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가 구겨진 책이 시미즈 아키라에게 말을 건냈다. "...그리고 무엇을 원하는가?" 시미즈 아키라는 쿡쿡거리며 답했다. "유화물감." 여기저기가 구겨진 책이 슬픈듯이 말했다. "더 원하는것은 없나?" #shindanmaker #책이 https://kr.shindanmaker.com/1121107
아키라(?):후후후. 이 물감으로 우리 가미즈미 스파를 알록달록하게 만들어주겠어!! 아키라:...네? (동공지진)
좋건 싫건 오늘이 호타루마츠리 마지막 날이에요! 페어이벤트로 돌리시는 분들은 오늘까지는 꼭 일상을 끝내주세요!! 만약 기한을 넘으면 페어이벤트의 경우는 강제로 중단시킬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일반 일상의 경우는 아무래도 주말부터 돌리는 분들도 있으니 바로바로 끊으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무리 못해도 화요일까지는 꼭 마무리를 짓길 바랄게요.
잔뜩 읽어 닳아버린 고전이 토와에게 말을 건냈다. "...그리고 무엇을 원하는가?" 토와는 눈을 내리 깔고서 답했다. "앞을 볼수있는 눈." 잔뜩 읽어 닳아버린 고전이 상냥하게 말했다. "더 원하는것은 없나?" #shindanmaker #책이 https://kr.shindanmaker.com/1121107 글쎄다. 앞을 볼 수 있는 눈은 이미 감기지 않았니?
손때묻은 책이 엔에게 말을 건냈다. "무엇을 원하는가?" 엔는 쿡쿡거리며 답했다. "잃어버린 가족." 손때묻은 책이 속삭이듯 말했다. "이미 있는지도 모르다니." #shindanmaker #책이 https://kr.shindanmaker.com/1121107
아무튼 뭔가 이런저런 꿈을 꾼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뭔가 대폭 위험한 꿈이었는데. (흐릿)
일단 넘어가고 다음에도 이런 페어이벤트를...해볼까 고민해보긴 했는데 역시 지금 상태로서는 조금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들 기본 텀이 있다보니 페어가 없는 분들은 사실상 즐기지 못하는 현실이 되어버리니. 여러분들은 탓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 점 오해 없으시길 바라겠고.. 뭔가 조금 더 다양하게 즐기지 못하게 한 것 같아서 이 캡틴이 대신 모두에게 사죄드려요. (머리 박기)
>>77 >>78 >>79 일단 다들 말씀 감사하고.. 정확히는 제 페어보다는 츠무기주 같은 사례가 조금 걱정이 되었기에. 원래는 저도 지금 돌리고 있는 이벤트 일상에 조금 더 집중해볼까 싶었지만 츠무기주는 어제 제가 일상을 찌르지 않았으면 아마 마츠리 끝자락까지 아무것도 못 돌리고 끝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2회차 느낌으로 돌려본거긴 한데.. 아무튼 그런 사례는 조금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물론 여러분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니까 그 점은 오해 없으시길 바랄게요!
그리고 제가 다시 한 번 진짜 진지하게 여러가지 고민을 해봤거든요. 아직 페어이벤트 필수 코스를 다 돌지 못하고 솔직히 오늘내로도 못 끝낼 것 같은 분들도 있어보이는데... 살짝 기간을 더 줄까 자기 전에 좀 고민을 하다 보니까 제가 2시 40분쯤에 잤거든요.
몇 번을 고민했지만 역시 페어이벤트는 오늘이 지나면 강제 종료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사실상 페어이벤트로서 둘의 고정 일상을 아주 길게 길게 허용해준거나 마찬가지였는데 그걸 끝날때까지 허용해주면... 말 그대로 그냥 그 두 사람만의 개인 공간을 정말 길게길게 이끌 수 있도록 스레와 캡틴 측에서 허용해주는거나 마찬가지이기도 하고... 그러면 그 캐릭터와 만나고픈 다른 캐릭터 오너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에 다시 공식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페어이벤트는 조금 아쉬울지도 모르지만 오늘까지에요. 그 이상의 기한은 더 줄 수 없으니 오늘내로 가볍게 정리를 하는 쪽으로 부탁드릴게요. 아직 이벤트 돌리시는 분들. 기한내에 달성하지 못한 케이스의 경우는 따로 패널티를 주거나 하지 않을게요. 강제로 종료되는 것이 어떻게 보면 그 무엇보다도 큰 패널티니까요.
>>87 사실 제가 보면서 느낀 거지만 코스의 길이보다는.. 그냥 개개인이 바쁘니까 텀이 좀 긴 편이라는 것이 커보였어요. 사실 페어이벤트는 원하는 캐릭터와 그 이벤트를 1:1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가까웠기 때문에. 물론 원하지 않는 캐릭터가 걸렸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제가 어떻게 해줄수 없는 것이기도 하고...
그리고 사실 중간에 다른 것들이 이것저것 들어간 것도 커보였고..(팝그작)(팝그작22) 물론 관전하는 이로서는 되게 재밌었답니다.
렌주는 오늘 하루 물 많이 마셔보구.... 그래도 안 좋으면 약 먹거나 병원가거나 해야할 거 같은데 일요일이네 。゚(゚´ω`゚)゚。
>>81 오해 안하니까 걱정말라구~~! 그런 케이스 어떻게 하면 좋으려나 싶지만 마땅치가 않네 。゚(゚´ω`゚)゚。 다른 참치가 나타나서 일상 매칭되길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는거구.... 페어있는 참치들 일상이 길기도 했구. 페어 콘텐츠를 조금 간소화한다거나......?! 아무쪼록 고생많은 캡틴 토닥토닥이라구!!!
페어 콘텐츠를 조금 간소화한다는 것은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크게 차이가 없을 것 같아요. 만약에 이번에 반딧불이만 구경하고 끝! 이래버리면..과연 그것만 하고 끝이 났을까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정말로 그것만 있으면 오히려 짧게 느낀 이들이 다른 상황을 만들어갈거라고 생가갛거든요. 그렇기에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다라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결론은 캡틴이 조금 더 힘내보도록 할게요! 일단 자랑은 아니지만 그래도 퀄은 떨어지지만 빨리빨리 쓸 수는 있으니 적어도 3멀티까진 커버가 가능하기도 하고! 아무튼 그 부분은 조금 더 생각을 해보도록 할테니 의견 내주시는 분들은 다들 감사해요!
Q.그래서 캡틴의 진짜 속마음은 뭔가요? A.아키라가 등불을 보고 가만히 미소 짓는 것을 할 수 없었기에 그건 되게 아쉬웠습니다. A."바다 위의 저 큰 반딧불이도 꽤 예쁘지 않아요? ...전 이 풍경이 제일 좋더라고요. 올해는 일 때문에 못 보지 않을까 했는데. ...고마워요." A.라는 대사는 제 머릿속에서만 재생 시키겠습니다.
>>92 확실히 캡틴 말이 맞는거 같구..... 페어일상기간이랑 일반일상 기간을 조금 다르게 잡는건 어떠려나..... 예를 들면 페어일상 1일부터 일주일, 일반일상은 1일부터 열흘! 하고 잡는거지!!! 그럼 일반 일상 기한이 쪼금 더 기니까 괜찮으려나 싶구.... 일반일상은 원래도 페어일상보다 마이너버전이었으니까 기간 조금 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구................ 캡틴만 힘내면 힘들다구 (`・ω・´) 별개로 캡틴의 일상능력은 엄청나지만!!!!
>>94 앗 난 괜찮아~! a-z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노점부터 포크댄스까지 다 해버리긴 했지 (´∀`*) 약 잘 먹구 빨리 나아지길 바란다구~!
"학창시절에 꽤 일이 있는 편이었거든요." 외국에 나가본 적도 있고.. 다른 분을 만난 적도 있고... 그런 거에 비하면 편차치가 높은 건 도쿄의 카이세이나 간사이의 나다고교만 가도 보이는 거니.. 비교적 흔하니까요? 라고 말하는 토와입니다.그리고 토와는 딱히 상품을 가져가지는 않네요. 뭐 이것저것 둘 만한 공간은 없다는 느낌인가?
"상품으로 가져가는 것보다는 비싸겠지만 팔지 않을까요?" 며칠 전인가? 저번에 와서 봤을 때에는 다른 장신구였으니까요.라고 말하는데. 그냥 다른 사람이 따가서 새로 채워넣은 게 아닐까? 라는 의문은 무시합니다. 상술도 나름 나쁘지는 않겠지?
"그런 걸까요..." 어떤 신이 잠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는 말에 그럴지도 모른다고 그저 수긍합니다. 일본이 팔백만의 신의 나라라고 하니까. 그럴 만도 한가..의 체념의 감정에 가장 가깝겠습니다. 뭐 마시겠냐는 질문을 하는 코세이에게 라무네베이스 에이드도 괜찮고.. 애플수박을 통째로 써서 수박껍질을 잔으로 쓰는 수박주스도 나쁘진 않겠네요. 라면서 하나하나 가리킵니다.
"아니면 전 별로지만 코세이 씨가 원한다면 저기 보이는 특제~ 러브러브 에이드 같은 것도 나쁘진 않지요?" 이건 표정만 봐도 100%농담이다. 가리킨 곳에는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커다란 분홍빛이 반짝반짝거리는 음료수가 하트잔에 담겨있고 LED조명이 달려있는 빨대도 두개인 게 보입니다. 혼자서 먹는 이도 없는 건 아니겠지만..?
역시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뭔가 다르긴 한가보다. 어디 경시대회 같은 곳에 나가서 상이라도 휩쓸면 높으신 분들을 만날 수 있는게 아닐까? 거기에 외국에 나가서 이런저런 교류도 하다보면 사람이 고풍스럽게 변하던데 ... 왠지 이 소년도 그런 느낌이 조금씩 들고 있었다.
" 그래도 역시 저런건 상품으로 따야지 가치가 생기는 법이에요. "
돈 주고 살꺼면 저것보다 더 좋은걸로 사겠지. 저런 장신구는 더 싼 가격으로 딸 수 있다는 것에서 가치가 생기는 법이다. 그래도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따가 혼자서 한번 더 시도해볼까, 고민하는 사이에 토와군이 추천해주는 음료수가 들려왔다.
" 카페에서 알바하는 입장으로써 ... 볼때마다 PTSD가 좀 생기는 것 같네요. "
계절 특별 한정 메뉴! 하면서 파는 경우가 많은 음료수들이 저런 곳에 즐비해있었다. 한정이라는 말에 혹해서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런 칭호를 달고서 만들기 쉬웠던 음료는 내 기억엔 없다. 짜게 식은 눈으로 음료들을 바라보던 나는 특제 러브러브 에이드라는 말에 경기를 일으키며 말했다.
" 아, 윽, 저건 좀 ... "
요조라가 마시고 싶다고하면 마시겠지만 그 이외에는 사양이다. 벌써부터 몸이 거부반응을 일으키고 있어.
주문한 음식을 받아 들고 해변을 걷는다. 얕은 모래톱을 헤치는 걸음이 가볍다. 바다 앞으로는 떠오르는 등불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여기저기 모여 있었는데, 조금만 더 여유를 부리고 왔다면 사람이 더 몰려 자리 잡기가 곤란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걸음을 조금 서둘러 적당한 곳을 파고들어 간 후, 손짓하며 토와를 불렀다. 바다를 바라보자 검은 물 위로 은은한 노란 불이 하나둘씩 밝아온다. 처음에는 서넛 정도에서 그치던 등불이 개수를 늘려가자 어느새 바다 위에 별이 떨어진 듯 수면이 아롱진다. 그것을 바라보는 동안에는 그도 조용히 감상하기만을 즐긴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가 툭툭 토와의 팔을 건드린다. 토와가 돌아보든 보지 않든 그는 곧바로 발끝을 들고 그 귓가에 속삭였다. 등불은 생명을 부르는 빛의 형상화일 테지만, 가만히 보고 있자니 조금 우스운 생각이 나고 말았다.
"라푼젤 생각납니다. 여기는 바다지만."
그 유명한 I See The Light의 장면을 말하는 것이다. 드넓은 강 위에 뜬 배와 그 주변에 가득한 등불들. 그도 유명한 애니메이션은 좀 보아서 아는 것도 꽤 많다. 그렇게 자랑하듯 그의 표정에서는 어쩐지 의기양양한 기색도 느껴지는 것만 같다. 그 영화에서는 등불이 로맨틱한 기류의 불씨가 된다는 점에서는 좀 다르지만. 그것을 인지했는지 조금 늦게 그가 한 마디 덧붙인다.
"견문이 넓다고 해야할까요..." "많은 게 다르긴 하더라고요." 외국의 이야기도 있지만 다른 존재에 대한 이야기도 이상하다 생각하지 않을 선에서 섞여 있군요.
"하긴.. 청룡 반지도 상품으로 땄으면 더 기쁘긴 했겠지요.." 사기로 결정했어도 아주 조금 미련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토와주는 소원권이 아쉽긴 했을까? 상품이랑 사는 거랑은 다르긴 하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라.." 음료제조하는 걸 외우는 게 어려운가? 싶은 생각을 하지만 그럴수도 있겠다고 다시 생각하는 토와입니다. 토와도 레시피만 외우면 할 수 있어..! 경기를 일으키는 것에 농담을 한 본의는 충분히 충족시킨 것 같습니다. 아마 적극적으로 먹자고 했으면 아마 토와 쪽에서 빼지 않았을까?
"사주신다면 감사하죠." 그럼 저는 수박 주스로.. 라고 말합니다. 애플수박의 속을 파서 갈아서 수박 껍질 안에 담아주는 게 은근히 분위기를 업그레이드시켜주는 느낌? 그렇게 만들어지는 걸 봅니다.
"저기가..." 확실히 좋아보이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자리에 앉습니다. 삼삼오오 모이거나. 둘이서 모이거나.. 하는 자리들을 보니. 지금이 딱 좋은 시기로군요. 토와는 앉아서 등불이 본격적으로 뜨기 전에 음식을 하나쯤 집어먹었으려나?
어느 순간 툭툭 팔을 건드리자. 고개를 돌려 마이리를 바라보는 토와입니다. 왜 그러는 건지 모른다는 듯한 의문은 표정에 옅게 드러났지만?
"라푼젤이라...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네요." "언뜻 장면을 본 기억은 나네요" 그게 떠오른 것인가? 하지만 토와주는 기억이 안나니 찾아보고 온 것. 그리고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합니다.
"그런 의미요?" 모르는 건가? 생각해보면 토와가 알 것인가. 모를 것인가를 생각하자면 모른다가 조금 더 우세하지 않을까? 고개를 갸웃하고는 바다를 응시합니다. 등불이 떠돌고 배의 빛이 넘실거리니까 마치 바다에 반딧불이들이 무리지은 것 같이도 보입니다. 마치 바다로 ㄷ다라오라는 것처럼... 너무 오래 바다를 바라보면 안 좋아요. 그래도 하루 정도는 가롷게 바라봐도 좋을 겁니다.
으음 슬퍼라. 전혀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아쉽다는 듯 말하고는 소년을 따라 샘물에 손을 뻗으려 했다. 성실한 이들을 놀리는 것은 어찌 이리도 즐겁게 느껴지는 것인지 자기 스스로도 성격이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는 그녀에겐 지금은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그녀는 소년을 따라하는 것처럼 바가지를 들고서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물을 퍼 올렸다. 샘물이 담겨있는 바가지에 손이 닿자 손끝에서부터 핏줄을 타고 올라오는 강인한 기운에 그만 놀라 들었던 바가지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기에 스스로도 적잖이 당황한 듯 미소를 내비치던 그녀는 이내 소년에게 변명이라도 하는듯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아하핫, 신에게 미움 받은 모양이네요. 다른 신의 향이 나서 그러는 걸까요?”
바가지를 주워 가지런히 정리해둔 후에 그녀는 저편에 있는 나가는 길을 가르킨 채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저는 몰랐던 일이라서 지금은 조금 놀라고 있는 참이지만, 뭐 그렇지요? 신에게 선택받은 혈통에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훌륭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에게 자랑할만한 것은 아니니까요. 그저 초원의 목초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면 그만인 것. 아핫!! 아핫하하핫!!! 그런 점에서는 제가 키라키라짱에 대한 것을 제대로 봤던 것 같기도 하네요.”
커다란 욕심도 없이 커다란 책임감도 없이 술에 물탄 듯 물에 술탄 듯. 인간의 삶이라는 것은 그러해야만 한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에 빠져서는 앞을 보지 못하는 모습은, 전혀 아름답지 않으니까. 자신이 만나러 갈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자연을 지키는 것은 좋은 일이죠. 봄에 봤던 그 축제도 대단히 인상깊었답니다. 에에, 정말로 본가의 꽃놀이에도 지지 않을 정도로.”
바가지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그 모습에 아키라는 어? 하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당황한 표정까지 그대로 눈에 비친만큼 그녀의 변명보다는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일까에 그는 집중했다. 애초에 저것은 그냥 물일 뿐이었다. 물론 아키라는 느끼지 못하는 고위신의 기운이 흐르고 있었지만. 아무튼 아키라에게 있어서는 그저 물일 뿐이었다. 특별히 말을 하진 않으며 말 없이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던 그는 작게 숨을 내쉰 후 살며시 앞을 바라보며, 정확히는 나가는 방향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어지럽거나 무슨 문제라도 있으면 얘기해요. 불편하거나 민폐라던가 그렇게 생각하진 않으니까요."
모르는 이건, 아는 이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모르는 척 하기 힘들 뿐이었다. 물론 상대가 손을 거부한다면 그 또한 상대의 선택이었으니 그것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말을 늘어놓을 생각은 없었다. 그저 문제가 있으면 도와줄 수 있다라는 말을 할 뿐.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며, 가볍게 발에 채이는 작은 돌맹이가 방해가 되지 않게 발로 차며 나아가면 어느덧 밖으로 나올 수 있었고 동굴의 공기와는 다른, 다시 숲의 공기가 살며시 느껴졌을 것이다.
"한번 정도는 카미야 씨가 저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들어보고 싶네요. 지금 물어보면 답해줄 수 있을까요?"
제대로 봤다. 적어도 그녀가 상상하고 있던 이미지와 자신의 이미지가 적중한단 의미일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일까. 조금은 신경이 쓰인다는 듯, 그렇게 물으며 그는 따라오라는 듯, 천천히 내리막길을 따라 걸어갔다.
"사쿠라마츠리 말인가요? 그건...뭐, 저희 집안에서 하는 것은 아니고 오래전부터 있던 꽃놀이 같은 거지만. 확실히 예쁘죠. 분홍색 눈이 있다면 그런 것일까 싶을 정도로요. 본가의 꽃놀이라. 카미야 씨의 본가의 꽃놀이는 어떤 느낌인가요? 거기도 분홍색 눈이 내릴 정도로 화사한가요? 뭐랄까. 카미야 씨는 눈이 상당히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런 당신이 그렇게까지 말할 정도라면 더더욱."
물론 자신의 착각일지도 모르나 그럼에도 궁금한 것은 사실이었다. 다른 지역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그렇게 흔한 기회는 아니지 않겠는가.
상대방은 별 생각 없는데 본인이 설레발을 친 꼴이지만, 그는 딱히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넵, 그런 겁니다."하며 영문 모를 소리로 대충 굳혀버린 것이다. 그런 것보다는 불빛이 예쁘니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 등불은 파도 물결에 맞추어 이리저리 흔들리고, 울렁이는 물 위에서 빛을 너울댄다. 수평선과 밤하늘의 경계가 흐리다. 수면을 둥둥 떠다니는 등불들을 가만히 바라보며 그가 중얼거린다. 대답을 바라는 것은 아닌지 옆의 기색은 신경쓰지 않는다.
"역시 좋습니다, 축제라는 건. 특히나 이런 잔잔한 축제는 운치도 있고. 이곳의 신은 틀림없이 흡만하실 듯합니다."
마츠리는 결국 신을 향한 경외와 감사의 제인 동시 인간의 휴양을 위한 것. 그가 이 축제의 주인은 아니나 이번 호타루마츠리는 신으로서의 그와 인간으로서의 그가 보기에 둘 모두 챙기기엔 충분하니, 제법 호언으로 칭찬하는 말이다. 그가 다시 고개 돌려 토와를 바라보았다. 어두운 밤중 멀리서 일렁이는 불빛을 반쯤 등진 얼굴이, 보기 좋게 눈웃음을 짓는다.
"처음 장담한 만치는 즐겼습니다. 당신은 어떠십니까?"
약속 어긴 친구가 괘씸하니 토와와 한껏 재미나게 놀아야겠다는 그 소리다. 결국 장담한 만큼 성공했으니 이만하면 즐거웠고.
"그런 거지요.." 등불이 날아오르는 것 같고 반딧불이를 홀릴 만치는... 됩니다. 진짜 홀린다면 하얀 나비가 바닷물에 절어버리는 것처럼 끝은 참으로 비참하겠다만은.
"신이라... 그렇겠지요?" 조금 미묘한 말투이기는 하지만. 신이 흠향하기에 좋아보인다는 것에는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야. 이정도로 괜찮은 마츠리는 드무니까요. 마츠리의 본질이라던가 그런 것까지 들어가지는 않아도..
"그럼 손을 얹어주실 수 있나요?" 가볍게 손을 내미는 토와입니다. 당신은 어떠냐는 질문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지만. 아직 남은 하나를 즐기자는 말이었으니. 파고들면 어울린다고도 볼 수 있는 말이겠지요. 등불이 넘실거리는 바다 위에서 포크댄스를 추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밤바다가 낳은 아지랑이가 신기루를 모아서 그리 보일지도 모릅니다.
"운동신경은 나쁘지 않지만. 모래나 물 위에서 춤춰보는 건 처음이라서 발은 알아서 잘 빼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장난스럽게 말하지만 사실 조금 불안해하고는 있습니다. 발을 콱 밟으면 곤란하다고요. 아무리 가냘파 보이는 분위기라고는 해도 기본 키가 있으니 몸무게가 어쩔 수 없다고요?
너는 부끄럽다는 듯이 대답했으나, 내 벼려진 오감은 그렇지만은 않다는 결론을 내린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너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래, 호감을 사기 위해서는 좋다는 말은 잔뜩, 예쁘다는 말도 잔뜩 해야한다. 평소보다 신경써서 온 모습이 마음에 들어차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러려고 만나걸요. 데이트 신청을 받고 곰곰히 생각했는데, 전 뭘 하든 좋을 것 같아요."
