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733071> Project : Cradle # 1(START;) :: 1001

◆8nz3IZH4M2

2023-01-20 16:42:24 - 2023-05-14 01:14:15

0 ◆8nz3IZH4M2 (YPiXZsP.Sg)

2023-01-20 (불탄다..!) 16:42:24

모든 이들은 요람에서 태어나, 무덤으로 돌아간다고 하지.
자 그럼 말일세.
그대들의 뿌리를 찾기 위한 흔적은 어디서 찾겠는가?

- 세상의 끝에서, 방문자에게 -

>>1 레아 파벨(Leah Paviel)
>>2 블랑느와르(Blanc-Noir)

474 블랑 - 레아 (ujDM2bnKaU)

2023-02-27 (모두 수고..) 14:38:52

본인의 걱정과는 다르게 레아는 출입증의 도움만으로도 순식간에 자신의 힘을 사용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녀가 따라 움직이는 감각에 따라 자신도 그녀가 흔들리지 않게만 최대한 잡아주는 방식으로만 공간을 접어 내달린다. 혹여나 자신의 위치 설정이 실수가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다행이도 그런 일은 없었던것인지 주변의 공터와 더불어 보호하듯 쳐진 나무가 보인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조심히 움직이면 되겠지. 저번에 같이 있던 교수도, 또 그외의 아군이 있을지도 모르니 레아의 신변에 대핸 걱정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잠깐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새인가 나무에 기대 있는 모습을 발견한뒤 안도의 한숨을 쉰다. 그러고보니 처음으로 자력으로 공간을 접은 셈인데, 마나야 자신의 것을 사용했다고 생각하더라도, 보통 처음 한 공간 관련 기술은 대다수가 후유증이 심한 편이었다. 실제로도 속이 역하고 또 한번에 감각기관에 감각이 돌아오는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다시 생각해보니 자신이 따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그였다. 한가지 레아에게 다행이라면, 그가 그녀의 가벼운 비명소리만 들었고 그 외의 추태는 주변점검을 하느라 보지 못했다는 점 정도일까?

"들게나."

그가 천천히 내민 것은 공간을 접어서 레어에서 가져온 수통이었다. 미리 리빙아머들에게 물을 채워두라고 한게 정답이었던것 같다. 안 그랬으면 그녀에게 이렇게 물을 주지 못했을테니. 공간이동의 후유증때문인지 메슥거리는 속 때문에 얼굴에 열이 올라올 정도였으니 아마 상당히 심각한 것이리라. 그런 그의 두 시선에는 걱정과 안도감이 깃들어 있었다. 자신이 도와주었다고는 하지만 일단은 처음으로 자력을 써서 공간을 접었을테고 큰 사건이 없었으니까.

"잠깐 쉬었다가 이동하는 걸로 할까."

다행히 그들이 이동한건 조금 늦은 오후였다. 지금이라면 저녘 전까지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레어라고 생각하지 않고 집이라고 생각 하게 된 것은, 돌아갈 보금자리가 있다는 그 때부터이지 않을까? 몇일 지나지 않았지만 레아가 없는 그 광경이 떠오르지 않는 블랑이었다. 그의 은은한 미소가 어리고 천천히 마나를 움직여 주변의 공기가 선선한 바람을 일으키도록 그 흐름을 레아의 주변으로 맴돌게 하는 그였다.

//
표현 느낌 좋네요!! 게다가 후유증까지 완벽합니다!! 'ㅅ'b

못할 껀 뭐에요!! 이미 전음도 하고 있구만!! 이 기세면 충분히 언젠간 가능할꺼에요!!

475 ◆Tkeoq3Vax6 (5kYq4K8mU2)

2023-02-27 (모두 수고..) 15:52:36

>>473-474
어어..😮 의성어는 어떻게 써도 어색한 감이 있어서 어째야 덜 어색하려나 궁리하다 넣은 건데 의외의 호응이군요😳 귀엽다고 말씀하신 건 처음인 거 같습니다🙃

다행이네요 근데 블랑님도 쇼핑에 동행하는 겁니까? 대빵님 방문 예정이었던 거 같은데..😦 바람 맞나요🥺?!

전음도 공간접기(?)도 출입증빨이니까요ㅎㅎㅎ 언령은 템빨로 익혀지는 거 같지는 않아서 말입니다😅

476 ◆8nz3IZH4M2 (WU2Pk6UZnU)

2023-02-27 (모두 수고..) 16:51:08

>>475

레아가는 원래부터 귀여웠지만 귀여움이 배가 된거죠!!

아 걱정마세요!! 돌아오면 전말을 알게 될껍니다!!

출입증빨이라고는 하지만 그걸 사용할줄 모르는 사람이 써봤자, 그리고 정신력이 후달리는 사람이 써봤자 멘탈만 나가요....!! 레아가 대단한겁니다!!

477 ◆Tkeoq3Vax6 (j8eUE2AWAs)

2023-02-27 (모두 수고..) 17:31:53

>>476

아가 소리 듣기엔 나이가 많지만😅a 귀엽다고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대빵님 바람 맞는 건 아니라는 말씀이시군요 알겠습니다🙂

처음부터 마법 능력이 있는 친구였다면 더 좋았겠습니다만 그래도 다행이군요😊

참 블랑님이 물통 주는 거 마법으로 건네 준 건가요😮? 아니면 레아 근처에 앉아서 건네 준 건가요🤔? 블랑님이 워낙 장신이다 보니 선 채로 주는 거면 앉은 레아한테 안 닿을 것 같아서요

478 ◆8nz3IZH4M2 (WU2Pk6UZnU)

2023-02-27 (모두 수고..) 18:39:35

>>477

꽤 여러모로 굉장한 장면을 보게 될껍니다!!

아 키 차이.....(먼산) 그럼 가까이 서서 마법으로 건넨걸로 하겠습니다!!

479 레아 — 블랑 (5kYq4K8mU2)

2023-02-27 (모두 수고..) 23:26:50

정신이 없어서 동태 눈이라도 됐던 걸까. 몇 번 두리번거리고서야 바로 앞에 그가 선 게(정확히는 그의 다리가) 보였다. 뒤이어 웬 물통이 공중에 뜬 채 손만 내밀면 잡힐 데까지 내려왔다. 그러니까.. 다 본 거네. 암담했다. 이 자리에서 사라질 수 있으면 신이고 악마고 환영하고 싶어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런 방법이 있을 리가. 말도 안 나와서 고개만 꾸벅해 보인 뒤 물통으로 얼굴을 가리고 쪼그렸다. 이마에 서늘한 감촉이 닿고 시야에서 그도 가려지자(내게만 안 보일 뿐이라도) 좀 진정되는 것도 같았으나, 웅크린 팔다리는 분명 내 몸인데도 남의 몸처럼 어색했다.

그런 상태를 알아챘는지 흑룡이 쉬었다 가자고 제안해 주었다. 속이 복잡했다. 신경 써 주는 게 새삼 고마우면서도 번번이 창피한 일이 생기는 게 민망했고, 결국 그에게 번거로움을 끼쳐 버린 게 열없기도 했다. 그러나 이대로는 어디 가기는커녕 서지도 못 하겠는지라 두 말 없이 고개를 재차 끄덕였다.

그러고 얼마나 지났을까? 깜박 졸았는지도 모르겠다. 정신이 들었을 땐 주위 공기가 선선해진 뒤였다. 부끄러움으로 잔뜩 올랐던 열기가 어느새 꽤 식어 있었다. 벌써 저녁이야? 화들짝 고개를 들어 보니, 다행히 하늘은 아직 파랬다. 안도감에 가슴을 쓸다 멈칫하고 손을 보았다. 기운이 좀 돌아온 것 같다. 마저 기운을 차리려고 물통의 물을 들이켰다. 찬물이 넘어가자 갑갑하던 속이 씻기는 듯했다. 더 늦기 전에 움직여야지. 마공학품 상점이 마공학과 근처에 있던가?

마공학과를 떠올리자 끝내 학교를 떠난 친구 생각부터 났다. 언젠가 니가 고안한 마공학품 쓰게 되는 거냐며 종종 설레발쳤는데, 알고 보니 내가 그렇게 까불거릴 때도 그 친구는 학업을 계속해도 될지 고민했던 모양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건 걔가 학교를 떠나기 바로 직전. 그 순간에도 그 친구는 도리어 나를 응원해 줬었다. 나도 이 학교와 안 어울리기는 마찬가지인지도 모른다는 회의감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것처럼. 눈시울이 뜨거워져 잠시 숨을 골랐다. 나 인복 하나는 확실하네. 그렇게나 마음을 쏟아 준 친구나 라민 선생님처럼 좋은 이를 숱하게 만났으니.

그리고 지금도.. 레아는 물통을 두 손으로 움켰다. 저분은 인간이 아니라서 인복이라기는 뭣한데. 습관처럼 머리카락을 꼬려니 얼추 다 말랐다. 바로 머리카락을 그러모아 올려 묶었다. 인복이든 용복이든 잘 만났으면 복이지, 뭐. 이런 걸 따질 정도면 기운은 웬만큼 돌아왔나 보다. 시험 삼아 다리에 힘을 줘 봤다. 아까보다 수월하다. 그래서 속으로 셋까지 센 다음 일어섰다.

"덕분에 많이 나아졌습니다. 출발하겠습니다."

말을 맺고 바로 내리막길로 향했다. 용학 공동 연구소와 가까운 건물이니 마나 탐지기는 금방 사겠다. 시간 넉넉하면 학생회관의 기념품점이랑 매점도 한번 볼까? 그나 정령들이 좋아할 만한 게 있을지도 모르니. 이제는 그런 한가한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그는 물건이나 음식에 별 욕심이 없을 거 같다만, 정령들은 매점의 간식도 반길 것 같았다.)

480 ◆Tkeoq3Vax6 (5kYq4K8mU2)

2023-02-27 (모두 수고..) 23:34:49

>>478
응😦? 대빵님 주인이 집 비운 사이에 뭘 하시기에..😕 설마 블랑님 부재 중에 알라투 누님이 문건 털려고 들이닥쳤다가 대빵님한테 발각되었다거나 그런 겁니까😑?

키 차이가 무려 0.5m입니다! 블랑님한테는 "나는 농구 선수가 아닙니다."라고 수놓은 티셔츠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481 블랑 - 레아 (.BSDQNHGSA)

2023-02-28 (FIRE!) 01:41:51

"음?"

출발하겠다는 말에 잠시간 그가 어벙하게 답한다. 사실 자신이 쫒아가면 어색해 할까봐 일부러 자신은 여기서 기다리려고 했지만 레아는 그게 아니었나 보다. 어색하게 답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여기서 멍하니 있다가 그녀에게 발각되는 것 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감추고 그녀를 따라 움직이는게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는 천천히, 이전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몸에 로브를 둘러 입은 뒤 앞서나가는 그녀의 발걸음에 맞춰 보폭을 맞추고, 걸어나감과 동시에 그의 신형이 발끝에서부터 천천히 사라져간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으로는 아까, 아주 잠시간 스쳐지나가던 그녀의 표정이 떠올랐다. 그 감정은 너무나도 익숙할 정도로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감정이었다. 떠나는 자에 대한 남겨진 자의 안타까움, 그러나 그 헤어짐이 절대 나쁜 결과는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 자신이 그랬던 것 처럼 그녀도 다른 사람에게 그 의지를 이어받고 걸어나가는 것이리라. 그 마음이 담긴 듯 그는 자신도 모르게 입으로 아주 가벼운 음을 중얼거리듯 입을 열었다.

"이별하는 그 순간에도, 부숴지지 않는 의지로...."

어쩌면 그녀는 아직 나약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사실 그 이상으로 단단한 것일지도 몰랐다. 그 감정을 마음속에 담아둔 만큼 든든한 이들이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으니까, 먼 옛날 자신과 동료들이 그렇게 서로를 의지하고 긍지를 나누었던 것 처럼 그녀도 자신만의 인연으로 그렇게 앞길을 비추어 갈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인간이 살아가며 주고 받는 용기를 그리는 행위이자, 긍지고 믿음이니까. 어쩌면 이렇게 추악한 시대에도 그녀같은 이들이 있기에 밝아지는 것이 아닐까.

