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 신사의 신님이 차려준 반딧불이 구경에 맞춰서 마츠리가 제대로 열렸으니. 흡족해하신다면.." 그건 좋은 쪽이니까요. 라고 생각합니다. 먹을 거리도 적당히 먹으면서 등불이 떠다니는 바다 구경도 좋지요. 토와는 나중에 등불을 스스로 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것도 띄워보려 할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왜 안하냐면.. 레스로 나오지 않았을 뿐 했을지도 모르고. 안했다고 못박혔다면 누군가 앞에서 등불을 띄워서 소망을 비는 건 그렇다고 생각해서일지도 모릅니다.
"언명할 사실이요" 그리고 마이리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듣고는 귀를 기울입니다. 확실히 고풍스러운 말입니다. 라는 생각 반. 빙글빙글 돌기만 가능하다는 말에 그렇구나 싶은 게 반의 반쯤. 어라. 그러면 이 춤. 괜찮은가? 가 나머지 4분의 일을 차지하고 있군요. 하지만 금방 괜찮아집니다.
"와 그렇다면 발을 안 밟도록 조심하고. 빙글빙글 돌기만 하면 춤이 끝나겠군요." 어색하고 어설픈 춤이지만 바닷가인 만큼 그것도 나름의 운치가 있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춤의 원리 자체는 중등부에서 배운 적은 있으니까요." 당시에 좀 바빴어서 실기는 거의 참여 못했지만요.. 라고 말하면서 왈츠라던가... 같은 이론을 몸에 적용해보려고 노력하나요?
렌은 다음 날 다시 한 번 더 샘에 방문하기로 했다. 코로리는 고위신의 기운 때문에 불편했다곤 하지만 렌에게 있어서는 아무런 느낌도 없으니 역시 신성이라곤 하나도 물려받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어머니가 신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다곤 해도.
렌은 커다란 남색 가로줄무늬가 몇 개 그어져있는 흰 셔츠에 진한 갈색 면바지를 입고 산에 올라갔다. 산을 오르는 것은 쉬운 일이었기에 금방이었고 렌은 동굴에 들어가기 전 낡은 신사에 방문해 다시금 인사를 했다. 여기서 영원을 약속하는 의식을 치룬다는 그 말이 잠시 떠올랐고 렌은 헛된 생각이 들어 머리를 휘휘 저었다. 코로리가 가능성이 있어도 지금은 안 돼, 라고 깜짝 놀라며 하는 말이 떠오른 탓이었다. 뺨을 긁적이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려고 뒤를 도는데 익숙한 눈동자와 마주했다.
"토와 선배. 네, 신사도 보고 샘도 보려고요.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는데. 토와 선배도 샘을 보러 오신건가요?"
캡모자를 쓰니 조금 인상이 다른 느낌이었지만 그 특유의 빛이 나는 듯한 녹빛 눈동자는 흔한 것이 아니었다. 렌은 반가운 얼굴로 토와를 맞았다.
"걱정은 고맙지만, 잠깐 놀랐을 뿐이랍니다. 상냥하셔라. 여름이라고는 해도 동굴 안은 조금 서늘하네요. 자, 어서 나갈까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숨을 한것 들이쉬고는 마치 편안하다는 듯이
"매사에 성실한 학생회장일까요. 때때로 우유부단할지도 모르지만 그정도는 또래 아이들에게는 흔히 있는 일일테고 미래가 기대되네요."
누군가에 대하여 딱잘라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구체적으로 특별한 개인을 어떻게 생각한다던가 하는 것은 없었으니 그렇게까지 대답할만한 여유는 없었다고 하는것이 맞겠지. 그녀에게 있어서는 모든 인간이 정확하게 말한다면 본인의 역할에 충실한 삶을 사는 모든 인간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존재이기에. 그 안에서 우열을 가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미소지었다. 별 다를 것 없지 않은가 하고는 다시 말을 이어나간다.
