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할게요. 거기만큼은 마츠리를 즐기는 이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자리로 간직하고 싶거든요."
물론 그건 어떻게 보면 정말로 이기적인 행위였다. 애초에 동굴 자체가 그들의 사유지도 아니었으니까. 그저 마을 내에서 오래전부터 저 물을 관리하는 것은 시미즈 가문이다. 라고 정해진 것에 가까웠으니까. 물론 사실상 전승이 사실이라면 신이 내린 업무였지만. 아무튼 그냥 오래전부터 관습적으로 이뤄진 것일 뿐, 법적인 효력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허나 그럼에도 공개하는 것이 그 시기 뿐이니, 동굴 안의 모습은 마츠리를 즐기는 이들만의 작은 추억 정도로만 남기고 싶다고 아키라는 생각했다.
아무튼 그녀에게서 제안이 들어왔고 그는 어쩔까 잠시 생각했다. 본격적인 수영을 하기에는 조금 힘들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발을 담그거나 몸을 적시는 것 정도라면 별로 문제는 없겠거니 생각하며 아키라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동행할게요. 같이 놀지는 별개로 치더라도 슬슬 더위를 식히고 싶거든요. 수영이야 천천히 하고 지금은 발이나 몸만 적셔볼까 싶어요."
말을 마치며 그는 잠시 자리를 정리한 후, 특히 수박을 다시 아이스 박스 안에 집어넣고 핸드폰이나 물에 젖으면 안되는 것들을 빼내서 따로 가방 속에 보관한 후에 바다로 향했다.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은 아니었으니 그렇게 오래 걸릴 것도 없었다. 이내 바다에 도착한 그는 철썩이는 파도를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두 발을 집어넣었고 발끝을 타고 흐르는 시원함에 절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정말 시원하네요. 역시 물이 좋아서 그런건지. 바다도 색이 좋다니까요. 아. 그러고 보니 호시즈키 씨는 수영은 잘 하는 편이세요? 그러니까 튜브가 있으면 말이에요."
일단 튜브를 가지고 있으니 아마 맨 몸으로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지만 튜브를 끼면 수영을 잘 하는 이들도 분명히 있을테니 그녀의 실력은 어떨까 생각하며 그는 그렇게 질문했다. 당연히 별 의미는 없었다.
예쁘다고 말할 수 밖에 없잖아ー. 너무 사랑스러운 말이지 않은가. 그래서 렌에게 바로 답을 하지 못하고 눈을 꾹 감았다. 눈을 꾹 감아 또 안아버릴 것만 같은 마음을 꾹 눌러내고서야 답을 할 수 있었다. 저가 소중하다고 말해주고 있는데 인간이건 신이건 설레지 않을 수가 없다. 오늘 밤도 제게 불평을 하기도 하겠고, 늦은 시간에서야 겨우 자기도 하겠고, 자기 싫어 하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몇 백 몇 천년 들어온 소리였고, 앞으로도 줄곧 듣게 될 소리인데 지금 렌의 한 마디로 위로받아버렸다. 코로리는 이 상냥하고 예쁜 인간에게, 저도 그렇게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고민했다. 행복을 물어다주는 파랑새를 데려올 수 있으면 좋겠어.
"응?"
도망 못 간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인다. 그야 당연했다.
"렌 씨한테서 왜 도망가ー 꼭 붙어 있을거야!"
도망갈 생각을 하질 않았기 때문이었다. 렌이 다시 못 놓을 것 같다고 했을 때, 못 놓는게 좋다고 했던 코로리는 그런 말을 떠올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파도가 밀려왔다가 쓸려나가며 튜브만 둥실 떴다가 코로리에게 걸려 바다로 나가지 못한다. 렌이 씌워준 튜브를 꼭 붙잡았다. 도망 안 간다고 했으니, 렌이 가둬놓은 튜브도 벗을 생각 전혀 없는 것 같다.
"렌 씨, 저거! 저거 소라 아냐?"
아니다! 코로리는 장난치기 좋아했고, 남자친구라고 피할 수는 없었다. 능청맞게 소라 아니냐며 묻는 목소리에 렌이 자세를 낮춘다면, 바닷물과 인사하게 될 것이다. 타이밍 좋게 밀려온 파도에서 바닷물을 조금 떠다가 찰박하고 뿌려버리려 했으니까! 기분 나쁘지는 않게, 장난이라는 것은 알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물방울들이 튀겠다. 다시 파도로 떨어지지 못한 물방울들은 렌의 앞머리에 맺혀 똑 떨어질 지도 모르겠다.
situplay>1596519100>986 situplay>1596519100>991 간식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로리 간식에 쉽게 회유 안될거야~! 멈칫거리더라도 요조라 꼭 붙잡고 있을거라고~! 앗 번개 번쩍하는 것보다는 천둥 우르릉쾅쾅에 더 놀라는 거려나?! 정서불안 오는 느낌이라니 올해부터 가미즈미에 장마는 오지 않겠습니다. (?) 외강내유..... 외강내유.... 그런 느낌이지?! 그리고 새벽 3시... 한참 활동시간..... 꿈 거미야 일해라~! ( ◠‿◠ )
situplay>1596519100>994 별의 신님이니까 놀라면 안 될거 같기두 하고?! 뭔가.. 별들은 폭발하잖아 () 초신성....이라거나?! 외강내유지만 유가 유 100% 라기보다는 강 30% + 유 70% 인 느낌이려나?! 세이 멘탈 지켜~~ 3번은 그치, 쌍둥이들 일할 시간이지~! 업무 중 연락이니까~!
situplay>1596519100>999 정말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렌이랑 코로리는 얼굴만 붉히다 끝날 거 같아 귀여워 (*´ω`*) 분위기만 수작분위기고 아무일도 없어서 억울한.... 앗 귀여운게 세계최강이면 렌이 최강인데?????? 앗 1번은 현실에서는 아무렇지 않고 호러 장르에서만 극혐이구나! 2번은 그런 것 같아, 속이 단단한 느낌이지?! 3번은 완전 귀여워...... 잠긴 목소리로 전화받는거 진짜 완전 귀여워 。゚(゚´ω`゚)゚。 。゚(゚´ω`゚)゚。
재차 부탁하지 않아도 요조라 역시 나름대로 납득했으니 그 부분은 잘 말해줄 생각이다. 그 동굴 안의 풍경은 조금 무섭긴 했지만 그것까지 포함하여 뇌리에 깊게 남는 풍경이었으니까, 언젠가 찾아올 사람들도 직접 와서 보고 느끼는게 좋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그리고 그런 요청 쯤은 영상 업로드를 허락해준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꼭 제대로 하도록 압박을 넣자고 다짐하며 고개를 작게 끄덕이는 요조라였다.
별 의도 없이 제안한 물놀이에 의외로 아키라가 동의했다. 정말 의외라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 기울인 요조라는 뭐 그럴 수도 있지, 라며 넘기곤 한발 앞서 바다를 향해 걸어갔다. 뒤에서 물건을 정리한 아키라가 따라오는 소리에 힐끔 돌아보고, 주저없이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적시며 그대로 몇걸음 더 나아간다. 경사가 급한 건 아니지만 금새 무릎 근처까지 잠긴 요조라는 금방이라도 넘어뜨릴 듯 넘실대는 파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릎을 기준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는 물살을 가만히 보다가, 아키라의 말에 고개만 돌려 바라본다.
"뭐, 적어도, 떠내려가지는, 않죠... 없으면, 바로 빠지겠지만..."
빠져도 손이 닿는 곳에 튜브가 있으면 잡아서 나오는 것 정도는 가능했다. 그래도 빠지는 건 무서우니까 조심하는 편이었지만. 일순 제법 높고 크게 밀려온 파도에 요조라의 다리가 휘청인다. 그래도 넘어지진 않고 뒤로 두어걸음 물러서게되어, 거리적으로는 아키라 쪽에 가까워진다. 무릎과 발목 중간쯤 잠기는 곳에서 선 요조라는 발이 훤히 보이는 수면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반만 돌려 아키라를 힐끔, 본다. 그리고 다시 밀려오는 파도를 보고, 잠잠하다가, 작게 중얼거린다.
"꼭, 들어가야만 재밌는 곳은, 아니지, 바다는..."
응응, 하듯 혼자 고개를 끄덕끄덕하더니 바다 쪽으로 한걸음 성큼 들어간다. 적당히 물이 차오른 곳에서 서서, 주변을 잠시 두리번거린 다음, 휙 돌아선다. 그런데 그냥 돌아선게 아니라 물에 잠긴 다리를 걷어차 수면을 높게 뒤집어 아키라에게 물세례를 끼얹으면서였다. 눈치가 빨랐다면 피했겠지만, 아니라면 그대로 뒤집어썼을 것이다. 결과야 어쨌든 일을 저지른 요조라는 다시 바다로 돌아서 첨벙대며 물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발이 아슬아슬하게 닿을락말락 하는 곳까지 가서 튜브에 몸을 싣고 나 몰라라, 하듯이 말이다.
말 그대로 튜브가 있으면 떠내려가진 않는다는 것으로 보아 생각보다 물에 약한 것이 아닐까하고 아키라는 생각했다. 우미노카리 때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그것 때문이었던 것일까. 그렇게 추측을 해보기도 하나 그 답을 굳이 묻진 않으며 그는 혼자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납득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무튼 시원한 파도가 그의 두 발과 발목을 적시니 그는 절로 기분 좋게 미소를 지으며 그 시원함을 즐겼다. 바다 근처 마을에 사는 이라고는 하나, 역시 여름엔 바다만큼 좋은 것이 없었다. 워터파크도 있고 스파도 있었지만 바다는 또 다른 느낌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가만히 시원함을 즐기면서 눈을 잠시 감고 있었고 그것이 그렇게 돌아올 거라고는 그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자신의 머리부터 시작해서 온 몸이 물에 흠뻑 젖었고 이내 아키라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두 눈을 떴다. 엄청 큰 파도가 몰아쳐서 자신이 이렇게 되었을린 없을테고 물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키라는 가만히 시선을 고정했다. 그리고 잠시 음. 소리를 내다 아키라는 단번에 물로 뛰어들어 잠수했다.
가까운 곳이 아닌 이상 잠수해서 수영하는 그의 모습이 쉽사리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이내 그는 그녀의 바로 옆이 아닌, 조금 거리를 띄운 근처에서 물 밖으로 빠르게 튀어나오면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우와아아아!"
아마 놀랐으면 놀랐을 수도 있고 아니었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물 밖으로 튀어나오면서 자연히 물이 사방으로 튀었을테니 아마 그녀가 빠르게 대처를 하지 않았다면 그녀 역시 단번에 물벼락을 맞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결과가 어찌되었건 아키라는 재빠르게 다시 물로 머리를 쏘옥 집어넣었고 조용히 침착하게 물 속에서 수영을 하면서 그녀와 거리를 띄우려고 했다. 허나 가미즈미의 바다는 너무나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이었고 자세히 보면 안에서 조용히 움직이는 그의 모습을 찾는 것은 물 밖에서도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렌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왠지 부끄러워하며 좋아하는 말에 렌도 조금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뭔가 꾸며낸다거나 한 말은 아니었으나 그럼에도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건 늘 기쁜 일이었으니까. 처음 모란 꽃송이 장식을 선물했을 때 코로리가 기뻐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매일매일 코로리를 기쁘게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았다.
안 도망간다는 그 말에 렌은 작게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하긴 도망치게 두지도 않을 것이고 도망칠 마음이 생기게도 하지 않을테니까. 언제까지나 같은 마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네…?”
렌이 코로리에게 속은 것은 순식간이었다. 코로리가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려 몸을 숙였다가 코로리가 바닷물을 손으로 떠 뿌려버렸기 때문이다 렌은 놀라 움찔했다가 이내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어 물기를 털어내고는 조금, 무시무시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렌도 사실 한 장난기 하는 사람이었고, 남학생들끼리 바다에 오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서로를 물에 빠뜨리는 일이었다.
“지금 먼저 하신 거에요.”
렌이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코로리에게 다가가 이내 코로리가 입고 있는 비치가디건으로 코로리를 감싸듯 공주님 안기로 들어올렸다. 코로리에게 걸려있던 튜브는 이내 파도 위에 철퍽 떨어지고, 그것을 내버려둔 채 렌은 바다로 찰팍찰팍 들어갔을 것이었다. 물론 진짜로 코로리를 빠트릴 생각은 없었고, 파도가 렌의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곳에서 슬쩍 걸음을 멈췄을 것이었지만.
시작은 과감했으나 역시 차마 던지진 못했다. 응.... 슬며시 다시 내려놔야 하나 속으로 고민했을지도.
>>13 아앗…. 요조라주 해줄 줄 알았다구~~~~ 으윽 두 사람 너무 치명적이게 잘어울림….
>>16 ㅋㅋㅋㅋㅋㅋ 맞아 둘이 너무 수줍음 많고…. 아직 렌이 무리야. 코로리는 역시 못 건들이겠어. 응. 너무 순수하고 귀여워…. 언젠간 잠긴 목소리로 코로리랑 전화하고 싶다는 것이 렌주의 조그만 바람이랄까. 새벽에 자다가 깼는데 언뜻 꿈에 코로리가 나온 것 같아서 조금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코로리한테 전화할 것 같아. 조금 잠긴 목소리로 “코로리 씨… 꿈에 찾아왔어요…? 아닌가, 가짜 코로리 씨인가…” 하면서. 코로리는 밤에 일하니까 밤에 깨서 언제든 전화해도 받아줄 것 같지. 응.
"아는 게 많다기보다는..." 잘 잊지 않는다에 가깝네요.라고 말합니다. 어쩌다 보니 보게 되었던 그 프로레슬링도 안 잊고 말해보라면 다 말할 수 있지 않을까?(그러나 토와주는 모르니까 넘어가자)
"물은.. 마셔봤죠." 뭔가 특이한.. 느낌은 있던데. 정확하게는 모르겠더라고요. 라는 말을 합니다. 그야. 신적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라는 추측은 추측일 뿐이니까요. 토와는 디저트를 몇 개 더 들고옵니다. 슈 종류네요. 에클레어도 있고.. 휘낭시에도 있고... 음음.. 적당합니다.
"아. 코인.. 그거 저는 반지로 교환한 다음에 기념품으로 100개정도는 갖고 있을 생각인데요.." 그럼 나머지 900개가 애매하게 남더라고요. 라는 말을 합니다.
곧잘 별명을 잘 짓고는 했는데,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버렸으니 이제는 세상 온갖 예쁜 말들이 그의 별명이 된다. 외국의 연인들이 서로 애칭으로 달콤한 단어를 붙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아직 그런 단어로 부르기에는 부끄러우니까, 후링부터 시작해 꽃다발까지 예쁜 단어들을 차곡차곡 모아서 렌에게 준다. 국어 시간에 자면 안 되겠다! 문학 시간이라던지, 자느라 듣지 않았던 시간에 배워서 더 많은 표현을 알고 싶어졌다.
"렌 씨, 물고기랑 친구ー?!"
제 장난에 깜빡 속아 바닷물 털어내는 렌을 보고서 꺄륵꺄륵 웃을 때가 아니었다! 물기 털어내는 것을 도우려고 손을 뻗으려고 했는데, 지금 먼저 한 거라며 웃는 표정이 무시무시했다. 렌이 무서운게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일에 긴장해야한다는 예감이 들었다. 물 한 바가지 뒤집어 쓸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몸이 훌쩍 붕 떠버렸다. 꿈 속도 아닌데!
"렌, 렌 씨?"
던지려는 거야?! 나 던져지는 거야?! 당황한 목소리로 렌을 불러보았지만, 튜브가 파도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던데, 아마도 던져질 운명인 것 같았다. 던져지지 않을 방법을 고민해본다. 렌을 재워버리면, 렌 씨가 다칠 수도 있잖아! 나 떨어지는 건 똑같구! 악몽을 꾸게 만들겠다고 협박하면, 그건 내가 싫어ー! 내가 왜 후링 씨한테 악몽 꾸게 해! 고민하는 사이 바다 위 반짝이는 햇빛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렌이 내려놓더라도 풍덩 빠지지 않을 방법은 렌을 붙잡는 것 뿐이다. 코로리는 저도 모르게 렌의 목 뒤로 팔을 꼭 감아 붙잡아 안고, 어깨에 눈 꼭 감고 얼굴을 꼭 묻었다. 떨어지기 싫다고 말 안해도 알겠다. 긴장해 떨지는 않았지만, 그다지 깊은 곳은 아닌데다 렌과 있으니 위험할 일은 없겠지만 태연하게 빠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기사님이라면서어."
투덜거리기만 한다. 빠진다면 숨 꼭 참을 준비는 끝났지만, 일명 '공주님 안기' 를 당하니 렌이 했던 말이 떠오른 것이다. 호타루마츠리에서 렌이 저를 공주님이라고 부르기에, 렌에게는 왕자님과 기사님 중 어느 쪽이냐 물었고 지켜주고 싶으니까 기사님이라구 했으면서어! 그래서인지 더 억울한 것이다. 물론 물에 빠트린다고 지켜주지 않았다고는 못 하겠지만, 물장구 찰박 물세례 한 번이 바다에 풍덩 빠지기로 돌아오다니 억울하다!
>>37 앗 놀리려구가 아니었구나!!? 큰 호시즈키씨 그런 꿈 꿨다고 장난 안 치는구나!!? 놀리려는게 아니라 선물이라면 라인 화면 너머에서 고개 끄덕거리면서 받을거라구~~!! 와아 요조라가 그린 그림 받는다~! (*´∀`*)
>>39 프로레슬링에서 쓰이는구나!!! 몰랐어~! 천둥번개치면 프로레슬링 장면이 사쳐지나가며 좋아하는거려나!!? 아미카도 뭔가 내유의 유가 유 70 + 강 30 느낌이 조금 있어! 3번 다 죽어가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ㅠ 방해금지모드같은거 켜두자!!
>>41 코로리도 무리.... 라고 할까, 그런 생각 안 해본 느낌!!? 굿나잇키스라는게 있으니까, 뽀뽀 정도까지만 생각해본 느낌이려나 ( ´∀`) 코로리도 렌 소중해서 함부로 못 그러겠대, 내 소중한 인간님이야 (*´∇`*) 와아 새벽전화 귀여워 。゚(゚´ω`゚)゚。 꿈이 만들어낸 코로리랑 진짜 코로리랑 구별하는 방법이 있는데, 렌이 전화하는게 귀여워서 나중에 알려주고 싶다 생각해버릴 거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너무 귀여워...... 밤에 일하니까 + 렌 전화니까 당연히 받을거라구! 받자마자 걱정받겠지만. 아직 꿈에 안 가기로한 약속 둘 사이에서 무효가 된 거는 아니니까, 렌 꿈을 볼 수가 없어서 혹시 악몽꿔서 연락했나 싶을거야. 그리고 그런 이유로 렌이 전화한다고 바로 재우진 않아 ( ´∀`) 사진 궁금해서 기웃거리면 둘 몰래 보여줄테니까?! 기웃기웃 귀여워....... 나두 렌이 공포 무서워하면 토닥토닥 해주고 싶다~!
스즈즈 좋은 밤인데 퇴근이 아직이라니 。゚(゚´ω`゚)゚。 얼른 집가서 쉴 수 있으면 좋겠다!!!!
렌은 코로리를 안아올리니 코로리가 놀라는 것에 장난기가 이미 다 채워져서 차마 던지지는 못하고 던질 것처럼 바다 안으로 들어가는 시늉만 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내 정말로 던져질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목을 꼭 껴안고 어깨에 얼굴을 묻는 코로리 탓에 렌은 어쩔 수 없이 몸에 힘이 들어가듯 긴장하고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아니…. 진짜 던지려는 건 아니었어요. 시늉만 하려고 했던 거야, 응….”
렌은 코로리가 끌어안을 거라고는 영 생각하지 않은 탓에, 게다가 기사님이라면서 작게 원망하는 듯한 말에 안절부절 못한다. 코로리를 편하게 고쳐안고 조금 둥기둥기하면서 등을 토닥인다. 파도가 높이 올라올 때마다 코로리의 발이 살짝 닿았다가 떨어졌다.
“미안해요. 내려줄까요?”
코로리가 내려달라고 하면 코로리의 허리 쯤에 오는 물높이에 살며시 내려줄 것이고,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 말대로 들어줬을 것이었다. 렌은 장난이 심했나, 하면서 코로리를 들쳐안느라 내버려둔 튜브 쪽을 쳐다봤다. 물론 튜브가 조금 떠내려가도 금방 가져올 자신이 있었으니 두고 왔던 것이었지만.
튜브는 .dice 1 3. = 1 1. 그 자리에 있음 2. 앗, 도망가려다 걸렸다. 근처에 두둥실 떠있음 3. 깊은 곳으로 떠내려갔다. 수영해서 가져오시지.
>>58 하지만 일상은 늘 언제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르니까….라고 해도 여전히 둘은 소꿉장난처럼 놀 것 같지…? ㅋㅋㅋㅋㅋ 귀여우니까 뭐든 오케이지만. 아니 구별법 있는데 안 가르쳐주는 거냐구 ㅋㅋㅋㅋㅋㅋ 귀여워. 맞아 아직 꿈에 오면 부끄러워할거라구. 걱정하던 코로리가 렌의 말에 풀리는 것도 귀여울 것 같아~ 그래도 아마 잠긴 목소리로 비몽사몽 엉뚱한 소리하면서 전화하다보면 렌은 다시 잠들거라구. 기웃기웃 귀엽다니 장난꾸러기 코로리도 귀엽다구. 서로 무서워할때마다 토닥토닥 해주기…응.
>>52 "잘 안 잊는다면 그게 더 대단한 것 같은데요? 잊고 싶은 기억을 잊지 못하니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망각이란건 큰 축복이라던가, 아미카는 망각이라는게 없었다면 자신이 지금보단 좀 더 어두웠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이것저것 잔인한걸 많이 봤는데도 망각하지 못하니 말이다. 아미카는 그런 뒤 치즈 컵케이크를 한입에 먹었다. 짭짤한 맛이 나쁘지 않았다. 처음 먹어본 것인데도 말이다.
"이거, 맛있는데요? 치즈 케이크란게 의외로 맛있었네요~!"
아미카의 예상과는 다른 맛에 꽤나 신기한 느낌이었다. 물론 빠르게 삼켜버리긴 했지만.
신적인 무언가가 느껴졌다라.. 아미카는 미각이 둔해서 그런지 정말 평범한 물 맛만이었다. 신이랑 관련된 물이라면야, 마시다가 신통력 같은거라도 받으면 좋겠네요~. 그런 엉뚱한 소리나 했다.
"아.. 토와 선배께서 우승도 하셨었죠? 역시 대단하신 것 같아요! 아마 그건 통조림 같은게.. 미래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오.."
"은근히 맛이 괜찮더라고요." 예전에 제리가 좋아하는 에멘탈 모양으로 만들어진 치즈케이크도 먹어본 적 있었다는 말을 하네요. 그러다가 신통력 같은 거라도 받으면이라는 말에 신통력이라~ 라고 말하며 포크를 살짝 내려놓으면 달각하는 소리가 조금 납니다.
"맛에서 느껴졌다기보다는.. 그렇죠?" "공간이 그렇다~ 같은 감상이니까요." 우승을 했다는 말에 트로피는 장식용이고... 반지 교환해야하고... 100개는 통조림용으로 해두고 나머지 900개를 어떻게 할지 고민이니까요? 장난스럽습니다. 아. 누구랑 배팅할 때 자신에게 올인하라고 해서 그 존재도 이득이고 나도 이득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라고도 생각하나요?
어느 정도 거리를 벌리고 도망간 요조라가 뒤를 돌아본 건 풍덩 소리가 난 후였다. 거기엔 수면에 물거품만 일어나고 있을 뿐, 아키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탁 트인 해변이기에 어디 숨었다는 건 생각할 수 없다. 그럼 물 속으로 들어온 건가? 싶어 주변을 두리번거리려는 그 때, 예고 없이 튀어나온 아키라로 인해 물보라가 확 일었다. 갑작스러운 등장보단 물을 그대로 뒤집어쓴 것에 놀란 요조라가 눈을 크게 뜨고 깜빡거린다.
"?!"
뭐지, 지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한순간이지만 혼란 그 자체이던 요조라는 곧 손으로 얼굴의 물기를 쓸어내리고 정신을 붙잡는다. 어차피 다 젖을 생각이었으므로 물 맞은 건 상관없지만, 설마 아키라가 마히루나 할 법한 장난을 칠 줄이야! 역시 사람은 두고 봐야 한다고 생각하며 재빠르게 주변을 돌아본다. 뒤돌아있던 좀 전과 달리 물살이 잔잔하고 맑아서 조용히 도망가는 아키라를 포착할 수 있었다.
"흐음... 도망을 가시겠다...?"