[천천히 가게나. 오늘은 바쁜일도 없고, 정신 없는 일도 없으니까 말일세.]

한가로움, 그 감정을 담아낸 용이 조금은 들뜬 듯한 느낌으로 그녀의 곁에서 전음을 보내온다. 딱히 대답은 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그는 아주 살짝, 절대로 돈이 모자르게는 하지 않겠다는 듯 그녀의 주머니의 약간의 여비를 더하면서 걸음을 재차 옮기기 시작했다.

//

>>480 알라투는 아쉽게도 유희중입니다!! 물론 무언가 비슷한 결말이지만요....(?)

아니면 가슴팍에 화살표로 얼굴쪽을 가리키며 '얼굴은 이쪽입니다'라고 자수 놓은 티셔츠를 입을까요?!(새벽 1시 41분, 사람이 미치기 적당한 시간이다)

482 ◆Tkeoq3Vax6 (7VL.eYg37I)

2023-02-28 (FIRE!) 10:55:18

>>481

483 ◆Tkeoq3Vax6 (7VL.eYg37I)

2023-02-28 (FIRE!) 11:00:30

>>481
..도중 작성은 굉장히 민망하군요 ㅇ<-<

비슷한 결말이라니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얼굴을 보려면 고개를 더 들어야 한다는 안내인가요🙄?

돈주머니는 닫아 놓고 있을 거 같은데요, 블랑님이 여비 더 넣어 주는 건 공간 능력으로 해 주는 건가요😳? 그렇게 작게도 운용 가능하다니 활용도가 엄청 높아 보이는군요🙂b

484 ◆8nz3IZH4M2 (cgN0FjwUCk)

2023-02-28 (FIRE!) 11:32:32

>>483

어우 나중에 레어가서 직접 보시죠!!

그러합니다, 얼굴은 가슴에 있지 않으니 고개를 들라ㄱ.... 읍읍

네, 맞습니다!! 게다가 의외지만 이거 다른 용들은 하라고 하면 할수는 있지만 블랑만큼 정교하게는 못해요. 로드 왈 "야 이 똘삼아! 그건 니만 그리 빨리 할수 있다고!!"

485 레아 — 블랑 (7VL.eYg37I)

2023-02-28 (FIRE!) 16:05:18

막상 마공학과 건물이 가까워지자 앞서의 계획대로 해도 좋을지 망설여졌다. 어제 그에게 연구소와 식당을 안내했어야 했는데 못 그랬으니까. 기념품점도 매점도 식당도 학생회관에 있긴 하지만, 거기 갔다가 용학 연구소로 돌아오려면 그 질리는 108계단(실제로 108단인지는 안 세 봤다.)을 올라야 한다는 게 문제다. 어떻게 해야 동선이 효율적이지? 기념품점과 매점에 들렀다가 올라오면 짐이 잔뜩일 텐데, 그 상태로 연구소 안내라.. 좀 아닌 것 같다. 그럼 연구소 안내부터 하고서 학생회관으로 향하는 게 나으려나? 근데 이쪽은 공간 이동으로 돌아가려면 도로 연구소에 와야 한다는 게 별로다. 젠장. 학생회관으로 가는 한 108계단은 오를 수밖에 없구나. 차라리 짐 들고 안내하는 게 낫겠다.

떨떠름한 기분에 묶은 머리를 움키는데 낯선 노래를 흥얼거리는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그의 모습은 감쪽같이 안 보인다. 투명 마법을 썼나 본데.. 노래를 불러 버리면 그 보람이 없지 않나? 바로 근처를 지나치는 이는 없으니 망정이지. 그래도 저만치서 한 무리가 올라오는 참인지라 출입증을 쥐는데, 불쑥 어제 들은(무언가 불가해한 힘으로 온 감각을 감싸는 듯했던) 곡이 떠올랐다. 지금의 노래도 그 곡처럼 어떤 힘을 지닌 걸까?

[그 노래도 무슨 마법 같은 겁니까?]

용들이 만든 노래일까 잠시 생각했으나, 용은 언어를 안 쓰니 노랫말도 안 지을 것 같다. 아마 언어를 구사하는 지성체의 노래겠지. 확실히 이런저런 지식을 많이 알고 있구나. 감탄스러운 한편 호기심도 일었다. 다른 용은 가사가 있는 노래를 어떻게 여길까? 그처럼 관심을 가지고 익힐까? 아니면 언어에 큰 관심이 없듯 노래 가사에도 별 흥미를 안 가질까?

그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덧 마공학과 건물이 코앞이었다. 레아는 건물 앞 표지판에 서서 마공학품 상점의 위치를 확인했다. 마공학과 건물 옆의 언덕 위쪽에 있었구나. 이 정도면 용학 연구소에서 바로 향하는 길도 있을 법한데? 하여튼 산비탈 학교! 길을 모르겠다니까.

속으로 투덜거릴 때, 천천히 가자는 전음이 오더니 허리춤이 묵직해졌다. 뭐지? 기분 탓인지 돈주머니가 커진 것 같다. 직접 들어 봐도 주머니의 끄트머리가 흘러내릴 듯 처진다. 분명 한 손에 거의 잡히는 크기였는데.

'?'

홀린 듯 어리벙벙한 기분으로 끌러서 세려니, 시각과 숫자 감각이 의심스러워진다. 넣어 둔 건 분명히 40골드였는데, 왜 더 많아? 몇 번을 돌이켜 봐도 금화를 더 넣은 기억은 없다. 그러면..? 레아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흑룡이 어디 섰는지는 안 보여서 모르겠지만) 이런 조화를 부릴 이라곤 그뿐이니까.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신 겁니까?]

제대로 묶어 뒀는데. 어디 구멍이 난 것도 아니고.(하기야 구멍이 났으면 돈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어디로 다 샜지.) 무슨 수로 주머니에 돈을 넣었담? 설마 무슨 옛날 이야기처럼 돈을 만들어 내기라도 했나?

486 ◆Tkeoq3Vax6 (7VL.eYg37I)

2023-02-28 (FIRE!) 16:14:46

>>484
뭔 일 났나 궁금한데 학교에서 하고 싶은 것도 적지 않은지라 감질나는군요😅

약간 블랑님 사용 설명서 같기도 하군요ㅋ 키 작은 지성체는 마주보려다간 목이 아파질 수밖에 없는 블랑님의 얼굴(...)

어? 다른 용도 할 수 있다면 돈을 텔레포트시키는 건가요😮? 문자 그대로 실시간 택배가 가능하겠군요 부럽다..(._.)a (텔레포트나 공간 능력의 효과를 생각하면 그 정도만 부러운 게 아니지만 말입니다🥺)

487 블랑 - 레아 (.BSDQNHGSA)

2023-02-28 (FIRE!) 17:22:36

[별건 아니다. 예전에 유희를 다녔을 때, 배웠던 가락중 하나일 뿐이다. 큰 의미는 담겨져 있지 않지.]

막내녀석이 항상 흥얼 거리면서 불렀던 노래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노래가 자신들의 미래를 그리는 노래가 될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결국 그들의 의지는 부숴지지 않을지언정 끝까지 남아 자신을 지탱하였고, 그들이 올려준 결말에 그는 보스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되었으니까. 만약에, 만약에 돌아간다면 이번엔 그 일을 다시 고칠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잠시간 가볍게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차라리 그러한 힘이 있다면 좋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답변을 마무리 지은채 그는, 이전에 왔던 길과 다른 길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피식 웃음을 터트린다.
그녀는 모르지만, 그녀의 표정은 생각보다 많이 다채로웠다. 그래서 곁에서 보면 왠지 즐겁다고 해야할까? 지금도 그랬다. 확실히 이 대학교, 무슨 분위기를 내고 싶었는지 몰라도 산비탈이 너무나 많았다. 아마 학생들에게 체력은 국력이라는 사실이라도 가르치고 싶었던게 아닐까? 그는 그런 우스갯소리를 속으로 넘기면서 작게 미소를 머금은 다음 레아만 들릴 정도로 가볍게 입을 열었다.

"경량화(lightweight), 헤이스트(Haste)"

무게를 줄여주는 경량화를 레아와 레아가 지닌 물건에 걸어주고, 헤이스트를 걸어 걸음을 빠르게 해준다. 이것만으로도 이 정도의 산비탈은 가볍게 오르내릴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자신에게 이정도 산비탈은 식후 간식거리도 되지 못할 정도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규격외의 존재기에 그러는 것일 뿐, 레아는 자신과 체력의 궤가 달랐으니 당연히 이정도는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마법을 시전한 것이리라.
그 순간 머릿속으로 레아의 감사가 들어온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지금 있을 금액을 대략 유추해 한 3~40골드 가량 더 집어 넣었는데 그것을 어떻게 알아 챈 모양이다. 그는 가볍게 별것 아니라는 듯이 껄껄 웃음을 터트리며 로브의 후드를 살짝 눌러 쓰는 시늉을 한 뒤 레아의 의문에 천천히 답을 표하였다.

[별것 아닐세, 내 레어의 금고에서 약간의 금화를, 자네가 가진 주머니 안의 좌표에다가 유추한 다음 공간의 통로를 만든 것일세. 이렇게 하면 좁은 공간에도 물건을 조금 더 챙겨 넣어줄 수 있지.]

물론 다른 용들도 하지 못할 것은 없기에 블랑만이 할수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로드의 말로는 블랑 만큼 이를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해내는 별종은 드물다고 했던 것도 기억이 난다. 어디까지나 자기가 특수케이스라고 몇번이고 말하며 난리를 피우던 로드의 모습을 떠올리니 그저 웃음만이 나올 뿐이었다. 그렇게 함께 걸으면서 여러가지를 이야기하고 나니 표지판이 보인다. 레아가 아까 보았던 표지판의 방향대로 가니 어느순간 [마공학과 본관]이라고 적힌, 화살표가 그려진 팻말이 눈에 들어왔다.

[혹여, 가고자 하는 곳이 이곳이 맞는가?]

//>>486

의외로 사용하는 용들은 많은 편이에요. 유희중에 돈이 모자른다던가.... 유희중에 급전이 필요한다던가 등등등.....(.....)

일단 한가지만 먼저 말씀드리자면, 네, 우리는 잡담을 통해 로드가 어떤 양반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488 레아 — 블랑 (S3bgI8CU3I)

2023-03-01 (水) 01:58:08

[아니요.. 마공학품점은 별관이랍니다. 이쪽 언덕으로 올라가야 한다네요.]

길 안내용 팻말에 따르면 본관 옆 언덕을 올라야 별관이니 내려왔던 길을 도로 올라가는 꼴이다. 절로 마뜩잖은 표정이 지어졌다. 이래서 큰길만 따라가면 곤란하다니까. 지름길을 찾겠답시고 샛길로 들어 봤자 길을 잃고 마는 수준이라 어쩔 수 없다만. 하릴없이 본관을 지나 언덕으로 오르던 중, 속삭임처럼 주문이 들리더니 묵직하던 돈주머니가 허전할 만큼 가벼워졌다. 걸음도 돌연 빨라져서 내 발로 걷고 있는 게 맞나 순간 헷갈릴 뻔했다. 흑룡이 어제처럼 마법을 걸어 준 것이다. 지나치게 보살핌 받는 건 아닐까? 아직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은데. 돈주머니를 여미면서도 멋쩍은 기분이 가시지 않았으나, 이내 무리도 아니겠다 싶어졌다. 어제 그렇게 인사불성이 된 것도 모자라 오늘도 오자마자 한동안 맥을 못 추었으니. 자업자득이구만. 혼자서도 잘 다니는 모습을 보이기 전엔 그가 걱정을 못 덜지도? 그래서 군소리 않고 감사만 표하기로 했다.

[매번 감사합니다.]

