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635084> [1:1/일상] So Far Away #7 :: 1001

추락 ◆TrRj8FbhDE

2022-10-07 00:58:12 - 2023-04-14 10:17:59

0 추락 ◆TrRj8FbhDE (d2MyRfgSg6)

2022-10-07 (불탄다..!) 00:58:12


Don't try to break my fall, down this rabbit hole I go
Who are you? I hardly know, I should think that I would
Wake up
What a disaster to be late for my own ball
Wake up

Heart beating faster, hope the queen is rational


#1 >1596463088>
#2 >1596484066>
#3 >1596508086>
#4 >1596517072>
#5 >1596538088>
#6 >1596585097>

Perosa Montecarlo: situplay>1596463088>100
Michael Rosebud Winterborn: situplay>1596463088>145

696 페로사주 ◆uoXMSkiklY (LShOatEucw)

2022-12-28 (水) 16:08:52

요즘 자꾸 10시를 못 넘기고 잠드네.. 수면 잘 챙기라곤 들었지만 너무 과하게 잘 챙겨지고 있는

어제 하루도 고생 많았구나. 오늘 하루는 덜 까다롭고 더 무난하게 흘러가길 바랄게. 갱신해둘게!

697 에만주 ◆TrRj8FbhDE (eTx93kFFoE)

2022-12-28 (水) 23:40:31

흐으으.. 집갱할게.. 이제야 퇴근이야..😭 수면 과다라도 잘 챙기는 것 같아서 나는 더 낫다구 생각해..

아마 답레는 조금.. 늦게.. 줄 수 있을 것 같아. 잇는 건 금방이지만 내 마음에 드는 문장이 나오지 않아서 계속 갈아엎고 이리저리 도치하고 있거든...🥲

698 에만주 ◆TrRj8FbhDE (mo382wvNZc)

2022-12-29 (거의 끝나감) 20:58:21

갱신.. 응. 갱신할게.. 너무 피곤해..🤦‍♀️

699 페로사주 ◆uoXMSkiklY (nQPvcOuQFg)

2022-12-29 (거의 끝나감) 21:21:28

연말이라 그런가 에만주도 엄청 바쁘구나...😭 확실히 평균수면시간이 늘어나서 그런가 몸은 꽤 안정화되고 있는 느낌이야. 에만주는 건강 괜찮으려나. 답레는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지만 에만주의 건강이며 수면시간이 더 걱정이 되네.. 천천히 줘. 언제라도 좋아. 오늘 하루는 좀 평시에 퇴근했으려나... 😭

700 에만 - 페로사 ◆TrRj8FbhDE (uAU.UvR2PY)

2022-12-30 (불탄다..!) 02:16:11

언제부터인지, 왜인지는 중요하지 않게 됐다. 좋고 싫음에 명확한 이유가 있는 사람도 아니었거니와 그런 걸 세세하게 따져보면 낮밤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저 첫 만남이 흥미일지언정 마음에 들어서, 그 이후로 당신이 보여준 온기가 좋아서, 당신과 함께하고 있어서. 그거면 족했다. 그저 함께 있고 싶다. 동실동실 떠 있던 미카엘은 말간 눈으로 당신을 물끄러미, 그리고 순진무구하게 쳐다봤다.

당신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닐 리가 없다. 미카엘은 조그마한 머리를 열심히 굴려 오늘 있던 일을 도합 해 결론을 내렸다. 당신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서로 잃고 싶지 않고, 기대고, 온기를 나누며 함께 하고 싶다고. 음, 생각해 보니 당신이 먼저 바라던 일이었으니 아마 행복해하지 않을까? 지금 미카엘이 작고 소중한 행복을 손에 쥐어 만족스러운 것처럼.

"대가까지 바치지 않아도 돼.. 그럴 일은 없을 거야."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다 알고 있는걸. 소근소근 얘기하는 목소리가 당신에게 따박따박 투정을 뱉어내던 때와는 사뭇 다르다. 그렇지만, 정말로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테다. 당신은 지금껏 너무 많은 대가를 치르며 살았으니까, 이제는 미카엘이 그 대가를 다시 되돌려줄 차례였다. 무시무시한 생각과 달리 앞머리를 걷어주는 손길에 눈을 감는다. 따뜻한지 감긴 눈과 입술이 완만한 곡선을 긋고, 머리카락에서 또르르 흐르는 물방울이 간지러운지 살짝 눈썹을 찡그렸다. 거기다 꾹, 하고 분명한 입맞춤이 이마 위에 남자 조그마한 웃음이 자기도 모르게 실실 나왔다. 이유는 모르겠다. 간질간질한 느낌 때문이라면 그건 참을 수 있지만, 그보다는 조금 더 감성적인 이유인 것 같다. 곰곰이 생각해 봐도 흐릿하게, 꼭 뭔가에 가로막힌 듯 떠오르지 않던 것을 집어내려 애를 썼다.

"……."

마침내 속삭이는 목소리에, 흐릿하던 것이 선명하게 와닿는다.

