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신장에 큰 불만은 없었지만 그래도 가끔씩 조금 더 컸으면 어땠을까 싶은 때는 있었다. 당장 지금만 해도 신장이 평균만 됐다면 앞에서 우글대는 사람 사이로 뭔가 보였을지도 모르건만, 지금으로썬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저 틈에 파고드는 방법도 있으나 그다지 좋은 꼴은 못 볼 것 같았다.
"......"
그 대신이라고 해야 할까, 너는 앞에 우글거리는 사람들을 살펴볼 기회를 얻었다. 한명한명 그 강도가 강하진 않지만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부터 벌써부터 같이 편성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까지. 어찌 됐건 사관학교에서 지겹도록 봐 왔던 얼굴들을 여기서도 지겹게 봐야만 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어느새 옆에서 느껴지는 시선과 들려오는 목소리에 살짝 고갤 돌렸다. 헬무트와 다소 격식없이 대화를 나누던 여성이 옆에 있었다.
"괜찮습니다. 게시된 내용이 몇 번이고 읽어야 이해가 되는 게 아니라면 곧 한산해지겠죠."
배려에 대해서는 감사하다며 짧게 덧붙이곤 다시 사람들이 여전히 모여 있는 것을 쳐다보다가, 아무래도 금방 사람들이 떠날 것 같지 않은지 근처의 자판기를 찾아 고갤 돌렸다.
//윽 어제 못 와서 미안해요 8ㅁ8
그러니까 고장 안나는 튼튼한 장난감이면 좋겠다는 느낌이로군요... 고립, 네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인간관계가 그렇게 쉽게 결정되는 건 아니지만 분위기상 그게 맞는 것 같고. 이셔주가 생각한 대로 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전혀 불편하지 않으니 걱정마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
당신의 곁에 서니 한 가지 의문이 풀린다. 이스마엘은 일부 여성 부대원처럼 우월한 키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부대 내 여성 중에서는 제법 큰 축에 들었고, 지금껏 당신을 보면 그냥 자신의 키가 좀 크니까 작게 보이는 것이라 착각했었다. 애초에 곁에 잘 가지도 않았을뿐더러 곁눈질로 멀리서나마 봤고, 하물며 수료하던 날에도 당신을 스칠 적 앞만 보며 걸었기 때문에 키를 지레짐작하기만 했더니만, 이렇게 곁에 서니 당신은 참 작달만한 존재다. 조그맣고, 얌전히 기다릴 줄만 아는 듯이 우두커니 서있는…….
"태평하기도 해라."
그래서 묘하게 신경을 긁는 존재. 저기 저 무리를 이룬 사람들을 향해 시선을 던져 보니 당신에겐 관심도 없어 보이고, 그렇다고 당신과 시선을 마주하자니 경계를 알 수 없는 검은 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여전히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물끄러미, 고개를 돌려 앞에 선 무리를 바라보던 이스마엘은 입을 벌렸다.
"재미라곤 하나도 없군요."
비켜달라 한 마디였으면 다 엎어드렸을 텐데. 나긋하니 어딘가 깍듯한 발성과 달리 문장은 스산하다. 매체에서나 보던, 안식의 집행인들이 할 법한 전형적인 발언을 뒤로 이스마엘이 눈을 반쯤 감듯이 하며 시선을 굴린다. 긴 속눈썹 너머로도 연두색 눈이 형형하게 빛을 발한다. 여기도, 저기도. 미리 본 사람들이라면 당신의 이름이 어디에 소속됐는지도 봤을 테고, 그렇다면 주변에서 조금이라도 시선이 있거나, 이스마엘과 친분이 있는 자라면 누군가와 팀이라고 언질이라도 주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그조차 없다라.
"뭐…… 이미 정해진 일이니. 그렇다면, 같이 기다려도 되겠습니까?"
이러면 기다릴 맛이 나지 않나. 대체 무슨 결과길래 이리도 조용할까. 슬쩍, 허리를 숙이며 자판기를 찾는 당신을 향해 고개를 기울여본다. 시선을 맞추려 들듯 눈이 곱게 포개진다.
// 괜찮아~ 곧 불금이니까 그때는 재잘재잘 썰도 풀고 대화도 나눠보자구~ 픽크루도 네카도 바리바리 싸서 들고 올 테니까..... 긴장하시오....(철컥
고장 안 나는 튼튼한 장난감.. 환상 속의 존재지..🙄 괜찮다니 다행이네~ 요런 오만하고 윤리의식 바닥의 캐는 불편한 사람은 되게 불편하게 느끼다 보니 몇 배는 더 신중해지는 것 같으잉.. <:3 인간관계가 쉬이 결정되는 건 아니지 응응.. 그렇지만 개또라이가 곁에 하루 종일 붙어 있으면 어떨까!! >:3(쥬주: 나가요 이셔주) 네.......
