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셔가 이제 쥬 보고 짜증내지 않으려고 다짐했던 게 실패한다는 거죠... 음 맛있다. 오늘은...답레가 좀 힘들 것 같구, 내일 중에 답레를 가져오도록 할게요! 그리고 내일은 정기적으로 언제쯤 와서 주고받는 시간을 정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런 고로 염치불구하고 오늘은 먼저 자러 갈게요... 이셔주도 늦지 않게 주무세요!
그것은 보통의 능력 이상의 것, 지금까지 쌓아 온 이성의 보고로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 해 초능력이라고 불렸다, 지극히 단순한 개념을 담고 있던 그 이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축복, 혹은 저주라고 불리기 시작했으니 같은 것을 보고도 부르는 바가 다른 것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 역시 지극히 단순하다. 축복으로 인정받는다면 그로 말미암아 그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선망의 대상이 될 테지만, 저주로 일컬어지게 된다면 그 삶은 언제 끝장 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그야말로 저주받은 시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너는 네 삶이 저주로 점철되지 않게끔 발버둥치고 있었다. 항상 힘에 부쳤지만 여기서 미끄러졌다가는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이건 어쩌면 너 자신을 증명할 기회였다. 네가 쓸 만한 인재라는 증명? 네가 반드시 큰 일을 할 것이라는 증명?
"...그런 거창한 건 아닌데."
그저 네가 눈곱만큼의 축복이라도 지니고 있는 존재라는 증명이 필요했다. 이미 뮤턴트와 보통 인간간의 거리는 벌어지고 있다, 수가 늘고 있긴 했지만 여전히 뮤턴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 숫자는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하면 적다. 그러나 걱정이란, 의심이란 자라기 시작하면 사정을 봐주지 않는 것이라서 그런 걱정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뮤턴트는 어느 정도의 분리를 요구받았다. 일정 비율 이상은 고용하지 않는다, 필수적인 능력을 지닌 뮤턴트가 아니라면 다소 홀대받는다. 그리고 사람들은 보다 직관적인 것에 긍정적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는 마음을 열기 어려웠던 것이다.
더군다나 각지에서 그런 처우에 불만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단순히 능력에 심취해 문제를 일으키는 뮤턴트들이 늘어나고 있다. 축복과 저주, 그 중에서 저주가 바로 그들을 이르는 말이었으니... 전부는 아니더라도 불만 표현의 일종으로 벌어지는 사건들, 자연스레 사람들의 시선은 뮤턴트 그 자체에 향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증명에 증명을 거듭하여, 언젠가 그들이 아무런 수사 없이도 너를 받아들이기를 기대하면서.
그런 점에서 지금 네가 여기 있는 건 천운이었다, 뭘 해도 간신히 평균점, 아슬아슬하게 낙제를 면해가는 모습은 퍽 아니꼬왔으리라. 규정대로 선발되어 뮤턴트 전담 대테러팀에 발령받기는 했으나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진즉에 발령이 내정되었을 이들은 물론이거니와, 너와 한 걸음 차이로 떨어진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규정이 공정하기를 바라며 버틸 수밖에, 너는 악착같이 붙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발령대기 마지막, 이미 팀은 구성되었으나 공식적인 발령은 지금부터다. 발령이 끝나면 비로소 너는 뮤턴트 전담 대테러팀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건물에 들어서니 벌써부터 와 있는 사람들이 몇 있었다. 시간을 보니 너는 다소 이르게 도착한 모양이었기에, 쭈뼛거리면서 구석 쪽에 가서 섰다. 슬슬 사람이 모여든다. 다들 사관학교에서부터 한 가닥 하던, 유명한 이들이었다. 명문가의 자제, 사관학교 입학부터 실력은 정평이 난 자, 그리고... 이 시대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안식'에서도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집행인 출신, 이스마엘 헤베 케르스트너가 있었다. 아주 잠시 그녀를 바라보던 너는 시선을 돌렸다, 지금 중요한 건 누가 여기 있는지보다 어떻게 첫 임무 때까지 버틸지에 대한 것이었으니까.
