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39074> [4인/소꿉친구] 4개의 일상, 4가지 이야기 - 02 :: 1001

◆vwF8gVKnak

2022-06-18 12:15:14 - 2022-10-01 19:19:58

0 ◆vwF8gVKnak (D9tx2Q2tTc)

2022-06-18 (파란날) 12:15:14

#이 스레는 1:1:1:1 스레로서 딱히 캡틴은 없으며 서로 취향 맞는 이들끼리 모여서 시간에 맞춰 노는 그야말로 쉬어가는 일상 스레입니다.

#판이 터졌을 땐 그냥 참가한 이들 중에서 시간이 되는 이가 세워주면 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중학생 무렵에 다들 헤어졌다가 성인이 되어 다들 고향에 돌아와 재회한다는 설정을 지녔으며 캐릭터의 나이는 25~27살 사이로 해주세요. 꼭 동갑이 아니어도 무방합니다.

#배경은 그냥 대한민국의 커다란 어떤 도시에요. 그냥 있을 것은 다 있어요. 다만 바다나 산에 가려면 버스를 타거나 차를 타고 이동해야하는 약간 대한민국 서울 같은 분위기의 도시라고 생각해주세요.

#딱히 진행이 없고 썰과 일상 위주이며 캐릭터의 서사와 감정선을 따라 다채로운 인간관계와 바뀌어가는 분위기, 그외 기타등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느긋한 스레인만큼 여유롭게 돌리는 것은 좋으나 무통보 잠수는 가급적 삼가해주세요.

#남캐와 여캐는 각각 2:2 비율입니다.

#장난스럽게 플러팅을 하던지, 러브코미디를 찍던지,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던지, 그냥 가볍게 놀자판 일상을 하던지. 우정물을 찍던지. 그 부분에 대한 제약은 없지만 범죄적인 묘사나 상황을 토대로 주제로 한 일상을 하진 말아주세요.

#성인들의 이야기인만큼 기본적으로 제약없는 15세 혹은 그보다 아주 살짝 위까진 허용이 되나 엄한 분위기와 묘사는 스레를 위해서라도 삼가해주세요.

#그 외에는 모두 상황극판 기본 규칙을 따릅니다.

#현재 남캐 자리가 하나 빈 상태입니다. 같이 노실 분들은 얼마든지 찾아와주세요!


>>1 정선우
>>18 정은서
>>48 이주현
(남캐 자리 하나 비어있음)

747 선우주 (s1ZYeU/kkI)

2022-08-28 (내일 월요일) 15:29:48

좋아. 그러면 다이스를 굴려보자! 누가 먼저 쓰게 되더라도 약속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스타트를 하면 될테니 말이야.

.dice 1 2. = 1
1.나
2.은서주

748 선우주 (s1ZYeU/kkI)

2022-08-28 (내일 월요일) 15:30:24

나로구만! 그렇다면 다롱이를 데리고 기다리는 것으로 스타트를 끊어보도록 할게!

749 은서주 (D9Te84Z66A)

2022-08-28 (내일 월요일) 15:35:05

오케이 그럼 선레는 부탁할게! 아마 첫 답레 주기 전이나 주고 바로 나가봐야 할 것 같긴 하지만... 느긋하게 이어가보자!

750 선우 - 은서 (s1ZYeU/kkI)

2022-08-28 (내일 월요일) 15:41:01

그 계기는 정말로 대수롭지 않은 것이었다. 모처럼의 쉬는 날. 전화번호도 서로 교환해서 이전부터 톡을 한번씩 나누고 있던 은서와 톡을 나누는 와중, 선우가 슬슬 자신이 기르는 리트리버 종인 강아지, 다롱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야 할 시간이 다 되었다는 것을 인지한 것에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슬슬 산책나갈 시간이 다 되었다는 것을 알리듯이 다롱이는 목줄을 입에 물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선우를 바라봤다. 그 모습이 상당히 귀여워서 선우는 다롱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그녀에게 톡을 보냈다.

[슬슬 우리 다롱이 산책 갈 시간이라서. 아. 괜찮다면 너도 올래?]

그 이후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만나기로 한 장소는 도시에 있는 자연공원 안의 분수대 앞. 그 근처라면 산책 코스의 일부이기도 했고 자신의 반려견도 상당히 좋아하는 장소였다. 그곳에서 만나기로 하며 선우는 준비를 마친 뒤, 다롱을 데리고 집 밖으로 나섰다. 늘 하는 산책이긴 했지만 그때마다 신이 나는지 다롱이는 오늘도 어김없이 신나게 앞으로 달려나갔고 선우는 너무 빨리 나가지 않도록 컨트롤하며 그녀와 만나기로 한 자연 공원으로 향했다.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자연공원 안의 분수대에 들어서며 선우는 은서가 먼저 왔는지 확인하기 위해 잠시 두리번거렸다.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면 웃으면서 인사와 함께 은서에게 다가갔을 것이고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면 분수대 근처에 멈춰선 후에 다롱이와 함께 은서를 기다렸을 것이다.

어느쪽이건 다롱이는 은서를 마주하면 반갑다는 듯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아주 가볍게 짖었을 것이다. 선우도 그 신호로 은서가 있다는 것을 파악했을 것이고.

/가볍게 약속장소로 나오면 된다!! 좋아. 느긋하게 천첞니 돌려보자구!

751 은서 - 선우 (D9Te84Z66A)

2022-08-28 (내일 월요일) 16:02:05

[가도 돼?]
[갈래.]

매사에 의욕이 부진한 은서가 웬일로 빠른 속도로 답장을 보냈다. 다롱이라면 지난번에 봤던 그 리트리버의 이름 아니던가. 동물을 좋아하지만 키울 여건이 되지 않아 랜선 집사로 남은 은서에게 강아지 산책에 동행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은 그녀가 쉬는 날에도 몸을 일으키게 할 동력원으로 충분한 것이었다. 방방 뛰는 수준이냐 물으면 그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그녀를 침대 밖으로 끌어내기에는 충분한 수준이었다.

사실 강아지 그 자체보다는 어릴 적 기억에 사로잡힌 것도 있었다. 어릴 때는 선우네 강아지랑 자주 뛰놀았던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며 옷장에서 자주 입는 검은색 레깅스에 흰색 박스티를 꺼내 입는다. 그러고 보니 대형견 산책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던데... 에이, 그래도 선우도 같이 있는데 뭐 별일이야 있겠는가.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머리를 묶어 올린다. 과거를 회상하며 신발 끈을 풀지 않은 운동화에 발을 구겨 넣는다. 발목을 몇 번인가 살짝씩 비틀어 운동화를 신은 뒤, 마무리로 신발 앞코를 바닥에 탁탁, 하고 두드리는 것으로 나갈 채비를 마친다.

