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85093> [HL/연애/플러팅] 화살표의 행방 - 3rd stage :: 1001

이름 없음

2022-08-06 23:29:52 - 2022-08-10 20:48:54

0 이름 없음 (OZBMI/CgUU)

2022-08-06 (파란날) 23:29:52

#이 스레는 연애 프로그램 '환승연애'에서 모티브를 딴 스레입니다.

#진행이 있는 가벼운 미니게임형 이벤트나 미션 전달은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하게 됩니다.

#미련이 남아있는 상태의 전 연인과 연애프로그램에 서로 합의하에 참여하였고 거기서 다시 옛 연인과 재결합을 할지, 아니면 새로운 사랑을 찾을지는 여러분들의 자유입니다. 허나 그 결과가 항상 좋을 순 없으며 당신의 캐릭터의 사랑에 대한 미래는 그 누구도 보장해줄 수 없습니다.

#전 연인 선관은 어디까지나 선관일 뿐입니다. 그것을 핑계삼아 편파를 하거나 해선 안됩니다.

#시트에 견제나 이간질이 다 가능하다고 되어있는 캐릭터에 한해서는 그 캐릭터에 대한 견제나 이간질을 시도해도 상관없으나 불가하다고 되어있는 경우는 절대로 하시면 안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캐입이며 오너입으로 오너 견제를 하거나 해선 안됩니다.

#매주 금요일에서 토요일에 자신이 마음에 드는 캐릭터에게 '캐입'으로 비밀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며 그 비밀 메시지는 그대로 캐릭터에게 전달됩니다. 어디까지나 비밀 메시지이기에 자신이 누군지 직접적으로 쓰면 안됩니다.

#간접적인 호감 전달이나 플러팅 등은 허용이 되나 직접적으로 좋아한다는 고백 등은 특정 기간이 되기 전엔 불가합니다.

#이 스레는 두 달 단기입니다. 또한 프로그램 특성상 주기적으로 계속 시트를 받을 순 없기 때문에 중간에 무통잠을 해버리면 상당히 피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캐릭터끼리는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만들어져도 오너들끼린 사이좋게 지내도록 합시다.

#다시 말하지만 라이벌은 어디까지나 캐릭터지. 오너들끼리 견제하거나 편파를 하거나 하지 말도록 합시다.

#여러분들의 캐릭터의 사랑에 대한 미래는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으며, 그것으로 인해 불평을 한다고 한들 아무도 도와줄 수 없습니다.

#그 외의 문의사항이 있거나 한 분들은 얼마든지 물어봐주시고 이 스레는 상황극판의 기본적인 규칙을 따릅니다. 수위가 너무 높아지지 않게 조심합시다. 성행위, 혹은 그에 준하는 묘사나 시도 기타 등등은 절대 불가합니다.


시트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574067/recent

비밀 메시지함 - https://bit.ly/3Bj9GPA

594 영월주 (LRYpDXyzQM)

2022-08-08 (모두 수고..) 02:31:48

>>588 난 저녁에나 손이 나니까 더 늦어도 괜찮아. 휴일 같지 않은 휴일이라니 젠장 ㅋㅋ

영월이한테 데이트 희망코스를 물어본다...? (지난주 진실게임 때 추천 데이트 장소로 산책로를 대답했다)(얼감) 솔직히 성규가 인지도 상승용으로 영월이 이용해먹어도 영월이나 나나 괜찮다구-

595 강청주 (mZ5lhY7xig)

2022-08-08 (모두 수고..) 02:32:16

굿-나잇 은석주
오늘 이벤트 고생했다구

596 정구월주 (QHZTHpY0Yk)

2022-08-08 (모두 수고..) 02:39:42

>>593 청주 똑똑해 똑똑이스티커 받아야겠다 정확하게 짚었네 구월이가 같이 데려가 줄 때 까지 떼 쓸 거라는 거 알고 oO(기어코 이걸 데려가고 있네..) 라는 생각으로 청이가 차에 태우지 않을까 싶다 ㅋㅋㅋ 직장은 아무리 좋은 곳이라 해도 직장이긴 해 정말 동감.. 그래도 가면 청이의 머싯는 모먼트를 볼 수 있지 않나🤔

>>우유에 시리얼<<< ㅋㅋㅋㅋㅋ 절대 안되지 구월이 성격상 그건 자기 밥이라고 안 줄 거라면서 미음인지 죽인지 만들 거 같긴 한데 우선 넘기고

도착했는데 막 비내려서 같이 우산 쓰고 바다 데이트도 재밌을 거 같고(구월이 우산 씌워줘도 우산 밖으로 튀어 나갈 거 같음) 좀 더 활동적인 건 유리궁정도 재밌을 거 같다

굴리기 더 편하거나 재밌을 것 같은 쪽 있어 :3? 딱히 없다면 다이스 굴려도 돼!

597 영월주 (LRYpDXyzQM)

2022-08-08 (모두 수고..) 02:41:06

(관전모드 on)

598 성규주 (GkxM7KnIkQ)

2022-08-08 (모두 수고..) 02:41:09

>>594 오... 정주행해봐야지. (성규는 1회 시청?) 뭐 얘 선에서 인지도 상승으로 이용한다고 해도 오늘같은 미니게임같은 거에서 적당히 스크류바스러운 상황 만들기에 가담하기 정도일 것 같긴 해ㅋㅋㅋ 데이트 미션은 사실상 팀플이니까 서로 재밌게 노는 걸 목적으로 성의껏 준비할 거같고?