사람들이 다 모일 때쯤, 연단 위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주말인데 무슨 일을 당하고 계시는 건가요 이셔주...8ㅁ8 일단 처음이니만큼 좀 자세하게 써봤어요, 마지막에 나오는 그는~ 음 뭐 그냥 간부여도 좋고, 다른 누구여도 좋고? 개인적인 생각이 있긴하지만 이건 안물어보면 대답안해줄거지롱!(대체
하아니 말랑쥬 귀여워 죽겠네..(성불함)(?) 으윽 곧 집에 가니까.. 가.. 가면.. 답......답레.. 어버버 ㅇ>-<
확실히 쥬주가 자세하게 써줘서 설정이 더 탄탄해진 것도 있고.. 후술할 시점 차이도 있어서 좋고.. 와중에 >일정 비율 이상은 고용하지 않는다< 너무 현실적이라 웃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
시점 차이라고 한 부분은.. 사실 오너입 지문이긴 하지만 이셔는 '안식이라는 비윤리적 스포츠와 이스마엘이란 존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가 중점으로 서술됐고, 쥬는 '뮤턴트가 어떤 삶을 살고 쥬데카는 어떻게 살아남았는지'가 중점이잖아. 이 부분에서 쥬와 이셔가 살아온 환경이랑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시점 차이가 보이는 것 같은 적폐가 있어...😇
이셔는 태어난 이후 오로지 안식에서 집행인의 삶을 위해 자라서인지 뮤턴트라 해도 그만큼의 인정과 사랑을 받았으니 우월함이 몸에 배어있고, 그만큼 현실을 잘 직시하지 않는? 전형적인 이능력자 탄압하는 세계관에서 악역들이 필요로 하는 누군가의 상황은 알 것 없고 일만 잘 하면 되는 부류인 반면에.. 쥬는 평범하게 사람 사이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자신과 같은 뮤턴트가 이 세상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떤 취급인지, 올라설 길은 있는지나 자신에 대한 타인의 시선 등등 현실에 대해 명확하게 꿰뚫은 느낌이라.. 악역의 삶을 살더라도 언젠가는 지치거나 고민을 거듭하더니 주인공 편에 서게 될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응.... 주절주절 미안하지만 맛있다는 뜻임.... 말랑쥬야 이셔가 답레에서 눈 마주치고 표정 구겨도 양해 부탁해 언젠간 사랑을 하게 될 거란다...(아무말
하루를 완벽하게 시작하는 사람은 많다. 피로하지 않은 몸을 일으키며 눈을 한 번에 뜰 수 있는 개운한 몸, 화창한 날씨, 시끄럽지 않은 바깥, 적당한 마음가짐……. 단지 뜻밖의 일이 생겨 하루를 그르칠 뿐이다. 이스마엘은 건물 안으로 들어서 주변을 둘러봤다. 이스마엘에게 큰 존경심을 품은 사람은 눈을 마주치자 미소를 만면에 가득 그려내고, 서로 그럴 줄 알았다는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영원히 찬란하게 빛날 빛무리와 같은 동료 속에서, 구석 쪽에 콕 박혀있는 조그마한 그림자를 마주쳤을 때, 세상이 내 편이라는 사실은 기우로 그쳤고, 세상이 외려 내게 커다란 짐을 안겨준다는 현실이 성큼 다가오자 짜증이 같이 치밀어 올랐다. 다른 사람도 많은데 하필 저 사람이라니. 인재는 많고 많았다. 간신히 낙제를 면하던 저 조그마한 동기가 아니더라도 국가를 위해 충성할 사람은 널렸단 뜻이다.
그런 생각을 하던 건 본인만이 아니었던 건지, 좌중을 향해 시선을 슬쩍 던졌을 때 보인 반응은 영 탐탁지 않다. 신체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사람이 둘이 모이면 눈이 두 개, 다섯이 모이면 열 개나 되는데, 탐탁지 않았던 사람들의 시선이 온통 꽂히면 어떤 기분일까. 그런 것까지 배려하며 품어줄 사람은 아니지만, 단순히 그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첫날부터 눈도장이 단단히 박혔으니, 앞으로 대외적인 활동을 할 때마다 신경 쓸 거리가 늘어날 테고, 그럴 때마다 몇 번이고 인내심을 시험받겠지. 그 사실이 이스마엘의 속을 뒤집지만, 이스마엘은 달리 생각하고자 무진 노력했다. 그래, 혹시라도 극악무도한 테러리스트 때문에 인재가 전부 죽어버리면 국가는 큰 손실일 테니 저런 녀석도 있겠지. 어차피 곧 못 가서 죽을 지도 모른다. 아니, 죽을 것이다. 본디 그러기 위해 이 팀에 소속됐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자비로운 마음과 겉모습을 유지하는 것에 온 심혈을 기울이기로 했다.
가령, 저 속을 도통 알 수 없는 새까만 눈을 마주쳤을 적, 슬쩍 휘어준다거나. 새삼 상냥하고 호쾌한 듯한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당신이 시선을 돌리자 천천히 감정이 사그라든다. 역시 저런 건 별로다. 나의 완전무결하고 영원불멸한 삶의 오점이라니. 끔찍한 것은 내 삶에 들여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어떻게 하지. 고민은 길지 않았다. 연단 위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고, 이스마엘의 사회성을 시험받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모두 모인 것 같군. 정숙하도록."
이스마엘의 양부, 헬무트다. 아니, 지금은 존경스러운 상관이자 자비라곤 일절 없는 딱딱한 군인이다. 이스마엘은 자연스럽게 각을 맞춰 섰고, 헬무트의 시선을 여유로이 받아쳤다. 돌아가서 두고 보자고, 납득 가지 않는 이유라면 다 때려 부술 테니. 그런 반항적인 눈빛에도 코웃음 한번 치지 않는다.
"우리의 조국은 큰 위기에 직면했다. 주어진 능력을 옳은 길에 쓰지 않는 변절자의 출현, 스스로를 체제를 전복할 영웅이라 자처하는 자들의 난립. 그렇지만 제군들은 오늘부로 이 혼란을 바로잡게 될 것이다. 사명에 기꺼이 목숨을 걸어라. 그리하면 제군들은 집행자가 될 것이다. 알겠나?"
짧은 연설을 뒤로, 헬무트는 발령된 부대원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했다. 이스마엘 헤베 케르스트너. 호명되는 이름에 연단 위로 오르고, 이스마엘은 제법 당당하게 오르지만 당신은 알겠지. 뺨에 핏줄이 돋아있고, 휘어있는 눈꼬리가 미세하게, 그리고 바르르 떨리는 것이 필히 짜증을 억누르는 인위적인 웃음이라는 것을. 헬무트가 입을 벌렸다.
"쥬데카 뷔시카리오, 앞으로."
공교롭게도 이스마엘의 바로 다음이 당신 차례일 줄이야. 이스마엘은 다시금 자비로움을 품고자 노력했다.
