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으로도 고맙네." "아, 고맙긴 하지만 진짜로 던지진 마라? 트럭 던지는 건 벌금형으로 안 끝날걸."
은서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주현이라면 어째 실제로 제 직장 쪽으로 트럭을 던져버리는 짓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지금의 회사는 딱히 날아오는 트럭을 받을만한 짓은 하지 않았으니 괜찮겠거니 싶어 적당한 농담을 던진다. 어쨌거나 자신이 당하지 않은 일에 다소 과격한 표현을 사용해가며 분노를 표출할 정도로 자신을 아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복 받은 일이었다.
"으응 끊어야지."
-라고 이미 수십 번은 더 말한 듯한 영혼 없는 다짐을 다시 한번 뱉어본다. 담배를 끊겠다는 말은 운동하겠다, 책을 읽겠다, 같은 새해 결심보다도 못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실로 그럴 생각도 없으면서 일단 뱉고 보는 것이니. 그래도 주현에게 주의받았으니 앞으로 최소한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정도는 하겠지.
"그 리스트 중에 내가 할 수 있을 만한 건 달달한 걸 먹는 정도밖에 없어 보이는걸." "응, 10분 전에."
은서가 고개를 설레설레 내젓는다. 주스 원샷도 어릴 때야 종종 했지만 이젠 힘들다. 어째서일까. 왜 힘들어졌는지도 모르겠다. 마시던 도중에 호흡이 조금 딸리는 게 이유일까. 샌드백 치기는 뭐, 아예 논외로 치고. 10분 전, 하고 약속을 굳이 반복해서 입에 담는 것은 주현에게 들려주기 위함보다는 제대로 기억하기 위함이었다. 퇴근 직전이라면 피곤하고 어쩌고 하는 것을 이유로 연락하기를 까먹을 가능성도 존재했으니.
// 이러고 슬슬 헤어졌다는 식으로 해도 될 것 같고 아니면 오랜만에 만난 김에 카페에서 좀 더 수다를 떨었다-하는 느낌으로 슬슬 막레각 봐도 될 것 같아. 주현주 편할 대로 해줘!
그렇구나! 개인적으론 하이라이스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가끔 한번씩 먹으면 카레라이스도 꽤 맛있더라! 특히 3분 카레 같은 건 간편하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서의 기분을 생각하면 배드겠지만 건강과 미래를 생각하면 해피 아닐까 ㅋㅋㅋㅋㅋㅋㅋ 결과적으론 해피인걸로! ㅋㅋㅋ
나는 카레라이스 파라서! 하이라이스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야. 하지만 하이라이스건 카레라이스건 위에 계란프라이 올려서 먹으면 그게 또 진짜 제맛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 해, 해피엔딩이로구나. 은서야! 화이팅!! 운동을 하다가 재미없으면 대형 리트리버 산책 루트도..(나쁨)
앗 선우주는 카레라이스파구나 좋아 전쟁이다. (???) (이거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운동이잖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서는 이렇게나 열심히 운동을 시켜줄 친구들이 있으니 참 친구복은 많아. (흐뭇)(?) 어쨌거나 리트리버 산책은 꼭 한번 해봐야 할 일상 리스트에 들어가 있으니 은서가 도망은 못 칠테고 ㅎㅎ
"나도 웬만하면 안하니까- 생각 날때마다 했으면 이 주변에 있는 트럭이 남아나지 않을테고-"
웃으면서 농을 던지는 주현. 하지만 실제로 한 전적이 있다는 소문은 확실히 들리므로, 그것의 진위여부는 미궁에 빠진다. 주현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채 그저 웃어보이기만 할 뿐이라, 그래서 순찰을 나와도 역으로 당하지 않는게 아닐까.
"스트레스 다른 식으로 푸는 법 없나 생각해볼께. 요즘 애들은 게임센터 가던가? 우리도 어른 되었으니 시도해볼까나-"
은서가 담배를 끊었으면 하는 바램은 진심이였기에, 과격하지는 않게 점차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도와주고 싶은 주현이였다. 그렇게 카페에서 만난 두 소꿉친구의 대화는 하루가 짧다 느껴질 정도로 길어져 갔다. 은서가 퇴근한 후 30분간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었지만, 꽤나 많은 일이 있었기에. 자신의 여친이라던가, 국가대표에 관한 일이라던가.
주현은, 그런 시간이 정말로 그리웠기에, 자연스레 고인 눈물을 훔친다. 이 나이가 되고서 감동의 눈물이라니,꼴사나우니까.
>>675 하지만 은서가 거부한다면 선우도 굳이 억지로 시키진 않을거야. 아무래도 개와 산책을 나가는데 그다지 즐겁지 못하게 하는 이에게 맡기고 싶진 않을 것 같거든. 선우도. 그래서 싫다고 한다면 아마 굳이 더 말은 꺼내지 않을 것 같으니 은서는 안심해도 돼! 아무튼 전쟁이라고?! 좋아! 카레라이스 포를 먹여주마! (아냐)
>>876 어서 와! 주현주! 스트레스는 역시 느긋하게 쉬고 있는 동물을 보면서..(Feat.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