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후를 내지르는 레아의 반응에 아까전에 질문을 던지던 진지한 태도가 강제 무장해제 당하고 그대로 웃음을 터트리고야 만다. 최강의 종족인 용종에게 그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오직 레아만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애시당초 무방비하다고도 볼수 있었겠지만 처음부터 겉으로 심장을 드러내는데 아무런 방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마법의 조종답게 강한 마법도 부릴수 있을테고, 게다가 블랑은 그 특유의 공간을 다루는 힘을 선보이며 그것을 막아낼 수 있을테니까. 즉 무방비한 행동이지만 언제든지 대비가 되어 있었다는 뜻이리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진정시키기라도 하듯 천천히 홍차를 입에 머금으며 입을 열었다.
".... 일단 짐작하는 대로, 용일세.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이야. 나와 같이 이런 호의적인 존재가 있는가 하면, 다른 존재들은 그러하지 않을수도 있을테니. 그리고 그녀가 그로인해 유희를 방해 받는다면, 나 또한 어떻게 비호해주기 어려우니 말이지. 용들 사이에서는 법은 없지만, 암묵적인 규칙이라고 해야 할까, 유희중인 상대에게 함부로 간섭할수도 방해해서도 안된다는 것이지."
백에 백, 그녀는 레아에게 접근 할 것이다. 최대한 외관을 보이지 않게, 또 자신의 마나임을 드러나지 않게 만반의 대책은 세워 뒀으나, 분명히 그녀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레아에게 해를 가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역으로 레아 본인을 이용해 자신에게 거절할 수 없는 협박을 가할지도 몰랐으니까. 그 사특한 눈동자를 떠올리자 그의 표정이 조금 굳어져 갔지만, 그래도 유희중인 용은 본인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규칙도 있었으니까. 아마 그녀가 생각이 있다면, 무조건 그렇게 행할 것이다. 그만큼, 고룡들의 감시는 엄중하였으니까, 전대 로드의 사건 이후로 더욱 심해졌고.
"저번에 정신 파형이 흔들림을 잡아냈다 했었지? 그대와 헤어지고 나서 가볍게 충돌이 있었네. 악연이라면 악연이고, 숙명이라면 숙명이니까."
그 순간, 심처에 남아있는 문헌이 떠오른다. 미리 그녀에게 말해두는 것이 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것만큼은 아직 그녀에게 너무 무거운 족쇄라 생각이 뒤덮자 그에 대한 안건은 철회, 천천히 홍차를 한모금 들이킨 뒤 어느새 나온 설탕을 뿌린 러스크를 한조각 꺼내 입에 넣으며 대화를 이어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이내 따스한 미소를 머금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이리 행동하는 이유가 궁금한가?"
확실히 그러하였다. 그는 용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이들보다도 인간적이었으며, 또 호구라고 놀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레아에게 잘 대해주는데다가 지금까지의 행보로 봤을때, 다른 이들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줄 것이다. 아마 이는 레아도 분명히 짐작할 수 있을 법한 부분이리라. 성격이 온화하고 부드럽다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세계에서 살아가기 힘들테니까. 다 식은 차를 마저 비워낸 그는 리빙아머 한 기로 하여금 자신의 찻잔에 커피를 한잔 더 채워달라는 명령을 내린 뒤 아주 잠깐, 아련한 빛을 띄우며 입을 열었다.
"아주, 먼 옛날이었어, 아주 먼 옛날..... 언제인지는 나도 조금 가물가물하군. 그때 알게 된 한 존재가 죽기 직전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 해주더군. 마음 내키는 대로 나아가라고,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은 스스로 정해보라고. 그 끝에 뭐가 있건 그것이야 말로 본인이 바라는 것이라고. 그래, 지금 꽤 꼴사납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꽤 후련한 기분일세. 이렇게 마음을 주고 믿을만한 사람을 옆에 뒀다는 건 말이지."
아주 짧은시간이었다. 하지만, 존재가 존재에게 믿음을 나누고 신뢰를 쌓는데 그 시간의 길이가 중요할까? 지금 블랑은 레아에게 직접적으로 이렇게 묻는 것이리라.
// >>270
에이 그래도 레아가 직장 후임인데 믿어야죠! 블랑도 나름 각오가 되어 있는 남자라고요!!(?)
어..... 그런 경우는 거의 없고 동료중에 그렇게 나서려는 놈들이 있으면 미리 원천 봉쇄를 하려고 하지 않을까요!!
참고로 지금 대화에 나왔던 저 대사는 1천년 전, 즉 요람 세우고서 금룡누님 습격 이후에 마음적인 동요를 이기지 못하고 유희에 나섰다가 (당시 테마는 뒷골목 조폭이었습니다) 자기 위쪽 간부가 죽기 직전 자신에게 남긴 유언 비스무리한 겁니다. 그 말 덕분에 자신의 가짜 시체를 만든 다음 유희를 끝내고 다시 요람 제작에 전념했지요. 6년이라는 짧은 유희였지만, 그때 블랑은 꽤 멘탈치료가 됐다고 하네요 읍읍
어안이 벙벙했다. 이게 웃을 일인가? 당신 방금 죽을 뻔했다고 한 건데? 경계심 좀 가지라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치미는 걸 덮밥을 밀어 넣어 눌렀다. 저 정도면 말해 봤자일 것 같아 맥도 빠졌다. 저 폭소가 심장을 공격당해도 끄덕없다는 방증이면 차라리 좋겠다. 분풀이처럼 음식물을 씹는데 흑룡이 그 생도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인간에게 비우호적인 용이라, 상상 못할 바는 아니다. 아니, 너무 상상이 잘 되어서 두려웠다. 용족의 치부라는 것을 들었을 때 그토록 공포스러웠던 것도 용족의 분노를 샀을까 봐였으니까.
그래서 흑룡이 그 생도, 아니, 그 용과 사이가 나쁘다는 말에는 바짝 긴장부터 되었다. 이대로는 체할 것 같아져서 남은 차를 모조리 들이켰다. 대놓고 충돌도 할 만큼 흑룡에게 악감정을 품은 용이라면, 레아가 (1달짜리 계약이라 해도) 흑룡 휘하의 인간인 걸 알 경우 곱게 볼 리 없을 것 같다. 최악의 경우 흑룡 대신 자신에게 화풀이를 하려 들지도 모른다. 그러면 어쩌나? 용들 싸움에 등짝 터지는 인간 신세는 사절이다. 그네들에게 하잘것없는 존재라고 해서 휘둘려도 아무렇지도 않은 건 아니니까. (용족 전 대표에게 욕이라도 퍼붓고 싶은 까닭도 그래서 아니던가.) 하지만 용을 무슨 수로 당해 낼까? 한숨이 나왔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연구원과 생도의 접점은 그 생도가 후임 연구원으로 들어오지 않는 한 별로 없으니, 흑룡과의 관계를 들키지 않길 바라며 철저히 공적인 관계로 머무는 수밖에.
"연구원과 생도가 교류할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정도의 거리만 유지하고 일절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그 용과 마주했을 때 과연 겁먹은 티를 안 낼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 여느 생도에게나 할 언행만 하고 못 할 언행은 삼간다면 어떻게든 될 거다. 그럴 거라 믿고 싶었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고 보니 어느새 손이 떨리고 있었다. 레아는 손을 테이블 아래로 감추고 심호흡을 했다.
