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대꾸했지만 내심 진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솜털이 쭈뼛 솟은 기분이었다. 그녀가 범인凡人은 확실히 아닌 것 같았다. 한 가지에 열중하고 몰두한 사람들은 대체로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미쳐있었으니까 뭐…….
"뭐야? 너무 첨단 기술처럼 보여서 순간 대포라도 쓰는 줄 알았네…!"
그렇게 내지르곤 에너지 블레이드를 바닥을 구르면서 피했다. 이어진 밧줄 공격에 메이드로봇 하나를 제압했으나 제아무리 꾹꾹 잡아당겨봐도 부숴지긴 커녕 미끄덩거릴 지경으로 단단했다. 메이드들의 말에 대꾸하려 입을 열고는,
"뭐-."
그대로 쑤욱. 메이드로봇의 완력에 의해 상체가 바닥으로 급격히 하강했고, 총알은 곧바로 이마를 가르고 쏘아져나갔다.
살로메는 재빨리 메이드를 감은 밧줄을 풀어 총구가 꺼내진 손등을 향해 끝에 달린 칼날로 타격을 시도했다. 밧줄을 풀기에 실패한다면 밧줄은 그대로 포기하고, 성공한다면 밧줄을 잡지 않은 한 손으로 허벅지에 달린 권총을 꺼내 밧줄이 풀린 메이드를 경계 사격을 시도했으나 한 손만을 사용했으며 첫 실총 사격이라는 점에서 명중률이 현저히 떨어졌을 것이다. 말 그대로 경계 사격인 셈.
// 외출 전 답레 올리고 가용 ⁽⁽◝( ˙ ꒳ ˙ )◜⁾⁾ 아이고 휴스턴주 넘 상심하지 마세용...!! (뽀듬...)
여기에 어른의 사정이.. 메이드들은 전투중임에도 성실하게 설명해주며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로봇이라 그런건지. 그냥 그녀들의 성격의 문제인지는 알 수 없다.
한편 살로메는 밧줄을 풀며 총을 쏜 메이드를 향해 공격했고, 칼날에 의해 손등에서 나온 총구를 망가트리는데 성공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다른 손으로 묶였던 메이드에게 경계사격을 했으나. 살로메의 의도대로 경계는 맞았으나. 분명히 탄도는 메이드에게 맞을 각도가 아니었음에도 팅- 하고 튕겨 바닥을 구른다.
자세히보니 아까의 에너지 블레이드와 비슷하게, 에너지 실드 같은걸 발동시킨게 보인다. 당초 계획이었던 저지한다는 의미에서는 성공이긴 했으나. 저 메이드들 너무 고성능 아닌가..
"....." "......."
그 후 메이드들은 곧바로 공격하는게 아닌. 서로 눈짓을 한뒤 살로메를 앞뒤로 포위하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생각의 흐름 한 줄기씩 짚지 않는 이상, 제 3자는 자신의 관점의 유래나 이유를 모를 것이다. 영유아도 당연히 알 만한 상식이다만, 그런다고 해서 자신의 머리통이 무엇이 들어가고 무엇이 흘러나오는지 죄 말할 인물은 없다. 당신이 불쾌하고, 귀찮다는 내색을 해 와도 그는 당신이 내비치는 그 어떤 감정도 자신과는 일절 관계 없다는 양 행동한다.
“이건 제가 말을 잘못했네요. 죽이지 않은 것이 아니라 어째서 막판에 가서 전투 의지를 잃은 것이냐 물었어야 했는데.”
여전히 듣고 싶다는게 있는 듯, 질문의 궤도를 바꿨다. 붕대를 전부 감고 나면 마지막 둘레를 감은 부근을 잡아 고정하더니, 잠깐의 텀을 둔 후 당신의 근처에 있던 클립 통으로 손을 뻗었다. 평소 쓰던 검은 장장갑은 그 텀 중에 벗었던 건지, 클립을 하나 집어드는 맨 손은 희다. 붕대의 고정을 마치는 동안 조용했던 꼴로 추측컨데, 그는 아마 장갑을 입에 문 체로 있었을 테다.
“목표를 의식하는 올곧음은 인정할게요, 부족했던 정보도요. 다만 아무리 그래도, 적군을 감싸고 도셨던 것은 어떻게 설명하시게요?”
상처 부위가 온전히 다 감긴걸 다시 한 번 확인하더니, 손을 뗀다. 살갗이 옷감을 스치는 소리가 나고, 그것이 멎을때 즈음 그는 다시금 장갑을 낀 상태였을 테다.
“괜한 수고라, 미래에 누가 그녀에 의해 살해당하더라도 후회 안 하실 자신 있어요?” “사족이 많아졌는데 뭐… 그냥, 조심하라고요? 리더 성격은 저보단 터너 양이 더 잘 아실텐데.”
