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673081> [1:1/GL] 오아시스 :: 701

이름 없음

2022-11-13 18:26:13 - 2023-03-11 17:04:10

0 이름 없음 (38RymCK06c)

2022-11-13 (내일 월요일) 18:26:13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방랑자처럼
우리는 서로를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53 ◆8tYcO/eZ9. (3F4u8DWUjE)

2022-11-14 (모두 수고..) 23:26:48

탄야의 덤덤한 매력... 끌린다 이 언니 😊 답레는 아무래도 내일이 될 것 같으니... 떠드는걸로 충족이 되려나?

54 ◆qjhGGZ8WRc (MpLBzg6VsU)

2022-11-14 (모두 수고..) 23:30:36

시트에도 썼듯이 탄야한테 카리나는 아직 불청객이니까. 카리나도 매력적이야. 탄야한테 여유부리는 게 귀엽네.
답레는 시간될 때 줘. 내일부터는 나도 바빠서 확인 제때 못할테니.
잡담 응, 무슨 이야기를 할까?

55 ◆8tYcO/eZ9. (vxlTQUbNaY)

2022-11-14 (모두 수고..) 23:41:54

일단 지레 겁 먹고 그러는 애는 아니라서 그런지 😌
음, 질문 한개만 받아볼까? 눈이 좀 무거워져서..

56 ◆qjhGGZ8WRc (MpLBzg6VsU)

2022-11-14 (모두 수고..) 23:47:39

질문? 그건 카리나주가 나한테 할 줄 알았는데 반대로? 혹시 카리나의 꼬심 방법은 벽쿵인가?

57 ◆qjhGGZ8WRc (MpLBzg6VsU)

2022-11-14 (모두 수고..) 23:49:59

>>55 저게 척인지 아니면 진짜 여유부리는건지 모르지만 탄야 눈에는 척으로 보일수 있겠다는 생각을 좀 했어.

58 ◆8tYcO/eZ9. (p9yP.fVrdk)

2022-11-14 (모두 수고..) 23:50:47

아뇨, 위협입니다! (반전) 탄야한테는 첫만남 때 기억 탓에 애정표현이긴 한데.. 카리나가 벽쿵하면 보통 벽쿵으로 안 끝나거든

59 ◆qjhGGZ8WRc (MpLBzg6VsU)

2022-11-14 (모두 수고..) 23:59:05

동상이몽이 이거군ㅋㅋㅋㅋㅋ 당하는 쪽은 애정표현(?) 하는쪽은 위협이라니.
저렇게 귀여운 위협은 위협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60 ◆qjhGGZ8WRc (xMmtBwTAtw)

2022-11-15 (FIRE!) 00:02:45

벽쿵으로 안끝난다는 게 좀 궁금한걸.
그리고 어 미리 말하자면 하루에 한번 확인할테니까 썰이나 잡담&답레 남겨주면 이어줄거고, 길어도 일주일 내에는 확인할게. 내가 낮이 아니라 밤에 일해서🙏
탄야 텐션 때문에 분위기가 피폐물로 갈수도 있어.

61 ◆8tYcO/eZ9. (2S5iS0Wf/Q)

2022-11-15 (FIRE!) 00:03:38

탄야가 덤덤하게 반응하는거 보는게 재밌다나 뭐라나.
게다가 탄야 이쁘니까 가까이 가면 눈이 즐겁다구..
카리나 거칠지만 이쁜 건 좋아해

62 ◆qjhGGZ8WRc (xMmtBwTAtw)

2022-11-15 (FIRE!) 00:04:39

나한테도 궁금한 거 있으면 주저없이 물어봐줘.

63 ◆qjhGGZ8WRc (xMmtBwTAtw)

2022-11-15 (FIRE!) 00:08:05

>>61 저 설표가 지 이쁜 건 알고 있어서 디행이다(대체다) 대신 탄야의 미적 센스가 메말라서. 대신 내가 예쁜걸 좋아하니까.

여담이지만 벽쿵을 당하면 턱꾸욱으로 받아쳐줘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탄야가 턱꾸욱한거야.

64 ◆8tYcO/eZ9. (udFpTrnt7o)

2022-11-15 (FIRE!) 00:10:36

>>63 둘이 가까워지면 서로 이거 즐기느라 안 떨어지는거 아닐까 몰라.

65 ◆8tYcO/eZ9. (udFpTrnt7o)

2022-11-15 (FIRE!) 00:11:36

>>60 피폐물은 좋아하니까 괜찮아.

질문... 탄야도 독한 담배는 피려나? 가끔 카리나가 권해볼 것 같아서

66 ◆qjhGGZ8WRc (lw0PjzkDWk)

2022-11-15 (FIRE!) 00:14:06

음, 그러려나. 썸이나 지금처럼 애매한 관계에선 밀어내겠지만 가까워지면...이건 본일상에서 확인하는걸로. 팁을 주면 너무 빨리 가까워지려는 건 악영향이 될거야. 응.