은서는 선우와 다롱이가 약속 장소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모습을 드러냈을 것이다. 은서는 선우와 다롱이가 저를 기다리는 모습을 발견하곤 빠르지 않은 가벼운 뜀박질로 분수대로 향했다. 고거 뛰었다고 아주 살짝 숨이 차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오래 뛰지 않아서인지 호흡은 금세 가다듬을 수 있었다. 역시 담배가 문제인가.

"미안. 오래 기다렸어?"
"다롱이 안녕~"

몇 번이나 봤다고 은서는 허리를 숙인 뒤 다롱이 앞에 손바닥이 보이게 제 손을 살짝 내밀며 살가운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 난 이제 나갈 시간이 되어서 나가볼게! 다음 답레는 가급적이면 오늘 밤까진 들고올거고 아무리 늦어도 내일 점심까지! 좋은 하루 보내 선우주!

752 선우주 (s1ZYeU/kkI)

2022-08-28 (내일 월요일) 16:04:04

오케이. 알겠어!! 그럼 외출 잘 하길 바랄게! 은서주!

753 선우 - 은서 (s1ZYeU/kkI)

2022-08-28 (내일 월요일) 16:16:10

"아니. 전혀. 나도 방금 왔는걸."
"왈! 왈!"

가벼운 뜀박질로 자신들이 있는 곳으로 오는 모습을 확인한 선우는 은서를 향해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다롱이는 정말 반갑다는 듯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아주 약하고 가볍게 짖었고 자신의 오른쪽 앞발을 그녀가 펼친 손바닥 위에 조심스럽게 올렸다가 다시 아래로 내렸다. 그 모습이 마냥 귀여운지 선우는 미소를 방긋 지었다.

"그다지 만난 적도 없는데 우리 다롱이는 은서를 되게 좋아하네. 전에 예뻐해줘서 마음에 들었나?"

아무리 선우가 기르는 반려견이라고 하더라도 개의 심리를 인간이 알 수는 없었다. 그래도 표정이나 행동을 보면 상당히 반기고 좋아한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기에 선우는 괜히 귀엽다는 듯 다롱이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러자 다롱이는 더더욱 꼬리를 살랑살릉 흔들었고 선우는 시선을 다롱이에게서 은서 쪽으로 돌렸다.

"그럼 일단 출발해볼까? 사실 산책이라고 해도 특별한 것은 없어. 그냥 공원을 돌다가 골목길도 들어가고 그렇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집으로 오는 거거든."

말 그대로 개와 함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일반적인 산책임을 확실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선우는 천천히 목줄을 꼬옥 잡고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익숙하다는 듯이 다롱이는 그의 옆에서 천천히 걸어갔다.

"아. 그래도 오늘은 뛰진 않을게. 원래는 한번씩 뛰고 그러거든. 그래도 오늘은 너도 있으니까 조금 느긋하게 할까 싶어서."

물론 뛰어도 괜찮다면 그래도 상관없고.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선우는 앞을 바라보면서 나름 그녀와 발걸음을 맞추려고 했다. 천천히 따라오라는 듯, 다롱이는 은서를 바라보며 아주 약하게 왈왈 짖다가 다시 앞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앞으로 옮겼다.

754 선우주 (s1ZYeU/kkI)

2022-08-28 (내일 월요일) 23:24:48

벌써 밤 시간이야! 밤 시간! 갱신해놓을게!

755 은서주 (ZqDqRTKPxI)

2022-08-29 (모두 수고..) 00:35:21

갱신! 답레는 내일까지 들고 올게 선우주! 이제 막 집에와서... 😢

756 선우주 (.F6uz835MM)

2022-08-29 (모두 수고..) 00:38:38

어서 와! 은서주! 벌써 시간도 시간인걸! 답레는 편할 때 올려도 괜찮아!

757 선우주 (.F6uz835MM)

2022-08-29 (모두 수고..) 01:01:26

일단 난 슬슬 자러 가야겠어! 은서주도 잘 자고 다들 좋은 밤!!

758 은서 - 선우 (ZqDqRTKPxI)

2022-08-29 (모두 수고..) 12:39:45

"그렇다면 다행이고."

다롱이가 오른 앞발을 제 손에 얹는 모습을 본 은서가 방금 막 걸음마를 뗀 아이를 보는 부모가 지을 법한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그래? 나 좋아해주는 거야? 누나도 너 좋아해."
"굿보이. 아, 나도 쓰다듬어도 돼?"

대뜸 강아지에게 사랑고백(?)을 한 뒤 선우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지난번에 보니 쓰다듬 받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긴 했지만 어쨌거나 만지기 전에 주인에게 허락을 받기는 해야하지 않는가.
그러고보니 얘가 수컷이 맞던가. 지난번에 수컷이라 그랬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나긴 하지만 강아지 같은 동물들은 겉으로 슬쩍 본다고 성별을 파악하기란 (적어도 비전문가에게 있어선)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기에 확신은 없었다.

"강아지 산책은 어릴 때 이후로는 처음인 것 같네."
"그래? 뛰면 얼마나 빨리 뛰는데?"

은서가 선우의 옆에서 속도를 맞춰 걷기 시작했다. 강아지가 힘차게 뛰어노는걸 좋아한다면야 어지간해선 거기에 맞춰주고 싶긴 하지만, 오래도록 뛰어본적이 없으니 제 체력이 버텨줄까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드는 것은 별 수 없었다.

759 주현주 (lgRRa1hseY)

2022-08-29 (모두 수고..) 19:19:56

저녁은 내가 지킨다라고 하면 되려나요, 갱신신! 그리고 팝콘을 든다(?)

760 선우 - 은서 (.F6uz835MM)

2022-08-29 (모두 수고..) 19:22:43

"물론 되지. 다롱이도 널 싫어하는 것은 아니니까 오히려 쓰다듬어주면 좋아할걸? 아. 정수리 부분을 가볍게 살살 긁어주면 그걸 또 엄청 좋아해."

물론 세게 하지 말고 천천히, 그냥 시원하게. 그렇게 말을 덧붙이면서 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은서가 다롱이를 쓰다듬거나 정수리 부분을 살살 긁어주려고 하면 충분히 그녀가 그럴 수 있도록 기다려줬을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은 자신 나름대로 다롱이의 목을 살살 어루만져줬다. 그 손길이 너무 기분이 좋은지 다롱이는 기분 좋게 웃으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그러다 장난스럽게 혀로 은서의 손을 햝아보려고도 하며.

아무튼 산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은서의 물음이 들려왔다. 얼마나 빨리 뛰냐는 물음에 선우는 잠시 답을 고민하다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입에 머금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살며시 목줄을 내밀었다.

"백문이불여일견. 한 번 체험해볼래? 아주 잠시만 말이야."