보지 않아도 네게 향하는 시선들을 느낄 수 있었다. 유일하게 마주친 연두색 눈이 친절하게 대해주겠다는 듯 휘어지지만 그런 모습에도 안심하는 건 어려웠다. 허용되지도 않았고. 계속해서 마주보지도 못했다. 그렇게 시선과 수군거림을 견뎌내고 있자니 연단 위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마 약간의 관심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그가 누구인지 분명히 알 터, 그렇지 않더라도 이름과 얼굴 정도는 알고 있는 게 당연한... <낙원>을 지키는 대능력자 부대의 군인, 그 업정과 경력은 대중들에게 회자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그런 그가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실감이 되기 시작했다, 이름이 불린 순간부터는 돌이킬 수 없다, 분명히 특수부대에 소속되어 계속해서 까다로운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한명 한명, 이름이 호명되면 연단 위로 올라서고 임명장을 받는다. 너와 눈이 마주쳤던 여성, 이스마엘 헤베 케르스트너가 연단 위에 올라가는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들려온 목소리는 네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 47-48번 생도 쥬데카, 앞으로."
복명복창은 기본, 성적이 시원찮았던 네가 유일하게 칭찬을(정확히는 비꼼에 가깝겠지만) 들었던 것은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던 것처럼 그렇게 말하며 연단 위로 올라선다. 조용히 네 앞에 선 거인의 분위기를 읽어 보려고 하면서도, 앞뒤에서 꽂히는 시선에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뜨며 떨림을 진정시키려고 애쓰고 있었다.
자캐는_울_때_얼굴을_가리는가 : 절대 가리지 않지롱.. 사실 자기가 운다는 사실에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애라서..? :3c 이 악물고 입술 꾹 깨물고 있는데 눈물만 주륵주륵 흐르고 있고... 부들부들 떨리는 주먹은 새하얗게 물들어있고, 내가 울 리가 없잖아요.. 그런 거임..😏
자캐의_세상에_대한_인식은 : 어디보자...
"나는 영광 속에서 찬란히 살아가기에 삶이, 이 세상이 즐거웁지요. 하지만 이처럼 재미없는 세상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내가 모든 걸 누려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있다는 걸 깨달을 때면 특히 그렇지요. 그래서 내가 바라는 세상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대로 쭉, 즐겁되 즐겁지 아니한 삶을 바라는 겁니다.어떻게 보면 어서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걸지도 모르지요. 이 나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이 없는데 말입니다. 아, 영원불멸하고 안타까운 내 삶아."
🤦♀️
자캐는_물이_반이나_남았네_or_물이_반밖에_안_남았네 : 세상에, 물이 반이나 남았네. 신난다. 이걸로 할 수 있는 일은 많답니다. < 거꾸로 매단 레지스탕스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코에 물 부어줄 사람임
1. 「휴일에는 언제나 약속이 잡혀있는 편인가?」 : "내 시간을 바라는 자는 많으니, 하나하나 신경 쓸 여유는 없습니다만, 어울리기는 하지요. 두 마디 듣기도 귀찮아서 대다수 흘려듣고 적당히 걷다가 헤어지는 편이지만."
2. 「타인의 악행을 억울하게 뒤집어 쓰게 된다면?」 : "그러시든지. 내가 악행을 벌이면 그 일은 모조리 선행이 되고 정당하 일이 되니, 그 사람만 배아플 일입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요. 그 경우에는 응당한 대가를 치를 테니, 걱정하지 않습니다. 아니꼬우면 강하기라도 해야지."
……이미 여럿 조져본 눈웃음이었다.
3. 「어릴 적의 장래희망을 어른이 되서 들었을 때의 반응은?」 : "아하."
이스마엘은 천천히 눈을 휘었다.
"네 생각보다 더 즐거운 삶을 살게 될 거란다. 라고 답해주고 싶습니다. 조금 더 우월하고, 처절할 뿐이죠."
싸가지가... 에바쎄바.. ㅇ<-< 앗 나는.. 잘 보내..나? 아침부터 열이 오르는데 감기약 먹고 누워있긴 하고.. 저녁 늦게까지 열 안 내리면 설마.. 해야하긴 하지만.. 응.. 답레 금방 줄게 응.. 기다려줘..... 혹시 이셔가 이 가는 소리를 쥬가 들었다...도 괜찮을까...
누구나 이 세상에서 꿈을 꾸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뮤턴트가 꿈을 현실로 이루어내며 움켜쥐는 것은 달리 말하자면 막강한 패권을 쥐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스마엘은 생각했다. 꿈을 쥘 수 있는 건 진정한 승자만이, 그만큼의 힘이 뒷받침되는 사람에게 응당 주어지는 기회라고! 안식에서 평생 보내온 삶과 마침내 움켜쥔 결과는 그 생각을 뒷받침하기 충준했다.
그렇기에 마지막 남은 자비는 연단 위에서 마주했던 헬무트의 의미심장한 눈빛과 더불어 뒤로 돌아 연단을 내려갈 적, 부른 이름에 무너지고 말았다. 하필 이 자신을 뒤로 저 턱걸이의 이름을 부른다고? 까다로운 임무, 사활을 거는 막중한 임무. 좁아터진 세상에서 꿀 수 있는 가장 거대하고 영광스러운 꿈은 자신이 아니라도 누구나 쥘 수 있다며 비웃는 것 같았다. 지금 당장 뒤를 돌아 따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이 통탄스러울 정도다.
