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724095> [1:1/이능물/건볼트 기반] 길 잃은 나그네는 낙원의 꿈을 꾼다 :: 375

쥬데카주 ◆2LwsPWirFc

2023-01-10 00:06:35 - 2024-06-04 22:40:09

0 쥬데카주 ◆2LwsPWirFc (X8fbl9o.Dc)

2023-01-10 (FIRE!) 00:06:35

*본 어장은 종료된 '붉은 저항의 에델바이스' 기반 1:1 스레입니다.

*본 어장은 상황극판의 기본 룰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기반 스레 위키 https://bit.ly/3piLMMY


완전무결한 낙원에 들어간 사람은 낙원을 나오지 않기에 낙원에 들어갔음을 관측할 수 없다.
만약 낙원에서 사람이 나올 경우 그 낙원은 완전무결하지 않기에 낙원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러므로 낙원은 증명할 수도, 존재할 수도 없는 허상에 불과한 것이다.

- 낙원의 존재 증명

그러나 두 나그네는 비로소, 낙원의 존재 증명 같은 건 아무 상관이 없음을 깨달았다.

캐릭터 시트
>>1 >>2

257 Ishmael (FEppJAYopM)

2023-02-14 (FIRE!) 21:20:01

이스마엘은 울고 싶었다. 벌써 여덟 번째 실패다! 값진 초콜릿을 수도 없이 쏟아부었지만 어떻게 해도 몰드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어떤 것은 잘 떨어졌지만 막상 맛을 보니 입안에서 구르는 촉감이 영 좋지 않다. 초콜릿을 중탕하던 주변과 판 위는 난장판이고, 장갑은 초콜릿이 굳어 뻑뻑하다. 실패 없는 레시피라 쓰인 모든 방법을 총동원했고, 한 치의 오차 없이 따라 했는데도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신이 이스마엘에게 혁명을 성공시킬 기량은 주었어도 요리에 대한 기량은 빼둔 것이 분명했다. 어쩌면 요리에 대한 기량까지 모조리 혁명에 쏟아부은 건 아닐까?

"나 참, 정말이지!"

뜻대로 되지 않는 부엌 상태에 절로 손으로 얼굴을 덮어 가리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얼굴도 초콜릿 범벅이 되겠지! 아쉬운 대로 발끝을 초조하게 까딱이며 문제점이 뭔지 고민하기로 했지만, 그마저도 오래가지 못했다. 아무리 되짚어도 실수한 부분이 없었으니까! 초콜릿이란 녀석은 사람으로 치면 예민하다 못해 까칠하게 가시를 세운 존재임이 분명했다.

제가 곁에 있었다면 조금 나은 결과를 볼 수 있었을까? 아무래도 제는 남들보다 배는 섬세한 편이니 무엇이 문제인지 확실하게 짚어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는 떠났다. 아주 멀리. 그 사건 이후로 많이 순해지더니만, 혁명 이후 션과 가란을 대동하고 자취를 감춰버렸다. 하지만 이스마엘은 제가 어디로 갔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 개, 아니, 도마뱀 새끼는 괌으로 갔다! 가란 때문이다. U.P.G니 뭐니 남은 평화니 그런 경사에 자기 같은 마약 카르텔 출신이 개입하면 퍽이나 깨끗하겠다며, 신분세탁은 원래 몰디브 아니면 괌이라고 안식의 남은 지분을 이스마엘에게 떠넘기고 떠나버렸으니 제도 그곳에 있는 건 확실했다.

"그렇다고 괌까지 갈 수는 없고……."

이스마엘은 한숨을 쉬며 초콜릿이 잘 녹을 수 있도록 다시금 조심조심 칼로 썰었다. 이번이 마지막 초콜릿이고, 이번에도 실패하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처음엔 즐거웠던 초콜릿 써는 소리가 지금은 묵직하니 머리 아프기만 하다. 곱게 썬 초콜릿을 체에 한번 치고, 중탕을 시작하며 온도를 세밀하게 체크하는 과정을 반복하던 이스마엘은 온전하고 부드러운 초콜릿을 보며 이번엔 성공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소중한 사람을 위한 첫 초콜릿인데, 실패작으로 처음을 장식하고 싶진 않았다. 아홉 번째의 템퍼링, 4시간이 넘어가는 작업시간. 피로는 둘째치고 성에 차지 않아 치미는 짜증에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입술을 꾹 다물고 마지막으로 온도를 체크하던 이스마엘은 눈시울이 시큰거리기 시작하자 고개를 위로 올리며 한숨을 깊게 쉬었다. 이제 진짜 마지막이다. 기름종이 위에 올렸을 때, 이스마엘은 한줄기 바람이 부는 것을 느꼈다. 홀린 듯 몰드에 초콜릿을 붓고, 필링을 넣는다.

…초콜릿은 부드럽게 실리콘 몰드에서 빠졌다. 윤기가 흘렀고, 모난 곳 없이 매끈했다. 겉은 합격이지만 맛이 중요했다. 이스마엘은 결심하듯 하나를 입에 넣었고,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겉면은 과하게 달지도, 시거나, 쓰지도 않다. 잇새로 부드럽게 초콜릿이 깨지고, 최대한 맛이 강하지 않은 것을 엄선한 보람이 있는지 필링은 은은했다. 성공했다. 눈물이 결국 그렁그렁 대다 툭 떨어졌다. 초콜릿이 뭐라고 이렇게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지. 눈물을 대충 훔치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 고개를 휘휘 저었다. 이스마엘은 젓던 고개를 번쩍 들더니, 유산지 속에 초콜릿을 곱게 담고, 미리 준비해둔 상자에 고이 담았다.

가벼운 노크. 분명 이전에도 이렇게 노크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다 그 이후에도 자주 노크한 것 같은데. 어째서인지 하루도 익숙해지지 않는 기분이다. 여전히 속은 간질간질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머리가 새하얗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도 한가득이다. 아냐, 정신 차리자! 이스마엘은 문이 열릴 적 야살스럽게 웃었다. 발그레한 뺨, 환히 웃는 고른 치열, 휘는 눈길…….

"리오."

살랑거리는 바람을 뒤로 부드러운 초콜릿 내음이 가득하다.

평화롭고 달콤한 자유를 당신에게.

258 이셔주 ◆6eYy.5KiF6 (FEppJAYopM)

2023-02-14 (FIRE!) 21:20:22

발렌타인 데이.... 에델이셔로 조공 바치고 갑니다... 홀홀..

259 쥬데카 - 이스마엘 ◆2LwsPWirFc (Aob82zlrzQ)

2023-02-15 (水) 20:29:22

버거 세트, 식사 중에서는 가장 간단하다고도 볼 수 있는 메뉴다.
그렇기 때문에 격식을 차리는 식사자리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음식인지라 당신이 거부하더라도 어쩔 수 없었다만, 당신은 이 관계를 그렇게 긴장을 주고 싶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간단하고 비교적 값싼 음식이기에, 접근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이 건물 바깥으로만 나가도 눈에 띌 만한 거리에 적어도 하나 이상의 가게가 있었을 터.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당신의 이어진 말을 듣게 된다.

"그건..."

글쎄, 무어라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애초에 대답을 바란 말일까? 그럼 그냥 넘겨야 하나? 아무런 말 없이 지나가도 괜찮은가 싶었다. 아무리 고민을 하더라도 제대로 된 답이 떠오르지 않았으니 당연히 대답은 불가능했다.

"그럼 가실까요."

겨우 꺼낸 말은 그 정도, 지금은 대화보다는 다른 것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260 쥬주 ◆2LwsPWirFc (Aob82zlrzQ)

2023-02-15 (水) 20:32:42

우리... 귀여운... 에델이셔.. 오랜만이야...
이셔의 초코는 이후 맛있게 머겄다고 합니다... 정성이 가득 담긴 초코, 과연 쥬는 정성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인가?
야레야레... 화이트데이를 준비해야겠구먼...

10시에 잠들고 4시쯤 일어나니 아직 적응이 안 되네요 8ㅁ8
아무래도 좀 익숙해질 때까진 조금씩 더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할 것 같아요, 으윽 나 아직 20대인데... 어째서...?

