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이 녀석의 집안이라면, 안그래도 마도로 한 유명하는 곳이었을텐데. 자세히는 몰라도 확실히 지금의 여유는 가서 꽤나 좋은 경험을 하고 왔기 때문인가~ 같은 생각은 든다. 물론....그게 아니더라도 집과 가족인가....그야, 마음이 안정되기도 하겠지.
나는 조금 시선을 먼 곳에 둔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무엇을 하고 계실까. 갑작스레 전생의 기억을 떠올렸다고 말하며, 인격과 행동거지가 몹시 변해버린 아들. 기억을 떠올린 직후는 거기에 휩쓸려 불안정하기도 했었고...부모님의 입장에선,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 것 처럼 보였겠지.
"숲 속성은 뭐냐? 마도도 아니고. 뭐, 숲처럼 엄폐물도 많고 은신하기도 좋은 환경이 편하긴 하지."
그리고 빈센트는, 강산이 불'꽃'을 피워내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마치 두 개념이 합한 듯한 모습을 보고, 빈센트는 잠시 입을 다문다. 저런 건 본 적은 많았지만 저렇게 자연스럽게 피워내는 건 본 적이 없었다. 빈센트는 강산을 바라보면서, 불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잠시 접었더니, 불이 자신을 영영 버리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럴 정도로 자연스럽고, 충격적이었다.
"...흠."
빈센트는 강산의 불을 본다. 아이들 사이에 끼어서, 그 불의 작동 원리, 동력 전달 등을 보려고 했다. 잘 되지는 않았지만... 빈센트가 그것을 보고 알 수 있는 건 있었다. 빈센트는 마도사로서는 강산보다 일부 뛰어난 부분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뛰어난 건 개소리였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더욱 그렇게 느꼈다. 빈센트는 박수를 치더니, 분위기를 바꿨다.
"자, 여러분에게 숙제를 드리죠. 제일 먼저 별빛 조각 3개를 모아오는 사람에게 원하는 것 하나를 보여주겠습니다."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하늘 위에 빛나는 바위를 만들더니 그걸 부쉈다. 부서진 바위는 수천개로 나눠져서 사방으로 흩어지고, 아이들은 그 '별빛 조각'을 찾으려고 뿔뿔이 흩어졌다.
오토나시는 대답 대신 창백한 얼굴로 유하가 내민 옥수수 스프 캔을 받습니다! 다급하게 그것을 꿀꺽꿀꺽 삼켰으나 ‘ 먹읅멶-님은-죽을-㐃도-있습니ㄷr-분명-경卫-했습L1다! 초 마라 하이퍼 쯔란 슈퍼 스파이시 향유!!! ’의 알싸함은 사라지지 않은 모양인지 털이 빳빳하게 부풀어 오른채로 위로 치솟은 여우 꼬리는 가라앉질 않네요.
후후, 하고 웃음소리를 흘리며 강산은 "소득이 있었나보지?"라는 시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향릉서고라고, 신 한국에 있는 특별한 마도서 보관고가 있다. 오마니가 이용권을 주셔서 그 곳에서 정신력을 회복시키는 마도서를 구해서 익혔지. 외숙부께서 마도를 다루는 것에 대한 조언을 해주신 게 도움이 되기도 했고."
혹은 시윤의 생각대로 본가에 가서 가족들을 뵙고 온 것 자체 또한 그의 마음에 여유를 준 것일 수도 있을 터였다. 결론적으로 좋은 선택이었지. 그는 시윤이 한, 숲처럼 엄폐물도 많고 은신하기도 좋은 환경이 (아마도 그와 같은 사수들에게) 편하다는 말에는 "아하. 그런 건가."라며 웃어보인다. 확실히 지금의 그에게 대운동회 직후에 보였던 그런 답답해하거나 낙담한 기색은 더 없어 보인다.
"고생이 많겠군? 거기서 시윤 씨도 많은 배움을 얻고 돌아오길 바라지. 혹시 곤란한 일 있으면 연락해도 좋다."