그러긴 해도 한두 번도 아니고, 이렇게 받기만 하다간 고맙다는 말이 상투적인 소리로 전락해 버릴 것 같다. (이미 그런 감이 있는 듯해 께름칙했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관계는 주는 쪽에게는 물론 받는 쪽에게도 독이 되기 십상이니까) 나도 좀 보탬이 되어야 할 텐데, 뭐 떠오르는 게 없네. 복에 겨운 상념에 자조적인 웃음이 샐 찰나, 유쾌한 듯 웃어 젖히는 소리가 울렸다. 마공학과 별관을 드나드는 사람이 제법 있었던 탓에 레아는 그들의 눈치부터 살폈다. 다행히 다들 제 일에 한창 몰두했거나, 수다를 떨거나, 길 가느라 바쁜 터라 여기 주목한 이는 없어 보였다. 그제야 전음 내용을 되새길 수 있었다. 흑룡의 금고 좌표와 내 주머니 좌표를 잇는 통로를 만들었다? 그러면..

[요람에서 여기로 올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까?]

들을수록 신기하다. 일주일 전만 해도 마법 구경을 할 기회는 손꼽히게 드물 줄 알았는데, 불과 3일 만에 갖가지 마법을 접했다. 그러다 보니 앞서의 노래에 별 의미가 없다는 대답이 오히려 놀라울 지경이었다. 유희 중에 배운, 다른 지성체의 노래였구나. 늘 요람에 머물 것만 같은 그가 유희도 나갔다는 게 신기했고 어떤 경험을 했을지 궁금해졌다. 그러나 학교로 오기 전 그에게서 비쳤던, 공허하리만치 서글픈 빛이 마음에 걸렸다. 초월자로 느껴질 만큼 강할 뿐만 아니라 수명도 수천 년인 용이 사별했다면, 상대는 이종족일 것이고 그 시기 역시 그가 유희 중일 때일지도 모르겠다 싶어서였다. 괜히 들쑤시지 말자.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마공학품점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막상 마나 탐지기를 살펴보자마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저렴한 것이 교직원 할인 10%를 적용해도 무려 45골드였기 때문이다. 내 월급이 150골든데?! 어안이 벙벙해 점주에게 물었더니, 마력과 기술력을 접목한 물품이라 가격을 더 깎으면 손해라는 너스레만 늘어놓는다. 눈물이 찔끔 날 것 같았다. 학문이 생명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누구나 동일한 결과를 재현하거나 이전의 결과를 반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믿었는데. 그래서 가능한 한 많은 이가 이해하고 접근도 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고 싶었는데. 이래서야 원, 돈 없으면 연구를 하고 싶어도 못 하겠다! 그나마 난 흑룡이 보태 준 덕에 제값을 치를 수 있고 그렇지 않았대도 연구원증을 담보로 일부 외상이 가능하지만, 모두가 나처럼 사정이 좋지는 않을 텐데. 누군가는 능력과 열의를 겸비하고도 금전적 상황에 눌려 연구를 못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영 착잡했다. 할 수 있는 일이 딱히 없는 터라 말문이 막힌 채로 사고 말았지만.

"하아...."

그가 마법을 걸어 준 게 무색하게 나오는 걸음이 무거웠다. 레아는 별관의 문가에 쪼그려 앉았다. 마나 탐지기를 사고도 이렇게 꿀꿀해질 줄이야. 이래서 '내 돈 어딨냐'라는 노래가 있나 보다. 그대로 멍때리고픈 심정이었으나 머리를 재게 내저었다. 혼자가 아니니까. 이대로 있으면 결례다.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에 연연하지 말자. 레아는 옆구리에 낀 마나 탐지기를 단단히 붙들면서 출입증을 쥐고 일어섰다.

[어제 학교 안내를 못 해 드려서 오늘 돌아볼까 하는데 괜찮으실지요?]

489 ◆Tkeoq3Vax6 (S3bgI8CU3I)

2023-03-01 (水) 02:07:32

>>487
마나 탐지기 가격이라든가 구매 방식이라든가 그런 사소한 설정 궁리하느라 많이 늦었습니다..😖 이렇게까지 지체될 줄 알았으면 기다리지 마시라고 레스라도 남겨 둘걸 그랬네요😢 죄송합니다 ㅇ<-<

그런 방법이 있으니 용들은 유희할 때도 돈 걱정은 없겠네요 돈 없으면 연구도 못 하는 세상 같은 건 느낄 일이 없겠습니다..😓

설마 일 땡땡이치고 요람 왔다가 으르신들한테 딱 걸려서 대치 중이라던가요🙄?

번외로 이건 이번 레스에 넣어 보려다 못 넣은 게 아쉬워서 여쭙는 겁니다만, 레아가 전날 들은, >>236의 그 노래에 대해 노랫말이 언어인지 단순 음파인지라든가, 마법의 일종인지라든가, 용족에게 알려진 노래인지라든가를 묻거나, 용들이 음악(노랫말이 있든 없든)을 만들거나 감상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면 블랑님은 뭐라고 답해 주었을까요?

490 블랑 - 레아 (oSLxPDqMEA)

2023-03-01 (水) 11:58:45

[뭘 내가 편하고자 하는 일이거늘.]

그렇게 레아의 감사 인사를 별것 아니라는 듯한 어조로 답변 해주면서 같이 걸음을 옮긴다. 확실히 레아에게 자립성을 주는 것도 좋지만 그 모든것은 어디까지나 안전에 기반해야만 한다. 안전하지 않게 움직인다면 그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갈게 분명하니까, 연구도 자신의 일을 돕는 것도 전부 몸이 건강하고 멀쩡해야지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고용주로서 마땅히 그러한 점은 해결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바로 복지다, 라고 이전 어떤 책에서 설명해준 것이 기억나는 블랑이었다.
그렇게 어느새인가 별관에 발을 딛는다. 마공학 건물과는 디자인이 비슷하나, 별관이라는 것을 확실히 못 박기라도 하듯 규모는 조금더 작되 학생의 편의를 봐주는 여러가지가 구비가 되어 있었다. 물론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안좋은 기운을 내는 몇몇도 보지만, 반면으로 대다수 학생들은 활기가 넘쳤고 나름의 열정이 가득해보였다. 그렇게 주변을 돌아보며 그녀를 따라 마공학 상점에 들어가니 여러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몇몇가지는 자신이 저번에 일주일 가량 밖에 나왔을 때─그게 4~50년전이다.─상용화를 앞두고 있던 물건들 같은데 지금은 이렇게 팔긴 하는구나, 그렇게 신기해하며 가격표를 보는데...

{충전식 손전등!! 단돈 30골드}
{손에 들고다니는 선풍기!! 신상 40골드}

..... 비쌌다. 그리고 심지어 보아하니 몇몇 제품은 자신이 보기에 단가 절감을 한답시고 이상한 물질을 사용해 그 질이 떨어져보였다. 실제로는 20~25골드면 사고도 남을 제품들을 이렇게 보고 있자니 머리가 아파왔다. 차라리 다음번에 유희를 나가서 아예 마공학 상점이나 한번 차려볼까, 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말이다. 여러가지로 심란해지는 가격표를 바라보던 와중에 자신의 감정을 대변하기라도 하듯이 레아의 한숨이 들려온다. 확실히 이 시대에는 돈이 최고였다. 용언? 마법? 그것도 따지고 보면 저 금색 원판이 더 값어치가 있지 않을까. 물론 자신에게 있어 넘치고 차게 있는 물건들이지만서도 결국에 레아의 쪼그라든 모습을 보면 절대 틀린 생각이 아닌 것도 같았다. 이게 맞는걸까.

[그거 나쁘지 않군.]

그렇게 답을 하면서 어느새 당당해진 레아의 모습에 빙긋 웃는다. 혹시 모르니 나도 여비를 좀 쟁여둘까, 라고 생각하며 그는 아주 가볍게 공간을 접어 약간의 돈이 담긴 돈 주머니를 자신의 품 안에 넣었고 그녀의 말에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걸음을 옮기며 그는 아까전에 하지 못했던 답을 하기라도 하듯 천천히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공간을 접는 것과는 조금 다른 걸세, 공간을 접으면 점과 점으로 이동한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 즉 종이를 반으로 접고 구멍을 뚫으면 반대편 위치에도 같은 구멍이 뚫리는 것이야. 그것이 공간을 접는 방법의 원리지. 그리고 이번에 하는 것은 지점과 지점에 공간을 아주 잠깐 왜곡시켜서 일직선의 터널을 뚫고 오가는 것이라 생각하면 편할 것이네.]

//

>>489

괜찮아요!! 천천히 적어주셔도 제가 시간날때마다 반응하면 되니까요!!

물론 그냥 텔레포트로 돈을 들고 오는 양반들도 있습니다. 그거 그 방법 의외로 시간도 걸리고 귀찮아가지고.....

에이 미리 스포일러 하면 안되는데..... 그냥 요람에서 소설책 보면서 핸드메이드 감자칩 먹고 있어요.

그거는 그냥 그 언어자체가 힘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굳이 따지자면 신어(神語)정도로 따지면 되서 블랑도 이걸 제대로 설명 못해줬을꺼에요. 그리고 혹여나 레아아게 해가 될까 알려주지 않았을테고, 그래도 다행히 노래라는 주제가 있어서 이걸로 화제를 돌리면, 용들도 인간 문화를 많이 접하다보니 몇몇가지 노래는 알고 있어요!! 게다가 오래 살다보니 다들 취향도 제각각인 편이지요!!

491 레아 — 블랑 (S3bgI8CU3I)

2023-03-01 (水) 18:18:52

선선한 수락에 레아는 기숙사 쪽으로 이어지는 내리막길로 방향을 잡았다. 갈림길에서 기숙사의 반대편 길로 접어들면 학생회관으로 갈 수 있다. 108계단을 내려가는 것에 비하면 꽤 돌아가야 하지만, 계단을 내려가는 게 올라가는 것에 비해 허리와 무릎에 부담을 준다는 속설을 들은 뒤로는 이 경로로 이동하곤 했다. 올라갈 때가 훨씬 힘든데 어째서 내려갈 때 더 무리가 간다는지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의료계 종사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니 들어서 나쁠 건 없을 듯했다.

그렇게 이동하는 사이 금화를 옮긴 마법의 원리와 관련된 흑룡의 설명이 이어졌다. 출입증으로 하는 공간 이동은 '공간 접기'라고 부르는구나. 그런데 종이를 반으로 접는 것 같은 방식이라니? 공간 이동을 할 때마다 땅이 접히기라도 한다는 건가? 도착하면 펴지고? 그러고도 그 위의 생물이며 사물이 온전할 수가 있나?? 상상할수록 기괴했다. 세상이 납작 접혔다가 펴지고도 아무렇지 않게 돌아간다고? 한 개체만 그런 마법을 구사해도 엽기적이겠는데 여럿이 한꺼번에 시전하면 어떨지 오싹했다. (마법과 담 쌓은 자신도 출입증 같은 도구로 쓸 수 있을 정도니, 공간 접기라는 걸 하는 이가 한둘은 아닐 것 같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이 접히고 있는 건가? 어떻게 상상해도 괴상한 이미지만 떠올랐다. 급기야 세상이 접히고 접히다 못해 완전히 구겨진 종이 뭉치 꼴이 되는 광경이 선해져 몸서리가 쳐졌다. 이 세상이 여태 짜부가 안 된 게 용하다!

[..이동할 때마다 땅이 접히면 이 세상이 어떻게 이렇게 멀쩡합니까?]

세상에 영향을 미칠 새 없이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덕일까? 그렇다 쳐도.. 출입증을 움킨 손이 희미하게 떨렸다. 신이한 물건인 거야 받았을 때부터 알았지만 이쯤 되면 좀 무섭다. 사용하기에 따라선 끔찍한 병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였다. 가령 공간을 접었다가 안 펴면? 그 일대 생명체가 모조리, 아니 그 땅 자체가 압착되어 흔적조차 찾기 어렵게 되지 않을까? 그런 짓을 해낼 능력을 지닌 마법사들이 작정하고 전쟁이라도 벌였다간 무슨 일이 터질지? 흑룡이 극소수 지성체 외에는 전멸하는 초유의 사태를 우려하는 까닭을 알 것 같은 기분이었다.