갱...신... 전혀 예상치 못하게 바빠서 어제 오질 못했네요 8ㅁ8 반응도 늦어버렸지만 위에 있는 네카 보고 헉...! 하곤 바로 저장해버렸답니다, 진짜 개쩐다는 말밖에 안 나오는 네카... 어떻게 저렇게... 찰떡같지...? 둘 다 오피스룩 느낌인것도 좋고 키차이도...최고야
주저리는 싸악 읽어봤어용, 여러모로 이셔에 대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고 읽는 내내 몰입한 것 같고... 이 정성에 보답해야 해...! 답레는 오늘 중에 드릴게요, 오후...에 드릴 것 같긴 한데 아무튼 오늘 꼭!
태평하기도 해라. 네 태도에 대해 들려온 감상이었다. 네가 정말로 태평했는지는 둘째치고 지금 당장은 그다지 급해보이지 않는 건 사실인지라, 너는 몰려있는 사람들을 살짝 보았다. 만약 비켜달라고 말해달라, 라든지 그런 느낌의 말을 했다면 아마 한바탕 난리가 났을 테니, 괜찮다고 대답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 너는 자판기 대신 마주친 당신의 눈을 잠시 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상관없습니다."
결국 찾아낸 자판기, 너는 자판기 쪽으로 걸어가더니 다소 달콤한 음료 하나를 뽑아들고선 당신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뭔가 마시겠느냐 하는 표정이다. 막상 이렇게 기다리려니 아무 말도 안 하고 그저 대답만 하는게 맞는가 싶기도 하고. 헬무트와 나눴던 대화도 있었던지라 너는 무슨 말을 꺼내면 좋을까 고민했지만 이렇다 할 주제가 떠오르질 않는다.
"식사는, 하셨습니까?"
결국 떠올린 건 곰팡내가 날 것만 같은 가장 기본적이고 쓸데 없는 질문. 너도 입 밖으로 말을 내곤 작게 한숨을 쉬고 만다.
//너..너무추어!!!(얼어버림 바람이 불 때면 손발이나 피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추위군요...ㅠㅠ 오늘 하루 잘 보내셨을까요? 내일은 드디어 주말... 후후... 쉬는...날...
궁금하다면 기다림을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자신과 달리 당신은 기다리는 모습부터가 달랐다. 자리를 비켜달라 얘기할 수도 있었고, 아니면 알아서 비켜줬을 테니. 서로의 처지나 시선을 알면서도 이런 생각이라니, 제법 오만하다 해도 무방했다. 그와 동시에 조금은 아쉽단 생각이 들었다. 엎었더라면 재밌었을 텐데. 아, 시말서라도 쓰나, 아니면 또 근신인가. 뭐 어때. 언젠 신경 썼다고.
"제법 기쁘군요. 거절할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맞춘 시선은 오래가지 않았다. 당신이 고개를 돌린 것도 있지만 이스마엘 쪽에서도 허리를 다시 세웠기 때문이다. 자판기로 걸어가는 걸 쫄래쫄래 뒤쫓더니 당신의 표정을 마주하곤 잠시 시선을 굴리다 고개를 내젓는다.
"괜찮습니다. 간식거리는 이미 있어서."
자판기의 음료에 대한 호불호는 없지만 지금 당장 마음에 들어오진 않는다. 대신 주머니에서 손을 빼 대충 무언가를 굴리듯 보여준다. 푸른색 포장에, bubble yum이라 쓰인 상표, 분홍색 솜사탕이 그려져 맛을 대충 짐작게 하는 껌이었다. 그러고 보니 미디어에서 송출되는 경기 송출에서도 이스마엘은 껌을 씹곤 했었지. 느릿하게 껌이라도 씹을까 포장을 뜯으려던 순간, 이스마엘은 시선을 굴린다.
"……그런 걸 물을 줄은 몰랐는데 말입니다."
작게 한숨을 쉬는 모습을 뒤로 굴린 시선이 딱딱하지만 첫 만남처럼 사납진 않다. 어떻게든 무안하지 않도록 대화라도 해보고자 하는 건 이해하겠지만, 이런 고리타분한 얘기를 할 줄은 몰랐다는 듯. 여기서 매몰차게 가버리고 싶은 마음도 없잖아 있었지만, 그랬다간 저것들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무엇보다. 흥미가 동했다. 내게 말을 걸었다라. 용기가 가상하기도 하지. 이스마엘은 반쯤 포장을 뜯으려던 껌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는 고개를 온전히 돌렸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당분간은 재택이야...🤦♀️ 으으 내 컨디션........... 아무튼 에버노트 정리할 겸 발견한 갠이벤 스크립트들.. 못 푼게 제법 있어서 아깝다...() 그래서 관련 주저리 좀 풀자면.. 어? 안 궁금하다고..? 됐어 그냥 들어..(막무가내)
1차 수색때 쥬가 영상을 틀었고, 이셔가 꿈의 효능 때문에 히익대던 그때(situplay>1596720098>299), 왜 시점이 어지럽게 바뀌었냐면 이셔의 감정에 따라서 자동 녹화가 되기 때문이야. 이건 갠이벤 당시에도 나왔던 지문이지만.. 응.
