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이는 굳이 그런 과거사를 먼저 캐거나 하는 스타일은 아니니까. 그래서 언젠가 아람이가 이야기해주면 그때 듣자..라고 생각하는 중이야!! 아무튼 답레는 천천히 써도 괜찮아!! 일단 느긋할 때 써줘! ㅋㅋㅋㅋ 아. 나. 그 기분 뭔지 알아! 사실 나도 지금 비슷한 느낌이거든! 역시 아람이는 언제 봐도 귀엽다. 진짜.. 아무튼 자러 가는구나. 잘 자고.. 내일은 푹 쉬길 바랄게! 아람주!
아마 그 날이 이 날이 될 것 같은 그런 기분~ 앗, 혜성주랑 비슷한 느낌이라니 좋은데? 혜성이도 넘넘 귀여워 흑흑 어떻게일상 하나하나가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울수있지??? 혜성주도 잘 자구 좋은 꿈 꾸구~ 내일은... 가족모임.... 갠프.... 열심히 일해야....() 쨌든 무리하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 >< 잘자!
아람이가 훨씬 더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럽다! 이건 진지하게 말하는 팩트야! ㅋㅋㅋㅋㅋㅋ 물론 혜성이도 내 나름대로는 귀엽다고 생각하지만 말이야. 아무튼 혜성이를 늘 좋게 봐줘서 고마워!! 아앗. 가족모임에 개인 프로젝트.. 아이고. 내일도 뭔가 많이 바쁘구나. (토닥토닥) 아무튼 잘 자길 바라!! 아람주!!
매번 똑같이 장난치는데도 늘 똑같이 반응해버리는 혜성의 모습에 아람은 쿡쿡 웃었다. 이런 면이 귀여워서 계속 장난 치게 되는 것일지도 몰랐다. 칭찬에 은근히 기분좋아하는 모습도 말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화제로 인해 기분이 다운된 건 어쩔 수 없는 일일까. 그래도 혜성이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는 것 같아서 나았지만. 그럼에도 어머니가 저를 세뇌했다는 그 말에는 더 화난 표정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이어지는 혜성의 사과에 표정은 조금 풀어졌다. 아람은 잠시 숨을 내쉬고는 발치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사과할 게 뭐가 있어. 오히려 내가 미안해. 이상한 사람이 찾아오게 해서."
아람은 어린 아이였던 자신이 찍은 사진을 내려다봤다.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마음 속은 전혀 그렇지 않던 시절이었다. 아람은 두손으로 사진을 찢으려고 하다가, 이내 멈칫하고는 손을 축 내렸다. 사진은 가장자리만 살짝 찢어지고는 멀쩡했다. 차마 사진을 찢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람은 사진을 이내 가방 안에 넣었다.
"그 사람이 너한테 해코지 하지는 않았어?"
아람은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혜성을 올려다봤다. 그리곤 손을 뻗어서 혜성의 손을 잡으려고 했고.
/빠르게 정주행 해보니 대략 이혼했었다 어머니랑 같이 살고있다 정도만 이야기했었군...!(끄덕
아람의 표정이나 분위기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혜성에게 있어선 조금 불안한 요소였다. 하지만 역시 거짓말을 해서 숨기는 것보다는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낫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잔뜩 긴장하며 침을 또 다시 꿀꺽 삼켰다. 이내 미안하다고 하는 아람의 말에 혜성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녀가 사과할 일이 또 뭐가 있겠는가.
"...아, 아니. 따, 딱히. ...애초에 네가 사과할 일도 아니잖아. ...그때의 모습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딱히 네가 의도한 것도 아닌데."