261 이셔주 ◆6eYy.5KiF6 (Dke6kZN/Rc)

2023-02-16 (거의 끝나감) 02:55:00

에구 쥬주 고생이 많다구..🥺 화이트데이~? 나 존버할 거야~!! 팝콘 가져와~ >:3(?)

10시에 잠들고 4시에 깬다니, 곧 깰 시간이겠구나..(뽀다담) 익숙해질 때까진 느긋한 기조로 돌릴 수 있으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구, 건강이 제일 중요하니까. 알겠지? ;-; 20대인데.. 어째서...? 쥬주에게 쉴 권리와 편안히 잠들 수 있을 만큼의 여유시간을 달라 우우...;-;
부디 남은 1시간 동안이라도 개운하게 자고 일어날 수 있었음 좋겠구, 주말이 곧이니까 힘내자구~

262 이셔주 ◆6eYy.5KiF6 (Dke6kZN/Rc)

2023-02-16 (거의 끝나감) 02:55:57

아차.. 답레는 느긋하게 줄게..😇

263 이스마엘 - 쥬데카 ◆6eYy.5KiF6 (TBJyMNjp/Y)

2023-02-17 (불탄다..!) 01:15:45

적어도 지금은 격식을 차리며 서로 간의 예의를 따지는, 명백하게 공적인 관계를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 관계를 당신과 가진다 쳐도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아무런 이득도 없을 텐데. 음, 신경 쓰이는 짐을 치워버리는 관계 일지도 모르겠다. 그건 또 짜증 나는데. 묘하게 신경을 긁는 느낌이 드니. 뭐, 됐다. 긁는다고 해서 신경이라도 쓴 적이 있나. 지금은 답하지 못하는 저 모습을 즐기는 것으로 족하다.

"너무 깊게 받아들이지 마요, 그렇게 남 이야기를 깊게 들었다간 간도 쓸개도 다 뺏긴답니다."

요컨대 짓궂은 농담이었단 뜻이다. 당신이 대답하지 못하고 말 끝을 흐리는 모습이 재밌었는지 이스마엘은 생글생글 웃어 보이고는, 겨우 꺼낸 듯한 말에 느긋하게 점퍼 주머니에 손을 쑤셔 넣는다.

"좋아요, 어서 가지요."

마침 대화보다 행동이 필요하던 찰나였기에 이스마엘은 군말 없이 발을 움직였다. 무엇보다 여기에 계속 있으니 흘긋 쳐다보는 시선이 조금 더 짙어진 느낌이기도 하고. 당신의 옆을 느긋하게 걷던 이스마엘은 무언가 떠올랐는지 눈을 굴렸으나 딱히 먼저 얘기하진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어색한 관계에서 당신에게 곤란한 질문으로 몰아가지 않을 수 있는 눈치는 있다는 듯. ……아니지. 아직은 반응이 영 신통치 않을 것 같아서 입 다무는 것이겠지.

"어쩌다가 지원하게 된 겁니까?"

대신 다른 질문이 있었으니, 지극히 잘 짜인 교과서 같은 발언이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싶은 질문.

264 이셔주 ◆6eYy.5KiF6 (TBJyMNjp/Y)

2023-02-17 (불탄다..!) 02:26:09

답레.. 올려두고 갈게.. 드디어 금요일이다....(우럭

265 쥬주 ◆2LwsPWirFc (b09FKCywoc)

2023-02-18 (파란날) 21:00:06

헤헤...갱...신...
3월달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해야 해서 이번 달 안에 밀려있거나 자잘한 걸 전부 끝내놔야 하다보니 이거 참...
답레...는 내일 드릴 숭 ㅣㅆ도록 하겠읍니다..8ㅁ8 오늘은 너무 바빴네요, 불금과 토요일 잘 보내셨을지...

266 이셔주 ◆6eYy.5KiF6 (qBjnpicp4A)

2023-02-18 (파란날) 22:19:00

갱신...할게.. 쥬주 되게 바쁘구나 ;-;.. 오늘 하루도 정말 고생 많았구, 3월부터는 조금 수월해지길 바라.

나는 금-토 정신이 없었네.... 금요일은 내내 일하느라 정신이 없었구..ㅋㅋ 오늘은.. 조금 현생에 좋지 못한 일이 있어서 잠시 다녀왔는데 잘 마무리 하구 왔으니 걱정 마.
답레는 늘 말하지만 천천히, 느긋하게 줬음 좋겠어. 쥬주 바쁜건 예전부터? 본어장부터? 알았으니까 아무도 재촉하지 않는다구~ >;3c 오늘 하루 고생했으니 내일은 푹 쉴 수 있는 하루 되길 바라..

267 쥬데카 - 이스마엘 ◆2LwsPWirFc (j1YrKdEsZE)

2023-02-19 (내일 월요일) 21:51:44

네가 고민하는 것을 알았는지 당신은 농담이었다며 너무 깊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그런가, 농담인가...
농담인지 아닌지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보이려나 싶었지만 이미 한 말을 주워담을 수는 없는 법이고, 그렇게 주워담을 수 없는 것을 주워담으려고 애쓰는 모습은 그다지 보기에 좋지 않다.

"알겠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알았다고 대답할 뿐이었다.
그리고 당신은 네 제안에 선뜻 좋다고 대답했으니, 당연히 너는 그 대답에 응해 움직여야만 했다.
그렇게 천천히, 정확히 말하자면 너는 그다지 천천히 걷는 건 아니었지만 당신이 너의 걸음에 맞추다 보니 퍽 느긋한 모양새다, 어쨌든 걷던 도중 당신에게서 들려온 질문에 너는 당신을 살짝 보다가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저주받은 자가 아니라 축복을 받은 사람이 될 만한 길 중 가장 바랄 만한 길이었습니다."

죽음이 가까이 있지만 그에 따르는 대가는 목숨을 담보로 하는 만큼 무겁다.
너의 삶뿐만 아니라, 네가 죽어 없어지더라도 너와 관계된 이들은 최소한이라도 보장받으며 살 테니, 사실 너에게는 조국의 원대한 목적과 같은 것은 어디까지나 부가적일 뿐이었다.
모든 것을 알려주지도 않을 뿐더러, 알려준다고 해도 전부 알아챌 수 있을 리 없다. 그러니 너는 그것보다는 네 삶, 네 주변의 삶에 좀 더 집중하고 싶을 뿐이었다.
거창한 이유라기엔 지극히 개인적이었기에 이야기를 꺼내도 좋을까 조금 고민하긴 했지만,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268 쥬주 ◆2LwsPWirFc (j1YrKdEsZE)

2023-02-19 (내일 월요일) 21:53:56

이얍 답레와 갱신!
이렇게 일요일이 지나가며 이번 주도 마무리네요, 즐거운...한 주 되셨길 바라면서, 다음 주에도 잘 부탁해요!
아직 할 게 많이 남아서 시간이 많이 나진 않지만... 그래도 꾸준히 하는 걸 목표로 하자구요!

269 이셔주 ◆6eYy.5KiF6 (Xwr.Sg95v.)

2023-02-20 (모두 수고..) 01:14:36

으, 이제야 일 끝났다.. 쥬주도 이번주에도 잘 부탁해~ 느긋하게 꾸준히 가보자구~ 0.<

아무래도 진짜 즁독 말긴가~ 쥬 너무너무 귀엽다~ 답레는 느긋하게 줄게~ >:3 오늘도 힘내보자구~

270 이셔주 ◆6eYy.5KiF6 (2z0uYU4FI6)

2023-02-21 (FIRE!) 20:33:34

으윽 퇴근 갱신... 쥬주 오늘도 고생 많았어.. ㅇ<-< 답레는 새벽에 올라갈 예정..

