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638100> [ALL/이능물/건볼트 기반] 붉은 저항의 에델바이스 : 19 :: 1001

새로운 힘, 새로운 서포트 ◆afuLSXkau2

2022-10-10 02:21:41 - 2022-10-14 20:31:31

0 새로운 힘, 새로운 서포트 ◆afuLSXkau2 (VEQ.fD62II)

2022-10-10 (모두 수고..) 02:21:41

#이 스레는 푸른 뇌정 건볼트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본작을 몰라도 별 상관은 없습니다. 시트 스레 혹은 위키에 올라온 설정만 잘 확인해주세요.

#배경이 배경인만큼 어느 정도 시리어스한 분위기는 흐르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도록 합시다. 인사는 기본 중의 기본이에요.

#AT필드나 편파가 되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본 스레는 15세 이용가입니다. 그 이상의 선을 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본 스레는 개인 이벤트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요건은 이쪽을 확인해주세요.
situplay>1596591068>106

#진행은 주말 저녁 7시 30분에서 8시 사이에 시작됩니다. 진행이 없는 날은 없다고 미리 이야기를 하도록 할게요.

#기본적으로 스토리 진행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판정+다이스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예절을 지키도록 합시다.

#그 외의 요소들은 모두 상황극판의 기본 룰을 따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좋은 사실이나 부제는 제목이 긴 관계로 저기에 쓸 수 없어서 0레스 나메에 쓰고 있어요.


위키 주소 - https://bit.ly/3piLMMY

웹박수 주소 - https://bit.ly/3C2PX6S

임시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591068/recent

시트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602090/recent

알아두면 좋은 전투 룰 - situplay>1596603100>330

버스트 - situplay>1596637073>908

308 멜피주 (5/j0pDEFCk)

2022-10-11 (FIRE!) 01:19:01

>>306 이제 승우가 이써서 갠차나요~ (꼬옥)

309 ◆afuLSXkau2 (FurIAGMYaI)

2022-10-11 (FIRE!) 01:19:04

다시 안녕히 주무세요! 승우주!

310 멜피주 (5/j0pDEFCk)

2022-10-11 (FIRE!) 01:19:18

진짜 잘자요~

311 레레시아 - 아스텔 (r3klJ.uX6A)

2022-10-11 (FIRE!) 01:26:30

순수히 궁금해서 물어봤다길래 레레시아는 어깨를 으쓱 하며 중얼거렸다.

"그런 거였어? 그렇지만 나는 밥 먹을래 술 마실래 했는 걸. 술을 고른 건 아스텔인 걸-"

그렇다. 정확히 약속을 하던 때로 되돌아 가보면 레레시아는 밥 한 끼 하던지 술을 마시던지 라고 했었다. 거기서 아스텔이 술을 골랐으니 그러자고 했던 거였지. 사실 밥을 골랐어도 2차로 술 한 잔 하거나 반주를 하게 됐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어디까지나 만약의 이야기인 걸로.

골목길을 걸으며 한 번 흘끔이니 아스텔은 주변을 둘러보는 듯 했다. 길을 기억해두려고 그러나. 뭐, 좋은 곳이니 알아주는 사람이 늘어나면 그녀로서도 기쁘지만. 그녀 없이 온다면.. 기분이 좀 그럴지도 모르겠다. 왜인지도 모르겠지만. 짧은 상념은 그녀의 질문에 답하는 아스텔의 목소리가 일깨운다. 다시 돌아보자 미소가 보이길래 그녀도 싱긋- 웃었다.

"취하기 전의 감각이라. 헤에. 고기 좋아하는구나. 나도 무겁지 않은 고기 안주라면 좋아해. 육포 같은 거. 순살로 된 닭튀김도 좋지."

말하니까 먹고싶네. 오늘은 맥주에 닭튀김이나 잔뜩 시켜볼까. 그렇게 떠들다가도 다시 말이 들려오면 가만히 그 목소리에 귀기울인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라길래 기회는 만들면 되지- 라고 답을 하고,

"가끔 그러는 사람이랑 아닌 사람은 딱 보면 티가 나. 넌 아닌 쪽이라는 거 잘 보인다구. 어. 그렇다기보다 안 그럴 거 같은데 의외라는 느낌인가? 술 좋아하는거나 은근히 하는 말들 신경쓰는거나?"

그건 아닌가아? 얼굴은 앞을 향한 채 눈만 옆으로 굴려 아스텔을 보면서 하는 그 말 참 얄밉다. 반으로 곱게 접힌 눈동자가 선연히 웃고 있어서 더더욱.

