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미즈미 고등학교가 겨울방학을 맞이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다. 센터시험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되어가고 이제는 고등학교 3학년들도 조금은 학업에서 해방이 되고 그와는 반대로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제대로 학업에 집중해야 할 시기가 찾아왔다. 허나 그와는 별개로 가미즈미에는 오늘도 하얀색 눈이 계속 내렸고 그에 따라 물이 많은 가미즈미인만큼 깨끗한 얼음도 여기저기에 많이 발생했다.
그 얼음을 이용하여 작품을 만들어서 광장에 장식하여 자신이 만든 작품을 자랑하고,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마츠리인 '코오리마츠리' 역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물이 많아 겨울이 되면 얼음이 많아지는만큼 얼음 작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이가 많았고, 그에 따라 얼음 작품을 만들어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는 공식적인 자리인만큼 이 시기가 되면 정말로 가지각색의 얼음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정말로 커다란 성을 조각한 것도 있었으며, 각지의 유명한 관광지. 이를테면 에펠탑 같은 랜드마크를 작품으로 만든 것도 있었으며, 정석적인 사람 동상을 만드는 이도 있으며, 신을 조각한 것 또한 존재했다.
그야말로 얼음 조각을 둘러보면서 즐겁게 구경하는 마츠리인 코오리마츠리를 축복하듯, 올해 역시 가미즈미에는 수많은 얼음이 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작품을 만드는 것은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었기에 학생들 중에서는 어쩌면 작품을 만들어서 전시해놓는 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슬슬 한 해의 끝이 다가오고 있는만큼, 얼음 작품들을 구경하며 올해를 보내기 전, 가볍게 송년회를 하는 이들도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7월 11일부터 7월 20일까지! 넉넉하게 코오리마츠리를 즐길 수 있어요! 내옆신 스레의 마지막 마츠리이고 이 이벤트가 끝나면 아주 짧게 졸업식 이벤트를 열 예정이며 그 이벤트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이 스레는 끝을 맞이하게 될 거예요!!
듣고 싶었지만 일부러 기대하지 않았던 말, 듣고 싶다고 말하지도 않았던 말을 듣게 되면 깜짝 놀라버리고 말았다. 그렇다고 몸을 흠칫 떨지도 않았고, 품에서 다시금 빠져나와 놀란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지도 않았다. 다시 한 번 더 듣고 싶어, 또 듣고 싶어ー. 그렇게 말할 수 없으니까, 지금 이 순간을 그 목소리를 꼭 새기려고 꽉 안는대로 안겨있고, 그대로 꼭 안고 있었다. 기뻐서, 기꺼워서 웃음이 나는데 눈물도 뚝뚝 떨어질 것 같았다. 울지 않으려고 마음을 붙잡았다. 또 우는 모습을 보이기 부끄럽고, 이렇게 울어버리면 렌의 옷이 젖어버릴테고, 무엇보다 렌이 아픈 소리를 내어서 괜찮다고 웃어주고 싶었다. 웃는게 렌에게 어떻게 가닿을지 모르지만 그랬다. 코로리는 울음을 삼키려는 듯이, 혹은 작게 투정부리듯이 꼭 안고 있어 렌의 품에 꼭 묻혀있는 상태로 뺨과 머리카락을 부빗거렸다.
"나 렌 씨가 많이 좋아."
쿵쿵거리는 심장 소리가 누구의 것인지 모르겠다. 코로리는 숨을 골랐다. 긴 말을 해야해서였다. 렌을 안고 있는 팔에는 계속 꼭 힘을 주면서도 다시금 품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사랑한다는 말과 다름없는 말들이니까, 이 말들도 눈을 보고서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처음 만났을 때 놀랐을텐데, 무서웠을 수도 있을텐데 상냥하게 대해준 거 좋아해. 믿기 힘든 이야기 믿어줘서, 약속해준다고 우는 것까지 보듬어줘서 좋아해. 놀라면 안심시켜주려고 할 때 목소리도 좋아하고, 조금 짓궂게 구는 것도 장난스럽게 구는 것도 귀여워. 렌 씨 손이 닿으면 훨씬 커다랗고 따뜻한 것도 좋아하고, 수영에 열심히 하는 모습도 멋있어서 좋아해ー 부끄럽게 만들어버리면 볼이나 목덜미나, 뒷머리 만지는 것도 귀엽고, 답장 안해도 괜찮은 문자들에 답해주는 것도 좋아해. 내가 까치발 들면 자연스럽게 숙여주는 것도 좋아. 잠을 잘 자서가 아니라도, 렌 씨는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계속 반짝반짝 후링 씨야."
울음을 잘 삼켜내고 띄운 웃음은 수줍음이 어렸다. 좋아한다는 말을 어려워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나열해서 말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부끄러워지고 만다. 이만큼 많이 좋아해, 이만큼 많이 사랑해! 라고 알려주는 중인 거였으니까!
"그러니까, 많이 사랑하니까 렌 씨가 싫다고 안 하면 계속 옆에 있고 싶어. 있게 해주면, 계속 있을 거야!"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옆에 있을 자신이 있었다. 코로리는 방긋 웃으며 고개를 옆으로 살짝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