물론 싫으면 거절해도 된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넌지시 그녀에게 선택지를 주었다. 만약 그녀가 체험해보고 싶다고 한다면 목줄을 손에 쥐어줬을 것이고 거절하면 다시 자신이 목줄을 꽉 잡았을 것이다. 확실한 것은 그녀의 물음에 대해서 그는 확실하게 답을 하지 않고 의미심장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그 분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다롱은 그저 천천히 선우를 이끌듯이 앞으로 향했다. 그 힘이 꽤 있는지 선우의 몸이 아주 살짝 흔들리고 있었다. 물론 컨트롤을 나름 잘 하고 있는지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일은 없었지만.

"아. 한 가지는 다치지 않게 얘기할게. 다롱이는 보다시피 대형견이라서 힘이 꽤 강해."

/답레와 함께 갱신이야! 월요일..힘들었다.

761 은서 - 선우 (2Sm/vUepKQ)

2022-08-30 (FIRE!) 11:54:07

은서는 선우의 말을 따라 손가락으로 다롱이의 정수리 부분을 긁듯이 살살 만져주었다. 기분 좋다는 듯이 꼬리를 살랑거리는 모습이 귀엽다. 동물들도 표정이 있다는 게 새삼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지금이 딱 그랬다.

"혹시 오빠네 강아지 사진 찍어도 돼?"

라고 말하며 손에 쥔 휴대폰을 쓱 들어 올린다. 이미 찍을 준비 만반인듯한 포즈.

"진짜? 그래도 괜찮아?"
"괜찮으면 한번 해보고 싶어."

은서는 잠시 고민하다 선우가 살며시 내민 목줄을 냉큼 받아들었다. 선우 말대로 대형견의 힘이 엄청나서 산책할 때마다 질질 끌려다닌다거나 산책을 시키는 게 아니라 당한다는 듯... 꽤 여러 이야기를 접했었기에 혹여나 맥없는 제가 목줄을 쥐고 있다 사고라도 날까 싶어 고민을 잠시 했지만 바로 옆에 선우도 있고 하니 어지간해서야 큰일은 안 나지 않을까 싶었다. 제 질문에 선우가 대답을 내어주는 대신 다소 의미심장한 미소만 지을 뿐이라는 사실은 눈치채지 못한 채다.

"응, 조심할게."

선우가 목줄을 손에 쥐여주자 은서는 일전에 어디선가 본 것을 내내며 목줄을 손바닥에 두어 번 감은 뒤 주먹을 쥐어 목줄을 단단히 잡았다. 이렇게 쥐면 유사시에 놓칠 위험이 줄어든다고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었다. 흘끔 보고 말아서 맞게 쥐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틀렸다면 선우가 알아서 교정해주리라 믿고 목줄을 쥔 손에 힘을 주고 다롱이에게 시선을 고정한다. 이 정도면 됐으려나.

762 선우 - 은서 (dmATk9PhJo)

2022-08-30 (FIRE!) 19:52:13

"아. 물론이지. 그래도 플래쉬는 터트리지 말고. 갑자기 번쩍하면 다롱이도 다롱이지만 동물들이 깜짝 놀라거든."

일반적인 셔터 사진이라면 상관없었으나 불빛이 번쩍하면 그 자체에 놀라서 스트레스를 받는 동물들도 있었다. 당연하지만 다롱이 역시 그랬다. 물론 놀라서 파들파들 떠는 것은 아니지만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서는 그런 정도의 모습은 보인다고 이야기를 하며 선우는 그녀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나름 시간을 주었다.

아무튼 은서가 해보고 싶다는 말에 선우는 목줄을 손에 쥐어준 후에 그녀가 목줄을 손바닥에 감는 모습을 바라봤다. 저렇게 하면 아마 다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선우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고 선우는 이내 다롱이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다롱아. 뛰자."

"왈! 왈!"

마치 선우의 말 '뛰자'를 알아들었는지 다롱이는 두 번 짖은 후에 갑자기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은서가 꽉 잡고 있어도 아마 자칫 힘을 잘못 풀면 질질 끌려갈지도 모를 정도로, 아니. 지금도 조금은 살살 인간이 개를 산책시는 것이 아니라 개가 인간을 산책하는 느낌으로 질질 끌고 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나 확실한 것은 그 힘이 절대로 약한 것이 아니었고 다롱이는 조금도 봐주지 않고 있는 힘껏 달리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대충 이 정도? 물론 더 신이 나면 완전 세게 달리기도 하는데 나도 그 정도는 버티질 못해서."

혹시나 은서가 끌려가다가 다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선우는 조금 전보다 은서의 보폭에 자신의 보폭을 맞추려고 했다. 만약 은서가 너무 힘들어하면 바로 멈추라고 지시를 내릴 준비까지 마치며.

"무리는 하지 마. 힘들면 바로 얘기해!"

763 은서 - 선우 (j3rgRlrFtI)

2022-08-31 (水) 12:02:57

은서는 엄지 끝과 검지 끝을 맞대어 okay 사인을 만들고는 플래시 기능이 켜져 있는지 확인한 뒤 다롱이의 사진을 두세 장 정도 찍었다.

"어어."

다롱이가 앞으로 내달리자 은서가 당황하면서 다롱이에게 살짝 끌려가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달려본 적이 언제더라. 3주 전쯤 지각할 뻔해서 지하철역까지 전력 질주를 했었던가. 그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달릴 일이 전무했던 은서가 최대한 다롱이의 속도에 맞춰 뜀박질을 시작했다.
대형견 산책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는 건 이미 익히 들은 사실이었다. 힘이 세고 속도가 빠른 것 또한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단순히 알고 있는 것과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은 또 다르다. 격투기 선수에게 맞으면 아플 것은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직접 맞아보기 전까지는 얼마만큼 아픈지는 모르지 않는가. 지금 은서의 상태가 딱 그짝이였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조금은 더 빠른 속도에 당황하면서도 목줄을 쥔 손의 힘은 풀지 않고 다리를 계속해서 움직인다.

"아직까지는 괜찮은 것 같은데-"

'힘들면 얘기할게'라는 뒷말은 점점 차오르는 숨에 막혀 사라진다. 아직까진 폐가 터질 것 같니 어쩌니 할 단계는 아니지만, 서서히 숨이 차오르기 시작함이 느껴졌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힘이 세네."
"빠르고."

뛰기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그새 말 중간중간 숨이 살짝 차는 듯이 얘기하는 것만 봐도 폐활량이 얼마나 안 좋은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담배 때문일까 운동 부족일까. 둘다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혹여나 목줄을 놓치거나 발이 꼬여 바닥에 나뒹구는 일이 없도록 손끝과 발끝에 신경을 집중시킨다.

"매일 이렇게 산책시켜?"

역시 동물은 직접 키우지 말고 눈으로만 봐야겠다.

