 오히려 딸려 간 거에 가깝지 싶은데 말입니다🙄 (주님 상황 파악 쩜..😅ㅋㅋ)
암튼 과거행도 기대 중인 컨텐츠라 은근 조바심도 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일상이 너무 지지부진해지지는 않아야 할 텐데요..c😐;;;

540 레아 — 블랑 (mF9Yw64mBo)

2023-03-06 (모두 수고..) 23:57:36

얼른 가자고 매점 문을 발끝으로 밀다가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손이 화끈거리는 감각이 확 가시더니 밀크티가 둥실 떠오른 것이다. 그 통에 머리가 먹통이 된 걸 채 의식하기도 전에, 밀크티가 손에 닿을 듯 말 듯 내려오며 흑룡의 전음이 울렸다. 컵 못 잡고 버벅거린 게 신경 쓰였구나. 민망했다. 레아의 손을 살펴야겠다는 전음도 이어지니 더 그랬다. 뜨겁긴 했지만 그 정도는 아닌데.

'조금 뜨거웠던 정돕니다. 뜨거운 걸 워낙 못 집기도....'

손바닥을 위쪽으로 펴 보였다가 흠칫하고 도로 컵을 잡은 척했다. 학교 괴담 만들 뻔했네. 그러나 실수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출입증을 안 쥔 이상 백날 생각해 봤자 전해질 리 만무하니. 그나마 다행인 건 매점 안이 여전히 제각기 소란스럽다는 점이었다. 만약 방금의 괴담스러운 상황에 이목이 쏠렸다면 분명 한순간은 정적이 고였을 테니. 레아는 스스로의 어리버리함에 대한 한숨인지 안도의 한숨인지 모를 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러고는 (그가 있으리라고 생각되는 쪽으로) 고개를 들었다가 슬쩍 끄덕이는 걸로 인사를 대신한 뒤 매점 문을 마저 밀고 나섰다.

어느새 주위가 어스레해진 가운데(산골짝이라 해가 더 빨리 지는 기분이다.) 불그스름한 금빛 노을이 서편의 산줄기에에 걸쳐 있었다. 곱다. 꼭두새벽에든 저녁나절에든 노을은 보고 있자면 어쩐지 아련하고 그리운 기분이 된다. 그 풍경에 그만 한눈을 팔았다가 아차 했다. 이러다 어두워지면 움직이기 꽤 불편할 거다. 관리인들이 제등(提燈)을 켜 주기는 하지만 일부만 마법등이고 나머지는 촛불이나 등불이니까. 그렇게 걸음을 재촉했더니 노을이 완전히 가라앉기 전에 108계단 앞에 이르렀다. 흑룡의 마법으로 몸이 날래진 덕이지 싶다. 시간이 늦어서인지, 108계단이 기피되는 길이어서인지, 마침 주위에 사람도 없어서 마음 놓고 말문을 열었다.

"이 계단이 저희 과에서는 악명이 높습니다. 밥 먹을 때마다 오르내려야 해서요. 일명 108계단인데 108이 계단 수라는 말도 있고 어느 이교(異敎)에서 세상의 온갖 번뇌를 가리킨 수라는 말도 있습니다. 오를수록 번뇌를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게 된다나요?"

마음을 비운다기보다는 욕하기도 지쳐 체념하는 거에 가깝지 싶지만. 어쨌든 라민 선생님이 강의에서 그러셨다. 그 종교에서 그 많은 번뇌를 내려놓고자 수행하는 게 우리가 주님께 경건하고 겸허한 마음을 갖게 해 달라고 기원하는 거랑 비슷하다고. 그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궁금해졌다. 그도 그 종교를 알까? 인간의 일상적인 관습에는 더러 어둡기도 하지만, 그 외에는 믿기지 않을 만큼 해박하니 충분히 알 법한데. 아니, 그보다 용도 신앙심이 있을까? 우리 주님을 믿는다거나....

"혹시, 혹시 말입니다. 주님.. 그러니까 에티스를 뵌 적은 없으십니까?"

인간은 아직 주님과 대면하는 방법을 모르지만, 용은 알지도 모른다. 마법이든 뭐든 인간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초월적인 수단도 동원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런 기대를 품고 대답을 기다렸다.

541 ◆8nz3IZH4M2 (KhXKYGVP7Q)

2023-03-07 (FIRE!) 08:27:16

>>539

원래는 일찍 일어나서 답레를 달려 했으나...... 버스에 타자마자 정신차려보니 회사앞이군요 젠장..... 답레는 저녘에 오자마자 바로 달께요 ㅠㅠ

더 미친 사실 : 엘프는 재료로 진짜 카레재료만 썼다(.....) 즉 그 엘프는 순수 카레 재료로 그런 만행을 저질렀다고....

원한이 아니라 그냥 이쪽도 신기방기해서 부르는겁니다!! 그리 걱정 안하셔도 되요!! 그리고..... 의외로 에티스가 정확히 본걸수도?
아유 지금 충분히 재밌습니다!! 뭣보다 그거를 우찌 박진감넘치게 풀어야 할지 저도 걱정이라....

542 ◆Tkeoq3Vax6 (wvwxS.tavQ)

2023-03-07 (FIRE!) 12:14:58

>>541
출근일이면 자는 시간 5분도 아쉬운데 무슨 수로 레스를 답니까😰 미션 임파서블입니다 그건😢 놀자고 하는 건데 편하게 가시죠🙂!!

슬라임만 안 넣었어도 먹을 만한 카레였을지도 모르겠는데요😶.. 슬라임 넣는 순간 콧물 느낌의 괴식으로 전락할 거 같습니다😬

악영향 미쳐서 원한 산 건 아니라니 다행입니다😁 하긴 말씀 듣고 보니 에티스가 메타적인 거까지 간파하고 남긴 신탁일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과거행 해 보고 싶다고 한 건 저니까요😌
그러고 보니 과거행 하면 암흑가의 전투씬이 적잖이 나오겠군요😐 전 전투 묘사 젬병이라 보통 빡센 게 아니겠다 싶어졌습니다😅 이래저래 고생이실 텐데 과거행 ㅇㅋ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543 ◆8nz3IZH4M2 (e2veSCanY2)

2023-03-07 (FIRE!) 17:14:58

>>542

아침 5시 반쯤 일어나서 운동을 가고 회사까지 버스타고 30분밖에 안걸려서 그 사이에 쓰려고 했는데..... EPIC FAIL....

아, 제가 말을 잘못했네요. '슬라임을 안 넣었습니다.' 네 슬라임 안넣었고요. 완성하고 나니까 슬라임 액괴가 되어 있었습니다. 어느정도냐, 먹는 순간 감자와 당근의 일생을 알수 있게 되며 걸쭉하다 못해 끈적여서 오래씹게 된다고..... 참고로 진짜 현실에서 '구현 되었던' 요리입니다. 나중에 한번 이거도 썰풀이 주제로 써도 되겠네요.

에이 웃자고 시작한 걸요!! 물론 죽자고 커지겠지만 해결은 언젠가의 제가 해주는걸로.... 간바리 미라이노 와타시!!(?)

544 블랑 - 레아 (.EGa/7d7iw)

2023-03-07 (FIRE!) 19:32:11

"음.... 나도 그저 들은 이야기일뿐이네만 확실하지는 않다네, 아는 선에서만 이야기 해주자면, 그녀는 존재하면서 존재하지 않는 존재이네만, 일단은 존재한다고 해두지."

신의 존재를 인정하며 그가 투명화를 풀지 않은채 대답을 던진다. 물론 주변에 누가 있는지는 확인하는 꼼꼼함은 덤이었다. 어쩌면 그녀가 갑자기 어느날 108계단에서 허공에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갑자기 학교 8대 불가사의에 도전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일까. 그는 조용히 오직 레아만 들릴 정도로 답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천천히 아이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교사나 노현자 마냥 그녀의 의문에 답해주었다.
이윽고 그의 설명이 천천히 이어진다. 그의 말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 신은 존재하였다. 하지만 자신들 앞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는 못한다. 블랑은 이를 정신의 어떤 단계에 도달함으로서 더이상 육신이 정신의 그것을 버텨내지 못하고 마치 허물을 벗고 날아오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에 걸맞는 그릇이 존재하지 않는 한, 그녀 스스로 이곳에 존재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그릇들이 바로 대를 이어 새로이 선정되어지는 성녀나 성자들이라는 것이다. 교국에서 정식으로 권력을 쥐는 이가 바로 교황이나, 신의 말을 대신 듣고 행하는 이들이 성녀나 성자가 되는 이유는 바로 이때문인 것이리라.

"그래서 신은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존재인 것이지. 일단 당장 증명은 되지 못하니까. 나도 만나본적은 없네."

그렇게 오르면서 천천히 그는 108계단의 말에 천천히 생각에 잠긴 듯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러고보니 예전 다른 신을 숭배하던 이들은 스스로 머리를 깎고 세상의 흐름에 벗어나되 순응하며 진리를 찾던 존재들이었다. 물론 그들의 행동이 그릇되었고 헛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옳은 이들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그들은 사실 그 존재의 가르침에서 벗어난 존재들일지도 몰랐다. 그는 스스로를 섬기지 말고 자신 내면의 진리를 찾아 끝없이 정진하라고 하였으니까. 그는 그렇게, 인간으로서 신이 된 것이니까. 자신도 오직 들은 이야기였을 뿐이지만 말이다. 그렇게 생각이 닿자, 그는 살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108의 뜻은 육감, 즉 살아있는 이들의 눈, 코, 입, 혀, 몸, 생각으로부터 발생하는 번뇌, 즉 색(色, 대상을 봄), 성(聲, 소리), 향(香, 냄새), 미(味, 맛), 촉(觸, 만지는 감각), 법(法, 생각의 대상)을 뜻한다네, 그리고 이를 곱하면 36이 되지? 하지만 번뇌는 지금만 있는게 아니야. 과거에도 미래에도 있는 법, 즉 이는 3번 이루어지는 셈이니 우리는 108이라 일컫는다네."