599 성규주 (GkxM7KnIkQ)

2022-08-08 (모두 수고..) 02:41:52

나도 선레 구상하면서 일상 구경해야지 (팦콘

600 정구월주 (QHZTHpY0Yk)

2022-08-08 (모두 수고..) 02:42:01

>>>사실상 팀플<<<

생각해보면 우리 프로그램.. 정말 새 출발 목적으로 나온 이가 몇 되지 않는다.. (주륵

601 성규주 (GkxM7KnIkQ)

2022-08-08 (모두 수고..) 02:43:30

ㅋㅋㅋㅋㅋㅋㅋ 그러타 그러다가 뭐 싹이 나고 그럴수도 있겠지 아직 2주차니까ㅋㅋㅋ

602 영월주 (LRYpDXyzQM)

2022-08-08 (모두 수고..) 02:44:39

>>598 서로 재밌게... 재밌.... (영월 봄)(안 봄) 나는 모쪼록 성규와 성규주가 즐거울? 만한? 그런 일상이 되도록 노력할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윽 내 위장 (털석) 그으럼 미션 일상 잘 부탁해!

603 영월주 (LRYpDXyzQM)

2022-08-08 (모두 수고..) 02:45:22

아 나 진짜 배아파서 눕던가 해야겠다 잠은 다 잤다 으아아아ㅏㅏ.........

604 정구월주 (QHZTHpY0Yk)

2022-08-08 (모두 수고..) 02:46:33

영월주 괜찮아? 어디 많이 아파?? ㅠㅠ 따뜻한 차라도 마시거나 수건 따뜻하게 해서 올려서 찜질이라도 해보는 거 어떨까🥺 아프지 마세요

605 아린 - 은석 (PVNMYSYgTY)

2022-08-08 (모두 수고..) 02:48:27

아린은 은석이 일어서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훅 올라간 높이에 은석을 벙벙한 표정으로 올려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에 눈만 깜빡였다. 누군가 자신을 마음에 든다고 한다면 괜찮지 않을 거라고, 다시금 자신을 잊을 수 없고 포기할 수 없다면 다시 시작하겠다는 그 말에 아린은 조금 멍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들은 게 맞나 하는 느낌이었다. 은석을 만나왔지만 이렇게 직설적으로 제 속내를 드러낸 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고.

한 발짝 다가온 은석은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보다 더 큰 것 같았다. 아마도 착각이겠지만 그렇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에 아린은 한숨과 함께 웃어버리고 말았다. 아, 도대체 왜 지금에야. 차라리 프로그램에 나가자고 제안했을 때, 그 때 이렇게 이야기해주지 그랬어. 그랬다면 나는 지금과 달랐을 텐데. 그리고,

"이제야 정말로 이별인 거구나."

아린은 은석의 눈을 피해 바닥을 바라봤다. 조금 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으나, 울지는 않았다. 그래도 속은 후련했다. 하고 싶은 말을 했고 듣고 싶은 말을 들었으니까. 헤어지자고 말을 꺼냈음에도 아린은 은석이 어떤 생각을 할지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없었으니까. 그래서 진실게임에서 제일 처음 은석에게 물었던 것이었다. 다시금 자신이 연락했을 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하지만 오늘 이 말을 통해서 아린은 이제야 그것에 대해서 조금 마음을 놓아버리고 훌훌 털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2달 간의 시간은 남아있고 만약 은석에게 다시금 마음이 가게 된다면 다시 시작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아린은 다시금 은석을 올려다봤다.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약한 사람이 아니니까. 그래도,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나도, 네가 행복하길 바라. 네가 행복할 수 있는 선택에 내 마음을 고려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게 나를 좋아하는 것이든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든 말이야. 나도 그럴테니까. 이 프로그램은 그런 프로그램이니까."

아린은 작게 웃었다. 쓴 웃음도 아픈 미소도 아니었다. 후련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인사 따위는 하지 않은 채 걸음을 옮겨 은석의 방을 나설 것이었다. 마음속의 미련이라는 감정은 여전히 자리하고 있었다. 그 감정이 마음속에 스며들어 사라질지 새로운 싹을 틔울지는 누구도 모를 일일 것이다.



/막레로 줄게~!~! 수고했어 은석주~ 잘자~~~

606 강청주 (mZ5lhY7xig)

2022-08-08 (모두 수고..) 02:48:55

>>596 아무래도 레스토랑에 손님 자격으로 방문한 거니까
어지간해서는 구월과 계속 있으려고 할 텐데
구월의 리퀘스트가 있거나 혹은 레스토랑에 맡겨놓고 온 후임이 너무 깝깝하거나 하면 본인이 요리복 입고 와서 구월이한테 내줄 거 자신이 구워서 내놓거나 하는 일이 있을 수 있겠다
구월주가 편하거나 재밌다고 느껴지는 쪽으로 골라주면 되는데 어느 한 쪽을 못 고르겠다면 유리궁정 가즈아아아

607 강청주 (mZ5lhY7xig)

2022-08-08 (모두 수고..) 02:50:21

영월주는 무슨 일이길래
진통제같은 거 없어?

>>600 일단 강청주는 강청이한테 최대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싶은 마음인데요
(강청 봄) (한숨)
그... 알지? 강청은 강청인 거? 캐주랑 캐릭터 의견은 별개인 거?

