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642083> [ALL/이능물/건볼트 기반] 붉은 저항의 에델바이스 : 20 :: 1001

맹독의 집행자 ◆afuLSXkau2

2022-10-14 00:34:40 - 2022-10-17 00:17:31

0 맹독의 집행자 ◆afuLSXkau2 (qKxoLi8cfk)

2022-10-14 (불탄다..!) 00:34:40

#이 스레는 푸른 뇌정 건볼트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본작을 몰라도 별 상관은 없습니다. 시트 스레 혹은 위키에 올라온 설정만 잘 확인해주세요.

#배경이 배경인만큼 어느 정도 시리어스한 분위기는 흐르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도록 합시다. 인사는 기본 중의 기본이에요.

#AT필드나 편파가 되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본 스레는 15세 이용가입니다. 그 이상의 선을 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본 스레는 개인 이벤트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요건은 이쪽을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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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은 주말 저녁 7시 30분에서 8시 사이에 시작됩니다. 진행이 없는 날은 없다고 미리 이야기를 하도록 할게요.

#기본적으로 스토리 진행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판정+다이스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예절을 지키도록 합시다.

#그 외의 요소들은 모두 상황극판의 기본 룰을 따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좋은 사실이나 부제는 제목이 긴 관계로 저기에 쓸 수 없어서 0레스 나메에 쓰고 있어요.


위키 주소 - https://bit.ly/3piLMMY

웹박수 주소 - https://bit.ly/3C2PX6S

임시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591068/recent

시트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602090/recent

알아두면 좋은 전투 룰 - situplay>1596603100>330

버스트 - situplay>1596637073>908

155 Ishmael (G5CN5UDgU.)

2022-10-15 (파란날) 16:17:21

우아한 레드 카펫을 밟고, 죽은 세븐스와 전리품으로 만든 예술 작품을 지나면 원형의 투기장이 펼쳐진다. 투기장은 오늘도 만석이다. 비능력자는 고사하고 휴가를 낸 가디언즈와 고위급 손님마저 각자의 자리에서 오늘의 쇼를 관람하기 위해 모였기 때문이다. 자칫 단조롭게 반동분자의 목숨을 앗아가는 사형이라는 행위를, 곧 사형될 세븐스에게 각자 표를 던지고 자신이 배팅하지 않은 사람이 죽을 때까지 싸움을 붙이는 투기 형식으로 바꾸는 비윤리적인 시도는 가란의 인생에서 가장 큰 역작이자, 획기적인 사업 아이디어라 할 수 있었다.

비록 초반에는 세븐스라 할지언정 국민에게 도박을 권유하느냐며 반대의 여론이 있었으나 어차피 양지로 나오지 않고 음지에서만 관람하는 일이라 높으신 분이 못을 박게끔 뒷돈 좀 먹이고, 반대 여론을 주동한 사람 두어 명 정도를 반역으로 꾀해 죽이니 거센 목소리는 쉽게 가라앉았다. 그렇게 피로 이룩되어 학살을 파는 장소에 발을 들일 때마다, 남성은 이따금 심심한 감상에 젖곤 했다. 이 사람들은 이렇게 죽을 걸 알았을까? 아마 몰랐을 것이다. 어쩌면 알고도 각오를 다져 싸워왔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용기를 칭찬해야 할까, 아니면 어리석다고 비웃어야 할까?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일반석이 아닌, 따로 마련된 특수소재 유리 너머에서 경기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VIP석에 도착했을 때도 남성의 감상은 식지 않았다. 고개를 들어 가장 먼저 본 것도 그의 오랜 친구가 아닌 오늘 황제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될 예정인 사람이었다. 제복 차림인 것을 보니 가디언즈 배신자가 틀림없다. 불안한 기색으로 이리저리 자신을 내려다보는 사람들을 훑는 시선이 금방이라도 깨질 것만 같았다. 배신자와 남성의 시선이 마주칠까 싶을 때, 누군가 불쑥 끼어들듯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와서 누굴 보는 거야? 질투 나게."
"그깟 개 짖는 소리를 지껄이려고 날 부른 거면 다시 가도록 하지."
"매정하기도 하지! 그러지 말고 앉아. 당신 하나 때문에 경기가 5분이나 지체됐다고."

흰 정장 위에 화려하게 자수가 놓인 도포를 걸친 은발의 남성, 가란은 옆자리를 손가락 끝으로 툭툭 두들기더니 이내 다른 손으로는 와인잔을 들어 아무렇게나 올렸다. 은은한 미소를 지었지만 어딘가 꺼림칙한 시종 안드로이드가 와인잔을 채우자 남성은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옆자리에 앉았다.

"담배, 피워도 되나?"
"물론 피워도 돼. 시가는 싫어?"
"별로."
"내가 싼 티 나는 입맛 티 내는 거 걱정해서 준비한 건데도?"
"그 안에 뭐가 들었을 줄 알고."
"날 뭘로 보는 거야?"
"인신매매 마약상?"
"세상에, 카르텔 일은 손절한 지 오래거든?"
"무슨 소리. 아직도 윌리가 설치던데."
"나 참, 그건 정당한 상품 물색이고. 됐고, 불 붙이는 거라도 내가 하게 해줘."
"마음대로."

남성이 주머니에서 아무렇게나 구겨진 담뱃갑을 꺼내 두어 번 손목으로 툭툭 털듯 흔들자 별다를 것 없는 궐련 하나가 딸려 나왔다. 궐련을 입에 물었을 적, 가란은 시종 안드로이드가 미리 불을 붙여 준비한 성냥을 조심스럽게 남성의 입가로 가져다 댔다. 시간이 조금 지나 창백한 연기가 입을 타고 일직선으로 뻗어가더니 자연스럽게 흩어졌다.

"자, 접대 해줬으니 본론. 자기, 윌리 앞니가 나갔어. 좀 살살 쳐."
"이제 제대로 된 사형장이 된 이상 사형수는 꾸준히 공급되니 이젠 눈감아줄 이유가 없지 않나? 계속 내 구역에서 설치면 다음엔 앞니로 끝나지 않을 거라 전해."
"음, 그랬다간 걔가 산재니 뭐니 지껄이겠지? 갑자기 살살 치지 말고 죽여주면 더 고마울 것 같네."
"악덕업주 같으니라고."
"카르텔 출신이 다 그렇지 뭐."

