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이 남아있는 상태의 전 연인과 연애프로그램에 서로 합의하에 참여하였고 거기서 다시 옛 연인과 재결합을 할지, 아니면 새로운 사랑을 찾을지는 여러분들의 자유입니다. 허나 그 결과가 항상 좋을 순 없으며 당신의 캐릭터의 사랑에 대한 미래는 그 누구도 보장해줄 수 없습니다.
#전 연인 선관은 어디까지나 선관일 뿐입니다. 그것을 핑계삼아 편파를 하거나 해선 안됩니다.
#시트에 견제나 이간질이 다 가능하다고 되어있는 캐릭터에 한해서는 그 캐릭터에 대한 견제나 이간질을 시도해도 상관없으나 불가하다고 되어있는 경우는 절대로 하시면 안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캐입이며 오너입으로 오너 견제를 하거나 해선 안됩니다.
#매주 금요일에서 토요일에 자신이 마음에 드는 캐릭터에게 '캐입'으로 비밀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며 그 비밀 메시지는 그대로 캐릭터에게 전달됩니다. 어디까지나 비밀 메시지이기에 자신이 누군지 직접적으로 쓰면 안됩니다.
#간접적인 호감 전달이나 플러팅 등은 허용이 되나 직접적으로 좋아한다는 고백 등은 특정 기간이 되기 전엔 불가합니다.
#이 스레는 두 달 단기입니다. 또한 프로그램 특성상 주기적으로 계속 시트를 받을 순 없기 때문에 중간에 무통잠을 해버리면 상당히 피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캐릭터끼리는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만들어져도 오너들끼린 사이좋게 지내도록 합시다.
#다시 말하지만 라이벌은 어디까지나 캐릭터지. 오너들끼리 견제하거나 편파를 하거나 하지 말도록 합시다.
#여러분들의 캐릭터의 사랑에 대한 미래는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으며, 그것으로 인해 불평을 한다고 한들 아무도 도와줄 수 없습니다.
#그 외의 문의사항이 있거나 한 분들은 얼마든지 물어봐주시고 이 스레는 상황극판의 기본적인 규칙을 따릅니다. 수위가 너무 높아지지 않게 조심합시다. 성행위, 혹은 그에 준하는 묘사나 시도 기타 등등은 절대 불가합니다.
케이크나 도지마롤 같은. 무작정 은석의 발걸음에 맞춰 걷고, 시선은 바깥 풍경에 고정되어 있던 구월이 고개를 돌린다. 은석을 향한 얼굴의 눈꺼풀이 느릿하게 움직였다. 대답을 기다리는 눈빛. 디저트는 대부분 혀에서 녹는 부드러운 맛이니 단 것도 혹시 좋아하는지 돌려 묻는 것이었다. 디저트는 많이 먹으면 물리고 한 입씩 뺏어 먹으면 맛있어서. 맑은 날씨에 산책을 하고 있자니 흡연 욕구가 차오른다. 가늘게 뜬 눈으로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조금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소소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며 걸으니 근처에 있다고 들었던 공원이 시야에 담겼다. 생각보다 넓고, 푸르렀고. 여름의 초록잎은 마음을 들뜨게 해. 무채색의 구월과 다르게 채도 높은 여름은 끝없이 화창하다.
"지금 저 인터뷰 하는 거 같아요."
그렇게 궁금한 게 없나? 시시한 질문만 하는 게. 취재 당하는 거 같기도 하고. 구월은 방긋 웃어보이며 멀지 않게 보이는 호수에 시선을 꽂았다. 첫 데이튼데 다 편집 당할 것 같기도 하고. 어제 술자리에서도 그렇고 생각보다 전연인을 잊지 못하는 이들이 가득한가보다. 그래서 구월은 그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궁금하지 않은 이야기를 대답해 줄 의무는 없지 않은가. 혹은, 그게 아니라면 별 거 없다 대답한 구월의 말에 상처를 입었거나. 지나치게 솔직했었나? 하지만 마음에도 없는 얘기를 하는 건 결국 가식이다. 방송용 표정, 방송용 멘트. 헤어진 전애인과 다시 데이트를 하는 게 상식적인 일은 아니고.., 별다른 정보가 없는 새로운 사람과 데이트를 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 아니었나. 그리고 그짓도 몇번 반복하다보면 특별함이 설렘과 함께 사라져 버린다. 구월은 제가 말실수를 한 건가 싶어 생각에 잠긴다. 가치관 차이겠지. 제 전 연인에게 당돌한 질문을 내뱉은 게 썩 재미있어서 지목을 했으나 역시 알코올의 유무는 꽤 비중이 있는 것 같기도. 처음과 달리 그는 그다지 즐거워 보이지 않으니 괜히 지목을 한 것 같아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 구월은 그다지 재밌는 성격이 아닌 걸.
"많이 마음에 안 들어요?"
구월은 가다 말고 걸음 속도를 늦추더니 결국 자리에 멈춰서서는 다시 기숙사로 돌아 가야하나, 싶은 생각을 몇 초 정도. 슬픈 표정이라기 보단 잘못을 저지른 개,고양이 마냥 시무룩해져 있었다. 말 수는 많은데, 알맹이가 없달까. 텅 비어 있달까. 구월이 매력적이지 못한 탓이겠거니.