764 선우 - 은서 (9cBqeaZm36)

2022-08-31 (水) 18:59:45

괜찮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점점 힘들어하는 그녀의 모습을 확인하며 선우는 휘파람을 불면서 다롱이에게 멈출 것을 지시했다. 그러자 다롱은 천천히 속도를 줄였고 이내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리고 살며시 뒤돌아서 힘들어하고 있는 은서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만약 말을 할 수 있었으면 힘들어? 라는 말을 하지 않았을까? 아무튼 그 말은 다롱이 대신 선우가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괜찮아? 괘 힘들어보이는데. 그리고 어느 정도는 이런 속도로 달리기도 하지. 대형견인만큼 어느 정도 에너지를 쏟아붓게 해줘야 하니까. 지금이야 상당히 익숙하지만 처음엔 나도 막 너처럼 끌려다니고 그랬어. 어찌나 힘이 센지. 진짜."

충분히 지금 심정과 상황을 이해한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선우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뒤이어 선우는 은서에게 오른손을 내밀었다.

"끌기 힘들 것 같으면 다시 목줄 줘. 내가 끌고 갈테니까 옆에서 천천히 걸어서 따라와. 천천히 걸어갈테니까."

안 그래도 힘들어하는 애인데 굳이 여기서 또 달리게 할 순 없는 노릇이었고 힘이 빠진 것 같았기에 이후는 다롱이의 목줄을 자신이 잡겠다고 이야기하며 선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건 그렇고 너, 체력 진짜 많이 약해졌구나. 어릴 때는 안 그러지 않았어? 하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체력이 조금씩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체력은 길러둬. 체력이 있어서 나쁠 것은 없잖아?"

어릴 때처럼 신나게 뛰어놀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스테미너가 있는 것이 사람의 건강엔 좋은 법이었다. 그렇기에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선우는 괜히 얄밉게 웃음소리를 내며 두 어깨를 으쓱했다.

765 은서주 (59Nb6V9Efg)

2022-09-01 (거의 끝나감) 14:29:28

갱신! 오늘은 좀 바쁜 날이라 답레가 조금 늦어질 것 같아...! 늦어도 내일까지는 올려볼게 ㅠㅠ 미안해 선우주!

766 선우주 (vf8txgxi/c)

2022-09-01 (거의 끝나감) 18:57:30

오늘자 갱신!! 괜찮아!! 은서주! 바쁜 날이면 당연히 답레가 늦지! 천천히 해도 괜찮아!

767 주현주 (FCTU9hppZU)

2022-09-01 (거의 끝나감) 20:42:17

... 아이돌 au라... (반짝)

768 선우주 (vf8txgxi/c)

2022-09-01 (거의 끝나감) 20:52:59

어서 와! 주현주!! 몸은 좀 괜찮아? 현생은 좀 나아졌어?

769 주현주 (FCTU9hppZU)

2022-09-01 (거의 끝나감) 21:18:46

뭐어... 아직 아픈곳이 몇개 있긴 하지만, 덕분에 거의 다 나아졌어! 걱정해줘서 고마워...!

770 선우주 (vf8txgxi/c)

2022-09-01 (거의 끝나감) 21:20:39

음. 나아졌다고 하면 다행이야!! 그대로 쭉 회복하기야!

771 주현주 (FCTU9hppZU)

2022-09-01 (거의 끝나감) 21:28:29

응응...! 그리고 없는 사이에 많은 이야기가 오고간거 같은데.... 우리 진짜 아이돌 au 일주일 정도라도 해보는건 어떨까(?)
진짜 재밌을거 같아... 아이돌로써의 케미도 그렇고, 연습하는것도 라이브 부르는것도... cm 찍는거 까지...!

772 선우주 (vf8txgxi/c)

2022-09-01 (거의 끝나감) 21:32:43

음. 지금 모두의 현생 상태로 볼 때 1주일 정도로 될지가 조금 의문이지만 AU를 해보는 것은 나도 찬성이야!

773 주현주 (FCTU9hppZU)

2022-09-01 (거의 끝나감) 21:38:31

...그. 그건 그렇네... 개강도 하고 일쪽도 한 분기의 시작이기도 하고... 그러면 한달...? 그건 너무 기나...?

774 선우주 (vf8txgxi/c)

2022-09-01 (거의 끝나감) 21:39:34

일단 내 개인적으로는 2주 정도 열어둔 후에 부족하다 싶으면 더 해도 되지 않을까..싶기도 해. 다만 시기는 개인적으로는 추석이 지난 후에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 추석 시기는 또 이것저것 바쁘니 말이야.

775 주현주 (FCTU9hppZU)

2022-09-01 (거의 끝나감) 21:57:07

응응, 동의 하는 바야! 은서주도 동의한다면의 전제지만...!

776 선우주 (vf8txgxi/c)

2022-09-01 (거의 끝나감) 22:09:57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제 은서주의 의견도 들어봐야지! 우선 은서주가 와야 이야기 가능한거니 은서주가 오면 의견을 내줄거라고 믿겠어!

777 은서 - 선우 (BBWuHiTPCM)

2022-09-02 (불탄다..!) 11:39:48

다롱이가 멈춰서자 은서 역시 마찬가지로 멈추어 서선 무릎에 손을 얹곤 잠시 숨을 골랐다. 제 체력이 좋지 않은 편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강아지 목줄 잡고 잠깐 뛰었다고 헉헉거리는 정도라니, 생각했던 것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라 새삼 충격이었다.

"힘이 센 건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역시 머리로 아는 거랑은 다르네."

대형견 산책 영상이나 관련 글을 읽으며 만약 자신이 대형견을 산책시키게 된다면 분명 질질 끌려다니겠구나-싶긴 했지만, 실제로 산책시켜보니 목줄을 쥔 손과 뻗은 팔뚝, 그리고 내달리는 다리에 전해지는 힘은 상상 이상이었다.

"으응, 그거 좋은 생각이다."

아쉬운 마음이 안 드는 건 아니었지만 다롱이를 자극하는 무언가가 불쑥 튀어나와 다롱이가 날뛰기 시작한다면 그걸 저지할 자신은 없었으므로 은서는 순순히 선우에게 목줄을 넘겨주며 얄미운 그의 말에는 살짝 입술을 삐죽거렸다.

"어릴 때는 어릴 때고. 나이 먹은 걸 어쩌겠어."

물론 따지고 보면 저보다 한 살 많은 선우나 한 살 어린 주현은 건강 잘 챙겨가며 잘살고 있고, 체력 부족은 비단 나이 때문만은 아니겠으나 얄미운 웃음소리를 들으니 괜스레 인정할 사실을 인정하기가 싫어지는 것이다. 청개구리 심보랄지.

"안 그래도 앞으로 퇴근하고 주현이랑 운동하기로 하긴 했는데..."
"아 맞아, 오빠 주현이랑 이미 만났었다며?"

운동 이야기가 나오니 자연스레 주현이가 떠올랐다.