사담을 이어가자니 사회자의 경쾌한 안내 멘트가 투기장 내부를 울린다. 오늘의 경기의 주제는 생존. 국가에 대한 충성을 버린 극악무도한 가디언즈 배신자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곳의 사형 집행인, '황제'에게서 10분을 살아남으면 자비를 베풀어 석방 시키고, 살아남지 못하면 주어진 대로 살지 않는다는 선택을 한 죄로 무자비하게 찢겨 죽는 간단한 룰이었다. 친절하게 안내되는 배팅 선택지는 네 가지였다. 배신자가 죽는다, 산다, 황제가 죽는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한다. 넓은 스크린에 떠오른 1분간의 배팅 타이머를 뒤로, 사람들은 각자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자기, 안 눌러?"
"도박 같은 건 안 하는 주의라."
"그럴 줄 알았어. 내가 뒷돈 찌를 때도 극구 돌려줬으니 원."
"그랬지."
"그런데 술은 안 돌려주더라?"

남성은 타이머를 노려보듯 했고, 시간이 지나 결과가 나왔다. 돈을 잃을까 겁이 나거나, 취미가 고약하거나, 오늘만 살기 위한 몇 사람을 제외하고 대다수가 배신자가 죽는다는 선택지를 택했다.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을 뒤로 가란이 만족스럽게 와인을 한 모금 들이켰다. 구석에 작게 뜬 선택지 통계 인원수를 보니 누군가의 죽음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오늘도 짭짤할 예정인 것 같다.

비명소리가 들린다. 경기가 시작되기가 무섭게 벌써 첫 부상이 나왔다. 아무렇게나 쥔 창이 교묘하게 배신자의 팔을 스쳤기 때문이다. 외마디 비명이 터져 나오자 환호성도 같이 터진다. 황제는 봐주는 법이 없고 남을 가지고 노는 것이 특기였으니 당연한 일일 법도 싶지만, 간혹 남성은 가디언즈 하나 정도는 저렇게 순식간에 공격할 수 있는 괴물을 만들어 낸 가란에 대해 꺼림칙함을 치울 수 없었다. 공포에 젖은 숨소리가 생생하게 귓전을 때리자 괜히 기분이 나빠졌는지, 남성은 경기보다 담배에 더 집중하기를 택했다. 가란은 남성을 바라보다 친근하게 어깨 위에 팔을 올리고 몸을 기울였다.

"언제 봐도 감회가 새롭지?"

배신자는 피를 흘리며 도망치고 있었다. 두 번째 부상은 어깨를 향했고, 배신자의 팔을 타고 피가 흘렀다. 세 번째 부상부터는 슬슬 진짜 죽겠구나 싶어 능력을 쓰겠지. 그러면 본게임이 시작될 것이다. 남성은 무표정으로 어깨 위의 팔을 쳐냈다. 와인잔이 흔들려 바닥에 와인 몇 방울이 흩뿌려지듯 튀었다. 방금 터진 세 번째 부상처럼. 가란이 너스레를 떨며 웃었다.

"네 취향을 20년 째 보고있지만 늘 새롭게 엿같군."
"정말이지, 자기도 참. 내 취향으로 누군가 먹고살게 됐으니 받아들여."

가란은 기댔던 팔을 뗐다. 경기에 집중하듯 시선을 유리 벽 너머로 고정하던 자수정 빛 눈이 굴렀다. 20년이라. 무언가 생각하는 듯한 시선이 남성을 훑었다. 한때 높게 올려 묶었으나 지금은 등허리에 아무렇게나 펼쳐둔 흰 머리카락, 왼쪽 눈썹 위를 가로지르는 흉터, 제복 차림이 잘 어울리는 관리된 체형, 굳은살투성이의 손가락엔 피우다 만 담배가 있었다. 세월이 지나 30대 후반이 되었기에 얼굴에 조금씩 주름이 잡히기 시작했으나 가란은 확신했다. 늙더라도 곱게 늙을 것이다. 세상에는 40대부터 미모에 꽃이 피는 사람이 있고, 그의 가장 친한 친구는 그렇게 될 것이 뻔했다. 가란의 시선을 느낀 남성이 눈을 흘긴다. 날카로운 녹색 눈이 매력적이었다.

"왜."
"시간이 많이 지났단 생각이 들어서. 당신과 내가 만난 지 20년이 지났잖아. 언제였지? 열 일곱?"
"지긋지긋하군."
"그만큼 시간이 지났는지, 이젠 당신에게도 세월의 흔적이 보여."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넌 여전하고."

남성이 눈을 흘겼다. 가란이 시선을 마주치고 샐쭉 웃었다. 가란은 20대 초반의 외형을 유지하고 있다. 영원한 젊음을 갖기 위해 스스로에게 개조 수술을 거친 결과다. 그는 60대가 되어도, 80대가 되어도 이 모습으로 살다 죽겠지. 배신자는 혼비백산해 그런 둘의 앞을 도망치듯 지나쳤다. 마치 훌훌 떠나버린 지난날의 시간 같다. 이제 보니 능력을 쓰는지 새하얀 번개가 내리치고 있었다. 멍청하긴, 바닥에 피뢰침이 깔려 있으니 통하지 않을 텐데. 가란은 고개를 돌려 그 모습을 감흥 없는 시선으로 쳐다봤다.

"늙는 건 즐겁지 않아. 세월이 흐르면 역사도 변하잖아."
"그래서 과거에 스스로를 가뒀나?"
"가뒀다니. 나는 변하지 않는 역사 속에서 살고 싶을 뿐이야. 영원한 권세, 마르지 않는 돈, 평생 충족될 즐거움과 나를 향한 애정.. 헬무트, 그때 우리 참 좋았잖아."
"뭐가?"
"신참이던 당신의 주머니에 몰래 들어가던 돈, 뿌리치던 손길, 나날이 높아지는 나의 명성, 술을 대접해도 서로 앙숙처럼 마주하더니 술김에 불꽃도 튀어보고. 난 참 좋았는데."
"난 별로였어." 헬무트는 재떨이에 담뱃재를 털었다. "끔찍했지."
"응, 그렇겠네. 당신 우는 꼴을 보던 건 그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으니까."