전혀 사과할 것 없다는 듯이 혜성은 고개를 도리저으면서 그녀를 달래려고 애써 그렇게 이야기했다. 허나 그러다 사진을 그녀가 찢으려고 하다가 가장자리만 살짝 찢고 마는 그녀의 행동에 그는 살며시 그녀를 토닥였다. 아마 저 사진은 그녀에게 있어서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닌 것이겠지. 그렇게 판단하고 추측하며 혜성은 굳이 더 사진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
"해코지는 무슨. ...그냥 카페에서 잠깐 이야기한 것이 다야. 아무튼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나도 더 말은 안할게. ...솔직히 무슨 일이 있었는진 잘 모르겠지만, 사실 추측이 아예 안 가는 것은 아니기도 하지만 그게 정확한지도 모르겠고. ...그런 것보다 그냥 오늘 데이트나 생각할래. ...기껏 나왔는데 그 뭐랄까. ...그 아저씨가 주가 되는 것은 좀 그렇잖아. 그 뿐이야."
괜히 그렇게 툴툴거리듯이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손을 잡으려고 하는 아람의 손을 혜성 역시 천천히 잡았다. 그리고 반대편 손으로 자신의 뺨을 톡톡 치더니 그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피식 웃었다.
"좋아. 그러면 이제 이 이야기는 끝. 너도 굳이 더 하고 싶진 않잖아. 안 그래?"
/맞아. 나도 딱 그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거든. 아무튼 어제 일 한다고 수고했어!! 오늘도 하루..화이팅이야!
아. 그러고 보니 다음 달은 사실상 2월이니까 말해둘게! 2월 2일부터 5일 저녁까진 사실상 내가 상판 활동을 못할거야. 별 건 아니고 친구들과 스키장 가기로 했거든. 2월 2일 저녁에 일 끝나고 바로 출발해서 친구 집에서 하루 자고 3일 아침에 본격적으로 가는지라 아마 그 기간때는 여기에 오긴 살짝 힘들 것 같네. 미리 말해둘게!
가족 모임한다고 수고했어!! 사실 스키는 지금까지 한 번도 타본 적이 없어서 조금 불안하긴 한데 친구가 자기가 가르쳐준다고 가자고 해서 갈 참이야! 마침 큰 곳에 가서 2박 3일로 푹 쉬다가 온다! 잘 다녀올게!! 스키 썰은 없었을거야! 사실 혜성주가 스키를 잘 몰라서 스키 썰을 풀 수가 없다..으흑흑.
사진을 받았지만 차마 찢지 못하고 다시금 집어넣는 그 행동에 아람은 조금 무력감을 느꼈다. 아직도 나는 과거에 사로잡혀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도 다행히 혜성이 그 사람에게서 무언가 나쁜 행동을 당했다거나 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하긴 그런 일이 있었다면 혜성이 가만히 있지 않았겠지. 이전에 있었던 일도 그렇고 무슨 일이 있었다면 나 또한 가만히 있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혜성의 말은 툴툴거리는 것 같았으나 꽤 다정했고, 잡아오는 손길은 따뜻했다. 하지만 이내 이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혜성의 모습에 아람은 한숨을 삼켰다.
“응.”
대답이 짧아서 혜성이 신경 쓸 것 같았으나, 차마 무슨 말을 더 덧붙이기에는 마음이 무거웠다. 아니면 아람은 혜성이 말을 마무리하는 대신 자신에게 직접 물어봐주기를 바랬던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여자친구이지 않는가. 나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기도 한 사람이면서. 아니면 혜성을 포함한 다른 이들에게 선을 그어왔던 자신의 업보일지도 모르고.
아람은 눈을 깔고 아무 말 없이 바닥만 내려다봤다가, 이내 버스가 들어오자 아람은 혜성의 손을 잡아당겼다.
“버스 왔다.”
얼른 타자며 배시시 웃는 모습은 무거운 기색은 많이 사라진 모양새였다.