잠시 주던 시선을 앞으로 되돌리고 한 발 성큼 내딛자 어둡던 골목이 끝나고 은은한 조명빛이 밝히는 작은 거리가 새로이 나타난다. 화려한 네온사인은 없고 가게마다 작은 등이나 빛을 내는 장식 등등이 있을 뿐이다. 그녀는 코트 주머니에서 한 손을 빼서 아스텔의 팔을 가볍게 잡고, 나무로 된 입간판을 세운 한 가게로 다가갔다. 입간판엔 커다란 쉼표 하나가 그려져 있는게 전부이며 가게 외관도 수수하기 그지없었다. 문을 열 때는 전자음이 아닌 영롱한 금속 종소리가 작게 울리고, 내부는 따뜻한 조명과 전체적으로 나무결을 살린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그저 그런 펍의 풍경을 하고 있었다. 자리는 점원과 바로 얘기할 수 있는 바테이블과 별도의 테이블들이 있었다.

"오늘도 변함없이 나무나무한 가게네- 어디 앉을래? 창가? 아니면 저기?"

안에는 손님이 몇 있었지만 자리를 고를 수 있는 여지는 충분했다. 레레시아는 처음 온 아스텔에게 편한 자리를 고르라고 해주곤, 자리가 어디가 됐든 고르는 곳으로 가서 앉았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바로 메뉴판이 나왔을 테니 뭐가 있는지 볼 수도 있었을 거고.

312 레레시아주 (r3klJ.uX6A)

2022-10-11 (FIRE!) 01:28:28

후후 멜피 독백 유도 성공적~~ 인데 왜 눈물이이이이 (홍수)

승우주도 잘 자구~

313 레이주 (rNCkYFJZQc)

2022-10-11 (FIRE!) 01:33:53

후후후

자기 싫어요... 왜일까요

314 레레시아주 (r3klJ.uX6A)

2022-10-11 (FIRE!) 01:34:41

>>313 (깨뭄) 자고 일어나면 평일이라서?

315 레이주 (rNCkYFJZQc)

2022-10-11 (FIRE!) 01:35:42

크아아악 또 물렸어ㅓㅓ

그런 이유도 있는거 같어요
내일이 아니 오늘 낮이 안왔으면 좋겠서

316 레레시아주 (r3klJ.uX6A)

2022-10-11 (FIRE!) 01:40:36

(꼭꼭 씹고 깨문다!) >:3 그렇지만 잠들지 않아도 낮은 온다구~ 그냥 포기하고 자자~

317 레이주 (rNCkYFJZQc)

2022-10-11 (FIRE!) 01:41:42

으어으으으어악

사실 그것도 있지만
여기 더 남아서 놀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318 아스텔 - 레레시아 (FurIAGMYaI)

2022-10-11 (FIRE!) 01:43:27

"...육포는 몰라도 순살 닭튀김은 괜찮은 안주지. 뼈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편하게 먹을 수 있잖아. 술먹을 땐 제격이야. 그건 그렇고 그렇게 의외야? ...벽을 치면서 산 기억은 없는데."

은근히 하는 말을 신경쓰는 것이 의외라는 느낌에 아스텔은 고개를 갸웃했다. 물론 자신이 다른 이와의 교류가 은근히 서툴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마냥 차갑게 군 적도 없고, 마냥 무뚝뚝하게 군 적도 없었다. 그렇게 보이는 것일까. 약간 시무룩한 표정을 짓지만 이내 그는 표정을 관리했다. 너무 꼴불견인 모습을 보여서 좋을 것은 없기도 했을뿐더러 그가 가지고 있는 습관 중 하나였다.

아무튼 자신의 팔을 잡고 가게로 다가가는 모습에 아스텔은 저 가게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걸어오면서 위치는 파악했기 때문에 다음에 또 올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아스텔은 다시 한 번 그 가게의 입간판을 바라봤다. 쉼표. 쉬었다 가라는 의미인 것일까. 꽤나 인상적인 가게 이름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그녀의 안내를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 가게 안의 상당히 차분하고 수수한 분위기가 아스텔의 기준에는 딱 좋았기에 그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 조용히 술을 먹기에는 딱 좋은 분위기라고 생각하며 아스텔은 잠시 자리를 고민하다 저 편. 정확히는 조금 더 안쪽 자리를 손으로 가리켰다.