당신을 마주 본 남성은 제복을 입고 있었다. 새하얀 머리카락은 질끈 올려 묶었어도 날개뼈를 넘어 그 끝을 절도 있게 드리우고 있었고, 녹색 눈동자를 덮은 눈꺼풀은 결코 순하지 않았다. 잘 훈련받은, 한 마리의 노련한 군견을 사람으로 빚어내면 저런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평생 국가를 위해 충성해온 헬무트의 업적을 누가 함부로 깎아내릴 수 있을까, 그 오만한 안식의 집행자들도 헬무트에겐 존경을 표할 정도인데. 아니, 오늘부로, 적어도 오만한 집행자 중 한 사람은 그를 깎아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당신의 떨림을 잠시 바라보곤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떴다. 적어도 그는 당신에게 적의도 없었고, 타인이 보여주듯 깔보는 느낌도 없었다. 그저 긴장하지 말라는 듯, 형식적인 이야기를 꺼내며 임명장을 수여할 뿐.
"국가를 위한 인재가 된 것을 환영하네. 자네의 활약이 특히 기대가 되는군."
순간의 짙은 살의와 함께 선명하게 이 가는 소리가 당신의 귓전에 꽂혔다. 시선을 옮긴다 한들 이스마엘은 무서울 정도로 여유롭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다. 적어도 남이 보기엔 그랬다. 당신의 기민한 감각은 그렇게 받아들일 수 없겠지만.
쥬데카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너_몇살이야를_듣는다면_반응은 담백하게 스물 넷입니다만...? 혹시 그렇게 안 보입니까? 같은 반응일 가능성이 매우매우매우 높겠네요.
자캐가_무디거나_서툰_감정은 서툴다.. 감정...음... 지금 무딘 건 안정감이겠죠, 안정적이란 느낌을 못 받고 있고, 자연스럽게 자부심도 낮아서 어떻게든 본인이 방어하려고 노력하는 중! 그거랑 별개로 자신을 자랑스러워는 하고 있어요, 가족들 중에서 유일하게 사관생도였고? 이제 발탁까지 됐고!
지금_이_시간쯤_자캐는_뭘_하고_있을까 슬슬 씻고 잘 준비! 이 세계의 쥬는 머리가 그렇게까지 길지 않기 때문에 머리말리는 걸로 사투를 하지 않아요, 메데타시 메데타시~ 누워서 방 천장에 아~~~주 예전에 붙여놓은 형광 스티커 보다가 잠들겠죠...후후
시선이 따갑다. 그리고 그에 대비되게 네 앞에 선 남성의 시선과 음성은 평이했다. 그러나 그것은 놀랍도록 부드럽게 느껴졌다. 어떠한 적의도, 평가도 담기지 않는 시선과 음성은 그저 편견 없이, 그 성적이 어떠했든, 그 평판이 어떠했든간에 너를 한 명의 합격자로 보고 있었다. 이런 시선은 아마 다른 이들에겐 견디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그동안의 자신감과 자부심 따위 아무런 소용 없다는 듯한 시선, 이 앞에 서면 그저 한 명의 합격자, 이제 막 발령을 받아 배치되는 신입일 뿐이다. 즉.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직 이후의 모습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누군가에겐 놀랍도록 차가운 말과 시선이, 지금 너에겐 무엇보다도 힘이 됐다. 하물며 그는 자타공인 역전의 용사이자 상징과도 같은 인물 아닌가. 다만 이러한 감각이 모든 점에서 너를 안심하게 해주진 못했으니 뒤이어 들려온 이 가는 소리와 선명하기 그지없는 살의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너는 돌아보지 않았다. 이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견뎌야만 해. 속으로 그렇게 되뇌이며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단 한 명이라도 네게 믿음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었으니 믿음에 보답해야 했다. 그렇게 임명장을 받은 뒤, 너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이제 남은 것은 간단한 축사, 혹은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조언. 행사 자체는 그리 길지 않았고 지금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몇 명의 이름만 더 호명된다면 바로 다음 순서다.
//그리고 답레도 얍!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요 이셔주! 내일도 힘내고! 아프지말고!! 몸 따뜻하게 하세요! 좋은 밤, 좋은 꿈 꾸세요!!
담백하게 스물 넷.. 너무너무 귀여워.. 그렇게 안 보입니까? < 이거 진짜 응애 같아서 귀여움 약간 편의점 알바가 민증 주세요~ 하면 빵끗! 할 것 같은 대사라서 그런가.. 안정감도 자부심도 낮은 쥬.. 그렇지만 자신을 자랑스러워 한다니 응응 우리 쥬가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사람이지~ >;3
>아~~~주 예전에 붙여놓은 형광 스티커<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깜찍하다.. 머리 말리는 걸로 사투를 벌이지 않는 대신 뽀짝함을 받았군요.. 칭찬해...(?)
고백은 생각도 못했던 거고, 친구는.. 미.. 미안해.. 쥬야 그래도 이셔는 뒤에서 욕하진 않으니까 친구 해줄거지..? 아니라고..? 응........🥲 저는 버틸 겁니다... 이 대사 너무.. 너무야 너무.... 악착같이 버텨내는 독기랑 광기가 보임....... 이런 애들이 끝까지 버텨서 요주의 인물 척살하고 그러지 응...(끄덕) 마지막에 사과 안 하면 화 내는 거 진짜 진국이다 마냥 최약체는 아니고 얘도 뭔가 있음.. 내가 이런 캐에 약할 줄이야......
그리고.... 답레 쓰려는데 너무 귀엽고 안타까워서 죽었음... ㅇ<-< 적당히 축사도 듣고 마무리 됐다~로 스킵할까 아님 어떻게 더 해야 할까 고민중이긴 한데..
