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653072> [ALL/이능물/건볼트 기반] 붉은 저항의 에델바이스 : 23 :: 1001

Trick or Treat ◆afuLSXkau2

2022-10-24 20:22:30 - 2022-10-30 21:40:11

0 Trick or Treat ◆afuLSXkau2 (IuU0eEZK6M)

2022-10-24 (모두 수고..) 20:22:30

#이 스레는 푸른 뇌정 건볼트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본작을 몰라도 별 상관은 없습니다. 시트 스레 혹은 위키에 올라온 설정만 잘 확인해주세요.

#배경이 배경인만큼 어느 정도 시리어스한 분위기는 흐르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도록 합시다. 인사는 기본 중의 기본이에요.

#AT필드나 편파가 되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본 스레는 15세 이용가입니다. 그 이상의 선을 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본 스레는 개인 이벤트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요건은 이쪽을 확인해주세요.
situplay>1596591068>106

#진행은 주말 저녁 7시 30분에서 8시 사이에 시작됩니다. 진행이 없는 날은 없다고 미리 이야기를 하도록 할게요.

#기본적으로 스토리 진행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판정+다이스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예절을 지키도록 합시다.

#그 외의 요소들은 모두 상황극판의 기본 룰을 따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좋은 사실이나 부제는 제목이 긴 관계로 저기에 쓸 수 없어서 0레스 나메에 쓰고 있어요.


위키 주소 - https://bit.ly/3piLMMY

웹박수 주소 - https://bit.ly/3C2PX6S

임시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591068/recent

시트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602090/recent

알아두면 좋은 전투 룰 - situplay>1596603100>330

버스트 - situplay>1596637073>908

206 ◆afuLSXkau2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0:33:09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앉고 보기)

아무튼 다들 안녕하세요!!

207 레레시아주 (sgJY2yGtr.)

2022-10-27 (거의 끝나감) 20:36:54

캡틴 어서오구~

208 츠쿠시주 (BZfuQ.2UZU)

2022-10-27 (거의 끝나감) 20:38:08

>>204 (반대쪽도 밀어줌)

캡도 다시 안녕~~

209 레레시아주 (sgJY2yGtr.)

2022-10-27 (거의 끝나감) 20:42:00

>>208 (어쩐지 산발이 되어버린 털뭉치)(?)

으으음 픽크루가 너무 상상력을 자극하는데 할로윈 뇌절 딱 한번만 더할까~~

210 ◆afuLSXkau2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0:49:29

(어찌되었건 착석)
(구경 준비)

211 쥬데카주 (Or53k7rai2)

2022-10-27 (거의 끝나감) 20:50:30

아이구 갑자기 열이 올라서 깜짝 놀랐네요
식은땀 나...

212 ◆afuLSXkau2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0:57:31

어서 오세요! 쥬데카주! 아니. 열이 오르다니?! 괜찮으세요?!

213 쥬데카주 (Or53k7rai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06:52

네네 지금은 괜찮아요! 그러면 일상을 할까요!

214 츠쿠시주 (BZfuQ.2UZU)

2022-10-27 (거의 끝나감) 21:06:56

으아악 시간은 있는데 왜 컴퓨터를 하지 못해(널부렁)

>>209 우히히 부스스한 레시주 귀여워~(뜯어먹음)

>>211 쥬주 괜찮아...? 집에 약 있으면 얼른 먹구...!!! 아프면 안돼 ꃼ.̫ ꃼ

215 ◆afuLSXkau2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08:30

>>213 너무 무리하진 마세요! (토닥토닥) 그래서 누구를 만나보시겠어요?

216 츠쿠시주 (BZfuQ.2UZU)

2022-10-27 (거의 끝나감) 21:10:12

쥬주 얼른 쌩쌩해져야 해~!!!!!!ᵒ̴̶̷̥́ ·̫ ᵒ̴̶̷̣̥̀ 

217 이스마엘주 (MeD6/ai9IE)

2022-10-27 (거의 끝나감) 21:11:31

쥬주 너무 무리하지 말라구~🥺🥺

situplay>1596647110>168 이번 독백..? 아닌 조각글..? 아무튼 이거는.. 여기에서 이어짐..

218 ◆afuLSXkau2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12:22

(두근두근)

219 쥬데카주 (Or53k7rai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13:51

누굴 만나봐야 하나... 캡틴이 생각해둔 캐릭터는 없으신 거죠?
그렇담 다이스로! 만약 있다면 그 캐릭터로 하겠지만요!
.dice 1 3. = 2
1. 로
2. 아
3. 에

220 ◆afuLSXkau2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15:24

딱 누군가로 만나보겠다라기보다는 그냥 쥬데카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랍니다! 그게 누구라도 상관은 없답니다!

아무튼 다이스의 결과에 따라서 아스텔이 나오게 되었군요! 아스텔은 아스텔 나름대로 쥬데카에게 이런저런 말을 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 그건 일상의 흐름에 따라서 또 다르게 될테니..는 왜 아스텔. (동공지진)

그렇다면 선레는 다이스로!

.dice 1 2. = 2
1.저
2.쥬데카주

221 레레시아주 (sgJY2yGtr.)

2022-10-27 (거의 끝나감) 21:16:42

https://picrew.me/share?cd=K2RTCNLRD0

배드엔딩 에필로그 if

혁명은 성공했으나
그것을 위해 너무나 많은 피가 흘렀다.

많은 사람이 혁명을 이루기 위해 기꺼이 몸을 내던졌다.
그녀도 그 중 한 명일 뿐이었다.

누구보다 굳건히 전장에 서던 그녀는 언제나 새하얀 머리칼을 흩날리고 있었다. 부상을 입어도 꿋꿋이 서서 금빛 눈으로 저 먼 앞을 바라보았다. 부러뜨려도 꺾이지 않을 것 같던 두 다리였는데. 그렇게 허망히 무너질 줄 누가 알았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어쩌면 필연적으로, 혁명의 마지막 희생은 그녀였다. 초를 다투는 순간을 넘어 살아남은 이들이 깨달았을 때는 이미 숨도 심장도 멎어 다만 희미하게 남은 미소 만이 그녀의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혁명은 성공했고, 세상은 바뀌었다. 모두가 바라던 세상으로.