반면에 금화를 옮긴 마법의 원리는 순수하게 흥미로웠다. 요람의 금고와 주머니를 잇는 터널이라, 엄청 긴 미끄럼틀 같겠다. 그런 거 탈 수 있으면 재밌을지도? 또 신기한 건 그런 터널이 이어지고 금화가 옮겨 오는 동안 터널이나 금화가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았다는 거다. 공간이 어떻게 일그러지면 그런 일이 가능해질까? 그것도 주변의 생물에게는 아무 영향 없이. 역시나 너무 순식간에 이루어져서일까? 아니면 그 외에 다른 요인도 있을까?

[공간의 왜곡이라는 게, 혹시 저희가 사는 세상에서는 인식 불가능한 이계(異界) 공간을 이 세상과 잇는 겁니까?]

우스워졌다. 감각과 동떨어진 실재 같은 건 허황된 얘기로 치부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아예 별도의 세계까지 상상하고 있네. 하지만 사물이든 생물이든 실제로 이동하는데도 전혀 감지가 안 된다면, 이 세계와는 별개이면서 이 세계의 거울 같은 영역을 가정하는 게 자연스러울 것 같다. 어쩌면 공간 접기라는 것도 이 세상을 직접 접는 게 아니라 접혀도 무방한 이계 공간을 접는 거일지도? ..라고 해도 검증할 방도를 찾지 못하는 한 망상에 불과하다. 마법학자들이 관련 연구를 했으려나? 언제 짬이 날 때 한번 찾아봐도 좋겠다.

그런저런 공상을 하다 보니 어느새 학생회관이 코앞이다. 층이 조금씩 어긋나게 쌓인 베이지색 건물. 그래서인지 볼 때마다 스프를 잔뜩 끼얹어 버린 샌드위치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샌드위치 빵 사이에 끼운 내용물이 비뚤어진 것 같달까?(베이지색은 스프 같고) 층 구분도 어딘지 이상해서 각 층 사이에 또 다른 공간이 있다. 굳이 표현하자면 식당과 매점은 1층, 기념품점은 1.5층, 서점은 2층, 그런 식이랄까? 경사진 곳에 짓다 보니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이런 형태로 지은 것 같긴 하다만, 덕분에 입학 초기엔 은근 헤맸다. 학생회관답게 학생들이 곳곳을 오가는 가운데에도 아직 저녁 시간이 아니어서인지 식당 쪽은 비교적 한산했다. 일단은 기념품점부터 갈까? 매점부터 들렀다간 올라갈 때 짐이 많을 테니.

[기념품점에선 왕립 대학 입학이나 학교 방문을 기념 삼으라고 소소한 물품을 팔고 있습니다. 가 보는 건 저도 처음이지만요.]

갈 일이 없었던 건 살 물건이 마땅치 않아서였다. 만년필은 입학 선물로 받은 게 있거니와 왕립 대학 만년필이라고 해 봤자, 학교의 공식 로고(월계수관을 본뜬 테두리 안에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고 쓰인 책과 깃털펜이 그려진)를 그려 놓은 것 말고는 별다를 게 없었다. 티셔츠나 점퍼는 가슴팍이나 등판에 학교 공식 로고를 큼직하게 박음질해 놓은지라 입고 다니기엔 영 민망했다. 그나마 색다른 건 학사모 쓴 고무 오리, 일명 '크레덕'이다. 공부나 연구를 하다가 막혔을 때 고무 오리에게 이야기하다 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고무 오리 효과에 착안해 제작한 기념품이란다. 왕립 대학이 학업에 매진하는 곳임을 드러내 준다나?(실제론 오리의 귀여움만 드러내는 것 같지만) 아무튼 크레덕은 재학생, 교직원, 방문자 가릴 것 없이 선호해서(누르면 뺙 소리가 나는 삑삑이 인형이라 아기 장난감으로 사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생도 시절 레아의 동기 중에도 여럿이 크레덕을 샀었다. 그중 한 동기는 레아랑 크레덕이 닮았다며, 심지어 표정도 똑같다며 레아를 크레아덕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땐 웃어넘겼는데, 어쨌거나 가벼운 선물로는 그만한 것도 드물 것 같다. 아무리 용이라도 연구하다 답이 안 나오는 경우가 없으란 법은 없고, 오늘처럼 울적한 기억이 떠오르는 날도 있을 테니까. 그럴 때 고무 오리에다 토로하면 좀은 나아지지 않을까? 그렇게 품목을 결정하고 기념품점에 들어선 순간, 레아는 눈을 의심했다. 학교 공식 로고가 선연한 물품도 여전히 있지만, 크레덕을 그려 놓은 물품이 훨씬 많았다. 게다가 크레덕 고무 인형은 크기도 주먹만 한 것부터 팔뚝만 한 것까지 다양하고, 아예 크레덕 모양 쿠션도 판다. 이게 왕립 대학 기념품점이야, 크레덕 기념품점이야? 한동안 넋이 나간 채 섰다가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리고 마나 탐지기와 출입증을 꼭 붙들었다.

[고무 오리 효과가 왕립 대학의 정체성과 밀접하다며 고무 오리를 기념품 삼았는데.. 그게 워낙 인기라 관련 상품이 늘어났나 봅니다. 그건 그렇고, 마음에 드는 게 있으십니까?]

492 ◆Tkeoq3Vax6 (S3bgI8CU3I)

2023-03-01 (水) 18:24:35

>>490

감사합니다! 오래 걸렸습니다만 이었네요🙂 여담으로 >>491의 크레덕은 대충 짤의 디자인일 거 같습니다.

아 저는 물건을 텔레포트시키는 것도 가능한가 했습니다😓 그건 아닌가 보네요ㅎㅎ

좋네요 재미난 소설책에 맛난 감자칩.. 이런 부러운 용생!!(???)

신어(神語)라니, 왠지 신이 여럿 있고 나름의 사회도 구축했을 거 같다는 느낌을 주는군요😮 (만약 그런 거면 에티스 교는 망..🙄ㅋ) 용이 직접 작곡을 하거나 노랫말을 짓는 경우도 있으면 재밌을 것 같은데 없으려나요🤔?ㅎㅎ

493 ◆Tkeoq3Vax6 (S3bgI8CU3I)

2023-03-01 (水) 18:36:09

쓰고 보니 앞뒤가 안 맞네요;; >>491 일부 수정하겠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념품점에선 왕립 대학 입학이나 학교 방문을 기념 삼으라고 소소한 물품을 팔고 있습니다. 가 보는 건 저도 처음이지만요.]

갈 일이 없었던 건 살 물건이 마땅치 않아서였다.



[기념품점에선 왕립 대학 입학이나 학교 방문을 기념 삼으라고 소소한 물품을 팔고 있습니다. 가 보는 건 저도 두 번째지만요.]

갈 일이 별로 없었던 건 살 물건이 마땅치 않아서였다.

494 블랑 - 크레아덕 (oSLxPDqMEA)

2023-03-01 (水) 23:28:19

[이 방법을 쓰는게 나 밖에 없다더구나. 걱정은 안해도 될 거 같다.]

자신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쓸수 있는 능력이었으나 로드를 비롯해 다른 이들은 겨우 흉내만 내는데에 그칠 정도였다. 이게 어렵나? 싶다가도 다른 이들이 난리를 치면서 네가 이상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심란해지는게 그였다. 정말 그들이 말하는 대로, 자신은 이레귤러인 존재인 것일까? 본인의 어머니는 용이라고 들었고, 이미 진즉에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는 것만 알고 있다. 그 외에 것은 마치 깔끔히 잊혀지기라도 한 듯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그였다.
그렇게 삿된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이어지는 레아의 말에 잠시간 생각을 한다. 확실히 자신이 다루는 힘은 어딘가 묘했다. 일부러 공간을 접거나 공간에 터널을 만든다고는 설명하지만 너무나도 추상적인 설명인지라 생략되거나 빈 구석이 너무나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은 자신의 의지대로 왜곡되어지고 다시 접히거나 원하는 방향으로 너무나도 쉽게 움직였다. 확실히 강력한 힘이라면 강력한 힘이지만, 자신은 이를 너무 자각없이 휘두르고 있지 아니한가? 갑작스럽게 위화감이 들었다. 아무래도 조금은 조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잠시간 미소를 지은 뒤 레아의 머리에 손을 올리며 가볍게 쓸어주고는 흘러 가듯 이야기를 했다.

[그것이랑은 다른 개념이지만, 그건 다음번에 설명해주마. 자 그럼.... 구경을 해보실까.]

그렇게 그가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천천히 주변을 둘러본다. 학생들이 쉽게 접할만한 물건부터 그는 레아의 설명을 들으며 오리를 바라본다. 자세히 보니 귀여운게 자신의 비서를 닮지 않았는가? 유심히 보면서 부리를 톡, 톡 건드려보기도 하고, 또 볼을 꼬집어 보기도 한다. 다른 기념품들보다도 훨씬 끌리는 자그마한 인형을 바라보며 낄낄 웃음을 터트리고는 이내 결정했다는 듯이 가만히 자기 손만한 크레덕 인형 하나를 지목한 뒤 가볍게 그것을 움켜쥐는 것으로─투명화 마법을 쓴 상태니 보이지 않아 취한 스탠스이리라.─ 표기를 남기며 전음을 이어나갔다.

[이거면 충분하겠네. 이 정도면 자네가 곁에 있는 느낌이 들거 같군.]

아마 그가 레아가 떠올린 학창시절의 별명을 떠올린다면 대폭소를 터트리며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말하리라. 물론 블랑이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레아가 머릿속에 담아둘 뿐인 이야기였으니 영영 알 일은 없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 학사모를 쓴 오리의 모습은 그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귀엽기 그지 없는 마스코트였다. 다음번에 유희로 몰래 나오면 몇개 사들고 갈까라는 생각도 하면서 그는 조용히 미소를 머금은채 가만히 지켜보고는 전음을 흘렸다.

[좋은 선물 고맙네.]

아주 잠깐 동안 드러난 그의 미소는, 장막을 걷어낸듯 환하기 그지 없었다.

//>>492

크레아덕..... 좋은 울림이네요!! 합치면 크레아가덕!! 블랑이 좋아할만한 별명이 되어버렸네요!!

아, 그런 개념에서라면 무기물도 당연히 되죠!! 어렵다는 것은 움직이는 물건은 실시간으로 좌표가 변경될 뿐더러 그것을 계속 계산해야하니까 그 부분이 머리 아프다는 개념인 겁니다!! 사실상 블랑도 본인이 이제서야 위화감이 든걸 눈치 챘을 정도면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알 수 있는 대목인거죠!!

신어(神語)에서 이 신어(神語)는 신이 인간에게 하는 말입니다!! 물론 다신교 사상이 많은 곳이고 제일 번성한 종교가 에티스교이지만 그만큼 다른 신들도 있어요!! 그중에는 잊혀진 신도 있고, 알려져선 안될 신도 있습니다!! 그리고 용들이 너무 게을러서.... 문화쪽은 인간쪽이 더 발전했다는 것으로 크흠....

495 ◆Tkeoq3Vax6 (qHfXsRadkQ)

2023-03-02 (거의 끝나감) 12:33:10

>>494
나메 뭡니깤ㅋㅋㅋㅋㅋ 방심했다가 터졌습니다😅ㅎ

블랑님의 어머니는 용 중에선 요절한 축이군요..😢 용은 건망증조차 없다고 했었는데 기억이 전혀 없다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제거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몇 번 말씀하신 [검열 삭제]라는 게 기억 제거인가 싶기도 합니다😐

블랑님에게 공간 능력은 이제까지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한 거여서 레아처럼 기괴한 상상은 해 볼 일이 없었던 거군요ㅎㅎ 아무튼 위화감이 들어서 조사해 본다니, 이제부터 공간 접기도 연구 과제가 되는 겁니까🙃?

