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618110> [ALL/이능물/건볼트 기반] 붉은 저항의 에델바이스 : 12 :: 1001

달밤 깊어가며 ◆afuLSXkau2

2022-09-17 00:43:16 - 2022-09-22 01:15:41

0 달밤 깊어가며 ◆afuLSXkau2 (rGEhonBZhg)

2022-09-17 (파란날) 00:43:16

#이 스레는 푸른 뇌정 건볼트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본작을 몰라도 별 상관은 없습니다. 시트 스레 혹은 위키에 올라온 설정만 잘 확인해주세요.

#배경이 배경인만큼 어느 정도 시리어스한 분위기는 흐르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도록 합시다. 인사는 기본 중의 기본이에요.

#AT필드나 편파가 되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본 스레는 15세 이용가입니다. 그 이상의 선을 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본 스레는 개인 이벤트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요건은 이쪽을 확인해주세요.
situplay>1596591068>106

#진행은 주말 저녁 7시 30분에서 8시 사이에 시작됩니다. 진행이 없는 날은 없다고 미리 이야기를 하도록 할게요.

#기본적으로 스토리 진행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판정+다이스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예절을 지키도록 합시다.

#그 외의 요소들은 모두 상황극판의 기본 룰을 따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좋은 사실이나 부제는 제목이 긴 관계로 저기에 쓸 수 없어서 0레스 나메에 쓰고 있어요.


위키 주소 - https://bit.ly/3piLMMY

웹박수 주소 - https://bit.ly/3C2PX6S

임시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591068/recent

시트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602090/recent

알아두면 좋은 전투 룰 - situplay>1596603100>330

390 엔주 (OLWxwj6YmU)

2022-09-20 (FIRE!) 01:30:47

레시주 캡틴 반갑습니다~! 고생은 확실히 조금 한 것 같아요... 헤헤 (;)
그런데 이 시간까지 깨어계시는군요...!

391 레레시아 - 쥬데카 (NWmJ5rXTuQ)

2022-09-20 (FIRE!) 01:31:10

쌍둥이가 지나간 길은 지극히 사람의 접촉이 적은 길이었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좁은 골목길을 이용하거나 간판이 교묘히 가리고 있는 쪽으로 가거나 등등. 이 정도라면 외모만으로도 상당히 눈길을 끄는 쌍둥이가 이목을 끌지 않고 조용히 외곽으로 빠져나갈 수 있어보인다. 제법 복잡스러운 길을 빠져나가면 부스럭부스럭 수풀 사이로 사라지는 하얀 머리 한 쌍이 얼핏 보였을 것이다.

"오늘은.. ㅅ네.."
"..맞ㅇ... 아쉬워.."

아직은 푸르른 잎사귀가 가득한 숲 속을 쌍둥이는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 말 듯 하게 나아갔다. 주변에 아무도 없음에도, 누가 들을새라 작은 소리로 대화를 나누면서, 가는 길에는 거의 자국이 남지 않게 지나가는게 한두번 들락거린 솜씨가 아니다. 그렇게 가던 쌍둥이는 어느 순간 모습을 감추었다. 정확히는 커튼처럼 자란 덩쿨 사이로 지나가서 보이지 않게 된 거지만.

부스럭부스럭
찰그락
짤랑
우수수-

보이지 않게 되었어도 위치를 찾기는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멀지 않은 곳에서 선명한 인기척과 소리가 선명히 들려왔을테니까. 부산스럽게 움직일 때 나는 소리 사이로 금속성 소리와 유리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천 같은 걸 펼치는 듯한 소리도 나고. 쌍둥이가 작게 떠드는 목소리도 난다. 그 떠드는 내용은-

"잠깐, 레레, 똑바로 잡아... 흔들리잖아."
"아니, 이 이상 어떻게 잡으라고.. 대충 찔러.."
"단숨에 잘라야 깔끔하잖아. 튀면 처리가 귀찮다고..."
"음.. 그건 그렇지..."

찌르라는 둥 자른다는 둥 어딘가 흉흉하다. 게다가 곧 들리는 서걱서걱하는 소리는 흡사 고깃덩어리에 칼질을 하는 소리 같기도 하다. 아니, 딱 그 소리 아니었을까. 조용한 숲 속에 울리는 칼질소리와 그 와중에 섞이는 쌍둥이의 키득키득 웃는 소리가 이 자리의 의심성을 크게 키우지 않았을까...