608 강청주 (mZ5lhY7xig)

2022-08-08 (모두 수고..) 02:51:37

그래도 참 다른 전애인들 회화를 보면 부럽기만 하다
강청이도 좀 저런 말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캐릭터를 짜다 보니까 애가 증오와 회한의 응집체 비슷한 게 됐어
영월주에게 미안합니다...

609 정구월주 (QHZTHpY0Yk)

2022-08-08 (모두 수고..) 02:56:17

>>606 이건 귀하네요
유리궁정 데이트로 갈까 그럼? 나 구월이가 부러워서 참을 수 없어 청이의 요리사복 차림을 볼 수도 있다니 (게다가 그 모습이 방청됨 우와~~)
ㅋㅋㅋㅋ여담이지만 방송에 둘이 유리궁정 데이트 장면 나가면 방송 끝나고 유리궁정 예약 미어 터지겠다 이거 일석이조 맞죠

그러면 청이가 나가는 거 구월이가 붙잡고 같이 유리궁정으로 가는 시나리오로 할까? :3 이렇게 되면 청주가 선레를 써주는 편이 진행이 빠를 거 같은데 괜찮을까?
언제든 편할 때 선레 써두면 내가 내일 일하면서 틈틈히 답레 달게!
구월주도 퇴근하면 대부분 약속이나 데이트가 있어서 늦은 시간 아니면 동접이 애매할 것 같아 미리 미안해🥲훌쩍 월오프 너무 부럽다

610 이소금 (uBZ5YJJ2Mc)

2022-08-08 (모두 수고..) 02:56:59

어떻게 방으로 돌아왔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소금은 무더운 공기와 창 밖 매미의 요란한 울음소리 속에서 눈을 떴다. 전날 저녁 강당으로 향할 때 꺼 뒀던 냉방기를 돌아와서 다시 켜지 않고 그대로 쓰러져 잠들었던 모양이다. 당연히 몰골은 엉망으로 헝클어졌고. 무더운 방에는 미술 도구들과 펼쳐진 수채화 팔레트, 오일 파스텔, 스케치북 따위가 자유분방하게 늘어져 있다. 그나마 문제의 유화 작품을 마무리해서 치워 놨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아마 지금쯤 깨어나지도 못하고 물감 냄새에 숨이 막혀 질식했으리라. 다행이다.
음, 아니지. 이게 과연 다행일까? 잠에 취했던 머리가 점차 맑아지는 대로 전날의 추태가 속속들이 떠오르는데. 전날의 호수 다이빙에 대한 진지한 고찰에 이어 차라리 물감 냄새 속 질식이 나았을까, 하는 극단적인 고민이 떠오르고 만다.

뭐. 그렇다 해도 실행까지 가지 못할 걸 카메라도 알고 스태프도 알고 본인도 안다. 모든 건 의미 없는 망상에 그쳤다. 됐고, 일단 씻어야지.



깨끗하게 씻자 영 떨어지지 않던 열기도 서서히 가라앉는 것 같다. 하지만 살아있는 인간의 매일이 으레 그렇듯 난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래, 배가 고팠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어제 그 난장판에서 소금은 감히 무엇도 입에 넣을 생각을 하지 못했고, 기억은 흐리지만 아마 저녁도 대충에, 점심은... 그만 생각하자. 머릿속에서 지난 흐름을 굴려 봐야 자기 생활 관리도 못 하는 모자란 사람인 걸 곱씹는 것 이상이 되지 못한다.
당장 뭐라도 사러 나가야겠어. 하얗고 얇은 박스티에 짧은 반바지 그리고 뒤꿈치가 구겨진 컨버스를 맨발에 꿰어 신은 소금은 지갑만 들고 방을 나섰다. 맴도는 샴푸 향기는 헨젤의 빵가루처럼 족적을 그린다. 그래봤자 머잖아서 공기의 흐름에 쪼아 먹혀 사라지겠지만.



소금에게 마트란 장소는 자주 들릴 일 없는 곳이었다. 혼자 장을 볼 일도 별로 없고, 웬만하면 냉장고는 집안일을 봐 주는 분이 채워놓아 주시고, 기분 전환 삼아 부모님께서 나들이를 가자 하시면 가끔 눈도장이나 찍는 정도. 말인즉, 소금은 흐름에 익숙하지 않았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무엇부터 사야 빼놓지 않고 계획대로 모든 걸 담을 수 있는지 같은, 한정된 공간 안에서 가장 효율적인 동선이 입력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마트 안에서 필요한 물건을 찾는 건 표지판을 따라 어름더듬, 미로 찾기나 다름 없는 지루한 미션의 수행이었다. 비로소 찾아낸 200ml 우유 묶음을 집어들며 소금은 생각했다. 아... 시리얼이나 사서 가야지. 식사다운 걸 먹겠다는 얄팍한 결심은 체력과 정신력의 장벽 앞에 금세 무너지고 만다.

고로, 소금은 머잖아 시리얼 코너에 도착하는데 그곳에서 곧바로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눈높이가 한참 높고 어딘가 서늘하게 생긴, 지난밤의 해프닝으로 인해 조금 무섭고 조금은 유치한 앙금이 생긴 사람.
강 청.
눈이 마주쳤다.

"아. 그러니까, 청...씨, ... ...잘 주무셨나요?"

소금은 불시에 일어난 아이컨택을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못 됐다. 결국 대단히 어색한 인사가 건네지면, 동시에 어제의 기분이 다시금 뭉글거리며 튀어 오르려는 걸 느낄 수 있다.