튜브에 턱을 괴고 도망치는 아키라를 응시하던 요조라는 살짝 나쁜 생각이 들어 히죽, 하고 웃는다. 그리고 조용히 발을 움직여서 아키라의 뒤를 따라간다. 이미 어느 정도 거리가 벌어져 있었지만, 물 속이라면 요조라도 제법 속도를 낼 수 있다. 요란스럽지 않게, 그러면서 재빠르게 뒤를 따라가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숨을 꾹 참고 물 아래로 들어간다.
그리 깊지 않은 수심에서 목표를 포착한 요조라의 손이 잽싸게 아키라의 발목을 낚아채려 하고, 잡힌다면 한번 쭉 당겼다 놓고 실패했다면 그대로 올라가 다시 튜브를 꼈을 것이다. 그리고 숨을 고르며 아키라의 반응을 보기 위해 그 쪽을 쳐다본다. 키득키득 웃는 얼굴을 하고 말이다.
진짜 던지려는 건 아니었다며, 시늉만 하려고 했던 거라며 말하는 렌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리려고 했다. 안고 있는 팔에서 힘도 조금 빠졌고, 렌의 말을 그대로 믿는듯 눈을 맞추려고 했다. 그러려는데, 타이밍도 나쁘지! 렌이 편하게 고쳐안는게 던지려는 건 줄로만 알고서 다시 꼭 팔에 힘 들어간다. 렌이 안아들고 있으니 몸 움찔거린 건 다 들켰을테고, 높이친 파도에 발이 스치면 또 움찔거렸다. 잘 놀라서야, 코로리는 등 토닥이는 손길에 조금 진정되고서야 다시 렌을 바라볼 수 있었다.
"…내려준다가, 던지다는 아니지이?"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했는데 혹시나 싶은가보다. 코로리는 영 렌을 놓지 못하고서 있더니, 고개를 두리번거린다. 튜브를 찾고 있는 것 같은데, 튜브는 처음 툭 떨어졌던 그곳에 덩그러니 떠 있었다. 파도에 밀려올라갔다가 쓸려내려왔다가를 반복하며 그 자리에 있다. 튜브 없이 내려가고 싶지는 않아, 선뜻 내려가겠다고 하질 못 했다. 렌 씨 고래 친구 만들어버릴 거야. 내려가지도 못 하고 있으면서 물세례 한 번 더 크게 치겠다고 다짐이나 한다!
"나, 튜브 없으면 못 내려가겠어ー"
부끄럽다! 설레서나 두근거려서가 순전히 수영 못하는게 무서워 튜브 없이 바다에 못 들어가는게 부끄러웠다. 이번에는 바다에 빠질까봐서 렌에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자포자기한 심정이 되어 힘 빠진 듯 렌에게 톡 기대었다. 코로리를 돌아본다면 귀가 빨갛겠다. 우물거리며 말을 작게 덧붙인다.
제법 관찰력이 좋고 눈썰미가 좋은 그녀이기에 필시 방금 있었던 일을 파악하고 자신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아키라는 정말 물 속에서 열심히 발을 움직였다. 렌만큼은 아니어도 자신도 어쨌든 바다 근처의 마을에서 태어났고 자랐을 뿐더러 워낙 물이 많은 환경에서 자랐기에 수영은 어느 정도 자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그게 절대로 선수급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맑은 물 속을 수영하며 조용히, 조용히 거리를 띄우려고 했으며 걸리지 않기 위해 숨을 꼬옥 참고 물 속에서만 움직였기에 그는 요조라가 바로 뒤에서 따라오는 것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이내 갑자기 자신의 발목이 잡히자 그는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가볍게 발버둥을 치다가 살며시 고개를 뒤로 돌렸다. 바로 쭉 당겨지자 그는 얼떨결에 몸이 붕 떠올랐다. 당연히 그녀가 금방 놓였기에 완전히 물 밖으로 끌려가는 일은 없었지만 정말 크게 놀랐는지 물 밖으로 빠져나온 눈동자에 살짝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
정말로 근처까지 온 요조라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키라는 두 눈을 깜빡이며 그저 물 속에 잠겨있는 입으로 거품만 보글보글 올렸다. 일단 저렇게 웃는 모습은 처음 본 것 같지만 그런 건 둘째치고 저것이 정말로 웃는 게 웃는 것이 맞는가 싶어 그는 두 눈을 깜빡였다.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알 수 없어 괜히 거품만 더 보글보글 올리다가 그는 온전히 일어선 후에 요조라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일단 묻는 건데... 지금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상황은 아니죠?"
대답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자신이 놀래킨 것은 맞고, 그로 인해서 그녀가 물에 젖은 것도 맞으니 아주 살짝 긴장한 것이 얼굴에 드러났을 것이다. 어쩌겠는가. 지금껏 저렇게 웃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으니 그게 참 낯설면서도 약간 불안함을 부르는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원래 잘 안 웃는 이가 웃으면 엄청나게 무섭다고 하지 않는가.
>>62 절대 무리 금지니까!!! 캡틴은 현생 잘 챙기는 거 같아서 크게 걱정은 안 하지만서두!!!! ( ´∀`) 미리 이벤트 고맙다구~~!
>>65 맞아, 코로리가 지금 해보고 싶은건 렌 쓰다듬기라구 (*´∀`*) 맞아, 언젠가 할 수도 있는거구 지금도 귀여우니까 좋아~! 구별법 알려주면 다음에는 코로리 꿈 꿔도, 꿈 속 코로리인거 알구 전화 안 할 거 아냐!!! 좋아하는 사람이 내 꿈 꿨다구 전화하는게 얼마나 귀여워!!!!!!!! 하지만 렌이 잘 잤으면 하니까 결국 알려주긴 할 거 같지?! 렌이 그런 이유로 전화했다구 하면 걱정 풀리다 못해 무슨 꿈이었냐구 물어보면서 신나할걸~! 그러고서 렌씨도 내꿈에 나와달라 하려나 (*´∀`*) 다시 잠드는 거도 귀여워.... 렌씨? 렌씨ー? 하고 부르다 숨소리만 들리면 잘자라구 인사하고 코로리는... 다시 일하러.... ㅋㅋㅋㅋㅋㅠ 렌 무서워하면 꼭 안아주고 토닥토닥해줄거니까~~!
>>79 ㅋㅋㅋㅋㅋㅋㅋ 뜬금 양머리 요조라 갑자기 나와서 웃었다구 ㅋㅋㅋㅋ 물론 양머리한 요조라 귀엽기도 하니까.
>>81 렌 쓰다듬으면 곱슬머리니까 복실복실 할거라구~ 무릎베개같은 것도 해보고싶고 소소하게 애정행각 귀여우니까~ 구별법 알려주면 아무래도 전화 안하겠지...? 그야 코로리 일하는 걸 응응 ㅋㅋㅋ 잠깐 깨서 전화하다가 잠든다고 그렇게 영향 있는 건 아니니까. 잠결이기도 하고. 분명 엉뚱한 꿈이야기 중얼중얼 하다가 꿈에 나와달라고 하면 "응.... 갈게요...."할 것 같지. 가지도 못하면서~~ 코로리 일하러 가는거 너무 귀엽고 안쓰럽구 ㅋㅋㅋ큐ㅠㅠㅠ 렌 무서워도 무서운 티 안내려고 할 것 같다구 코로리 앞에서는. 물론 다른 이들 앞에서도 그러지만. 그래도 티가 나는 게 어쩔 수 없는 점이라고 생각해.
>>85 작은 호시즈키씨는..... 큰 호시즈키씨가 있을 때 구별용이니까?!? 오로라 라는 별명도 지었으니까, 요조라가 작은 호시즈키 같을 때가 아니면 잘 안 나올 거 같구.... 코로리의 별명에도 나름 철학(?) 규칙(?) 이 있다구~! (*´∀`*)
>>88 헝클여보고 예쁘게 정리해보고 렌이 코로리에게 하듯이 톡톡 해보고도 싶두 。゚(゚´ω`゚)゚。 코로리 무릎에 렌..... 언제 하느냐가 중요하긴 하지만 뽀뽀 받을지두 몰라?! 무릎베개하면 뭔가 자려는 거 같구, 그럼 굿나잇키스라면서 뺨에 해줄지도!!!?!? 일.... 안 하라구 할수가 없다...... 꿈에 와준다고 하는거 너무 귀여운데 구별법 알려주면 못 듣겠지..... ( ◠‿◠ )...... 잠의 신이 자는 잠이나 꿈을 돌봐줄 수 있는 존재는 없으니까........ 정말로 렌 나오면 우연이겠지. 다음날 만나면 정말로 나왔다구 신나할거야 ( ´∀`) 코로리 앞에서는 티 안내려는거 귀여워 ㅠㅠㅠㅠㅠㅋㅋㅋㅠㅠㅠ 어쩔 수 없이 티나는 것도 귀엽구..... 아마 티 나면 아무말 않고 안아줄테니까~!
아키라가 물 많은 환경에서 자랐듯, 요조라도 어릴 때부터 가족과 꾸준히 워터파크며 바닷가며 놀러다녔기에 튜브 끼고 하는 물장구도 제법 능숙했다. 그 결과 무사히, 라고 할까, 목적대로 아키라의 발목을 잡아 놀래키는데 성공했다. 딱 잡은 순간 발버둥을 치는 모습이나 나와서 보이는 놀란 눈을 보고 어찌 안 웃을 수 있을까! 물론 요조라의 웃는 얼굴이 아키라에겐 또다른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는 걸 깨닫는 건 조금 이후였다.
약간 위험천만한 장난이었지만 아키라는 무사히 물 위로 나왔고, 얼이 빠진 듯한 모습에 요조라는 작게 키득이는 소리를 흘렸다. 아, 비슷한 장난 한번 해보니 마히루가 왜 그렇게 자신을 가지고 노는지 알 것도 같다. 확실히 저런 반응이면 재미 없을 수가 없지. 순수하게 재밌어서 웃던 요조라는 아키라의 말에 에? 하는 표정을 짓는다. 웃는게 웃는게 아닌 상황? 잠시 잘 모르겠단 표정으로 아키라를 바라보던 요조라, 곧 이해하고 푸흐, 한다. 그런 건 아니긴 했지만, 지금은 그냥 순순히 대답해주긴 또 싫어서, 튜브에 한 팔을 올려 턱을 괴고 웃는 얼굴로 되묻는다.
"그거, 맞는데요... 하면, 어쩌려구요?"
히죽, 하고 가늘어진 눈매나 입술이나, 영락없이 짖궂음 그 자체인 표정으로 그렇게 되물은 요조라는, 이내 작은 웃음소리 다시 내면서 발장구를 쳐 아키라와 거리를 살짝 벌린다. 유유자적, 이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릴 듯이, 얕은 파도와 튜브에 몸을 실은 채로 말한다.
"제가, 먼저 시작한 장난이고... 재미있었으니까, 딱히 화라던가, 나지 않았어요... 안심...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흐흐흥. 웃는건지 흥얼대는 건지 모를 소리를 내고 둥실둥실 물 위를 떠다닌다. 아키라에게 장난을 치며 노는 것도 재밌지만, 역시 둘이라면 코세이와 함께가 더 좋았을 거 같다. 여름이 끝나기 전에 한번 말이나 꺼내볼까, 그런 생각을 하며, 아키라를 향해 스윽 돈다. 이번엔 손으로 수면을 훑어 아까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높은 물살을 끼얹는다. 촤악 솟구치는 물소리 뒤로 키드득 웃는 소리 섞인다. 그리고 다시 멀찍이 떨어지기의 반복. 멀리서도 보일만큼 선명하게 웃는 얼굴을 한 요조라는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게 분명해 보였다.
그거 맞는데요라고 하면 어쩔거냐고 해도 아키라는 무슨 말을 하거나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야 맞으면 맞는거니까. 거기서 자신이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 긴장을 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잘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기에 더더욱. 그래도 보아하니 화가 났다거나, 기분이 나쁘다거나 하는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말하자면 평소에는 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조금 신기하다고 느끼는 것이 더 컸다.
"뭐, 그렇다면 다행이...읍?! 쿨럭! 쿨럭!"
뭔가 말을 하려는 와중 갑자기 끼얹어지는 물살 공격에 그는 살짝 물을 먹으면서 콜록, 콜록 소리를 냈다. 짠내가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바닷물을 제대로 마신 모양이었다. 갑자기 이렇게 장난 모드로 나온다 이거지? 확실히 바다에 오면 이렇게 노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자신도 그렇게 놀 때가 많았다. 어떻게 할까 가만히 생각을 하던 아키라는 이내 다시 물 속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허나 이번엔 깜짝 놀래킬 생각은 없었다. 한 번 했던 것을 다시 한다고 한들 먹힐리가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물 속을 통해서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가려고 했을 것이다.
만약 그녀가 가까워졌다면 그는 잠시 물 속에서 쭈그러앉아있다가 정말로 빠르게 물 밖으로 헤엄쳐 나오면서 자연히 위로 올린 두 팔을 이용해 있는 힘껏 물 속에서부터 물 밖으로 물을 힘껏 올려쳤을 것이다. 아마 꽤 커다란 물줄기가 하늘로 솟았다가 방울이 되어 비가 내리는 것마냥 우수수 떨어졌을 것이다.물론 자신도 흠뻑 젖는 행위였지만 상대에게 복수 및 공격을 하기엔 이런 것이 또 없었다.
만약 가까워지지 않았다면? 그러면 정말 필사적으로 그녀와의 거리를 좁히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정 안되면 포기하고 다시 물 밖으로 나왔을테고.
어느 쪽이건 아키라는 피식 웃으면서 꽤 즐겁다는 듯이 웃음소리를 냈을 것이고 요조라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원래는 당장 수영까지 할 생각은 없었지만... 어쩌다보니 이렇게 되네요. 그럼 저는 슬슬 본격적으로, 제대로 수영을 즐길까 싶은데, 호시즈키 씨는 어쩔 건가요?"
아, 이번엔 물을 좀 먹인 모양이다. 도망가는 뒤로 아키라의 기침 소리가 들려온다. 슬쩍 돌아보니 맞고 먹은 것 외엔 없는 듯 하다. 그럼 안심하고 도망가야지, 라며 요조라는 한마리 해파리처럼 수면을 가로지른다. 그러다보니 조금 더 깊은 곳으로 가게 됐지만, 물살이 세지 않아 돌아가는데 문제는 없을 테다.
발이 닿지 않아도 딱히 불안해하지 않으며 넘실대는 물살에 몸을 맡기고 있는데,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 슬그머니 뒤를 본 요조라는 또다시 아키라가 없는 걸 깨닫는다. 또 물 밑인가 싶어 내려다보려고 했지만, 아키라가 좀 더 빨랐다. 요조라가 수면을 보기 직전, 튀어나온 아키라로 인해 솟구친 물이 얼굴을 강타한다. 직전에 재빨리 눈을 감고 고개를 살짝 숙였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아키라처럼 물을 한가득 먹었을 뻔 했다. 하지만 어지간히도 많은 양의 물이 쏟아진지라 한층 더 흠뻑 젖어버린다. 이거 돌아가서 머리 감으려면 꽤나 고생 좀 하겠다고 생각하며, 요조라 역시 소리내어 웃었다. 아하하, 하고.
"물개? 아니 고래? 무슨 수중 생물도 아니고, 왜 자꾸 물 밑에서 튀어나오나요. 시미즈 씨. 참 나."
웃으면서 말을 하는 그 일순, 잠시일까, 요조라의 말투가 보통스러워졌다. 오래된 테이프처럼 끊기지도, 늘어지지도 않는 보통 사람들 같은 말투였다. 그 차이를 아키라가 눈치챘을지 어땠을지 모르지만, 어이없어하며 키득대는 얼굴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손으로 엉망이 된 앞머리를 정리하다가 힐끔, 아키라를 보곤 피식, 하고 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이제 어떻게 할 거냔 물음을 듣자 뭔가 생각에 빠진 듯 표정이 바뀌었지만.
"그러면, 어쩔까."
요조라가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으니 저멀리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 들린다. 요루~! 짧고 간결한 부름은 마히루의 것이었고, 덕분에 요조라는 길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었다. 한 팔을 들어 마히루가 있는 쪽으로 휘적거리고, 아키라를 향해 대답한다.
"마침, 부르고 있으니, 전 이만 돌아가죠. 원래부터 그러려고 했고..."
우연히 만났던 것 뿐이니 이제 다시 각자의 용건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전혀 문제될 건 없다. 요조라는 돌아가겠다고 말하곤 물 속에서 발장구를 쳐 천천히 해변가로 향한다. 그러다 잠시 멈추더니, 튜브를 빙글 돌려 아키라를 보곤 말했다.
도련님, 이라는 발음에 유달리 악센트가 느껴졌다면 기분 탓이 아닐 것이다. 그렇게 말하고 발이 닿는 곳까지 간 요조라는 멀리서나마 또 한차례 물을 끼얹는다. 그 물살이 아키라에게 닿았을지 어땠을지 모르지만, 그 뒤에서 메롱, 하고 혀를 내밀고 종종걸음으로 물에서 나가 마히루가 부른 쪽으로 가는 요조라가 있었을 것이다.
앗 그래도 받아주긴 하는구나 :3 왠지 코세이 엄청 저텐션으로 반응할거 같은걸~ ㅋ.ㅋ 요조라는 한번 잠들면 저세상급으로 자니까 어지간하면 방해 받을 일이 없는데, 잠이 약간 얕아지는 때에 걸리면 잘 깨게 되는 타입이라~ 그 타이밍에 누군가 깨웠다? 그럼 일단 째려본다 무지막지 째려본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일단 용건을 물어보긴해~ 용건에 따라 반응 또 달라지고 그렇지~ 어쩌면 코세이한테도 그럴지 몰라...?
확실히 엄청나게 저텐션이고 ... 사실 일상하면서 보여주는 모습은 밤이거나 좀 활동적인 곳에서 만나는 모습이라 그렇지 학교에서 디폴트는 말 없이 창 밖 보고 있거나 자거나 둘 중 하나 ... 앗 코세이가 요조라 자는걸 깨울 일은 없겠지만 옆에서 구경 하다가 깨우면 머리 쓰다듬으려다가 깨웠다고 미안하다고하는데 노려보면 또 시무룩해서 앉아있을듯 하네욬ㅋㅋㅋㅋ
역시 그렇지~ 그래도 나중에 일상에서 디폴트 모습도 보고싶네~ 요조라도 보고싶대! ㅋㅋ 사실 상대가 코세이인거 확인하면 표정 싹 풀고 코세이라면 괜찮다고 베시시 웃을걸~ 비몽사몽 할 때가 약간 취했을 때랑 비슷해서~ 쓰다듬어달라거나 무릎 베개 해달라고 살짝 조르는 것도 나올 수 있고~
오 그럼 디폴트는 천천히 보기로 하고~ 맞지 맞지 아주 그냥 코세이 한정 개냥이가 되어버리는거야~ 그리고 잠 깬 후에 부끄러워서 주금! 할지도~ ㅋㅋㅋ 사실 싫어하는게 아니라 부끄러운거래~ 요조라가 보기에도 너무 귀여운 걸로 비유를 하니까 괜히 부끄러워서 아닌데 '3' 한 거래~ 다시 말해주면 지금은 반응 달라지지~
"들키지도 않고 문제되지도 않는 법이니까요." 세간 사람들은 그걸 공부라고 합니다.... 나중에 먹어볼까라는 말에 잘하는 곳은 호불호의 영역 빼면 다 맛이 괜찮긴 하지요.. 라고 말하면서 디저트를 먹습니다. 달달하면서도 딱 적당한 맛이어서 많이 들어가네요. 구름처럼 폭신하고 달콤한 수플레도 먹어보다가 아미카의 질문을 듣습니다.
"예?" 반지를 주고 싶은 상대방이 있냐는 물음에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음.. 아직은 없지요?" 조금 고민을 하지만 아직은 없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거짓말은... 아니죠.
"그럼 이타니 양도 만일 1등을 하거나 배팅이 대박나서 반지를 얻었다면 주고 싶은 분이 있나요?" 물음을 받았으면 돌려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코로리가 화가 나거나 하지는 않고 잠시 겁은 먹은 느낌이었기에 렌은 조금 숨을 얕게 내쉬며 안도했다. 그래도 생각보다 겁을 먹는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하면 조금 실례이려나. 게다가 자신을 꼭 끌어안으면서 매달리는 모습이 한 편으로는 기껍고 좋아서 렌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코로리를 더 괴롭히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자신이 아주 나쁜 사람이라도 된 것 같았다. 그런 마음은 꾹 눌러 담았지만서도.
"코로리 씨, 저 못 믿어요?"
괜히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왠지 내려주지 않고 이대로 깊은 바다까지 풍덩풍덩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그럼 정말 못 믿을 사람이 될 것 같아 이내 걸음을 얕은 파도의 튜브가 있는 곳으로 돌린다. 코로리를 물에 빠뜨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까의 장난의 복수는 이미 한참 해버린 것 같아서 이제 내려주기로 한다.
"수영 못하는 코로리 씨도 충분히 귀여우니까 괜찮아요."
웃음기 어린 목소리이다. 이제는 힘이 빠진듯 몸에 기대는 코로리의 체온이나 무게가 온전히 느껴지니 민망하고 쑥쓰럽다. 렌은 튜브 안에 코로리를 조심히 내려놓았다. 수영을 잘하든 못하든 코로리니까 그래서 좋은 것이었으니까.
"이제 튜브 씨 만났으니 안 무섭죠?"
놀리듯한 말이었으나 얼른 들어가자는 듯 렌이 튜브를 잡고 살살 끌어당긴다. 이미 렌은 코로리를 놀린다고 허벅지까지 바닷물에 다 젖은데다가 코로리에게 물도 찰박 맞았지만 코로리는 발끝만 살짝 젖은 상태일 뿐이었다.
여름방학도 이제 거의 막바지인 어느 새벽, 곧 있을 공모전에 낼 그림을 그리던 요조라는 문득 바다 생각이 났다.
"흐으음..."
어째서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그리고 있던 그림의 배경이 바다라서 그랬을 수도, 얼마 전 물놀이가 인상 깊게 남아서 그랬을 수도 있다. 바다 다음으로 떠오른 건 사귄지 얼마 되지 않은 자신의 연인이다. 호타루마츠리 이후 제대로 된 데이트란 걸 했었나. 방학이라 해도 아주 놀기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보니, 그리 시간이 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모처럼인데, 서로 추억이 될 만한 일 하나쯤은 있어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생각은 곧 요조라가 폰을 집어들게 만들었고, 새벽이지만 자신처럼 깨어있을 코세이에게 라인을 보낸다.
[바다, 놀러가지 않을래요?] [둘이서]
용건만 짧고 간단히 보내는 건 이전이나 지금이나 다를게 없다. 좀 다른 점이라면 가족들과 얘기할 때나 쓰던 그림 이모티콘을 하나씩 덧붙이게 되었다는 걸까. 지금도 벽 뒤에서 기웃거리는 고양이 이모티콘을 하나 덧붙이곤 대화방을 열어둔 채 대답을 기다린다.
그런 오해는 받고 싶지 않아서 렌에게 꼭 기대고 있다가도 휙 몸을 떨어트렸다. 렌이 안아올리고 있어서 올려다보지 않아도 눈높이가 맞았다. 코로리는 고개를 뒤로 넘기지 않고 바라만 보는데도 눈이 맞는다는 것도, 언젠가부터인지 모르게 렌을 꼭 안고 있었다는 걸 이제 알았다. 그래서 못 믿느냐는 장난스러운 목소리에 조금 놀라고, 그런 오해는 억울하단 듯 눈썹 처져있다가 얼굴을 붉혔다. 자연스럽게 안고 있던 팔이 어색해져서 손가락 끝을 꼼지락거렸다. 등이나 다리 아래로 렌의 손이 있단 것도 이제야 의식됐다. 공주님들은 대단한 사람인가봐. 이런게 안 부끄러운가봐ー.
"나 렌 씨 못 믿으면, 아무도 못 믿으니까."
작은 목소리로 우물쭈물 이야기하고서는 다시 톡 기댔다. 몸에 힘을 못 넣을 만큼 부끄러웠다. 머리가 아득하게 핑핑 도는 것 같아서 기대지 않고서야 몸 가누질 못할 것 같았다. 숨쉬기도 조심스러워져졌다. 뺨이 렌의 어깨에 닿으니 제 뺨이 너무 뜨거운 것 같았다.
"수영 잘 하는 렌 씨도 귀엽잖아."
조금 투덜거리는 억양이다. 수영 못 해도 잘 해도 귀엽다면, 수영 잘 하는데 귀여운 것이 훨 이득 아닌가! 그러니 다시 튜브에 쏙 내려진다. 바닷물 아래로 쌓인 모래를 딛고 제 발로 서니까 드디어 고래 친구 만들어버릴 거라는 거 진짜니까! 이런! 내려오자마자 렌에게 첨벙 물세례를 씌우려고 했다! 아까보다 훨씬 많은 양이었다. 코로리는 이제야 머리 끝과 가디건 아랫자락이 젖어가는데 렌은 물에 빠진 생쥐로 만들어버리려나 보다.
"응, 렌 씨보다 튜브 씨가 더 좋…은 건 아니지만. 튜브 씨 엄청 좋아!"