67 ◆qjhGGZ8WRc (lw0PjzkDWk)

2022-11-15 (FIRE!) 00:17:46

>>65 권하면 피기는 할텐데 떨떠름한 반응이 나올걸. 지푸라기를 태운 재를 먹는 느낌 아닐까ㅋㅋㅋㅋ 한모금 빨고 얼굴 찌푸리는 게 약 90%

68 ◆8tYcO/eZ9. (F.VFB8GSrE)

2022-11-15 (FIRE!) 00:19:36

>>66 카리나도 자기가 정을 주기 시작하면 어떨지 몰라서 조심할테니까. 😊
>>67 놀리는 카리나가 보였다...

69 ◆qjhGGZ8WRc (lw0PjzkDWk)

2022-11-15 (FIRE!) 00:28:50

놀리냐고ㅋㅋㅋㅋㅋ성격 나쁘네ㅋㅋㅋㅋ
쌍방구원이 될지 아니면 나락까지 떨어질지, 기대하는 것도 즐거움이지.
그럼 카리나는 탄야가 도시 패권 쟁탈 때 선전포고를 했다는 건 알고 있을까?

참고로 이건 일어나서 답해도 오케이.

70 ◆8tYcO/eZ9. (xMbzYSpIS2)

2022-11-15 (FIRE!) 00:31:20

워낙 큰 사건이여서 알지 않을까.
딱히 게의치는 않겠지만.
아무튼 앞으로 참 기대된다니까.. 음, 슬슬 자야겠다.
내일 보자?

71 ◆qjhGGZ8WRc (lw0PjzkDWk)

2022-11-15 (FIRE!) 00:34:10

잘자고 내일보자. 따뜻하게 푹 자도록 해.
그런 애가 어쩌다가 저리...😶
뭐 그건 나중에 가까워졌을 때 물어보면 답해줄테니까 그때의 즐거움으로 남겨두자고.

72 카리나 - 탄야◆8tYcO/eZ9. (2RUTqUrnkg)

2022-11-15 (FIRE!) 18:47:17

" 크흐, 여기서 그런 담배를 피는 사람은 너 뿐이니까 알아서 조심하라고. "

이 도시에서 탄야를 건드릴 간 큰 인간이 있을까 싶긴 했지만. 세상엔 언제나 상상 밖의 사람이 존재하는 법이니까. 카리나는 우연으로 이어진, 몇 안되는 자신의 지인에게 경고을 던진다. 매번 하는 말이라서, 어차피 안 들을거라는 걸 알고 있지만 인사나 다름 없는 말이었다. 바닐라향이 남아있는 제 얼굴을 한차례 쓸어내리곤 그녀 여기 담배를 문다.

" 그래서 오늘은 어디 가려고 여기까지 왔어? "

오늘 밤엔 딱히 할 일이 없었기에, 귀한 집 따님의 길잡이라도 되어줄 모양이었다. 카리나를 아는 뒷골목 사람이라면 대부분 헛것이라도 본 것처럼 느끼겠지만. 물론 요즘은 밤마다 둘이 돌아다니는 것이 어느정도 눈에 띄여서 아는 사람은 아는 모습이긴 했지만. 아무튼 그간의 카리나를 아는 이라면 이런 친절도 베풀 줄 아는 인간이었다는 깨달음을 얻을만한 말이긴 했다.

" 길잡이 비용은 술 한잔으로 싸게 해줄게. "

뭐,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받겠다는 말은 아니었지만. 이유 없는 친절함이란 경계심마저 생기게 하는 법이었으니. 차라리 이런 모습이.나은게 아니었을까.

73 ◆qjhGGZ8WRc (1aO.XkZZzQ)

2022-11-15 (FIRE!) 22:33:52

답레 확인했어. 지금 당장 답레는 못쓰고..늦새벽에나 쓸것같아.

74 ◆8tYcO/eZ9. (mFgtby4KD.)

2022-11-15 (FIRE!) 22:35:22

편하게 편하게. 힘내구.

75 탄야 - 카리나◆qjhGGZ8WRc (Nbj0WwhP/s)

2022-11-16 (水) 05:10:57

당신을 보는 은청색 시선에 이채가 감돌았다. 권태롭고 차분해서 변화가 없던 그의 얼굴이 잠시나마 변화가 드러난다. 당신의 입에서 흘러내린 ' 조심하라. '는 경고가 그 변화를 이끌어냈음을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 一 위험해지는 게 내가 바라는 바야. "

천천히 , 씹어내듯 말을 뱉어내는 탄야의 목소리는 어김없이 나직한 톤이었다. 망자가 건너는 강의 이름이 붙어있는 혼란한 이 도시에서 자신을 건드리고자 하는 이가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 누군가가 자신의 숨을 끊어주길 바라는 지독한 열망과 집착은 숨기지 않았다. 그가 다시 담배를 입에 물었을 때 열망과 집착, 염원같은 감정들이 희미하게 번져있던 얼굴은 언제 그랬냐는 듯 무표정해졌다. 지독하게 달달한 바닐라 향과 함께 멀찍이 어딘가를 응시하던 은청색 시선이 인공적인 가로등 불빛이 반사되어 대형 고양잇과 특유의 빛을 냈다.