"창가도 나쁘지 않지만, 술을 먹을 땐 안쪽이 좋아. 좀 더 가게의 인테리어나 분위기를 즐길 수 있으니까."

창가 자리에 앉으면 아무래도 자연히 창밖의 풍경이 눈에 보이기 마련이었기에 카페 안의 인테리어와 고유한 분위기를 상대적으로 적게 느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적어도 아스텔의 기준에선 그러했다. 아무튼 저벅저벅, 앞으로 걸어간 후, 그는 테이블 앞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어 메뉴판이 나오자 그는 메뉴판을 잠시 바라보다가 하나를 골랐다.

"난 블루 하와이. 너는?"

왜 블루 하와이를 골랐는가. 별 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냥 블루 하와이의 색이 마치 자신이 낚시를 하는 호수와 비스무리한 색이기 때문이었다. 허나 이런 이유를 딱히 밝힐 이유는 없었고, 밝힐 생각도 없었기에 그는 특별히 이유를 더 말하진 않았다. 레드아이도 나름 괜찮을 것 같지만 이건 숙취를 해소할 때 먹는 것이라고 했던가. 그렇게 들은 기억을 떠올리며 그는 블루 하와이를 선택했다.

319 ◆afuLSXkau2 (FurIAGMYaI)

2022-10-11 (FIRE!) 01:44:06

(토닥토닥) 저도 아마 내일 연차가 아니었으면 딱 비슷한 심정이었을 거예요. 8ㅁ8

320 레레시아주 (r3klJ.uX6A)

2022-10-11 (FIRE!) 01:48:10

>>317 히히히 (꾹꾹이) 아무리 그래도 자야 하는 걸~~ 안자고 못 버틸걸~~

캡틴 답레는 천천히 올려놓을게~

321 제주 (z4MwjFr3IA)

2022-10-11 (FIRE!) 01:48:28

이야아아앗 독백 쓰다가 와장창~!!!! 레드아이는 확실히 숙취 해소용이지만 결국 맥주기 때문에 마시다 보면 배가 불러서 빡친다~!!!!(뭔

322 레레시아주 (r3klJ.uX6A)

2022-10-11 (FIRE!) 01:49:46

(제주의 와장창에 같이 날아가는 하얀 털뭉치)

323 ◆afuLSXkau2 (FurIAGMYaI)

2022-10-11 (FIRE!) 01:50:57

>>321 알지요! 맥주를 베이스로 만든 칵테일인거! 하지만 아스텔은 숙취해소용이니까 숙취일때 먹는 거겠지. 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 중이랍니다.

일단 답레는 천천히 올리셔도 괜찮아요! 어차피 저도 슬슬 졸려오기에 자러 갈 생각이고!! 아무튼 다들 안녕히 주무시고 좋은 밤 되세요!

324 레이주 (rNCkYFJZQc)

2022-10-11 (FIRE!) 01:52:13

(발도장이 깊게 남은 미역)

으윽... 버틸거야... 버틸거라고...

325 레레시아주 (r3klJ.uX6A)

2022-10-11 (FIRE!) 01:55:18

캡틴 잘 자구~ 히히 레이주는 얼마나 버티나 보자구~~ (자근자근 꾹꾹)

326 레이주 (rNCkYFJZQc)

2022-10-11 (FIRE!) 02:00:53

캡틴 안녕히 주무세요!

크아악 날 시험하려 들다니...

327 레레시아주 (r3klJ.uX6A)

2022-10-11 (FIRE!) 02:09:15

(레이주 어깨 위에서 춤추기)(실룩실룩)

328 레이주 (rNCkYFJZQc)

2022-10-11 (FIRE!) 02:13:11

(잡아서 케이지에 넣기)

329 레레시아주 (r3klJ.uX6A)

2022-10-11 (FIRE!) 02:14:24

뭘 잡아넣는거지? 그건 내 털뭉치다만? (여-유)

330 레이주 (rNCkYFJZQc)

2022-10-11 (FIRE!) 02:16:22

으악 털뭉치라니

안돼 (폭발

331 레레시아주 (r3klJ.uX6A)

2022-10-11 (FIRE!) 02:19:17

(8비트 선구리 끼고 폭발 감상) 후후 내가 레이주마저 보내버렸다~~

332 엔 - 레이 (qRmveYff66)

2022-10-11 (FIRE!) 02:37:46

"그런가."