392 레레시아주 (NWmJ5rXTuQ)

2022-09-20 (FIRE!) 01:31:58

그치만 이셔 독백이 언제 올라올지 모르는 걸~~ 기다릴테다~~ 엔주도 같이 기다리자~~! (덥석)

393 ◆afuLSXkau2 (XAaafWy672)

2022-09-20 (FIRE!) 01:32:43

슬슬 자러 갈 생각이긴 하지만 말이에요!! 사실 독백이 궁금해서..(옆눈)

394 Ishmael (MWm06/TnhI)

2022-09-20 (FIRE!) 01:34:18

여생을 아이 없이 보내고 싶다고 했을 때, 가족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남편은 그때 있었던 일 때문에 불안해서 그렇냐고 물었고, 시누이는 언젠가 은퇴한 뒤 아이에게 온전히 시간을 쏟고 싶다 하지 않았냐 되물었다. 위로와 관심 아래에서 가장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은 자신이었다. 명확한 목표 아래에서 살았던 삶이 단번에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살아온 삶에 한치 부끄러움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이런 결정을 내린 걸까. 수술대에 누운 뒤에도, 마취제가 몸에 들어올 때 비강에 느껴지는 특유의 시큰거림을 뒤로 정신이 아득히 멀어질 때까지도 생각은 멈추지 않았지만, 영구피임 수술은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수잔나 엥엘은 비능력자로 태어나 세븐스와는 전혀 연관이 없는 삶을 살았다. 남들처럼 세븐스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고, 기구한 운명 같은 것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관심을 품은 것은 단 하나, 인간의 인공적인 진화였다. 치아를 교정하고, 커다란 안경을 쓰던 풋내기 때부터 품어온 오랜 꿈이었다. 누군가는 그녀의 목표가 허황된 꿈이라고 코웃음을 쳤지만 그녀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렸다. 그렇게 지금은 꿈을 사실로 일궈내는 것에 성공했다. 지금은 인체 공학과 프로그래밍에 정평이 난 명문 대학의 교수 자리에 올랐고, 인체 기계공학과 프로그래밍에 대해 박식해 트랜스휴먼을 이끄는 선구자로도 불린다. 세븐스를 무력화 할 수 있는 연구를 하던 도중, 눈이 맞아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남편도 있다. 그렇지만 많고도 화려한 삶 중에서, 그녀를 가장 빛나게 하는 수식어는 따로 있었다. 바로 가디언즈의 기술팀 연구 지휘자다. 그녀는 가디언즈를 위해 기술 연구에 여러 번 지휘로 참여한 경력이 있었고, 그 사실은 수잔나 엥엘이라는 이름을 삽시간에 널리 떨치는 계기가 됐다. 그 기회를 잡아채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논문과 실험, 시제품을 만들었는지! 그녀는 그만큼 출세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야망이 불타오르는 사람이었다. 사람들은 그런 수잔나를 보며 비정한 마녀라고 불렀지만 상관없었다. 불만이 있다면 자신보다 더 좋은 연구 성과를 냈으면 되는 일이었고, 그깟 흠집 하나로 그녀의 명성은 끄떡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수잔나가 한숨을 내쉬며 시야가 뚫린 통유리 너머로 시선을 던졌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일출 햇살이 홀로그램 산등성이를 비추고 있었다. 오늘은 토크쇼가 있는 날이다. 그녀는 햇살을 바라보며 예상 질문을 떠올리다, 어렴풋이 아이의 얼굴을 떠올려보려 애썼다. 아이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 직접 엄선해 지어준 이름은 선명하게 기억이 나는데, 막상 어떻게 생겼는지, 실제로 존재는 하는지 꿈처럼 아련하게만 느껴진다. 약 7년 전 이맘때, 그녀는 영구피임 수술로 아이를 갖지 못하는 몸이 됐다. 수잔나의 명성에 단번에 금이 가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지금도 달라질 것은 없지만 그 당시의 남편과는 좋은 결혼 생활을 이어갔다. 일을 할 때는 서로를 그리워하고, 일이 끝나면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얘기하기도 했고, 힘들었던 일을 토로하며 서로 기대기도 했다. 가끔은 장난을 쳤고, 가끔은 싸우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앙금이 풀려 눈이 마주치면 깔깔대며 웃고 놀리기도 했다. 행복하던 신혼이 갓 지나 결혼 생활이 어느 정도 정착되었을 때, 남편은 와인과 치즈, 그리고 1세대 전의 구닥다리 영화를 곁들이는 둘만의 시간에서 대뜸 아이를 원한다 고백했다. 아이가 생긴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지 않겠냐며, 비록 아이로 인해 서로의 몸과 마음이 고단할지언정 그것 또한 언젠가의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며 그녀의 손을 잡은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드 없는 말이지만, 그 당시의 그녀는 아이와 손을 잡고 걸어가는 가족의 뒷모습이 담긴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하며, 남편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고 듬직한 어깨에 고개를 기대는 것으로 제안을 받아들였다.

