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친과 여자친구가 다르다는, 너무도 당연한 말을 한다며 아람은 여전히 뾰루퉁한 얼굴이었지만 볼을 부풀린 것을 노르며 콕콕 찌르는 장난스러운 손길과 이내 뺨에 닿는 혜성의 손길에 불퉁함은 금새 사르르 녹아 없어졌다. 대신 조금 더 발그래한 얼굴이 되기는 했지만.
혜성이 유자차의 향을 맡고 천천히 마시는 것을 보면서 아람은 내심 뿌듯해했다. 하지만 혜성이 갑자기 일어설 것이란 건 예상치 못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봤다가 이내 자신의 귓가에 은행잎을 꽂아주는 것에 배시시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혜성의 말에 아람은 마음 속이 간질간질해져서 무어라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조금 부끄러운 마음으로 입술을 오물거리디가 종이컵을 만지작거리다가 이내 제 몫의 유자차를 다 마시고는 혜성의 유자차는 뺏어서 주변에 평평한 곳에 올려두고는-안 뺏기면 안 뺏기는 대로- 혜성의 목을 와락 끌어안았을 것이었다. 작은 웃음소리가 혜성의 목 주변을 간지럽힐 것이었다.
"책임지고 옆에 있을 테니까. 고백 안했다고 치고 다시 고백해봐, 응?"
이내 아람은 혜성의 목을 끌어안은 채로 그 허벅지 위에 제멋대로 앉았을 것이었다. 물론 혜성은 밖에서 이런 과한 스킨십을 하는 걸 싫어하지만, 그래도 여기 주변에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다들 이쪽은 신경도 안 쓰고 있지 않은가.
제 차를 뺏는 모습에 혜성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면서 아람을 빤히 바라봤다. 아니. 내 차를 왜? 그런 눈빛을 보내다가 그녀가 가바직 제 목을 와락 끌어안는 모습에 그의 뺨이 붉게 물들었다. 마치 단풍나무의 단풍잎이 된 것처럼. 그러다가 자신의 허벅지 위에 올라타는 모습에 절로 혜성의 허리가 쭉 펼쳐졌을테고 그는 살며시 눈동자를 옆으로 굴렸다. 그 와중에 들려오는 물음에 그는 살짝 당황했고 절로 몸이 고목나무처럼 딱딱하게 굳었다. 이어 그는 애써 입을 열어 그녀에게 항의하듯이 이야기했다.
"뭐, 뭐, 뭐라는거야! 갑자기. 고백 안했다고 치고 다시 고백하라니. 전에도 내가 고백했잖아! 비겁한 거 아니야?!"
따지기보다는 그야말로 크게 당황해서 자신도 모르게 횡설수설하듯이 그는 조용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내 끄응 소리를 내더니 그는 한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그러다가 아람을 빤히 바라보면서 자신 쪽에서도 요구했다.
"뭐, 못할 것은 없긴 한데... 나만 하는 것은 비겁해. 너도 해. 고백 안 들은 걸로 치고. ...그러면 할거고 아니면 안할거야."
역시 자신만 하는 것은 조금 비겁하다는 듯이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는 시선을 계속해서 회피했다. 괜히 얼굴을 붉히면서 끄응. 소리를 내던 혜성은 다시 아람의 눈동자를 애써 빤히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어쩔거야? 콜? 아니면 노콜?"
/혜성이는 이렇게 나왔습니다! 상당히 많이 당황해서 자신도 모르게 나온 무언가!! 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퇴근했다! 이제는 쉴거야!
안녕! 아람주!! 난 오늘은 늦잠을 자서 지금 막 일어난 것 같아. 주말은...집에서 OTT보면서 보내는 중이야. 이전에 보고 싶었는데 못 보던 거 이제야 다 봤네. ㅋㅋㅋㅋㅋㅋ (대충 어제 진짜 늦게 잤다는 그런 이야기) 아무튼 아람주도 좋은 하루 보내면서 푹 쉬었으면 좋겠다!
주말 영상 보면서 푹 쉬는 날 보냈구나~~~!!! 역시 주말에는 못봤던 영상 보면서 보내는 게 최고지 ㅋㅋㅋㅋㅋ 나는 맨날 유튜브에 나중에 볼 영상 쌓아두는 게 취미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쨌든 원래 주말에는 늦게 자게 되는 편이니까 말이야. 나도 푹..... 쉬고 싶었는데 일정이 있었어 ㅋㅋㅋㅋ큐큐ㅠㅠㅠㅠ
빨간 얼굴로 당황한 채로 말하는 혜성의 모습에 아람은 장난꾸러기처럼 웃었다. 전에도 먼저 고백했다면서 비겁하다면서 말하는 혜성의 말은 나름 일리가 있기도 했다. 게다가 이런 것에도 승부욕이 있는 것인지 못할 것은 없다며 대신 자신에게도 똑같은 것을 요구하는 것에 푸스스 웃음을 흘렸다.
“콜!”
눈을 마주치며 웃던 아람은 제멋대로 혜성의 다리에 앉았듯이 이번엔 또 제멋대로 벌떡 일어나 이번에는 혜성의 손을 잡아 당기며 혜성을 일으켜 세웠다.
“너 네 여자친구가 연기 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 잊지 않았지?”
키득키득 웃는 얼굴이 꽤나 즐겁다는 얼굴이었다. 그리곤 혜성에게 잠시 서서 기다리라면서 말을 하고는 이내 혜성의 앞에서 뒤돌아 섰다. 나름 감정을 잡는 것이었다.
그래. 지금은 혜성과 사귀는 상태가 아니고 내가 혼자 짝사랑을 하고 있는 상태인 거고, 나는 혜성의 마음을 모르니 이번 고백을 함으로 앞으로 서로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될 수도 있는 최악의 결말 또한 생각하고 있는 거지. 그래서 불안하고 초조하지만, 그것을 이겨낼 정도로 혜성을 좋아하고 있는.
다시금 아람이 뒤를 돌아 혜성을 바라봤을 때는 이미 방금의 웃음기는 사라진 채였다.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동자는 조금은 긴장감을 담고 있었고, 그것을 반증하듯 살짝 맞잡은 손가락에는 살며시 힘이 들어가 있었을 것이었다. 혜성의 눈을 차마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아람의 얼굴은 조금 발그레하게 달아올라 있을 것이었고.
“그, 멋대로 불렀는데 나와줘서 고마워. 음.......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조금 부끄러운듯 꺼낸 말 후에는 민망한 듯 두 손을 등 뒤로 감추며 배시시 웃어보이는 모습이 이어질 것이었다.
웃음을 흘리다가 콜이라고 외치는 아람의 모습에 혜성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조금은 고민하고 생각할 줄 알았는데 콜을 외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뭔가 자신만 부끄러워하는 것 같아 괜히 분한 감정이 살살 올라오는 것도 사실이었으나 그녀가 정말로 해준다고 한다면 그건 체험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혜성은 괜히 얼굴을 붉히면서 아람을 빤히 바라보다가 그녀가 제 손을 잡아당기자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여, 연기인거야? 아니. 뭐... 확실히 연기라면 연기겠지만."