사람들이_많은_길에서_넘어진다면_자캐는 : 세상에, 내가 넘어지다니! 말도 안 돼! 그런 생각 때문에 눈 동그랗게 뜨고 잠깐 고장 난듯 버퍼링 생기다가 어떻게든 일어나려 들지 않을까..? 허둥대면 다시 넘어질 수도 있다지만 조금 허둥대는 기색이 있을 것 같고 일어나면 자기 빤히 쳐다보던 사람들 눈 빤히 마주 보다가 갈길 가려 하겠지...🤔
자캐에게_코드네임을_붙여보자 : 흠......🤔🤔🤔 흑표범? 캐해가 딱 그쪽으로 쏠리는 느낌이라..😏
자캐의_삶이_비틀리게_된_계기 : 아야 진단님 살살 때려~!!!
뮤턴트로 태어난 이후 에르베르토와 수잔나의 사실상 친권 포기나 다름없는 선언, 헬무트의 입양과 가란에게 자라 형성된 세계관, 레지스탕스의 안식 철폐 투쟁과 발생한 충돌 속에서 생겨난 수잔나의 죽음?
여기에서는 에르베르토랑 혐관이나 애증이 없고 완벽히 남남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 태어난 직후 저건 딸이 아니라고 못박고 헬무트의 딸이겠거니(헬무트도 일 때문에 바빠서 키운 건 가란이지만🤦♀️) 받아들여서.. 이셔도 에르베르토에 대한 감정이 일하다 만나는 사람 1 정도겠다...<:3
"사관학교를 간신히 평균점으로 웃돌아 졸업했다 한들 결코 약하다는 뜻은 아니지. 사관학교라는 이름은 폼이 아니다. 바깥의 뮤턴트는 손쉽게 제압할 수 있다는 뜻이고, 그는 이곳에 소속된 이상 남들과는 다르다는 뜻이기도 하지, 이스마엘. 너는 늘 큰 무대에서 뛰어왔으니 체감이 가지 않겠지만 받아들여야 할 것도 있는 법이다." "그 바깥 것들과 비교하는 것부터가 이상하잖아요! 어찌 되었든 약한 건 약한 거잖아요, 영광된 조국의 오점이 될 수도 있다는 건데..!" "떼쓰지마라." "내가 떼를 쓰는 것 같나요?" "그래." "난 명예를 생각한 거예요.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완전무결할 조국의 영광된 명예를." "안식의 집행자 아니랄까 봐 이상적이다 못해 작위적이군." "……."
이스마엘은 이를 악물더니 파르르 떨었다. 곱게 정돈된 머리에 큰 손이 올라오더니 이내 엉망으로 헤집자 짜증 섞인 외마디 비명이 울렸다.
"아아악!" "그래, 그래. 너무 많이 때리진 말고. 적당히 나중에 보자꾸나. 우리 딸, 착하기도 하지." "당신- 진짜- 짜증 나!" "마음대로 짜증 내거라. 그렇게 해야 첫날부터 부대원을 패죽이진 않겠지." "역시 나는 당신이 세상에 재미를 잃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변절해야 내 손으로 목을 꺾어버릴 명분이 주어지잖아요." "또 그 소리냐. 이제 소속이 됐으니 답해줄 때도 되긴 했지. 그 명분을 네가 가지게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거라." "하! 그러시든지요, 내가 변절자가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만 고매하신 아버지 말씀이니 새겨듣도록 하지요."
>>100 나는 선밖에 그릴 줄 모른다!!!!!!(뻔뻔) 대사 다시 훑어 보니까 완전 메스마엘 아니냐고... 최악 허접 붙여주라 이셔야(?) 응..? 잠입으로 바니걸 바니보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어요? 맛있다..😇 바니걸 입고 나오면서 이런 파렴치한 옷이 세상에 존재할 줄은 몰랐다며 오만상인 이셔.. 그러다 쥬 바니보이 옷 흘끔 보고 하여튼 취향 이상하고 파렴치한 사람들이 세상에 가득하다고 툴툴대겠지..
그렇지만 본인도 옆트임으로 옷 입고 다니면서 어불성설입니다 이스마엘씨.. 바지같은 것도 옆트임으로 입고 다닐 거면서..(대체)
>재미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유열 광인아.............. 후후.. 과연 위에서 내려다만 볼까??? 나중에 괴롭힘 비호할 때면 슬쩍 껴안듯 하면서 다른 사람들 위아래로 훑어볼 준비도 됐지..!!! >:3 정수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엽다 폭신하고 숱 많은 쥬 머리에 턱 괴고 싶다()
아무튼!!!! 답레 거의 다 작성해가는데~ >>99의 대화를 우연찮게 쥬가 들었다던가 하는 상황은 어떨까 슬쩍 제안해보고 싶어..🤔
(뻔뻔!!!!) 쥬 위키에 있는 금손그림에 비하면 나는 아뮤것도 아니지!! >: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아악 캐릭터가 몇 개나 생기는 거야~!! 좋아좋아 나중에 한번쯤 해보자구~~~ 음..... 찍먹만 해도 벌써 맛있어.. 그 상태로 좁은 곳에 숨어야? 하거나? 해서? 쥬 꼬옥 안아주면 어떻게 되?나요? ((쥬주: 경찰서로 가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익숙해지는 거야... 익숙한듯 무덤덤하게 내려다보는 이뭐시기와 동공지진 하는 쥬.. 솔직하게 말해서.. 쥬 토끼 같아서 귀엽다..😇 까만눈 토끼는 작고 몽실한데 무슨 생각 하는지 알 수가 없잖아..