사실 쥬가 1을 뽑았더라면 이셔가 몸 뒤틀던 그 장면에서 변화가 좀 있었을 거야. 이셔가 변화된 모습이 거울에 비쳤을 거고, 에르베르토의 얼굴도 온전히 비쳤을 거고, 무엇보다 그 이전에 에르베르토가 "옳지, 조금 더.. 옳지." 이 부분에서 "전부 잊어버리고 행복해질 수 있어요, 헤베. 수잔나가 바라던, 그리고 내가 바라던 행복한 가족으로 돌아갈 시간이에요." 라고 명확한 대사가 추가됐을 거고.
그리고 화면이 암전되기 직전에 대사도 추가됐을 걸...
"괜찮나요, 헤베?"
나긋한 목소리를 뒤로 거울에 비친 이스마엘이 움직입니다. 에르베르토의 옷깃을 잡는 손길이 벌벌 떨리고 있습니다.
"ㄴ, 날아갈 것 같아요, 그, 그러니까..." "애원하지 않아도 꿈을 꿀 수 있답니다. 내 딸이잖아요. 하지만 이대로면 정말 잊어버릴 거예요. 괜찮아요? 소중한 동료였다면서요.." "아무래도, 히익, 좋아.. 이젠 아무래도 좋아... 그러니까 제발, 제발.. 네? 아버지.." "잘 생각했어요. 착하기도 하지."
에르베르토가 주사기를 꺼내들고, 거울을 쳐다봅니다.
"클라우드로 모든 걸 바라볼 쥐새끼들이 많이 화가 나겠네요. 뭐, 내 알 바는 아니지만.."
단순히 '기다린다'라는 것에 거부의 의사표명은 그 사람에 대한 불호의 표현과도 같다. 적어도 너는 그렇지 않았기에. 뭔가 마시겠느냐는 표정을 읽었는지 괜찮다는 답과 함께 당신은 껌을 꺼내보였다. 확실히 껌 정도면 심심함을 달래기에 부족함은 없겠거니 생각하면서 캔을 땄다. 치익- 하고 캔 안의 공기가 바깥으로 빠져나오는 소리가 들린다. 한 모금, 달콤함을 느끼며 넘기곤, 식사는 했냐는 네 물음에 당신이 그런 질문을 할 줄은 몰랐다고 대답하면서 시선을 돌리자 너 역시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식사 안부를 물어보고 답할 정도로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상 첫 대화나 마찬가지인데 너무 앞섰나?
"......그렇군요. 아직이라는 건 예정이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러나 의외로 답은 제대로 돌아왔기에, 어렵사리 시작한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라도 너는 말을 덧붙였다.
일이 없을 뿐이지 다른 게 있는 휴일 분명 쉬?는거같긴 한데 이것저것 할게 생기네요... 아무것도 없는건 역시 환상이긴 해
그나저나 병원도 다녀오시고 재택이라니... 몸 괜찮으신 거 맞죠? 그래도 푹 쉬면 나아지겠죠 나아진다고 해줘요!!! 그런데 저건... 후후 절 걱정하신거라면 아주 괜찮습니다 전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으니까요 쥬는 받겠지만(?) 이미 다들 화가 잔뜩 난 상태에서 에르베르토를 만났었는데 이쯤 되면 생각나는 게 하나뿐이야...(짤)
이스마엘은 어딘가 의뭉스러운 답을 뒤로 눈을 슬며시 휘었다. 미미해서 이런 변화에 둔감한 사람이라면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만. 같이 기다리자 하면 약속이 있었다느니 피하던 안식의 서브 집행인이나 다른 동기와는 다른 면이 있으나, 그렇다고 이 사람이 마음에 드는 건 아니다. 언젠 다른 누군가가 온전히 마음에 든 적이 있었냐마는 이건 차치하고.
반쯤 포장을 뜯었던 껌을 쑤셔 넣은 채로, 주머니 속 손을 느릿하게 꿈질거렸다. 재미없는 녀석. 고리타분한데도 어째 연줄을 대보고 싶어서 하는 얘기는 아닌 것 같아 더 아리송하다. 뭐 하는 녀석이지? 이스마엘이 대화를 걸었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대화라도 해 보고자 노력할 일인가 싶어 우스꽝스럽단 생각이 든다. 그래도 재밌었으니 아량은 베풀어야지.