"나도 사랑해, 페로사."

이건 행복이구나. 벅차오르는 행복함은 너무나도 오랜만이라 그만 깜빡 잊어버렸던 모양이다. 말갛게 웃던 미카엘은 감았던 눈을 뜨고, 눈동자를 또르르 굴렸다. 물끄러미 당신을 쳐다보기도 잠시, 몸을 꼬물꼬물 움직여 당신을 꾹 끌어안는다.

"있잖아, 페로사.. 나는- 미카엘 로즈버드 윈터본이야.. 그러니까, 페로사의 천사, 꽃망울, 그리고 겨울이 되어줄게."

그만큼 당신을 사랑해. 뺨을 톡 기대며 눈을 살포시 내리 감았다.

701 에만주 ◆TrRj8FbhDE (uAU.UvR2PY)

2022-12-30 (불탄다..!) 02:18:10

답레 두고 갈게..! 나는 괜찮아. 요즘 일이 많아져서 빨리 지쳐버리는 터라 몸이 알아서 회복하라고 늘어지더라고.. 덕분에 어디 아프거나 모난 부분은 없어.. 답레 쓰는 시간이 더 걸릴 뿐이지..🥺 오늘은(30일 기준) 정시퇴근 할 수 있을..거야....

응....(아련)

702 페로사주 ◆uoXMSkiklY (WtquunOXS2)

2022-12-30 (불탄다..!) 18:04:17

8.8......... (꼬옥 토닥토닥) 항상 고생이 많아...

답레는 틈틈이 쓰고 있긴 한데, 아마 토요일에 주게 될 것 같아. 오늘 새벽 2시에 잠이 깨버리는 바람에 잠이 되게 일찍 들 것 같아서... 일하다가도 자꾸 꾸벅꾸벅 잠이 드네 👀

아, 예쁘다 정말루.......... 이름을 다 말해줬구나. 여기서 한번 터뜨리고 가려고...! 페로사가 세크메트 시절에 미카엘의 이름을 들었던 적이 분명 있었겠지?

703 에만주 ◆TrRj8FbhDE (uAU.UvR2PY)

2022-12-30 (불탄다..!) 22:39:15

으갸갹 갱신할게..! 답레는 늦어도 괜찮으니 피곤하면 푹 쉬자구... 2시에 잠이 깼다니 걱정이네. 지금쯤 푹 잤으면 좋겠는데..(뽀담뽀담)

응응, 이제 이름을 다 얘기했으니 터뜨리자구..! >:3 말한 적이 분명 있을 거야. 통성명도 있고~ 아마 런치박스로 친구 뚝배기 깬 날에(...) 미카엘 로즈버드 윈터본! 하고 혼나는 걸 들었을지도...🤔

704 에만주 ◆TrRj8FbhDE (UgX.ad0DlA)

2022-12-31 (파란날) 18:50:44

즐거운 연말 되길 바라! >:3

705 에만주 ◆TrRj8FbhDE (JH66gnnek6)

2023-01-01 (내일 월요일) 00:43:58

올 한해도 잘 부탁해..! >:3

706 페로사 - 에만 ◆uoXMSkiklY (Ay5aL0UZn2)

2023-01-01 (내일 월요일) 13:49:39

소곤소곤 내어놓는 네 목소리에 페로사는 대답 대신 네 이마에 입을 맞췄다. 그럴 일은 없을 거야- 하고 장담하는 그 말에 딱히 말로 대답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네가 그런 말을 한다고 하루아침에 그리 될 리 없다. 이 곳은 신이 떠난 광기의 도시, 바빌론 시티다. 그녀의 삶에는 아직 많은 위협과 불안과 채무와 속박이 남아 있다. 그렇지만 왜일까, 네가 그렇게 소근소근 내려놓는 말이 이상하게도 위안이-아니 위안이라는 말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중압감에서 탁 놓여나는 그런 기분이, 이상할 정도로 실재감있는 안도감이 마음에 퍼져나가는 것 같아서, 그녀 스스로도 믿기 어려워서, 여기에 대해 뭐라 입을 열었다가는 바보같은 소리만 하게 될까 봐, 그래서 그 대신에 그냥 솔직하게 네 이마에 입맞춤을 남기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기로 했다. 이게 가장 정직하고, 가장 나은 대답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네가 안겨오는 대로, 그녀는 너를 품안에 꼭 안았다. 이렇게 꼭 포옹하는 순간을 페로사는 퍽 좋아했다. 따뜻하고, 마음이 놓이고, 어딘가 그리운 느낌이 있었기에-