지금까지 쌓아온 실적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래, 거기까지는 인정할 수 있다. 살아가며 새롭게 실적을 쌓게 될 순간은 언제라도 있으니 납득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헬무트가 저 아무것도 아닌, 팀에서 제일 뒤처지고 앞으로도 계속 밑바닥에 있을지도 모르는 것에게 보여준 시선이 자신과 확연히 달랐음을 깨달았을 때, 이스마엘은 끝내 참지 못하고 이를 갈아버리고 말았다. 이를 갈아버린 것과 다르게, 지금껏 갈고닦은 미소가 무너지는 일은 없었다.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만약 날것 그대로의 표정을 지었더라면 찬사 속의 임명은 첫날부터 대차게 말아먹었을 테니까. 이스마엘과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여럿 있었는지 각자 내색하지는 않아도 서로 흘끔 교환하거나 스치는 눈빛이 영 좋지 않다.
"……."
우습게도 그 상황이 또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공동체의 마음이라 한들 하나의 약한 표적을 여럿이 노리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은 또 자존심이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저것을 약자랍시고 비호하며 아량 깊게 품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 두 배로 짜증이 치민다.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은 보지 않았다.
기대했던 것이 박살 났으니, 빨리 끝나버렸으면 좋겠다 싶었던 임명도 어느덧 끝이 났다. 축사를 듣던 와중에도 이스마엘은 가라앉은 눈빛으로 골몰하기 바빴다. 축사와 조언은 짧았다. 사명에 기꺼이 목숨을 걸어라. 그리하면 조국은 너희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이스마엘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헬무트가 자리를 떠나자 얼마 있지 않아 밖으로 따라 나섰다. 마천루가 들어서고 새하얀 건물이 들어선 도시라 한들 자연환경도 제법 잘 조성이 됐다. 건물 뒷편 구석진 곳에서 나무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새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두 사람을 가렸지만 목소리는 가릴 수 없었다. 기어이 제 아비가 어딨는지 찾아낸 이스마엘과 헬무트가 서로 격식을 내려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사관학교를 간신히 평균점으로 웃돌아 졸업했다 한들 결코 약하다는 뜻은 아니다. 사관학교라는 이름은 폼이 아니다. 바깥의 뮤턴트는 손쉽게 제압할 수 있다는 뜻이고, 그는 이곳에 소속된 이상 남들과는 다르다는 뜻이기도 하지. 이스마엘, 너는 늘 큰 무대에서 뛰어왔으니 체감이 가지 않겠지만 그는 엄연한 조국의 병사야. 받아들여야 할 것도 있는 법이다." "그 바깥 것들과 비교하는 것부터가 이상하잖아요! 어찌 되었든 약한 건 약한 거잖아요, 영광된 조국의 오점이 될 수도 있다는 건데..!" "떼쓰지 마라. 다 컸잖니." "내가 지금 떼를 쓰는 것 같나요?" "그래." "난 명예를 생각한 거예요!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완전무결할, 영원불멸한 조국의 명예를!" "누가 안식의 집행자 아니랄까 봐 이상적이다 못해 작위적이구나." "……지금 놀리는 거예요?" "그렇다면?"
이스마엘은 이를 악물더니 파르르 떨었다.
"역시- 나는 당신이 세상에 재미를 잃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변절해야 내 손으로 목을 꺾어버릴 명분이 주어지잖아요." "또 그 소리냐. 이제 소속이 됐으니 답해줄 때도 되긴 했지. 그 명분을 네가 가지게 될 수도 있다, 이스마엘." "하! 내가 변절자가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만 고매하신 아버지 말씀이니 새겨듣도록 하지요." "그리고 혹시 모르지." "뭐가요?" "살아남기 위해 무슨 짓을 하며 버틸지."
헬무트는 이스마엘이 아닌 불청객에게도 들으라는 듯 목청을 높였다.
"나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가 된다. 처음부터 쉬이 꺾일 사람이라면 이곳에 들이지도 않았을 테지."
그리고, 이스마엘의 곱게 정돈된 머리에 큰 손이 올라가 엉망으로 헤집기가 무섭게 짜증 섞인 외마디 비명이 울렸다. 내가 완벽하게 땋으려고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데!
"아아악!" "마음대로 짜증 내거라. 그렇게 해야 첫날부터 부대원을 패죽이진 않겠지." "당신- 진짜- 짜증 나!" "그래, 그래. 성질을 보니 패죽이진 않고 다 뒤집어 엎겠구나. 귀한집 자제도 있으니 너무 많이 때리진 말고, 굳이 팰 거면 얼굴 말고 다른 곳 때리고. 적당히 나중에 시말서랑 같이 보자꾸나. 우리 딸, 사악하고도 착하기도 하지."
헬무트는 뒷짐을 지며 천천히 이스마엘을 스쳐가려 했고, 이스마엘은 휙, 짜증 섞인 시선으로 그의 뒷모습을 쏘아봤다. 오늘을 위해 곱게 정돈한 머리는 한 번의 장난으로 잔뜩 헝클어져 꽂았던 장식이 대롱대롱 매달리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당신의 존재는 눈치채지 못한 듯싶다.
어쩌면 헬무트와 짤막한 대화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저 여자를 지켜볼 수도 있을지도 모르는 노릇이겠다.
SSR[무릎 꿇고 빌어봐]이스마엘 : 나왔다.. 에유이셔 가챠... 로우 앵글로 상대 머리 짓밟고 있지 않을까... "무릎 꿇고 빌어 봐요……. 내가 갸륵히 여겨줄지 어떻게 알아요?"
R[사랑스럽게]이스마엘 : (혼란) 무엇보다 사랑스럽게 웃고 있는데... 배경이 안식이지 않을까...? "즐거웁기도 하지!"
SSR[동그라미가 많은 달력]이스마엘 : 요건 일러 상황을 잘 모르겠지만 펜 쥐고 달력의 동그라미 물끄러미 보고있지 않을까... "일정이 많네요. 뭐, 어때요."
