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푸른 머리가 나타났다. 저 여자가 가디네스의 오야봉 중 한 명인가? 잭은 안개를 서서히 흘리며 생각했다.
움직이면 다 죽인다니, 전멸이라드니, 희망을 박살내겠다니....이상하네? 가디네스는 적어도 지들이 정의라고 하지 않았던가? 뭐야 이거? 이미지는 버릴 생각인가?
뭐, 사실 저 푸른 머리가 하는 소리는 개소리로 들리겠지만, 그쪽도 마찬가지 겠지. 그래서 괜한 말싸움은 필요없다고 잭은 생각했다. 마치 하명은 양자역학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은 소세지에 피자 두개를 끼어 넣고 열무 김치를 같이 토핑하면 더 맛있어질까, 라고 하는 것 처럼. 그런데 열무 김치가 뭘까? 뭔가 쌀밥에다 게라 후라이에다 먹으면 맛잇을거 같다.
일단은 그레이 월에 물리력을 더해 보리고 했다. 뚫리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벌수 있을 정도로. 그리고 판을 짠다. 서서히, 눈치채지 못하도록, 안개를 넒게 흘렸다. 여기서는 작은 몸집이 도움이 되고 동료들이 시선을 끌어준다. 아이들을 감싸고 있는 그레이 월을 단단한 구의 형태로 엮는다. 아이들을 구속하고 있는것에도, 발빝에도, 안개를 엮어 놓아 여차하면 통째로 들어올려 빼돌릴 준비를 한다. 물론 팀들 중 누군가가 구해내려 한다면 한정해서 풀겠다.
......... 그럼 일단은, 어그로를 끄는 존재는 많으면 좋은건가?
"나는 딸기맛 아이스크림이다아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337 >>342 엗... 그건 어... 일단 아이들을 풀어주거나, 레이버로부터 떨어트릴 수만 있어도 선방하는 거라곤 생각하는데...으으으으으음 분수대에서 물이 나오는 부분을 막아버린다든가? 아이들에게 향할 공격을 한번이라도 막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은데요..ㅠㅠ죄송해요 머리가 잘 안굴러갑니다...
물이었구나. 다행히 레레시아가 미리 파악한 덕에 기습을 당하는 건 면했다. 너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뒤로 물러선 너는 모습을 드러낸 레이버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움직일 수... 없다.
"...레이버, 대체 왜 이러는 겁니까."
그렇게도 분했습니까? 눈 앞에서 '배신자'를 놓친 게? 아니면....
"설마, 그 때 일로 질책이라도 받았습니까?"
움직일 수 없다. 저 말이 허세가 아님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모조 보검을 지닌 자신을 비롯한 특수부대원들도 정신을 끝까지 몰아넣으며 싸우지 않으면 목숨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대가 보검을 지닌 저 간부들 중 하나. 아무런 방어 수단도 지니지 않은 아이들이 그들을 향한 공격에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너는 입술을 깨물었다. 얼굴을 가렸던 헬멧이 사라지고 평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입을 꾹 다문 너는 레이버의 눈을 마주보려고 했다. 그쪽에서 마주볼지는 모르겠지만.
"하고 싶은 건... 전부 죽여버리는 거겠지요? 어떤 저항도 하지 못하는 상태로, 사냥 같은 게 하고 싶은 게 아니군요. 그냥... 사료를 급여받는 것처럼, 손발이 묶인 양을 잡아먹고 싶은 이리다... 그 말입니까."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런 일이 필요하겠죠, 우리는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들인 모양이군요."
네가 당장 할 수 있는 건... 혹여나 가해질 공격이 있지는 않을까 주의를 기울이는 것 뿐이다.
드론은 파괴되지 않고 처형인이 된 세븐스들은 검을 내리지 않는다. 그 중 하나가 소리를 질렀다. 처절한 절규였다.
그래. 어쩔 수 없겠지. 어쩔 수 없다. 세븐스는 세상의 악이며 죄이니까. 그저 세븐스이기 때문에. 그렇게 태어났을 뿐이기에.