그러나 그 순간 그 기시감의 해답이 예기치 못하게, 품 안에서 흘러나왔다. 미카엘 로즈버드 윈터본, 하고 네가 꺼내어놓는 이름이 음파의 진동에서 알파벳의 나열이 되어 머릿속의 기억과 대조되기에는 잠깐의 시간이 걸렸다. 페로사는 너를 빤히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 현재와 과거가 잠깐 눈앞에서 뒤섞이는 것 같아, 저절로 눈을 깜빡일 수밖에 없었다. 거친 삶에 먼지에 뒤덮여 흐려져 있던 기억들이 네가 일러준 네 이름을 중심으로 먼지를 떨치고 조금씩 다시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자기. 꼬마야." 왜 굳이 그 많은 단어들을 놔두고 되찾는다는 단어를 네게 떠올렸었던 걸까. 기시감. 아니 기시감이라는 용어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어떤 향수, 안도감. 그녀의 삶에 있어 얼마 되지 않는, 그나마도 부분부분 흐려진 좋았던 시절들을 헤치고, 네가 다시 이 자리로 돌아와서 뺨을 기대고 눈을 살포시 내리감고 있는 것이다. 결혼할래, 하는 당돌한 선언이 다시 귓가에 되울리는 것 같았다. "고마워."

그게 참 생각보다 큰일이 되었구나. 페로사는 가벼운 웃음이 나왔다. 그녀는 부드럽게 네 뺨을 쓰다듬었다.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어간다. "나는 너와는 달리 너한테 뭐가 되어주겠다고 분명하게 딱 잘라 말할 수가 없어. 여태껏 아무것도 아닌 삶을 살앗거든... '그 때'도, 지금까지도,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삶을 살았으니까. 이제 와서 지금 이 순간에 어울리는 단어를 꺼내오기에는 잃어버린 것도, 잊어버린 것도 너무 많아."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아이에게 하기엔 참 이상한 자기소개였더랬다. 실제로 아무 것도 되지 못한 사람의 필연적이고, 어쩔 수 없는 구슬픈 소개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말이야, 이제는 네가 나한테 적당한 단어를 찾아줄 좋은 때가 된 것 같아. 미카엘."

세크메트는 이 자리에서 페로사가 되어, 네게 나직이 말을 건넸다.

707 페로사주 ◆uoXMSkiklY (Ay5aL0UZn2)

2023-01-01 (내일 월요일) 13:51:19

해 넘어가는 순간에 같이 있고 싶었는데 현실은 기절잠.........................

에만주도 즐거운 연말 보냈길 바라고, 2022년 한 해 동안 정말로 고마웠어. 2023년도 아직 부족한 게 많은 나지만 괜찮다면 잘 부탁해. 같이 행복한 새해가 될 수 있길 바라.
나아는 답레만 남겨놓고 청소 좀 하고 올게 😂😂😂😂😂😭😭😭😭😭

708 에만주 ◆TrRj8FbhDE (JH66gnnek6)

2023-01-01 (내일 월요일) 17:57:59

나는.. 과거의 인연이 현재에 이어지는 것에 약하다...!!!!! 로로주 다녀오구 답레는 천천히 줄게에~ :3

709 페로사주 ◆uoXMSkiklY (feV8pt.16.)

2023-01-02 (모두 수고..) 17:30:22

언제 해먹어도 참 맛있는 소재인데 이 귀한걸 이렇게... 아이구 아이구
답레는 느긋하게 써서 줘! 연초라서 바쁠 테고... ;-;

710 에만주 ◆TrRj8FbhDE (mYI11yr976)

2023-01-02 (모두 수고..) 20:35:36

핫쨔 갱시인!!! 우우우 답레 쓰는데 아마 내일 오전~점심 즈음에 줄 수 있을 것 같아... 세크메트인걸 알아채고 싶은데... 아직 짱구가 덜 굴러감...🥺

711 페로사주 ◆uoXMSkiklY (uOevc7sUTE)

2023-01-03 (FIRE!) 00:05:15

(에만주를 위한 그물침대 설치중...)
좋은 밤이야 +.+ 잘 보내고 있을까. 답레는 언제 줘도 좋으니 천천히 느긋하게 쓰기!

아무래도 세크메트와 미카엘의 만남 당시를 직접 플레이해본 적이 없다 보니까, '그때 이런이런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다'라고 가정하고 쓴 대사가 몇 개 있어.
세크메트가 자신이 세크메트라는 것을 미카엘에게 숨기지 않았다면, 미카엘이 페로사가 세크메트라는 정보를 접했을 때 바로 알아챘을 테니까 아마 당시의 페로사는 미카엘에게 자신이 세크메트라는 것까지 숨겼겠지. 아마 하얀 가면을 쓰고, 미카엘이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대답했을 거야. (미카엘이 페로사의 그런 대답을 납득하지 못하고 계속 물고 늘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적폐해석이 있습니다)

712 페로사주 ◆uoXMSkiklY (uOevc7sUTE)

2023-01-03 (FIRE!) 00:11:42

그러니까 에만주도 이때 두 사람 사이에서 이런 이야기도 오갔을 것이다- 하고 추가하고 싶은 게 있으면 추가하고, 이렇게 추가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언제든지 말해줘. >>711의 설명은 답레 쓰고 나서 바로 첨언하려고 했는데 깜빡 잊었네... 👀

713 에만주 ◆TrRj8FbhDE (gfbqbliA46)

2023-01-03 (FIRE!) 00:16:26

그물침대!!! (행복한 뵤 됐음)