그리고 입술 삐죽거렸다. 렌보다 튜브가 더 좋다니 말하려고 했는데, 그건 아무리 토라져도 못할 거짓말이었다. 렌보다 더 좋은 무언가라니, 그런 건 없었다. 그래도 튜브가 엄청 좋다며 꼭 붙잡았다. 그렇다고 렌이 끄는대로 가지 않는 것도 아니라, 렌의 옆에 가지 않겠다고 홱 돌아서지도 못한다. 어떻게 그래!
여름방학도 막바지, 그렇다는 것은 여름도 끝나간다는 의미이다. 여름방학이 끝나는 것은 항상 아쉽지만, 동시에 여름도 끝난다는 말이니까 조금은 마음에 들지도 모른다. 여느때와 같이 방에 한가득 천구를 띄워놓고 이것저것 보고 있던 와중에 핸드폰 진동이 울린다. 이 시간에 메세지를 보낼 사람은 몇 없는데. 살짝 기대를 안고서 메세지를 확인하자 그 기대감은 정확히 적중했다.
[바다 ... 가는건 좋은데.] [지금요?]
지금은 새벽이라서 바다를 가려면 꽤나 걸어가야하는데. 물론 바로 근처에 바다가 있어서 걸어간다고해도 엄청 힘들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걱정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밤바다 구경도 꽤나 괜찮다고 느껴졌기에 [그럼 지금 갈까요?] 라고 답장을 보내려고 전송을 누르기 직전에 고양이 이모티콘이 눈에 들어온다. 귀엽네, 라는 생각과 함께 나도 뭐라도 같이 보낼까하다가 ... 이런거엔 돈을 쓴적이 없어서 기본 이모티콘 밖에 없는 내 키패드를 보고선 작게 헛웃음을 흘리며 전송 버튼을 눌렀다.
사실 밤바다니까 내가 신력을 이용해서 슉, 하고 이동해도 볼 사람은 아무도 없을테니 ... 그렇게 가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어차피 둘 다 밤이 주 활동 시간대니까 내일 피곤할 걱정은 안해도 괜찮고. 애초에 방학이라 쉬는 날이다. 작은 크로스백에 저번에 길을 가면서 사뒀던 선물 같은 것들도 넣은채로 답장이 오기를 기다린다.
그림 그리기도 멈추고 라인을 기다리고 있던 요조라, 어찌나 폰에 집중했던지, 뒤에서 마히루가 살금대며 들어오는 것도 몰랐다. 지금 갈까요, 라는 의외의 대답에 요조라가 어쩌지, 하고 고민하고 있으니, 몰래 들어온 마히루가 툭 끼어든다.
"요 꼬맹이들, 한밤중에 어딜 나가려고?" "으히익!?"
어지간한 걸론 놀라지 않는 요조라였지만, 아직 마히루에겐 당해내려면 멀었는지, 흠칫, 이 아니라 완전 깜짝 놀라며 얼결에 폰을 놓친다. 그 틈을 노려 요조라의 폰을 낚아챈 마히루는 가늘게 뜬 눈으로 요조라를 바라보고, 요조라는 시선을 피하며 머뭇댄다. 남매의 머릿속에 각자 무슨 생각이 오갔는지 모르겠지만, 곧 마히루가 요조라에게 폰을 돌려주며 말한다.
"내일 오후에 가면 어때. 필요하면 데려다 줄 테니까." "알았어... 일단, 물어보고..."
왠일로 순순히 대답한 요조라는 조용히 키패드 위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지금은 너무 늦었으니까] [이따 오후에요] [점심 지나서]
라인 하나하나, 마히루가 감시한 건 아니지만, 요조라가 심히 찔렸다는 건 사실 아닌 사실이었다. 일단 그렇게 보내놓고 그림을 마저 마무리 짓고 있었다. 라인은 라인이고, 공모전은 공모전이었으니 말이다.
나갈 준비는 다 끝마쳤는데 답장은 오후쯤에 가자는 얘기가 나왔다. 하긴 너무 늦은 시간이라 나가기 애매하긴 했지. 그래도 넣어둔 물건들은 내일 오후에 가져가면 되니까 다시 방 한구석에 조심히 내려놓고 답장을 보낸다.
[그럼 이따 오후에 봐요] [도시락 싸줄테니까 이따 같이 먹을래요?]
점심 지나서라는 말에 눈길이 가서 도시락을 싸갈 생각을 해본다. 집에 있는 재료는 ... 엄청 많은 것은 아니지만 얼마전에 장을 봐서 적당한 수준으로 있었고 그래서 호화스럽게는 안되겠지만 둘이서 충분히 먹을만큼은 만들 수 있었다. 아니면 사먹는게 좋으려나.
[바쁠테니까 이따 보기전에 연락해요.]
공모전이라던가, 그런게 있다고 들었기에 나랑 연락하는 것보단 그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메세지를 보내놓고 핸드폰을 내려놓는다. 아, 일하기 싫다.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었다. 밤하늘이 밝아오자 나는 방을 나와서 바로 부엌으로 향했다. 잠을 안자서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하루 정도는 버틸 수 있다. 앞치마를 두르고서 여러가지 음식을 만든다. 샌드위치랑 치킨 샐러드, 오니기리 등으로 알차게 구성한 도시락은 만드는데도 얼마 안걸리니까. 가볍게 먹을 수 있는거라 어디 앉아서 먹기도 편한 것들이었다. 도시락 준비를 끝내고 잠깐 눈을 붙인 나는 한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했다.
[바닷가에서 볼까요?]
메세지를 보내놓고 평소 입는 외출복으로 갈아입은 나는 마지막으로 어젯밤에 챙겨둔 선물들을 한 손에 들고서 바닷가로 향했다. 마츠리 이후 첫 데이트라고 생각하니 조금 떨리면서도 설레는듯 했다.
굳이 점심 지나서, 라고 말한 건 뭔가 챙길 수고를 덜게 하려는 생각이었는데, 코세이로부터 온 답장에 도시락이라는 말이 들어있자 그만 혹해버린다. 연인이 직접 만든 도시락에 혹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라인 너머로 눈을 반짝거리던 요조라는 이내 마히루에게 들킬새라 표정 관리를 하고 얼른 답장을 보낸다.
[도시락 먹을래요] [응 이따 봐요]
귀여운 고양이가 반짝거리는 눈빛을 보내는 이모티콘을 덧붙이곤 마저 그림에 집중한다. 이따 오후에 나가려면 새벽 중에 그림을 완성하고, 오전에 제출해야 시간을 맞출 수 있을 터. 폰을 내려놓은 요조라는 묘한 의욕으로 눈을 빛내며 그림을 순조롭게 완성해갔다.
예상대로, 아니, 예정대로 그림을 완성하고나니 어느새 창 밖이 환하다. 벌써 아침이야?! 라며 시간을 확인하니 제법 이른 시간이라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요조라는 요조라대로 외출 준비를 하고, 완성된 그림의 제출은 마히루에게 맡기려는데 대뜸 마히루가 뭘 내민다.
차가운 기운이 풀풀 흐르는 레몬에이드가 가득 담긴 텀블러를 챙겨주는 마히루의 정성에 요조라는 왠일이냔 눈으로 바라보다가 딱밤을 맞을 뻔 한다. 용케 그걸 피하고, 때마침 날아온 코세이의 연락에 답장을 한다.
[저번에, 갔던 거기서 봐요]
저번이라 함은 풍경이 인상적이었던 그 음식점 너머의 바닷가를 뜻했다. 거기, 제법 멀어서 사람들이 어지간하면 잘 오지 않는 곳이었으니까, 둘이 있어도 별다른 방해를 받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장소 지정을 마치자 늦을새라 서둘러 집을 나선다.
버스도 늦지 않게 제때 오고, 오늘따라 발걸음이 가볍다고 생각하며 그 바닷가 근처에 다다랐을 쯤, 먼저 도착한 듯한 코세이를 발견하곤 종종걸음으로 가까이 다가간다. 자꾸만 헤실거리려는 표정을 괜히 꾹꾹 눌러 잡으며, 평소 같은 표정으로 코세이를 보며 말을 건다.
"늦어서, 미안해요... 조금, 일이, 있어서..."
타닥타닥 서두르는 걸음으로 다가온 요조라는 여름날에 걸맞는 차림을 하고 있었다. 무릎까지 오는 진한 푸른색 반팔 원피스에 잘 벗겨지지 않는 하얀 샌들, 이것저것 챙겨 담은 작은 가방과 텀블러 캐리어를 양손에 들고 잘 빗은 듯한 검은 머리카락이 등 뒤에서 찰랑인다. 새하얀 얼굴에 화장기는 없었지만, 묘하게 전보다 다크서클이 줄어 그럭저럭 볼만하지 않았을까. 더위 탓인지 볼도 발그레하니 생기가 감돌고 있었으니 말이다.
렌은 코로리가 믿는다며 제 의견을 피력하는 것에 작게 웃었다. 들어올린 코로리는 제 생각보다 더 가벼워서ㅡ누군가를 빠트리려고 들어올린 건 남자들 밖에 없다. 그것도 들쳐업은 것에 가깝지만ㅡ 신기하기도 하고 작은 소동물 같기도 했다. 코로리의 귀엽다는 말에 조금 부끄럼을 타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예쁘다느니 귀엽다느니 영 와닿지는 않지만 그래도 좋게 봐주는 게 아닌가. 그런데 제가 멋있어 보이진 않는 걸까 생각해보낟. 역시 아무래도 코세이의 쌍둥이이다보니 코세이같이 잘생기고 멋진 사람만 보다보면 제가 별로처럼 보일 수도 있고....
튜브에 내려지자 이제 다시 기운을 차렸는지 아니면 방금의 복수를 하려는 건지 물을 끼얹는 걸 피하지 않고 맞아준다. 푸르르 고개를 털면서 조금 억울한 듯 물방울을 머리카락 끝에서 뚝뚝 떨어트린다.
"앗, 저는 안 빠트렸는데."
그렇게 억울하지는 않은 듯 가벼운 목소리이다. 튜브를 끌어당기면서 조금더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맑고 깨끗한 파도가 발목을 적시던 것을 종아리를 허벅지를 철썩철썩 밀어낸다. 튜브도 바닷물에 점점 떠오른다. 파도에 출렁출렁하면서 튜브가 오르락 내리락하는데 코로리의 허리쯤 오는 것에 렌이 묻는다.
"튜브 있으면 어디까지 들어갈 수 있어요?"
차가운 물에 몸이 갑자기 들어가면 심장이 놀랄 수도 있으니 바닷물을 손으로 떠서 코로리의 어깨나 등이나 이런 곳에 살며시 끼얹으려 한다. 이미 렌은 축축한 상태이니 준비 완료겠지만.
렌 씨 부끄럼쟁이! 코로리는 손가락을 접었다. 렌이 부끄러워했던 말들이 무엇이었고, 하지 않은 말들이 무엇이 있는지 세는 중이다. 칭찬을 할 때마다 부끄러워했던 것 같아서 이내 손가락 접는 것이 의미없다는 걸 깨달았다. 렌이 안 부끄러워하고 저는 그런 사람이라며 환히 웃을 수 있는 칭찬이 무엇이 있으려나 싶지만, 렌에게 물어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코로리는 손가락 접었던 것을 다시 활짝 폈다.
"렌 씨는 예쁘다, 귀엽다, 착하다, 멋있다, 대단하다, 사랑스럽다… 중에 어느게 좋아?"
한 손이 다 접혔다가 손가락 한개는 다시 펼쳐진다. 코로리는 손가락 다섯개 다 접었다가 하나가 다시 펼쳐지는 것을 보고 고민하다 칭찬 말하기를 멈추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더 말할 수 있어! 렌 씨 보면 생각나는 말 엄청 많으니까! 다만 단어 하나로 끝나지 않는 말들이라서, 단어 하나가 아닌 것들까지 말하고 있으면 손 두개로는 너무 모잘랐다. 그리고언제나 다시 반하고 있는 사람이라거나, 매일매일 눈 깜빡하는게 아쉬워서 계속 보고 싶은 사람이라는 둥의 말까지 해버리면 칭찬을 고르라는 것인지 고백을 고르라는 것인지 모르게 될 것도 같다.
"전부 렌 씨니까, 안 부끄러운 거 전부 고르면 돼."
예쁘다는 말이 제일 자주 나온 건 생김새를 뜻하는 칭찬이 아니기도 하고, 코로리가 신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잠의 신으로서 잠을 잘 자는 아이가 예뻐보였는데, 지금은 마음에 품고 마음에 들어서 그렇게 예뻐보인다.
"나도 안 빠트렸어."
눈 동글하게 뜨고서 시치미 떼듯이 말한다. 빠트리지는 않았지만 벌서 두번째 물세례 끼얹어놓고서! 코로리는 바닷물에 닿은 부분만 제하고서 뽀송했다. 물세례를 뒤집어쓰지도 않았고, 바닷물에 풍덩 빠지지도 않았으니 물 위로 나온 부분은 마냥 뽀송하다. 그래서 렌이 살짝씩 얹어주는 바닷물에 어깨나 등에 가디건이 젖어 달라붙으면 흠칫 놀랐다.
"튜브 씨 있으면 발 닿는데까지, 렌 씨가 손 잡아주면 렌 씨 있는 곳까지이."
아예 튜브 위에 올라앉아 둥둥 떠있는 상태가 되어도, 렌이 옆에 있다면야 딱히 물에 빠질까 무섭지는 않았다. 빠지더라도 안전할 것 같았으니까. 렌의 꿈 속에 들어갔을 때 느꼈던 느낌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연인 사이가 되고 달라진게 있다면 라인 메세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말투나 그런 것은 예전과 별로 달라진게 없는데 이모티콘이나 스티커가 같이 날아오는게 별거 아닌 것 같은데도 예전과는 다른 느낌을 주고 있었다. 나갈 준비를 끝마치고 그녀가 보내놓은 메세지를 확인하며 나는 저번에 만났던 바닷가로 향했다. 이번에도 가는 길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우연을 기대해보지만 이번엔 약간 시간이 어긋났는지 만나지는 못했다.
아직도 낮은 더웠기에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오는 동안 그늘이 진 곳만 골라서 이동했고 저번엔 요조라와 함께 다녔던 길을 혼자서 걸어간다. 저번에 같이 밥을 먹었던 식당을 지나서 길을 따라 좀 더 걸어가자 저번의 그 해안가가 등장했다. 저번처럼 사람이 많이 없는 이곳에 요조라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지 보이지 않았고 나는 그늘을 찾아서 그녀를 기다렸다.
" 아니에요. 나도 방금 왔어요. 오늘도 예쁘네요. "
그리고 금방 그녀가 오는 것을 발견하고 나는 웃으면서 다가갔다. 평소와 다름없는 미소로 요조라를 맞이한 나는 언제나처럼 예쁘다는 말과 함께 그녀의 앞에 섰다. 흰색의 티셔츠 위에 밝은 하늘색의 긴팔 린넨 셔츠를 입고서 검은색의 5부 반바지와 샌들을 신고 왔는데, 요조라도 푸른색 원피스라 그런지 약간 커플룩의 느낌도 나는듯 했다.
" 아 맞다, 이거 선물이에요. "
마침 모자를 쓰고 오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나는 가방에서 저번에 봐두었던 머리띠를 가방에서 꺼냈다. 약간 두꺼운 느낌의 어떤 장식도 없는 하얀색의 머리띠를 그녀에게 보여준 나는 웃으면서 물었다.
그늘가에서 기다리고 있던 코세이는 역시 여름에 어울리는 옷차림이었다. 심플한 색의 조합이 우연찮게도 요조라의 원피스와도 잘 맞는 느낌이라, 말도 안 했는데 서로 맞춰 입은 것 같다. 차림이 가벼운 걸 보니 물놀이는 안 하려나, 살짝 생각해보고, 오늘도 변함없이 웃으며 해주는 말에 괜히 손 꼼지락거린다.
"코세이도, 요..."
뭘 입어도 잘 어울린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그런 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 한다니, 평소라면 전혀 아쉽지 않았을텐데 오늘은 왠지 아쉽다. 지금이라도 말해볼까, 잠깐 고민하던 요조라는 코세이가 선물이라며 가방에서 무언가 꺼내는 손에 시선이 간다. 가방에서 하얀 머리띠가 코세이의 손에 들려 나오고, 뜻밖의 물건에 물끄러미 바라만 보다가,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머리띠를 받는다. 언제나 묶던가 풀러두던가 둘 중 하나이던 요조라의 까만 머리카락 위로 하얀 머리띠가 슬그머니 씌워진다. 거울이 없으니 잘 썼는지 보이지 않아 손으로만 대강 짚어보고, 괜찮다 싶어서 손을 내리고 코세이를 바라본다.
"띠는, 잘 안, 쓰는 편이라... 조금 어색한데... 음... 그래도, 고마워요..."
어색하긴 해도 쓰기는 제대로 썼고, 하얀 샌들과 매치가 되어 제법 잘 어울리지 않았을까. 선물을 준 것에 대해 고맙다는 말은 꺼냈지만 차마 잘 어울리냐고 물을 용기는 나지 않아, 또 잠시 손을 꼼질거리며 머뭇거린다. 그러다 흘깃, 마히루가 챙겨준 레몬에이드에 눈이 가고, 이대로 머뭇거리고 있느니 얼른 바다로 가는게 나을거 같아 한 손으로 슬쩍 코세이의 셔츠 소매를 잡아본다.
"시간, 아쉬우니까... 가요. 저쪽에, 자리, 괜찮은거 같으니까..."
하고 싶은 말 대신 에둘러 다른 말을 하곤 요조라가 한발 앞서 해변가로 향한다. 손도 아니고 팔도 아니고, 셔츠 소매를 쥔 채 말이다.
흰 색의 머리띠가 요조라의 손에 들려서 머리로 향한다. 조심히 머리에 머리띠를 쓰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약간 설레는 감정을 느끼며 조금 가까이 다가갔다. 거울이 없어서 그런가 살짝 틀어진듯한 머리띠를 살짝 매만져주고 조금 떨어져서 바라본다. 왠지 잘 어울릴것 같아서 샀는데 짙은 검은색의 머리카락과 상당히 잘 어울려서 만족스러웠다.
" 잘 어울리네요. 사길 잘했다. "
완전 고양이 같아. 뭔가 꼼지락거린다던가 우물쭈물하는게 약간 눈치 보는 고양이 같아서 더욱 귀여웠다. 아, 저번에 고백하길 잘했어. 신생에서 간만에 느껴보는 승리자의 느낌. 경쟁자는 ... 뭐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러다 셔츠 소매를 잡으며 하는 말에 나는 그녀에게 살짝 이끌려서 해변가로 향했다.
" 앗, 잠깐만요, 잠깐만. "
어느정도 해변으로 향하다가 나는 잠깐 그녀를 불러세웠다. 그리고선 셔츠 소매를 잡고 있던 손을 다른 손으로 살짝 떼어내고선 그대로 남는 손으로 맞잡아준다. 그리고선 용건이 끝났다는듯이 다시 요조라를 바라보고선 말없이 웃어주면서 가던 길을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녀가 봐둔 자리로 금방 도착했고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 확실히 사람이 적기는 하네요. "
버스가 한번에 오지 않는다는게 접근성에서 감점 요인이라 그런지 다른 곳보다도 사람이 적었다. 가만히 앉아서 파도가 밀려오는 모래사장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가져온 도시락통을 바닥에 내려두며 말했다.
다 자신을 지칭하는 말이라는 데에 렌은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솔직히 그렇게 칭찬에 익숙한 편은 아니었다.
자기도 안 빠트렸다며 시치미를 뚝 떼는 코로리의 말에 렌은 작게 웃을 뿐이다. 코로리를 위해서라면 몇 번을 빠져도 괜찮을 것 같았다. 이미 풍덩 빠져있는 것 같기도하고. 왠지 뭔가 조금 홀린 것 같은 기분이기도 했다.
"혹시 무서우면 바로 이야기해요. 물은 겁 먹는 순간 더 위험해지니까."
물을 대할 때는 늘 겸손하면서도 담대해야 했다. 물을 깔보는 순간 사고를 당하기 쉽상이었고, 평정을 잃는 순간 얕은 물에서도 익사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파도는 너울너울 쳐서 튜브를 위로 올렸다 내렸다 했다. 코로리도 튜브에 매달려 있으면 위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위 아래로 울렁거리는 파도를 느낄 수 있을 터였다. 그래도 아직 발은 닿는 범위 내이다.
"코로리 씨는 바다 수영은 처음이에요? 아니면 3년정도 있으셨으니까 코세이 씨랑 몇 번 놀러왔으려나?"
렌이 파도에 따라 가슴팍이 젖으면서 코로리의 튜브에 손만 얹고 있었다. 가미즈미의 바닷물은 정말 맑고 깨끗한 애매랄드 빛이었고, 얕은 바다에서 헤엄치는 겁많은 물고기들이 슬쩍 보였다가 사라지기도 했다.
"바닷물 엄청 깨끗하고 시원하지 않아요? 이래서 가미즈미를 못 떠나겠다 싶기도 하고."
렌이 작게 웃으며 말했다. 바다의 깊이에 따라 코로리의 양갈래로 땋은 머리카락이 물에 푹 젖어 너울너울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머리띠를 쓰는 도중 코세이가 다가왔을 때나, 틀어진 머리띠를 매만져 줄 때에도, 요조라의 시선이 코세이를 빤히 보다가 마주칠새라 얼른 다른 쪽으로 돌아간다. 그걸 봤을지 못 봤을지 몰라도, 묻지 않아도 듣게 된 말, 잘 어울린다는 말에 입술이 살짝 끝을 올리는 건 분명 보였을 것이다. 깜빡이는 눈은 아닌 척 모르는 척 코세이를 힐끔거렸겠지만.
"어, 에...?"
그렇게 내숭 아닌 내숭을 부린 요조라가 코세이의 소매를 끌어 해변으로 데려가려는데, 잠깐이라며 멈춰세워진다. 영문을 몰라 멈춰서자 코세이가 요조라의 손을 소매에서 떼어낸다. 잡는게 싫었나보다, 라고 생각할 틈도 없이 손을 감싸는 손 있다. 태연하게 손을 잡아오는 코세이를 까만 눈동자가 힐끔, 본다. 같이 손을 꼭 잡진 않았지만, 보일락 말락 약하게 입술 깨무는 순간은 있었다.
완만하게 펼쳐진 해변은 어딜 앉아도 좋았겠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좋은 자리란 있는 법이다. 파도가 닿지 않으면서 그렇게 뜨겁지 않은 자리를 찾아 얄팍한 돗자리를 깔고 앉는다. 간이 파라솔도 꺼내긴 했지만, 필요하면 펼칠까 싶어 옆에 내려놓기만 한다. 새삼 사람이 적음을 얘기하는 코세이를 보고 요조라도 주변을 한번 돌아본다. 오늘따라 산책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 걸 보니, 세상에 둘만 남은 듯한 착각도 살짝 든다. 앉아서 무릎을 안고 턱을 괸 채로 해변과 코세이를 번갈아 보던 요조라, 도시락이라며 내려놓는 도시락통에 시선을 잠깐 주곤, 그 옆에 레몬에이드가 담긴 텀블러를 같이 내려놓는다. 투명한 텀블러 안에서 얼음이 달각대는 에이드는 보기만 해도 상큼한 레몬이 가득이었다.
"도시락, 맡기기만 하기, 좀 그래서... 오빠가, 담근 건데, 맛있어요..."
원래는 마시고 잠 좀 깨라고 챙겨준거긴 하지만, 도시락에 곁들인대도 나쁠 건 없지. 텀블러를 내려놓곤 다시 무릎에 손을 두른 요조라는 눈만 코세이에게 향한다. 관찰하는건지,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잘 모를 시선을 보내고 있다가 묻는다.
"지금... 먹을까요? 도시락..."
아니면, 조금 이따가도 괜찮다고, 중얼거리곤 손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린다. 어쩐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요조라는 속으로 생각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진짜 너무 쪽팔린데 그러신 것 같아..... 몇분째 이 시간에 혼자 서있으니 무슨 일 있는줄 알았다고 찾아오셨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택시가 안 잡힌다고..... 죄송하다고 괜찮다고 인사드리니 가셨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ㅠ
(동공지진) 맙소사. 그래도 경찰이 신경을 써주긴 하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래도 서로서로 난감한 상황이 아닐까하고. 그건. 뭔가, 뭔가 상당히 웃픈 상황이에요. 아무튼 캡틴은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내일 아침부터 가족이랑 놀러가기 때문에 저녁에 오지 않을까 예상이 드네요. 음. 어떻게든 되겠지!
지금은 잡 가구 있다구~! ( ´∀`)...... 경찰차가...... 계속 옆에 멈춰서있길래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내가 일이었던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택시 콜 잡고 있다는 화면까지 보여드렸다구 (⌒▽⌒).......... 캡틴 말대로 정말 웃픈 상황이야......... ㅋㅋㅋㅋㅋㅋㅠ 캡틴은 내일 잘 놀라구~! 가족들이랑 즐거운 시간 보내길 바래!