/헉 혜성주 스키 처음 타러 가는구나!!!!!!!! 스키든 보드든 넘어지는 연습 많이 해야해. 특히 스키는 잘 넘어지면 하나도 안 아파. 일어날 때 폴대로 짚고 일어나는 게 어려운데 익숙해지면 쉬워지구~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으면 배우기 편하지~ 잘 배우고 와!!!!! ㅋㅋㅋㅋㅋㅋㅋㅋ 혜성이 스키 썰이 없는 이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스키 이야기하면 카캡체 때문인가 눈오는 산장 안에 같인 남캐여캐가 떠오르더라고~
아람의 대답이 꽤 짧은 것에 혜성은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그다지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았기에 아직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게 잘못된 것이었을까. 눈을 깔고 바닥을 내려다보면서 특별히 말을 하지 않는 아람의 모습을 바라보다 혜성은 가만히 살며시 눈동자를 굴리면서 주변을 살폈다. 이어 그는 작게 혀를 찬 후에 그대로 그녀를 와락 안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선 그다지 이런 행동을 잘 하지 않는 그였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용기를 내서 그녀를 와락 안으면서 그는 조용한 목소리로 아람에게 이야기했다.
"그 아저씨와 정확하게 무슨 일이 있었는진 난 잘 모르겠고 솔직히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난 모르겠어. 알고 싶지만 그 이야기가 나오면 뭔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물어도 될지 모르겠고. ...아무튼 네가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안 만날게. 솔직히 어릴 때 무슨 일이 있었고 네 가족이 어떻건 그게 너하고 무슨 상관이야. 지금 네가 보이는 그 모습과 날 좋아하는 마음이 거짓이 아니라면 그것으로 충분해. ...사람 무안하게. 나 참."
결국 마지막엔 약하게 툴툴거리면서 혜성은 아람을 살며시 놓아주었다. 버스가 들어온 탓이었다. 자신의 손을 잡아당기면서 버스 왔다고 이야기를 하는 그 말에 혜성은 괜히 뒷통수를 긁적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버스가 왔는데 안 탈 순 없지 않겠는가. 잡은 손을 놓지 않으려고 하면서, 그러면서도 주변의 시선은 애써 무시하려고 하면서 혜성은 버스 안으로 빠르게 조용히 탑승했다. 버스 카드를 찍으면서 교통비를 계산한 후, 빠르게 자리를 확인하다가 뒤에 자리 두 개가 비어있는 것을 확인하면서 혜성은 아람을 이끌고 그곳으로 향했다.
"자연 공원까진 그렇게 오래 안 걸릴거야. 그래도 좀 가긴 해야하니까. ...대충 30~4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은데."
과거 경험을 떠올리며 그렇게 말을 한 혜성은 살며시 시선을 창밖으로 향한 후에 괜히 잡고 있는 아람의 손의 손등을 엄지손가락으로 살살 간지럽히듯 움직였다.
"자리 있었으면 좋겠네. ...기왕이면 좀 조용하고 한적한 그런 곳으로. ...아니. 별 건 없고 그냥, 경치 구경하려면 조용한 것이 좋잖아. 그 뿐이야."
/맞아. 넘어지는 연습 좀 해야한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처음 타는 거면 오기 부리지 말고 초보자 코스 벗어나지 말라고도 들었어! ㅋㅋㅋㅋ 일단 타보면 알겠지!! 그래도 초보자 코스는 그다지 안 어렵다고 해서! 카캡체에 그런 에피소드가 있었나? 너무 옛날에 봐서 기억이 잘 안 나는 것 같아. ㅋㅋㅋㅋ 아무튼 눈오는 산장에 갇히는 남캐여캐라. 이게 또 클리셰라면 클리셰지. 혜성이와 아람이가 갇히면 아람이가 많이 불안해하려나. 혜성이는 아마 불안해할 것 같지만 아람이 앞이라서 그런 티는 못 내고 아마 아람이만 꼬옥 끌어안아주고 있을 것 같네.
아람은 혜성이 자신을 덥썩 끌어안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물음표가 머리 위로 한 가득 올라오면서 어정쩡하게 올라왔던 손은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혜성의 등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머리 위로 내려앉듯 들려오는 말을 듣고난 뒤 작게 웃음을 흘린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자신을 좋아해주는 혜성의 말들만 들으면 어떤 섭섭한 마음도 눈 녹듯 녹아버리는데. 물론 그 사람이 남긴 무거운 기억들은 한 켠에 그대로 남아있지만서도.