그런 터라 흑룡이 화제를 바꾸어 준 것은 반가웠다. 더욱이 그 화제는 레아 역시 알고 싶은 것이기도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의 태도는 타자와 교류하려는 사회적 욕구란 것을 감안해도 너무나 경계가 없었으니까. 이제까지와 마찬가지인, 잔잔하게 고운 미소를 보면서도 그 경계 없음으로 인해 상처를 받진 않을지가 염려될 만큼. 그래서 집중하려니, 선량해 보이는 눈이 아득히 먼 어딘가를 향한 듯 그윽한 빛을 띠었다. 그러면서 나온 사연은 그가 거쳐 온 오랜 세월이 무색하게 그에게 각인된 과거의 편린. 거기에는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가치관이 묻어나 있었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면 결과가 어떻든 후회는 없을 거라는 의미일까? 그렇기에 레아를 신뢰한다고 피력하는 걸까? 감탄이 나왔다. 용감하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기 자신에게 솔직한 것, 그런 마음가짐은 강인한 것을 넘어 숭고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말리고 싶었다. 선택의 순간 아무리 간절한 마음을 품었다 해도 그 마음은 결과에 따라 바래지기 십상이니까. 가령 목숨 걸고 나라를 세운 개국공신이면 토사구팽을 당해도 후회가 없을까? 친구를 신뢰해서 돈을 빌려 줬다가 돌려받지 못하는 사람은? 그 외에도 숱한 경우가 선택에 대한 만족은 결과에 좌우될 수 있음을 웅변한다. 게다가 개별 지성체가 신뢰를 지키고자 애써도 상황이 신뢰를 박살 내는 일도 드물지 않다. 창업 군주와 개국 공신의 신뢰 관계가 아무리 굳건해도 개국 공신의 존재가 다음 군주에게 위협이 된다면 그 공신은 토사구팽당할 가능성이 크고, 흔쾌히 돈을 빌려 준 것에 감사하고 친구를 더욱 신뢰하던 이라도 능력이 안 되면 돈을 못 갚을 것이다. 그런 문제를 고려하면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용이 날 신뢰했다가 후회하게 되지는 않을까? 과연 내가 어떤 상황이 닥쳐도 그의 신뢰에 부응할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없다. 난 내 안위가 가장 중요한,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니까.
그의 신뢰에 부응하고자 노력해서 주님께 감사 기도가 절로 나올 만한 결과를 얻는대도 문제다. 흑룡이 털어놓은 사연에는 사별의 흔적도 있었다. (그에게 영향을 미친 가치관이 다름 아닌 누군가의 유언이니까.) 그도 그럴 것이, 용은 수명이 엄청나게 긴 만큼 사별도 수차례 겪었을 것이다. 사별이 얼마나 깊은 상흔을 남기는지 아직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안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사별에 무뎌지지는 않는다는 거. 그게 문제다. 내가 인간인 이상 아무리 발악해도 100년 이상 살기는 어렵다. 하지만 용에게 100년은, 인간에게 한 철이나 다름없는 짧은 시간일 거다. 그렇다면 신뢰를 깊이 쌓을수록 감당해야 할 괴로움이 늘어나는 것 아닐까? 그런 걸 생각하면 난 결코 저 용처럼 용감해질 수는 없다.
"꼴사납다는 생각 안 했습니다. 오히려 감탄했습니다. 스스로에게 그렇게까지 솔직하실 수 있다는 점에요. 다만 제가 어떤 상황에서도 블랑님의 신뢰에 부응할 수 있는 인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고, 그로 인해 블랑님이 후회하실 만한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해도 아시다시피 제 수명은 블랑님껜 한 시절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전 블랑님만큼 의연해질 수는 없습니다. 좀 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지나친 신뢰는 거두시는 편이 블랑님께도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Great! 처음이자 마지막 유희에서 꽤 큰 깨달음을 얻은 탓에 인간들의 추악한 면모도, 찬란한 가치도 모두 볼수 있었던 시기입니다!! 그때의 경험이 남아서 이용할 수 있는 있는건 이용하자는 것도 있어가지고 싸울때 마법만 쓰는 용들과 달리 꽤 실리적인(양팔을 써서 무기를 휘두른다던가 등) 술수도 부리는 편입니다!!
>>274 몇 천 년? 종족 특성상 수명이 100년 될까 말까이잖슴까:O 복제형(?) 호문클루스는 레아와는 별개의 개체일 거고, 호문클루스에 영혼 이식하는 건 아직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것 아닙니까? (아니면 스포:O?!)
당장 확보할 수 있는 무기를 휘두르는 실전형 전투입니까? 그런 걸 배웠다면 케놀라인의 술 대야 휘두르는 엘프한테 배울 거라 예상했는데 아닌가 보군요ㅎㅎ 그런데 다른 용들은 싸울 때 왜 마법만 쓸까요:O? 피지컬이 워낙 우월하니 몸통 박치기를 하든 꼬리 치기를 하든 발톱으로 찌르거나 발로 밟든 하나같이 흉기급일 것 같은데 말입니다('m')
에이 스포지만.... 성공합니다 정말로 의외의 물건으로 성공해요, 이게 이걸로 성공한다고? 라는 말이 튀어나올정도로요!!
나중에 싸움레스 쓸때 나오지만, 돌로 무기 만들어 쓰거나, 날에 흑요석 코팅을 한다던가 등의 방법으로 싸움을 벌입니다! 물론 육탄전도 질량공격으로 하는 편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마법으로 싸우는게 우위를 점하기도 편하니까요. 다만.... 블랑의 경우에는 팔이 자유로우니 그 질량 병기를 쓰는데 더 장점이 있죠
여러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스스로의 위치를 알고 말하는 것도, 자신의 경계를 알고 있음에도 스스로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 마냥 한계를 넘어 서려는 것, 그럼에도 그렇게 [평범함]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그도 알고 있다, 그녀가 그저 자신과 일하게 된지 4일밖에 되지 않은 평범한 여인의 몸이라는 것 정도는, 하지만 역으로 그렇기에 그는 그녀에게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녀는 그녀 스스로 이미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줬었으니까. 물론, 알고 있었다. 첫 유희때 정말 질리도록 당했던 것이 바로 배신과 사별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그는 각오할 수 있었다. 어떠한 경우에라도 그는 지금 이 눈앞에 있는 여인에게 희망을 걸 것이다. 그녀 본인은 아직 그녀를 믿지 못하지만, 그녀가 스스로에게 각오를 하게 되는 그때, 그녀는 더 이상 헤메이지 않을 것이다. 각오라는 것은 어두운 황야에 길을 열어가는 등불과도 같은 것이니까. 그때야 말로 과연 그녀는 어쩌면 자신이 생각 하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되지 않았을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의 말에 천천히 답변하였다.
"내게 각오가 되어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언제나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걸세. 그대가 신뢰에 부응할만한 인물이 아닌가 맞는가는 내가 판단하겠지. 그리고 수명은..... 과연 그렇게 생각하게 될지 나중에 이야기를 해도 늦지 않을 것이야."
그렇게 답변하며 그는 어느새 내와진 커피를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아까 홍차와 마찬가지로 각설탕 4개를 집어넣고 천천히 휘저으며 녹아내려가는 걸 가만히 지켜본다. 그리고 마침내 다 녹아든 커피를 한입 마시면서 살짝 인상을 찡그린다. 실수로 각설탕을 4개 넣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달았던 탓일까? 너무 단맛이 강한 탓에 혀가 조금 아릴 지경이었다. 물론 달다는 것이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긴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지금 단맛은 너무나 강한 것이도 사실었으니까. 그리고는 다시 직면한 문제는 역시나 레아와 그 금룡의 문제였다. 물론 본인이 조심은 할 것이고 레아의 성격상 살얼음 딛어내듯 조심하겠지만 언제나 인간의 마음대로 가지 않는 것이 운명이 아니던가. 그렇기에 일말의 걱정이 생기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여러가지를 조치하겠지만 지금 당장으로선 그녀가 만나지 않길 바라는 것 밖에 답이 서지 않는다. 솔직하게 말해서, 레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이기적인 것이라고 말할수 있을것이다. 사실상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으니까. 굳이 따지자면 레아는 지금 피해자의 입장인 셈이다. 하지만 다행히 그녀가 학교로 돌아가는 날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다. 그때까지 안전 대책을 강구해두면 문제 없으리라. 그렇게 조속히 머릿속으로 다음 안건을 넘겨내기 시작하고, 마침내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그는 아주 진지하고, 지금까지 유례없을 진중함을 담아 깍지낀 손을 탁자에 얹은 채 입을 열었다. 만약 이것이 극화풍의 만화였다면 효과음으로 [고오오오오.....] 하고 올라오지 않았을까?
>>276-277 아이고야 늦게까지 쓰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근데.. 저는 현생 때문에 내일 밤?(아마 월요일 새벽?)에나 이을 수 있을 듯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언데드화처럼 끔찍한 일은 안 일어난다니 다행입니다 그런데 관전 스레에서도 언급했지만 레아가 호문클루스가 되는 거에 긍정적인 입장은 아닌지라..(._.)a 호응이 좋지만은 않을 거 같습니다^ㄷ^;;
육탄전(근접 공격)보다 마법싸움(원거리 공격)이 더 유리해서 마법으로 싸운다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까?