778 은서주 (BBWuHiTPCM)

2022-09-02 (불탄다..!) 11:42:13

갱신!
아이돌 에유는 완전 찬성이야! 우리 스레의 특성을 생각하면 일상보다는 썰풀이 위주가 될 것 같긴 하지만 그건 그것대로 재밌을 것 같으니!
시기는 추석 이후도 찬성! 사실 나는 추석 동안에 그렇게까지 바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일반적으로는 바쁘기 마련이니 추석 시기 이후에 2주 정도 잡고 해보면 좋을 것 같네.

779 선우 - 은서 (4Rmpsu5hv.)

2022-09-02 (불탄다..!) 19:52:11

"원래 이론과 실전은 다르다고들 하잖아? 대형견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힘이 세. 시베리안 허스키 같은 경우에는 막 사람이 탄 썰매도 끌고 그러잖아?"

아주 제대로 당한 것 같은 은서의 모습을 바라보며 선우는 소리없이 작게 쿡쿡 웃으면서 그녀가 넘겨주는 목줄을 선우는 조심스럽게 받았다. 이어 제 손에 천천히 감으며 다롱이가 멋대로 뛰쳐나가지 못하게 목줄을 손으로 꽉 쥐었다. 반려견이 돌발행동을 할 때 그것을 제지하는 것 역시 주인의 의무인만큼 그가 손에 쥔 힘은 절대로 약한 것이 아니었다.

"아하하. 삐졌어? 미안. 미안. 놀리려고 한 말은 아닌데."

입술을 삐죽이는 그녀를 바라보며 괜히 귀엽다고 느끼며 선우는 결국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물론 그것 때문에 그녀가 더 삐지거나 기분이 상하지 않을까 생각하긴 했지만 그래도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을 어쩌겠는가. 어릴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 그러면서도 귀여운 느낌은 강해졌다고 생각하며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어? 맞아. 주현이랑 만났었지. 그런데 걔하고 운동을? ...너 괜찮겠어?"

자신이 본 주현은 이미 체육관을 차리고 애들을 가르치는 수준이었다. 그런 이와 퇴근 후에 운동을 한다? 은서가 걱정된다는 듯이 그의 눈에 걱정스러움이 가득 녹아내렸다. 물론 그녀가 하겠다고 한다면 말릴 수야 없긴 하겠지만.

"무슨 운동을 하는데? 산책? 조깅? 조깅 같은 거면 나도 퇴근 후 저녁에 하는 다롱이 산책 때 슬쩍 끼여볼까. 소형견이나 중형견도 마찬가지지만 대형견도 매일매일 꾸준히 산책을 하면서 운동을 시켜야하거든."

/좋아! 답레와 함께 갱신이야! 아무튼 은서주도 찬성했으니까 그대로 진행하면 될 것 같아. 일단 추석 끝난 후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하자. 썰 위주로 풀지, 일상을 돌릴지는 서로의 시간에 맡기면 될테니 말이야!

780 선우주 (oieJfUsaWY)

2022-09-03 (파란날) 10:10:56

선우주 갱신할게!!

781 은서 - 선우 (aSNo4Oqf7o)

2022-09-03 (파란날) 12:48:39

선우에게 목줄을 넘겨주며 다롱이와 괜히 한 번 눈을 맞춘 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제아무리 눈 위라고는 해도 개 몇 마리가 사람이 타고 있는 썰매를 빠른 속도로 끄는데... 정말 순수 힘으로만 치면 사람은 대형견 앞에선 맥도 못 출 것이다.

"각오는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도 힘이 안 따라주네."
"그리고 안 삐졌거든."

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는 새침과 퉁명 그 사이 어딘가에 자리 잡았다. 그래도 어쨌거나 진심으로 기분이 상한 것은 아니었기에 금세 실소에 가까운 웃음을 살짝 흘렸지만.
그나저나 삐졌냐는 물음에 꽤 오래간만에 들은 기분이었다. 성인이 된 이후론 어린애처럼 행동하지 않으려 조심했지만 어릴 적 친구 앞에 서니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대체 언제 만난 거야?"
"음, 뭐 가볍게 산책이나 하자고 듣긴 했어."
"오빠도 같이하면 나야 좋지. 오랜만에 셋이서 모이면 어릴 때 생각도 날 것 같고."

듣기로는 적당히 산책이나 하며 수다를 떠는 정도의 강도인 듯했으니 선우도 낀다면야 어릴 적 생각도 나고 좋지 않으려나. 물론 주현이와 따로 이야기해보긴 해야겠으나 주현이 거절하리라는 생각은 하기 어려웠다.

"아니 그보다 오빠, 너무 걱정하는 거 아니야?"

'날 뭐로 보는 거야?' 라는 의미가 담긴 게슴츠레한 시선을 선우에게 보낸다. 방금 강아지 산책을 시키며 보인 추태가 있기에 별다른 말은 하지 못하고 금방 시선을 거두어들이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주현이가 과하게 시키겠어." 체육관까지 차린 아이니 제 수준에 맞춰 알아서 잘해주겠지-라는 믿음이 있었다. ... 이미 하겠다고 동의한 마당에 안 믿으면 어쩔 거야, 싶은 게 본심이기는 했지만.

782 은서주 (aSNo4Oqf7o)

2022-09-03 (파란날) 12:48:57

은서주 갱신!

783 선우 - 은서 (oieJfUsaWY)

2022-09-03 (파란날) 13:09:26

"몇 번 그 애의 집에 찾아갔었어. 그때마다 없었지만, 전에 한 번 만났었거든. 그래서 체육관도 구경하고 말이야."

그때의 모습이라던가 행동을 보면 절대 가벼운 운동을 하진 않을 것 같은데. 허나 자신이 뭐라고 할 순 없었다. 주현이 어느 정도 조절을 해줄 거라고 굳게 믿는 수밖에. 설마 전문적으로 운동 및 트레이닝을 시키려고 하겠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믿고 싶었으나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속으로 조용히 기도를 할 뿐이었다.

"그럼 나도 기회가 되면 참여할게. 매번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맞거나 한다면 말이야. 어차피 나야 매일매일 다롱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고 있거든. 일을 하는 날도 비번일때도 말이야."

그러면 자연히 몇 번은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는 와중 그녀의 게슴츠레한 시선과 목소리가 들려오자 선우는 크게 웃었으나 살며시 시선을 회피했다. 너무 티가 났나. 아니. 하지만. 그런 말은 가슴 속으로 꿀꺽 삼켜버리면서 선우는 은서에게 이야기했다.

"아니.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걔 체육관에 가니까 뭔가 트로피라던가 이것저것 있던데. 그리고 일단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모양이고. 그 애에게 있어서 가벼운 것이 우리 같은 비체육인들에겐 엄청 힘든 것일 수도 있기도 하고. 이를테면 헬스 트레이너들은 아주 가볍게 한 세트만 더 하자고 하지만 그 한 세트가 우리들에겐 죽어나가는 강도일수도 있고."

