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너를 내려다보고 있었으나 분명히 물리적인 문제 때문일 뿐, 내려본다는 행위 자체에 별다른 의미가 담기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그가 의도하지 않아도 그가 쌓아온 업적과 진중한 태도가 위압감을 줄 수는 있었어도, 의도적으로 누른다는 느낌은 없었기에 너는 조금 더 편안하게 이야기할수 있을까 생각한다.
"그건..."
꼭 너처럼 주변의 말소리에 민감해야만 아는 건 아니다. 누가 보더라도 탐탁찮아 했다는 것쯤은 베테랑인 그의 눈에는 선히 보였으리라. 너는 바로 대답하는 대신 말끝을 흐렸다. 너무 빠르게 대답했다간 진심이 아니라는 게 느껴졌을 테니까. 그래도 줄곧 생각해오던 것이 있었기에, 그런 고민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고 너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건 저보다 그들 쪽인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저는 선출 준비부터 결과까지 합리의 극치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연줄도, 특출난 재능도, 원만한 교우관계도 없는 네가 지금 이 자리에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합리성을 증명한 것이라고 너는 생각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실력이다, 지표에 걸맞은 수준임을 증명만 한다면, 불순한 의도가 없다는 게 증명됐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이건 너에게 기회였고, 놀랍도록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일처리였다고 생각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저는, 살아남는 것이 강함의 증명. 라는 말을 계속해서 되새길 생각입니다."
일말의 태만, 방심조차 네게는 허락되지 않는다. 이미 너는 다른 이들보다 몇 배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으니, 그런 시선이 불편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관심을 둘 수가 없었다. 네 앞가림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신의 대답에 귀를 기울이듯 침묵했다. 말끝을 흐리더라도 채근하지 않았고, 말 그대로 한 사람이자 조국의 같은 뜻을 이어받은 존재로 동등하게 바라본다는 걸 증명하듯이. 그는 제법 편견 없는 사람이었고, 이번에 벌어진 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며, 당신에게 기대를 품는 사람이기도 했다.
"불합리한 것이 본인이 아니다?"
이건 또 신선한 대답이라, 그는 대답을 바라지 않고 스스로 되묻고는 한 손을 올려 제 턱을 쓰다듬는다. 맞는 말이다. 실력도, 재능도, 연줄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겠는가? 대다수의 사람들은 운을 봤고, 이스마엘은 구색을 봤으며, 헬무트는 미래의 가능성을 봤지만, 당신은 더 근본적이고 합리적인 부분을 짚어냈다. 존재의 증명.
"좋은 태도군. 그렇지만…… 그 되새김에 스스로가 잡아먹히지 않게끔 주의하는 것이 좋을 걸세."
살아남는 것은 강함의 증명. 그렇지만 계속해서 스스로를 살아남게끔 혹사시키면 결국 목이 물려 죽을 것이다. 그는 이 조그마한 쥐가 맹수가 될 것임을 확신하고는 다른 맹수를 떠올리듯 눈을 굴렸다. 지금쯤이면 누구 하나를 본보기로 눌러서 서열을 잡았겠지, 아마 현실감 없이 으스대는 녀석이 있더라면 혼쭐이 났을 터다. 어쩌면…… 이미 첫날부터 근신에 들어갈지도 모르겠다. 그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흘긋 당신을 쳐다보는 시선이 느릿하다.
"……그 애가 자네를 보고 좀 배워야 할 텐데."
의미 모를, 아니, 주체가 명확하지만 차마 대놓고 얘기할 수 없는지 한숨에 가까운 중얼거림을 뒤로 턱을 쓰다듬던 손가락 사이의 입술이 미미하게 굳는다. 그의 조그마한 말괄량이도 당신을 보고 인정하며 세상을 더 넓게 깨달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배워도 어차피 안식을 위해 자랐으니 소용이 없었을까? 아버지의 복잡한 심정은 잠시 넣어두기로 했는지 그는 굳이 더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소용이 있든 없든, 아이가 스스로 세상을 겪어가며 깨달을 일이다. 생각을 갈무리하듯 손을 내린다.
"뷔시카리오 군, 내 자네의 활약이 특히 기대가 된다 했었지. 빈말이 아니었네. 나는 같은 뜻을 이어받은 조국의 일원인 자네에게 제법 기대를 품고 있어."