하기사 지금은 사귀고 있으니까 가정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연기이지 않겠는가. 그래도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은 진짜일테고 그에 대해서 의심의 여지는 없었다. 그렇기에 혜성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아람을 빤히 바라봤다. 뒤돌아섰기에 아람이 지금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진 알 수 없었으나 숨을 고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하며 그는 괜히 눈에 힘을 꽉 주고 집중하듯 아람의 모습을 바라봤다. 그러다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이 상당히 진지한 것에 혜성은 괜히 움찔하며 자신도 모르게 몸에 힘을 꽉 줬다. 누가 보면 대체 뭘 그렇게 긴장하냐고 키득키득 웃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아무튼 긴장한 것처럼 보이는 그녀의 표정. 그리고 살짝 맞잡은 손가락에 힘이 들어간 모습. 얼굴이 발그래지는 그 모습에 혜성은 정말로 이게 연기가 맞나 순간적으로 멍한 표정을 지었다. 너무 리얼하지 않나. 이거. 그러다가 아람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혜성은 침을 꿀꺽 삼키면서 입을 열었다.
"아, 아니. 따, 딱히. ...어차피 할 것도 없었으니까. ...불렀는데 못 나올 것도 없고. 그, 그래서 뭔데?"
일단 그녀의 말에 어떻게든 말을 맞추려고 하나 목소리에 긴장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다가 배시시 웃는 모습에 그는 얼굴을 붉히면서 살며시 시선을 돌렸다. 뭐야. 이거 완전 반칙이잖아. 완전 홀리잖아.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그는 괜히 뚱한 표정으로 제 발로 땅을 콕콕 찍었다.
"...무슨 말인진 모르겠지만... 뭐, 일단 말해봐. 들어볼테니까."
/응! 그야말로 이전부터 보고 싶었던 것을 보게 되었지! 사실 넷플릭스에서 다른 것으로 바꾸면서 거기서만 있는 것을 봤거든! 넷플릭스... 뭔가 요금제로 장난을 치는 것 같아서 그냥 끊어버렸어. (옆눈) ㅋㅋㅋㅋㅋㅋ 아앗. 아람주..못 쉬었구나. 일정 보낸다고 정말로 수고 많았어.
아람주도 안녕이야!! 응. 아람주가 아는 그거 맞을거야! 사실 이전부터 4인 요금제로 해서 보고 있긴 했는데 그렇게 한다고 하니까 굳이 이걸 계속 봐야겠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 어차피 넷플릭스를 꼭 봐야한다..그런 느낌도 아니기도 해서! 나도 사실은 어머니가 영화보고 드라마보는거 좋아해서 끊고 김에 나도 같이 보는 것인걸! 아무튼 이런 상황이니 추가 요금을 내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으앙..(주륵)
ㅋㅋㅋㅋㅋ 맞아. 혜성이 지금 완전 긴장상태인거 느껴질까. 그러니까 혜성이도 내심 마음속으로 큰 거 준비중이래. 아마도!
혜성 또한 진지하게 상대편을 해주고 있었기에 아람은 좀더 진지하게 그 감정에 몰입할 수 있었다. 혜성이 살짝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상하게 아람은 더 긴장이 풀리는 것만 같았다. 그건 혜성 또한 자신을 좋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기대를 증폭시키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음........ 뭐라고 해야 하나. 좀 갑작스러울지도 모르겠지만.”
두 사람은 신발을 벗은 채로 돗자리 위에 서 있었지만 아람의 머릿속에서는 마치 가을 날 혜성을 학교 뒷뜰로 불러낸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한 차례 바람이 불며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졌다. 혜성과 아람 사이로도 은행잎이 흩날리며 노란빛이 드믄드믄 시야에 담겼다 사라졌다.
아람은 이전에 혜성과 알게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수돗가에서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마치 불량학생이 모범생에게 땡땡이 치자고 꼬셨던 느낌이였을까. 아마 지금도 그와 그렇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혜성이 같은 애를 내가 내멋대로 물들여도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너 좋아해.”
그 말은 단정적으로 떨어졌다. 조금 붉어진 얼굴로 살짝 입을 꾹 다물었다. 아람은 자신이 꽤나 이기적이고 욕심 많은 어린애라는 것을 안다. 겉보기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모난 곳도 망가진 부분도 있다는 것도 알아. 하지만, 그럼에도 갖고 싶은 것은 꼭 가져야 했다.
“어느 순간부터 네가 좋아서, 그냥 이 말을 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어서... 네가 싫다면 어쩔 수 없지만, 괜찮다면 나랑 사귈래?”
먼저 마음을 내보인다는 것은 두렵고, 떨린다. 그 감정의 편린이 아마 얼굴에 조금은 드러났을 것이었다. 비록 작은 미소를 띄고 있었지만, 장난이라도 거절의 답이 돌아온다면 꽤 아플 것이었으니까.
/ㅋㅋㅋㅋ 혜성이 왜 덩달아 긴장한거야 귀엽게!!!!!!! 마음속으로 큰거 뭐 준비하고 있는지 넘 궁금하다 ㅋㅋㅋㅋ!!!!!
갑작스러울지도 모른다는 그 말에 혜성은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대답했다.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지며 노란색 풍경이 자신과 아람 사이를 스쳐 지나갔고 자연히 혜성의 눈앞에는 노란색 배경 앞의 아람의 형태로 보였다. 그 모습이 또 상당히 예쁜 느낌이었다. 주변 풍경마저도 도와주다니. 이거 진짜 너무 반칙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들려오는 좋아한다는 말.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좋다고 자신이랑 사귀지 않겠냐는 말이 들려올때마다 혜성은 바로 말을 하지 못하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기 위해 몸에 힘을 꽉 줬다. 물론 그렇다고 어떻게 심장이 멈추겠냐만. 허나 그럼에도 어떻게든 그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는 숨을 조절하기 시작하며 시선을 살짝 회피했다. 자신이 고백을 그때 하지 않고 쭉 버텼다면 그녀에게서 이런 느낌의 고백을 받았을까. 역시 조금 아쉬우면서도 억울하다고 생각하며 그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네가 싫다면, 굳이 휴일에 시간 내서 나올 일 없거든?"
아마 자신이 사귀지 않은 상태에서 고백을 받았다고 한다면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고 입을 뻐끔거렸을 것이다. 그리고 얼굴이, 물론 지금도 상당히 붉어서 터질 지경이었겠지만 아마 더 붉어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그는 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이어 혜성은 아람을 애써 바라보면서 답을 이었다.
"...좋아. ...사귀자. ...나도 너 아니면 안되니까. 그러니까... 좋아하니까."
하지만 이것만큼은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살짝 뜸을 들이면서 그는 시선을 살며시 회피했다. 이어 아람을 향해 안기라는 듯이 두 팔을 살짝 벌렸다. 물론 아람이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정도 액션을 취해야하지 않겠는가. 물론 사심적으로 아람을 안고 싶은 충동도 있었다. 그만큼 지금 혜성의 눈에는 아람이 예쁘게 비쳤으니까.