이것은 참말이었다. 나는 너랑 반딧불 보는 것도 좋고, 등불 보는 것도 좋고, 포크댄스라는 그 괴상한 춤을 추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네가 나를 끄는대로 따라가 몸을 밀착했다. 그 다 드러난 목선과 어깨에 닿을 듯 가까워지니 향이 더 짙어지는 듯했다. 코끝을 맴도는 향이 침샘을 자극하기라도 한 모양인가. 나는 침을 삼키며 길다란 혀를 목구멍속으로 잘 갈무리했다. 그렇지, 인간이 된 나는 아무거나 먹어서는 안되었으므로, 인내가 나의 천명인듯 굴어야했다. 오로지 잘 조리되어 나온 요리만이 나의 식량이지 야생에서 그랬던 것처럼 사냥을 해서는 결단코...
"기억할게요."
묘하게 차분한 어투가 성대부터 흘러나왔다. 아무래도 내가 신일적의 습관을 제대로 숨기지 못해서인듯 했으나 이정도는 문제가 없으리라. 너를 지켜보는 내 눈은 물밑에서 집요하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잘 눈에 담아놓아야하지 않겠는가. 나는 혀를 쩝쩝거리며 걸음을 달리하였다.
어두우나 군데군데 불빛으로 길을 낸 동굴을 향하다 커다란 동공에 신성한 샘 하나가 나온다. 나는 그 모습에 매료되었는데, 고강한 힘을 추구하는 것은 미적인 감상보다는 다만 생존 본능에 가까울터이다. 나는 몸을 쭈그려 샘으로 손을 뻗었다. 찰퍽거리는 물은 낯익은듯 낯설다. 바짝 마르는 목을 한 번 축이고는 넋 잃고 샘을 보았다. 나는 언제쯤 이런 힘을 얻을 수 있을까? 언제쯤 인간들과 섞일 수 있을까? 나는 요즘도 그 거대한 간극을 넘을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조금 초조해져서였을까, 나는 스즈, 너에게 손짓하며 너를 불러세운다.
"이 샘을 잘 봐요. 분명 특별한 물일 거예요. 마시면 건강도 좋아질걸요? 왜요, 육각수? 그런 것도 있잖아요. 비슷한 걸거예요."
//답레와 갱신~~~ 시간이 쬐끔 촉박해서 나중에 정 안되면 썰 형식으로 풀어도 나는 괜찮을 것 같아
가볍게 응수하고는 토와의 말에 고개를 갸웃한다. 손은 왜?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다음 말을 들으니 이유를 알겠다. "참, 깜빡하고 넘어갈 뻔했습니다." 그는 손을 들어 토와의 손 위에 살며시 얹는다. 아른거리는 불빛으로부터 눈을 떼고 다시 일어나 모래땅을 밟고 빈 곳을 찾아 자리잡는다. 사람 둘이 충분히 움직이고도 남을 공간을 확인하고서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꼭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려는 것처럼, 낮은 목소리로 은밀하게 속삭이는데.
"이쯤에서 언명할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이윽고 그가 햇살처럼 환히 웃으며 말했다.
"저는 춤을 못 춥니다! 빙글빙글 도는 것밖에 모른답니다."
그리고 이 말만은 장난이 아니다. 생전 춤춰볼 일이 있었어야 기술이 느는 법이다. "그러니까 토와 씨야말로 각오하는 게 좋을 겁니다. 어쩌면 저희, 춤이 끝나면 원수가 되어 있을지도." 살벌한 말을 하지만 그만큼 제 쪽에서도 책잡지 않을 거란 말이나 마찬가지다. 그는 조금 들뜬 기색으로 씩씩하게 외쳤다.
"자, 갑니다!"
분명히 춤을 추는 분위기여야 하는데, 한 수 받으라 소리치는 제자처럼 도장에서나 볼 법한 소리를 한다. 그가 먼저 첫발을 떼고 박자를 세기 시작한다.
"어쩐지.. 다시 가보고 싶어지네요" 엔은 오늘은 혼자서 샘에 다시 가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 느낀 것은 무언가가 건드려진 것만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갔을 때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면 곤란하겠네요.." 그래도 그러지 않을 거라는 근거는 없지만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익숙함의 차이여서 그런 걸까요? 조그만 페트병에 담긴 물을 가벼운 바람막이의 주머니에 넣고는 등산을 해서 개방된 샘에 간단한 예를 올리고는 시미즈 가문의 사람이 지키고 있는 샘을 바라보기 전에 그 옆의 신사를 좀 탐방하는데. 익숙한 얼굴이 보입니다.
"세이 씨? 세이 씨도 신사라던가. 샘을 보러 오신 겁니까?" 반갑습니다. 라고 인사를 하려 합니다. 얼굴을 약간 가릴 만한 캡을 눌러쓴 토와였으니. 조금 낯선 모습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못 알아보기에는 해가 져가는 하늘 아래에서도 녹색은 반짝이고 있었으니까요.
"반딧불 신사의 신님이 차려준 반딧불이 구경에 맞춰서 마츠리가 제대로 열렸으니. 흡족해하신다면.." 그건 좋은 쪽이니까요. 라고 생각합니다. 먹을 거리도 적당히 먹으면서 등불이 떠다니는 바다 구경도 좋지요. 토와는 나중에 등불을 스스로 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것도 띄워보려 할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왜 안하냐면.. 레스로 나오지 않았을 뿐 했을지도 모르고. 안했다고 못박혔다면 누군가 앞에서 등불을 띄워서 소망을 비는 건 그렇다고 생각해서일지도 모릅니다.
"언명할 사실이요" 그리고 마이리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듣고는 귀를 기울입니다. 확실히 고풍스러운 말입니다. 라는 생각 반. 빙글빙글 돌기만 가능하다는 말에 그렇구나 싶은 게 반의 반쯤. 어라. 그러면 이 춤. 괜찮은가? 가 나머지 4분의 일을 차지하고 있군요. 하지만 금방 괜찮아집니다.
"와 그렇다면 발을 안 밟도록 조심하고. 빙글빙글 돌기만 하면 춤이 끝나겠군요." 어색하고 어설픈 춤이지만 바닷가인 만큼 그것도 나름의 운치가 있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춤의 원리 자체는 중등부에서 배운 적은 있으니까요." 당시에 좀 바빴어서 실기는 거의 참여 못했지만요.. 라고 말하면서 왈츠라던가... 같은 이론을 몸에 적용해보려고 노력하나요?
렌은 다음 날 다시 한 번 더 샘에 방문하기로 했다. 코로리는 고위신의 기운 때문에 불편했다곤 하지만 렌에게 있어서는 아무런 느낌도 없으니 역시 신성이라곤 하나도 물려받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어머니가 신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다곤 해도.
렌은 커다란 남색 가로줄무늬가 몇 개 그어져있는 흰 셔츠에 진한 갈색 면바지를 입고 산에 올라갔다. 산을 오르는 것은 쉬운 일이었기에 금방이었고 렌은 동굴에 들어가기 전 낡은 신사에 방문해 다시금 인사를 했다. 여기서 영원을 약속하는 의식을 치룬다는 그 말이 잠시 떠올랐고 렌은 헛된 생각이 들어 머리를 휘휘 저었다. 코로리가 가능성이 있어도 지금은 안 돼, 라고 깜짝 놀라며 하는 말이 떠오른 탓이었다. 뺨을 긁적이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려고 뒤를 도는데 익숙한 눈동자와 마주했다.
"토와 선배. 네, 신사도 보고 샘도 보려고요.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는데. 토와 선배도 샘을 보러 오신건가요?"
캡모자를 쓰니 조금 인상이 다른 느낌이었지만 그 특유의 빛이 나는 듯한 녹빛 눈동자는 흔한 것이 아니었다. 렌은 반가운 얼굴로 토와를 맞았다.
"걱정은 고맙지만, 잠깐 놀랐을 뿐이랍니다. 상냥하셔라. 여름이라고는 해도 동굴 안은 조금 서늘하네요. 자, 어서 나갈까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숨을 한것 들이쉬고는 마치 편안하다는 듯이
"매사에 성실한 학생회장일까요. 때때로 우유부단할지도 모르지만 그정도는 또래 아이들에게는 흔히 있는 일일테고 미래가 기대되네요."
누군가에 대하여 딱잘라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구체적으로 특별한 개인을 어떻게 생각한다던가 하는 것은 없었으니 그렇게까지 대답할만한 여유는 없었다고 하는것이 맞겠지. 그녀에게 있어서는 모든 인간이 정확하게 말한다면 본인의 역할에 충실한 삶을 사는 모든 인간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존재이기에. 그 안에서 우열을 가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미소지었다. 별 다를 것 없지 않은가 하고는 다시 말을 이어나간다.
"일례를 들어보자면 그러네요. 지금의 그 사쿠라마츠리의 건. 본가에서는 벚꽃은 단 한그루랍니다. 커다란 신목을 중심으로 여러 봄꽃들을 장식해놓고 그 사이에는 작년 수확해 말린 볏단을 두지요. 봄가을에 두번씩이니까 봄에는 작년의 결과를. 가을엔 방금 수확한 것을 보여주는ー 이곳의 축제보다는 제사에 가까운 형식이에요."
이렇게 묘한 형태를 하고 있다며 그녀는 양손으로 열심히 모양을 표현했으나 그렇다고 전해지는 것은 없었을 것이다. 결국 표현력은 변하지 않는구나 하고 아쉬워하는 한편, 이정도로도 전해지지 않았을까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상기된 표정이었다.
"흠, 아무튼 이렇게 비슷한 축제임에도 이렇게 까지 다르답니다. 모든 인간은 순간순간 달라지는데 지금의 키라키라짱이 저에게 아무리 자신의 인상을 물어본들, 저는 그렇게 답할거랍니다."
동굴의 입구를 나서자 보이는 산의 풍경. 위아래로 불어오는 밤바람에 흔들리듯 그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아래로 향했다.
"네에. 마지막에 100점이 모자라서 청룡반지는 못 교환했지만요" 대신 워터파크랑 스파랑 샤프랑 사탕 세트는 있지만요. 라고 말하는 토와입니다. 받아든 수박주스를 쪽 빨면 수박의 옅은 질감과 시원한 향이 입 안에 감돌아서 만족스럽습니다.
"으음. 그런가요..." "층이 분리된 게 그 뭐지. 밀도와 무게 그 쪽이었던가요.." 꽤 즐거운 실험을 했던 기억이 난다는 말을 하지만. 그건 공부 쪽이잖아. 마츠리에 그런 건 아웃이라고 아웃. 그리고는 그런 고충 같은 건 저는 아르바이트 쪽은 전혀 해본 적 없어서 모르는 이야기니까요... 라고 말합니다. 그야.. 저정도 성적인데 아르바이트까지 하는 초인은 아니다... 공부 시간도 어느 정도 보장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지금 일상 돌리는 것도 보통 학생에게는 그야말로 초인처럼 보일 것 같지만.
"코세이씨는 그럼 카페에 가면 아아메나 복숭아 아이스티주세요 로 끝내는 편이려나요?" 약간 장난스럽네요.
렌을 발견한 것은 우연이었습니다. 토와가 돌아보는 동안 마주치지 않았다는 느낌인데. 정말 간발의 차로 슬쩍슬쩍 스쳐지나갔던 걸까요? 그리고는 샘을 보러 왔냐는 질문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안경을 살짝 올립니다.
"그렇지요.. 샘에서 뭔가... 압박감 같은 걸 느낀 것 같기는 한데..." 다시 보면 무언가 다를까 싶어 한번 더 보기로 했네요. 라고 말하면서 세이 씨도 샘을 보러 오신 거면.. 같이 갈래요? 라는 제안을 가볍게 건넵니다.
"마츠리를 즐기러 내려가신다는 걸로 친구같이 돌아다니는 것도 좋고요.." "사실은 안에서 압박을 느낄지. 익숙해질지는 몰라도 전자라면 누구랑 같이 있는 게 좋아보이거든요."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샘 쪽을 가리킵니다. 맑고 거대한 샘을 다시 보면 어떤 느낌인지 좀 더 알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렌을 봅니다. 거절해도 상관없다는 묘한 무심함으로 샘 쪽을 바라보네요.
미래가 기대된다라. 1학년인 그녀가 3학년인 자신에게? 물론 나이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으나 그녀의 말은 뭔가 더 높은.. 마치 어른이 아이를 보는 듯한 어투였다. 이를테면 어르신들이 그래. 그래. 그 나이 때에는 다 그러고 크는거야. 라는 말들. 어린 시절부터 시미즈 가의 아들로 태어나 참으로 많은 어른들에게 들은 그 어투를 그녀가 사용하는 것에 아키라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한편, 그녀가 설명해주는 풍경을 그는 조용히 머릿속으로 그렸다. 커다란 신목을 중심으로 봄꽃을 장식하고 볏단을 둔다. 그녀의 말대로 딱 제사에 가까운 형식이었다. 꽃놀이라기보다는 마치 다음 해의 풍년을 그리는 느낌의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생각하며 그는 조용히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뭔지 알 것 같은데요. 약식이긴 하지만 호타루마츠리에서도 저희 집에서는 아까 본 그 낡은 신사에서 감사의 제를 올리니까요. 정말로 약식이고 가벼운 제물과 사명을 지키고자 하는 맹세를 담은 춤을 바치는데. 첫날에 없었다면 보긴 힘들었을테니, 정 보고 싶다면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겠네요."
첫날에 찾아온 이들은 다 봤을까? 봤다고 하더라도 자신임은 그다지 알아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잠시 말을 정리하면서 내리막길을 천천힌 걸어, 녹색 불빛이 하늘에서 왔다갔다 하는 그곳을 향해 나아갔다.
"마치 풍년을 비는 듯, 그리고 덕분에 풍년이 되어서 감사를 하는 듯. 그런 느낌을 떠올리면 될까요? 아. 그리고..."
이내 들려오는 그녀의 발언에 그는 아까 생각했던 것을 가만힌 떠올리면서 고개를 살며시 돌려 마사히로를 바라봤다. 분홍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을까? 그리고 그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후에 이야기했다.
"당신은 이 세상에 속해있지 않은, 아니면 마치 고등학교 1학년이지만 1학년이 아닌 존재 같아요. 사랑 이야기를 하고 그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 모든 것을 즐기겠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자신은 멀리서 지켜보고 있고, 보통은 초면에는 붙이지 않을 키라키라짱이라는 호칭을 2살 높은 3학년 선배에게 붙인 것은 물론이고 그 3학년에게 마치 어른이 이야기하듯, 또래 아이들에게는 흔히 있는 일이다. 그리고 미래가 기대된다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마치 그 또래 아이들에 대해서 알듯이, 자신보다 어린 아이를 바라보면서 대견하게 생각하듯이. 물론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굳이 말하자면 그저 모든 것을 관찰하고자 하며, 그에 개입하려고 하지 않는, 하지만 그럼에도 재밌다는 듯이 바라보는 그런 느낌의 존재 같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엇다.
"그리고 그것을 모두 포함해서 당신은 카미야 마사히로 라는 1학년 학생이겠죠. 제 인식은 그래요. 그래요. 당신은 카미야 마사히로. 그게 제가 보는 당신의 모습이에요."
굳이 깊게 파해치지 않으며, 그저 자신이 느낀 것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그것을 정의하듯 이야기하며.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어느 순간 초록빛 불빛은 바로 근처를 날아다니고 있었을 것이다.
압박감이라고 해야 하나? 뭔가 좀 건드려지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설명하기 애매해서 말을 더 하지는 않습니다.
"으음...그럼 유즈키랑 비슷한 느낌인건가..." 작게 중얼거렸지만. 샘은 조용한 느낌의 장소였으니. 들렸을지도 모른다. 토와는 느릿느릿하게 미소를 짓습니다.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미소를 지으며 눈을 숨기지만.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어쩐지. 들었어? 같은 게 속삭여질 것 같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할 만한 것 같은데요?
"가미즈미의 황폐한 땅에 물을 내리신 신..." 전승에 대해서는 별 관심은 없어서 모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단하다고 생각되네요. 라고 말합니다.
"같이 가준다면 제가 고마운걸요?" 같이 들어가도 좋다는 허락은 받았으니. 가볍게 말하고는 걸음을 옮기는 렌을 따라가려 합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그때랑 똑같은 샘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어쩐지 익숙해진 모양인지 지금은.. 괜찮은.. 느낌이네요. 라고 작게 중얼거리는 토와입니다.
유즈키? 렌은 속으로 누구인가 생각했지만 자신이 아는 이들 중에는 그런 이가 없었기에 자신은 모르는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묻기도 애매한 게 혼잣말인 것 같아서 눈만 깜빡인 채로 넘어간다.
대단하다고 생각된다는 말을 들으며 렌은 아오노미즈류카미에 대해 생각한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도 가미즈미를 도와준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될 일이기도 햇으나 그 신의 입장에서는 그리 대단치 않은 일이기에 선심을 쓸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게 대단한 것일지도.
렌은 이번에는 동굴에 머리를 부딪히지 않게 의식하여 조심했고, 다행이 전날과 같은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좁은 길을 빠져나오자 펼쳐진 넓은 샘에 렌은 또다시 감탄을 내뱉는다. 그러면서도 토와의 쪽을 살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괜찮다니 다행이네요. 전에 수학여행 때 뵈었을 때도 그렇고, 선배는 조금 쓰러질까 걱정이 되는 느낌이랄까...."
물론 체격이나 그런 것을 보면 건강한 남고생이지만, 그럼에도 느껴지는 처연함이나 병약미라던가 그런 게 있는 느낌이었다.
렌은 다시금 샘쪽을 바라봤다. 샘에 가득찬 물은 선성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신비롭긴 했다. 전승에 따르면 그 신은 청룡이었으니 마치 용이 또아리를 틀고 안에 잠들어있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큼 커다랗고 깊은 물이다. 맑고 깨끗한 물이었다. 이게 바로 가미즈미의 수원. 거대한 자연은 늘 인간에게 압도감을 주곤 한다. 인간이 만든 무언가가 주지 못하는 경외다.
"마치 깊은 물속에 용이 잠들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아오노미즈류카미님은 고오급 빌라에서 숙박을 하시지만 그런 사실을 모르는 렌은 뭔가 전설처럼 샘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리곤 토와에게 묻는다.
"샘의 물을 한 번 마셔보려고 하는데 선배는 어떠세요?"
한쪽에서 바가지를 가져다 두어 샘을 마실 수 있게 해두었고 렌은 토와에게 그 방향을 가리키며 물었다.
"의외로 건강한 편인데... 사람들은 은근히 절 걱정한다는 말이지요.." 이례적인 거라도 얼굴은 그렇게 보이는 타입인가? 라고 중얼거리다가 뭐.. 그래도 가족 중에선 건강하지 못한 분이 있긴 했거든요. 그런 게 영향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라고 말하고는. 샘 쪽을 바라보면 굉장히...압도되는 감각이 느껴는 지지만. 크지는 않습니다.
"바다보다는 낫긴 하네요." 고개를 끄덕입니다. 바다 속같은 아쿠아리움보다는 낫잖아? 뭐라고 해야 하지.. 바다에 밀려 떨어져 버렸다. 같은 기분을 털어내고는 토와는 샘 깊숙이 잠들어 있을 것 같다는 말에 엑 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그치만 용신님도 솔직히 편하게 지내려면 빌라같은 데를 좋아하지 않을까요?" "요즘 신이 아니라서 다를까요.." 그다지 진지하지 않은 농담이었지만요.
"아. 조금 마시는 건 좋겠네요." 토와는 렌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물을 마시고 손을 씻어서 부정을 털어내는 게 좋겠습니다... 바가지를 향해 다가갑니다.
"음, 얼굴이 희신 편이라서 그런 것일지도요. 그나저나 가족들 중에 병환이 있었다면 좀더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곤 하니까요. 가족분은 쾌차하셨나요?"
렌은 안부 삼아 그렇게 물었다. 토와는 머리카락 색도 피부도 흰 편이었으니 아무래도 연약한 느낌을 주는 것 같기도 했다.
"바다를 무서워하시는 편인 건가요?"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바다가 나오는데 괜찮으려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토와가 농담을 건내자 작게 웃는다.
"하긴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말하며 렌은 토와와 함께 바가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물을 떠 마시니 맑고 깨끗한 느낌의 맛이 났다. 물의 맛이 어디있겠냐마는 물마다 조금씩 다른 맛이 났다. 렌은 물을 좋아하니까. 그리고 남은 물로 손을 씻으니 기분이 좋았다. 손에 닿는 물의 촉감이 좋다. 렌은 토와가 물을 마시고 손을 씻는 것을 기다렸을터였다.
"음..." 토와는 좀 망설입니다. 해도 되는가? 같은 생각이어서였을까요. 아니면 다른 이야기인가? 조금 애매해지는 것이지만. 이내 한쪽으로 기웁니다.
"아니요." 그녀는 바다를 건넜어요. 라고 간략하게 말합니다. 바다를 무서워한다는 물음에 대한 답은 아니고.. 쾌차했냐는 답이었지만. 조금 애매한 말이네요. 그런 애매한 말들이 쌓이다 보면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바다를 무서워한다기보다는.. 바다가 껄끄럽다.. 에 가깝겠네요" 오본이나 할로윈에는 바다가 안개가 껴서 어딘가로 어른거리는 것 같아서 그런지.. 애매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약간 삼도천이나 피안과 차안의 경계인 강? 그런 느낌을 받아서요. 라고 말합니다.
"용신님도 인간의 모습에서 계속 샘에 담겨 있으시면... 음.. 습진에 걸리실까요?" 신도 학교에 다니거나.. 그러는 마당에 빌라에서 살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라는 가벼운 말을 하고는 바가지에 물을 담아 마십니다. 물 맛은 저번과 비교하면.. 나아지는 건가? 아니면 느끼지 못했던 것 뿐일까?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말하는 때가 지금이라 핑계처럼 들리는 건 기분 탓인가? 왈츠도 그렇고 포크댄스도 그렇고, 기본적인 교양이나 민속 춤은 이전 교육과정에서 배우지만 마이리는 초중학교를 안 나왔으니 어쩌나. 그렇지만 TV나 영화 같은 데서 춤추는 걸 본 적은 있어서 어설프게나마 중간중간 춤 같은 동작을 하고, 스텝을 밟아보려는 한다. 사실만을 따지면 엉망진창이나 다름없는 춤이지만 흥이 나니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경쾌한 발짓으로 박자를 타니 그저 도는 것이래도 운치는 있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저 먼저 발을 밟아버렸을지도. ……그는 찡긋 윙크를 하며 수작질로 넘어가려 했다.
렌은 토와의 말에 아... 소리를 내며 잠시 목을 매만졌다. 말실수를 한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바다를 건넜다는 말은 망자가 되었다는 뜻일테니.
"죄송해요. 아마 좋은 곳으로 가셨을거에요."
