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733071> Project : Cradle # 1(START;) :: 1001

◆8nz3IZH4M2

2023-01-20 16:42:24 - 2023-05-14 01:14:15

0 ◆8nz3IZH4M2 (YPiXZsP.Sg)

2023-01-20 (불탄다..!) 16:42:24

모든 이들은 요람에서 태어나, 무덤으로 돌아간다고 하지.
자 그럼 말일세.
그대들의 뿌리를 찾기 위한 흔적은 어디서 찾겠는가?

- 세상의 끝에서, 방문자에게 -

>>1 레아 파벨(Leah Paviel)
>>2 블랑느와르(Blanc-Noir)

237 ◆8nz3IZH4M2 (hd0qhnwO2M)

2023-02-07 (FIRE!) 14:20:59

>>235

음...... 별거 아닙니다!! 신이 되는 방법이라고는 말 못해요!

238 ◆Tkeoq3Vax6 (noK7hSK4WQ)

2023-02-07 (FIRE!) 17:05:24

>>236-237
별거 아니라고 하시니 더 궁금하잖습니까:O 진짜 절대반지처럼 손이 넣으면 엄청난 힘이라도 생기는 건지 뭔지ㅎㅎ

블랑님이 불러 준 노래 말입니다 어디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본격 까막눈 체험?!) 엄청난 힘이 담긴 곡인가 보군요 근데 블랑님이 언령으로 떠나게 하려던 대상은 뭔가요..(._.)a? 저 언령으로 결계가 생긴 건가요? 제가 잘 파악을 못 해서요 ㅠㅠㅠㅠㅠㅠㅠㅠ

답레는 새벽 늦게나 달 수 있을 것 같습니다8ㅁ8 아직 감기도 덜 나으셨을 텐데 기다리지 마시고 주무세요!!

239 ◆8nz3IZH4M2 (.KrwdCue6k)

2023-02-07 (FIRE!) 17:40:05

>>238

모 게임에 나오는 노래입니다!! 그 세계관의 노래 = 마법이라..... 그정도로만 알고 계시면 됩니다!! 그리고 저 노래는 음..... 차후에 밝힐께요!!

저는 보통 주요 캐릭터가 나오면 캐릭터를 미리 배정해두는 편이에요!! 즉 저 마젠타색의 주인공은 금룡누님이란 셈.... 그리고 언령으로 결계을 폈단것 보다는 언령으로 물러나라고 경계를 엄청 보내서 결계수준으로 밀어냈다고 보시면 되요!!

240 ◆Tkeoq3Vax6 (noK7hSK4WQ)

2023-02-07 (FIRE!) 19:55:41

>>239
게임 노래였군요 그럼 가사 구글링하면 무슨 곡인지 나오겠네요~ 번역도 있으려나:) 찾아봅지요ㅎㅎ

마젠타색이 분홍색인가요?
그리고 경계를 어디의 누구한테 보내서 밀어낸 건지요? 금용 누님한테?(라기엔 금용 누님한텐 나중에 전음을 보냈고..;;) 아니면 그 일대 다른 생명체한테?

241 ◆8nz3IZH4M2 (.KrwdCue6k)

2023-02-07 (FIRE!) 20:06:36

>>240 어..... 꽤 마이너한 노래라 저도 옛날에 기록된 해석본을 겨우 옛날 컴퓨터에서 찾은거라 있을지는(시선회피)

자세히 보시면 이미 금룡누님이 전 묘사에서 지척까지 와있었습니다 후후후후 왔다가 블랑이 쫒아냈지요

242 ◆Tkeoq3Vax6 (noK7hSK4WQ)

2023-02-07 (FIRE!) 21:12:53

>>241
구글링하니 나오긴 합니다 어디 말인지 모르겠어서 까막눈 체험이긴 마찬가지입니다만(._.)a 번역으로 추정되는 내용도 있네요:)

아.. >>222에서 주시할 때 이미 지척에 와 있었던 거였군요:O 그걸 언령으로 쫓아낸 거고요? 금용 누님 보기보다 약했네요:( 같은 용인데 밀려나다니!(??) 저래서야 노리는 책은 못 얻겠는데요ㅎㅎ

243 ◆8nz3IZH4M2 (.KrwdCue6k)

2023-02-07 (FIRE!) 21:57:57

>>242

어.... 그 해석본 안보시는ㄱ.... 아니다 상관 없으려나?

그리고 스스로 물러나는겁니다! 정면 승부나 완력승부로는 블랑을 이기기 힘드니까요!! 물론 다른 의미로 싸운다면 모르지만요!!

244 레아 — 블랑 (a5M16YtCsk)

2023-02-08 (水) 02:37:17

용에 대해 알고픈 마음이 언제 생겼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어린 시절 들은 이야기에서 용은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괴물이기도 했고, 마을의 수호자이기도 했고, 영웅을 가로막는 강대한 적이기도 했고, 소원을 들어주는 신령이기도 했다. 아이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용의 이야기도 있었다. 그런 용이 그저 상상 속 존재가 아니라 이 세계에 실재하는 생명체일 수 있다는 주장을 듣고부터는 알아보고 싶다고, 가능하면 만나 보고도 싶다고, 꿈에 부풀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두려웠다. 용이 실재한다면 인간 따위는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 버릴 수 있는 존재라는 거야 익히 알았지만, 머리로 아는 것과 본능으로 실감하는 것은 전혀 달랐다. 한편으로는 이제껏 꿈 타령 하며 설쳤던 게 한심하기도 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이 꼴이면서 무슨 용을 연구해? 용족이 밝히길 원치 않는 부분까지 캐내려던 건 맹세코 아니라고 변명해 봤자다. 용족이 조사해도 된다고 허용할 부분과 그렇지 않을 부분이 뭔지 알긴 하나? 에르네스트 산을 타면서도 그런 고려 전혀 안 했으면서. 꿈도 무엇도 아니었다, 천지 분간 못 하고 망상에 취했던 것뿐. (설령 꿈이 맞다 한들 뭐 그리 다를까? 인류의 역사며 유산이래 봤자 용 하나의 놀이에 좌지우지되는 건데. 학문적 성취고 거인의 디딤돌이고가 무슨 의미라고?)

숨이 막혀 오는데 무언가 머리에 덮였다. 뒤이어 맥박을 연상시키는, 규칙적인 약동이 머리부터 사지 말단까지 울리는 듯하더니 서서히 숨통이 트였다. 뭐가 어떻게 된 걸까? 주위를 가늠하려 했으나 흐린 시야에는 흑룡이 팔을 뻗은 것과 그가 입은 바다 빛 로브만 부옇게 보였다. 그런 가운데 그가 무언가(너무 낯설어서 언어로 추정해도 될지 헷갈리는)를 낮게 읊조리자 사방이 무(無)로 돌아가기라도 한 것처럼 고요해졌다. 그러다 어느 순간 흑룡이 부르는 듯한, 가락도 가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도 생전 처음 듣는 곡이 미약하지만 확실하게 머릿속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 음악은 추위를 막아 주는 온기 같기도 하고 몸을 받쳐 주는 활기 같기도 했다. 그리고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인데도 어쩐지 이 세계를 감싸고 보호하겠다는-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결의가 담긴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정신을 깡그리 불사를 것만 같던 두려움과 혼란과 흥분도 꺼져 가는 듯했다. 이 노래 자체가 마법인 걸까?

그렇게 차분해지자 몸이 무언가에 감싸인 채 받쳐진 게 느껴졌다. 눈앞엔 햇빛을 받은 바닷물처럼 윤이 나는 심청색 비단이 들어찼고, 귓가엔 부드러운 가운데 걱정 어린 목소리가 맴돌았다. 지금 이게..? 고개를 억지로 들고 보니, 흑룡이 잔잔한 미소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 무슨?! 퍼뜩 몸을 빼려 했으나 힘이 전혀 안 들어갔다. 몸이 녹아 버린 듯 노곤했다. 눈마저 감길락 말락인 가운데 차근차근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용족이 그 치부라는 걸 감추는 데 혈안이지는 않고, 용족의 전 대표처럼 인류에게 관여하면 벌을 받으며, 용족의 전 대표 일은 오히려 발바리아에서 기밀이라는 다독임이 꿈결 같았다. 그래도 한 가지는 똑똑히 와닿았다. 그가 레아를 안심시키고자 정말 진심을 다하고 있다는 것. 용 입장에서 레아는 미물일 수밖에 없는 일개 인간인데도.

그 여파일까? 그의 본래 모습, 만물을 집어 삼키는 거대한 암흑 같던 용의 모습이 지금의 인간 같은 모습과 환상적으로 뒤섞여 들었다. 맑은 물에 떨어진 물감처럼 까만 용의 이미지가 새하얀 빛 속으로 퍼져 갈수록 어느 부분이 인간이고 어느 부분이 용인지 알 수 없어졌다. 그러다 (인간 모습인) 그 특유의 미소가 보이고, 노을처럼 맑고 등불처럼 은은한 눈망울에 시선을 이끌린 것을 마지막으로, 레아는 완전히 의식을 잃고 늘어졌다.


// 나름 열심히 궁리하고 구글링으로 찾은 노래 해석도 참고했는데 올리려니 분량이 짧네요:(.. 게다가 레아 리타이어ㅇ>-<
>>236에서 공 들이신 게 역력하게 느껴져서 부응해 보고 싶었는데 말입니다(._.)a....... (도망)

245 ◆8nz3IZH4M2 (8zTVoTaLPs)

2023-02-08 (水) 11:48:22

아이고 도망치실필요야!!! 그리고 분량이 짧다는게 언제부터 의미가 바뀐거죠(.....) 라떼 이즈 홀스..... 씌익씍..... 1024자만 넘어가면 레스를 두개 써야했고..... 장문이라고 부담된다 했는데 .....

혀튼 지금 분위기 보니 하루 마무리 짓는 막레라고 생각하고 쪄와도 될까요? 그리고 다음 선레는 같이 준비해드릴께요!!

246 ◆Tkeoq3Vax6 (a5M16YtCsk)

2023-02-08 (水) 11:55:10

>>245
어, 짧은 게 아닌 건가요? 앞 레스보다는 짧은 거 같아서 지레 찔렸습니다 ^ㄷ^a

블랑님이 마법으로 깨울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안 그런다면 확실히 막레일 수밖에 없겠고요. 막레랑 새 선레는 느긋하게 준비해 주세요! (혐생이 꼬여서 오늘은 답레를 못 드립니다ㅇ<-<...)

247 ◆8nz3IZH4M2 (8zTVoTaLPs)

2023-02-08 (水) 12:54:24

>>246 아유 저도 선레는 쬐까 늦을꺼에요!! 저도 지금 혐생이이이이..... 파이팅 하세요!!

248 블랑 - 레아 (FIS0ngpevU)

2023-02-08 (水) 17:19:52

"이런."

