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크.. 토고는 웃었다. 쌈박질이라. 토고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편이다. 뭐, 왜? 실제로도 싸우기 보다는 비굴하게 살기를 원했으며, 싸워서 얻는 것과 싸우지 않아서 얻는 것을 따지는 편이었다. 저번 같은 경우는... 태식과의 대련같은 경우는... 싸워서 얻는 게 더 컸기 때문이라.
situplay>1596305075>761 처음보는 게 나왔다!! 여태 포션가챠인 줄 알았는데 이런 것도 나오는군요! 체력회복 포션도 3개 나왔고, 이 정도면 대박! 역-시 꽝없는 탈세꾸러미!! 혹시 모르니까 강산이도 위험물 취급 허가 얻어둬야겠네요.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situplay>1596527126>759 situplay>1596527126>668 강산이가 있었다면 강산이가 나섰을 가능성이 높지만 길거리 버스킹 하거나 처자는 등의 딴 짓을 하느라(...) 너무 늦게 단톡방을 확인했다든지 했을 것이라는 게 학계의 정설...
"아저씨? 나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진 않는데....태식이 형님처럼 그쪽도 형님이었던 거야? 내가 19세인데?"
강산은 시윤의 앳된 모습과 아저씨라는 호칭을 보고 고개를 갸웃한다. 아무리 의념이 각성자의 신체를 전성기에 고정하려 한다지만, 노안에 이어 동안? 아니면 내가 모르는 뭔가 있는건가? 아무튼 저격 특화라니 같이 싸운다면 기억해 둬야겠다고 강산은 생각한다. 그렇다면 확실히 다른 전투 방식에 비해 지형지물이 중요할 테니까. 나중에 마도로 효과적으로 엄폐물을 만드는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호된 신고식이라니... 그 쪽도 뭐 안 좋은 일 있었어? 저기 오현이도 얼마 전에 다른 애들이 걔네 방 창문 깨먹어서 그거 뒷수습하는 걸 봤었는데."
2차로 갸우뚱이다. 강산이 알기로 신고식이란 건 없었지만....슬슬 인원이 늘어나서 그런지 가끔씩 이런저런 사고가 생기곤 하니 그런 얘기인가, 생각해본다.
그야 자기 책상에 올려놓지 않았으면 이상했겠지. 찰나를 통해 추리한 위치는 맞았다 치고, 수색을 개시했다.
....
"찾았나? 다행이로구나."
예상대로 누군가 훔친 것도 아닌 이상, 바람에 굴러 떨어졌을 뿐인 귀걸이는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불길해보이는 검은 흑진주는 착용해도 되는건지 의아함이 들었지만....거기까지 참견하는 것도 우스운가. 어쨌건 털털하달까 까칠하달까 시원스럽달까한 소녀의 성격을 보건데, 생색을 내봤자 좋을 것 같지도 않고. 애초에 귀걸이 잠깐 찾아준거 가지고 으쓱 거려봐야 어른스럽지 않음으로 고개를 끄덕이곤 원래 자리에 돌아가려다가...
"아저씨는 범생이는 아닌데. 허허. 귀여워서 쳐다봤다고 대꾸하면 뭐라 대답하려고?"
감사 인사 대신에 가벼운 농담이 돌아왔기에, 피식 웃으며 똑같이 농담으로 돌려줬다. 여기서 '그래....널 계속 바라보고 있었어...' 라고 진지하게 대답하면 단번에 이 특별반 급우들 사이에서 인기쟁이라도 되는건가. 상상하면 좀 소름 돋는 일이로군. 그런 식으로 여자를 꼬시려드는 녀석이 있다면 코메디다.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일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배신, 따돌림, 패배, 실패 여러가지가 있지만 저는 실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실망이야 말로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것 중에서 당연 최고의 상실감을 찍어버리는 현상입니다 실망을 안겨주든, 실망을 하게되든, 그것은 당신의 기억속에 강하게 남아 앞으로 이루어질 모든 행동에 스며들것입니다
허무맹랑한 꿈을 가지신적은 있으십니까? 어렸을 때 하던 철없는 소리를 한 순간 인생의 목표로 잡고 나아가다 보면 이것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지 알게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음 행동은 두가지로 나뉘어지는데, 우선 9할의 사람들이 목표를 낮추거나 포기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1할의 사람은 설령 몽상이고 말이 안되는 일이라 하더라도 꾸준하게 걸어가죠.
물론 이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비웃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 이며, 몇몇은 불쾌해할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곁에서 그 꿈을 긍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매우매우 힘이 될 것 입니다.
그 사람과 함께 노리던 목표를 부정하고 다른 길로 빠지기 전 까지는요
방황은 힘든 것 입니다 상실감과 분노에 사로잡혀 파도에 휩쓸려도 방치한채 둥실 떠돌아다니다 문득 정신을 차리면 주변에 아무도 남아있는게 없을 것 입니다 이제와서 뭘 해볼까 싶어도 쉽지 않겠죠 하지만 그래도 아직 품고있는 목표를 위해서 나아갈 의지가 있다면....