크레덕 맘에 들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판을 좀 작위적으로 깔았나 싶기도 했는데 호응해 주시니 설정한 보람이 있습니다😀 (참, 뒷북입니다만 >>490에서 마공학품점 깨알같이 디테일 채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그 레스에서 블랑님이 복지 신경 쓰고 좋은 고용주 되려고 애쓰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말씀 듣고 보니 신어(神語)는 신의 계시에 가까워 보입니다 저런 거 집대성해 놓으면 성경 같은 게 될 것 같고요 블랑님은 어떤 경로로 그 계시를 알게 되었을지 궁금하군요🤔
용이 인간보다 게으르다 해도 지적 능력은 우월하니 유희 중에 작곡가로 대성하는 용도 언젠가 나올 법하다 싶습니다😗 당장은 알라투 누님이 지적 능력과 당사자성으로 용학에서 족적을 남길 수 있을 것 같고요🧐

오늘 내일은 답레를 달기 어렵습니다만😖 (가능하면 잡담은 하고 싶습니다8ㅁ8) 답레 쓸 때 참고하게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마지막에 블랑님이 투명화를 잠깐 푼 건가요? >>125에서처럼 얼굴만 보이게?

496 ◆8nz3IZH4M2 (9.cbC44NmM)

2023-03-02 (거의 끝나감) 17:22:17

>>495

다음은 크레아가덕입니다!!!(아님)

요절이라기보다는 흠.... 에이 이건 스포가 아니니까 괜찮겠지. 꽤 고령이었어요. 그리고 의외지만 삶의 미련이 없어서.... 고건 차후의 이야기로 다뤄봅시다!!

아마 연구보단 개인의 호기심이 앞서지 않을까요? 그거만으로도 이미 꽤 큰 건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의외지만 역시 레아네요. 어장내에서 [스포일러]의 축 하나를 건드릴줄은.....

솔직히 귀여운걸요!! 귀여운건 진리입니다 진리!!(땅땅땅)

로드 : 그 잘난 지적능력으로 소설이나 써봐 이 나쁜 놈들앗!! (+⓪ 益 ⓪)

아 아주 흐릿하게, 레아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가볍게 흩어지면서 미소를 지은겁니다! 그냥 장막이 걷혔다는 그 표현 그대로 아주 잠시간 흐릿하게 블랑의 미소가 드러난거에요!!

497 ◆Tkeoq3Vax6 (qHfXsRadkQ)

2023-03-02 (거의 끝나감) 19:56:07

>>496

블랑님이 늦둥이였군요😮! 아버지는 전혀 언급이 안 되는 게 아무래도 이상한데🤔 계속 여쭌다고 뭐 나오진 않을 거 같으니 넘어가겠습니다ㅋ

연구 주제까지는 안 되나 보군요ㅎ 그래도 큰 게 나온다니 기대됩니다🙃 (정작 레아주는 레아가 뭘 건드렸는지 모르겠다는 게 함정입니다만..😓 마법의 구현 방식이 공간을 접는 거라는 설명을 들으면, 대개는 접혔던 공간이 어떻게 이전과 같은 상태로 유지되는지를 궁금해할 거 같아서 질문한 거뿐인지라..😅a) 근데 공간 접고 나면 일정 시간 후 자동으로 펴지는 겁니까😕? 아니면 시전자가 공간을 펴지 않으면 레아 말대로 그 공간 자체가 짜부가 되어 버리는 겁니까😨?

오리의 커여움이야 한 치도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만..레아랑 닮았다는 설정이 무리수가 되지는 않을지가 고민이었습니다😳a 블랑주님이 긍정적으로 받아 주신 게 제겐 다행인 부분입지요🙂

작곡가나 용학자가 어때서요😦!? 목 마른 사슴이 우물을 파는 법이니 대빵님이 다시 유희를 나가서 소설가로 데뷔를😗~!! 근데 블랑님은 어떻게 신어를 아나요? 설마 신과 조우한 적이라도 있다거나..😬??

>>112에 마나(사방으로 난반사 되는 불투명한 거울)를 세포 단위로 두르는 게 투명 마법의 원리라는 서술이 있던데, 그 거울이 빛을 반사하는 강도를 약화하면서 얼굴을 드러낸 건가요🤔? 그렇다 해도 레아뿐만 아니라 기념품점에 있던 다른 지성체(점원이라든가 다른 손님이라든가)의 눈에도 띌 것 같아서 여전히 알기가 어렵습니다😵 혹시 모 드라마 마지막회에 나온 이 짤처럼 환각스러운(??) 겁니까?

아, 그리고 다음 답레 이을 때 NPC 등장시켜도 괜찮을까요?

498 ◆8nz3IZH4M2 (sWFabGn5zQ)

2023-03-02 (거의 끝나감) 23:37:28

>>497

어.... 꽤 엄청난 늦둥이입니다. 그럼에도 꽤 생각이 깊다는게 유머라면 유머겠지요. 여담이지만 알라투도 늦둥이입니다. 이쪽은 꽤 사랑을 받고 자랐지요.

연구주제까지 안되는게 아니라, 역으로 연구주제로 삼을 수 없을 정도로 꽤 머리 아픈 문제가 될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공간은 항상 자신의 원형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형상성을 지니고 있어요, 그래서 블랑이 잠깐동안 공간을 접을 수 있다는 건, 오직 아주 한순간만 가능한 겁니다. 공간 자체가 접힌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그 찰나를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복구가 되는 삼이지요.

에이 그게 무슨 무리수에요. 그렇게 따지자면 블랑은 존재자체로 먼치킨인걸요.... 그걸 받아주시는 거 자체가 대단한 겁니다!!

로드 : 귀찮아! 안해! 그런거 하는게 지는거다!! 다음번에 유희 나가면 돈많은 백수가 될 거시야!! (♯▼皿▼)

음 설명 되나? [스포일러][검열 삭제중....][스포일러]입니다.

아 역시 안되네요. 다음번에 밝히는 걸로!!

전자입니다, 만 아주 운이 좋게도 그 순간에 모든 이들이 두 사람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네요!! 라는 편의주의 설정입니다! 그리고 한순간 드러났던 거라 순식간에 다시 사라졌어요! 아마 다들 눈치 채지 못할정도로 짧은 순간이었을껄요?

그리고 NPC 등장은 언제나 환영이랍니다!! 언제든지 오케이라고요?!

499 ◆Tkeoq3Vax6 (KfxbiQq0VU)

2023-03-03 (불탄다..!) 01:45:12

>>498

생각의 깊이가 늦둥이냐 아니냐만으로 갈리지는 않을 테니 어쩌면 당연한 일 아닐까요🙃? 그나저나 누님 사랑받고 컸군요~ 용 중엔 미형이라고도 하셨으니 모 웹툰에 나오는 애기용처럼 유년기에 아주 깜찍하기 그지없는 애기용이었을 거 같지 말입니다😊! 말 나온 김에 TMI 해 보자면 레아도 5남매의 막내니 늦둥이라면 늦둥이인 셈인데 할머니부터 부모님 오빠언니 친척들 이웃들한테 사랑 담뿍 받고 컸을 듯합니다'~'

연구 주제가 안 될 만큼 소소한 문제가 아니라, 너무 거대한 문제여서 연구 주제 삼기 어렵다는 의미이신가요😐? (레아가 맨 처음에 추측했던, 워낙 순식간이라 괜찮은 건가 했던 게 의외로 맞았군요😓ㅋ) 암튼 레아는 공간 접기에 관한 정보를 확실히 모르는 상황이라 아직 불안할 것 같다 보니 궁금해진 게요, 출입증 사용에 대한 확신이 약해진 바람에 공간 이동 하던 중에 꼬일 경우 어떤 문제가 터질까요?(공간이 접히려다 만다거나? 접히긴 했는데 그 사이에 이동을 못 해서 원 위치라거나? 아니면 접힌 공간에 껴 버린다거나😬?)

먼치킨인 거야 서사 내적으로 설명만 되면 문제될 게 없지요🙂 반면에 내 새끼 귀엽다는 식의 서술은 자칫하면 꼴 사나운 모양새가 되기 십상이라😣.. 꽤 쫄렸습니다😅

돈 많은 백수😮!!! 만인의 꿈이죠ㅎㅎㅎㅎㅎㅎ 대빵님 뭘 좀 아시네요😏ㅋㅋ (근데 유희에서 그래 봤자 대빵 일을 안 할 수는 없다는 게 Epic Fail...🙄)

블랑님의 아버지 얘기는 1도 안 나온다, 블랑님만 공간 접기 능력이 있다, 블랑님은 신어를 알고 있다..까지 듣고 나니, 블랑님의 아버지가 신일 수도 있다는 망상이 떠올라 버렸지 말입니다..😑a

블랑과 레아가 있는 데를 주시 중이었다면 발견했겠지만 아무도 그러지는 않았다는 말씀이시군요 알겠습니다🙃 NPC 등장시키면서도 참고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건 타임슬립 관련이라 딴 소리입니다만.. 5명 모두 생존할 경우 그들도 가정을 꾸릴 거 같습니다.(최소한 사내 커플(?)은 확실히 꾸리겠죠.) 그들이 자식을 키우고 후손이 이어진다면, 원래라면 레아의 조상이 되었어야 할 인간과 결혼하게 될 가능성이 0이라고는 못할 것 같습니다.(아예 다른 나라니 가능성이 희박하긴 하겠지만 무려 1,000년 전이니 그 사이에 사람 일이 어찌 될지 모르니까요😑..) 이 경우 타임슬립으로 과거를 바꾼 결과 현재의 레아는 존재할 수 없게 되는 겁니까..🥶?

500 ◆8nz3IZH4M2 (qH4p29VQLg)

2023-03-03 (불탄다..!) 06:54:15

>>499

그런데 블랑이 때렸 읍읍.... 아무리 막둥이라도 가택침입은 벌을 받아야해!!(?)

정답입니다! 그리고 그리 된다라.... 아마 일단 한동안은 차원틈새에 갇혀 고생을 할껍니다. 얼마 안가 블랑이 꺼내주긴 하겠지만 한 몇시간 정도는 정전된 엘레베이터 안에 갇힌 느낌이 들수도 있어요!!

로드 : 앞으로.... 씌익씌익..... 700년만 이짓하면.... 씌이익..... 넘겨주고 도망갈꺼다.... 씍씍.... 찾지마라.....

가계도가 살짝 다르게 변할 뿐, 큰 차이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타임 패러독스가 일어나지만 역으로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여 세계관에선 시간과 공간이 유기적으로 이어져 안정화를 꾀하려 하기 때문에 현재에 있던 결과를 위해 시간이 공간의 흐름을 조정할꺼에요. 즉 현실에서의 변동폭이 최대한 변형이 적은 방향으로, 타임 패러독스를 수정할껍니다. 즉 레아의 외가나 친가의 먼 가계에는 섞일 수 있겠으나, 현실의 레아의 가정은 별 다를 바 없는 레아의 가정인 셈이죠. 아마 변한다면, 아주 극히 적은 사람이 새로 등장한다는 정도일꺼에요ㅡ

501 ◆Tkeoq3Vax6 (KfxbiQq0VU)

2023-03-03 (불탄다..!) 12:18:59

😶? 레아가 무단 침입을 하긴 했지만 블랑님이 때린 적은 없는데 말입니다..;

다행히 실패해도 짜부가 되진 않는군요😙ㅋㅋ

임기가 1,200년쯤 되나 보네요 그 정도면 용한테도 짧은 기간은 아니군요😓 고생이겠습니다 그래도 도망치지 않고 수행하는 거 보면 대빵이 되는 용들이 책임감은 꽤 강한가 봅니다

망상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으신 걸로 보아 완전 헛다리였던 거 같군요😌ㅋㅋㅋ

과거가 바뀐다고 현재를 사는 사람이 없어지지는 않는다는 말씀이시군요 다행입니다😊

502 ◆8nz3IZH4M2 (qH4p29VQLg)

2023-03-03 (불탄다..!) 17:47:08

>>501

아, 알라투가 블랑 동갑대에선 제일 어려요. 그래서 따지자면 얘가 막둥이인 셈이죠.

블랑이 허둥대면서 구하러 오는 모습을 볼수 있을지도?

로드 : 도망치면 임기 두배로 늘리겠다는디 별수 있냐고오오오오오 。・゜・(ノД`)・゜・。

사람이 침묵을 지키는 이유는 두가지, 하나는 틀렸을때, 하나는 당황했을때 입니다(?)

게다가 시간여행이란 케이스가 전무후무한 케이스라.... 아마 기록된 것도 없을꺼에요!!!