...시간이 흘러 몇 번의 계절이 지났다. 무더위가 엊그제 같은데 눈 깜빡하니 부쩍 추위가 느껴지는 어느 날이었다. 해가 저물었는데도 왠일로 바깥이 소란스러워 굳게 잠가두었던 창문을 열고 내다보자, 색색의 호박등이 거리에 달려있고 여러 모습으로 변장한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Trick or Treat! 익히 아는 말들이 들려오자 그래 이 즈음이었지, 싶다. 느닷없는 찬바람이 불며 곧 겨울이 올까 싶던 이맘때. 이 계절.

진짜 딱 한 번 만이니까!
......

뭐라 말하기 어려운 기분에 창을 열어둔 채 돌아서 숨을 골랐다. 손으로 얼굴을 덮고 마른 세수를 하며 속을 진정시키는데 뒤에서 창틀이 달그락 울렸다. 그리고 느껴지는 익숙한 향기에 다급히 뒤를 돌자-

"표정이 왜 그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생전과 같은 하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장난스레 반짝이는 금빛 눈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금방이라도 희미해질 것처럼 창백한 모습을 한 그녀가, 창틀에 걸터앉아 싱긋 미소지었다. 그 모습이 점점 시야에서 흐려지고 뭉개져서 어쩔 줄 몰라하니 익히 아는 웃음소리와 너무나 듣고 싶었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여전히 울보구나. 하긴. 너니까."

나 없으면 울지도 못 하는데 얼마나 힘들었을까. 누구보다 깊은 이해자였던 이의 다정한 말 한 마디에 긴 시간 눌러놓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숨 가쁘게 울며 그녀를 부르고 보고 싶었다고 말하는데. 다가와 토닥여주는 손이 너무나 선명하게 차가워서. 울음을 쉬이 그칠 수 없는데 이렇게라도 만난 것이 너무 기쁘고 반가워서...

"미안해. 약속 못 지켜서."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도 떨리고 있다는게 느껴져서. 울면서도 더듬더듬 그 손으로부터 차가운 몸을 끌어안았다. 오늘 밤이 지나면 헤어질 테니 시간이 얼마 없더라도, 지금은 그저 더 작게 느껴지는 그녀를 안아주는 것만이 최선이라 느껴졌기에.

222 ◆afuLSXkau2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17:57

1.훈련장에서 아스텔과 마주한다.
2.할로윈 거리에서 뱀파이어 아스텔이 연애 정보가 담겨있는 잡지를 벤치에 앉아서 읽는 모습을 발견했다.
3.밤 시간에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는 아스텔을 목격했다.
4.쥬데카주가 원하는 상황이 있다면 그것

이 4개중에 하나로 하면 될 것 같네요! 1번의 경우에는 루트에 따라 아스텔과 진검승부도 가능하답니다. 물론 보스전과 똑같은 판정 타입으로 말이에요.

223 쥬데카주 (Or53k7rai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19:37

2번이 아주 마음에 드네요, 네. 할로윈이기도 하고? 분장한 것도 있고? 사탕도 받아야하고? 연애정보 담긴 잡지 읽는거 저장해야되고(??)
아무튼 2번 상황으로 써올게요 잠시만요!

224 ◆afuLSXkau2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19:55

>>221 할로윈은 원래 소중한 것이 돌아오는 날이라고도 하죠. 그것에 착안해서 나온 독백인 모양이네요. 아마도 마지막에 울고 있는 것은...(눈물) 쌍둥아. 행복해져야만 해. 그래야만 해.

225 ◆afuLSXkau2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21:14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연애정보가 더 포인트가 있어보이는데 기분 탓인가요?! 이거?!

아무튼 지금 스펙이라면 여러분들도 아스텔과 보스전 판정 방식으로 대전이 가능하답니다. 사실 아스텔만이 아니라 에스티아와 로벨리아도 가능하긴 하지만! 물론 대련이기에 정말로 완전 죽을 기세로 싸우고 그러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아무튼 도전과제라는 느낌으로! (필요없음)

226 레레시아주 (sgJY2yGtr.)

2022-10-27 (거의 끝나감) 21:24:28

배드엔딩만 안 나면 레시도 라라도 행복할거래~

아니 아스텔 그런데서 연애정보 잡지 읽으면 어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되게 진지하게 보고 있을거 같아서 귀엽잖아(?)

227 ◆afuLSXkau2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28:36

물론 정말로 진지하게 읽고 있답니다. 지금껏 자신이 살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부분이기에 아직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고 딱히 찔리는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당당하게 읽고 있다고 하네요.

이런 아이라서 미안한 것이에요. (옆눈)

228 쥬데카 - 아스텔 (Or53k7rai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29:58

멜피와 함께 밤거리를 돌아다니다가 헤어진 이후, 여전히 밝은 가로등과 대비되는 묘하게 우중충한 바닥 색깔로 버무려진 할로윈의 거리를 둘러보면서 걷는다. 중간중간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사탕을 주기도 하고, 사탕을 받기도 하면서 결과적으로는 더 늘지도 줄어들지도 않은 사탕바구니를 흔들던 너는 어딘가 잠시 앉아서 쉴까 하고 시선을 돌렸다.
마침 눈에 들어온 건 할로윈 풍으로 장식된 벤치, 그리고 그 벤치에 앉아 있는 아스텔의 뒷모습이었다. 아마 뱀파이어로 분장한 거겠지? 음, 확실히 고전적이면서도 모범적인 답안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쪽으로 다가가본다. 가만 보니 뭔가 읽고 있는 것 같은데... 잡지?

"......"