렌은 속으로 이름 모를 가족 분의 명복을 빌었다. 토와는 이어지는 바다에 관한 질문에 무섭지는 않으나 껄끄럽다고 답했다.
"하긴 바다는 깊고 알 수 없으니 그런 느낌이 들곤 하죠."
바다에 빠져 죽는 사람도 꽤 많으니, 늘 바다는 동경의 대상이었지만 인간을 위협하는 곳이기도 했다. 렌은 바다를 사랑했지만 그럼에도 바다는 늘 무서운 곳이라고 생각했다.
렌은 토와가 습진 이야기를 하는 것에 웃다가 신도 학교에 다니거나 그러는 마당에,라는 말에 조금 움찔했다. 렌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신을 알고 있기 때문에 혹시 토와가 뭔가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모르는 척 말을 건넨다. 학교에 다니는 신을 알고 있다는 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민속적인 춤은 엄청 어려운 건 없긴 하죠." 몸치박치라면 그건 어쩔 수는 없겠지만.. 이라고 생각하면서 적당하게 빙글빙글. 기본적인 지식이 있으니..토와가 조금 더 나으려나? 아닌가.. 무녀의 춤추는 그런 걸 보아온 게 더 나으려나? 바다가 아름다워서라는 말에 입꼬리를 살짝 올립니다.
"바다가 아름답긴 하지만. 조금 무서운 것도 맞더라고요" 좀 심해적인 건 답답하기도 하고? 같은 말을 하며 태연히 춤을 춥니다. 그나마 나아진 듯한 느낌이니.. 상관이 없나?
"열기도 사라지고. 등불들도 전부 바다의 녹이 되어가니." 이제 반짝이는 듯한 음악과 함께 춤추다 손을 놓친 순간 남남이 되어버리는 걸까요? 라고 정중하게 말하며 손이 놓아질 듯 말 듯 합니다.
"아. 그래도 디저트 카페 갈 날짜는 라인이나 메세지로 주셔야 합니다?"
//막레에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이네요~ 손을 탁 놓친 순간 인파에 갈라져서 헤어진 느낌으로 생각하는?
"실수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전혀 이상한 걸 느끼지 않으셨던 기분이었어요." 덤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푹 젖어 있었으니. 라는 말을 하면서 장난스럽게 혹시 물귀신이었을지도요? 라는 덧붙임을 붙이지만... 반딧불을 보는 것에 동의를 하고는 천천히 내려가던 와중에 아이스크림 말이 나오자 좋아하는 것을 다시 확인합니다. 그야.. 정말 좋아하는지 아닌지ㅡ 면밀하게 알아야 하니까요.
"아.. 그래도 가리가리군으로 특별 아이스크림 얻어먹기에는 가격차이가 좀 날 것 같아서요..." 토핑만 하나 추가해주신다면? 그정도면 값어치는 비슷할 것 같은데요. 라고 말합니다. 실질적으론 가리가리군 3개를 사준 거랑 비슷하지만, 일단 토와는 1개사준 값어치로만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언제 봐도 예쁜 편이네요." 느긋하게 감상하는 녹빛 눈과 반딧불이의 녹색 형광이 묘하게 비슷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손에 날아와 앉은 게 아닌 이상 함부로 잡으면 곤란하지만?
심해라. 아득하게 깊고, 어둡고, 차가우며 무거운 느낌이라고들 한다. 공포증이 없는 사람도 깊은 바다라 하면 아득한 압박감으로 숨이 턱 막혀오는 이미지를 우선 연상한다 하고. 전령신의 설화 일부는 그 검은 바다에서 난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섭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조금 흥미롭다 생각해버린 것은, 어쩔 수 없는 그의 악습이다.
"이런, 제 성이 타츠미야인 것이 죄송스러워집니다."
여전하게도 농담을 던지는 모습은 시시껄렁하다. 새로운 유흥에 대한 열의도 조금은 사그라들고, 그러나 완전히 식지 않은 즐거움이 잔열처럼 훈훈하게 남을 때. 여기에서 끝내는 것도 무척이나 좋다. 그는 자연스레 손을 놓았다. 몸을 움직여서인지 기분이 들뜬 탓인지, 미소한 낯이 조금 상기되어 있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저야 늘 한가하니 토와 씨가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헤어질 때에 으레 하는 인사는 웃는 낯으로 대신하고, 손 놓는 순간 갈라진다. 그에 놀라지도 않고 그는 작게 손 흔들며 떠나갔다. 우연하게 만나 얼렁뚱땅 이곳까지 오게 되었으니 만났을 때와 같이 헤어지는 순간도 우연처럼 떠나는 것이 맞겠다. 군데군데 붉은 머리는 어디에서나 눈으로 좇기 쉽지만 어느 순간에는 인파에 섞여 사라져버린다. 인간 사이에 신이 자리하듯, 그렇게 천연스럽게.
// 이걸로 막레!!!! 긴 시간동안 일상 돌리느라 수고 많았구, 같이 축제 기간 보낼 수 있어서 즐거웠어~ (*´︶ `*)
>>291 아앗 그렇지만 등불은 내 알기로 마츠리 페어만 가능한 걸로 알아 ㅠㅠ 등불코스는 무리일 것 같아! 금붕어 뜨기... 는 저번 마츠리에서 했지만 이번에 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 :3 디저트 뷔페는 아무래도 미즈미가 소식좌라... 쬐꼼 무리가 있겠네 이잉 샘이나 반딧불 구경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아마 토와가 이미 즐긴 이벤트지...??
>>292 난 물론 괜찮다~! 뭔가 오늘따라 의욕과 기력이 넘치는 걸 :3 다음주는 약속도 없어서 널널하구~~~ 혹시 하고 싶은 활동 있어? 굳이 마츠리가 아니라도 난 오케~
"바다를 건넌 이가 입을 것이라 예상해 준비했던 옷을 태워서 하늘로 보내는 느낌이었죠." 남아있던 기모노 하나는 유즈키.. 구분이 애매하네요. 어쨌든. 물귀신 씨가 입어본 적 있었는데. 예쁘긴 하더라고요. 라는 말을 합니다. 아무리 합의를 봤다고 하지만. 자꾸 생각하게 되는 건 미련이 있긴 했다는 걸까..
걸어내려오면 해변가와 같이 놓여있는 곳이 보입니다. 반딧불 석상이 있는 신사를 바라보면서 렌에게 가볍게 물어봅니다.
"그러고보니. 세이 씨는 소원을 빈 적 있나요?" 사쿠라마츠리 때에도 소원을 빌었고. 여기에서도 소원을 빌어봤다는 말을 하는 토와입니다.
"참고로 사쿠라마츠리 때에는 청소 좀 덜하게 해주세요 같은 소원을 빌었거든요." "그렇지만 아무래도 청소를 조금만 안해도 머리카락이 보이는 건 그렇잖아요." 라는 말을 약간 비밀 이야기를 하듯이 말하네요.
축제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마을은 참으로 소란스러웠다. 이리저리 물건을 흥정하고 광고하고 서로 깔깔대며 즐거운 듯 노니는 모습이 썩 나쁘지 않아 보여 잠시 멈추어 섰다. 물고기 잡기며, 달콤한 사탕과자며.... 당장 눈 앞을 어지럽히는 것은 많은데 딱히 하고픈 것은 없었다. 이따금씩 이렇게 무얼 해야할지 모를 때가 있다. 어두운 밤길을 헤메고 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하염없이 표류할 뿐인데, 내 마음을 끄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고보니 히카쨩이 종이배로 등불 보낸다는데?" "에- 마지? 그러면 우리도 하나 할래?"
그렇다. 등불이라... 나는 턱을 만지작거리다 나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바다 건너에 있을 신에게는 일만 늘리는 짓이라 조금 미안하지만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일테니 모르쇠 일관할까 싶다. 나는 걸음을 옮겨 상점가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간소하게 종이배를 접을 수 있는 종이와, 작은 등불을 팔았다. 가만히 줄은 서는데 마침 저기 아는 이의 얼굴이 보인다. 아하, 똑똑한 학자형 인간이었던가.
"거기-! 엔 선배-!* 여기요, 여기!"
나는 내가 잘 보이게 펄쩍 펄쩍 뛰었다. 손도 같이 흔들었으니 네가 나를 발견하는 건 시간문제일터였다.
"음... 네. 기모노를 빌려주신 줄은 입은 걸 보고서야 알아차리긴 했지만요." "어째서 빌려준 건지는.. 듣지 못했지만요." 치자라고 하셨던가.. 라고 중얼거립니다. 그리고 그것이 파국의 금이었을까? 라고 생각하지만. 당시에 보고 느낀 것은 어울린다. 라는 감정이었습니다.
"그런 소원이었군요.." 고개를 끄덕입니다. 각자의 소원은 어떻게 건드리거나 하는 건 곤란한 일이니만큼. 적당한 반응을 고릅니다.
"효과가 있었다니 다행이네요. 저는.. 글쎄요.. 청소를 매일 하기는 하지만. 먼지가 조금은 덜 쌓이는 기분이긴 하더라고요." 그리고 호타루마츠리 소원은 들어지고 있는 기분이기도 하네요. 라고 말합니다. 그야. 이런저런 것을 잘 즐기고 싶다라는 건 어쩔 수 없는걸요
"그럼.. 이제 아이스크림을 사러 갈까요?" 약한 형광빛을 내는 토핑이 반딧불이를 형상화한 듯한 호타루마츠리 특제 아이스크림은 다행히도 품절된 맛은 없었습니다..
나는 순간 '사이카와 씨'라는 호칭이 낯설어서 고개를 한 번 기울였다가, 아차 싶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나에게는 성이란 것도 있었다. 한평생 이름 없이 살다가 다급히 만든 이름이라 낯선 것은 어쩔 수 없다.
"에이- 그냥 편하게 미즈미! 라고 불러주세요."
나참, 성으로 부러면 썸은 언제 타고 연애는 언제 한단 말이냐. 물론 미디어 매체에서 배운 바, 성숙한 어른들은 서로에게 존칭을 쓰면서도 연애를 잘 하는 것 같다만 나는 고등학생, 속된 말로는 JK다 이 말씀. 청춘을 즐겨야할 나이에 서로 예의차려야 한다니! 나이대에 맞지 않는 행동이다. 절대 내가 예의 차리는 것에 약해서가 아니다.... 절대...
"네! 보니까 간단하게나마 등불을 띄울 수 있다 하더라고요? 참으로 낭-만적이지 않나요?"
나는 그리 말하며, 너에게 얼른 오라는 듯 손짓을 했다. 음- 등불도 띄우고 바닷가도 같이 걷다보면 원래 없던 감정도 생기기 마련이다. 운이 좋으면 '썸'을 탈 수도 있는 좋은 기회다.
여성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면 안되나? 나는 이해할 수 없으나 일단은 알겠노라고 느리게 답했다. "예에..." 그렇지만 그게 문제가 되는지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내 친구들은 잘만 내 이름으로 부르는 데 아직 친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사실 친하고 안 친하고의 경계도 나는 잘 가늠이 안 됐는데, 비슷한 나이 또래면 금방 친구가 되지 않겠는가. 예전처럼 눈 잘못 마주치면 칼부터 꺼내고 보는 시대가 아닌데도 이런다. 나는 잘 모르겠어서 한숨을 푹 쉬었다. 누가 보면 기가 죽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니까 같이 가자는 거예요. 한 사람보다 두 사람이 즐겁지 않겠어요? 전 누군가와 함께해야 즐거움을 느끼는 편이라서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기 싫거든요."
실제로 나는 그랬다. 그야 그럴 것이, 굳이 인간의 몸을 둔갑하여 인간이랑 연애 좀 하겠다고 내려왔는데 나 혼자 밥 먹고 나 혼자 게임 하고 나 혼자 즐기면 무슨 소용이란 말이냐. 그럴 바에 나의 뱀 친구들 끌어안고 잠이나 자는 것이 낫겠다.
"혹시 선배는 몰려다는 걸 싫어하는 편? 그래도 등불 띄우기를 같이하는 건 정-말로 재미있을 거예요. 기왕 등불 띄웠는데 저만 보면 무슨 재미예요?"
나는 검지를 들며 호언장담했다.
"뭐어- 싫으시다면 어쩔 수 없죠. 저 혼자 외롭게 등불 보내고 저 혼자 마츠리 구경하다가 저 혼자 집에 가서 저 혼자 울고 있을게요."
개인적인 바램으로 소원을 빌어준 테츠야에게 아미카는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테츠야에게 잠시 미소를 지어보았다.
"그렇겠죠? 신이 그렇게 쉽게 되는 것도 이상하고오.. 애초에 있는지부터 알 수 없으니까요~."
신이 되는건 애초에 그닥 좋은 일인가, 그것부터가 아미카에게 다가오는 말이었다. 애초에 평범한 인간이 바로 신이 되면 아무리 사소한거라도 엄청난 양을 감당해야 할탠데, 그렇다는건 정신이 버틸 수 있을지가 있을까? 뭐 신이 되면서 정신도 같이 강화될수도 있겠지만. 아미카는 그런 뒤 해변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내 토와의 옛이야기는 마무리되었다. 자신이 소원이 이루어진 것 같다는 말에 토와도 먼지가 덜 쌓이는 기분이라고 말을 해준다. 아무래도 제 말에 맞춰주는 듯한 말이었다. 그리고 호타루마츠리 소원은 들어지고 있는 기분이라기에 렌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단지 “저도요.”라고 대답했을 뿐이었다. 물어본다면 토와도 자신에게 물어볼 것이고 숨기진 않겠지만 조금 쑥쓰러운 탓이다.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자는 말에 따라가니 호타루마츠리를 위한 특제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었다. 어제는 왜 못봤을까 싶은 마음이었지만 지금이라도 봐서 다행일까?
“토와 선배는 뭘 고를 생각이세요? 저는…. 반딧불이로 하려고요. 그게 제일 메인 아이스크림인 것 같고요.”
"...그렇게 원한다면 같이는 가 드릴게요" "몰려다니는 걸 싫어하는 게 아니라.. 아무래도 사이카와 씨가 갑자기 쑥 들어오니까 당혹스러웠을 뿐이거든요." 물론 등불을 띄우는 건 토와도 조금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요. 사실... 외롭게에서 이어지는 말이 조금은 신경쓰이기도 했고요. 거짓말이나 농담이라곤 해도...
"어쩔 순 없네요." 한숨을 쉬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등불을 파는 곳 쪽으로 발을 멏 걸음 옮겨서 미즈미와 가까워지려 합니다.
"등불은 어떤 걸 고르실 건가요?" 등불이 바다바람에 확 꺼지면 곤란하고. 그렇다고 많이 멀어지기도 전에 다 타버리는 것도 곤란하니까요.라는 말을 하면서 드불이나 종이배 종류를 골라보자고 하네요.
"종이배는 이게 가장 튼튼해 보이긴 한데. 말이지요." 균형이 잘 잡혀있어보인다고도 하네요. 멀리 가지도 못했는데 디집히면 그것도...
아미카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올리는 동작을 했다. 물론 띄울 생각은 크게 없었지만 구경하는 것도 충분히 좋을 것 같았다.
"사실 좀 덥긴 했어요~."
아미카는 손부채를 휘두르며 말했다. 뜨거운걸 별로 안좋아하는 아미카 입장에선 조금 힘들긴 했다. 아미카와 테츠야는 해변가로 걸어내려갔다. 어느새 해는 거의 졌고 어두운 하늘이 보였다. 해변가에 가까워질수록 뭔가 밝은게 보이는 것 같았다. 아미카는 햇볕도 안비추는데 눈 위에 손을 대고 그늘을 만들어 지켜봤다.
"그런가요... 다행일까요?" 어떤 소원을 빌었다고 하여도 그것을 이루는 건 본인 하기에 따른 것이라고도 생각하니까요. 라고 말하는 토와입니다.
"아. 저기 있네요." 처음에는 반딧불 토핑이 있는 밤하늘 은하수같은 맛을 먹었고.. 다음에는 뭘 먹어볼까?
"반딧불이도 좋고..." 저는 다른 맛으로 고르려고요. 라고 말합니다. 아무래도 같은 맛이면 숟가락으로 떠서 맛을 보는 건 안되니까요.
"그래도 저 새카만 건 좀.. 그렇죠." 입 안을 새카맣게 물들이는 아이스크림이라니. 물론 어둠 속에서 눈만 빛나고 입 속까지 새카맣다면 굉장한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토와는 반딧불이를 토핑으로 추가한 녹차에 가까운 맛을 고릅니다. 쌉싸름하면서도 달달한 것이.. 아주 좋네요.
시기는 방학이다. 학기중 평일에는 학교에서 수업이라도 들으니 좀 낫지만, 언제나 바쁘게 무언가에 열중하던 생활을 버려두고 할 일 없이 이렇게 덩그러니 남아 있는 휴일은 아직까지도 적응이 잘 되지 않는다. 가미즈미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타츠미야 씨는 여전하게 백수고, 별달리 학업에 열중해야 할 이유도 없는데다―물론 수업 때 하는 만큼은 착실하게 따라간다― 남들 다 하는 아르바이트도 안 한다. 잠도 이미 지겨울 만큼이나 푹 자서 늦은 시간임에도 그다지 피로가 느껴지지도 않고, 주변 친구들은 앞에서 말한 갓생 프로젝트로 바빠 시간이 안 된단다. 이 말인즉, 그에게는 이미 다 둘러봐서 관광 마친 마츠리에 기웃거리기 말고는 할일이 그다지 없었다는 뜻이다.
그렇게 하여 시점은 현재, 해가 지고 객도 끊기어 사뭇 으슥해진 산길에 덩그러니 놓인 소년 뿐이다. 이곳이 조용하고 경치도 좋으니 사색하기엔 좋아서다. 내리막길을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조성해놓은 계단 위에 앉아 무릎 위에 팔 괴고는 밤하늘만 이리저리 눈으로 좇는다. 그나마 반딧불이 날아다니니 눈요깃거리는 된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사실은 신은 여름 밤 숲 한가운데에 앉아 있어도 모기 밥 취급은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이라 생물이 아닌 별개의 것으로 취급받는지 물고기 피는 당기지 않는다는 뜻인지는 잘 모르겠다. 한가로운 상황에 이런 잡생각까지 드는데, 으음, 이렇게 죽치고 앉아있어봤자 한가한 건 달라지지 않겠지. 그렇다면 차라리 자기계발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을 마친 그는 주머니에 넣어둔 스마트폰을 꺼내었다. 고요한 산 속에 어울리지 않는 청색광이 빛을 발한다. 푸른빛을 보고 이끌린 날벌레―반딧불이 서식지에서 이러지 맙시다―들을 귀찮다는 듯 물려내고 무엇을 하려는가 하니, 폰을 가로로 눕히고 아이콘 하나를 터치한다. 게임사 로고가 스쳐 지나가고 보인 것은…… 귀엽고 멋지게 의인화된 쿠키 캐릭터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인간세상 적응이고, 그는 게임에 약하니 계발이고 개발인 것은 틀리지 않지만 아닌 밤중에 쿠키런은 아니지 않나? 그러나 그것을 지적해줄 사람이 주변에 없었다. 앞으로 찾아올 손님에게도 그런 감성은 없을지도 모른다…….
어떤 소원을 빌든 본인 하기에달렸다는 그 말에 왠지 렌은 쑥쓰러움을 느껴 뺨을 긁적였다. 공감하는 바도 있어 고개를 끄덕였지만.
아이스크림은 꽤나 다양해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어떤 맛일지 궁금한 것도 있어서 조금 흥미롭게 바라보기도 했고. 그러다 토와가 저 새까만 것이라고 말하기에 렌이 작게 웃었다.
"블랙소르베인가요. 까만 색하곤 다르게 상큼한 레몬맛이 나는데, 먹고나면 입 안이 까매지는 게 단점이죠."
렌은 토와가 녹차맛 아이스크림에 반딧불이 토핑이 올라간 아이스크림을 고르자 계산했다. 아이스크림은 금방 나왔다. 아이스크림을 담은 컵과 스푼을 받은 뒤 렌은 자신의 몫을 한 입 떠 먹었다. 뭔가 달콤하면서도 슈팅스타 느낌이 나듯 톡톡 튀는 반딧불이 토핑에 렌은 꽤 맛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애처럼 좋아했다. 예전에는 인간들이 내게 금을 바치던 산 제물을 바치던 신경조차 쓰지 않았는데 말이다, 요즘에는 이런 사소한 일에도 쉽게 기뻐하는 걸 보아 나도 나이가 들긴 했나보다. 성장을 했다는 게 이런 의미일까?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지만 전 원래 이렇게 말을 걸고는 하는 걸요? 사람이랑 대화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나는 내게 다가온 널 위해 비켜서서 자리를 내어주었다. 이렇게 두명이 서도 괜찮은만큼의 공간이 생겼다. 나는 너의 옆에서 등불을 이래저래 골라보다 나는 적당한 크기의 것을 골랐다. 푸른 색인게 마음에 들었다는 게 제일 큰 이유였다.
"전 이거 할래요."
그러고는 몸을 쭉 빼어내 네가 추천한 종이배를 보았다.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게 진실이겠거니 싶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종이배가 뒤집어질 것 같으면 자신이 잘 재촉해서 다시 방향을 잡게 할 요량이었지만 좋은 게 좋은거다. 나는 그 두개를 집어 계산대에 올려두었다. 옆에는 종이배에 소원을 적을 수 있게 펜도 빌려주고 있었다. 나는 그 곳에 자리를 잡고 고민했다.
긴 수학여행이 끝난 뒤, 가미즈미로 돌아온 학생들은 제각각 흩어진다. 대부분은 여행의 여독을 풀기 위해 귀가하고, 개중에는 뒤풀이라며 또 놀러가는 무한체력들도 있다. 요조라는 그 중에서 곧장 집으로 돌아가는 쪽이다. 같은 반에서 뒤풀이를 한들 권해올 사람 없으며, 귀갓길 같이 걸을 사람 없다. 큼직한 캐리어 드륵드륵 끌며 가족이 기다릴 집으로 돌아간다.
어김없이 영업 중인 호시즈키당의 앞에는 요조라가 수학여행에 가기 전에 그린 냇가와 반딧불 풍경의 천막이 팔락인다. 양 끝에 자그마한 유리 후링을 달아, 가는 바람이라도 불면 차랑차랑 울리는 소리 곱다. 가게 앞에 도착한 요조라는 손끝으로 후링을 톡톡, 건드려보곤 문을 열었다. 열자마자 눈이 딱 마주친 사람은 다름아닌 마히루다. 유니폼 대용인 짙은 남색 진베이 차림의 마히루가 요조라를 반긴다.