“당신의 목적이나 행동의 이유는 제 알 바 아니지만, 그런 일로 오해받아 명줄 끊기면 억울하지 않겠나요?”
당신이 맡았던 구역에 도착해 그 풍경을 두 눈으로 담자면, 가히 참혹한 그림이였다. 임무는 분명 소규모 조직 철거 및 섬멸 이였다만, 그가 도주했던 한 명의 직원을 쫓아간 사이에 임무는 당신이 끝마쳐 버린 것 같다. 시체 무더기가 바닥을 이루고, 그 가운데엔 당신이 피를 뒤집어써 서 있는 것을 보자면 기괴하다 느껴진다. 그는 자신의 앞에 널부러져 있던 누군가의 경련하던 손을 짓밟아 으께듯 눌렀다.
“...좋은 것 같은데, 의식 있어요?”
발에서 느껴지는 경련이 멎으면 그 발을 들어올린다. 뒤집어 쓴 피가 당신의 것인지, 다른 누군가의 것인지 알기도 애매한 지라, 그는 조심스레 당신 쪽으로 다가가 보았다. 반쯤 눈이 뒤집힌 당신이 피아식별을 못 할까, 직접 터치해 오진 않고 그 근처 시체를 집어들어 공주님 안기를 하더니, 그 시체의 머리통으로 당신의 팔 부근만 찔러봤다.
"신기하네요. 한 소리하니까 갑자기 이해의 영역으로 얘기를 끌고가고. 그정도 염치는 있나보네요."
저는 여태 당신이 싸이코패스인줄 알았거든요 이런 말은 구태여 입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솔직한 감상이었지만, 불필요한 이야기이기도 했기 때문에
"말이라면 처음부터 잘 못하고 있었죠. 인간성이나 양심같은 얘기를 먼저 꺼낸 건 당신이에요."
그리고 그것은 나의 사업 자존심의 영역이기도 하다 멋대로 잣대를 시험하고 폄하하는 것 같아서 좋게 들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걸 좋아할 변태가 몇이나 있겠냐만은, 적어도 아발란치 내부에서 그런 말을 듣고싶지는 않았다
"총 앞에 서있는 칼든 여자요? 그런 여자한테 죽든 말든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아요. 죽으면 그저 그 사람이 거기까지인 거죠. 왜 제가 책임을 가져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아마 리더도 그렇게 생각할텐데."
본질적으로, 우리는 모두 유토의 장난감 비스무리한 것이지 어떠한 유대감으로 똘똘뭉친 해방군 같은 것이 아니다 당시에도 유토는 적이 아닌 아군의 목을 뽑으며 웃고 있었다. 그런 광경은 이미 익숙해서 아침방송으로 틀어놔도 문제 없을 정도다 장난감이 망가지면 새로 들이면 그만이다 아군이 죽으면 보충하면 그만이다 자신이 알기에 리더는 그런 사람이었고, 과연 뒷세계를 살아가기에는 머리 꼭대기에 군림하기에 무리가 없는 썩 편의주의적인 사고방식이었다 시구레는 자리에서 일어나 셔츠의 단추를 채웠다. 방을 나가기 전, 그녀는 세이메이를 돌아보고는 말하는 것이었다
"당신의 말하는 것처럼, 저는 제가 알아서 합니다. 그런 부분이 불쾌하다고 말하는 거에요. 세이메이씨."
당신의 머리 위로 짐승 귀가 솟아있었더라면, 그는 이 틈에 어떤 동물류의 귀인가 흘겨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을 것이다. 솟았던, 말던, 그는 지금 당신의 상태를 경계하고 있는지라 그 쪽에는 눈길이 가지 못했을 테다.
“죽는줄 알았네. 능력 쓰기만 하면 이리 되시는 거에요?”
외형이 아닌, 아까 당신의 공격적이였던 태도를 보고 하는 말이였다. 안고 있던 시체를 그 앞 땅에 떨궈버리면, 채 식지 않아 아직 말랑한 근육은 고기가 바닥을 치듯 파도소리를 냈다. 때문에 당신의 다리에 피가 좀 더 튀었을 수도 있겠다만, 그는 그건 신경도 안 쓰는지, 제 할 말만 이었다.
“매번 피아식별 못하게 되신다면… 어, 설마 유토님, 절 죽이려고 머스티어 씨랑 임무 보내놓으신게 아닐까요?”
분명 그때 조금밖에 안 개겼었는데? 그리 말하는 것은 나름의 유머인지, 말투에서 진중함은 보이지도 않는다.
“머스티어 씨가 힘 써주신 덕에, 죄 도륙되었습니다.”
“많이 다치셨으면 업어드리려 노력은 해 볼 수 있습니다만, 괜찮으신가요?” 회답을 해 오며 주위를 빙 둘러보는 것은 시체를 세는 것일테다. 인원 수가 맞아 떨어지는지, 그 후로 이어지는 말은 없다.