" 글쎄. "

당신의 물음에 중얼거리는 목소리에 온기는 없었다. 늘 그랬듯이. 바스라지는 숨과 바스라지는 연기가 탄야와 당신의 사이를 가로막는 것처럼 퍼져나간다. 술, 술인가. 뒷골목에서 파는 술이 어느 수준인지 탄야가 모를 리 없었다. 도시를 뒤집고 피비린내와 화약 내음이 진동하던 영역 싸움이 있었을 때도 , 패권 다툼이 끝났을 때도 이 뒷골목은 그대로였다. 삶에 대한 집착, 생존에 대한 열망. 서로의 것을 빼앗고 약탈하며 숨을 이어가는 자들이 모인 곳.

" 여기는 사람 냄새가 나서 별로야. "

문득 속이 메슥거렸다. 뒷골목은 삶의 의지가 없는 자신이 오래 있을 곳은 아니었다. 탄야는 바닥에 담배를 떨어트리며 당신에게 눈길을 주지 않은 채 중얼였다. 겨울의 차가운 밤바람에 잠시 머리카락과 바닥으로 늘어져 있던 꼬리 끄트머리가 가볍게 튀어오르는 것처럼 좌우로 까딱인다.

" 다른 곳으로 가지. 속이 안좋아. "

76 ◆qjhGGZ8WRc (Nbj0WwhP/s)

2022-11-16 (水) 05:12:34

쉬는 날이 아니면 대충 이정도의 텀으로 답레 이어갈 것 같으니까 참고해주면 고마울 것 같아. 그래서 내가 잡담이나 썰 질문 등등 올려주면 답하겠다고 한거고😶

77 카리나 - 탄야◆8tYcO/eZ9. (jBr8gbAHxk)

2022-11-16 (水) 17:55:13

" 여전하네, 너도. "

처음 만났던 날부터 여태까지 변함없는 탄야의 태도에, 카리나는 픽 웃으며 어깨를 으쓱인다. 자신과는 너무 다른, 가질 것은 다 가져서 더이상 미련이 없는건가 싶은 그 모습도 이젠 놀랍지 않았다. 설득하려는 생각은 애초에 없긴 했다. 애초에 자신의 말솜씨가 이런 초연한 부잣집 아가씨를 설득할 정도가 아니리는 걸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러려니 하고 만다. 아니, 오히려 괜히 이야기를 꺼냈다가 죽여달라고나 하지 않으면 다행이니까.

" 진짜 웃긴 아가씨라니까. 그래그래, 갑시다~ "

제발로 걸어와선 별로라고 말하는 탄야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며 키득거린다. 뭔가 처음 만나고 얼마 안된 때에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짜증이 났는데, 그래도 얼굴을 맞대고 원래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그냥 우스울 따름이었다. 확실히 뒷골목에선 볼 수 없는 인간이라서 그런건지, 요즘은 좀 흥미가 가기 시작했다. 이 귀한 아가씨가 뭔 짓거리를 하고 돌아다니나 따라다니게 된 것이었다.

" 아, 그러고 보니 아까 오후 일찍 저 멀리 옆도시에서 사람들이 왔다더라. 너도 알고 있었어? "

세상은 꽤나 척박해진지 오래였다. 그래서 모여 사는 곳 이외의 사람을 보는 일도 그리 흔한 일은 아니었기에, 탄야의 곁에서 에스코트를 하듯 서선, 상체만 네 쪽으로 돌린 체 재잘거리며 걸어간다. 카리나가 이렇게 말을 많이 하는 경우는 탄야를 만나는 날 정도였다는 걸, 탄야는 알지 모르겠지만.

" 뭐, 골치 아픈 이야기는 나같은 뒷골목 거렁뱅이는 잘 모르겠지만. "

78 ◆qjhGGZ8WRc (rgIUyKvLlk)

2022-11-16 (水) 18:06:24

오늘도 답레는 늦새벽에 줄거고, 내일 쉬니까 저녁쯤에 올게.
옆도시에서 온 방문자...탄야가 알고 있어도 모르는 채여도 괜찮겠지만 어떤 녀석들인지 이야기해보자.

새삼스러운데, 탄야는 카리나 이름을 알까? 카리나야 탄야 이름을 알겠지만서도.
그리고 목적지는 아마 90% 확률로 본인 집이 될 텐데 괜찮은가. 10%는 탄야가 가끔 들르는 와인바가 될 거야. 결정하기 힘들면 다이스의 힘을 빌려도 돼.

탄야: (저놈의 아가씨 소리를 언제까지 할지 좀 궁금해짐)

79 ◆qjhGGZ8WRc (rgIUyKvLlk)

2022-11-16 (水) 18:15:52

아 그리고 참고가 될까해서 탄야가 입은 옷차림 이미지 가져와봤어. 대체로 저러 스타일에 코트형식의 재킷이나 파카 걸치는 느낌.
그럼 오늘 하루 마무리 잘하고 내일 저녁에 볼 수 있으면 보자.

