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할게요. 거기만큼은 마츠리를 즐기는 이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자리로 간직하고 싶거든요."
물론 그건 어떻게 보면 정말로 이기적인 행위였다. 애초에 동굴 자체가 그들의 사유지도 아니었으니까. 그저 마을 내에서 오래전부터 저 물을 관리하는 것은 시미즈 가문이다. 라고 정해진 것에 가까웠으니까. 물론 사실상 전승이 사실이라면 신이 내린 업무였지만. 아무튼 그냥 오래전부터 관습적으로 이뤄진 것일 뿐, 법적인 효력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허나 그럼에도 공개하는 것이 그 시기 뿐이니, 동굴 안의 모습은 마츠리를 즐기는 이들만의 작은 추억 정도로만 남기고 싶다고 아키라는 생각했다.
아무튼 그녀에게서 제안이 들어왔고 그는 어쩔까 잠시 생각했다. 본격적인 수영을 하기에는 조금 힘들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발을 담그거나 몸을 적시는 것 정도라면 별로 문제는 없겠거니 생각하며 아키라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동행할게요. 같이 놀지는 별개로 치더라도 슬슬 더위를 식히고 싶거든요. 수영이야 천천히 하고 지금은 발이나 몸만 적셔볼까 싶어요."
말을 마치며 그는 잠시 자리를 정리한 후, 특히 수박을 다시 아이스 박스 안에 집어넣고 핸드폰이나 물에 젖으면 안되는 것들을 빼내서 따로 가방 속에 보관한 후에 바다로 향했다.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은 아니었으니 그렇게 오래 걸릴 것도 없었다. 이내 바다에 도착한 그는 철썩이는 파도를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두 발을 집어넣었고 발끝을 타고 흐르는 시원함에 절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정말 시원하네요. 역시 물이 좋아서 그런건지. 바다도 색이 좋다니까요. 아. 그러고 보니 호시즈키 씨는 수영은 잘 하는 편이세요? 그러니까 튜브가 있으면 말이에요."
일단 튜브를 가지고 있으니 아마 맨 몸으로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지만 튜브를 끼면 수영을 잘 하는 이들도 분명히 있을테니 그녀의 실력은 어떨까 생각하며 그는 그렇게 질문했다. 당연히 별 의미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