R[흡혈귀]이스마엘 : 송곳니 드러내며 슬쩍 미소 짓는 이셔..? "피가 모자라요, 이 다음은 알겠죠? 영광스러운 기회를 드릴게요."
UR[타올 한 장]이스마엘 : 오... 나 지금 망상 엄청나..👍 잠입을 위해서 외근 나갔더니 막...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 주어진 역할이 부부나 연인이었다면? 그래서 같은 숙소를 써야한다면? 막.. 그래.... "……어딜 보는 거예요?" "저런…… 그렇다고 돌리라고 한 적도 없는데요?"
짧지만 많은 것을 함축한 축사가 끝나고 행사가 끝났다. 다들 각자 목적을 가지고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보던 너는 얼마 뒤 조용히 사람들과 섞이지 않으려는 듯 빠져나갔다. 일부러 사람이 없는 길을 골랐다, 일단 지금은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다시 각오를 다져야 할 때이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들리는 두 사람의 목소리는 순전히 우연이었다, 방금 전까지 들었던 목소리다. 차마 누구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자리를 떠야 하나 생각했지만 돌아가기에는 사람이 잔뜩이다. 분명 네가 이쪽 방향, 애써 사람이 적은 방향으로 길을 고르는 것을 보았을 텐데 다시 돌아온다면 그게 또 신경이 쓰이지 않을까.
하는 수 없이 몰래 듣는 모양새가 됐다. 두 사람의 대화는 퍽 자연스러웠다. 허물없이 주고받는 말은 방금 전까지 보여줬던 모습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물론 대화 내용은 그다지 부드럽지 않았고 분명 제대로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음에도 네 이야기임을 알 수 있었다. 상반된 두 시선이 바라보는 너는 그만큼 달랐다. 꼭 그녀만의 감상은 아닐 터다, 오히려 그녀보다도 더 심하게 판단하는 이들도 있겠지, 절로 한숨이 나올 것 같았지만 견뎌야 했다.
"......!"
애초부터 감청이라는 목적을 지닌 게 아니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런 걸 애초부터 예상한 건지 들려온 헬무트의 목소리에 너는 마른침을 삼켰다. 그런가... 결국 해내는 수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화는 끝났다, 다소 과격하게. 한 사람의 발소리가 가까워 오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게 된다. 그래도 전혀 듣지 못한 척을 해야 할까? 짤막한 고민 끝에, 조금이라도 대화를 나눠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싶어 너는 조심스레 걸어나왔다, 마치 이쪽으로 방금 걸어왔다는 듯 헬무트를 보곤 바로 경례한다.
"충성."
오늘 해줬던 조언이 좋았다는 둥, 감사드린다는 둥의 이야기를 해야 할까 고민했지만 쉽사리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애초에 그 정도로 친밀한 관계도 아니잖은가.
//으윽 답레가 늦었네요... 8ㅁ8 텐션도 전반적으로 낮고 오늘은 좀 힘든... 네, 그런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셔의 가챠... 가장 가지고 싶은 건 역시 UR이로군요, ㅋㅋㅋㅋ아 저 갭을 참을 수가 없다... 어떻게 딱 UR 2개가 다 평소와의 갭을 강조하는 카드죠...? 이건 진단이 노린 거 같은데ㅋㅋㅋㅋ
앗 그리고 미리 말씀을 드리자면, 내일은 조금 여유가 있을 것 같고.. 목요일에는 좀 바빠서 못 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ㅠㅠ 대신 내일 일찍 일어나서 일을 마무리한다는 전제가 있는지라 오늘도 먼저 들어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내일 7~8시쯤부터 시간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요! 그때 이후로 보는 걸로... 그럼... 굿낫...
이스마엘은 헬무트의 뒷모습을 대차게 노려봤다. 제 아버지에게 하기엔 불경한 소리지만, 그는 인내심을 한 번에 박살 내는 재주가 있었다. 앞으로 함께 해야 할 쭉정이들이 잔뜩 헝클어진 머리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그것도 장신구까지 빠질 정도로 세게 흩어냈기 때문에 머리카락 한 터럭에 대롱 매달렸다면! 헬무트가 좀 멀어졌다 싶었을 때, 조심스레 걸어 나오는 작은 실루엣을 본 이스마엘은 몸을 휙 돌리더니 건물을 빙 돌아서 가려는 듯 헬무트를 등지고 걸음을 옮겨버렸다. 지금 두 사람이 짧은 대화라도 나눈다면 일렁이면서도 알 수 없는 감정 때문에 속이 뒤집힐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 돌아가서 다시 단장을 하고, 저게 돌아오기 전에 내부 서열을 잡어버리자. 화풀이는 그걸로 충분하겠지. 헬무트는 기류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세월이 가져다준 노련함도 있지만, 공기를 읽을 수 있는 능력도 한몫을 했다. 당신이 이 장소에 왔을 적 이미 공기는 한 번의 변화를 거쳤다. 헬무트는 그 사실을 알았기에 목청을 높였지만 자신의 딸에겐 그렇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지 못한 것 같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드높은 자존심 문제도 있겠지만 그가 드문드문 파병 임무를 끝마치고 아이를 보는 날마다 질투가 원체 많았으니, 자신을 예뻐하는 비중이 조금이라도 낮아지면 저리 성을 낸다. 그렇지만 성숙한 아이니 금세 가라앉을 것이다. 그는 굳이 이스마엘을 돌아보지 않기로 했다.
"……충성."