80 ◆8tYcO/eZ9. (YTuRJU7Xnk)

2022-11-16 (水) 19:31:53

>>78 옆동네에서 온 친구들은 그냥 걸어가는 길의 잡담거리 정도라고 생각하고 던진거니까 편하게 돌려주면 돼. 카리나 이름 정도는 알지 않을까? 그래도 몇년 알고 지낸 사이인데. 본인 집이면 궁시렁대는 카리나를 볼 수도 있겠는데 탄야주가 다이스 굴려봐도 재밌을 듯??

아가씨 소리는... 이름으로 불러! 하기 전까지?? 그나저나 탄야 예쁜거 입었네

81 ◆qjhGGZ8WRc (Kj/viom06A)

2022-11-16 (水) 22:37:53

과연 이 설표가...이름으로 부르라고 할까😶 그럼 다이스는 답레 쓰기 전에 돌릴게.

82 탄야 - 카리나◆qjhGGZ8WRc (sT9M82CZkU)

2022-11-17 (거의 끝나감) 05:09:15

탄야는 은청색 시선을 느리게 깜빡이면서 당신을 가만히 응시했을 뿐 , 대답은 하지 않았다. 대답하고 싶지 않은건지 대답할 말이 없는 건지 아니면 둘다인지. 몇분이 지났을까 - 움찔거리지도 않던 그의 입술이 작게 움직이며 한숨을 내쉬는 것처럼 짧은 웃음을 흘려냈을 것이다. 모든 것을 포기해버린 무력한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그런 힘없는 웃음은 짧고 흐렸다. 두번째 담배를 물면서 쉽게 감춰버릴 수 있을 정도로.

" 너 - .. "

웃긴 아가씨라는 말이 들려왔을 때 , 걸음을 옮기며 물어낸 담배에 불을 붙히던 그의 걸음이 문득 멈춘다. 곧이어 당신을 향해 돌아선 그가 거리를 좁혀서 가까이 다가섰다. 분명 ' 아가씨 '라는 호칭이 붙어도 이상하지 않은 위치에 있었다.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며 , 무시하기 힘든 현실이었으나 탄야는 자신이 쥐고 있는 것들에 대해 무관심했다. 최소한의 살고자하는 의지조차 길바닥에 내던져버렸으니 당연한 노릇이다. 그렇기에 탄야는 자신을 아가씨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걸 달가워하지 않았다. 거리를 좁히자마자 " 카리나. " , 하며 그는 당신과 만난 이래 처음으로 당신의 이름을 내뱉었다.

" 난 아가씨라는 호칭이 싫어. 물론 , 내가 아가씨라고 불려도 이상하지 않은 위치에 있다는 건 부정하지 못하겠지만 그렇게 불리면 살아야한다고 강요받는 기분이거든. "

궤변이다. 무표정을 유지하고 천천히 뱉어내는 온기없는 말을 하며 탄야는 다시 무력하게 웃었다. 스스로에게 역겨울 따름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낼 용기도 없는 주제에. 말이 끝나고 탄야가 다시 몸을 돌려서 골목길을 거슬러올라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슬럼가와 비슷한 골목길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고 있었다.

" 이야기만 좀 들었어. 내가 만날 일은 없겠지만. 형제들이 날 너무 아끼다보니 얼굴도 보지 못하게 할것 같아. "

달디단 바닐라향을 짙게 두른 채 탄야는 자조하듯 말을 하고는 재차 걸음을 옮겼다. 아낀다- 라는 단어는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자신이 그 방문자들과 마주했을 때 발생할 모든 가능성을 배제했다는 뜻과 같았다.

" 와인이여도 되지? 내가 자주 가는 바로 가자. "

83 ◆qjhGGZ8WRc (TUldXgdVVk)

2022-11-17 (거의 끝나감) 07:07:04

이름을 물어본 이유는 이름을 부르기 위함이었다. 저녁에 볼 수 있으면 보자.

84 ◆qjhGGZ8WRc (TUldXgdVVk)

2022-11-17 (거의 끝나감) 17:18:05

저녁이니까 갱신해둘게.

85 ◆8tYcO/eZ9. (4fHScNFi1U)

2022-11-17 (거의 끝나감) 17:32:26

평일은 좀 바빠서 답레는 밤에 가져올 것 같아.. 탄야한테 이름으로 불리다니 그런 이득이.