훔쳐본다거나 그러려고 한 건 아니지만 네 눈이 밝은 편인 걸 어쩌겠는가. 얼핏얼핏 보이는 잡지 내용을 보니 자잘한 정보가 담겨있는 듯했다. 으음, 굳이 따지자면 남자아이들이 잡지를 즐겨보는 편이 아니기도 하고... 여자아이들이 주로 읽을 만한 잡지 같은데. 모처럼이니 좀 놀래켜 볼까 하고 잠시 숨을 가다듬는다. 아스텔이 놀라거나 하는 표정은 못 본거 같기도 하고. 오늘은 조금 가벼운 기분인 채로 있고도 싶으니까.

"Trick or treat!"

와악, 하는 느낌으로 아스텔의 어깨를 덥썩 잡으려고 하면서 그렇게 소리친다. 사탕, 준비했으려나?

229 ◆afuLSXkau2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30:50

어엇..어어엇..하필 저렇게..(동공지진)

.dice 1 2. = 1

230 레레시아주 (sgJY2yGtr.)

2022-10-27 (거의 끝나감) 21:32:26

>>227 그런 배움의 자세 매우 좋습니다 (찡긋) 그에 비하면 레시는...

레시 : (라라와 사탕삥 뜯고 다니는 중)

오 일상 흥미진진해~! (팝콘)

231 쥬데카주 (Or53k7rai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35:46

혹시 뒤에서 공격했다고 생각하고 막 반격하고 그런다거나...

232 멜피주 (PIk0MAkZvc)

2022-10-27 (거의 끝나감) 21:36:10

(연장임)


(짜증남)

233 쥬데카주 (Or53k7rai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36:49

앗... 힘내요 멜피주!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

234 레레시아주 (sgJY2yGtr.)

2022-10-27 (거의 끝나감) 21:37:16

>>232 (토닥토닥)(꼬옥) 화이팅..화이팅이야..!

235 아스텔 - 쥬데카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38:18

연애. 그것은 지금껏 아스텔이 살아온 세계와는 딴판인 세계였다. 자신은 싸우고 죽이는 것 외에는 잘하는 것이 그다지 없었다. 허나 이런 자신도 연애라는 것을 하게 되었고 그것을 하게 된 것에 대해서 후회는 없었다. 아예 모르던 것이라면 모를까. 한번 맛 본 그 분위기는 너무나 달콤했고 놓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임무를 게을리하거나 할 생각은 없었으나 이렇게 비번인 상황일 때 시간을 내서 그 분야를 조금 더 연구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한번 제 품에 들어온 그녀를 놓거나 할 생각은 그에겐 없었다.

아무튼 제대로 연구를 하기 위해 서점에 가서 연애 정보가 담겨있는 잡지를 구입한 아스텔은 근처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그 잡지를 읽었다. 그러니까 보통 데이트는 어디로 가면 되는가. 분위기와 무드는 어떤 것이 중요한가. 연애의 진도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이벤트는 무엇이 좋은가. 그런 것들을 학습하기 위함이었다. 정말로 깊게 집중하면서 읽었으나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여럿 있었다. 이를테면 방금 읽은 페이지에 있는 '관람차'를 타면 입맞춤을 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라는 부분이었다. 아니. 왜? 단순히 높게 올라가는 것 때문이라면 자신은 그녀를 안고 몇 번이나 하늘을 날았지만 그런 분위기는 없지 않았던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아스텔은 흐음. 소리를 내면서 영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살며시 저었다.

그때였다. Trick or treat! 라는 목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자신의 어깨를 덥썩 잡는 것이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반사적으로 아스텔은 깜짝 놀라 자신의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을 뽑아들려고 했으나 그 순간 눈에 들어오는 모습에 순간 멈칫했다. 헛기침 소리를 내면서 아스텔은 검을 다시 검집에 집어넣었다. 자신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나온 행동이었다.

"...미안. ...그리고 Treat."

이어 그는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나눠주기 위해서 몇 개 사뒀던 사탕 중에서 커러멜 사탕 세 개를 꺼낸 후에 쥬데카에게 내밀었다.

"...그러니까... 음. 조금 습관이 되어있어서. 정말로 미안. ...아무튼 강시야? 그 복장은? 아. 맞아. 그것보다... 해피 할로윈."

236 ◆afuLSXkau2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38:47

멜피주..(토닥토닥) 일단 어서 오세요!

237 마리 - 선우 (CV/kOvmxbs)

2022-10-27 (거의 끝나감) 21:42:23

마리는 선우가 아메리카노를 한 번에 들이키고 자신을 따라 나오는 것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빡였다. 아마 조금 놀란 듯한 느낌일까.

"어... 테이크아웃으로 바꿔달라고 했어도 괜찮았을텐데."

그 말은 탓하는 것보다는 어어, 하는 느낌으로 조금 평소와 다르게 어벙한 느낌이었을 것이었다. 어쨌든 함께 걸어서 간다면 좋은 것이었다. 마리도 헤어지는 것이 조금 아쉽다고 생각했으니까.

테이크아웃한 코코아와 타르트를 한 손에 들고 마리는 선우와 발을 맞춰 걸음을 옮겼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호기심을 갖고 자신에 대해 물어본다는 것에 조금 놀라기도하고 들뜨기도 했다. 그것도 아메리카노를 단숨에 마실 정도로 라는 것에 놀라기도했고.

스승님이 말한 또래 친구를 만나야 한다고 했던 게 그런 느낌일까? 왠지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표정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나 표정이 조금 더 밝고 들떠있다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하는 내용은 우울한 것이었기에 금방 들뜸은 수그러들었지만....

"친구.... 음.... 어릴 적 소꿉친구처럼 지내던 애가 있었어. 부모님이 돌아가시던 날 우리집에 놀러오기로 했었는데 기다려도 오지 않았던 기억이 나. 그 날의 일은 너무 갑작스럽기도 하고 나 또한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채로 가디언즈에 잡혀갔었던 터라 이후로는 만나지 못했었어."