서로 꼭 잡은 손을 놓지 않으면서 두 사람은 버스에 올랐고 다행히 남아있는 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3-40분 정도라니. 느긋하게 앉아서 가면 될 정도의 거리인 것 같다. 아람은 제 손등을 엄지손가락으로 문지르는 혜성의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장난스럽게 혜성의 손을 깍지 껴 잡았다.
“응. 맞아. 사람들 적고 조용하면 좋겠다.”
아람은 버스 의자에 등을 푹 기대며 말했다. 아람은 잠시 창밖을 바라보며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다가.... 몇 분의 시간이 지난 뒤 혜성을 바라봤다. 그 눈동자는 조금 결심했다는 눈빛을 담고 있었다.
“.... 역시, 고소해야겠어.”
대뜸?
/맞아. 중급자 코스 들어가면 경사도가 다르거든 ㅎㅋㅋㅋ 경사로를 타다보면 익숙해지는데 처음 내려가는 부분의 경사도는 아무래도 평지에서 내려다보니까 엄청 가팔라 보여서 겁을 먹기 마련이라. 아마 혜성주도 초보자 코스에서 열심히 연습하면 다음번 스키장 갈 때는 중급자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아마 아람이는 많이 불안해 할 것 같지. 아무래도 갇혔다, 라는 느낌이니까 말이야. 그것도 기약없이 갇혔다 라는 것이라서 더 무서워할지도 모르겠네~ 아람이는 혜성이 꼭 끌어안고 안 떨어지려고 할 것 같지.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 지겠지만서도~!
깍지를 끼면서 손이 잡히는 통에 혜성의 행동은 저지될 수밖에 없었다.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는 와중에 갑자기 고소라는 말에 혜성은 영문 모를 표정을 지으면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갑자기 고소? 왠 고소? 나 뭐 잘못했어? 그런 혼란스러움이 그의 눈빛에 녹아내려 가득 채웠다. 영문 모를 말에 두 눈을 여러 번 깜빡이면서 어버버하는 표정을 짓다가 혜성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어서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나 뭐 잘못했어? 갑자기 고소라니."
물론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순간적으로 찾아오는 혼란은 언제나처럼 혜성의 판단력을 흐리게 했다. 자신이 오늘 한 행동을 되감기해서 다시 재생을 하면서 쭉 떠올려봤지만 뭔가 떠오르거나 하는 것은 없었다. 그러다가 그는 이내 겨우겨우 다른 가능성을 떠올리면서 아람을 바라보면서 되물었다.
"그 아저씨 말이야? 고소할 정도인거야? 아니. 네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고소라는 표현은 상당히 센 그런 표현이잖아. 그래서 말이지."
딱히 그녀의 행동을 저지하거나 막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 허나 그럼에도 그런 표현이 나올 정도니 그 역시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그렇기 질문했다. 그녀의 눈동자를 역시 빤히 바라보면서.