611 소금주 (uBZ5YJJ2Mc)

2022-08-08 (모두 수고..) 02:57:53

>>579 써왔다! 조금 오래 걸렸네... >>581 이거 보니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가보자고

>>580 헉 그렇구나 그럼 일단 안심!ㅋㅋㅋㅋ 시청률은 안 좋을 수 없을 것 같다 백퍼 흥행할 테니까 성규 앞날도 탄탄대로 일거야~ 지금 사과의 사... 정도 한 것 같아서 나중에 성규랑 일상하면 좀 더 얘기 나누고 싶네~

612 강청주 (qLAY3CRBTc)

2022-08-08 (모두 수고..) 02:59:57

>>609 오케오케 미안할 필요없지 현생이 그런걸
즐겁게 사는 거면 그만이라구
선레는 여유롭게 써둘 테니 걱정하지 말라구
일단... 유리궁정에서 강청을 부를 빌미를 생각해봐야겠어

613 강청주 (qLAY3CRBTc)

2022-08-08 (모두 수고..) 03:00:59


표현력
(입 주먹틀막)

614 소금주 (uBZ5YJJ2Mc)

2022-08-08 (모두 수고..) 03:03:06

그럴리가요(빈약 선레 보고 강청주 글 보고 입주먹틀막2222
하지만 영광이야 후후 고맙다구~? 표현력 멋진 강청주가 칭찬해 주니 기쁘다구~

615 소금주 (uBZ5YJJ2Mc)

2022-08-08 (모두 수고..) 03:03:55

그새 올라온 것들 정주행 완료했다! 정말 즐거워... 최고의 새벽이야 베스트오브베스트 골져스 엘레강스

616 성규주 (GkxM7KnIkQ)

2022-08-08 (모두 수고..) 03:05:04

>>602 어이쿠야;; 배 따땃하게 하고 푹 쉬어!

>>611 그렇게 말해주니 고마운걸!ㅋㅋㅋ 나도 소금이랑 일상할 기회가 있으면 서로 툭 터놓고 이야기하게 되는 게 기대되네, 성규도 한번 이야기해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중일거고!

617 구월주 (QHZTHpY0Yk)

2022-08-08 (모두 수고..) 03:10:14

다들 어휘랑 표현력 감탄 나와 모두들 멋쟁이구나 >:3
각자 문체 특색이 있는데 그게 캐릭터의 색이랑 질감이 너무 잘 맞아서 정주행 재미 무척 쏠쏠해
저어는 좀 더 정진하겠습니다 ;3

618 소금주 (uBZ5YJJ2Mc)

2022-08-08 (모두 수고..) 03:12:11

>>603 영월주 지금은 좀 괜찮으려나ㅠㅠ 걱정되네... 날이 덥긴 하지만 배 따뜻하게 해주고 잘 수 있으면 눈 감고 푹 자길...

>>616 이런 말을 들으니 와방 기대되는걸 이렇게 된 이상 조만간 성규주 시간 될 때를 노리겠어~ 이야기 나누는 거 기대된다구!ㅋㅋㅋㅋ 여담이지만 반말도 좋았다 수능본 다음부터 연애했던 동갑내기의 특권

619 소금주 (uBZ5YJJ2Mc)

2022-08-08 (모두 수고..) 03:14:51

>>617 매우 공감 합니다 그리고 구월주 글도 구월이의 시원시원 장난스럽고 간혹 치명적인 매력이랑 꼭 어울리는 텐션이라 너무 읽기 좋았는걸~ 모두가 최고야~

620 강 청 - 이소금 (mZ5lhY7xig)

2022-08-08 (모두 수고..) 03:22:48

(situplay>1596575085>145-146 중에서 발췌)

"이렇게라도 안 챙겨주면 너 또 그 시리얼이나 말아처먹을 거잖아."

강혁은 결국 성을 냈다. 세상에서 가장 까다로운 혓바닥도 만족시킨 '삼색 소스를 발라 구운 양갈비 스테이크'를 완성해낸 요리사는, 어느 날부터인가 시리얼이나 칼로리바에 영양제 등의 성의없는 음식으로 식사를 일관하기 시작했다.

"내가 먹는 것에 한해서는, 뱃속에 집어넣으면 거기서 거기잖아. 시리얼이나 스테이크나."

조금이라도 더 맛있는 것을 먹고자 어떤 희생도 불사하는 미식의 세계에 발을 디딘 요리사로서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말이 강청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그의 형이기도 하지만 긍지높은 요리사이기도 한 강혁에게는 용납하기 힘든 말이었다. 그와 동시에, 스스로의 식사를 소홀히 하는 동생에게서 몇 차례고 들은 말이기도 했다. 강혁은 한숨을 푹 쉬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나 강청의 응답은 냉랭한 반항에 지나지 않았다.

"그게 요리사 입에서 나올 소리냐?"
"요리사 입에서 나올 소리냐니. 왜. 내가 시리얼 말아처먹는다고 손님한테도 시리얼 내놓던?"
"이게 그 문제가 아니잖아, 이 자식아..."