다만 생각보다 아이를 갖는 일은 어려웠다. 착상이 어려운 몸이었기 때문에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느 때는 역시 아이는 가장 불같은 시기에 들어온다며 저급한 농담을 하며 웃어넘겼고, 어느 때는 자신의 몸을 탓하며 좌절했다. 밤이 다가오는 것이 꺼림칙할 때도 있었다. 그렇게 어렵사리 착상에 성공했을 때에도 안심할 수 없었다. 마침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을 받고 나서야 둘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울 수 있었다. 그녀는 아이로 하여금 자신과 남편이 행복할 거라 믿었다. 유명해지고 능력이 있으면 살아온 만큼 돌려받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고, 아이에게 남부럽지 않은 삶을 쥐여주고 싶었다.
​​
물론 그만큼의 시간은 고됐다. 일상의 하나하나가 한계처럼 다가왔다. 본인이 하던 강의 도중에 어지러움을 느낀 것은 다반사요, 어느 날은 교수 회의 도중 졸기까지 했다. 그런 것은 커피로 버틸 수 있었지만, 막상 먹는 것이 고역이었다. 그렇게나 좋아하던 에스프레소가 지옥처럼 느껴졌다. 어지러운 것은 물론이고 냄새만 맡아도 죽을 것 같았다. 남들은 그래도 뭐라도 먹을 수 있다고 했는데! 그녀는 이 주제로 논문을 쓴다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부쩍 초췌한 모습이 된 그녀가 먹을 수 있는 것은 크래커, 그리고 약간의 다크초콜릿이었다. 상상을 초월하던 입덧 때문인지, 아니면 그 이후로 모든 것을 조심하는 모습이나 신체적 변화 때문인지 자연스럽게 수잔나 엥엘이 임신했다는 소식은 입소문을 타게 됐고, 그녀는 다가오는 비극을 숨길 수 없음을 알지 못했다.

고통스러운 입덧도 어느 날의 순간이 됐다. 그녀는 많은 사람의 응원과 남편의 사랑을 받으며 점차 활동을 줄여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출산 예정일은 다가왔을 때, 그녀는 드디어 엄마가 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준비를 끝마쳤다 생각했다. 아이의 이름도, 오로지 아이만을 위한 방과 육아를 도울 안드로이드도 구비했다. 마지막으로 검사를 했을 때 아이는 잘 움직였고, 무척이나 건강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랑스러운 우리 아가, 그녀는 자신의 배를 더듬으며 생각했다. 아이는 오로지 목표만을 바라보고 달려오던 삶의 한줄기 빛이자 새로운 안식처가 될 것이다. 그렇게 믿었다.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삶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출산의 고통에서도 그녀는 악착같이 버틸 수 있었다.

─ 20xx년 12월 27일 오전 3시 25분. 세븐스 검사 결과, 양성입니다.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

의료용 안드로이드가 그녀를 무표정하게 바라보며 검사 결과를 출력했다. 아이는 세븐스였다. 의료용 안드로이드는 환자의 안정을 위해 어떠한 표정을 입력할 수 없다. 그녀가 안드로이드 칩을 설계할 때 그렇게 설정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멍청한 안드로이드가 그녀를 비웃듯 올려다보는 것 같았다. 모든 순간이 거짓말인 것 같았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아이로 하여금 자신과 남편이 행복할 것이라 믿었다. 그녀는 아이에게 자신이 살아온 만큼의 복을 쥐여주고, 개처럼 일해오며 살아온 자신 대신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게 하고 싶었다. 그녀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그녀는 시선을 내렸다. 품 안에 안긴 작은 아기는 놀라울 정도로 자신을 쏙 빼닮았다. 양수에 젖어있지만 새하얀 머리카락, 마치 커피에 우유를 탄 것처럼 부드러운 갈색이 감도는 피부, 찡그린 모양새로 감고 있지만 한눈에 봐도 큼지막한 눈과 반듯한 콧날……. 건들면 부서질 것 같은 이 아이가, 사랑으로 품어야 할 아이가 세븐스였다.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 저희 국립 병원은 세븐스 폐기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신청 시…….
"아이는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녀는 절망 속에서 단 한 마디를 뱉었다. 안드로이드가 떠난 자리, 그녀는 도저히 남편의 위로를 들을 수 없어 고개를 숙였다.

아이를 데려올 때까지의 기억이 없다. 아니, 하나 기억나는 것은 있다. 아이를 폐기하지 않아 국가 데이터베이스에 자동적으로 등록됐다는 사실이다. 미래지향적인 삶을 사랑하고, 이끄는 그녀였지만 지금은 그 미래지향적인 시스템이 넌더리가 났다. 아마 지금쯤 뉴스에서 난리가 났겠지! 아기를 위한 방에서 수건에 돌돌 말린 아기를 안고 가만히 앉아있은 지 벌써 30분째다. 그녀는 아기를 내려다봤다. 울던 것도 멈추고 얌전히 눈 감고 있는 생명. 그럼에도 그녀는 그 생명을 곱게 볼 수 없었다. 그녀가 아무리 사랑으로 키운다고 해도, 아이는 그렇게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을 낳았다 생각해야 하는데 짐승을 낳은 것처럼 불쾌감이 치밀어 올랐다. 그녀를 위로하듯 남편이 다가와 어깨를 안았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어?"
"모르겠어."
"당신이 아이를 품고 싶다면 나는 말리지 않을 거야. 당신의 뜻이잖아."
"모르겠어……."
"……수잔나, 아이와 함께하면 행복할 것 같아?"