/ㅋㅋㅋㅋㅋ 사실 스키를 그렇게 오래 타고 그러진 않을 것 같아서.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느낌이야. 아무튼 다치지 않고 그냥 가볍게 즐기닫가 오는 것이 목표기도 해! 사실 스키를 타는 것도 있지만 그 외 리조트의 다른 시설로 노는 것도 꽤 생각 중이어서! 온천도 있다고 하니까 온천도 갔다와볼까 싶기도 하네. 물론 말이 좋아 온천이고 일반 목욕탕 느낌일 것 같지만서도! ㅋㅋㅋㅋㅋ 아람이가 혜성이를 끌어안고 안 떨어지려고 하면 혜성이는 아마 등을 토닥여주면서 괜찮아. 괜찮아. 구조하러 올 거야. 그렇게 계속 이야기를 할 것 같아. 보통 그런 산장은 조난당한 이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거라서 보통 먹을 것이라던가 그런 것들이 며칠분은 있는 것으로 알거든. 그러니까 일단 거기서 버티면서 아람이와 구조를 받을 때까지는 쭉 있게 되는 느낌일 것 같네. 벽난로에 불 피워놓고 아람이 안정되도록 무릎베개 하는 혜성이가 보고 싶어졌다. (진지)
호오 그렇구나! 나는 스키만 2박3일로 탄 적이 있는데 진짜 너무 힘들었어ㅋㅋㅋ 스키 타고 따뜻한 물에 몸 담그면 정말 최고니까 짜릿할거라구~ 재미있게 놀고 왔으면 좋겠다! 아람이는 조금 불안해 하면서도 혜성이랑 같이 따뜻한 것도 해먹고 불좀 쬐고 하는 포근한 느낌이겠다. 무릎베게 해주는 혜성이 ㅠㅠㅠㅠㅠㅠ 넘 예쁜 장면일 것 같애 흑흑
오. 그건 기억해둬야겠어! 스키 타고 오면 바로 사우나건 온천이건 가서 몸 좀 담궈야지! 팁 알려줘서 고마워! ㅋㅋㅋㅋ 아무튼 스키가 생각보다 되게 힘든 스포츠인가보구나. 하긴 수영도 하다보면 되게 힘드니까 스키도 그 정도로 힘들려나. 맞아. 너무 예쁜 장면일 것 같아서 꼭 보고 싶은 장면 중 하나야. 그러다가 아람이 잠들면 혜성이는 그 상태에서 자신도 벽난로 불 쬐다가 꾸벅꾸벅 조는 그런 느낌이 될 것 같아.
일단 빠르다보니 온 몸에 긴장하기도하고 안 쓰던 근육을 쓰기도 하고 그러니까~ 나는 스키 타는 거 좋아해서 계속 타다보면 무리하게 돠기도 하고 그렇다라고 ㅋㅋㅋ큐ㅠㅠ다음날 근육통 정말 끔찍하지만 ㅎ...... 흑흑 둘이 벽난로 앞에서 포근따끈한 모습 하고 있을 것 생각하니 넘 귀엽다 흑흐그흑
아람의 입에서 나온 말은 생각도 못한 말이었다. 밥을 굶기고 방이나 벽장에 가두고 학교에도 안 보내고 고립시키고 일만 보내는 것. 그게 어떻게 사랑이고 한 사람의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가 어머니에게 세뇌가 되었다고 하지만 자신이 볼 땐 그게 아니었다. 잘못된 것에서 해방시키고 올바른 것을 겪게 해주는 것이 어떻게 세뇌겠는가. 오히려 세뇌는 그녀의 아버지가 한 것이 아니겠는가. 작게 혀를 차면서 혜성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손을 잡고 있는 제 손에 힘을 주었다. 덤덤하게 말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 아련하고 슬퍼서. 그리고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말들이 나와서.
"그렇다면 지금은 행복한 거 맞지?"
그때는 그렇게나 괴로웠다. 그렇다면 지금은? 지금은 어떤가? 물론 그녀의 모습을 보면 절대 괴롭고 힘든 것은 아닌 것 같았지만 그래도 지금의 그녀는 괜찮은지에 대해서 그는 괜히 그렇게 물었다. 이어 혜성은 약하게 숨을 내쉰 후에 아람을 바라보면서 분명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쉽진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라면 할 것 같아. 그건 아버지가 할 짓이 아니잖아. 물론 힘들고 그러겠지만 그래도 나는 네 편이야. 네가 무슨 말을 듣고 그 아저씨에게 무슨 비난을 받을지라도 난 네 편이야. 그것만큼은 알아줬으면 해."
다시는 그 작자에게 관심을 두지 않을테고 말도 듣지 않으리라. 설사 그 모든 것이 오해라고 할지라도 그 오해를 제대로 풀지도 않고 지금 이 지경까지 둔 것은 엄연히 그 작자의 책임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정말로 진지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툴툴거리는 것조차도 잊고서.