"유감스럽게도 없답니다."
이스마엘은 고개를 돌려 당신을 느릿하게 훑었다. 어차피 아버지는 바쁘단 이유로 거절할 것이다. 언제나 그랬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달라지지 않을 터다. 그러니, 굳이 약속을 잡고 바람맞을 마음은 없었다. 이스마엘은 느릿하게 없노라 답하곤 덧붙였다.
"그쪽도 없는 것 같은데 말이에요…… 무슨 의도일까?"
농담이에요.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마요. 사람 좋게 덧붙이며 눈길이 샐쭉 휜다. 긴 호선 사이로 여전히 연둣빛 광채가 반짝이니 친절하되 온화함을 품고 있지는 않았다. 그저 이런 순간에는 이렇게 웃어 보여야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다고 배운 것처럼.
유감스럽게도 없다. 식사 약속은 없다는 말에 너는 다소 건조하게 그렇게 말했다. 건조했던 이유는 반사적으로 뱉은 대답이기 때문인데, 일단 말을 한 뒤에야 잠시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다가 당신의 이어진 말에 눈을 천천히 깜빡였다.
"아, 그냥... 케르스트너 씨(씨라고 불러도 괜찮겠지요? 아니라면 어쩔 수 없지만)라면 약속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랬을 뿐입니다."
저보다는 바쁜 사람일 거라고 생각해서요. 느긋하게(의도치 않은 느긋함이긴 했지만 그걸 느긋하다고 부르지 않을 수는 없지요) 기다리는 것보단 알아서 비켜 주는 사람 사이를 지나 먼저 나아가는 게 취향이 아닐까 싶기도 했으니. 어쨌든, 너는 당신의 말에 그리 대답하곤 당신에게서 시선을 돌려 점차 줄어들고 있는 사람들 쪽을 쳐다보았다.
내가 바로 진단 도둑이다! >:3 (보따리 싸들고 도망)(?) 쥬.. 넘어지는 거 보고싶잖아... 눈을 보면서 웃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 이거 되게.. 되게임... 무안을 주겠다 이 말인가요 이 말랑앙큼쥬... 연극 좋아하는 것도 되게 문화인다운 말이구... 샌드위치는 기본이구나..(메모)
알찬 일요일 보내고 있어~? 0.< 케르스트너 씨라고 불러도 되지만 이셔.. 헤베 보다 안 익숙해서 반응 반박자 늦는닷(대체)
고개를 끄덕인다. 상투적이고 건조한 대답에 평소 같으면 저게? 싶어 신경이 긁힐 법도 하지만 지금은 기다리는 것에 흥미가 박혔는지 별다른 제지가 없다. 천천히 눈을 깜빡이는 모습에 이스마엘은 부러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들었다. 마주쳐봤자 좋을 일 하나 없음을 알기에. 그리고 이스마엘은, 잠시 못 들은 사람처럼 당신을 신경 쓰지도 않고 인파 쪽을 바라보다 깨달은 것이 있었는지 시선만 돌려 당신을 본다.
"아, 나를 불렀던 거군요."
케르스트너라 불리는 것은 익숙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허울뿐인 성보다는 미들네임이 더 익숙하니 당연할 법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헤베, 헤베, 하고 불렀으니 더욱.
"글쎄요, 바쁜 사람은 맞지만.. 의외로 약속을 잡는 편은 아니라서요."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팔짱을 낀다. "귀찮잖아요." 제법 거침없이 답하곤 다시금 시선을 인파 쪽으로 돌려 눈을 휘었다. 이번엔 진심인 듯이, 눈웃음이 인위적이지 않다.
"허구한 날 경기는 어땠느니, 축하한다느니. 얘기는 고맙지만 계속 듣다 보면 그 의도가 뻔한지라. 그러니, 운이 좋았군요."
당신도 똑같았더라면 저쪽에 먼져 던져버리고 비켜달라 할까 물어보려 했으니까요. ……눈웃음이 변하지 않는 걸 보니 이것도 진심이었던 듯싶다.
"슬슬 가볼까요? 아니면, 더 하고픈 이야기가 있나요? 재밌었으니- 들어줄 테니까요."
// 싸가지!🤦♀️ 답레는 느긋하게 주고~~ 나는 저녁이랑 약 좀 먹고 올게....🥴 쥬주도 맛저하구~ 이 두 사람... 정말 사랑할 수 잇을까....????(갑자기 의구심이 들엇음...)
케르스트너, 당신의 성씨가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잠시 들만큼 당신의 반응은 다소 늦었다. 그래도 어쨌든 반응을 하는 걸로 보아 잘못 부른 건 아닌 듯했고, 이어진 말은 당신 스스로도 의외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들려왔다.