헬무트라 불린 남성이 잠깐 가란을 쏘아보더니 배신자를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온몸이 피 칠갑이다. 황제는 여유롭게 피 묻은 창을 털어 보이며 허공을 걷고 있다. 곧 죽을 것 같은 모습으로 끝까지 반항하며 누군가에게 도망치는 모습이 처절했다. 시선을 왼쪽 위로 던지자 타이머가 보였다. 벌써 이렇게 됐나. 앞으로 5분만 더 버티면 세븐스는 자유가 될 것이다. 그 안에 과다출혈로 죽거나, 지금 여유롭게 걸어오는 저 조그마한 황제의 손에 죽거나. 둘 중 하나겠지만. 과연 이 순간이 오도록 만든 과거가 좋았던 순간일까? 아닐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아마 평생 아닐 것이다. 곱씹어 보던 헬무트를 뒤로하고 가란이 나지막이 입을 벌렸다.

"하지만 딱 그때까지만 좋았어."
"무슨 뜻이지?"

가란은 와인잔을 집어던졌다. 붉은 피처럼 튄 와인을 뒤로 투기장 바닥에도 피가 스몄다. 비명소리가 끔찍하다.

"너무 많은 것이 변해간다고."

가란의 얼굴에는 표정이 없었다. 안드로이드처럼 섬뜩한 표정을 지은 가란이 중얼거리자 헬무트는 표정을 구겼다. 헬무트는 재떨이에 아무렇게나 비벼 끈 담배를 이어 새 궐련을 입에 물고 고개를 까딱였다. 더 얘기해도 좋다는 듯.

"당신, 자식이나 후계자 계획은 있어?"
"갑자기 후계자 얘기는 왜 하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말했잖아. 세월이 흐르면 역사가 변한다고. 이제 후대에게 물려줄 시간이 되어간다는 뜻이야. 다시 묻도록 하지. 자식이나, 후계자를 만들 계획은 있어?"
"아니."
"난 있어. 내 투기장을 변함없이 물려줄 존재가 있다고. 영원불멸의 의지를 잇겠지."
"하고 싶은 말이 뭐지?"
"며칠 전에 세븐스 어린애를 바로 처형하지 못해서 곤욕을 치렀다는 소식이 여기까지 들어왔어. 그 미친개 헬무트 케르스트너가."

자수정 색 눈이 점차 가늘어지자 헬무트는 대답 대신 담배에 불을 붙였다. 싸구려 라이터가 불을 피워 담배의 끝에 새로운 삶을 불어넣었다.

"당신이 만약 숨겨둔 자식이나 후계자가 있었더라면, 나는 그러려니 하고 사태를 묵인했을 거야. 이미 똑같은 의지를 이을 사람이 있어 그 의무를 놓을 수 있을 테니. 그렇지만 당신,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달라지면 주변에서 당신을 곱게 볼 수 있을 거라 봐?"

그의 친구, 가란은 감이 좋았으며 머리 또한 명석했다. 그 감과 지능 하나로 투기장을 이곳까지 끌고 온 사람이었으니, 아마 지금 상황이 단순한 세월의 흐름을 탓하는 것은 아닐 테다.

"물려줄 사람이 없다면 정신이라도 똑바로 차려. 당신은 세월의 흐름에 맞춰 변할 수 없는 위치에 있어. 우리 같은 사람은 둘 중 하나야. 저기 저 새끼처럼 처참하게 죽거나, 죽여서 위로 올라가거나."
"정에 기인해서 얘기하는 건가?"
"아니, 당신을 사랑했지만 지금은 아니야. 나는 내 후계자를 자식처럼 아끼거든. 내 사랑은 한곳에만 집중하는 타입인 거 알잖아."
"화났나?"
"글쎄다."

가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표정을 보니 달리 화난 것 같지는 않다. 대신 충분한 대답을 들었다는 듯싶었다. 헬무트는 연기를 뱉으며 가보라는 듯 손을 까딱였다. 처참하게 죽는다는 문장을 비롯해 허벅지에 있는 홀더에서 총을 꺼내는 걸 보니 남은 시간 동안 살아남게 할 생각이 없었던 듯싶다. 헬무트는 길게 숨을 뱉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가란은 앞으로 걸어 유리로 된 문을 열었다. 강화유리로 된 VIP석이 열리자 배신자가 혼비백산 달려오는 것이 목전에 보였다. 어떻게든 살아남고 싶은 사람의 발버둥이었다. 사회자가 외쳤다.

"럭키 찬스, 오늘의 변수! 배팅 금액은 두 배, 두 배입니다!!!"

가란은 보지도 않고 총을 갈겼다. 머리를 정확하게 관통한 총알을 뒤로 가란이 피투성이 투기장 한복판을 걸었다. 그리고 새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용을 닮은 조그마한 황제의 앞에 서더니, 깊게 절을 올리며 발등에 입을 맞췄다. 헬무트의 시선이 좁혀졌다. 이내 역겹다는 듯 눈을 감아버린다. 가란이 사형장의 집행인을 연인처럼 대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설마 자식이라고 공인할 줄이야. 아니, 세븐스를 투기장의 오너로 세울 생각이니 타인에게는 그게 더 역겨울 사실인가. 황제는 찢긴 옷 너머로 가란을 안았고, 가란은 그런 황제를 능숙히 안아올리며 헬무트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사회자의 경쾌한 안내 멘트와 예상치 못한 배팅에 성공한 사람들의 광기 어린 환호, 시체 경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대화를 뒤로 헬무트는 담배를 비벼 껐다. 담배 연기는 환풍 시스템에 의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미친놈."
"응, 그런 소리 많이 들어."
"네 나이를 생각해야지."
"알아. 그런데 뭐 어때. 폐하가 사람으로 보이니?"
"……."
"아차, 자기도 세븐스였지. '그것'들과는 다르게. 제법 고급 품종. 아무튼.. 당신에게 '숨겨진 자식'이 있었더라면 폐하와 제법 잘 어울릴 것 같단 생각을 하고 있어."
"개소리."
"아니야, 잘 생각해 봐. 우리는 물과 기름 같았지만 결국 닮은 점이 많잖아. 아이들도 그 의지를 이어받을 테니 필히 닮겠지."