/다음날 근육통이라. 나도 근육통 엄청 걸려서 돌아오는 거 아닐지 모르겠네. 흑흑. 그래도 일요일은 스키 안 타고 돌아오는 날이니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여러모로 무리하지 않고 타고 돌아올게!! 사실 스키도 타고 다른 놀거리에서도 놀고 리조트에서도 푹 쉬고 맛있는 것도 먹는 그냥 내 나름대로의 겨울방학 느낌이야! ㅋㅋㅋㅋㅋㅋ
행복하다고 생각하다는 말까지는 좋았다. 허나 멋진 남자친구라는 말이 나오고 이후에도 자신의 말을 믿어줄 거라고 생각했다는 말에는 절로 얼굴이 붉어질 수밖에 없었다. 별 거 아닌 말일지도 모르나 꽤 크게 와닿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기분은 좋았는지 그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꿈틀거렸다. 올라가려는 것을 애써 꾹 내리고 막으려고 하는 것이 아람의 눈에는 바로 보이지 않았을까? 바로 옆이었으니까. 아무튼 그는 곧 정신을 차리려고 하며 가볍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튼 남자친구잖아. 남자친구가 여자친구 말을 안 믿고 누가 믿겠어? 그리고 네가 이런 것으로 거짓말을 할 리도 없잖아. 너는 말을 안 해주는 것은 있어도 누군가를 일부러 상처주려고 거짓말을 하는 일은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난 널 믿어. 무슨 일이 있어도 널 믿어."
그것은 단순히 그녀에게 하는 말만이 아니라 자신에게 하는 맹세이기도 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아람의 말은 꼭 믿고 말겠다는 맹세. 그 맹세를 가슴에 살며시 품으면서 그는 최근 들어 조금 용기가 생겼다는 말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허나 뒤이어서 들리는 자신 덕분이라는 그 말에는 다시 한 번 얼굴을 붉혔고 홱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뭐, 뭐래. 내 덕분이라니. 네가 용기를 내기로 마음 먹은 것은 네가 강해서 그런 거잖아! ...따, 딱히 내가 한 것은 없거든? ...아니. 1할 정도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 아무튼... 뭐, 나쁜 느낌은 안 드네. ...나 참. 아무튼 도움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말해. 학생이라서 크게 도움은 못 줄지도 모르지만 네 편이 되어줄 수는 있으니까. 아. 진짜. 괜히 이런 말, 저런 말 다 하게 되네."
결국 툴툴거리면서 그는 작게 혀를 차면서 반대편으로 돌린 고개를 그 상태로 쭉 유지했다. 괜히 오른발을 땅에 콕콕 찍기도 한 것이 조금은 부끄럽긴 한 모양이었다. 하필이면 그게 또 소근소근 덧붙이는 말이었으니까. 그 상태에서 혜성은 아람에게 마찬가지로 소근거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좋아하니까. ...그러니까 더 도움이 되고 싶은 것 뿐이야."
/ㅋㅋㅋㅋㅋㅋ 응! 일단 내일 가는 것은 아니니까!! 아무튼 아람주도 그 기간은 여긴 생각 말고 할 거 하면서 푹 쉬길 바랄게!
제 말에 얼굴을 붉히며 좋아하면서도 좋아하지 않는 척 하는 모습에 아람은 작게 웃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혜성의 달게 느껴지는 말에 아람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입가에 걸어버리고 말았다. 중간에 작게 키득키득 웃기도 했다. 좋아한다는 말도 언제나 너무 좋았다. 익숙해지지 않을 정도로.
"나도 좋아하니까. 언젠가 나도 너한테 도움이 되고 싶어."
아람은 그렇게 말하면서 혜성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차량이 덜컹덜컹 움직임에도 옆에 앉은 이 덕분일까. 아늑하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이런 과거 이야기를 이야기할 수 있어서 조금 후련하기도 했고.
정말로 기어들어가는, 애써 부끄러움을 꾹 참고 말하는 목소리와 더불어 혜성의 얼굴은 붉게 물들었다. 당연히 지금의 혜성은 반대편을 보고 있었기에 아람의 표정을 보거나 할 순 없었다. 하지만 키득키득 웃는 소리라던가 좋아한다는 그 말까지 들리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뒤이어 자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느낌에 혜성은 절로 허리를 짝 펴서 등받이에 살며시 등을 기대면서 아람이 편하게 기댈 수 있도록 자세를 만들었다. 그리고 살며시 맞잡고 있는 손을 풀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린 후 자신쪽으로 좀 더 끌어당겼다.