어젯밤에 느지막하게 은은히 떠올린, 부아가 치민다는 감각. 잊어버리고 있던 감각이 새삼스레 깨어남에 따라, 그 감각이 죽어있던 동안 본인에게 생겼던 '부아가 치미는 일'로 취급될 만한 일들이 줄줄이 기억난다. 강청은 얼굴에 물을 끼얹는다. 어젯밤의 냄새가 비눗물에 삼켜져 지워져내려간다. 몸을 씻는 것만으로 술 냄새니 체취니 하는 것들은 가볍게 떨어져나갔다. 그러나 어젯밤의 기억은 떨어져나가지 않는다.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욕실에서 나와서 머리를 빗으며 말리고, 로션을 바르고 하는 귀찮은 푸닥거리들을 마치고 나서, 아침밥을 먹기 위해 시리얼 상자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그게 비어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예기치 않은 아이컨택이기는 소금만큼이나 강청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서늘하고 푸르른 눈이 의외라는 듯 깜빡인다. 그야말로 어색하기 짝이 없는 침묵이 초 단위로 흐르고 나서 힘겹게 꺼내진 아침 인사에, 강청 역시도 대답한다.

"좋은 아침입니다."

그렇지만 별난 점 하나는, 어젯밤에 강청이 물 마시듯 들이킨 술의 양이 아무리 봐도 소금이 마셨던 것보다 더 많을 것 같은데도 지금 강청의 모습은 어젯밤에 아무 일 없이 평온한 밤을 맞이해 깊이 잠든 사람의 그것과 별다르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술이 센 걸까, 자기관리가 철두철미한 걸까.

그 인사 하나만 딱 건네고, 강청은 아무렇지 않게 손을 뻗어서 시리얼 곽을 쏙 집어들었다. 생각해보면, 소금은 프로그램 시작 전에 참가자들에게 나누어진 프로필을 통해 그가 유명한 레스토랑의 중책을 맡고 있는 셰프라는 정보를 접해본 바 있었다. 그래서 유명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요리사는 무엇을 먹을까, 하고 내다보면 기가 막히게도 소금과 똑같이 우유 묶음 하나 달랑 들어있는 게 전부다. 소금의 장바구니와 다른 것이라곤 우유가 1리터짜리 2개들이 묶음이라는 차이점밖에 없지 않은가.

여기서 소소한 문제가 있다면, 방금 강청이 집어든 집어넣은 것은 초코맛이라던가 견과류나 그래놀라를 넣었다던가 하는 게 아닌 옥수수로 튀긴 콘플레이크만 들어 있는 기본형 시리얼이었는데, 강청이 장바구니에 집어넣으려고 하는 그게 이 마트에 남아있는 기본형 시리얼의 마지막 재고로 보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만일 소금이 먹고 싶은 게 기본형 시리얼이라고 하면 이 인간에게서 그걸 받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쿠앤크 맛의 고리형 시리얼이라거나 초콜릿맛 시리얼이라거나 그래놀라라거나 하는 것은 많이 있으니, 그런 것들을 먹고 싶었다 한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겠지만.

621 강청주 (mZ5lhY7xig)

2022-08-08 (모두 수고..) 03:24:27

사실 이 '유명 레스토랑의 요리사가 먹는다는 게 겨우 시리얼이라고?' 일상은 예전에 올렸던 독백이 그 밑밥인데 소금주는 나중에 왔으니 못 읽어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답레에 앵커를 포함했어

622 소금 - 청 (uBZ5YJJ2Mc)

2022-08-08 (모두 수고..) 03:52:39

미술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첫 번째 덕목은 관찰력이다. 그 재능을 일정 이상 손에 쥐고 태어나는 것부터가 예술인으로서 시작할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가름하는 것이었고, 그런 면에서 소금은 남보다 한참 더 앞에 그려진 스타트 라인에 서 있는 인물이었다. 타고나길 꼼꼼한, 그리고 독특한 시점의 관찰력. 천재 혹은 미치광이의 시각이라고 이름 붙여지는 것. 거의 평생에 걸쳐 진행했던 예술 학교 교육으로 어렵사리 가공한, 정밀함과 끈기가 포함된 눈의 재능.
그 눈이, 지금 앞에 서 있는 남자의 눈에서부터 손목까지로. 이어서 장바구니까지 떨어진다. 손목에 언뜻 엿보이는 화상 자국을 보니 그의 직업이 새삼 상기된다. 셰프, 그것도 아주 유명한 레스토랑의 중책을 맡고 있다는 셰프. 머릿속에 캡쳐 이미지 처럼 저장되어 있는 그의 프로필을 한 차례 헤집고 나니 화상의 출처가 그럭저럭 예상이 되었다. 요리를 하다가 다친 거겠지.

그런데, 이게 뭐람? 의아함은 딱 2가지 포인트에서 발생했다. 하나. 물 마시듯 술을 들이켰으면서 아무렇지도 않은(적어도 겉으로는 그래 보이는) 깨끗한 안색. 뭐, 그건 술이 센 사람일 수 있으니 그렇다 치자. 문제는 두번째다.

"... ...다른 건 안 드세요?"

소금은 원래 남의 식사에 이러쿵 저러쿵 어깃장을 놓는 편은 아니었다. 아주 친밀한 사람이 걱정되게 굴 정도라면 모를까, 하물며 성장기의 어린아이도 아니고, 다 큰 성인이 식사 하나쯤 마음대로 하면 어떻단 말인가. 사실 이 무심함은 본인의 무계획적인 식습관에 기인한 것이기도 했다. 즉 은근한 자기 변호. 다 컸으니 이렇게 먹어도 죽지 않아요... 같은.