부모님이 돌아가시던 날의 기억은 늘 머리속에 되풀이 되고 떠오른다. 하지만 그 얼굴만 기억이 흐릿해지는 것을 왜일까. 떠오르고 싶은 것보다 떠오르기 싫은 장면들만 떠오른다.

"당시 피가 바닥에 낭자했었어.... 부모님의 시신은 어떻게 되었는지 이후에 우리 집은 어떻게 되었는지 나는 몰라. 하지만 그 친구는 알게 되었을 거야. 나는... 그 애가 그 때 충격받지 않았을까 걱정 돼."

생각해보면 같은 나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자신보다 조금 나이가 많은 정도 였었는데. 부모님의 시신이나 엉망이 된 집 등을 봤다면 어떤 느낌이었을지. 마리는 그 날 이후 구조된 레지스탕스에서도 꽤나 망가진 채로 지냈었다. 스승님 덕분에 지금은 나름 어찌저찌 사람답게 말하고 행동하며 살고 있지만. 물론 속으로는 생사도 알수 없는 친구가 잘 살아가고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 방금 말한 선우의 친구처럼.

"친구를 다시금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레지스탕스에 구조된 이후 쫓기는 처지가 되었으니 그때도 지금도 그럴 여력이 없어서..."

마리는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러다 숨을 후 내쉬며 감정을 가라앉히려 했으나 축 늘어진 눈썹은 그녀가 퍽 우울해한다는 것을 알려줄 것이었다.


/으윽..... 답레만 달고 사라진다ㅏㅏㅏ 다들 쫀밤!

238 레레시아주 (sgJY2yGtr.)

2022-10-27 (거의 끝나감) 21:43:30

(팝콘 냠냠)

마리주도 화이팅이라구~~!

239 아마데주 (4s0BJxC0w6)

2022-10-27 (거의 끝나감) 21:44:41

갱신갱신~

240 ◆afuLSXkau2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44:44

아이고. 어서 오시고 다시 안녕히 가세요! 마리주!

241 ◆afuLSXkau2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49:24

아마데주도 어서 오세요!

242 쥬데카 - 아스텔 (Or53k7rai2)

2022-10-27 (거의 끝나감) 21:59:31

예상할 만한 반응이라고 해야 하나, 허리춤에 찬 검을 뽑아들려는 손동작이 눈에 들어온다. 물론 네 모습을 확인한 직후에 멈칫하는 것도 그렇고, 다시 검집에 들어가는 검에 너는 으음, 확실히 좀 더 조심했어야 했나 하고 네 행동을 되돌아본다.

"트릿인가요, 그럼 잘 받겠습니다."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내밀어진 캐러멜 사탕을 받아들곤, 감사합니다. 라고 덧붙이며 그 앞에서 바로 하나를 까 입 안에 넣는다. 음, 달콤해.

"그럴 수 있죠, 긴장감을 잃지 않는 건 나쁜 게 아니니까요. 오히려 제 쪽이 너무 긴장감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복장을 보며 강시냐고 묻는 그의 말에는 맞습니다. 라며 고갤 끄덕였다. 모자가 떨어지려고 하자 급하게 잡아서 원래 자리로 돌려놓은 뒤에야 해피 할로윈이라는 말을 듣고, 살짝 웃으며 대답한다.

"해피 할로윈, 아스텔 씨."

그러면 사탕도 받았겠다, 이걸로 용건은 끝...이 아니고 그가 뭔가 보는 것 같았으니 한번 물어보기나 할까 생각한다. 읽는 걸 방해했다거나 한 거려나.

"뭔가 읽고 계셨나요? 제가 방해한 건 아닌가 싶은데..."

243 레레시아주 (sgJY2yGtr.)

2022-10-27 (거의 끝나감) 22:05:52

아마데주 어서오구~!

244 아스텔 - 쥬데카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2:13:25

"...아니. 오히려 이런 마을 내에서까지 이러는 내가 이상한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고치려고 해도 잘 안되어서 말이야."

면목이 없다는 듯이 그는 아주 살며시 풀 죽은 모습을 보였다. 매일매일 살아남기 위해서 싸우고 죽여야만 했던 그 시설에서의 일은 아직 아스텔의 몸에 상당히 깊게 박혀있었다. 평화로운 마을 내에서 누군가가 어깨를 툭 쳤다는 것만으로 자신도 모르게 바로 검을 뽑으려고 한 행동으로 봤을 때. 고치긴 해야겠으나 고쳐지지 않는 것에 그는 한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적어도 쥬데카가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절대로.

한편 그에게서 뭘 읽고 있었냐는 물음이 들어오자 아스텔은 말 없이 쥬데카를 가만히 바라봤다. 그러다가 손에 쥐고 있는 잡지를 그에게 내밀었다. 연애 기초 마스터, 데이트에서 지켜야하는 점, 연애에서 가장 하면 안되는 행동. 남자친구 여자친구 이럴 때 깨진다 등등 아주 표지부터 연애에 대한 이야기가 한가득인 그 잡지를 보여준 아스텔은 다시 두 손을 내렸다.

"...방해가 된 것은 아니야. 애초에 방해 운운할 것 같으면 방에서 조용히 읽어야했으니까 네 탓도 아니고. ...아무튼 보다시피 이 잡지를 좀 읽고 있었어. 조금 이런 쪽으로 공부를 할까 싶어서."

이유는 말할 생각이 없다는 듯, 그는 딱 그 정도에서 말을 끊었다. 허나 눈치가 빠르다고 한다면 짐작할 정도의 여지는 되었다. 문제가 있다면 정작 당사자인 아스텔이 그 부분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지만.

"...그건 그렇고 의외로 태연하네. ...아. 나쁜 의미는 아니야. 단지, 배신자라는 것이 알려졌잖아. ...그래서 의기소침해있지 않을까 싶었거든. ...아무튼 저번 임무는 수고했어."

245 레레시아주 (sgJY2yGtr.)