"말 자체보다는 그 안에 담긴 걸 신경쓰시는 편이십니까?"
고마운 이야기라고 당신 스스로도 말을 하곤 있지만 의도가 뻔하다느니, 귀찮다느니 하는 말을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법도 했다. 어쨌든간에 너는 있는 그대로 생긴 의문을 당신에게 전달했다. 풀 수 있겠다는 기대까지 한 건 아니지만. 던져버리고 비켜달라 물을까 생각했었다는 말과 눈웃음에는 그 눈가를 잠시 쳐다보다가 손에 든 캔으로 시선을 옮겼다. 반 즈음 남았다.
"지금이라면 저라도 별다른 방해 없이 볼 수 있겠죠, 하고픈 이야기는... 지금 당장은 없습니다."
말을 마치고 캔 안의 음료를 한 모금, 그 뒤에 이제는 정말 한산해진 사람들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갱신!!! 어휴 생각보다 시간이 엄청 늦었네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지 하면서도 이게 쉽지가 않고... 결국 오늘도 12시 전에 자는게 최선일 듯합니다... 언제나 힘이 드는 월요일이지만 그래도 활기차게 보내셨을까요!
1. 「감각적인 설명과 이론적인 설명, 더 잘 이해하는 것은?」 "아무래도 감각적인 건 사람마다 다를 가능성이 크죠, 제가 그 대상을 경험해 본다면 감각적인 설명에 대해 확실히 이해를 하겠지만... 그 전에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이론적인 설명이라고 생각합니다."
2.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의미없음을 안다면?」 "...설령 내 노력이 전부 의미가 없고, 소용이 없다고 해도, 노력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이미 모든 게 정해져 있다고 해서 그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되지는 못합니다, 우린 매 시간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죽고자 살아가는 게 아니니까요."
3. 「일정이 없는 날에 갑작스런 당일 약속을 권유받는다면?」 "일정이 없으니 거절할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껄끄러운 상대...라면 좀 생각을 해보긴 하겠지만 그래도 거절하기에는 이유가 부족하겠군요. 음... 뭐 어때요, 일정이 생겼다고 생각하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앗 기침이 안 멎는다니 8ㅁ8 기침약 드셔도 그런가요? 점점 더 나아지길 바랄게요... 으음 오늘은 어쩌다 보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돼버렸고... 아무래도 잠자리에 들어야 할 것 같아요, 이셔주도 아프신 만큼 무리하지 마시고 일찍일찍 주무시기로 해요! 그럼 좋은 밤 되세요!
사람들이 케르스트너를 부르는 것은 대다수 헬무트를 칭하는 것이었다. 같은 케르스트너 또한 제법 유명하다 할 수 있겠지만, 흔하게 부르는 호칭은 아니었다. 케르스트너. 미묘하고 찜찜한 기분이 몸을 훑지만 당신에게 짜증을 낼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대다수 그런 편이죠."
가끔은 설탕 발린 말에 적당히 어울려주다 약속에 응하는 날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날이 더 많았다. 아니, 거의 그랬다. 인터뷰 같은 곳에서도 적당히 반응해 주되 여타 일정은 먼저 나서지 않는 이상 응하지 않는 편이었다. 남들은 그러지 말라, 배가 불렀다 하는데 어쩌겠는가. 꼬왔으면 자신보다 더 잘 하면 되는 일을 가지고. 아직 여기까진 당신에게 드러내고 싶은 마음은 없어 대충 답하곤, 조그마한 체구를 마지막으로 한번 훑듯 눈길만 스치다 발을 디뎠다.
"그렇다면야, 내 마음이 바뀌기 전에 언제든 얘기해도 돼요."
발걸음이 마냥 가볍다. 아마 저 가벼운 발걸음처럼 얘기 정도는 들어주겠단 마음도 금세 흩어질 사람일 테지. 제멋대로지만 그 방종에 자신감과 책임감이 있는 사람, 아니, 맹수. 주변 인파도 거의 없겠다, 느긋하게 걷던 중, 주변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아마 미리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것일 테다.
"……재밌기도 하지."
얼마 걷지 않아 홀로그램으로 된 명단 앞에 도착하며 고개를 올린다. 결과는 명백하다. 기다리는 맛이 있노라 생각했고, 어느 정도는 시선 때문에 예측했지만 불쾌함보다는 우스움이 치고 올라와 한쪽 입술을 비뚜름하게 올렸다. 당신은 어떨지 모르겠지마는.
// 쥬주 굿밤 되라구~~ 점차 나아질 테니까 넘 걱정 말구, 쥬 진단은 다음 레스에서 열심히 주접 떨어야지.... 😇 내일.. 아니, 오늘 하루도 힘내자!!