그녀는 미래를 상상하기 위해 눈을 감았다. 그마저도 길게 이어낼 수 없어 눈을 뜨며 울분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의 미래는 암담했다. 아이가 아무리 비상하다 한들 벽에 부딪칠 것이 뻔했다. 사람들은 수잔나의 아이라도 세븐스라며 손가락질을 하겠지! 수잔나는 마음을 굳게 먹어야만 했다. 찬란한 미래를 위해 비정한 수잔나로 변해야만 하는 것이다.

"아니, 불행할 것 같아."
"그러면 내가 일하는 연구소에 데려갈까?"
"아니!"

수잔나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남편을 쳐다봤다. 순간 없는 것 같던 모성애가 불쑥 치솟았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품어 낳은 아이인데! 그렇지만 속을 삭이며 잠깐 숨을 고르다 참지 못하고 울음을 섞으며 얘기했다.

"아이가 실험체가 된다 해도, 성과가 없으면 더 불행할 거야. 불행할 거라고!!"
"……그러면 어떻게 하고 싶어?"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아이를 위해 준비한 선물을 담은 상자가 있었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할지 몰라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이렇게 된 거 모두 담자 결론을 낸, 이른바 '꿈 상자'였다. 리본, 장난감, 인형, 아기를 위한 모형 총, 전자 책, 시시껄렁한 농담을 뱉는 단추, 안드로이드 칩…… 그녀가 좋아하던 초콜릿까지 담겼던 상자는 텅 비어버렸다. 대신 그 안엔 아이가 담겼다. 그녀는 슬럼 외곽 지역에 발을 붙이며 다시금 터지려는 눈물을 애써 참았다. 마음이 약해져서는 안 돼. 그녀는 입술을 앙다물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희미한 네온 가로등 밑에 도착하자 쓰레기 더미가 그녀의 키만큼이나 쌓여 있었다.

"여기라면 아무도 모를 거야. 그렇지? 운이 좋으면 실험체로라도 다시 돌아올 거야.. 그러면, 그때는 운명이라 생각하고 봐줄게. 그러니까.."

그녀는 품에 안은 상자를 내려다봤다. 아이는 여전히 울지 않고 얌전히 잠들어 있었다. 잔인한 세븐스 같으니라고, 차라리 이럴 때 목청이 찢어지게 울었더라면! 그녀는 상자를 내려놓고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 어머니는 위대하다 했지만 그녀는 위대하지 못한 사람인 것 같았다. 온갖 감정이 물밀듯 쏟아졌을 때, 그녀는 자신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하지 못했다.

그녀는 지금 토크쇼에서 버추얼 토크쇼 진행자, 바바라와 마주 앉아있다. 바바라는 시종일관 경박한 태도로 자극적인 주제를 쏟아내고 있었다. 수잔나는 최대한 달콤한 어조로 자신을 구슬려보려는 상황에 구역질이 치미는 것을 애써 참았다. 무슨 바람이 들었던 것일까, 그녀는 아이를 생각하며 덤덤하게 답하기까지 했다. 오늘 아침에 아이에 대한 생각을 나름 잘 정리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는 어떻게 살고 있냐는 질문에 그녀는 굳었다. 그 이후로 어땠는지 떠올랐기 때문이다. 저 무례한 사회자는 그녀의 상처를 후벼파 과거를 한 숟갈 떠냈다. 아이에 대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녀는 다음날 자신이 무슨 일을 벌였는지 깨닫고 비명을 지르며 슬럼으로 돌아갔다. 그렇지만 아이를 담은 상자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녀는 새로 들어온 실험체 목록에서 아이를 찾아 헤맸고, 남편에게 제발 아이를 찾아달라며 빌기까지 했다. 마침내 승인 권한을 얻어 데이터베이스를 뒤졌을 때, 아이는 발견 당시 이미 죽어있어 사망신고가 되어있는 상태였다. 아이를 죽였다 보고한 사람을 어렵사리 만나 육성으로 확인까지 했다. 그는 덤덤하고 무기질적으로 답했다.

"사정은 안타깝지만 국가에 해가 되는 존재를 한순간의 변덕으로 밖에 내놓지 말았어야지요."

그리고 다시는 그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그 얘기를 해야 할까, 아니다. 그 이야기까지 꺼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속과 눈물이 끓는 것을 참아내며 순조롭게 답했다. 공중파에서 우는 추태를 보일 수는 없었다. 비정하려면 끝까지 비정하고 싶었다. 그녀는 새 질문에 다시금 다짐하기 위해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머리에 구멍이 생겨 짧은 생을 마감하기 전, 관중석이 아닌 스튜디오 구석에서 가만히 서 있는 남성과 눈을 마주쳤다. 그는 자신처럼 새하얀 머리를 자신과 높게 올려 묶고, 청아하게 빛나는 녹색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마치 그녀가 대답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그녀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쓰러지기 직전 생각했다. 기억났다. 저 남자다. 저 남자가 아이를 죽였다. 네가 죽이지만 않았더라면, 내 아이는─

수잔나 엥엘은 생방송 토크쇼 도중 무장 세븐스 단체의 저격으로 사망했으며, 영원할 것 같던 추모와 달리 그녀가 평생 쌓아올린 삶의 값어치를 매기는 건 2주면 충분했다.