그가 천천히 눈을 감은 여인의 모습을 보며 멋쩍게 웃고야 말았다. 실례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무게를 최대한 짊어진 셈이었다. 마법은 어디까지나 보조의 도구일 뿐, 모든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그녀가 그랬다. 완전히 한계에 달한 몸이 더 이상을 견디지 못해내고 무너진 것이었다. 하지만 용은 그것을 책망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스스로 나아가려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살아가는 존재이니까. 그러니까 그녀에게 더 큰 것을 요구하고 싶지 않으니까.
부드러운 손길로 그녀의 이마를 가볍게 쓰다듬어준다. 잠깐 자리에 앉아 그녀가 짊어진 짐을 자신이 대신 들어주고, 품안에 안긴 그녀의 머리를 팔로 받친다음 잠깐 자세를 낮춰 은은한 미소로, 마치 아버지와 같은 시선으로 바라봐주고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래, 성장해가는 것이다. 너도, 나도. 그렇게 천천히 나아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늦더라도, 느리더라도..... 천천히 발걸음을 맞춰가며 나아가면 되는 일인 것이야. 네가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다면, 지금처럼 도와줄테니까 말이다.

──그 순간, 그가 다시 한번 공간을 접어 들었다.

그가 이 곳에 도착한 순간 마치 약속이라도 하듯 리빙아머들이 그들을 향해 다가온다. 그는 천천히 레아가 가지고 있던 짐을 리빙아머에게 건네들었고, 뒤이어 레아를 받아들려는 리빙아머의 행동을 제지한다음 천천히 그녀를 조심스레 안아들며─소위 말하는 공주님 안기─ 레아의 방이 될 공간에 천천히 그녀가 뉘이고는 책상을 바라본다. 아직 필사가 다 되지 못한 책과 각종 연구자료들이 눈에 들어온다. 가볍게 그것을 바라보던 그는 이내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기척도 없이 방문을 나섰다.
이윽고 천천히 그가 요람의 메인테이블로 향한다. 메인테이블에서 가볍게 수인을 맺으니 천천히 다른 공간으로 나아감이 느껴진다. 요람이 지어지고 난 300년, 그녀의 습격이 있은 직후 자신은 최선을 다해 그 이유를 찾아냈고, 마침내 그는 딱 한장의 양피지─그는 양피지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아마 이 종이는..... 용들의 그것보다도 오래됐을지 모르는고로─를 찾아내었고, 요람을 짓는 500년간 틈틈히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 모든 것은 극비로 이루어진 일이었기에 그 어떤 이들도 모를 일이었고, 이 세상 오직 단 한 존재, 블랑만이 그 비밀을 지키고 있었다.
요람의 가장 핵심부, 블랑이 가장 공을 들인 최심부의 9중 결계를 열고 나아가자 몇권의 서적과 더불어 단 한장의 양피지가 자리 잡고 있었다. 블랑으로서는 알고 싶지만 절대로 밝혀져서는 안될 무언가가 지금 이 자리에서 아직도 그 비밀을 간직한채 가만히 잠들어 있었다.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던 블랑은 고개를 내젓고는 천천히 결계를 다시 치며 중얼 거렸다.

"눈(目), 귀(耳), 코(費), 혀(舌), 몸(身), 의식(意), 무의식(末那識), 가능성의 심연(阿羅耶識)..... 그 너머의 있는 것은 과연 도대체 무엇인가."

세계, 시간, 가능성, 우주, 차원,
모든 시공이 교차하며, 이 세상을 구하리니,
노래하라, 저 머나먼 세상에 닿도록.

레아에게 들려주었던 글귀의 소리가 천천히 블랑의 머릿속에서 범람해온다. 하지만 그는 천천히 그것을 사념의 한구석으로 밀어넣어놓고 다시 테라스로 올라선다. 잠이 오지 않는다. 용은 성장하기 위해 잠을 잔다고 하였으나, 그러한 잠을 자는 종족에게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밤하늘의 별을 보아하니, 오늘은 잠을 잘수 없을 것 같다며 그는 뜬눈으로 밤하늘을 응시할 뿐이었다.

//선레는..... 12시 쯤에 오겠습니다 헤헤

249 ◆Tkeoq3Vax6 (a5M16YtCsk)

2023-02-08 (水) 20:00:13

>>248
혐생 마무리하고 나니 막레가 왔군요XD!!

갑작스러운 리타이어가 꽤 찔렸는데..(._.)a 다행히 블랑님이 너그럽네요:) (인간의 수명상 블랑님이 봐주는 거만큼 천천히 나가다간 몇 발 못 가고 이승과 작별할 거 같다는 게 Epic Fail..? ㅇ>-< )

금용 누님이 노린다는 기록이 등장한 거 같네요 (설마 다음에 아마라식(阿摩羅識)이라는 게 나오는 건 아니겠지요:O? ) 누님이 저 기록을 못 가져서 안달인 이유가 뭘지 궁금해지는군요ㅎㅎ(아는 내용이면 어디든 베껴 적어 놔요 누님:d!!) 레아가 저 기록을 보게 될 일도 있을까요? (지금은 그닥 연이 없어 보이긴 합니다ㅋ )

한편 별 헤는 밤(....)을 보내면서 블랑님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도 궁금합니다:D 결계에 감춘 기록의 의미를 탐구했으려나요? 아니면 앞서 부른 노래의 의미를 곱씹었으려나요? (사실 전 해석 봐도 정확한 의미는 파악 못했다고 합니다^ㄷ^ㅋ)

250 ◆8nz3IZH4M2 (8zTVoTaLPs)

2023-02-08 (水) 20:15:45

>>249 사실 아무 생각 없었다 카더라요(.....)

진짜로 너무 생각이 많아서 생각이 없어진 상황입니다. 게다가 별의 별 일도 있었고 금룡덕에 머리아플 지경이니까요!! 선레는 제가 최대한 빨리 쪄올께요!! 저도 지금 혐생에 시달리는중이라 ㅜㅜㅜ

251 ◆Tkeoq3Vax6 (a5M16YtCsk)

2023-02-08 (水) 20:25:03

>>250
아이고야 현생에 시달리시면서도 막레 쓰신 건가요8ㅁ8ㅁ8ㅁ8ㅁ8ㅁ8ㅁ8ㅁ8 고생이 많으십니다 급할 거 없으니 현생부터 무탈히 수습하시길..!!

252 블랑 - 그리고 다음 날 아침 (NZfOqJWQlQ)

2023-02-09 (거의 끝나감) 01:10:26

결국 밤을 새버렸다, 라고 그는 가볍게 자조하면서 천천히 떠오르기 시작하는 아침을 보았다. 저 멀리서 가고일들이 날아와 신문을 조달하고 있었고, 시간에 맞춰 활동하도록 지시해둔 리빙아머들이 천천히 움직이며 청소를 하기 시작한다. 그것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던 그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분 것일까, 손가락을 튕기며 아침 준비를 하던 리빙아머 몇기를 멈춘 그는 그대로 식당으로 향하였다.

가볍게 청결(Clean) 마법을 몸에 두른 그는 익숙하리만치 여유로운 손길로 청색 앞치마와 검은색 두건을 두르고는 캐놀라인에서 사가지고 온 쌀, 농축된 장, 멸치로 만든 소스(멸치액젓), 다시마를 집어 넣고, 그 위에 물을 붓고는 그대로 후라이팬에 기름과 버터를 두르고는 마늘과 안심스테이크를 굽기 시작했다. 그렇게 잘 구워진 스테이크와 마늘을 건져낸 다음 소금과 후추로 가벼운 밑간을 두르고는, 아직 후라이팬에 남아있던 기름과 버터, 육즙에 아까 준비해둔 쌀을 붓고는 약불로 타지않게 천천히 저어낸다.
가볍게 냄새를 맡으니 달고 짠 내가 코를 자극하면서 맛있게 익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충분히 익었다고 생각하자 가벼운 향채소를 총총 썰어내어 그대로 밑간밥 위에 투하, 골고루 섞어내고는 그것을 자신의 그릇에 반, 레아의 그릇에 반을 집어 넣고는 아까 구워두었던 마늘과 함께 스테이크를 썰어 넣었다. 미디움으로 구워낸 고기의 겉면은 바삭하기 그지 없었지만 속안은 촉촉하니 부드러운 육즙이 살아있는 듯 했고 거기에 구운 마늘은 감칠맛을 더해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인근 새한테서 얻어낸 실한 달걀을 노른자만 골라내 준비하는 것으로 아침 식사 준비를 끝내고는 리빙아머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가운데 서빙을 준비시켜 둔다.

"누군가에게 요리를 해주는 건 처음인가."

생각해보니 어제 레아는 제대로 뭘 먹지도 못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이 스테이크 덮밥은 좀 무거운 음식이 아닐까 싶었지만, 그만큼 열량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잘된 판단이라 생각하며 그는 천천히 레아가 나오길 기다리고는 그대로 서빙되어지는 홍차와 함께 신문을 반쯤 접어들고 천천히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중 중요하다고 느낀 정보는 그대로 가볍게 표기를 하기도 하고 그걸 따로 마법을 이용해 필사를 해두고 스크랩─본래라면 분명히 신문을 잘라야 겠지만, 최대한 신문을 온존시키기 위해 신문은 보존마법을 걸고 스크랩용 기사는 따로 필사를 하는 방향으로 준비중이었다.─을 하는 것으로 아침 일과의 준비를 하기 시작하였다.

"오늘은 그래도 좀 자둬야겠군, 생활 리듬이 깨지면 그대로 수면기에 빠질테니까."

그러면 말짱도루묵이 된다는 생각에 쓰게 웃는 그였다.

//결국 1시 넘기게 될줄이야.... ㅂㄷㅂㄷ 죄송합니다 ㅠㅠ

253 ◆Tkeoq3Vax6 (WkzoLfvPOQ)

2023-02-09 (거의 끝나감) 13:51:53

>>252 아이고, 고생하셨습니다!! 잠은 푹 주무셨나 모르겠군요..(._.)
늦게나마 답레 쓰는 중인데 잘 모르겠는 부분이 있어서 레스 남깁니다. 지금 테이블에 블랑님의 요리와 홍차가 함께 차려져 있는 건가요?
(그나저나 밤을 꼴딱 새 놓고 손수 요리했네요..마법 기사한테 시켜도 레아가 모르고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데 8ㅁ8;; )

254 ◆8nz3IZH4M2 (3NiRizDyLk)

2023-02-09 (거의 끝나감) 15:07:01

>>253

그렇습니다!! 추가로 덮밥외에도 가벼운 스프라던가 여러가지 음식도 같이 차려져 있고 홍차도 있지만 리빙아머들에게 시키면 알아서 음료도 가져다 줄껍니다!!
여담이지만 저거 조리시간 딱 20분 걸렸습니다!! 인터넷에 1분요리 레시피로 있거든욬ㅋㅋㅋㅋ 밤에 저거 보면서 적다가 위꼴테러당한건 안비밀.... 실제로 있는 레시피니 여유되시면 한번 드셔보세요!!