앗.. 거기에 엄청난 적폐 끼워맞추기가 생각났는데.. 첫만남 때 응애 미카엘이 누구에요? 하다가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답하면 세크메트한테 빠안히 시선 꽂고 집요하게 물어보게 됐다거나..🤔

714 페로사주 ◆uoXMSkiklY (uOevc7sUTE)

2023-01-03 (FIRE!) 01:00:51

((볼빵빵해서 귀여움)) (지퍼 지익 열어주기)

역시... 에만주가 미식을 잘 알아......
그런데 참 이렇게 써놓고 보니 이전 스레랑은 구도가 반대가 된 것 같네. 이것도 이것대로 존맛인걸

715 에만주 ◆TrRj8FbhDE (gfbqbliA46)

2023-01-03 (FIRE!) 01:15:23

(쏙)(꾸시꾸시) 그물침대까지 준비해주고.. 로로주는 천사야..🥺

히히 구도가 반대라도 맛있는걸~ 응애 미카엘.. 세크메트가 나는 세크메트야.. 하고 자기소개 하기 전까지는 계속 누구에요~? 아무것도 아니면 왜 아니에요? 아닌 이유는 뭐에요? 응애 특 무한의 왜요? 굴레에 가뒀을 것 같고..(대체)

미카엘(응애): (눈 동글동글) 왜 세크메트는 세크메트에요?

와 벌써부터 무섭다

716 에만 - 페로사 ◆TrRj8FbhDE (DOzFAbkFZQ)

2023-01-03 (FIRE!) 17:25:52

이마에 닿는 온기가 좋아서 말갛게 웃고 나면, 당신은 흐려지지 않고 여기 이 자리에 남아있다. 앞으로도 계속 곁에 남아있을 수 있게 움직인다면 분명 위험하고 끔찍한 일이 가득할 테다. 부엉이의 날개를 꺾으려는 무시무시한 맹수들이 활개를 칠 것이고, 끝내 천사의 목을, 그리고 천사의 주변을, 가장 소중한 늑대를 물어 죽이려 하겠지. 하지만 이미 그렇게 두지 않겠노라 각오했고, 주사위는 던져진지 오래다.

미카엘은 당신의 품이 좋았다. 당신의 품은 아늑하고, 단단하되, 따뜻하며, 어딘가 그리운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품을 떠올려 봐도 이런 느낌은 들지 않았다. 조금 더 깊게 떠올려 보면 누군가 떠올랐지만, 그 사람과 당신을 과연 겹쳐 봐도 괜찮은지 모르겠다. 당신을 그 사람의 대용품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니까. 어린 나날을 버티게 해준 사람처럼 당신 또한 그런 존재인 걸까? 음, 아마 그럴 거야. 눈을 감고 당신에게 소곤소곤 모든 것을 털어놓기로 했다. 에만도, 헤로인도, 앨리스도 아니라, 한때 죽음으로 비롯해 이 도시를 뒤집어엎은 그 온전한 이름을.

그리고 정적이 흘렀을 때, 미카엘은 폭 기대던 고개를 들어 당신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동그랗고 매끈한, 끝이 살짝 올라간 아몬드 같은 눈망울이 당신을 마주했을 때, 당신의 멍한 듯한 표정에 미카엘의 고개가 자연스럽게 기울였다. 안색을 확인하듯 고개를 꺾기도 잠시, "응?" 하고 얌전하게 답하다가도 부스스 웃어버렸다. "나도 고마워." 아주 많이.

그리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가벼운 웃음, 뺨을 쓰다듬는 물기 어린 온기.. 미카엘은 그 모든 것이 믿기지 않았다. 당신의 말 때문이다. 동그란 눈동자가, 창백한 원반 속의 갈 곳을 잃었던 길쭉한 나침반의 바늘이, 마침내 당신을 향해 온전히 길을 뻗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당신은 대용품도 아니고, 마음속에서 그 사람처럼 의지가 되는 멋진 존재도 아니다. 당신이, 그 사람 자체였으니까. 조그맣게 벌어진 입을 뒤로 놀란 눈동자가 잠깐 초점을 잃다 다시 돌아오길 반복하더니, 이내 당신의 품에 폭 파고들어버렸다.

"페로사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내 영웅이야. 응, 영웅인 거야. 또박또박 수줍게 얘기하던 것이, 어릴 적에 했던 말과 똑같았다. 예나 지금이나 당신은 내 영웅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고,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이니까. 미카엘은 몸을 가늘게 떨었다.

"돌아와 줘서 고마워."