해변의 어느 곳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요조라가 가져온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도시락을 꺼내놓으니 그녀도 같이 가져온 텀블러를 내려놓았다. 투명한 텀블러 안에는 약간 노란색의 액체가 담겨있었는데 그녀의 말을 들어보니 오빠분이 만들어준 레몬에이드라고 했다. 놀러가는거라고 만들어주신걸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말을 하면서 나는 그녀의 시선을 마주 보았다.
" 그럼 조금 이따가 먹는걸로 할까요? "
앉아서 무릎을 손으로 끌어안고 그대로 턱을 올려놓은 자세로 앉아있던 요조라는 나와 해변을 번갈아가면서 바라보고 있었다. 무언가 할 말이라도 있는건가 싶었지만 그저 말 없이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기에 나는 고개를 살짝 갸웃했지만, 일단 가져온 도시락을 한쪽에 치워 두었다.
" 햇빛이 좀 따가우니까 파라솔 좀 칠께요. "
그늘이 좀 져있는 장소이기는 했지만 드문드문 햇빛이 비쳐들어오고 있었기에 그녀가 꺼내둔 파라솔을 가져와서 적당히 햇빛이 가려지도록 설치했다. 간이 파라솔이라 좀 작기는 했지만, 원래 그늘이 있던 장소라서 이 정도만 있어도 충분했다. 그렇게 얘기하고서 나는 그녀의 팔을 살짝 잡아 끌면서 말했다.
그때는 아직 아리까리한 상태였으니까~ 그리고 주변에 여럿 있었으니 그런데서 대놓고 티낼 요조라도 아니고~ ㅋ.ㅋ 나중에 독백에서 묘사하려다 말았는데, 그 왕게임 꿈 꾸고서 일어났을 때 코세이랑 미션 걸린 부분만 흐릿~하게 기억에 남아서 그 뒤로 조금더 의식하게 됐다~ 그런 흐름이었어~
이전, 아직 관심도 없을 때에는 코세이가 무슨 말을 하든 말든, 대답을 어떻게 할지 말지 그런게 하나도 고민스럽지 않았었다. 그야 관심이 없었으니까, 괜히 용건 없이 사람 귀찮게 한다고 짜증이 나면 났지 덜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하고싶은 말은 고사하고 대화를 잇는 것도 어렵다. 고민이 된다. 말 한마디 꺼내는 것이, 행동 하나 하는 것이.
일단 도시락과 텀블러를 꺼냈으니 이걸 지금 먹을지 어떡할지 요조라가 겨우 말을 꺼내자, 코세이는 조금 이따가로 할까 되물어온다. 요조라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여 답하고 다시 무릎에 턱을 괴었다. 저 앞에 일렁이는 바다가 참 예쁘고 보기 좋은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눈에 안 들어오는걸까. 시선은 의식하지 않으면 자꾸 코세이에게 향하고, 그걸 바로잡다보니 힐끔거리는 모양새가 되어버린다.
그러던 중 코세이가 파라솔을 치겠다며 움직이자 다시 고개를 끄덕거린 요조라는 고개를 살짝 돌리고 코세이의 행동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새까만 눈동자에 은빛 머리카락이 살랑거린다. 지금의 은빛이 실은 얼마나 예쁜 검은빛인지 요조라는 안다. 서스럼없이 자신을 보여주던 코세이의 모습은 언제까지고 요조라의 뇌리에 남아있을테니. 그래도 평소의 은빛 머리칼도 코세이다워서 잘 어울린다고,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깜빡이다가, 팔을 잡아 끄는 코세이의 행동에 요조라의 흰 팔이 저항 없이 코세이 쪽으로 당겨진다. 자연스레 따라간 몸이 그쪽으로 툭 기운다. 팔 잡은 손 떨쳐내진 않았지만 그 의도를 궁금해하듯 바라보던 요조라, 이내 조심스레 움직여 코세이의 옆으로, 팔과 팔이 닿을만큼 가까이 자리를 옮기고서 작게 중얼거린다.
"지금 누우면, 잠들어서... 아마, 늦게 깰 테니까... 이대로, 있을래요..."
원래라면 오전에 그림을 마치고 잠들어 오후 늦게, 혹은 저녁에나 깨어 활동을 했을 테지만, 오늘은 이례적인 날이었으니 말이다. 코세이와 함께 있는데 깜빡 잠들어서 그대로 하루를 보내버리긴 싫었다. 그러니 무릎 베개는 괜찮다고 사양하다가, 문득 코세이도 자신과 비슷한 생활을 하는 사람이었다는게 생각난다. 지금 자신보다 피곤한 사람은 코세이 아닐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조금은 용기를 나서, 조곤조곤 말해본다.
"코세이는... 피곤, 하지 않아요...? 조금, 누워, 있어도... 되는데... 제 무릎..."
말을 꺼낸 건 좋은데 중간부터 몰려온 부끄러움인지 무엇인지 때문에 말끝이 살짝 흐려진다. 그래도 의미가 전달 될 만큼은 말을 했으니, 아까처럼 코세이의 셔츠 소매를 살짝 집어 당겨보는 것으로 어떻겠느냔 말을 대신한다. 그러면서 코세이를 향한, 옅게 다크서클이 드리운 요조라의 얼굴은 변함없이 희었지만, 머리카라 아래 숨겨진 귀끝이 미미하게 붉어지고 있었다.
사실 아까부터 힐끔거리는 시선을 신경 쓰고 있었다. 바다를 보다가도 나를 바라보았다가 다시 바다를 보는 그녀의 시선을 잠깐 바라보다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싶어서 얼굴을 쓸어봐도 그런건 보이지 않았다. 예전부터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가 어려웠다. 그때도 지금도 그게 매력적이지만 가끔은 하고싶은 말을 해도 좋을텐데.
" 왜요, 잠든 모습만 봐도 좋은데. "
장난스런 웃음과 함께 이야기하긴 했지만 그건 진심이었다. 만약 내 무릎에 누웠다면 마치 여동생에게 해주듯이 기분 좋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겠지. 물론 요조라 입장에서는 눈을 감았다가 떴더니 하루가 다 지나가있는 모양새라서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도 있기에 나는 다음 기회를 기약하면서 옆에 다가온 요조라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 아? 조금 무거울텐데 ... 괜찮겠어요? 저는 좋긴한데 ... "
그 와중에 같은 제안이 그녀에게서 되돌아왔고 나는 조금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그래도 무릎베개를 잠깐하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나는 그럼 실례 좀 하겠다는 말과 함께 살짝 그녀의 허벅지와 무릎 사이에 머리를 뉘었다. 불과 한달 전에는 이렇게 될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 행복한 마음으로 아래에 누워서 그녀를 올려다보던 나는 손을 들어서 그녀의 볼을 살짝 찌르며 말했다.
" 솔직히, 진짜 고양이 같은데, 그래서 예쁘고 좋아요. 내가 살아온 세월에서 누군가를 이렇게 좋아해본건 처음이라 ... 조금 낯설기는 하지만, "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던 검은 눈동자는 서서히 감겨가는 눈꺼풀 아래로 사라지고 볼을 찔렀던 손은 그녀의 손을 마주 잡으면서 말했다.
" 여태까지의 내 삶에서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걸 ... 알려주고 싶었어요. "
몇천년을 이어오던 삶은 마치 지금을 위해서 존재했던 것 같다. 그녀의 마음이 나와 같기를 속으로 바라면서 나는 아주 약간, 선잠에 빠져들었다.
아니 뭐라구? 렌이 귀엽지 않다구! 이의있소! 렌은 분명 귀엽다! 증거로 일상에서 나온 장면을 제출한다! (그동안 일상에서 나온 온갖 렌의 모습들이 좌르륵)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게~ 자기 전에 가볍게 템강화 좀 하다가 폭사해서 잠이고 나발이고... 선풍기 틀어놓고 열 식히는 중~~ ㅋㅋㅋㅋㅋㅋㅋㅋ 젠장... 이래서 감을 믿으면 안됐는데! 안 됐는데~~~
잘땐 자더라도 답레는 쓰고 자야지~ ㅋ.ㅋ 사실 겨울 아니어도 언제든 나올 수 있는 장면이긴 해~ 사람 많은 곳에 갔을 때라던가? 음 코세이랑 요조라는 지금 기준으로 8센치밖에 차이가.... 없습니다... 요조라가 너무 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안 유전자가 키 큰 유전자라 마히루도 그렇고(189센치) 요조라도 키가 크지~ 굽 앵간히 있는 힐 신으면 렌이랑 똑바로 서서 눈싸움도 가능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퇴근하고 한숨자야 저녁에 진실게임 할 수 있을지도~~ ㅋㅋㅋ 렌한테 안기는 코로리는 귀엽고 그런 코로리 보면서 어쩔 줄 몰라하는 렌이도 귀여워~ 이미 렌렌코로리라는 커플명부터가 초귀엽다구? 아니 근데 렌주 은근슬쩍 코요커플로 부르고 있어 ㅋㅋㅋㅋㅋㅋㅋ 넘 자연스러워서 위화감 못 느꼈잖아 ㅋㅋㅋㅋㅋㅋ 음 근데 맘에 든다 코요커플~ 렌주 땡큐땡큐 :3 마히루는 첫 등장 때도 분명히 180 후반의 장신이라고 했었는 걸~ 그런 마히루가 보기엔 170의 요조라도 꼬맹이지~ ㅋㅋㅋㅋ 사실 요조라가 밑에서 올려다보는게 정면보다 더 무섭지 않을까...? 팔짱 끼고 짝다리로 서서 턱 약간 당기고 그만큼 눈 올려서 쳐다보면... 어우야 오싹하네~~
그치~! 별일 없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말야. 으윽... 나도 정말 좋아하는 부분을 찝어주니 너무 좋은데...? 상상했더니 귀여워졌어... 렌렌코로리 커플명도 귀여워.... 코로리라는 작품에 렌이라는 오점을 찍어버렸다구 ㅋㅅㅋ 코요커플 귀엽잖아~~ 왠지 토요일 커플같은 느낌 ㅋㅋㅋ 마히루나 요조라나 분명 밤에 잠 안잤으면서 왜이렇게 큰거야~~ 역시 유전자의 힘인가! 요조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섭다구 무서워~~ 하지만 코세이 앞에서는 순한 고냥이가 되는 면이 귀엽달까. 코세이랑 사귄 이후로는 조금 날카로움도 순한맛이 되어가는 기분인데 기분탓인가~?
코세이는 요조라가 잠든 모습만 봐도 좋을지 모르지만, 요조라는 아니었다. 곧 개학하면 더 보기 힘들어질 지도 모르는데, 모처럼 온전히 만난 날을 그저 잠으로 보내고 싶지 않다. 물론 요조라도 코세이의 무릎베개를 하고 싶지 않은 건 아니니까, 언젠가는 할 거다. 그게 지금이 아닐 뿐이지. 그러니 자신보다는 코세이가 조금이라도 쉬었으면 하는 마음에 재차 권했고, 사양하지 않는 코세이를 위해 무릎을 기울여 허벅지를 베개로 내어준다.
"별로, 무겁지 않아요... 다리 저리면, 바로 내려놓을, 거니까요..."
나름의 농담인지, 누운 코세이를 바라보며 그렇게 중얼거린 요조라는 뺨을 건드는 손길에 눈 한번 깜빡인다. 옅은 생기 감도는 뺨은 살짝 차갑지만 말랑했겠지. 호기심 많은 고양이처럼 눈으로 코세이의 손을 쫓다가 자신의 손을 잡자 잠깐 움찔한다. 잡힌 손 한번, 올려다보는 코세이의 얼굴 한번, 번갈아보고, 입술 살짝 내밀고 중얼거린다.
"고양이, 아니라니까요... 고양이가, 그렇게 좋나..."
고양이를 좋아해서 자신을 고양이에 비유하느냐고, 요조라의 중얼거림은 그런 의미 같다. 그래도 마주 잡은 손을 놓지는 않고, 조금 움직여서 자신도 코세이의 손을 잡아본다. 조심스럽게 손을 쥐고서, 눈을 감고 중얼거리는 코세이를 바라본다. 자신의 무릎에 머리를 뉘이고 무방비해진 코세이야말로 덩치만 큰 강아지 같다.
"지금이... 말인가요..."
지금이 삶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며, 서서히 잠들어가는 코세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요조라, 그대로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을까 싶더니, 조금 후에 남는 손 들어 살며시 코세이의 한쪽 뺨에 올려본다. 손 전체로 뺨을 감싸보고, 엄지로 눈밑과 뺨을 살살 쓸어보다가, 약간 내려서 머리카락을 천천히 어루만진다. 선잠에 방해 되지 않게, 부드러이 쓸어주며 작은 목소리로 자신이 어릴 적 들었던 자장가를 불러준다.
모래알 희게 반짝이는 넓은 해변에 아담한 자리를 펴고, 그 위에 자리한 두 사람을 방해하는 것은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 한명, 차 한대 없는 이 순간, 멀리서 오고가는 파도 소리에 요조라의 자장가가 잔잔히 섞인다. 없는 반주 대신 파도에 맞춰 느릿느릿, 차분히 내려앉듯 노래한다. 그리 길지 않은 노래이기에 금방 끝나지만, 코세이의 머리칼을 보듬는 손길은 한동안 더 이어진다. 어쩌면 코세이가 눈을 뜰 때까지 가만가만 손을 움직이며 뺨을 쓸어주고, 살짝씩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 두 사람 만나기 어렵지~ 코로리랑 렌도 낮밤 반대니까 늦오후에서 저녁이 거의 만나는 시간이고. 요조라 조상님 이야기 너무 로맨틱하고~ 코요커플 너무 예쁘게 사귀어서 엄청 관전 각이라고 ;ㅅ; 오히려 내숭 벗고 이제 날카로워진다닠ㅋㅋㅋㅋㅋㅋ 고양이냐고(맞음) 주인 있는 고양이가 더하다더니(대체) 나는 렌이 요조라랑 투닥거리다가 렌이 깨갱 지는 모습을 좋아하므로 대찬성임(렌:???) 옆자리 탈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요조라 코세이 무릎베개 해주면서 자장자장하는거 실화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넘 예쁜 장면.....흐그극.....ㅠㅠㅠㅠ 코세이 검은 고양이 키우고 싶다더니 노림수였나.
내가 아는 모든 색깔이 렌 씨가 될 거 같지! 부끄럽다는 렌을 보고서 쿡쿡 소리 낮춰 웃더니, 입을 열고서 하는 말이다. 조금 장난스럽게 놀리는 것도 같았지만 애정어려 있고, 기쁜 것처럼도 들린다. 조금씩 하나씩 자신의 세상에 렌이 스며드는게 좋았다. 그래서인지 미소짓는 모양이 유달리 반가워 방글거리는 것 같다.
"정말 꽃다발이네ー"
예쁘고 향기로운 꽃이 한아름 모인 꽃다발은 남들이야 예쁘다 향기롭다 하겠지만, 꽃다발은 스스로 자신이 그런 걸 모를테니까. 렌이 칭찬을 부끄러워하는게 귀엽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또 그렇게 말하면 더 부끄러워할테니까 말하지 않고서 그렇게 웃을 뿐이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말 대신 표정이나 행동으로 옮기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응! 지금은 안 무서워. 후링 씨 꿈 생각 나."
깊은 물 속이 편안하게만 느껴지던 그 꿈. 렌은 찾기 위해서 가라앉았던 꿈 속은, 지금 조금 높은 파도가 치면 얼굴에 물방울이 튀는 정도보다 훨씬 깊었다. 파도에 따라 울렁이는 튜브를 잡고서 몸도 넘실거리는게 재미로 느껴졌다. 발이 닿고 있어, 옆에 렌이 있어 튜브를 놓치더라도 빠지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기는 했지만.
"처음이야ー 발만 찰박찰박했으니까."
신발 벗고서 파도가 밀려오는 모래사장을 노닌 정도 뿐이었다. 입고 있는 옷이 바닷물에 함뿍 젖어버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바닷속을 보려고 시선을 내리면, 튜브 아래로 언뜻 나풀거리는 치마와 가디건 끝자락이 보였다. 해파리 같아! 시선을 조금 널리 하면 맑고 투명하게 비추는 에메랄드빛 속에 물고기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코로리는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잔물결이 렌 씨 닮았다! 예뻐서 가만 바라보고 있었다. 튜브에 얹고 있는 렌의 손 위로 코로리도 톡 가볍게 손을 얹었다. 깨끗하고 시원한 바다 때문이 아니라 그를 닮은 사람 때문에ー
제가 이렇게 부끄럼을 많이 타는 인간인지 몰랐다. 물론 칭찬에 약한 편이긴 했으나.... 사실 이렇게 자신을 예뻐하고 귀여워하고 칭찬을 들을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코로리가 너무 낯부끄러운 말을 많이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며 렌은 붉어진 얼굴로 조금 툴툴거리는 표정을 지었다.
"....물만 잔뜩 나오는 꿈이었던 것 같은데요."
렌이 작게 웅얼거리며 말했다. 여전히 부끄러웠다. 이제제 꿈에 오지 말아달라고 했으니 그꿈이 처음이자 마지막 꿈일 터였다. 물론 악몽을 꾸면 구하러 오거나 나중에 약속이 흐지부지 될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여전히 꿈속을 누군가 볼 수 있다는 건 부끄러웠다. 제가 이상한가?
발만 담궈봤다는 코로리는 맑은 바닷물이 신기한 모양이었다. 코로리의 옷자락이든 제 옷자락이든 바닷물에 너울너울하고 잔물결을 보느라 숙인 고개의 아래로 밧줄같이 땋은 머리카락이 폭삭 잠겨서 같이 흐느적거렸다. 제 손을 잡고 못 떠난다는 말이 꼭 제 옆을 떠나지 않겠다는 말 같아서 마음속이 잠시 소란스러워졌다. 렌은 잡히지 않는 손을 뻗어 물 속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까만 머리카락 끝을 잡아 괜히 코로리의 흰 뺨에 장난스레 부빈다. 그리곤 이제 본격적으로 물놀이를 할 생각인지 튜브를 살짝 돌리더니 이내 양 팔을 올렸다.
"튜브 꽉 잡아요."
렌이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코로리가 타고 있는 튜브에 렌이 상체를 붙이자 튜브가 살짝 출렁했다. 더 깊은 곳으로 가지 않게끔 옆 방향으로 발을 굴러 튜브를 밀었다. 렌은 날개뼈 아래로 몸을 바닷물에 푹 담근채 발장구를 쳐 튜브를 밀었다. 파도가 칠 때마다 튜브가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옆으로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진행할 것이었다.
무릎에 가만히 누워서 그녀가 약간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미소 짓는다. 고양이를 원래 좋아하긴 했지만, 그녀가 고양이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더욱 좋아진거니까 내 말에 틀린 것은 없다. 다른 사람들의 말소리, 차가 움직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그저 나뭇잎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와 파도 소리만 들려온다.
" 당신도 내 마음과 같으면 좋겠어요. "
나지막히 들려오는 요조라의 말에 답하고 싶었지만 조금씩 잠들어가고 있었기에 점점 속삭이는듯한 목소리로 잦아들어갔을 것이다. 이대로 깊게 잠들면 요조라가 우려하던 일이 생길테니 결국 선잠을 잘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그녀의 자장가라던지 내 얼굴을 만지는 손길을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1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눈을 뜬 나는 여전히 아래에서 그녀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 조금 더 이렇게 있고싶네요. "
그래도 무릎베개라는게 해주는 사람은 불편할 수 밖에 없으니 아쉬움을 뒤로하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조금 잠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이 잠은 나중에 더 채우는걸로 하고, 아까처럼 그녀의 옆에 앉아서 다리를 쭉 펴고 바다를 바라봤다. 파도가 밀려온 자리에 남은 하얀 포말이 서서히 사라지는게 눈에 들어온다.
" 슬슬 개학이니까... 우리도 학교에 같이 갈까요? "
사실 방학은 거의 남지 않았고 곧 개학이 다가오고 있었다. 개학을 하게 된다면 ... 학교도 있고 서로 개인적인 일도 있으니까 만나기는 지금보다 좀 더 힘들어질지도 모르니 등교 정도는 같이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기왕이면 하교도 같이 하면 좋겠지만 ..
점점 작아지는 코세이의 목소리는 주변의 적막함으로 인해 똑똑히 요조라에게 들렸다. 요조라의 마음도 코세이와 같았으면 좋겠다는 말,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던 그 말과 같았으면 좋겠다는, 거겠지. 곧 고른 숨을 쉬며 잠든 코세이를 한 쌍의 검은 눈이 지그시 바라본다. 뺨을 어루만지고, 머리를 쓸어주며, 들릴지 어떨지 모르는 자장가를 조용조용 부른다. 노래가 끝난 후엔 바다를 바라보며 손만 살짝씩 움직인다. 그렇게 10분 가량, 말없이 바다를 보던 요조라가 문득 그 말을 중얼거린 건 아마 코세이가 눈 뜨기 조금 전 쯤이었을 것이다.
"그건, 무리일지도..."
무리, 라고, 요조라는 분명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중얼거리고 잠시 후에 코세이가 깨는 기척이 느껴지자 고개를 내려 시선을 맞춘다. 담담하고 차분한 얼굴은 여전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드러나지 않는다. 조금 더 이대로 있고 싶다는 코세이를 딱히 붙잡지도, 밀어내지도 않고, 코세이가 일어나려고 하자 손등으로 뺨을 쓸어주는 걸 끝으로 잡고 있던 손마저 거둔다.
다리를 펴는 코세이를 따라하듯 옆에서 다리를 뻗은 요조라는 살짝 눌린 원피스를 톡톡, 두드렸다. 짙푸른 옷감 위를 손이 스치자 옅은 청귤향이 손짓을 따라 순간 순간, 일었다 흩어진다. 옷을 정돈한 후엔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듯 하다가, 조심스레 코세이 쪽으로 기댄다. 무겁지 않지만 확실히 기대는게 느껴지게끔, 어깨와 어깨를 맞대고서 말한다.
"그래요. 등교... 같이 해요..."
곧 개학하면 보는 건 물론이고 연락조차 줄어들 지도 모른다. 하반기는 하반기대로 대회며 전시회며 있고, 가게도 손을 보태야 하니까, 가능한 시간은 모두 코세이를 보는데 쓰고 싶다. 요조라는 잠시 바다에 시선을 두고 있다가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시선 끝엔 코세이의 손이 있었고, 그 위에 요조라의 손이 살포시 얹어진다. 조심스레 손을 얹기만 하고서 힐끔, 코세이를 보곤, 겨우 들릴 만치 작게 중얼거렸다.
"등교도, 하교도, 가능하면... 같이, 하고 싶어요... 점심시간, 은, 깨기 어렵지만, 깨우러, 와주면... 일어날, 테니까요..."
가능한 만큼 같이 있고 싶다, 라고 직접 말하기는 아직 서툴러서, 이 말 저 말 빙 돌아 표현하곤 입술을 꼬옥 문다. 여태 시원했는데 어쩐지 덥다. 더운데 코세이 옆에서 떨어지긴 싫으니, 참 기분이 이상하기도 하다. 나란히 뻗고 있던 다리들 중 요조라의 다리가 슬며시 옆으로 움직인다. 원피스 아래로 드러난 새하얀 다리가 조심스레 코세이의 무릎 옆에 툭 닿는다. 돌아보면 눈 밑 뺨에 엷은 홍조가 번진 요조라의 얼굴이 코세이 쪽으로 살짝 기울어 있는 것이 보이고, 또다시 힐끔, 하려던 눈과 시선이 맞았을지도 모른다.
워터파크로 장면이 바뀐 후에는, 누군지 모를 이름 없고 얼굴 없는 사람들도 무수히 있었지만 울어버렸으니까 안 돼, 부끄럽잖아! 울어버린 것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이야기하지 않았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계속 저가 생각났다는 말을 들었으니, 아마 기억하지 못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다만 꿈속의 워터파크에서도 렌은 물에 젖어있고 코로리는 뽀송했는데, 지금도 그래서 조그맣게 웃었다. 툴툴거리는 듯한 표정의 렌에게 부끄러워하지 말라는 듯 포갰던 손을 토닥거린다.