"불편하면 이야기해. ...조금 길게 타야하는만큼 불편하게 갈 필요는 없잖아. 굳이."
괜히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혜성은 아람의 어깨에 올린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무조건 지금 이 순간은 자신에게 기대도록 하고 말겠다는 듯이. 물론 아람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진 알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약간의 욕심을 내며 혜성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뜬 후, 고개를 돌려 아람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러다가 살며시 눈동자를 빠르게 굴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적어도 이곳으로 향하는 이는 없으며 근처에 앉은 이도 그다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혜성은 아주 빠르게 살짝 자신에게 기대고 있는 그녀의 뺨에 제 입술을 붙였다가 떨어뜨렸다.
"...아직 도착하려면 멀었나. 나 참."
얼굴을 붉히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투덜거리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혜성이 유일하게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ㅋㅋㅋㅋㅋㅋ 아람이도 그만큼 귀여운걸!! 그건 그렇고 아저씨.. 아저씨.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예요. 혜성이가 다음에 만나기라도 하면 정말 싸늘하게 화를 내지 않을까 싶어.
"뭐, 뭘 그런 것을 묻고 그래? ...그냥 너랑 함께 있어서 행복하고 기분 좋고... 내일 학교도 빨리 가고 싶고... 그냥 매일매일 충실해진 것 같고. 아. 진짜. 이런 거 일일히 말하게 하지 마. 대충 느낌 알잖아. 느낌."
하나하나 나열해서 이야기하는 듯 했지만 결국 얼굴이 새빨갛게 퐁 터져버린채 혜성은 괜히 툴툴거리면서 혀를 작게 찼다. 정면으로 이야기를 하자니 상당히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를 뿌리치지 못하고 제 어깨에 가두려고 하는 것이 참으로 그다울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람이 자신의 품에 폭 기대자 혜성은 그에 맞춰 살며시 팔에 힘을 더 주었다.
안 불편하다는 말에 작게 미소를 지었으나 그 미소를 보이지 않으려는 듯, 혜성은 자신의 얼굴을 반대편으로 계속해서 돌린채로 있었다. 그러다 자신이 그녀의 뺨에 살짝 입을 맞추자 놀라면서 반칙! 이라고 말하는 것에 혜성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절로 심장이 뛰어 괜히 침을 꿀꺽 삼키고 있었다. 나중에 배로 갚아주겠다니. 대체 뭘 하려는 것일까. 혜성은 절로 그 물음을 입 밖으로 끄집어냈다.
"...일단 묻는건데 뭘 하려고?"
물론 답을 해줄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그럼에도 굳이 그렇게 물어보며 혜성은 조용히 침묵을 다시 지켰다. 덜컹. 덜컹. 약간의 풍경을 더 구경하고 약간의 시간이 더 흐르는 가운데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고 혜성은 슬슬 일어나야한다는 듯이 세움 버튼을 꾹 눌렀다. 삐이- 멈춰달라는 신호가 조용히 울렸고 혜성은 아람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슬슬 일어나자. 내릴 때 다 되었어."
/아람이의 계략...아닐까? ㅋㅋㅋㅋㅋ 나는 모르지만 말이야! 아무튼 혜성이의 데레데레 모습이라. 한번 나온 적은 있었지. 또 그때의 모습이 나올 것인가! 다음 시간에!!
아무리 봐도 알면서 묻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며 혜성은 괜히 더욱 더 투덜거렸다. 물론 그 투덜거림은 절대로 기분이 나쁘다거나 화가 났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약간의 삐짐이라고 해야할까. 아무튼 그런 모습을 보이면서 입을 꾹 다물던 혜성은 이내 풀면서 괜히 피식 웃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자신이 삐질 입장이 아니기도 했으며 그녀 앞에서 삐지고 싶지도 않았으니까. 자신이 좀 더 이 성격을 고치면 될 문제가 아니었던가. 아직은 힘들 것 같았지만.