717 에만주 ◆TrRj8FbhDE (DOzFAbkFZQ)

2023-01-03 (FIRE!) 17:26:25

얍!! 답레 올리구 갈게!! >:3

718 페로사 ◆uoXMSkiklY (/WX3Vj6wik)

2023-01-03 (FIRE!) 19:08:42


(등받이가 있는 스툴에 다리를 꼬고 앉은 페로사. 좋아하는 담배 한 개비를 문 채로, 손에는 편지 몇 장을 들고 읽고 있다.)
(바 위에는 국제우편 엽서가 붙어있는 편지봉투가 놓여 있다. 은퇴한 친구에게서 온 편지라는 모양이다.)
(페로사는 문득 엘리시온의 창문 밖으로, 바빌론 쇼어라인 위로 저물고 있는 석양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719 페로사주 ◆uoXMSkiklY (/WX3Vj6wik)

2023-01-03 (FIRE!) 19:10:00

갑자기 그때 그 느낌으로 써보고 싶어진 토막독백... 좋은 저녁이야, 에만주. (지퍼 지익 열어주기) 답레는 느긋하게 써서 줄게!

720 에만주 ◆TrRj8FbhDE (5MmWPbKTck)

2023-01-05 (거의 끝나감) 03:08:23

(폴싹...) 정신없는.. 하루였어..
허어억 그때 그 느낌의 토막글이라니.. 너무 좋아~!!!🥺 내가 정주행 하고 있었던 걸 어떻게 알구..!!

답레는 느긋하게 주구, 부디 푹 잠들었길 바라..! 현생 너무 무리하지 말구!! >:0 또 아프면 이번엔... 음.. 어.. 울어버릴 테다..!! >:ㅁ!!!!!!

721 에만주 ◆TrRj8FbhDE (ugInUW4jR2)

2023-01-07 (파란날) 00:52:18

폴짝! >:3

722 페로사주 ◆uoXMSkiklY (iwSKMykQxo)

2023-01-07 (파란날) 01:05:52

ㅇ어븝법... 3.3

723 페로사주 ◆uoXMSkiklY (iwSKMykQxo)

2023-01-07 (파란날) 01:10:19

자다가 왠지 중간에 깨서 핸드폰 들엳봤는데.. 어제는 무사히 잘 보냈으려나 응 이제 주말이네
답레는 곧 볼 수 있을 거야 이번 주도 별탈없었길 바라구 주말 느긋하게 보내자 꾸왑해줘 꾸왑

724 에만주 ◆TrRj8FbhDE (ugInUW4jR2)

2023-01-07 (파란날) 01:13:4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로로주 잠에 취했어요 요 이쁜아! >:3 푹 자구 주말 느긋하게 보내자구~ 꾸왑만 할 거 아닌데~ 뽀뽀도 할 건데~ (꾸왑)(둥기둥기)(쫍쪼)

725 페로사주 ◆uoXMSkiklY (iwSKMykQxo)

2023-01-07 (파란날) 14:30:16

(쫍쪼자국 남아있음) (뻘개져 있음)

726 에만주 ◆TrRj8FbhDE (DG7gIJ2zYg)

2023-01-08 (내일 월요일) 18:21:48

STAY.... 하지만 늦었죠?

나도 늦었죠?(주륵

727 페로사주 ◆uoXMSkiklY (deuzoHiMW.)

2023-01-08 (내일 월요일) 19:13:28

이번 주도 바쁘게 보냈나 보구나. 어서 와 3.3 (모래목욕용 통 가져옴) 오늘두 고생했어..

728 에만주 ◆TrRj8FbhDE (DG7gIJ2zYg)

2023-01-08 (내일 월요일) 19:16:34

(우다다)(드러눕기!)(모래목욕 꾸시꾸시 데굴데굴) 로로주 안녀엉.. 피곤해 보이는데 괜찮아? (뽀다담) 로로주도 고생 많았다구우... ;-;

729 페로사주 ◆uoXMSkiklY (PyY1MJmDnU)

2023-01-08 (내일 월요일) 19:19:17

(뽀다다다담다다다)
답레 써야지 하고 노트북 키고 엎드렸는데 시간여행을 해버렸어... 잠 좀 깰 겸 집안일도 좀 하고... 청소도 오늘 했어야 하는데 미세먼지 폭발해서 창문을 못 열어서 못했어...... (머리카락으로 난장판이 된 방바닥 봄) (안봄)

730 에만주 ◆TrRj8FbhDE (DG7gIJ2zYg)

2023-01-08 (내일 월요일) 20:01:40

(신나서 마구 뒤틀기)
에구 괜찮아~ 집안일은 쉬엄쉬엄 하..기엔 머리카락 우우.. 답레는 천천히 달라구~ (뽀담) 많이 피곤했을 텐데.. 푹 쉬면서 주면 돼~ >:3

731 에만주 ◆TrRj8FbhDE (KmKwGGJZKA)

2023-01-10 (FIRE!) 22:54:40

으허엉... 왜 오늘은 화요일이야..🥺🥺🥺

732 페로사주 ◆uoXMSkiklY (mcRhq94LQE)

2023-01-11 (水) 14:44:14

그리고 이젠 수요일이지... (퀭) 어제 하루는 잘 보냈어? 오늘 하루도 무난하게 보내고 있길 바라. 느긋하면 더 좋구... x.x

733 에만주 ◆TrRj8FbhDE (VMVONH6LTM)

2023-01-11 (水) 16:03:10

로로주..(뽀담) 나는 어제 하루 무난하게 보냈으니 걱정 말라구~~ 오늘도 무난히 보낼 테니까! >:3 로로주도 느긋하고 안온한 하루 됐으면 좋겠어....🥺 오늘 하루도 힘퐁힘이야!