황제는 가란을 품듯 안으며 감흥 없는 눈으로 헬무트를 쳐다보다 무언가 조그마한 냄새를 맡았는지 한쪽 눈썹을 까딱였다. 눈이 마주치자 이내 비밀로 하겠다는 듯 의뭉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가란에게 몸을 밀착하는 모습에 헬무트는 혀를 찼다. 다 알고 그런 말을 꺼낸 거였나. 헬무트는 녹색 눈으로 가란을 마주했다.

"알고 있었어?"
"우리 폐하께서 후각이 원체 좋은지라. 품에서 애새끼들 쓰는 샴푸 냄새가 나면 둘 중 하나지. 네가 소아 성애자거나, 아니면 숨겨진 자식이 있거나."
"침묵도 반역의 범주야."
"알아, 그래도 재밌잖아? 난 몰랐다고 끝까지 발뺌하고 뒷돈 찌르면 되는 일이라 딱히 두렵지도 않아. 더군다나 나도 제법 미쳤잖아. 이 정도는 아가리 닥치고 있어도 저 미친 새끼가 그럴법 하다며 넘어간다고."
"가란."
"왜?"
"내가 처참하게 죽길 바라나?"
"음.."

가란은 깔깔대며 웃었다. 황제의 품에 뺨을 기대며 능글맞게 미소짓는 꼴이 역했다.

"아니, 난 당신이 괴물이 되더라도 살았으면 좋겠네."
"흥미 때문인가?"
"물론이지. 당신은 세월의 흐름에 맞춰 변할 수 없는 위치에 있으니 맡은 일은 해내야 하지 않겠어? 당신이 죽은 시체를 두고 의무감과 변화 사이에서 갈등하다 미쳐 죽는 꼴이 보고 싶은 걸. 물론 걱정 말아, 당신이 죽으면 시체는 내가 박제해서 당신 자식한테 보여줄 테니까."
"미친 새끼."
"말했잖아, 그런 소리 많이 듣는다고. 그래서, 괴물이 되면 면죄부는 못 받을 텐데. 그건 안 두려워?"
"그깟 면죄부 하나 못 얻는다 해서 세상이 끝나던가?"

헬무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경멸하는 시선으로 가란을 한번 쳐다보고 뒤를 돌았다. 가란이 노래하듯 서슬 퍼렇게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봐, 우리는 결국 닮을 수밖에 없는 거야. 세상을 등지고 자신만의 길을 걷지.
"글러먹었군."

훈련실에서 굉음이 울렸다. 격렬한 전투에 바닥이 깨졌는지 흙먼지가 자욱했다. 불과 30분 전까지만 해도 제와 이스마엘은 노이즈 하나를 두고 서로를 마주하고 있었다. 이스마엘이 바깥에 나오자, 잠깐 마주친 제가 독대를 요청했기 때문이었다. 생면부지의 사람이 자신을 독대하겠다 했으니 거절할 수도 있었지만, 이스마엘은 제가 네가 헬무트 자식이느냐 물었을 때 차마 무시할 수 없었다. 일방적으로 시작한 담소는 헬무트의 안부, 서로의 과거, 이상향에 대한 것으로 이어졌고, 제는 이상향에 대해 들을 적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내 알려줄 것이 있으니 따라오겠나.

"무슨.. 무슨 뜻입니까."

그렇게 담소는 훈련실 내부로 이어지기에 이르렀다. 결과는 이스마엘의 일방적인 부상과 패배였다. 실전 경험이 부족해 방어만 하던 이스마엘을 압도적으로 밀어붙였고, 지금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다. 제는 감흥 없는 눈으로 이스마엘을 짓밟은 발에 힘을 주었다. 이마가 깨지기라도 했는지 흙먼지가 가신 바닥에 붉은 피가 조금씩 흘러 고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이스마엘은 부들대며 일어서기 위해 팔을 굽혀 힘을 주고 있었다.

"네 물러빠진 각오로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뜻이다. 세상이 네가 평화를 외친다고 평화롭게 될 성싶으냐?"
"……."
"헬무트의 뜻이 겨우 이 정도였나?"
"입 다무십시오."

제는 대답 대신 머리를 지르밟은 발을 한 번 비볐다. 모욕적인 처사에 이스마엘은 부들부들 떨었지만, 압도적인 괴력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이대로 고개를 들었다가 목 뼈가 부러질 것은 틀림없었다. 제가 발톱으로 머리채를 쥐어잡더니 물었다.

"그 잘난 뜻이 무엇이길래 이리도 방만히 구느냐."
"누구도, 누구도 피를 흘리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것이 자유니까, 저는……."
"그 자유로 인해 다른 누군가 피를 흘리겠지, 이 오만한 것. 아무도 죽지 않는 이상향? 말도 안 되는 소리. 누군가는 죽는다. 죽는단 말이다."
"아니, 아니야."
"그리 나약하고 오만한 뜻이었기에 그가 이리도 후계자를 꽁꽁 숨기고 살았던 건가? 응?"
"입 닥치라고!!"

거친 목소리가 훈련실을 쟁쟁히 울렸다.

"하면 직접 그 입으로 답해봐라. 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느냐."
"……."
"피를 흘리지 않을 권리.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이리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패자가 입으로만 나불대는 논리지. 한두 번이면 모를까, 이 상황이 계속되면 주변에서 너를 곱게 보겠느냐? 주변에서 너를 손가락질할 것이다. 너는 결국 겁쟁이라는 뜻이다! 때로는 피를 봐야만 하거늘. 어찌 보지 않으려 드느냐?"
"그들과 같은 길을 걷는다면, 결국 피의 역사를 이룰 뿐입니다. 어째서 피로 얼룩진 역사를 반복하려 드는 겁니까?"
"모든 것이 피로 이룩되었다. 결국 네 땅 디딜 수 있는 이유도 피를 봐 이룩한 세상에 있기 때문이 아니느냐."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이스마엘은 가쁘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팔에 다시금 힘을 줬다. 제의 발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다리가 굽혀졌다. 이스마엘의 상반신과 고개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제가 흥미롭단 듯 고개를 기울였다. 이윽고 제는 뒤로 멀찍이 뛰어 거리를 유지했고, 이스마엘은 겨우내 일어섰다. 제가 나지막이 웃었다. 이걸 견뎌서 일어났다라. 정신력 하나는 미친개의 후계자가 맞다. 이스마엘은 후들거리는 다리를 꼿꼿하게 고정하며 휘청거리던 몸을 바로 세웠다.