간결히 대답하고는 눈으로 당신의 움직임을 쫓았다.
그후 그녀는 아주 잠시동안은 말이 없었다.
귓전에 스치는 바람과 그것이 자아내는 철근의 소음들을 즐기게 두는 것처럼.
그 후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앞에서 만났던 레이의 표정이 복잡하게 보였다."

앞이라면 아까 신발을 만지고 있던 그때인가.
그러고보니 그때의 그녀는,
당신의 얼굴을 거진 뚫을 기세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반려동물이었나.
반려는 몰라도 동물과는 거의 비슷하도록 예민한 감각을 가지고 있는 그녀였으니.
어쩌면 당신에게 일어난 미세한 변화를 어렴풋이 알아챈걸지도.

"아니라면 미안하다."

물론 그것은 그저 그녀의 기우일 수 있을 것이다.
원채 호기심이 많은 그녀에게 있어서는,
단지 당신이 신경쓰이고 있었을 뿐일테니.

333 엔주 (qRmveYff66)

2022-10-11 (FIRE!) 02:38:23

주무시러 가신 분들 모두 안녕히 주무세요~

334 (z4MwjFr3IA)

2022-10-11 (FIRE!) 02:39:51

"가란."
"예, 폐하."

용이 호명하자 화려함 일색의 남성이 뒤를 돌았다. 가란이라 불린 남성은 가히 매력적이었다. 새하얀 정장과 고대 동양을 기조로 한 화려한 도포를 걸친 모습도 매력적이지만 최근 기르기 시작해 짧은 꽁지를 묶은 은색의 윤기 있는 머리카락, 자수정을 빼다 박은 눈에 여우처럼 깊은 눈웃음까지. 마흔을 갓 넘겼음에도 20대의 외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대로 늙어 세월을 마주해도 많은 사람들이 길을 지나다 다시 한번 눈에 담고자 뒤를 돌았을 것이다.

"션은 어디에 있느냐?"
"저런, 요즘 신이 아니라 어리숙한 녀석만 찾으시니 섭섭합디다."

가란은 인간의 모습을 한 용을 바라보다 어깻죽지로 손을 뻗어 도포를 벗었다. 용의 모습에서 인간으로 막 돌아왔는지 실오라기 하나 없는 살결 위로 자신의 도포를 걸쳐주자 용의 몸이 어디 하나 드러나는 곳 없이 전부 가려졌다. 용이 옷깃을 여밀 적, 가란은 엉성한 손길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흘러내리려 하는 어깨 부분을 조금 더 세밀하게 정렬해주며 동여맸다.

"어리숙한 면에 흥미가 동하여 곁에 두도록 허한 것이 누구더라."
"신이옵지요."
"그렇다면 다시 뺏지 않는 이상 탓하지 말아야지."
"총애를 되찾고자 억지로 손 뻗으면 노하실 것이면서."
"잘 아는구나."

가란은 용의 감흥 없는 눈을 마주했다. 이따금 가란은 저 감흥 없는 눈에 다른 감정이 담기는 걸 상상했다. 공포, 경멸, 굴복, 사랑……. 눈물이 맺힌 날, 그 눈물이 지금껏 수집한 보석은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음을 알기나 할까. 온전히 손에 쥔 날 공포에 질렸더라면, 어떻게 될까, 때로는 사랑에 흠뻑 빠져들어 열과 눈물, 혹은 수치심에 범벅 져 자신만을 바라보면 좋겠다는 추잡한 생각도 해본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가란은 내색하지 않는 대신 가늘게, 의뭉스러운 미소를 짓기로 했다.

"그렇다면, 과연 폐하께서 총애하는 션은 어디에 있을까요…… 아하, 좋은 곳에 있겠군요. 아주 좋은 곳에."

또 시작이군. 용은 속으로 생각했다. 가란이 저런 미소를 지을 때마다 아랫사람들이 갈려나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션도 조만간 가란의 괴팍한 성격에 죽어라 갈려나갈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달리 꾸짖거나 막을 생각은 없었다. 용은 지금껏 가란을 막은 적이 없었고, 버티지 못하는 쭉정이를 상대하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흥미가 떨어지면 거기서 끝이다. 더는 상종할 가치가 없으니 지금껏 흥미가 동했으나 식은 쭉정이들처럼 적당히 가란이 처리할 것이다. 과연 션은 어떨까. 내 기대를 충족하기나 할까? 용은 손을 뻗었다. 가란이 고개를 내밀자 뺨을 쓸었다.