유하는 토리의 말에 기괴한 존재의 가능성을 떠올렸다. 게이트 너머에서 기어온, 자판기의 내용물을 있어서는 안될 것으로 교체해 버려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사악한 악마의 존재를...! 오토나시 토리의 말은 합당했다. 악마가 아니라면 어떤 사람이 구하기도 어려운 마라쯔란먹으면너는죽음향유캔을 자판기에 넣어놓겠는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자신이 해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며 아이같은 미소를 짓고 있던 강산은...살짝 고개를 들었을 때, 그가 피운 불의 꽃을 보고 뭔가 놀란 듯 하기도 하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빈센트와 눈이 마주쳤다. 강산의 얼굴에 의아한 기색이 드러나려고 할 때, 빈센트가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바꾼다. 그러자 강산 또한 마도를 분해해 불꽃을 무로 되돌린다.
"위험한 곳엔 들어가면 안 돼! 조심해!"
빈센트가 아이들을 잠시 흩어지게 할 때, 환호성을 지르며 갑자기 빈센트가 시킨 보물찾기를 하러 흩어지는 아이들의 등 뒤에 대고 외치고는... 다시 빈센트를 돌아보며 묻는다.
"뭔가 할 말이 있으십니까?"
이제 만으로 열아홉이니, 그 정도 눈치는 있다. 그냥 슬슬 시끄러운 구경꾼들에게서 멀어지고 싶었던 것일수도 있겠지만...?
//6번째. 빈센트의 관점에서 마도는 기계나 회로에 가까운 것인데, 강산이의 관점에서 마도는 예술과 같이 표현하는 것에 가까워졌다는 것이 재밌네요.
할 말이야 많았다. 그걸 어디서 배웠냐고도 물어보고 싶고, 나 없을 때 수련이라도 한 건지 물어보고 싶고... 그리고... 그리고... 빈센트는 할 말이 참 많았다. 자신이 전문이라고 멋대로 착각하던 분야에서 진정한 전문이 있었다는 생각, 아니면 누군가에게 '불'로 졌다는 생각. 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빈센트는 그 모든 말들을 다 꾹꾹 눌러담더니 한 마디를 한다.
"축하드립니다."
빈센트는 강산이 만들어냈던 불'꽃'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만들기야 만들었지만 강산처럼, 그 순간 불로 된 꽃을 피워내는 경지는 아니었다. 그저 불을 만들고, 그 불의 연소 과정을 미세하게 조정하고, 공기 흐름까지 통제해서 꽃처럼 보이게 만들었을 뿐이다. 정확성, 정밀성, 속도, 모두 강산에 비할 것이 아니었다. 빈센트는 강산을 보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적어도 불 측면에서는, 강산 씨는 정말로 큰 진보를 이루셨군요. 그게 아니라면, 더 큰, 더 근본적인 진보가 있으셨거나요."
강산은 할 말이 많아 보이는 빈센트의 표정을 보고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억누른다. 그리고 그가 차분히 말을 꺼내기를 기다린다.
"그렇게 엄청 강해져서 돌아온 건 아닌데, 하하, 그래 보이십니까?"
그런 겸손한 말을 하고는, 빈센트가 그를 따라 불의 꽃을 피워내는 것을 살펴본다. 그가 그 꽃 하나를 피워내는 데에 몇 가지의 연산이 들어가는지 차분히 지켜본다. 그리고, 왜 빈센트가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 이해했다. 또한 그 때 외삼촌이 했던 말들도, 무슨 말인지 좀 더 잘 알 것 같았다. 정말 문형의 말대로, 같은 마도를 빈센트는 다른 방식으로 시도하지 않았는가.
"사실 이것은 저번에 제가 본가에 갔을 때 제 외숙부께서 보여주셨던 마도를 따라한 것입니다. 그 분이 고위 마도사이셔서 마도를 다루는 것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셨었습니다. 그것을 떠올려서 해봤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솔직히 말해준다. 그리고 잠깐의 생각 후, 그의 마도가 방금 자신이 구성한 마도와 무엇이 달랐는지에 대해서도 말해보려 한다.
"빈센트 형님은...음, 뭐라고 하지. 마도를 공학과 유사한 것으로 인식하고 계시는군요? 불이 단순히 꽃이 피듯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불을 공학적 원리로 이렇게 저렇게 응용해서, 이렇게?"
양손을 이리저리 흔들다가 빈센트가 만든 불꽃(혹은, 그것이 있던 자리)을 가리키며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