"가디언즈는 네가 그런 말을 할 때 눈 하나 꿈쩍 않고 널 죽일 텐데도. 되레 비웃을지도 모르는데?"
"알아."
"알면서도 그런 길을 걷겠다고? 지나가던 개가 웃겠구나."
"……압니다. 알아, 안다고.. 이 세상에서 누가 상처받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습니까? 이 개 같은 세상.. 상처를 가릴 수 있는 사람과 상처를 내보이고도 당당한 사람으로 나뉠 뿐인데..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이 가해자만 존재하는 곳인 걸 안단 말입니다. 이 따위 세상 따위, 진즉 사라졌으면 좋았을 텐데! 하루에도 몇 번이고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라졌더라면 아예 시작조차 되지 않을 일이었을 텐데, 순응하는 삶이 나았을 텐데! 어차피 발버둥 쳐봤자 누군가에게 다른 가해자가 되는 사실을 아니까!! 제가 이 말을 하길 바란 겁니까? 제 아버지를 모욕해가며!"
"그래. 그러길 바라였다. 내 너와 네 아비의 뜻을 여전히 이해할 수 없고 그 사실을 알면서도 걷는다는 것이 고깝기에."
"그렇다면 여기서 끝내고자 하십니까."
"바란다면 그렇게 해주마."

제가 다시금 전투 태세를 취하자 이스마엘의 무장이 다른 방식으로 전개됐다. 배트가 갈라지더니, 이내 여덟 조각으로 쪼개지듯 분해됐다. 새로운 무장을 뒤로 이스마엘은 피를 거칠게 뱉고 옆으로 슬슬 걷더니, 이내 벽에 발을 디뎠다. 염력을 통해 중력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듯 측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비틀거리며 90도에 가까운 각도에 선 이스마엘의 뒤로 8개의 나이프로 전개된 보검이 둥실거리며 떠올랐다.

"어차피 피를 묻힐 것을 두려워 하는 주제에."
"내가 걸을 길에 상처 입은 사람의 피가 묻는 게 싫은 것일 뿐입니다. 오만합니까? 오만하다고 하십시오. 오만한 대로 살겠습니다. 이 길에 묻을 피는 내 피로, 내 숨으로, 내 삶으로 충분합니다. 다른 누군가 피를 흘린다면 그만큼 내가 피를 흘리면 되는 일입니다. 단지 그걸 바랄 뿐입니다. 우리는 태생부터 달랐기 때문에, 선택지가 있다 한들 자유로운 자에게 있어 나은 결정지가 없었기 때문에. 이미 틀을 깨부순 자유를 맛봤기 때문에.. 내가 쥐었던 것을 남에게도 쥐여주는 게 뭐가 나쁘다는 말입니까?"

이스마엘은 발을 박찼다. 염력으로 인해 자유로이 유영하듯 공중에 떠올라 나이프를 쐐기처럼 쏘아냈다. 제는 소맷단에 손을 가리고, 날아오는 나이프를 발로 걷어차 튕겨냈다. 다른 하나가 발에 박혔지만 그마저도 뽑아내기 위해 손을 뻗었을 찰나였다. 이스마엘이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자 제가 고개를 번쩍 들더니 악을 지르듯 외쳤다. "망설이지 마라!" 이스마엘이 심호흡 하는 소리가 불안정하고 거칠었다. "망설이지 말라 하신 건 당신입니다." 나이프가 부들거리며 떨리더니 그대로 제를 거꾸로 뒤집듯 들어 올려 벽을 향해 날아갔다. 갑작스러운 행동에도 제는 용케 나이프를 덥석 쥐더니 발에 박힌 나이프를 뽑아냈다. 그리고 꼬리로 벽에 처박히는 반동을 줄이고, 역으로 쏜살같이 달려가 이스마엘을 다리로 후려쳤다. 외마디 비명과 함께 이스마엘이 너머 벽으로 처박혔다. 뒤이어 날카로운 손톱이 어깨를 향했다. 뼈가 부서지는 끔직한 소리와 함께 어깨에 격통이 치밀자 이스마엘은 이를 악 물었다. 비명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이스마엘의 주변으로 날아온 나이프가 일제히 제를 향했고, 제는 다시금 도망치듯 멀리 떨어졌다. 몇 번의 합을 벌일 때마다 부상이 생겼다. 배에 박힌 제의 손톱이나, 허벅지에 내리꽂힌 이스마엘의 나이프……. 마침내 이스마엘이 허공에서 제의 머리를 붙잡았고, 그대로 땅에 처박듯 강하했다. 땅이 깨지고 반동 때문인지 원래 있던 곳에서 조금 더 멀리 밀려나더니 흙먼지가 다시금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치열한 격전이 끝났다. 이스마엘이 숨을 골랐다.

"─이렇게 될까봐,권리를 무시하고 피가 아닌 남의 피를 보게 되는게 두려운 겁니다..저는 다른 사람과 달리 무뎌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까 봐, 그들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괴물이 될까 봐……."

주변이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이스마엘이 머리를 부여잡은 손바닥에 와닿는 감각을 깨달았다. 피를 토했는지 장갑이 축축했다. 그 모습을 본 이스마엘이 손을 떨며 황망스레 중얼거렸다. 이렇게 될까 두려웠던 건데. 이스마엘의 두려움과 달리제는 몸을 가늘게 떨더니, 이내 상황에 맞지 않게 피 끓는 소리와 함께 꺽꺽대며 웃었다. 자그마한 웃음이 삽시간에 훈련실을 채웠다. 이스마엘은 얼굴을 부여잡은 손을 황급히 치웠다. 입가에서 피를 쏟으면서도 웃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기에 공포가 불쑥 치솟았다. 머리를 다쳤나 싶어 자가치유 시스템이 한시라도 빠르게 기동되길 바랐다. 웃음을 뒤로 제가 입을 벌렸다.

