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데 군데 얼음이 떨어나갈 정도로 녹아있었고, 당신이 꽤 온도를 잘 맞춰서일까요. 얼음은 금새 녹기 시작했으며 그녀도 아까만큼의 통증은 없는듯 했습니다. 그야 뭐 따갑기는 한데.. 이건 어쩔 수 없는거니까요 시험삼아 물속에서 손을 움직여보려 했으나 아직은 잘 안되는 모양인지 손가락이 꼼지락 거리는 정도입니다. 사실 언것도 언거지만 녹일때까지 시간이 좀 많이 걸리긴 했죠.
"난 팔 다리 좀 없어도 움직일 수 있잖아~?"
기껏 용기를 내서 한 농담이라는게 이겁니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말하는듯 했지만 어느쪽이든 지금 상황에서 유쾌할리 없고.. 그녀도 그것을 알고 있는듯 이내 다시 입을 다물고서는 물속에서 손을 뺐습니다. 붉게 물든 손을 조심조심 물기를 닦아냈고. 당신이 덜 무서울~ 이런 이야기를 하자 그녀도 모르게 작게 웃고 말았습니다. 당신 나름대로 진지하긴 하겠지만..
"승우씨는, 안 무서워? 남한테 자기 몸을 맡긴다니.."
"그것도 다친 상태에서."
세븐스라면 누구나, 이런저런 위험한 일은 당해봤을거고 어딜가나 끔찍했을겁니다. 그렇다해도 그녀의 사고방식은 좀 지나친감이 있지만...
>>552 개인 스토리 개요를 읽어봤는데 일단 말을 조금 하자면... 일단 1부 말인데 애초에 패배할만한 이유를 모르겠네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아무리 생각해도 보검의 힘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이 전혀 없을 이에게 진다는 것은 조금 힘들 것 같아요. 지금 이 1부는 말 그대로 나무 막대기를 든 이에게 광선검을 들고 휘둘렀는데 나무 막대기가 부서지지 않고 광선검이 오히려 박살났다는 이야기와 다를바가 없어요. 있을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그에 대한 설명이 명확하지 않으면 애매하기 짝이 없다라는 느낌이라고 하면 좋을 것 같네요. 그렇기에 그에 대한 설명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네요. 더 나아가 에델바이스 측이 저 상황에서 후퇴를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나요? 사실 제 생각이지만 저 상황에서 대피를 해야 할 명확한 이유가 없다면 아마 다른 캐릭터들은 절대로 후퇴를 하지 않고 오히려 싸울 것으로 생각이 되거든요. 그렇기에 굳이 그런 전개를 해야한다면 대피를 해야만 하는 이유가 필요할 것 같아요. 경우에 따라서는 뭐 제가 글라키에스 정도를 투입시킬수는 있긴 한데 이렇게 되면 지금 이 개인 이벤트의 주제가 애매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에 대한 설명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네요.
2부 부분은 에델바이스가 출동하는 목적이 조금 바뀌어야 할 것 같네요. 말한 그 이유가 아니라 차라리 세븐스들을 보호해서 대피시키기 위함 정도라면 모를까. 지금 저 목적으로 출동하겠다고 한다면 로벨리아가 뭔 소릴 하냐는 눈빛으로 바라볼 것 같네요. 이유는 2부의 그러나 부분에 쓰인 이유와 동일하게요.
가디언즈가 강한 것은 사실이나 여러분들도 그만큼 강해요. 적어도 마주쳤다고 해서 바로 도망쳐야 한다거나 대피해야 한다거나 그런 수준은 아니에요. 저번 진행에서 봤다시피 다수 대 1이긴 했지만 레이버와도 어느정도 비슷하게 맞부딪친만큼 그 정도의 강함 정도는 여러분들의 캐릭터에게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개요를 짜는 것을 추천할게요.
>>555 힘을 너무 과도하게 쓰면 보검이 부서지는 일은 있을 수 있지만 그걸 모든 캐릭터에게 다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네요. 개인 이벤트 한 번을 위해서 그렇게 모두에게 적용할 순 없으니까요. 무엇보다 글라키에스와의 전투로 보검이 부서질 정도면 이미 선우는 죽었다고 봐도 상관없어요. 글라키에스에게 그냥 말 그대로 패배했다는 이야기니까요. 글라키에스는 저번 스토리에서도 나왔지만 섬멸부대의 부대장이고 레지스탕스를 섬멸하는 것이 임무중 하나랍니다.
사실 선우주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대충 이미지는 알겠는데 개인 이벤트는 자신의 캐릭터의 서사를 푸는 용도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다른 캐릭터들 역시 그 이야기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할 수 있고 들러리가 되지 않는 전개가 아니면 아무래도 허락할 수 없어요. 적어도 지금 개요 상태로는 말 그대로 선우의 그 서사를 위해서 강제로 퇴각을 시킨다거나 패배를 시킨다거나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에 이 점은 분명하게 수정이 필요할 것 같다는 말 드릴게요.
다시 묻긴 했지만, 적당히 걸러서 대답해도 상관없다는 말을 그는 조금 귀담아 듣는 편이 좋았을지도 모른다. 언뜻 느슨해 보여도 은근히 절제된 말만을 늘어놓는 쌍둥이의 태도를 조금 주의 깊게 생각했어야 할 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섣불리 그 말을 꺼내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상황이 그리 흘러가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텐데.
"가디언즈, 였다고...?"