"그래, 어디 용써보련. 내 이로 인해 흥미가 동하면 그 노고를 치하해 줄지 어찌 알겠니."
"그 말이 신을 살아가게 합니다."
"그러면 안아주렴, 내 걷기 싫으니 네가 일꾼이 되어주어야 마땅치 않겠더냐."
"총애하는 션이 있는 곳은 아니될 텝니다, 폐하."
"아무렴 안다. 단지 여흥이 늘어지는 듯하니, 물갈이를 할 시간이 되었겠거니 싶어서 말이다."

가란은 얌전히 용을 안아 올리며 끓어오르는 쾌감을 억누르려 애썼다. 말하지 않아도 거기까지 신경 썼구나. 그 어리숙한 션이 하루빨리 떨어져 나가야만 한다. 그래야만 가란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과연 높은 곳에 올라 마주한 용의 눈은 어떨까. 입술을 짓씹는다. 오늘 밤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한참이고 생각하겠구나.
션은 직업윤리에 대해 이따금 고민할 때가 있었다. 세상이 이지경이니 직업윤리를 논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가끔은 직업윤리를 통해 자신의 정당성을 찾고 싶은 날이 있었다.

"상태는 어떻지?"
"보다시피 물고기라 속이고 횟감을 쳐도 믿어줄 정도지요."

정당성을……. 왁자지껄한 웃음을 뒤로 피가래 끓는 소리가 희미했다. 원래부터 하고자 했던 일이 이런 부류였으니 각오는 했지만, 막상 마주하니 정신이 아득했다. 차라리 눈앞에 있는 것이 포르말린에 절은 카데바였더라면. 그 아찔한 냄새에 감정이라도 무뎌졌더라면…….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못하자 누군가 느긋하게 어깨 위에 손을 짚었다.

"보, 보스."
"정신 차려야지, 션 군. 안색이 왜 이리 안 좋을까?"
"그게……."

션은 시선을 굴렸다. 고통을 이겨내려는 손가락이 수술대 위를 광적으로 긁어내는 것이 눈에 선명히 박혔다. 방금 손톱이 부러졌다. 누군가 그걸 발견했다. 션은 입술 속의 연한 살을 짓씹었다.

"아하, 션 군. 이해하네. 당연히 이해하지. 많이 괴롭구나?"
"아, 아닙니다."
"그렇지? 당연히 아니어야지. 션 군은 저게 사람으로 보이나?"
"아, 그게, 시, 신체적 구조로는……."

어깨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새하얗게 물든 손길에 고통이 스몄지만 션은 짓씹은 살을 악물고 버텼다. 가란이 느긋하게 미소를 지었다.

"션 군…. 7이 박혔는데 신체적 구조가 같다고 할 수 있나? 혹 자네는 반동분자일까? 지금 문밖에 가디언즈 병사가 대기하고 있으니 입 조심해야지. 즉결 처형 당하기 싫으면."
"……."
"알아 들었으면 입 똑바로 열어. 이게, 뭐야?"
"……세븐스입니다."
"옳지, 잘 아네."

손이 떨어졌다. 옷에 핏자국이 남았다. 어깨에서 막혔던 피가 통하는 느낌이 들기가 무섭게 손이 닿았던 곳이 뜨겁다. 가란이 한가롭게 웃는 모습이 누군가를 닮은 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괜히 짓씹은 속살을 혀로 훑었다. 피가 배어 나왔다.

"알면 거기 있는 실톱 좀 줄래?"
"……저, 실톱은 어디에 쓰시려고.."
"당연하잖니."

가란이 피로 범벅 진 의료용 장갑을 낀 검지 끝으로 자신의 머리를 툭툭 두들겼다.

"션 군, 나는 이런 일에 대한 면허는 없지만 이런 일에는 경력이 10년이 넘어가다 보니 머리통 하나는 끝장나게 잘 연단다. 그러니 두 눈 똑바로 뜨고 보렴. 네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알아야지."

션은 애써 웃는 표정을 유지하며 실톱을 건넸다. 소름 끼치는 소리를 뒤로 각종 경박한 문장이 흘렀지만 션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몸을 꿈틀대며 피거품과 함께 질러대던 비명소리가 가늘어졌을 때, 가란은 고개를 돌려 시선을 고정했다.

"우리 션 군, 눈 감았네?"