271 이스마엘 - 쥬데카 ◆6eYy.5KiF6 (u0gVBMANaM)

2023-02-22 (水) 03:50:54

격식이나 상하관계, 혹은 그 이외의 공적인 요소가 없는 자리를 위해 걷던 도중 뱉었던 질문은 정석적이었으며, 동시에 지루하기 짝이 없기도 했다. 어쩌다가 지원했을까? 이스마엘은 그 점이 제법 궁금하던 차였다. 다른 사람이 물어봤더라면 누구나 같은 답을 내놓을 걸 알았기에 예의상으로만 질문했을 테지만, 적어도 이스마엘은 아예 다른 시선에서 살아왔던 사람이었으니까. 느긋한 발걸음과 함께 시선이 와닿았을 때, 이스마엘은 채근하지 않겠다는 듯 느릿하게 눈짓하듯 눈을 굴렸다.

"아하."

제법 흥미로운 답변이었는지 이스마엘은 영혼 없이 미적지근한 반응이 아니라 반쯤 진심이 담긴 감탄사를 뱉었다. 흥미롭기만 할까? 신기하기도 했다. 언젠가 헬무트가 이스마엘에게 했던 말이 있다. 너는 조국을 위해 사는 것이 당연하지만 누군가는 조국을 위해 살아야만 삶을 부지한다고. 국가에 반하는 행위를 하다 처형을 위해 끌려오던 뮤턴트 몇을 보면서 들었던 말이지만, 이렇게 새로운 시점에서, 다른 문장이되 비슷한 뜻이 내포된 말을 들으니 감회가 남다르다.

"그렇군요, 그렇지요. 그래요, 뭐라고 해야 할까요.. 멋지다고 해야겠군요? 멋지군요, 네에."

다시 봤어요. 덧붙이는 말은 당신을 온전히 인정하되, 조롱하는 기미 또한 없다. 그렇다고 당신에 대해 좋게 보는 건 아니지만. 뭐, 그래도 바닥은 기어도 정신은 똑바로 박힌 사람이구나. 단순하고 어쭙잖은 쭉정이 보다 괜찮긴 하다. 그러고 보니 그때 헬무트가 또 뭐라고 했더라……. 생각을 정리하듯 이스마엘은 주머니에 아무렇게나 집어넣었던 손을 빼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옆머리를 귀에 꽂았다. 눈을 내리깔고 제 발치를 쳐다보며 걷던 이스마엘의 발걸음이 잠깐 멈칫하나 싶더니만 다시 템포를 맞춰 걷는다.

272 쥬데카 - 이스마엘 ◆2LwsPWirFc (dwieUgEPzk)

2023-02-23 (거의 끝나감) 21:24:47

네 대답이 당신에게 얼마나 흥미를 끌어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돌아온 목소리와 그 목소리를 통해 만들어지는 문장은 으레 나올 법한 조롱도, 비아냥도 없었으니, 적어도 최악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렇습니까."

다행입니다. 약간이지만 너는 속마음을 내비쳤다.
당신이 빈말을 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지금 네가 느끼는 대로라면 아마, 진심이겠지. 그렇기에 너 역시 자연스레 그리 이야기했을 터다.
아주 잠시 멈칫하는 듯한 당신의 발걸음에 시선을 옮기다가도, 금방 다시 움직이니 너도 마찬가지로 시선을 되돌리며 걸었다.

"케르스트너 씨는, 어떻습니까?"

그리고 가만히 있는다면 이어질 만한 침묵을 미리 몰아내려는 듯, 너는 질문을 되돌렸다.
이는 이 질문이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때에 따라서는 그 사람의 깊이를 깨달을 수 있는 질문이기도 했으니 더욱 그러했다.
자고로 무언가를 묻는 자는 그에 답할 준비도 해야하지 않겠는가.

273 이셔주 ◆6eYy.5KiF6 (7kU2sTBw3A)

2023-02-23 (거의 끝나감) 21:43:47

퇴근하구 갱신....인데 갸아악 이렇게 나오시겠다!!!

274 이스마엘 - 쥬데카 ◆6eYy.5KiF6 (3fYK1ul35I)

2023-02-24 (불탄다..!) 01:40:46

이스마엘은 제멋대로라는 평가를 받고, 안식 내부에서도 유달리 예민하고 눈이 높은 편이란 소리를 듣긴 했지만 누군가 내세운 포부가 괜찮다 해도 단순히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란 이유로 깎아내릴 만큼 성품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적어도 이런 곳에서는 사회성이나 인간미를 보여줬고, 마침 당신이 내세운 이유는 이스마엘의 흥미를 끌어내며 감탄을 뱉게 하긴 충분했다. 그나마 이 부분만큼은 가란의 손이 아니라 헬무트의 손에도 자랐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물론이지요."

다행이라, 자랑스러워해도 될 것 같은데. 이스마엘은 고작 며칠 전에도 봤던 사형수를 떠올렸다. 뮤턴트의 자유니 뭐니 설치다 결국 잡혀 죽음만을 앞뒀음에도 여전히 국가가 잘못되었다며 어리석은 말만 뱉던 것들. 그런 버러지들이 보고 배워야 할 텐데. 그 이후에 떠올린 생각이 알게 모르게 이스마엘의 속내를 쿡 찔렀다. 너도 그렇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해라. 라고 했지. 헬무트가 했던 말을 떠올리다 보니 발걸음이 잠깐 멈추고 말았으나, 지장이 갈 정도는 아니었다. 다시 걷던 도중 이스마엘은 한 박자 늦게 당신을 쳐다봤다.

"글쎄요. 어쩌다 지원한 것 같나요?"

여전히 이스마엘은 케르스트너라는 성씨에 한 박자 늦었다. 아무래도 성씨로 불리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사람들은 모두 이스마엘을 헤베라 불렀고, 안식의 사람들은 애칭으로 불렀으며, 헬무트는 이름으로 불렀으니. 아버지의 온전한 것이라 생각했던 것을 자신이 듣다 보니 그렇게 빠르게 반응하긴 어려웠던 모양이다. 이스마엘은 당신에게 짐짓 가볍게 질문하듯 하다, 작게 웃었다.

"영광스러운 조국에게 은혜를 입은 이상, 안식에 소속된 사람들은 마땅히 지켜야 할 의무를 다하고 어떤 명령에도 충성하는 법이지요. 나는 그 큰 은혜를 갚기 위해 부름을 받고, 대표로 밖으로 나선 거예요."

당연하다는 듯 입을 벌린 이스마엘은 다시금 손을 주머니에 꽂았다. 안식의 집행인들은 전부 안드로이드처럼 국가에게 충성하는 칩이 심겨져 있다는 도시 괴담이 있더니만, 막상 발언에서 느껴지는 진심과 충성심을 보면 그 괴담이 틀린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물론 아버지께서도 자질이 있으니 안식 밖에서도 활동하라 제안한 것도 있지만…… 그건 내가 나선 직접적인 이유가 아니거든요."

사람들은 그 이유로만 보고 있지만 뭐 어떤지. 이스마엘은 시선을 마주했던 고개를 돌렸다. "충분한 답이 되었을까요?" 라며.

275 이셔주 ◆6eYy.5KiF6 (arYqyzk5/Q)

2023-02-26 (내일 월요일) 12:51:21

갱신해두고 갈게~~

276 쥬데카 - 이스마엘 ◆2LwsPWirFc (1AC0FexBAA)

2023-02-27 (모두 수고..) 19:27:11

물론이라며 한 번 확언까지 했다.
어쨌건 당신은 네가 이 자리에 온 이유를 좋게 판단하는 듯해, 너도 모르게 조금은 안심했다. 앞으로 팀이 해체될 때까지, 누군가 죽어 교체될 때까지는 같이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인상이 나쁘지 않게 된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 와중 어쩌다가 지원한 것 같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당신이 작게 웃으며 말을 이어나가자 귀를 기울인다.
조국에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그 은혜를 갚기 위해서, 국가의 부름을 받았으니 마땅히 응해야 하니까. 누군가가 듣는다면 애국자가 따로 없다고 생각했을 터다. 은혜라... 그러니까 보은을 목적으로 했다는 이야기였다.
겉치레라도 비슷한 느낌의 이유를 대는 사람은 많겠지, 아마 대부분이 그럴 터다, 설령 부와 명예가 목적이라고 해도 말이다. 그리고 그건 그다지 비난받을 만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다른 이들이 숭고해 보이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게 진정 숭고한 일인지는 알 수 없는데다가, 무엇보다도 너 스스로가 그런 고귀한(혹은 고귀하게 비춰지는) 이유를 지닌 사람과는 거리가 멀었으니 적어도 너에게는 그런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할 자격도, 그럴 생각도 없었다.