255 레아 — 블랑 (WkzoLfvPOQ)

2023-02-09 (거의 끝나감) 15:58:08

산 어귀를 따라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 리노의 들판, 아장아장 걸음을 떼고는 으쓱해졌는지 엉덩이를 들썩이는 조카들이 보였다. 뒤이어 학교 도서관이 나타났다. 팀 과제 약속을 나 몰라라 한 팀원을 향해 소똥이나 밟으라고 저주했을 때, 그때 놀란 얼굴이 됐다가 키득거렸던 친구가 함께였다. 그러다 이번엔 공동 연구실 안, 용의 예상 서식지 지도가 등불에 비쳐 나타났다. 어디로 가야 용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지 아무도 없는 연구실에서 한참 궁리했던 것 같다. 어디로 가려고 했더라? 무심결에 고개를 돌리자 어둑한 가운데 벽에 붙은 용의 상상도가 스스로 빛이라도 머금은 것처럼 선명해졌다. 이윽고 그 그림들이 하나 둘 물감처럼 섞여 들어 새까매지더니, 사람 같은 팔과 거대한 꼬리가 두드러지는 흑룡의 형상으로 돌변했다.

흠칫 눈을 뜨자 아직은 낯선 천장이 보였다. 푹신한 침대와 체온에 더 포근해진 이불도 묘하게 어색했다. 정신은 똑똑한 것 같은데 몸은 남의 것인 듯 기운이 안 들어간다. 머리도 텅 빈 것 같다. 뭐가 어떻게....? 가물가물한 기억을 더듬자 햇빛 머금은 바다 빛-그러나 바다라기엔 너무 따뜻하고 굳건하던-에 감싸였던 감각이 의식 위로 떠올랐다. 맙소사!?!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썼다. 민망하고 당혹스럽고 면목없고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애도 아니고 무슨 꼴이야.. 학생이 되고부터는 아버지나 오빠들한테도 그런 식으로 실려 온 적이 없는데! (특히 셋째 오빠는 그 이전에도 레아가 매달리면 너도 컸으니 걸어다니라고 핀잔을 주곤 했다.) 어디로든 사라지고만 싶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무엇에 튕기기라도 한 듯 벌떡 일어나 앉았다. 순간 어찔해 허물어지다시피 벽에 기댔다. 그대로 눈 감은 채 숨을 고르다 보니 차츰 다른 기억도 또렷해졌다. 다시 생각해도 감당하기 버거운 정보였다. 그때 제대로 확인한 게 맞다면 들은 이는 없었고, 지금 떠오르는 (그에게 들은) 말이 맞다면 용족이 그 치부라는 것에 더는 관심을 갖지 없다지만, 속에 돌이 얹힌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발바리아가 어떤 나라인가? 페레스 대륙의 1/3에 이르는 판도는 둘째 치고, 인류의 문화를 주도하다 못해 그 언어까지 대륙 공용어의 위상을 차지한 국가다. 그런 나라가 용족 상당수도 몇도 아니고, 고작 용 하나의 나들이(?)로 세워졌다. 그렇게 간단히 좌지우지되는 문명에, 그 문명 중에서도 일부인 학문에 매달리는 게, 의미가 있을까? 그 용이 벌을 받았다 한들 인간 사회를 뒤엎는 용이 영영 안 나오리라는 보장이 있나? 용족에 대해 조사해 봤자 인류는 용족에게 농락당하는 신세에 불과하다는 사실만 절감하는 건 아닌가?

레아는 무릎을 그러안고 웅크렸다. 모르는 게 나았을 영역에 들어와 버렸다는 막막함이 몰려왔다. 하지만 물러나려 해도 발 디딜 데를 모르겠다. 왕립 연구원까지 된 이상 용족 연구는 생업이기도 하니까. 다 때려치고 산 리노로 돌아가면 나아질까? 어쩌면 다른 길(귀족 자제의 가정 교사라든가?)이 찾아질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그러면, 여기서 1달간 일하기로 한 건 어쩌나? 어제 그 난리를 피워 놓고 또 그만둔다고 해? 그렇게 간단히 충동적으로 결정해도 되는 문제인가? 그보다 지금 내 판단력이, 진로 같은 중요한 문제를 결정해도 될 만큼 양호한가? 모르긴 해도 아마 아닐 거다. 무릇 판단력이란 잘 먹고 푹 쉬고 마음도 어느 정도 안정시킨 뒤에야 온전한 법이다.

게다가.. 레아는 책상으로 눈을 돌렸다. 10페이지 남짓 겨우 필사한 <카다로스 제국사>가 그대로 널브러져 있었다. 저거 아깝다. 값어치가 웬만한 보물 못지않을 것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어떤 내용일지가 궁금했다. 또 용족의 습성도, 언어도, 그렇게나 대단한 존재라면 주님과도 접점이 있는지나 인류에게 뭘 어쩌고자 하는지도, 가능하면 전부 알아내고 싶었다. 하다 못해 언어라도 배워서 인류를 헤집어 놓은 그 용에게 욕이라도 한 바가지 퍼부어야 분이 풀릴 것 같았다. (아직 살아 있을지 모르겠고, -거짓된 인연일지언정- 가족과 친지를 안전하게 해 주려던 마음은 인지상정이라 막상 마주하면 아무 소리 못 하거나, 그 이전에 용이라 공포에 질리고 말지도 모르지만.) 미물의 망발로 여겨질 뿐일지라도, 그래서 뭐? 내가 이 세계에서 별 볼 일 없는 존재인 거 몰랐던 것도 아니고. (내가 있든 없든 세계는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리라는 거 쯤은 철 들면서부터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고 당장의 생각이며 감정이며 욕구가 없는 게 되나? 어쨌든 지금은 살아 있으니까 지금에 충실할 테다! 그래서 일어섰다. 여전히 기운은 없고 머리도 지끈거렸지만 움직일 만은 했다. 방 한 구석에 놓인, 빵빵하게 찬 가방을 보고서는 피식 웃음도 나왔다. 옷이 있으니 마음이 한결 낫네.

그렇게 옷을 갈아입고 머리도 제대로 묶은 뒤 방을 나왔다. 그러고서야 흑룡에게 뭐라고 할지는 전혀 생각지 않았다는 게 떠올랐다. 아이고, 두야. 갑갑해져 머리를 지그시 눌렀다. 뻗어 버려서 죄송하다고 사과해야 하나, 데려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사례해야 하나, 아니면 그 흉한 꼴은 잊어 달라고 사정해야 하나..? 머리칼을 쥐어뜯고픈 심정이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 난감함은 금세 가셨다. (흑룡이 있으리라 추정되는) 식당에 채 이르기도 전에 짭쪼롬하면서도 달작지근한 향과 육류 특유의 기름진 고소한 향이 코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빈 속의 헛헛함이 강렬해지며 입에 군침이 돌았다. 일전의 토스트는 이상하리만치 니글거리는 느낌이었는데, 확실히 상태가 나아지긴 했나 보다. 그래도 배꼽시계는 안 울렸으면. 안 그래도 차마 얼굴을 못 들 상황인데, 뱃속까지 요동쳤다간 부끄러움에 사람이 죽을 수 있는지를 강제로 연구하게 될지도 모른다.

조마조마한 기분으로 식당에 이르니, 테이블에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들, 특히 두툼한 스테이크에 뒤덮인 메인 음식(아마도 덮밥 같았다.)이 눈에 띄었다. 그도 일전과 마찬가지로 (문자 그대로 산 속의 굴인 여기에 신문이라니 보면서도 적응이 안 되지만) 신문을 읽고 있었다. 인사라도 해야 할지 방해가 안 되게 조용히 앉아야 할지 망설이던 찰나, 뭔가 미묘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곱씹을수록 용을 두고 하기엔 너무나도 안 어울리는 발상이지만, 어쩐지 생기가 부족한 느낌이랄까? 그에게 전음을 보낼 때 빛의 바다를 잠시 스쳤던 파동이 떠올라 더 께름칙한지도 모르겠다. 결국 레아는 제가 저지른 일을 어쩔지는 정하지도 못한 채 말부터 건네고 말았다.

"괜찮으십니까? 외람된 말씀이오나 피곤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256 ◆Tkeoq3Vax6 (WkzoLfvPOQ)

2023-02-09 (거의 끝나감) 16:03:01

>>254
진수성찬이다!! 부럽네요..8ㅁ8ㅁ8ㅁ8ㅁ8 아침이라기엔 거한 감도 있습니다만ㅋ 맛난 건 언제든 좋은 거니까요!!

요리잘알이신가 봅니다:D 게다가 허기를 극복하고 써 주신 선레였군요 ㅠㅠb 쓰느라 고생도 하셨고 블랑님이 용생 처음으로 차린 요리이기도 하니 레아가 센스 있게(?) 눈치를 챘으면 좋겠네요ㅎㅎ 방도..방도를 찾아보자 (: ) ('') ( :) (..)

257 ◆8nz3IZH4M2 (3NiRizDyLk)

2023-02-09 (거의 끝나감) 16:23:02

>>256

저기압일땐 고기앞으로 가는게 정상인거잖아요!! 맛난걸 먹어야지 힘을 쓰죠!!

여담으로 전 보조밖에 몰라요 . .) 형이 요리유튜브를 자주 보다보니 그거가지고 이거저거 해먹을때 같이 곁다리로 놀뿐이지.... 그리고 여담으로 레스주랑 다르게 블랑이는 요리가 취미입니다(?) 이거저거 맛난거 있으면 해먹어보는게 취미에요(????) 다만 요리대접을 누군가에게 하는거 자체가 레아가 처음인겁니다!!

그럼 블랑이 이실직고 하는것으로 답레를 가져오지요!!

258 블랑 - 레아 (NZfOqJWQlQ)

2023-02-09 (거의 끝나감) 16:55:15

그렇게 이것저것 확인하면서 잠시간 신문에 집중하고 있던 순간, 레아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확실히 잠이 보약이라고 하던가? 어제의 그 혼란스러운 모습보다는 한결 나아진 모습에 마음이 놓인 것인지, 그는 홍차에다가 각설탕 3개를 집어넣고는 천천히 휘저었다. 녹아내리는 각설탕의 단 내와 더불어 강해진 홍차의 향에 그가 찻잔을 들어올리고는 미소를 머금으며 가볍게 손을 튕겼다. 그와 동시에, 어제 아침과 똑같이 천천히 의자가 당겨져 자리에 앉으라는 듯한 태도를 보였고 그는 어깨를 으쓱이며 입을 열었다.

"아아, 내가 잠을 자라고 했는데, 이번엔 내가 잠을 안자버렸군. 왜 그런 날 있지 않은가? 잠이 묘하게 오질 않아가지고 결국에는 날밤을 세면서 시인마냥 센치해지는 그런 날 말일세. 그게 어제였던 모양이야."