"일례를 들어보자면 그러네요. 지금의 그 사쿠라마츠리의 건. 본가에서는 벚꽃은 단 한그루랍니다. 커다란 신목을 중심으로 여러 봄꽃들을 장식해놓고 그 사이에는 작년 수확해 말린 볏단을 두지요. 봄가을에 두번씩이니까 봄에는 작년의 결과를. 가을엔 방금 수확한 것을 보여주는ー 이곳의 축제보다는 제사에 가까운 형식이에요."
이렇게 묘한 형태를 하고 있다며 그녀는 양손으로 열심히 모양을 표현했으나 그렇다고 전해지는 것은 없었을 것이다. 결국 표현력은 변하지 않는구나 하고 아쉬워하는 한편, 이정도로도 전해지지 않았을까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상기된 표정이었다.
"흠, 아무튼 이렇게 비슷한 축제임에도 이렇게 까지 다르답니다. 모든 인간은 순간순간 달라지는데 지금의 키라키라짱이 저에게 아무리 자신의 인상을 물어본들, 저는 그렇게 답할거랍니다."
동굴의 입구를 나서자 보이는 산의 풍경. 위아래로 불어오는 밤바람에 흔들리듯 그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아래로 향했다.
"네에. 마지막에 100점이 모자라서 청룡반지는 못 교환했지만요" 대신 워터파크랑 스파랑 샤프랑 사탕 세트는 있지만요. 라고 말하는 토와입니다. 받아든 수박주스를 쪽 빨면 수박의 옅은 질감과 시원한 향이 입 안에 감돌아서 만족스럽습니다.
"으음. 그런가요..." "층이 분리된 게 그 뭐지. 밀도와 무게 그 쪽이었던가요.." 꽤 즐거운 실험을 했던 기억이 난다는 말을 하지만. 그건 공부 쪽이잖아. 마츠리에 그런 건 아웃이라고 아웃. 그리고는 그런 고충 같은 건 저는 아르바이트 쪽은 전혀 해본 적 없어서 모르는 이야기니까요... 라고 말합니다. 그야.. 저정도 성적인데 아르바이트까지 하는 초인은 아니다... 공부 시간도 어느 정도 보장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지금 일상 돌리는 것도 보통 학생에게는 그야말로 초인처럼 보일 것 같지만.
"코세이씨는 그럼 카페에 가면 아아메나 복숭아 아이스티주세요 로 끝내는 편이려나요?" 약간 장난스럽네요.
렌을 발견한 것은 우연이었습니다. 토와가 돌아보는 동안 마주치지 않았다는 느낌인데. 정말 간발의 차로 슬쩍슬쩍 스쳐지나갔던 걸까요? 그리고는 샘을 보러 왔냐는 질문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안경을 살짝 올립니다.
"그렇지요.. 샘에서 뭔가... 압박감 같은 걸 느낀 것 같기는 한데..." 다시 보면 무언가 다를까 싶어 한번 더 보기로 했네요. 라고 말하면서 세이 씨도 샘을 보러 오신 거면.. 같이 갈래요? 라는 제안을 가볍게 건넵니다.
"마츠리를 즐기러 내려가신다는 걸로 친구같이 돌아다니는 것도 좋고요.." "사실은 안에서 압박을 느낄지. 익숙해질지는 몰라도 전자라면 누구랑 같이 있는 게 좋아보이거든요."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샘 쪽을 가리킵니다. 맑고 거대한 샘을 다시 보면 어떤 느낌인지 좀 더 알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렌을 봅니다. 거절해도 상관없다는 묘한 무심함으로 샘 쪽을 바라보네요.
미래가 기대된다라. 1학년인 그녀가 3학년인 자신에게? 물론 나이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으나 그녀의 말은 뭔가 더 높은.. 마치 어른이 아이를 보는 듯한 어투였다. 이를테면 어르신들이 그래. 그래. 그 나이 때에는 다 그러고 크는거야. 라는 말들. 어린 시절부터 시미즈 가의 아들로 태어나 참으로 많은 어른들에게 들은 그 어투를 그녀가 사용하는 것에 아키라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한편, 그녀가 설명해주는 풍경을 그는 조용히 머릿속으로 그렸다. 커다란 신목을 중심으로 봄꽃을 장식하고 볏단을 둔다. 그녀의 말대로 딱 제사에 가까운 형식이었다. 꽃놀이라기보다는 마치 다음 해의 풍년을 그리는 느낌의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생각하며 그는 조용히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뭔지 알 것 같은데요. 약식이긴 하지만 호타루마츠리에서도 저희 집에서는 아까 본 그 낡은 신사에서 감사의 제를 올리니까요. 정말로 약식이고 가벼운 제물과 사명을 지키고자 하는 맹세를 담은 춤을 바치는데. 첫날에 없었다면 보긴 힘들었을테니, 정 보고 싶다면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겠네요."