395 이스마엘주 (MWm06/TnhI)

2022-09-20 (FIRE!) 01:34:46

퇴고... 했다...

396 ◆afuLSXkau2 (XAaafWy672)

2022-09-20 (FIRE!) 01:38:49

그 이야기를 저렇게 풀었다고요? 네? 선셍님?! (동공지진)

397 이스마엘주 (MWm06/TnhI)

2022-09-20 (FIRE!) 01:41:32

>>396 당신에게 준 약 210자의 언저리의 비설 첫단락.. 독백으로 풀렸습니다~~~ (대체)

398 레레시아주 (NWmJ5rXTuQ)

2022-09-20 (FIRE!) 01:41:45

어...어.. 어? 어? (뇌정지)(혼란)
일단 이셔주 쓰느라 고생했어! 머리 열나겠다 느긋하게 쉬자~~

399 ◆afuLSXkau2 (XAaafWy672)

2022-09-20 (FIRE!) 01:45:08

아무래도 좋지만 저 독백을 보고 떠오른 TMI 하나.

아스텔은 세븐스 아이들을 모아놓은 고아원 출신이랍니다. 부모가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 때문에 버려져서 거기에 있다가 그 고독의식(?)을 하는 곳으로 팔려갔고 싸우는 법을 배우게 되고 지금에 이르렀답니다. 부모님을 찾고 싶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자신에게 부모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조용히 이야기를 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로벨리아와 에스티아의 경우는 차후에 또 이야기하는 것으로!

400 이스마엘주 (MWm06/TnhI)

2022-09-20 (FIRE!) 01:47:24

다갓님이 아니었더라면 일상에서 다크초콜릿을 좋아하는 모습이나 유달리 싸이버-펑크 특) 칩셋 프로그래밍에 능한 모습을 보여준 뒤에 독백을 올릴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워잉 <:3

그리고 tmi인데 페이스 재밍 서비스도 수잔나가 '트랜스휴먼'을 위해 만들었다는 설정이라고 둘까 했는데 그러면 또 검사 맡아야해서 그냥 뺐음.. <:3

>>399 아스텔아......(눈물)

401 엔주 (OLWxwj6YmU)

2022-09-20 (FIRE!) 01:50:43

레시주랑 캡틴과 함께라면 평생 기다릴 수 있어요~! (덥썩!)

402 엔주 (OLWxwj6YmU)

2022-09-20 (FIRE!) 01:52:18

그런데 이미 올라왔군요...?!
이스마엘주 독백 작성 수고하셨습니다~! 독백은 엔주가 맛있게 먹을게요!

403 ◆afuLSXkau2 (XAaafWy672)

2022-09-20 (FIRE!) 01:53:20

그럼 전 이만 자러 가볼게요!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404 엔주 (OLWxwj6YmU)

2022-09-20 (FIRE!) 01:55:22

안녕히 주무세요 캡틴~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405 이스마엘주 (MWm06/TnhI)

2022-09-20 (FIRE!) 01:55:34

캡틴 굿밤~!! 흑흑 퇴고해도 글 구성 엉망진창이야...😥

406 엔주 (OLWxwj6YmU)

2022-09-20 (FIRE!) 01:59:06

엔주는 평소에도 글 엉망인걸요~ (ㅋㅋ)
읽는 내내 재밌었습니다~!
이제 이스마엘과는 일상만 돌리면 되겠네요...!

407 레레시아주 (NWmJ5rXTuQ)

2022-09-20 (FIRE!) 02:04:47

이셔 독백에 아스텔 티미까지 달달... 아니 단짠한가...? ㅋㅋㅋㅋㅋㅋㅋㅋ 캡틴 잘 자구~!

히히 독백 주워먹는건 언제나 맛있어

408 엔주 (OLWxwj6YmU)

2022-09-20 (FIRE!) 02:06:38

약간 매운 맛도 있는 것 같아요...!
로벨리아랑 에스티아 tmi도 빠른 시일 내에 공개되길 희망합니다~!

409 이스마엘주 (MWm06/TnhI)

2022-09-20 (FIRE!) 02:07:32

엔이랑의 일상.. 나도 기대하고 있다구!! >:3

410 승우 - 마리 (/i018TgDe6)

2022-09-20 (FIRE!) 03:37:59

"여기 말고 다른 데 가봤냐?"

정확한 지칭은 생략해버린 채 대뜸 묻는 말은 친절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말 끝내고 멀뚱히 있다 조금 뒤에야 "*, 그러니까 다른 레지스탕스."라며 그는 설명을 더했다. 레지스탕스를 가리켜 특유의 분위기를 따질 수 있다면 다른 저항 세력에 관해서도 알고 있지 않을까 하여 나온 추측이다. 이곳은 창설된 지 3년 된 조직이니 이전까지는 다른 곳에 소속되어 있었을 가능성도 있을 테고.