503 ◆Tkeoq3Vax6 (KfxbiQq0VU)

2023-03-03 (불탄다..!) 19:34:33

아 알라투 얘길 하신 거였군요😅 이런 난독을 봤나..😞

생초짜가 너무 척척 해내는 것도 이상하고 불안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니 충분히 나올 만한 장면이라고는 생각합니다만, 블랑님이 너무 레아 뒤치다꺼리를 떠맡는 거 같아서 고민되지 말입니다..😑;;;;

임기 늘리거나 말거나 용생 끝날 때까지 잠적 타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체포되는 대로 징계 각..🙄?

완전 틀린 줄 알았는데 굳이 언급하시는 게.. 설마 후자입니까😦?! 근데 당황하실 거까지야..😅

전무는 확실하고 후무도 확실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여행 너무 어렵습니다..😵 후무가 확실해진다면 과거사가 깨끗이 청산된 거기도 할 테고요😌

504 ◆Tkeoq3Vax6 (KfxbiQq0VU)

2023-03-03 (불탄다..!) 19:45:53

아 맞어 뜬금 궁금해진 겁니다만 만약에 블랑님이 용 아니고 레아와 동시대를 사는 인간이었다면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요🙂? 가족 관계라든가 직업이라든가 성격이라든가..🙃ㅎ

505 ◆8nz3IZH4M2 (qH4p29VQLg)

2023-03-03 (불탄다..!) 20:20:08

>>503-504

아뇨 아뇨!! 주어를 안붙였는데 당연한 결과인걸요!!

그것도 사실이지만 나름 안전장치를 다 해놨기에 안심하고 있던 찰나에 비보가 날아들어온거니까 허둥댈수 밖에 없는거죠!! 비상상황이 평범하게 일어나는것도 아니고!!

.... 실제 그리 했던 용 한마리가 있다 카더라요..... 로드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카더라요.... 그 상태로 잠적해봤더니 이제는 고룡들이 당번제로 곁에 붙었다 카더라요....

허허.... 진실에 점차 다가서고 계시니까요?

괜히 시간여행이 타임 패러독스를 일으키는게 아닌걸요.... 사실 저도 설명하면서 어려웠습니다. 설정을 어찌 짜야하나 하고 말이죠.

음.... 상상이 안가네요. 나중에 한번 레스로 적어볼까요?

506 ◆Tkeoq3Vax6 (KfxbiQq0VU)

2023-03-03 (불탄다..!) 21:09:23

어떤 장면이 나올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긴 합니다🤔 상황 봐서 나올 만하면 넣어 보는 것으로..😓ㅎ

헐😦 그럼 지금 대빵님 옆에도 으르신 한 분 붙어 있는 겁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올~😗 말씀 들은 김에 망상 조금 더해 보자면 >>149에서 순수 혈통 용이라고 하셨으니 반신반용보다는 매드 사이언티스트스러운 신이 블랑님의 어머니를 매개로 뭔가 실험한 결과 태어난 용에 가깝지 않을까 했습니다🤔(인류가 복제 양 복제 원숭이 만들었듯이?) 그 과정에서 거대 뱀도 같이 태어났을 거 같고요😕 어린 시절 기억이 제거되거나 공간 접기 능력이 있는 것도 실험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군요😐a

아이고😢 하긴 듣는 저도 머리 깨지는 줄 알았는데 설정하시면서는 오죽하셨겠습니까..🤮 그렇게 고생하신 보람이 있는 일상이 되어야 할 텐데요😖

에이 뭘 또 레스로 쓰기까지 하려고 하십니까😓 상상이 잘 되고 신도 나실 거 같으면 또 모르겠습니다만 그게 아니면 굳이 고생하실 이유가 없지 말입니다😐!!

507 ◆8nz3IZH4M2 (hDklfLUc2g)

2023-03-04 (파란날) 00:23:42

>>506

붙어있기 직전이었습니다. 결말을 현 로드도 대충 문헌으로 읽어봐서.... 아 이거 저지르면 꽃되겠구나 싶어가지고 알아서 꼬리 말았습니다(.....)

지금 이 이야기를 들은 제 심정 : 어....? 잘 가시다가 왜 드리프트를 하시지.....? 차라리 다행인가?

그래서 사람들이 소설가가 절대 쉬운길이 아니라 하는 거 같습니다.... 헤헤헤헤헿..... 전 절대 소설 안쓸래요.....

에이 그래도 하다보면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508 ◆Tkeoq3Vax6 (D0Xgt4DLMA)

2023-03-04 (파란날) 00:55:24

>>507
인간은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역사로부터 배운다는데🙄 용이라 그런가 역사로부터 배울 줄 아시는 대빵님이군요😗

순수 혈통 용이라니 반신반용은 아니겠다 하고 신의 실험체로 추측한 건데 헛다리였군요😓ㅋ 부계가 신인데 용이기도 하다면 뭐 태초의 용이라서 일종의 용신쯤 되나 싶습니다만..🤔 사실 이젠 모르겠습니다😅

그런가요😮? 저는 TRPG에 비하면 상황극은 되게 릴소 같다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c🙃

재밌으시다면 모르겠으나 아니라면 사서 고생하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답레 써야 하는데 이제 겨우 주말 쟁취했군요 혐생..😣

509 ◆8nz3IZH4M2 (FWVoIxNWZE)

2023-03-04 (파란날) 01:06:58

에이 잘 밤이니 가볍게 스포만 하나 남기고 자러가겠습니다 내일 주말 출근이라(....)

일단 신은 형상을 지니지 않습니다. 그릇이 완성되었을때 비로소, 그 그릇에 타고 나는 것이죠. 그리고 용들은 그 그릇이 큽니다. 신을 강신시킬수 있을 정도로요. 평상시에는 용의 정신이 그를 막기 때문에 신이 함부로 강신을 하지 못하죠. 게다가 블랑의 경우 그 그릇이 다른 용들보다 배는 커요. 그래서 동급이지만 같은 용이었던 알라투를 상대로 압도할 정도의 힘을 자랑했죠. 그리고 제가 이전에 남겼던 스포일러에..... 잊혀진 신들도 있다고 했죠? 하지만, 잊혀져야만 하는 신도 있는법이랍니다. 자 요까지 스포 끝!!

그럼 진짜 자러 가보겠습니다.

510 레아 — 블랑 (D0Xgt4DLMA)

2023-03-04 (파란날) 03:44:37

다른 개념이라니, 이계 공간이 있지는 않은 걸까? 어렵다. 실제로 움직이는데도 충돌하지 않고 투과하는 원인을 설명하려면 이 세계 이면의 다른 공간을 상정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럼, 진짜 문자 그대로 이 세상이 접히는 건가? 맙소사! 몸서리가 쳐졌다. 그만 쓰는 능력이라는 게 그나마 다행일까? 최소한 세상 곳곳이 한꺼번에 접히지는 않을 테니까. 아니, 아니지. 이 출입증으로 하는 공간 이동도 같은 원리면.. 이거 써도 괜찮은 건가?! 내가 잘못해서 이 세상에 악영향이라도 미치면..

[이 출입증으로 공간 이동 해도 되는 겁니까? 이계 공간이 아니라 진짜로 이 땅을 접는 거면.. 잘못했다간....]

무서웠다. 단순히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마법이라고만 생각했지, 누군가를 해칠 위험도 있는 마법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런 힘을, 더구나 내 것도 아닌 힘을 함부로 써도 되나? 문제가 터져도 수습할 능력도, 방도도 없는 주제에? 불안해서인지 머리를 쓰다듬는 그의 손길도 어쩐지 짐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이런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흑룡은 크레덕이 진열된 데로 향한 모양이었다. 여전히 그의 모습은 안 보였지만, 이따금 미미하게 흔들리거나 볼이 눌리는 크레덕과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삑 소리가 그의 위치를 알려 주고 있었다. 학교 괴담 나올라. 종종걸음으로 가면서도 주춤거렸다. 얼마나 가야 그와 부딪히지 않을지까지는 가늠이 안 됐던 탓이다. 다행히 충돌하지는 않고 그가 잡았던 크레덕의 배를 누르는 데 성공했지만, 앞서보다 한 톤쯤 높은 삑 소리가 오히려 요란하게 느껴져 난감했다. 이런 식으로 무마가 되긴 할까?

조마조마한 와중에 유쾌한 듯한 웃음소리가 울렸다. 뒤이어 가장 작은 크기의 크레덕 하나가 살짝 쪼그라들었다 원 상태로 돌아오며 삑 소리를 냈다. 그러고 이어지는 전음. 크레덕이 꽤나 마음에 들었나 보다. 거기까진 좋은데, 내가 옆에 있는 느낌이라니, 무슨 소리지? 어리둥절한 채 그가 고른 크레덕을 집을 찰나, 누군가 어깨를 툭 건드렸다.

"오랜만이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그리 장신은 아니어도 우람한 체격, 눈에 익은 갈색 단발머리와 조금 진한 피부에 가려진 듯 만 듯한 주근깨와 모노클. 레아가 고양이에게 흰 빵을 강탈당했을 때 웃어 젖혔던 동기이자 레아에게 크레아덕이라는 별명을 붙인 장본인인 타냐였다. 그 옆에는 타냐보다 훤칠한 체형에 회색 머리칼을 내려 묶은 여성이 서 있었다. 타냐는 레아가 든 크레덕을 보더니 키득거렸다.

"야, 크레아덕이 크레덕 사냐?"

"어우, 야. 언제 적 별명을.."

얼굴이 뜨뜻해졌다. 이런 식으로 다시 들을 줄이야.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난국(?)을 타개해 보고자 화제를 돌렸다. "넌 웬일이야?"

"나?" 타냐가 히죽 웃더니 옆에 선 여성을 와락 부둥켜안았다. 안긴 여성도 익숙한 듯 씩 웃는다. "우리 자기가 조카 선물한대서. 크레덕 살라고!"

그러고는 연인과 딱 붙어서 크레덕을 크기별로 집는 타냐를 보고 있자니 민망함은 가시고 미소가 나왔다. 학교에 동성 커플이 드물지는 않았지만 타냐처럼 애정 표현을 솔직하게 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알게 모르게 백안시하는 시선에 부딪치기도 할 텐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멋있다고, 전에도 감탄했는데 여전하구나. 그나저나 조카 선물이라, 레아는 크레덕 진열대로 눈을 돌렸다. 나도 살까?

그때 그의 미소 띤 얼굴이 (커튼이 살짝 걷히기라도 한 것처럼) 한순간 드러났다가 사라졌다. 세상 환한 얼굴이었고 두 번째라 기겁까지는 안 했지만, 주위 시선이 걱정이었다. 당장 코앞의 커플부터. 다행히 그들은 크레덕을 바구니에 잔뜩 담고 꽁냥거리느라 이쪽은 못 본 눈치였다. 확실히 못 봤는지 타냐는 이내 나중에 보자며 연인과 계산대로 향했다. 그러기까지도 매장에 소란이 일지는 않는 게 다른 손님과 점원에게도 발각되지는 않은 듯했다. 그래도 출입증을 쥐자마자 푸념부터 나왔다.

[깜짝 놀랐습니다! 눈에 띄어도 괜찮은 겁니까?]

그래도 한숨 돌렸기에, 레아는 기념품점 입구에 비치된 바구니를 하나 집어 왔다. 그러고는 마나 탐지기와 (흑룡이 앞서 주었던) 물통을 담은 다음, 가장 작은 크레덕도 6개 담았다. 하나는 흑룡에게, 나머지는 조카들에게 줄 생각이었지만.. 막상 담고 나니 께름칙하다. 내 돈은 마나 탐지기 사면서 다 썼고, 나머지는 그의 돈이잖아? 그에게 줄 거야 그렇다 쳐도 애들 선물까지 사는 건 뻔뻔한 감이 있다. 아니, 그에게 주는 것도..

[선물이라기엔 어폐가 있어 보입니다. 사실 블랑님의 돈 아닙니까..]

연구원증을 맡겨도 전액 외상은 안 될 텐데. 기숙사에서 돈을 챙겨오고서 살까? 아니면 일단 사고 기숙사 가서 돌려 드릴까? 어느 쪽이든 모양새는 나쁘다. 레아는 머리칼을 구기듯 움켰다.