첫날에 찾아온 이들은 다 봤을까? 봤다고 하더라도 자신임은 그다지 알아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잠시 말을 정리하면서 내리막길을 천천힌 걸어, 녹색 불빛이 하늘에서 왔다갔다 하는 그곳을 향해 나아갔다.
"마치 풍년을 비는 듯, 그리고 덕분에 풍년이 되어서 감사를 하는 듯. 그런 느낌을 떠올리면 될까요? 아. 그리고..."
이내 들려오는 그녀의 발언에 그는 아까 생각했던 것을 가만힌 떠올리면서 고개를 살며시 돌려 마사히로를 바라봤다. 분홍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을까? 그리고 그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후에 이야기했다.
"당신은 이 세상에 속해있지 않은, 아니면 마치 고등학교 1학년이지만 1학년이 아닌 존재 같아요. 사랑 이야기를 하고 그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 모든 것을 즐기겠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자신은 멀리서 지켜보고 있고, 보통은 초면에는 붙이지 않을 키라키라짱이라는 호칭을 2살 높은 3학년 선배에게 붙인 것은 물론이고 그 3학년에게 마치 어른이 이야기하듯, 또래 아이들에게는 흔히 있는 일이다. 그리고 미래가 기대된다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마치 그 또래 아이들에 대해서 알듯이, 자신보다 어린 아이를 바라보면서 대견하게 생각하듯이. 물론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굳이 말하자면 그저 모든 것을 관찰하고자 하며, 그에 개입하려고 하지 않는, 하지만 그럼에도 재밌다는 듯이 바라보는 그런 느낌의 존재 같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엇다.
"그리고 그것을 모두 포함해서 당신은 카미야 마사히로 라는 1학년 학생이겠죠. 제 인식은 그래요. 그래요. 당신은 카미야 마사히로. 그게 제가 보는 당신의 모습이에요."
굳이 깊게 파해치지 않으며, 그저 자신이 느낀 것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그것을 정의하듯 이야기하며.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어느 순간 초록빛 불빛은 바로 근처를 날아다니고 있었을 것이다.
압박감이라고 해야 하나? 뭔가 좀 건드려지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설명하기 애매해서 말을 더 하지는 않습니다.
"으음...그럼 유즈키랑 비슷한 느낌인건가..." 작게 중얼거렸지만. 샘은 조용한 느낌의 장소였으니. 들렸을지도 모른다. 토와는 느릿느릿하게 미소를 짓습니다.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미소를 지으며 눈을 숨기지만.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어쩐지. 들었어? 같은 게 속삭여질 것 같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할 만한 것 같은데요?
"가미즈미의 황폐한 땅에 물을 내리신 신..." 전승에 대해서는 별 관심은 없어서 모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단하다고 생각되네요. 라고 말합니다.
"같이 가준다면 제가 고마운걸요?" 같이 들어가도 좋다는 허락은 받았으니. 가볍게 말하고는 걸음을 옮기는 렌을 따라가려 합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그때랑 똑같은 샘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어쩐지 익숙해진 모양인지 지금은.. 괜찮은.. 느낌이네요. 라고 작게 중얼거리는 토와입니다.
유즈키? 렌은 속으로 누구인가 생각했지만 자신이 아는 이들 중에는 그런 이가 없었기에 자신은 모르는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묻기도 애매한 게 혼잣말인 것 같아서 눈만 깜빡인 채로 넘어간다.
대단하다고 생각된다는 말을 들으며 렌은 아오노미즈류카미에 대해 생각한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도 가미즈미를 도와준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될 일이기도 햇으나 그 신의 입장에서는 그리 대단치 않은 일이기에 선심을 쓸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게 대단한 것일지도.