자네가 영광을 쥐는 날을 보고 싶군. 그는 미미하게 굳었던 입꼬리를 부드럽게 휘어 올렸다. 당신이라면 그 많은 인재 사이에서 본인을 증명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우우우.. 헬무트 왤케 낙천적인가요..? 원래 짬있는 녀석들이 다 그래요........(아님)
퇴근하고 이것저것 씻고 뭐 하고 하다 보니 이 시간.. 그래도 연휴라서 쉴 수 있으니 다행인지 불행인지.. ㅇ<-< 쥬주는 푹 쉬고 재충전할 수 있는 즐거운 연휴 보내길 바라..!
쥬 진단.. 섬세하고 침착한데 살짝 더 예민한 것 같기도 하구.. 어딘가 체념한 부분이 없는 쥬.. 되게 신선하거든요 네.. 침착하게 대처하고 단호하게 그뿐이라 하는 거 되게 멋있어..😇 예상보다 춥거나 더운 것에 대한 답변이 견디기 어렵다. 인데 이건 능력 때문에 더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걸까? 아니면 고된 일정 때문에?🤔 어느 쪽이든 좋아.. 겨울에 잔뜩 껴입은 쥬가 보고 싶다 동글동글 만쥬(?)
도전하는 쥬...........
>도전하지 않았으니 실패하지 않았다... 같은 비겁한 변명은 하고 싶지 않군요.<
이거 뭐야 반칙이야 이렇게 멋있으면 반칙이라서 되게 멋있음죄로 잡혀감 암튼 그래!! >:0
후후.. 진단 맛있게 음미했으니.. 캐해하러 정주행 하다가 자연스럽게 잠드는 걸 목표로 해야겠어...ㅇ<-<...
조금만 생각을 달리 해 보면 어떻게 너와 같은 사람이? 싶은 그 시스템으로 인해 그들 역시 선출되었음에도 그런 반응이었다. 비단 너이기 때문이라서가 아니다. 누구든 지금 너의 자리에 있다면 비슷한 시선을 받았으리라, 가문이나 명성이 높은 사람의 자제라면 좀 다를 수는 있겠지만 그 역시 가문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을 갖겠지. 그렇다면 적어도 너는 그것보다는 상황이 나았다.
"...명심하겠습니다."
태도에 대한 칭찬과 주의할 점, 스스로 잡아먹히지 않아야 한다는 그 말에 너는 명심하겠다고 대답했다. 살아남는다는 것은 숨만 붙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성을 잃어 가며 살아남는 것을 원하지는 않았다, 삶의 끝은 죽음뿐만이 아니니까.
"감사합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으레 하는 인사치레일 수 있었지만 네가 듣기에는 충분한 동기부여였다. 그러지 않아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지만... 너를 보고 배워야 한다, 누구인지 직접 칭하지는 않았지만서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무어라 대꾸하긴 어려워서 그저 감사하다고 대답할 수밖에. 말이 끝남과 동시에 부드럽게 미소짓는 그의 모습에 감사를 표하며 말을 끝맺었다.
조금이라도 더 고리타분한 사람이었더라면 맹랑한 녀석이었겠거니 생각했을 발언이다. 굳이 고리타분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맹랑하다 생각하기 충분했지만, 헬무트는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조국에는 이런 인재가 필요하거니 생각했고, 더 나아가 당신에게 큰 호감을 느꼈다. 맹랑하면 어떤가, 이런 포부조차 없다면 누가 살아남겠는가. 아마 그가 아닌 더 나은 사람이, 혹은 혈연과 능력의 아슬아슬한 선에 놓인 사람이 자리를 꿰차고 저런 포부가 없었더라면 진즉, 아니, 대화도 못 해보고 잡아먹혔겠지.
"기대하겠네."
맹수가 된다 한들 과연 스스로를 길들인 맹수가 될 것인가,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니다 다른 무리에게 사냥될 것인가. 제법 기대가 됐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에 만족스레 웃음을 보인 헬무트는 손을 들어 당신의 어깨를 두어 번 토닥여주더니, 이내 스쳐 지나가려 했다.
"한 가지 충고를 더 하도록 할까."
딱딱하던 어조가 아닌 웃음기 어린 어조임을 보니 농으로 치부해도 좋을 조언일 테다. 그는 당신을 흘긋, 느릿하게 내려다보며 녹색 시선을 휘었다.
"초콜릿 하나면 한 번은 넘어가겠지만 그렇다고 싸구려는 안 돼. 입이 고급 지거든. 초콜릿 음료도 괜찮지만 샷이 들어가지 않으면 안 돼."
나만 아는 귀한 정보지만 흘려들어도 되네.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지만 영민한 당신이라면 얼추 눈치채지 않았을까.
"뭐, 천천히 이 건물을 빙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네. 내가 바로 자네들이 있을 곳으로 가긴 하겠지만……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거든."
