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리마츠리, 아미카도 이 축제에 참가..는 하지 않고 구경하러 왔다. 얼음 조각품을 구경하는거야 이럴때가 아니면 언제 하겠는가. 아미카의 '문화 활동'으로 딱 좋았다. 아미카는 추워서 빨개진 볼을 잠시 만졌다. 확실히 추운건 좀.. 아미카에게 좋은 것은 아니었다.
"흐음.. 확실히 잘 만든 것 같은데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얼음 조각품을 보던 아미카는 용 조각품 앞에서 멈춰섰다. 사실적이면서도 꽤나 고풍스러웠고, 웅장해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깨끗해보이는 것이 마치 수정 같아보이기도 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이라면 모습은 분명히 서양식 용, 드래곤인데 이름은 '영빙궁의 고룡'이라는 동양식 이름 같다는 것이었다.
아미카는 잠시 보다가 사진을 한장 찍곤 자신의 모습도 같이 나오면 괜찮을 것 같아서 주변에 부탁할 사람이 없을까, 하며 두리번거렸다.
오늘의 사쿠야에게는 꽤 의미가 있는 날 이였습니다. 왜냐하면 한 해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마무리하게 되는 계절인 겨울. 그에 따른 행사인 코오리마츠리에서 자신의 예술 작품을 출품하기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날, 작품을 위해서 사쿠야는 많은 생각을 해보았고 그녀 번뜩이는 영감을 찾아내고자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렇다 할 만한 좋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기분이 될 수 있는 것을 당당히 찾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한가지 정도는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가미즈미 마을은 비밀 아닌 비밀의 고장 이라고도 할 수도 있었고 신과 사람... 그리고 용 관련되어 있는 이야기가 있지요. 사쿠야는 바로 이 '용'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한 결정에 도달한 이후에는 거침 없이 행동은 이어질 수 있었고 시간이 흘러 마침내 그녀는 '용'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돌아가 지금 이때 얼음의 용이 이렇게 세상의 모습을 당당한 자태로 이곳에 세워 질 수 있었습니다.
"실례하겠습니다. 무언가 일이라도 있으신지요?"
그렇게 사쿠야는 자신의 작품과 그에 대한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경험하며 배우고자 근처 머물고 있었고 용의 근처에서 근처를 이리저리 둘러보는 인물을 알아차렸습니다. 그 행동은 언뜻 보기에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사쿠야에게 보여졌고 그래서 사쿠야는 그 인물에게 다가가서는 그렇게 말을 건네보았습니다. 호기심이라고 해야 할까요 무언가를 찾는 것이라면 그것을 돕는 것도 좋을 것이고 어쩌면 '용'에 대하여 관련된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또한 포함하였습니다
렌은 산수유라는 말에 좋다고 해주는 코로리를 보면서 작게 웃었다. 머리카락을 만지는 손길이나 눈가를 매만지는 것도 흔쾌히 받아주는 모습도, 이내 눈을 접으며 웃음짓는 모습도, 제 손 위에 손을 포개는 온기도 모두 눈에 담았다. 영영 잊지 못할 장면처럼 마음 속에 새겨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이지 장난기가 발동한 탓인지 코로리가 머리카락을 희게 물들이며 본 모습을 드러내는 바람에 렌은 놀라 얼른 웃옷을 벗어 코로리의 머리 위로 덮어버렸다. 아마 코로리도 놀랄 정도의 빠르기였을 것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했던 렌은 매번 수영을 할 때마다 옷을 갈아입곤 했으니ㅡ게다가 빨리 갈아입는 게 중요했다ㅡ 나름의 최적화된 프로세스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놀란 나머지 방금은 영영 잊지 못할 장면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겠지.
"코로리 씨..... 들키면 어쩌려구 그래요. 들켜서 신계로 끌려가면 어떡해."
렌은 코로리의 머리 위로 덮은 옷을 여미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렌의 옷에서는 평소 렌을 끌어안을 때면 나는 채취, 포근한 섬유유연제의 냄새, 미약하게 나는 수영장 물내음과 여름의 향이 날 것이었다.
다행히 주변에 있는 사람은 없었지만 렌은 심장이 콩닥콩닥하며 조마조마했다. 우리 둘이 서로 떨어지기 싫다고 해도 누가 우리 둘을 떨어뜨려놓으면 어떡하나.... 그건 정말 싫다.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에 렌은 그나마 안도를 하고 숨을 내쉬었다. 그러고 나니 옷을 덮기 전에 보였던 흰 빛이 떠올라 눈썹을 늘어뜨리면서도 웃음짓고 말았다.
"눈 덮힌 나무 씨는 나한테만 보여줘요. 화이트 크리스마스 트리 같아서 예쁘지만, 그래서 누가 나한테서 뺏어갈까봐 겁나."
두 손은 코로리를 감싸고 있는 제 옷을 잡고 있는 터라 쓸 수 없자 렌은 장난기 많은 코로리를 탓하듯 코로리의 이마에 제 이마를 살짝 부딪혔을 것이었다. 그것에는 친애의 의미와 장난기와 걱정 같은 게 묻어있을 터였다.
갑자기 나타난 여성에 아미카는 조금 놀랐다. 여성은 초록색 머리카락에 붉은색 눈동자를 가진 여성이었는데, 아미카보다 키가 좀 컸다. 분명 불쾌할만한 점은 없었는데도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심장이 뛰었기에 아미카는 이 느낌을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여성은 순수히 도움을 주려는 생각이 있는 것처럼 보였기에 아미카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더니 조심히 물어봤다.
"저어.. 혹시 이 조각상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더 찍고 싶은데 찍어주실 수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