듣기만 해도 졸음이 오는 강좌였으나, 누군가에게는 충분히 연구의 소재가 될만한 이야기였다. 그렇게 석양을 등진채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두던 두사람 앞에 드디어 108계단의 끝이 보여오기 시작했다.

"대화를 나누며 올라오니 이미 다 올라왔군.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으나, 슬슬 자네의 체력이 걱정되네만...."

545 레아 — 블랑 (vJ1UddUVGk)

2023-03-08 (水) 02:14:57

108계단을 오르는 가운데 나직하고 나긋한 음성이 이어질수록 (그렇잖아도 필요할 때만 발휘되는 얄팍한) 신앙심이 아예 바닥나는 기분이었다. 흑룡이 만나 본 적 없다는 건 그렇다 쳐도, 누군가의 몸 없이는 나타나지도 못한다니 꼭 귀신 같잖아!(귀신이 진짜 있으리라고 믿지는 않지만) 말이 좋아 그릇이지 사실상 성녀님이나 성자님에게 기생하는 존재 같다는 불경한 생각마저 들어 버렸다. 그런 식이면 흑룡의 말마따나 존재 증명도 못 하겠다. 동일한 조건을 갖추었을 때 예외 없이 같은 결과가 나와야 입증이 가능한데, 주님이 빙의하고 말고는 성녀님(혹은 성자님)이 정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그리고 그 정도면 사실상 이 세상과는 무관한 존재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이 세상을 관장하는 신으로 여겨지게 된 걸까? 이 세상에 영향을 미칠 능력이 있긴 한가?

물론 어떤 지고한 경지에 이르러 육체의 굴레에서 벗어난 셈이라는 생각은 든다. 특히나 정신이 육신이라는 허물을 벗고 날아올랐다는 흑룡의 비유를 들으면서는, 번데기가 됐다가 마침내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나비도 떠올랐다. 또 그 말대로면 인간을 비롯한 지성체가 신이 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지 싶지만, 그런다고 만족스러울 것 같지는 않다. 육체에 종속된 탓에 고통이나 죽음을 피할 수 없고 그 밖의 다른 한계도 명확하지만, 여러 가지를 배우고 가족, 친지와 어울리고 맛난 걸 먹고 할 수 있는 것도 육체 덕 아닌가. 그런 생각이 이어지니 김이 새다 못해 표정도 뚱해졌다.

"주님께 소원 같은 거 비신 적 없으시겠습니다, 전 많은데. 당장 전음 배울 때도 힘들어서 주님 찾고 그랬습니다."

하긴 마음 먹으면 웬만한 건 척척 해내는 용이니 뭘 빌고 싶어진 적도 별로 없겠다고 결론 지으려다 멈칫했다. 사별만은 그가 어쩔 수 없으리라는 데 생각이 미쳐서였다. 괜한 소릴 지껄였다. 어쩐다? 안절부절못하던 중 108계단의 끝자락이 눈에 들어왔다. 딱 봐도 아직 까마득하다. 반대로 돌아보니 대충 세어도 4∼50계단은 올라온 것 같다. 108이 계단 수가 아닌 건 확실하다!

"108이 계단 수라는 말은 뻥이었나 봅니다. 어쩌면 108이라고 쓴 게 아니라 10과 8을 따로 쓴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욕 나오는 계단이라고요."

주의 돌리자고 일단 나오는 대로 지껄였는데, 통할..까? 슬쩍 눈치라도 보고 싶어 곁눈질해 봤지만 투명 마법 때문인지 다 저물어 가는 노을만 눈에 들어왔다. 노을? 그 얘기도 꺼내 보자!

"그, 블랑님 눈동자 색이 꼭 노을빛 같아서 신기했습니다! 인간으로 변신할 때 외모는 마음대로 바꾸실 수 있는 겁니까? 저보다 작은 키로도 변신하실 수 있고요?"

뱉고 보니 세상 맹한 소리다. 일전에 용족의 전 대표는 인간 아기로 변신했었다고 일러 줬는데, (당시 반나마 정신이 나갔던 여파인지) 묻고서야 생각났다. 그래도 아무 말 대잔치가 효과가 있었는지, 아니면 앞서 얘기한 이교(異敎)에 흥미가 동했는지 그가 그 종교에서 108이 지닌 의미를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긴장이 탁 풀렸다. 순간 다리가 후들거린 게 한참 계단을 올라서만은 아닐 것 같다. 어쨌거나 108은 외부 세계를 의식하는 감각과 사고로 인해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겪는 번뇌를 가리키는 모양인데, 듣다 보니 의문이 솟았다. 과거, 현재, 미래를 합친 수가 꼭 3일 필요가 있나? 가령 과거는 어제, 그제, 그끄저께 식으로 따지기 시작하면 무수히 늘어나고, 지금 이 순간조차 1초 뒤면 과거인데. 마찬가지로 미래도 가까운 미래, 조금 먼 미래, 더 먼 미래 식으로 얼마든지 늘릴 수 있겠지. 그러면 그 이교(異敎)에서는 108이라는 수 자체에 의미를 둔다기보다, 외부 세계를 인식하면서 겪는 번뇌는 사실상 무한하다고 여기는 거 아닐까? (이 계단의 단 수가 실은 108보다 훨씬 많은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것도 같다....)

"108은 편의상 정한 수고.. 실은 무한을 의미하나 봅니다.... 살아 있으면.. 번뇌를.. 무한정 겪게 된다고요."

은근 숨이 차다. 이렇게 지치는 것도 번뇌 중 하나일까? 그나마 끝이 보이는 건 다행인데, 뭔가 이상했다. 오를 때마다 투덜거리긴 했지만, 이 계단 이렇게 힘들었나? 짐이 좀 많긴 해도 그의 마법 덕에 무겁진 않은데. 기초 체력도 에르네스트 산의 돌 비탈을 올랐을 만큼(죽을 둥 살 둥이긴 했다만) 괜찮은 편이고. 뭐가 문제지? 하루를 되짚으려니 공간 이동 직후 한참 맥을 못 췄던 감각이 생생해졌다. 쉬어서 나아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꽤 무리가 갔나 보다. 그가 미리 마법을 걸어 주지 않았으면 난리도 아니었겠구나. 흑룡의 선견지명을 깨닫기 무섭게 걱정이 들려왔다. 잠시 멈춰서 숨을 골랐다.

"네, 이제 금방이니까.... 그리고.. 고맙습니다, 마법.. 밀크티 들어 주신 것도요.."

이렇게 기운 빠진 와중에 뜨거운 거까지 내내 들었으면 끔찍하다. 얼른 가서 한숨 돌려야지. 매점 밀크티 특유의 부드럽고 달달한 맛을 떠올리자 다시금 기운이 났다. 그렇게 용을 써서 올라왔더니 어느새 노을도 완전히 가라앉아 어둑어둑했다. 관리인이 제등(提燈)을 하나둘씩 켜 주고는 있었지만, 이동 지점은 건물 뒤편이라 제등은 없는데 산줄기와 마주해 있으니 더 침침했다. 이 정도면 결계가 없어도 누가 오가는지 모르겠다. 실소를 흘리다 가방을 내려놓고 주저앉았다. 그러고 샌드위치를 꺼내긴 했는데, 어디로 건네야 할지 모르겠다.

"이래서야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실없는 소리를 꺼냈다가 문득 찜찜해졌다. 그는 괜찮나? 아예 안 잔 건 아니지만 밤샌 걸 생각하면 부족할 텐데. 마법 쓰고 그래도 되나? "그러고 보니 블랑님은 괜찮으십니까? 별로 못 주무셨잖습니까.."



// >>543 그게 가능하면 초인입니다😑.. 블랑님이 블랑주님께도 크런치 모드 하지 말라고 해야 할 것 같군요😐a

감자랑 당근 넣은 뒤에 너무 오래 끓여서 덩어리라곤 1도 안 남게 다 풀어졌는데😕 그러고도 더 졸여서 전분 소스보다 더 끈적미끈한 무언가가 되어 버린 걸까요😦;;; 아무튼 상상하고 싶지 않은 맛입니다😓

위의 짤과 비슷하게 폭탄(?)을 미래로 넘기시는 겁니까😅? 전투씬도 분위기도 잘 살리면 좋긴 하지만 그보다 과거사 개변하고 싶은 마음에 요청 드린 거니 너무 부담 갖지는 않으시길 바랍니다🙂

546 ◆8nz3IZH4M2 (KJD5Vz0hdE)

2023-03-08 (水) 08:09:15

>>545

잡담 텀이라도 줄여보도록 노력할께요!! 덜 지루하시게....

야채를 볶을때 센불로 볶아서 야채가 겉은 탔는데 안은 안익고, 우유를 너무 많이 넣는 바람에..... (흐릿)

정답입니다!! 물론 그 폭탄을 받는건 저지만요!! 그럼 이쯤에서 질문!! 어쩌다가 그러한 마음이 드신건가요! 지나간 일은 지나간일로 남는것도 정답일수 있는데요!! 추가로 그때가 오면 레아도 똑같은 마음일까요?

547 ◆Tkeoq3Vax6 (vJ1UddUVGk)

2023-03-08 (水) 10:13:06

>>546
감사합니다🙂 잡담거리를 잘 마련해 놔야겠네요ㅎㅎ 일단 물음표살인마 레아 괜찮으십니까😅? 좀 두서없이 질문이 들어가서 나중에 답레 쓰실 때 머리 꼬이시진 않을지 모르겠습니다😶a

....따로 먹었으면 (생감자 생당근이더라도!!) 차라리 더 맛있었겠군요😬

어느 죽음이 안 안타깝겠냐만 특히 팀장의 죽음이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말씀대로 과거산데 어쩌겠냐 했는데 >>422 읽고 나니 그렇게 다 생존하는 결과가 과거사였으면 좋았을 텐데 했습니다😐a 그래도 진짜로 바꿀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 못 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그 루트도 진지하게 생각 중이신 거 같기에 폭탄을 제조해 버렸군요😅a 그리고 레아도 그 사정을 알게 되면 아마 비슷한 심정이 되리라 예상합니다🙂 그거에 더해 전원 생존에 성공하면, 블랑님 입장에선 현재로 돌아가는 거보다 천 년이나 마음에 담아 두었을 이들과 함께 지내는 게 더 행복한 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할 것 같고요🤔 (이런 거도 스포라면 스포이려나 모르겠습니다만🙄 전 스포는 신경 안 쓰는 타입이라 말씀드려 봤습니다😓a)

548 ◆8nz3IZH4M2 (KJD5Vz0hdE)

2023-03-08 (水) 12:07:06

>>547

아 네! 상관 없습니다!! 갈고리 걸리는건 어차피 모 살인마 게임도 똑같은걸요!!