평상시 가볍게 살고 인생사에 그다지 유감 없는 그가 이렇게 뜸을 들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열다섯 걸음 남짓의 공간을 벗어난 이래, 많은 사람들과 얽히고 부닥쳐가며 그가 체득한 사실이 몇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사람들은 타인의 이야기를 그다지 자세히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사실. 두 번째로는, 자신만의 사정을 숨기지 않고 낱낱이 밝히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이 없다는 것.
그것을 알면서도 적당히 말 돌리거나 대충 답하면 될 일에 솔직하게 고하려는 꼴을 보면 참 사는 데 요령이 없구나 싶다. 비록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지난번에 마리의 이야기를 들어 버렸으니 저도 그만큼은 해야 한다는 생각일지도.

짧은 정적이 둘을 감쌌다. 마리는 그의 의중을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했고, 그는 반대로 마리가 어련히 알아들었으리라 생각해 버려 아무 말도 없었다. 저도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못 알아듣기는 마찬가지인 주제에 제 쪽이 말할 때엔 생략하는 표현이 너무도 많다. 구태여 서술하기엔 새삼스럽게도, 그는 생각한 바를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이 좋지 않았다. 의사소통에 서투른 것은 비단 비속어와 어휘력의 문제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잠깐인 줄로만 알았던 침묵이 결국 이상하리만치 길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눈을 끔뻑거리다, "어어, 나 씨* 진짜 한다?" 그렇게 상대로선 영문 모를 소리를 또 해대었다. 맹한 얼굴로 제 볼을 슥슥 문지르곤 그가 싱겁게 입을 열었다.

"독방에 있었다. 감옥은 존* 아니고."

막상 말하고 나니 뜸들여대며 무슨 호들갑을 떨었나 싶다. 괜히 방정 떤 것 같아 눈 굴리다 쿠키나 깨작거린다.

411 승우주 (/i018TgDe6)

2022-09-20 (FIRE!) 03:43:37

큰일났다 카페인 때문에 정신이 너무 또렷해~!!!!!!!
다들 잘자~ 아무도 없는 것 같으니까 셔터 내린다!!!!

412 레레시아주 (NWmJ5rXTuQ)

2022-09-20 (FIRE!) 04:27:21

짤 얼굴이 이상해서 한참 봤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셔터 다시 올.. 아니 반만 올려야지~~

413 승우주 (/i018TgDe6)

2022-09-20 (FIRE!) 06:44:15

>>412 (대충 밍맹몽한 표정)

이제 해떴으니까 셔터 마저 올린다!!!!! 영업 시작해요~!!!!

414 레레시아주 (NWmJ5rXTuQ)

2022-09-20 (FIRE!) 06:46:32

>>413 하아아아 그런 승우주도 귀 여 워 (쮸왑)(쓰다담)

415 승우주 (/i018TgDe6)

2022-09-20 (FIRE!) 06:56:32

>>414 (쭈왑당해서 축축해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레시주 진정해~!!!!! 간밤에 잘 지냈어??? ( ◜࿁◝ )

416 레레시아주 (NWmJ5rXTuQ)

2022-09-20 (FIRE!) 07:20:50

>>415 (뽀송하게 말려주기) ㅋㅋㅋㅋㅋㅋㅋ 사람은 철야를 하면 몸과 정신이 각성상태에 돌입하여(아무말) 그럼그럼 간밤에도 잘 지냈지~~ 이제 밤도 시원해서 좋더라구~ 승우주는 좀 잤어? 설마 아직도는 아니지...?

417 이스마엘주 (MWm06/TnhI)

2022-09-20 (FIRE!) 07:35:22

미라클 모닝을 겪었어... 한시간 반 자도 개운한... 그런 아침....

418 레레시아주 (NWmJ5rXTuQ)

2022-09-20 (FIRE!) 07:39:02

오! 이셔주 오늘 하루가 엄청 좋으려구 그러나보다~~ 날씨도 좋구 오늘은 하는일 다 잘되구 좋은 하루 될거야!~!

419 이스마엘주 (MWm06/TnhI)

2022-09-20 (FIRE!) 07:40:41

고마워~~~~~🥺 나 아침부터 감동 받았어... 레샤주도 오늘 하는 일 모두 잘 되구 좋은 하루 되길 바라!!!😚😚😚

420 레레시아주 (NWmJ5rXTuQ)

2022-09-20 (FIRE!) 07:51:16

(찡긋) 나는 이셔주의 감동만으로도 충분히 오늘이 보람차다구★

421 승우주 (/i018TgDe6)

2022-09-20 (FIRE!) 07:52:49

>>416 뽀송뽀송한 승우주가 되었다! ⸝⸝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렇게 된 이상 레시주를 기절시켜서라도....!!(?)
오늘부터 다시 기온 뚝 떨어진다길래 추울까봐 걱정했는데 시원한 정도라서 다행이야... 약간 자서 괜찮구~ 걱정해주다니 하우 카인드...(쓰다담)


이스주도 안녕~ 미라클 모닝이라면 좋은 쪽...이겠지? 혹시라도 피로하다면 너무 무리하지 말기야~
아 그리고 마따!!! 이셔 독백은 쌩쌩할 때 읽으려고 아직 안 읽고 아껴두고 있는데 이따 오후에 탐독할 테니 각오하고 있어라!!!( •̀∀•́ )✧(?)