86 ◆qjhGGZ8WRc (TUldXgdVVk)

2022-11-17 (거의 끝나감) 17:40:34

오케이. 확인했어. 평일은 어쩔 수 없으니까 신경쓰지말고 천천히 오길바래.
안지 1~2년이면 이름정도는 부를 수 있을테니까 감정기복이 적어서 그럴 뿐..😒
그냥 너라고 불렀어도 되려나(이거아님)

87 카리나-탄야◆8tYcO/eZ9. (Pml6KOeh4A)

2022-11-17 (거의 끝나감) 21:44:09

" 흐응. "

카리나의 입에선 묘한 기분이 섞인 소리가 흘러나온다. 평상시에도 늘 초연한 모습을 보이곤 하는 탄야였지만, 이럴 때면 정말 꺼지기 직전의 촛불 같았으니까무어라 말해야할까. 카리나는 혀로 입천장을 두드리며 고민을 하다가 한숨을 내쉰다. 그리곤 자연스레 너와 어깨동무를 하고 걷기 시작한다.

" 와인좋지. 탄야, 너랑 마시는거 아니면 난 마실 일도 없는 술인데. "

방금 전까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태연하게 대답을 돌려준다. 뭐, 특별히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을테니까. 다른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따윈 이미 잊은지 오래였다. 그녀석들이 누구던지 카리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고, 탄야에게도 딱히 연관이 없다면 정말로 관심 밖의 일이었다. 그저 지금은 아주 조금 더 처진 탄야의 기분에 맞춰주는 것 정도가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 크흐, 애초에 그런 녀석들이랑 재미없는 이야기 할 바에 나랑 이렇게 이야기 하는게 그나마 낫지 않나? "

쓸데 없는 자신감까지 부려가며 탄야의 귓가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떠나지 않게 한다. 이 꺼질듯한 촛불 같은 여자를 붙잡아 두려면 그런 방법 밖에 없는 것처럼. 꽤나 카리나 치곤 정성스러운 행동이었다. 그건 두사람이 탄야가 오고자 했던 바 앞에 멈춰서고 나서야 끝났다.

" 자, 얼른 나 데리고 들어가. 나 혼자 들어왔으면 문전박대 당할 것만 같은 곳이네. "

//
너라고 불른다는게 설득력 있어서 눙물😭

88 ◆qjhGGZ8WRc (TUldXgdVVk)

2022-11-17 (거의 끝나감) 21:57:51

카리나랑 밀당하는 거에 재미들릴 것 같은데,어쩐다... 어쨌든 어서와. 안녕.
답은 천천히 줄테니 할 거 하면서 기다려줘.

89 ◆8tYcO/eZ9. (HzcqkAOZ4o)

2022-11-17 (거의 끝나감) 22:12:31

편하게 주도록 해. 탄야가 밀당도 해주는거야?!(?)

90 탄야 - 카리나◆qjhGGZ8WRc (TUldXgdVVk)

2022-11-17 (거의 끝나감) 22:38:55

당신의 갑작스러운 어깨동무로 인해 , 탄야의 상체가 당신이 서있는 방향으로 비스듬히 구부러지고 멀디 먼 곳을 짚어내고 있던 시선이 문득 흔들린다. 아가씨라는 호칭을 반기지 않는 만큼 자신을 격없이 대하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나 , 이렇게까지 친밀감있게 대할 때 어떤 반응을 보여야할지 판단이 안된다는 점은 그의 시선을 흔들리게 하기 충분했다.

" 돈은 썩을 정도로 남아나니까 얼마든지 뜯어먹도록 해. 나정도 되는 호구를 잡은 걸 자랑스러워해도 되고. 一 이런 행동은 너무 격없다고 생각하지만. "

탄야는 감정 기복이 없는 건조하고 권태로운 억양으로 말을 내뱉으면서 어깨에 둘러진 당신의 팔을 떼어내려 손을 올렸다가 멈췄을 것이다. 지척의 거리에서 들려오는 당신의 숨에 둥그스름한 그의 귀가 움찔 흔들리는 것과 거의 동시에 은청색 시선이 가늘어졌다. 왜 그렇게 붙잡아두지 못해 안달난 것처럼 구는걸까. 너는. 그런 의문이 들었다.

" 모르지. 적어도 내가 원하는 것쯤은 주지 않을까. "

당신의 팔을 떼어내고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서면서 남긴 말이었다. 당신과 그가 들어선 바의 내부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며 훈훈한 온기를 머금고 있었다. 흑과 백을 자연스럽게 매치하여 모던하고 과하지 않은 엔틱한 장식품들로 포인트를 준 내부는 아포칼립스 사태에도 타격을 받지 않은 듯 보인다. 바 주인으로 보이는 중년의 호랑이 수인이 이쪽을 발견했는지 친절하게 미소를 띄며 반겼다.

" 어서오세요. 하멜님. 오늘은 친구분과 함께 오셨군요. 평소대로 준비해드리면 될까요? "

마주 인사를 하지 않는 탄야의 행동에도 그저 마스터는 친절하게 웃을 뿐이었다. 걸치고 있던 겉옷을 벗으며 마스터를 잠깐 응시하던 눈이 당신에게 향했다.