"...그러니까.. 이제 내 턴이야?"
이어 그렇게 말을 하는 혜성의 목소리는 작게 기어들어가는 느낌이었다.
/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아람이가 저렇게 예쁘게 고백을 한다면 긴장을 안 할 수가 없잖아! 아람주 피셜. 아람이는 학교에서 제일 예쁜 미인이라고 했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
툴툴거리는 듯한 목소리로 싫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것이란 말엔 어쩔 수 없이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아니 그렇게 붉어진 얼굴로 하는 말이라 더더욱 귀엽게 보이는 건 제가 콩깍지 필터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일까. 그리고 좋아한다는, 그 바라고 바랐던 그 대답이 들려오자 환하게 웃으며 살짝 팔을 벌린 그의 품에 폭 안겼을 것이었다.
왠지,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나면 심장이, 마음이 간질간질해서 끌어안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진다. 처음 혜성이 자신에게 마음을 고백했을 때처럼. 꽉 안아버리게 되는 것이었다.
꼭 끌어안은 귓가에 들리는 작은 목소리에는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지만 말이다.
“응. 지금 해도 되고 밥먹고 해도 되고. 오늘 안에만 하면 되는 걸로 봐줄게.”
작게 웃으면서 여전히 혜성을 끌어안은 채로 고개만 들어 그를 올려다봤다.
“아니다, 사실 지금 고백 들으면 나 심장 터질지도 몰라. 지금도 엄청 쿵쾅거리거든. 고백한다고 생각하니까 엄청 떨렸나 봐.”
너무 심장이 쿵쿵 뛰어서 뺨도 발갛고 손끝까지 그 울림이 느껴지는 것만 같아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느낌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 그 말 들을 때마다 민망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우 지망이면 예뻐야 한다고 배웠다굿!!!!
제 품에 아람이 안기자 혜성은 그대로 두 팔을 내려서 그녀를 품에 가뒀다. 그러고 보니 자신이 고백할 때도 이렇게 품에 안겼었던가. 어떻게 보면 아람은 누군가에게 안기는 것을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아니. 정확히는 자신일까. 어쨌건 자신도 아람을 안는 것은 좋아했기에 그는 만족스럽게 그녀를 안았으나 차마 아람을 제대로 바라보진 못하고 그대로 팔에 힘만 줄 뿐이었다.
"...하, 하기는 해야하는구나. 하, 하긴 내가 먼저 조건을 제시했으니."
너도 고백을 해야 나도 고백을 할 거라고 이야기를 했으니 결국 그 조건은 자신이 제안한 것이었다. 그것을 어기면 아람이 어떻게 나올지, 혹은 삐질지도 모른다고 혜성은 생각했다. 그런 것만큼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안 그래도 여기에 오기 전에 사진 때문에 기분이 저기압이지 않았던가. 그런 마당에 더욱 기분을 나쁘게 하고 싶진 않다고 생각하며 그는 괜히 침을 삼켰다. 허나 이후에 지금 고백을 들으면 자기 심장이 터질지도 모른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모습이 또 너무 귀여워서 혜성은 얼굴을 붉혔다.
"...마, 말해두는데 나도 지금 심장 엄청 뛰거든? 이렇게 예쁘게 고백하기 있냐?! 너!"
괜히 약하게 성을 내지만 그래도 싫지는 않다는 듯이 그녀를 정말로 꼬옥 안으면서 그녀의 목덜미에 제 머리를 묻던 혜성은 이내 그녀를 살며시 놓아주었다. 그리고 제 뺨을 살살 손으로 긁적이면서 시선을 회피하다 그녀에게 말했다.
"그러면 지금 좀 마음 진정시켜. ...나도 할 거니까. 괜히 끌어봐야 마음만 약해지고 그렇잖아."
괜히 투덜거리는 목소리는 그만큼 부끄럽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괜히 중얼중얼거리긴 했지만 그게 무슨 말인진 아람에게도 잘 전달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봐야 예쁘니 뭐니 하는 그런 말들의 연속이었겠지만. 아무튼 아람을 놓아주고 나서 아람의 준비가 끝나기를 그는 기다렸다. 이어 심호흡을 하고 헛기침을 하던 아람이 준비가 되었다고 말하는 것에 혜성은 조용히 숨을 내뱉었다. 이제는 자신의 차례였다. 이미 고백을 하긴 했으니까 자신에게 있어선 두번째였지만 그래도 그 두번째가 또 묘하게 떨렸다. 이번에는 정말 시험받는다는 느낌에 가까웠으니까. 애초에 왜 고백 어쩌고를 말해서 이 상황을 만들었는지. 여러모로 곤란하다고 하지만 피할 순 없다고 생각하며 혜성은 아람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봤다.
"...있잖아."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혜성은 그렇게 아람을 부르면서 입을 열었다. 있잖아. 라는 말. 바로 용건을 말하기보다는 뭔가 다른 것을 말하려는 수식어를 사용하며 그는 근처에서 아직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은행잎을 손으로 잡았다. 이어 그는 그 은행잎을 살며시 그녀의 다른 쪽 귀에 꽂아주며 다시 거리를 살며시 띄웠다. 그리고 잠시 뺨을 긁적이다가 말을 이어나갔다.
"은행나무의 꽃말 중에는 장수라는 말이 있다는거 알아? 그러니까 오래 살고 그러는 거."
이어 혜성은 아람을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그리고 주먹 하나 정도가 겨우 들어갈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며 살며시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숨을 약하게 내뱉다가 아람의 눈동자를 정말로 빤히 바라봤다. 그리고 숨을 한 번 더 내뱉은 후에 말을 이어나갔다.
"...나는 네가 오래 나랑 알고 지냈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쭉. 쭉. 쭉. 욕심이라고 해도 상관없어. ...그만큼 욕심내고 싶으니까. ...그러니까 너는 장수해서 그러니까 오래오래 살면서 나랑 있어줬으면 좋겠어. ...네 인생의 전부를 가지고 싶어."
이어 그는 다시 숨을 약하게 내뱉으면서 그는 정말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 마구 크게 두근두근 거리는 심장을 애써 모르는 척 하며 목소리에 힘을 주면서 이야기했다.
"...네 인생 옆에 설 수 있는 권리를 나에게 줘. ...대신에 나는 내 인생을 줄테니까. ...그게 내가 지금 줄 수 있는 전부야. ...널 원하고 네가 좋아. 문아람. ...나랑 사귀자. 싫으면 돌아가고 좋으면 이리 와. 난 구차하게 안 잡을거니까. ...그러니까..그.. 와라! 문아람!"
자신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지. 그렇게 생각을 하며 혜성은 살며시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부끄러운지 아랫입술을 살며시 깨물며.
제 눈을 빤히 바라보는 혜성에 아람은 눈을 피하지 않고 마주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부끄러워서 입을 합, 다물고 있었지만. 작은 수식어로 시작한 것은 이내 은행잎을 손으로 잡아 제 머리카락에 꽂아주는 것으로 이어졌다. 양 귓바퀴에 은행잎이 꽃힌 것이 조금 재미있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사실 귓가에 닿는 온기가 간질간질했다.