블랑 : "나는 그때 처음으로 요리로 생명을 죽일수 있다는걸 알았다. 더욱 무서운 점은 그녀는 그게 [올바른 요리법]이라고 믿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원래 클리셰 적으로 과거의 잘못에 고뇌하는 인물이 과거로 돌아가 그 과거를 수정하는 클리셰는 자주 있는 클리셰지요. 다만 이번에는 [스포일러]의 힘도 꽤 강하게 작용되는 것도 없잖아 있습니다. 그리고 재밌는거 하나 알려드리자면, 시간의 상대적으로도 작용이 되요. 중력이 약해지면 시간이 빨리 가고, 중력이 강해지면 시간이 상대적으로 천천히 가게 된답니다. 이게 왜 언급 되냐면(절단마공)

549 ◆Tkeoq3Vax6 (vJ1UddUVGk)

2023-03-08 (水) 13:15:33

>>548

..지, 질문 갈고리입니까😅?(모 살인마 게임이 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암튼 상관없으시다니 다행이긴 합니다만🙄

블랑님이 그 요리를 먹고도 살아남은 건 용의 소화기관이 비범하기 때문일까요🤔? 근데 그걸 올바른 요리법으로 믿는 건 좀.. 누구든 좀 정정해 줘야 할 텐데 말입니다😑a

아이고;; 무려 상대성 이론입니까😵? 과학은 까막눈 수준인데요..ㅇ>-< 공간 접기도 어떤 의미에서는 중력을 제어하는 능력인 셈이니, 그런 능력이 있으면 시간도 어느 정도 제어 가능할 거라는 의미로 말씀하신 겁니까😮?

550 ◆8nz3IZH4M2 (KJD5Vz0hdE)

2023-03-08 (水) 17:12:07

>>549

데드바이데이라이트라고 살인마가 생존자를 갈고리에 거는 게임이 있습니당!

아뇨, 아뇨. 한 두입 먹고 카레를 그냥 면전에 던져버렸습니다. 물론 결말은 와장창(.....) 그리고 맨날 훈수두면 하는말이, '그래서, 칼든거 누구냐?' .... . 오우 쮓

아뇨 아뇨 여기 세계관에서 과학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저번에 공간과 시간이 연결되어있고 서로 유기적으로 작동한다고 말씀 드릴 수 있던거고요. 여기서 하고자 했던 말은..... [스포일러]가 두가지 힘과 꽤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551 ◆Tkeoq3Vax6 (vJ1UddUVGk)

2023-03-08 (水) 17:44:22

>>550

용조차 다 먹으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협감을 느끼는 괴식이로군요🤮 엘프 누님도 외식이란 걸 한다면 자기 요리가 멀쩡하지 않다는 거 정도는 알 법한데 왜 그러나 모르겠습니다😑

[스포일러]가 뭔지 이젠 짐작이 안 되는군요😓 그냥 느긋해지기로 했습니다😗 언젠간 나오겠거니..🙃ㅎㅎㅎ

참, 그러고 보니 과거 편에서 궁금하던 게 있습니다. 암흑가 조직이면 애초에 주 업무가 폭행, 밀매 같은 각종 불법 행위일 것 같은데요, 5인방이 그 조직에 속해 있는 상태로 추구하고자 했던 정의라는 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요😶? 설마 언제고 보스 자리를 차지해서 조직 전체를 해체하고자 했다거나..🙄?

552 ◆8nz3IZH4M2 (KJD5Vz0hdE)

2023-03-08 (水) 18:22:06

>>551

미각이 이상한 쪽으로 특이합니다(....) 그 뭐냐 ... 자기 입장에선 외식에서 먹는거랑 자기가 만든거 먹는거랑 똑같대요....

일단 블랑 팀이 호송 및 호위팀이었어요. 실제로는 배신자 척살 및 보스 등의 요인 경호라 그쪽과는 관련이 없었고, 역으로 팀장이 그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구해줬던 이(네, 조직 폭력배 맞습니다)와는 다른, 자기 사리사욕과 비밀을 지키기 위해 구역질 나는 행동을 했던 보스에게 처음 배신감을 느꼈고,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먼 고향에 있던 딸을 호송팀으로 하여금 데리고 오고선 그 딸을 죽이는 장면을 보고는 또 다시 배신감을 느끼며 완전히 돌아서게 됩니다. 현재로서는 보스를 타도하는게 제일 큰 목적이고 마지막으로는 더이상 이러한 뒷골목 생활을 그만두고 그들만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게 최종 목적이 된거에요.

553 ◆Tkeoq3Vax6 (vJ1UddUVGk)

2023-03-08 (水) 19:26:04

>>552

엘프 누님은 남에게 요리를 해 주려는 호의만 안 베풀면 행복해질 수 있는 미각이군요😐a 뭘 먹어도 맛있을 테니..😑

호송이나 호위 임무라도 암흑가 조직에 이로운 일이니(특히나 배신자 척살은 꽤나 이득이 될 거 같은데..😬) 불의에 가깝다는 생각까지는 미처 못 했던 것이군요🥺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본 케이스 같기도 합니다😅
다만 보스가 자기의 정체를 감추고자 자기 딸을 살해해 버리는 바람에 팀장이 환멸을 느끼고 돌아섰다고 말씀하시니, (>>422에 언급된 대로 보스가 블랑의 팀을 배신했다기보다) 굳이 따지자면 팀장이 먼저 보스를 배신한 것으로 보여서 의문입니다🙄. 물론 넘지 말아야 할 마지막 선까지 넘은 작자의 휘하에서 일할 수 없다고 느끼는 건 인지상정이겠습니다만, 그런 상황일 경우 배신당했다고 서술하는 건 어폐가 있어 보여서요😐.
사실 전 >>422 봤을 때 블랑의 팀원들이 하라는 거 개처럼 다했더니 그 결과가 팽이냐고 분개한 줄 알았고, 그거도 그럴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엔 암흑가 조직에 속해서 하라는 일 다 했으면서 정의를 추구한다는 게 어떤 건지 파악이 안 되어서 의문이 들었던 거고요😦.
다시 말해 정의를 추구한다고 하면 결과적으로 배신 선빵은 팀장이 날린 것 같고😓, 팽당한 것에 분개한다면 정의 추구라는 게 어떤 건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어떻게 해석하는 게 타당할까요😮?

554 ◆8nz3IZH4M2 (C2ZzHsvcn6)

2023-03-08 (水) 19:43:34

>>553

역으로 남이 해준 음식이랑 자기가 해준 음식이 서로 같다고 생각하니 만들어주는 보람도 없....

아 이거 서술이 좀 필요한데, 팀장과 팀원들은 그 딸이 진심으로 아빠를 보고 싶어 한다는걸 알고 있었고, 아버지였던 보스도 좋다 데려와라 한거에요. 이때까지만 해도 팀장은 '이 인간이 진짜 못돼먹었어도, 아버지로서 역할은 다하는, 최소한의 인격은 있구나.'라고 생각했거든요. 거기에 그 딸이 친화력이 좀 좋았어야 말이죠. 실제로도 전원 보스의 딸고 전부 친했었어요.
하지만 그 과정이 전부 보스가 자신의 악행과 사리사욕을 감추기 위해, 딸을 살해한 장면을 팀장이 목격해버린 것이었고, 팀장은 이 과정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들을 악행의 도구로 이용한 것도 모자라 아무것도 모른채 순수히 아버지를 보러온 딸을 죽여버린 그 순간, 자신과 자신의 팀을 배신감을 느끼게 하였고, 팀장은 그저 그 모든 분노를 목구멍 너머로 넘긴채, 진정으로 보스를 배신하기 위해 움직이는 겁니다. 게다가 첫번째 배신감의 경우는 이미 처음 조직의 실체를 목격했을때 부터 언젠간 저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보스를 실각시키고 진정으로 사람을 위해 살아가겠다고 결심한 시점이었고, 그 과정에서 더러운일에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을 이용하는 장면을 보며 보스에 대한 배신감을 가졌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555 ◆Tkeoq3Vax6 (vJ1UddUVGk)

2023-03-08 (水) 19:58:13

>>554

그거야 혼자 산다면 큰 문제는 아닐 테니 괜찮지 않을까요😅?

보스가 딸의 신뢰까지 저버리는 세상없는 견공 자제라 블랑의 팀을 팽하는 것도 시간문제였을지라도, 먼저 배신하기로 마음먹은 건 팀장이었다고(왜냐면 당시 보스는 블랑의 팀을 자기 지시에 따르는 부하로 여겼기 때문에) 이해하면 됩니까🤔? 그런 거면 블랑님이 5명과 재회했을 때의 논의는 팀장이 보스를 살해해서라도 실각시키겠다는 결심을 털어놓는 걸로 시작되려나요😮? 구체적으로는 희생을 줄이기 위해 안 들키는 방도를 모색하는 식으로 들어가고요😶?

556 블랑 - 레아 (C2ZzHsvcn6)

2023-03-08 (水) 20:02:13

"아, 빌어도 될 걸세. 아마 들어주고 있지 않을까, 싶긴 하네만."