"그래! 네 말이 맞다. 세상은 네 생각처럼 되지 않음을 너 또한 알고 있으니 다행이지만, 아직 불완전하구나."
"갑자기, 갑자기 무슨 소립니까..?"
"피를 보고 싶지 않느냐, 쥐여주고 싶어 네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싶더냐?"
"……예."
"하면 네 희생하거라. 그 희생 고결하다 해줄 사람 적고 대다수는 그 성과를 뺏기 위해 짓밟고 올라설 것이며, 타인을 희생시키면 주변이 분개해 결국 너도 다를 바 없다며 손가락질할 것이다. 그게 삶이다. 네 오만한 만큼 타인도 오만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고결한 줄 알지만 결국 밑바닥에서 기어오르는 잡것 천지임은 자명하지. 천한 것들이 결국 서로에게 인간이니 뭐니 면죄부를 줄 뿐이란 말이다. 네 괴물이니 뭐니 하는데, 혹 면죄부를 얻지 못해 두려워 그런 것이냐?"

제는 히죽대며 피를 뱉었다. 몸을 일으키려다 머리를 심하게 다쳤는지 다시 털썩 누워버린다. 이스마엘은 그런 제를 바라보기 위해 고개를 내렸다. 코에서 피가 쏟아졌다. 쏟아지던 피를 아무렇게나 훔쳐 닦더니, 자연스럽게 입가에 고인 피를 뱉었다. 둘 다 꼴이 말이 아니었다. 제는 뒷머리가 깨진 듯싶었고, 이스마엘은 어깨 한쪽이 박살나며 관통상도 없잖아 있었다. 더 격식을 차리며 대화해봤자 이 제멋대로인 세븐스와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이스마엘은 결국 씹어뱉듯 입을 벌렸다. 피가 죽 쏟아졌다.

"개소리 마십시오. 그깟 면죄부 하나 못 얻는다 해서 세상이 끝나지 않습니다."

제가 잠시 말을 멈췄다. 눈을 홉뜨고 한참 이스마엘의 노이즈 너머를 바라보다 겨우 그쳤던 웃음을 다시금 터뜨렸다. 세상에 이런 우연이 다 있나! 높아지는 웃음 사이로 이스마엘이 눈을 좁혔다. 둘의 상처는 느린 속도로 회복되고 있었지만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 면죄부 하나 못 얻는다 해서 세상이 끝나지 않듯 네 괴물로 손가락질 받고 하찮은 것들 사이에서 산 채로 불태워진다 한들 그 이전에 이룩한 것이 달라지지는 않지. 더 짓밟고, 먹어치우고, 가지고, 누리면 되지 않느냐. 어차피 세상을 등지고 자신만의 길을 걷기로 한 이상 그렇게 살아야지. 그런데 너는 왜 변절자의 길을 걸은 주제에 망설이며 더 변절하지 않겠노라 다짐하는 것이냐?"

이스마엘은 침묵했다. 간교한 뱀의 속삭임, 그리고 광인의 일장연설 같다는 생각을 하더니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순간 머리가 아찔했지만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뒤로 무릎을 꿇듯 주저앉았다. 참을 수 있기는 무슨, 못 참는다. 머리를 너무 크게 다친 것 같다. 배도 꿰뚫린 것 같고, 시야도 흐리다. 강한 어지러움을 느낀 이스마엘은 욕을 뇌까렸다. 이런 씨발……. 자신도 모르게 나온 욕설에 제의 시선이 굴렀다. 저런 말도 할 줄 알았나. 어둑어둑하게 점멸하는 정신을 뒤로 이스마엘이 나지막이 입을 벌렸다.

"이곳의 군법도 있으나 지금은 당신과 달리 아직 내가 사람이고 싶기 때문입니다. 답이 되었습니까?"
"아직은? 군법이 없었더라면 그만둘 가능성이 있다 그건가?"
"아가리."
"말하는 싹수 하고는. 헬무트를 쏙 빼닮았어."
"먼저 다물었으면 될 일 아닙니까."
"그래, 그래. 재밌구나. 참으로 우스워. 얘, 나중에 혁명이 끝나면 나랑 투기장이라도 열지 않으련?"
"그건 또 무슨 개소립니까?"
"로벨리아 곁을 떠나서 평소에 고깝던 비능력자들 좀 모아두고. 떼돈 벌며 살자는 뜻이지, 어때? 어차피 혁명이 끝날 때 네 미칠 것은 자명해 보이기에."
"미친 새끼……."

이스마엘은 제를 노려봤다. 이내 "나가 뒤지십시오." 라고 살벌하게 중얼거리다 그대로 풀썩 쓰러지더니 정신을 잃었고, 제도 끅끅대며 웃더니 "그런 말 많이 들어. 근데 그거 아는가? 어차피 여는 시한부라서 말이지." 따위의 대답을 뒤로 점멸하는 의식 사이에서 그대로 눈을 감았다.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본 상태에서 쓰러져있고, 훈련장이 두 사람이 생사결을 벌여 흩뿌려진 피와 잔해투성이임을 발견하는 것은 조금 뒤의 일이었다.

156 레레시아주 (wZiCalhvbI)

2022-10-15 (파란날) 16:17:49

(오자마자 팝콘 준비)(3D 안경)

157 이스마엘주 (G5CN5UDgU.)

2022-10-15 (파란날) 16:25:41

퇴고 하다가 말아서 중복되는 표현이 좀 많긴 한데... 아무튼... 응...

158 ◆afuLSXkau2 (KzDvaIYipY)

2022-10-15 (파란날) 16:25:58

어서 오세요! 레레시아주! 음. 두 캐릭터가 저렇게 엮이게 되는군요. 그렇다고 한다면... 과연 앞으로의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지도 궁금해지네요. 뭔가 뭔가..맛이 진하다. 상당히 진하다.

아무튼 일단 저는 조금만 쉬다가 올게요! 다들 나중에 봐요!

159 레레시아주 (wZiCalhvbI)

2022-10-15 (파란날) 16:29:04

오랜만에 맛보는 맵싸한 맛~~ 음 매우 좋다 역시 이셔주야~~ 글구 이셔주 복귀 축하해! 어서와~~!

캡틴도 푹 쉬구 이따봐~ ><

160 이스마엘주 (G5CN5UDgU.)