은행나무의 꽃.....이 있다는 것 자체가 처음 들어봤는데 꽃말까지 있다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그 꽃말이 장수라는 것에 뭔가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다가 혜성이 가까워져 거의 코앞까지 왔다고 생각했을 때 아람은 숨을 들이마시며 꾹 참았다. 심장이 쿵쿵 뛰어서.
“..........”
뭔가, 욕심히 가득 담긴 고백이었다. 쭉, 오래오래, 인생의 전부라는 단어들이 영원히 함께하자는 뜻을 담고 있어서, 서로의 인생을 교환하자는 그 말이 너무 기꺼웠다. 마지막에 와라! 라고 했을 때는 왠지 웃겨버려서 긴장감이 맥없이 풀려버렸지만.
“왔다!”
아람이 혜성을 꽉 끌어안으며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혜성의 가슴팍에 얼굴을 부비며 얼굴에 올라온 열기를 옮기려 들었을 것이었다.
“응, 날 가져. 대신 나도 널 가질게. 나를 네게 내어주는 동안에는 넌 내 것인 거지? 약속하는 거야.”
왔다! 라고 외치면서 자신을 꽉 끌어안는 모습에 혜성의 얼굴이 다시 크게 달아올랐다. 이렇게 와락 안을 것은 예상을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막상 안기니까 상당히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이내 제 가슴에 얼굴을 부비자 그의 얼굴에서 열기가 달아올랐고 만약 영화였다면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올 것 같은 상황이 되었다.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그는 으으. 소리를 내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참고로 묻는 건데... 이런 말 듣고 싶어서 시킨 것은 아니지? 아니...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게... 보통은 너무 무겁다..이런 말 하지 않냐? 보통?"
평생이니 뭐니 그런 말을 했고 네 인생 옆에 설 수 있는 권리니 뭐니 그런 말을 했는데 오히려 너무나 기뻐하는 그 모습에 혜성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으나 딱히 부정하거나 역시 취소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자신을 주는 대신 자신도 널 가지겠다는 그 말이 역시 묘하게 간지러우면서도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이내 너는 내 꺼라는 표현까지 하는 말. 그리고 뭉개진 발음으로 들려오는 말에 혜성은 아람의 등을 약하게 토닥였다.
"진짜 내 여친은... 정말로 욕심쟁이라니까. ...물론 내가 할 말은 아니긴 한데."
괜히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혜성은 그 상태에서 아람을 안고 자리에서 앉으려고 했다. 일단 편한 자세로 편하게 있으려는 생각인 듯 했다. 그리고 혜성은 살며시 고개를 돌린 후에 아람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좋아하길 바라고 한 말에 좋아하는 것도 얼떨떨하게 느끼는 혜성의 모습이 조금 귀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제 진심이라고 한다면.... 자신을 원하는 것이 혜성이라면, 좋았다. 그게 다른 사람이라면 끔찍할 것 같지만 혜성이라면 좋아. 이건 내가 그를 많이 좋아하기 때문일까?
“나 욕심쟁이 맞아. 그래서 한 번 잡으면 잘 못 놔.”
히히 웃으면서 혜성을 따라 자리에 앉는다. 뭔가 엄청 오래 서 있었던 것 같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직 감정이 가라앉지 않은 것인지 혜성의 옆에 꼭 붙어 있는 모양새였지만.
“아하하, 점수가 중요한 거야?”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가 입으로 양 손을 가리며 마저 웃은 뒤, 여전히 웃음기 묻은 얼굴로 혜성의 귀에 입술을 가져다대며 소근소근 말했을 것이었다.
"...그건 그렇긴 한데. ...아니아니. 애초에 고백을 먼저 시킨 것은 너잖아. ...물론 딱히 시켜서 한 것은 아니긴 한데."
좋은 것이 좋은거지.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적당히 넘기려고 했다. 따지고 보면 결국 자신 역시 원해서 한 것에 가까웠다. 여기에 오기 전, 사진으로 인해 저기압이 되었던 아람이 다시 해맑게 웃었으면 했고, 기왕이면 기분 좋아졌으면 했으니까.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을 다시 한 번 그녀에게 제대로 표현하고 싶기도 했고. 그렇게 보자면 이번에는 성공적인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괜히 모자를 꾹 눌러쓰면서 붉어진 얼굴을 감추려고 하는 것과 동시에 미소를 강하게 머금었다.
"...괜찮아. 나도 욕심쟁이니까."
결국 아람을 원하는 것은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제 옆에 붙어있는 아람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혜성은 괜히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눈가를 만지기도 하고, 콧등을 만지기도 하고, 그렇다고 부드러운 찹쌀떡 같은 뺨을 살살 어루만지기도 하고. 한편 점수를 묻는 물음에 웃음을 터트리는 아람의 모습이 보이자 혜성은 작게 혀를 차면서 시선을 회피하며 입을 열었다.
"구, 궁금하잖아. 괜히. ...기껏 용기내서 마음 다잡고 했는데. 그래보여도 짧은 시간 내에 나 엄청 고민했거든?!"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람이 자신의 귀로 입술을 가져오더니 제 물음의 답을 들려줬다. 점수를 매길 수 없을만큼 좋았다고. 그 말에 혜성은 괜히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아람을 찌릿 바라봤다. 이런 말을 귀에 대고 하다니. 반칙 아닌가. 너무나 반칙 아닌가. 조금은 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바로 말은 하지 못하며 얼굴만 붉게 물들인채로 그는 고개를 아래로 푹 숙였다.
".......뭐라도 먹자. 우리."
그러면 이 분위기가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이어 아람에게 다가가더니 그녀의 귓가에 방금 아람이 했던 것처럼 속삭였다.
"...이제 말 못 바꿔. 너. ...고백 2번이나 했으니까. ...너 이제 진짜 내 꺼야."
자신이 꽂아준 은행잎을 떼어내서 자신의 귓가에 꽂는 것에 그는 괜히 간지러워했으나 거부하진 않았다. 그 대신 뭔가 몽글몽글한 감정이 들어 그는 괜히 입꼬리를 살짝 올리다가 다시 아래로 내렸다. 그저 은행잎을 꽂아주는 것 뿐인데 대체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인지. 아람이 하는 행동이라면 뭐든지 다 좋을 정도로 자시는 팔불출이 되고 만 것일까. 그렇게 생각을 하지만 굳이 그 사실을 입에 담진 않았다. 뭔가 모르게 부끄러웠으니까.
이어 자신이 한 귓속말에 아람이 투덜거리는 목소리가 들리자 혜성은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웃음을 터트렸다. 언제는 가짜였냐는 말에 그는 말 없이 그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어 아람이 자신의 짐을 앞쪽으로 끌어오자 혜성은 손을 뻗어 자신의 가방을 잡았고 그 안에 들어있는 도시락을 꺼내서 하나하나 뚜껑을 열었다. 김밥에 유부초밥. 그리고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음료수에 젓가락 두 개. 처음부터 같이 먹을 생각으로 가지고 온 만큼 내용물은 확실했다. 적어도 두 사람이 충분히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양을 담아온 도시락을 제대로 세팅하며 혜성은 아람에게 젓가락을 내밀었다.