배신과 사별을 질리도록 당했다라.. 블랑님이 문자 그대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었군요8_8 시간선으로 따지면 청소년기인 1,000살 남짓일 때 전임 대빵님 징계-요람 짓기 시작-금룡 누님과의 다툼-뒷골목 조폭 유희-다시 요람 짓기 돌입, 이 순서인 겁니까? (그 와중에 점심 메늌ㅋㅋㅋ 레아한테 먹이는 데 엄청 진심이군요:O!)
>>278 아유 천천히 가시죠!! 어차피 저도 독백 레스 하나 써드리기로 했으니 시간은 널널해요!!
1. 레아를 호문클루스로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본인도 진짜 이게 맞는건가 싶기도 한 시점이 분명 올테니까요!! 게다가 재료가..... 음.....
2. 그렇죠, 막말로 마법이나 브레스로다가 얼리고 녹이고 다 할수 있는데 굳이 그런 짓을? 이런 느낌이니까요. 게다가 도마뱀 같은 육체상 앞발이 자유롭게 휘둘러지는데 한계가 있고, 꼬리나 몸통으로 공격하는게 위력적이긴 하지만 그만큼 후딜레이가 커서 감당하기 힘드니까요. 하지만 블랑은 양팔이 자유로우니 오히려 그점에서 메리트를 가지고 가는거에요.
3. 정확합니다!! 타임라인으로 따지자면 그거에요!! 그리고..... 점심 메뉴는 매우 중요합니다!! 짬뽕인지 짜장면인지 1시간 회의를 해도 모자르다고요!!
1. 엥? 그럼 블랑님이 수명 문제에 저래 태평한 건 어째서랍니까:O? 인간 개체의 수명을 늘릴 방도가 있을 거 같지는 않은데 말입니다..(._.)a
2. 피지컬 필요 없이 마법으로 다 하면 용족은 그렇게 큰 몸이 필요가 없겠군요 식사로 유지해야 하는 몸도 아니고..폴리모프해서 지내나 본체대로 지내나 별 차이가 없겠습니다^ㄷ^a 아 그러고 보니 용족한테 수면기가 위험한 시기이기도 할 거 같은데 그런 때 외부의 습격은 어떻게 대비할까요:O?
3. 이런저런 일 겪는 방황기도 일종의 성장 과정이었겠군요 그건 그렇고 점심 메뉴는 개그씬을 의도하신 거 같긴 한데 한편으로는 며칠 만에 레아한테 정을 엄청 쏟아 버린 게 드러난 것도 같아서 보면서 묘했습니다ㅎㅎ
4. 블랑님은 차든 커피든 각설탕 3개가 취향인가 보군요 (레아는 설탕 안 넣고 스트레이트라는 TMI..ㅋ) 근데 각설탕 4개 넣고 너무 달다고 하는 부분요, 혹시 이후에 일어날 사건의 복선 같은 겁니까?
1. 사실 자기도 쫄릴껄요? 레아가 말한 시기가 다가올수록 초조해지는 블랑을 볼수 있습니다!!
2. 그래서 용들이 가디언을 많이 세우는 편입니다. 블랑의 레어에서는 리빙아머들이 메이드 겸 가디언 역할을 하는거라 보시면 됩니다. 보통 그렇게 세운 파수꾼들이 레어에 들어온 침입자에 대비를 해주는 거죠. 그리고 만에 하나 그렇게 잡게 된다면 용을 단칼에 죽여야 합니다. 단칼에 목을 못자르셨다고요? 저런, 회복마법을 걸고 말그대로 화가 머리 끝가지 난 보스를 상대하셔야 할껍니다. 자다 도중에 깨어난 용의 분노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3. 어...?! 그게 그렇게 보였군요!! 다음부터는 집안일 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하는건가(....??) 물론 블랑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요람 중책에 맡긴 가족같은 느낌의 사람이니까요. 게다가 타인과 어울리는걸 싫어하는 편도 아니고....
4. 사실 블랑도 그냥 맹으로 마시는걸 꽤 선호하는 편입니다! 다만 그냥 자기 기분상 아침에 단거 먹으면 머리가 잘 돌아가는 느낌이라 일상 지내는 거 마냥 이렇게 마시는거지요!!
1. 너무 자신만만해 보여서 허세일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블러핑 잘 치는 용이군요 유희할 때 배웠나..:O? (약 1천 년 전에 6년간 경험한 걸로 이렇게 상상하는 건 무리수이려나요?) 수명 차이가 워낙 나다 보니 용한테 인간은 시한부(?)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싶어집니다ㅎ
2. 전임 대빵님이 깽판(?)을 거하게 쳤었으니 깽판을 안 친다고 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와 별개로 이 세계에선 용이 인간을 제물로 원하네 어쩌네 같은 건 헛소문일 가능성이 커 보이는군요
3. 몸이 이형이라 겪은 일이나 유희 중에 겪었다는 배신과 사별 같은 걸 오랜 세월에 걸쳐 묻어두거나 극복하는 과정에서 단단해졌을 거 같긴 합니다 근데 감정이 풍부하다고 하신 걸로 보아 (본룡 생각과는 달리) 상처에 무뎌지지는 않은 듯한지라.. 레아한테 통수 맞고 타격받는 일은 없길 바라게 됩니다
4. 단 거 그렇게 먹어도 건강 걱정 없는 건 부럽군요 용생 짱이다(??)
5. 블랑님이 학교 구경 하고 싶어했는데 하다 만 게 걸립니다8ㅅ8 레아도 내심 담아 두고 있을 거 같은데 금용 누님이 서슬 퍼렇게 있는 한..은 어려울라나요?
1. 특유의 성격에 만만찮은 당시 경험으로 배포가 커진거에요 의외로 허세도 조금 있지만 그 허세의 대다수가 그래도 자신에겐 능력이 있으니까! 라는 생각에서 기인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레아의 건도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어! 라고 속으로 자신감이 쌓여 그러는거에요!!
2. 아 그거 진짜 헛소문이에요!! 용은 절대로 제물을 원하지 않습니다!! 물론 제물로 바쳐진 인간들은 그래도 교육시키면 가디언들보다 일을 잘하는지라 아주 가끔씩 레어에서 생활하되 여기서 있던 이야기를 전부 함구하는 조건으로 일을 시키는 경우도 아주 드물게 있어요!!
3. 그래도 의외로 아군은 있습니다! 그게 현 로드에요! 물론 자주 찾아보는 친우는 아니고, 굳이 따지자면 알고 지내는 동료정도? 그래도 로드 왈 "너무 상냥하고 이단적인 성격인걸 제하더라도, 확실히 신뢰를 줄만한 남자"라는 평입니다.
4. 잉여의 에너지도 전부 마나로 천천히 환원되다보니 신체 전체적으로 효율적인 연소가 가능하다 보시면 되요!!
5. 아마 갈껍니다!! 딱히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고, 전음 자체는 주파수에 일부러 간섭 안하는 한 드러나지도 않을 뿐더러, 유희중 상대에겐 아무런 제재도 못가하지만, 역으로 상대도 유희중엔 자신 정체를 절대 들키면 안되니까요!
>>287 1. 헉 그러다가 z축 잘못 지정하면 공중에서 추락하거나 땅 속에 박히는 겁니까?! 그런 불상사 없이 텔포가 잘 되는 경우가 늘어났다면 헛소문도 차츰 줄어들어겠군요
2. 용족은 각자 개썅마이웨이 한다는 뜻인가요? 그렇게 치면 금용 누님이 참 이레귤러로군요 그 문서 쪼가리가 뭐라고..
3. 캐가 위너고 캐 오너는 루저인 슬픈 상황이군요 ㅠㅅㅠ..
4. 당장 떠오르는 건 학교 축제 기간인데 그 시기 학교 구경은 너무 비일상적이려나요? 블랑님은 일상적인 학교를 구경하고 싶어 하는 거 같았어서요
5. 시트에도 적어 놨고 >>84에서 블랑님한테도 밝혔듯이 레아는 결혼은 물론 연애도 안 한다 주의입니다 정략 결혼도 귀족이 아니라서 할 일이 없을 것 같군요 다만 부모님이 레아가 결혼해서 안정적인 삶을 살길 바라는지라 간만에 본가에 갔더니 맞선스러운 소개팅이 주선된 상황이더라..같은 경우는 있을 법도 하다 싶습니다
헐;; 그랬군요(절대 반지와 비슷하다면 비슷한 거였네요^ㄷ^ㅋ ) 금용 누님은 그럼 신이 되고 싶어서 그걸 노리는 거겠습니다? 현재는 블랑님과 금용 누님 말고는 그 문건의 존재를 모르는 겁니까?