안색은 새파랗고, 식은땀이 온몸을 적시기 시작했다.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느끼는 감정과 다르게 뇌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느끼고 이 상황을 도피하고자 반대되는 표정을 택했다. 션은 가쁜 숨을 뒤로 고른 치열을 내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괜찮아, 아직 네 마리나 더 남았으니까."

토할 것 같다.

335 제주 (z4MwjFr3IA)

2022-10-11 (FIRE!) 02:40:55

자러간 사람들 모두 구빰~~~

336 엔주 (qRmveYff66)

2022-10-11 (FIRE!) 02:41:08

늦장이라 볼 수 있는 제의 독백...!
조금 선지 같은 맛도 있지만 맛있어요~!

337 제주 (z4MwjFr3IA)

2022-10-11 (FIRE!) 02:43:33

늦은 새벽조의 특권이라구~ (아님)
선지 같은 맛 ㅋㅋㅋㅋㅋㅋㅋㅋ 응응 그렇지... 선지.. 지금까지 많이... 참아온 맛이지.........(대체

338 제주 (z4MwjFr3IA)

2022-10-11 (FIRE!) 02:44:52

떼잉 독백 추가하려고 보니까 위키 또 터졌잖아..!!

339 승우 - 쥬데카 (qGxgeucwkA)

2022-10-11 (FIRE!) 02:50:02

폐를 태우는 매캐한 연기와 흩뿌려지는 그을음, 잔열 남은 싸움터를 바라보던 그의 머리에 일순간 깨달음이 스친다. 아, 이건 오판인가? 검은 연기 속에 시계가 가려져 헤매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일 테지만, 상대의 세븐스는 그런 감각의 차단을 이겨낼 수 있는 종류의 것이다. 그는 폭발의 주체는 될 수 있을지언정 연막 속을 볼 수는 없다. 그 말인즉, 그라고 해서 안에서부터 날아드는 기습에 완벽히 대비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폭발음이 한 번, 그리고 충격음이 한 번. 쾅. 한순간 끊임없이 돌아가던 사고도, 시야도, 몸체로부터 느껴지던 통증도 모두 한순간에 멎어버린다. 충격으로 인해 짧은 시간 머릿속이 하얗게 된 것이다. 날아드는 물체의 궤도를 비틀기 위해 폭발을 일으켰지만 때가 조금 늦고 말았다. 그다지 덜어지지 못한 채 끄트머리만 조금 빗겨진 힘이 그대로 머리를 치고 날아갔다. 다만 그 덕분에 말뚝이 머리에 박혀버리는 참사만큼은 피했으니 차라리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신은 금세 돌아왔지만 시야가 흔들리는 듯했다. 머리 위쪽에 직격한 물체를 눈으로 쫓아가자 그 종착점에 상대가 있었다.

"씨-*, 대가리 깨지겠네."

쨍하게 몰려오는 두통에 그가 고개를 흔들었다. 무장 안으로부터 뜨거운 감각이 스멀스멀 흘러내리는 듯하다. 피라도 터진 모양이지. 미간이 한껏 좁혀지며 눈이 가늘어진다. 아, 아프니까 더 웃지는 못하겠다. 그래도 나쁜 기분은 아니니까 상관없나.

"역시 실수 한 번이 무섭다. 개-, 아니. 새*야. 그렇지?"

그 와중에 아직 친하지는 않은 동료라고, 나름대로의 순화 표현을 쓸 여력은 있나 보다.
잡담은 이것으로 끝났다는 듯 곧바로 행동이 이어졌다. 무장의 곳곳으로부터 여러 줄의 총열이 전개되며 사방, 정확히는 지면을 향해 마구잡이로 탄환을 흩뿌린다. 그중 몇은 쥬데카의 근처에 날아들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으로부터 다시금 불꽃이 터져나왔다. 조금 전의 일로부터 교훈을 얻었는지 폭발의 형태가 위로 높았으나, 다만 이번에는 하나로 그치지 않을 셈이다. 발 밑으로부터 지뢰가 터져나가듯 충격이 연발했다.

340 엔주 (qRmveYff66)

2022-10-11 (FIRE!) 02:50:26

ㅋㅋㅋ 스레 내 독백들은 대체로 쓰거나 매운 맛이지만 맛있으니 오케이입니다~!