그러니까 힘들면 꼭 이야기를 해서 조절해야한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살며시 옆으로 다롱이를 이끌면서 걸었다. 그렇게 걸으면서 잠시 생각을 하던 그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괜찮다면 우리 셋 다 시간을 맞춰서 어디 놀러가자. 뭔가 셋만이서 조용히 시간 보내면서 놀고 싶기도 하고 그렇거든. 어릴때처럼은 안되겠지만 그래도 바베큐라던가 괜찮잖아? 뭐, 나 혼자 남자니까 조금 불편할 수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

여자 둘에 남자 하나. 뭔가 여자들의 모임에 남자 하나가 콕 끼이는 느낌이 될 수도 있었기에 그는 거절해도 좋다는 듯, 그렇게 이야기했다. 그래도 동성이 조금 더 편한 것은 아무래도 사실일테니까.

/어서 와! 은서주! 그리고 이 답레와 함께 나는 점심을 먹고 올게!

784 은서 - 선우 (aSNo4Oqf7o)

2022-09-03 (파란날) 13:36:39

그렇구나, 몇 번 찾아갔었구나. 선우는 몇 번이고 찾아갈 동안 자신은 연락 한 번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더더욱 양심이 아파지는 기분이었지만 지금 당장은 그 기분을 무시하기로 했다. 일단 지금은 선우와 같이 있으니.

"오랜만에 셋이 같이 모일 수 있으면 재밌겠네."

방금의 말은 중얼거림에 가까웠다. 셋이서 오랜만에 다 같이 모이는 것도 이젠 마냥 기약 없는 바람이 아니었다. 그리 생각하니 여러 복잡한 감정이 들었지만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해야 할지, 막연한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선우의 큰 웃음소리에 은서는 괜스레 선우를 한번 째려보고는 어이없다는 듯한 웃음을 흘린다. 참, 나 저게 저렇게까지 크게 웃을 일인지.

"윽... 이미 하기로 해서 이제 무를 수도 없는데 자꾸 겁주지 마."

은서가 투덜거리며 선우의 옆에서 발을 맞추어 걸었다. 이미 집에서 혼자 몇 번인가 해 본 생각이긴 하지만, 굳이 그 가능성을 되뇌고 싶지는 않았다. 생각만 해도 지치는걸. "... 그래도 착한 애니까 힘들다고 하면 조절해주겠지..." 아마 도지만. 그래도 믿는다. 착한 내 동생.

"아 그거 좋네. 어디 가고 싶은 곳이라도 있어? 바베큐도 아무 데서나 못하잖아."

어딘가 간다면 아마 주말일 테고, 주말은 주로 집에 콕 박혀 있다 담배 피울 때만 밖에 나가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한 번쯤은 집 밖으로 나가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도 좋겠지. 기분전환에는 탁월할 것이다. 물론 다음날 체력이 어떨까 그건 알 수 없었다.
거절해도 된다는 뉘앙스의 말에 은서는 놀리는 듯한 어투로 "오빠가 남자야?" 하고 되받아친다. 오빠라고 칭하면서 남자냐고 물으니 어째 말이 어색한 느낌이었다. 어쨌든, 신경 안 쓰니 괜찮다, 는 말을 굳이 놀림으로 승화시키는 것도 참 능력이었다. 게다가 누군가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면 그건 아마 주현이나 은서보다는 선우이지 싶었으니, 선우 본인이 괜찮다면야 아무래도 좋지 싶었다. 물론 어릴 때와는 많은 것이 달라졌으니 살짝 어색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일순 들긴 했지만, 셋만 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선우의 말에는 동의하는 바였기에.

// 다녀와 선우주 맛점해!!

785 선우 - 은서 (oieJfUsaWY)

2022-09-03 (파란날) 14:14:56

"글쎄. 바베큐 같은 것을 하려면 아무래도 저녁 시간이 제격이니까 펜션 하나 빌리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 정도 돈은 있거든. 나."

사육사인만큼, 그것도 위험한 맹수 사육사인만큼 나름 버는 돈은 어느 정도 있었다. 거기다가 근무하는 동물원도 절대 작은 곳이 아니라 제법 큰 곳이었기에 더더욱. 모아놓은 것도 꽤 있으니 펜션 하나 1박 정도로 빌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물론 장소는 조금 고려를 하고 생각을 해봐야할테고 설사 한다고 하더라도 주현의 의견도 들어야하니 당장 뭘 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일단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살이 붙는 것이지.

이내 그녀의 놀리는 듯한 어투에 선우는 작게 웃음을 터트리면서 "그러게. 난 선우지." 라는 말로 받아쳤다. 일단 저쪽에선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느낌이었다. 주현은 아직 안 물어서 모르겠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 같다고 선우는 생각했다. 워낙 벽없이 지내는 이였으니까. 오히려 그런 자리가 있으면 거의 무조건적으로 참여하려고 할 것 같고.

"방 두 개 있는 곳해서 일박으로 빌려보자. 하나는 내가 쓰고 다른 하나는 여자들끼리 쓰면 되니까."

그 정도라면 아마 그렇게 크게 돈이 나가는 것도 아니니 괜찮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선우는 조금 앞서가려고 하는 다롱이를 컨트롤 하듯이 목줄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살짝 주었다. 팽팽해지던 목줄이 이내 느슨해지는 것으로 보아 다롱이가 앞서가려는 것을 멈추고 다시 속도를 맞추는 모양이었다.

"물론 다롱이는 데려갈 수 없지만 말이야. 그래도 얘들은 반려동물 호텔에 맡기면 또 알아서 잘 노니까."

거기서 새로운 친구도 사귀면서 신나게 논다고 이야기를 하며 선우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점심을 먹고 다시 갱신이야!!

786 은서 - 선우 (aSNo4Oqf7o)

2022-09-03 (파란날) 14:59:28

"오 뭐야, 오빠가 쏘는 거야?"

그럼 고기는 내가 살까-하고 웃으며 두루뭉술하게나마 머릿속으로 계획을 그려본다. 물론 자세한 건 주현이도 껴서 대화를 해봐야 하겠지만, 어쨌거나 일단 이것저것 던져보는 거지. 그보다 펜션 빌리는 건 얼마나 하더라. 말은 이렇게해도 어지간해서야 나눠내야지.
선우의 대답에 은서 역시 "맞아, 오빠는 그냥 선우 오빠야." 라며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가 방에 대한 이야기에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그러고 보니 주현은 여성으로 보이는 걸 싫어하는 느낌이었는데, 그래도 생물학적으로는 여성의 신체이니 방을 쓴다면 자신과 같은 방을 쓰는 게 맞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 좋아. 다음에 주현이랑도 같이 얘기해보자."
"뭔가 수련회 생각도 나고 그러네."