734 페로사 - 에만 ◆uoXMSkiklY (a.p8P8nQRM)

2023-01-12 (거의 끝나감) 01:56:35

누구나 무언가를 찾아헤매는 순간이 있다. 때로는 자신이 무엇을 찾아헤매는지도 모르는 채로 무언가를 찾아헤맬 때도 있고, 심지어는 자신이 지금 무언가를 찾아헤매고 있다는 사실도 자각하지 못한 채로 헤매는 때도 있다. 우스울 수도 씁쓸할 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누구에게나 어느 때라도 찾아올 수 있는 순간이다. 페로사는 자신은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었고, 그런 피해의식이 이상하다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실제로 많은 것을 잃어버린 사람이었다.

새삼스레 조금 꺼려지기도 했다. 너에게 불만이라거나 하는 것이 있다는 게 아니라, 페로사는 네가 더 어렸던 시절을 알고 있으니까. 세상 모든 순진함과 좋은 것들은 다 끌어안은 채로 하얀 장미꽃처럼 웃으면서, 순진한 욕망이면서도 너무도 곱게 핀 그것을 너무도 쉽게 자신에게 내밀어오는 그 어린 아이가 새삼 네 위에 겹쳐보이는 게, 자기 나이의 거의 절반인 어린애한테 대쉬를 당했다는 당혹감은 차치하고라도 나는 이런 것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손사래를 친 게 떠오른 것이다.

지금까지, 기시감은 있었으나 몰라봤다. 그 하얀색에 가까운 매혹적인 하늘색의 눈동자가 어느 날엔가 좀더 순진한 빛을 띄고 자신을 바라본 적이 있었던 것 같다는 자각은 있었으나, 세상 모든 순진함을 다 끌어안은 하얀 장미 같던 그 때의 모습과 달리 지금의 모습은 그 날의 하얀 추억들에 유리 고깔을 씌운 채로 고깔이 어디 부딪힐세라 넘어질세라 안절부절못하며 어두운 별들 사이를 헤매고 있는, 검은 상복 드레스를 입은 어린 왕자로 보였으니까.

그래서, 옛 모습이 떠오른다 해서, 네가 꺼내놓은 네 모든 이름이 흐려진 기억의 토사 속에 파묻혀 있던 옛날을 끄집어내었다고 해서 이제 와서 새삼 널 밀어내기엔 이미 글렀다. 이미 무엇으로도 널 밀어낼 수 없을 정도로 네가 마음속에 깊이 뿌리내린 지도 이미 오래되었고, 이제 와서 자신을 올려다보며 다시금 옛날처럼 조심스레 떨며 말을 주워섬기는 너를 외면할 수가 없었다.

"꼬마야. ...자기." 나직이, 페로사는 너를 부르며 네 호칭을 갱신했다. 한때 가면 뒤에 숨어있어서 알 수 없었던 얼굴. 눈구멍마저도 편광 렌즈로 가려져 있어 그 눈동자의 색마저도 몰랐던 얼굴. 이름마저 몰랐던 여인이 그 때보다도 좀더 낮아진 목소리로 너를 부르고 있었다. "내가 돌아온 게 아니야. 네가 날 찾아낸 거지."

품속에서 살며시 떠는 네 어깨를 페로사가 꼭 끌어안았다.

"찾아내 줘서 고마워."

735 페로사주 ◆uoXMSkiklY (a.p8P8nQRM)

2023-01-12 (거의 끝나감) 01:57:20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어. 지금쯤이면 푹 쉬고 있으려나... 답레 올려둘게!

736 페로사주 ◆uoXMSkiklY (a.p8P8nQRM)

2023-01-12 (거의 끝나감) 02:01:40

나랑은 전혀 무관할 것 같았던 게임을 최근에 영업당해서 틈틈이 찍먹해보고 있는데 10년 전 애기에만이랑 알고 지냈을 적의 페로사와 이미지가 상당히 비슷한 캐릭터가 있었어. 😮

737 에만주 ◆TrRj8FbhDE (nMeDbqDjpQ)

2023-01-12 (거의 끝나감) 10:14:12

야호 모닝 갱시인... 어젠 새벽에 크아악 하고 바로 잠들어서 실시간 답레를 못 봤어 ;-; 우우우 답레에 뺨쪽 볼부빗 꼬옥 전부 넣을 테니 페로사는 각오해라... 답레는 천천히 써야할 것 같으니 여유로이 기다려달라구~~😘😘😘

머리 위의 반짝이...? 덕분에 알았다! >:3 블아구나! 몰?루하는 파란 애 밈이 있는데 그거... 해본적은 없지만..<:3 ((밈이랑 허구한날 이제 난 선생님이야.. 난 또레나상이지.. 하고 에만주와 무스메 게임으로 아무말 자강두천 하는 친구의 카톡 덕분에 알고는 있음))