아마 당신이 붙잡지 않는다면 헬무트는 뒷짐을 지더니, 발을 두어 번 구르는 준비조차 없이 단숨에 기류를 타며 허공을 두어 번 뛰어 사라지려 들었을 테다.
// 돌아가는 길에 갱신해. 잠깐.. 돌아가고 나서 온전히 다시 갱신할게. 일단은 막레로 치고.. 응. 그러니까.. 너무 정신이 없네; 조금 이따 보자 응..
이제 확인했네. 응, 집에 잘 도착했으니 걱정 말구, 사실 오늘도 내일도 일정으로 바쁠 것 같지만 여유를 가져보려 노력할까 해.. 애초에 가족 말고 주변 사람들이랑 일정 잡아둔 거라 여유롭게 노는 일정이겠지만...🙄 쥬주도 부디 무리하지 않는 하루 보내길 바라.😇 새해 복 많이 받구!
다음 상황은 느긋하게 썰도 풀어보고 하면서 천천히 정하자구. 푹 자길 바라구, 즐거운 설 됐음 좋겠다.
1. 「신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 "글쎄요, 비록 내가 청춘의 여신이라 불리지만.. 그런 존재는 없다고 생각한답니다. 있으면 우습잖아요? 늘 위에서 지켜보기만 하고, 이룩하는 것은 우리인데 칭송은 그런 것이 받는다니.. 마음에 들지 않으니 신은 죽었다고 생각한답니다." "어쩌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거나?"
2. 「큰맘먹고 결심한 일이 도로아미타불이 되었을 때 반응은?」 : "아하, 내가 마음먹고 결심한 일인데 수포가 됐다? 이미 한번 겪었답니다. 지금 인내하며 아량 깊게 품어주려는 내 모습이 보이지 않았나 봐요?" "미안하지만, 그깟 것에게 화낼만큼 내가 옹졸한 사람은 아니에요. 다른 것에게 화를 풀 뿐이죠."
3. 「자신의 좌우명을 말해보라고 한다면?」 : "영원불멸하고 완전무결하게." "그래야만 우리의 삶은 빛이 나니까요. 아, 안타까운 내 삶아."
1. 「필요하다면 자기 자신을 속일 수 있는가?」 "불가능합니다. 몇 번을 물어보셔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저는 그렇게 정했고, 속일 수 있다고 대답하는 게 필요하더라도 그렇다고 대답하는 순간 저는 저 자신을 두 번 속이는 게 되겠죠. 그러니 불가능합니다."
2. 「가장 선호하는 음료는?」 "적당히 달콤하고, 적당히 따뜻한, 초코라떼면 충분합니다. 너무 달면 먹기 힘들어서요, 네? 쓴 건... 네 아무래도."
3. 「자신이 바라온 것이 눈 앞에서 파괴되어버린다면?」 "안돼, 안돼... 안돼안돼안돼 어째서, 내가 지금까지 뭘 위해서 이렇게까지 했는데, 안돼... 안-" "-나는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함께 파괴될지, 아니면 다른 것을 파괴할지 말입니다. ...제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정도는, 아시겠지요?"
음~ 테이스티~ >:3 드라마틱하게 다르지는 않아도 어억.. 내일 출근... 안 해도 되네? ㅋㅋ 개이득 이 생각으로 사는거지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은걸....... 퇴근과 출근과 고통과 잠깐의 해방에 좋아했다 막날에 하... x발 왜 출근..? 이러는 나날... (ㅇㅏ님)
쥬 왤케 말랑말랑에서 짠맛까지 자유자재로 오가나요...? 자기 자신을 속일 수 있냔 질문에 불가능하다 단호하게 선 긋는 거 멋지잖아~~~ 그런데 쓴 건 못 먹는 쥬.... 초코라떼 귀여워.. 되게 귀여워서 나중에 같이 초코라떼 하나씩 손에 쥐고 겨울날 데이트 하는거 생각나구....
그런데 마지막.... 마지막...? 쥬야.. 우리 말랑쥬.... 안된다며 처절하게 중얼거리는 것도 그렇지만 어떤 선택을 했는지 묻는 거..... 쥬한테 나대면 안된다는 걸 알 것 같아.. 응.........(식겁)
날려서 놀랐구나 에궁..(뽀다다다담) 그래도 맛난 진단 꿋꿋하게 써줘서 넘 고맙당~ 이렇게 12시가 지났으니 핑퐁할 차례로군..... 큰일났다 :3c
후후... 어째서 쉬는 날인데 제대로 쉬는 게 이렇게 어려운지... 확실히 평소에 같이 있었던게 아닌 사람들이랑 지내는 건 힘드네요... 맞추는 것도 힘들고 별거 아닌 일에도 자꾸 신경쓰이고...