쥬 진단 음미한닷! >:3 쥬는 아무래도 감각의 소유자다 보니까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더 깊게 받아들이는 느낌이라 해야하나.. 사람마다 경험하거나 느끼는 바가 다르다는 걸 명확하게 알고 있다는 느낌..? 이론적인 설명이 이해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그렇구. 거기다 두번째 질문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되지는 못합니다 < 이거 본어장에서도 한번 본 느낌이라 되게 감명깊게 읽고 있어... 죽고자 살아가는 게 아니라고 하는 것도 글코 되게 어른스럽다.. 우리집 애는 그냥 미성숙 잼민이 그잡채스웩쓰인데... 이런 성숙한 사고방식을 가진 쥬를 보면 되게 멋져.. 😇 어어 일정 거절은 안 하는?구나? 그런데? 껄끄?러운?
이셔: 꼽니? 어딘가의 이셔: 그렇게 싸가지 없이 대답하지 마십시오 다른 세계선의 나!!!!
1. 「맛있는 음식과 맛없는 음식 중 하나를 양보한다면?」 : "전자입니다. 미식 또한 즐거움이니, 즐거운 일은 같이 나누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그렇게까지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요."
2. 「가고 싶지 않은 장소에 억지로 가게 됐을 때의 생각은?」 : "일단은.. 국가의 명령이라면 달리 어떤 생각도 하지 않아요. 당연한 일에 무슨 생각을 하겠어요. 그러니…… 안식과 그 관련된 상황에 관해 답해볼까요." "일단은.. 그래, 어느 곳이라도 다 넘어가겠지만, 내 심기를 제대로 거르스는 곳이라면.. 그 사람들은 내가 기분이 나빠 엎을 걸 예상하고 그런 일을 벌이는 게 아니겠어요."
이스마엘은 제 손톱을 흘끔 바라보았다. 단정히 정리된 네일을 뒤로 눈을 흘긴다.
"그저 내가 짜증이 나서 엎는 것을 통해 제 뱃속을 채우려 들고, 그렇게 시청률을 올리고, 나도, 그쪽도 상업적인 이득을 취하고……. 그게 목적이란 뜻이에요. 그런데.. 대다수의 도발은 내 기분을 희롱할 목적이지, 내가 어디까지 엎는지는 예상하지 않는단 말이죠. 내 말을 이해하나요?"
나는 늘 즐겁단 생각으로 임한다는 뜻이에요. 당신을 쳐다보는 시선이 샐쭉 휜다.
"*같은 새끼들이 죽여달라는데 왜 내가 거절하겠어요? 죽고 싶어 지랄이 났는데."
3.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지?」 : "영원불멸하고 완전무결한 조국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지요. 그게 나의 이상향으로 가는 길이니."
즐거운 일을 나누는 걸 더 좋아하는 이셔... 의외라고 생각했지만 이셔 입장에서 좋은 일이니까...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선 어떨까 싶은 게 좀 있네요ㅋㅋㅋ 전반적으로 참아야 할 때와 그러지 않아도 될 때를 구분할 줄 아는 아가씨라는 게 느껴졌어요, 지금까지 봤을 땐 국가와 관련된 일이라면 참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그 외에는 딱히 그럴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네요, 이게... 안식의 이셔...?
ㅋㅋㅋㅋ카피페도 재밌게 봤어요... 사실 더 재미있게 생각했던 건 음 에델바이스 이셔도 똑같이 말할 것 같아서..ㅋㅋㅋㅋ 다른 점이라면 에델바이스의 이셔는 정말 몰라서 그대로 대답했을 것 같은데, 우리 아가씨 이셔는 다 알면서 그러는 것 같네요...
으윽 어쩌다 보니 너무 늦게 왔어요 8ㅁ8 그리고 또 바로 잠을 자야 할 것 같아서...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내일도 아마 상당히 바쁠 것 같아서... 으음 답레를 들고 올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시간 잠깐 낼 수 있으면 가져올게요! 건강 잘 챙기시고... 약 꼭꼭 드시고! 독감이 백신도 있고 하지만 정기적으로 찾아오는만큼 독하기도 하니까 무리하시면 안 돼요! 그럼 이만 자러 가볼게요... 올 때 진단도 같이 가져올테니 푹 주무시길!
쥬주 안녀어엉~~~~~~ 늦어도 괜찮다구~ 느긋느긋 돌리기로 했구, 다만 걱정되는 건 쥬주가 너무 무리하는 건 아닌가...싶네.. 괜한 오지랖일 수도 있지만 푹 쉬다와도 되니까 응. 건강이 중요하다구..🥺 나도 약 잘 챙겨먹고 무리하지 않고 있으니까 걱정 말구... 그치만 맛이 느껴지지 않는 건 용서할 수 없다(대체)
아가씨 이셔 입장에서 좋은 일은.. 남에게 좋지는 않을 확률이 있지 응.. 요 금쪽이를 어쩜 좋아~ 국가에 충성하지만 남이 똑같이 굴면 내가 왜? 하는 금쪽이.. 이러니까 천방지축이지🤦♀️(이셔: 네가 그렇게 굴리잖아요) 앗...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들켜버렸다 에델바이스 이셔도 당당하게 죽습니다! 하겠지... 몰?루는 멈머와 아는 흑표범... 이 캐해.. 공존할 수 있는 거신가...🤔 일단 말랑쥬와 딱딱쥬가 선례로 있으니 공존 가능한걸로(?)