"김밥은 산거긴 한데 유부초밥은 직접 싼거야. ...맛은 있을 거야. 어제 부모님도.. 맛있다고 했으니까."
도시락을 싸면서 일단 간을 볼 생각으로 자신의 가족에게도 준 모양인지 그렇게 이야기를 한 혜성은 괜히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옆으로 돌린 후에 김밥을 젓가락으로 집어올렸다.
"...덕분에 여자친구에게 지극정성이라고 놀림 좀 당했지만. ...나 참."
이어 그렇게 툴툴거리면서 그는 김밥을 제 입으로 가져가려고 했지만 잠시 멈칫했다. 뒤이어 아람의 입가로 가져간 후에 어서 먹으라는 듯이 그는 아- 소리를 살며시 냈다.
도시락 뚜껑이 열리자 아람은 와아, 하고 소리를 냈다. 혜성에게 젓가락을 받으며 들리는 말에 아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직접 싼 거라니. 집에서 요리라는 것이라고는 밥을 하는 것이나 밑반찬을 꺼내 먹는 것 외에는 한 것이 없는 아람은 유부초밥 만으로도 뭔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실제로 아람이 할 수 있는 정도는 요리라기보다는 조리에 가까운 것들이라......... 뭔가 시도를 해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시키는 대로 해도 뭔가 맛이 조금 이상했다. 응.
“고마워, 잘 먹을게.”
뭔가 조금 감격한 느낌이였을까. 아람의 눈이 반짝반짝 도시락을 향했다. 다른 이들에게는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원래 연애를 할 때는 사소한 것에도 감동을 한다고 하지 않던가.
아람은 혜성이 부모님에게 놀림을 받았다는 말에 작게 웃었다가, 이내 혜성이 김밥을 입가로 가져다대자 이내 자연스럽게 받아 먹었다. 이제 이정도로는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었다! 왜냐면 먹여주는 일은 종종 있었으니 이제 조금은 서로에게 익숙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김밥은 맛있었다. 꼭꼭 씹어 삼킨 뒤 이번에는 유부초밥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김밥도 만들려면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나 김밥은 생각보다 꽤 어려운 요리였다. 일단 둥글게 마는 것부터가 꽤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던가. 무엇보다 유부초밥을 만들다보니 시간이 꽤 지나갔기에 김밥은 차마 만들 수 없었고 결국 전문점에 가서 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맛은 좋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혜성은 아람이 김밥을 먹는 모습을 바라봤다.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먹는 것이 꽤나 익숙해진 것 같았고 그건 자신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주 자연스럽게 이렇게 먹여주고 있지 않은가.
괜히 음료수를 마시면서 자신도 김밥을 하나 천천히 씹으니 간이 상당히 잘 되어있다고 혜성은 생각했다. 물론 직접 만든 것이 아니기에 조금 아쉬움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가을에 놀러나와서 먹기 충분하지. 그렇게 생각하다 아람이 유부초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이거 이거 라고 하는 말에 혜성은 순간 무슨 말인지 몰라 고개를 갸웃했다.
"이거 이거? 아."
이내 그것을 먹여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인지하며 혜성은 젓가락으로 유부초밥을 집었다. 그리고 그녀의 입가로 가져갔다. 김밥과는 다르게 이건 자신이 직접 만든 것이었기에 그의 표정에 상당히 긴장이 흘러내렸다.
"...그.. 아. 그리고 평 알려주면 고맙고. ...이건 내가 직접 만든 거긴 하니까. ...그래도 맛은 괜찮긴 할 거야."
나름대로 간은 특히나 신경 썼고 자신의 입에는 잘 맞긴 했지만 과연 아람에겐 어떨런지. 제 여자친구가 먹는다고 생각하니 조금 긴장이 되는지 혜성은 빤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눈동자를 결국 옆으로 굴리면서 입을 열었다.
역시 먹여준 유부초밥을 받아먹는 모습이 혜성의 눈에는 아기새처럼 비쳤다. 물론 아기새보다는 아람이 더 귀엽다는 말은 굳이 하지 않으며, 제 마음 속으로만 속삭이면서 혜성은 편안한 표정으로 아람이 유부초밥을 먹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봤다. 그러다 그녀의 입에서 좋은 평이 흘러나오자 혜성은 절로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가 바로 헛기침을 하면서 표정을 관리하려고 했다.
"그, 그래? ...그럼 다행이네. 그래도 먹을 것을 가져와야지. 못 먹을 것을 가져올 순 없잖아."
그래도 기분은 좋은지 그의 입꼬리가 약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다시 한 번 헛기침을 하다가 괜히 웃는 모습을 보이던 와중 갑자기 제 볼을 콕 찌르더니 젓가락으로 유부초밥을 집어서 자신에게 먹여주려고 하는 아람의 모습에 혜성은 두 눈을 깜빡이다가 냠 하는 느낌으로 유부초밥을 받아먹었다. 뒤이어 살며시 시선을 회피한 후에 천천히 씹었고 꿀꺽 삼켰다.
"...어제 먹었던 맛과 비슷하네. 하기사 어제 내가 만든 거고 특별히 뭘 더 건들진 않았으니까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뭔가 좀 더 부드럽고 맛있는 것 같기도. ...누가 먹여줘서 그런가."
후반 부분은 괜히 중얼거리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한 후, 혜성은 음료수를 종이컵에 따른 후에 꿀꺽 마셨다. 목을 통과하는 시원한 감각, 그리고 자신의 머리를 지나가는 시원한 가을 바람. 이어 좋지 않냐는 아람의 말에 혜성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좋아. ...내년에는 조금 힘들겠지만 그래도 다시 시간을 내서 나오고 싶을 정도로."
현실적으로 고3이 되면 아무래도 조금 힘들지 않겠는가. 어찌되었건 입시를 준비해야했고 아람과 같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자신이 좀 더 열심히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생각을 잠시 하다가 혜성은 아람을 바라보면서 넌지시 물었다.
자신이 먹여줘서 더 맛있다는 그 말에 아람은 작게 웃음을 흘렸다. 혜성을 따라 음료수를 따라 마시고 이어지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이제 가을이라는 건 내년이 좀더 가까워 졌다는 뜻이기도 했다. 3학년이 되어 대입이라니....... 벌써부터 생각하기엔 여전히 끔찍한 느낌이었다. 물론 지금도 열심히 연기도 배우고 공부도 하고 있긴 하지만.
“내년은 힘들면 내후년에 다시 오면 되지.”
조금은 긍정적인 전망이려나. 2년 뒤에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후에도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본다.
“대학 말이지...... 음....... 일단 학과는 연극영화과를 생각하고 있는데, 아마 성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도권 내로 생각하고 있어.”