511 ◆Tkeoq3Vax6 (D0Xgt4DLMA)

2023-03-04 (파란날) 11:49:33

>>509
세상에 주말 노동..🤮 고생이 많으십니다😢

스포라고 하셨지만 봐도 전혀 모르겠습니다 포기하면 편하다지요..😅ㅋ
근데 신이 형체가 없다면😬 누님은 뭐하자고 문건 얻으려고 한답니까? 신 같은 거 되어 봤자 멀쩡한 몸 잃을 각..😨ㅎㄷㄷ (누님요 그 강을 건너지 마오🥺!!)

512 ◆8nz3IZH4M2 (9adOsdK.h6)

2023-03-04 (파란날) 12:16:28

>>511

Q. 왜 답레가 아직도인가요?

이제 퇴근중입니다.... 재송합니다.....

그 전말을 아직 알라투는 모르니까요. 그 위험성을 모르고.... 그리고 잊혀져야만 하는 신은 보통 잊혀지더라도 그 힘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경우인겁니다. 잊혀지더라도 그 힘이 강대하기 때문이죠

513 ◆Tkeoq3Vax6 (D0Xgt4DLMA)

2023-03-04 (파란날) 13:30:51

>>512
네😨? 설마요! 주말에 노동하신다고 들었는데 답레 재촉할 만큼 양심 없지 않습니다😥;;; 어제(?) 달린 건 이틀간 답레 못 단 거 찔려서 그런 겁니다

불쌍한 누님..😢;; (그거 쓸모없으요 걍 행복한 용생 살아요..😖) 근데 신 얘기는 흔히 상상 가능한 방향과는 반대로군요 보통 영향력이 강하면 안 잊힐 거 같은데 반대로 잊혔는데 힘은 강하다니🤔 그렇게 강한데 어쩌다 잊힌 걸까요😮?

514 ◆8nz3IZH4M2 (9adOsdK.h6)

2023-03-04 (파란날) 14:25:30

>>513

역으로 그 신이 자기를 잊혀지게 만든거죠. 에티스도 아마 알지 않을까요. 게다가 영향력이 강하다는 것이, 어디까지나 현계에만 영향력을 행사하는것만은 아니니까요

515 ◆Tkeoq3Vax6 (D0Xgt4DLMA)

2023-03-04 (파란날) 14:43:20

>>514
오😮 그쪽으론 생각 못 했는데 그럴 수도 있군요! 그 신 최소한 관종은 아닌가 봅니다😏 이 세상에만 미치는 영향력이 아니라면..거울 같은 이계 썰은 기각된 거 같고 정령계나 신계나 마계(?) 같은 데일까요? 설마 >>175에서 말씀하신, 언데드 만들어 주는 주체라든가요😬?
근데 에티스가 실재한다고 설정하신 겁니까😳?! 맙소사ㅋㅋㅋㅋㅋㅋ 실재하면 >>178에서 레아가 주님 살려 주세요 했던 기도 들었을까요? 아니 레아 기도가 문제가 아니라 크레티스 인구만 몇일겨ㅋㅋㅋㅋㅋㅋ 옛날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처럼 기도(민원?) 처리가 핵노답이라 시달리고 막 그러는 거 아닙니까😅ㅋㅋㅋ? (미싱 돌리는 신생..😓?)

516 ◆8nz3IZH4M2 (pVj4FEaRKA)

2023-03-04 (파란날) 15:52:51

>>515

일단 블랑이 그릇이 될 신은 이미 옛저녘에 스스로의 '의지'로 스스로를 잠든 존재입니다. 물론 잠들기 전에 에티스를 비롯해 신들에게 부탁해서 자신의 이름을 지울 것과 기억되지 않게 만드는 것을 행했습니다. 그 신은 그런 존재에요. 의외지만 그렇기에 지금의 세계가 완성되었다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517 블랑 - ㅋㄹㅇㄷ (pVj4FEaRKA)

2023-03-04 (파란날) 16:15:19

[월급이라고 생각하게. 어차피 월급, 받아야하지 않는가? 그렇게 생각하면 첫 월급으로 내게 선물을 사주는 셈인가.]

생각해보니 월급도 안 정하고 자기 밑에서 일하라고 했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인간들은 일을 할때 서로 고용계약서 같은 걸 쓴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그런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는 가볍게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했다. 만약 레아가 도서관에 들를 일이 있다면 크레티스 법전이나 발바리아 법전을 참고해서 정식 고용계약서를 작성하게 하는게 좋을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여러가지로 준비해두길 잘했다는 생각도 조금 드는 그였다.
그러면서도 옆에서 서로 사귀는 듯한, 레아의 지인의 모습에 그가 가볍게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래, 이렇고 저렇고를 생각해보면 결국 사람은 사람과 어울리는게 좋은 것이었다. 생명과 생명이 서로 만나 서로와의 관계를 쌓아가는 것 처럼 말이다. 물론 동성이라는 점이 이상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렇고 저런 소설도 모두 읽어봤던 블랑으로서는 그래, 그럴수도 있는 것이지. 하고 넘어갈 대목이라는 것도 괄목할만 하리라. 물론 그것이 같은 동족─인간─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는 모르지만, 서로가 좋으면은 만사가 문제 없는 것 아닐까? 최소한 그는 그랬다.

[호오.]

그것보다도 블랑의 흥미를 끈 것은 다음 아닌 레아의 지인의 입에서 나온 레아의 별명이었다. 어쩐지 너무 친숙하더라니 진짜 레아가 이 아기 오리들을 닮아서 그런건가. 잠시간 학사모를 쓴 꽥꽥이 레아를 상상하니 흐뭇한 미소와 함께 너무 잘어울리다 못해 위화감이 없는 모습에 그의 용생 사상 최악의 위기가 닥쳐왔다. 서둘러 자신의 입 주변에 방음 마법을 치고는 서둘러 파안대소를 터트리며 주변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게 웃음을 터트리던 그는 뒤에서 당혹스러움을 토해내는 레아의 말에 천천히 답하였다.

[어차피 들키지 않으면 블랙잭 21 패네. 크레아덕양.]

..... 학습능력이 미친듯이 빠른 용이었다. 살짝 웃음기가 섞인 말로 그녀의 말에 천천히 답변을 한 그는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그녀의 별명에 웃음기 담긴 전음을 보내며 천천히 그녀의 곁에 다가서며 뒤에서 껴안는 듯한 자세를 보인다. 물론 그가 투명한 모습이라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지는 않겠지만, 만약에, 아주 만약에 지금 이렇게 그녀를 뒤에서 껴안은 모습을 다른 이들이 본다면 무슨 표정을 해보일까? 잠깐동안의 호기심이 그를 자극했지만, 그래도 빠르게 진정한 듯 그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공간은, 항상성이 있다네. 항상 같은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지. 그렇기에 공간을 접는 순간은 아주 잠깐이고, 공간을 접었다 펴는 것은 남들이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원상복귀 된다네. 그렇기에 우리는 그 흐름에 편승해 타는 셈이지. 그러니까 너무 걱정 말게. 물론 실패한다면 잠시간 공간의 틈새에 갇히게 될 수 있겠지만....]

그 순간 그가 천천히 가볍게 뒤에 어깨를 손을 얹은채 조심스레 그녀의 뒤에 다가서고는 귓가에, 남들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육성으로 걱정하지 말라는 듯 입을 열어보였다.

"그때는 내가 구해주지."

상냥하고, 따스하며, 믿음직한 목소리였다.

// 옆구리가 시려운 블랑주입니다(.....)

혀튼 이정도면 세이프인가요!!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 .)

518 ◆Tkeoq3Vax6 (D0Xgt4DLMA)

2023-03-04 (파란날) 17:10:52

>>516
응😮? 신이 용의 몸에 들어가지 못하게 용의 정신이 막는다고 하셨잖습니까😦 그런데 블랑님이 그릇이 된다니요😬? 그럼 블랑님은 기억되는 걸 거부했다는 그 신한테 몸 빼앗기는 겁니까😨?!

>>517
답레의 상황을 제가 잘 파악하지 못해서 질문 남깁니다😓a 이번에 블랑님이 레아를 뒤에서 안았다가 그 뒤에 팔을 푼 건가요😮? 아니면 레아는 모르게 뒤에서 안는 시늉만 한 건가요🙄?

519 이름 없음 (hDklfLUc2g)

2023-03-04 (파란날) 17:21:05

>>518

:)

전자입니다!!

520 레아 — 블랑 (D0Xgt4DLMA)

2023-03-04 (파란날) 23:31:00

월급? 하기야 고용인-피고용인 관계니 보통은 급여 조건이 빠질 수 없고 흑룡이 채용 제안을 할 때 금전'도' 지원하겠노라 했지만, 가불(?)까지 받을 줄은 몰랐다. 아니, 월급을 염두에 뒀으리라는 생각을 못 했다. 아직 한 일이 없다시피 하거니와,(연구가 업무라지만 그건 채용 제안을 받지 않았더라도 했을 일이니) 연구소에만 있었다면 상상도 못 했을 온갖 지원을 이미 받고 있으니까.(마나 탐지기도 지원받은 돈 덕에 샀고) 생각 이상으로 인간식 고용 관계에 맞추려고 했구나. 아무튼 가불이면 일단 사도 괜찮으려나? 정령들 간식도 이따가 봐야겠다고 생각할 찰나, 첫 월급 운운한 전음이 뇌리를 울렸다. 그렇게 치면 가족 선물도 다 사야 할 텐데. 기념품점의 물품을 죽 훑어보다 멈칫했다. 요람은 수습 기간이 1달이라 첫 월급이 마지막 월급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일단..

[가불해 주신 돈은 급여에서 빼셔야 합니다?]

어쨌건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계산대로 향하려니, 크레덕 모양의 빵을 여럿 담은 박스와 크레덕 모양 틀로 찍은 듯한 달고나가 눈에 띄었다. 진짜 크레덕 기념품점이네. 정령들 몫으로는 저걸 사자고 바구니를 하나 더 챙겨 와 담았다. 그런 다음 마법 기사들의 몫을 찾으려니 골치가 아파졌다. 그들에겐 선물보다 저지레를 안 치는 게 더 절실할 것 같다는 건 둘째 치고 그들이 지성체인지 아닌지가 헷갈려서였다.

[기사님들은 지성체입니까? 말이 통할 땐 지성체 같은데 활동할 때는 묘하게 무생물 같아 헷갈립니다.]

그런데 돌연 그의 주변(정확히는 그가 있으리라 추측되는 위치)이 고요해졌다. 좀 전까지 자잘한 소음이 나던 것과는 딴판이라 어리둥절해 있으려니, 안 들켰으면 그만이라는 의기양양한(?) 메시지와 함께 오랜만에 나온 그 별명이 전음에 실려 왔다. 다 들었구나. 하긴 그 거리면 못 듣는 게 이상하다만. 레아는 바구니의 크레덕을 내려다보았다. 진짜 닮았나? 타냐를 비롯한 몇몇 동기들은 표정이 비슷하댔는데. 동글동글한 눈과 뾰족하게 두드러진 부리에 주목해 봐도 모르겠다. 닮고 뭐고 얘는 마냥 귀여운데?

어깨를 으쓱하고는 물품을 계산대에 올려 놓으려는 순간, 누군가가 슬며시 뒤에서 붙들었다. 비명부터 나올 뻔한 것을 입술을 깨물고 삼켰다. 온기 어린 단단한 감촉이 느껴지는데도 달리 보이는 건 없는 것이 아무래도 흑룡 같았지만, 거북스러웠다. 할머니나 부모님께는 먼저 안기거나 매달리기 일쑤였는데, 그때와는 전혀 다른 감각이었다. 내 몸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력감이 밀려든달까. 어린 시절 나만 봤다 하면 와락 안거나 볼을 부여잡던 산 리노의 어른들 같다고 생각하려 해도, 다르다. 다를 수밖에 없다. 가족이나 산 리노의 어른들은 (좋든 싫든) 오랜 세월 부대끼면서 심리적 거리를 좁혀 온 사이이다. 반면에 흑룡은 온화하고 포용적이고 본받을 점이 많다 해도, 아직은 낯선 이고 직장 상사이기까지 하다.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자시고 할 상황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심정이 어떻게 하면 전달될까? 난감했다. 이제까지 그의 언행을 생각하면 호의가 있으면 있지 악의는 없을 거다. 그저 용이라서, 인간의 풍습을 잘 몰라서 벌어진 해프닝이겠지. 그러니 최대한 차분히 전하고 싶지만, 한편으론 부담스러웠다. 일전처럼 의사 전달이 지지부진해지면, 내가 과연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내 의사를 밝히는 게 비합리적인 짓인지도 모른다. 용이 인간의 입장을 배려하고 말고는 용이 베푸는 호의지, 인간이 마땅히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니까. 하지만 믿고 싶었다. 그라면, 내가 불편해하는 언행을, 알고도 계속하진 않으리라고. 서로가 그 정도의 신뢰는 품어도 되는 사이라고. 그래서 출입증을 꼭 쥐고 전할 말에 집중했다.