"그렇군요."

대답은 짧았다. 생각이 짧았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해온 일에 대해 아는 것이 적었거니와 무어라 평가한다고 했을 때 '대단합니다. 멋집니다.' 등의 지루한 말밖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정말, 진심으로 말하자면, 입에 발린 말을 할 수 없었던 건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것도 모를 정도의 사람은 아니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일수록 아부를 끔찍하게 여긴다. 게다가 당신은 이러한 말을 수도 없이 들어온 건 아닐까 싶어, 더욱 그러했다.

대신 너는 다른 말을 좀 해보기로 했다.

"그럼, 조국에게 입은 은혜가 없었더라면 이 자리에 없었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실로 파격적인 말이었음을 너도 알았다. 그리고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그 중함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는 말임도 알았다.
어차피 지금의 당신은 은혜를 입은 몸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럼 이는 가정일 뿐 전혀 쓸모가 없는 일종의 빈 껍데기 같은 화두일 뿐이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한다면 이는 지극히 불쾌한 말일 수도 있었다. 너는 지금 그런 말을 하고 있었다.

277 쥬주 ◆2LwsPWirFc (1AC0FexBAA)

2023-02-27 (모두 수고..) 19:27:49

으하하 갱신!!
너무 늦었네요 미안해요ㅕ!!

278 이셔주 ◆6eYy.5KiF6 (YOdEOTBU8U)

2023-02-27 (모두 수고..) 19:32:18

야호 갱시인.. 안냥~~~ 오늘은 동접인가봐... ㅇ>-< 쥬주 요즘은 좀 어땠어?(보듬보듬)

279 이셔주 ◆6eYy.5KiF6 (YOdEOTBU8U)

2023-02-27 (모두 수고..) 19:51:39

그으으리고.. 이셔가 쪼끔 날카로울 수 있는데.....(AU 이셔 썰 풀었을때 나온 그 모먼트 맞음) 괜찮을까...?🥲

280 쥬주 ◆2LwsPWirFc (1AC0FexBAA)

2023-02-27 (모두 수고..) 20:07:59

안녕하세요 이셔주!! 요즘도 여전히 바쁘답니다... 8ㅁ8
그리고 괜찮아용, 어느 정도 그런 반응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한 거라...그치만 두려운 건 사실..!

281 이셔주 ◆6eYy.5KiF6 (YOdEOTBU8U)

2023-02-27 (모두 수고..) 20:11:23

바쁘다니... 차차 좋아지길 바라.. ;-; 혐생 힘내자구! >:3 ㅋㅋㅋㅋ 아..... 두려운 건.... 견..견뎌~ >:3 쥬가 쏘아올린 딥따 큰 유열은 어장의 유구한 전통이었으니까..(아님

282 이스마엘 - 쥬데카 ◆6eYy.5KiF6 (x6Nmxnatl2)

2023-02-28 (FIRE!) 03:21:50

영광스러운 조국. 언제까지고 빛이 꺼지지 않을 삶, 숨과도 같은 곳. 영원한 낙원……. 이스마엘이 조국에 대해 떠올릴 수 있는 단어는 아주 많았다. 이따금 부정적인 단어도 떠오르곤 했지만, 모범적이고, 성실하다 못해 치열한 삶에서 부정적인 단어를 가져봤자 긍정적인 단어를 이길 수 없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스마엘은 이 삶에서 더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쥐게 됐다. 아니, 그건 기회가 아니다. 다른 속물들처럼 이스마엘은 영광스러운 순간을 수단으로 이용할 생각은 결단코 하지 않았으니까. 이건 은혜다! 이스마엘은 은혜를 입었으니 갚아야만 했다. 설령 목숨을 바치는 일이라고 해도.

"네에."

짧은 맞대답을 뒤로 이스마엘은 잠시 정면을 쳐다보며 걸었다. 아직 당신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예 나쁘게 볼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밑바닥을 기고 있지만 설탕 발린 말을 늘어놓지도 않고, 바깥의 이상한 테러리스트와 달리 제정신이 박혀있기도 했고. 당신에 대한 호감도가 아버지가 했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고, 아직은 좀 먼 것 같기도 한 중간에 위치했을 때, 이스마엘은 고개를 돌렸다.

"무슨 말을 하나 했더니."

이스마엘이 생각하기엔 당신에겐 남들에겐 없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았다. 조금이라도 예뻐해 줄까 생각하면 그러기가 무섭게 다시 못된 짓만 골라버리니! 도통 예뻐할 수가 없다. 이스마엘은 조국을 가볍게 생각하지 못했고, 당신의 질문도 가볍게 넘길 수 없었던 모양이다. 더군다나 이스마엘은…….

"……유감이에요, 이 자리가 죽은 자를 위해 마련된단 소리는 못 들었거든요."

은혜를 입지 않았더라면 죽었을 테니까. 이스마엘이 뱉은 말에는 깊은 가시가 담겨있었다. 안식의 두 기둥이라는 이름의 이면. 아무리 위에 섰다 한들 개입하는 손이 없더라면 저기 밑바닥의 삶과 다르지 않았을 존재. 조국의 개입이 없었더라면 안식은 없었을 것이고, 안식이 없었더라면 이스마엘은 이미 죽었을 테다. 이스마엘은 나긋나긋, 한 글자씩 떼듯 발음했다.

"뷔시카리오 씨, 그쪽이.. 내 마음이 바뀌기 전에 질문했다는 걸 일생의 큰 행운이라 여겼으면 해요."

걷는 걸음의 속도는 일정했고, 서글서글 웃는 낯은 여전히 어떻게든 헬무트가 끌어모은 사회성 덕분에 무너지지 않았지만 어딘가 싸늘하다. 네온사인처럼 스스로 빛이 나는 듯, 휘어있는 눈동자를 마주하면 당신은 익숙한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수료식 때 느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던 살의.

"원래 '우리'끼리는.. 이런 얘기가 나오면 팔다리를 하나씩 분지르곤 했거든요……."

먼 나라 이야기와도 같았으나 눈이 농담이 아니었음을 얘기해 준다. 안식은 국가를 위해 잘 조련된 맹수였으니까. 규칙이 있고, 최소한의 윤리가 있는 군인과는 달리 태생부터 야성으로 기인되게끔, 비윤리적이다 못해 짐승의 길에 발을 들여놓아 당신과 같은 사람에게 있어 마지막 남은 양심으로는 할 수 없는 온갖 더러운 일을 도맡고 그 삶에 대단히 만족하는 맹수.

"농담이에요."

그런 맹수가 인간의 탈을 뒤집어쓰고 무리에 섞이더니 당신 앞에서 인간성이 있음을 감사히 여기라 하는 것은 모순일까, 아니면 기만일까, 그것도 아니면 인간이 되고자 하는 발악일까. 적어도 지금은 기만이겠다.

283 이셔주 ◆6eYy.5KiF6 (x6Nmxnatl2)

2023-02-28 (FIRE!) 03:22:09

답레.. 올려두고 갈게..😇

284 이셔주 ◆6eYy.5KiF6 (5m1l1y3Avs)

2023-03-03 (불탄다..!) 04:07:25

갱신해두고..감... 출근...싫다.... 이 시간에 왜... 출근 걱정을... 하냐고?
응......... 타지로 가야해서...... 출근..하고..있으니까..... 오늘도...힘...