"앗차. 간지러ー"
땋아둔 머리카락 끝이 뺨에 닿으면, 처음에는 물기에 놀라 흠칫 떨었고 다음은 간지러워서 어깨가 작게 들썩인다. 물세례 두번에 대한 장난이 이제서야 돌아온 건가 싶기도 하고, 그게 아니면 무엇으로부터 비롯된 장난인가 싶어 렌을 바라보려고 하니 튜브가 돌아갔다. 그리고 튜브 위에 하나만 있던 렌의 손이 두개로 늘었다. 튜브를 꽉 잡으라는데, 렌을 마주보고서는 튜브를 꽉 잡을 공간이 없다. 뒤돌아 튜브를 잡자니 렌을 못보게 되니까 싫고. 그래서 조금 남짓한 공간에 손을 얹어두었다. 이러면 되려나 싶자니 튜브가 출렁였고, 뒤로 밀린다! 조금 놀ㄹ 튜브에 얹어두고 있던 손이 렌의 팔 위로 옮겨졌다. 렌을 잡고서 고개를 살짝 돌리니 뒤로 진행하는 방향의 차마 땋이지 못한 짧은 길이의 앞머리나 옆머리 등의 머리카락이 나부꼈다. 바다와 하늘이 옆으로 지나가고 있다. 귀 뒤로 꽂아 넘겨보려고 해도 다시 돌아오고 말아 간지럽다. 아니, 머리카락만이 간지러운 건 아닌 것 같다. 파도가 너울치는 것도 간지러운 것 같고, 즐거운 기분이 간지러운 것 같기도 하고. 렌을 다시 보면, 바라보는 시야가 낮아져 있었다. 바닷물 아래로 푹 들어가있으니까.
"렌 씨, 멋있다ー 고 하면 부끄럽지!"
이미 말해버렸지만 멋있다고 말하는 대신이라는 듯이 렌의 곱슬진 머리카락 위로, 렌을 잡지 않고 있는 손을 얹으려고 했다. 오전에 학교에 수영부 훈련을 다녀온 것 같은데, 저와 만나서 또 수영을 하고 있으니 피곤하지 않을까 싶다. 렌이 고갯짓을 한다는 등 피하지 않으면 포담포담 쓰다듬으려고 한다. 칭찬하면 부끄러워하니까 다른 칭찬이야!
캐프틴. 집에 왔다는 것이에요! 저녁 휴게소에서 먹고 왔다는 것이에요! 고로 배가 빵빵하다는 것이에요!
그런고로 신입은 안녕하세요!! 중요사항으로 이 스레에는 코세이-요조라 , 렌-코로리 , 스즈-미즈미 이렇게 커플이 3쌍이 있고 아오노미즈류카미라는 청룡신님이 물을 줬다는 이야기가 있고 지금은 가미즈미 고등학교 이사장으로 있다는 것, 그리고 내일부터 가을 시즌이라는 것만 알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요!
눈을 뜨기 직전에 요조라가 무어라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잠결에 들은 말이라 확실하지는 않지만 ... 무리라는 말이었던 것 같다. 어떤게 무리인걸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까 잠들기 직전에 내가 한 말에 대해서 그렇게 대답한것 같았다. 하지만 눈을 뜨고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니 평소처럼 시선을 마주쳤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기 힘들었다. 하지만 나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녀도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뭐가 됐던 괜찮았다.
" 그래도 괜찮아요. "
옆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본채로 다리를 쭉 펴며 한 말이었다. 요조라를 바라보지 않은채로 한 이야기긴 했지만 아까 그 말에 대해서 대답한 것이라는건 그녀도 알 수 있겠지. 내가 다리를 펴자 그녀도 나를 따라 다리를 쭉 편다. 치맛단 아래로 쭉 뻗은 새하얀 다리가 눈에 들어오고, 옅은 청귤향이 코끝을 스쳤다가 사라진다. 정말 그녀에게 잘 어울리는 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그녀가 살짝 기대오는 느낌이 들어서 좀 더 편하게 기댈 수 있도록 자세를 고쳐잡는다.
" 그럼 계속 같이 있기로 해요. 등교도, 하교도, 점심시간도. "
아무렇게나 놓여있던 손에 요조라의 손이 살포시 올라온다. 잡지는 않고 그저 얹어놓은 손을 살짝 바라본 나는 그녀의 손가락 사이사이에 내 손가락을 끼워넣어서 깍지를 껸다. 여름이라 조금 답답할 것 같아서 꽉 잡지는 않은 상태로 웃으며 대답한 나는 그녀의 무릎이 닿는 것을 느끼고 그녀쪽을 바라보았다. 역시 피부가 하얘서 조금 빨개진 것도 눈에 잘 보인다. 그리고 시선이 마주친 나는 그녀의 앞머리쪽으로 손을 가져가며 말했다.
" 사쿠라마츠리때 기억나요? 내가 꽃잎 털어주려고 이렇게 손을 뻗었더니 피했잖아요. "
처음은 성공했는데 두번째는 피하는 속도가 상당했었지. 걷는 속도랑은 또 다른 스피드라 살짝 놀랐던 기억도 있다. 나는 가져가던 손을 그녀의 머리 앞에서 멈추고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 이젠 안피할거라고 생각하니 좋아서 웃음이 나오네요. "
어쩌면 장난으로 몇번쯤은 피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때와는 의미가 다를테니까. 멈췄던 손을 다시 머리쪽으로 가져갔고 그녀가 피하지 않는다면 잘 정리해둔 머리가 흐트러지지 않게 조금씩 쓰다듬어주었을 것이다. 어째서 이렇게 빠졌는지 모르겠지만 싫은 감정은 더욱 아니라서 자꾸만 웃음이 나온다.
더위가 서서히 사그라들고 시원한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어느덧 하늘은 너무나 맑고 높은 푸른빛을 보였고 그에 따라 방학도 끝을 맺어 2학기를 맞이했다. 방금 전까지 더웠던 더위가 마치 거짓말처럼 사라지며 서서히 시원해지는 것이 누가 봐도 가을 날씨 그 자체였다. 짧았던 하복은 이제 서서히 다시 길어지며 춘추복으로 바뀌었다.
자연히 이 시기에는 여러모로 가미즈미가 바빠지는 시기이기도 했다. 이를테면 가미즈미 고등학교는 1년에 한번씩 하는 학교 축제를 준비했고 그에 따라 학생회 멤버들 역시 검토를 위해 바빠질 수밖에 없었다. 가미즈미 고등학교는 반 단위로 축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동아리 단위로 축제를 준비했기에 상대적으로 축제를 즐기는 학생의 수가 조금 더 많았고 동아리 특색에 맞춘 프로그램들이 많이 준비되는 편이었다.
산은 점차적으로 시간이 지나 붉은색으로 물들었고 바람은 점점 더 시원해지며 여기저기서 마츠리를 위한 특별한 음식들을 준비하기에 마을 여기저기에선 이런저런 신제품들을 내며 맛있는 향기가 가득 풍겼다.
천고마비.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이라는 말에 걸맞게 올해도 어김없이 가미즈미에는 맛있는 향이 한 가득 풍겼다. 시원한 가을바람이 열기를 식히며, 점차적으로 차가워지는 밤 공기를 맞이하며.
/조금 빠르지만 가을 공지에요! 5월 30일부터 6월 26일까지 가을 시즌이 되겠습니다!!
일단 참가자 리스트는 이렇고..룰은 저번 오너 진실게임과 비슷해요! 단지 캐입으로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주시고 이번에도 꿈메타에요! 깨어나면 자연히 다 잊거나 이런 꿈을 꾼 것 같은데? 정도의 기억은 가능해요! 주의할 점은 처음에 질문하는 이는 답변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 질문리스트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니에요! 다이스로 답을 할 사람을 정해도 되고 그냥 한 사람을 딱 지목해도 되는 것이에요!
>>484 큭! 그건 따지기 않기에요!! 어차피 실제로 일어날 일도 아닌데!! (시선회피) 으아. 그만두세요! 코로리주! 제가 호타루마츠리도 개최했기 때문에 커플이 된 것 아닙니까!
저번에도 이랬던 거 같은데! 내가 꿈을 잊을 리가 없는데?! 흐리멍텅하게 기억나는 저번의 꿈ー왕게임 이벤트ー을 어떻게든 되짚어보려고 하지만 또렷히 기억나는 것은 없었다. 잠의 신으로서 석연치 않았지만, 내가 질문이래! 방학 숙제들을 꺼내와서 이 문제의 정답은 무엇이느냐고 물어봐도 되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되겠다. 코로리는 곰곰 생각했다. 이나잇대 인간들 사이에서 진실게임이라는건 보통 풋풋하고 달달하던데, 그렇다면 응당 그런 질문을 해줘야하지 않을까! 그러고보니 코로리 말고는 죄 인간들이다.
"꿈에서라도 보고 싶을 만큼 많이 많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없다?!"
내가 꾸게 해줄 수도 있다구?!
/ 질문 받는 사람은.... .dice 1 6. = 5 ~! 스즈를 마지막에 넣고 코로리 빼고서야!
뭔가 진실게임을 하게 된 것 같은데 왜 하게 되었는진 그도 알 수 없었다. 그냥 정신을 차려보니 하고 있다는, 거기다가 아는 이들이 대부분인 이 자리에 모여있는 것 자체가 그는 그다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그는 고개를 살며시 갸웃했다.
아무튼 질문을 하는 것은 코로리. 그리고 답을 하는 것은 자신. 이게 무슨 일인 것인지. 왜 굳이 자신을 딱 지목하는 것인지. 이상하네. 저번에도 이런 일 있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하며 아키라는 잠시 벙찐 표정을 지으면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튼 답을 해야 하는 것 같았으니 그는 작게 숨을 내뱉었다.
"꿈에서라도 보고 싶을 정도로 많이 많이 생각나는 사람이라. ...음. 전에 봤던 슈퍼 히어로 물의 주인공 정도가 떠오르는데. 그러니까 영화 주인공인데 이런 것도 일단은 해당이겠지요. 워낙 재밌게 봤거든요. 그래서 괜히 꿈에서도 한 번 또 보고 싶네요."
회피인지, 아니면 정말로 딱 그 정도인지. 적어도 자신은 거짓말을 한 적은 없다고 자부하며 아키라는 약하게 숨을 내쉰 후에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낯이 익은 이 중 한 명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그럼 저는 회피할 수 없게 질문을 해볼게요. 단 둘이서 호타루마츠리의 그 등불을 보고 싶은 이가 우리 학교 학생 중에 있다? 없다?"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 사람, 회장님이 아니라 잠꾸러기 씨한테 물어볼 걸 그랬나봐! 코로리는 어린 인간들의 포근포근하고 달달한 이야기를 응원할 마음이 아주 높았다! 그래서 팝콘 먹는다 표현되는 기분으로 구경 중이었는데, 어째서 제한테 질문이 돌아온 것인지. 질문의 요지는 가족이 아닌 같이 데이트하고 싶은 사람이 있느냐는 거였다. 가족을 굳이 제외하지 않았더라도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에 바로 누군가 떠올랐기 때문에 뺨을 새빨갛게 붉혔다. 합죽이가 되고 싶어서 고개만 꾸욱꾸욱 끄덕거렸다. 꼭 말로 대답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이어서 질문을 해야하는데 머리가 녹았다. 굳어서 안 움직이는게 아니라 녹아서 못 쓰겠다.
"예쁘고 멋지게 차려입구, 같이 손 꼭 잡고 다니고 싶은 사람이 있다, 없다ー 물어볼래."
어떤 이유로, 어쩌다가 이 인원이 모여서 이런 게임을 하게 됐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하나 분명한 건, 지금 여기서 무슨 대답을 한다고 해도 끝이 유야무야 흐려질 것 같다는 것일까. 그렇다는 건 무슨 질문을 받든 무슨 대답을 하든 뒤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거지. 앉은 자리에서 다리를 꼬고 한 손에 턱을 괴고서 이리저리 흐르는 게임을 지켜본다. 평소와 같이, 평소보다는 조금더 낮게 가라앉은 눈이 적당히 한명 한명 스쳐가다가, 자신을 지목한 렌에게 꽂힌다.
"너... 흐음."
슬그머니 가늘어진 눈이 쏘는 시선이 쎄하다. 몇초간 그렇게 보다가 턱 괸 손 내리고 무릎에 올린다. 톡, 톡, 대답을 고민하며 손끝으로 무릎을 두드리다가, 이게 그렇게 고민할 일인가 싶어, 가볍게 대답한다.
"잘생겼잖아. 키도 크고, 성격도 좋고, 그 외의 이유, 필요해?"
꼰 다리를 푼 건 아니라 그대로 발끝을 까딱거리는 폼이 반문할테면 해보라는 태도다. 은은히 싸늘한 얼굴로 렌을 응시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시선을 돌려 남은 사람들을 향해 묻는다.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실은 아주 정교하게 만든 가짜라고 한다면... 그래도 소중하다고, 할 수 있어...?"
아, 참고로 진짜는 없어, 라며, 질문 끝에 씨익 웃는 얼굴이 의도를 불분명하게 만든다. 아니면, 그저 즐기고 있는 걸지도?
질문을 주고받고 모여있는 이 이상한 상황에서도 스즈는 그 나이대 아이들처럼, 평소의 그 모습 그대로 이런 저런 질문과 대답에 계속 꺅꺅대면서 좋아한다던가 주변에 있는 것들 하나하나에 관심을 주면서 이건 뭔지, 저건 뭔지 물어본다거나 이상하지만 신기하다던가 따위의 헛소리를 하고 있었다. 어차피 유야무야 지나갈 것 같은 분위기다. 이대로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즐거워. 스즈는 으흥흥~ 하고 콧노래를 부르다가 무심코 찾아온 질문에 에? 하고 고개를 기웃했다.
" 나? 나한테 물어보는거야? 소중한 사람.. 음, 미즈미를 말하는거겠지~? "
스즈는 헤에- 하고 고민하는듯 싶다가 어깨를 으쓱하곤 별 거 아니라는 듯 이야기했다.
" 그래도 소중해. 그래도 사랑해. 가짜이던 진짜이던 그건 별로.. 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 그 모습이 가짜이던 진짜이던 스즈는 그걸 보고 사랑에 빠졌으니까! 잘 들어봐. 사랑에 빠진 여자아이는 그 무엇으로도 못말려! 뭐~ 조금은 충격받거나 어지러울 수는 있겠는데 그래도 있지? 스즈는 미즈미를 좋아해. 사랑하고있어. 그럼 그걸로 된거야~ 이건 비밀인데 조만간.... 에헤헤~ 비밀이니까 말 안해야겠다! "
스즈는 '답변이 됐으려나?' 하고 말하며 꺄르륵 하고 웃었다. 그리곤 이제 뭘 해야하는지 몰라 가만히 있던 탓에 잠시간 어색한 침묵이 흘러버렸다. 남은 사람은 저 둘인가. 스즈는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가리키다가 한 쪽에서 멈추곤 조금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 자~ 질문 들어갑니다~ 첫 키스는 언제, 어디서, 누구랑, 어떻게! 만약 아직이라면~ 언제! 어디서! 누구랑! 어떻게! 하고싶은지 말해줘! 참고로 패스는 없다~ 첫 키스 같은거 안하고 싶어! 이런 대답도 안돼! 무조건이야! 참고로 이 질문은 말야, '누구랑' 이랑 '어떻게' 가 메인디쉬니까 여기에 신경써줘! "
애초에 전에 사귀던 연인과는 이미 헤어진지 오래고 딱히 그에 대한 감정이 없었다. 그렇다면 누구를 대입하면 되겠는가. 그는 곰곰히 생각에 빠졌다. 연애중인 사람은 일단 논외.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 애초에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잠시 뭔가를 생각을 하던 그는 작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차라리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있으면 무시당한다고 느끼고 50시간 더 빨리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상대가 말이에요.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은데."
아니. 아닌가. 일단 자신이 대입한 이라면... 조용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은 후에 역시 애매하다고 생각하며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굳이 일부러 상대를 더 기분 나쁘게 해야한다고 말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겠네요. 당신과 했던 그 시간이 정말로 조금의 가치도 없는 시간 낭비였다고 말이에요. 뭐, 어디까지나 사귀는 사람도 없는 저에게 있어선 그냥 대입론으로밖엔 말할 수 없지만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며 그는 이어 잠시 고민을 하다 이 질문의 흐름을 살며시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이야기했다.
"아주 가벼운 질문이에요. 지금 이 중에서 정말 평소에 꼭 얘기해야 할 것이 있는데 만나지 못해서건, 개인적 사정이건 말할 수 없어서 진짜 마음 속으로만 간직한 이가 있나요? 있다면 지금 여기서 말해보도록 할까요? 없으면... 음. 그냥 다음 질문할 상대에게 진실된 메시지 하나를 툭 던져보는 걸로?"
회장님 가볍다가 뭔지 모르는 거야? 회장님 바보지?! 바보 맞지! 이럴 수가 없었다. 코로리는 이곳이 꿈 속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그래서 잠의 신으로서 절대 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생각을 하게 되고 말았다. 꿈은 자고 있기 떄문에 꿀 수 있는 것, 잠에서 깨고 싶단 생각을 해버렸다! 이나잇대 인간들의 진실게임은 풋풋하고 달달하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당하고 있으니 그렇게 볼 수가 없었다. 꼭 얘기해야할 것이 있는데 말하지 못하고 간직한 사람, 없다고 할 수 있을리가 없다. 여기서 말해보라니, 말도 안 돼. 이렇게 말하기는 싫단 말야. 싫단 말야! 그나마 다행인 건 남들에게 다 들리게 이야기하란 조건은 없었다. 우물쭈물거리며 아무것도 하질 못하더니, 자리에서 벗어나 렌의 옆자리로 향했다. 같이 데이트 하고 싶은 이가 있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보다 훨씬 빨갛다. 자리를 이동하는 움직임이 어색해보일 지경이다.
"렌 씨, 사랑해애."
입가를 손으로 꼭 가리고서 귓가에 속삭이더니 다시 호다닥 제자리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건 빠르다! 저는 신이니까 인간 입장에서 부담스럽다한다거나 할 지도 모르니까 꾹 눌러뒀던 말인데. 이걸 이렇게 입 밖으로 내게 하다니. 새빨갛게 익어 고개 푹 숙이고 있다가, 고개 들면 아키라를 매우 노려보았다. 가만두지 않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하고, 다음 질문을 생각해야하는데 되겠나! 코로리는 꿈에서 깨고 싶은게 더욱 간절해졌다. 그래도 어떻게든 질문을 생각해낸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제일 사랑스러운 모습은 어느 거야! 좋아하는 사람이 없으면ー 좋아하게 될 것만 같은 모습으루."
스즈는 음.. 음.. 하고 몸을 이리저리 까딱이다가 마음먹었다는 듯 좋아! 하고 호흡을 다잡았다.
" 자자, 뭐가 됐던간에 네가 질문해서 답하는거다? 그러니까 하나하나 잘 들어줘야해? "
뭔가 대단한 이야기라도 꺼내려는듯 크흠, 하고 목을 가다듬은 스즈는 말하는 것보다 보여주는게 더 좋을거라며 스마트폰을 꺼내려다가 또 없다는 사실에 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 잘 들어봐. 미즈미는 있지, 우선 생머리가 되게 예쁘다? 응. 예쁘다고할까 멋지다고할까. 나처럼 이런.. 이런 머리를 하는 사람들은 절대 그런거 못해~ 관리도 엄청 하는 모양이야. 후후.. 이건 나니까 알 수 있는 거지만 거기서 좋은 향기도 나는데 너희는 평생 모르겠지? 아니, 평생 몰라야해! 알면 안돼! 안돼!!! "
잠깐 흥분했다. 스즈는 다시 목을 가다듬었다.
" 그리고 되게~ 공주님?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지. 그런데 또 푼수같은 면이 있어. 가~끔 보면 그런 면이 있어서 그게 또 귀여워. 키도 엄청 커~ 나보다 훨씬 커~ 그래서 있지. 딱 안겼을때 느낌이 되게 좋아. 음.. 아! 질문이 뭐였지? 제일 사랑스러운 모습? 그거야~ 날 바라봐줄 때지~ 날 바라봐주고, '스-쨩' 하고 불러줄 때. 그러면 매일매일이 그런 모습이라는 답이려나? 에이, 됐어! 무슨 말인지 알겠어? 알겠지? 응? 응? 미안미안. 말이 좀 많았나.. 이해해줘. 사랑에 빠진 여자아이는 원래 이렇게 변하는 법이야~ "
스즈는 잠깐 목이 마른지 목을 가다듬고는 또 뭘 해야하는 순서인지 몰라 가만히 넋놓고 있다가 어색한 침묵이 잠깐 지나가자 '아! 내가 질문할 차례지?' 하고 눈을 빛냈다.
" 자~ 단 조금의 거짓도 없이 완벽한 사실만을 답하세요! 이히..이히히... 이히히히.... "
뭔가 또 음흉한 속내를 꾸미고 있다는 듯 스즈는 그렇게 웃으며 한 번 전체를 훑었다.
" 아까 나한테 질문했던게 누구였더라.. 아! 너! 자자~ 질문이야! 아까 보니까 왕자님이 있는 모양이던데~ 왕자님과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을까? 키스는 해봤어? 저기저기, 해봤다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했는지! 아직 미정이라면 네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이상의 키스'에 대해서 자세히 말해줘!! "
업보, 라는 말은 마히루를 보다보면 제법 체감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콕 집어 날아온 질문에 이것이 업보인가, 하고 절절하게 느껴버린다. 그냥 적당히 보이는 사람에게 찍었던 건데 그걸 이렇게 돌려줄 줄이야. 평소라면, 이라는 건 잠시 넣어두자. 어차피 흐려지고 잊혀질 거다. 그렇다고 순순히 대답해주진 않을거지만.
"진도라, 그런거, 시시콜콜 떠드는 성격은 아니긴 한데... 뭐, 현 시점에서는, 손 잡고 포옹 밖에 안 했어. 키스는 멀었지, 아직은... 이상의 키스, 라는 건, 어... 가장 하고 싶은 순간이 그 이상이지 않을까, 그런거, 딱히 생각해본 적 없으니까. 앞으로도 안 할거고."
그래도 기대를 안 하는 건 아니야, 라고 짧게 덧붙이는 걸로 대답을 마무리한다. 이제 다시 질문을 던질 차례인가. 잠깐 고민하며 주위를 돌아보다가 이쪽도 업보란 걸 돌려줄까 싶다. 그래서 싱긋, 웃으면서 질문을 던진다.
"좋아하는 사람과 그냥저냥 하룻밤 같이 놀기 vs 좋아하는 사람이 제일 예쁘게 꾸민 모습 딱 1시간만 만나기, 어느 쪽?"
참 의미심장한 질문에 무슨 생각을 했을지는, 질문을 받은 렌의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렌이 그 때를 생각하듯 작게 웃었다. 울었었지. 응. 굳이 그 말을 상기시키지 않았지만 꽤 당황했었으니까 확실히 기억에 남았었다. 아무래도 평생 기억에 남지 않을까?
바다를 밀어내듯이 튜브를 밀어낸다. 물속이란 늘 익숙한 곳이었지만 코로리가 존재하는 순간부터 새롭게 느껴졌다. 바다에 반짝이는 햇볕이나 에메랄드 빛 물결보다 코로리를 중심으로 새롭게 짜여지는 장면이 너무나 귀하고 예쁘다. 코로리와 함께하는 이 장면장면들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제 팔에 닿는 온기도 나부끼는 머리카락도 맑은 웃음소리도 모두 어여뻤다. 잠의 신이 아니라 세상에 예쁜 모든 것들을 모아 만들면 코로리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이내 제 머리카락에 닿는 코로리의 손길에 작게 웃어버린다. 멋있다는 말도 저를 만지는 손길도 부끄럽지만 기꺼워서 이내 속도가 조금씩 줄어든다.
“그거 이름 가지고 놀리는 거죠?”
웃음기 담긴 목소리에는 기분이 상한 것 같지는 않다. 장난기 어린 말이었다. 아무래도 그런 말을 많이 듣기도 했고. 코로리가 머리카락을 쓰다듬자 속도가 점점 줄어들다 이내 멈춰버린다. 렌은 여전히 튜브에 기대 몸을 둥둥 띄워놓은 채로 조금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원래 다른 성을 썼었는데, 어머니의 성을 따르다보니 이렇게 되어버렸어요. 이제는 성이 바뀐지 오래되어서 이 독특한 이름도 익숙해져 버렸지만.”
독특한 이름이라고 말할 땐 장난스러운 웃음기가 어린다.
“코로리 씨는 여기 오신다고 이름을 새로 지으신 거에요? 아니면 따로 이름이 있는 거에요?”
/아마도 신의 이름에 대해 자세히는 안 물어봤었던 것 같아서? 첫 만남 때 코로리 이름 유래 맞추긴 했었지만(기억이 가물가물) 답레만 올리고 정말 자러 간다아~ 다들 잘자~
그래도 괜찮아요, 라고 들었을 때, 잠깐이지만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야 했다.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요조라가 조금 전 했던 중얼거림의 답일거란 결론이 든다. 아, 무리라는 말을 그렇게 이해한 걸까. 그런 의미가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작은 오해가 생긴 모양이다. 이걸 풀어야 할지 그냥 흘려보낼지, 조금 고민이 든다. 머릿속 한켠으로 생각하며 코세이를 바라본다.
요조라의 애쓴 표현력이 코세이에게 닿았는지, 코세이도 계속 같이 있자고 말해주었다. 같은 마음, 이지 않았을까. 작게 고개를 끄덕인 요조라는 조심히 얹은 손에 겹쳐오는 손을 보고 자신도 조금 더 잡아본다. 그렇게 마주 잡은 손을 살짝 꼼지락거리다가 무심코 돌린 시선이 마주치자 앗, 하듯 멈춘다.