" 마스터 추천? 아니면 내가 마시던 걸로? 어느쪽이 더 취향이야? "

91 ◆qjhGGZ8WRc (TUldXgdVVk)

2022-11-17 (거의 끝나감) 22:42:33

저 바의 주 고객은 수인들 중에서도 대형 고양잇과 수인들이 오는 곳이며, 밀당을 하기에는 아직 탄야가 카리나와 친하다고 생각을 안하는지 움직이질 않고, 마지막으로
저 마스터는 와인만 가져다주고 한잔씩 따라준 뒤 병을 두고 퇴장하는 엑스트라라는 걸 알리는 바.

밀당...확실히 카리나보다는 탄야가 더 잘할 것 같네.

92 카리나 - 탄야◆8tYcO/eZ9. (8tGn8nOx76)

2022-11-17 (거의 끝나감) 23:18:10

" 크흐흐, 호구 잡을 생각은 없는데. 괜한 욕심 부리다간 뒤지기 좋다고. 난 그런거 안 해. "

개죽음은 사양이야. 탄야가 어깨에 두른 팔을 내리지 않자 태연하게 어깨동무를 유지한 체 웃어보인다. 탄야를 호구 잡는다니. 그런 짓을 카리나는 하고 싶지 않았다. 각자에겐 걸맞는 분수라는게 있는 법이었다. 카리나가 생각하기에 탄야와 이러고 있는 것이 분수를 적당히 넘기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 이상을 바라지는 않았다. 아, 그래도 와인은 좀 기대할지도.

" 이럴 땐 적당히 맞장구 치는거야, 깍쟁아. "

팔을 풀고 앞장서서 들어가는 네 뒤를 따라 들어가며 키득거리는 웃음을 흘린다. 이렇게 다가가도 아예 밀어내지 않는 것도 친밀감이 조금이나마 올랐다는 증거란 생각에 미소가 가실 줄 몰랐다. 고급스런 바 안에 들어서자 마스터의 시선에도 아랑곳않고 두리번거리며 촌놈처럼 바 안을 구경한다. 호오, 헤에『 』하는 소리가 탄야의 귓가에 머무는 것이 한동안 이어진다.

" 탄야가 마시던거. 저사람은 흥미가 없는데. 네가 마시는 건 궁금하네. "

자신을 응시하는 시선에, 두리번거리는 것을 멈추곤 장난스럽게 잔망스러운 윙크를 해보이며 대꾸한다. 오히려 마스터는 제 할일을 마치고 가주면 하는 눈치인 것이 단 둘이 있는 것이 편한 모양이었다. 애초에 카리나도 탄야와는 다른 의미로 비사교적인 여자였으니까.

" 어떤 맛일지 궁금하네. 기대해도 되는거지? "

헤진 가죽자켓을 벗어 새하얀 탱크톱 차림이 된 카리나는 흉터 투성이 팔을 활짝 피며 기지개를 피곤 부드럽게 물음을 던진다.

" 탄야가 마시는거라니까 좀 기대돼서. "'

93 ◆8tYcO/eZ9. (8tGn8nOx76)

2022-11-17 (거의 끝나감) 23:19:04

탄야.. 매정하지만 사랑스런 여자. 마스터는 아쉽지만 빠빠이.

카리나는 어려워요 밀당밀당.

94 ◆qjhGGZ8WRc (TUldXgdVVk)

2022-11-17 (거의 끝나감) 23:24:51

매정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사랑스럽다는 건 부정하고 싶은데. 어딜 봐서? 카리나가 더 사랑스럽지.
카리나는 음...확신이 들면 밀어붙힐 느낌이야. 그래도 한다면 할 수 있단다. 힘내 카리나. 상대가 탄야라는 게 문제인가()
답레는 좀 천천히 쓸게. 이야기거리를 탄야가꺼낼 일이 없으니 아까 나왔던 방문자 이야기를 꺼내야하나 고민 중이야.

95 ◆8tYcO/eZ9. (E8wpHdT.G2)

2022-11-17 (거의 끝나감) 23:49:55

저런 초연한 모습이 사랑스럽지.
오, 정답. 근데 오히려 더 머뭇거릴지도 모르지만? 마음에 확신이 들면 배려라는 걸 할지도 몰라서.
답레는 언제나 편하게 줘

96 ◆qjhGGZ8WRc (TUldXgdVVk)

2022-11-17 (거의 끝나감) 23:55:43

쓰읍..카리나주의 취향은 대체..?
밀어붙히면서도 머뭇거리는 거 뭐야. 귀여운데. 빨리 보고 싶지만 지금의 데면데면한 분위기도 나쁘지 않으니까 참겠어. 너무 관계 변화없이 질질 끌리는 것 같으면 말해줘. 사이가 좁혀질만한 계기를 만들어볼테니까🙏
내일도 평일이니 답레 핑퐁으로 보낼 수는 없고 잡담이나 할까.

97 ◆8tYcO/eZ9. (DT4XHMWu6U)

2022-11-18 (불탄다..!) 00:16:40

이미 탄야에게 맞춰졌지.
탄야주의 인내심은 얼마나 갈까. 모쪼록 좋은 쪽으로 가는걸로😊
그럴까. 슬슬 졸리기도 해서 답이 늦으면 잠든걸루..