아무튼 그 와중에 제 품에 폭 안기면서 제 물음에 자신도 모른다는 말이 괜히 얄밉게 느껴져서 혜성은 도끼눈을 뜨고 바로 홱 고개를 돌려 아람을 바라봤다. 허나 특별히 무슨 말을 하진 않으면서 그는 다시 고개를 홱 옆으로 돌렸다. 뭔가 이 이상 물으면 페이스에 완전히 넘어갈 것 같기에 보인 행위였다.
아무튼 버스가 멈추자 그는 그녀를 데리고 버스 밖으로 내렸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저 앞쪽에 보이는 아주 커다란 자연공원이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였을 것이다. 알록달록 붉은 낙엽이 지고 있어 붉게 물든 산은 그야말로 장대했고 길가에 있는 나무들도 모두 붉게 물든 것이 상당히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도 있으며, 근처의 안내도를 확인해보면 호수 중앙에는 커다란 냇가도 있는 모양이었다. 장대하게 펼쳐진 산책로 양 옆으로는 거대한 나무들이 있어 보기만 해도 맑은 공기가 느껴지기 딱 좋았으며 저 편에는 어느덧 노란빛으로 물든 잔디밭도 있었다. 말 그대로 휴양림을 기반으로 한 공원. 그 자체를 바라보며 혜성은 미소를 지었다.
"어때? 꽤 예쁘지 않아? 여기? 하이킹할 수도 있다지만 하이킹은 하지 말자. ...그냥 괜찮은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쉬면서 단풍이나 구경하자. 우리."
/ㅋㅋㅋㅋㅋㅋㅋ 맞아. 아침에 막 일어났을 때의 혜성이도 데레데레하지!! 그 모습을 보고 말겠다는 아람주의 강한 의지가 느껴져!! 아무튼 월루중이로구나. 으앗. 아직도 일하는 중이라니. 일 화이팅이야!
"...그러게. ...뭐, 그래도 둘 다 무사했으니까 된 거지만 말이야. 아무튼 산책 말이지? 알았어."
그때의 그 일을 떠올리면서 혜성은 정말로 둘 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물론이며 그녀도 크게 다치거나 죽는 일 없이 이렇게 잘 살아있지 않은가. 물론 자신은 그 이후에 부모님에게 혼나기야 했지만 그래도 걱정어린 목소리와 말을 더 많이 들었다. 정말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혜성은 아람의 손을 꼬옥 잡은채 앞으로 천천히 걸었다.
붉게 물든 단풍 중 아직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은 것들은 붉게 나무를 물들였고, 땅에 떨어진 낙엽은 절로 바삭. 바삭하는 특유의 소리를 내며 듣기 좋은 소리를 냈다. 괜히 근처의 낙엽을 하나 더 밝아보며 그는 미소를 지었다.
"카메라? 가져왔어. 아무리 그래도 이런 곳에 왔는데 사진을 안 찍을 순 없잖아. 조금 있다가 산책을 하고 돗자리 깔면 그때 찍어줄게. 지금은 이렇게 경치 구경하는 거 좋잖아. ...거기다가 너도 있고."
뒷부분은 괜히 흘러가듯, 정말로 중얼거리듯 이야기를 하면서 넘기려고 하면서 혜성은 가만히 고개를 돌려 주변을 바라봤다. 이제는 시원한 가을 바람 속에서 약간의 싸늘함이 느껴지는 것은 절대로 기분 탓이 아니었으리라. 조만간에 옷이 두꺼워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다시 앞을 바라봤다. 주변에는 가족 단위, 혹은 연인 단위로 온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활기찬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기도 하며, 조용히 경치를 구경하는 사람들을 보기도 하며, 산책로 양 옆으로 자리잡은 수많은 나무들에게서 뿜어지는 맑은 공기를 마시기도 하며. 그는 미소를 머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