약간 높은 코세이의 시선에 맞추느라 위로 올려뜬 눈이 천천히 깜빡인다. 할 말이 있는지, 그냥 보는 건지, 알 수 없는 검은 눈동자는 곧 옆으로 굴러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손으로 향한다. 머리 앞에서 멈춘 손을 지그시 응시하다가, 예전 얘기에 스윽 굴러 코세이를 바라본다. 물론 요조라도 그 때를 기억하고 있었으니, 그게 뭐냐고 되묻는 일은 없었지만, 얌전하게 손길을 허락해주진 않았다. 그 날, 사쿠라마츠리에서 그랬던 것처럼 고개를 뒤로 물러 손길을 피한 요조라는 참기에 실패한 것처럼 풋, 웃음을 흘린다.
"이제, 안 피한다고, 말 한 적은... 없는, 걸요...?"
잔잔한 수면에 작은 돌맹이 빠뜨려 생긴 파문처럼 은근히 웃음이 번진 얼굴이 있다. 그 웃음이 조금 더 진해졌을까 싶은 순간, 요조라의 손이 허공에 멈춘 코세이의 손을 잡아 당겨와 자신의 뺨에 얹는다. 코세이의 손바닥에 뺨을 폭 대고서 살짝 움직이자 자연스럽게 살결이 부빗거려졌겠지. 그렇게 손을 댄 채로, 아주 약간 더 뺨을 붉힌 요조라가 말했다.
"전... 오늘,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제일, 이라는 건, 그 아래도, 있다는 말이니까... 오늘도, 다음도, 같이 있어도, 떨어져 있어도, 그냥... 코세이랑 함께 하는 시간, 전부가, 똑같이, 행복하길, 바라요... 그 중에, 가끔, 조금 더... 행복한 날이, 있는 거고..."
그러니까 오늘이 제일 행복한 날이길 바라는 건 무리인 거라고, 요조라의 말은 그런 의미였다. 매일 매순간, 그저 서로를 생각만 해도 행복했으면 하니까, 자신도 코세이도 말이다.
"너무, 과할려나요. 이런 생각은..."
말은 다 했지만 하고보니 이건 좀 아니었을까, 너무 욕심쟁이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싶어, 코세이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눈치를 본다. 늘 하던 그 시선, 힐끔, 코세이에게 향한다.
사쿠라마츠리 때의 일을 이야기하며 손을 뻗어가자 요조라의 시선이 내 손을 향한듯 했다.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다가가는 손을 보고서 뒤로 몸을 빼는 것을 보면 손을 보고 있던 것 같다. 이렇게 얘기하면 장난을 칠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안피한다고 말한 적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을 뒤로 빼려고 했는데, 그녀는 멈춰있던 내 손을 잡아서 자신의 뺨 위에 얹는다. 그렇게 살짝 움직이자 그녀의 살결이 손바닥을 스치는 것이 느껴진다. 이러니까 내가 고양이 같다고 하는건데.
" 역시 요조라는 못 당하겠네요. "
그녀의 말에 장난스럽게 대답하면서도 잡은 손에 약간 더 힘이 들어간다. 그녀의 말이 더욱 맞는 말이니까. 그래서 그녀의 볼에 얹은 손을 약간 아래로 내려서 어깨쪽을 살짝 잡았다. 그리고 잡은 손을 놓고서 어깨 뒤쪽으로해서 내 손과 손을 맞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하자 마치 그녀가 내 품 안에 들어와 있는 모양새가 되었고,
" 그래서 더 좋아해요. 당신을 생각하는 마음을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
그렇게 그녀만 들을 수 있게 속삭인 나는 그대로 품에 그녀를 끌어안으려했다. 불편하지 않게 내가 조금 더 몸을 기울이면서 요조라를 안아주려한 나는 그녀의 귓가에 아주 작게 속삭였다.
응~ 천천히 대화하는걸로~ :3 흠흠 지금이 고점이라, 그럼 떨어지지 않게 작업을 쳐야겠구만? ㅋㅋㅋㅋ~~ 요조라도 잘만하면 텐션 더 올라갈것도 같은데~ 내가 감당이... 안될지도? 음~~ 아마 조상님 얘기에 덤 같은 부분으로 언급되지 않을까 싶어~ 요조라 같은 별난 사람도 있었다 정도로~?
>>709 ㅋㅋㅋㅋ 코세이 왠지 학교에서 텐션 나락이었다가도 점심시간이나 종례만 하면 생기발랄해져서 요조라 찾아올거같아 ㅋㅋㅋ 아 요조라가 몰래 코세이 반 앞에서 기다리다가 코세이 나올 때 여깄지롱 하고 놀래켜서 반응 보고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음 요조라도 텐션 나름 상황 맞추고 있으니까 괜찮아~ 요조라의 별난 부분... 존재 그 자체 아닐까?! (요조라 : !?)
>>710 핫 ... 들켰다 ... 물론 텐션이 엄청 오르진 않겠지만 그래도 신나서 가긴 할꺼에요 ... 점심시간엔 아마 자주는 안찾아갈 것 같아요. 자는걸 알고 있으니까요. 가끔 전날 밤에 점심시간 도시락 싸갈건데 같이 먹자구 물어보고, 먹자고 하면 아마 그때만 찾아가지 않을까 ...
ㅋㅋㅋㅋㅋ 아 그렇게 기다리고 있으면 되게 좋아할 것 같은데 ... 반 친구들의 엄청난 시선(여러가지 감정이 담긴)을 받으면서 갈 것 같네요. 거기서 요조라가 손 잡아주거나 팔짱까지 껴준다면 엄청날지도 ...??
코세이가 해준 도시락이라면 언제든 환영이지~ 처음엔 잘 안 하겠지만 조금 지나면 요조라가 먼저 도시락 준비하겠단 말도 하고 그럴거구~ 그래도 일어나려면 매번 코세이가 깨워줘야겠지만~ ㅋㅋㅋㅋ 그냥 빨리 보고 싶어서 가서 기다렸는데 그런 시선 받으면 코세이 뒤에 숨을지도 ㅋㅋ 뒤에 살짝 숨었다가 팔 꼭 안고 따라간대~ 손 잡는건 아마 학교 나와서려나~
보건실에서부터 꿈 속까지, 제멋대로 딸꾹질하고 울어버리기까지 했으니 무서워하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갑자기 잠들어버리면, 내가 했다구 하면 무서울 수도 있는 거니까아. 꿈 속에도 막 들어오구. 하긴 오히려, 그때부터 저가 생각났다는 말을 들어버렸으니 뺨이 상기된다. 하양만 보면 제가 떠오른다고 했으니까 본래의 모습일 적 머리카락이 인상을 깊게 남긴 거겠지. 코로리는 검은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코로리의 것이 아니라 렌의 것이었다. 장난치듯이 물기어린 곱슬진 머리카락을 손가락 끝에 감았다 풀었다.
"왕자님이니까 칭찬이야."
왕자님이라고 하면 멋있고 잘생겼다는 이야기가 꼭 따라붙지 않던가! 코로리는 렌이 공주님이라고 해주었어도 공주님과 어울린다는 생각은 안 했었다. 오히려 렌이 더 왕자님같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속도가 줄어들다 결국 멈추면 렌을 깜빡깜빡 바라본다. 역시 피곤해? 라고 물어보는 것 같았다.
"예뻐."
독특하다고 하면 예쁘다는 말이 톡 나온다. 예쁘다고 몇 번을 말했는지 모르지만, 예쁘다고 몇 번이든 더 말하게 될 것이라서. 코로리는 렌이 또 부끄러움을 탈 것 같다고 생각해서, 렌의 팔을 잡고 있던 손이나 머리카락 만지작거리며 장난치던 손 둘 다 모아서 렌의 뺨을 꼭 감싸려고 했다. 예쁘다는 말도, 지금 할 말도 피하지 말고 꼭 들으라는 것처럼, 눈을 꼭 맞추면서.
"렌 씨 이름이 뭐였어도 좋아해."
방글방글 웃으며 상기됐던 뺨은 다시 한 번 더 붉어졌다. 별개로, 렌의 아버지였던 사람은 코로리가 진실을 알게 되면 신의 미움을 받을 예정이었다. 잠의 신 몫이다.
"새로 지은 거ー 세이는 나 동생이라고만 불렀으니까, 이름 없어."
제 쌍둥이도 이름이 없었다. 별과 잠은 언제나 그자리에 있는게 당연한 존재라 신으로 모셔지지 않은 건지. 코로리는 혹시라도 제가 까먹은게 아닐까 곰곰 기억해보려고 했지만 역시 없는게 맞는 듯 하다.
>>723 여동생 챙기려고 인간계까지 내려왔는데 그 정도가 무슨 대수라고! (아님) 그렇게 생각하니까 하루가 고되겠네요 ... 일단은 냉동식품을 잘 사용해서 도시락을 만드니까 수고는 약간 덜 수 있으니 ... 안아프다고 해도 다치는거 보면 불안하니까욬ㅋㅋㅋㅋㅋ 그래도 이젠 독립해야하니까 가르쳐 줘야하니 말은 못하고 ...
>>724 물론 세이가 요리해주니까 청소나 세탁 쪽은 코로리가 하겠지만~~!! 그래도~~!!! 냉동식품 쓰면 코로리는 좋아하니까 오히려 좋아할거 같지 (*´∀`*) 원래 다치면서 크는거지 응응~! 원래 신은 안 먹어도 안 죽으니까 상관없기야 하겠지만....... 요리배워야할 이유가 있지 음음
>>726 렌주 안녕, 좋은 아침이야! 근데 일에 회식......? 월요일 난이도 너무 높지 않냐구 。゚(゚´ω`゚)゚。 답레는 느긋히 달라구~! 모시고 살지 않아도 괜찮아?! 같이 사는 거로 충분하다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그리고 저번에 등교이야기 본거 같은데, 코로리 렌이랑 같이 등교 가능해! 아침에 쪽잠 안자구 등교한 다음에 출석부르기 전까지 쪽잠 자면 되는걸 ( ´∀`)
>>727 이자요이 쌍둥이...... 젊 젊게 사니까 괜찮아 (⌒▽⌒) 이자요이 쌍둥이, 어릴 적이 있었을까?! 꼬맹이 신 시절?!?!!!? 세이가 별 다루는 거 보고 신기해서 손 대려했다가 다치지 않았을까 ( ´∀`) 능력 잘못다뤄서 세이 사흘낮밤 자버리고? 음식은..... 먹을 수 있으면 잘 하는 거 아닐까?............
>>731 괜찮....지 않아....? 나도 일했긴 하지만 월요병은 월요병인데....... 코로리한테 딱히 무리는 아냐, 조금 늦게 쪽잠 자는 거니까? 원래도 아침에는 쪽잠 자는거였구 잠이 준 것도 아니구. 업고 등교 ㅋㅋㅋㅋㅋㅋㅋㅠ 아침 일찍 연습하러 가는 길인데 훈련거리가 하나 더 늘었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733 나는 교대근무라....; 주말 휴일이 따로 없어서 ㅋㅋㅋㅋ 코로리가 그러고 싶다고 한다면야 렌도 못말리겠지만 말이야. 왠지 등교길에 한번쯤 그런 상황이 나올 것 같은데 업어주는 상황ㅋㅋㅋㅋㅋㅋ 렌은 체력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으므로 가능하다구ㅋㅋㅋ 두 사람은 아무래도 하교는 같이 못하니까. 렌은 수영가야하고 코로리는 알바가야하구....(또륵)
>>734 。゚(゚´ω`゚)゚。 야간근무한다는 거 보구 교대근무려나 생각은 했지만 피곤하겠다, 오늘 정말 화이팅이야..... 렌이 업어주는거 괜찮다구 하면 다행인데, 코로리가...... 잠들면 어떡하지 (⌒▽⌒)............ 내려서 학교가렴....... 맞아 하교같이하기 어렵지, 코로리가 알바 끝나구서 다시 학교로 돌아가면 가능할지두 모르지만?!
>>735 꼬맹이 신일 때 별이랑 잠이 사고 좀 많이 쳤겠는데 (⌒▽⌒) 어릴 때는 재우는 것만 할 줄 알았지 잠 깨우러 가는 방법 몰라서 옆에서 진짜 와앙 울었을 거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ㅜ 그렇게 사흘을 자고 일어난 세이는 어땠을려나 ㅋㅋㅋㅋㅋㅠ 별로 장난치다 동생 다쳤다구 우는거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맹이 신들 울면 누가 달래나................. (*´ー`*)
>>73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꼬맹이 세이 너무 귀여운 거 아냐?!??! 세이한테 악몽꾸게할 일 있으면 흑역사를 꾸게 해드립니다 (⌒▽⌒) 하구 애기때 꿈 꾸게 해야겟다...... 동생 다쳤다구 우는 어린 시절을 8K UHD로 꾸게 해주겟대~! 강하게 키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키우는 사람이 없잖아 ㅋㅋㅋㅋㅋㅋㅠ
아미카: 학교에서 근육베개를 베고 자다가 등교 정지먹었어요 어떡해... 테츠야: 근데 그걸로 등교 정지를 먹어? 뭘 어떻게 했길래? 아미카: 아니 내 베개가 등교 정지먹었어요.. 테츠야: 코로리: "Helen Keller was born in 1880.." 렌: 코로리, 공부하는건가ㅇ 코로리: 헬렌 켈러는 1880년 때 뼈였었다! 렌: ? Q.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아키라: 시미즈 아키라요 카루타: 화-려한 미인이 좋지요? 스즈: 미즈미의 천생연분 코세이: 요조라씨, 제가 하버드 출신인 건 알아요? 요조라: ??? 몰랐어...요 코세이: 당연히모르지요. 하버드 출신이 아니니까요? 요조라: 마사히로: 해킹 당하면 어떻게 되나요~ 츠무기: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마사히로: 어머.. 그럼 생년월일도 보여지는건가? 어떡하지요, 생일 축하 문자 같은 거 오면… 츠무기: 안 올걸요.. 코세이: 쯧, 난 가라아게 레몬즙 뿌리는 파인데 왜 물어보지도 않고 멋대로— 카루타: 전 오니기리(주먹밥)이니까요 코세이: ? 카루타: 주는 대로 처먹지 않으면 주먹으로 칠 거다. 밥탱아 코세이: 코로리: 그거 알아? 사람이 너무 잘생긴 걸 보면 기억력 저하가 온대.. 솔직히 말도 안 되는 것 같아! 근데 그거 알아? 사람이 너무 잘생긴 걸 보면 글쎄 기억력이 나빠진다는데.. 난 안 믿어! 근데 혹시 그거 들었어? 사람이 잘생긴 걸 보면 아키라: 세이 씨 들어가세요.
타인에게 연연하기를 관두었던 요조라에게 코세이의 존재는 너무 크다. 너무 과한 걸 바라는 걸까, 자신의 바람이 코세이에게 부담이 될 정도로 욕심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 원하는것, 바라는 것 제대로 말 못 하게 되어버렸으니까. 한참을 생각해서 고르고 고른 말을 꺼내도 마음 편히 그랬으면 좋겠다, 라고만 생각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럴수록 바람은 더 크게 느껴지고, 요조라의 머뭇거림은 늘어난다. 앞으로는 얼마를, 몇번을 더 그럴지 모르겠다 생각할 쯤,
"에, 어... 어..."
자신은 못 당해내겠다고 말한 코세이가 손을 움직여 어깨를 감싸오자 요조라의 몸이 흠칫, 굳는다. 누군가 뺨에 붉은 염료 떨어뜨린 것 마냥 홍조 점점 진해지고, 그래서 더 좋아한다며, 코세이가 몸을 기울여오자 입술 살짝 깨문다. 코세이를 바라보는 검은 눈동자는 사정없이 흔들린다. 차분하고 조심스레 해오는 포옹에 머릿속이 새하얘진 요조라가 피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게 꼭 끌어안긴 요조라는 이제 온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자꾸 간질거리는 손을 꼼지락거린다. 어떡하지 라는 단어만 머릿속에 한가득 들어차 다른 건 생각할 수 없게 되어서, 요조라의 머리는 잠시 제어권을 몸에 넘겨버렸다. 그 결과는 요조라도 마주 안아서 더 가까이 코세이의 품에 안기게 만들었다. 코세이 혼자만 기울어지지 않게 같이 받치면서, 손의 간질거림을 코세이의 옷 잡는 걸로 견디며, 코세이가 그랬던 것처럼 작게 중얼거린다.
"고마워요... 좋아해줘서, 그렇게 말해줘서... 저도, 좋아해요... 많이..."
목소리가 자꾸 기어들어가려 했지만 숨소리도 들릴 만치 가까웠을테니 얼마나 작아져도 다 들렸을 것이다. 띄엄띄엄, 평소 말이 느린 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중얼거린 요조라는 이내 얼굴을 숨기듯 코세이의 목덜미메 뺨을 꾹 붙인다. 홍조로 달아오른 열기가 느껴지겠지만 직접 보이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했을까. 코세이 옷 쥔 손 몇번 쥐락펴락하고,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은 듯 무릎을 당기며 코세이 쪽으로 몸을 더 돌린다. 저번과 달리 요조라도 쉬이 놓아주지 않았으니 포옹은 제법 길었을지도 모른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여전히 적막하던 해변가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듯 텀블러 속 얼음이 달각대었다. 그 소리에 음료와 도시락의 존재를 깨달은 요조라는 다시금 작게 말했다.
"이제, 그, 도시락... 먹을까요...?"
배가 고픈지 입맛이 있는지도 모를 정신이었으나, 그렇다고 코세이가 처음 준비해준 도시락을 안 먹을 요조라가 아니다. 그래도 일단은 물어보고, 코세이가 그러자고 하면 아쉬운 기색 역력하게 포옹을 풀고 느릿느릿 손을 거두는 요조라 있었을 것이다. 얼굴 여젼히 붉힌 채로 말이다.
요조라를 밤산책에서 처음 만난 날, 그녀는 나를 유령이라고 불렀다. 유령, 어째서 그렇게 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희디흰 피부와 칠흑 같은 머리카락을 보면서 사실은 그녀가 정말 유령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금 내 옆에 있는 요조라는 유령이 아니다. 유령이라면 이렇게 피부를 빨갛게 물들이면서 고장나지는 않을테니까. 내가 그녀를 꼭 안아주자 그녀도 마주 안아온다. 요조라가 내 품을 파고드는 모양새가 되었고 손은 내 옷깃을 잡아 오고 있었다.
" 내 밤하늘에서 가장 소중한 별님이니까요. "
띄엄띄엄 들려오는 그녀의 말에 웃으며 대답한 나는 목덜미에 느껴지는 뜨끈함에 소리 없이 웃으면서 끌어안은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길게 쓸어준다. 좀 더 가까워지려는듯한 그녀의 몸짓에 나도 더욱 끌어안아주는 것으로 답한다. 그렇게 조금의 시간이 지났을까, 도시락을 먹자는 그녀의 말에 나는 살짝 고민하다가 귓가에 속삭였다.
" 조금만 더 이러고 있을래요. "
자주 못보니까 한번 볼때 많이 채워둬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를 놔주지 않고 잠깐을 더 안고 있다가 천천히 팔을 풀었다. 아쉽기는 했지만 ... 다음에 또 기회가 있을테니까. 너무 딱 붙어있나 싶었지만 보는 사람도 없으니 펴고있던 다리를 접고 바로 앞에 도시락을 열었다.
" 막 거창하게 싸온건 아니에요. "
샌드위치, 유부초밥, 오니기리, 치킨샐러드와 약간의 과일로 되어있는 도시락이었다. 가져온 식기들을 세팅하고서 모래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도시락 가방을 끝까지 열어서 세워두면 먹을 준비 끝이다. 나는 먼저 먹지않고서 그녀가 먹기를 기다리며 방글방글한 웃음을 지은채 바라보고 있었다. 맛있다고 해주면 좋을텐데.
제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손길이 간질간질했다. 보통은 렌의 키가 더 크니 코로리가 머리카락을 만지기 힘든 높이었으나 둘다 물 속에서 평등하게 튜브에 매달려 있는 형태였으니 코로리가 아무래도 젖은 머리카락을 쉽게 만질 수 있었다. 렌은 그것이 부끄럽기도 했으나 기분 좋은 것을 감출 수 없어 코로리의 행동을 제지하지 못했다.
이어지는 말들은 또 렌을 부끄럽게 만들기 충분한 것들이었다. 도대체 코로리는 제 어디가 좋아서 이렇게 자신을 좋아해주는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제가 좋다는 고백을 몇 받은 적은 있었으나 제가 누군가를 이렇게 좋아해 본 적은 처음이라 많은 것들이 낯설다. 코로리는 자신에게 알려달라고 했지만 제가 그렇게 알려줄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
렌은 뒤이어 제 뺨을 감싸는 두 손에 홀린듯이 코로리를 바라봤다. 뺨에 닿는 온기에, 그리고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은 좋아한다는 그 말에 렌 또한 코로리처럼 얼굴이 붉어진다. 결국 렌은 스르르 튜브에서 미끄러져 바닷물 안에 머리 끝까지 밀어넣어 잠수해버린다. 눈을 꼭 감은 채 열이 올라서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을 꾹 누르기 위함이었다.
한참을 물 속에 꼬르르 잠겨 있다가 이내 다시 물 위로 고개를 든다. 축축히 젖은 바닷물을 고개를 좌우로 푸르르 털어내고는 코로리의 튜브에 몸을 기댄 채 부끄러움에 시선도 맞추지 못한 채 말했다.
“저도 코로리 씨 이름이 어떻든 좋아해요. 그래도 이름이 없었던 것보다는 있어서, 이름을 부를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해요….”
이내 부끄러운지 이번에는 튜브를 돌려 반대쪽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방금보다 더 빠른 속도였을 터였다. 부끄러우니까 말걸지 말아달라는 것처럼. 언제쯤 코로리의 말에 부끄럼을 안 타게 될 지…. 영 감이 잡히지 않았다.
밤하늘에서 가장 소중한 별님, 이라는 말이 요조라를 다시 고장낼 뻔 했다는 걸, 아마 코세이는 모를 것이다. 그저 옷 쥔 손 조금 더 힘주어 쥐고 내적 비명으로 참아내었으니까. 안겨있지 않았다면 얼굴이 터질듯 붉어지던 말던 동공에 지진을 일으키며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 제대로 보여줬겠지만, 아니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그랬으면 두고 두고 생각나서 며칠간 잠을 제대로 못 자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고비 잘 넘겼나 싶었는데, 예고 없이 들려온 속삭임에 요조라는 그만 작은 소리를 내어버렸겠지. 읏, 하고.
"그, 그럼 조금만, 더..."
그 조금 더가 싫은 건 아니었으니까, 요조라도 잠깐이 얼마가 되었든 더 안겨 있었다. 코세이가 팔을 푸는 움직임이 느껴지고서야 요조라도 팔을 풀고 천천히 떨어진다. 손끝이 떨어지기 직전, 옷깃을 살짝 쥐었다 놓는 걸 과연 눈치챘을까. 그 순간 아쉬운 시선 보내는 건 알았을까. 그래도 코세이의 도시락을 먹기 위해서라고 자신을 달래며, 요조라도 옆에서 세팅을 돕는다.
코세이가 도시락을 열어둘 동안 파라솔이 바람을 막도록 살짝 움직여두고, 텀블러를 가져와 컵 겸용인 뚜껑에 에이드를 따라 세팅이 끝난 도시락 옆에 내려놓는다. 그제야 보게 된 도시락의 모습에, 요조라는 눈에 띄는 반응은 하지 않았다. 먹음직하게 담긴 음식들과 자신을 보며 웃는 코세이를 번갈아 보고, 머뭇거리다가 물티슈를 꺼내 손을 살짝 닦고 먼저 샌드위치를 집어든다. 아무래도 먼저 먹길 기다리는 것 같았으니까.
"잘 먹을게요..."
짧게 중얼거린 요조라는 샌드위치의 내용물이 떨어지지 않게 잘 잡고서 제법 야무지게 귀퉁이를 물었다. 한입 뜯어 열심히 씹어 삼키더니, 말없이 또 한입 먹는다. 코세이는 이전에 봤으니 알 것이다. 요조라가 말이나 행동은 느려도 먹는 속도는 보통이라는 걸. 그러니 샌드위치 하나를 다 먹는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먹는 내내 말도 표정변화도 없던 요조라는 역시나 조용히 유부초밥에 손을 뻗는다. 손에 묻는 걸 개의치 않고 유부초밥을 먹고서 오니기리도 집어드는 걸 보면, 보기보다 먹성이 좋다는 사실을 새삼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야금야금 집어드는대로 먹다가 문득 이건 아닌데, 싶었는지 뺨의 오물거림이 멈춘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눈으로 코세이를 보지만 뺨이 볼록하니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다시 열심히 씹어 삼켜 입안을 비우고서, 에이드로 입가심 한번 하고, 먹던 오니기리를 든 채로 말한다.
