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2 그렇다!! 본 실력을 낸 오현이가 12% 유하가 10% 아저씨가 3% 정도의 비율로 합쳐서 25%의 전력 상승이 이뤄지지! >>306 강산주 어서와요!! 그리고 헉 고마워요 ㅠㅠㅠ 답레쓰느라 바빠서 이제 봤어 >>307 꼬신다니!? 조크에 어른의 여유로 돌려줬을 뿐! >>324 확실히....물론 이거 때문에 정신이상자 취급을 받고 있으니, 요령이 없는 아저씨인 것도 맞지만!
라임은 작은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눈웃음을 지었다. 결국 참았던 웃음이 터져 나온 것이다. 아까는 귀걸이를 찾는 데에 정신이 팔려 대강 흘려들었는데, 열다섯 꼬맹이가 스스로를 아저씨라 부르며 3인칭 화법을 하는 모습이 너무너무 이상했단 말이다. 차라리 나이를 몰랐다면 동안이구나 하고 넘어갔을 텐데, 학생 명부를 조회해 나이를 확인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마치 풍선에 바람을 억지로 불어넣어 펑 터뜨린 기분이었다.
"진짜... 웃기지 말라고. 열다섯 살한테 귀엽다는 소리 들어도 별로 안 기쁘거든? 귀엽다고 했으면이 아니라, 정말 귀엽다고 했으면 발등을 세게 밟아줬을 거야."
종종 쉰 소리로 조잘거리던 라임은, 앞에 먼지라도 낀 것마냥 손으로 부채질하는 시늉을 하다가, 여전히 웃음기 서린 눈으로 시윤을 올려보았다.
"그러니까... 너는 왜 자꾸 본인을 아저씨라고 하는 건데? 이건 날 억지로 웃기려는 수작이야."
"어어. 뭐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돼. 아저씨 옛날에 좀 치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기억도 실력도 거의 다 잃고 애송이 되고 어."
똑똑한 친구는 이래서 좋다. 구체적으로 설명 안해줘도 그나마 그럴듯한 내용으로 연상시켜주니까. 그리고 사실 아주 틀린말도 아니다. 이상한 약은 아니고, 어디 뭐 이상한 의념이나 스킬이라도 맞은 것 같고 꼬맹이가 되었다기 보단 죽었다가 다시 태어난거지만, 대략적인 맥락은 맞잖아. 어어.
"탐정은 아니고 저격수지만. 마취할바엔 보내버리는게 빠르니까. 허허."
고개를 끄덕 끄덕 거리면서도, 생각해보면 유하에겐 이 근거가 나름 먹혔던 것 같아서 떠오른듯 덧붙인다.
"근거 대라 하면 특별한건 없지만, 방금 보여준 역성혁명은 대충 그 가물가물한 기억의 잔재로 쏘는거고. 어어."
귀걸이를 끼곤 재밌다는듯 작게 웃음을 터트리길래, 나는 의아해져선 물었다. 뭐 애가 웃으니까 그야 보기는 좋다마는 그 정도로 소중한 물건이었나? 그럼 생각보다 더 좋은 일을 해준 것 같아서 기분이야 상쾌한데..... 웃는 느낌이 뭐랄까 좀 다르다. 이 쪽 보고 귀엽다는듯 웃기다는듯 웃는 느낌이라고 해야되나. 아저씨 뭔가 재밌는 일 했던가? 그런 기억 없는데?
"칭찬해도 발등을 밟히다니 젊은애들은 무섭구만~...하긴 '귀엽다' 보단 '매력적이다' 가 듣기 좋은 나이인가?"
요 나이대 애들은 어른 취급을 받고 싶어한다. '귀엽다' 는건 어딘가 아이스러움이 느껴지는 칭찬이니까. '아름답다' 아니면 '매력적이다' 혹은 '멋있다' 부근을 확실히 더 좋아할지도 모르겠는데. 아이 취급 받아서 토라진건가, 허허 아저씨가 보면 귀엽게만 보이는데 말이야.
"아저씨는....."
평소대로 설명을 할까 하다가, 왠지 작은 장난기가 돌아서. 설명해줄 것 처럼 고개를 뜸들이다가 무겁게 한번 끄덕였다.
"아저씨니까."
......
"자, 잠깐 잠깐 잠깐, 이유는 있어! 그러니까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마! 아저씨 상처받아!"
토고는 이런 사람을 뜻하는 단어가 있었는데... 그게 무엇인지 순간 떠올리지 않았다. 잠깐... 아주 잠깐 토고는 침묵했다가 입을 열었다.
"알거지 됐뿟네."
과거. 토고는 과거로 돌아왔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본 적 없다. 기억을 못할 뿐이지 본적은 있지만 그 상대는 주장하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토고는 이 자칭 '아재'에게 무어라 말하고 싶었다.
"내 볼때 니는 나이 맞게 사는 게 좋을 것 같다. 괜히 어른인척 하믄 니 큰코 다칠수도 있다." "니 기술이 훌륭한 건 맞는데... 여가 어데고? 신 한국 아이가? 여서 괜히 어른인것마냥 굴다가 다친다. 아재요 아재요 강요하지 말고 어린 거 티내면서 받아 묵을 거 묵어라."
골드드래곤이 돈이 없진 않을텐데 자식 자생 능력이라도 기를려고 용돈을 짜게 주나. 지난번에도 밥 얻어먹으려고 그러고, 이번엔 경마에 꼴았다고 하고. 여기 안지나갔으면 경마장 앞에서 쪼글쪼글해져선 계속 굶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현기증이 온다.
"앞으론 굶지말고 연락....아니 그럼 돈 잃어도 밥은 먹을 수 있으니 경마할거잖아!"
애가 굶는건 못 참아서 밥은 계속 사주겠다고 말하려다가, 이후에 너무 노골적인 행보가 예상되어 딴죽을 걸었다. 끙. 하고 이마를 짚고 비교적 앓는다. 도박 중독에 빠진 애를 갱생하려면 뭐 어째야 되는가.... 한 편, 도박이랑 인연이 없는 삶이었다보니 대체 뭐가 그렇게 재밌는건지 슬쩍. 아주 슬쩍 흥미만 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