[인간에 대해 익히 아시고 좀 전에도 보셨겠지만, 인간끼리는 가족이나 연인이나 막역한 친지 정도가 아니면 끌어안지 않습니다. 이제까지 배려해 주신 점 감사하고 여러 면에서 블랑님께 감탄하고 있습니다만, 그렇기에 직장 상사인 블랑님께 함부로 하는 일은 피하고 싶습니다. 놓아 주시겠습니까?]

제대로 전달됐을까? 심장이 귀로 튀어나오기라도 할 것처럼 마구 뛰었다. 기다리는 동안이 찰나 같기도 하고 영원 같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흑룡의 팔이 느슨해졌다. 다행이다. 긴장이 풀려 다리가 후들거리는 걸 뒤꿈치에 힘을 주고 버텼다. 그러고 숨을 돌리려니 그가 공간 접기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공간이 접힌 채로 안 펴지는 불상사는 없다는 모양이다. 출입증을 잘못 써도 애꿎은 데가 파괴되지는 않겠구나.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가, 어깨를 짚는 손길에 도로 쭈뼛해졌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번엔 몸을 얽어매진 않았다. 그저 공간 이동에 실패할 경우 구해 주겠노라고 덧붙였을 뿐이다. 여러 가지 의미로 마음이 놓였다.

[감사합니다. 그래도 기왕이면 손 가실 일 없게 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맺고는 고른 물건을 계산했다. 크레덕 6개, 크레덕 빵 4상자, 달고나 40개, 들고 가기는 무리일 것 같아 천 가방도 하나 달라고 했더니, 점원이 한 면에는 크레덕이, 다른 면엔 학교의 공식 로고가 그려진 남색 가방을 골라 주었다. 그렇게 해서 총 23골드 9실버 6코퍼. 많이도 샀다.

아무튼 다 담아서 나왔더니 슬슬 저녁 시간인지 사람들이 하나둘씩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과 연구소를 보기로 했으니 줄을 서 볼까? 줄의 끝자락에 자리를 잡으려니 그의 투명 마법이 마음에 걸렸다.

[그 상태로 식사하셨다간 식당 괴담이 생길 것 같습니다.. 무슨 방법이 없을지요?]



// 여담으로 1골드를 1만 원, 1실버를 1천 원, 1코퍼를 1백 원 정도로 상상했고, 크레덕 빵은 짤의 병아리 만쥬에서 착안했습니다🙃

>>517
블랑님이 레아를 안은 원인이나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궁금해하는 원인이 뭘지 짐작하기 어렵군요😓a 저 개인적으로는 블랑님이 폴리모프한 상태니 사람들이 봤어도 커플인가 보다 찐친인가 보다 정도로 넘겼을 것 같습니다😐a

>>519
웃는 이모티콘만 남기셨..😦 블랑님이 신한테 몸 빼앗기는 건 웃어도 괜찮은 사태가 아닐 것 같은데 말입니다..😑

521 블랑 - 레아 (Yb.g7Rzr46)

2023-03-05 (내일 월요일) 02:11:25

'역시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는가.'

그가 가벼운 느낌으로 장난 삼아 해본 즉흥적인 행동은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아까 그 동성 커플의 행동에 맞춰서 한번 장난을 쳐볼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레아에게 칠 만한 장난은 아니었던듯 싶다. 그녀의 떨리지만 진솔한 전음은 확실하게 그녀의 감정을 호소하는데 문제 없었고,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에게 충분히 와닫는 이유였다. 당연히 그로서도 그녀가 싫다면 하기 싫은 행동이라면 하지 않는 것이 맞으리라. 그렇기에 그는 큰 미련 없이 그녀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던 와중에 그녀의 말에 그가 잠시간 리빙아머들을 배려하는 행동을 해보이는걸 떠올리며 잠시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녀가 리빙아머들이랑 같이 지낸지 오래인데 그들이 빈 갑옷이라는 것을 인지 못한 것일까? 따지자면 그들은 마력으로 이루어진 가고일들과 같은 존재들이라 크게 무언가를 먹는다던가의 행위를 하지 않는다. 자신이 계속 메인테넌스만 해준다면 천년이고 이천년이고 멀쩡하게 굴러갈 이들인 것이다. 즉 갑옷을 매개체로 한 골렘과 같은 존재들인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지성체에 가깝게 만들은 것이지, 내가 최대한 그대들, 인간이나 다른 종족들을 연구해 최대한 지성을 심어서 만들어낸, 골렘과 상당히 유사한 존재들일세. 나중에 내가 마력을 불어넣기 전의 리빙아머를 한번 보여주겠지만은 그들의 내부는 완전한 빈 갑옷이야.]

즉 지금 그녀가 고른 모든 간식은 전부, 정령들의 차지가 될 것이다. 저번에 레아가 만든 초콜렛을 먹고 입가에 가득 묻힌채 꺄르륵 거리는 모습을 보자니 마음이 한구석 따뜻해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 먹성이 얼마나 대단한지도 새삼스레 알게 된 계기였다. 그들이 영체에 가까운 존재들이지만 그만큼 호기심도 강하기에 상당히 많은 것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 하는 걸 알게 된 것도 있었다. 추후에 상급 정령들이나 정령왕들도 부른다면 그녀에게 무슨 반응을 보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아까전 행동으로 조금 알수없는 표정이 된 레아를 바라본다. 손에 들고 있는 크레덕을 바라보며 고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기 분신을 바라보고 있는 본체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웃음이 새어나왔다. 블랑 투명화 이후 최악의 시련 시즌 2가 재개되는 순간이었다. 순간적인 급습 탓에 소리를 마나로 흩어내지도 못하고 겨우 겨우 웃음을 조절해내기 시작한다. 아까전에 꽤 안좋은 행동을 했기에 더욱 미움을 사면 큰일 날 것 같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웃음을 참아내는데 성공하며, 그녀가 던진 질문에 답하기 시작한다.

[일단 가봐야 알겠지만은, 일단 음식 2인분을 준비해주게나. 그다음 내가 잠시간 투명 마법을 써서 최대한 남들의 시선으로 보이지 않게 식사를 한 뒤 그릇을 자네 것과 같이 가져가는 방식으로 해보겠네.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모르겟지만, 시도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

그렇게 답하면서 그가 천천히 손가락을 아주 가볍게 튕긴다. 동시에 레아의 주머니에 아까전에 가지고 있던 금액과 똑같은 양의 금화가 다시 주머니에서 빛을 내고 있었다. 동시에 그가 재밌는 장난을 치기라도 한다는 듯, 살짝 웃음기 섞엔 태도로 전음을 재차 보내온다.

[이번달 식대의 4분지 1일세, 걱정 말게나. 식대에서 세금을 떼진 않을테니.]

그렇게 걸음을 옮기며 천천히 그녀가 들고 있는 짐들에 경량화 마법을 걸어주는 그였다. 일단 이정도만 하더라도 당장 들고 다니는 동안에는 크게 무거운 감각 없이 가볍게 걸을 수 있지 않을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로브를 가볍게 만지작거린뒤, 조금 머쓱한듯이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조금은 쑥스러운듯, 미안한 마음 가득히 담아 전음을 보냈다.

[아까전엔 미안했다네, 내가 장난이 조금 심했군. 앞으로도 그렇게 부탁하네, 내가 실례되는 행동을 한다면, 마땅히 지적함이 옳은 것이니.]

투명화에 로브까지 뒤집어 써서 모르겠지만, 아마 지금 블랑의 얼굴은 붉게 물들어 있지 않을까? 아마 본인만이 알것이다.

//

그냥 장난이었습니다!! 그래서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하다고 말씀드린 것.... . .)(쭈구리)

:D

522 ◆Tkeoq3Vax6 (HhD46oaXOk)

2023-03-05 (내일 월요일) 11:16:21

>>521
Aㅏ..😓 이런 거까지 해도 투명 마법 덕분에 안 들킨다는 장난이었나 보군요 그래서 남들 반응을 궁금해한 거였고요😐a 전혀 생각 못 했습니다ㅇ<-< 농담, 장난의 맥락을 잘 파악 못 해서 진지진지 열매 먹는 건 저나 레아나 도찐개찐인 거 같습니다😅

설정하신 대로면 여기 신은 초월적 존재라기보다는 귀신에 가까운 거 같습니다🙄 신 되는 거 별로예요..😑 (에티스도 좀 불쌍해지지 말입니다😞)

처음에 블랑님이 한 40골드 줬겠거니 했는데 그거랑 똑같은 금액이면.. 세상에 식대만 160골드입니까😦?! 대박😳 사실 식사도 거의 요람에서 하지 싶은뎈ㅋㅋㅋㅋ

달고나나 만쥬는 정령님들 취향일지 어떨지..🤔 잔뜩 사게 하긴 했는데 정령 수가 워낙 많은 듯했어서 모자라진 않을라나 모르겠습니다🙃ㅋ 근데 정령은 나이를 먹으면 성장할까요 아니면 마력을 키워야 성장할까요? 블랑님네 레어에서 자란 정령들은 나중에 급이 높아져도 유년기(?) 버프로 블랑님한테 우호적일 거 같지 말입니다😗 (개중에 정령왕이라도 생기면 줄 대기 대성공..?!)

답레는 늦은 오후~저녁 사이에 달 수 있을 듯합니다🙂

523 ◆8nz3IZH4M2 (Yb.g7Rzr46)

2023-03-05 (내일 월요일) 11:40:30

>>522

어차피 블랑은 안걸리니까 할수 있는 장난인 셈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초월적 존재는 맞습니다! 실제로 에티스를 믿는 이들은 신성력이란 힘을 행사하기도 하고요!! 다만 이곳에서 형체를 갖추는게 힘들기에 그릇을 사용하는 셈입니다!! 실제로 에티스교에도 성녀가 있으니까요!!

말이 식대지 사실상 추가급여입니다(.....) 왜냐면 식대는 비과세니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적으로 흡수가능한 마나의 총량이 증가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이제 한계가 명확하기에... 실제로 블랑의 레아 출신은 아니지만 에르네스트 산에서 부화한 정령중에 정령왕이 있습니다, 통칭 빙정왕(氷精王)

답레는 천천히 써주세요!!

524 ◆Tkeoq3Vax6 (HhD46oaXOk)

2023-03-05 (내일 월요일) 12:11:54

>>523
장난꾼 속성이 있는 용님이지 말입니다🙄ㅎ 근본적으로는 진지하고 성실한 타입 같습니다만🙂

성녀는 그릇 역할을 할 능력이 되는 성직자일까요😮?(근데 말이 좋아 그릇이지 자기 몸 자기 마음대로 못 하면 귀신 씌이는 거랑 다를 바 없어 보여서 곤란할 거 같지 말입니다😞..) 결계의 문건은 형체 없는(?) 신이 되는 방법인지, 신을 받아들이고서도 자기 의지대로 움직이는 방법인지 모르겠군요🤔

본격 본업보다 페이 쎈 부업인데요🤑 오래 해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c🙃

다 크려면 오래 걸리겠지요? 요람의 정령들이 자란 모습을 레아가 볼 기회가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기분 묘할 거 같네요😌ㅎㅎ 에르네스트 산 출신인데 땅속성이 아니라 물속성(빙결계?) 왕이라니 의외입니다 블랑님과도 교류가 있으려나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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