겉으로 말 태연하게 했지만 속으로는 먹보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하고 또 새로운 고민 했다는 걸 코세이는 알 길 없겠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 눈치 채지 못 하게 하려고 얼른 유부초밥 하나 집어서 코세이 앞에 내민다. 아- 해요, 같은 낯부끄러운 말은 못 했지만, 빤히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는 것 만으로 말을 대신하긴 충분했다.
손바닥이 따뜻해졌다. 제가 갖고 있던 온기보다 훨씬 따뜻해, 온기라기보다는 열기같기도 했다. 기분탓인지 정말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코로리는 조그맣게 웃을 뿐이다. 정말로 렌 씨, 빨강이 됐어. 그랬다. 좋아한다고 듣는 것도 말하는 것도 콩닥거린다. 렌의 말을 꼭 기억하고 있었다. 간지럽기도 하고, 심장도 뛰고, 덥기도 하다던 말을 기억해서, 렌을 좋아해서, 렌에게 콩닥거린다는게 좋았다. 그러고 있으니 이게 무슨 일일까. 렌 씨 파랑에 빠졌어?!
"렌 씨?!"
렌이 물 속으로 사라졌다! 물이 맑아서 렌을 볼 수 있었지만 갑자기 물 속으로 꼬르륵 잠수하니 눈 동그랗게 뜨고 어쩌지를 못 했다. 어떡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코로리는 그만, 코로리도 퐁당 튜브 아래로 꼭 잠수해버렸다. 물 속에 있던 꿈을 떠올리고 있었고, 빠졌다기보다는 스스로 잠수한 것이니 겁먹지 않았다. 발도 분명 닿고 있고, 코로리는 눈 꼭 감고 숨 참은 채 물 속으로 꼭 들어왔다. 보통 물에서 눈 뜨는 것도 겁내기 십상이지만 꿈 속에서 자주 떠봤으니 깜빡 눈을 떠버린다. 잘 안 보여! 물 속 너머 시야는 흐렸다. 가까이, 앞에 있는 렌도 흐려서 조심히 손을 잡으려고 했다. 제대로 잡았는지도 모르면서 살랑살랑 흔들어보려고 했다. 렌 씨 진짜로 인어왕자님 된 거야? 하지만 렌이 물 위로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다시 물 위로 올라가야했는데, 코로리의 숨이 짧았기 때문이다. 꿈과는 달리 참고 있는 숨을 다 써버리면 물 위로 올라갈 수 밖에 없다.
"프하ー"
조그맣게 숨을 트고서 고개를 양 옆으로 털어낸다. 폭 젖어버렸다. 젖어버린 가디건은 입고 있던 이유와 어긋났고, 머리카락에서는 물방울이 똑똑 떨어진다. 두손으로 꼭 얼굴의 물기를 훔쳐내고 아직도 물 아래에 있는 렌을 바라보면 드디어 물 위로 올라온다. 코로리는 렌이 왜 그랬는지도 몰랐지만, 물 먹었다거나 하는 기색 없이 무사히 물 위에 올라와서 방긋 웃었다.
"응, 이름 바뀌어도 좋아해줘야 해. 나 이름 바뀔지도 모르잖아."
조금 개구지고 많이 부끄러워한다. 그래서 목소리가 작았지만, 또렷하기도 했다. 렌이 정말로 신이 되고 싶어한다면 확실하게 이루어줄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고, 그렇게 된다면 보통 인간들 사이에서는 부인이 남편의 성을 쫓더라. 물론 아직 렌에게 이른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모두 만약을 가정하듯이 말하고 있었지만. 그리고나서는 코로리는 작게 놀랐다. 빨라졌어?! 이번에도 튜브 말고 렌을 꼭 잡는다.
안고 있던 팔을 풀때 시선이 스친다. 아쉬워하는 기색이 엿보이는 시선을 봤지만 너무 안고 있으면 더우니까, 도시락도 먹어야하니까, 라는 이유로 아쉬운 마음을 달랜다. 내가 도시락을 열어서 놓는 동안 그녀도 가져온 레몬에이드를 옆에 가져다둔다. 내가 웃으며 바라보고 있으니 머뭇거리던 요조라는 물티슈로 손을 닦고서 샌드위치를 집어들었다.
" 맛있게 먹어요. "
잘 먹겠다는 말에 대답한 나는 그저 그녀가 먹는 것만 바라보고 있는다. 샌드위치를 조금씩 먹어가는 모습은 예전에 보았던 그녀의 모습과 다를 것은 없었다. 먹는 속도만큼은 다른 사람들에 뒤지지 않으니 손에 들려있던 샌드위치가 금방 사라진다. 그 다음은 유부초밥, 그리고 그 다음은 오니기리..까지 집어들어서 먹으려다가 문득 나를 바라본다. 아, 너무 부담스럽게 쳐다봤나? 라는 생각에 약간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시선을 바다로 옮기려했다.
" 맛있게 먹기만 해주면 저는 괜찮은데 말이에요. "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걸 보는 것만큼 좋은 일은 세상에 흔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하염없이 보기만 하고 있었는데 ... 그래도 주는걸 거절하는건 좀 별로니까, 요조라가 손에 들고있던 유부초밥을 그대로 입으로 받아서 먹는다. 다른 사람이 보면 먹여주는걸로 보였겠지만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다.
" 아 맞다, 이게 지금 생각났네. 밤에 그림 그리느라 바쁘죠? "
입 안에 있던 유부초밥을 삼키고서 나는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서 그녀쪽으로 건네주었다. 액자에 사진이 한 장 들어가 있었는데, 평범하게 사복을 입고 서있는 내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이런걸 준다는게 좀 부끄러워서 약간 새빨개진 얼굴을 가리려고 살짝 시선을 틀면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 책상에 올려두라고 가져왔어요. 같이 찍은 사진으로 하고 싶었는데, 같이 찍어둔 사진이 없어서 ... "
1.어. 글쎄요. 청룡 모양의 작은 귀걸이가 아닐까 싶은데. 사실 아키라가 귀걸이를 하는 이미지가 떠오르질 않네요. 2.조용히 북쪽 산으로 올라간 후에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혼자서 감정을 풀면서 정리를 할 것 같네요. 적어도 누군가의 앞에서는..아직은 그런 모습은 안 보여줄 것 같아요. 가족이나 친척들 제외하고요! 3.두 눈을 깜빡이다가 싱긋 웃으면서 가볍게 포즈를 취해줄 것 같아요. 나름대로 익숙하게 말이에요.
렌은 코로리가 자신과 함께 물 속에 들어왔다는 것을 차마 인지하지 못했다. 부끄러움에 열을 식히러 물에 쑥 들어온 것까지는 좋았으나 제 손에 닿는 손길에도 코로리가 튜브 아래로 손을 내밀었다고 생각할 뿐이었지 잠수를 했다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이내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머리를 털고 코로리를 보고 나서야 쫄딱 젖은 코로리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을 뿐이었다.
게다가 코로리의 이어지는 말 또한 부끄러운 건 매한가지라서 렌은 코로리가 자신의 심장을 공격해서 암살할 생각인 건지 의심스럽기 시작했다. 렌은 코로리가 다른 이야기를 못하게 튜브를 열심히 밀었다가 다시금 조금 억울해져서 튜브를 미는 것을 멈추고 코로리에게 말했다.
“…지금은 안 돼, 라고 했으면서. 게다가….”
왜 굳이 코로리의 성을 바꿔야 하는가. 바꿀 거면 제 성을 바꾸는 게 낫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해버렸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기에는 부끄러워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그건 제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고 언젠가 그런 날이 오면 어머니와도 상의를 해야 하는 것이었다. 어머니에게 생각이 미치자 이름이 없다던 코로리의 말이 다르게 들렸다. 고개를 젓고는 다른 질문을 한다.
“…그나저나 이름이 없었다는 건, 이름을 지어줄 이가 없었다는 거에요?”
부모가 없었던 걸까? 신이니까 부모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신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것도 괜히 궁금했다. 물론 인간이 신과 혼인하게되거나 깨달음을 얻으면 신이 된다고 하지만서도. 코로리는 둘 다 아닌 것 같았으니까. 렌은 튜브에 기대어 바닷물에 둥둥 뜬 채로 코로리를 바라본다.
1. 만약 뚫는다면~ 하나가 아니라 여러개 할거 같지...? 기본 고리형 피어싱부터 체인형 등등 여러개 다양하게 낄거 같네~ 물론 가끔 예쁜 꽃장식 보석장식 귀걸이만 포인트로 할 때도 있을거 같고~ 2. 보통은 혼자 이불이나 베개 안고 그 감정이 지나가길 기다려~ 아주 가끔은 그 감정이 느껴지는 순간을 그림으로 그린 적도 있고~ 또 아주 아주 가끔은 부모님이나 마히루에게 앵기거나 치근대는걸로 풀기도 해~ 3. 침착하게 심호흡을 하고 렌즈 밖으로 나간다? ㅋㅋㅋㅋㅋㅋ 그야 찍히는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걸~ 어떻게든 제대로 찍히지 않게 온갖 방해공작을 펼친다~ (대충 실패한 고양이사진 짤)
코로리는 렌이 행복하기를 바라서, 인간이 신의 삶을 택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 더 생각하고 고민할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렌과 혼인의식을 치르고 싶지 않다는 것이 아니었다. 렌 앞에 서면 꼭 평범한 여자아이가 된 것 같아 마냥 들뜨고 설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신이라는 걸 떠올리면 그만큼 저렸다. 영영 다른 시간을 살게 되는 거니까. 의식이 되돌리기 쉬운 것도 아니다. 게다가 인간들 사이에서의 결혼도 그렇게 신중하던데, 저는 신이니까 더욱이 조심스러워서 안 된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정말로 평범한 여자아이었다면, 나중에 커서도 학교를 졸업하고서도 계속 같이 있자고 말해버렸을텐데. 그러지 못하는걸 견뎌야 한다고 생각해서, 고개 숙이고서 아랫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그치이. 세이도 이름 없구."
나두 세이 별님이라고 불렀으니까. 가끔 가다 오빠라고 부르고는 했지만. 아니면 훨씬 어릴 적, 그때는 오빠라고도 잘 부르며 쫓아다녔던 것도 같다. 처음 눈 떴을 때 옆에 있던 존재였으니까. 코로리는 옛날을 생각하며 눈 깜빡거리다 웃었다.
"인간 세상에서도 없으니까."
인간들에게 모셔지는 신은 이름도 있고 신사도 있지 않던가. 매일 보살펴주고 있는 제 이름은 없다고 툴툴대기야 했지만, 이제는 신경쓰이지 않았다. 신의 이름 하나 없는게 어떻다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저 부를 이름이 있으면 되었다고 느꼈다. 그래서 별 대수롭지 않은 듯 이야기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저 렌이 봐주고 있는게 좋았다. 아까는 코로리가 부끄럽게 만들었는지 그러질 못 했으니까.
>>811 용 귀걸이!!!!!!! 아키라 만약 타투하면 용 새기는거야?!?? (아니다) 왠지 아키라는....... 반지가 어울리지?!? 청룡반지 회장님같잖아 (⌒▽⌒) 산에 올라가서 소리지르기....... 메아리치는 거 들으면 더 울컥할 거 같지 않아?! 아니려나?! 3번 가진 포즈 잡는거 능숙해~! 모델이다~~ 아이돌이다~~~!!!
>>815 헉 귓볼 말고도 귓바퀴도 뚫고 그런거야?!! 세이는 피어싱 있으니까 커플 피어싱 하는 거 볼 수 있는거지?!! (*´∀`*) 우잉 지나가길 기다리는거나 그림으로 담는거 성숙하달지 속상하달지 아직 많이 치근거려도 되는 나이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렌즈 밖으로 나간다 뭐야~~~!!! 파노라마로 찍어버려(?)
>>826 ㅋㅋㅋㅋㅋㅋㅋ 타투를 한다면 등 뒤에 아오노미즈류카미를 새기지 않을까요? 일단은 그 신과 가장 인연이 깊은 집안의 사람이기도 하니가요! 청룡반지라. 그거 일단 아키라도 하나 가지고 있긴 한데... 음. .dice 0 100. = 98 %의 가능성으로 아키라와 깊고 깊은 인연을 맺은 이가 있다면 다른 한 쪽을 선물해줄지도 모르는거고. (휘파람) ㅋㅋㅋㅋㅋㅋ 오히려 시원하지 않을까요? 정말로 크게 질렀으니 말이에요! 그리고 일단 주목받는 것 자체는 아키라에게 있어선 꽤 익숙한 일이니까요.
>>827 진짜로 타투하면 용님 새기는거야?!?!? 오아아악 잠깬다악 (*´∀`*) 아키라라면 타투 안할 것 같다고 할 줄 알았으니까?!?? 우와잉 98%~~~ 엄청 높잖아~~~~ 다갓 믿고 있었다구~~! 역시 대나무숲 하나 만들어줘야겠어 응응 회장님을 위하여 운동장을 대나무숲으로 (?) 회장님....... 인싸야~!
>>828 물론 타투를 할 때의 이야기고 아키라는 어지간하면 타투를 하지 않을테니까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어요! ㅋㅋㅋㅋㅋㅋ 98% 무엇. 하지만 그런 존재가 과연 있을지는. 일단 반지를 줄 정도면 아무래도 연플 쪽이 될테고....(절레절레) 아. 물론 우플을 쌓은 이에게 그냥 개인 선물로 하나 줄 수는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831 너무귀여워 커플피어싱이래~! ( ´∀`) 언젠가 공설이 되길 기다리겠다구~!?? 앗 익숙해지지마아악....... 조금 더 천천히 어른이 돼도 되니까....... 이잉 。゚(゚´ω`゚)゚。 코로리가 열심히 꿈거미 밥 먹일게.......... 파노라마로 하면 그 늘어난 치즈고양이처럼 찍히겠지?!
>>830 지금대로라면 아마 받을 이는 우플 느낌으로 토와가 가장 유력하지 않을까 싶지만... 뭐 그건 두고 봐야 알겠지요! 역시!! ㅋㅋㅋㅋㅋ 아닛. 아키라에게 왜 타투를 시키려는 거예요?! 이렇게 된 이상 파워레인저! 카미포스! 를 만들어서 왼쪽 팔에 그려진 타투를 툭 치면 가미 블루가 되는 것으로. (아무말 대잔치)
>>832 코로리가 꿈에 살짝 커플 피어싱 한 걸 보여주면 좀더 일찍 공설이 될지도? ㅋ.ㅋ 지금은 코세이랑 만났으니까 조금은 방법이 달라질수도 있지~ 가능성은 있다는거~ 아 치즈고양이 ㅋㅋㅋㅋㅋ 고양이는 귀엽지만 요조라는 아닐거 같은데...? 왠지 머리 때문에 기묘한 까만 무언가가 되어버릴것 같은...어우 오싹해~
>>834 코로리야. 일할 때가 되었다. (⌒▽⌒) (코로리: 모래 못난 양귀비야 잠이나 자) 진짜지........ 그래도 꿈 거미 밥 잔뜩 먹여둘거니까...... 요조라라서 라기보다는, 사람으로 파노라마 찍으면........ 심령사진 같을 거 같지 ( ´∀`).......
>>836 원래 학생회장은 바쁜 거 아니었나요? 그 와중에 가미즈미 스쿨 아이돌은 뭐예요! ㅋㅋㅋㅋㅋㅋㅋ 코로리가 해야죠! 그런 스쿨 아이돌은 말이에요!! 스쿨 아이돌이 되었으니 이제 수업 도중에 자도 아키라도 피곤해서 그런가보지 하고 납득하고 잔소리 안할거라구요. (속닥속닥)
>>850 >>853 마히루 : 과자... 만들어달라면 만들어줄 수 있는데 제발 옆구리 잡고 협박만 안 했으면... (웃픔)(또륵) ㅋㅋㅋㅋ 코세이한텐 삐졌지만 요조라한텐 삐진게 아니니까 그러려나? 오 코로리 머리색 보여줄 수도 있구나! 그건 꼭 일상으로 보고 싶은걸~ 코로리도 귀 뚫어야 하면~ 요조라랑 손 잡고 다녀올까! ㅋㅋㅋㅋㅋㅋ 밤에 전화해도 렌이가 받아준댔으니까 코로리 외로울 일 없겠다구~ 음~ 하지만 사진은 안됏 >:3 ㅋㅋㅋㅋㅋㅋ 돔황챠~~
코세이의 말이 무색하지 않게, 요조라는 정말 잘 먹었을 것이다. 사실 그 모습 자체가 맛있다는 표현이나 다름없다. 이래뵈도 혀가 까다로워 입에 맞지 않는 건 억지로 먹지 않는데, 말도 없이 샌드위치며 유부초밥이며 게눈 감추듯 먹었으니까, 그만큼 맛있었다는 거다. 그래도 첫 데이트에서 너무 정신없이 먹는 모습을 보인거 같아 부끄러운 건 어쩔수 없는지라, 코세이의 입에 얼른 유부초밥을 넣어주고 고개를 슬금 돌린 채 오니기리를 들어 우물거렸다. 요조라도 얼른 하나 먹여서 관심을 돌리려는 생각 밖에 없어서, 지금 행동이 먹여준 거라는 생각은 못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 맞다, 라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무슨 말을 하려나 하고 돌아보니 코세이가 가방에서 뭔가 꺼내 내밀고 있다. 요조라는 먹고있던 오니기리를 냠냠 먹어버리고, 손을 정리하고서 코세이가 내민 걸 받아들었다. 그것은 책상 위에 놓기 좋은 사이즈의 액자였고, 들어있는 사진엔 사복 차림의 코세이가 담겨있다. 코세이가 준 액자에 코세이 사진이 들어 있다...? 잠시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어 액자와 코세이를 번갈아보던 요조라, 곧 붉어진 코세이 얼굴을 발견하고, 부끄러움이 담긴 말을 들으니 머릿속에 짧은 상상이 스쳐간다. 직접 액자를 고르고 거기에 사진을 넣었을 코세이...
"후, 후훗."
순간, 누가 깃털로 심장을 간질이는 것 같은 기분에 작은 웃음이 톡 터진다. 조금 전 손을 피할 때보다는 선명히, 그리고 좀 더 소리를 내어 웃는다. 살짝 숙인 요조라의 얼굴은 어색함 없이 그저 보통 여자아이처럼 웃고 있었다. 웃음이 만발한 얼굴로 코세이를 바라보고, 시선이 맞으면 눈매를 조금 더 둥글게 휘었을 것이다. 혀끝에서 사르르 녹는 솜사탕 같은 미소를 지은 요조라는 코세이가 준 액자를 소중히 안고서 말한다.
"이런거 주면서, 그런 표정 지으면, 반칙이에요, 정말."
그래, 반칙이다. 도시락도 머리띠도, 이렇게 해주면 더더욱 좋아할 수 밖에 없잖아. 내심 너무 빠져버리는 걸 조심해야지, 했는데, 저런 얼굴까지 보여주면, 될 리가 없다. 더 좋아하게 되는 걸, 조심하는 일 따위는 할 수 없어져 버린다.
"사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오늘은 왠지, 괜찮을 거 같아요. 돌아가는 길에, 사진 한두장 쯤, 같이 찍는 건."
기분도 기분이지만 오늘 받은게 너무 많았으니 말이다. 이것저것 준비했을 코세이에게 지금 요조라가 해줄 수 있는 건 그 정도 뿐이었으니, 오늘은 괜찮다고 말하며 둥글게 휜 눈을 한번 깜빡 접으며 웃어보인다. 그리고 액자를 조금 더 들여다보다가 자신의 가방에 조심히 챙겨넣고, 남은 도시락을 먹었을 것이다. 샌드위치 위주로 먹고, 손대지 않은 샐러드도 제법 먹으며 중간중간 코세이에게 주고 그러지 않았을까. 그러는 사이 웃음기는 슬그머니 가라앉아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왔겠지만 말이다.
>>856 이번에도 옆구리 찔렸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마히루 옆구리 멍들겠어...... () 맞아, 세이한테 삐진거지 요조라한테 삐진게 아니니까! 요조라는 눈치빠르게 물어본 거뿐이니까! 코로리 머리카락 분명 하얀데 알록달록 하니까 보는 재미 있을거라구?!? 헉 둘이 귀 뚫으러 같이 가는거 대박 귀엽겠다아악~! 그치만 밤에는 코로리가 안 걸지 않으려나.... 사진은..... 괜차나..... 프리쿠라같은 건 찍으려나?!!
>>860 렌은 물 많이 닿으니까 귀 뚫으면 관리 더 어려울 거 같지?! 덧나면 안 돼..... 염증나면 아파.... (´・ω・`) 잠으로 누르는거 너무 맘아파 이잉 。゚(゚´ω`゚)゚。 토닥토닥해주고 싶어........ 카메라 가리는거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사진 찍히는거 싫어하는 편이려나?!
>>862 좋은 아침~ 아무래도 그런 이유로 안 뚫을 것 같지~ 코로리가 토닥토닥해주면 좋아할꺼야~~ 지금이야 외로움에 익숙해져서 그렇게 힘들어할일도 없고~ 사진 찍는 걸 싫어하는 건 아닌데, 갑자기 찍히거나 불시에 찍히거나 하는 건 불편해하는편? 사진을 찍힐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나 뭐라나~
>>863 좋아해준다면 열심히 토닥토닥해줄거라구, 이불김밥 만들어서 꼭 안아주고 쓰담쓰담도 해줄거야 ( ´∀`) 외로움에 익숙해졌단게 더 마음 아프지만.... 。゚(゚´ω`゚)゚。.... 그럼 카메라 대고 있다가 잠시 기다리고서 마음의 준비 끝났냐구 하면 찍어주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어떻게 이렇게 귀여울수가 。゚(゚´ω`゚)゚。
>>866 꼭 안아주고 쓰담쓰담 토닥토닥해주면 완전 힐링 될 것 같은걸? 렌도 언젠간 코로리 힘들어할 때 머리 빗어주고 싶단 말이지. 응ㅋㅋㅋㅋㅋㅋ 마음의 준비 하고 찍는 거야. 둘이 데이트하면서 사진 많이 찍었으려나 모르겠네. 렌은 굳이 막 사진 찍는 편은 아닌데 코로리가 사진 찍자 하면 못이기는 척 같이 찍구 찍어주고 그럴 것 같구~
>>868 한숨 푹 자고 아이스크림 케이크 먹구~ 코로리 옆에 있으면 뭘 하든 힐링이지 않을까? 역시 일하는 거 힘들지...;ㅅ; 매일매일 아침마다 토닥토닥해주고 싶네 오늘 일도 수고 많았어요 하면서. 안아달라고하면 꼭 안아주면서 머리 쓰담쓰담해주는거.... 언제쯤 꼭 해주고 싶어 ;ㅅ; 귀여울 것 같지... ㅋㅋㅋㅋㅋㅋ 코로리 사진 찍겠다고 하면 찍게 해주겠지만 렌도 코로리 찍고 싶을 것 같은데? 자기를 찍으려고 하는 코로리 사진 찍기! 그러다 같이 사진 찍기도 하구?
>>869 코로리가 옆에 있어서 힐링된다구 하면 그것도 코로리한테 힐링인걸~~! 서로 힐링되는거 너무 귀여워.....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1단 말고 한 2단 3단 짜리로 사들고 갈래 。゚(゚´ω`゚)゚。 코로리가 힘든 건, 꿈의 주인이 느끼는 감정이 동화되기 때문이니까..... 꿈속에 들어가면 안 좋은 생각 나쁜 느낌이 전부 다 코로리한테 들어와서.... (*´ー`*) 토닥토닥해주는 거 귀여워 이잉 렌이 더 귀여워.... 안아달라니까 안아주고 쓰담쓰담해주는거 너무 귀엽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로만 찍고 있는 커플이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지나가던 행인이 돼서 아 제가 두분 찍어드릴게요~! 하고 싶다 ( ◠‿◠ )
>>87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 둘이 너무 귀여워... 좋은 꿈만 찾아가라고 하고 싶지만 못 그러는게 너무 안타깝다. 응.... 나중에 언젠가 둘이 같이 살게 되는 날이 오면 렌이 아침마다 매일매일 안아줄거라구 ;ㅅ; 둘의 휴대폰에는 서로의 사진만 가득가득하게 되고... 나도ㅋㅋㅋㅋㅋㅋ 나도 렌코로리 커플 사진 찍어줄래.....
이야기를 들어보면 코로리나 코세이나 엄청 일만 하다가 인간 세계로 내려온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누군가 돌봐주지도 이름을 지어주지도 않고 쌍둥이 둘이서 서로 의지하면서 지냈던 걸까? 게다가 지금도 밤에는 일하고 낮에는 알바하면서 힘들게 지내는데 알아주는 사람도 하나 없고... 자신보다 곱절을 넘게 삶을 살아낸 신님이었지만 조금 안타까운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렌은 그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장난스럽게 말을 건넨다.
"그럼 나중에 돈 열심히 모아서 자그마한 신사도 짓고 새전함도 만들고 그럴싸한 신명도 지을까요? 쌍둥이 신이니까 한 신사에 같이 있어도 좋고 아니면 옆에 나란히 지어도 좋을 것 같구."