가벼운 너스레를 떨면서 천천히 신문을 접고는 조용히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그러고보니 인간들 문화중에는 상석에 앉은 사람이 먼저 식기를 들지 않으면 식사가 늦어진다는 문화가 있었다고 했었나? 식구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동등한 입장에서 밥을 먹자고 이렇게 원형 테이블로 마련한 건데, 최소한 여기서의 예의는 차리지 않았어도 괜찮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하면서 그는 스푼을 들어올려 가볍게 밥을 1/4 스푼 분량을 떠내 입안에 넣었다. 양념이 잘 베어든 밥이 일품이었다.
살짝 노른자를 째서 흘러 넘치게 한뒤 밥에 비비니 순식간에 밥알에 노른자가 코팅되어지고, 담백한 맛에 양념이 어우러져 묘한 밸런스를 잡아낸다. 이전에 캐놀라인에 몰래 놀러 갔을때 음식점에서 나온 덮밥을 먹은 기억이 난다. 맛은 이것보다 조금 덜한데다가 양까지 미묘해서 그 감각에 자신이 조금 더 많이 한 것 치고는 확실히 잘 되었다. 그렇게 스테이크까지 한 점, 밥과 같이 넣으니 이래서 인간들이 미식에 열광한다 생각하며 만족한 미소를 머금고는 레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서 먹게나. 일단 취미 생활을 겸해서 요리를 배우고 간간히 즐겨 해먹었네만, 남에게 해준건 그대가 처음이네. 인간들이 한 것에 비하면 조금 아쉬울지도 모르겠네만, 한번 내가 제대로 된 요리사인지 한번 검증을 좀 해주겠나?"

어제의 그 무례─블랑 입장에선 그게 무례인지도 모를 것이다.─가 무색하게 블랑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살짝 윙크를 던지며 식사를 권하였다. 물론 레아가 원한다면 지금도 리빙아머들이 바로 미음이나 부드러운 음식을 준비해올 것이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진짜 맛평가를 들어보고 싶다는 것일까, 그는 기대반, 호기심 반 섞인 눈동자로 레아를 바라보며 식사를 이어나갔다. 물론 식사가 필요 없는 몸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었지만, 이렇게 고급진 입맛(?)이 된 이상 그 또한 인간들과 같이 맛에 대해 연구를 하는게 맞을 테니까.

"잘 먹고, 잘 자야 하네. 최소한 이 곳에서 일할 때 만큼은 마음과 몸이 편해야지 효율이 나올테니까. 그래, 쫒길 필요 없는 것이야."

그렇게 가볍게 덧붙이고는 포크를 이용해 스테이크를 한점 입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 확실히 손질 잘된 안심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육즙과 식감 모두 합격점이라고 생각하며 점심은 또 레아에게 뭘 먹여야 할지 메뉴를 고민하게 된 그였다.

259 레아 — 블랑 (WkzoLfvPOQ)

2023-02-09 (거의 끝나감) 20:33:37

기우였을까? 차에 각설탕을 넣는 모습이며 손끝을 튕겨 의자를 움직이는(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연관성이 없는 현상이지만 어제도 같은 일이 있었던 것이나 그가 온갖 소소한 일을 마법으로 다 해낸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마 그의 마법이리라.) 모습이 태연하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착각이었나 보다 하고 의자에 앉는데 가벼우면서도 (빛의 바다가 갑작스럽게 평온을 가장하는 인상을 주던 때에 비하면) 자연스러운 투의 대답이 돌아왔다. 이어 그는 보던 신문을 내려놓고 음식을 들기 시작했다. 마음이 놓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의문이 들었다. 용도 인간처럼 매일 일정 시간 이상을 자야 하는지(레아가 살펴본 문헌에서는 용은 잘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용이 동면을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용이 매일 잔다는 기록은 없었다.)도 궁금했지만, 그보다는 그때의 미묘한 파동이 마음에 걸렸다. 잠을 못 이룬 까닭이 혹시 그 동요와 관련 있지는 않을까?

"학교에서의 일 때문입니까?"

내뱉자마자 후회했다. 학교에서의 일이라고 해 버리면 자기가 엉망진창으로 굴었던 게 떠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건 자살행위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꺼내도 쪽팔릴 판에! 어디로든 숨고 싶은 기분으로 레아는 고개를 푹 숙이고 두 주먹을 무릎맡에 옥쥐었다.

"..그, 뭔가.... 일이 있으셨던 것 같아서.. 말입니다. 나중에 ..설명해 준다고도 하셨고...." 말하면서도 궁색했다. 이런 식으로 화제를 돌려 봤자 소용없을 것 같다. 그런다고 내가 저지른 일이 없던 게 되지는 않으니까. 얼굴이 열기로 팽팽해진 게 느껴졌다. 눈을 질끈 감고 잘 안 떨어지는 입을 억지로 움직였다. "학교에서는, ....저, 죄송합니다. 구경..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정말 숨고 싶다. (생각해 보면 여기 온 뒤로 돌이키기 민망한 실수만 연발인 것 같다. 이제 겨우 사흘째인데!) 그렇게 바짝 타드는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흑룡은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예사로운-그러면서도 어딘지 즐거운 듯한- 투로 식사를 권할 뿐이었다. 게다가 직접 만든 요리라니 놀랄 노 자다. 여기 와서 본 음식(그가 개발한 마법 기사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이 모두 인간식 음식이긴 했지만, 그런 요리를 용이 직접 했다고? 얼떨떨했다. 용이 직접 만든 요리를 대접받다니 이 무슨 신비 체험이야..? (생각해 보면 학교와 집, 혹은 학교와 기숙사만 오갔다 보니 가족이 아닌 이가 자신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 준 것도 처음이다. 그런 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도 딱히 없지만, 사람이 아니라 용일 줄은 더 몰랐다.) 다만 요리 검증은 가능할지 모르겠다. 동기들은 맛없다고 투덜거리는 교내 식당의 식사도 레아는 (생선이 나왔을 때 빼곤) 곧잘 먹었으니까. 딱 한 번, 속에 쌀밥만 넣은 샌드위치만은 먹으면서도 황당했지만. 생각하니 목이 타 차부터 들었다. 향긋하고 뜨끈한 액체가 목구멍을 따라 들어가는 감각이 또렷이 느껴지며 속이 훈훈해지는 기분이었다.

"..제 소감으로 검증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그가 한 대로 노른자를 밥에 비비고 고기를 얹어 먹자마자 감탄이 나왔다. 미각이 예리하기보다 둔감한 편이고 그다지 다양한 요리를 먹어 보지 못했는데도,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확실히 왔다. 씹을수록 맛이 풍부해지는 게 무척이나 고급스러운 느낌이랄까? 그래서 아무지게 꼭꼭 씹어 삼키고는 조악하게나마 소감을 말했다.

"맛있습니다, 굉장히요."

한 입만 먹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맛이라 생각하며 마저 드는데, 심신이 편하도록 잘 먹고 잘 자라는 당부가 들려왔다. 하나하나 살뜰히 마음 써 주는 게 새삼 고마우면서도, 어제 밤을 샌 이에게 듣기엔 안 어울린다는 생각이 앞섰다. 더구나 용의 체격을 생각하면 지금 그의 식사량은 역시 너무 적다. 괜찮을까?

"블랑님이야말로 너무 적게 드시는 것 같습니다만. 그렇게만 드셔도 지장이 없으신 겁니까?" 말하다 보니 용의 수면 시간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도 다시금 궁금해져 덧붙였다. "잠도.. 얼마나 주무셔야 하는 건지요?"

260 ◆Tkeoq3Vax6 (WkzoLfvPOQ)

2023-02-09 (거의 끝나감) 20:41:16

>>257-258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확실히 꼭꼭 씹어 먹으면 몸보신은 될 것 같습니다 :)
음식 섭취를 안 해도 되는데도 요리가 취미라니 신기하군요:O 진정한 미식가! 설거지옥은 마법으로 처리하거나 마법 기사에게 맡기려나요(._.)? (부럽다!!) 어쩌면 인간의 요리까지도 연구 분야에 포함시킨 건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근데 아침 먹으면서 점심 메뉴 고민이라니 어째 익숙한 모습이군요ㅋㅋㅋㅋ (너무 익숙해서 흠칫할 정도 :|!!) 즈이 애 챙겨 주자고 궁리하는 거라 고맙기도 하고요:D! 블랑님의 마음 씀씀이에 걸맞은 답레가 되었길 바랍니다 :)

261 ◆8nz3IZH4M2 (3NiRizDyLk)

2023-02-09 (거의 끝나감) 23:36:34

>>260 이걸 이제사 보다니....!!

설거지옥은 우리의 유능한 리빙아머들이 열심히 일할껍니다!! 물론 초창기엔 프로그래밍 지옥에 빠져서..... 날려먹은 접시만 수십장(.....)..... 물론 진짜 오래사는 종족이다보니 별의 별 취미는 다 돌린다 보시면 됩니다!!

언제나 일상인거죠a!! 뭐랄까 지금의 블랑은 딱 그 모습이지 않나요!! 비일상적인 존재인데 어떻게 보니까 가장 일상에 가까운 그런!!

262 ◆Tkeoq3Vax6 (Za10qo9BU6)

2023-02-10 (불탄다..!) 00:07:54

>>261
용생이 부러운 저는 루저입니다 젠장:( 하도 이거저거 하다 보니 인간 신분 하나 구해서 인간 사회에서 놀기도 하나 보군요 근데 그쯤이면 마법 기사들은 모조리 이름 바꿔야 할 듯합니다ㅋ 하우스키퍼라든가요..^ㄷ^a?

124에서 경박함을 뒤집어쓴 평범함 vs 평범할것 같은 비일상이라고 하셨던 거 사실 정확하게 이해는 못했었는데 말씀 듣고 보니 후자가 블랑님인 거 같군요 그럼 전자가 금용 누님일까요? (근데 평범하다기엔 너무 미인이시고 성격도 너무 화끈하십..(._.)a )

아 이건 뜬금 궁금해진 것입니다만.. 레아가 발바리아의 진상에 충격 먹은 나머지 용족 연구를 그만둘 작정을 하고 블랑님이 채용 제안을 무르게끔 하고자 1달간 파업(..;;)하는 초강수를 뒀다면 블랑님은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263 ◆8nz3IZH4M2 (ytqYylmSY.)

2023-02-10 (불탄다..!) 00:22:43

>>262

오래사니까 지루해서 뭐라도 하려는거 아닐까요! 사실 용들이 죄다 무기력한건 전부 그때문이긴 해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완벽에 가까운데 거기에 오래 살아! 뭘해도 재미없어!1 그러니까 잠이나 잘래!! 그렇게 모두가 히키코모리가 되어가다가 결국 전부 별의별 취향이 생기는거죠!!
그래서 블랑도 명칭은 고심중입니다. 무슨 이름을 붙여야 잘 붙였다고 소문이 날까? 라는 느낌으로요!! 그래서 지금 몇기 빼고 죄다 용인의 형태로 디자인을 바꾼다음 드래곤메이드(네, 유희왕 드래곤메이드)라고 이름을 붙여야 하나 같은 개그성 생각도 하는 중입니다

과연 블랑을 싫어하는게 그녀 뿐일까요 :)

아, 그게 궁금하셨군! 그거 제가 레스로 적어다 드릴께요!! 후후후후 재밌는 소재가 생겼다!!