제발 내일은 여유롭게 해주세요...!! 연휴인데 왜..ㅜ 아무튼...내일을 위해서 오늘은 좀 일찍 자둬야 할 것 같아요 8ㅁ8 이셔주도 쉬는날인만큼 오히려 잠을 충분히 주무시는 걸로... 흑 오늘 너무 짧게 왔다가는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죠... 내일 꼭 보도록 해요!
내... 휴일 어디로..? 나는 알차게 보냈어~~ 간만에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돌아와서 뒹굴뒹굴 쉬었지롱! >:3 쥬주도 알차게 보냈다니 다행이구 평일도 힘내보자구....🥲
ㅋㅋㅋㅋㅋㅋ임무 조 편성... 같은 팀이라 빡치지만 오늘도 속으로 삭이는 훈련 하는 이셔냐구..... 약간 이셔는 자존심 이슈(내가 저딴 애들이랑 똑같이 하나 물어뜯기엔 그럴 사람이 아닌데?)로 잘 대해주지만 쎄한.....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은...데.........(눈치
ㅋㅋㅋㅋ막상 화가나지만 정작 짜증내고 괴롭히는 건 다른 사람들이 다 해서 그쪽으로도 자존심이 허락을 안하는 우리 이셔... 이런 상황에 매우 기분이 나쁜걸 어떻게 해소하면 좋을까 고민하는 그런 느낌이겠네요, 그 결론이 아 내 장난감처럼 쓰면 좀 괜찮으려나? 같은 거...?
흐음 그렇군요, 이렇게 되면 그 전부터 이셔 별로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더 그렇게 생각할 만한 거리도 생길 것 같고... 처음에는 그냥 장난감처럼 생각해서 감이 내 장난감을 욕하다니! 같이 승질내고 그러다가 나중엔 흠흠 그 전에 한번 깨지고 부숴질 때가...필요하겠군요 히히 그럼 대강 상황은 팀 구성이 발표돼서 그걸 살펴보는 걸로 하죠!
사랑.... 사랑은 열린 문........인데 어림도 없는 것 같아.. 안되겠다 서로 바니걸이나 입자(아무말)
아 ㅋㅋㅋㅋㅋ 나 그거.. 되게 하고픈 말도 있다..... 이셔가 남이 자기를 싫어하면 그러려니 생각하거든.. 어차피 질투하는 거 다들 알고 있고 본인 성격 가지고도 뭐라고 하는 것도 아는데 정작 고쳐먹지 않구 아, 미워하시든지요. 언젠간 날 사랑할 겁니다. 아니면 내가 주는 호의에 미칠 텐데요. 같은 마인드로 사는 녀석인데 쥬가 자신을 싫어하면 네가, 감히? 로 이어질 것 같아.. 왜냐면 쥬는 헬무트랑 대화도 했잖아...... 이셔가 거기서 자기는 모르는데 질투했음..👀
감히 내 장난감을?에서 내가 장난감에게..!!로 넘어가고 내가... 장난감을....? 아니야..로 가야함(대체)
부대에 배치는 끝났지만, 아직 정식으로 임무를 수행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는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한 번 사관학교에서 걸러진 인원들을 전부 한꺼번에 임무에 투입하고 다시 복귀하게 하는 건 비효율적이지 않은가. 결국 이들 중에서도 어느정도 잘 맞는 이들이나, 그들이 지닌 '축복'을 고려해서 팀을 따로 구성해야 했다. 그리고 지금 너는 얼마 전에 구성이 완료됐다며 전달받은 명단을 보기 위해 서 있었다. 좀 더 빨리 왔어야 하는데... 사람들이 벌써 몰려들어 있어서 안타깝지만 네 신장으로는 저 너머를 볼 방도가 없었다.
"......"
이렇게 된 이상 사람들이 좀 빠져나가기를 기다릴 수밖에, 사실 누구와 같은 팀으로 구성되든지 큰 상관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어떤 호불호도 가지지 않은 건 아니었다. 솔직히 피하고 싶은 사람도 있었고, 같은 팀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글쎄. 하나 둘 사람들이 빠져나간다, 그러나 아직 네가 확인하기까지는 좀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았다.