285 쥬데카 - 이스마엘 ◆2LwsPWirFc (DkIVpFZUnQ)

2023-03-03 (불탄다..!) 22:10:58

아무래도 당신은 후자 쪽의 사람인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게 잘못이라거나, 당신이 특이한 사람이라거나 하는 증거는 될 수 없으니 결국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른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반응이 돌아올거라는 생각을 아예 못 한 상태였던 것도 아니고, 다소 각오를 한 뒤에야 꺼낸 말이었기 때문에 너는 당신의 말에 크게 동요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어쨌건 당신의 말은 꽤 살벌한 것이어서, 여기서 네 숨을 끊을 수도 있었다는 의미가 분명한 말이 네 귓가를 건드리고 있었다.

"그렇습니까, 다행이군요."

다소 건조한 대답이긴 했지만 당신이 말하는 것처럼, 너는 나름대로 운이 따랐거니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안식에 대해서는 아예 모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고. 그 곳에서 일하는 처형인들의 모습을 상상하면 분명히 그럴 수 있겠구나 싶었으니까.
그러니 너는 먼저, 지금 당신의 마음이 바뀌기 전이라는 상황이었음에 다행이라고 말하고 있었고, 동시에 네가 당신이 말하는 '우리'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행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농담하는 걸 좋아하십니까?"

그런 질문은 뭐, 그런 생각의 연장선이 아니었을까.
잠시 네 쪽으로 향했던 시선을 받는 대신, 앞을 보며 걸으니 이제 곧 도착할 것 같다.

//답레!
타지로 출근.... 8ㅁ8 혹시 타지에서 묵기까지 해야 하는 걸까요... 고생이 많아요 이셔주ㅠㅠ
몸조심하구! 날씨가 오락가락하니까 트기 감기 걸리지 않게 신경쓰도록 해요!

286 이셔주 ◆6eYy.5KiF6 (IW086VnwSM)

2023-03-03 (불탄다..!) 22:32:39

쥬주.. 안녕...😇 답레 줘서 고맙구 오늘 주기엔 좀 무리일 것 같아서 미리 말해두려구.. 타지는 뭐.. 낼 내려가니까..🥲 쥬주야말로 고생이 많다구...

쥬주도 몸조심하구, 감기 조심하라구~~~~😘 나는 따뜻하게 잘 지낼 테니까! >:3

그리고 간만에 봤으니까 이 글 확인하면..
진단 줘. (철컥)

287 이스마엘 - 쥬데카 ◆6eYy.5KiF6 (08DdgahUgs)

2023-03-06 (모두 수고..) 02:17:33

이스마엘은 안식 내부에서도 손꼽히는 너그러운 사람에 속했다. 처음부터 공격을 감행하는 제나 여타 집행인과는 달리 사람의 이야기는 끝까지 들어주고, 어떤 반론이라도 사람 좋은 모습으로 사근사근 일관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비록 처형의 순간을 두고 너그럽다 성품을 규정짓기에는 모순된 감이 없잖아 있지만, 어찌 됐든 이스마엘이 사형수도 아닌 시민에 해당되는 당신의 얘기에 살기를 비춘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다행은 한 번으로 족하지요."

이다음에도 똑같이 넘어갈 거라 생각 말아라. 그런 의미를 담아 나긋나긋 입술을 벙긋였다. 이것만큼은 농담이 아닌 진심이었다. 안식에서 그 누구도 행하려 들지 않은 일을 당신이 계속 하나씩 해냈으니.
..처음부터 민감한 주제라고 말을 돌릴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이스마엘은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나 마찬가지겠지! 조국의 은혜가 없었더라면, 이스마엘도 없었노라, 혹은 그랬을지도 모른다며 타인이 멋대로 유추하는 건 질색이었다.

"좋아하는- 편이죠."

뭐, 그래봤자 마침 경고할 것도 필요했고, 이건 과한 것이 아닐 테니까. 이스마엘은 가볍게 마음을 가라앉히며 살의를 애써 누르곤, 숨을 한번 골랐다. 한숨처럼 작게 숨을 내쉰 뒤 당신을 바라보는 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쾌활한 호선을 긋고 있었다.

"그쪽도 농담을 좋아하나요?"

그럴 사람은 아닌 것 같지만. 속으로 생각하며 고개를 돌리니 간판이 보인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상표의 이름을 눈으로 읽던 이스마엘은 창 너머로 자리가 있는지 가늠하듯 시선을 내렸다.

// 얍 답레!
답레는 천천히 주구 혐생 힘내보자고..! 월요일.. 으윽 힘내보자..🥲

288 쥬주 ◆2LwsPWirFc (fbLL42.IHI)

2023-03-09 (거의 끝나감) 18:48:20

"믿음, 소망, 사랑. 이 셋 중 제일 중요한 가치는?"
쥬데카: "어려운 질문입니다만, 제일이라 하면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선 둘 모두 결국 사랑의 한 형태일지도 모르니까요."

"마음에 드는 음식점을 발견하면?"
쥬데카: "꽤 자주 갈 것 같습니다. 제 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조금 고지식해서요. 마음에 드는 음식점이 생기면 질릴 때까지 가는 편입니다. 음, 질린 적은 아직 없지만서도."

"이번은 네가 졌어. 더 노력하도록 해."
쥬데카: "상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번에도 또 부탁드립니다.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당신도 궁금하시겠죠."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생존신고 겸 진단...!!(파스슥
흐흐... 좀 바빠져셔 간만에 왔네요, 진단이 어째 성격 드러내는 느낌으로 많이 안 나와서 조금 아쉽지만...
혐생 잘 버티고 계실까요...! 벌써 3월의 2주차입니다... 어느새 목요일... 내일은 불...금! 이지만 주말을 위해선 일찌감치 자야하는 나...
아무튼 생존신고 하고 갑니다! 나중에 뵈어용!

289 이스마엘주 ◆6eYy.5KiF6 (xB4SVvzJTw)

2023-03-09 (거의 끝나감) 19:00:52

살아있었구나~ (파스슥) 나도 많이 바빠지긴 했지만 열심히 버티고 있어.. 곧 지나가면 새벽 퇴근은.... 면하겠지 응.. 사실 지금도 일하구있다 후후..(죽은눈)

내일은 불금! 이라도 역시 혐생이지..... 쥬주 푸욱 자고 밥도 맛나게 먹구 힘도 내구 답레는 천천히 주라구~ 우리 어차피 느긋하게 돌리기로 했고.. 진단 주는거 잊지 않아줘서 고맙구... 우우우우 쥬 너무너무 귀여워서 볼따구앙냥먕냠냠냠냠냠..🥹

사랑의 형태라니.. 이렇게 말랑해도 되나..? 맞는말인데 쥬가 하는 말이라 말랑말랑하고 귀여운걸..? 귀여운..걸...흑흑 질릴 때까지 간다는 거 너무 귀엽잖아!!! 새로운 거 도전 잘 안할 것 같은 느낌이라 귀엽!!!다고!!! 그리고 쉽게 질린다 생각하는 이셔랑 사뭇 다른 느낌이라 대칭점 조아...🥹🥹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당신도 궁금하시겠죠.<<

궁금하고말고당연하지말랑콩떡앙냥먕냠냠냠... 여기서도.. 서로 안 봐주고 싸우기 달성해보고 싶다..(심해 취향) 나중에 보자구~~~~~~~

290 이스마엘주 ◆6eYy.5KiF6 (PCuhlXjvHc)

2023-03-12 (내일 월요일) 13:58:00

"내가 졌어. 너에게 이길 수 없었어. 그게 다야. 할 말은?"
이스마엘: "주어진 대로 살았더라면 네 명은 보다 길었을 텐데 그 경고를 무시하고 설치고 다녔으니……. 당연한 결과 아니겠나요?" (적)
"그 말을 이제야 듣는 걸 보니 늦게나마 철이 들긴 했구나." (제)
"네에, 더 노력하도록 해요. 내가- 앞으로도- 당신에게 친히 시간을 내줄 테니까요. ……적어도 질리기 전까지는요." < 이거 쥬 진단이링 이어지는 거냐면 맞음

"사람들이 이것만은 기억했으면 좋겠다 싶은 것은?"
이스마엘: "내가 아무리 남이 싫다고 해도- 초면부터- 이유 없이 잡아먹지는 않아요. 이유가 있는 거라고요."
"내 기준이지만?"