오늘 하루도 정말 고생 많았구, 부디 푹 잠들었음 좋겠다. 기분 좋은 수요일 되길 바라고.. 현생 일도 잘 풀렸음 좋겠구. 너무 무리하지 말구!!!! >;3 내일 아님 모레 보자구~
오늘도 재택..🤦♀️ 그렇지만 일은 수월했던 저녁이야~ 남은 시간은 낙서를 해보려 했는데, 역시나 선이 너무너무너무 더럽다....😂 그런데 러프에서도 여기 이셔는 성질이 좀 덜 더러워보이는 매?직? 아니네 얘도 눈매가 좀 더럽네
아무튼! 지금은 이셔 캐해를 해보려고 wwe 캐릭터 테마나 기믹 소개 등등 그런 영상을 찾아서 보기 시작했는데.. 엄... 이셔도 나름 자기자신 선전하는 영상이 있지 않았을까 싶은 후레망상..? 그런게 있네..🤔 당연히 테마곡도 있고 기믹 영상도 있겠지.. 안식에서 이셔같은 집행인 소개하려고 만든 1분 20초 영상에서 런웨이 걸어오는 모습이랑 경기때 주로 보여주는 모습이나 표정이나 최후에 쓰는 기술 그런..... 막... 어 능지딸려(?) 하여튼 편집해둔 그런... 선수 소개 영상.. 지금껏 캐치프라이즈로 밀었던 대사도 있을 텐데..
쥬가 나중에 어느 정도 친밀도를 쌓고 그 영상 보고있다면 슬쩍 뒤에서 고개 내밀면서 "그런 영상도 찾아보고, 나한테 관심이라도 생겼나봐요?" 같은 주저리 하고 "조만간에 일정이 있는데, 보러 올래요?" 어 이거 완전 데이트 신청 놔봐 나 즁독 말기라고 이거 놔(막 이럼)
그리고~~~ 나만 풀기 쪽팔리니까! >:3 여기 세계선의 쥬도 궁금해.. 짤짤한 정보라도 좋으니 풀어조...🥺 난 쥬의 사관학교 이전 학창시절 그런것도 궁금해!!
자고_일어나니_약속_시간이_지나있다면_자캐는 : 이게 어떤 약속이냐에 따라 다른데 헬무트면 본인이 피곤하다 싶어도 일어나고,
사적인 약속이면 그냥 깔까 말까 고민하다 가기 싫은 결심이 서면 사회성 필터 켜고(대체) 갑작스러운 건강 이슈 때문에 어렵다면서 기프티콘 좀 보내주고 다시 잠들지 않을까.. 그게 아니라면 미안해요, 너무 피곤한 나머지. 같은 말로 무마하면서 오늘은 내가 살게요, 괜찮죠? 하고 넘기려 들겠지. 아예 오버된 시간이라면 전자고 좀 시간이 괜찮다 싶으면 후자인 편!
자캐의_어리석음은 : 본인이 어떤 처지인지 알면서도 알 밖으로 나서지 않는 어리석음.
자캐가_이것을_버린다면_연애할수_있다 : 오만함과 신념? 그런데 이거 버리면 저기 있는 레지스탕스 이셔 됨....... 오만함이 가장 큰 차이점이니까..
다소 의외였다. 기본적으로 안식이라는 장소, 그 장소에서 처형인이라는 직책을 지닌 이들과 그들을 보며 즐기는 것들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아온 너였지만 처형인들이 사람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비춰지는지 정도는 알았다. 그들은 즐거움을 제공하는 존재로 인기를 얻었고, 그 중에서 아마... 정점에 오른 사람이 바로 네 앞에 선 당신일 테다. 그만큼 그 지위를 즐겨도 좋을 것이고, 듣기 좋은 말은 듣기 좋게 듣고 말아도 될 텐데 당신은 그럴 생각은 없는 듯했으니까.
"그렇군요."
그렇기 때문에 그저 고갤 끄덕이며 그렇구나, 하고 말할 뿐이었다. 그리곤 마음이 바뀌기 전이라면 언제든 이야기해도 좋다는 말에 알겠다고 대답했다. 마음이 바뀌기 전이라... 애매하기 그지 없는 시간의 여유였다. 숨을 들이마쉬고 내쉬자마자 바뀌는 것도, 아무리 오랜 시간 지나도 바뀌지 않는 것도 모두 마음 아니던가.