그런데 이건 좀 말이 다르지 않나? 소금은 다소 아연한 눈빛으로 심심하고 무난한 콘플레이크 시리얼의 포장을 바라보았다.

"괜한 참견, 인 건 아는데... 어제 술... 많이 드셨잖아요. 바로 시리얼 같은 걸 먹으면... 속에 나쁘지... 않을까요?"

물론 안 좋아져도 죽지는 않겠고 한계까지 반 굶다가 온 소금도 실상 별다를 것 없었지만, 뭐랄까. 그래도 이건... 이건 좀... 아니지 않나? 내가 잘 몰라서 이러나. 여기까지 생각이 닿는 동안 이미 본인의 식사는 안중에 없고.

"요리하기 싫으신 게 아니라면 계란이나, 그런 거라도 같이 드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올라가는 말꼬리가 은근한 설득의 메세지를 함유하고 있다.

623 소금주 (uBZ5YJJ2Mc)

2022-08-08 (모두 수고..) 03:54:54

>>621 정주행하다가 한번 읽었던거 같긴 한데 제대로 집중해서 보니까 또 색다른걸~ 즐겁게 읽었어 훟후
청이가 탄수화물과 단백질 무기질의 비타민 섬유질의 비율을 맞춰 먹어야 하는데...!!

624 영월주 (LRYpDXyzQM)

2022-08-08 (모두 수고..) 04:31:45

(생 존 신 고)

하러 왔는데 다들 자러갔나보아. 잘 자라구!

625 한성규 - 설영월 (GkxM7KnIkQ)

2022-08-08 (모두 수고..) 04:43:16

미니게임이 파하고, 성규는 바로 잠자리에 드는 대신, 데이트 코스를 물색했다. 월영과 연애적으로 잘 해보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비슷한 직종을 가졌으니 대화가 통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 반, 그를 지목하면 방송이 나갈 때 긴장감있는(또는 자극적인) 전개를 통해 인지도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계산적인 심리 반으로 그를 데이트 상대로 선택했다지만, 함께 행동하게 된 이상 성의껏 대하고 싶었다. 그 결과, 성규는 기숙사 주변에 마련된 코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둘러본 결과 방송용으로 마련된 곳인 만큼 시설이 괜찮았거니와, 제대로 대화를 나누어본 적도 없는데 유니크한 코스를 고르겠다고 멀리 나가는 것은 되려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 또한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었지만, 그의 선택은 모험이 아닌 안전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성규는 하늘색 반팔 셔츠와 회색 슬렉스 차림으로, 약속시간보다 10분쯤 이른 시간에 약속장소인 기숙사 인근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유니크하려다 부담스러우느니, 차라리 안전하려다 무난한 게 낫겠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었지만, 상대의 마음에 들 지 말 지는 또 다른 문제였기에, 어쩔 수 없이 좀은 긴장이 되었다. 그래도 적당한 긴장은 무대에 설 때에도 도움이 되었기에, 그는 초조함이 얼굴에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만 마음을 다스리며, 영월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626 성규주 (GkxM7KnIkQ)

2022-08-08 (모두 수고..) 04:43:37

(마침 선레를 완성한 인간

627 영월주 (LRYpDXyzQM)

2022-08-08 (모두 수고..) 04:45:53

ㅋㅋㅋ 선레를 완성했다면 자라 성규주! (촙)

628 성규주 (GkxM7KnIkQ)

2022-08-08 (모두 수고..) 04:52:10

>>627 뜨아악(촙당함
몸은 좀 괜찮아?

629 영월주 (LRYpDXyzQM)

2022-08-08 (모두 수고..) 04:56:38

>>628 (뿌-듯)

응 지금은 괜찮아! 아까 이미지겜 초반에 급하게 밥 먹으면서 했거든. 그걸로 가볍게 체했었나 봐. 편안해졌으니 나았겠지!

630 성규주 (GkxM7KnIkQ)

2022-08-08 (모두 수고..) 04:59:58

>>629 오 그랬구나, 금방 나아져서 다행이네!

아익오 선레도 다 썼겠다 슬슬 눈 좀 붙여야겠다. 이따 보자!

631 영월주 (LRYpDXyzQM)

2022-08-08 (모두 수고..) 05:05:18

그래 이따 봐! 성규주 잘 자- 굿나잇-

632 설영월 - 한성규 (LRYpDXyzQM)

2022-08-08 (모두 수고..) 06:41:10

그 날 밤. 영월은 기적처럼 숙취는 겪지 않았지만 대신 제대로 잠들 수 없었다. 밤새 불 꺼진 방의 이부자리를 뒤척이며 오지 않는 잠을 채근했다. 머릿속이 복잡해서였나. 미미하게 울렁이는 속 때문이었나. 자신의 이상조차 확실시 못 하는 덜덜어진 인간이었다. 설영월이라는 사람은.

아주 늦은 새벽녘에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에 모로 누우니 거짓말처럼 눈커풀이 무거워져 그나마 한숨은 잤다. 덕분에 지난주처럼 아예 못 나가는 추태는 반복하지 않을 수 있었다. 미리 맞춰둔 알람에 일어나 침낭 삼았던 이불을 침대로 되돌려놓고, 씻고 나와서 간편식 하나를 뜯었다. 말린 과일과 견과류와 다크 초콜릿 몇 알이 고작인 그것을 느릿느릿 먹고 영양제도 몇개 챙긴다. 그러는 사이 얼추 마른 머리를 제대로 말리고 외출복- 하얀 오프숄더 상의에 연하늘색 주름치마를 입고, 거울 앞에 앉는다. 희멀건 안색은 그럭저럭 화장으로 감출 수 있었지만.