암튼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상상해 보자면, 추상적이면서 불교와 관련이 있는 내용이니 마음 수양법 정도로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블랑님 몰래 봤다면 블랑님이 그 내용을 감추고자 친 결계도 목도했을 것 같은데요, 먼 미래에 전멸 직전으로 내몰린 지성체들에게 공개할 목적으로 조성 중인 요람에 어째서 감춰 둬야만 하는 문건을 두었는지 의문을 가지리라 생각됩니다. 요람의 목적을 생각하면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내용은 파기되는 게 낫다고 판단할 테니까요. 그래서 그 점을 블랑님에게 질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별 이유 없습니다. 자기가 그저 본인의 이름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그쪽 유래가 맞습니다.(....) 그와중에 퍼즈도라를 아신다니.... 그럼 블랑의 첫 디자인을 보고서 바로 연상하셨겠네요 헣
음.... 아 이것도 스포일러라 패스해야할 질문일거 같은데요(....) 사실 블랑은 대략 600년전에 해독이 끝났어요. 그리고 이 문건 자체가 천년퍼즐이랑 비슷한 물건이라.... 글을 안다고 해서 해석이 되는 물건이 아닙니다(....) 애시당초 알려진 물건이 아니다보니 이걸 아는거 자체가 신기할 정도인거에요
레아는 제 귀를 의심했다. 대단하다니, 신뢰한 보람이 없거나 있어 봤자 사별이 필연이란 소리를 어떻게 저렇게 해석한담?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는 듯한 흑룡의 시선이 무겁게 느껴질 찰나, 스스로에게 의문이 들었다. 난 왜 이런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있지? 그가 신뢰해 주는 게 뭐 문제라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타자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유연한 사고를 겸비했고, 약자의 심정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씀씀이를 지녔으며, 박학다식할 뿐만 아니라, 용족 연구도 다방면에서 도와줄 수 있는 이임을 생각하면, 그와 터놓고 지내서 나쁠 거라곤 없는데.
그 순간, 레아는 자신이 앞서 했던 말들이 기만적이었음을 깨달았다. 내가 걱정하는 건 그가 받을 상처 자체가 아니라, 그 상처가 내게 미칠 여파다. 신뢰란 믿음을 준 보람이 있으리라는 기대감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신뢰가 깨진다면 자연히 원망도 따라올 수밖에 없으리라. 그런데 난, 내 안위가 걸리면 언제 그의 신뢰를 저버릴지 모른다. 생명의 위협을 받는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가정할 것도 없이, 당장 더 많은 용족을 조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에게 약속한 1달을 채울 수 있을까? 단순히 피고용인으로 고평가받은 수준이라면 그 기한을 채우지 않더라도 배신으로까지야 여겨지겠냐만, 사적인 신뢰가 얽히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러니까 난, 내 언행이 그에게 배신으로 받아들여져 원망을 살까 봐 부담스러운 거다. 내가 진정 솔직했다면 신뢰를 거두는 게 그에게 이롭다는 식으로 지껄일 게 아니라, 그의 기대가 깨지더라도 날 원망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어야 한다. 하지만, 저딴 소리를 무슨 염치로 할까? 했다간 실망과 분노나 살 헛소리 아닌가?
하릴없이 속입술만 깨무는데, 앞서 레아가 했던 말을 숙고한 듯한 결연한 대답이 돌아왔다. 각오하고 있다, 저 확고한 의지가 무엇에 꺾일까? 더구나 그의 말대로 판단은 그의 몫이다. 그의 삶은 누가 대신해 줄 수도 없고 대신해서도 안 되는 그만의 영역이며, 그는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고 결과를 책임질 능력이 차고 넘친다. 즉, 그가 마음을 바꿔 줬으면 하는 바람은 내 사정에 불과하다. 그러고 보니 할머니가 종종 하셨던 말씀이 있다, 타자를 바꾸고자 시도해 봤자 불가능하니 내 마음을 고쳐 먹는 게 낫다는. 그러니 발상을 전환해 보자. 그의 신뢰에 부응하고 싶은가? 당연하다. 할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다. 받은 만큼 보답하고픈 건 인지상정이거니와 좋은 분이고 배울 점도 많은 분이니까. 그러면 주저하지 말고 지금에 충실하자. 그 편이 속도 편할 거다.
"제가 주제넘은 참견을 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더 여쭙지 않겠습니다."
다만 수명 얘기는 의아했다. 인간의 수명을 무슨 수로 늘린단 말인가? 불로장생을 꿈꿨다는 인간에 대한 기록은 숱하나 그 꿈을 이룬 인간에 대한 기록은 본 적이 없다. (자기가 불로장생하노라고 주장하는 이에 대한 기록이 더러 있기는 했지만, 동일 인물에 대한 기록은 일정 시기에 국한된 편이었다. 아마 그 시기 이후엔 사망한 거겠지.) 그런데 어떻게? 곰곰 생각하다가 호문클루스에게 영혼을 이식해 부활을 도모해 보라고 흑룡에게 권했던 게 떠올랐다. 설마..? 불길한 예감에 몸서리가 쳐졌다. 그에게는 권해 놓고 질색하는 게 우습고, 병마와 죽음도 두렵지만, 싫다. 그렇게 죽지 않는 존재가 되면? 가족이며 친구들이며 라민 선생님 같은 분의 마지막을 지켜봐야 할 것이고(특히나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조카들의 사망까지 목도할 걸 상상하자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 그렇게 혼자가 되면 요람에 매달릴 수밖에 없을 거다. 그런 걸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사실상 요람의 부품으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 연구가 아무리 좋아도 연구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삶은 끔찍하다. 하지만, 지금 그 얘기를 꺼내기는 난감했다. 영혼을 호문클루스에 이식하는 것은 아직 시도조차 않았다니까. 결국 레아는 가타부타 말하는 대신 다른 데로 주의를 돌리고자 했다. 마침 그가 커피에 각설탕을 4개 넣었다가 인상을 찌푸리는 게 눈에 띄었다. 각설탕을 3개 넣은 홍차를 마실 땐 안 저러던데, 4개부터는 입에 안 맞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의 표정이 심각해지는가 싶더니, 그가 두 손을 깍지 껴서 테이블에 얹었다.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걸까? 앞서 일러 준 용에 대해서? 설마 연구원과 생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도 위험하다는 걸까? 불안감에 두 손으로 무릎께를 움키는데, 돌아온 건 점심 얘기였다. 말문도 기도 막혀 한동안 세상에서 가장 멍청해 보일 법한(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얼굴 근육이 뻣뻣해진 걸로 보아 아마 그럴 것이다.) 얼굴이 되었다가, 마른세수를 하고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생선류만 아니면 상관없습니다만, 급한 일이 없으시면 오늘은 일찍 쉬시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어제 못 주무신 만큼 더 주무셔야지 심장에 무리가 안 갈 것 아닙니까?"
수습 기간이 1달인데 사흘째 하는 일이 없다시피 한 게 마음에 걸렸지만,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비서 일도 맡은 이상 그가 무리하지 않게끔 권하는 것도 일종의 업무 수행일 거라고. 그가 받아들인다면 제1 서고에 어떤 서적이 있는지 확인하고 서적의 위치를 대략적으로라도 외워 볼 생각이었다.
>>301 1) 그렇게 말씀하시니 레아가 문건을 확인하면 어떻게 될지 if 말고 메인 스토리에서 보고 싶어집니다:O!!
2) 8이라, 불교에서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 방법이라는 팔정도랑 상관이 있을까요?(248에 언급된 게 불교 용어 같다 보니 이 생각부터 들었습니다ㅎ) 아니면 눕히면 무한 기호∞니까 무한한 힘이라도 상징할까요? 계속 이어지는 숫자니까 생명 탄생과 소멸의 순환을 의미할 수도 있을 거 같고, 8괘랑도 관계가 있을 수 있겠다 싶군요. 검색도 하면서 이거저거 찍어 봤습니다만 사실 모르겠습니다@_@!!