2022-10-15 (파란날) 16:39:35

캡틴 푹 쉬다 와.😇

>>159 나 정주행 하면서 레샤 독백 봤어..... 우리 언니 괜찮은 거 맞지...?🥺

161 마리주 (UcZb6COupY)

2022-10-15 (파란날) 17:00:45

큭.... 독백 엄청나. 그나저나 제 시한부라니 무슨 뜻이야 흑흑흑 둘다 무사한거지??

162 레레시아주 (wZiCalhvbI)

2022-10-15 (파란날) 17:09:18

>>160 괜찮을지 어떨지는 남은 후편에서 확인하시라~~ (그리고 후편은 영영 나오지 않았)(?)

163 멜피주 (mC11mQbRRY)

2022-10-15 (파란날) 17:31:46

오늘 다들 힘내는거에요~

164 ◆afuLSXkau2 (KzDvaIYipY)

2022-10-15 (파란날) 17:49:36

그리고 마구 뒹굴거리고 쉬던 캡틴이 다시 갱신이에요! 다들 안녕하세요!

165 이스마엘주 (G5CN5UDgU.)

2022-10-15 (파란날) 18:02:48

어서 와~ 카톡이 전혀 안 되니까 너무 불편한데..

166 ◆afuLSXkau2 (KzDvaIYipY)

2022-10-15 (파란날) 18:04:03

안녕하세요! 이스마엘주!! 확실히 카톡 지금 터졌죠. 아마. 8ㅁ8

167 이스마엘주 (G5CN5UDgU.)

2022-10-15 (파란날) 18:06:12

그나마 카뱅은 되니까 다행이긴 한데..🥲 카카오 들어간 서비스 대다수가 안 되니까 허공만 쳐다보는 무언가가 된 기분이야...😔

168 ◆afuLSXkau2 (KzDvaIYipY)

2022-10-15 (파란날) 18:07:42

우리사회에서 얼마나 카카오의 영향력이 강한지 제대로 체험중이에요. 흑흑. 안된다. 나 말 키워야 한단 말이다!! (털썩) 어제 큰 맘 먹고 지른 가챠에서 스즈카도 나왔는데!!

169 선우주 (PjQNYHk/Cs)

2022-10-15 (파란날) 18:09:12

해피 토요일!!
그나저나 우리 귀여운 제가 시한부라니 이게 무슨..

170 ◆afuLSXkau2 (KzDvaIYipY)

2022-10-15 (파란날) 18:10:43

어서 오세요! 선우주!!

171 이스마엘주 (G5CN5UDgU.)

2022-10-15 (파란날) 18:11:16

>>168 말 키워야 하는 거 똑같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오구리 키워야 한단 말이야..!!!!!

>>169 (은은한 미소)

내 노트 보니까 제 떡밥 엄청 써있던데...🙂

172 이스마엘주 (G5CN5UDgU.)

2022-10-15 (파란날) 18:11:27

선우주 엇솨~~~~

173 ◆afuLSXkau2 (KzDvaIYipY)

2022-10-15 (파란날) 18:12:46

>>171 오구리. 가지고 싶은 것. 정말 가지고 싶지만 절대로 안 나오는 무언가. 흑흑. 하지만 괜찮아요. 맥퀸만 엄청나게 가챠에서 튀어나와서 얼떨결에 5성 맥퀸 트레이너가 되어버렸는걸.

이게 바로 말이 트레이너를 고른다는 뭐 그런건가. (아님)

174 선우주 (PjQNYHk/Cs)

2022-10-15 (파란날) 18:12:55

다들 안녕하세요!

175 쥬데카주 (SliJZtWrv.)

2022-10-15 (파란날) 18:14:29

갱...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난 일류가 되지 못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러분들 모두 좋은...저녁이었으면 좋겠는데 아니네요ㅠㅠㅠㅠㅠㅠ

176 ◆afuLSXkau2 (KzDvaIYipY)

2022-10-15 (파란날) 18:15:30

어서 오세요! 쥬데카주!! 일류...는 무슨 떡밥인거죠?! 아니. 그보다 무슨 일이 있으신 거예요?!

177 이스마엘주 (G5CN5UDgU.)

2022-10-15 (파란날) 18:17:03

쥬주 어서오구 괜찮아...?????(뽀담)

>>173 마꾸잉 좋다구! 5성 마꾸잉 부럽다~!!

178 ◆afuLSXkau2 (KzDvaIYipY)

2022-10-15 (파란날) 18:19:19

아무튼 오늘은 스토리 진행합니다! 네!

179 메사이아주 (.9U34vS/GE)

2022-10-15 (파란날) 18:22:42

(일류가 되지 못한 22...😇)
잠시 갱신..
답레는 늦어질 거야..

그러고 보니 이스마엘과 제의 전 세대 글을 읽고 별것 아닌 것이 궁금해졌는데.. 세븐스가 처음 생긴 건 언제일까..? 미상이고 알아채니 이미 이 세상에 있었다 같은 거려나..?🤔

180 이스마엘주 (G5CN5UDgU.)

2022-10-15 (파란날) 18:26:22

사야주 어서오구 오늘도 힘내기..(뽀다듬)

181 ◆afuLSXkau2 (KzDvaIYipY)

2022-10-15 (파란날) 18:27:23

어서 오세요! 메사이아주!!

일류가 되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우마뾰이하지 못한 것인가. (갸웃) 답레는 어차피 곧 스토리 진행이기도 하니 천천히 하셔도 괜찮아요!


음. 세븐스가 처음 생긴 것이라. 정확한 시기는 아무도 몰라요. 그냥 어느 순간 언제부턴가 나타난 존재라고만 할게요!

182 아마데주 (0vA4vaLwWY)

2022-10-15 (파란날) 18:38:16

오랜만에 갱신을!

183 ◆afuLSXkau2 (KzDvaIYipY)

2022-10-15 (파란날) 18:39:26

어서 오세요! 아마데주!

184 쥬데카주 (Z2e7Pa7Nzo)

2022-10-15 (파란날) 18:41:04

일류인 킹을 만나러 가지 못했습니다...푸시는 왔ㄴ데 아째서!!
ㅠㅠㅠㅠ

185 이스마엘주 (G5CN5UDgU.)

2022-10-15 (파란날) 18:42:26

((일류에 킹이면 킹 헤일로인가))

아마데주 엇솨~!!!