헬무트는 잠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당신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가볍게 경례를 받아주었다. 방금 전까지 전부 들었으면서 모른 척한다니, 눈치는 제법 빠른 것 같다. 이스마엘과 대화할 때는 한껏 누그러졌던 눈길이 다시금 덤덤하게 가라앉는다. 그래도 처음 봤을 때처럼 철분이 부족하면 사람을 씹을 것처럼 기계같진 않다.
"이름이…… 쥬데카 뷔시카리오, 맞나?"
당신의 이름을 기억해 본다. 흔한 이름은 아니었기에 쉽게 기억할 수 있었는지, 그는 뒷짐을 지며 차분히 말을 이었다.
"공적인 자리는 아니니 군법은 잠시 내려두지. 사관학교를 졸업해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감회가 남다르겠군. 그래,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당신이 쉽게 얘기를 꺼낼 수 있는 직함도, 명분도 없었을 테니 대화의 장을 열어주기로 했다. 세간에 철혈로 알려진 그는 여전히 딱딱하긴 해도, 제법 친절하다면 친절한 축에 속했다.
아~무튼 이셔는 팀 내부 서열 정리하러 가버렸답니다.. 만약 쥬가 헬무트가 아닌 이셔 만났으면 헝클어진 머리 때문에 짜증이 많이 나서... 응.. "왜요, 꼴이 우습나요? 아니면 뭐라도 말해보고 싶어서요?" 같이 날카롭게 톡톡 쏘아붙이면서 머리 그냥 땋은거 싹 풀어 헤쳤을듯..
아아아아무튼 오늘도 힘내보자구!! 곧 연휴니까 그땐 푹 쉬어보자..!! 쉬어....보자....!!!🥲
그는 네 경례를 받았다. 가라앉은 표정과 목소리는 그의 성격을 어느 정도 드러내고는 있었으나 건물 안에서 생도들에게 당부할 때에 비하면 훨씬 인간적이었다. 그 역시도 사무적인 태도가 필요한 때와 아닌 때를 알고 있는 거겠지. 당연하겠지만.
"네, 맞습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나온 것은 네 이름이었다. 너는 바로 그 이름이 맞다며 대답하곤 이어지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 뒤에 그럼 잘 해보라는 둥의 말로 끝날만한 대화라고 생각했지만 들려온 말은 달랐으니 너는 잠시 네 귀를 의심했다.
"...맞습니다, 마지막까지 어떻게 하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마찬가지입니다. 공식적으로 부대에 배속된 뒤부터는 탄탄대로라는 말도 있다,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는 게 아닌 한 실력이 검증된 인재를 내치는 것이 어렵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으므로 그럴만하다고 생각했다. 다만 너는 그런 범주에 든, 지금의 처지에 만족하고 그저 느긋하게 주어진 임무나 적당히 처리하면 되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미 이 자리에 왔지만 너는 간신히 턱걸이로 올라온 셈이었기에, 자리를 지키려면 더욱 필사적이어야 했다.
"그리고... 어떤 부분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시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생각나는 것들은 꽤 있었지만 원하는 답이 그 중에 있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내뱉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너는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이셔는 아직 자존심끼리 충돌하고 있으니까~ >:3 쟤는 아직 흥미도 안 생기고 재밌어보이는 애도 아니라 잘 대해주고 싶진 않은데 나 말고도 다 똑같은 생각을 하니까 내가 저런 애 하나 물어뜯겠답시고 저것들과 똑같아지긴 싫어! 하고 있다나 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꼬시는 거냐구.... 맞아.. 어디 장발캐의 매력에 넘어와보시지(?)
나는 이제 집에 와서.. 잠깐 씻고 저녁도 챙긴 뒤에 답레 쓰려구. 문장배치는 금방 끝냈으니 살 붙이고 다듬으면 된다.. 연휴에 바쁘..지는 않을 것 같아 다행이긴 한?데...🙄
쥬데카 뷔시카리오, 그는 자신보다 한참 작은 조그마한 존재를 내려다봤다. 이렇게 조그마한 존재가 특수부대라. 놀랄 노자다.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당신이 귀를 의심했을 때다. 그는 당신에게 대화의 장을 열어주고 있었다.
"그렇군."
하긴, 그럴 것이다. 찬란한 조국을 위해 몸을 바치겠다는 뮤턴트는 많다. 그중에서도 국가에서 내로라하는 인재를 모아둔 특수부대에 간신히 평균점에 도달하는, 어디에서나 흔하게 있는 조국의 병사가 소속되었다는 소식은 많은 사람들이 반색할 일이었다. 당장 오늘 분위기는 결코 그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증거기도 했고. 그렇지만 당신의 대답에 한 사람은 제법 흥미를 가진 듯싶었다. 헬무트는 당신의 모습을, 정확히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새까만 눈을 마주했다. 내려다보고 있더라도 확실하게 시선을 마주한다는 느낌이 들게끔.
"사람들의 시선은 쉬이 달라지지 않지.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궁금했네. 불합리하다 생각하진 않나? 왜 하필 나지? 싶어 순응하고자 하나? 아니면 바꿔보고자 하나."
살아남기 위해, 자리에 남기 위해.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문다. 가끔은 고양이가 죽기도 하는 경우가 있으니, 그 가끔에 해당되는 모습이 반복되면 쥐는 더 이상 쥐라고 불리지 않을 것이다. 눈앞의 조그마한 쥐는 고양이의 발에 밟혀 죽을까, 아니면 고양이를 죽이고 맹수의 반열에 들까. 기대가 된다. 헬무트는 현실과 조금 동떨어진 생각을 할 때가 잦았다. 혹은 사회 통념과 어긋난 발언을 할 때도 있었다. 지금이 딱 그랬다. 동떨어진 생각과 불경한 발언, 두 가지를 동시에 하고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