잠시 동안, 쌍둥이는 쥬데카의 말에 놀란 것처럼 보였다. 레레시아와 라라시아 모두 눈을 크게 떠 깜빡이지도 않고 쥬데카를 바라보았으니까. 그렇게 굳은 쌍둥이에게 그의 말이, 구체적으로 뭘 했는지도 듣고 싶냐는 말이 들리는 순간 투명하게 비어버린 것처럼 보이던 레레시아의 눈동자에 어느 감정이 울컥 솟구쳤다. 탁하게, 혹은 가열차게- 금빛이 짙어진 눈동자가 일그러졌다. 일그러진 눈매처럼 비틀린 입술이 벌어져 거친 말을 쏟아내기까지는 정말 눈 한 번 깜빡일 사이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딴 건 들을 필요도 없어 개XX야!"
쨍그랑. 레레시아가 들고 있던 술잔이 쥬데카의 옆을 스쳐 날아가 흙바닥 어딘가에 처박혔다. 그걸 인지할 틈도 주지 않고 레레시아의 손이 쥬데카의 어깨를 움켜쥐어 밀어뜨린다. 손 뿐이었을까. 그녀의 옷 틈새로부터 촉수 같은 독액이 쏘아져 쥬데카를 붙잡는데 일조한다. 끈적끈적한 독액이 덫처럼 쥬데카를 바닥에 붙들어놓으려 하고, 독보다 더 지독한 표정의 레레시아가 쥬데카를 내려다보며 이를 갈았다.
"뚫린 주둥이라도 말은 가려가면서 했어야지. 구체적으로 뭘 했는지 듣고 싶냐고? 가디언즈가 하는 일이 하나 밖에 더 있어? 그저 세븐스로 태어났을 뿐인 사람들을 핍박하고 없는 잘못까지 뒤집어 씌워 잡아가고! 억울하다 외친 것만으로 죽이고! 무능한 놈들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같은 세븐스를 짓밟는게 가디언즈잖아! 그 가디언즈였던 XX가 어딜 뻔뻔스럽게 레지스탕스에 기어들어와서, 뭐? 저 가디언즈였습니다, 뭘 했는지 듣고 싶냐고? 무슨 낯짝으로 지껄이는 거야 이 XXXX가!!!"
끽해야 잔잔한 파문 정도의 반응 밖에 보이지 않던 레레시아가 태풍 속의 파도처럼 사나워졌다. 발악을 하듯 소리를 지르고, 한 대 치기라도 할 것처럼 팔을 올려 주먹을 쥐었으나 라라시아에 의해 그 팔은 막혔다. 그러나 라라시아의 제지는 거기까지였다. 그저 그 이상의 폭력만 행사하지 못 하게 잡아놓은지라, 레레시아의 노성은 연이어 쏟아진다.
"어디 할 말 있으면 해 봐! 떠들어 보라고! 너 때문에, 네가 있었던 가디언즈 때문에 미래를 잃고 가족을 잃은 사람을 앞에 두고! 무슨 말인지 헛소린지 할 깡이 있으면 떠벌려 봐! 해보라고!"
그저 소리 좀 질렀을 뿐인데, 핏발과 열로 붉어진 눈이 쥬데카에게 똑바로 내리꽂힌다. 말이든 뭐든 해보라고 외친 이후에 레레시아는 거칠어진 숨을 몰아쉬며 그를 응시하고만 있었다. 가만히. 무서우리만치 미동도 없이. 과연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할지. 떨쳐내고 외면해버릴지. 아니라면 다른 행동을 할 것인지는 쥬데카의 선택이었다.
얼음은 대부분 녹아 사라졌고, 피부도 불그스름하게 열이 돌아온다. 겉으로 보기에도 심각할 정도는 아닌 듯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정도면 일차적인 응급처치는 끝이지만…… 아직 큰 문제가 남아 있었다.
"빡치는 소리…… 됐다. 너 씨* 존* 괘씸해. 아냐?"
나름대로 조심하려던 결심은 금세 죽어버리고, 그는 다시 버럭 대꾸해 버린다. 전혀 유쾌하지 않아서 못마땅하다.
"난 호구 새*라서 그다지."
빈정거리는 듯 들릴 수도 있겠지만 솔직하게 한 대답일 뿐이다. 그는 자신이 사사로운 인간관계에 있어 퍽 순진하며 때로는 지나치도록 경계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쉽게 믿고, 쉽게 감정을 가지고, 누구라도 내심으로는 쉽게 좋아해 버리곤 한다. 과오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해 보아도 쉬이 고쳐지지 않는 악습관 중 하나였다. 그렇다면 멜피의 속내도 비슷한 것일까? 머리로는 알아도 바꿀 수 없는 것 말이다. ……속으로 짐작해봤자 직접 듣지 않는 한 여전히 알 수 없는 일이다. 대충 기대서 손장난이나 하던 그가, 천천히 시선을 돌려 멜피의 눈을 마주보았다.
"야. 네가 지금 씨* 왜 그러는 건지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냐? ……그냥 물어본 거야. 싫으면 존* 싫다고 말해."
그래서 묻기로 했다. 그동안은 울적해지기 싫어서, 그다지 알고 싶지 않아서, 멋대로 남을 이해해 버리곤 무엇이든 내어 주고 싶지 않기에, 갖가지 이유를 대어가며 피했던 일이었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좋다. 지난한 고민과는 달리 그는 늘 그랬듯 그리 철두철미한 사람은 되지 못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