아직은 머나먼 이야기인 것 같고 그냥 공상적인 이야기일지는 모르지만 코로리가 그러자 하면 렌도 열심히 돈도 모으고 방법들도 많이 생각해볼 것이었다. 그러다가 뭔가 생각난 듯 몸을 일으켜 코로리의 귓가에 소근소근 이야기할 것이었다.
"분명 코세이 씨보다 코로리 씨를 찾는 이들이 더 많을 걸요. 세상엔 잘 자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은데, 자장자장 재워주는 잠의 신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멀리서도 찾아올거에요."
웃음기 어린 목소리였으나 진심이 담겨져 있었다. 별에 대고 소원을 비는 것은 너무 익숙하고 잘 알려져 있으니 코세이를 찾는 이들은 많았겠지만 잠의 신이라는 것이 있는 줄 모르는 사람이 많아 찾는 이들이 적지 않았을까. 물론 렌도 떨어지는 별똥별에 소원을 빈 적이 있었으니까. 물론 잠의 신이 있고 잠을 잘 자게 해준다더라 라고 소문이 나면 분명 사람들이 줄지어 찾을 거라고 렌은 생각했다. 불면으로 고생하는 이들은 아마 어느 때보다 간절한 이들이 많을 테니.
좋아하는 사람이 상상하는 나중 속에 저도 함께 하고 있다. 함께 하는 정도가 아니라, 저를 위하는 이야기를 그려놓고 있었다. 코로리는 그 상상이 여지껏 보아오고 들어보았던 어떤 꿈들보다도 마음이 울렸다. 말 뿐이어도 상관없고,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기뻤고, 나중에는 잊어버린 이야기가 된더래도 좋았다. 마음 속에 커다란 풍선을 부풀도록 하는 것 같다. 터져버릴까봐 안절부절 벅찬다. 코로리는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저가 계속 혼인 의식은 아직, 지금은 안 된다고 하니 그 말을 취소하게 만들려고 계속 사랑스러운 건가 싶었다. 원래도 사랑스러운 사람이 꽃다발 씨잖아,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말만 하는데! 코로리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거리다 눈을 꾹 감았다. 여름 햇볕보다 렌을 보고서 두근거리는게 더 뜨겁다. 렌이 아까 왜 퐁당 잠수해버렸는지 알 것 같았다.
"나는, 렌 씨만 있어도 좋아."
귓가에 소근거리는 걸 듣고서야 다시 눈을 떴다. 렌을 꼭 바라보면서 입술 달싹거리다 목소리를 냈는데, 부끄러워 흩어지듯 한다.
"그러니까 그렇게 말해주면, 말이어도 많이 기뻐. 고마워."
렌의 손 하나를 두 손으로 꼭 쥐려고 했다. 머리장식을 선물 받았을 때와 같았다. 그때와 다른 점은, 그때는 제 마음이 어떤 것인지 몰랐고 지금은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연못도 만들자ー 후링도 달아둘래."
그래서 사랑스럽고 귀여운 상상 속 신사에 렌이 좋아하는 물도 두고 싶었다. 처음 만났을 때도 지금도 반짝거려 닮았다 생각되는 후링도 달아두고 싶다.
>>872 코로리는 반대로 나쁜 꿈만 찾아가야 하니까.... (*´ー`*) 같이 살게되면 매일 아침 렌이 안 안아줘도 이미 코로리가 새벽녘에서 동틀 때즘 되면 잘 자고 있는 렌 품 안으로 꼭 들어가있지 않으려나 싶구?! 코로리가 이미 먼저 안아버렸다 ( ´∀`) 폰에 서로 사진만 있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같이 찍은 사진은.... 렌주랑 내 폰에 ( ◠‿◠ )
>>880 따끈따끈한 코로리주 쭈물쭈물할래 >:3 나는 일도 있고 해서 밥은 저녁 한 끼만 먹는다~~~ 응.. 꿈 되게 선명해 ㅋㅋㅋ 내가 제일 좋아하는 넉살 파트였는데 스즈가 " 개x끼들 잡아먹는 야차로 태어났어! " 하는 장면이었어.. 다시 돌아가서 보고싶다. 끝까지 보고싶은데 >:3!!!!!!!!
요리를 만든 사람이 제일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누군가 자신이 만든 것을 맛있게 먹을때라고 할 수 있다. 여동생을 위해서 나름 노력한 요리 실력이 지금에 와서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름 뿌듯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액자를 건네주었을때 요조라가 지은 웃음은 모든 생각을 산산히 날려버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마치 누군가 심장을 강하게 강타한듯한 느낌.
사실 요조라가 웃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그것들은 어딘가 어색한 것들이었다. 사실 사귀기 전에는 웃는 모습은 한번도 본 적이 없었으니 목표를 요조라 웃는 모습 보기로 잡아두기까지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웃음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정말 그녀 또래에 걸맞는 소녀의 웃음이었다. 그리고 이 모습을 보았을때의 지금 심정이란 정말 말로 다 못할 정도다.
" ... 요조라의 웃는 모습 보고싶다고 했는데, 진짜 너무 예뻐서 ... "
말을 잇지 못하고 나는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서 볼을 쓸어보려했다. 아마 요조라가 내 얼굴을 봤다면 조금은 얼빠진 모습이지 않을까. 누군가가 심장을 간질이는 이 느낌은 살면서 여러번 느껴보긴 했지만 이렇게 강렬한적은 처음이었다.
" 찍어서 책상에 올려두고 ... 앨범도 만들어둘까봐요. "
오래 두고두고 보고싶거든요.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환한 웃음을 지으면서 얘기한 나는 남은 도시락을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도시락통은 천천히 비워져갔고 그 사이에 요조라의 얼굴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있었다. 정말 예뻤는데, 라는 생각을 하며 다 먹은 도시락통을 치운 나는 그녀가 가져온 레몬에이드로 입가심을 하고서는 말했다.
" 이제 곧 가을이고 저는 졸업하겠네요. "
나는 3학년이고 요조라는 2학년이니까 ... 그녀는 1년을 더 다녀야하고 나는 졸업해서 더 이상 학교에 있지 않을 것이다. 사실 졸업하고 무엇을 할지 결정해두지 않았기에 지금도 고민을 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었다.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 요조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 사실 어떤걸 할지 결정을 못했어요. 리리가 고등학교 생활을 끝나면 다시 신계로 돌아갈거라고 생각했는데 ... 걔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돌아가면 안될 이유가 생겨버렸으니까요. "
1. 자캐가 귀를 뚫는다면/뚫었다면 할 것 같은 귀걸이/피어싱 모양~! 아미카가 귀를 뚫는다면 무난하게 둥그런 핀 같은? 그런 피어싱을 할 것 같네요! 2. 사무치게 외롭고 슬플 때 자캐는 그 감정을 어떻게 이겨낼까?! 바로 그 시점이 아미카가 오프라인으로 경기를 보러갈 시점입니다! 물론 보통은 잠으로 덮어버리지만요. 3. 자캐에게 카메라를 들이밀고 사진 찍으려고 한다면 어떤 반응?!! 카메라 랜즈를 가리지만 어쩔 수 없이 별 포즈는 없고 찍어주겠네요. 잘때는 마음껏 찍어도 크게 상관 안하지만요!
>>884 그냥 볼 피어싱 말하는 건가~! 색깔도 무난하게 은색이고 위치도 귓볼이려나!? 오프라인 경기 보러가서 덕질하는 아미카는 귀여운데 잠으로 덮는 보통의 경우들이 안쓰러워 。゚(゚´ω`゚)゚。 코로리야 행복한 꿈꾸게 해줘야 해...... 3번 렌즈 가리다 찍어주는 거 귀여워 (*´ー`*) 잘때는 찍혔는지도 모르게 되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885 토와주 안녕, 좋은 오후야~! ( ´∀`) 점심 잘 챙겼으려나?! 화요일 잘 보내구 있으려나~!? 남은 오후도 화이팅이라구!
>>880 윽.... 꾸물꾸물 품으로 들어가 안겨있는 코로리 생각하니 너무 귀여워..... 렌 잠결에라도 코로리 안아줄 거야. 잠결 토닥토닥(?) 살짝 깨면 잠긴 목소리 들려줄거구. 하지만 렌 새벽부터 일어나니까 깨어있을지도...? 렌 가끔씩 사진첩 들어가서 코로리 보고 있을 것 같지~ 둘이 같이 셀카도 찍어줘~~
코세이주 아미카주 토와주 좋은 오후~ 다들 오후 힘내자...!!
>>884 아미카 피어싱 왠지 자는데 걸리적거린다고 싫어할 것 같기도하고~ 왠지 선수 중에 피어싱 한 선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 때문에 좋아할 것 같기도하고(적폐) 렌즈 가리는 것도 귀여워....
렌은 코로리가 벅찬 표정을 지으며 기뻐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간질거리면서도 코로리의 마음이 옮은 것처럼 벅차는 기분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미소가 그려지고 한 손을 그러잡은 코로리의 두 손 위로 렌의 남은 한 손이 덮였다.
사실 속 마음으로는 코로리가 자신만 아는 자그마한 신님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코로리를 알면 알아갈수록 이렇게 고생하고 인간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이를 아무도 알아주지 못하는 게 제가 다 속상해지는 느낌이었다. 다른 이들에게 이렇게 당신들을 위하는 신이 있다, 잠을 지켜주는 신이 있다며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코로리에게 고마워했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그 일에 맞는 보답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자신이 그렇게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게 속상하기까지 했다.
"좋아요. 아, 찾아오는 사람들이 후링에 소원을 적게 하는 건 어때요? 탄자쿠에 소원을 적은 후링을 나무 같은 곳에 달아두고,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지면 어느새 나무도 후링으로 가득 차게 되고.... 바람이 불면 엄청 예쁠 것 같구."
그 풍경을 상상했다가 웃었다. 역시 커다란 부지가 필요할 것 같았다. 돈도 많이 벌고 유명해져야 할 것 같았고. 인생이란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고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이제 곧 2학기 시작이네요. 코로리 씨는 졸업 이후에 생각하신 것 있으세요?"
렌은 궁금증에 코로리의 손을 잡고 있던 손 하나를 빼내어 물에 푹 젖은 코로리의 앞머리를 정리해주며 물었다. 저야 일년이 더 남았지만서도 코로리는 3학년이었으니 궁금한 것이었다.
칠석날 탄자쿠에 소원을 적어 대나무 끝에 매달아두는 것이 생각났다. 조금 다르기야 하지만 소원을 적은 탄자쿠를 장식으로 하는 후링이 나무에 걸리고, 코로리가 그 소원을 들어주고 하면 꼭 직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녀의 짝은 견우이니까 렌이 견우가 되겠다. 직녀와 견우가 만나는 칠석날도 아닌데 연못에 소원 적힌 후링들이 치링거리며 비추는 걸 상상하니, 잠의 신이 꿈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 꿈에서 자유롭지 못한 잠의 신이라니. 하지만 말하고서 생각해보자니, 견우와 직녀는 1년에 한 번 밖에 못 만난다. 그래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일어난 일도 아닌데 입술 삐죽이며 입을 연다.
"견우는 하면 안 돼."
나는 렌 씨 매일 보고 싶으니까! 오작교를 매일 지어야할지도 모르겠다.
"나ー 여기랑 제일 가까운 대학교에 가고 싶어."
졸업 이후의 이야기는 코로리에게는 반년 정도 남은 이야기었다. 코로리는 목소리를 낮추고 렌에게 소근거린다. 사실은 또 고등학교에 입학하려구 했어! 이름 바꾸고, 외모 바꾸고 또 입학하려고 했다. 정말이다. 렌을 만나기 전에는 아직 신계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고, 렌을 만나고서부터는 렌과 함께하는 내내 신계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졌다. 인간계에 조금 더 적응해야겠고 그러다보니 인간 세상에서 직업을 가져야한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명문대를 노릴 생각이 없는 이유는, 그야 가미즈미에서 멀어질수록 렌을 만나기 어려울테니까!
>>892 안길 사람이 코로리 밖에 없으니 무의식적으로...?ㅋㅋㅋ 코로리가 재워달라고 안아달라고 하면 렌 어쩔 수 없는 일이 있는 것 아니면 못 일어나지~ 코로리 부탁 거절할 수 없다... 배경화면으로 하겠다고 하면 쑥쓰러워하면서 고개 끄덕일것같구. 둘이 찍은 셀카 귀엽겠다... 배경화면 어떤 사진으로 해놓으려나? 지금 돌리고 있는 바다?
>>893 렌도 방금 일어나서 비몽사몽할텐데 ㅋㅋㅋㅋㅋㅋㅋㅠ 귀여워.... 정말 어떻게 이렇게 귀여워....??? 사람이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건가..... 와 배경화면 허락 받았다~! 렌 사진으로 배경화면 하는 거니까, 렌이랑 같이 고르지 않을까?! 바다에서 렌 사진 찍었을 새가 있으려나 싶지만 물 들어가기 전에 찍었을거라구 믿어... 혼신의 힘을 다해서 렌 화보처럼 찍었을거야.
진짜 혼자 남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ㅠ 반차+연차+외근으로 거의 다들 사라졌어..... 퇴근해도 모를 거 같고 ( ´∀`)
얼빠진 코세이의 얼굴을 바라보는 검은 눈이 조금 더 휘어 웃는다. 뺨에 손이 닿으면 고개를 기울여 그 손에 뺨을 기대고 기분 좋은 듯 살결을 부빈다. 뺨에 닿는 감촉이 좋아 흘리는 작은 웃음소리가 손을 통해 전해지지 않았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사귀기 전부터, 웃는 얼굴이 보고 싶다 하던 코세이의 지금 기분은 어떠려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을 것 같으면서, 아마 온전히 알지는 못 할 것 같다. 그래도 정말로 기뻐 보이니까, 예쁘다고 해주었으니까, 그걸로 됐다. 요조라의 웃음은 이제 더 자주 나오게 될 것이다.
"한번으로, 오래 두고 볼 거라면, 한번 다음은, 없을지도 몰라요?"
새삼스레 환한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코세이에게 농담처럼 말해본다. 오늘 한번으로 액자에 앨범까지 만든다니, 그럼 다음은 없어도 되겠다고, 진심은 전혀 담기지 않은 말을 하곤 짧게 쿡쿡거렸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신이 아니라 그냥 또래의 남자아이 같다. 이렇게 가까워도 실은 아득하게 먼 거리를 둔 존재라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그런 생각을 하며 요조라는 남은 도시락을 먹고, 남은 에이드를 마셨다. 적당한 포만감에 상큼한 에이드로 입가심까지 하니 지금보다 더 좋은 순간이 또 있을까 싶다. 도시락통과 텀블러를 치운 후엔 코세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연스레 옆으로 다가간다. 손을 잡아오면 같이 꼭 잡고, 살짝 기대어 바다를 바라본다. 흰 거품을 일으키고 사라지는 파도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이윽고 잔잔한 어조로 말한다.
"하고 싶은 걸, 하면 되지 않을까요...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못 정했다면, 못 찾았다면, 조금 더... 고민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공부가, 필요한 거라면, 조금 일찍, 정하는게 좋겠지만요..."
흔한 말이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것과 누군가 말해주는 것은 그 느낌이 다르다. 그리고 요조라는 코세이가 계속 함께 해준다면 장래는 꼭 하고 싶은 걸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기껏해야 일상의 일부가 되어줄 뿐이니, 그 나머지를 채워줄 수 있는 걸 했으면, 하고 바랐다.
"얼마를 고민하고, 결정하던지, 코세이가, 하고 싶다고 생각한 걸... 했으면, 좋겠어요... 어떤 결정을 한다고 해도, 괜찮아요. 늘 곁에... 있을거니까요."
진부한 말이었으나 그 말이 요조라의 진심인 것은 틀림없다. 그렇게 말을 한 뒤 돌아볼까 하다가 그냥 고개를 기울여 코세이의 어깨에 기댄다. 저멀리 일렁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잡은 손을 더 꼭 쥔다. 너무 고민하지 말라는 것처럼.
탄자쿠의 얘기에 견우와 직녀의 칠석을 떠올렸는지 자신보고 견우하는 거냐고 물었다가 이내 안됀다고 하는 모습에 웃음을 흘린다. 아무래도 떨어져서 지내는 의미이다보니 더더욱 그러했으려나?
"저도 코로리 씨하고 떨어져서 지내고 싶지는 않지만..."
렌이 공감한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도 졸업 이후에 가미즈미의 가까운 대학에 갈 예정이라는 말에 렌은 조금 생각에 잠겼다가 귓가에 속살거리며 다시 고등학교에 들어가려고 했었다는 말에 조금 웃어버렸다. 렌은 잠시 무어라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닫았다가 한 손으로 목덜미를 매만지며 말했다.
"코로리 씨가 주변의 대학으로 가려는 건 저랑 떨어지고 싶지 않아서인가요?"
잠시 고민하다 이어 말했다.
"사실 코치히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좋은 기록을 유지하거나 좀 더 나아질 수 있다면 저... 도쿄 쪽도 갈 수 있다고 해서.... 물론 정말로 선수 쪽으로 나갈건지는 고민 중이긴 한데, 일단은...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인 즉슨 코로리가 가미즈미에 남아 대학생활을 한다고 해도 렌이 도쿄로 진학하면 어차피 멀리 떨어지게 된다는 뜻이었다. 아직은 고민중이긴 했었다. 본격적으로 수영을 계속 할지에 대해서.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저 때문에 갈 수 있는데 안 가거나 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가도 좋을 것 같다는 뜻이에요. 코로리 씨가 가고 싶은 곳이면 저도 어떻게든 따라 갈테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살아오면서 느꼈던 행복이라는 감정은 지금에 비하면 정말 소소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지금까지 소중한 기억들은 모두 내 여동생과의 기억들인데, 이젠 그 목록에 하나가 더 추가 되었다. 요조라의 뺨에 손을 가져다대자 그녀가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내며 뺨을 부빈다. 너무나도 기쁜 표정으로 예쁘다는 말을 해주고 요조라도 만족한듯이 웃는 저 표정이 자꾸만 기억나서 한동안 실실 웃고 다닐것만 같다.
" 앗 ... 그럼 조금 슬플지도 몰라요. "
앨범까지 만들겠다고 하니까 다음은 없겠다는 말에 지었던 웃음을 급하게 시무룩하게 만들어본다. 그녀도 진심을 담아서 얘기한 것이 아니니까 나도 장난식으로 받아치는 것이다. 그래도 도시락을 다 먹고 치우는 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정리가 끝난 것들을 한쪽에 치워두자 요조라가 옆으로 다가온다. 이젠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고서 해주는 얘기를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 사실 천문학자를 생각하고 있어요. 누군가에게 별을 알려주는건 즐거운 일이니까요. "
하지만 그것이 정말 맞는 길인지 헷갈렸다. 주어진 신직을 다하면 되는 신과는 달리 자신의 선택만으로 이루어진 삶을 살아가는 인간은 또 달랐다. 지금까지 한번도 해보지 않은 고민을 하게 되니까 막막했던 것이다. 하지만 요조라가 해준 얘기를 듣고서 나는 비로소 결정할 수가 있었다.
" 그리고 좀 더 시간이 지나면 ... 같이 있고싶어요. "
그 말을 하면서 잡은 손에 힘이 살짝 들어간다. 조금은 갑작스러운 고백이라서 그녀가 지금은 받아줄지 모르겠지만 ... 사실 지금은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걸 결정하는 순간은 지금이 아니라 좀 더 나중이 되어도 괜찮으니까. 그렇게 한참을 앉아있던 나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 숲길, 산책이나 할까요? "
그냥 이런저런, 사소한 이야기라도 좋으니까 좀 더 알고싶었다. 내 옆에 앉아있는 소녀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붐비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요...' 딱 봐도 고즈넉해보여서 그냥 우연히 들어왔는데 우연하게도 딱 한 자리가 남아 있었고. 이렇게 웨이팅까지 몰리게 될 줄은 전혀 몰랐던 엔입니다.
그야 이 식당.. 바로 어제 방영된 맛집프로그램에서 칭찬이 자자한 곳인걸요. 자리가 있는지 문의하는 말을 하는 이들이 지금 엔이 앉은 자리로 마지막으로 찼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는 나가게 되는 일이 한 서른번은 반복된 느낌입니다.
"음..." 그러나 엔이 고민하는 이유는 다른 테이블에서도 다 시키는 이 1번 세트가 아무리 봐도 혼자서는 다 못 먹는 사이즈라서입니다. 누군가 같이 앉을 만한 사람이 있다면 좋을텐데. 싶지만 엔의 분위기가 냉랭한 탓에 자리에 낑기는 이들도 엔의 근처로는 오지 않는군요. 그러나 누군가 접근하는군요!
이쯤에서 밝히는 가을 이벤트에 대한 정보! 가을의 마츠리에선 평소에는 먹어본 적이 없는 정말 다양한 요리를 노점에서 판매하거나 나눈답니다! 막 평소에는 팔지 않은 진짜 이 시기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상당히 많아요! 물론 아키라도 이때는 의문의 팬케이크를 노점을 열어서 판매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자리가 찼다고 말하는 점원을 망설임 없이 지나쳐 노부인 셋이 앉은 4인석 테이블 앞에서 주저하던 남자는 몇 번인가를 두리번 가리다 당신의 맞은편 자리를 보고는 반색하며 걸음을 옮겼다.
"거기 형님, 혹시 합석 가능합니까?"
이미 의자를 당겨 앉으려 하며 물어오다니 어처구니없지만. 아직 대답도 듣지 않은 주제에 실실 넉살 좋게 웃는 얼굴로 당신의 맞은편에 기어코 앉고야 만 남자는 후드의 주머니에서 이온 음료 한 캔을 꺼내어 당신의 쪽으로 쭉 밀었다. 나름의 뇌물이라도 되는 양 눈을 찡긋거리면서 말이다.
하고 싶은 걸 하길 바란다. 코세이도 요조라도, 서로 하고 싶은 걸 하며 일상의 한 켠에 서로가 있길 바란다. 너무나 이상적인 이야기지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거라고, 요조라는 생각한다. 지금 잡고 있는 이 손을 놓지 않는다면 분명 가능할 것이다. 그래도 언젠가 어느 한쪽을 택해야 하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 관계에 있어서도 고비가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순간이 온다면, 요조라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천문... 잘, 어울릴 거 같아요. 하려면, 공부, 꽤 해야겠지만..."
별의 신이 천문학자라, 이것보다 잘 어울리는 직업은 없을 것이다. 요조라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코세이의 말을 긍정해주었다. 이전 수학여행에서 갔던 플라네타리움에 있던 사람 같이 되려나, 그 전에 자신도 별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고 싶다, 같은 생각을 하며 말로 하려던 찰나, 마주 잡은 손이 조금 더 감싸인다. 그 감촉과 동시에 들려오는 말에 요조라의 얼굴이 코세이를 향한다. 놀란듯, 살짝 커진 눈이 코세이를 응시하다가, 희미하게 웃음지으며 다시 바다를 바라보고 대답한다.
"그래요. 언젠가... 언젠가는요."
언젠가, 서로가 준비가 되었을 때, 라는 의미를 담은 대답을 나지막히 내놓고 요조라도 잡은 손에 힘을 살며시 더한다. 당장의 대답은 나중을 기약하는 말이었지만, 요조라의 내면에선 아직 정해지지 않은 물음에 답이 내려진다. 관계에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자신은 분명 코세이의 손을 잡을 것이다. 오늘 지금처럼, 언제든지.
얼마간을 더 그렇게 앉아있던 중, 코세이가 꺼낸 말에 요조라도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바다도 좋지만 곧 끝날 여름의 숲을 걷는 것도 좋다. 코세이와 함께라면 더욱 말할 필요도 없지. 자리를 옮기게 되었으니 돗자리도 파라솔도 정리해야했다. 조심조심 일어나 파라솔을 걷고, 돗자리의 모래를 털어 작게 접는다. 빈 텀블러도 같이 넣자 작은 가방만으로 짐 정리가 끝난다. 두고 가는 쓰레기는 없는지, 주변을 한번 둘러보고, 가기 전에 코세이의 팔을 살짝 잡으며 말한다.
"사진, 배경에 바다, 있으면, 좋을 거 같은데... 코세이는요...?"
첫 데이트 기념이자 여름 끝자락 기념이랄까, 숲길에서 또 한장 찍더라도 이 자리에서 한장 남기고 싶었다. 꼭 그러고 싶은지, 코세이의 팔을 당기며 물끄러미 올려다본다. 그 눈빛이 묘하게 반짝이는 걸, 코세이는 알았을까.
우와. 내일은 모두가 다 외출을 나가는 날이 되는 걸까요?! 음. 사실 외출이라기보다는 그냥 모처럼 쉬는 날 하루가 있으니까 다른데 가서 혼자 조용히 놀다온다!! 라는 느낌이지만요! 친구들과 노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혼자서 조용히 어디 가서 노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