새카맣게 죽은 눈 만은 답이 없었다.

하얀 리본으로 늘 하는 반묶음 머리를 하고나서도 거울 속 자신과 눈싸움이라도 하듯 한참을 거울 앞에 앉아있다가 일어선다. 간단한 소지품을 챙긴 하얀 가방을 메고 하얀 여름용 샌들을 신고 방을 나간다.

그녀가 약속 장소인 카페에 도착한 건 약속 시간의 5분 전이었다. 일부러 일찍 도착한 건 아니었지만, 그녀보다 먼저 와 있는 성규를 보고 시간 낭비는 아니었나 생각한다. 자박자박. 샌들 특유의 가벼운 발소리와 함께 성규가 앉은 자리로 다가간 그녀는 가지런히 손을 모으고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사무적이고 딱딱한 말투가 고저 없는 목소리를 타고 흘러나왔다. 잘 꾸민 도자기 인형 같은 얼굴에서 말이다.

633 연호주 (0kYUuapKuY)

2022-08-08 (모두 수고..) 08:06:55

다들 하얗게 불태웠구나~~~ 좋은 아침~!

634 연호주 (0kYUuapKuY)

2022-08-08 (모두 수고..) 08:42:45

소금주는 우리도 미션 일상 시간 될 때마다 레스 하나씩 가져오면서 토막토막 잇는 식으로 해도 될까~? 연호는 가보고 싶은 곳 있냐구 없으면 미술관이나 카페 중에 원하는 장소 있는지 물어봤을 것 같은데~~

635 소금주 (uBZ5YJJ2Mc)

2022-08-08 (모두 수고..) 10:09:23

잠들었다... 다들 좋은 아침이야~ 어우 덥다 더워

>>634 응 좋아! 음 미술관... 미술관 괜찮은데 소금이 그림(은석이랑 일상에서 나온 그거) 보러 갈래 연호?ㅋㅋㅋㅋ 좋다면 내가 선레를 가져올게~

636 구월주 (FamK.A7c1U)

2022-08-08 (모두 수고..) 12:23:31

다들 좋은 월요일 보내 ㅎ3ㅎ)/

637 연호주 (JbKj5vclQ.)

2022-08-08 (모두 수고..) 13:20:51

>>635 좋아~ 그런데 소금이 데이트로 그림 보여주는 것만 해도 괜찮겠어? ㅋㅋ 선레는 부탁할게!

638 한성규 - 설영월 (GkxM7KnIkQ)

2022-08-08 (모두 수고..) 15:25:09

조금 기다리고 있자니, 저만치서 화사하게 차려입은 갈색 머리의 여성이 걸어오는 것이 성규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가 일일 데이트 상대인 설영월이라는 것을 어렵잖게 알아챘기에, 성규는 미리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있다가, 월영의 인사에 마주 고개를 숙인 뒤 화답했다.

"안녕하세요, 월영 씨. 저야말로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고개를 들어 상대를 마주보고, 성규는 직감했다. 멀리서 만나자고 하지 않은 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군. 어지간한 말술이 아니고서야 세병이나 술을 비웠으면 컨디션이 썩 좋으시지는 않겠지. 그는 옆 의자에서 무언가를 집어들어서는 영월에게 건넸다.

"아, 그리고 이건... 약소하지만 선물입니다."

약속장소로 오기 전 미리 들렀던 꽃집에서 사두었던, 노란 프리지아를 중심으로 흰색 안개꽃을 장식하고, 연하늘색 종이와 흰 리본으로 포장한 미니 꽃다발이었다. 비록 이런 저런 걸 고려해서 가까운 곳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곤 하나, 나름대로 성의는 다하고 싶었다. 이를 상대가 좋아할 지는 미지수였지만.

"좋아하시는 색을 아직 몰라 꽃말을 고려해서 골라봤습니다만... 마음에 드시면 좋겠군요."

제 손과 엇비슷한 사이즈의 꽃다발을 두 손으로 내민채, 괜히 사족을 덧붙이며 성규는 좀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639 성규주 (GkxM7KnIkQ)

2022-08-08 (모두 수고..) 15:31:39

으랏차 답레로 갱신

640 소금주 (uBZ5YJJ2Mc)

2022-08-08 (모두 수고..) 16:31:35

.dice 1 2. = 2
.dice 1 2. = 1

선레 쓰다가 갱신~ 좋은 오후!

641 미션, 이소금 (uBZ5YJJ2Mc)