2022-10-27 (거의 끝나감) 22:17:59

잡지 내용 왤케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현실적이라 웃겨ㅋㅋㅋㅋㅋㅋ

246 ◆afuLSXkau2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2:31:20

정말로 까먹기 좋을 수도 있으나 일단 이 스레의 배경은 근미래니까요! 중세가 아닌걸!!

247 쥬데카 - 아스텔 (Or53k7rai2)

2022-10-27 (거의 끝나감) 22:40:52

"제가 멀쩡히 서 있으니까 괜찮은 거 아닐까 싶습니다. 적어도 망설일 시간 정도는 있는 것 같네요."

만약 그런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면 검이 휘둘러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네 모습을 보고 멈칫했다는 것부터 반사적인 행동에서는 어느정도 벗어났다는 거겠지. 적인지 아군인지 파악하고 나서야 휘두르는 검은 기습에 반응하는 거라기엔 너무 느렸다. 그냥 일종의 트라우마 반응 같은 거겠지.

"흐응... 그렇구나. 그래서, 좀 진전은 있으십니까?"

혼자서 공부하는 걸로 가능한가 생각하면서, 그가 보여준 잡지를 한번 스윽 훑어보았다. 연애라. 너도 그다지 연애다운 걸 해보지는 못했고 그가 지금 연애에 대한 지식이 간절한지를 확실히 알 수는 없었으니 주제넘게 나서지는 않기로 했다. 일단은 최소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거나... 아니면 그래, 연애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살펴보는 것 같았으니...

"...아, 그렇죠. 다들 아셨으니까... 뭐 아직까지는 아무도 그런 부분을 이야기하진 않으시더군요. 아니지, 요전에 레시와 이야기를 좀 했는데, 비슷한 물음을 들었습니다. 그때도 똑같은 대답을 했던 것 같긴 합니다만."

의기소침해있지 않을까 싶었다는 그의 말에 너는 옅게 웃었다.

"오히려 홀가분합니다, 불분명한 사실에 기인한 의심보다 확실한 증거로 구축된 관계가 더 확실하니까요. 그리고... 적어도 가디언즈가 완전무결한 집단은 아니구나, 하는 데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희망적인 관측도 해볼 수 있으니, 나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248 아스텔 - 쥬데카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2:55:37

"...아직. 솔직히 말하자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많아서. ...이를테면 데이트 장소로는 시끌벅적한 장소보다는 좀 더 차분하고 조용하면서도 둘만이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장소가 더 좋다는 말도 있는데 시끌벅적하고 활발한 장소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잖아. 그런 이들에겐 그다지 좋지 않은 장소 아니야? 이거?"

물론 일반론적이라거나 통계적인 것으로 분석한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너무 확신적으로 쓰는 것은 조금 애매하지 않나 생각을 하면서 아스텔은 영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자신이 그냥 트집을 잡는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굳이 거기서 더 아스텔은 뭔가를 말하거나 하진 않았다.

"...딱히 언급할 필요가 없었을테니까. ...내가 묻는 것도 그냥 혹시나 괜찮을까 싶어서 물어본 것이기도 하고. 아무튼 홀가분하다라."

희망적인 관측이라고 이야기를 하나 그것은 따지고 보면 그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을 하며 아스텔은 옆에 앉으라는 듯이 자신의 옆자리를 톡톡 손으로 두들겼다. 그러다가 손을 다시 원래 위치로 넣으면서 조용히 숨소리를 내다가 그를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확실한 증거로 구축된 관계라던가 희망적인 관측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야. ...너 개인적으로는 괜찮은지 궁금했어. ...현 상황도, 다른 이들에 대한 것도 아니고 오로지 너 개인으로서 말이야. ...어떻게 보면 숨기고 싶었던 것일수도 있잖아."

두 눈을 깜빡이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한 후, 아스텔은 다시 앞을 바라봤다. 이어 주머니에서 오렌지 사탕을 꺼낸 후 입에 쏙 집어넣으면서 오도독, 오도독 천천히 씹었다.

"...제 7위. 레이버였나. ...그 애를 데리고 오지 못했다는 것도 포함해서 걱정이 되었거든."

249 Ishmael (MeD6/ai9IE)

2022-10-27 (거의 끝나감) 23:06:54

슬럼은 서로의 삶을 살아가기도 버거운 곳이었다. 인심이라곤 U.P.G가 세븐스에게 베푸는 호의만큼이나 없었으며 그나마 호의를 베풀어도 누군가 자신이 죽기 전에 조금이나마 선행을 베풀어 지옥에서 감형 받기를 바라는 행위에 가까웠다. 그런 각박한 곳에서 시비가 붙어 싸움이 나는 건 흔한 일이었다. 쳐다보는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부터 크게는 영역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까지. 이스마엘도 슬럼에서 각종 싸움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무진 노력하고는 했다. 하지만 재수에 옴 붙는 날은 있기 마련이었다. 그래, 운수가 좋지 않은 날이었다. 슬럼의 늙은이들이 입을 모아 끔찍하다고 말하던 미친 곰 윌리를 필두로 활동하는 매매업자 중 하나를 마주친 것이다.

처음에는 이곳의 비능력자로 착각했는지 영역 다툼을 피해 뒷골목에 숨어있던 이스마엘에게 호의적으로 대했으나, 매매업자는 이스마엘이 세븐스인 걸 알아챈 뒤로는 태도를 손바닥 뒤집듯 바꿨다. 혹은 처음부터 세븐스인 걸 알아채고 환심을 사 방심을 시키기 위함이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는 이스마엘을 적당한 값에 넘기기 위했던 것인지 공격을 감행했고, 이스마엘은 순식간에 내지른 칼에 목부터 시작해 가슴을 가로지르는 큰 부상을 입었다. 목부터 시작해 타오르는 듯 끔찍한 고통이 느껴졌을 때, 이스마엘은 싸움을 넘어 사투를 벌여야 함을 깨달았다. 그는 이스마엘이 죽어서라도 그 가죽을 벗겨 팔아치울 사람임이 틀림없었다. 총을 막아내고, 매매업자를 밀쳐내던 이스마엘은 수세에 몰리고 절체절명의 순간을 마주했다.