3) 302에서 레아가 염치 없어서 못 한 소리요, 만약에 블랑님이 알게 된다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내로남불하고 싶다는 소리라 좋게 생각할 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_.)a 궁금한지라 여쭤봅니다!
4) 일전에 레아가 파업했다면 블랑님이 어떻게 대응했을지 궁금하다고 여쭸는데요, 레스 작성이 어려우시면 썰풀이라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 _)
전혀 그렇지 않다는 듯이 천천히 미소를 머금은채 그 달디단 커피를 다시 입으로 가져간다. 그래도 이제는 조금 적응이 된 것인지 가볍게 커피를 마시면서도 대화를 나눌 정도는 되는 듯 싶었다. 솔직히 블랑 입장에선 레아가 무슨 이야기를 하던지 경청해줄 의향이 있었다. 그만큼 그가 그녀에 대해 가족같다는 인상을 받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리라. 거기에 더해서 그녀의 힘은 그 [평범함]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딱히 꾸밈없이, 때로는 소심하게, 때로는 갇혀있던걸 터트리듯이, 그것이 어떻게 보면 가장 자연스럽게 그녀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줄 테니까.
"그대는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이야. 버릇이나 습관따위 고칠 필요 없네, 원하는대로 하는게 최고지."
물론 어느 순간 그녀와 자신이 갈라서는 때가 분명히 올것이다. 누군가가 말했다, 누군가에게나 언제인지 몰라도 꼭 작별의 때가 올 것이라고,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렇게 사람은 성장해가고 또 다시 새로운 인연을 엮어간다. 물론 그녀가 자신의 뜻을 계속 받들어준다면 천군만마가 다름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도 살아있는 생명이다. 자신과 같은 생명인 것이다. 그걸 일부러 구속하고 묶어둘 자유는 자신에겐 없는 것이다. 달콤한 커피의 향기가 느껴진다. 그 부드러운 향이 코를 감싼다. 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을 것이다. 최초로 이 커피콩을 식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또 커피의 향을 진하게 만들기 위해, 또 이를 우려내기 위해...... 수많은 일들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은 단명종을 싫어하면서 좋아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그 짧디 짧은 삶을 낭비해가지만, 결국 누군가는 그와 반대되게 짧은 삶을 많은 것에 바쳐가며 각오를 다진 삶을 살아가니까. 그렇기에 자신은.....
"풉."
생각을 이어가기도 전에 자신의 어처구니 없는 한마디에 그가 결국 웃음을 터트리고야 말았다. 의도한 것은 맞으나 너무나도 걸작에 가까운 그녀의 표정에 그가 웃음을 터트리고야 만 것이다. 뭐라고 해야할까, 정확히 의도한 대로 행동해주지만 의도한 것 이상의 결과물이 튀어나온다고 해야할까. 그는 뱉을뻔한 커피를 필사적으로 부여잡은채 끅끅 웃다가 이내 겨우겨우 커피를 들이키고는 개운한 한숨을 내뱉으며 천천히 웃음을 지었다.
"생선이 싫다라..... 그럼 또 고기로 하겠네. 기분이 안좋으면 저기압일테니 고기 앞으로 가면 고기압이 되지 않겠나. 거기에 튀긴거면 더욱 풍미가 좋겠지. 누군가 말했지. 튀기면 구두 밑창도 잘 씻은다음 먹을수 있다고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그가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확실히 이제 아침 식사가 끝났으니 각자 할 일을 보러 가면 될 듯 싶었다. 아마 자신도 가볍게 책 한권 읽은 다음 요리를 시작하면 될 것 같았다. 의외로 직접 요리를 해준다는 감각은 그로썬 꽤 생소하면서도 즐거운 기분이었으니까. 아마 한번 더 그녀가 맛을 보게 된다면 색다른 반응을 보여주지 않을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미 리빙아머들이 정리한 식탁을 바라보고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괜찮네, 하루 안 잔다고 어디 가는 것도 아니고. 하루 정도는 괜찮네. 자, 지금부터는 자유시간일세. 그대가 하고 싶은걸 하다가 적당히 점심시간이 되면 메인 홀로 오게나. 부를일이 있다면 전음으로 부탁하겠네. 나도 개인 사생활이란게 있으니 말일세."
찡긋, 그가 눈웃음을 지어보이자, 어느샌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꼬마 정령들이 스멀스멀 기어와 그녀의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들과 놀아달라는 듯한 그 모습에 블랑은, 어미새와 아기새들의 모습을 떠올린건 우연이 아니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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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1. 아 그뜻이었군요!! 난독증 진쯔아아아..... 통수 맞아도 그러려니 할꺼에요. 물론 처음에는 꽤 허탈해 할텐데, 결국 인과관계를 따져보면서 그녀가 정말로 자신을 배신함으로서 사적인 이득을 챙기기 위해 그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연유가 있어서 그런건지 파악하고 그다음에야 그 과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서 그녀를 용서할 꺼에요. 만약 전자라면..... 왜 그랬는지 직접 찾아서 물어보겠지만요.(상냥한 표정은 기대 못할껍니다, 예이예이)
2. 그렇게 된다면 한 1년? 학교를 다니다가 조기졸업 땡기고 천천히 세상 나들이 겸 레아를 한번 발치에서 본 다음 레아가 눈치채기도 전에 멀어져 갈꺼에요. 물론 그와중에 꼬마 정령들이랑 대화도 나눌꺼고.
>>306 와우~ 레아가 뭘 묻든 어떤 처신을 하든 있는 그대로 포용해 줄 거 같은 블랑님이 인상적입니다:O (저번 일상 막레에서 레아가 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때는 블랑님이 도와주겠다고 했었던 것도 생각나고 그랬습니다ㅎㅎ) 블랑님이 배신당할 가능성도 아랑곳 않고 속내를 터놓는 거에 레아가 위축되는 서술을 했던 건(제 의도대로 표현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ㄷ^a) 직장 상사 수준을 넘어선 사적인 신뢰(기대)는 깨지기(실망하기)가 더 쉽다 보니 레아가 블랑님의 원망을 살까 봐 불안해하겠다 싶어서였는데(앞서 302의 2번째 문단에 대해 if를 여쭸던 것도 사실은 그래서였습니다.) 간접적으로나마 그 부분에 대한 답을 본 기분입니다 블랑님 리스펙트ㅇㅅㅇb!!
1) 세상에! 통수를 맞아도 그러려니 하고 이해하고 용서하려 한다구요:O..? 오래 살면서 별 별 경우 다 겪은 끝에 달관이라도 했답니까8ㅁ8? 그리고 당연히 상냥한 표정은 아니어야죠 통수 맞고서 이유 캐묻는 마당에 표정이 좋으면 호구등신이게요?! (그런데 사적인 이득의 범주는 어디까지를 생각하셨나요? 느낌상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거나 고문을 못 이겼다거나 한 경우는 아닌 거 같습니다만.... )
2) 1년 만에 조기 졸업이라니 이런 사기 캐!!!! 그런데 아련하고 애틋한 느낌이 드는 엇갈림이군요:O 레아 입장에서도 (물론 장래희망 좀 깨진다고 인생 끝나는 건 아니지마는) 젊은 날에 쌓아 올렸던 커리어 셀프로 와르르하는 거라 뒷맛 좋은 결과는 아니고요 근데 정령이들한테 다시 만날 거라는 부분에서는..... 님이여 그 가챠 건너지 마오 (다음 생 그딴 거 기다리는 거 아님!!)
>>308 포용적이군요~ 바람직한 면모라고 생각합니다만 이해와 존중은 쌍방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D 레아가 보조를 잘 맞춰야 할 텐데요:)
1. 그 사적 이익의 범주가 워낙 넓다 보니 어디까지인가가 궁금했습니다:O 가족, 친척, 친구, 지인 등의 목숨이나 안전을 보장하려고 한다거나, 그렇게 가까운 사람들이 진 금전적 빚을 갚으려고 했다거나 하는 것도 사적 이익으로 볼 수 있잖습니까ㅡ"ㅡ... (제가 생각해도 레아는 외부의 위협이 없는 한 이직 정도나 고민하지, 자료나 연구 결과 유출은 쳐다도 안 보지 싶긴 합니다만ㅎㅎ) 근데 당사자였던 것으로 만든다니 말도 못 하게 무서울 거 같군요:|
2. 엌ㅋㅋㅋㅋㅋ 사기 캐가 아니었어요? 용이라서 사기적인 조기 졸업을 했나 했는데ㅎㅎㅎ 근데 윤회랑 환생 때문에 영혼에 종족, 성별, 성품, 능력, 기억 같은 개체의 정체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굳이 그 영혼으로 가챠 굴릴 필요가 없지 말입니다 (...)