"다녀왔어..." "오, 왔냐. 선물은?" "보자마자 선물... 타령이냐..." "그러라고 용돈 줬는데 당연히 할 만 하지 않냐? 그래서 선물은? 깜빡한 거 아니지?" "당연하지... 무슨 경을 칠라고, 그걸 깜빡해..." "그래~ 샀음 됐어. 올라가서 저녁 먹기 전까지 쉬어." "응..."
언제나와 같은 남매의 대화를 하고 요조라는 캐리어와 함께 가게 너머 집으로 향한다. 가게와 집의 경계선인 문을 지나 들어가려는데, 마히루의 목소리 뒤늦게 들려온다.
"아, 맞다. 좀 피곤하겠지만 씻고 내 방에 가 봐. 사요 와 있어. 옷 다 됐대." "어, 어어... 알았어..."
수학여행을 다녀오니 반가운 소식이 하나 있었다. 호타루마츠리에 입고 갈 옷들과 함께 사요코가 와 있단다. 보기 드물게 표정이 밝아진 요조라는 잰걸음으로 복도를 지나 집에 들어갔다. 지금은 부모님도 가게에 계셔서 들을 사람 없지만, 그래도 습관이 된 귀가인사를 하고 2층으로 올라간다. 캐리어는 대충 자신의 방에 밀어두고 잽싸게 마히루의 방 앞으로 가, 문을 똑똑 두드리자 안에서 고운 여성의 목소리가 대답해온다. 요조라는 얼른 문을 열고 들어가, 간만에 보는 사요코와 반가움의 포옹을 한다. 사요코는 요조라가 가족을 제외하고 스스럼 없이 접촉을 하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한차례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은 사요코가 자연스럽게 그 옆에 앉은 요조라를 살짝 끌어당겨 머리를 쓰다듬으며 얘기한다.
"요루 어서와요. 저번 마츠리 이후니까 오랜만이라고 해야 할까요? 음, 잘 지냈어요?" "응, 그럭저럭... 사요 언니는...?" "저도 늘 똑같죠. 그래도 최근은 즐거웠답니다. 요루의 옷을 만드는 동안은요." "언니, 히루, 닮으면 안돼..." "어머, 티나요?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연인인 걸. 자, 그럼 저녁 먹기 전에 옷을 입어볼까요? 가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와요." "응..."
다녀오라며 어깨를 두드려주는 손길을 받은 요조라가 일어나 방에서 나간다. 오래지않아 방으로 돌아온 요조라는 평상시 집에서 입는 헐렁한 한벌옷 차림이다. 그 사이 옷을 꺼내 준비를 해둔 사요코가 요조라를 다시금 반기고, 곧장 퍼포먼스용 옷부터 입어본다. 새하얀 무명의 한벌옷 위에 품이 낙낙한 검은 하오리를 걸치자 언뜻 보아선 선이 가는 소년 같기도 하다. 그러나 하의가 약간 짧아서 발목이 드러나는 점이 신경쓰인 요조라가 이리저리 돌아보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요코가 웃으며 말한다.
"바지가 좀 짧죠? 일부러 그런 거에요. 당일날, 발목에 방울을 채울 거라서, 옷이 걸리적거리면 안 되니까요. 히루가 제안해줬답니다." "우... 나한테 한마디 말도 없이..." "걱정 마요. 잘 어울릴 거에요. 자, 다음은 이거 입어야죠?"
사요코의 재촉에 볼을 부풀리던 요조라는 다시 옷을 갈아입는다. 유카타를 닮은 원피스와 간소화된 오비 한 세트, 였지만 일전에 요조라가 수락한 건 보통 유카타였다. 이건 또 왜 이런 모양이 됐을까, 하는 얼굴로 팔랑팔랑한 치마를 만지작거리고 있으니, 뒤에서 오비를 매어주던 사요코가 기다렸단 듯 말해온다.
"이것, 그림 그린 후에 입을 거잖아요? 그러면 기본 유카타는 꽤나 답답할 듯 해서, 한번 새롭게 만들어봤어요. 제가 보기엔 잘 어울리는데, 마음에 안 드나요?" "그건, 아닌데... 좀, 화려하지 않나, 싶어서..." "화려하긴요. 데이트에 입고 갈 거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죠." "데, 데이트라니, 그, 그런 거 아닌...!" "약속까지 미리 잡고 만나는데 데이트가 아니라니, 우리 요루~ 내숭도 참~ 아니면 부끄럼 타는 거에요? 어머 귀-여-워~" "아, 아닌, 아닌데... 우으으..."
누가 마히루의 연인 아니랄까봐, 정곡을 콕 찔러 당황시키는 재주 한번 기가 막히다. 사요코는 당황해하는 요조라를 보며 웃고, 웃음소리를 들은 요조라가 불만스럽게 사요코를 본다. 그에 태연히 미소를 띄운 사요코가 요조라를 살살 달래어 뒤돌려 앉혔다. 옆으로 슬쩍 봐도 보일만큼 입술을 내밀고 삐진 요조라의 얼굴을 본 사요코, 웃음을 참으며 요조라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훑는다. 긴 손가락으로 새까만 머리카락의 물결을 쓸어내리고, 미리 꺼내둔 빗을 들어 빗질을 한다. 빗질 특유의 소리 잔잔히 울리는 가운데 잠시 술렁인 요조라의 마음이 차분해진다. 얼마간 빗질을 하다가, 이쯤 하면 되었겠지, 생각한 사요코가 말을 꺼내본다.
"요루, 이건 정말, 정말로 궁금해서 묻는 건데요. 놀리려는거 아니고, 정말 궁금한 건데 말이에요." "그냥 말해... 도망간다...?" "아, 알았어요. 그러니까, 그 약속, 요루가 먼저 말 꺼낸 건 아니죠?" "응..." "그럼 상대가 먼저 꺼낸 걸 텐데, 왜 수락한 거에요?" "...그건, 왜 궁금한데...?" "그야, 요루는 여지껏 친구도 만들지 않고 지냈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마츠리를 같이 볼 약속이라니, 그것도 남자애랑, 궁금하지 않을 리가 있을까요?" "언니... 완전 히루 같아..." "네에, 칭찬으로 들을게요. 그래서 왜인가요?" "...뭐... 그냥..." "그냥, 인가요? 정말 그냥?" "끈질겨..."
요조라가 투덜대며 고개를 움찔한 탓에 빗질이 잠시 멈춘다. 사요코는 말없이 눈치를 보다가 슬그머니 다시 손을 대보고, 거부 반응이 없자 빗질을 이어간다. 그대로 얼마간 말없는 시간이 지난다. 요조라에게서 더 말이 나올 것 같지 않자, 사요코는 슬그머니, 조심스레 말했다.
"있죠, 요루? 저는 요루가 아니고, 그 상대도 아니기 때문에, 누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얼 생각하는지 몰라요. 그래서 뭐가 뭐라고 딱 말해줄 순 없지만, 이건 말해줄 수 있어요. 요루는 조금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요루 자신에 대해서, 정확히는 요루가 그 상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말이에요."
그 말에 힐끔 돌아보는 요조라의 시선 있다. 새까만 눈은 고개를 뒤로 기울이고 살짝 치켜뜬 눈으로 사요코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천천히 제자리로 돌아간다. 더는 말 나오지 않을 것 같았지만, 잠시 머뭇거리는 기색이 지나고 의외의 반문 나온다.
"왜, 그래야 하는데...?" "그래야 요루에게 좋으니까요. 물론 상대에게도요." "내가, 내 생각을 하는데, 그게 왜...?" "아마 상대는 그 생각을 하는 단계는 지났을 테니까, 요루도 거기 발맞추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서로 생각이... 어긋나는 경험은, 썩 좋지 않으니까, 가능하면 안 하는 쪽이 좋지 않겠어요?" "잘 모르겠어..." "어머, 정말 몰라요? 사실 다 알고 있는 거, 이 언니에겐 다 보이는데요?" "눈의 착각, 이야..." "그럴까요~ 후후, 짜잔, 머리도 끝, 이에요."
명랑한 웃음소리 내며 사요코가 머리에서 손을 떼고 거울을 요조라에게 내민다. 둥근 탁상거울 속, 요조라의 검은 머리카락은 색색의 수국을 본뜬 장식이 찰랑이는 칸자시에 꽂혀 올려져있다. 투명하리만치 희디 흰 색에서 보라색을 아우르는 수국의 꽃말은 변덕, 혹은 진심. 마치 요조라의 내심을 꿰뚫는 듯한 장식의 모양새에 사요코를 흘겨보지만, 능청맞기가 마히루 저리 가라 급인 사요코는 그저 생글생글 웃고 있을 뿐이다. 칫, 작게 혀를 찬 요조라는 거울을 돌려주며 중얼거린다.
"그 생각, 이란 거... 조금, 해보긴, 할게..." "네, 좋은 대답이네요. 그럼 머리도 올려봤으니, 이제 옷 다시 갈아입고, 음, 그간 있었던 일들도 들려줄래요? 수학여행 얘기는 이따 저녁 먹고 다같이 듣기로 하구요." "응..."
얄밉고 능글맞은 사요코지만, 그래도 지금은 요조라에게 또다른 가족이나 마찬가지라, 언제 흘겨봤냐는 듯 온순해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 후는 언제나와 같은 저녁시간으로 흘러간다. 어느새 밤이 깊어 각자의 방으로 들어간 후엔, 적막한 방 안에서 요조라 홀로 그림을 그리며, 혹은 창가에 기대 밤하늘에 뜬 별을 헤아리며, 길디 긴 생각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리고 내려진 하나의 결론은... 이제와서 굳이 말로 할 필요는, 없겠지. 이미 다 아는 후일담일 테니 말이다.
"음.. 그런가요?" 말을 거는 게 그런 성격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런 만큼 다른 이와 대화하는 게 애매하다는 성격도 있으려나. 라고 생각하네요. 그런 뒤 등불을 골라 봅니다. 토와는... 푸른색 등불을 고른 미즈미를 보고는 그 색이 괜찮은 걸까요.. 라고 생각하머 다른 푸른색 등불을 들어올렸다 내렸다.. 고민합니다. 그야. 푸른색이 바다에 침몰해버린다면. 비슷한 느낌일지도 모르잖아요?
"전 이걸로요." 결국... 푸른색을 들어올리고는 종이배를 골라보다가 소원에 관한 말을 하는 것을 듣자 미즈미를 바라봅니다.
"아 소원인가요..." 조금 고민하는 토와입니다.
"저는 소원은 잔뜩 빌어서.. 적을 거라곤 약간의 애도 정도겠네요" 사이카와 씨는 소원을 적을 건가요? 라고 역으로 물어보는 토와입니다. 종이배에 온갖 언어를 섞어서 뭐라뭐라 적는데... 미즈미가 해석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난 제법 오랜시간동안 샘에서 시간을 보냈다. 나는 쪼그려 앉아 물이 모이고 흩어지고 서로 엎치락뒤치락 하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원래 하는 일이 그거인지라 지루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 물에 담긴 기운은 분명 고위의 신격이라 조금 신기했던 것 같다. 땅거미가 지고 온통 어두워져서, 동굴 안과 밖에 구분이 모호해질때즈음에 나는 쫓겨나다시피 동굴 밖으로 나왔다. 너무 늦어졌다는 게 그 이유였다. 나는 어깨 한번 으쓱이고 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나는 홀로 걸어와서 홀로 내려가는 길이라 걸음을 재촉할 일이 없고, 또 구태여 인간의 모습을 가져다와 붙여 스지 않아도 되어서 참 편했다.
아마 반쯤 내려오는 길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때 반딧불들을 잡기 위해 손을 이리저리 휘적이기도 하고 가만히 서서 하늘의 별 보듯 반딧불을 보고 있었다. 문득 느껴지는 인기척은 눈으로 본 것도 아니고, 소리로도 들은 것이 아니며, 필연적으로 느껴지는 무언가라 나는 네가 신임을 바로 깨닫는다. 머리를 쭉 빼고 동태를 살피는데 저 멀리서 반딧불답지 않은 빛이 퍼져있다. 그곳에는 신 하나가 쪼그려 앉아 뒤통수를 부여주고 있을 뿐인데, 이렇게 보니 작은 콩벌레 같았다. 악의는 없고, 그냥 느껴지는 인상이 그랬다. 나는 능구렁이 담 넘 듯 다가가 너의 등에 섰다. 조용히 움직인다고 네가 나를 눈치채지 못했을 것 같진 않지만, 내 오랜 관습이 관습인지라 그렇게 숨 죽이게 되어있다.
"그거, 재밌어?"
어차피 주변에 인간이 듣고 있을 가능성은 없어 뵈니, 굳이 인간인 척 굴 필요는 없겠지. 나는 몸을 숙여 눈 시린 화면을 보는데, 맛있어 보이는 인간들이 이리저리 열심히 도망가고 있다. 나의 인간 친구 몇이 이런 게임을 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대체 왜 피식자의 입장에서 도망가는 것을 즐겨하는지는 여전히 잘 모를 일이다.
생명의 근원이 끊기고 정말로 황폐해졌던 가미즈미에 신이 나타나 생명을 되돌려주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가미즈미에는 다시 생기가 돌았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제대로 마을을 만들었고 과거에는 매말랐으나 신의 힘으로 다시 푸른빛이 돌게 된 바다에는 수많은 생물들이 자리를 잡고 살아갔다.
자연히 가미즈미 사람들의 대부분은 어업에 종사해서 물고기를 잡았고 자연히 누가 더 물고기를 많이 잡는, 말 그대로 누가 더 능력이 뛰어난지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들이 오가게 되었다. 허나 말만으로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법. 자연스럽게 경쟁을 하는 구도가 이어졌으나 이미 한 번, 생명이 끊어진 땅이었던만큼, 또 다시 그런 재앙이 일어나지 않을까 두려워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과열되지 않도록, 자신들만의 경기를 만들어냈다.
일정시간 동안 물 속에 들어가 오로지 '바가지' 만으로 물고기를 많이 잡아내는 사람이 이기는 아주 간단한 경기. 그리고 그 경기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이뤄낸 이는 가장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이로서 수많은 이들에게 칭송 받았다. 그런 경기가 매년마다 이어졌고 그것이 바로 '우미노카리'이다.
시간이 오래 지난 지금에도 그 전통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었다. 물론 시간이 많이 지난만큼 방식은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으나 그래도 전체적인 틀은 비슷했다. 물 속에 들어가 물고기를 '바가지'를 이용해 일정시간 내에 많이 잡아내는 경기로서 원래는 바다에서 이뤄졌으나 위험성이 대두된 이후, 상대적으로 안전한 냇가에서 이뤄진 적도 있으나 요즘에는 워터파크의 파도풀을 이용해서 바다를 구현해 그 곳에서 경기가 치뤄졌다. 물고기들은 물고기들의 스트레스를 감안하여 스트레스를 전혀 받을 일이 없으나 일반 물고기와 생긴 것과 움직임이 비슷한 로봇 물고기를 이용했다. 즉, 워터파크의 파도풀장 내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는 로봇 물고기들을 일정시간 내에 많이 잡는 경기이다.
성인부와 학생부로 나뉘어져 우미노카리는 진행되었으며 자연히 가미즈미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오로지 학생부에 참전할 수밖에 없었다. 치열한 토너먼트로 이뤄지는 이 경기에서 최종적으로 우승을 하게 되면 '바다의 왕'이라는 칭호와 함께 순금으로 만든 작살 모양의 트로피를 받을 수 있었다.
허나 경기에 참가하지 않는 이들 역시 매년마다 우미노카리를 준비하는 이들이 만드는 특별주화를 이용해 가볍게 배팅을 하면서 놀 수 있었다. 당연하지만 오로지 우미노카리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며 배팅에서 많은 주화를 따낸 이들은 그것을 이용해서 기념상품과 교환할 수 있었다. 디자인은 매년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작년의 주화를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정말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는 가장 큰 배경이기도 했다.
우미노카리를 미리 연습할 수 있도록 워터파크 측에선 단 3일간 무료입장을 허용했다. 파도풀 내부에서 우미노카리를 연습할 수 있었으며 그 외 여름 휴가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 역시 이 시기에 워터파크를 이용할 수 있었다. 물론 그에 대한 손해는 가미즈미 마을에서 보상해주고 있었기에, 특히 시미즈 가문이 여러모로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었기에 크게 문제가 될 건 없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우미노카리의 시기가 찾아오고 있었다.
/우미노카리는 5월 21일 저녁 7시 30분부터 시작될 예정이에요!! 진행형 이벤트로서 시작이 되며, 경기에 참가하는 경기부, 그리고 경기에 참여하진 않지만 누가 이길지 배팅을 해서 주화를 따는 배팅부로 나뉘게 된답니다! 반드시 둘 중 하나에만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 명심해주세요!! 어디에 참가해도 괜찮으니 정말로 자유롭게 해주시길 바랄게요!! 그리고 5월 16일 0시부터 5월 21일 이벤트가 시작하기 전까지 우미노카리를 연습하거나 그에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등으로 일상을 할 수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아아 거기 말이죠. 예전부터 술과 춤은 신이 가장 기뻐하는 공물중의 하나였으니까요. 꼭 한 번 보고 싶었은데... 음, 내년에도 이곳에 있다면 좋갰지만 그건 잘 모르겠네요. 아버지의 일이 정리되고 나면 돌아갈 것 같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춤은 키라키라짱이 직접 춘건가요?"
그런 거라명 억지를 부리더라도 1년 쯤은 더 남는것도 괜찮겠네요. 마사히로는 그렇게 말하고는 저 멀리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무리 지어서 걸어 다니는 사람글의 모습은 그녀를 매료하기에는 충분했다.
"아하핫,그랬으면 좋겠지만 조금 더 무서운 거랍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아이들이 이렇게나 해냈다고 어머니에게 자랑하는 그런 느낌일까요? 저로서는 조금 더 활기차도 좋다고 생각하지만요."
그렇게 말하자마자 다가오는 소년의 답에 그녀는 놀라움을 숨기지 않은 채로 눈을 크게 뜨다가 이내 다시 웃어 보였다. 이런 답도 어떻게 보면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녀는 잠시 자신이 했던 것을 되돌아 보았다. 최대한 최근의 학생처럼 행동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런 행동과는 거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 내가 신경쓰고 있지않은 부분에서는 이런 시선때문에 받아들이는게 어려운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그것도 좋네요. 에에. 하지만 몇가지 이유가 있답니다. 별칭은 단순히 친애의 의미. 이름을 부르는 것은 특별하다는 의미니까요. 아직은 서로 제대로 아는 것이 없는 서로가 이름을 부르는 것은 천박하다ー 그렇게 배워왔답니다."
주위에서는 은근히 날아다니는 벌레의 소리에 섞여 사람들의 이야기소리가 들려왔다. 경치가 아름답다느니 간혹 누군가에게 고백하는 소심한 목소리도 섞여있었고 조금은 옅은 물냄새가 현장감을 더해가고 있었다.
"그리고 저는 정말로 키라키라짱이 만드는 미래가 기대되어서 그러는 거랍니다. 처음에 이 학교를 본 순간부터 생각해온 동경이랍니다. 학생들의 선두에서 각양각생의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면, 그야 기대할 수 밖에요."
어느새 그녀의 손에는 때이른 꽃무릇이 쥐어져 있었다. 선명한 진홍색으로 피어난 꽃을 소년에게 전하며 마사히로는 웃어보였다.
"아하핫, 핫하하핫!!! 물론 아무래도 좋은거랍니다. 키라키라짱이 그렇게 샹각한다면 저는 그런 거에요. 하지만 그러네요. 아직 한가지 부족한게 있어요."
마사히로는 곧이어 마치 따라하라는 듯이 양 검지를 입가에 대고는 말했다.
"잘 웃는 사람ー이라던가. 전부터 생각했지만 키라키라짱에게는 웃음이 부족하내요. 저랑 있을때만 그런 것 같지만서도."
나는 힐끗 그 푸른색 등불을 보고는 괜히 마음에 들어서 고개를 끄덕였다. 어라? 색이 겹친다? 커플 템을... 맞췄다? 사랑을....한다....? 나는 그렇게 결론내리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로서 나에게 썸 타는 인간이 무려 15명... 15명인 셈이다. -완전 개소리다-
"애도요? 주변에 죽은 사람..."
이리저리 쓰여진 언어는 내가 모르는 것들 투성이라 잘은 모르겠어서 나는 그리 물으려다가, 적절한 질문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간들은 죽음에 진지했으므로 나는 급하게 말을 튼다.
"이 아니라! 무슨 슬픈 일이라도 있었나요?"
음, 이정도면 아주 매끄러운 드리프트-아니었다-였다. 내가 생각해도 순발력있게 잘 해결본 것 같다. 스스로가 제법 뿌듯해져서 나는 빙그레 웃어보인다.
"제 소원은- 음-"
나는 결혼이라 쓰려다 찍찍 긋고는, 좀 더 근본적인 소원을 빌어보자 고민에 빠졌다. 결혼은 해도 고위신이 못되면 말짱 도루묵인지라... [LOVE & PIECE] 라고 적어놨다. 그래 사랑과 평화, 참 좋은 말이다. 나는 이제 영어 실력도 제법 물 올라 이런 간단한 단어 쯤은 잘 쓸 수 있게 되었다. -미즈미는 오타의 존재를 몰랐다...- 나는 짠 소리를 내며 너에게 보여주었다.
썸을 타는 것이라고 토와는 생각하지 않겠지만 미즈미는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알 수 없는 일이다. 푸른 등불 가지고 그렇게 하면 차라리 교복을 입은 가미즈미 고교생들 전부랑 같은 교복이니까 썸을 탄다고 하실 거냐고 물을 것 같은데. 미즈미는 그..그렇네! 라면서 받아들일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슬픈 일도 기쁜 일도 모두 날려보내는 식이지요." 느리게 말하면서 푸른 등불을 들어올려 빛에 비춰봅니다. 소원을 적는 것을 봅니다. 뭘 적는지 궁금해하다가... 사랑?
"사랑과 조각...?" 사랑과 조각? 이라고 중얼거리면서 뭔가. 조각같은 걸 원하시는 건가요? 라고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그러다가 오타라는 걸 알아차리고는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peace에요" 평화를 의도하신 거라면 말이지요. 라고 가볍게 말하고는 종이배와 등불을 조립해봅니다. 종이배마저도 화륵 태워버리고 가라앉아버리겠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왜 하느냐 하면 요즘 젊은 인간들 사이에서는 게임은 필수적인 취미고, 그의 신생에서 이렇게까지 못하는 일이 드물어 그런다. 게임을 재미로 즐기는 것이 아닌 의무적인 정진으로 여기는 것이다. 이렇게 살면 사는 것이 팍팍하고 재미가 없다지만 어떡하겠나. 그는 원래 이렇게 태어난 것을. 그는 지금껏 재미없이도 잘 살았다. 한창 집중해서 스테이지를 헤쳐가던 중 등 뒤에서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진다. 뒤돌지 않고, 두 눈으로 보지 않고, 다른 종류의 것으로 '보지' 않더라도 느낄 수 있는 종류의 기운이다. 그것을 인지한 순간 손의 반응속도가 느려져서 쿠키가 구멍으로 떨어져 버렸다……. 그렇지만 오늘은 구멍 구출 쿠폰이 무료라 곧바로 그것을 사용해서 재도전한다. 그러나 그렇게 다시 달리기 시작한 쿠키는 얼마 가지 않아 시무룩하게 쓰러져버렸다. 순전히 실력 문제로 장애물에 박아버린 것이다. 점수는, 아직 최고점을 갱신하지 못했다.
