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는 레레시아가 알아낸 정보를 듣고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지독히 올라오는 혈향은 계속해서 가까워지고 이내 문이 열리자마자 쏟아지듯 들어오는… 이전에 만났었던 죽었던 이들에 마리는 이내 늑대로 변해 튀어오르며 그들의 칼날을 피해 가디언즈 한 사람을 밟고 앞으로 튀어나갔다.
마리는 주변을 조심하며 인간으로 변해 통신으로 이들에게 자신이 안 사실을 전했다.
“우리가 찾으려고 했던 에일린이라는 사람, 엘리나와 동일인일지도 모르겠어.”
레지스탕스에 입단하려고 했던 이가 가디언즈 간부가 되어 있다니. 불길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다.
마리는 경계태세를 갖추며 이내 보검 무장을 갖추고는 주변에 공격하는 이가 있다면 바로 공격했을 것이었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 동안 검을 뽑아들었다. 공간이 좁기에 짧은 것을 택했지만, 부족하지는 않을 테다. 내려가던 기계가 멈추고 알림음이 울린다. 그 뒤로 잠시간의 정적이 불길하게 엄습해온다. 문이 열리자마자 들이닥치는 적의 모습에, 그는 곧바로 검을 쥐고 넓게 휘둘렀다. 시퍼렇게 빛나는 서슬이 횡으로 번뜩인다. 몸통을 갈라버리고자 하는 것이다. 한때나마 같은 소속에 속했을 자들을 상대함에도 망설임은 없었다. 저들이 모두 모르는 얼굴들이라는 사실에 감사해야 하나? 아니, 사실 아는 얼굴이 이 중에 섞여 있었더라도 결과는 같았으리라.
"……그 가설이 맞다면 전기신호로 움직이는 걸지도 모르겠군요. 몸을 조각내야 완전히 제압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마리의 추론을 듣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력이 된다면 제압된 적의 사지를 끊어내려고 했을 것이다.
레레시아는 그 방을 조금 더 조사하고 책상의 서랍을 열었고 그 안에서 '전단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전단지는 브리핑때 봤던 것과 완전히 동일한 부류였다. 허나 그 뒷면에는 누군가가 메모를 한 글씨가 있었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있었다.
-냄새를 맡은 이를 끌어들인다. -일부러 지하로 들어올 수 있도록 유인한다. -죽어도 상관없고 살아도 상관없다. -'루시아'를 작동시키기 위한 재료로서 필요한 인자만 뽑는 것이 목적.
그 이외에 더 발견되는 것은 없었다. 아무래도 이 이상 여기에는 단서가 없는 모양이었다.
한편 가디언즈 병사가 공격해오자 잭은 달려오는 병사의 손을 비틀고 제압을 시도했다. 별 저항없이 가디언즈 병사 중 하나는 그대로 땅바닥에 철퍽였다. 하지만 비명소리 하나 내지 않고 그 상태에서 몸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이어 선우가 다른 병사의 머리를 노리고 석궁을 발사했고 화살이 머리에 꽂혔고 이내 작은 스파크가 튀는 듯 하다 머리 쪽에서 뭔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검은색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병사는 그대로 땅바닥에 철퍼덕 쓰러졌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이내 마리는 늑대로 변해 튀어올랐고 가디언즈 병사를 밟았으나 가디언즈 병사는 밟혔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꼼짝도 하지 않고 그대로 마리의 발목을 잡아서 칼을 휘두르려고 했다. 하지만 츠쿠시의 검이 그 병사의 사지를 끊어냈기 때문에 다행히 잡히지는 않았다. 허나 그럼에도 그 꿈틀거리는 병사는 계속해서 움직이려고 했다. 사지가 끊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이는 그 모습은 상당히 괴기했을 것이다.
"...칫."
이내 아스텔은 검을 뽑아든 후에 자신의 세븐스를 이용해서 아직 움직이고 있는 이들을 단번에 벽으로 몰아세웠다. 어디 그뿐일까. 다른 쪽 복통로에서 비슷한 느낌으로 움직이는 가디언즈 병사들이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아스텔은 다시 한 번 혀를 찼다. 이어 저 앞쪽에 보이는 문을 가리키면서 아스텔은 이야기했다.