셋 다 나이가 다르기에 수련회를 같이 간 적은 없지만, 펜션을 빌려 1박 2일 동안 놀러 간다는 느낌이 어딘지 학창 시절의 수련회를 떠올리게 했다.

"아 그러네. 오빠는 동물을 키우니까... 그러고 보니 고양이는 1박 2일 정도는 혼자 둬도 괜찮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강아지는 그러긴 힘들려나?"

매일 같이 산책시켜줘야 하면 힘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은서는 고개를 살짝 숙여 다롱이의 모습을 바라봤다.

"동물 키우는 것도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네. 1박 2일 놀러 갈 때도 신경 쓸 게 생기니까..."

은서는 이미 진즉에 동물은 키우지 말고 눈으로만 보자고 결심한 랜선 집사였지만, 오늘은 새삼스레 그러한 결심을 다시 한번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 자주 놀러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자유가 제한된다는 점은 변함이 없었으니.

// 어서와 선우주!

787 선우 - 은서 (oieJfUsaWY)

2022-09-03 (파란날) 15:09:46

"오랜만에 다 모이는 자리니까 그 정도라면. 나이 이야기 꺼내서 좋을 건 없지만 일단 내가 가장 오빠잖아?"

셋 중에서 나이를 꼽자면 당연히 자신이 첫째가 아니겠는가. 누가 시키거나 의무감을 가져야 할 필요도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모이는 자리니 자신이 한번 제대로 내는 것도 나쁘지 안겠다고 선우는 생각했다. 물론 이렇게 말을 해도 다른 둘은 나눠서 내겠다고 이야기를 할 것 같았지만. 그렇게 말하면 굳이 거절하진 말자고 생각하며 선우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어떻게 보면 수련회 느낌도 나겠네. 물론 기합 주고 그런 것은 없겠지만 말이야. 어릴 땐 대체 그런 것을 왜 했나 싶었어. 안 그래도 어릴 적의 난 그런 거 진짜 약했으니까. 무서웠고. 집에 가고 싶고."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선우는 괜히 쓴 웃음소리를 냈다. 지금이야 이렇지만 어릴적에는 그렇게 소심하고 낯을 가리는 아이가 아니었던가. 소리를 빽빽 지르는 직원들의 모습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이제 와서는 추억이지만 그 당시엔 너무나 무서워서 눈물이 핑 돌았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하며 그는 무덤 속까지 가져가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어릴 적의 자신을 아는 이라면 대충 짐작할지도 모르지만.

"1박 2일 정도로 혼자둬도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만일의 사태라는 것이 있으니까. 내가 없는 동안에 전선이라도 잘못 건드리면 감전사로 죽을 수도 있고. 그리고 아예 혼자보다는 그래도 친구가 있는 쪽이 조금 더 낫지 않을까 싶거든. 적어도 혼자서 심심하진 않을테니까."

평소 잘 맡기는 반려동물 호텔이 있다고 하면서 아마 거기에 가면 신나게 잘 놀 거라고 선우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다 들려오는 그녀의 말에는 그는 공감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쉽지 않지. 돈도 꽤 들어가고 말이야. 어디 1박 2일뿐이겠어? 평소에도 아픈 곳 없는지, 불편한 곳 없는지, 상처는 없는지 잘 살피고 털도 잘 빗어줘야하고. 고양이가 있는 집에선 검은색 옷은 사실상 못 입는다는 말 들어본 적 있지?"

털이 마구 날린다는 느낌의 제스쳐를 취하면서 선우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다 선우는 다시 그녀에게 살며시 목줄을 내밀면서 이야기했다.

"다시 한 번 잡아볼래? 이번엔 달리지 말고 그냥 천천히 네 페이스대로만 걷는 느낌으로 말이야."

788 주현주 (Tea4Zj0MWI)

2022-09-03 (파란날) 15:20:23

아쎄이, 지금부터 수련회 시작합니다, 본 주현이는 여러분들의 행동에따라 안변할겁니다(?)

789 은서 - 선우 (aSNo4Oqf7o)

2022-09-03 (파란날) 15:28:17

"뭐 오빠가 다 내준다면 나야 불만은 없지만."
"돈 굳고 좋네~"

키득거리면서 대답했지만 아마 말은 이렇게 해도 결국엔 같이 내긴 할 것이다. 아니라면 하다못해 다른 곳에서 들어가는 비용은 자신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어느 정도 소비를 맞춘다든지. 뭐가 되었든 자세한 건 나중에 정해져야 알겠지만 말이다.

"아, 맞아. 생각해보면 돈은 돈대로 내고 기합받는 거잖아?"
"친구들이랑 가서 노는 건 재미는 있었지만."

물론 친구들과 이불 뒤집어쓰고 떠들며 노는 것은 즐거웠지만, 굳이 기합을 주는 것은 인제 와서 생각해봐도 이해되지 않았다. 그거 며칠 기합 준다고 사람이 달라져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굳이 왜 그랬었는지. 당시에 친구들과 몰래 뒤에서 투덜거리던 기억이 난다. 선우나 주현은 수련회를 어찌 보냈을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어릴 적 선우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그에게는 수련회라는 것이 상당히 힘들지 않았을까 짐작만 해 볼 뿐이었다. 주현이라면 오히려 수련회 교관들을 잡았을지도 모를 노릇이지만.

"하긴 혼자 두는 것보다야 어디 맡겨두는 편이 안심은 될 테니까."
"맞다 털도 엄청 빠진다지? 오빠 옷은... 괜찮은 것 같긴 한데."

은서가 선우의 옷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말했다. 털이 촘촘히 박혀 있거나 하진 않은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서 털이 안 날린다는 얘기는 아니겠지. 일전에 고양이를 키우는 친구의 집에 갔을 때 집 곳곳에서 돌돌이라는 물건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아, 좋아." 선우의 옷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은서가 선우가 내민 목줄을 다시 한번 살며시 받아서 들곤 손에 목줄을 두어 번 감아서 꽉 쥐었다.

"나랑 산책하게 돼서 다롱이가 답답한 건 아닌지 모르겠네."

원래 힘차게 내달려야 하는데 자기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건 아닌가-하는 괜한 미안함을 느끼며 은서가 쓰게 웃었다.

790 은서주 (aSNo4Oqf7o)

2022-09-03 (파란날) 15:28:56

>>788 주현주 어서와!
으악! 살려주세요! (?) ㅋㅋㅋㅋㅋㅋㅋㅋ

791 선우주 (oieJfUsaWY)

2022-09-03 (파란날) 15:40:33

에엗...ㅋㅋㅋㅋㅋㅋㅋ 어서 와! 주현주! 으앗! 갑자기 수련회가 되는거야?! 이거?!