아 맞어! 여쭈려던 게 있었는데 혹시 정령 씨들이랑 힘 합쳐서 블랑님을 강제로 침실로 옮긴다거나 하는 거 1) 가능한가요? 2) 괜찮으실까요?
주제넘지 않았다는 대답이 묵직하게 와 닿았다. 뜻밖이라고 해야 할까, 동요된다고 해야 할까? 어린 시절, 시골 특유의 너 나 구분 없이 사적인 영역까지 이 말 저 말 얹곤 하는 분위기가 편치만은 않았던 터라(일가친척이며 이웃이 서로서로 손을 보탤 필요가 많은 환경상 어쩔 수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사적인 영역에 개입하는 건 결례이니 타자와는 일정 거리 이상을 유지해야겠다고 다짐해 왔다. 그런데 정작 내게 간섭을 당한 이가 원하는 대로 하면 된다고 말해 주니, 기분이 이상해졌다. 타자의 선을 넘지 않고자 그간 노력했던 게 틀렸다고 느낀 건 아니지만, 허락을 받은 것 같았다. 실수해도 괜찮다고, 조금 편해져도 된다고. (그렇다고 그의 신뢰-혹은 기대-에 도로 왈가왈부하고 싶어진 건 아니다. 그에 부응하지 못하고 원망을 살까 불안한 건 내가 감당해야 할 내 사정이니까.)
반면에 점심 얘기는 잔뜩 상념에 잠겼던 걸 무색하게 만들었다. 흑룡이 터진 웃음을 참느라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도록 입을 막기까지 하니 더욱 뻘쭘했다. (그나저나 뭐 먹거나 마시다가 웃음 터지면 주체하기 힘들어하는 것도 인간이랑 똑같다니. 변신하면 겉으로 드러나는 면만 인간과 비슷해지는 게 아니라 신체 구조가 아예 인간처럼 바뀌는 걸까?) 그 어색한 기분을 채 수습하기도 전에 그는 숨을 고르고는 도로 점심 메뉴를 구상하면서(웃기려고만 꺼낸 게 아니라 진지하게 고려 중이었던 모양이다.) 발음이 비슷한 어휘로 말장난을 구사했다. 용이 인간의 공용어로 하는 언어유희를 즐길 줄이야. 이럴 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라면 '웃으면 된다고 생각해.' 같은 답을 줄지도 모르지만, 즉각 웃음이 터지지 않았는데 뒤늦게 웃으면 오히려 어색하지 않을까? 그런 잡념이 들끓다 보니 레아의 표정은 일그러졌다기도, 웃고 있다기도 애매한 꼴이 되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 마법 기사들이 테이블을 정리했고(정말 순식간이다. 산 리노의 본가에서는 일가족이 모였다 하면 차리고 치우는 데만 하루가 다 가는데.) 흑룡도 자유시간이라며 일어섰다. 하지만 그가 쉬기를 마다하는 게 못내 마음에 걸렸다. 용의 심장이 제 기능을 하려면 총 수면 시간이 못해도 수십 년은 되어야 하는 모양인데, 저런 식으로 하루 이틀 건너뛰면서 그때그때 수면을 보충하지 못하면? 당장은 티가 안 나더라도 언젠가 치명적인 타격이 되지 않을까?
"저보고 잘 먹고 잘 자야 한다고 하신 지 1시간도 안 지났습니다. 짧게 짧게 주무셔서 수면 시간을 맞추시는 만큼 안 빼먹고 꼬박꼬박 주무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때 정령들이 하나둘 이쪽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마침 잘됐다. 당사자의 의사에 반(反)하는, 막 나가는 짓이지만 신세 좀 지자. 그와 정령들은 허물없는 사이 같으니 저들까지 나서면 마음을 바꿔 줄지도.
"여러분, 블랑님이 어제 안 주무셔서 그런데요. 침실로 좀 데려가 주실 수 있나요? 저도 거들게요!"
그러고 레아는 그의 등 뒤에 섰다. 정령들이 이끄는 대로 그를 떠밀 수 있도록.
// 정령님들이 제 캐가 아닌지라 어떻게 움직일까 궁리하다가 결국 못 정하고 이 정도로 얼버무렸습니다..(._.)a 앞서 여쭸던 게 무색한 결과물입니다만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ㅇ>-<
"흐하하하!! 진짜 그대 반응은 걸작일세!! 혹시 학교에서도 그대를 많이 놀리지 않았던가?"
농담 반, 진담 반을 섞은 그의 반응은 여인이 보여준 모습을 그대로 평가해주고 있었다. 본인에겐 너무 실례될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그걸 떠나서 지금 여인이 보여주는 반박자 느린 반응은 그의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뭐라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그래도 어깨에 얹혀진 짐을 많이 덜어내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게다가 솔직히 그닥 좋은, 아니 인간들 사이에선 꽤 썩은 언어유희라고 생각했는데 저렇게 애매한 표정을 지어보이니 오히려 그 모습이 더 웃기기도 하였다. 그렇게 커피라도 한잔 더 마실까 생각하면서 그녀 주변에 모여든 정령들을 등진 채 기지개를 피려던 찰나,
"오? 그 말을 그대가 나에게 해줄줄ㅇ....??"
여인의 말 한마디에 뒤를 돌아서자마자 그의 시선으로 비춰지는 수많은 눈동자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광경이 비춰진다. 어째서지? 지금 너희에게 밥을 주고 있는건 난데? 그러고서 끔뻑끔뻑, 상황파악이 느리게 되는 건지, 머릿속에 마나번이 터져서 통신 구슬이 점멸하는건지 모를 정도로 어버버 하던 와중, 그녀가 뒤에 선다.
"ㄹ, 레아? 나는 진짜 멀쩡하다만!!"
그와 동시에 수많은 정령들이 그의 전신으로 달려든다.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각자 자신있는 방법으로 블랑을 떠밀기 시작하였다. 물론 몸에 붙은 모두 떨쳐낼 수 있는 블랑이었지만 역으로 그들이 다칠까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하면서 그렇게 레아와 아기 정령들의 합공에 속절없이 떠밀리면서 그렇게 침실로 직행해가기 시작한다. 도중 도중 '배신당했다아아!!'라는 가벼운 절규가 들려온 것은 착각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것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은 다들 알것이리라. 속절없이 침실까지 떠밀려 침대에 벌러덩 던져지는 그였지만, 어쩔수 없이 침대에 눕혀지면서도 끝끝내 머리 맡에 놓여진 책을 숨기는데 성공하였다. 물론 그것을 침실까지 쫒아온 레아에게 들켰는지 안 들켰는지는 별개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말씀하신대로 정령으로 밀어드렸습니다!! 그리고 정령은 원하시는대로 움직이셔도 됩니다!! 애시당초 공용캐로 구상했던거라 만약에 할게 없으시다면 이 아이들을 멋대로 데려다가 쓰셔도 되요!! 딱히 주권 없는 NPC(정령, 리빙아머 전부)라고 생각하시면서 썰풀이에 쓰실때도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312 레아 막 나가게 하기 좀 켕기는(._.)a 김에 정령들 동원해 보자 했는데 와글와글 아웅다웅(?)하는 게 귀엽네요:D 그 와중에 애들 다치지 말라고 속절없이 밀려 가는 블랑님 따숩고요 X) 그 와중에 블랑님 책 빼돌렸..ㅋㅋㅋㅋ 세종대왕의 일화를 떠오르게 하는 덕질입니다? ㅎㅎ
레아는 저걸 알라나 모를라나 1 : 안다 2 : 모른다
.dice 1 2. = 2
참, 정령이랑 기사들 맘대로 써도 된다고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고 신나서 주사위 기능부터 써 보자 하기는 했는데 현생이 불투명해서 답레는 늦어질 가능성이 꽤 큽니다 ㅇ>-<...늦어도 금요일에는 올리도록 해 보겠습니다8ㅁ8ㅁ8ㅁ8
너무 부담가지지 말고 천천히 써주세요!! 그리고 여타 다른 무기물이나 소형 NPC, 개인 스토리용 NPC 등등.... 스토리를 풍부하게 하실꺼면 얼마든지 오케이입니다!! 같이 작성하는 스레인걸요!! 제 기준 + 레아주 기준을 합쳐서 만드는게 더 재밌어요!! 그리고 막말로 스토리가 조금 곁들여졌을 뿐이지 일상물이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지금이야 조금씩 늘어지는거지, 좀 연구같은거 생략해가면서 마을같은데도 돌아다니고 다른 국가도 돌아다니는 등 여행도 많이 다닐까 생각중이에요!! 좋은 아이디어나 일상 주제 있으면 거리낌없이 다 써주세요!! 다소 이상하더라도 다 맞춰드릴께요!!