"어쩔 수 없는 술버릇은?"
이스마엘: "……."
"노코멘트 할게요."
(이스마엘은 답지않게 시선을 슬슬 피했다.)
광공이셔 왔는가.. 에서 조금 더 취하면 에델이셔 왔는가..됨.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얍! 진단이랑 끌올! >:3 좋은 주말 마무리 되길 바라~!!

291 쥬데카 - 이스마엘 ◆2LwsPWirFc (KLZ3JbD/uI)

2023-03-14 (FIRE!) 20:33:55

"그렇습니까."

다행입니다. 라고 무의식적으로 또 말하려던 너는 그 말 대신 간단한 대답을 내놓았다.
이는 나름대로 도박과도 같았던 것에 적어도 지금은 패배하지 않았음을 알아서였고, 두 번째에 그럴 만한 일은 아마도 없을 터다. 장담할 수는 없어도 지금 당장은 말이다. 어쨌건 당신의 반응을 통해 정확하지는 않아도, 조금은 알 수 있었다. 시종 여유로운 듯 하던 당신이 발끈할 만한 소재였구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단순히 조국에 대한 충성이 충만한 사람인가 싶기도 하고... 지금은 아무래도 좋았지만.

"굳이 따지자면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애초부터 농담이라는 전제로 꺼내는 이야기란 뭘까. 결국 떠보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않은가? 농담이란 그런 거라고 너는 생각하고 있었다. 곤란하면 넘겨버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부터 나오는 안일한 말과 행동. 상대방이 불쾌해하더라도 상관 없다. 건넨 쪽은 농담이었기 때문이고, 농담이란 건 너무나 가볍게 여겨지는 것이어서 오히려 불쾌한 쪽이 지나치게 반응하는 게 아니냐는 게 보통이니 말이다. 너는 그런 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진심을 뱉어 놓고 어째서 농담이란 말로 포장하는가? 상대방이 농담하는 당사자만큼의 생각을 지니고 있다면 진즉에 진심이란 걸 알 텐데.

"그럼 들어가죠."

어느새 가까워진 장소, 너는 가볍게 안을 훑어보다가 문을 밀어 열었다. 안에는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사람이 꽤 있었으나 셋~넷 정도의 사람들이 테이블에 모여 앉은 대신 창 너머를 보게끔 된 곳은 꽤 비어 있었다.

"뭔가 좋아하시는 메뉴는, 있습니까?"

292 이스마엘주 ◆6eYy.5KiF6 (XE27Paxxio)

2023-03-15 (水) 14:27:38

야호~~~ 답레는 월루 하면서 줄게! 오늘 하루도 힘내보자구우....🫠

293 이스마엘 - 쥬데카 ◆6eYy.5KiF6 (a51smVa0nY)

2023-03-16 (거의 끝나감) 01:26:18

방금 전까지 살벌하게 팔다리를 분지른다 하던 사람이 맞나? 이스마엘은 어느새 농담에 대해서 생글생글 묻고 있었다. 마치 그런 말은 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손바닥 뒤집듯이 사람의 인상이 제멋대로 바뀌는 것에 당신이 어떻게 받아들이든 지금 이스마엘은 농담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더 갔다. 다른 주제로 관심을 돌려버리면 또 손바닥 뒤집듯 사람이 달라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느릿느릿 걷다 보니 당신의 답이 들려온다. 그럴 줄 알았다. 편견이란 것은 쉽게 가지면 안 되는데도, 당신에게 콕 박힌 편견이 쉽게 가시지를 않는다.

"유감스럽군요."

당신은 꼭 그런 사람일 것 같다. 꾹 눌러내고, 어딘가 고집 하나는 억셀 것 같은 사람. 진지하고, 속 깊게 생각하면서도, 조금 지나쳐도 웃어넘길 수 있는 농담엔 무겁게 대응하는 사람. 뭐, 어느 사람이든 그런 면은 있겠지만. 지금의 이스마엘과는 어딘가 맞지 않을 부분이 있었다. 뭐든 곰곰이 생각할 것 같은 모습이. 다시 되짚으며 생각해 보니 영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것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이스마엘은 건물을 보기 위해 눈을 흘기듯 하며 당신에게 시선을 스쳤다.

"내가 앞으로 자주 놀릴지도 모르는데."

농담이라고 얘기하진 않았다. 음, 당신이 곤란해하는 모습 하나 정도 보면 꽤 속이 개운할지도 모르겠거니, 괜히 명백했던 팀의 결과를, 정확히는 그렇게 엮게끔 조율한 윗선의 손길에 대한 앙심을 당신에게 꾹꾹 누르고 싶은 유치하기 짝이 없는 마음 때문이겠다. 장난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고, 아끼는 인형이 될 미래는 상정하지 않았으니 더욱이. 대답은 딱히 듣지 않겠다는 듯 시선은 아예 다른 곳을 본다. 제멋대로인 사람 같으니라고! 안에 들어설 적엔 패스트푸드점 특유의 기름 냄새가 났지만 경기를 뛰고 다음 경기를 위해 식사를 빠르게 해결해야 할 때가 있었다 보니 영 낯설진 않은 냄새다. 사람이 꽤 있는 곳을 한번 보고, 비어있는 곳을 본다. 음, 사람 없는 자리에 앉고 싶은데.. 마주 앉는 자리밖에 없는 거야? 이건 제법 불만스럽지만 차치하고.

"특히 좋아하는 거라, 흐음……. 해산물이 들어간 종류일까요?"

사실 가리지 않고 어지간하면 선호하지만, 그래도 일상에서 흔하게 먹을 기회는 없는 것이다 보니 좋다 해야 할지. 이스마엘은 키오스크를 향해 걷듯 하며 물었다.

"계속 되묻는 것 같지만, 당신은?"

// 와아악 답레.. 두고 갈게... 잠이 왜 안 오는 거야..🥴

294 쥬데카 - 이스마엘 ◆2LwsPWirFc (84Q9dIi3GY)

2023-03-17 (불탄다..!) 22:16:05

유감이라, 그럴지도.
농담 자체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농담의 의도를 생각해 보면... 그래, 가끔은 괜찮을지도 몰랐다. 그런 의미에서 농담을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못박는 게 좋은 건 아니겠지. 그런 면에서라면 충분히 유감이라고 볼 만했다.
스치는 듯한 시선 뒤에 앞으로 자주 놀릴지도 모른다는 말, 그 말까지 생각해 보면 충분히 유감이겠거니 싶다.

"괜찮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조금... 서투르니까요."

농담이라든지, 놀리는 거라든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럴 만한 성격이 아니었으니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면 당신이 그렇게 대해 준다면 오히려 좀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어쨌건 팀이 된 상태고, 그렇다면 부정적이거나 경직된 관계를 유지하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부드러운 관계가 된다면 좋겠지. 너는 당신을 잠시 올려다보고 목례하듯 눈을 살짝 감았다 떴다.

"해산물이군요, 알겠습니다."

그렇다곤 해도 해산물이라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니 정확한 취향은 아마 당신이 직접 주문하는 걸 봐야만 알겠지. 그런 것보다는 당신이 네게 건넨 말에 대답하는 게 좀 더 중요했다. 네가 뭘 좋아하는지 물었으니까...

"특별히 가리는 건 없지만, 굳이 따지자면 치즈버거일까요."

값이 싼 편이고,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대답하며 어쩌다 보니 당신의 뒤를 따라 키오스크로 향했다. 이제 주문을 하고 잠시만 기다리면 되겠지. 먹는 시간 자체도 오래 걸리지 않을 터다. 그렇게 생각하니, 당신과 함께 하게 될 첫 식사로는 다소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게 아닐까 싶지만... 이미 늦었으니 어쩌겠는가.

//답레! 조금 늦었네요 8ㅁ8 게다가 화이트데이도 지나버렸고...
시간이 다소 빠듯한 날이 많다보니까 여러모로 늦어버려서ㅠㅠ 그래도 어쨌든 이렇게 시간이 조금이나마 나서 답레를 남길 수 있었으니..! 좋은 하루 보냈길 바라면서, 주말 잘 보내도록 하자구요!