이대로라면 죽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던 이스마엘의 시야에 벽돌이 잡혔다. 그리고 둔탁한 소리가 한 번 나더니, 상황은 역전됐다. 둔탁한 소리가 이어지다 멈췄다. 바닥에는 피가 스몄고 매매업자는 대자로 뻗어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스마엘은 매매업자의 배를 깔고 앉아 피로 범벅 진 벽돌을 양손으로 기도하듯 모아 쥔 그 모습 그대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파악하기가 무섭게 눈물이 흘렀다. 목과 가슴에서는 여전히 피가 흐르고,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는데 눈만큼은 서슬 퍼렇게 빛나고 있었다.

"미안해요, 나는, 나는 살고 싶어서, 미안해요……."

이스마엘은 부들부들 떨더니 기어이 울음을 터뜨렸다. 사람을 때렸다. 때리기만 한 게 아니다. 살고 싶어서 그 사람을 해쳐버렸다. 먼발치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남성이 조심스럽게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얘."

이스마엘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고개를 뒤로 돌렸다. 은색 머리를 가볍게 그러쥐어 모아 묶은 남성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이스마엘을 쳐다보더니 입을 벌렸다.

"상처가 깊어 보이는데, 괜찮니?"
"누, 누구……."
"지나가던 슬럼의 늙은이."

이스마엘이 경계하는 기색을 보이자 남성은 어깨를 한 번 으쓱이더니 잔뜩 긴장해 딱딱해진 손에 쥔 벽돌을 부드럽게 떼어주고, 이스마엘을 시체 위에서 내려올 수 있게 도왔다. 벽 근처에 기대 앉게끔 도운 남성은 이스마엘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였다.

"의사를 부르기 전에 한 가지 묻자꾸나. 보아하니 사람을 죽인 건 처음인 것 같은데, 맞니?"

이스마엘은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다. 남성은 안타깝다는 듯 눈썹을 휘어내며 고개를 저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구나. 짧게 되묻자 이스마엘은 겨우내 고개를 끄덕였다. 남성은 사투로 너덜너덜해진 이스마엘의 옷과 드러난 상처를 흘끔 바라보더니 자신이 입은 외투를 벗어 상처 부근에 꽉 동여맸다.

"하지만 인정해야 한단다. 앞으로 이런 일이 많을 테니까. 너, 세븐스지?"

이스마엘이 흠칫 놀라며 신경을 곤두세우자 남성은 놀라지 말라는 듯, 한 손을 들며 설레설레 흔들었다. "괜찮아. 나는 세븐스에게 제법 호의적이거든. 그러니 이 슬럼에 짱박혀있지." 이스마엘은 노이즈 너머에서 불신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일단은 친절의 값을 하기로 마음먹었는지 얌전히 남성이 자신의 손을 옮겨준 곳을 꾹 눌러 지혈에 집중했다.

"제게, 제게 왜 이렇게 잘 해주세요……? 세븐스에게 호의적이라 해도 사람을 죽였는데……."
"글쎄,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좋은 말부터 하자꾸나. 너는 살아남고자 선택한 거잖니?"

이스마엘은 지혈하던 손에 괜히 힘을 더 주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는지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아마 네가 당해줬더라면 죽었을 거야. 너는 살아남고자 선택했고, 어쩔 수 없었잖니."
"……그렇지만.."
"그거 아니? 이곳을 관리하던 가디언즈도 한때 이곳을 주름 잡던 인신매매 카르텔 나부랭이가 세븐스를 데려가도 묵인해 줬단다.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기 때문이지. 자칫하면 슬럼의 모든 사람이 죽을 지도 모르고, 아무리 가치 없는 사람들이 모였다고 해도 그 삶을 유지하도록 하는 게 가디언즈의 임무니까. 듣자 하니 반역죄로 죽었다던데……. 그것도 결국 그의 선택이겠지. 반역자의 임무에서 가장 나은 선택을 했을 테지. 원래 그런 법이란다."

그렇기에 인생의 갈림길에서 보다 나은 선택지를 선택하는 수밖에 없지. 남성은 어깨를 토닥이며 노이즈 너머의 이스마엘을 꿰뚫어보듯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모든 것에는 빛도 있고 그림자도 있기 마련이란다, 꼬마야."
"……그럼 나쁜 말은 뭔가요?"
"글쎄. 얼굴을 보여줄 수 있겠니? 서로 신뢰를 해야 할 수 있는 말이거든."

이스마엘은 머뭇거리다 지혈하던 손을 겨우 들어 손목을 더듬었다. 눈이 마주친 남성은 잠깐 눈동자를 둥글게 뜨더니, 이내 깔깔 웃었다.

"똑 닮았네."
"무슨, 뜻이에요?"
"글쎄, 너는 누군가를 증오하면 그 사람의 끝을 보며 그 과정을 즐길 사람일 것 같다는 뜻이란다. 너는 그런 네 성정을 잘 다루지 못하는 것 같고 말이지."

이스마엘은 입을 다물었다. 남성은 이스마엘의 어깨를 톡톡 두드려주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만약 네 본성이 추악하다 생각이 들 때면, 그 사람들을 사랑하려 해보려무나. 그러면 조금 달라질지도 모르지."
"……."
"저런, 정신을 잃었네. 이만큼 피를 흘렸으니 당연한 건가?"

저 멀리서 백의를 입은 여성이 가방을 들고 헐레벌떡 뛰어오자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뒤로 돌며 손을 흔들었다.