그렇게 답한 그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문득 하늘을 바라본다. 그의 시선으로 서서히 떠오르는 별들이 그의 눈으로 박혀든다. 이렇게 또 이 세상의 하루가 저물고 다시 내일이 찾아온다. 그것을 떠올리자 이렇게 세상은 다시 돌아간다는 것을 느낀다. 항상 많은 이들의 머리위에 서서 용이라는 이름 아래 많은 이들의 두려움과 존중의 대상이 되었지만, 어쩌면 그 또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자그마한 바퀴 하나 아닐까? 그런 생각에 그의 입가로 천천히 미소가 지어진다.
이제 이곳을 지날 이들이 없다고 생각 한 것일까, 그가 천천히 투명화를 풀고 군청색 로브를 쓴 모습 그대로 자신을 드러낸다. 아마 로브를 쓰고 있기에 다른 이들이 이곳을 지난다 하더라도 크게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으리라 생각하며 108계단의 끝에 도달하는 순간 레아가 내는 우스갯 소리에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거 틀린말은 아니겠군. 어쩌면 통곡의 계단이라고 해도 되겠네만. 내가 만약 인간이었다면, 차라리 조금 더 효율적인 방안을 강구했을지도 모를테지만 말일세."

물론 그라고 해서 바로 뾰족한 수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자신이 고안을 하고 방법을 생각을 할 수 있는건 그만큼의 시간과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은 항상 그렇게 결론을 도출해내고 실제로 실험을 해보는것을 좋아했다. 단순히 이론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한곳에 고여있는것은 모두 썩기 마련, 지식도 그만큼 활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저 잠잔채 죽어가는 것일 뿐이다. 멀리 쓰이고 이롭게 해야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지식이 가져야할 그것이 아닐까.
물론 이 이야기가 요람과 상반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만큼 보완할 곳이 많은 곳이기에, 처음으로 시작해서 흘러나가야 할 곳이기에, 그래서 그 곳에 안주하지 말고 나아가야 하기에, 그는 그렇게 요람을 세웠고 그 결실은 천천히 맺어져 가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이제 시작인 것일지도 몰랐다.
저 멀리서부터 제등이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처음에 저멀리서 천천히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마침내 하나둘 밤거리를 밝히며 주변을 환하게 한다. 어쩌면 우리들도 저 불과 같을지 모른다. 하나하나는 미미한 불이지만 저렇게 모이니 밤거리를, 또 이 학교를 밝히지 않는가. 자그마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닌, 서로서로 모여들고 부족한 부분을 메워가며 나아가는 것이다. 아마 이는 용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맞는 말일세. 모두들 자신의 번뇌를 이기기 위해 싸워나가는 것이지. 어쩌면, 삶이야 말로 진정으로 죽을때까지 싸우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밀크티를 받아들고 샌드위치를 받아든 채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아주 조심스럽게 마력을 모은뒤 그것을 자그마한 빛을 내는 구를 만들었다. 눈이 부실 정도도 아닌, 그저 아주 은은하고 부드러운 빛을 내는, 자그마한 모닥불 같이 앞날을 밝히는 불빛이었다. 그는 살짝 웃으면서 입을 열어 보였다.

"그래서 아까전부터 투명화를 풀고 있었네. 아무리 자네가 용종의 생태가 궁금해도, 용이 먹는법을 몰라 귓구멍에 넣는 것은 보고 싶지 않을테니 말일세. 아 그리고 내 걱정은 말게나. 최소 2~3일 정도 안잔다고 몸에 지장이 가거나 하지는 않네. 그래서, 손은 괜찮은가?"

아까전에 무리해서 뜨거운 밀크티를 옮기던게 떠오른 모양이었다. 그정도로 화상을 입었다거나 하지는 않겠으나, 그래도 걱정이 되는건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557 ◆8nz3IZH4M2 (C2ZzHsvcn6)

2023-03-08 (水) 20:04:21

>>555

네, 그 과정에서 다른 호위팀과 부딪혀서 싸웁니다. 그 상황에서 다른 호위팀의 참모가 보스에게 직통으로 보고하고 결국 본부에 남은 인원이 별로 없었던 상황에 보스가 직접 블랑이 속한 호송/호위팀을 손수 처리하기로 마음먹은 상황이 다음 타임라인이 되고요.

558 레아 — 블랑 (vJ1UddUVGk)

2023-03-08 (水) 21:59:33

"들어준다고요? 무슨 수로요?" 자력으로는 세상에 나타나지도 못한다고 하지 않으셨냐는 반문이 튀어나올 뻔한 걸 겨우 삼켰다. 주위에 듣는 이는 없어 보였지만, 그런 소릴 함부로 입에 담았다간 불신자(不信者)로 몰려 봉변당하기 딱 좋을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잠시 궁리한 끝에 말을 바꾸었다.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무슨 실험이라도 하셨습니까?"

에티스에게 기도하자 소원이 이루어졌다는 건 도대체 무슨 수로 입증해야 할까? 기도에 부합하는 효과가 나오긴 할지, 나온다면 언제 나올지도 모르고, 요행히 당장 효과를 본다 하더라도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보장이 없는데. 실험을 어떻게 설계해야 답이 나올지 상상도 안 된다.

너무 난해한 문제라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가 흑룡의 농담(?)에 피식 웃어 버렸다. 통곡의 계단이라, 살짝 바꿔서 곡소리 계단이라고 해도 되겠다. 여기 오르내리는 이는 하나같이 곡소리를 냈으니까. 보다 효율적인 방안을 강구할 수도 있겠다는 말을 듣고는, 마법에 능해 텔레포트를 써 버리는 일부 생도나 연구원도 떠올랐다. 그들은 걸어서 힘드나 마나 써서 힘드나 도찐개찐이라면서도, 이동 시간이 단축되는 게 좋은지 거리낌없이 마법을 쓰곤 했다. 그런 거 보면 마법이 참 편리하긴 하다. 좀 더 많은 사람이 그 혜택을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러자고 있는 분야가 마공학이겠지만, 마공학품은 너무 비싸고.. 어렵네.

그러는 사이 흑룡은 이교(異敎)에서 말하는 번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걸 듣고 있자니 뭔가 허무한 기분이 들었다. 죽을 때까지 싸우게 되는데, 그래 봤자 죽는다. 이런 식으로 조명하니 굉장히 염세적인 종교로구나. 역시 난 번뇌 말고 좋은 면도 조명하는 편이 마음에 든다. 과정은 엉망진창이었지만 그를 조금이나마 재운 거라든가, <바엘 섬 탐사기 추적>을 읽은 거라든가, 전음 연구의 실마리를 잡은 거라든가, 밀크티라든가!

그렇게 기분이 밝아진 걸 뒷받침이라도 하듯 발치에 동글동글한 빛 덩어리가 생겨났다. 환하면서도 눈이 부시기보다 아늑한 분위기인 게, 흡사 보름달이 내려오기라도 한 것 같다.(정작 달은 하늘 높은 데에 가느다랗게 걸린 채 푸르스름한 기운이 어린 하얀 빛을 내고 있었지만) 그 빛을 구경하고 있자니 그도 자리를 잡고 앉았다. 투명 마법을 언제 풀었는지, 밤의 빛깔을 닮은 로브를 뒤집어쓴 모습이 똑똑히 보였다. 빛을 머금어 은은하게 윤이 나는 로브가 새삼 신비스럽다고 생각할 찰나, 또 웃음이 터졌다. 맨 처음에 보았던, 감각이고 생각이고 모조리 압도했던 거대한 흑룡이 귀에 샌드위치나 밀크티를 넣는 모양새를 상상하니 참으려야 참을 수가 없었다. 박장대소까지 안 가고 키득거리기만 한 게 용할 지경이었다. 다만 걱정 말라는 말은 좀 미심쩍었다. 쥐가 고양이 생각하는 꼴이라는 건 알지만, 그 심장 노출이 쇼크였는지 못내 떨떠름했다.

"안 그래도 짧게 짧게 주무시면서 2∼3일씩 안 자고 넘기고 그러셨다간 심장이 부실하게 성장하는 거 아닌지요?"

걱정이든 고민이든 당사자가 더 하면 했지 덜 하지는 않을 테니 이런 소리는 쓸데없는 참견에 가까울 거다. 그런데도 기어이 지껄이고 마는 건, 건강은 한번 잃으면 돌이킬 수 없다는 인간식 잣대에 익숙한 탓일까? 제 언행의 적절성이나 원인을 제대로 따져 볼 새 없이, 역으로 그의 걱정이 날아왔다. 그가 들어 준 밀크티는 그새 적당히 식어 있었다. 좀은 머쓱한 기분에 컵을 받아 쥐며 히죽 웃어 보였다.

"뜨거운 걸 워낙 못 집어서 수선 피웠습니다. 보시다시피 지금은 괜찮습니다."

그러고 뚜껑을 열어 보니 우유 거품 그림은 이미 다 이지러져서 무슨 괴생명체 얼굴 같다. 멀쩡했으면 곰 얼굴이랑 비슷했으려나? 어쨌거나 한 모금 넘겨 보니, 역시나 익숙한 맛이다. 부드럽고 고소하고 달달하면서도 뒷맛에 희미하게 감도는 쌉싸름함. 속도 훈훈하게 데워지는 게 딱 기분 좋다. 버릇처럼 몸을 좌우로 한들대다가, 하마터면 무릎께의 샌드위치를 바닥에 떨굴 뻔했다. 얼른 고쳐 뒀지만, 헤실헤실 풀어진 표정까지는 수습이 잘 안 된다.

"드시고 공동 연구실도 보시겠습니까?"