98 ◆qjhGGZ8WRc (Z1HIn2UnoY)

2022-11-18 (불탄다..!) 00:21:50

취향을 탄야로 맞추면 안되지.
내 인내심은 생각보다 질기기 때문에 천천히 진행할 수 있지만 카리나주의 인내심은 어떨까. 걱정하지마. 탄야는 차근차근 공략해나가면 그만큼 변화할테니까👍
늦새벽이나 이른 아침, 혹은 오후에 답레 올라갈거고. 피곤하면 일찍 쉬러가도 돼.

99 ◆8tYcO/eZ9. (Pvcf/oJ21E)

2022-11-18 (불탄다..!) 00:40:42

어째서..!
음..카리나주의 인내심은...음음...음음음...보통? 차근차근 다가간다!
고마워. 탄야주도 너무 늦게 자진 말구

100 탄야 - 카리나◆qjhGGZ8WRc (Z1HIn2UnoY)

2022-11-18 (불탄다..!) 05:56:10

"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

탄야는 무감하게 중얼였다. 태연하게 웃어보이는 당신과는 반대로 그의 표정은 무표정이었음을 굳이 덧붙히지 않겠다. 모든 것에 의미를 두지 않는 성격때문에 굳이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이 도시가 이렇게 바뀌기 전부터 탄야는 이 세상이 순수한 호의로만 돌아가지 않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자신을 호구 잡아서 뜯어먹어도 좋다는 말을 한 것은 그럴싸한 말치레는 아니었지만서도.

" 너랑 비즈니스로 만났다면 모를까. 비즈니스없이 사적으로 만난 이상 그정도는 억울해도 감안해. "

깍쟁이라는 당신의 말에 바닥으로 늘어져있던 탄야의 길고 북슬거리는 꼬리 끄트머리가 짧게 떠오르며 좌우로 까딱여지고 탄야는 웃음기없는 목소리로 무던하게 당신에게 대꾸했다. 당신이 내부를 두리번거리면서 보이고 있는 반응에도 마스터는 친절한 미소를 잃지 않은 상태였다. 탄야와 함께 온 이상 손님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겉옷을 벗은 뒤 적당히 갈무리해서 팔에 걸치면서 탄야는 잠시 자신의 은백색 머리카락 중 검은 부분이 있는 앞머리쪽을 헤집듯 헝크러트리며 고민에 잠긴다.

자신이 마시는 거라고 해도 넘기기 쉬운 달달한 화이트 와인계열이었다. 물론 뒷골목에서 팔아대는 술의 종류나 맛이 어떤지 아예 모르는 상태로 자신이 즐기는 와인을 추천해도 좋을지 고민도 들었다. 당신의 잔망스럽기 짝이 없는 윙크를 마주하고 탄야는 비스듬히 고개를 잠깐 틀어내는 정도로 반응하며 먼저 걸음을 옮겼다. 먼저 룸에 자리를 잡고 앉은 그가 이쪽으로 오라는 것처럼 당신에게 손짓해보인다. " 네 입맛을 내가 잘 몰라서.. " 하고 , 그는 말문을 텄다.

" 내 취향의 와인이여도 상관없다는 거지? 마스터. 항상 마시던 걸로. "

그의 말이 끝나자 마스터는 고개를 숙여보인 뒤 자리를 비켰다. 자리잡은 룸은 두사람이 앉기에는 조금 좁고 , 혼자 앉기에는 좁은 느낌의 테이블이 가운데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앉는다면 필연적으로 어깨와 어깨가 붙을 수 밖에 없었다. 재떨이를 당기고 그는 자신의 담배를 눌러끄며 새 담배를 물었고 그와 동시에 나타난 마스터는 와인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지 않았다. 그저 당신과 탄야의 잔에 와인을 채우고 와인병을 테이블에 둔 뒤 가볍게 곁들일 수 있는 스낵류까지 세팅해준 뒤 " 즐거운 시간되시길 바랍니다. " 라는 인사를 끝으로 룸을 나섰을 것이다. 부르지 않는 이상 마스터는 굳이 룸으로 들어오지 않을테니 지금부터는 온전히 당신과 탄야만의 시간이었다. 작게 들리는 무명 작곡가의 선율, 간간히 조용한 목소리로 나누는 손님들의 대화, 말이 많지 않은 마스터까지. 정적인 것들로 가득한 바는 탄야의 취향에 알맞은 곳이기도 했다.

" 뭐 一 건배라도 할까? "

101 카리나 - 탄야◆8tYcO/eZ9. (tkOKeZBiww)

2022-11-18 (불탄다..!) 20:52:54

" 크흐흐. 이미 감안한 지 몇년째인데. "

탄야의 무덤덤한 대답에도 그저 재밌다는 듯 거친 웃음소리를 흘린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저런 반응이 나쁘지 않은 카리나는 이젠 익숙해진 상태였다. 물론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엔 거칠게 반응하기는 했었지만 아무튼 그런거였다. 두리번 두리번 가게 안을 구경하던 카리나는 머리를 헤집듯 헝클어트리곤 고민에 빠진 탄야에게로 시선을 돌려선 느긋하게 구경한다.