아직 구체적인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는 듯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가 “너는?” 하고 혜성에게도 되묻는다.
"...아주 잠깐 바람을 쐬고 온다고 하고 만나면 혼나려나. ...아니. 뭐, 꼭 만나야...한다거나 그런 것은... 그런 것은... 몰라. 패스."
아람의 말이 합리적이었으나 그래도 아쉬움이 남아 혜성은 굳이 그렇게 이야기를 했으나 점점 그 목소리가 작아졌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조금 찔리는 탓이었다.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것이 다 그런 것인데. 그 1년 때문에, 그 수능 하나 때문에 모두가 12년이나 공부를 하고 죽어라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바로 내년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여러모로 한숨을 쉬면서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역시 입시는 머리가 너무나 아팠기에.
아무튼 자신의 물음에 아람이 연극영화과를 갈 거고 수도권 내로 생각하고 있다고 하자 혜성은 살며시 머리를 굴렸다. 자신의 지금 성적으로 수도권 대학을 갈 수 있을까. 아니, 그 전에 아람과 같은 대학을 갈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나 역시 아직은 알 수 없었다. 고등학교 3학년때 치는 모의고사를 참고해야할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팔짱을 끼다가 그는 물음에 대답했다.
"사진 관련 쪽으로 갈거야. ...그리고 가능하면 뭐, 수도권 내로... ....뭐, 대학 겹치면... 같이 갈 수도 있는 거겠지. 아마도."
같은 대학으로 가고 싶다는 말을 살짝 돌려서 그렇게 표현하면서 혜성은 괜히 젓가락으로 유부초밥을 집어서 입에 쏙 집어넣고 김밥도 쏙 집어넣어서 자신의 입을 완전히 막아버렸다. 이렇게 하면 아람이 무슨 말을 해도 바로 대답을 할 수 없을테니까. 나름 머리를 쓴 것이었으나 어떻게 보면 저게 뭐하는 짓인가 싶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어 우물거리는 목소리로 그는 살짝 '하지만 같은 대학 가고 싶어'. 라는 말을 하면서 이내 음식을 씹었다. 아마 우물거리는 소리에 묻혀서 잘 안 들리거나 발음이 완전히 뭉개지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듣고자 한다면 들을 수도 있겠지만.
/얍! 사실 나도 요즘 입시는 잘 몰라...ㅋㅋㅋㅋㅋ 하지만 수능은 아직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매일 밤까지 남아서 공부할테니까라는 말에 혜성은 살짝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직접 들으니 정말로 그런 현실이 코앞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 탓이었다. 허나 그럼에도 산책을 할 수 있다는 말에는 동의하면서 그는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물론 그조차도 쉽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성적이 떨어지거나 하면 그런 산책조차도 힘들 정도로 공부에 집중해야만 할테니까. 이어 그는 입 안에 있는 음식물을 온전히 꿀꺽 삼켰다. 확실히 맛이 좋다고 생각하나 역시 아람이 먹여줄 때보다는 맛이 조금 덜했다. 저 젓가락에 자신도 모르는 조미료라도 뿌려진 것이 아닐까 싶어 혜성의 눈이 살며시 그녀가 쥐고 있는 젓가락으로 향했다.
"...뭐, 나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내가 너보다는 성적이 낮으니 말이지."
물론 자신이 공부를 아예 못하거나 성적이 완전 밑바닥이거나 그런 것은 아니나 아람보다는 성적이 낮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면 자연히 같은 대학에 가기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람이 눈을 낮춰서 대학을 가는 것은 또 원치 않았다. 뭔가 자신 때문에 갈 수 있는 곳을 못 가는 것이 되는 거니까. 역시 자신이 노력할 수밖에 없겠거니 생각하며 혜성은 작게 혀를 차면서 머리를 긁적이다가 음료수를 마시면서 대학 간의 거리가 가까웠으면 좋겠다는 말에 이어 대답했다.
"내가 노력해서 성적을 올려볼게. ...뭐, 여친과 캠퍼스 연애... 같은 거 한 번은 해보고 싶긴 하니까. 내 여친은 그때도 너일테니까 내가 노력하는 수밖에 없을테고."
하지만 지금 당장 공부에 매진하고 싶진 않았기에 일단 내년부터 열심히 시작해볼까. 그런 안일한 생각을 하다가 괜히 작게 혀를 차면서 혜성은 음료수를 다시 마시면서 온전히 컵을 비웠다. 그리고 젓가락으로 유부초밥을 집은 후에 그녀의 입으로 가져갔다. 어서 먹으라는 듯이.
"그러니까... 그러니까... 시험 때 공부 같이 해서 그... 조금이라도 성적 올리는 거 도와주면 고마울 것 같네. ...그러니까 실제로 너랑 공부해서 성적 오르긴 했으니까. 동일하진 않아도 같은 곳에 다닐 정도의 성적만 맞추면 되는 거잖아. ...내가 그렇게 공부를 못하는 것은 아니긴 하니까. ...이렇게 된 이상 내년에 같은 반 되었으면 좋겠네. ...그러면 교실에서도 계속 같이 공부할 수 있으니까."
물론 다른 사적인 이유도 있긴 했으나 그것은 굳이 입에 담지 않으면서 혜성은 살며시 얼굴을 붉혔다.
/ㅋㅋㅋㅋㅋ 비슷할거야! 아마도!! 내 사촌동생도 수능 시험 다 치고 대학 갔는걸! 아무튼 상황극이니까 조금 틀려도 괜찮지!
혜성의 눈길이 제 젓가락으로 향하자 아람은 유부초밥을 또 집어서 혜성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리고 자신도 유부초밥을 집어서 입안에 넣었고 말이었다. 왠지 이러한 사소한 행동이 또 간질간질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뭔가 정말 커플 같은 행동이라서 그런가 좋기도 했다.
혜성이 성적이 자신보다 낮은 것에 대해 음, 하며 무어라 말을 하지는 못했지만 이내 혜성이 자신의 성적을 올려보이겠다고 했을 때 아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노력한다고 다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노력하면 어떠한 성과를 얻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래도.
“응. 그러면 정말 좋겠다. 캠퍼스 커플 같은 것 말이야.”
상상만 해도 즐겁다는 듯이 이야기했지만, 혜성이 그것으로 인해 너무 스트레스 받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뒤따라 온다.
“응. 나도 원래 시험공부 같이 할 생각이었어. 전에도 그랬었으니까. 아, 내년에 같은 반 되면 진짜 좋을텐데. 서로 만날 시간도 적을테니까 학교에서라도 자주 얼굴 보고 싶다.”
솔직한 이야기를 말하면서 음료수를 마셨다. 오늘부터 밤마다 혜성과 같은 반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해야 할까?
젓가락을 바라봤을 뿐인데 갑자기 유부초밥을 집어서 입에 넣어주는 것에 혜성은 순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으나 바로 냠하고 받아먹었다. 아람이 주는 것인데 받아먹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 먹여준다는데 거부하고 싶진 않았다. 조금 부끄러운 것도 있고 간질간질한 것도 있었으나 조금은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었기에 혜성은 애써 태연한척을 했으나 얼굴은 살짝 붉게 물들어있었다.