지난 진실게임에서 다른 참가자가 추천했던 데이트 코스== 싸해질 정도로 짧고 이어지는 뒷말도 없는 그 대답에도 여전히 싱글싱글했던 건 연호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꼭 가볼게요."
그리고 이 남자는 이상하게 성실한 건지 그 말이 빈말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렇게 실제로 산책로를 거닐고 있는 것이다. 마치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들 소풍가기 전 장소를 답사하듯이.
적당한 나무그늘이 여름의 햇볕을 가려 바닥에 무늬를 만들었다. 자연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도록 조성된 산책로에, 무심코 연호는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비단 나무와 수풀만이 아니라 길을 따라 걷다보면 연못도 있고..... 그때 연호는 연못 근처에서 인영을 발견했다. 두 번째라 처음보다 조금은 익숙해보이는 그 뒷모습은, 꼼지락거리면서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무언가 괴상한 주술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 움직임에 연호는 잠시 넋을 잃고 지켜보다가, 가까이 가서 고개를 들이민다.
새로운 장소에 가면 주변을 탐색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뭐 모든 사람들이 그런 건 아닌 것 같았지만, 어쨌든 아린은 그랬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발견한 연못에는 잉어들이 있었다. 색색의 잉어들은 연못을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그에 호기심이 발동한 아린은 스태프에게 문의해서 잉어 사료를 줄 수 있는지 물었다. 스태프는 흔쾌히 잉어 밥을 가져다주었다.
아린은 연한 하늘색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머리에는 푸른 리본이 달린 밀짚모자를 썼다. 여름인데다가 햇빛이 강해 양산을 쓸까 고민하다가 손이 자유로운 것이 좋아 챙이 넓은 모자를 선택한 것이었다. 머리는 아래로 내린 양갈래를 하여 조금 더 발랄한 인상을 주었다. 연못에 도착하여 연못에 설치된 돌다리 중앙에서 잉어들에게 밥을 주던 아린은 누군가 말을 걸자 살짝 놀라며 목소리가 향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 네. 잉어요."
낯선 사람의 등장에 잉어들이 혼비백산 도망쳤다가 이내 다시 밥을 얻어먹기 위해서 발치 아래로 모여들었다. 아린은 밥을 한 번 더 뿌렸고 잉어들은 뻐끔뻐끔하며 밥을 받아먹었다.
"아, 그런 방법이 있었네요? 난 어디서 사왔거나, 직접 만들었거나.... 그런 줄 알았지요."
스태프가 관리하는 곳이니, 잉어의 밥 또한 스태프들 중 관리하는 이가 있을 것이다. 와아ㅡ 하는 감탄사를 내며 아린이 덜어준 사료를 잉어에게 서투르게 뿌려주는 연호== 이 남자, 약간 허당끼가 있는 것인지 겨우 사료를 뿌려주는 두 번째에 사료를 엎어버렸다. 물고기들이 포식하듯 바글바글 사료에 달려든 것을 연호는 허망하게 바라본다. 아린의 질문에, 그녀에게로 돌아가는 시선==
아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식물을 키울 일이 있다면 이것을 키워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가끔 물을 주는 정도라면 할 수 있을 것 같고. 거북이도 하루에 한 번씩 밥을 주는데 식물 하나 물 주는 것이 어렵겠는가. 하지만 매번 식물을 키우면 썩혀 죽이는 아린인 만큼 조금 애정이 과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네. 20년에서 50년은 산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2살 정도에요."
수족관을 하는 동생의 가게를 둘러보다가 눈에 띈 아이는 지금은 아린의 집 한쪽에서 전문가(동생)의 주기적인 케어를 받으며 호화 생활 중이다. 아린은 가끔 동생에게 용돈을 쥐어주는 식으로 관리를 하고 있으니 실질적으로는 거북이의 밥과 사랑을 주는 일밖에 하진 않지만서도... 어쨌든 키우는 건 키우는 거니까.
물을 머금은 양에 따라 조금 달라지긴 하지만 확실히 젤리 촉감하고는 다르다. 처음에, 그래서 조금 실망했었다....
"거북이는 수명이 길어서 좋네요. 주인과 같이 지내는 시간이 길잖아요? 그만큼 주인이 책임져 주어야 하는 기간도 늘기는 하지만요. 코코는 꽤 어리네요. 앞으로 오래 함께할 수 있겠어요."
그런 면에서 거북이란 꽤 괜찮은 선택이라는 생각을 했다. 반려동물과 인간의 끝은 대체로 정해져 있다. 인간보다 수명이 짧은 반려동물이 인간보다 먼저 떠나버린다. 연호는 그런 끝을 보는 일이 웬만하면 없었으면 했다. 동물을 키우지 않는 이유에도, 말하지 않은 것이 여러가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수명이 아닐까.
"어디 보자... 류아린 씨가 스물 후반이니까, 코코가 50년을 살면 70대쯤 되겠네요. 아하하, 손자손녀들까지 코코를 볼 수도 있겠어요."
아이들은 거북이를 좋아한다. 체험 활동으로 근처 호수공원에 갔다가 거북이를 보러 갔을 때를 떠올렸다. 그날 여러 아이들이 거북이에 꽂히는 바람에 거북이에 관련한 여러 확장 활동을 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