422 이스마엘주 (YUVZOtcjvQ)

2022-09-20 (FIRE!) 08:25:29

독백... 새벽에 정신없이 어 다들 자야하는데 나 때문에 못 자는 거 아냐??? 하고 퇴고했다 해도 급하게 지나친 부분이 있어서 중복어랑 오탈자 많아...

특히 초반부의 트랜스휴먼 부분의 중복 수식어나..(쪽팔림) 후반부의 '그는 자신처럼 새하얀 머리를 낮은 자신과 달리 높게 올려 묶고, 삶의 조각을 잃은 자신과 달리 모든 삶을 누리듯 청아하게 빛나는 녹색 눈을 가지고 있었다.' 같은 가장 중요한 단락이 사라졌음.....

오늘 위키에 정리하면서 적당히 쳐내야지..(오열) 응응 좋은쪽 미라클 모닝이니까 걱정 마~!!! 너무 무리한다 싶음 자중하려구...🥺 다들 좋은 하루 보내!!!

423 마리주 (/wr4Hp4E6Y)

2022-09-20 (FIRE!) 08:53:38

이셔..... 이셔.......ㅠㅠ 전 독백에 수잔나 나쁜 사람인가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던 건가....! 이셔를 돌봐준 남자는 누구일까 궁금하다. 친부가 아닌 것 같기도하고.....
어쨌든 넘 맛있습니다 선생님 으흐그그극

답레는 오늘 늦어질 것 같고.....(땀땀) 다들 좋은 히루 보내

424 레이주 (lP7s2BQhd2)

2022-09-20 (FIRE!) 10:32:34

좋다 아침!

그리고 간밤의 독백은, 이스마엘이란 인물의 삶 전체를 훑어보는 중의 한 단락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정말로 뭐랄까... 생동감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저런 폭풍같기도 한 삶의 인물이 본작 세계관에 있을거 같은 느낌이 물씬 들기도 하고

아무튼 점점 이셔의 베일 너머 진실을 하나씩 알아가는게 흥미로워집니다

역시 비밀스러운 캐릭터는 이렇게 써야 하는건가

425 멜피주 (jxQpmTKwm.)

2022-09-20 (FIRE!) 11:03:28

오늘은 일찍 퇴근할 수 있어오~

426 이스마엘주 (j/or7EGV4I)

2022-09-20 (FIRE!) 11:08:12

다들 독백에 반응해주니까 기쁜데 부끄러워서 쥐구멍에 숨고 싶어졌어.... 에델바이스 전원 내가 많이 아끼구 사랑한다구 음뫄쫍쫍~!🥰

멜피주 일찍 퇴근하는 거야??? 부럽다.......... 돌아가면 푹 쉬기!!!!!

427 마리 - 아스텔 (vHQSniWiS.)

2022-09-20 (FIRE!) 11:25:24

이유를 묻는 아스텔의 말에 마리는 눈을 깜빡였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다음에 만났을 때도 궁금하다면 그 땐 알려줄게. 그렇다고 조직이 싫은 건 아니야. 나 무장도 붉은색이고. 내가 붉은색이 잘 어울린다는 건 많이 들었었구."

마리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붉은색 눈동자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한 때 제 눈을 뽑아버리고 싶을 만큼 붉은색이 못견디게 싫었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니까. 지금 알려주지 않는 건 알러주기 싫다기보다는 어쩌면 긴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고 또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할지 영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연구실 문 안을 들여다보니 에스티아가 분주하게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들어와도 괜찮다는 말에 마리의 표정이 밝아진다. 들어가기 전에 아스텔을 바라보며 말했다.

"응. 고마워. 다음에 봐."

인사를 하는 그 얼굴에는 작은 미소가 걸려 있을 것이었다. 이내 연구실 안으로 들어간 마리는 에스티아에게 사과와 감사의 말을 전하고 쿠키상자를 건네지 않았을까. 간단하게 대화를 하거나 했을지도 모르지만 일하고 있는 에스티아를 배려해서 오래 머무르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막레 느낌으로 썼어~! 더 이어도 오케이지만!

428 유루-멜피 (WGM.KCm.Lg)

2022-09-20 (FIRE!) 11:27:03

사람한테 '그거'라니, 적은 인간 취급도 안 해주는 부류일까. 그는 그리 생각하다가도 당신의 진지한 답에 눈을 두어번 깜박인다. 때문에 반 박자 늦어지는 답.

"조용한 사람 좋지."

뭔가 핀트가 엇나간 듯한 대답이 들려온 후, 목소리를 낮춰서 뭔갈 덧붙인다.

"그 애 목을 잘라서 가져다주면, 쟤한테 찝적대는거 그만 둬줄 거야?"