264 블랑 - 레아 (ytqYylmSY.)

2023-02-10 (불탄다..!) 00:43:06

"음, 일단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기 이전에, 용의 생태중 일부를 먼저 말해주겠네. 용들은 일정 나이가 되면 더이상 섭식으로 에너지를 채우지 않는다네, 왜냐면...."

그와 동시에 그가 천천히 손을 내민다. 무언가 형상이 점점 잡혀가더니 이내 그의 손 위로 보석의 형상을 갖춰갔다. 그 빛은 어떤 보석보다도 은은하지만 확연한 빛을 내고 있었으며, 그 빛 속에서는 강한 힘이 농축되어 있다는 것을 어느 누군가가 보더라도 알 수 있었다. 아마 지금쯤이라면 레아도 눈치를 채지 않았을까? 지금 이 보석이 내고 있는 힘의 파장이 다름아닌 그와 전음을 나눌때의 그 정신 파형하고도 많이 유사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내 심장일세."

별 다른 큰 감흥 없이 자신의 치명적인 부분을 겉으로 내밀어보인다.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이었지만 가족 만큼이나 믿고 있다는 뜻인 걸까? 블랑은 그렇게 말하고서는 천천히 자신의 심장을 다시 자신의 안으로 밀어 넣은다음 헛기침을 하고는 레아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잠깐 동안이지만 자신의 몸 바깥으로 심장을 꺼낸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힘을 소모하는 일이었으니까, 인간으로서도 자신의 심장을 직접 꺼내어 보여준다는 기행은 절대로 불가능하리라.

"뭐 잠깐 동안 정도는 바깥으로 보여줄수 있지, 중요한 것은 그 점이 아니지만 말이야. 용의 심장은 거대한 마정석을 극한의 고밀도로 압축시켜 놓은것이라고 보면 된다네. 인간들 말로는 거대한 화로로 돌리는 물레방아 중, 절대로 꺼지지 않는 화로라 봐도 무방할 것이야. 그렇기에 섭식을 함으로서 얻는 에너지가 그다지 필요가 없지. 그래서 용들은 그만큼 수면기를 가지게 된다네. 왜냐하면 그만큼 심장이 성장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그래서 용들이 자신들만의 레어에 자리 잡고, 짧게는 몇십년, 길게는 몇백년을 잠들어 있는다고 생각하면 되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그것을 하루단위로 환산하여서 최대한 쪼개서 잠을 자는 것으로 심장의 크기를 조금씩 키워나가는 방향을 가닥 잡았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고."

물론, 그마저도 어떻게 이론상 있던걸 그냥 억지로 끼워맞춰 성공시킨거지만 말이지, 라는 가벼운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를 흘러가듯 하고는 천천히 덮밥을 한입 입안에 넣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혼자 있을때는 아무리 맛있는걸 먹더라도 금새 물리고야 말았는데, 어느순간 가족에게 밥을 해준다는 생각으로 요리를 하니 본인도 만족하게 되는 기분이었다. 거기다가 맛있다고 한다, 물론 어떠한 미사여구도 붙지 아니하였지만 그속에서 느껴지는 진심이란 미사여구는 그 어느때보다도 그의 기분을 좋게 해주고 있었다. 이번 점심도 한번 직접 해볼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메뉴를 고르던 와중, 직전에 하던 이야기 주제가 떠오른 것인지 그가 수저를 놓고 깍지를 낀 채 조금 심각한 표정으로 레아를 바라보았다.

"레아, 혹시 그대의 학교에 이런 학생이 재직중인지 알고 있는가?"

잠깐 숨을 고른 그는 천천히 자신이 떠올린 모습을 구두로 묘사해내기 시작했다. 허리까지 오는 금색 장발에 끝부분을 살짝 컬을 주고, 어느나라 공녀 못지 않은 기품과 몸매와 더불어 아름다운 미모, 하지만 왠지 모르게 차갑고 냉혹함 마저 느껴지는 비취색 눈동자까지. 게다가 그녀의 성격상 아마 자신을 모범생처럼 위장했을지도 모른다는 설명과 더불어 그녀와 만난적이 있냐는 질문까지 덧붙이는 블랑이었다. 적황색의 눈동자가 레아를 직시한다. 그안에 담긴 감정은 다름아닌 [걱정]이었고.

265 ◆Tkeoq3Vax6 (Za10qo9BU6)

2023-02-10 (불탄다..!) 00:45:04

>>263
Aㅏ.. 그래서 전임 대빵님이 인간네 영역을 뒤집어 버리는 초유의 사태까지 터졌나 봅니다:( 뭔가 여러모로 초월적인 게 영생은 안 된다는 거 빼면 그리스 신들 같기도 합니다ㅎㅎ (그리스 신들은 지들끼리 지지고 볶느라 바빠 보인다는 차이는 있습니다만..^ㄷ^a )

유희왕은 못 봐서 지금 처음 들었습니다만.. 남캐형 마법 기사도 있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 일괄 메이드면 좀..(._.)a 미묘해질 것도 같습니다ㅋ

원한을 뭐 얼마나 많이 사신 겁니까, 블랑님은?

엇? 그냥 썰풀이여도 됩니다:O 읽는 저야 디테일하면 더 재밌겠습니다만 줄글 길게 쓰기 기 빨리지 않으신지요?

266 ◆8nz3IZH4M2 (ytqYylmSY.)

2023-02-10 (불탄다..!) 00:51:37

>>265

그래서 알고 보면 은근히 많이 유희 나가있을 거라고 하는거고요!! 이 히키니트 드래곤들은 오락거리가 그정도뿐이라...

가만히 있어도 미움을 받는겁니다(.....) 블랑 본인은 의도한 게 아니에요!!

그런 소재를 두고 썰풀이라닛!!

내일까지 쪄옵니다!!

267 레아 — 블랑 (Za10qo9BU6)

2023-02-10 (불탄다..!) 03:03:59

눈이 휘둥그레졌다. 용은 나이를 먹으면 영양분 섭취가 필요 없어진다? 상상도 못한 사실이었으나 그의 커다란 본체가 떠오르자 다행 같기도 했다. 그 거대한 몸을 영양분 섭취로 지탱해야 했다면, 에르네스트 산은 물론이고 용의 서식지 인근에 사는 동물들은 진즉에 멸종하고 말았을 테니까.

그런데 그가 손을 내미는가 싶더니 그 위에 뭔가 나타났다. 서서히 형체를 갖춰가는 그것은 얼핏 커다란 보석 같았으나 보석과는 달라 보였다. 그것은 레아가 이제껏 본 그 무엇보다도 투명해 새까만 색이 아니었다면 공기와 구별하기 힘들 것 같았고, 표면은 각이라곤 없이 매끈한 듯하면서도 미세한 한 면 한 면이 이채롭게 반짝였다. 그런 가운데 보석(?)에서 뿜어져 나와서는 그 주위를 물결처럼 구름처럼 에워싼, 신비스러운 적황색 빛은, 처음에 출입증으로 그에게 말을 건네느라 끙끙대던 때 접했던 그 빛의 바다를 연상시켰다. 어디로 보나 평생 하기 힘들 게 자명한 구경거리이긴 한데 얘기 중에 왜..?

그런 의문을 품을 찰나, 이어지는 말에 입이 딱 벌어졌다. 기가 막힌 나머지 순간 숨도 안 쉬어졌다. 그의 손에서 심장이란 게 사라지고서야 이게 무슨 상황인가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심장이라니, 공격이라도 당했다간 죽기 딱 좋은 장기잖아. 그런 걸 보란듯이 내보여? (생명체가 자기 장기를 몸 밖으로 꺼내는 게 가능하다는 거부터가 기괴하다만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닌 거 같다..) 정령한테 속았을(?) 때 내가 제일 무방비한데 누굴 걱정하냐고 투덜거렸는데, 그거 취소다. 이 용, 진짜 끔찍하게 무방비하다!

"그런 걸 아무한테나 보이면 어쩝니까!? 제가 해코지라도 했으면 블랑님은 죽었습니다!"

거의 사자후를 토했다가 아차 싶어 얼굴을 가렸다. 답답한지 걱정되는지 화가 나는지 헷갈렸다. 대체 뭘 믿고 저런담? 자신을 향한 황당하리만치 무조건적인 신뢰며 뭘 해도 마냥 받아줄 것만 같은 허용적인 태도가 어디에서 비롯된 건지 도무지 감도 안 왔다. 이 혼란스러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흑룡은 태평하게 용에게 식사 대신 수면기가 필요한 원리나 늘어놓았다. 분명 엄청난 정보였지만(어떤 방식으로든 수면 시간의 총량을 맞추어야 성장한다는 것이나, 길게는 수백 년을 자는 용도 있다는 것이 특히 그랬다. 어쩌면 드래곤 슬레이어를 자칭하는 인간 중에 잠든 용을 공격했던 이도 있지 않을까?)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게 현실인가 싶어 마른 세수부터 하게 되었다. 음식을 만들어 주고도 맛있다는 한마디만으로 흡족해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더 갑갑해 한숨만 푹푹 나왔다.

"그리 좋으십니까? 대접은 제가 받았는데요.." 볼멘소리가 절로 나왔다. 무슨 아낌없이 주는 나무도 아니고. 천 년 넘게 살았으면서도 이렇게 퍼 주는 성격이면, 꿍꿍이 있는 지성체한테 걸려서 고생을 해도 수십 번은 했겠다. "인간한테든 용한테든 다른 종족한테든 이용당하다 낭패 보신 적 없으십니까?"

그런 적이 없어서 마냥 베푸는 건지, 그런 적이 있는데도 천성이 저런 건지 모르겠다고 혀를 내두르던 중 한 가지 가설이 떠올랐다. 혹시 이 용, 인간처럼 타자와 교류하고 친밀감을 쌓고픈 욕구가 있는 걸까? 여태 봐 왔던 기록에 공통적으로 용이 군집 생활을 하지 않는다고 쓰여 있어서 용은 당연히 독자적으로 사는 생명체이겠거니 했는데, 그렇지만도 않은 건가? 하기야 그의 말대로면 용도 대표며 규칙을 정해 가며 동족과 일종의 사회적 교류를 하기는 하는 모양이니, 인간 수준으로 사회적 욕구가 강한 용도 있을 법은 하다. 그런 성향인데 가족을 만들 기회는 없었다면(외형 때문에 결혼은 무리였다고 했으니까) 타자와의 교류에 혹하는 건 당연한 결과일지도.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쉽게 신뢰하고 정을 주다간 다치기도 쉬울 것 같은데. 난감한 분이네.