341 제주 (z4MwjFr3IA)

2022-10-11 (FIRE!) 02:51:16

승우주... 또 못잤어...?(아련)

맛있으니 오케이지~~~ 나도 엔쟝 이야기 더 많이 듣고 싶어 무리하지 말구 천천히 예쁜 얘기 많이 써조...😘

342 승우주 (qGxgeucwkA)

2022-10-11 (FIRE!) 02:51:32

일찍 자려고 했었는데~ 눈 감고 있으니까 답레 내용이 머리에 자꾸 아른거리길래 그만....
답레만 올리고 자러 가보겠다!!!! 제주의 킹갓그레이트고져스한 독백은 일어나서 읽어야지!!! ( •̀∀•́ )✧

343 제주 (z4MwjFr3IA)

2022-10-11 (FIRE!) 02:54:58

승우주 진짜로 굿밤이야~~~ 나도 일찍 자야하는데 도저히 잠이 안 온다... 크아악

344 레레시아주 (r3klJ.uX6A)

2022-10-11 (FIRE!) 02:58:41

음~~ 쌀쌀한 가을밤에 걸맞는 맵싸한 독백 아주 좋습니다~~ (물개박수)

345 제주 (z4MwjFr3IA)

2022-10-11 (FIRE!) 03:01:15

맵싸한 독백 아주 조와요.. 사실 이번 독백은 "우리 션 군, 눈 감았네?" 이 부분만 써놓고 잠깐 고민하다가 팟 하고 떠오른거라.. 조금 묘사가 부족하고 어색할 수도 있지만...👀

346 레이주 (rNCkYFJZQc)

2022-10-11 (FIRE!) 04:01:02

(수면실패자의 고요한 외침)

그리고 제의 독백은 잘 봤습니다! 자꾸 제 독백이라 하니까 제가 독백 쓴거같아서 좀 이상하고 아무튼
매콤하고 쌉싸름한 이 맛... 천하일미지요 역시

347 멜피주 (N94S1dDvRE)

2022-10-11 (FIRE!) 08:26:19

후후 갱신입니다~

348 레레시아 - 아스텔 (r3klJ.uX6A)

2022-10-11 (FIRE!) 08:38:42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최근 이전엔 이렇게 대화를 나누거나 한 적이 없잖아? 몰랐던 거니까 의외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특수부대가 만들어지기 이전에는 그녀도 타인과 교류를 필요 이상으로 하고 있지 않기도 했으니. 아스텔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의외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많았다. 짧은 순간이지만 그의 얼굴에 시무룩함이 지나가는 걸 보고 나쁜 의미는 아니었다며 신경 쓰지 말라 덧붙였겠지.

간판이 쉼표인 그 가게 안으로 들어가 반응을 슬쩍 살피니, 조용히 미소를 짓는 얼굴이 안의 분위기가 제법 마음에 들었나 싶다. 적어도 오늘 한 잔 하고 갈 기분은 나는 듯 했다. 원하는 자리를 고르라 넘겨주니 그는 안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편이 좀 더 가게의 내부를 즐길 수 있노라고. 그녀도 그 말에 동감해 고개를 끄덕이고 그가 고른 테이블로 걸어갔다. 둥그런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자리에 앉아, 메뉴판도 보지 않은 채로 마실 것을 고르는게 자주 온 듯 보이지 않았을까.

"시작부터 상큼한 거라. 그럼 나는 위스키 사워. 주전부리는 일단 한 잔 마시면서 생각할까나."

얼마나 마실지는 모르지만 시작은 가벼우면서 입맛을 돋구는게 좋을 테니까. 메뉴판을 가져다 준 점원에게 얘기하자 점원이 주문을 확인하고 돌아간다. 아스텔이 달리 안주를 추가하거나 했다면 그것도 확인하고서 갔을 것이다. 술이 나오기까지 그리 길지 않은 사이, 의자에 기대어 턱을 괸 그녀가 아스텔을 물끄러미 응시하다가 툭 물었다.

"첫 잔만 칵테일하고 다음은 맥주로 할 거야? 맥주가 주력이라길래 그걸로 할 줄 알았는데."

메뉴판에는 분명 맥주도 있었다. 시판 제품부터 펍의 수제품까지 종류도 꽤 다양했을텐데. 별로 고민 없이 칵테일을 고르길래 그냥 오늘은 칵테일이 마시고 싶은 기분이었던 건가 싶기도 하고. 첫 잔이니까 고른 건가 싶기도 하고. 별 거 아닌 생각이지만 당장 할 말이 없어서 물어본다. 한 번 해본 말인만큼 그녀의 시선은 마냥 아스텔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349 쥬데카주 (g8UWoB0JUE)

2022-10-11 (FIRE!) 08:59:26

크아아악 왜째서 평일

350 아스텔 - 레레시아 (FurIAGMYaI)

2022-10-11 (FIRE!) 09:06:53

"...칵테일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면 칵테일로 마실까 싶어서. 딱히 크게 싫어하는 것도 아니니까. 맥주야 나중에 마셔도 상관없어."