현준혁은 쓰던 일지를 멈추고 펜을 내려두었다.
처음 헌터로서의 아버지를 봤을 때 부터, 형이 자신의 기대를 저버리고 가디언이 된 순간 그리고 특별반에 들어간 순간 영월전쟁에서 승리한 그 순간 까지 단 한번도
나는 내가 헨리 파웰이 그려나가던 헌터의 모습을 구현하고 더 큰 미래까지 나아갈 수 있음이 몽상이라고 여긴적이 없다 상대가 오스트리아의 사자왕이든, 천자라 불리는 한가의 패륜아든 상관없다.
나는 입을 쩍 벌렸다. 내가 제대로 들은게 맞나? 그, 그러니까 지금....새벽 네시에 일어나서 이 미치광이 경마를 보러 왔다고? 귀한집 하프라 그런지, 성격이 애 같아서 그런지, 이미 푹 빠질대로 빠졌다. 큰일 났다. 골드 드래곤 부모가 근처에서 훈계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이대로 가다간 애 버린다.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절대 못본다.
"아저씨가 남 함부로 참견하는건 꼰대 같아서 안좋아하는데, 유하 너는 관리 좀 받아야겠다. 어."
드물게도 진지한 얼굴로 얼굴을 슥 들이밀곤 얘기했다. 아저씨가 아빠 대용이 될 순 없다만, 임시 보호자 노릇 정도는 할 수 있을....있을까? 애 버리는 것 보단 낫겠지....
"일단 밥 먹으면서 얘기 해. 지난번 곱배기 라멘인가 뭔가던 사줄테니까. 한창인 애가 굶으면 되냐? 잘 먹고 다녀야지."
나는 눈 앞의 소년을 보면서 짧게 단언했다. 방금 본 기술들은 재밌지만, 어디까지나 아저씨에 비해서 1:1 승부에서 대응력이 좋단거지 진짜 무투파인 녀석들과 붙으면 쉽지 않겠지. 골드 운운하는거 보면, 본직은 상인에 가까운 것 같고. 그러나 본인의 스타일을 확고하게 하여, 꼴사납던, 약하던, 살아남으려고 하는 놈이 살 수 있는 법이다.
"진흙에 면상을 쳐박아도 살아남을 수 있다면 훌륭하다. 아저씨적으론 말이지. 싸움을 잘한다고 다 잘 풀리는 세상도 아니겠지."
적어도 나는 거너로써 그런 방법을 추구한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어설프게 '나는 강하다'라고 허세를 부리는 것 보단, 아저씨적으로 고평가인 것은 확실하다.
"흠...그러고 보면 소개가 늦었구나. 아저씨는 윤시윤이라 한다. 이번에 특별반 편입온."
그 말을 들으면 토고는 최근 단톡방에 별 기괴한 노인네 같은 인사를 올린 사람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어어. 아저씨는 대충 30~40대라고 보면 돼. 15살이라고 되있지만 거 뭐시냐, 복잡한 사정이 있어."
그렇다고 마냥 깎듯이 대할 필요는 없다고도 덧붙여둔다. 여럿이 지적했듯 전생자란 얘기는 믿기 쉽지 않은게 분명하니까. 내 나이가 15세인 이상, 내가 나답게 말하는건 그렇다치고 애들한테 존중하라고 강요하는 것도 우습다. 애초에, 정작 그 과거도 기억 안나는 것 투성이니까 말이지. 담배 정도는 피게 해줬으면 좋겠다만서도.
"한준혁이인가가 신입 실력 볼겸 간단한 의뢰라고 데려갔더니 네임드더구나."
강산의 질문에 어깨를 으쓱이며 시원스럽게 털어놓았다. 사실 별로 죽은 것도 아니고, 본인도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엔 '신고식 대신으로 쳐라!' 라면서 짬을 때렸으니 이렇게 골먹이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토고는 그의 이름을 머릿속에서 떠올리려고 했다. 교실에 워낙 들어가질 않아서 생각이 느렸지만 이름은 들어본 적 있는 것 같다. 좋게 말하면 자유롭고 나쁘게 말하면 단합이 안되는 특별반의 공지에서 말이다.
'임마가 가가?'
본인을 아저씨라고 칭하는 그를 보고 토고는 중2병에 걸렸나 생각했다. 물론 입 밖으로는 내뱉지 않았지만... 15살에 아저씨라 칭하며 어른스러운 분위기... 누군가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둘이 나중에 술 한 잔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닮은 사람과 이 자칭 '아재'와 말이다.
"니 그기가? 이상한 약 먹고 꼬맹이 되가꼬 무면허로 사람 마취시키다가 탐정놀이 하는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