어쩐지 목이 말라 와 다시금 차를 넘기는데, 흑룡이 돌연 심각한 표정을 띠더니 어떤 용학 생도에 대해 물어 왔다. 듣자니 올해 연구원들 사이에서도 화제에 올랐던 그 생도다. 어울려 보고 싶은데 어쩐지 말을 못 걸겠다던 연구원만 몇 명이더라..? 들을 땐 실소가 나왔으나, 언젠가 먼 발치로 스쳤는데도 절로 눈길이 갔던 이후로 왜 생도들뿐만 아니라 연구원들까지 난리였는지 알게 되었다. 그런데 흑룡이 그 생도는 어떻게 알까? 그런 의문이 스치자마자 (흑룡이 인간으로 변한 모습을 막 보고서) 눈에 띄게 빼어난 외모의 소유자는 용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게 떠올랐다. 세상에, 바로 앞에 용이 있었던 거야? 연구원들 이제껏 헛짓 했네.. 속으로 농담 반 자조 반인 한탄을 하던 중 그의 시선에 흠칫했다. 따뜻한 색채의 눈동자가 바람에 일렁이는 촛불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덩달아 긴장이 되어 마시던 차를 놓았다.

"올해 입학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저와 교분은 없었습니다. 혹시 그 생도가 용족입니까?"

268 ◆Tkeoq3Vax6 (Za10qo9BU6)

2023-02-10 (불탄다..!) 03:09:58

>>266
내일(이미 오늘일까요?)은 잇기 어려울 것 같은데 if성 줄글까지 작성하겠다고 하셔서 조금 달려 봤습니다:D!

놀거리가 인간이나 아인종의 영역에 기웃거리는 거뿐이라니, 거 용생 즐거운지 무료한지 모르겠군요..(._.)a 그래도 전임 대빵님처럼 큰 파장을 일으키는 용은 없어야 할 텐데 말입니다:(

가만있어도 미움받는다고요? 설마 외형 때문입니까? 그런 거면 되게 착잡합니다..8ㅁ8ㅁ8ㅁ8ㅁ8ㅁ8

269 ◆8nz3IZH4M2 (a7q2bhBUmA)

2023-02-10 (불탄다..!) 12:19:04

>>268 아닛 답레 길어!! 그와중에 어르신(??)을 걱정하는 손녀(?)의 모습과 같은 느낌이네욬ㅋㅋㅋㅋㅋㅋ 그럼 이제 제 차례군요

뭐 대마법사? 아니면 불세출의 기사? 이런 느낌이 있는 것 중에서 16분의 1확률? 정도로는 용일껍니다!! 대다수는 소소하게 여관이나 이런것을 즐기거나 모험가일도 해유!!

어딜가나 인종(?)차별은 있는법이니까요 ㅎㅎ.....

270 ◆Tkeoq3Vax6 (ccA5e1gmtg)

2023-02-10 (불탄다..!) 12:55:02

>>269
길이야 상황 따라 달라지는 거니 괘념치 않으셔도 됩니다:) 레아가 사서 걱정하는? 잔걱정이 많은? 타입이기도 하거니와 제가 보기에도 블랑님 은근 위태롭게 보이는 구석이 있습니다..(._.)a

여관 주인이 사실은 드래곤이었다 하면 기절초풍하겠군요 용 모험가 중에 드래곤 슬레이어가 되겠다며 동족 살해를 시도하는 경우..는 없겠죠? ^ㄷ^;;;

단순히 그런 이유로 하는 차별이라면 사라져야 마땅한 건데 말입니다..8_8

271 블랑 - 레아 (ytqYylmSY.)

2023-02-10 (불탄다..!) 15:34:04

"하하하하하하!!"

사자후를 내지르는 레아의 반응에 아까전에 질문을 던지던 진지한 태도가 강제 무장해제 당하고 그대로 웃음을 터트리고야 만다. 최강의 종족인 용종에게 그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오직 레아만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애시당초 무방비하다고도 볼수 있었겠지만 처음부터 겉으로 심장을 드러내는데 아무런 방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마법의 조종답게 강한 마법도 부릴수 있을테고, 게다가 블랑은 그 특유의 공간을 다루는 힘을 선보이며 그것을 막아낼 수 있을테니까. 즉 무방비한 행동이지만 언제든지 대비가 되어 있었다는 뜻이리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진정시키기라도 하듯 천천히 홍차를 입에 머금으며 입을 열었다.

".... 일단 짐작하는 대로, 용일세.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이야. 나와 같이 이런 호의적인 존재가 있는가 하면, 다른 존재들은 그러하지 않을수도 있을테니. 그리고 그녀가 그로인해 유희를 방해 받는다면, 나 또한 어떻게 비호해주기 어려우니 말이지. 용들 사이에서는 법은 없지만, 암묵적인 규칙이라고 해야 할까, 유희중인 상대에게 함부로 간섭할수도 방해해서도 안된다는 것이지."

백에 백, 그녀는 레아에게 접근 할 것이다. 최대한 외관을 보이지 않게, 또 자신의 마나임을 드러나지 않게 만반의 대책은 세워 뒀으나, 분명히 그녀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레아에게 해를 가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역으로 레아 본인을 이용해 자신에게 거절할 수 없는 협박을 가할지도 몰랐으니까. 그 사특한 눈동자를 떠올리자 그의 표정이 조금 굳어져 갔지만, 그래도 유희중인 용은 본인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규칙도 있었으니까. 아마 그녀가 생각이 있다면, 무조건 그렇게 행할 것이다. 그만큼, 고룡들의 감시는 엄중하였으니까, 전대 로드의 사건 이후로 더욱 심해졌고.

"저번에 정신 파형이 흔들림을 잡아냈다 했었지? 그대와 헤어지고 나서 가볍게 충돌이 있었네. 악연이라면 악연이고, 숙명이라면 숙명이니까."

그 순간, 심처에 남아있는 문헌이 떠오른다. 미리 그녀에게 말해두는 것이 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것만큼은 아직 그녀에게 너무 무거운 족쇄라 생각이 뒤덮자 그에 대한 안건은 철회, 천천히 홍차를 한모금 들이킨 뒤 어느새 나온 설탕을 뿌린 러스크를 한조각 꺼내 입에 넣으며 대화를 이어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이내 따스한 미소를 머금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이리 행동하는 이유가 궁금한가?"

확실히 그러하였다. 그는 용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이들보다도 인간적이었으며, 또 호구라고 놀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레아에게 잘 대해주는데다가 지금까지의 행보로 봤을때, 다른 이들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줄 것이다. 아마 이는 레아도 분명히 짐작할 수 있을 법한 부분이리라. 성격이 온화하고 부드럽다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세계에서 살아가기 힘들테니까. 다 식은 차를 마저 비워낸 그는 리빙아머 한 기로 하여금 자신의 찻잔에 커피를 한잔 더 채워달라는 명령을 내린 뒤 아주 잠깐, 아련한 빛을 띄우며 입을 열었다.

"아주, 먼 옛날이었어, 아주 먼 옛날..... 언제인지는 나도 조금 가물가물하군. 그때 알게 된 한 존재가 죽기 직전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 해주더군. 마음 내키는 대로 나아가라고,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은 스스로 정해보라고. 그 끝에 뭐가 있건 그것이야 말로 본인이 바라는 것이라고. 그래, 지금 꽤 꼴사납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꽤 후련한 기분일세. 이렇게 마음을 주고 믿을만한 사람을 옆에 뒀다는 건 말이지."

아주 짧은시간이었다. 하지만, 존재가 존재에게 믿음을 나누고 신뢰를 쌓는데 그 시간의 길이가 중요할까? 지금 블랑은 레아에게 직접적으로 이렇게 묻는 것이리라.

//
>>270

에이 그래도 레아가 직장 후임인데 믿어야죠! 블랑도 나름 각오가 되어 있는 남자라고요!!(?)

어..... 그런 경우는 거의 없고 동료중에 그렇게 나서려는 놈들이 있으면 미리 원천 봉쇄를 하려고 하지 않을까요!!

참고로 지금 대화에 나왔던 저 대사는 1천년 전, 즉 요람 세우고서 금룡누님 습격 이후에 마음적인 동요를 이기지 못하고 유희에 나섰다가 (당시 테마는 뒷골목 조폭이었습니다) 자기 위쪽 간부가 죽기 직전 자신에게 남긴 유언 비스무리한 겁니다. 그 말 덕분에 자신의 가짜 시체를 만든 다음 유희를 끝내고 다시 요람 제작에 전념했지요. 6년이라는 짧은 유희였지만, 그때 블랑은 꽤 멘탈치료가 됐다고 하네요 읍읍

272 레아 — 블랑 (Za10qo9BU6)

2023-02-10 (불탄다..!) 21:08:51

어안이 벙벙했다. 이게 웃을 일인가? 당신 방금 죽을 뻔했다고 한 건데? 경계심 좀 가지라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치미는 걸 덮밥을 밀어 넣어 눌렀다. 저 정도면 말해 봤자일 것 같아 맥도 빠졌다. 저 폭소가 심장을 공격당해도 끄덕없다는 방증이면 차라리 좋겠다. 분풀이처럼 음식물을 씹는데 흑룡이 그 생도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인간에게 비우호적인 용이라, 상상 못할 바는 아니다. 아니, 너무 상상이 잘 되어서 두려웠다. 용족의 치부라는 것을 들었을 때 그토록 공포스러웠던 것도 용족의 분노를 샀을까 봐였으니까.

그래서 흑룡이 그 생도, 아니, 그 용과 사이가 나쁘다는 말에는 바짝 긴장부터 되었다. 이대로는 체할 것 같아져서 남은 차를 모조리 들이켰다. 대놓고 충돌도 할 만큼 흑룡에게 악감정을 품은 용이라면, 레아가 (1달짜리 계약이라 해도) 흑룡 휘하의 인간인 걸 알 경우 곱게 볼 리 없을 것 같다. 최악의 경우 흑룡 대신 자신에게 화풀이를 하려 들지도 모른다. 그러면 어쩌나? 용들 싸움에 등짝 터지는 인간 신세는 사절이다. 그네들에게 하잘것없는 존재라고 해서 휘둘려도 아무렇지도 않은 건 아니니까. (용족 전 대표에게 욕이라도 퍼붓고 싶은 까닭도 그래서 아니던가.) 하지만 용을 무슨 수로 당해 낼까? 한숨이 나왔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연구원과 생도의 접점은 그 생도가 후임 연구원으로 들어오지 않는 한 별로 없으니, 흑룡과의 관계를 들키지 않길 바라며 철저히 공적인 관계로 머무는 수밖에.

"연구원과 생도가 교류할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정도의 거리만 유지하고 일절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그 용과 마주했을 때 과연 겁먹은 티를 안 낼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 여느 생도에게나 할 언행만 하고 못 할 언행은 삼간다면 어떻게든 될 거다. 그럴 거라 믿고 싶었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고 보니 어느새 손이 떨리고 있었다. 레아는 손을 테이블 아래로 감추고 심호흡을 했다.