792 선우 - 은서 (oieJfUsaWY)

2022-09-03 (파란날) 15:47:23

"나야 상당히 신경쓰고 있으니까. 청소도 자주 하고. 동물을 기르면 절로 부지런해질수밖에 없더라. 얘들은 어지럽히기는 또 엄청 어지럽히거든. 거기서 청결을 유지하려면 말이지."

정말 깔끔한 환경을 만들수밖에 없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괜히 허리가 아픈척, 제스쳐를 취하면서 낄낄 웃었다. 물론 실제로 허리가 아픈 것은 아니었기에 이내 그는 다시 허리를 제대로 펴면서 멀쩡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무튼 그녀가 목줄을 다시 받으려고 하자 그는 제대로 목줄을 넘겨주었다. 아마 자신 쪽에서 달리라는 지시를 하지 않는 이상 달릴 일은 없을테니 그녀에게도 별로 부담은 되지 않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며 선우는 어깨를 으쓱했다.

"괜찮아.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애지만 그것보다 더 좋아하는 것은 누군가와 이렇게 산책을 즐기는거거든. 우리 다롱이는 얌전해서 말이야. 물론 그게 사람 안 문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순해서 내가 따로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달리는 일은 잘 없어."

잘 없다는 말은 예외도 있다는 말이긴 하나 그것은 모든 동물들에게 다 포함되는 이야기였다. 적어도 돌발행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자신이 옆에서 잘 지켜보고 있겠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선우는 다시 앞을 바라봤다. 자신은 자신 나름대로 산책을 즐길 생각이었으니까. 이내 공원의 대부분을 다 돈 것을 확인하며, 저편의 모퉁이를 뱅 돌아서 조금만 더 가면 맨 처음 출발한 그 포인트라고 그녀에게 설명하는 와중, 다롱이는 기분이 좋다는 듯이 왈왈 짖으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역시 네가 예쁘다고 좋아하나봐. 새로운 사람이 이끌어줘서 더 기분이 좋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아. 맞아. 맞아. 아무튼 놀러가는 것은 내가 주현이에게 따로 연락을 넣어볼게. 그 후에 단톡방이라도 하나 파서 거기서 제대로 이야기하자."

셋 다 서로서로 만났겠다. 이제는 단톡방을 파서 소꿉친구 전용 대화방처럼 이용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하다 문뜩 떠오르는 다른 생각이 있었기에 그는 살며시 그녀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이제 와서 묻는 것도 되게 이상하긴 한데... 나 대하는 거, 어렵거나 힘들진 않아? 그러니까 별 의미는 없고... 되게 많이 변했잖아. 나."

793 주현주 (Tea4Zj0MWI)

2022-09-03 (파란날) 15:57:08

진짜, 역시 선우 은서 rp가 되게 좋아...(팝콘 씹으며)

소외감안드니까 더줘, 아니 다줘(팝콘뿌리기(?))

794 선우주 (oieJfUsaWY)

2022-09-03 (파란날) 15:59:52

rp가 무슨 말이야? (갸웃) 아니. 그보다 왜 팝콘이야. ㅋㅋㅋㅋㅋㅋ

795 주현주 (Tea4Zj0MWI)

2022-09-03 (파란날) 16:02:57

롤플레이, 상극 자체! 선우나 은서나 너무 매력적인데 주현이는 하기 어렵다구 테엥

그러니까 일댈 나걱정하지 말고 더해주라!

796 은서 - 선우 (aSNo4Oqf7o)

2022-09-03 (파란날) 16:06:20

"음... 역시 나는 절대 못 키울 것 같네. 그래서 매번 영상이나 사진만 보면서 대리만족하는 거지만."

은서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아주 게으른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물을 잘 키울 수 있을 만큼 부지런한 편이냐, 하면 거기에 대한 대답도 조금 애매한 것이 사실이었다. 어릴 때라면 모를까, 지금은 쉬는 도중에는 소파나 침대와 한 몸이 되어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었으니. 물론 막상 동물을 키우게 되면 달라질지도 모르긴 하나, 그러한 확률에 생명을 걸어보기에는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었다.

"리트리버들은 대체로 순하다던데 다롱이도 그런가보구나."
"굿 보이, 굿 보이."

물론 새끼 때는 장난 없는 사고뭉치라고는 하지만, 어쨌거나 여태껏 본 바로는 다롱이는 꽤 얌전하고 잘 훈련된 강아지였다. 제가 쥔 목줄이 팽팽해지는 일 없이 얌전히 산책하는 다롱이를 보며 괜스레 칭찬 한마디를 던져본다.
공원의 대부분을 다 돌았다는 선우의 말에 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평상시에 이만큼이나 걸을 일이 잘 없어서인지 종아리가 살짝 아프고 허벅지와 허리가 땅기는 느낌이 들었지만, 선우가 또 얄밉게 놀릴까 싶어 최대한 내색은 하지 않았다. 지친 기색이 살짝 보일 수는 있겠지만.

"동물들도 예쁜 걸 알아본다더니 진짜인가 보네? 뭐, 농담이지만."
"응 좋아, 부탁할게. 이런 거 생각하면 어릴 때랑 비교해서 참 많이 발전했단 말이야. 그때는 마땅한 연락 수단도 없어서 그냥 연락이 끊겨 버렸었는데."

실없는 농담을 던진 뒤 어깨를 으쓱이곤 곰곰이 과거를 생각해본다. 그때도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야 있었지만...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어린 학생들도 죄다 휴대폰을 들고 다니던 때는 아니었으니, 새삼스럽게 세월이 참 많이 흘렀음이 느껴졌다.

"정말 이제 와서네."
"음, 뭐... 솔직히 말하자면 확실히 처음에 어색한 건 있었지. 내 기억 속의 그 오빠가 맞나 싶었으니까. 내가 기억하는 모습이랑 매치가 잘 안 된다고 해야 하나."

다만 그 부분은 피차일반인지라, "그것보다는 너무 오래간만에 봐서 어색한 게 더 컸던 것 같기는 하지만..." 외모야 어릴 적의 모습이 '어느 정도' 남아있었다지만 키가 크거나 젖살이 빠지는 등의 변화 역시 있었으므로, 외적인 변화 역시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었다. 서로가 추억은 공유하고 있지만 어째 새로운 인연을 만난 것과 다름이 없었다고 해야 할지. 사실 재회를 기대한 적조차 없었기에 더더욱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그래도 지금은 처음 다시 봤을 때보단 확실히 편해." 어릴 때와 같냐고 물으면 그 질문엔 대답하지 못하겠지만, 처음의 어색함은 확실히 덜해졌다.

"오빠는 어때?"

797 은서주 (aSNo4Oqf7o)

2022-09-03 (파란날) 16:09:08

(뿌린 팝콘 받아 먹기)
>>795 주현이는 매력덩어리인데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고...
여튼 이제 조만간 셋이사 다 같이 놀러도 가고 그럴 수 있겠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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