시체를 다루는 모르그는 으스스 하단 편견이 있다. 시체를 보관하는 냉동실과 화장터 때문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미디어가 빚어낸 편견도 한몫을 했다. 무기질적인 대리석 바닥과 쨍한 조명, 수술대 위에 뻣뻣하게 굳은 온전한 시체, 그리고 그런 시체에게 사랑을 느끼고 성애적인 행동을 취하거나, 개조하는 미친 의사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라 생각하며 그는 미지근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홍차 향이 퍼진다. 굳이 세세하게 짚자면 그의 모르그는 사람이 살던 주택을 개조했기 때문에 마치 동네의 사탕 가게처럼 생활감이 없잖아 있는 편이고, 쨍한 조명은 시체를 부검할 때나 쓰며, 무엇보다…….
시체의 대다수는 일부만 온다.
지금 그가 마주하고 있는, 납작한 판위에 올려진 머리만 해도 그렇다. 시체를 발견한 사람의 증언으로는 몸통은 찾을 수 없었다고 하는데, 취향 고약한 뒷세계 사람들을 생각하면 선물로 보냈겠거니 싶다. 처음 이 그림자 속에 발을 들였을 때는 참 끔찍하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하며 식사도 내팽개치고 정도正道를 밟아왔지만 시간이 지나니 그런 감정도 희미해지더니만, 이젠 그 근처에서 식사도 하게 된다. 그래, 홍차 말이다. 시체 옆에서 밥을 먹는 건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만 이 그림자 속에서 그런 세세한 법도를 지키다간 이 시체 옆에 나란히 자리할 것이란 사실을 깨닫고 현실과 타협을 보게 된 결과다.
그는 차가 든 머그컵을 내려뒀다. 반쯤 남긴 했지만 적당히 속을 채웠으니 오늘의 식사는 끝이다. 덥혀진 손을 대충 털어 식힌 뒤, 옆에 놓인 안경을 썼다. 라텍스로 된 일회용 장갑을 끼고 의자를 판이 있는 곳으로 당기자 바퀴 구르는 소리가 바닥을 울린다. 일할 시간이다. 납작한 판에 올려진 머리가 꼭 동양의 제사 문화 같다는 불온한 생각은 잠시 미루고, 머리를 들어 이곳저곳 돌려가며 살폈다. 적응은 대다수 이런 것이다. 희미해지고 변할지언정 목적은 잃지 않는다. 그는 이 무시무시한 곳에는 슬퍼할 유가족도, 사건을 파헤치겠다 발 벗고 나설 사람도, 죽음을 비호할 사람도, 하물며 이 사람이 대체 어떤 방식으로 죽었는지 알고 싶어 하는 사람도 없다는 것을 안다.
무기를 든 손을 꽉 쥐고 경악했다. 아무리 그래도 대포와 싸울 자신은 없어 안도했는데 쏠 수 있댄다. 그렇담 자원만 풍부해지면 어떻단 말인가. 어마무시한 기계……. 놀라운 점은 끊이지 않았는데, 타격 성공한 후 자신감 있게 경계 사격을 했으나 어라, 어째서 맞을 리가 없는데 튕겨져 나갔나. 실체를 깨닫고는 일순 할 말을 잃었던 살로메는 다시 정신을 부여잡았다.
"내가 얼마나 어마어마한 거에 장갑을 내던졌는지-결투를 신청했는지- 깨달았지만요… 어쨌거나 시작은 이쪽에서 한 것은 사실, 이제 와 물러설 순 없어요!"
호기롭게 외친 살로메는 포위하는 메이드 로봇들을 향해 회전하듯 밧줄을 크게 휘둘러 길목을 뚫고, 총구가 깨지지 않은 로봇 위로 올라타 악력으로 기계의 머리와 목 사이의 접합부를 돌려 깨트리려 했다.
"하지만 이 대련은 조금 참고가 안 될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구조적으로는 인간과 꽤 다르기에."
물론 상대도 능력이라는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이 로봇 메이드들과는 그 종류가 다르기는 했다. 아마도 메이드들이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일터. 살로메는 한명의 위에 올라타는데 성공했고. 머리를 돌리는것까지도 성공했지만, 그것은 깨졌다기보단 빠졌다는 감각에 가까웠다.
"보통이라면 여기서 죽겠습니다만." "저희는 머리가 떨어져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호러게임 마냥, 머리가 떨어진채로 말하고 있는 괴기한 모습에 더불어. 몸통도 별개로 알아서 움직여 살로메를 잡으려했고. 그것을 놓치지 않고 다른 메이드가 등에서 날개형태의 부스터 장치를 꺼내 순식간에 가속해 살로메를 차려했다. 가속도까지 붙어서 평범한 발차기이지만 맞으면 상당히 아플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