"잘 치료해 주고 옷도 주도록 하렴. 아니면 너도 폐하 앞으로 끌고 가는 수가 있어. 션! 거기 구석에 짱박힌 거 다 알아. 안식에 연락해서 '개' 데려오라고 해. 냄새 기가 막히게 잘 맡는 애로."
남성은 발코니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도시 개발의 마무리 단계에서 모종의 이유로 중단이 되어버린 외곽 구역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지만 이렇다 할 것은 없었다. 한편에 쌓인 폐자재, 뼈대만 선 건물, 불 들어오지 않는 대형 스크린, 신소재 보도블록이 깔린 길, 그런 길가에 덩그러니 놓인 구형 안드로이드. 아무것도 없고 황량한 장소에서 잘도 살았다며 중얼거리며 뒤를 돌았다. 사용감이라곤 하나도 없어 보이며 실용적이지 못한 소파, 갑작스러운 가디언즈의 난입에 스크린이 깨져버린 신소재 플라스틱 스크린……. 아마 헬무트는 자신이 발을 딛고 있는 이 부근에서 죽었을 것이다.

"당신 그래도 건물 갖고 싶다는 뜻은 이뤘네? 거기다 어떻게 보면 이 유령 도시도 당신 거잖아. 당신 보기보다 잘 살았구나? 질투 나기도 하네!"

남성, 가란은 허공에 대고 일장연설을 이어갔다.

"뭐, 아무튼. 나 왔어, 헬리. 시체라도 있으면 가져가서 적당히 박제나 해두고 당신 딸한테 선물할까 했는데 시체도 남겨두질 않았네, 잔인한 녀석들. 이런 새끼들이랑 일하는 나도 잔인하긴 마찬가진데, 뭐 어때. 안 보는 곳에선 나라 욕도 한다는데."

그런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다른 남성은 부산스럽게 눈을 굴렸다가, 소파 구석에 놓인 낡은 인형을 보고 시선을 고정했다.

"맞다, 당신 딸도 보고 오는 길이야. 모르는 사람 경계도 할 줄 알고 야무지게 잘 키워뒀더라? 그렇지만 내가 손 좀 댔어, 양해 부탁해. 대가리 나자빠진 깡패 새끼가 할 줄 아는 게 뭐가 있겠어, 나쁜 짓밖에 못하지. 그래도 너무 걱정하진 마. 당신이 생각하는 건 아니야."

가란은 핏자국조차 남지 않은 바닥을 내려다봤다.

"헬리, 아마.. 네 딸은 당신과 같이 위험에 많이 노출된다면, 그리고 이 세계의 실상을 본다면 누구보다 빨리 무뎌지고 말 거야. 내 착각이 아니었으면 했는데 눈 보니까 바로 알겠더라. 당신을 똑 닮았어. 그렇지만 그 아이에겐 당신처럼 철 같은 면모는 거의 없어 보이더라고. 그래서.. 비뚤어지기 전에 손 좀 썼어. 언제까지 이게 유지 될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사람을 사랑하라 해뒀으니 그만큼 사랑하고 다니겠지! 원래부터 사랑하는 것 같긴 하던데. 난 모르는 일이고, 무책임한 발언이 이어지더니 가란이 손을 까딱였다.

"션."
"ㄴ, 네?"
"줘."

션이라 불린 남성은 품에 소중하게 안고 있던 술병을 건넸다. 가란은 술을 구석에 고이 모셔두었다. 값비싼 술은 헬무트가 생전에 유일하게 가란에게서 받은 뇌물이었다. "네가 좋아하는 거 가져왔어."

"헬리, 나는 세븐스도, 비능력자도, U.P.G도 다 싫어하지만 이 일을 하는 이유가 하나 있어. 당신도 알다시피 내 삶이 즐거워서지. 그리고 네 딸에게서 가능성을 봤어. 네 딸은 환경이 준비됐더라면 폐하보다 더 훌륭한 집행인이 됐을 테고, 가디언즈에 들어갔더라면 승진에 승진을 거듭했을 테지. 워낙에 쉽게 물들 수 있는 아이니까."

이내 가란은 품에서 명함을 꺼내더니 술병 밑에 끼워두었다.

"그래서 나는 가능성을 믿어보려 해. 그 아이가 일을 끝마치고 돌아와서 나의 뒤를 이을 제안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새 삶을 살아갈지. 나는 감이 좋은 편이라서.. 네 딸이 이곳에 돌아올 것이라 믿고 있거든. 어리석은 반동분자가 살아 돌아오는 건 드물겠지만 어째 그런 느낌이 있거든. 만약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내가 양녀로 거둬서 키울 테니까. 아, 내 자식은 어쩌고? 글쎄."

가란이 일어서며 보지도 않고 입을 벌렸다. "션, 여기 죽은 사람 시체를 대신할 게 아니면 앞으로 내 앞에서 잘난 머리 굴리는 소리 안 내는 게 좋을 거야. 눈치는 챙겨야지." 션은 뻣뻣한 모습 그대로 가란을 쳐다봤지만 가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션은 겨우 눈을 굴려 자신의 주머니에 남몰래 숨겨놓은 황제의 비늘이 있을 곳을 흘끔 쳐다봤다. 가란은 고개를 돌렸다.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도시를 보며 재밌다는 듯 웃음 섞인 한숨을 뱉었다.

"헬리, 나도 알아, 영원불멸한 건 없다는 거……. 그래서 늙는 게 즐겁지 않은 거야. 실감할 수 있으니까."

발코니 너머, 배터리가 다 돼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선 채 녹슬어버린 안드로이드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250 이스마엘주 (MeD6/ai9IE)

2022-10-27 (거의 끝나감) 23:07:09

마참내 다 작성했다 ㅇ<-<

251 쥬데카 - 아스텔 (Or53k7rai2)

2022-10-27 (거의 끝나감) 23:10:58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렇겠네요. 굳이 따지자면 이미 말씀하셨지만 둘이 온전히 같이 있을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늘릴 수 있는 장소가 대부분 그런 장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끌벅적한 장소를 좋아하는 사람도 물론 있을 테니... 가장 좋은 건 직접 물어보는 거겠죠."