"뭐, 솔직히 지금과 큰 차이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니까."
하지만 역시 조금은 다를까. 분위기라던가, 혹은 다른 것들이라던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는 미소를 지었다. 사복을 입고서 캠퍼스 거리를 돌아다니면 필시 분위기가 다르겠지. 벚꽃 피는 거리를 돌아다녔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 풍경을 생각하니 순간적으로 그의 표정이 크게 풀렸고 미소가 크게 올라왔다. 그러다가 순간 움찔하며 혜성은 다시 강하게 입꼬리를 아래로 내리며 평소의 표정을 유지하다가 빵모자로 자신의 얼굴을 살짝 가렸다. 그렇게 잠시동안 있다가 그는 다시 모자를 올리고 머리에 꾹 눌러 썼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감이 있어. 내년에 같은 반 될 거라는 거. 그러니까 난 그 감을 믿어볼래. ...솔직히 이런 거 잘 안 믿지만 그런 것을 믿지 않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으니까."
설사 다른 반이 되어도 자주 만나러 가면 될지도 모르지만 다른 반 아이가 왔다갔다하는 것을 시끄럽다고 생각하고 싫어하는 이도 분명히 있을터였다. 그렇다면 역시 같은 반이 되는 것이 좋겠지. 그렇게 다시 한 번 다짐하며 그는 자신의 운에 모든 것을 걸어보기로 했다.
"애초에 너랑 사귀는 시점에서 난 운이 좋은 것일테니까... 그 운이 또 닿을지도 모르잖아. 안 그래?"
피식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는 것이 살짝 분위기를 가볍게 하려는 모양이었다. 이어 혜성은 핸드폰을 꺼낸 후에 아람에게 살며시 향했다.
"...뭐, 그렇긴 한데. 확실히 그렇기는 한데... 그래도 사귀는 것 자체는 크게 다를 것이 없을 것 같아서. 물론 좀 더 자유롭게 이것저것 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꼭 캠퍼스 커플이 되어야겠네. 좋아. 힘내볼게. 나."
아자! 하는 포즈를 취하면서 혜성은 나름대로 각오를 다지려고 했다. 확실히 아람의 말을 들으면 분명히 엄청 다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그 기회를 놓치는 것은 너무나 아까운 일이었다. 그것을 즐기겠다고 다른 이와 사귀는 것도 싫고 아람과 함께 즐기고 싶었기에. 내년부터 하려던 것을 조금 더 앞당겨야겠다고 생각하며, 정확히는 이번 기말고사때부터는 확실하게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혜성은 굳은 눈빛을 보였다.
"나와 사귀어서 운이? 글쎄. ...뭐, 네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겠지. 이런 것은 당사자가 잘 아는 거니까."
자신과 사귀는 것만으로도 운이 좋다는 그 말이 괜히 기분이 좋아 혜성은 웃음소리를 작게 냈다. 뭔가 자신을 정말 소중하게 여겨주는 것 같아서. 그리고 동시에 귀하게 생각해주는 것 같아서. 이런 여자친구가 또 어디에 있는지. 한편 자신의 핸드폰을 뻗어서 들려고 하면서 같이 찍자는 그 말에 혜성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리고 맨날 너만 찍히는 것은 네가 찍어달라고 하니까 그런 거잖아. ...나도 같이 찍자고 한다면... 못 찍을 것도 없지."
약간의 툴툴거리는 목소리를 내면서 혜성은 아람의 곁으로 다가갔고 그대로 그녀의 옆자리에 붙었다. 이어 핸드폰을 셀카모드로 바꾸고 다시 자신이 들려고 하면서 자신과 아람의 모습을 확실하게 화면에 담았다. 셀카인만큼 아무래도 주변 풍경이 잘 비치지는 않았으나 자신과 아람의 모습은 확실하게 담겨져있었기에 일단 그 정도로 만족하기로 하며 혜성은 아람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그럼 준비됐지?"
이어 혜성은 자유로운 팔을 아람의 허리에 감았다. 최대한 찰싹 달라붙으려고 하는 나름의 자세였다. 이어 혜성은 셋을 센 후, 찰칵 버튼을 눌렀을 것이다.
"응. 같은 학교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대학생다운 연애는 할 수 있을테니까. 그래도 같이 노력해보자."
히히 웃음을 웃는 것이 아무래도 캠퍼스 커플을 상상했던 모양이다.
혜성은 제 말에 조금 의아한 모습이었으나 아람은 혜성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그리고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좋아해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기 때문에 항상 혜성이 소중했다.
혜성이 옆자리에 붙어 앉으며 셀카를 찍으려는 것에 아람은 쉬이 휴대폰을 내주고는 혜성의 옆에서 휴대폰을 바라보며 준비되었다며 대답한다. 허리에 감싸여오는 익숙한 느낌에 장난기가 올라온 아람은 하나 둘 셋 세며 사진이 찍히는 순간 혜성에 볼에 쪽 소리를 내며 입을 맞췄을 것이었다.
핸드폰을 잡고 셔터를 누르기 위해서 혜성은 다시 한 번 각도를 잡았다. 이런 셀카도 당연히 나름 잘 찍는 기술이 있었고 최대한 자신과 아람의 모습을 멋지고 예쁘게 잡으려고 하다보니 자연히 각도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 이내 하나, 둘, 셋을 외치면서 셔터를 누르는 순간, 갑자기 제 뺨에서 쪽 소리가 나는 것과 동시에 부드러운 느낌이 맞닿았다. 그에 깜짝 놀라 혜성은 순간 몸을 움찔했고 빠르게 아람이 있는 방향을 멍하니 바라봤다. 뒤이어 핸드폰에 찍힌 사진을 바라보니 그녀가 입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었기에 혜성은 어버버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멍한 표정을 지었다.
"너, 너, 너, 너, 너..."
뭐라고 말도 하지 못하고 몸을 약하게 떠는 듯 했으나 그렇다고 화를 내는 것도 아니었고 성을 내는 것도 아니었다. 정말로 놀랐는지 입만 뻐끔뻐끔거리는 것이 그야말로 붕어와 다를 것이 없었다. 혜성은 조르르 자신이 앉았던 자리로 간 후에 음료수를 종이컵에 담았고 꿀꺽꿀꺽 마셨다. 지금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웃기게 보일지. 하지만 싫은 것은 아니어서 입만 삐죽이던 혜성은 아람을 빤히 바라봤다. 그리고 아무런 말 없이 아람에게 다시 다가왔고 아람의 두 어깨에 손을 올렸다.
"보, 복수야. 이건."
이어 혜성은 아람의 입술에 제 입술을 약하게 맞춘 후에 떨어뜨렸다. 쪽. 하는 소리를 일부러 내면서. 사람들이 보지 않았기에 할 수 있었던 아주 소심한 반격이었다. 물론 아람에게 그게 얼마나 통할진 모르겠지만 불시에 뽀뽀를 당한 것이 조금은 분했는지. 아니면 놀란 모습을 보인 것이 분했는지. 그렇게 소심한 반격을 가하고 나서야 혜성은 고개를 홱 돌리고 남아있는 음식을 먹으려고 하면서 반대편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빠, 빨리 와서 마저 먹어. 다 먹고 산책이나 하자. 돗자리는 일단 이대로 깔아놓고 말이야."