그도 덩달아 시무룩해진 얼굴로 화면에서 눈을 뗀다. 눈길을 돌려 바라보는 대신 고개 들어 제 뒤에 선 누군가의 얼굴을 마주한다.
"다른 이들은 감질이 나서 한다는데, 저는 다만 그런 감각은 몰라 실력이 늘고 싶어 하고 있습니다."
으음, 느낌이 익숙지 않기에 그렇겠거니 짐작했지만 면식이 있는 신은 아니다. 다만 학교에서라면 스쳐가며 본 적은 한 번쯤 있다. 60여명 정도의 인원이 같은 층에 있으니 한 번도 보지 못하기는 힘들다. "성함이 어떻게 되셨죠, 분명 C반이셨던 것 같은데." 슬쩍 지나가며 본 기억을 더듬어, 손가락 하나를 척 들고 추리라도 하듯 눈을 가늘게 한다. 게임은 아직 완전히 종료하지 않아 점수가 뜬 화면이 아직까지 번쩍번쩍 요란하다. 그가 그 화면을 가리키며 물었다.
"계획에는 없었지만요. 하지만 언젠가 제가 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니. 미리 말해두는데 여기선 안 보여줄 거예요. 아직은 좀 부족해서."
나중에 확인한 것이었으나 동작에 아주 살짝 실수가 섞여있었기에 얼마나 속으로 분해했던가. 그렇기에 아직은 좀 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내년 이 시기에는 꼭 제대로 마스터를 하겠다고 그는 마음 먹었다. 물론 그녀가 그것을 볼 지는 알 수 없었으나, 만약 본다고 한다면 조금 더 연습하고 싶은 것 또한 사실이었다. 적어도 자신의 인식에 있어서 그녀는 눈이 높았으며, 그런 그녀에게 좋은 평을 받으면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좋은 평가가 될테니까.
"그건 단순히 요비스테를 하지 말라는 의미 아닌가요? ...아무리 생각해도 요비스테지. 별칭을 부르라는 의미는 아닌 것 같은데. 하지만, 저도 요비스테는 안하고 있으니까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요. 가족이나 친척을 제외하면 다 성으로 부르고."
이를테면 카미야 씨처럼. 물론 딱 한 시기. 요비스테로 부른 이들이 있긴 했으나, 그것도 옛 이야기였다. 아니. 그래봐야 3~4년 전 이야기일까. 아무튼 자신의 말에 대한 대답을 들으며 아키라는 입을 꾹 닫았다. 조금의 과대평가가 아닌가 생각을 하나 들어서 기분 나쁜 말들은 아니었다. 이내 자신에게 전해진 진홍색 꽃. 하지만 이름이 모를 그 꽃을 바라보면서 아키라는 대체 언제 그녀가 저런 꽃을 쥐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방금 전까지 없지 않았나? 혹시 평소에 꽃 여러 송이를 가지고 다니나? 그런 생각을 잠시 하지만 적어도 마른 것이 아닌 것을 보면 금방 꺾은 것 같진 않다고 생각하며 그는 두 눈을 깜빡였다. 그러다 들려오는 말에 아키라는 안경 너머로 두 눈동자를 깜빡거렸다.
"웃음..이라. 생각도 못한 것을 거론하시네요. 하지만 당신과 있을 때만 그런 것은 아니에요. 물론 지금은 웃고 있지 않지만... 후후. 그래요. 생각도 못한 말이었는걸요. 그거."
설마 웃음을 거론할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허나 그녀에게만 그러는 것은 아니라는 듯이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고 이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야 당연히 자신도 사람이고 웃을 수 있으니까. 꽤 재밌는 말이기도 하며, 생각도 못한 말에 괜히 웃음소리를 내며 그는 근처까지 날아온 반딧불이를 손바닥 위에 태웠고 가만히 그 불빛을 바라보다 하늘 위로 날려보냈다.
"하지만 성격이 그렇게 막 호탕하게 웃는 편은 아니어서. 그래도 웃긴 웃거든요. 저도. 아. 맞아. 잊고 있었네. 사실은 수학여행에 갔을 때 호타루마츠리를 혹시 같이 보는 이가 있으면 하나 선물해줄까 싶어서 따로 산 것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저도 모르게 일에 집중해버려서 그냥 학생회 멤버 중 하나에게 줄까 싶었지만... 뭐 이것도 인연이겠죠. 받고 싶으면 받고, 필요없으면 거절하시고. 당신과 함께 갈 것을 예상했다면 맞춤 선물로 꽃과 관련된 뭔가를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이내 그는 오른쪽 주머니에서 나비 모양의 장신구가 달려있는 비즈 팔찌를 하나 꺼냈다. 꽤 고운 재료로 만들었는지 빛이 아름답게 반사되는 것이 적어도 싸구려 상품은 아니었으리라.
"받을래요? 그냥 같이 여기까지 돌아줬으니 주는 선물이라는 느낌이긴 한데."
/그리고 수학여행때 샀던 무언가는 이거! 사실 파트너가 확실했다면 맞춤이었겠지만.. 누가 될지 몰랐기에 그냥 적당히 공용선물이라는 것으로. 일단 처음이 마사히로주였으니까 마사히로에게 프레젠트!
나는 알지 못하는 언어들을 눈으로 훑으며 너에게 묻는다. 이 인간은 공부도 잘했는데 그 때문인지 가끔 내가 이해하지 못할 말들을 하고는 했다.
"앗."
나는 잠시 굳어있다가 급하게 글씨를 고쳐 썼다. i를 찍찍 긋고, 에이씨, 하필이면 e 위치도 애매하다. i를 검정색으로 동그랗게 없애고 e 옆에 a를 끼워넣는다. 예쁘게 쓴 글씨에 무색하게 금세 볼품없어지고 만 나의 종이배이다. ...무슨 상관이야. 배가 잘 뜨고 등불이 잘 타기만 하면 되지.
"저, 그래도 love는 잘 쓰지 않았어요? 영어 늘은 것 같죠?"
무엇보다도 나는 긍정적이고 쾌활한 신이라 틀린 것보다는 맞은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 나는 네가 나에게 영어가 늘었다, 호응해주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려 다시 한 번 물었다.
"자, 이제 가봅시다. 어디에서 띄워볼까요?"
나는 펜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등불과 종이배를 잘 챙겨서 훌훌 떠났다. 바로 앞이 바다였으니까 걷는데에는 멀리 걸리지도 않는다.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노소부정이며. 이역의 곳에서 돌아온 것. 기쁘고 즐거움만이 가득하길. 육신에서 화한 단단함으로 기억할 것이니." 그 색이 무척이나 고와 위안을 얻었구나. 정도의 말이네요. 라고 말하는데. 그게 진심인지 거짓인지 모를 표정입니다. 평온하고도 부드럽군요. 영어를 고치는 건... 그래도 고치려는 의지는 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글쎄요... 잘 했다고 칭찬해주길 바라는 건가요?" 저는 보통 이런 책을 봐서요... 라고 말하면서 크로스백에서 영어 원서를 보여주는군요. 진짜 원서야. 일본어라고는 단 한마디도 없어!
"적어도 한페이지정도는 무리없이 읽는다면... 잘 했다고 말해다릴 순 있어요." 영문학을 적절히 해삭하고 그 시대의 연관점을 찾는 등도 하는 상태입니다. 그렇지만 너무.. 그런 것도 그러니.
"그래도 러브라도 쓸 수 있으시니 다행이네요." 정말 다행이라고 말하고는 이제 슬슬 띄울 시간이네요. 너무 늦어지면 밤바다가 애매하고. 낮에 띄우면 먼바다로 잘 나가질 않으니까요. 라고 말하는 토와입니다.
너는 열심히 게임중인데... 참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 게임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는데도 그렇게 느꼈을 정도인데 너 스스로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약간의 애잔한 마음을 담아 죽어서 쓰러져버린 쿠키를 지켜보다가, 너의 질문에 답해주었다.
"응. 실력은 왜 늘리고 싶은데? 좋아하는 인간이 게임 잘하는 사람을 좋아한대?"
나는 인간들의 게임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내가 흥미 느끼는 부분은 그 외의 것으로 게임을 하는 인간들의 표정 변화였는데, 그들은 기뻐하다가도 절망하고 슬퍼하고 그러다가 금세 즐거워했다. 나는 옆에서 턱을 괴고 게임을 구경하면서 인간의 얼굴을 지켜보면 되는 일이었다. 실눈은 이래서 참 편하다. 아무튼 결론만 말하자면, 나는 게임을 해본 적이 몇 없었다. 때문에 게임 역시 잘하는지 못하는 지 모른다.
"사이카와 미즈미. C반 맞아. 너어는..."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너를 지켜보다, 아는 척을 좀 해보려 하는데, 바로 옆반에서 느껴지던 신의 흔적이 너의 것이었나 싶다. 이곳에서 신은 흔한 존재였으나, 그렇다고 동질감마저 잃을 정도는 아니다. "B반에 누구?" 나는 느리게 물었다. 신이랑 통성명은 이번이 두번째인 것 같다. 겸사겸사 안면을 트면 후에 좋을터이니 이참에 통성명도 마치고 친분도 쌓아야겠다. 그간 너무 혼자만 살아오지 않았던가.
게임을 잘하냐는 말에 나는 잠시 고민했다. 보이지는 않겠지만 눈을 왼쪽 위로 한 번, 오른쪽 아래로 한 번 굴렸으며 내 손가락 끝을 꿈틀거려봤다. 아까 말했듯이 나는 내 게임 실력에 대해 확신이 없지만... 내 눈에 들어온 너의 점수는 지금까지 내가 본 점수 중 가장 낮아서 뭘 해도 너보다는 잘할 거라는 맥 없는 확신이 든다.
"응. 잘해. 줘봐, 내가 보여줄게."
나는 마치 처음 만난 친구에게 자신을 뽐내기 위해 없는 말 지어내는 유치원생처럼 굴고 있다. 우리 아빠는 총리거든 어쩌고... 거리는 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맥락이었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모르쇠 일관해버리는 것이 나의 악습이었다.
.dice 1 100. = 68 1~30 : 완전 못함 시작하자마자 점프도 못하고 죽음 30~70 : 못함 마이리랑 비슷하게 죽음 70~90 : 의외로 선방 잘하진 못해도 그럭저럭 했음 90-100 : 놀랍게도 너무 잘한 나머지 신기록 달성
나는 옛말에는 어느정도 식견이 있어 말 해석이 어렵지는 않았다. 감히 해석해보자면, 죽은 자들을, 죽어가는 자들을 위로하고자 한 말인가 싶은데 너의 표정은 흔들림도 그늘도 없구나. 내가 아는 인간들은 대부분 죽음에 초연하지 못했다. 나는 영문을 몰라 고개를 기울이다 굳이 묻지 않기로 했다. 그냥 복을 빌어주는 그런 것들인가 싶다. 또래답지 못하지만 나이에 비해 영특한 것이 티가 나나보다 하고 넘어간다.
"칭찬을-"
말을 이으려는데 마침 크로스백에 영어 원서가 나온다. 와, 단언하건데 내 주변 인간들 중에 저런 걸 들고다니는 사람은 몇 없다. 내 나이 또래들이라면 영어 독해 100제, 그래머 완전 정복, 이런 것들이나 들고 다닌단 말이다. 특히 내가 같이 어울리는 무리들은 더더욱 거리가 멀었다. 그렇지만 그게 내가 칭찬 받지 못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 "해주시면 좋죠!" 그래서 나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
"음.... 줘보세요."
나는 손을 내밀어 영어 원서를 보고는 눈을 가늘게 뜨다가 침음도 흘려보고 눈썹도 이리저리 움직여본 결과...
"종이! 랑... 어... 영어! 내요. 여기 페이지도 있고... 48페이지..."
이정도면 많이 읽었다 싶다. 너에게 냉큼 책을 돌려준다. 나는 저런 기이한 것과 다시는 상종하지 않기로 했다. 원래 신은 공부 안해도 된다.
어느새 도착한 바닷가에 해풍에 파도가 철퍽인다. 나는 몸을 쪼그려 물가로 가서 그 짠내와 맹렬한 물들의 움직임을 지켜보았다. 나는 바다와 사이가 썩 좋지 않은데, 내 말을 잘 듣지도 않을 뿐더러 들어갔다 나오면 온 몸에 소금기로 가득 해지는 것도 싫었다. 나는 종이배를 그 위에 올려놓고는 가만히 저 멀리 흘러가기를 기다렸다.
마사히로는 특별한 감정이 담긴 것 같지 않은 미소를 흘리며, 마치 익숙하다는 듯이 어디에선가 낡은 메모장을 꺼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다지 진심으로 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어딘가 기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핫, 어떨까요. 그래요 어떨까요. 요비스테를 하지 말라는 의미보다는 더 깊을지도 모르지요. 참고로 저희 집안에선 가족이나 친척도 전부 별명으로 부른답니다. 누군가의 이름에는 영혼이 깃들기에 이름을 부르는 순간마다 영혼이 조금씩 빠져나간다. 이것이 인간에게 수명이 있는 이유라고, 그리 가르침 받았거든요.”
그렇기에 사람이 서로 이름을 부르는 것은 목숨을 걸고서라도 서로를 인지하는 행위이다. 마사히로는 오래전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던 것을 떠올렸다. 본인이 했던 말은 아니었지만 어찌되건 지금은 카미야 대사에서는 자신이 했던 말로 전해지고 있으니 아무래도 좋지 않나 싶기도 했다. 마사히로는 생각했다. 그러한 형식의 구전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애초에 자신이 신사를 만들도록 한 이유는 약소해지는 이들과 함께 잊혀지지 않기 위한 일종의 삶을 향한 발버둥에 가까웠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남아있는 신들은 그다지 없었으나 그럼에도 나름대로 계획은 성공하여 지금은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가진 신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 것도 있었다. 자신에게 그런 말을 했던 아이의 이름이 그러했다. 아이가 살아있을 때에는 분명 이름을 불러주었던가. 그녀는 그랬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히히히핫!!! 으헤하하핫!!! 아아, 에에. 최대한 많이 웃으며 살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옛 현인들이 말하기를 인간은 웃는 얼굴을 할 때 행복을 느낀다. 웃을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그리 해야한다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웃음은 세상을 구하지 않나요?”
마사히로는 그렇게 말하고는 평소와 같은 사람같지 않은 웃음을 짓고 소년을 따라 손가락을 들어 반딧불이를 그 위에 태워보았다. 이런 반응은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그녀는 그러는 편이 더욱 즐거울 것이라 말하고는 자세를 바로잡아 반딧불이를 날려보냈다. 그것만으로, 웃을 수 있다면 충분하다는 듯이. 그 잠시간의 침묵. 먼저 정적을 깬 것은 소년이었다.
“어머나, 이걸 제게?”
그녀는 놀랐다는 듯 팔찌를 받아 들었다. 푸른색이 특징적인 나비 모양의 팔찌. 제법 값이 나가 보이는 것이라 그런지 그녀는 연신 감사를 표하고는 달빛에 팔찌를 비추어 보았다. 어떻게 생각하면 자신과는 어울리는 모양이니까. 우연이라는 것은 이리도 재미있는 것일까.
“아하핫, 감사하게 받도록 할게요. 꽃은, 제가 있으니 괜찮지 않나요? 꽃에 나비가 꼬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드릴 것이 없으니 그러면, 다음에 만날 수 있다면 그때에는 재미있는 선물을 드리는 것도 괜찮겠네요.”
1개 뭔데 1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왠지 1의 저주 걸린거 같아~~ 아... 그래 그거 풀면 되겠다!
요조라의 TMI! 유령이라는 호칭에 대해서! 이거는 요조라가 밤중에 갑자기 나타난 코세이를 보고 유령 같다고 한게 시작 같지만, 사실 가족간 설정 내에 끼어있던거다~ 간간히 언급했듯 마히루도 연인인 사요코도 가미즈미 고교를 나왔는데, 아마 당시에도 많든 적든 학생으로 위장한 신은 있었겠지? 그중에 위화감이나 또래 같지 않은 분위기를 가진 이들도 있었을거고? 마히루가 그런 그들을 가리켜 유령 같다, 라고 지칭한게 시작이었다~ 현실에 있지만 어딘가 붕 뜬 느낌이 든다고 해서 유령이라고~ 요조라가 코세이와 두번째 만남에서도 유령이란 호칭을 고수한 이유 역시 저것과 동일~
>>444 아미카는 받고 고맙다며 인사한 후 집에 가서 적당한 곳에 물 받아놓고 꽃아놓은 뒤 간간히 컴퓨터 할때마다 보고 그럴 것 같네요.
아, 아미카가 장미꽃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미카가 좋아하는 레슬러가 자기 와이프에게 프로포즈할때 일화 때문인데, 새벽 4시에 깨워서 후지산에 일출보러 가자고 한 후에 페라리에 태워서 가고 일출 보면서 장미꽃 100송이를 준 뒤 자기랑 태그팀 해달라며 청혼했다고 하는 일화를 들어서 그렇다네요. 장미꽃 100송이 값이 대략 165000엔 정도였다는데
"뭔가를 바라고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뭘 준다고 하면 거절은 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다음에 당신을 만나는 것은 가을이 될까요? 봄에 한 번, 그리고 여름에 한 번. 이렇게 보고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또 마츠리 부근쯤 언젠가가 되려나요?"
3학년인 자신, 그리고 1학년인 그녀. 사실상 접점은 전무했다. 자신이 1학년 교실로 찾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녀가 3학년 교실이나 학생회실로 찾아올 일도 없지 않은가. 사실상 오늘 이렇게 만나는 것도 어찌보면 참으로 우연 아닌 우연이었다. 그렇기에 그녀도 그렇게 말하는 것일테고 자신도 그렇게 말하는 것일터였다. 적어도 아키라의 생각엔 그러했다.
"그리고 방금 그 가르침. 저야 옳고 그르고를 판단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한다면... 정말로 특별한 사람이 아니면 그 이름을 부를 수 없겠네요. 참고로 묻는건데, 제가 부르는 '카미야 씨'도 거기에 해당하는 건가요?"
가족이나 친척도 모두 별칭으로만 부른다. 말 그대로 성으로라도 부르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그녀에게 있어서 카미야는 이름이 아니라 성이지만, 지금 그녀는 자신을 시미즈가 아니라 키라키라짱이라고 부르지 않던가. 그렇다면 성으로 부르는 것도 역시 해당이 되는 것일까. 그런 아무래도 좋은 의문을 품으며 그는 주변을 환하게 비추는 녹색 반딧불이들을 구경하며 천천히 산길을 내려왔다. 잠시 멈춰서서 그 반딧불이를 조용히 구경해보기도 하고, 날아오는 이들을 손에 태워보다가 바람을 살짝 불어서 날려보내기도 하며.
"아무튼 꽃이라. 후후. 자신을 꽃이라고 부르는 이는 처음 봤는걸요? 뭐, 이상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저는 그런 당당한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이 뭐라고 한들, 자신의 의지를 관철할 수 있는 그런 사람. 되게 멋지잖아요?"
괜히 어깨를 으쓱하면서 그는 저 앞에 있는 반딧불 모양의 동상이 있는 신사를 가리켰다. 이제 산길을 다 내려온 모양이었다. 저 앞에선 정말로 조용한 해변가가 펼쳐져 있었고 그는 그 상태에서 뒤로 돌아 그녀를 바라봤다.
"여기까지네요. 첫날이라면 여기서 포크댄스를 추도록 음악도 나오고, 저 바다에는 등불도 펼쳐져서... 그야말로 바다의 반딧불이라고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지만 지금은 첫날이 아니니까요. 그런만큼, 제 안내는 여기서 끝이 되겠네요. 만족스러웠나요? 카미야 씨."
>>444 왜 이걸 자신에게 주냐는 듯이 두 눈을 가만히 깜빡였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일단 받아주면서 미소를 지으면서 고맙다는 말도 분명히 전할테고요. 그리고 잠시 고민하다가 역시 그냥 넘기긴 힘드니 뭐라도 하나 사주겠다면서 학교 매점으로 향할지도 모르겠네요! 혹은 다음 날, 뭔가 장신구 하나 정도를 가지고 와서 어제의 답례라면서 줄지도 모르겠고요.
스즈는 들릴듯 말듯 작게 말했다. 기억하겠다는 말에도, 혹시 되묻는 말이 있었다면 그 말에도 스즈는 어물쩡 넘어가며 말을 흩뿌렸을 것이다. 아무것도 아니라던가 잊어도 좋다던가 따위의 말로. 스즈는 자신의 모습을 눈에 잘 담으라고 이야기했지만 동시에 스즈는 미즈미의 하나하나를 눈에 꾹꾹 눌러담고 있었다.
" 물... "
물이라. 스즈는 뭐가 또 맘에 안들었는지 꿍한 표정으로 미즈미를 바라보았다.
" 레이디의 마음을 몰라주는 사람은 최저야- "
말은 그렇게 했다만, 스즈는 물을 떠서 마시곤 뭐가 다른지는 모르겠다는 말을 남겼다. 친구들은 여기서 신과 같은 신성하고 영험한 기운을 느꼈다지만 스즈는 글쎄-라는 말로 방관했을 뿐이다. 천천히 다가가서 미즈미의 어깨를 톡톡 친 스즈는 여전히 꿍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 지금은 물을 보지말고 날 봐줘 "
불이 들어와 어둡지는 않은 동굴이다. 전기로 연결된 불이지만 물과 만나면 조금은 신비하고 신성한 분위길지도 모른다. 스즈는 미즈미의 손을 잡고 위치를 조정해 자신의 등 뒤로 일렁이는 물과 예쁜 조명이 자신을 비추게끔, 그리고 그 모습이 온전히 보이게 섰다.
“글쎄요. 의외로 얼마안되어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꽃은 언제나 피는 법이니까요. 게다가 오늘 만난 것을 생각해보면 우연도 어느정도는 믿을만하지 않나요?”