>>314 메타(?)블랑님 뭔가요 안 잔다고 떼 쓰는 애기도 아니곸ㅋㅋ 안 먹을 경우 당장 지장이 생기지 않으면 약 매일매일 챙겨먹는 게 은근 쉽지 않듯이 안 잔다고 당장 지장이 생기지 않으면 더 조심해야 할 거 같은데 말입니다 (그러다 심다공증 올라..:( 부실 마정석 된다고8ㅁ8..)
늦어지는 거 양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혐생 ㅠㅠㅠㅠㅠㅠㅠ;;; )
레스 쓰면서 레아의 주변 사람 언급은 은근 많이 했는데(부모님, 할머니, 오빠들, 언니, 새언니, 조카들, 라민 선생님, 레아가 고양이 상대할 때 배 잡고 웃었던 동기, 조별 과제 먹튀당하고 같이 원통해했던 친구, 연애 제안을 했거나 레아가 연심을 품었던 상대 etc...) NPC로 구체화한 경우는 라민 선생님 정도네요 사실 등장할 게 확실하지 않으면 굳이 구체화 안 해도 되겠다 했는데, 말씀 듣고 보니 레아가 학교로 가거나 본가로 가거나 할 때 엮여도 재밌겠네요 진지하게 고려해 보겠습니다 :)
근데 일상물이 정확히 뭘 가리키나요? 제가 스토리를 일상과 별개로 두지 않던 TRPG만 해 봤던지라 아직 감을 잡기가 어렵습니다..^ㄷ^;;;
어? 연구가 알파이자 오메가일 줄 알았는데 + 블랑님 레어돌이일 줄 알았는데 여행요 ㅇㅁㅇ?! 다른 나라 여행이라, 신기하긴 하겠습니다!! 당장 떠오르는 건 여행은 아니지만 전에 말씀드린 학교 축제 구경이 있고, 여행이라면 레아가 교차 검증을 위해 다른 용(현직 대빵님이라든가? ㅋㅋ)도 조사하러 나가는 거나 전직 대빵님에게 용의 언어로 욕욕욕 하고 말겠다고 뛰쳐나가는 거 정도가 생각나는군요 (...) 그밖엔 288에서 언급했던 본가에서의 맞선스러운 소개팅으로 (상대방과 함께) 뻘쭘해지는 일이라거나, 다른 나라에서 며칠간 열리는 학회에 참석하게 된다거나, 친구 결혼식에 가게 된다거나... 음, 딱히 대단한 아이디어가 안 나오네요 6^ㄷ^;;;; 그래도 생각나는 대로 꺼내도록 해 보겠습니다!
그러고서 본가사람들 앞에서 "아이쿠 손이 미끄러져서 투명화가 풀렸네!" 하고 본모습을 드러내게 되는ㄷ.... 읍읍
말그대로 일상이 주가 되는 겁니다! 캐릭터마다 개인 스토리가 있긴 하지만 그게 메인 스트림이 되는게 아니라 캐릭터들끼리 얽히고 섥히는 일상 스토리가 메인스트림이 되는거죠! 즉 블랑이 뭐 신이 되는 문건이니 뭐니 하지만 결국 메인은 둘이서 여행을 가거나 연구를 돕는다던가 그러는게 메인 스트림이 되는거죠!! 아 현직 로드를 말한다면 아마 조만간 찾아올껍니다!! 블랑이 잠깐 레어를 비운 사이에 말이죠!!
물론 블랑 혼자 있을때는 그렇겠지만 레아라는 식구가 생겼잖아요! 여러가지 신경써주기도 해야하고 또 견문을 넓힐수록 여러가지 나올테니까 오히려 그 편이 더 도움이 될테니까요! 가고 싶은 분위기가 있다거나 그러면 제가 알맞은 나라를 뽑아오면 되니 부담가지지 말고 말해주세요!!
흑룡이 또다시 웃음을 터뜨리니 영 머쓱했다. 뭐가 재밌는 거지? 그러고 보니 동기나 연구원 중에 간혹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이도 있었다. 그런 경우 대개 레아가 곰곰 생각하고 답하는 걸 즐기는 듯했다. (그래서인지 일일이 진지하게 반응 안 해도 된다고 말리는 이도 있었다.) 이 용이 재밌어하는 지점이 혹시 그들과 비슷할까? 당사자에게 묻고 비교해 봐야 알 일이다만, 지금은 그런 게 중요치 않았다. 정령들이 레아에게 동조해 주었으니까. 그들은 재미난 놀 거리라도 생겼다는 듯이 흑룡에게 다가붙어서는 제각기 내키는 대로 흑룡을 밀거나 끌기 시작했다. 레아도 앞서 말한대로 그들에게 가세했고. 웃음소리 같기도 하고 환호성 같기도 한 소란 통에서 그가 자긴 멀쩡하다고 말했지만 레아는 단호히 잘랐다.
"그건 모르지요. 탈은 예고 없이 나는 법입니다!"
그러면서도 내심 놀란 것이, 흑룡은 예상보다 너무 가벼웠다. 아무리 정령들과 함께한다지만 이렇게나 쉽게 움직일 줄이야. 인간의 모습이라도 중량은 본체 그대로일 줄 알았는데. 그걸 의식한 순간 깨달았다. 무게가 문제가 아니다. 배신당했다고 항의하면서도 정령들이 다칠세라 그들이 모는 대로 움직여 주는 거다. 뭉클해졌다. 예상했던 대로긴 하지만, 모두를 뿌리치고도 남을 힘을 지니고서도 당해 주는 모습을 직접 대하자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그대로는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아 지지 않고 대꾸했다.
"억울하시면 제대로 주무십시오!"
그렇게 흑룡의 침실에 들어 그를 눕히기까지(내던졌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침대가 푹신하기도 하고 정령들 역시 신은 났어도 힘 조절엔 귀신같이 협력한지라 타격은 없어 보였지만) 성공하자 속이 뜨끔했다. 가족들이 내 방(그것도 언니와 함께 쓰던 방이지만)에 들어올 때마다 그렇게 질색했는데 내가 그러고 있네. 그것도 생판 남 정도가 아니라 아예 이종족인 이의 방에. 흑룡이 제 심장을 꺼내 보이지 않았더라면, 용의 심장이 제 기능을 하려면 일정 시간 이상 자야만 한다는 걸 몰랐더라면, 아니, 그가 저도 모르게 무리해 버릴 것 같은 타입이라는 인상을 안 받았더라면, 그래서 불안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까지 선 넘는 짓은 자중했을지도. 하지만 이딴 가정이 다 무슨 소용일까? 이미 일은 쳐 버렸는데. 뒤늦은 거북함에 심장이 요동쳤다. 정령들이 재잘거려 주지 않았다면 그에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얼굴이 타는 듯 홧홧한 건 정령들이 있어도 안 가려지겠지..) 이런 짓까지 감행한 이상 목적은 달성해야겠다. 레아는 정령들과 힘을 합쳐 이불을 흑룡의 턱 밑까지 끌어올린 뒤 찬 공기가 들지 않도록 구석구석 꾹꾹 누르고는 덧붙였다.
"자, 여러분. 블랑님이 잠드실 때까지 블랑님 위에서 놀기예요! 눈도 가려 주세요."