말하지 않아도 안다. 이런 건 불가능하다고 넌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당장 아스텔이 어떤 상황일까를 짐작할 수는 있었지만 그거야 짐작이고 추리일 뿐 사실이 확인되기 전까진 아는 게 아니잖은가. 사실이 네 추리와 들어맞았을 때에야 비로소 내가 생각한 게 맞았구나 하는 것이니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이야기였다. 어쨌건 취향이니 뭐니, 확실하게 알아채기 위해서는 직접 물어보는게 제일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말한 넌, 가디언즈임을 밝힌 뒤의 심정을 들은 그가 옆의 빈 자리를 톡톡 두드리자 옆에 앉으라는 건가 생각하며 걸터앉는다.

"아, 그쪽 이야기였군요. 언제나 상반된 생각 사이에서 고민했습니다. 계속해서 숨기고 살아갈 수 있다면 숨기고 싶다. 그렇지만 그걸로 충분할까? 라는 생각이었죠. 배신자라는 걸 밝히기 전까지는 계속 고민해 왔습니다만 지금은 아닙니다. 전 제 과거를 밝히기로 결정했고, 이젠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 없는 상황이죠. 생중계됐다는 가정 하에 제 얼굴을 아예 모르던 사람들까지도 제가 배신자라는 걸 알게 됐을 겁니다."

이젠 제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비관하여 목숨을 끊는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면 말입니다.
심각할 수 있는 말을 덧붙이곤 전혀 그럴 리 없다는 듯 웃으며 사탕이 담긴 바구니를 내려다보던 너는 말을 덧붙였다.

"오히려 이젠 물러설 수 없게 됐으니까요. 배신자인 제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혁명이 성공해야만 합니다, 제가 있을 곳은 여기 외엔 더 이상 없기도 하고."

레이버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오니. 사탕을 보던 네 시선이 아스텔에게 잠시 향했다가 머리 위로 떠오른 달을 보려는 듯 올랐다.

"제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섰더라면 어땠을까. 좀 더 빨리 마음을 정했으면 어땠을까 같은 생각은 들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 때의 저는 그녀를 데려올 수 있을 만한 수준도, 마음가짐도 아니었던 거겠죠."

뭐어... 데려오게 됐다고 해도 뭐가 어떻게 됐을지는 모르는 일이니까요.
지금 눈 앞에 벌어진 일을 최선이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며 너는 작게 웃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버텨낼 수 있을리가 없으니까.

252 ◆afuLSXkau2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3:11:49

아니.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안된다! 이눔아! 우리 이스마엘에게 무슨 길을 걷게 하려는게야!! 8ㅁ8

253 쥬데카주 (Or53k7rai2)

2022-10-27 (거의 끝나감) 23:13:44

아무래도 에델바이저가 출동해서 이셔를 에델바이저에 스카우트해야 할 것 같아요!(??)

254 레레시아주 (sgJY2yGtr.)

2022-10-27 (거의 끝나감) 23:18:32

오호라.... 저게 저렇게 이어지는구나. 음음. 딱 중간에 빠졌던 퍼즐이 끼워진 느낌이네. 그리고 가란의 혼잣말 엄청 쓸쓸하고 애잔하다...

255 아스텔 - 쥬데카 (kP6XI/KZA2)

2022-10-27 (거의 끝나감) 23:18:40

"...굳이 말하자면 살아갈 수 있는 곳은 있어. ...정확한 위치는 나도 잘 모르지만 가디언즈의 배신자들이 모여서 사는 마을도 있다는 것 같으니까. ...대장에게 그곳으로 가고 싶다고 한다면 아마 데려다줄지도 몰라. ...물론 넌 안 가려고 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추측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그가 저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갈 수 있다고 쳐도 안 가려고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아스텔은 사탕을 마저 오도독 씹은 후, 산산조각난 파편들을 목구멍 속으로 꿀꺽 삼켰다. 상큼한 사탕의 끈적함이 달콤하다고 느끼면서 아스텔은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수준도 마음가짐도 충분했을거야. ...하지만 세상사 모든 것이 자기가 원하는대로 흘러가진 않는 법이야. ...혹여나 마음에 담고 있다면 잊어버리라고 말하고 싶어. ...아무리 생각해도 이미 지나간 일은 돌이킬 수 없으니까. ...내가 살고자 피를 흘리게 한 이들이 다시는 살아 돌아올 수 없는 것처럼."

이내 아스텔은 두 손을 가만히 바라봤다. 자신의 옛 이야기 역시 에델바이스 제 0 특수부대에게는 다 퍼진 상황이었다. 물론 정말로 자세하게 말한 이는 레레시아 정도였지만 대략적인 개요는 틀림없이 쥬데카도 알고 있지 않겠는가. 아무튼 그는 괜히 두 손을 탈탈 털어내는 시늉을 하면서 두 손을 주머니 속에 쏙 집어넣었다.

"...그리고 기회는 또 올 거야. ...나도 들은거지만 레이버를 죽이진 않고 데려갔다고 했잖아. ...언젠간 또 만날거야. 데려갔다는 것은 또 어떻게든 사용하겠다는 것이니까. ...물론 그때 만난 레이버가 네가 아는 레이버라고는 장담할 수 없지만... 그래도 기회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닐 거 아니야."

물론 그때 가서 죽여버린다고 해도 자신은 별 말을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아스텔은 주머니에 넣은 손을 뺀 후에 살며시 바람을 일으켜 자신의 이마를 식혔다.

"...하지만 왜 그 녀석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생각하는거지? ...특별히 알고 지낸 사이였어? 그건 아니었을 것 같은데."

256 이스마엘주 (MeD6/ai9IE)

2022-10-27 (거의 끝나감) 23:33:19

후후 열심히 써준 글 반응해줘서 고마워... 그렇지~ 이셔는 지금부터 다시 서사를 써가는 느낌이지~~~~ 0.< 가란씨는 유일한 친구가 없어서 이제 셜록이야.... 친구가 헬무트밖에 없었거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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