2022-08-08 (모두 수고..) 16:37:45

미션. 다른 말로 난제.
...라는 말을 육성으로 뱉으면 비약이 과하다 못해 무례하다는 말을 듣기 딱 좋고 때에 따라서는 악마의 편집이 마음 놓고 개입할 만 한 건수가 되겠지만, 소금에게 있어서 말 한 번 제대로 섞어본 적 없는 사람과 진행하는 비즈니스 외의 사교 활동은 감히 시도하기 전부터 수십 번의 심호흡을 거쳐야 하는 종류의 것이기에 이 이상으로 적합한 비유도 없었다. 파트너의 문제는 아니다. 달리 누구와 매칭되든 마찬가지였을 상황. 그래도 잘 해내야 한다. 해내고 싶다. 프로그램의 중심 주제인 연애나 사랑, 뭐 그런 걸 떠나서 소금은 사적인 인간 관계의 이모저모를 가까이 두고 배우고 싶었다. 물론 단지 이것만이 참가 이유도 아니고 그런 걸 하고자 여기를 선택한 건 걸음마도 하기 전에 뛰려고 하는 짓이나 다름없단 걸 이제는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양이 따갑다. 소금은 마음을 신중히 가다듬으며 회색 셋업 수트와 로퍼를 꺼냈다. 소매는 길지만 얇은 소재로 된 자켓과 짧은 기장의 바지는 무더위 속에서도 크게 거슬리지 않을 것 같고, 양쪽 귀 윗쪽에 가지런히 꽂혀 머리카락을 고정시킨 은빛 보석 핀은 그런대로 단정해 보인다. 그래도 지난날 저질렀던 그의 꼴사나운 행동을 웃음으로 격려해 준 정연호가 파트너라는 게 첫 번째, 쉽게 장소를 떠올리지 못하는 소금에게 제시해 준 게 하필 미술관과 카페였다는 점이 두 번째, 마침 직전 마무리된 작품이 내걸리는 단체 전시회의 참여자로서 받아둔 동행 1인 분의 입장권이 있었다는 점이 세 번째 행운이다.
개인전도 아닌 단체전. 그저 주최자인 업계 지인의 '부디 자리를 빛내 달라'는 간곡한 요청을 받아 올린 것이기에 그림에 들인 노력과 애정은 둘째치고 직접 가 볼 필요성 까지는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신기한 우연의 일치라고 여기지 않을 수 없다.

소금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무거운 숨을 머금었다. 그래도, 어제보다는 조금 덜 바보 같이 굴 수 있지 않을까. 작은 소망을 품고 까만 로퍼 안에 발을 넣는다.



약속 장소는 주차장으로, 소금의 차가 눈에 띄니 그 앞에서 보자고 이미 연락을 넣어 둔 참이었다. 연호가 약속 장소에 다다랐다면 빨간 지프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소금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오늘 잘 부탁드려요...!"

이어지는 인사까지도.

642 설영월 - 한성규 (LRYpDXyzQM)

2022-08-08 (모두 수고..) 17:28:27

키가 훌쩍하니 큰 성규를 마주하자 자연스럽게 고개가 위를 향한다. 검은 눈에 비친 성규의 모습은 아마도 그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꾸몄을거란 인상이었다. 아무 감정도 없지만, 자리는 자리이니 예를 갖췄다, 라는 정도. 그녀는 그와 인사를 주고받은 뒤 잠시 지그시 응시하고 있었다. 이런 사적인 자리는 거진 3년 만이라 뭘 해야 할지 바로 감이 서지 않는 탓이었다.

그래도 길게 그럴 건 없었다. 성규가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내민 덕이다. 마치 오늘 옷차림에 맞춘 듯한 포장에 샛노란 프리지아가 싱그럽다. 꽃말을 고려하여 골랐다기에 노란 프리지아의 꽃말이 무언가 생각해보지만, 알 리가 없다. 그녀는 다만 살짝 눈을 내리깔며 꽃다발을 받아들었다.

"감사합니다. 꽃말은 나중에 찾아볼게요. 저는 미처 생각지 못 해 빈 손이라 죄송합니다."

예를 갖춘 형식적인 말투는 아름다운 꽃다발을 받으면서도 변함이 없다. 두 손으로 받아든 꽃다발을 내려다보던 그녀는 일단 손에 들고 다닐까, 하며 한 손으로 갈무리를 하고 성규를 보았다.

"식사는 하셨나요? 때가 괜찮으시다면 근처의 적당한 식당으로 자리를 옮기면 어떨까요. 저는 특별히 가리는 음식은 없으니 한성규 씨 기호에 맞춘 곳으로 가셔도 무방합니다."

아니면 그가 계획한 대로 이동을 하여도 된다며, 그녀는 성규의 계획에 발을 맞출 것을 표했다. 식사부터 하자 권했으나 약속 장소를 이곳으로 지정한 이가 그였으니 다른 일정도 잡아두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반박자 늦게 든 탓이었다.

643 한성규 - 설영월 (GkxM7KnIkQ)

2022-08-08 (모두 수고..) 18:40:36

"아, 괘념치 마세요. 제가 영월 씨를 지목한 입장이니까요."

빈손이라 미안하다는 말에 성규는 살짝 손사래를 치고 대답했다. 지목한 입장이라 함은, 원하는 상대와 데이트를 하게 된 입장을 뜻했다. 물론 이제 처음 단 둘이서 대면한 참이니 데이트라 해도 시간을 보내며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감을 잡아보는 정도겠지만, 이런 저런 조건을 생각했을 때, 처음으로 단둘이 만날 상대로 영월이 적합하다고 여겼기에 그를 지목한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아, 그러시죠. 저도 식사는 아직입니다. 가리는 음식이 없으시다면, 일식은 어떠십니까?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일식집이 있더군요."

가리는 게 없다고 들었지만, 일식이 선호도가 낮을 수도 있으니 확인차 물으며, 성규는 가면서 이야기하자는 듯 손짓하고는 문을 열어 잡아두고 영월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644 은석주 (adf.OtOYdw)

2022-08-08 (모두 수고..) 18:51:57

월요일 업무 끝! 퇴근하고 갱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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