그런 터라 흑룡이 화제를 바꾸어 준 것은 반가웠다. 더욱이 그 화제는 레아 역시 알고 싶은 것이기도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의 태도는 타자와 교류하려는 사회적 욕구란 것을 감안해도 너무나 경계가 없었으니까. 이제까지와 마찬가지인, 잔잔하게 고운 미소를 보면서도 그 경계 없음으로 인해 상처를 받진 않을지가 염려될 만큼. 그래서 집중하려니, 선량해 보이는 눈이 아득히 먼 어딘가를 향한 듯 그윽한 빛을 띠었다. 그러면서 나온 사연은 그가 거쳐 온 오랜 세월이 무색하게 그에게 각인된 과거의 편린. 거기에는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가치관이 묻어나 있었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면 결과가 어떻든 후회는 없을 거라는 의미일까? 그렇기에 레아를 신뢰한다고 피력하는 걸까? 감탄이 나왔다. 용감하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기 자신에게 솔직한 것, 그런 마음가짐은 강인한 것을 넘어 숭고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말리고 싶었다. 선택의 순간 아무리 간절한 마음을 품었다 해도 그 마음은 결과에 따라 바래지기 십상이니까. 가령 목숨 걸고 나라를 세운 개국공신이면 토사구팽을 당해도 후회가 없을까? 친구를 신뢰해서 돈을 빌려 줬다가 돌려받지 못하는 사람은? 그 외에도 숱한 경우가 선택에 대한 만족은 결과에 좌우될 수 있음을 웅변한다. 게다가 개별 지성체가 신뢰를 지키고자 애써도 상황이 신뢰를 박살 내는 일도 드물지 않다. 창업 군주와 개국 공신의 신뢰 관계가 아무리 굳건해도 개국 공신의 존재가 다음 군주에게 위협이 된다면 그 공신은 토사구팽당할 가능성이 크고, 흔쾌히 돈을 빌려 준 것에 감사하고 친구를 더욱 신뢰하던 이라도 능력이 안 되면 돈을 못 갚을 것이다. 그런 문제를 고려하면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용이 날 신뢰했다가 후회하게 되지는 않을까? 과연 내가 어떤 상황이 닥쳐도 그의 신뢰에 부응할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없다. 난 내 안위가 가장 중요한,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니까.

그의 신뢰에 부응하고자 노력해서 주님께 감사 기도가 절로 나올 만한 결과를 얻는대도 문제다. 흑룡이 털어놓은 사연에는 사별의 흔적도 있었다. (그에게 영향을 미친 가치관이 다름 아닌 누군가의 유언이니까.) 그도 그럴 것이, 용은 수명이 엄청나게 긴 만큼 사별도 수차례 겪었을 것이다. 사별이 얼마나 깊은 상흔을 남기는지 아직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안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사별에 무뎌지지는 않는다는 거. 그게 문제다. 내가 인간인 이상 아무리 발악해도 100년 이상 살기는 어렵다. 하지만 용에게 100년은, 인간에게 한 철이나 다름없는 짧은 시간일 거다. 그렇다면 신뢰를 깊이 쌓을수록 감당해야 할 괴로움이 늘어나는 것 아닐까? 그런 걸 생각하면 난 결코 저 용처럼 용감해질 수는 없다.

"꼴사납다는 생각 안 했습니다. 오히려 감탄했습니다. 스스로에게 그렇게까지 솔직하실 수 있다는 점에요. 다만 제가 어떤 상황에서도 블랑님의 신뢰에 부응할 수 있는 인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고, 그로 인해 블랑님이 후회하실 만한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해도 아시다시피 제 수명은 블랑님껜 한 시절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전 블랑님만큼 의연해질 수는 없습니다. 좀 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지나친 신뢰는 거두시는 편이 블랑님께도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273 ◆Tkeoq3Vax6 (Za10qo9BU6)

2023-02-10 (불탄다..!) 21:15:33

>>271
현생이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되어서 답레 달아 봤습니다:D

직장 후임이라고 너무 믿으면 곤란하지 말입니다..(._.)a 직장 관계는 어디까지나 비즈니스 ㅇ>-<

하긴 아무리 지루해서 미쳐 돌았대도 동족을 죽이겠다고 설치는 개체를 두고 보지는 않겠네요ㅎㅎ

방황하는 청소년기(?)를 수습해 준(??) 사건이었군요:O 그러고 보니 시트의 블랑님 테마곡 중에 바뀐 게 약간 뒷골목 느낌이던데 그런 과거사를 시트 작성하실 때 이미 설정하셨던 건가요?

274 ◆8nz3IZH4M2 (a7q2bhBUmA)

2023-02-10 (불탄다..!) 22:29:55

>>273

앞으로 몇천년(?) 같이 일할 가족과 같은 직장 관계니까ㅇ.... 읍읍

Great! 처음이자 마지막 유희에서 꽤 큰 깨달음을 얻은 탓에 인간들의 추악한 면모도, 찬란한 가치도 모두 볼수 있었던 시기입니다!! 그때의 경험이 남아서 이용할 수 있는 있는건 이용하자는 것도 있어가지고 싸울때 마법만 쓰는 용들과 달리 꽤 실리적인(양팔을 써서 무기를 휘두른다던가 등) 술수도 부리는 편입니다!!

275 ◆Tkeoq3Vax6 (Za10qo9BU6)

2023-02-10 (불탄다..!) 22:53:29

>>274
몇 천 년? 종족 특성상 수명이 100년 될까 말까이잖슴까:O 복제형(?) 호문클루스는 레아와는 별개의 개체일 거고, 호문클루스에 영혼 이식하는 건 아직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것 아닙니까? (아니면 스포:O?!)

당장 확보할 수 있는 무기를 휘두르는 실전형 전투입니까? 그런 걸 배웠다면 케놀라인의 술 대야 휘두르는 엘프한테 배울 거라 예상했는데 아닌가 보군요ㅎㅎ 그런데 다른 용들은 싸울 때 왜 마법만 쓸까요:O? 피지컬이 워낙 우월하니 몸통 박치기를 하든 꼬리 치기를 하든 발톱으로 찌르거나 발로 밟든 하나같이 흉기급일 것 같은데 말입니다('m')

276 ◆8nz3IZH4M2 (tS1UcZ3Mkw)

2023-02-11 (파란날) 00:09:45

>>275

에이 스포지만.... 성공합니다 정말로 의외의 물건으로 성공해요, 이게 이걸로 성공한다고? 라는 말이 튀어나올정도로요!!

나중에 싸움레스 쓸때 나오지만, 돌로 무기 만들어 쓰거나, 날에 흑요석 코팅을 한다던가 등의 방법으로 싸움을 벌입니다! 물론 육탄전도 질량공격으로 하는 편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마법으로 싸우는게 우위를 점하기도 편하니까요. 다만.... 블랑의 경우에는 팔이 자유로우니 그 질량 병기를 쓰는데 더 장점이 있죠

277 블랑 - 레아 (Z0XXFGHr6E)

2023-02-11 (파란날) 02:56:51

"후후.... 역시 그대는 대단하군."

여러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스스로의 위치를 알고 말하는 것도, 자신의 경계를 알고 있음에도 스스로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 마냥 한계를 넘어 서려는 것, 그럼에도 그렇게 [평범함]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그도 알고 있다, 그녀가 그저 자신과 일하게 된지 4일밖에 되지 않은 평범한 여인의 몸이라는 것 정도는, 하지만 역으로 그렇기에 그는 그녀에게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녀는 그녀 스스로 이미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줬었으니까.
물론, 알고 있었다. 첫 유희때 정말 질리도록 당했던 것이 바로 배신과 사별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그는 각오할 수 있었다. 어떠한 경우에라도 그는 지금 이 눈앞에 있는 여인에게 희망을 걸 것이다. 그녀 본인은 아직 그녀를 믿지 못하지만, 그녀가 스스로에게 각오를 하게 되는 그때, 그녀는 더 이상 헤메이지 않을 것이다. 각오라는 것은 어두운 황야에 길을 열어가는 등불과도 같은 것이니까. 그때야 말로 과연 그녀는 어쩌면 자신이 생각 하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되지 않았을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의 말에 천천히 답변하였다.

"내게 각오가 되어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언제나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걸세. 그대가 신뢰에 부응할만한 인물이 아닌가 맞는가는 내가 판단하겠지. 그리고 수명은..... 과연 그렇게 생각하게 될지 나중에 이야기를 해도 늦지 않을 것이야."

그렇게 답변하며 그는 어느새 내와진 커피를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아까 홍차와 마찬가지로 각설탕 4개를 집어넣고 천천히 휘저으며 녹아내려가는 걸 가만히 지켜본다. 그리고 마침내 다 녹아든 커피를 한입 마시면서 살짝 인상을 찡그린다. 실수로 각설탕을 4개 넣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달았던 탓일까? 너무 단맛이 강한 탓에 혀가 조금 아릴 지경이었다. 물론 달다는 것이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긴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지금 단맛은 너무나 강한 것이도 사실었으니까.
그리고는 다시 직면한 문제는 역시나 레아와 그 금룡의 문제였다. 물론 본인이 조심은 할 것이고 레아의 성격상 살얼음 딛어내듯 조심하겠지만 언제나 인간의 마음대로 가지 않는 것이 운명이 아니던가. 그렇기에 일말의 걱정이 생기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여러가지를 조치하겠지만 지금 당장으로선 그녀가 만나지 않길 바라는 것 밖에 답이 서지 않는다. 솔직하게 말해서, 레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이기적인 것이라고 말할수 있을것이다. 사실상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으니까. 굳이 따지자면 레아는 지금 피해자의 입장인 셈이다. 하지만 다행히 그녀가 학교로 돌아가는 날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다. 그때까지 안전 대책을 강구해두면 문제 없으리라.
그렇게 조속히 머릿속으로 다음 안건을 넘겨내기 시작하고, 마침내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그는 아주 진지하고, 지금까지 유례없을 진중함을 담아 깍지낀 손을 탁자에 얹은 채 입을 열었다. 만약 이것이 극화풍의 만화였다면 효과음으로 [고오오오오.....] 하고 올라오지 않았을까?

"그래서 레아, 점심은 뭐 먹고 싶은가."

..... 전원 철회한다. 전혀 중요하지 않은 안건이었다.

278 ◆Tkeoq3Vax6 (TH6eKGo1cY)

2023-02-11 (파란날) 12:04:23

>>276-277
아이고야 늦게까지 쓰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근데.. 저는 현생 때문에 내일 밤?(아마 월요일 새벽?)에나 이을 수 있을 듯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언데드화처럼 끔찍한 일은 안 일어난다니 다행입니다 그런데 관전 스레에서도 언급했지만 레아가 호문클루스가 되는 거에 긍정적인 입장은 아닌지라..(._.)a 호응이 좋지만은 않을 거 같습니다^ㄷ^;;

육탄전(근접 공격)보다 마법싸움(원거리 공격)이 더 유리해서 마법으로 싸운다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까?

배신과 사별을 질리도록 당했다라.. 블랑님이 문자 그대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었군요8_8 시간선으로 따지면 청소년기인 1,000살 남짓일 때 전임 대빵님 징계-요람 짓기 시작-금룡 누님과의 다툼-뒷골목 조폭 유희-다시 요람 짓기 돌입, 이 순서인 겁니까? (그 와중에 점심 메늌ㅋㅋㅋ 레아한테 먹이는 데 엄청 진심이군요:O!)