단풍과 은행은 붉고 노란 빛으로 주변을 물들이며 혜성과 아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부끄러워하는, 그러면서도 싫지 않아서 계속 같이 있는 두 사람의 사이를 스쳐지나가며.
/저것으로 막레를 하기는 조금 애매한 느낌이 들어서 일단 막레 비슷하게 써왔다!! 오늘도 퇴근! 앞으로 하루만 더 일하면 주말!!
막레 잘 받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혜성이 매번 스킨십 돌려주려고하는 거 넘 귀여워 먼가 승부욕 강한 햄스터같은 느낌~ 아람이는 혜성이가 입술에 뽀뽀해서 깜짝 놀랐다가 이내 발그레 웃어버렸을 것 같지만. 흑흑 둘이 넘 귀엽고 장면도 넘 예쁘고..... 두 사람 모두 너무 귀염뽀짝하고 달달하다........ 넘 달아요. 맛있어요......
마찬가지로 이번 일상도 수고했어! 아람주! 나 역시 재밌었어! ㅋㅋㅋㅋㅋㅋ 혜성이는 은근히 자기가 받은 것을 그대로 돌려주려고 하는 성향이 있으니 말이지. 특히 스킨십이나 그런 것은 더더욱 말이야. 나만 당황할 순 없다. 이런 식으로 말이야. 아람이가 발그레 웃으면 혜성이는 괜히 시선을 돌리다가 결국 미소를 지으면서 마저 도시락 까먹고 그러다가 아람이에게 다시 무릎베개 해주지 않았을까 싶네! 앗. 맞아. 너무 예쁜 장면이었어! 달달해. 피곤함이 확 풀린다! 와아아!
ㅋㅋㅋㅋㅋ 아람이도 언젠간 당황시키고 말테다! 일단 확실한 것은 혜성이는 기습적으로 하는 것에는 상당히 약해. 그리고 자신만 당한다는 분함에도 약하지. 아무튼 아람이도 혜성이에게 무릎베개 해준다고 한다면 무겁지 않겠냐고 하면서 일단 해준다니까 한다고 하면서 아마 정말로 조심스럽게 무릎에 머리를 내릴 것 같아. 그런데 혹시나 무거울까 싶어서 무게를 다 올리진 못하고 약간 어쩡쩡하게 베는 느낌? ㅋㅋㅋㅋ 물론 아람이가 편하게 하라고 하면 그때는 머리를 완전히 내리고 조금 더 편하게 있겠지만 말이야. 아마 굉장히 부드럽다고 생각하면서 기분 좋게 미소를 지을 것 같아.
아앗. 하지만 이렇게 썰로 풀어줬으면 된거지! 원래 일상에서는 다 하고 싶어도 미처 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것도 있는 법인걸. 그런데 아람이가 말한 의미를 내가 파악을 못한 것 같은데..큭. 선생님. 해설집 없나요?! 뭔가 간접적으로 돌려서 표현한 것 같은데!! (아님)
아무튼 달달해! 보기 좋아! 꽁냥꽁냥이야! 물론 오래 가야지! ㅋㅋㅋㅋㅋ 이대로 2년 간다! 우리 일댈!
으앗. 이마 꾹 누르는 거 귀여워! 뭔가 살짝 뭐야 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거 아니야? ㅋㅋㅋㅋㅋ 아무튼 그와는 별개로 혜성이는 아람이의 뽀뽀를 정말로 좋아하니까 아무런 문제도 없어! ㅋㅋㅋㅋ 아무튼 편하게 누우라고 그렇게 꾹 누르면 혜성이는 결국 편하게 베고 누울 것 같아. ㅋㅋㅋㅋㅋ 아람이는 가만히 보면 혜성이에게 하는 스킨십은 적극적이기도 하고 정말로 좋아하는 것 같아.
앗. 그런 의미였구나! 색을 의미하는 것인가 싶긴 했는데 다른 의미가 아닐까 싶었거든. 그래서 나름대로 암호를 만든 것이 아닌가 하고 막 해석하고 있었다!! 머릿말만 따서 문장을 만들어보기도 하고...ㅋㅋㅋㅋ (옆눈)
일단 최대한 갈 수 있을 때까진 가봐야지! 아무튼 가을 시즌은 이걸로 이제 끝이네! 남은 것은 겨울 시즌이고.. 학생편도 그 이후에 조금 더 하다가 끝나게 되려나.
ㅋㅋㅋㅋㅋㅋ 뭐야~ 제대로 누워, 라는 눈빛이지 않을까? 아람이 원래부터 동성 친구들끼리도 스킨십 많은 편이었으니까. 남자친구니까 더더더더 더 좋아하는 거 아닐까 싶구~ 원채 외로움도 많이 타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 것 같아.
앗ㅋㅋㅋㅋㅋㅋ 별것 아닌 걸로 혜성주를 고민하게 만든 아람주 구속(네?) 그러게 가을 시즌은 끝! 이제 겨울이닷!!! 아마 고3 배경은 하고싶은 거 몇개만 하고 끝나지 않을까 싶고~ 그럼 학생편도 거의 끝나가는 거네...??? 와 우리 엄청 많이 일상 돌리고 있는 것 같은데...!
다음 일상은 오랜만에 에유도 괜찮을 것 같고 아니면 겨울맞이 혜성이네 부모님 만나기 일상도 괜찮을 것 같지~
ㅋㅋㅋㅋㅋ 그 눈빛 막 절로 상상이 가는걸?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제대로 안 누우면 토라질 것 같은 그런 빤히 바라보는 눈빛. 혜성이가 순간 움찔하겠는걸? 아무튼 외로움을 많이 타는 것은 일상에서 한번씩 보이긴 했으니까. 혜성이가 스킨십 잘 받아주면서 외롭지 않게 해야겠어!
으앗...ㅋㅋㅋㅋㅋ 아니. 왜 구속되는거야!! 안돼!! (풀어주기) 사실 일상 많이 돌리긴 했지!! 하지만 아직 돌리지 않은 것이 더 많은걸! AU도 그렇고 겨울 일상이나 그 이후의 성인편도 그렇고... 천천히 하나하나 하다보니까 어느새 뭔가 많이 돌아간 것이 엄청 신기하고 그렇지 않아? 앗. 맞아!! 가을 체육대회 있었지! 왜 이걸 까먹고 있었지! (흐릿) 좋아. 그럼 다음에는 AU나 가을 체육대회로 가자! 체육대회내에서도 뭔가 이것저것 일상이 여러개 나올 것 같긴 하니 천천히 돌려보면 좋을 것 같아! 일단 지금 바로 돌리진 말고 썰풀이나 그런 것을 하다가 천천히 시작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