그녀 역시 별다른 계획은 없었다. 매일같이 학교 안을 방황하다 누군가와 만난다던가 하는 것도 가능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그렇게 다닐 시간은 그녀에게도 소년에게도 없었다. 구태여 만나려 한다면 역시 직접 가야하는 것인데 일부러 서로를 만나러 가기에는 그다지 연이 있는 것 역시 아니었다. 봄과 여름 지나가다 만나게 된 들꽃 같은 사이니까.
“후후 어떨까요. 이곳에 와서야 그렇게 불리고 있는 거지만 그런 식으로 불리는 건 생각보다 나쁘지 않네요. 하지만 집안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답니다. 그야, 모두 카미야니까요. 어머니도 아버지도. 하물며 친척들도 성이 같으니까 부를 수 없답니다. 무엇보다, 같은 뿌리에서 자란 가지니까요.”
산길을 완전히 내려오는 데에는 제법 시간이 걸렸다. 길이 긴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주변의 풍경에 넋이 나가버렸다고 하는 편이 올겠지만 그래도 이런 것은 마음에 든다고 그녀는 생각하고 있었다. 꽃의 신이라서 그런 것일까. 자연이 그대로 있는 모습은 어쩐지 마음 한구석을 시리게 만들고 있는 듯 했다.
“어머나, 비유가 아니었는데. 아하핫, 핫하핫!!! 그렇게 말한다면 키라키라짱은 역시 거울에 비친 것이 타인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부류의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그렇답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저기 저 멋진 사람은 대체 누굴까-하고 그렇게 생각해버려요. 키라키라짱은 충분히 그렇게 하고 있답니다. 두 번 밖에 만나지 않았지만.”
자신의 일에 흥미를 가진 사람은, 믿을 수 있답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여름이었지만 여전히 밤 바람은 서늘했다. 밤의 해변가에는 신발을 벗고 노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물보라가 일어날 정도로 격렬한 모습은 없었다. 마사히로는 그 사람들을 따르듯 어떠했냐 물어보는 소년을 지나쳐 게다를 벗고는 발 끝을 바닷가에 담그고는 무언가 떠오른 듯이 소년을 바라보았다.
“에에, 제법 만족스러웠답니다.”
아쉬운 것도 사실이었지만 그것은 자신이 늦게 왔기 때문이니까. 그다지 그 이외에는 무어라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두 번밖에 만나지 않았다고 하나 그렇게 평을 내버리는 그녀의 말에 대해서 그는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생각했다. 거울에 비친 것이 타인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부류의 사람. 그것이 뭘 의미하는지 그로서는 알 수 없었다. 자신과 같은 부류의 사람을 보지만 자신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일까? 그렇다고 한다면...
말 없이 발을 바닷가에 담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는 괜히 미소를 지었다. 참으로 신비한 사람이었다. 건방지지만 그러면서도 자신감이 넘치는 것이, 하지만 그러면서도 마치 이 세상에 속해있지 않은 뭔가 신비로운 느낌이 참으로 신기한 사람이었다. 학교 생활을 하면서 이런 이를 본 적이 없거늘. 정말 세상은 넓고 사람이 많다는 생각으로 결론지으며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만족스러웠다고 하니 다행이네요. 내년에도 여기에 있다면 첫 날에 꼭 돌아보세요. 더욱 아름답고 신비할테니까. 기회가 된다면, 제가 또 여기 어딘가에 있을테니, 가이드를 요청하셔도 좋고요."
물론 자신이 첫 날에 일을 안 한다는 가정하지만. 내년의 일정까지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내년에 그녀와 마주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내년이면 자신은 가미즈미 고등학교를 졸업할테고 그녀는 그래봐야 2학년이었다. 상대 쪽에서 자신의 얼굴이나 키라키라짱이라는 별명을 잊어버리지만 않으면 다행이지. 자고로 졸업생들은 그렇게 하나하나 잊혀가는 것이기에. 그렇게 생각하니 그의 표정에 절로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또 볼 수 있으면 봐요. 자신감 넘치는 멋진 꽃 님."
그녀가 자신을 칭한 단어. 비유가 아니라고 하니 그는 장난끼를 살짝 담아 피식 웃으면서 그렇게 불렀다. 이렇게 부른다고 한들 반응 하나 하지 않을 것 같지만 뭐 어떻겠는가. 가끔은 이런 것도 좋은 것을.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달빛을 뒤로 하며, 처음에 자신이 있었던 곳으로 돌아갔다. 노점이나 돌아보며 조용히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원래 저걸로 막레를 받아볼까 했지만.. '거울'이라는 것을 보고 그냥 막레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막레를 드릴게요! 수고했어요!
나는 샘물을 보기 위해 웅크린 몸을 쭉 펴고 고개를 틀었다. 뭐가 초조한지 밝지만은 않은 얼굴로, 그 영험한 곳에 우두커니 너가 서있다. 나는 너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과연 그 좋아가 어떤 의미일지 고민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동안 친구들에게 좋다라는 말은 신물나게 많이 들었다. 그때마다 드디어 결혼을 하게 되는 거냐며 마음 졸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떨지 나는 모른다.
"있죠, 스즈. 나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몰라서... 좋아, 라는 건 사귀자는 의미인가요, 아니면 친구로서 좋다는 의미인가요?"
나는 다소곳 손을 모으고 손끝끼리 엉켜 놓아 꼼지락거리고 있었는데, 할 말을 정리하느라 그렇다. 교제, 좋다. 결혼, 좋다. 나는 인간과 섞여서 뭐든 하면 좋겠다,라고 줄곧 생각해왔다. 다만 내가 원한 건 그뿐만이 아닌지라... 막상 목전에 놓인 상황에서는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이 신생이었다. 일단 사귀어 놓으면 사랑이라는 감정도 깨닫고 인간을 이해할 날이 오리라 생각해두었으나... 나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없고, 그건 너에게도 미안해지는 일이다. 내가 인간들에게 무정하나 지켜야할 도리가 무엇인지 정도는 안다.
나는 생각을 갈무리하고 눈을 굴려 주변을 살폈다. 샘 안에는 사람이 한 둘만 있는게 아니라서, 말을 조심하게 된다. 고르고 골라 나는 너에게 고한다.
"내가... 감정에 무뎌. 일정 수준 기쁘고, 슬픈 건 느낄 수 있지만 복에 겨운 행복이 뭔지, 애가 타들어가는 고통과 슬픔이 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 난 어렸을 적에 못 배워서, 모조리 덮어버리고 잠들어 버려서 전부 놓쳐버렸거든."
나는 표정을 잃고 무뚝뚝해져서는 차갑고 굳은 손을 뻗었다. 너를 끌어 내 앞에 앉히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잘 모아서 비녀로 모아둔 머리카락덕에 내가 고개를 숙여도 얼굴이 훤히 보였을 것이다. 그 얼굴에 감정이 거의 담기지 않았을 거라는 사실 정도는 거울 없는 나도 안다.
"사랑이라는 감정도 사실 잘 몰라. 같이 있어서 기쁘고 즐거운 건 있지만 그게 사랑이라 일컫을 정도로 특출나거나 특별한 감정이 아닌 건 알아."
나는 뱀처럼 기어가는 시선을 위로 하고는, 너를 마주보았다.
"그러니까 잘 설명해줘야해. 네가 말하는 좋아는 어떤 좋아야? 내가 너에게 보답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일까?"
인간으로 살면서 줄곧 속이며 살았지만, 지금은 못하겠어. 난 네게 그런 못된 짓하기 싫단 말이야. 나는 너에게 작게 속삭였다.
스즈는 조금 당황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페이스는 유지하려했다. 주변 아이들을 보면, 이런 느낌으로 흘러가는 그림이 많았으니까. 그 앞에 다소곳이 앉게된 스즈는 아무런 표정없이 바라보려 했다. 책에서 읽었을때 여자아이는 이런 표정으로 이야기해야 진심이 느껴진다고 배워버렸으니까. 스즈는 그렇게 무표정, 조금은 우수에 찬 표정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 그게 다인걸. 미즈미가 좋아. "
친구로서인지, 사랑한다는 것인지. 스즈는 그 말에도 그냥 미즈미가 좋아. 하고 답할 뿐이었다. 하면 안되는 말을 하여 혼나는 어린아이라도 된 마냥 고개를 살짝 숙이고 하는 말을 담담히 듣던 스즈는 응. 하고 조금 더 확실히 말하려했다.
" 예쁘다고 해주는 미즈미가 좋아. 매일 연락해주는 미즈미가 좋아. 어리광을 받아주는 미즈미가 좋고 날 기억해주는 미즈미가 좋아. "
확실히 해야한다는 것 쯤은 알고있다. 그럼에도 입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 때문이겠지. 당혹감, 부끄러움, 후회, 긴장 그 따위의 것들. 스즈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달은 보이지 않지만 말야.
" .... 아까 밖에서 봤을때 달이 예뻤어. 그 달을 계속 같이 보고 싶어."
말이 빙빙 돌고있다. 누구 앞에서던 당차고 할 말을 하는 스즈였지만 이런 때라면 역시 그냥 그 나이대의 여자아이가 되어버린다.
" 친구 이상으로 미즈미가, 내 중요한 사람으로, 미즈미가 좋다는거야. "
고개를 들고 미즈미를 바라보던 스즈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 .....레이디 마음을 몰라주는건 최저야. 어떤 대답이던 좋으니까 듣고싶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얘기하면.. 그 모르는 감정들, 스즈로 배워가면 되는게 아닐까...는 말도 더해볼래. 아 - 이제 몰라. 나는 몰라! "
>>527 코로리는 진짜 도련님이라고 부르려고 햇다구.... 이제 호타루마츠리 끝날테니까........... 아키라 마츠리 마지막날 잠들면, 온세상 사람들이 아키라를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꿈 꾸게 해주고 싶대~~~! 해도 돼?!? 그리고 만약 꾸게 된다면 비행기는 태워준게 될거야~~!
"자신을 살려 달라 애원하는 민간인에게?" 타츠미야 마이리: 이런 애원은 무척이나 지겹습니다. 절박한 심정이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제 전언을 들은 인간의 반응은 대개 예측 가능한 종류의 것들이라, 당신과 같은 사람들의 애걸은 늘 같은 방향으로 일통하지요. 마구잡이로 뒤얽은 감정의 덩어리를 정면으로 받기는 불쾌합니다. 네, 한결같이 말입니다.
"같이 있어 줄래?" 타츠미야 마이리: 외롭기라도 하십니까? 알겠습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뭘 먼저 바로잡을 거야?" 타츠미야 마이리: 글쎄, 생각나는 건 없습니다. 저는 지난 일을 그다지 돌아보지 않으니 말입니다.
>>561 역시 뒤집힌 우산은 어쩔 수 없군요. (절레절레) ㅋㅋㅋㅋㅋㅋ 아닛?! 마이리는 뻔뻔하지 않아요! 당당한거지!! 긜고 아무래도 신에게는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하네요. 음. 그리고 애원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군요. 뭔가 진짜 당당하게 현실을 살아가는 신 님! 멋지다!!
꿈 거미가 지쳤을텐데! 봄에 만들었던 드림캐쳐는 여름이 찾아와 이제 슬슬 충전이 필요할 시기였다. 한꺼번에 많이 담아둔다면야 코로리도 편하겠지만, 그랬다가 잠자는 숲 속의 공주님이 마냥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뉴스 헤드라인으로 뜨기라도 하면 큰일난다. 심지어 세이 여자친구인데! 코로리는 선풍기 바람을 쐬면서 누워있다가 일어났다. 일할 겸 효도 한 번 해줘야겠다 싶다.
"실ー례하겠습니다아?"
호시즈키 요조라, 호시즈키당. 요조라가 주었던 아망드 쇼콜라가 담겨있던 병에 있는 로고를 곰곰 떠올린다. 호시즈키가 호시즈키당을 준게 우연은 아니겠지! 그래서 무작정 호시즈키당을 찾았다! 생각보다 당차게 문을 열고 들어가나 싶더니, 문을 젖히다 말고 고개부터 빼꼼히 들어간다. 봄의 책방에서 만났던 요조라와 그닥, 그렇게 좋은 분위기가 아니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칫, 하고 혀찼던 소리가 아직도 생생했다. 우물쭈물 움직이는 행동만큼이나 목소리도 조금씩 작아져간다.
내가 중요하다 전하는 말은 소중하다. 나는 날적부터 공포의 대상이었지 사랑의 대상은 못되었기 때문에 무엇이 귀하고 무엇이 하잘 것 없는지 쯤은 알고 있었다. 내가 공포는 알면서 사랑은 모르는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네 말을 가만히 듣다가, 또 죄인처럼 손을 뻗어 네 손에 포갰다. 맥 잃고 쓰러진 몸이, 나의 이마가 너의 손에 닿는다. 나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고해하듯 너에게 말한다.
"내가..."
나는 바싹 마른 목을 축이기 위해 침을 한 번 삼키고는 말을 멈추었다. 침묵 드리운 동굴에 물 떨어지는 소리만은 선명하다. 네가 내게 진실된 마음을 보여줬다면 나 역시 너에게 진실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동등한 만큼의 마음을 받으면 그만큼 돌려주어야한다는 근원 모를 부채감이 나를 짓눌렀다. 살면서 이런적이 거의 없는데, 너는 나를 이만큼이나 끌어내리는구나.
"너에게 숨긴 게 많아. 난 생각보다 밝지 않고, 남들에게 무신경해. 착하지도 않고 귀엽지도 않아. 아까 말했었듯이 감정도 희미해. 네가 만족하지 못할지도 몰라."
나는 무언가 두려워서, 쫓기듯이 너에게 말했다. 나는 그동안 거짓으로 점철된 모습을 보여왔는데, 그 모습을 네가 사랑한다니 숨이 턱 막혀왔다. 나는 어찌해야할지 몰라서, 다만 길 잃은 아이처럼 갈팡질팡한다.
"그렇지만 네가 웃는 모습이 좋은 건 사실이야. 방금 대답이 귀엽다고도 생각해. 그런 말들은 해줄 수 있어. 기억도 잘해줄 수 있고, 그리고..."
나는 너의 손을 그리쥔 손에 힘을 주었다. 땀이 나는 것도 아닐텐데 손끝이 창백하고 축축한 기분이 들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게 잘못이 있어 그렇다. 나는 쥐어짜내듯이 너에게 답했다.
"내가 노력할게. 언젠가 네게 사랑한다고 제대로 말할 수 있게."
한평생 무거운 게 없이 전부 흘러보냈던 나는 딱 그만큼 가벼웠고, 그래서 초라해졌다. 물 위에 표류하던 내가, 침묵만큼이나 무거운 너의 말 몇 마디에 다만 물 속으로 침전해 버리는 것이었다. 나는 비로소 느껴버리고 마는 것이다. 아, 너는 내 족쇄가 되겠구나. 내게 사랑을 속삭이고 애정으로 살을 찌워 날 무릎 꿇게 하겠구나.
"그러니까, 네가 날 많이 이해해주고, 많이 알려줘야해. 조금 서툴어도 미워하지 말고 옆에서..."
나는 그리 말하곤 꿀 먹은 사람처럼 입을 다물었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할 말이 너무 많아서였다. 도무지 한 입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복잡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허무하게 끊긴 나의 말은 내가 아니면 아무도 이어주지 않을 터였다. 그럼에도, 나는 굳이 나의 말을 잇는 대신에...
"...같이 달 보러 갈래? 나도 같이 보고 싶어졌어."
//이 이상 잇는 건 무리라서... 응응 이러고 둘이 달 보러 갔다고 하고 끊어도 될까....? ^/////^
>>577 앗 예스야! 내가 너무 모호하게 말했구나 미즈미가 어 아까 말했다시피 네가 말한 사랑에 보답 못할 수 있다 가 문제인데 스즈만 괜찮다면 둘이 사귀고, 스즈한테 배워서 사랑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가 결론이야. 일단 미즈미도 스즈랑 같이 있으면 즐겁고 웃는 게 예쁘다고 생각하니까!!
사실 나는 상상도 못했던 고백이기도 해서 여기서 당장 미즈미도 스즈를 사랑해! 라고 하는 건 캐붕이고 차차 변하게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사실 싫으면 빵 차버려도 괜찮아... 아무래도 미즈미가 잘못하긴 했으니까.... 응...
>>585 물고기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오늘 점심 갈치엿는데 갑자기 숙연해졋어 응..... 두 손 모아 짚는거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할아버지 자세 되갖구 모셔놓는거도~! 뭔가 헤르메스의 지팡이는.... 마법봉 느낌으로 들고 다녓던 거 같으니까 마이리도 마법봉인척하자(?)
>>598 원인을..... 발견..... 개학전까지는 안전하지 않을까.....???? 아마... 아마두 ( ´∀`)........ 앗 맞다 이건 다른거 궁금했던건데, 세이랑 리리 둘 다 이름없는 신이니까~~! 신계에 잇을 때 서로 뭐라고 불렀을지 궁금해서!!! 지금이야 인간계용 이름 있지만!! 코로리는 세이가 별의 신이니까 호시/세이/쇼 중 하나로 불렀을 거 같았어~~!
>>599 주의 고마워 캡틴~!!! 조심하려구 하지만 조심해도 안 될 수 있는거니까 이렇게 일러주면 고맙다구~~!!! 앞으로도 조심할게! (*´ω`*)
미즈미주는 안녕, 잘 자러가구 좋은 밤 보내~!
>>603 코로리는 너무 부끄럽다는 거 같은데!!! ( ◠‿◠ )!!!!!!!!!!!! 성 바꾸면 결혼했단 거니까 말이지!?!
큼직한 행사들이 지나간 후의 여름방학은 그야말로 텅 비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큰 행사들을 치룬 후의 후유증도 그렇지만, 호타루마츠리에서 있었던, 그리고 생겨버린 애인이란 존재가 요조라의 정신을 하루에도 몇번이나 들었다 놨다 했다. 제대로 친구를 사귀어본 적도 없는데, 갑자기 애인이라니! 인간관계의 모든 부분이 낙제점을 넘어 마이너스 점수를 받을 만큼 서툰 요조라에게 그 존재는 너무 크나 큰 무언가였다. 잘 설명하기 어렵지만, 아무튼 신경이 쓰인다는 소리다.
그런 요조라를 보다못한 마히루, 머리 식힐 겸 가게에나 내려와 있으라고 잔소리를 하며 요조라에게 옷 한벌 던져준다. 얼굴을 강타한 옷에 허우적거리다가 겨우 떼어내고 보니, 새로운 가게의 점원복이다. 그새 완성되었던 걸까. 요조라가 옷 확인을 하는 걸 본 마히루는 먼저 내려가겠다며 나가고, 요조라는 느릿느릿 옷을 갈아입는다. 요즘엔 오비도 간편식으로 나온게 많아서 혼자 입기도 어렵지 않아, 금방 점원복 차림이 된다. 다 입고 거울에 비춰가며 단장을 하다가 휑하니 드러난 다리가 허전해, 서랍을 뒤져 검은색 오버니삭스를 찾아 신는다. 여름이라지만 실내에 있을거니 괜찮겠지, 생각한 요조라는 머리를 대강 올려서 커다란 집게핀으로 꽂고 얼굴은 다크서클을 가리는 정도의 화장만 살짝 얹는 걸로 준비를 마친다.
"아, 어서오세요~" "어서오세... 요...?"
한 손에 폰만 챙겨 들고서 가게로 뽈뽈 내려간 요조라는 대기용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서 카운터의 마히루와 수다를 떨고 있었다. 코로리가 고개를 빼꼼 내민 순간에도 말이다. 마히루의 예의바르고 서글서글한 인사가 먼저 들리고, 한박자 늦게 코로리를 본 요조라의 어색한 인사가 뒤를 잇는다. 어서오세요, 그 한마디를 하고 요조라는 슬그머니 고개를 돌린다. 어차피 지금은 마히루가 있으니까, 손님 접대는 마히루가 알아서 할 거야, 생각하며 딴청을 부리려 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코로리에게 말을 거는 건 마히루가 되었을 것이다.
"편히 둘러보며 고르시면 담아드릴테니 다 고르면 말씀하세요. 아니면 따로 찾으시는 상품 있으신가요?"
향기나ー 잘 찾았나 봐! 시각과 청각보다 먼저 후각이었다. 양귀비의 꽃단내를 맡으면 코로리는 완전히 문을 열고 들어와 다시 문을 닫았다. 이제 요조라에게 가면 되는데, 가만보니 손님을 접대하는 카운터의 누군가는 후링이었다! 꼬박꼬박 잠 잘 자 꽃단내가 맡아지질 않더라. 양귀비는 그렇게 많은데, 후링은 보기가 드물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자칫 잘못하면 호시즈키당에서 플렉스하겠다, 편히 둘러보며 고르라니 그럴 뻔 했다! 다행히도 코로리는 계속 꽃단내를 맡고 있으니, 고개를 휙휙 저었다. 야식 사러온게 아니라 일 하러 왔잖아!
"상품 말구, 사람 찾는데ー"
양귀비 향이 나는 곳으로 눈을 데구르르 굴린다. 누가 앉아있는데 고개 돌리고 있어 얼굴이 보이지 않아 고개를 갸웃인다. 저기서 양귀비 향이 나는데, 책방에 왔을 때와는 이미지가 너무 다르니 요조라라고 생각을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호시즈키 요조라, 라구 하는 사람!"
코로리는 카운터 쪽으로 총총 걸어가서 찾고 있는 사람을 부른다. 상품이라고 해도, 호시즈키당의 상품은 하나 밖에 모른다.
"여기 그림 그려진, 아몬드 잡아먹은 초콜릿 받았는데에."
책방에서처럼 꽃단내만 남기구 사라진거야?! 코로리는 카운터의 점원을 바라보며 누군지 아느냐는 듯 눈을 깜빡거린다.
게임을 못하는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흔히 있는 동체시력의 문제는 아니다. 눈이야 보통의 두 눈 다 멀쩡하고 '다른 것'을 보는 눈은 거론할 필요도 없다. 그러니까 문제는, 머리의 반응에 손이 따르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전형적인 운동치의 특징이기도 했다. 손까지 느리다는 건 운동치 중에서도 심한 편에 들긴 하지만.
"아뇨. 해야겠다 마음 먹었음에도 못하는 것이 있으면 발전하고 싶어지는 것이 제 심리라."
그 결심의 계기도 자존심이 상한다거나 성취를 얻고 싶어하는 마음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일반이지만, 그는 다소 결이 다르다. 성취보다는 필수교양을 학습하는 느낌이라 보아도 무방하겠다. 그는 위로 까딱 들고있던 고개를 숙이고, 내내 굽히고 있던 무릎을 폈다. 그리고 제 옆자리를 툭툭 두드린다. "이렇게 마주보기도 무엇하니 눈높이를 맞춥시다. 앉으시겠습니까?" 싫으시담 제가 일어나겠습니다, 같은 군소리까지 덧붙여가며 거리낌없는 소리를 한다.