"여긴 내가 맡도록 할게. 시간은 확실하게 끌어줄테니까 어서 저쪽으로 들어가. ...대충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감이 오는 것은 있지만, 그래도 안으로 들어가서 확실하게 조사해. ...아직 무사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런 이가 있으면 구해내야만 해."
이어 아스텔은 바람을 단번에 일으킨 후, 이쪽으로 달려오는 병사들과 아까 벽에 처박아버린 병사들까지 몰아내면서 저편의 통로로 향했다. 아무래도 그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일지도 모른다.
/아스텔의 서포트는 여기까지! 아스텔 쪽으로 와도 특별히 할 것은 없으니 참고해주세요! 이제 본격적으로 스테이지 시작! (어?)
조사 결과, 책상 서랍에서 메모가 적힌 전단지 하나가 전부였다. 유인, 포획, 인자만 필요 등등.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 내용에 에휴. 한숨을 쉬고 그 전단지도 주머니에 넣는다. 이제 여기서 더 할 건 없을까. 방 내부를 한 바퀴 돌아보고 뚜벅뚜벅 걸어나가다가 휙 돌아서 책상으로 곧장 다가간다. 아무 것도 없고 아무도 없는 책상을 발로 밀어 아니 걷어차 뒤집어버리고 이를 갈았다.
"산 채로 발끝부터 저며버릴... 빌어먹을.."
대충 그런 울분 섞인 말을 몇 마디 토해내고 휴,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방에서 나가 4층의 엘리베이터로 간다.
아까의 번호는 기억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부르고 올라오는지 확인한다. 제대로 왔다면 앞선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번호를 입력하고 지하로 가는 길을 찾으려 했겠지.
머리를 노리는 게 정답인가? 시체를 더 자세히 살펴보거나 사지가 잘리고도 꿈틀거리는 병사의 머리에 검을 찔러넣어 확인해볼까 하는 생각이 짧게 스쳤지만 그럴 여력은 없어 보인다. 제 발로 걸어들어가게끔 하는 함정의 의미가 이런 거였나. 죽어도 움직이는 시체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떠오르는 의문이 있다. 여기에 쓰인 시체는 언제적 것까지 끌어온 거지?
"무사하십시오."
몰려드는 적들의 공세를 도맡은 아스텔을 향해 짧은 당부를 건넨 후, 내부로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해 문으로 달려갔다. 문 앞에 다다라서는 팀원들에게 신호를 준 후 단번에 열고 들이닥쳤을 것이다.
레레시아로부터 오는 정보에 마리는 머리가 복잡해졌다. 거기에 시체인 채로 움직이는 이들. 블러디 레드를 만들었던 이의 소행인가.
마리는 선우가 쏜 석궁이 머리에 꽂히자 스파크가 튀면서 깨지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나는 것을 목격했다. 아마 다른 이들도 다봤겠지. 이내 튀어오르는 자신의 발목을 잡으려는 가디언즈 병사의 모습에 당황하다가 이내 그를 도륙내는 츠쿠시의 모습에 다시금 인간으로 돌아온 마리는 입을 악문 채로 그녀를 바라봤을 것이었다.
“……”
다른 이라면 고맙다는 말 한마디 했겠지만 침묵을 고수하던 마리는 이내 몸을 틀어 이내 잭이 제압하고 있는 가디언즈 병사의 머리 쪽으로 손을 향하며 전기를 뿜어냈을 것이었다. 만약 기기 같은 것을 심어서 조종하는 것이라면 전기 반응에도 그 작동이 멈추지 않을까 실험해보는 것이었다.
아스텔이 이곳을 막는다고 말하며 앞쪽에 보이는 문으로 가라고 하자 마리는 늑대의 모습으로 변해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최대한 귀를 쫑긋거리며 생존자가 있을지 소리를 듣고 지독한 냄새 사이에서 익숙하거나 독특한 냄새가 나는 것이 있을지 살필 것이었다.
블러디 레드에서 일하던 가디언즈 시체도 쓰는 거 보면... 가디언즈로 일하다 죽어도 시체 소유권이고 뭐고 전부 유용한 자원으로 빼돌려서 쓰는 거야? 이런 고인모독이 공공연한 건지 그래도 비밀스러운 척은 하면서 빼돌리는 건지 궁금하다🤔 크아아악 어느 쪽이든 진짜 매운 세계관......
이셔주 굿바이~`!~!!!!! 빨리 쉴수록 빨리 회복되는 거니까 이셔주는 얼른 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