186 ◆afuLSXkau2 (KzDvaIYipY)

2022-10-15 (파란날) 18:49:08

>>184 (토닥토닥)

187 쥬데카주 (SliJZtWrv.)

2022-10-15 (파란날) 18:49:34

아마데주 어서오시구...
그래도 기분을 좀 좋아지게 하려고 치킨을 사왓어요...밥먹고 올게요...

188 ◆afuLSXkau2 (KzDvaIYipY)

2022-10-15 (파란날) 18:51:07

아이고. 식사 맛있게 하세요! 쥬데카주!

189 이스마엘주 (G5CN5UDgU.)

2022-10-15 (파란날) 18:56:11

다들 맛저~

190 ◆afuLSXkau2 (KzDvaIYipY)

2022-10-15 (파란날) 19:00:37

그럼 저는 7시 30분까지 출석체크를 할게요!!

191 츄이주 (ltoUnGb6W2)

2022-10-15 (파란날) 19:12:39

어엇...이스마엘...마치 단편 소설

192 메사이아 - 루시아 (KjZYFlTMtI)

2022-10-15 (파란날) 19:12:40

부끄러워하는 모습, 그 나이대의 아이다워 보인다고 하면 이는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일까요? 사사로운 감상은 접어두고 저는 인터뷰이의 답변을 수첩에 옮겨 적는 데 집중했습니다. 루시아 씨가 집중을 잃지 않도록 대부분의 순간은 눈을 마주치며 중간중간 적절한 호응을 삽입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물론 호응이란 예, 그렇군요, 과연, 간단하게는 고개를 끄덕이는 일 따위의 방해되지 않을 정도의 짧은 대답 또는 시늉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답변을 다 듣고서 "과연, 그러하신 분이었군요." 하며 양순히 대답하는 지금과 같은 행동을 말하는 것이지요. 감정을 섣불리 담지 않으되 다만 편안함과 존중을 담음으로써 나는 당신의 귀한 설명에 경청하고 있습니다- 를 여실히 드러내는 일련의 언행입니다. 장황히 말했으나 인터뷰어의 기본이네요!!!!! 한 발짝 진실로 더 다가서는 순간이란 어쩌면 이리도 질리는 일조차 없는지!!!!!!!!!

"수첩에 말입니까, 아니면 기사로? 글쎄요, 루시아 씨는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

기사란 진실을 안내하는 이정표, 기자는 이정표를 세우는 장인으로서 그것을 깨끗하고 올바르게 세울 사명을 등에 인 자. 정답을 묻는다면, 엉성한 주관으로 취사선택을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G a t e k e e p i n g 잠깐의 고민도 없이 답했겠지만- 분위기를 살펴 한번쯤은 질문을 던져두고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좋지 않은 기억을 건들고 있음은 숙지합니다, 아주 충분히요. 그러니 긴장을 이완하도록 보조하며 지금과 같은 인터뷰를 할 필요성을 설득시키기 위해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사실, 개인적인 호기심도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겠네요! 궁금했습니다, 일반적인 사람이라기엔 거리가 먼 이 '세븐스'는 아무리 아픈 기억이라도 필요에 의해 밖으로 드러내는 일이라고 하면 과연 기꺼이 가담할 수 있을지. 저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극히 편안하게 루시아 씨를 기다렸습니다.

193 메사이아주 (KjZYFlTMtI)

2022-10-15 (파란날) 19:13:06

출석체크 시간이니 답레는 나중에 이어도 돼
나도 늦었구

그리고 체크할게
있는 사람 모두 안녕😊

194 ◆afuLSXkau2 (KzDvaIYipY)

2022-10-15 (파란날) 19:14:15

어서 오세요! 츄이주!!

으앗. 답레는 스토리가 끝난 후에 잇도록 할게요! 아무튼 메사이아주 체크!

195 츄이주 (ltoUnGb6W2)

2022-10-15 (파란날) 19:15:14

네넵 안녕하세요! 그리고 어서오세요!

196 츄이주 (ltoUnGb6W2)

2022-10-15 (파란날) 19:16:53

저도 체크할게요!

197 ◆afuLSXkau2 (KzDvaIYipY)

2022-10-15 (파란날) 19:17:48

그럼 츄이주도 체크 넣을게요!

198 레레시아주 (wZiCalhvbI)

2022-10-15 (파란날) 19:18:02

와아악 체크으으으!!!

199 선우주 (PjQNYHk/Cs)

2022-10-15 (파란날) 19:18:53

체크!

200 ◆afuLSXkau2 (KzDvaIYipY)

2022-10-15 (파란날) 19:19:58

어서 오세요! 레레시아주! 체크할게요! 그리고 김에 묻는건데, 레레시아는 혹시 원하는 악세사리 같은 거 있을까요? 그러니까 협동 스페셜 스킬을 사용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아스텔의 세븐스를 소량 담은 그런 느낌의 악세사리를 제공하려고 하는데.
아스텔은 아무래도 같이 전투에 나가는 일이 거의 없으니까요.

201 ◆afuLSXkau2 (KzDvaIYipY)

2022-10-15 (파란날) 19:20:15

선우주도 어서 오세요! 체크 넣을게요!

202 메사이아주 (KjZYFlTMtI)

2022-10-15 (파란날) 19:25:26

응응 편히 이어
모두 어서 오구- 악세사리라니 생각하면 할수록 역시 낭만적인걸, 아스텔😶

203 레레시아주 (wZiCalhvbI)

2022-10-15 (파란날) 19:27:00

>>200 악세사리라~ 쉽게 삭지 않는 재질이라면 뭐든 좋다고 할거 같은데~ 무난하게 팔찌 아니면 목걸이? 둘 중에 아스텔이 해주고 싶은 걸로? ㅎㅎㅎㅎㅎ

다들 쫀저쫀저야~~ 밥은 먹었어들? 난 이제 데우고 있어...★

204 츄이주 (ltoUnGb6W2)

2022-10-15 (파란날) 19:27:44

전 맛있게 먹었지요

205 승우주 (qXionfh8J6)

2022-10-15 (파란날) 19:27:48

나는야 언제나 중도참여맨~◠ ̫◠
갱신하고 갈게 다들 조금 이따가 보자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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