"아하, 사이카와 씨. 저는 B반의 타츠미야 마이리입니다. 다른 이름은 아마츠코토시로라 하고 말입니다."
잘한다는 말에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그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넘겨주었지만, 곧 그런 기대는 답지 않게 가지지도 말라는 듯 산산조각이 났다. 뭐, 본인도 누굴 질책하거나 비웃을 실력이 되지 않으니 자신과 엇비슷한 점수를 책잡기도 무엇했다. 그러니 그가 보인 반응은 실망이라는 둥의 질책이 아닌 마냥 온화한 표정이다. 눈썹을 아래로 휘고 은은하게 미소를 지어 그 낯이 답잖게 인자한 것이, 동병상련의 일종일지도 모른다.
"토정해 보십시오. 게임 해본 적 없지 않습니까?"
이 플레이는…… 실력 처참한 그가 보기에도 간파가 가능한 컨트롤이다. 애초에 그가 처음 시작했을 때도 이만큼이나 처참했다. 그렇지만 전령신은 연습을 했음에도 이 수준이고, 미즈미는 처음이니 냉정히 가망을 평가하자면 미즈미의 앞날이 더 밝을지도 모르겠다.
스즈즈: 오늘 아침에 점을 쳤더니 대길(大吉)이 나왔는데, 복도에서 미즈미쨩이 웃으면서 인사해줬어! 오늘치 운은 다 써버린 거나 마찬가지네.
[밸런스게임] 요조라와 5시간동안 가장 바쁜 호시즈키당 영업하기VS테츠야와 10시간동안 TRPG하지 코토하: 둘 다 제정신으론 힘든 짓 아닐까요~ 마이리: 이건 세기의 난제인 것 같네요.. 요조라: 솔직히 10시간 내내 trpg보단 짧게 5시간 알바하고 돈 받는게 낫..지요? 테츠야: 5시간 동안 일하는것보단 10시간 앉아있는게 훨씬 편하지 않나?
아키라: 4DX영화관 줄에 서서 멍을 때리고있다가 앞사람이 뭔가 떨어뜨리는걸 봤다. 아무생각없이 "저기요, 뭐 떨어뜨리셨는데요." 하고 아래를 보니 팝콘 한개가 떨어져있었다. 집에가고싶지만 영화는 봐야해..
코세이: 아르바이트를 하는곳에서 얼마전에 매니저가 됐는데, 아직 익숙하지않아서 손님들이 매니저를 불러오라고 하면 네 알겠습니다 하고 나갔다가 유턴해서 다시 들어가 네 제가 매니저인데요 하는 일을 반복하고있다.
코노에: 렌. 마트에 들렀다 올 수 있니? 렌: 네. 코노에: 그럼 파랑감자 좀 사와줄 수 있니. 렌: 파랑감자요..? 렌: 어머니. 아무리 찾아도 파란색 감자는 없네요.. 그게 뭔가요? 코노에: 파하고 감자란다. 렌: 아.
아미카: 운동화끈! 번역기: exercise hot입니다. 아미카: 아니라구... 운동화끈! 번역기: exercise hot입니다. 엔: 뭐하는 건가요? 아미카: 레슬링 선수가 쓰는 운동화 끈을 사려는데 번역기가 이상해...
*나야나 사기 시리즈 >전화로 나야나를 하고 ㅇㅇ이니? 하면 돈을 빌려달라는 사기수법 ex) 사기꾼: 나야나 피해자: 아 ??군? 사기꾼: 응 나 ??군인데 돈이 떨어져서..
사기꾼: 여보세요 난데 코세이: 아 리리? 사기꾼: 어 맞아. 나 리리인데 오늘 돈 좀.. 코세이: 리리는 그런 말 안 써.
요조라: 여보세요? 사기꾼: 여보세요 난데. 요조라: 아 히루 오빠? 사기꾼: 응. 나 오빠야 그런데 잠깐 돈을.. 요조라: 왜 살아있어? 사기꾼: 에 요조라: 그 여자와 함께 죽여버렸을 텐데 사기꾼: 요조라: 다시 죽여줄게 사기꾼: 아 사람 착각ㅎ 요조라: 절대로 안 놓쳐 (달칵) 요조라: (∿ ՞ਉ ՞)∿ 푸흡..ㅋㅋㅋㅋ
사기꾼: 여보세요 난데 유메: 아 혹시 아키라 회장님? 사기꾼: 아. 아아 그래 아키라 맞아. 유메: 오 무슨 일이에요? 사기꾼: 잠깐 돈 좀 빌려줄 수 있을까? 유메: 하? 회장님 도련님이잖아요? 사기꾼:
스즈: 네 스즈즈입니다! 사기꾼: 나야나 스즈: 허업! 미즈미씨? 사기꾼: 응.. 사실 사고를 당해서.. 스즈: 에 괜찮아요? 친구들이랑 다같이 마중나갈게요! 사기꾼:아.. 아니 그냥 입금만 해주면 되는데.. 스즈: 이럴 때에 사양하지 마세요! 당장 달려가겠습니다 스즈즈! 지금 어디세요! (달칵)
코로리가 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을 때, 요조라의 인사가 영 시원찮았던 것을 마히루는 보았다. 그 후에 슬그머니 고개를 돌리며 딴청을 피우는 것도, 그러면서 방금 들어온 손님, 코로리를 힐끔대는 것도, 이름이 불리자 움찔한 것도, 눈치 백단인 마히루에게 보이지 않을 리가 없었다. 오호라, 요루 저녀석, 이 손님과 무언가 있구나. 딱 감을 잡은 마히루, 겉으로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 한 척 접대 모드로 웃으며 말했다.
"아하, 그러시군요. 이 마을에서 여기 그림을 쓰는 곳은 이곳 뿐이고, 손님이 받으신 아몬드 잡아먹은 초콜릿은 제가 특별히 동생에게만 만들어준 것이었지요. 시판하지 않은 걸 받으신 걸 보니 제 동생을 만나신 모양이네요. 네, 잘 찾아오셨어요."
마히루는 카운터로 다가온 코로리를 향해 싱그러운 미소를 짓곤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리고 뚜벅뚜벅 걸어서 대기용 의자로 다가갔다. 요조라가 앉아있는 그 의자 말이다. 요조라는 마히루의 돌발 행동에 흠칫 놀라 굳어있다가, 다가온 마히루의 손에 의해 고개가 코로리 쪽으로 돌려진다. 머리를 올리고, 다크서클을 가렸지만, 정면으로 드러난 얼굴은 누구와도 헷갈릴 일 없이 요조라다. 당혹스런 요조라의 표정에 골탕먹일 때 특유의 미소로 답한 마히루가 새삼 상큼하게 코로리에게 소개한다.
"여기, 손님이 찾으시는 호시즈키 요조라 대령입니다. 편하게, 마음껏 얘기하세요." "앗, 잠, 히루...!" "왜, 뭐, 너 찾아온 손님이잖아. 왜 모른 척 하는 건데? 뭐 죄지었어?" "아니야, 그런 거...!" "아니면 피할 거 없겠네. 자자, 얼른 손님맞이 해드려~"
요조라의 위장 아닌 위장을 탄로시킨 마히루는 하하 웃으며 카운터로 돌아간다. 그 뒤에 남겨진 요조라는 잠시 가늘게 뜬 눈으로 마히루를 노려보았지만, 곧 체념한 듯 후, 짧은 한숨을 내쉬고 의자에서 일어난다. 피하려 했음이 정통으로 드러나버린 머쓱함에 잠시간은 시선을 피하며 볼을 긁적이다가, 슬금, 코로리를 보며 묻는다.
"그... 무슨, 일이세요...?"
요조라 생각으로는 코로리가 찾아올 일이 없, 아니, 하나 있긴 있다. 설마 그걸로 찾아온 건가, 싶어 조금은 긴장의 끈을 팽팽히 당기고 있었다.
동생? 동생?! 오빠는 후링이고 동생은 양귀비라니! 분위기 달라도 너무 달라 눈 깜빡거렸다. 심지어 그때 받았던 아몽드 쇼콜라는 판매하지도 않는 것으로, 오빠가 특별히 동생에게만 만들어준 것이란다. 그거 내가 다 먹었는데ー! 봄에 받은 초콜릿, 다 먹은지 한참인데 체할 것 같다. 덥썩덥썩 받아먹으면 안 되는거였나보다. 어린 인간들에게 먹을 것 주는 사람 함부로 쫓아가면 안 된다는 가르침이 있던데, 고등학교에도 해줬으면 하고 바랐다. 인간계 처음 내려오는 신도 있는데 대우가 영 부족한 것 같단다. 코로리는 쌍둥이 오빠의 여자친구의 오빠한테, 이런 걸로 흠집 잡히면 제 쌍둥이 오빠의 연애가 순조로울지 고민했다. 잘 찾아왔다는데 멋쩍게 웃어버린다. 세이 미안… 그런 초콜릿인 줄 몰랐지이….
"작은 호시즈키 씨, 안녕ー"
일부러 피하는 거지, 그치?! 나 역시 책방에서 미운 털 이만큼 박혔을지두 몰라…. 심지어 요조라는 잘 숨어있었는데 오빠로 인해 코로리 앞에 서게 되었으니, 이 상황이 정말로 달갑지 않겠다 싶어진 코로리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면 작게 인사만 하고 말았다. 더 미운 털 박힐 거 같아서 책방에서처럼 대뜸없이 못 굴겠던지라 두 손모아 손가락 꼼질거린다. 카운터의 점원인 줄로만 알았던 요조라의 오빠가, 요조라에게 가서 고개를 이쪽으로 돌려버린다거나 찾으시던 호시즈키 요조라를 대령한다고 했을 때는 정말 말리고 싶었는데 말릴 걸 그랬어!
"옷 예쁘다아. 아가씨 같아."
앞치마만 없다면 더욱 그래보였을 것이다. 코로리는 본론을 꺼내지 못하고 우물쭈물 칭찬 한 마디를 내밀었다. 눈도 못 맞추고서 그러고 있으니 남들 보기에도 영 어색한 분위기인게 보이지 않을까 싶다. 입을 다시 여는 건 잠시 후였다. 이번에는 그래도 고개를 들어 제대로 마주보려고 했다.
"작은 호시즈키 씨가 갖고 있는 꿈 거미 보러 왔어."
그렇게 말하면 알아듣겠나! 이번에도 칫 하면 어떡해. 그런 마음에 한 마디 부연설명이 더 붙었다.
오랜만인 느낌으로 아침부터 질문 남기기~~! 14일주터 오늘까지 한국은 로즈데이/스승의날/성년의날 3연타라구~!
1. 장미꽃 100송이를 주겠다는데, 꽃다발은 99송이고 남은 한 송이는 자캐라는 말을 들었을 때 반응은?!!? 2. 자캐가 선생님이 된다면 제일 어울리는 과목은?! 어떤 느낌의 선생님일까!? 3. 성년! 성인! 이 된다면 자캐가 제일 먼저 하고 싶은것~~!~ (신님들은.... 그래도 인간계에서는 인간처럼 지내니까!!! 아니면 고등학교 졸업 후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
>>659 더 힘줘서 그리고 싶었는데 주말 끝자락에 그리기 시작해갖고 。゚(゚´ω`゚)゚。 부담스럽지만 않다면 받아주면 완전 좋다구 ( ´∀`) 비록 파일명은 발 밟기 3초전이지만 저 순간만큼은 정말 예쁘다고 생각해 응응 ( ◠‿◠ ) ............ >>661 기습당했다........ 귀여워 。゚(゚´ω`゚)゚。 멧밭쥐 코로리 무슨 말 하는건지 나도 모르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별님이 구름에 숨으면 달님이라는거려나...? 아랫줄은 전혀 모르겠구 렌 물음표 띄운거 왜 이렇게 귀여워..... 볼 말랑말랑해주고 싶구 정말 고마워.......... >>662 나 쉴 틈이 없는데~~! 1번 답 너무 치명적이지 않냐구?!! 그리고 왠지 체육선생님일 거 같았어 응 체육 수행평가 제일 열심히 해야지.... 3번은... 아직 어른되려면 1년 반 남았으니까 찾으면 된다구 생각해!!! 원래 청춘이 그런때지!!!! ( ´∀`)
>>668 아니 충분히 힘줘서 그린 것 같은데...?! 나도 고맙구 저 순간 너무 예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배경에 등불도 너무 예쁘게 잘 표현된 것 같고(눈물) 그리고 기습 성공인가? ㅋㅋㅋㅋ 나도 코로리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으니까 ㅋㅋㅋㅋㅋ(사실 아무렇게나 그림) 은근... 렌이 부끄러운 말 잘 하는 것 같지....? 오너적으로도 의외라고 생각해. 코로리도 진단 답을 달라~~
>>669 핃묻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 다 알아들었으니까 ㅋㅋㅋㅋㅋ 렌 아무래도 열심히 안 졸려고 노력하는데 어쩔 수 없이 눈커플은 떨어지고.... 시험날 수행날 고생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
>>671 종례는...... 렌이 제일 먼저 끝내 줄 것이다....! 집에 가고 싶어하는 애들의 마음 충분히 이해하고. 하지만 학생 상담은 렌이 제일 많이 할 것. 쉬는 시간에 지나가는 애들 붙잡고 은근슬적 이것저것 물어보기.
>>671 꽃다발 받고 들떠하는 코로리 귀엽잖아~ 같은 상황인데도 다들 반응이 다 다르니까 귀엽고 신기하고~ 유치원 선생님 코로리 귀여운 걸? ㅋㅋㅋㅋ 낮잠 잘 재우는거 거의 일의 연장선이잖아~ 문학선생님도 어울리는데? 엉뚱한 문학선생님~ 방학 때도 하루종일 잘 수 있잖아~~
마저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73 앜ㅋㅋㅋㅋㅋㅋㅋㅋ 주말에 데이트 들키는 거냐구~ 하지만 렌은 철저하니까 차타고 교외에서 데이트 할 것이다.... 분명 시내에 애들 다 있을 것 아는데 어떻게 가냐구...!!!! 부끄러워~~!!!
일본 선진-아날로그 집착의 나라냐곸ㅋㅋㅋㅋㅋㅋ 엄청 웃었다. 타츠미야 상 운동능력 떨어지는 거 웃겨.....
>>670 >>674 렌주 보기에 좋다면 대만족이야 ( ^∀^) 기습 완전 성공이라구 우우 멧밭쥐 5-8g 밖에 안 되니까 렌뭉이 위에서 꽃 갖다놓으면서 장난쳐도 모르겠지!!! 그렇게 꽃범벅이 되는거야 (*´∀`*) 렌.... 확실히 공주님도 그렇구 엄청.... 엄청..... 코로리 잘 보고 배워 알았지!!! 렌한테 돌려줘야 한다!!!! 역시 체육선생님 종례 빠른건 어디서도 똑같나봐~! 학생상담 많이 하는거 너무 상냥하구 응 렌이가 준 꽃다발이라구 생각하면 안 들뜰 수가 없구~! 문학선생님이면 해석 엄청 다양하게해주지 않을까? 정답 고르기용 해석 싫어할 거 같구.
>>672 겨울까지 기다려서 듣구 말겠다!! 무슨 말인지 궁금해~~~
>>673 >>675 선진-아날로그 집착의 나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아 안돼 그럼 분필말고 휴지?!!? 휴지는 좀 더 맞추기 쉬우니까!!! 러블리라니 고마워~~! 아마 렌 아니면 꽃 한송이가 진짜 꽃한송이 (꽃다발에서 뽁 뽑아줌) 될지도 (^∇^) 맞아 코로리 격....이 없으니까~! 하찮은게 모티브기도 하고~!
방학이지만 여전히 연습을 하러 낮엔 학교에 가고 일주일 중 며칠은 쉬고 며칠은 워터파크로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나가는 생활을 하고 있다. 호타루마츠리 전만 해도 그런 일상적인 일과가 당연했지만, 호타루 마츠리 이후에는 새로운 하나가 변했다.
바로, 응…. 여자친구가 생기게 된 것이었다. 이렇게 갑자기? 정말로? 렌은 이렇게 얼떨떨하게 진행된 모든 것에 조금 어색함을 느꼈다. 뭔가 그 날 이후로 세계가 360도 회전한 것 같았다. 그러니까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지만 제자리가 아닌 것 같은 그런 낯선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코로리와 연락하는 빈도가 늘었다는 것이었다. 이전에도 종종 연락을 했었지만 그렇게 많이 연락할 수 없었다면, 이제는 아무런 이유 없이 연락하며 안부를 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이 바로 연인 관계인 것이다. 부끄럽지만….
그래서 렌은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느냐, 하면 지금 골목길에 숨어 있었다. 깔끔한 흰 반팔 셔츠를 입고 새까만 면바지를 입었다. 여름이라서 덥지만 렌은 반바지는 운동하거나 일할 때 빼고는 잘 입지 않는 편이었다. 그리고 손에는 방금 꽃집에 들려 사온 꽃다발 하나가 들려 있다.
렌은 첩보 작전을 방불케하는 긴장감으로 골목길에서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지나가는 사람 없이 한적하다. 한적할 시간을 골라 왔으니 당연하다. 그리고 코로리가 일하고 있는 책방 쪽으로 걸음을 조심히 옮긴다. 책방의 틈을 통해 코로리가 있는지 다른 손님이 있는지 확인한다. 다행히 책방에는 코로리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 했다. 이미 연락해서 확인한 사항이었으나 그 사이에 혹시 다른 이가 있을지도 모르지 않는가.
렌은 이제 숨을 고르고ㅡ벌써부터 심장이 두근거리고 목덜미가 빨갰다ㅡ 꽃다발을 등 뒤로 숨긴 채 책방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코로리가 자신을 발견하고 인사를 하면 쑥쓰럽게 웃을 것이었다. 그리곤 코로리 앞에 다가가 서서.
“고백, 다시 하러 왔어요. 그 때 너무 성급하고 바보같이 굴었던 것 같아서.”
사실 코로리를 밀어내고 끊어내려고 했던 것 아니었는가. 제가 좋아한다고 하면 코로리도 더이상 제게 잘해주지 않고 거리를 두겠거니 생각해서. 아무리 생각해도 코로리는 저를 좋아한다기보다는 친구라서 잘해주는 거겠거니 생각했어서. 그래서 상처주고, 아프게 하고. 조금 후회했다.
렌은 꽃다발을 쥐지 않은 손으로 뒷목을 쓸다가 이내 말을 다시 잇는다. 긴장한 탓인지 손에 힘이 들어가 등 뒤에 숨긴 꽃다발이 바스락거린다.
“사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계속 코로리 씨가 생각났었어요. 흰 것만 보이면 자꾸 코로리 씨가 생각나고. 그 땐 몰랐었는데 생각해보면 그 때부터 반했을지도 모르겠고….”
렌은 이내 바지에 손을 한 번 문지른 뒤 등 뒤로 숨겨두었던 꽃다발을 코로리에게 건넨다. 노란 해바라기 꽃다발이었다. 여름하고 잘 어울리는.
“좋아해요, 코로리 씨. 그, 저랑 사귀어주시겠어요?”
물론 사귀고 있는 중이지만…. 하고 뺨을 긁적이며 말을 덧붙인다. 아마 코로리가 꽃다발을 받아준다면 조금 민망하다는 듯 웃을 것이었다.
카피페! 이제야 봤네요! 아미카가 듣는건 대충 뉘앙스로 알아듣지만 글은 번역기에 의존하는데! 거기에 독서 상식엔 쥐약이죠! 너무 잘 맞는 느낌..! >>644 1. 의외로 많이 부끄러워하며 꽃다발 뒤에 숨을 것 같네요! 2. 귀차니즘이 강한 체육선생님? 3. 프로레슬링을 제대로 보러 미국 여행!
>>697 의외가 아니라 아미카는 부끄럼 많이 탈 것 같은 느낌인데~~ 아미카 체육선생님이면 렌이랑 같네~ 막 렌 아미카랑 비교되면서 애들이 렌쌤한테 막 아미카 쌤은 이런거 해주는데 렌쌤도 해주세요!! 하는 거 아냐? ㅋㅋㅋㅋㅋㅋ 아미카 역시 성인이되면 해외로 직접 보러가는구나~ 역시 프로레슬링 엄청 좋아하네~~
안절부절하는 코로리의 예상, 이 상황이 달갑지 않겠다는 그 예상은 반은 맞고 반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요조라는 단지 표현이 그럴 뿐이지, 코로리를 싫어하진 않는다. 서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마주치는 상황이 어색해서 그런 것이다. 게다가 코로리는 코세이의 남매니까 지금은 더 신경이 쓰이고 긴장이 들게 되는 것 뿐, 코로리에게 미운털 하나 박은 적 없지만, 어정쩡한 태도는 늘 오해를 부르기 쉬운 법이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인사를 하길래, 요조라도 고개를 꾸벅 숙였다 든다. 작은 호시즈키라는 표현이 듣기에 좀 간질하다. 요조라는 빈말로라도 작다곤 할 수 없었으니까, 오히려 작다는 표현은 코로리에게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작고 앙증맞다는 의미로 말이다. 서로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어색한 정적이 흐르던 중, 조심스럽게 나온 칭찬에 요조라는 괜히 소매를 만지작거리며 대답한다.
"옷빨, 이죠, 뭐... 고마워요..."
어영부영 대화를 하면서 눈을 못 맞추는 건 코로리만이 아니었다. 요조라도 시선을 대각선 어딘가로 내리고 대답하고 있었다. 어색한 걸, 긴장줄 팽팽해지는 걸 어쩌겠는가. 그래도 이대로는 안 되지 않을까, 실례인 것 같아 시선을 딱 코로리에게 돌렸을 때, 때마침 코로리도 고개를 들어 서로 시선이 딱 하고 마주쳐버린다. 코세이와 같은, 이자요이 남매의 눈이다. 막상 마주하고보니 시선만큼은 편하게 느껴져 그대로 마주보고 있던 요조라는 코로리의 설명에 고개가 살짝 기울어진다.
"꿈, 거미요...?"
그 말만 들어선 딱 감이 오지 않았는데, 뒤에 붙은 설명 덕분에 하나 떠오르는게 있다. 꿈 거미, 만든 것, A/S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나머지 키워드에 맞는 건 하나 있었다. 코세이에게 받았던 드림캐쳐. 혹시, 했는데 역시, 였구나. 용건을 알았으니 이제 그것만 해결하면 되겠지 싶어, 요조라는 곧 고개를 끄덕이고 집에 가서 가져오겠다 말하던 참이었다.