" 내가 와인 이름이라도 알 것 같아? 물어봐야 헛수고니까. "

태연ㅣ 내 손짓에 다가와 앉아 자켓을 벗어 드러낸 어깨를 탄야와 맞대곤 느긋한 목소리로 말한다.탄야가 담배를 꺼내는 모습에, 자신도 담배를 꺼낼까 하던 카리나는 가게의 분위기와 탄야가 그 향을 싫어한다는 것을 떠올리곤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신다. 그렇다고 탄야의 것을 빌려서 피는 것은 안 핀 것만 못 할 것 같았으니까. 한번인가 피워본 적 있었는데 간질거리게 만들기만 할 뿐 성에 차지 않았었다.

" 그래, 건배하자, 건배. "

고개를 돌리며 잔을 들어보인 카리나는 탄야와 고개를 마주 하고선 눈웃음을 살살 지어보인다. 거친 성격과는 다르게 썩 아름다운 눈웃음이었다. 뒷골목에서도 카리나의 이름이 꽤나 자주 들리는 이유 중 하나가 그 미모였으니까. 뭐, 제정신인 사람은 카리나에게 함부로 말을 걸 일은 좀처럼 없었지만. 제정신이 아닌 놈은 이미 뒷골목에 묻힌지 오래였다.

" 뭐, 그래도 분위기는 마음에 든다. 이런 부분은 또 너랑 맞는 모양이야. "

잔을 맞대고 맑은 소리를 낸 카리나는 와인을 한모금 머금곤 뜸을 들이다 삼킨다. 그리곤 옅은 와인향이 풍겨오는 숨을 내뱉으며 턱을 괴고 탄야를 응시한다.

102 탄야 - 카리나◆qjhGGZ8WRc (3Jv0ZLxVt6)

2022-11-19 (파란날) 04:48:18

그러게 , 하고 맞장구치려는 말은 삼켰다. 웃기지도 않는 첫만남으로 시작된 인연은 질기게도 계속됐다. 누군가 한명이 놓아버리면 끝날 인연이다. 태어난 곳도 , 자란 곳도 정반대인 사이였다. 그럼에도 어째서인지 그 손쉽게 놓아버릴 수 있는 인연인 당신을 탄야는 놓지 않고 있었다. 스스로도 모르겠는 마음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정적인 것들에 관심을 두는 그에게 당신의 존재는 불청객임이 분명한데.

느긋한 목소리로 대꾸하는 당신에게 탄야는 잠시간 시선을 두다가 물고 있는 담배에 불을 붙혔다. 말에 대꾸하지 않더라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지 않고 , 친밀하다는 것을 어필하지만 지나친 감정소모는 강요하지 않는다. 자신의 비사교적인 성격만 아니었다면 , 곁에 두기에 나쁘지 않은 타입의 사람이다. 달달한 바닐라향이 후각을 스치고 나서야 탄야도 잔을 들었다. 짙은 담배연기에 은청색 시선이 잠겨든다.

" 마땅히 떠오르는 건배사는 없으니까 생략하지. "

잔과 잔이 부딪히며 맑고 경쾌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와인을 한모금 마셔보면 달달한 맛이 강해서 넘기기 쉬울 것이다. 피던 담배를 재떨이에 기대어 두고 탄야는 잔에 담긴 와인을 마시고 어깨가 맞닿은 당신을 향해 시선을 준다. 눈웃음을 짓는 모습에도 그의 표정은 변화가 없었다.

" 조용하고 , 참견이 심하지 않은 마스터가 있는 곳은 이 도시에서 찾기 힘들어졌으니까. 손님들 대부분이 수인이면 서로가 부딪혀봤자 잃을 게 많다는 점도 한몫할지도 모르지. "

바의 분위기를 마음에 들어하는 당신의 말에 무던하고 무뚝뚝하게 그가 대답했다. 문장의 마지막은 조금 시니컬한 뉘앙스였지만. 천천히 와인이 담긴 잔을 흔들고 있던 탄야는 은청색 눈을 가늘게 접는다.

" 그건 좀 의외인데. 네가 이런 분위기를 좋아할 줄 몰랐어. 아니면 一 그건가.. 분위기가 맞는 게 아니라 같이 마시는 사람이 마음에 든다거나. "

탄야가 재떨이에 기대놓은 담배를 입에 물면서 무심하게 중얼거렸다.

103 ◆qjhGGZ8WRc (3Jv0ZLxVt6)

2022-11-19 (파란날) 04:51:07

무지막지하게 바빠서 스레를 들여다볼 틈이 없었다. 미안해. 질질 늘어지는 것 같아서 탄야한테 거리 좀 좁히는 시도를 하게 했는데 괜찮을지 모르겠네. 좋은 밤 되고있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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