그가 말한 '쟤'는 아까 멜피가 살갑게 굴던 카페 직원이다. 살폿 미소지으며 눈을 번뜩이는게 악독해 보인다. 전형적인 악역의 표정을 하다가도 곧이어 농담이었다는 듯, 표정은 다시 무표정으로 깔끔히 돌아온다. 당신의 표정을 보아하면 이미 자신이 짝사랑을 하고 있다는 쪽으로 결론이 난 듯도 해서, 맞장구 쳐주려는 것일 테다. 굳이 반론하기엔 귀찮고 그럴 이유도 없으니.

"걔가 무릎 꿇고 부디 자신도 우리 부대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빌면? 그러면 취향일 수도. 물론 눈물 콧물 다 쏟아야 해."

두루뭉술한 답변. "자신의 가치관에 회의를 품을줄 아는 사람은 다 좋지."라며 답을 갈무리 짓는다. 사람은 닮은 사람에 끌린다더나, 뭐라나. 휘핑을 다 떠먹으면 그제서야 뚜껑을 다시 닫고 빨대를 꼽는다.

"왜? 걔가 취향이라 하면 존중해 주게?"

429 마리주 (vHQSniWiS.)

2022-09-20 (FIRE!) 11:27:16

에엑.... 승우주 답레 새벽 세시냐구 무슨 일이 있었나요(흐릿) 답레는 천천히 줄게 승우주~

430 마리주 (vHQSniWiS.)

2022-09-20 (FIRE!) 11:27:50

다들 점심 맛있게 먹자!!(식사챙겨먹기공익광고협의회)

431 유루주 (WGM.KCm.Lg)

2022-09-20 (FIRE!) 11:28:39

갱신~~~ 어제 갑자기 떠나서 미안해 멢주...ㅠ

432 승우주 (/i018TgDe6)

2022-09-20 (FIRE!) 11:35:57

쌩쌩한 정신으로 독백을 모두 읽었고 지금 내 상태:

다들 좋은 아...침...? 좋은 오전이네~!!!

>>429 (확인했다는 오케이사인)

433 유루주 (WGM.KCm.Lg)

2022-09-20 (FIRE!) 11:40:08

마리주 승우주 어솨~~~(움쪼쪼

이스멜씨 독백 너무 몰입도 쩔자나...(팝팝) 수잔나 불쌍할 뿐...이셔도 불쌍함...

434 승우주 (/i018TgDe6)

2022-09-20 (FIRE!) 11:44:08

이셔를 키워준 이셔아부지는 마지막 부분...그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지네...🤔

>>430 넵 선생님!!!!!!

435 승우주 (/i018TgDe6)

2022-09-20 (FIRE!) 11:51:22

>>433 뽑뽀 슈슉 슉 피하기(?)

436 레이주 (lP7s2BQhd2)

2022-09-20 (FIRE!) 12:22:09

히... 히히...
독백도 좀 쓰고... 그래야 하는데...

437 유루주 (WGM.KCm.Lg)

2022-09-20 (FIRE!) 12:24:50

>>435 ㅠㅠ(짤)

레이주 안녕~~~~독백은 뭐 시간 날때 쓰면 되징~~언제 쓰든 열심히 읽을 거니까 걱정 말라구?

438 레이주 (lP7s2BQhd2)

2022-09-20 (FIRE!) 12:28:06

흑흑 감사합니다
시간도 시간인데... 독백을 쓰려니 늘 뇌가 정지해있어서 그만...

역시... 한낱 미역에게 있어선 무리였나...

439 승우주 (/i018TgDe6)

2022-09-20 (FIRE!) 12:30:33

>>437 ㅋㅋㅋㅋㅋㅋㅋ유루주 울면서 너무 가차없는 거 아냐????

>>438 독백이 어렵다면 간접적인 떡밥이나 짧은 힌트 형식으로 조금씩 뿌려보는 건 어때???

440 승우주 (/i018TgDe6)

2022-09-20 (FIRE!) 12:33:45

승우:
280 사람을 판단하는 방식
어... 그냥 말 나눠봤을 때 특별히 거슬리는 데 없고 나쁜 부분 없으면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반대로 말하면 거슬리고 마음에 안 든다 싶으면 '개** 존*게 마음에 안 드는 새* 씨**아 뭘 꼴아봐?'가 됨... 시트피셜 호오가 쉽게 갈리는 가차없는 이분법의 달인

그치만 얘한테 마음에 안 드는 새*로 취급받기도 나름... 어려울걸? 처음부터 적대관계거나 어지간히 이상하게 굴지 않는 한🤔

038 캐릭터의 눈의 특징을 설명해주세요.
둥근 눈매. 아래로 축 처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초롱초롱 쾌활하게 올라간 것도 아닌... 딱 순해보인다! 싶은 높이야. 쌍꺼풀은 있지만 그렇게 진하지는 않고... 속눈썹은 끄트머리 부분만 약간 도드라지는 정도? 시트에 다 써놔서 딱히 더 설명할 게 업따~

351 현재 그와 가까운 사람/측근이 그와 가깝게 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러게... 친구들아 얘랑 왜 놀고 있니?(?)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오늘 진단은 라이트~
끝.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