말이 좋아 공동 연구실이지 가운데 테이블의 용족 예상 분포도나, 벽에 붙은 용 상상도나, 책장에 꽂힌 연구원들의 서적이나, 연구원이 개인 작업을 할 수 있게끔 칸막이를 달아 놓은 책상뿐인 공간이라 구경거리로는 영 별로 같지만, 그가 보고 싶다고 한 이상 온 김에 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59 ◆Tkeoq3Vax6 (vJ1UddUVGk)

2023-03-08 (水) 22:14:50

>>556-557
제등이 하나하나 켜지는 풍경에서도 뭔가 교훈을 찾는 블랑님이군요🙃 (인간 같은 지성체가 가성비로 제등에 들어가는 촛불이라면, 용쯤 되면 성능 짱짱한 마법등 아닐까 생각했습니다ㅎㅎ😓a) 용이면서도 스스로를 여타 지성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이 세계의 구성원 정도로 여기는 건 블랑님이 이레귤러여서일까요🙂?
한편 요람에 지식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활용해야 한다라, 어려운 과제 같습니다😅 일단 밑천을 쌓아 놔야 활용하고 말고가 가능해질 거 같아서요😐 어쩌면 쌓아 두는 건 앞 세대의 몫, 활용하는 건 뒤 세대의 몫 아닐까요😶? 앞 세대라도 중간중간 더 앞 세대의 지식을 활용하고, 뒤 세대라도 더 뒤 세대를 위해 지식을 쌓고 그러겠지만요😊ㅎㅎ

날리고 싶은 건 높으신 분인데 그러자면 시키는 대로 하는 아랫사람의 피를 먼저 봐야 한다는 게 비극이군요😥 모 게임에서 빌런의 악행이 녹음된 테이프를 재생하는 데 성공하면(이게 게임 내 미션 중 하나더군요.) 그 빌런이 완전히 몰락하던데, 그런 식으로 보스가 조직원 전체에게 버려지게 만들 방법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요🤔

560 블랑 - 레아 (C2ZzHsvcn6)

2023-03-08 (水) 23:30:26

"내가 이전에 말에는 의지가 있다고 했지? 의지가 불러일으킨 마나나 다른 요소는 분명 신에게 있어 힘을 일으킬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네."

그 반증이 바로 교국이 사용하는 강한 힘, 신성력이었다. 실제로 신성력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제대로 설명이 안되는 것도 매 마찬가지이나, 만약 블랑의 가설대로라면 신을 믿음으로서 그 힘을 원동력으로 적성자들에게 자신의 힘을 베풀고, 또한 만인에게 최대한의 행복을 행할수 있도록 조율하는 것이 바로 신들의 역할일 것이다. 아마 그런 이유에서 교황도 종교의 자유에 대해 존중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블랑 본인은 신을 믿진 않지만 신은 존재한다는 파에 설지 모르리라.
그녀가 어느새인가 근심 걱정을 던져버리고 방실방실 웃으며 식사를 하기 시작한다. 확실히 요람에서 무언가를 먹고 오긴 했지만 시간이 너무 늦은 저녘시간이었다. 즉 저녘식사 시간이 꽤 지났단 소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말 상대가 되어준 것부터, 이곳 저곳을 소개해주고 종국에는 선물까지 대접해준 그녀였다. 자그마한 몸에서 어떻게 그런 활력이 나오는 것일까. 그는 잠시간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준뒤 천천히 밀크티를 조금 마셨다. 조금 미지근한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충분했다. 이미 그의 가슴속은 충분히 따뜻했으니까.

"맛있군."

용은 허기지지 않는다. 오직 음식을 먹는 것은 맛으로 먹닌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같이 식사하는 순간 만큼은 어쩐지 배가 부른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아니 그녀에게 요리를 해줄때도 그랬다. 누군가 그랬다, 식사할때 혼자 하는 것 만큼 고독하고 쓸쓸한 것이 없다고. 정령들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들은 정확히 자신의 음식을 원할때만 먹으니, 정확한 맛평가를 한 것은 레아가 처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밀크티를 조금 마시고 샌드위치를 입에 베어문다. 평범한 맛이라고는 생각하나, 그렇기에 지금 학생들의 느낌을 알 수 있었다. 레아 뿐만이 아니다. 모두가 그렇게 청춘을 태우고 또 무엇을 할지, 앞날을 어떻게 나아갈지 고민하는 것이 바로 이 시간이 아닐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빵을 다시 베어물었다. 은은한 빛 너머로 빛이 가득한 대학교의 정경이 눈에 들어온다. 조금은 어색하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자주 밖으로 나돌아 다녀야 겠다고 생각이 든 그였다.

"공동 연구실이라.... 한번 가보지, 내 흥미를 끌 자료도 있지 않겠나."

그렇게 말한 그는 어느새 다먹은 샌드위치를 정리 하듯 빵가루를 바닥에 적당히 흩뿌리고 밀크티를 남김없이 다마시고는 천천히 허리를 폈다. 다시 투명화를 써야할 것이다. 그래야 아마 레아에게 번거로운 일을 시키지 않을테니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후드를 쓰고는 천천히 허공으로 사라져갔고 자신은 신경 쓸 필요 없다는 듯 가볍게 머리를 쓸어주고는 입을 열었다.

"그리고 내 걱정은 정말 안해도 된다네. 내 몸은 그래도 내가 잘 아는 편이니 말일세."

561 ◆8nz3IZH4M2 (C2ZzHsvcn6)

2023-03-08 (水) 23:32:23

>>559

나이가 들수록 청승 맞아지는 법입니다!! 물론 용 나이대로는 아직 한창대지만요!!

그래서 아마 조만간 깨달을꺼에요!! 본인도 결국 신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 모든 것은 전부 혼자 할 수 없으니까요!!

그랬으면 참 좋았겠지만, 일단 그 호위팀은 오직 보스만 호위하는 친위대 성향이 강해서 설득의 설자도 박히지 않을껍니다.....

562 레아 — 블랑 (k9ttz4ZTDE)

2023-03-09 (거의 끝나감) 03:38:23

흑룡도 기도가 소원을 들어주는지를 실험해 보지는 않은 듯했다.(하기야 그런 실험을 무슨 수로 설계할까?) 그러나 그는 기도로 인한 마나의 진동이나 기도에 반영되는 간절함에 주목해서, 신이 기도를 받으면 이 세상에 관여할 힘을 얻는다는 가설을 세운 모양이었다. 그 가설을 직접 입증할 방도는 마땅찮아도, 성직자들이 구사하는 신성력이 간접 증거가 된다고 보는 듯하고. 레아는 머리칼을 움켰다 놓았다 하며 곰곰 궁리했다. 만약 그 가설이 맞다면 기도의 효과에 대한 신앙이 강할수록, 또 기도를 전달하려는 간절함이 강할수록, 기도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클 것 같다.(난 신성력이랑 마법이랑 도저히 분간 못 하겠던데, 뭐가 다르긴 다른 걸까?) 전달하려는 간절함이라니, 왠지 전음이 떠올랐다.

"말씀대로라면 전음으로 기도하는 게 더 효과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음은 간절함이 강한 소통 수단 같으니까요."

그럴지 아닐지는 주님만 아시려나? 그런 싱거운 생각과 함께 샌드위치를 베어 물었다. 평범하게 기름지고 눅눅한 빵, 짭쪼롬한 햄과 치즈, 보들보들한 계란, 달작지근한 소스가 어우러진 샌드위치는 딱 예상 가능한 맛이다. 눈이 번쩍 뜨이지는 않아도 실패는 면하는 안전한 맛. 그러나 그런 샌드위치도 밀크티와 함께 먹으면 별미로 탈바꿈한다. 점심을 먹은 것도 안 먹은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였어서 더 맛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만, 배는 확실히 찬다. 즐겁게 먹던 중 흑룡의 흡족해하는 반응에 귀가 반짝 뜨였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에 대한 호평을 접하니 반갑고 뿌듯했다. 무려 용도 인정하는 매점 밀크티! 신이 나서 먹던 걸 얼른 넘기고 대꾸했다.

"그렇죠? 저도 엄청 좋아합니다. 마음까지 보들달달해지는 것 같아서요."

말하고 보니 무슨 영업용 발언 같네. 멋쩍어져 해죽 웃어 버리고는 마저 먹었다. 그렇게 해서 샌드위치의 마지막 부분을 입에 넣을 즈음 선선한 답이 돌아왔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그의 흥미를 끌 만한 게.. 있을까? 목이 막힐 것 같아 남은 밀크티를 한꺼번에 들이키고 삼켰더니, 그는 그새 털고 일어나 투명 마법으로 몸을 감추었다. 나도 일어나야지. 레아는 컵을 겹치고 거기 포장지를 밀어 넣어서 쓰레기의 부피를 줄였다. 그러고 일어서서 부스러기를 툭툭 털려니 어느새 나름 익숙해진, 여러 어른들을 연상시키는 손길이 머리에 와 닿았다. 역시나 걱정이 과했나 보다. 하기야 용을 상대로 무슨..

"실례했습니다. 당연히 알아서 하실 텐데, 자꾸만 부지불식간에 무리하시는 건 아닌가 싶어져서.. 제가 쓸데없이 잔걱정만 많습니다."

자중해야지. 자꾸 이러쿵저러쿵하면 성가실 테니까. 내가 걱정을 안 끼쳤어도 불편해질 수 있는데 실제로 걱정 살 짓은 내가 다 했으니 더더욱. 그런 다짐과 함께 가방을 다시 걸치고, 저녁 식사의 잔여물은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 올려다보니 302호는 깜깜하다. 오늘은 다른 연구원이 일찍들 돌아간 모양이다. 그래도 일단은 전음을 써야겠다. 레아는 연구소 정문으로 들어서며 품에 넣어 뒀던 출입증을 꺼냈다.

[302호실로 가겠습니다.]

이어서 계단을 오르다 보니 연구원들이 108계단을 질색하는 이유가 새삼 강렬하게 이해됐다. 그 계단을 오르고서 연구소 계단까지 올라야 하니 누가 좋아해? 연구소 건물에 식당 좀 들어왔으면! 하다못해 매점이라도.. 부질없이 희망 사항을 품은 채 302호로 들어가 입구 옆의 등불부터 밝혔다. 그러자 며칠 안 왔다고 그새 좀 낯설어진 듯하면서도 친숙한 공간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중 단연 새롭게 보이는 건, 개인용 책상 위쪽에 줄지어 붙어 있는 용의 상상도였다. 머리에 사슴 같은 뿔을 달고 있는 거대한 뱀 같은 용, 몸통은 거북이 같은데 기다란 목은 뱀을 닮은 용, 커다란 도마뱀 같은데 목은 꼿꼿이 세워진 상태이고 박쥐 날개와 비슷한 날개를 달고 있는 용, 형태도 다양하고 색깔도 제각각이지만, 흑룡의 본 모습(인간 등의 팔을 연상시키는 앞발과 긴 꼬리가 두드러지고 뒷발과 날개는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는)을 닮은 상상도는 역시나 없었다.