279 ◆8nz3IZH4M2 (tS1UcZ3Mkw)

2023-02-11 (파란날) 13:02:40

>>278 아유 천천히 가시죠!! 어차피 저도 독백 레스 하나 써드리기로 했으니 시간은 널널해요!!

1. 레아를 호문클루스로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본인도 진짜 이게 맞는건가 싶기도 한 시점이 분명 올테니까요!! 게다가 재료가..... 음.....

2. 그렇죠, 막말로 마법이나 브레스로다가 얼리고 녹이고 다 할수 있는데 굳이 그런 짓을? 이런 느낌이니까요. 게다가 도마뱀 같은 육체상 앞발이 자유롭게 휘둘러지는데 한계가 있고, 꼬리나 몸통으로 공격하는게 위력적이긴 하지만 그만큼 후딜레이가 커서 감당하기 힘드니까요. 하지만 블랑은 양팔이 자유로우니 오히려 그점에서 메리트를 가지고 가는거에요.

3. 정확합니다!! 타임라인으로 따지자면 그거에요!! 그리고..... 점심 메뉴는 매우 중요합니다!! 짬뽕인지 짜장면인지 1시간 회의를 해도 모자르다고요!!

280 ◆Tkeoq3Vax6 (TH6eKGo1cY)

2023-02-11 (파란날) 13:44:17

말씀하신 독백 그거 제가 궁금해했던 게 미안해질 만큼 찔리는 내용일 거 같지 말입니다..

1. 엥? 그럼 블랑님이 수명 문제에 저래 태평한 건 어째서랍니까:O? 인간 개체의 수명을 늘릴 방도가 있을 거 같지는 않은데 말입니다..(._.)a

2. 피지컬 필요 없이 마법으로 다 하면 용족은 그렇게 큰 몸이 필요가 없겠군요 식사로 유지해야 하는 몸도 아니고..폴리모프해서 지내나 본체대로 지내나 별 차이가 없겠습니다^ㄷ^a 아 그러고 보니 용족한테 수면기가 위험한 시기이기도 할 거 같은데 그런 때 외부의 습격은 어떻게 대비할까요:O?

3. 이런저런 일 겪는 방황기도 일종의 성장 과정이었겠군요 그건 그렇고 점심 메뉴는 개그씬을 의도하신 거 같긴 한데 한편으로는 며칠 만에 레아한테 정을 엄청 쏟아 버린 게 드러난 것도 같아서 보면서 묘했습니다ㅎㅎ

4. 블랑님은 차든 커피든 각설탕 3개가 취향인가 보군요 (레아는 설탕 안 넣고 스트레이트라는 TMI..ㅋ) 근데 각설탕 4개 넣고 너무 달다고 하는 부분요, 혹시 이후에 일어날 사건의 복선 같은 겁니까?

281 ◆8nz3IZH4M2 (axse7KqRuc)

2023-02-11 (파란날) 16:10:50

>>280 아뇨, 오히려 잠재된 무언가를 깨운 기분이라 꽤 HIGH한 기분입니다!(?)

1. 사실 자기도 쫄릴껄요? 레아가 말한 시기가 다가올수록 초조해지는 블랑을 볼수 있습니다!!

2. 그래서 용들이 가디언을 많이 세우는 편입니다. 블랑의 레어에서는 리빙아머들이 메이드 겸 가디언 역할을 하는거라 보시면 됩니다. 보통 그렇게 세운 파수꾼들이 레어에 들어온 침입자에 대비를 해주는 거죠. 그리고 만에 하나 그렇게 잡게 된다면 용을 단칼에 죽여야 합니다. 단칼에 목을 못자르셨다고요? 저런, 회복마법을 걸고 말그대로 화가 머리 끝가지 난 보스를 상대하셔야 할껍니다. 자다 도중에 깨어난 용의 분노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3. 어...?! 그게 그렇게 보였군요!! 다음부터는 집안일 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하는건가(....??) 물론 블랑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요람 중책에 맡긴 가족같은 느낌의 사람이니까요. 게다가 타인과 어울리는걸 싫어하는 편도 아니고....

4. 사실 블랑도 그냥 맹으로 마시는걸 꽤 선호하는 편입니다! 다만 그냥 자기 기분상 아침에 단거 먹으면 머리가 잘 돌아가는 느낌이라 일상 지내는 거 마냥 이렇게 마시는거지요!!

282 ◆Tkeoq3Vax6 (TH6eKGo1cY)

2023-02-11 (파란날) 16:29:05

즐거우시다니 마음 놓입니다! 그럼 전 속 편하게 팝콘이나~(._.)a

1. 허세였습니까ㅇㅁㅇ?! (낚였..ㅇ<-<)

2. 드래곤 슬레이어 되기 쉽지 않군요:| 찐 드래곤 슬레이어가 있긴 하려나 모르겠습니다('m')

3. 단순히 사회적 욕구나 사교성이 강한 거군요ㅎㅎ 정을 쉽게 주는 타입이면 상처받기도 쉬울 거 같아서 좀 쫄렸는데 그런 건 아니라니 다행입니다:)

4. 복선은 아니었고 아침 두뇌 회전용 도핑이 과했던 거군요ㅎㅎ

283 ◆8nz3IZH4M2 (tS1UcZ3Mkw)

2023-02-11 (파란날) 22:45:17

>>282 넵!! 천천히 팝콘 볶고 오시면 됩니다!!

1. 블랑도 꽤 끙끙 머리 앎고 있다구용!!!

2. 아유, 드래곤 슬레이어가 어디 쉬운줄 아시나요!! 그래도 용족이 나름 최상위 종족인데!! 물론 깽판은 안피지만요!!

3. 블랑 본인은 꽤 상처입는거에 무덤덤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요(?) 물론 그만큼 부드럽고 강인하기도 하지만.... 하루아침에 완성된건 아닌건 사실이네요!!

4. 그러합니다 괜찮을줄 알았더니 이미 3개 먹고 나서 4개 투하했다가 과욕을 부렸다고....

284 ◆Tkeoq3Vax6 (4amZoAG23w)

2023-02-12 (내일 월요일) 08:45:35

>>283
현생에 밀리면서도 짤막짤막한 만담은 아쉬워서 기웃거려 봅니다..ㅇ<-<

1. 너무 자신만만해 보여서 허세일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블러핑 잘 치는 용이군요 유희할 때 배웠나..:O? (약 1천 년 전에 6년간 경험한 걸로 이렇게 상상하는 건 무리수이려나요?) 수명 차이가 워낙 나다 보니 용한테 인간은 시한부(?)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싶어집니다ㅎ

2. 전임 대빵님이 깽판(?)을 거하게 쳤었으니 깽판을 안 친다고 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와 별개로 이 세계에선 용이 인간을 제물로 원하네 어쩌네 같은 건 헛소문일 가능성이 커 보이는군요

3. 몸이 이형이라 겪은 일이나 유희 중에 겪었다는 배신과 사별 같은 걸 오랜 세월에 걸쳐 묻어두거나 극복하는 과정에서 단단해졌을 거 같긴 합니다 근데 감정이 풍부하다고 하신 걸로 보아 (본룡 생각과는 달리) 상처에 무뎌지지는 않은 듯한지라.. 레아한테 통수 맞고 타격받는 일은 없길 바라게 됩니다

4. 단 거 그렇게 먹어도 건강 걱정 없는 건 부럽군요 용생 짱이다(??)

5. 블랑님이 학교 구경 하고 싶어했는데 하다 만 게 걸립니다8ㅅ8 레아도 내심 담아 두고 있을 거 같은데 금용 누님이 서슬 퍼렇게 있는 한..은 어려울라나요?

285 ◆8nz3IZH4M2 (kKGZQiE/56)

2023-02-12 (내일 월요일) 11:13:47

>>284

아유 얼마든지 오케이죠

1. 특유의 성격에 만만찮은 당시 경험으로 배포가 커진거에요 의외로 허세도 조금 있지만 그 허세의 대다수가 그래도 자신에겐 능력이 있으니까! 라는 생각에서 기인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레아의 건도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어! 라고 속으로 자신감이 쌓여 그러는거에요!!

2. 아 그거 진짜 헛소문이에요!! 용은 절대로 제물을 원하지 않습니다!! 물론 제물로 바쳐진 인간들은 그래도 교육시키면 가디언들보다 일을 잘하는지라 아주 가끔씩 레어에서 생활하되 여기서 있던 이야기를 전부 함구하는 조건으로 일을 시키는 경우도 아주 드물게 있어요!!

3. 그래도 의외로 아군은 있습니다! 그게 현 로드에요! 물론 자주 찾아보는 친우는 아니고, 굳이 따지자면 알고 지내는 동료정도? 그래도 로드 왈 "너무 상냥하고 이단적인 성격인걸 제하더라도, 확실히 신뢰를 줄만한 남자"라는 평입니다.

4. 잉여의 에너지도 전부 마나로 천천히 환원되다보니 신체 전체적으로 효율적인 연소가 가능하다 보시면 되요!!

5. 아마 갈껍니다!! 딱히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고, 전음 자체는 주파수에 일부러 간섭 안하는 한 드러나지도 않을 뿐더러, 유희중 상대에겐 아무런 제재도 못가하지만, 역으로 상대도 유희중엔 자신 정체를 절대 들키면 안되니까요!

286 ◆Tkeoq3Vax6 (4amZoAG23w)

2023-02-12 (내일 월요일) 12:04:03

>>285

1. 레아 수명 문제를 어떻게 돌파할지 기대되는군요 말씀대로 능력은 탁월한 용이니까요

2. 죽는 거보단 용의 하인으로 일하는 게 나을 테니 윈윈이군욬ㅋㅋㅋ 그렇게 고용되지 않은 제물(?)은 어떻게 되었을지 ㅎㄷㄷ

3. 거 말씀 들으니 현재 대빵님 말고는 용 중에 아군이 없다는 거 같지 말입니다..;;;

4. 세상에 그럼 살도 안 찌겠.. 넵 부러운 저는 루저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

5. 오~ 다행입니다! 학교 구경하기 좋은 타이밍을 생각해 봐야겠군요:D!

287 ◆8nz3IZH4M2 (kKGZQiE/56)

2023-02-12 (내일 월요일) 13:27:32

>>286

1. 제물 바치지 말라면서 귀찮지만 다시 텔레포트 시켜버립니다(....) 제발 이런거 보내지말라고.....

2. 다들 개인주의가 강한 용들이라서욬ㅋㅋㅋㅋ 블랑이 이단아래도!!!

3. 그렇습니다!! 저도.... 부럽..... 큽..... ㅂㄷㅂㄷ

4. 언제든지 환영해줄껍니다!!

5. 레아는 결혼생각이 있습니카!! 만약 정략결혼같은걸 당하게 된다던가 등등....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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