정식 임무는 아직인 것 같다. 당연한 일이다. 아무리 인재만 모았다고 해도 아직은 사회 초년생이나 다름이 없고, 그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임무에 투입했다가 벌어질 상황을 감내하고 싶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건 오만한 이스마엘이라도 잘 알고 있었다. 팀을 구성하는 동안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했지만, 아예 의미가 없던 것은 아니다. 그간 여러 가지를 정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령 이 좁아터진 곳에서도 필히 생겨나는 암묵적인 서열이라거나, 지금껏 짜증을 불러일으키던 단어에 대한 생각이라거나, 기타 등등 여러 가지. 전자는 쉬웠지만 후자는……. 그래, 그 머저리가 아버지와 대화를 했다지. 알고 싶지 않았지만 그 조그마한 인영과 더불어 헬무트가 느지막하게 돌아온 점까지 고려하면 분명 대화를 했을 테다. 그 사실을 접했을 적엔 짜증이 났다. 자신은 아버지에게 인정받고자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떠올렸고, 그깟 것이 받아온 찬사가 과분하다 속을 삭이려 들었다. 그렇지만 막상 다음 날이 되어 보니, 부질없는 짓이었다. 같이 졸업한 머저리들과 다를 바가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불편하지만, 소위 약자나 다름이 없는 것을 물어뜯느니 차라리 그것을 지켜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아버지가 한 번은 더 돌아봐 주겠지. 남들이 위선자니 뭐니 하며 물어뜯어도 상관없다.
"꼬우면 강했어야지."
어차피 첫날처럼 하나 본보기로 짓밟으면 조용해질 것이고, 누구라도 그런 자신을 사랑해 줄 것이다. 그 짜증 나는 여덟 글자, '쥬데카 뷔시카리오'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요 원치 않지만. ……그런고로, 당분간은 직접 물어뜯지 않고 주변을 돌며 지켜보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가까이 가되, 지켜주지는 않는 것으로. 얼마나 자애로운가. 만일 시간이 조금 더 주어졌거나 덜 주어졌더라면 마음이 바뀌어 다시 복잡했을 텐데, 잘 됐다. 이스마엘은 느릿하게 몸을 일으키고, 명단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느릿느릿 걸음을 옮기니 이스마엘을 스치는 사람이 하나 둘 있었다. 그리고 키가 못 되어 안타깝게 구경할 수 없는 여덟 글자, 당신도. 이스마엘은 헬무트와 비슷하게 발돋움도 없이 허공으로 훌쩍 올라서려다 잠시 멈춘다. 높게 올려 묶은 머리카락이 살랑이기만 했다. 그리고 이스마엘은 고개를 돌렸다. 당신을 향해서였다.
"……."
점퍼 주머니에 손을 쑤셔 넣은 상태로 당신을 느릿하게 쳐다보는 시선은 당신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는 듯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첫날처럼 살의나 강한 적의가 느껴지지 않았다. 대신.
"애석하게도 우리 뷔시카리오 군이…… 기다려도 보이지 않나 봅니다. 어찌 할까요."
당신의 곁, 정확히는 옆에 서더니 눈을 휘며 의중을 알 수 없는 문장을 뱉었다. 주변에서 목소리를 들은 사람들의 시선이 꽂혀도 여유로운 미소가 맴돈다. 그래. 지켜본다고 했다.
"비켜달라 할까요?"
더 나서지 않고, 적당한 선의와 친절로 포장하며.
// 내면에서 이셔가 무슨 생각 하는지, 정확히 어떤 갈래로 쥬데카를 장난감처럼 보는지(이런 발언) 고민하다 보니 글이 길어졌는데 요점은 이거야.
이셔는 지금 쥬에 곁에 있고 저렇게 돕기는 하지만, 그 이후로 무슨 짓을 당해도 나서지 않고 지켜만 볼 생각인 거... 누가 멸시하는 시선을 보내도 내 인형인 네가(아마도 이런 마인드일듯) 이겨낼 몫이지 사자가 절벽에서 왜 새끼를 굴리겠어? 스스로 살아남지도 못하는 건 아니지? 싶은.. 되게 무책임하고 잔인한 친절...
만약 쥬주가 괜찮다면 이걸로 인한 고립도 노리고 있지 않을까 싶고? 그리고 나중에 사랑을 하게 된다면(?) 예ㅔ전에 본어장에서 풀었던 썰처럼 계략+집착물 이셔가 되..려나? 요건 잘 모르겠다. 나는 지금 가장 익숙하던 이셔(에유에서 보여준 계략집착녀)의 성격을 기반으로 굴리고 있는 거라서, 쥬주가 바라는 방향이 있다면 그쪽으로 이셔를 이끌어보도록 할 거니까 응!
아무튼 이런 캐릭터성이라 미안하다구..🥺 불편하면 꼭 얘기해주기야, 알겠지? 답레는 느긋하게 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