렌은 이번에는 동굴에 머리를 부딪히지 않게 의식하여 조심했고, 다행이 전날과 같은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좁은 길을 빠져나오자 펼쳐진 넓은 샘에 렌은 또다시 감탄을 내뱉는다. 그러면서도 토와의 쪽을 살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괜찮다니 다행이네요. 전에 수학여행 때 뵈었을 때도 그렇고, 선배는 조금 쓰러질까 걱정이 되는 느낌이랄까...."
물론 체격이나 그런 것을 보면 건강한 남고생이지만, 그럼에도 느껴지는 처연함이나 병약미라던가 그런 게 있는 느낌이었다.
렌은 다시금 샘쪽을 바라봤다. 샘에 가득찬 물은 선성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신비롭긴 했다. 전승에 따르면 그 신은 청룡이었으니 마치 용이 또아리를 틀고 안에 잠들어있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큼 커다랗고 깊은 물이다. 맑고 깨끗한 물이었다. 이게 바로 가미즈미의 수원. 거대한 자연은 늘 인간에게 압도감을 주곤 한다. 인간이 만든 무언가가 주지 못하는 경외다.
"마치 깊은 물속에 용이 잠들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아오노미즈류카미님은 고오급 빌라에서 숙박을 하시지만 그런 사실을 모르는 렌은 뭔가 전설처럼 샘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리곤 토와에게 묻는다.
"샘의 물을 한 번 마셔보려고 하는데 선배는 어떠세요?"
한쪽에서 바가지를 가져다 두어 샘을 마실 수 있게 해두었고 렌은 토와에게 그 방향을 가리키며 물었다.
"의외로 건강한 편인데... 사람들은 은근히 절 걱정한다는 말이지요.." 이례적인 거라도 얼굴은 그렇게 보이는 타입인가? 라고 중얼거리다가 뭐.. 그래도 가족 중에선 건강하지 못한 분이 있긴 했거든요. 그런 게 영향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라고 말하고는. 샘 쪽을 바라보면 굉장히...압도되는 감각이 느껴는 지지만. 크지는 않습니다.
"바다보다는 낫긴 하네요." 고개를 끄덕입니다. 바다 속같은 아쿠아리움보다는 낫잖아? 뭐라고 해야 하지.. 바다에 밀려 떨어져 버렸다. 같은 기분을 털어내고는 토와는 샘 깊숙이 잠들어 있을 것 같다는 말에 엑 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그치만 용신님도 솔직히 편하게 지내려면 빌라같은 데를 좋아하지 않을까요?" "요즘 신이 아니라서 다를까요.." 그다지 진지하지 않은 농담이었지만요.
"아. 조금 마시는 건 좋겠네요." 토와는 렌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물을 마시고 손을 씻어서 부정을 털어내는 게 좋겠습니다... 바가지를 향해 다가갑니다.
"음, 얼굴이 희신 편이라서 그런 것일지도요. 그나저나 가족들 중에 병환이 있었다면 좀더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곤 하니까요. 가족분은 쾌차하셨나요?"
렌은 안부 삼아 그렇게 물었다. 토와는 머리카락 색도 피부도 흰 편이었으니 아무래도 연약한 느낌을 주는 것 같기도 했다.
"바다를 무서워하시는 편인 건가요?"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바다가 나오는데 괜찮으려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토와가 농담을 건내자 작게 웃는다.
"하긴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말하며 렌은 토와와 함께 바가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물을 떠 마시니 맑고 깨끗한 느낌의 맛이 났다. 물의 맛이 어디있겠냐마는 물마다 조금씩 다른 맛이 났다. 렌은 물을 좋아하니까. 그리고 남은 물로 손을 씻으니 기분이 좋았다. 손에 닿는 물의 촉감이 좋다. 렌은 토와가 물을 마시고 손을 씻는 것을 기다렸을터였다.
"음..." 토와는 좀 망설입니다. 해도 되는가? 같은 생각이어서였을까요. 아니면 다른 이야기인가? 조금 애매해지는 것이지만. 이내 한쪽으로 기웁니다.