헉 로로 저런 느낌이었어..? 로로야..!! 위태위태 경계 세우는 로로... 믹깅이가 잘 녹였..구나..? •0• (충격)

오늘 하루도 무난하고 무탈하게 보내길 바라! >:3

738 페로사주 ◆uoXMSkiklY (a.p8P8nQRM)

2023-01-12 (거의 끝나감) 11:15:21

실시간 답레를 못봤어?? 그 말인즉슨... 에만주가... 꿀잠잤구나!!! 😭😭😭😭😭 (기쁨의 눈물) 아니 그보다 선생님 저 저혈압 고혈압되겠어요 애기야 나죽어

(스텔?루가 기억나서 잠깐 피식함)

조마에 사오리... 라는 캐릭터인데
스토리 핵심 캐릭터 중 하나라 자세하게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되겠지만, 악의 조직의 사냥개였다가 조직이 맡긴 임무를 (플레이어 선생한테 저지당해서) 실패하고 조직에서 팽당하게 되니까 플레이어에게 도움을 청해서 악의 조직에 쳐들어가 악의 조직을 박살내고 어떤 계획을 위해 제물로 바쳐질 뻔한 친구를 구해내고 선생의 편으로 돌아서게 되는 캐릭터지만... 선생의 편으로 돌아섰는데도 악의 조직의 스페셜리스트였을 때 저지른 테러가 워낙에 초대형 테러였던지라 용서받지 못하고 아직도 지명수배되어서 학원도시의 방랑자 신세인 게 현재 상황인 그런 캐릭터인데, 어릴 때부터 전투원으로 길러지는 잔인한 훈련 말고는 교육받은 것이 없기에 냉철하고 철두철미한데 사회경험은 전혀 없어서, 일단 돈은 벌어서 생활은 해야겠는데 계약서 통수맞고 일당 떼이고, 계약서 통수맞고 힘든 일 독박쓰고 하기가 일쑤인 보살핌이 필요한 마음아픈 아이입니다... 목소리 개쩌는 건 덤

여기서 선생님에 로즈밀 여사님 넣고 사오리 자리에 19세 페로사를 넣으니까 페로사주가 생각하고 있던 시놉시스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

아마 미카엘이었을 당시에는 완전히 녹이지는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 바빌론 시티에서 제대로 녹였지 (어질)

에만주도 오늘 하루 잘 보내, 답레는 언제 줘도 좋으니 느긋하게 쓰구.

739 에만주 ◆TrRj8FbhDE (lHnJ2D4Uwc)

2023-01-12 (거의 끝나감) 11:46:49

그렇다.. 꿀잠을 잤다!! >:3 (당당) ㅋㅋㅋㅋㅋㅋ 기쁨의 눈물을 흘릴 정도냐구... 나 이제.. 피곤하면 잘 테니까 걱정 말아~ >;3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로로주를 처리하러 온 닌자지롱 하이-야!(아님)

스텔?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오랜만이잖아.. 어라 간만에 정주행이나 할까..🤔 사오리구나...는 스토리가.. 스토리가아아...🥺 나는.. 악의 조직에서 자라 섞이지 못하고 사회경험도 없는 애가 계약서 통수맞는 이런 스토리에 약하다.. 여사님이 한몫한 기분이구만 요거요거 <:3

ㅋㅋㅋㅋㅋㅋ 앞으로도 녹여주짓! >:3 미카엘일 당시엔 뽀다다 달려와서 선포만 했구마안 흐으으음..🤔

미카엘: 나아는 세크메트가 좋아요.
미카엘: 그야 세크메트는 나보다 키도 크고, 힘도 세고, 또.. 마시멜로도 나눠 먹었잖아요!

믹깅이는 후자가 제일 중요했대....
으윽 일하기 싫다.. 널널한데 목요일이라 더 괴롭다..

740 페로사주 ◆uoXMSkiklY (a.p8P8nQRM)

2023-01-12 (거의 끝나감) 12:16:01

그렇습니다. (끄덕) 일 여가 잠 밸런스 챙기기! uu (뽀다다다담)
아밧 아밧 아바밧 (폭발사산)

페로사도 존재가 알려져선 안 되는 도시 출신이니까 쫓겨다니는 건 똑같고.. (이전 스레의 뉴 베르셰바가 거기에 거주했다는 사실만으로 중범죄 취급받는 도시였잖아?) 아마 바깥의 생활에 익숙하지 않아 이래저래 적응하지 못하고 손해를 많이 봤겠지... 여사님이 실제 한몫하지 않았을까. 지금도 사람 잘못 만나서 바빌론 시티에 끌려들어와 있고 👀

세크메트: ...(쓰담담)
세크메트: (너는 그런 작은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좋아해줄 수 있구나. 하는 말을 입밖으로 내지 못하고 하염없이 쓰다듬기만 함) (표정이 울적해졌는데 가면쓰고 있어서 보이지도 않음)
세크메트: 고마워.