[이런 그림을 봐 온 터라 용은 생김새가 제각각인 줄 알았습니다.]

또 눈에 띄는 건 중앙 테이블에 펼쳐진 용족 예상 분포도. 크레티스의 여러 지역 중 에르네스트 산은 용의 서식지일 수도 있다는 '△'로 표시되어 있다. 그걸 보자 'X'가 아니니 혹시 모른다고 올랐던 게 참 무모했다 싶다, 흑룡이 가고일을 재배치하거나 흑룡이 쳐 두었던 결계가 약해지지 않았다면 위험해졌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런데 이걸.. 고쳐야 할까? 그의 서식지임은 확인했으니 사실을 밝히자면 'O'로 표시해야 한다. 하지만 그랬다가 다른 연구원이 에르네스트 산을 오르는 바람에 무슨 사고라도 당하면? 어떻게 해야 적절한 처신일지 가늠이 안 돼서 결국 전음을 보냈다.

[여기 표시된 내용 중에 잘못된 게 있는지 살펴 주실 수 있으십니까?]



// 내일은 답레 못 달 거 같아서 오늘(이미 내일인가..😓a) 달렸습니다! ㅇ>-<

>>561
용도 포함해서 부족한 부분을 서로 메워서 나아가는 거라는 인식은 안 청승맞은데요😀

자기가 뭘 할 수 있고 뭘 할 수 없는지 깨달아 가는 건 여러모로 중요한 성장 과정 같습니다🙃

어째 나치의 SS 같은데요😬 자기들도 인생이 있고 개인적인 소망도 있을 텐데 어쩌다 그렇게 됐을지..😢

563 ◆8nz3IZH4M2 (TKG4eLRpK6)

2023-03-09 (거의 끝나감) 07:21:31

>>563

블랑은 아무래도 용이니까요? 본인은 다른 종보다 훨씬 강한 힘을 타고났고, 그 역량에 맞는 자질도 가지고 있었으니 스스로 그 책임에 따라 움직이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요. 아마 요람의 동기도 거기서 기인된것일테고요

그래서 꽤 초반에 말씀드렸지만, 블랑은 어립니다!! 정확히는 실질 나이를 따졌을땐 레아랑 비슷할지 몰라요!! 그래서 나중에 하는 말중, 젊은날의 혈기 때문이라는 핑계가 있는거에욬ㅋㅋㅋㅋㅋ

과거에선 이들의 이야기가 풀리지 않았지만, 이번에 가면 이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을지 몰라요!!

564 ◆Tkeoq3Vax6 (k9ttz4ZTDE)

2023-03-09 (거의 끝나감) 12:07:13

>>563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지식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리고 싷다면 학교를 세우거나 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도 방법 같은데 혹시 그런 활동도 할 계획이 있으려나요🤔?

말씀 듣고 보니 인간의 시간이 용의 시간보다 빨리 가 버리는 건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용의 1년(?)이 인간의 평생이니..😓ㅎㅎ

아이고야 볼륨이 점점 커지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블랑님이 흥미로워할 만한 자료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제 머리에서 나오는 건 별게 없네요 괜찮으시다면 아이디어 보태 주셔도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 날로 먹을라 든다?)

가벼운 얘기입니다만 블랑님은 무슨 음료를 좋아할까요😮? 레아는 학교 매점의 밀크티가 최애일 거 같습니다만🙄ㅎ

565 ◆8nz3IZH4M2 (TKG4eLRpK6)

2023-03-09 (거의 끝나감) 12:23:14

>>564

장기적으로는 생각해보겠지만 당장으로는 그저 생각만 해둘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블랑이 괜히 자기가 한창때라고 하는게 아니거든요!! 물론 여러가지로는 나이가 들었지만 말입니다!!

에이 어차피 할일은 제 내일이 해줄껀데요!!

음.... 글쎄요 저도 오늘 일 끝나고 생각해보겠습니다 8시부터 작업하고 점심 먹은지 얼마 안되서 좀 졸린 상태라 머리가 안굴러가는군요 헤헿

블랑이요? 얘랑 저랑 입맛이 생각보다 그런쪽에선 비슥해가지고 아메리카노 꽤 많이 좋아합니다!! 시럽 안넣고요!!

566 ◆Tkeoq3Vax6 (k9ttz4ZTDE)

2023-03-09 (거의 끝나감) 12:42:23

>>565

학교보다는 도서관파로군요(??) 블랑님은🙃ㅋ 하긴 학교 운영은 여러모로 골치 아플 거 같긴 합니다😏

어떤 의미에선 세상 다 산 으르신인데 어떤 의미에선 혈기왕성한 젊은이네요 어렵습니다 용의 시간..😌ㅋㅋㅋ 그러고 보니 '한창때' 용이면 반려자 찾는 데 관심이 커질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알라투 누님도 그렇고 블랑님도 그렇고 그쪽은 관심사가 아닌 거 같군요🙂 용은 반려자가 별일 없으면 1개체이려나요 아니면 쨕짓기 시즌 따라 바뀌려나요🤔? 아니면 자기가 워낙 오래 살다 보니 후손 가질 필요성 자체를 못 느끼려나요🙄? 그래서 점점 용의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는 거고😮?

여담이지만 제가 올린 짤의 원전인 웹툰에선 할 일을 끝까지 내일의 나에게 미뤘더니 마지막 날의 내가 그 일을 모조리 떠안고 폭사했습..😬

아이디어가 빈곤해 번거로움을 끼쳐 버렸습니다ㅇ>-< 현생 빡세신 거 같으니 무리하지는 마시고요😥 정 안 되면 강의 조교의 쪽지시험 채점 같은 거라도 동원하겠습니다😐 혹할 만한 자료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홍차가 많아 나와서 홍차파일 줄 알았는데 커피파였군요😮(하기야 바깥 사람이 기억하시 편하려면 바깥 사람 취향이랑 어느 정도 일치하는 게 편하죠😏) 그리고 나온 바로는 달다구리보다는 단백질(고기)에 진심이고요🙃

567 ◆8nz3IZH4M2 (TKG4eLRpK6)

2023-03-09 (거의 끝나감) 17:47:53

>>566

블랑이 교사라면.... 오..... 의외로 잘 어울릴지도....?

생각하시는게 맞습니다.... 얘네 아를 안낳으려고 해서.... 육아자체를 귀찮아하는것도 있고요

오? 그거 괜찮네요. 시험 대리 채점 각인가!!!

음..... 음...... 레아에게 복지를 투자한 의미로 다음번엔 고기 굽는 장면을 꼭 넣겠습니다(?????)

568 ◆Tkeoq3Vax6 (k9ttz4ZTDE)

2023-03-09 (거의 끝나감) 18:13:43

>>567

의외의 대답이시군요🙃 >>85 보니 블랑님은 자기가 좋은 스승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던데 말입니다 🙄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혼 비출산이 대세인 용 사회로군요😁ㅋ

설마요😅ㅋㅋㅋ 제가 시험 문제를 씽크빅하지 못해서라도 대리 채점은 못 시킬 듯합니다😓a

응? 블랑님 식성이 (용이라 식사가 불필요하긴 하지만) 굳이 고르자면 달다구리보다 고기일 거 같다는 얘기였습니다🙂ㅎㅎ 블랑님은 멀쩡한 요리사니 고기든 뭐든 밥빵이나 엘프 누님의 독극물(?)과는 격이 다른 걸 만들겠지만요😙 (레아는 파베 초코 말고는 요리꽝이라 엘프 누님급 화학 물질을 생성할지도 모릅니다만☹️..)

569 블랑 - 레아 (EQeJKZ5IFI)

2023-03-09 (거의 끝나감) 19:56:39

[어렵지 않지.]

그의 손이 천천히 들려진다. 하지만 들려진것과 대조적으로 그가 쥐어든 펜은 순식간에 대륙전도를 오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빠르게 오가는 펜들이 표기를 남기고 또 수정하기를 몇차례, 상당수의 부분이 고쳐지는데 성공하고, 마지막 두군데를 두고 그가 천천히 고민하기 시작한다. 다름아닌 에르네스트 산과 발바리아 제국 근교지역의 폐광이 된 한 산맥 한가운데 지역, 그 모습을 바라보며 그는 천천히 펜대를 굴리기 시작했고, 짧지만 많은 생각을 한 것인지 X자를 치면서 아주 미세하게, 오른쪽 아래 지점에 구멍을 뚫어놓는다.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누가 일부러 구멍을 낸 듯한 흔적이었다.

[이 구멍이 난 지역 두군데만 미리 알아두게. 에르네스트는 왠지 알테고.... 나머지 한 군데는, 로드의 레어일세.]

그렇게 바라보면서 인간들이 그려둔 모습을 바라본다. 참으로 흥미로웠다. 몇가지 주제만을 가지고 이렇게 꽤 여러가지 추정을 하는데 성공하다니, 게다가 한가지 흥미를 이끄는 그림을 발견한 것인지 그는 천천히 한 그림에 다가선다. 사슴의 뿔에 뱀과 같은 몸을 하였지만, 의외로 그림을 그린이가 제법 실력이 출중한 듯 싶었다. 자세히 보고 있자니, 사자의 갈기와 돼지의 코까지 완벽히 그려두지 않았는가. 그는 흥미롭다는 듯 천천히 전음으로 그녀에게 전달하였다. 각기, 사슴 같은 뿔을 달고 있는 거대한 뱀 같은 용, 커다란 도마뱀 같은데 목은 꼿꼿이 세워진 상태이고 박쥐 날개와 비슷한 날개를 달고 있는 용의 그림이었다.

[후자는 우리를 그린 것이 맞다. 정확히는 나의 동족들을 그린 것이지, 그리고 전자는.....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아주 먼 옛날 멀고 먼 타 대륙의 성수가 이렇게 생겼다고 하더구나. 우리와 같은 용이지만, 그들은 신성을 가진 짐승이라 하여 신수(神獸)라고 불리웠지.]