"아니요." 그녀는 바다를 건넜어요. 라고 간략하게 말합니다. 바다를 무서워한다는 물음에 대한 답은 아니고.. 쾌차했냐는 답이었지만. 조금 애매한 말이네요. 그런 애매한 말들이 쌓이다 보면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바다를 무서워한다기보다는.. 바다가 껄끄럽다.. 에 가깝겠네요" 오본이나 할로윈에는 바다가 안개가 껴서 어딘가로 어른거리는 것 같아서 그런지.. 애매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약간 삼도천이나 피안과 차안의 경계인 강? 그런 느낌을 받아서요. 라고 말합니다.
"용신님도 인간의 모습에서 계속 샘에 담겨 있으시면... 음.. 습진에 걸리실까요?" 신도 학교에 다니거나.. 그러는 마당에 빌라에서 살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라는 가벼운 말을 하고는 바가지에 물을 담아 마십니다. 물 맛은 저번과 비교하면.. 나아지는 건가? 아니면 느끼지 못했던 것 뿐일까?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말하는 때가 지금이라 핑계처럼 들리는 건 기분 탓인가? 왈츠도 그렇고 포크댄스도 그렇고, 기본적인 교양이나 민속 춤은 이전 교육과정에서 배우지만 마이리는 초중학교를 안 나왔으니 어쩌나. 그렇지만 TV나 영화 같은 데서 춤추는 걸 본 적은 있어서 어설프게나마 중간중간 춤 같은 동작을 하고, 스텝을 밟아보려는 한다. 사실만을 따지면 엉망진창이나 다름없는 춤이지만 흥이 나니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경쾌한 발짓으로 박자를 타니 그저 도는 것이래도 운치는 있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저 먼저 발을 밟아버렸을지도. ……그는 찡긋 윙크를 하며 수작질로 넘어가려 했다.
렌은 토와의 말에 아... 소리를 내며 잠시 목을 매만졌다. 말실수를 한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바다를 건넜다는 말은 망자가 되었다는 뜻일테니.
"죄송해요. 아마 좋은 곳으로 가셨을거에요."
렌은 속으로 이름 모를 가족 분의 명복을 빌었다. 토와는 이어지는 바다에 관한 질문에 무섭지는 않으나 껄끄럽다고 답했다.
"하긴 바다는 깊고 알 수 없으니 그런 느낌이 들곤 하죠."
바다에 빠져 죽는 사람도 꽤 많으니, 늘 바다는 동경의 대상이었지만 인간을 위협하는 곳이기도 했다. 렌은 바다를 사랑했지만 그럼에도 바다는 늘 무서운 곳이라고 생각했다.
렌은 토와가 습진 이야기를 하는 것에 웃다가 신도 학교에 다니거나 그러는 마당에,라는 말에 조금 움찔했다. 렌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신을 알고 있기 때문에 혹시 토와가 뭔가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모르는 척 말을 건넨다. 학교에 다니는 신을 알고 있다는 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민속적인 춤은 엄청 어려운 건 없긴 하죠." 몸치박치라면 그건 어쩔 수는 없겠지만.. 이라고 생각하면서 적당하게 빙글빙글. 기본적인 지식이 있으니..토와가 조금 더 나으려나? 아닌가.. 무녀의 춤추는 그런 걸 보아온 게 더 나으려나? 바다가 아름다워서라는 말에 입꼬리를 살짝 올립니다.
"바다가 아름답긴 하지만. 조금 무서운 것도 맞더라고요" 좀 심해적인 건 답답하기도 하고? 같은 말을 하며 태연히 춤을 춥니다. 그나마 나아진 듯한 느낌이니.. 상관이 없나?
"열기도 사라지고. 등불들도 전부 바다의 녹이 되어가니." 이제 반짝이는 듯한 음악과 함께 춤추다 손을 놓친 순간 남남이 되어버리는 걸까요? 라고 정중하게 말하며 손이 놓아질 듯 말 듯 합니다.
"아. 그래도 디저트 카페 갈 날짜는 라인이나 메세지로 주셔야 합니다?"
//막레에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이네요~ 손을 탁 놓친 순간 인파에 갈라져서 헤어진 느낌으로 생각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