"......"
어쨌든 지금은 그보다 명단을 확인할 때였고 비로소 너는 홀로그램으로 된 명단을 올려다보았다. 네 이름을 찾는 네 시선은 그다지 많이 헤매지 않아도 되었다. 가장 뒤, 익숙한 자리였다. 그러나 너는 그것으로 감상을 끝낼 수가 없었으니 같은 팀에 속한 이름 중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이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름은...
진단 테이스티...😋 쥬 단호한 면이 두드러지는 것 같아서 좋다... 참고할 거리는 되겠지만 판단은 본인이라니.. 줏대있는 쥬 칭찬해~ 컨디션이 나쁜 쥬는 둔해진다... 귀여워...(즁독 말기) 나중에 친해지고 컨디션 나쁜 쥬 기습해서 볼 쪼물 해보고싶다(?) 어 어 어...
마지막 뭐임...?
마지막........ 뭐임....? 감사합니다 묘비명으로 생전에 들었던 개쩌는 쥬 대사 박제하겠습니다.........(성불)
맛난 반응 감사합니다...(_ _) 에버노트 읽고 왔는데 자세하게 반응을 하기엔 지금 시간이...8ㅁ8 내일 중에 깔끔하게 정리해서 ㅁ써두겠슴당! 그리고 이번 주랑 다음 주가...이사 때문에 좀 바쁠 거 같아요. 으음 엄청 많이 바쁜 건 아니라 여유 나는 대로 올 수 있도록 해볼게요! 그럼 오늘도....먼저 들어가볼게요 이셔주 좋은 밤 되세요!
이제야 제대로 된 여유가 나네... 불금이라고 토요일까지 불타는 일이라니..🤦♀️ 일단 답레는 오후에 줄게.. 문장 배열은 해뒀는데 정신이 없어서 아무말 대잔치라 좀 쉬고 다듬어야 할 것 같아.. 이사 조심히 하구, 고단할 텐데 푹 쉬구. 새 보금자리에서 행복한 일만 가득하자구~ 이틀 지났지만 쥬주도 좋은 밤 되길 바라~~~
뮤턴트의 삶은 밑바닥이거나, 사회에서 섞일 수 있을 만큼 위로 오르는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노라 생각했다. 일상에서 섞인다 해도 밑바닥의 시선이나 다름없는 것을 받으니 그쪽도 밑바닥으로 봐야겠지. 그런 누군가의 목숨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유희거리가 된다. 이스마엘은 밑바닥의 목숨을 이용해 정점에 올랐고, 그 지위를 누리되 내쳤다. 이런 모습이 듣기 좋은 말도 밀어내는 예민한 사람으로 비쳤을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이고 시선을 돌렸다.
어차피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본다고 하는데 마음대로 생각하라지. 제멋대로인 성정만치 제멋대로이며 언제든 흩어질 발언을 뒤로 걷는 걸음이 느긋하다. 주변에서 흘끔흘끔 쳐다보는 시선이 이스마엘이 속내에서 예상하던 것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있었기에, 대충 눈을 흘기자 시선도 사그라든다.
"아하."
그렇게 도착해서 확인한 명단, 가장 뒤에 적힌 이름은 당신의 것과 이스마엘의 것이 공존했다. 재밌기도 하다며 한쪽 입술을 비뚜름하게 올리지만, 당신은 제법 차분한 반응이다. 이스마엘이 눈을 느릿하게 굴렸다. 아까처럼 흘기듯 보는 것이 아니라 시선을 마주해보고자 했으나, 그마저도 매서운 눈매 때문에 노려보는 모양새가 되는 듯싶어 오래 못 갔지만.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마찬가지로 답한 뒤의 눈을 가늘게 좁혔다. 주머니에 대충 꽂혀있던 손을 빼 제 뺨에 올리곤 무언가 깊게 고민하는 듯싶더니, 느릿하게 중얼거렸다.
"앞으로의 생활이…… 꽤 즐겁겠군요."
주어가 모호하다. 이스마엘의 팀 생활이 즐거울 수도 있고, 당신에게 반어법으로 경고하는 것일 수도 있고, 혹은 주변에게 선전포고를 내놓는 것일 수도 있겠지. 이스마엘이 흘긋 눈을 굴린다. 반쯤 감은 눈이 요사스럽게 호선을 그었다.
"그렇죠?"
……명백하게 당신을 향해 '설마 내가 팀이라서 마음에 안 드는 건 아니겠지? 마음에 안 들면 네 핑계 대면서 엎을 테니 그렇게 알아.'와 같은 시선과 함께 답을 강요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