널널해도 안 널널해도 괴로운 건 마찬가지라는 사실이 제일 괴롭다... (열일중)

741 에만주 ◆TrRj8FbhDE (XKOO.zf8U2)

2023-01-12 (거의 끝나감) 23:59:14

이아아아악(답레 날림) 이이이아아아아악(비명)

742 페로사주 ◆uoXMSkiklY (mjH.Codyn6)

2023-01-13 (불탄다..!) 00:10:33

지... 진정해(부둥둥)(토닥토닥) 기다리는 거야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으니 괜찮지만, 그래도 정성들여 쓴 글인데 날아가면 괴롭지... 또 초록코끼리가 못살게 굴었어?

743 에만 - 페로사 ◆TrRj8FbhDE (oIkSN./l96)

2023-01-13 (불탄다..!) 01:11:41

미카엘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순진함, 사랑받는다는 삶, 행복……. 온통 순수하고 말간 빛을 하나하나 모아 만들고 누군가에게 그 말간 빛을 비춰주며 받을 자격이 없노라 얘기해도 꾹 밀어준 나머지 당신에게 자그마한 자국을 남겼겠지만, 이젠 그 모습을 찾기가 어렵다. 그나마 새하얗게 때묻지 않은 것은 창백한 원반 한 쌍이고, 그마저도 자리를 지키기 위해 날카로운 유리를 덧대어 최대한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미카엘은 그 추억을 잊고 살고자 했기 때문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처럼 한때의 흔적이지,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니라며 이 차가운 도시를 배회했다.

그리고 당신이 추억을 잊지 않게 해줬다. 어두운 별 사이에서 당신이 유일하게 빛이 난다. 당신이 한때의 추억이라면, 이젠 그 추억을 이어나가고 싶다. 당신은 미카엘에게 있어 영웅이자, 추억이며, 이제 유리로 된 원반 너머로 꺼낸 현재니까. 당신이 미카엘을 부르면, "으응. 페로사." 하고 소곤소곤 답한다. 그렇게 답하다 보면 당신은 돌아온 것이 아니노라 얘기한다. 미카엘은 떨리는 어깨를 끌어안는 손길에 눈을 내리 깐다.

"……정말이지, 내 입장에서는 찾은 게 아니라 찾아온 건데."

당신이 찾아온 게 맞다. 아닐 리가 없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끝도 없겠지. 저격수에게 새삼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 존재가 아니었더라면 여기까지 오진 못했을 것 같고, 만약 만났더라도 미카엘이 에누마 사와 갈등을 빚고 그게 최고조에 달해 도시를 한바탕 엎었을 테니, 적으로 만났겠지. 미카엘은 고맙다는 말에 대답 대신 물장구를 치듯 하며 허리를 쭉 늘린다. 물에 젖은 당신의 뺨에 입을 맞추자, 물기 때문에 차갑게 식은 당신의 뺨에 조그마한 온기가 꾹 남는다.

"뭐, 어때.. 나는 페로사가 여기 있어서 좋으니까, 그걸로 된 거야. 응.."

조심스럽게 한 단어씩 뱉고는 뺨을 느릿하게 비비다 다시금 쭉 늘리듯 세운 허리에서 힘을 뺀다. 이후 커다란 눈동자를 휘어 말갛게 웃었다. 마치 예전에 당신에게 조잘조잘 말을 걸었을 때 마지못해 답해주자 뭐가 그리 기뻤는지 함뿍 웃던 순간처럼. 그리고 조그마한 여우처럼 당신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다시금 품에 폭 기댔다.

"그렇지만 페로사, 나아, 지금 조금 추운데."

아무리 아열대성 기후라 해도 물에 오랜 시간 있다 보니 체온을 뺏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미카엘 자체가 몸의 체온이 타인보다 많이 낮은 편이기도 했으니. 동그란 눈을 깜빡, 깜빡. 순진하게 감았다 뜨는 것이 어릴 때와 똑같았다. 어서 안아주고 같이 따뜻한 곳도 가자는 뜻이 듬뿍 담긴 걸 굳이 숨길 생각도 없어 보이고.

744 에만주 ◆TrRj8FbhDE (oIkSN./l96)

2023-01-13 (불탄다..!) 01:13:15

어흐흑 초록 코끼리 말고.. 폰이랑 싸우고 왔어... ;-; 그렇지만 괜찮아.. 답레는.. 겨우 살렸으니까.. 믹깅이 이제 막 꼬리 살랑살랑 해서 로로랑 꽁냥대야지.. 미키마우스 머리띠를 써라 김에만(멘탈 나간 김에 아무말)

745 에만주 ◆TrRj8FbhDE (so5cr04C9s)

2023-01-14 (파란날) 14:39:48

폴..짝.. ㅇ<-<

746 페로사주 ◆uoXMSkiklY (ye75jBU1n.)

2023-01-18 (水) 00:56:22

갱신만 하고 갈게... ㅇ>-< 휴식 취하고 나면 시간이 없는데다 어째 글도 잘 안 써지는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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