295 이스마엘주 ◆6eYy.5KiF6 (ffJWmOhM5w)

2023-03-17 (불탄다..!) 22:19:42

내가 지금 야근중이라도 쥬주 레스는 못참지!!!!!!!(와장창ㅇ

늦어도 괜찮아~~~ 현생은 좀 어때? 시간이 났다니 다행이지만 빠듯하다고도 하고, 걱정이네.. 넘 무리하진 말라구!!! 어차피 천천히 하나하나 잇기로 했구...;-; 쥬주도 주말 잘 보낼 수 있길 바라구, 답레는 아마 내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아마....도...지만.

296 쥬주 ◆2LwsPWirFc (84Q9dIi3GY)

2023-03-17 (불탄다..!) 22:53:13

헉 이셔주 야근...!! 고생이 많아요.. 8ㅁ8 파이팅!
후후 물론 무리하진 않을 생각입니다...! 계속 이어나가려면 말이죠! 네네, 답레는 천천히 주셔도 괜찮아요! 야근 잘 끝내시고, 주말에는 쉴 수 ㅇ있는 거겠죠? 그렇담 푹 쉬는거에요!

297 이스마엘주 ◆6eYy.5KiF6 (ffJWmOhM5w)

2023-03-17 (불탄다..!) 23:01:13

고생이랄 것은 없구 이것도 스불재..니..까.. 후후후....🫠 무리하지 않는다니 다행이네..😇 응응 나도 주말에는 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쥬주도 푹 쉴 수 있으면 푹 쉬자구~~ 말랑콩떡쥬주 주말엔 혐생 평화롭게 지나가길 바라~~~~🥹

298 이스마엘 - 쥬데카 ◆6eYy.5KiF6 (vKTH1FLaek)

2023-03-19 (내일 월요일) 03:48:39

딱딱한 사람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단언될법한 말을 할 줄은 몰랐다. 벽창호 같은 사람! 당신을 향한 새로운 별명이 이스마엘의 별명 사전에 추가되었다. 벽창호. 나머지 별명도 결점, 짜증 나는 여덟 번의 발음,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사람, 재미없는 장난감, 잘 대해줘야 하는 녀석 등등 전부 좋은 의미를 품고 있지는 않지만. 자주 놀려도 반응이 없으면 이스마엘의 흥미는 금세 식어버리겠지! 뭐, 그래도 전부 자업자득일 테다. 이스마엘은 제멋대로 단정 지으려다가도, 잠시 눈을 굴려 당신을 쳐다봤다.

"……."

이스마엘은 잠깐 말을 잃었다. 정말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는데. 괜찮다는 반응도 반응이지만, 농담에 관해 서투르다는 걸 인정한다고? 도통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안 그럴 것 같았는데. 팀을 생각해서 그러는 것이란 생각까지 닿기에는, 지금껏 이스마엘이 겪어온 안식에서 팀은 전략적인 동맹 관계지 그 이상이거나 그 이하인 적은 없었으니 차마 생각이 미치지 못했겠지. 당신의 목례하듯 눈을 감았다 뜨는 모습에 이스마엘은 잠시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지어 보이다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발걸음을 마저 옮겼다.

"괜찮은 편이죠."

키오스크 앞에서 화면을 터치하려다가도, 당신의 대답에 느릿하게 덧붙였다. "치즈가 들어가면 실패하는 일은 없으니까요."
방금 전까지 답하고 그걸로 끝내던 것과 달리 조금 더 잇는 걸 보면, 아무래도 이스마엘의 음식 취향 중에는 치즈도 있는 편인 것 같다. 툭, 키오스크를 터치하며 메뉴를 찾던 이스마엘이 당신을 쳐다본다.

"어차피 간단한 거니 내가 살게요."

어차피 첫 식사도 편하게 먹겠다, 마음대로 해도 되겠지 싶었던 마음도 있고. 하나하나 결제하는 것도, 정산하는 것도 귀찮았으니. 제멋대로 생각해버리곤 반박은 받지 않겠다는 듯 먼저 자신의 메뉴를 눌렀다. 슈림프 버거 세트, 음료는 제로 코크, 그리고..

"콜라는 어떤 걸로 마시나요?"

치즈 버거 세트, 당신의 것. 이스마엘의 시선이 온전히 당신에게 꽂혔다.

// 답레 올려두고 갈게~ 이셔 요 막무가내인 녀석을 어찌할꼬..라기엔 쥬에게 음, 괜찮은? 앤가? 싶은 감정 0.01 추가요.. 언젠가는 얌전! 해지겠지... 그러길.. 바..라..... 응....😇

299 이셔주 ◆6eYy.5KiF6 (00F5/1dJ2o)

2023-03-23 (거의 끝나감) 13:27:11

끌올~ >:3 즐거운 점심 시간이야~~ 맛점하라구!

300 쥬데카 - 이스마엘 ◆2LwsPWirFc (lHzLfOziVw)

2023-03-23 (거의 끝나감) 23:27:11

굳이 따지자면 치즈버거를 좋아한다. 라는 네 말에 당신은 괜찮은 편이라는 짧은 감상을 남겼다. 정확히는 약간의 텀을 두고 '치즈가 들어가면 실패하는 일은 없다.'고 덧붙였으니 마냥 짧은 감상은 아니리라. 어쨌건 네 취향이 평범하고 무난하며 나쁘지 않다는 평가였으므로, 너야말로 지금 주고받는 분위기가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네, 그럼 감사히 먹겠습니다."

당신이 꺼낸 말은, 오히려 네 쪽에서 먼저 꺼냈어야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 싶어 잠시 머뭇거리긴 했지만 당신이 베푸는 호의라고 생각하고 지금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음 번에 네가 사면 되는 거겠지. 그렇게 주고받으면서 관계를 쌓아 간다고 생각해도 좋겠고. 그렇게 당신이 메뉴를 고르는 것을 보다가 네가 먹을 메뉴에 이르러 당신이 너를 돌아보며 묻는 말에 입을 열었다.

"저도 제로 코크면 됩니다."

이제 주문이 끝나면 자리에 앉아 기다리면 그만이다. 패스트푸드점인 만큼 음식이 준비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을 터다. 그러니까...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며 다소 어색한 사람들 간에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닐까. 너는 대답이 끝나고 빈 자리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자리는, 창가 뿐인 것 같은데... 카운터 가까이에 앉는 건 어떻습니까?"

애초 간단한 식사, 식사가 끝나면 금방 돌아갈 예정이니만큼 출입구가 가까운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 모양이었다.

//답...레...!!! 흑흑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다보니 시간이 9시 이후에야 간신히 나는데... 쉬는 것도 바쁜 게 맞나...싶고...
어쨌든 오늘 답레 가져왔어요! 바쁘지만 잊지 않고 꼭꼭 답레 주고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도 들고... 아무튼! 벌써 한 주가 거의 다 지나갔어요, 금토일 잘 보내자구요!

301 이셔주 ◆6eYy.5KiF6 (Wx92WsbeC6)

2023-03-23 (거의 끝나감) 23:30:35

동접인가..!!(와장ㅊ창)(아니었다고 한다)

302 쥬주 ◆2LwsPWirFc (QuPmgxKiD2)

2023-03-24 (불탄다..!) 21:11:37

ㅋㅋㅋㅋㅋ큐ㅠㅠ
답레 쓰고 바로 자러 갔던지라...