그렇게 답변을 남기던 그가 천천히 연구실 한 구석에 박혀있는 커피 기계를 발견한다. 의외지만 이런 곳에 이런 물건이 있을줄은 몰랐다. 그는 제법 익숙하게 커피콩을 갈아낸뒤 아주 곱게 갈린 커피에 마법을 이용해 따뜻한 물을 부어내고는 천천히 두잔을 우려내어 한 잔을 그녀에게 건네었다. 어느순간, 연구실 안으로 커피향이 그윽하게 퍼져나간다.

[자, 한잔 들게나. 필요하다면 각설탕을 넣게나. 비싼 물건인데도 구비가 되어 있더군.]

그렇게 말하며 그는 각설탕을 넣지 않은채 천천히 커피를 들이켰다. 쓴 맛이 정신을 일깨우고 따뜻한 향이 자신의 가슴을 덥히는 듯 싶었다. 레아가 좋아하는 밀크티는 마치 그녀의 포근하고 따스한 느낌과 달콤한 향기를 반영한다면, 이 커피야 말로 자신을 뜻하지 않을까. 은은한 향이 멀리까지 퍼지는 것은 그의 여정을, 또 씁쓰름한 맛은 그 여정의 느낌을....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보았다. 어느새인가 밝아온 거리가, 대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싶었다.

[이곳의 연구원을 할만 하군. 나도 가끔씩 찾아오도록 할까.]

창틀에 걸터 앉은채 창밖을 바라보며 그가 나지막하게 전음을 보내왔다.

//

>>568

물론 블랑 본인은 눈치 채지 못하지만, 의외로 가르치는 소질도 있습니다!!

솔직히 헤츨링 돌보기가 워낙 귀찮아야 말이죠.... 블랑이 엄청난 특이케이스인 겁니다. 얘는 거의 혼자 크다싶이 했으니까요.

그냥 문제만 대강 던져주세요!! 답안이나 그런건 제가 알아서 채점을....(안됨)

아 그런 의미였나요! 그렇다면.... 정답은 잡식입니다. 일단 입에 들어가면 생각보다 잘 먹어요. 맨날 고급지게 먹어서 그렇지, 의외로 막입입니다. 하지만 그런 블랑 조차도 욕을 하게 만든 그녀의 요리는 도덕책....

570 ◆Tkeoq3Vax6 (k9ttz4ZTDE)

2023-03-09 (거의 끝나감) 23:09:47

>>569

신수(神獸) 얘기가 나와서인지, 스스로 잠듦으로써 지금의 세계를 완성한 존재이자 훗날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엄청 커다란 그릇을 예비해 둔 존재면 뿜기겠다 생각했습니다😗 (언젠가는 나올 내용이니 설레발칠 필요는 없는데 말이죠😓a)

밀크티 부분에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맛나다고만 생각했지 저런 비유는 상상도 못 했는데..😳 금칠 감사합니다😀!!
블랑님은 커피인가요🙃? 기왕이면 모 광고 멘트처럼 TOP에 빗대어도.. (☜ 뻘소리)

블랑님이 대학 강단에 서는 if도 있음직하군요😏 어떤 느낌이려나..🙄

그런가요🤔? 전 블랑님이 해츨링을 꽤 좋아할 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용 중에서는 사회적 욕구가 강한 편 같은지라..😄) 자식이든 조카든 있었으면 엄청 애지중지했을 것 같달까요🙃?

당장은 문제조차 생각이 안 나는군요😵 밑천.. 밑천이 모자라다...😖

편식하지 않는 바람직한 식성의 보유자네요😊 레아의 요리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는 게 Epic Fail이군요😬

참, 여쭐 게 있는데 로드의 레어라고 언급된 데가 현직 대빵님의 레어입니까, 전직 대빵님의 레어입니까🤔? (발바리아 쪽이라니 후자일 것 같긴 합니다만..) 그리고 '발바리아 제국 근교지역'은 발바리아와 다른 나라의 국경 지대를 의도하신 겁니까, 아니면 발바리아의 수도 근교를 의도하신 겁니까😮?

571 ◆8nz3IZH4M2 (77s0Cm94HA)

2023-03-10 (불탄다..!) 08:14:10

>>570

전 먼 대륙을 생각했지만.... 음 그쪽 동네에도 비슷한 설화가 있으니 그렇다 치겠습니다!!

그정도까진 아니고.... 음.... 그래도 아메리카노 투샷정도일거 같네요!! 흔하지만 흔하게 마시지 않는 그런 느낌!!

What if로 풀어볼까요? 아니면.... 레아주가 써보실래요!!

헤츨링을 좋아하긴 하는데요... 그 그거 있잖아요, 명절날 조카들이 찾아와서 나주라, 어른들이 아주라 하는 그런 느낌이요(....) 좋아하면서도 응, 좀 그렇긴 하군..... 이런겁니다 네이네이

아 그거 제가 잘못 적었네요, 국경지역입니다!! 빨리 지도를 그리던가 해야갰어요!!(..... 코아츠 그린다 하고 취업 당해버린wwwwwwwww)

그리고 요리는..... 어떻게든 가르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ㄷ.....

572 ◆Tkeoq3Vax6 (2OY3BQCKGw)

2023-03-10 (불탄다..!) 09:27:42

>>571

진한 아메리카노면 TOP 맞다고 해도 되겠는데요(??)😗

강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기가 어려워서 what if를 제가 쓰긴 무리일 거 같습니다😅 본편에서 기회가 생긴다면 절찬리에 구경합지요😌

해츨링이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가운 존재인가 보군요ㅎㅎ 그럴 수 있죠🙃

국경 지역이었군요😮 현직 대빵님의 레어인지 전직 대빵님의 레어인지도 헷갈리는데..😶 (수도 근처면 전직 대빵님이 강제 수면 중인 데가 빼박일 거다 했는데 국경 근처라니 좀 헷갈리네요😓) 어느 쪽인가요🙄?

그래도 만들 줄 아는 거나 만들지, 요리로 암살 시도(?)를 하진 않으니 못 배운대도 타자를 피폭시키는 일은 없을 듯합니다😅a

참 답레에서 알라투 누님이 듣는 강의의 조교 NPC 등장시켜서 알라투의 유희와 관련된 설정 좀 보태도 괜찮을까요😶? 과가 같으면 그럴 법하다 싶어서요🙂

그리고 여쭌다는 걸 번번이 깜박했는데 픽크루로 만든 블랑님 예상 이미지 올려도 문제가 없을지요🤗? (제 캐가 아닌지라 블랑주님이 상상하시는 이미지를 깰까 저도 좀 저어되긴 합니다만😑a)

573 ◆8nz3IZH4M2 (77s0Cm94HA)

2023-03-10 (불탄다..!) 17:11:56

>>572

잡담텀 줄인다 카고, 결국 각설이가 이제 돌아왔.....

그게 그렇게 되는거에요?! 세상에!! :□

쳇.... 이렇게 레아의 What if는 물건너갔..... 읍읍

아 그걸 까묵었네요. 현 로드입니다. 게을러 빠진 주제에 레어는 현 드래곤들 보다 훨씬 깊게 파놓은게 특이점입니다(....)

아 둘다 얼마든지 됩니다!! 오히려 환영합니다!! 아니, 해주세요!!(....)

574 레아 — 블랑 (2OY3BQCKGw)

2023-03-10 (불탄다..!) 19:35:36

사실 기대한 건 에르네스트 산에 남길 표시 정도였다. 인간도 인간의 거주 구역을 일일이 파악하고 있지는 않은데, 용인들 다른 용이 어디 사는지 훤히 꿰고 있겠는가. 그런데 뜻밖에도 흑룡은 에르네스트 산 일대는 넘기고 크레티스, 아니, 대륙 전체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표시가 고쳐지거나 생각지 못했던 지역이 새롭게 표시되는 걸 볼수록 가슴이 설렜다. 앞으로의 용 탐사는 이 지도를 바탕으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지도를 본뜨고픈 욕심이 생겼지만, 아쉬운 대로 연구실에 구비된 깃털 펜과 양피지로 지역명이나 메모했다. 그러다 보니 산 리노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도브몬테 산의 온천 지대에도 'O' 표시가 생긴 게 단연 눈에 띄었다. 저기에도 용이 사는구나. 언제 한번 가 보고 싶다.

이윽고 그는 에르네스트 산의 '△' 표시를 'X'로 고치더니, 펜에 너무 힘을 주다 그만 실수한 것 같은 자그마한 구멍을 냈다. 사실을 감추더라도 탐사자의 안전을 우선시하겠다는 걸까? 그렇다면 그가 'O'로 표시한 지역은 비교적 안전하게 탐사할 수 있는 곳이겠다. 그게 아닐지라도 이 지도의 용도가 용도인 만큼, 에르네스트 산의 표시는 그의 결정에 따르는 게 맞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랄까, 한 가닥 개운치 않은 마음이 남았다.

[혹시 결계를 약화하거나 해서 저희 연구소의 다른 연구원과 조우해 보실 의향은 없으십니까? 다들 연구가 목적이고 또.. 저보다 끈기 있는 이도 많습니다만.]

그가 내 집념을 높이 평가해 줬다는 건 알지만, 연구원 중엔 그 정도 근성이 없는 이가 오히려 드물 거다. 연구원이라는 직업 자체가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진리를, 그 실마리나마 찾아보자고 기약 없이 헤매는 게 업이니까. 그는 연구를 돕는 데에 적극적이고 지성체와의 교류를 딱히 마다하는 성미도 아니니, 다른 연구원과 만나 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물론 내가 속단할 일은 아니겠지만.

그 사이 그는 발바리아의 국경을 이루고 있는 산맥 한복판에도 'X' 표시를 하고는 앞서와 마찬가지로 (유심히 보지 않고는 알아채기 어려울) 구멍을 냈다. 표시한 지점은 로드, 즉 지금의 용 대표가 둥지를 튼 곳이란다. 그런데도 'X'로 표시한 건 탐사하기에 안전하지 않다는 의미일까?