영적 존재여서인지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으니 정령들은 올라가 있어도 될 거다. 그러면 그는 마찬가지로 못 뿌리칠 거고. 정령들도 무슨 이색 체험이라도 하는 것처럼 신이 나서는 누구는 어깨쯤에, 누구는 다리쯤에, 누구는 그의 한복판에 앉거나 누워서는 꺄륵거렸다. 개중 도마뱀을 닮은 정령은 그의 눈을 깔고 엎드린 게 꼭 무슨 안대 같다. 저도 모르게 터질 뻔한 웃음을 필사적으로 입을 막아 삭인 뒤, 레아는 빈 의자에 걸터앉았다.
"제 집념이 마음에 든다 하셨습니까? 이번에 유감없이 보여 드리겠습니다. 주무시기 전엔 안 나갑니다."
>>316 1) 안 잇고는 현기증 나는 레스라 바짝 달렸습니다..ㅇ>-< 안 자려고 책까지 챙겼던 블랑님이 과연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군요:)
2) 어.. 그렇게 풀려도 괜찮은 겁니까? 본가 식구들 간 떨어질 거 같은데요ㅇㅁㅇ;; (연로하신 할머니는?!)
3) 게임으로 치면 캐들의 상호 작용이 메인 퀘스트, 각자의 서사는 서브 퀘스트쯤 된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근데 엌ㅋㅋㅋㅋㅋㅋ 대빵님이 찾아옵니까? 무슨 일로?? (그냥 놀러오는 건 아닐 것 같습니다..:O )
4) 아이고야 자기 일이 없는 것도 아닌데 살뜰하게 챙겨 주는군요 레아라면 아마 용의 서식지로 추정되는 곳이나 발바리아에 가고 싶어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용이 그 나라를 세워서 뭘 하고자 했는지나 진짜로 용의 후손인 황실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해 나가는지 직접 보고 싶어 할 것 같달까요?
침대에 반쯤 강제로 묶여 있다시피 한 상태로 가만히 누워 있으니 레아의 말에 마치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정령들의 모습에 헛웃음을 들이키고야 만다. 진짜 저러다가 막 중급 정령같은 것도 막 불러내고 그러는거 아닌가. 생각해보니 요람의 풍부한 마나원이라고 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도 남을 것 같았다. 그렇게 어처구니 없이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샌가 정령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자기 몸뚱이 위에 진을 치고 끼리끼리 놀고 있지 않던가. 이거 맞는건가 하고 생각하려는 그 때, 순식간에 시야가 어두워지길래 손을 뻗자 그의 눈 위로 무언가 따끈한 감촉이 느껴진다. 세상에, 진짜 정령들이 레아를 잘 따르긴 한다만 이정도로 잘 따를줄은 몰랐는데. 하긴 생각해보니 요람에 와서 제대로 놀아줄 만한 상대가 서로와 본인 밖에 없었으니 더욱 당연한걸까. 그는 새삼스레 레아에 대해 고마움을 느꼈는지 조금은 편안해진듯한 숨소리를 내면서 픽, 웃음을 내보내고는 조심스레 불의 정령을 천천히 눈두덩에서 살짝 치운 뒤 몰래 숨겨뒀던 책을 정령들의 자리에 방해되지 않도록, 마나로 살짝 염동력을 사용하듯 움직여서 레아에게 건네며 입을 열었다.
"그대가 그리 말하니 어쩔수 없지. 조금은 쉬도록 하겠네."
사실 레아가 나가면 몰래 읽으려고 했었다. 실제로 그가 하루 안잔다고 무슨 탈이 생기겠는가? 인간의 육체로 화하였다 하지만 근본은 용의 그것이었고, 강건하다 못해 그 어떤 존재가 와도 쉬이 쓰러지지 않을 그런 존재가 바로 그였거늘. 하지만 그러한 그 또한 조금은 레아의 본심이 느껴졌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그만큼 많이 달려왔기에, 조금은 쉬고 싶다고 생각이 든 것일까. 그는 천천히 레아가 말하는 말에 조금은 편안한 미소를 머금고, 안심이 된다는 듯이 재차 입을 열었다.
"그대가 곁에 있다고 하니 조금은 안심하고 자도록 하지. 너무 늦지않게 깨워주게나."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조금 안정된 숨을 내뱉기 시작한다. 본래대로라면 그녀가 갈 때까지, 정령들이 흥미가 떨어질 때까지 자는 척을 하려고 하였지만, 어느순간일까, 긴장된 끈이 조금 느슨해진 느낌에 그의 의식이 조금씩 부유해간다. 그간 꾸었던 꿈이 아닌, 그저 평온하고 부드러운 느낌에 그가 깊이 잠들어간다.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게 이렇게 안정되는 기분인걸까. 그는, 지금만큼이라면 조용히 잠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끝으로 그의 의식이 조금씩 침잠해들어간다.
─이윽고, 그가 편안한 모습으로 잠에 빠져들었다.
이 모습을 보던 정령들이 방실방실 웃다가 조용히 검지 손가락을 들어올린 채 가만히 레아를 응시한다. 마치 그 모습은 말 잘듣는 아이들이 누이에게 잘했냐는 듯이 칭찬을 바라는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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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연행되어버린 블랑이었다고 한다. (。-ω-)zzz
1. 농담입니다. 물론 진짜 그렇게 진행된다면, 레아를 껴안고 "미래(앞으로 정직원)을 약속(계약)한 사이입니다" 란 장난성 발언을 시전할수도(??) 물론 그렇게 하기 이전에 진짜라면 블랑이 조용히 참견 안하고 구경만 하고 있겠지만요!!
2. 넵! 맞습니다! 그래서 저도 블랑 서사는 어지간해선 길게 길게 늘어트리듯 풀려고 해요!! 그리고 대빵님은.... 어..... (진짜 놀러오는 것이었다)
3. 발바리아쪽 괜찮죠!! 옛날 고대 로마~중세 잉글랜드가 좀 섞인 고풍적인 문화에 마공학의 발전이 잘되어서 기술력이 상당히 발전된 곳입니다! 실제로도 위생환경이 좋지 않았던 중세문화와 다르게 거리 청결이나 상하수도는 물론, 여러가지 문제가 해결된 덕에 국민들 복지도 꽤 잘된 편이에요!!
>>319 0. 오? 의외로 순순히 잠들었네요! 블랑님 착한 어린이:)(??) 남 챙기는 거에 비해 정작 자기는 안(못?) 챙기는 느낌이 묘하게 있었어서 (반강제지만) 일단 저는 뿌듯하군요:D 한편 답레 읽다 보니 궁금해진 게.. 0-1. 블랑님이 몰래 읽으려던 책은 제목이 뭐고 대강 어떤 내용일까요? 0-2. 대체 그간은 블랑님 꿈자리가 어땠던 겁니까=ㅁ=? '그간 꾸었던 꿈이 아닌, 그저 평온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라는 표현 보면서 발 뻗고 자기 힘든 시기가 많았나 의아해져서요 (._.)a 0-3. 정령님들은 아침 먹었을까요? 마나가 밥이라고 말씀해 주시긴 했지만 만찬에 둘러앉아 먹던 게 뒤늦게 생각나서요..^ㄷ^a
1. 헐.. 장난기 MAX치인 블랑님이군요 그러면 레아는 완전 대추색으로 벌겋게 익어서 "아니야! 사장님이라고!! 연구 도와주시는!!!"하고 빽 질렀다가 가족들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나 좋아하는 사람 따로 있어!!!!" 같은 고육지책성 발언을 뱉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블랑님한테 그런 장난 치시면 저희 가족들은 이상하게 해석해서 믿어 버린다고 잔소리하는 건 덤 ㅇ>-<..
2. 그럼 이번의 블랑님 강제 취침은 메인 퀘스트에 가까우려나요? 금용 누님과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꽤 궁금했는데 서브 퀘스트면 풀리기까지는 멀었겠군요. 근데 어:O...대빵님? 알고 지내는 동료 정도의 사이라고 하셔서 레어에 놀러오리라곤 생각 못 했는데요ㅎㅎ (알고 보면 절친?)
3. 한마디로 선진국이네요 하긴 그러니 문화적으로도 우위에 있는 거려나요 영토가 넓으면 해안가 산악지대 평야 숲 등등 지형도 다양하겠습니다 그러면서도 황실에서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을지도 모르는 나라라니 겉이 밝고 환한 데에 비해 속은 딥다크로군요(._.)a 얼마나 다채로운 면이 나올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