303 이셔주 ◆6eYy.5KiF6 (U2lbg3/6.U)

2023-03-24 (불탄다..!) 21:16:31

자러 갔었냐구..(뽀담) 아무래도 많이 피곤했을 텐데 이번주도 고생 많았어~🥺 바쁜데도 신경 써줘서 정말 고맙구.. 9시 이후에야 간신히 난다니.. 어떤 싸움을 하고 있는 거야~🫨

쥬주가 조금 더 여유로운 현생이 되길 늘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를 존재에게 빌고 있어..🥹 예의상으로 하는 말 같지만 쥬주 현생에 치여서 늘 힘들어 보이구.. 진심이라구...🥲

304 이스마엘 - 쥬데카 ◆6eYy.5KiF6 (JiuITGklWg)

2023-03-25 (파란날) 03:34:09

하나 남은 흥미가 식어버리는 불상사는 면했지만, 당신이 서투르다고 솔직하게 말한 것이 영 떨떠름했던 나머지 더 건드릴 마음도 사라져 괜히 입술 아래, 속의 살을 자근자근 씹었다. 하여튼 이상한 사람이다. 아무리 싫다고 해도 앞으로 같이 해야만 하니, 저쪽에서 더 심기를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이대로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지금도 잘 얘기하고 있지 않은가! 치즈로 벌써 2문장이나 얘기하게 됐으니까! 저 알 수 없는 속내로 아무렇지도 않게, 거기다 제법 맹랑하게 질문 같은 비수로 역린을 더 건드리지만 않으면, 그리고 영원불멸한 조국의 일에서 발목만 잡지 않으면- 된다는 소리겠다.

"고맙긴요."

이스마엘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머뭇거리는 이유를 알 것 같지만, 애초에 그걸 신경 썼더라면 이런 얘기도 안 했을 테다. 싫다고 해도 귀찮다는 이유로 대뜸 밀어붙였겠지만. "제로 코크." 짤막하게 당신의 답을 되새기듯 중얼거린 이스마엘은 길쭉하고 날렵하게 뻗은 손가락을 마저 뻗어 키오스크를 터치했다. 마지막으로 확인하듯 장바구니에 담긴 품목을 대충 훑어본 이스마엘은 결제를 누르고는, 카드 리더기가 있는 곳에 제 왼쪽 손목을 가져다 댔다. 어쩐지 지갑이 있어 보이기에는 점퍼 주머니의 모양새가 지나치게 가볍더라니만, 칩을 이식한 듯싶다. 영수증은 따로 챙기지 않고, 주문번호가 적힌 주문서만 뽑아 대충 주머니에 쑤셔 넣은 이스마엘은 몸을 돌렸다.

"……마음대로 해요."

어차피 남들 시선은 신경 쓰지도 않으니. 이스마엘은 당신이 말한 자리를 향해 느슨하게 고개를 기울였다. 확실히 픽업하기에도, 식사가 끝나면 빠르게 복귀하기에도 딱 좋은 자리긴 하다. 어색한 사람들에겐 최적이겠거니 생각한 이스마엘은 느릿느릿 발을 움직였다.

// 얍, 새벽 답레! >:3 나는 새나라의 나쁜 어른이니까 늦게 잘 테다~~
간만에 이셔의 페이시 모먼트가 나와서 답레 쓰는 동안 못 참고 정주행 해버렸다.. 크아악 한달만 지나도 내 글은 흑역사.. 크아악(불탐) 이쪽 이셔도 페이시로 재밍 서비스 쓸?지도? 몰?루! >:3
주말인데 부디 푹 쉴 수 있길 바란다구~~ 좋은 토요일 되길 바라! <:3

305 이셔주 ◆6eYy.5KiF6 (KeFaWjggEA)

2023-03-27 (모두 수고..) 04:47:57

히.
히히.
히히히.
출근길에 갱신하는 김에 월요일 힘내자~~~~~~ (살려줘)

306 이셔주 ◆6eYy.5KiF6 (R26GvJxMe2)

2023-03-28 (FIRE!) 03:59:21

이스마엘 10연 가챠의 결과입니다!

Secret[I LOVE YOU]이스마엘
: 아 ㅋㅋㅋㅋ 미쳤다!!!!
"……손도 대기 싫을 정도로 역해요. 멍청해요. 아둔하고 무모해요.. 그런데 그 밑바닥에서 기는 모습이, 처절하게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섞여보겠다고 발악하는 모습이 당신이랑 참 어울리는 것 같아요. 어쩌지? 이렇게 기어다니는데 신경쓰여서. 갖고싶어."

미치겠네 진짜.. 이 대사 바뀔 확률 매우 높음!

SSR[방과 후의 옥상]이스마엘
: 사관학교 시절에.. 옥상에 가면 이셔가 물끄러미 노을 보다가 뭔가 생각하듯 눈 내리깔고 있지 않았을까..
"……어딜 보는 거예요?"

SSR[1주년 기념]이스마엘
: 제복차림 이셔..?🤔
"영원불멸한 나의 조국을 위하여."

SSR[칠석]이스마엘
: 늘 서양인 캐릭터에게 이런 가챠거 뜨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시기상 여름일 테니까 여름날에 가볍게 옷 입고 있지 않나 싶고?
"1년에 한 번이라. 그렇게까지 만날 가치가 있을까요. 나는- 부질없는 희망 고문이라 생각하거든요."

SUR[타락천사]이스마엘
: 보인다.. 등이 깊게 파여선.. 이브닝 드레스라기엔 거의 찢어진 듯 골반 라인까지 트인.. 페플로스급의 드레스가.... 등에 달린 날개가... 뻗는 손길이..
"나랑 같이 가요. 진정한 이상향으로, 완전무결한 낙원으로 이끌어줄 테니.."

N[교복]이스마엘
: ((사관학교 교복이면 제복이잖아))
"늘 불만이었어요. 어째서 교복마저 치마인지."

SUR[화면 너머로]이스마엘
: 레지스탕스의 정찰 드론 쳐다보는 이스마엘씨..
"아, 찾았다."

R[내일 보자]이스마엘
: 평범한데..?🤔
"내일은 조금 더 유능해져서 돌아왔으면 하는데요.."

SR[이상의 모습]이스마엘
: omg 이거 이상향 이셔 아니냐며
"마침내, 영원불멸한 나의 이상향이……."

SR[인형]이스마엘
: 그냥 가만히 앉아있는데 실로 몸이 묶여있고 뒷배경에 가란의 것으로 추정되는 손이 조종하는 건 아닌가..🤔
"나는…… 이 삶이 행복하답니다. 그 언제까지라도."
"나의 이상향에 닿을 수만 있다면.. 말이에요."

#애캐가챠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821861

이얍 진단 올려두고 갈게~ 오늘 하루도 힘내보자구! >:3

307 쥬데카 - 이스마엘 ◆2LwsPWirFc (SYF/QkseBg)

2023-03-32 (파란날) 20:52:45

당신이 주문을 마치는 것을 보고 어느 자리에 앉으면 좋을지도 물었다. 막연하게 어느 자리가 좋겠습니까- 보다는 네가 먼저 제안을 하긴 했지만... 돌아온 답은 마음대로 하라는 말. 긍정의 대답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하지만 일단 부정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저런 눈치를 보게 될 수록 어려운 대답이긴 했지만 그냥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생각한다면 이만큼 쉬운 답도 없었다. 어쨌건 네 선택에 전적으로 의지하겠다는 말이기도 했으니까.

"그럼 저쪽에서 먹는 걸로 하죠."

거리는 멀지 않았다. 몇 걸음 움직이면 충분한 위치였기에 금방 도착했고. 너는 카운터와 보다 좀 더 가까운 자리에 먼저 앉으면서 당신에게 맞은편에 앉으라는 듯 시선을 보냈다. 기다림은 그다지 길지 않을 터다. 점심시간이 시작된 지 오래되지 않아 주문이 그다지 밀리지 않았으니 몇 마디 정도... 아니면 침묵하며 보내도 곧 식사를 할 수 있겠지. 무슨 말이라도 하는 게 좋을까?

"......"

틀렸다. 전혀 알 수 없었다. 네가 당신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적기도 했고... 이럴 땐 무슨 말을 하는 게 좋으려나. 머리를 조심스레 굴려 보다가 이런 주제면 괜찮을까 싶어 그제야 입을 열었다.

"-안식의 일...은 병행하시는 겁니까?"

다소 두서가 없었으나 어쨌든. 너는 말을 꺼내는 것 자체는 성공했다.

//크...악 답...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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