[저기도 인간이 진입하기엔 위험합니까? 혹 지금의 대표라는 분이 인간에게 비우호적인지요?]

질문을 던지던 중 몸이 뻣뻣이 굳어졌다. 일전에 그가 알려 준, 용족의 전 대표가 떠오른 탓이다. 새삼 치가 떨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감정이 무상하게 느껴졌다. 그 용의 처신은 자기 마음에 드는 인간을 위해 다른 인간을 숱하게 해친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인류를 농락하니 재밌더냐고 욕하고픈 마음도 여전하다. 하지만, 내가 욕할 자격이 있을까? 나부터가 가족, 친지의 안전과 생판 남의 안전 중 택일하라면 전자를 고르리라는 건 제쳐 둔다 쳐도, 발바리아가 건국되지 않았다면 인류가 덜 죽거나 덜 다쳤을지는 미지수이다. 관련자이기라도 하면 내가 피해를 입었는데 누가 덜 다치고 말고가 알 바냐고 달려들겠다만, 난 발바리아 문화의 수혜나 입고 있는 후대인이다.(당장 내가 쓰는 공용어부터가 발바리아 말이니) 그런 주제에 반발한들 무슨 소용일까? 그러나 분하긴 분하다. 지금의 삶을 누리는 게 그 용 덕이라고 감지덕지하기도 싫다. 젠장! 이렇게 답 없는 상념이 뱅뱅 돌면 음습하고 질척한 기운에 잠식되는 기분이다. 분풀이처럼 양피지를 구겼다가, 누구 목이라도 조르듯 출입증을 쥐었다.

[....전 대표였다는 용은 어디 있습니까? 아직.. 살아 있습니까?]

쓴웃음이 나왔다. 이것도 부질없는 질문일까? 분을 삭이고자 구겼던 양피지를 도로 펴는데, 흑룡이 전음을 보내 왔다. 연구실의 벽에 붙어 있는 상상도, 그중에서도 거의 수직으로 세운 목이 두드러지는 날개 달린 거대 도마뱀 같은 그림과 사슴 뿔 비슷한 것을 단 뱀 같은 그림에 주목한 모양이었다. 용의 생김새가 개체마다 천차만별이면 어쩌나 우려했던 것과 달리, 일반적으로는 날개 달린 거대 도마뱀 같은 외형인가 보다. 거기까지는 다행인데, 뱀을 닮은 용도 있기는 있단다. 신성(神性)을 지녔다는 건 주님 같은 신이라는 의미일까? 그런데도 주님과는 달리 이 세계에 모습을 드러낼 수는 있었고?

[저 용은 아까 말씀하신 신과 달리 육체가 있는 신이라는 겁니까? 그 대륙에 가면 찾을 수 있을까요?]

얼마나 먼 대륙이기에 어디든 갈 수 있다던 그가 멀고 멀다고 한다? 그래도 궁금했다. 신이기도 하고 용이기도 하다니, 어떤 존재일까? 궁금증이 커지자 이전엔 무심코 넘겼던 특징들이 새롭게 눈에 띄었다. 머리와 꼬리에는 말갈기처럼 기다란 털이 텁수룩하고, 멧돼지 코를 연상시키는 코 언저리엔 더듬이 같기도 하고 수염 같기도 한 게 달려 있었다. 그리고 몸통에 비해 짤막한 다리는 도마뱀의 다리와 비슷한 듯했으나, 억센 발톱이 달린 발은 맹수의 발과 닮았다. 흑룡이 동족이라고 밝힌 용과는 아예 달라 보이는 종인데. 저들도 흑룡이나 그 동족처럼 전음으로 의사소통을 할까? 그렇다는 보장만 있다면, 하루 한 번은 전음을 해 보겠는데.

그러다 은은하면서도 달콤한 향에 주의가 쏠렸다. 돌아보니 허공에 커피가 떠 있었다. 순간 멈칫했다가 이어지는 전음에 정신을 차렸다. 그가 투명 마법을 쓰는 중인 걸 알아도 이렇게 놀란다.

[감사합니다.]

무심코 받아들었다가 조금 뜨거워 앞의 책상에 놓았다.(여느 지성체였다면 딱 좋은 온도라고 음미했겠다만) 그런데 커피 콩 분쇄기가 어디 있었을까? 며칠 전만 해도 없었는데. 찬찬히 주위를 살피니 책장 맨 구석에 보란 듯이 손잡이를 내민(?) 기계가 눈에 들어왔다. 누가 갖다 놨나 보네. 연구실에서도 커피를 챙겨먹을 이면, 한스 선배려나?(레아보다 1년 먼저 302호 연구실에 들어온 연구원이다.) 그 선배 피는 절반이 커피일지도. 싱거운 상상을 하다 레아는 머리칼을 배배 꼬았다. 본인이 주로 쓰는 책상이 아니라 책장에 둔 걸로 보아 나눠 먹으려던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허락 없이 마시는 건 마음에 걸렸다. 아무래도 복귀할 때 괜찮은 원두를 좀 사다 드려야겠다. 어디 원두가 좋지? 커피 애호가한텐 원두가 제각기 맛과 향은 물론 여운도 다르다는데. 커피를 잠 깨려고 먹는 약 정도로 취급하는 레아로서는 영 어려운 사안이었다. 그는 커피를 곧잘 마시는 모양인데 혹시 알려나?

그래서 돌아보니 나머지 커피는 어느새 창 쪽에 떠 있다. 그가 창가로 옮겨 간 모양이었다. 창밖의 무엇에 마음이 끌린 걸까. 다가가 봐도 그저 제등(提燈)이 켜진 밤길이다. 그 고즈넉한 분위기에 무슨 영감이라도 받았을까? 가끔 연구소에 들를지를 고려하는 전음이 울렸다.

[그 용처럼 용학도 유희라도 하실 생각이십니까?]

상상하니 미묘해져 웃음이 머금어졌다. 용에 대해 조사하는 용학을 진짜 용이 배운다? 그것도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아이러니도 그런 아이러니가 없겠다.

그때 발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점점 가까워 왔다. 엉겁결에 떠 있는 커피를 가리듯 서기 무섭게 문이 열렸다. 양털처럼 곱슬곱슬한 빨간 머리, 다소 날카로운 인상을 완화해 주는 동그란 안경, 길쭉하지만 마른 몸집, 한스 선배다. 이 시간에 올 줄이야.

-"어, 레아 씨? 출장 아니었어?"

말문이 막혔다. 뭐라고 둘러댄다? "....잠깐 들렀어요. 저.. 커피 좀 마셨..는데요. 죄송합니다."

얼버무리자고 말 돌린 거긴 해도, 사과할 일이긴 하다.(그리 생각하니 선배가 온 게 차라리 다행 같기도 같다.) 워낙 인심 좋은 선배라 너그러이 받아 주지 싶고. 역시나 선배는 사람 좋게 웃어넘긴다.

-"마시라고 둔 건데? 잘했어 잘했어." 그러더니 선배는 양피지가 수북한 책상에 가 앉았다. -"에고, 채점 마저 해야지."

"채점요?"

-"어. 왜, 댄버스 쌤 용학 입문. <용학개론> 암기 아직 시킨다?"

입이 딱 벌어졌다. 여전하시구나. 첫 학기에 용학 입문 수강하고 매주 시험 보면서 진짜 이를 갈았는데. '용은 선각자이자 수호자이자 관조자이다. 용학은 이를 보편타당한 방법으로 입증해 온 과정과 결과를 아우르는 학문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내용이 다시금 골을 울리는 듯했다. (지금이야 지식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려면 암기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그때는 정말 무의미하게만 느껴졌다.)

"질색들하겠네요."

-"그렇지, 뭐. 그래도 봐 봐."

선배가 양피지 하나를 펴 보였다. 빈칸을 모두 정확한 구절로 채운 시험지였다.

-"우리 이리스 양은 아주 척척이라니까."

감탄하다 갸웃했다. 이리스? 그러다 선배를 비롯한 연구원들이 생도로 유희 중인 용에게 부쩍 관심을 보였던 게 떠올랐다. 그 용이 쓰는 이름인가 보네. 진짜 용이 용학 입문을 듣고 <용학개론> 암기 시험을 보다니, 이 무슨 괴상한 상황이람? 한편으로는 용의 지적 능력이 인간보다 월등하다는 게 실감 나기도 했다. 책 한 권쯤 외우는 건 일도 아닌가 보네.

-"내가 서너 살만 어렸어도 데이트 신청 하는 건데."

"네?"

-"여섯 살 위면 아재잖아. 접근하면 범죄야!!"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나왔다. 빈말이라기엔 너무 원칙적이고, 진담이라기엔 너무 엉뚱하다.(그 용에게 주목한 연구원은 대개 저 정도 입장인 거 같긴 하지만.) 아무튼 그런 얘기를 하면서도 선배는 시험지를 꼬박꼬박 채점했다. 책 구절과 일치하는지 여부만 확인하면 되는 덕이겠지. 이 광경을 흑룡은 어떻게 생각할까? 좀 우스꽝스러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레아는 전음을 보냈다.

[뭐, 이런 곳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 우등생 알라투 누님에 대한 TMI를 비롯해 이거저거 넣어 봤습니다🙃

>>573

레아 if는 캐조종 없이도 구체적인 그림이 나오겠다 싶은 소재가 생기면 한번 해 보겠습니다😅a

현 대빵님이 레어를 깊게 파 놓은 건 수면기에 숙면을 취하고 싶어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ㅋ

575 ◆Tkeoq3Vax6 (2OY3BQCKGw)

2023-03-10 (불탄다..!) 19:43:14

>>573
아 그리고 픽크루로 만들어 본 블랑님입니다🙄
출처는 아래 링크입니다 c😐..

This image was created with Picrew’s “The Gentleman of HERA“!!
https://picrew.me/share?cd=jm8ElQNxxh

생각하신 이미지와 비슷할지 모르겠군요😅

다른 픽크루도 많으니 내키시면 찾아보셔도 괜찮을 듯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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