그러나 감상에 빠질 시간은 길지 못 했다. 그녀의 외침 이후에 루시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분수대로부터 물이 솟구쳤다. 예감이 맞았다. 레이버! 그녀는 뻗어오는 물의 날을 깃대로 막으며 뒤로 물러났다. 그대로 경계를 하며 분수대를 바라보자 아니나다를까 레이버가 그 가운데에서 등장했다. 정확히 아이들과 특수부대를 가로막고 선 레이버를 보며 그녀는 쓴웃음을 지었다.
"넌 참 여전하다. 미안하지만 죽으러 온 건 아니라서 말야. 그렇다고 손 놓고 보기만 하지도 않을거고."
그렇지만 움직이지 않고 뭘 하는 건 쉽지 않다. 무시하고 움직이기엔 레이버의 기세가 심상치 않고. 이를 어쩐다. 레레시아는 깃대를 치켜든 채 고민했다. 신중하게, 그러나 너무 길지 않게.
"너. 움직이지 말랬지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는 안 했다?"
네 입으로 말했으면 그건 지켜야겠지? 궤변을 읊으며 그녀는 씨익 웃었다. 단지 그 뿐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발 밑에는 어느새 투명한 독액이 흘러나와 있었고 그 독액은 순식간에 새빨갛게 물들었다. 그리고 독액은 일제히 그녀의 분신으로 모습을 탈바꿈해 레이버에게 달려들었다. 그저 독액일 뿐인 분신들이었지만 어쩐지 웃음소리가 퍼지는 듯 했다. 열 개체 남짓의 분신들은 레이버를 감싸고 이내 터지며 레이버를 독으로 집어삼키려 했을 것이다.
"이걸로 레이버의 눈을 가릴 동안 아이들을 구출해! 가능한 빨리!"
그리고 동시에 모두에게 통신을 넣는다. 보통 타격이 아니니 적어도 그 틈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며.
저격총으로 드론을 저격했지만 드론의 몸에 전자망 베리어가 발동했다. 총알은 모두 튕겨지는 것을 보니 그것은 절대 보통 드론이 아니었다. 드론은 모든 전투 하나하나를 촬영하고 있었다.
"우리 대장님, 진짜 보살이라니까?"
정말로 일반인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지 회의감마저 들때 쯤 분수대의 물줄기가 하늘로 솟구쳐 칼날이 되어 날아왔다. 아공간으로 간신히 공격을 피하긴 했지만 이 세븐스 능력 분명 그녀석이다.
이내 분수대 속에서 하늘 높게 누군가가 솟구쳤다. 심해의 공주 레이버다. 공주라는 상냥할 것 같은 이명과는 다르게 실상은 우르슬라 같은 마녀와 같다. 한명이라도 수상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아이들을 모두 죽이겠다는 선언. 그리고 그녀는 이것을 할 수 있었다. 레이버를 두려워하는 처형인들은 덜덜 떨며 두려워하고 있었다. 공포로 인해 정상적인 사고가 안되는 것 같았다. 만약 그녀가 아니었다면 자신도 그들과 다를 바 없었겠지.
"내 다른 동료들도 다들 보살이야. 정말"
머리의 지끈거림은 점점 심해져 최악의 적이 앞에 있다는 것을 신경쓰지 않고 관자놀이를 꾹꾹 눌러 지압했다.
"이놈이랑 사이 안 좋아서 쓰기 싫었는 데.."
- 이차원의 틈에 서식하는 굶주린 짐승이여 - 네 적과 그의 모든 것을 먹어치워라 - 지상의 그 누가 네놈과 겨루랴.
레비아탄 Leviathan
하늘에서 거대한 짐승의 입이 나타나 아이들을 삼켜버리려고 했다. 선우는 재빨리 짐승의 목구멍에 아공간을 생성해 아이들이 짐승이 밥이 되는 것을 막고자 했다.