이를테면 스테이크 집에 가면 스테이크를 먹고, 디저트 카페를 가면 디저트를 먹는 것과 같은 논리였다. 어쨌든 이곳에서 주로 다루는 것이 칵테일이라면 칵테일을 마시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가장 맛이 좋다는 의미이니까. 그다지 복잡한 생각은 하지 않으며, 딱 그 정도일 뿐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그는 살며시 눈동자를 다른 곳으로 돌리면서 주변의 인테리어를 바라봤다. 역시 들어올 때와 비슷하게 고요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였다.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활기가 차서 좋아하지만 이렇게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도 좋아하는 편이었다. 마치 호수에 자리를 잡고 낚시를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난다고 생각하며 아스텔은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자신을 바라보는 레레시아의 시선이 절로 그의 눈에 들어왔다.

"다음 잔은 다음 잔을 마실 때 생각해도 안 늦어. ...임무도 아니잖아. ...조금 여유롭게 골라도 될 것 같은데."

빠른 판단력을 지녀야만 하는 임무라면 모를까. 고작 술을 마시는데 전투적으로 마실 이유는 없었다. 오른손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정리한 후, 아스텔은 괜히 허리에 차고 있는 검을 좀 더 자신 쪽으로 밀착시켰다. 단 한 시도 떨어뜨린 적이 없는 그의 검은 그야말로 지금 이 분위기에 있어 가장 이질적인 존재였으며 이 거점을 벗어난 술집에서는 바로 난리가 날 물건이었으나 이곳은 엄연히 레지스탕스의 거점. 그가 검을 차고 있는 것으로 뭐라고 할 이는 없었다.

이내 칵테일이 나오고 테이블에 놓여지자 그는 그녀의 몫을 그녀에게 먼저 내민 후, 자신의 몫을 챙겼다. 이어 그는 잔을 들어올린 후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내밀었다.

"...건배하자. 누군가와 술을 마시면 괜히 이걸 하고 싶어지더라."

너는 어떻냐는 듯이 그렇게 물어보며, 그는 그녀가 자신의 잔에 가볍게 제 잔을 부딪치는 것을 기다렸다. 경쾌한 소리가 울린 이후, 그는 술을 입에 담았을 것이다.

/답레와 함께 갱신! 으아! 오늘까지는 쉬지만 내일부터는 다시 일인가! 8ㅁ8

351 ◆afuLSXkau2 (FurIAGMYaI)

2022-10-11 (FIRE!) 09:18:43

아. 그리고 공지를 깜빡했는데 이번주는 진행 있어요. 스토리와 관련된 것은 내일 Pre-story로 올릴게요!

352 멜피주 (N94S1dDvRE)

2022-10-11 (FIRE!) 10:09:35

(일상팻말 쿡)

하하 쉬는날~~

353 ◆afuLSXkau2 (FurIAGMYaI)

2022-10-11 (FIRE!) 10:14:35

어서 오세요! 멜피주!!

354 멜피주 (N94S1dDvRE)

2022-10-11 (FIRE!) 10:37:42

쿠 쿠~

355 승우주 (qGxgeucwkA)

2022-10-11 (FIRE!) 10:42:06

>>352 난 멀티는 안 되지만 일상 열심히 홍보하는 건 할 수 있지!!!(짤)

갱신이야~!!!
꺄아아악 날씨 왜 이렇게 추워

356 멜피주 (N94S1dDvRE)

2022-10-11 (FIRE!) 10:44:56

엄청 쌀쌀해오~

방가방가~

357 ◆afuLSXkau2 (FurIAGMYaI)

2022-10-11 (FIRE!) 10:54:42

어서 오세요! 승우주! 이제는 점점 추워질 시기니까요. (눈물)

358 승우주 (qGxgeucwkA)

2022-10-11 (FIRE!) 11:02:12

ᵒ̴̶̷̥́ ·̫ ᵒ̴̶̷̣̥̀ 겨울 시러욧.....
...뭐? 아직 겨울이 아니라 가을이라고? 맙소사

다들 안녕~ 그건 그렇고 신입 들어올 예정이라고???(침 바를 준비)
끝.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