제대로 방송할 작정인 듯싶다. 이스마엘은 드론이 절대 움직이지 않을 것을 깨달았다. 레이버가 나타나자 이스마엘은 몸을 가볍게 떨었다. 여기서 전멸, 희망을 짓밟는 일. 이 모든 것이 계획된 것이라면 어떻게 계획할 수 있었을까? 아이들을 처형하겠다 으름장을 놓지만 정보는 어디까지 있을까? 이스마엘이 눈을 굴렸다. 노이즈 너머로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무언가 생각하는 것 같다. 가령 저 사람들이 어느정도 정보를 안다면, 지금 상황에서 노릴 사람이 잘못 되었다는 것도.
"아니오, 희망은 존재합니다."
이스마엘은 움직이지 않아도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데.
"짓밟아도 불씨는 살아나고 혁명의 불꽃이 타오르는 건 자명한 역사니까요."
보이지 않는 힘이 삽시간에 움직였다. 레이버의 다리를 붙잡고 삽시간에 공중에 거꾸로 띄워 매달기 위함이다. 이스마엘이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치사? 전투에 치사는 없어. ...정정당당한 싸움이 존재할리가 없잖아? 모든 것은 이 세상을 지키기 위해서. 그것만이 전부야."
"쫄아? ...정의는 이 세상의 규칙을 그대로 따르고 지켜내는 것. 이 세상의 규율을 지키는 것. 그것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정의. 정면으로? 왜 그래야만 하지?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의 규율, 그리고 규칙을 지키는 거야. ...그렇지 못한 이들이 살아있을 가치는 없어. 배신자도, 탈주자도 모두 마찬가지야."
"...내 임무는 배신자를 처단하는 것. ...질책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어. 나는 이 세상의 규율을, 규칙을 지키는 가디언즈니까. 그러니까 내 임무인 배신자를 처단하고 없애는 것 뿐이야. 그 외의 이유 따윈 없어!"
쥬데카의 말에 특히 조금 더 반응을 하긴 했으나 그럼에도 레이버는 덤덤하게 그 말들에 대답을 이었다. 이내 잭이 어그로를 끌려고 하는 모습에 레이버의 눈빛이 살짝 날카롭게 반짝였다. 뒤이어 안개가 살며시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포착하며 레이버는 고개를 옆으로 홱 돌렸다. 만약 그 상태였다면 아마 아이들은 죽었을 것이다. 하나도 빠짐없이.
한편 그 순간, 레레시아가 자신의 분신을 만들어서 레이버를 감싸려고 했으나 이내 레이버는 가볍게 빠져나왔고, 선우의 스페셜 스킬이 발동하자 품 안에서 보검을 꺼냈다. 그 상태로 그녀는 보검을 휘둘렀고 동시에 분수대의 물줄기가 분출하며 단번에 아이들을 흽쓸어버리듯 옆으로 밀어버렸다. 즉 선우의 스페셜 스킬은 빗나간 것이었다. 한편 그 순간 이스마엘의 세븐스가 레이버의 다리를 붙잡자 레이버는 작게 혀를 찼다. 크게 문제는 없었으나 붙잡힌 감각이 좋지 않은 것이었다.
"...죽여. 모두."
이내 그녀는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분수대의 물줄기는 단번에 제 0 특수부대원들을 흽쓸어버리려고 하는듯, 거칠게 몰아치기 시작했다. 접근하는 것도 다가가는 것도 힘든 순간. 처형인은 쭈뻣거리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없는 와중에 다시 한 번 레이버의 말이 들려왔다.
"...죽여. 처형해. ...그것이 정의야. 정의를 어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알고 있겠지?" "...너희들도 배신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적어도 레이버와 아이들의 거리, 그리고 처형인들의 거리는 확실히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물줄기는 제 0 특수부대원들의 움직임을 확실하게 봉쇄하려는 듯, 거칠게 꿈틀거렸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적어도 레이버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린 것은 사실인듯 보였다.
/정말 운 좋게 딱 한 번 남은 기회! 여러분들의 선택은? 12시까지! 일단 늘 그랬듯이 레이버를 직접적으로 노리는 공격은 모두 유효판정이 나지 않아요. 아직 전투는 아니니까요! 물론 아주 잠깐 발목을 잡는 정도는 될 수 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