"저, 그거, 집에 있으니까, 가져올게요... 여기서, 잠시만 기다..." "잠깐, 요루, 너 지금 뭐하는 거냐? 찾아온 사람 혼자 두고 집에 갔다오려고?" "아니 그럼 뭐, 어쩌라고..." "어쩌긴 집에 모셔가면 되지. 어차피 네 손님이니 가게에 있지 않아도 되잖아. 그리고 여기까지 온 사람한테 대접도 없는 건 너무 야박하잖냐. 인심 좋기로 소문난 호시즈키당 명성에 금이-" "아, 알았어, 알았다고, 알았으니까 그 입 좀 다물어. 꼬집기 전에."
그대로 합죽이가 된 마히루를 뒤로 하고 요조라는 긴 한숨을 내쉰다. 도움이 된다고 해야 할지, 안 된다고 해야 할지, 적어도 지금 코로리를 혼자 두고 가면 그 사이 마히루가 무슨 말이든 불어넣을게 분명하단 건 알겠다. 코로리가 코세이의 남매란 걸 알면, 더 그럴테니, 얄미운 제안이지만 저걸 따르는게 분명히 낫다. 요조라는 다시금 짧게 숨을 내쉬고, 코로리를 보며 말을 정정했다.
"여기서 기다리면, 저 인ㄱ, 오빠가, 귀찮게 할 테니까... 집으로, 안내, 할게요... 멀지 않아서, 금방이라..."
그새 또 뭐라고 끼어들진 않을까, 마히루가 있는 카운터 쪽을 힐끔 눈짓하곤 코로리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별다른 거부나 거절이 없으면, 요조라의 한 팔로 코로리의 어깨를 감사고 그대로 가게 밖으로 이끌었을 것이다.
1. 이거는~ 쪼금 분발한 대답으로 해보자면~ 코세이에게 꽃다발 쥐어준 다음 꼬옥 안고서 이대로 제 방에 가져가서 장식해도 되요? 라고 할지도~ 꺅 부끄러워 주거~ 2. 딱 봐도~ 미술선생이려나? 아니면 그림이 취미인 보건선생이나~ 3. 술! 음주! 어른의 밤! 은 농담이고 ㅋㅋㅋㅋㅋㅋㅋ 장거리 외출 하는거? 아마 혼자서? 1박 정도는 해보고 싶을지도~
>>682 헉 휴지 덩어리가 아니라 그 몇장 뭉쳐서 퉁 던지는거 생각한거였는데~~~!!! 휴지 롤 하나를 째로 던지면 오히려 학생들이 캐치볼하듯 잡지 않을까 싶구 ( ´∀`) 러블리의 리는 마이리의 리 아닐까~~~??!?!?! 매력으로 봐준다면야 고맙다구~! (*´ω`*)
>>683 렌이 코로리한테 꽃장식 줬으니 렌 꽃치장해주고 싶어~~~ (*´ω`*) 어라 그거 렌이 말하는거 아닌가!!!!! 렌이랑 눈 마주치기만 해도 게임오버인데!!! 코로리...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자도 혼 안 낼 거 같구, 시험 문제 지문/보기 같은 거에 담당하는 학년 친구들 이름 넣어둘거 같구... 학교에 하나씩 있는 학생들이랑 베프먹은 선생님 류려나~~~! 그리고 세상에 >>686 。゚(゚´ω`゚)゚。 .........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사랑스럽구 귀여울 수가 있는지 답 독백(?) 같은 거 써도 되려나 안 되려나 캡틴한테 물어보구 안 된다구 하면 썰로라도 풀게....... 어떻게 렌이 코로리를 좋아해주는거야 나 정말 복받앗어...
>>693 카피페 참치 요즘 자주 오는 거 같은데, 언제나 고생많구 고마워! 정말 언제나 재밌게 잘 보구 있어~! ( ´∀`)
>>695 헉 테츠야 똑똑해~~~ 헛점을 찔렀다~! 이야기로 풀어주는 역사 선생님 엄청 잘 가르치는 역사 선생님인데!!! 이야기 엄청 흥미진진하게 풀어줄 거 같구~~! 홀로 여행은 국내려나 해외려나~~!
>>697 꽃다발 뒤에 숨는 거 초러블리큐티 。゚(゚´ω`゚)゚。 100송이 꽃다발 완성됐다고 놀리고 싶어~~ 귀차니즘이 강한 체육선생님.... 수귀찮다고 체육 수행평가를 체육교과서 독후감으로 대체한 선생님 () 있었는데 그 선생님 생각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른되면 본고장 방문까지 가는구나~~!
>>704 엄마야~~~! (손으로 눈 가렸지만 손가락 사이로 다보기) ( ◠‿◠ ) 역시 미술 선생님인가~~! 미술실에서 장난쳐서 재료/도구 망가뜨리거나 작품 건들면 크게 혼날 거 같아...... 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나홀로여행 재밌지~~! 왠지 별구경갈거 같다~! 그리구 나 오늘 몸상태도 안 좋고 일도 바빴던지라 컨디션이 체력적 정신적으로 고갈나갖구 답레.... 늦을 거 같아...... 。゚(゚´ω`゚)゚。 오늘 안에는 가져와볼게.....
다들 좋은 저녁이구 가볼게 。゚(゚´ω`゚)゚。 이번주 월요일부터 너무 난이도 높아~~~! (`・ω・´)
>>704 으윽.... 스레 끝날 때까지 숨기려했던 내 오른손에 잠든 능력이....(붕대 감기) ㅋㅋㅋㅋㅋㅋ 요조라 꽃 받았을 때 반응 완전 귀엽잖아~~~~ 미술 선생님도 보건선생님도 다 어울리는데? 어렵다~
>>708 언젠간 렌뭉이가 아니라 렌이 꽃치장 당하는 날이 오고~ ㅋㅋㅋ 시험 지문에 학생 이름 넣는 선생님 기억난다~ 가끔 친구 이름이 오타가 나기도... 코로리 애들한테 너무 정줘서 렌이 걱정하는 거 아니냐구. 애들 졸업할 때마다 우는거 아냐? 답독백은 받으면 좋겠지만 무리 안해도 되니까~ 나는 어떻게 코로리가 렌을 좋아하는거지 하고 생각하면 되려나~~
나는 네 칭찬에 조금 으쓱해져서 어깨를 한 번 으쓱인다. 봐, 노력했다니까. 영어 공부도 열심히하고 인간 공부도 열심히 하는 난 참 성실한 신이 아닐 수 없다.
난 가만히 너의 말을 듣다가 나의 생각을 말해주었다.
"신은 인간의 믿음에 태어난 경우가 많으니까."
나는 내가 떠나보낸 종이배를 장난삼아 이리저리 휘청이듯 만지작거리다가 다리를 굽혔다. 모래 사장 위에 있었던 탓에 두 발을 지탱하고 있는 모래가 움푹 패어들어갔다. 나는 지평선 너머 종이배를 아예 떠나보내고는 후회처럼 속으로 생각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그냥 무던히 넘길 걸 그랬나. 신에게 무언가를 빌어본 적이 없는 내가 또 이렇게 소망을 써서 소원을 빌고 있으니 세상이 참 우습다. 한때에는 왜 이런 소원을 비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또 아주 이해 못할 짓도 아니다.
"재밌었어요."
그래, 즐거우니까. 나는 턱을 괴고 해풍을 온 몸으로 맞았다. 여름인데도 제법 매서운 바람덕에 덥지만은 않다. 바다끝에는 등대가 켜져 지평선을 밝히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제법 운치가 있다. 나는 이제 고개를 틀어 너를 올려다보았다.
"믿음이라..." 그렇다면 현대에는 믿음에서 기인하는 신은 나타나기 힘들어진 것일까요. 라고 말하면서 흔들거리면서 나아가는 종이배를 바라봅니다. 질문을 듣고는 느리게 손을 흔들흔들거려 배웅하듯 종이배에서 시선을 뗍니다.
"글쎄요... 믿고 싶지는 않은데 실존을 증명받아버려서 말이지요." 다른 가능성이 전부 부정되어서 단 하나의 가능성만이 남았지만 그 가능성이 정말 그렇지만. 믿을 수 밖에 없네요. 라는 말을 하면서 이마를 짚고는 하아. 하는 한숨을 살짝 쉽니다. 그럼 사이카와씨는 신에 대해서 잘 아시나요? 라고 물어봅니다.
"그 가능성 쪽은 어디에서 나왔더라.. 셜록 홈즈였나..." 에르퀼 푸아로였나. 아니면 뭐였던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적어도 나는 그간 심지가 굳지 못했다. 하면 하는 거고, 못하면 못하는 식의 마음으로 살아왔는데, 이런 생활 양상은 내가 항시 진지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했다. 사실 나 뿐이 아니라 대부분의 신들은 그러지 않나, 나는 감히 추측해왔다. 오래 산 자들, 특히 신들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잘 살 수 있을 기반이 있지 않나. 나는 네 제안에 다리를 굽혀 그 옆에 앉았다. 오밤중에 빛나는 작은 화면에 집중하는 사람이 이제는 둘이다.
"아하. 열심히 살아야겠네. 일이 많을 것 같은데."
나는 아는 척 말을 뱉었지만 사실 아는 바가 몇 없다. 일본에는 워낙 신이 많아서 제각기 믿는 신도 여럿, 존재하는 신도 여럿이라 전부 안면 있는 것도 무리일 뿐더러, 그동안 폐쇄적으로 살았던 나는 더더욱 알 수 있는 바가 없다. 이름으로 유추하는 수준에서 끝이 났는데, 아무래도 하늘의 뜻을 대신하는 일을 해오지 않았나 싶다. 그러니까, 너는 하늘을 대리하여 인간에게 뜻을 알리는 뭐 그런 신이라는 것이 나의 추측이다. 아무튼 상대도 나에게 정보를 주었으니 나도 나의 정보를 몇 뿌릴까 싶다.
"난 서쪽에서 왔어. 카와우미다이자."
신을 칭하는 것보다는 요괴를 칭하는 것에 가깝지만 나는 이 이름에 유감이 없다. 믿음에 비롯되어 태어났고, 그 믿음을 먹고 살아가니 나는 신이 맞고, 또 대사라는 호칭은 나의 골격이 되었으니 사실상 전부 맞는 말이다. 틀린 추측이 후에 맞게 되었다면, 그것은 더이상 틀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나는 너의 그 인자한 표정이 어째서인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저 알량한 표정이 목에 턱 박힌 사과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한 번 삼킨 것은 꿀꺽 삼켜야지 토하지는 못하는 게 뱀의 생태인지라 나는 말 없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실수가 있었을 뿐이야. 다시 내놔봐. 이번에는 진짜 잘 할 수 있으니까."
그리 말하며 나는 빼앗듯 너의 핸드폰을 손에 잡았다. 과연 네가 순순히 허락해줄지는... 잘 모르겠다.
>>775 매운맛은 가급적 보고싶지 않네요 ... 성격상 매운맛 트리거를 당길만한 일을 할 것 같지는 않지만요~ 일상적으로 크게 변화는 없겠지만 좀 더 자주 연락을 하게 되고 많이 보고싶어한다? 아마 학교에선 못볼 것 같고 학교 끝나면 코세이는 아르바이트하러 가니까 보기 힘들잖아요!
>>791 즉각적으로요. 다만 그렇다고 해도 초초초초 네이머 고위신들에는 비할 수가 없겠지만요. 그래도 절대적인 지위와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랍니다. 그런데 보통은.. 그렇게 된다고 해도 인간과의 사랑에 빠져있는 신들은 그냥 자신이 사랑하는 이와 평생을 사는 것에 좀 더 집중하는 편이에요.
>>784 매운맛 나올만한 트리거가 아마 없을테니 안심하라구~ 음 그럼 라인 횟수 늘어나고 보는 건 방과후 잠깐이려나~ 가끔 시간 맞으면 코세이 알바하는 카페까지 요조라가 따라갈지도 몰라? 고 앞까지 같이 갔다가 요조라는 집에 가구 코세이는 알바가구 하는거지~ 아 코세이 알바하는 카페도 한번 가줘야 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들딸 쌍둥이... 좋은데? (요조라 : 흐엣치!)
칭찬 받아줬어! 입꼬리 붙잡았다! 예쁘다며 아가씨 같다 칭찬한 것에 고맙다며 감사인사를 받을 줄은 상상도 못한 코로리라서, 방글방글 웃어버릴 거 같아 안간힘을 썼다. 웃을락 말락 꾹 눌린 입꼬리 생김새가 조금 우습지만, 칭찬 받아줬다고 들떠서 훅 다가가버릴까봐 조심했다. 부담스러워하는 짓은 안 하려고 노력 중인데 참 드물었다. 현실과 꿈의 경계도 없이 노다니듯 타인을 대할 때도 그러고는 했으니까! 앞서 봄날에 있었던 책방에서의 일 때문만은 아니었다. 제 쌍둥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니까 못나게 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양귀비는 양귀비니까 못난 양귀비라고 할 거야! 이건 양보 못 해. 아무리 쌍둥이라고 해도 잠의 신에게서 업을 뺏을 수는 없었다!
"응, 꿈 거미!"
안간힘 쓴 거 다 부질없다! 방글방글 환하게까지는 아니어도, 미소 지으니 입꼬리 붙잡은게 의미없어졌다. 이유는 맞춰진 시선을 피하지 않아서였다. 이렇게나 우물쭈물 어색한 분위기 낭낭한데 눈 맞춰지면 당연히 피하겠구나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번처럼 거리를 좁히지는 않았다. 입꼬리는 놓쳤어도 발은 잘 붙들고 있나보다.
'나… 혹시 꿈 속이야?'
꿈 속도 아닌데, 나 사라졌어ー. 코로리는 꿈 속에 다닐 때 모습을 숨기도 다닌다. 꿈을 꾸는 사람이 자신을 찾지 못하게 보호색을 씌울 때도 있었고, 아예 드러내지 않기도 했고 어떤 방법으로든 숨어다녔다. 그러니 꿈 속에서는 코로리가 없는 듯 느껴지는게 옳았는데, 여기서는 아니지 않나 싶다. 내 얘긴데ー! 나 여기 있어두 되는데! 제 의사는 어디로 사라졌느냐 이것이다. 남매의 대화에 합죽이가 돼 있던 코로리는 긴 한숨소리가 신경쓰였다. 집으로 데려가고 싶지 않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데려가겠다는 것만 같았다. 그 생각이 맞단 것처럼 요조라가 다시금 짧게 한숨 쉬었다. 코로리는 눈을 데구르르 굴리며 입을 열었다.
"작은 호시즈키 씨, 나ー"
여기 있어두 괜찮아! 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쏙 들어간다. 별 다른 이유 없다, 요조라가 제 어깨를 감싸고 가게 밖까지 이끌었기 때문이다! 악수도 겨우 했던 것 같은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양귀비 향이 물씬나는데, 웬일로 코로리는 세이한테 자랑할래ー! 다른 생각했다. 그리고 말하다 만 것은 마무리해야겠다 싶어서 하려던 말을 바꿔버린다.
"구름 밟았으려나."
그러면 좋겠다! 갑자기 웬 구름인가 하면, 별은 구름 뒤에 있으니 하는 말장난이었다. 구름 밟고 올라서면 별과 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무슨 별이느냐고 하면, 호시즈키에서 호시만 보고서 치는 말장난이었다. 둘이 아는 별이 하나 더 있어서 그렇지.
>>809 알면 조금 서운해할지도 몰라요~ 그래도 어쩔 수 없는거니까 티는 안내고 ... 주말마다 만나려고 할 수는 있겠네요! 일주일에 한번은 꼭 데이트를 하겠다는 의지랄까요~ 걱정하는 요조라 모습 보고싶기도 하네요!! 오빠랑 같이 오면 또 서비스 낭낭하게 챙겨줄꺼라구요!
>>814 저는 커플들이 AT를 펼치는게 아니면 크게 신경을 쓰거나 할 생각은 없어요. 이른바 자신들의 세계에 빠져서 다른 이들에겐 대충하나 자신들끼리 길고 긴 썰을 연속적으로 나누면서 아예 다른 이들을 병풍화시킨다거나, 혹은 커플들로 엮인 이들끼리만 썰을 집중적으로 풀고 다른 관계없는 이들은 사실상 뒷전으로 둬서 커플들끼리의 AT장벽을 만들다거나 그렇다면 뭐 저는 이 스레 엔딩을 포기해서라도 폭발시켜버릴 생각이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답 독백을 쓰는 것 정도야 제가 막을 것은 아니지요!
>>821 지금도 잔소리가 많은 편은 아니에요. (흐릿) 같은 반 코로리가 땡땡이를 치고 그러니까 코로리에게나 잔소리 하는거지. (흐릿22) 물론 말하는 것이 많이 직구라서 때로는 잔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의외로 관심없는 이에겐 그러던지 말던지 스타일이랍니다.
마히루의 농간에 반응하면서도 요조라는 코로리의 행동이 저번과 조금은 다르다 느낀다. 사실 먼저 아는 체 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서점에서처럼 와악 다가올까봐 그런거였는데, 그러지도 않았고, 표정도 웃을락말락하다가 또 갑자기 웃었다가, 뭐라고 할까, 고삐를 어설프게 잡는 느낌이다. 서점에서 자신이 너무 과민반응해서 그러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머쓱해져서, 마히루에게서 대피라는 핑계 반, 미안함 반으로 코로리를 가게 밖으로 이끄는 요조라였다.
요조라가 어깨를 감싸기 직전, 코로리가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나오느라 미처 말이 이어지지 못 한 듯 싶었다. 그 와중에 또 들린 작은 호시즈키 씨 라는 호칭이 귀를 간지럽힌다. 왠지, 이자요이 성씨를 단 사람들은 다들 이런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남매가 어떻게 이렇게나, 똑같을 수가 있지, 생각하며 가게에서 나와 코로리의 어깨에서 손을 뗀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래도 손이 닿았던 부분이니 어깨를 살짝 털어주며 팔을 거두고 앞으로 걸음을 떼려는데, 하던 말의 계속인지 모를 말이 들려와 멈춰 서서 코로리를 본다.
"구름, 이요...?"
바로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라, 요조라는 발밑을 한번, 하늘을 한번, 번갈아보고 다시 코로리를 보았다. 깜빡이는 검은 눈은 잘 모르겠다는 기색이다. 의미를 묻기보다 그냥 혼잣말인가보다 넘기기로 한 요조라는 집은 이쪽이라 말하며 한발짝 앞섰고, 가면서 말한다.
"저, 그... 이름, 말인데요... 그냥, 요조라, 면 되니까요... 작은, 이란 말은... 이자요이 씨, 한테 더 어울리는, 말인거 같고..."
작은 호시즈키는 듣기에 간지러우니 그냥 이름을 부르라는 말을 반바퀴 정도 빙 둘러 중얼거리고 힐끔, 코로리에게 향하는 시선 있다. 눈에 띄게 호의적이지 않고, 웃지도 않지만, 저번처럼 경계하지도 않는다. 요조라는 코로리가 따라오는 걸 확인하며 느릿하게 걷는다. 걸을 때마다 검은 오비 장식에 달린 큼직한 붉은 리본이 살랑댄다. 느리지만 단정한 걸음은 호시즈키당이 있는 건물을 빙 돌아 그 뒤로 간다. 호시즈키당의 건물과 뒤뜰을 공유한 뒷편엔 2층짜리 가정집이 있고 거기가 바로 요조라네가 사는 집이었다. 현관으로 간 요조라는 문을 열고 들어오세요, 라며 코로리를 집 안에 들어오게 해주었을 것이다.
그러고보니 개인적으로 누굴 데려온게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란다. 이럴 땐 방으로 데려가야 하나? 아니면 거실로? 문을 열고 신발을 벗으며 고민한 끝에 직접 물어야겠다 싶어서, 요조라는 코로리에게 물었다. 담담하게, 별 생각 없어보이는 얼굴로 눈을 깜빡이면서 말이다.
>>841 그냥 성별만 여자인 아키라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딱히 여자가 되었다고 해서 지금과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것 같기도 하고..외모나 그런 것을 빼면 말이에요. 딱히 성별이 바뀌었다고 해서 아키라라는 캐릭터를 형성하는 개성이나 특징이 달라지진 않을테니까요.
답레는 이따 집 가면 써올게!! 지금 택시라서 잡담은 몰라도 답레는 힘들다 。゚(゚´ω`゚)゚。 기모노 메이드복 입은 요조라가 집 안내 해주니까.... 정말 메이드인거 같아서 조금 웃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ㅠ 작은 호시즈키라는 말 간지러워 하는 요조라 귀여워~~~~~~! 마히루가 큰 호시즈키니까!!!
>>84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 나두 코로리가.... 남캐? 그냥 조금 키 작아지고 방글거리는 코세이 아닌가? 쌍둥인데? 이생각햇어 (⌒▽⌒) 헉 지금보다 더?! 도베르만 느낌 아닐까 싶구?!
>>846 세이에게 배신당한 리리였습니다...... ( ´∀`) 코로리는 남동생일 때나 여동생일때나 성격은 비슷할 거 같지?! 그래도 장난기는 조금 덜하려나~~ 잔잔하게 엉뚱한 말 하는 느낌?!
안녕. 오늘부로 격리해제라서 아주 기뻐. 몸은 많이 괜찮아졌어. 이제 두통도 없고 열 오르는 것도 없어서, 기본적인 감기증상만 조금 있으니 금방 나을 것 같아. 다만 며칠간은 검사해도 죽은 바이러스 때문에 자가키트 검사를 하면 두줄이 뜰 거라고들 하더라고..😶 다들 걱정해줘서 고마워.😘
코로리는 발 밑과 머리 위를 거쳐 자신을 향하는 요조라의 눈을 보고서 눈웃음지었다. 어깨도 털어주고, 코로리는 구름을 밟은 것 같다고 확신했다. 구름을 밟고 올라가 발을 디뎌도 별에 닿기에는 한참 멀었지만, 그래도 한 발자국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으니까. 잘 모른다는 듯이 깜빡이는 눈을 보고서 지금 구름 밟았다는게 무슨 뜻인지 말했다가는 또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한발짝 앞서있는 뒤에서 한 발 디디며 말한다.
"오로라 만나면 알려줄게!"
오로라는 구름보다 한참 높이 있으니까! 그때는 옆에 나란히 서서 걸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금은 흔들거리는 큼직한 붉은 리본을 쫓자니, 요조라가 이름을 허락해줬다! 힐끔 코로리를 보았을 때 눈 반짝거리며 동그랗게 뜨고서 기대 어린 표정을 볼 수 있었겠다. 나 오로라 벌써 만난거야?! 특별히 착한 양귀비라구 해줄까!
"요조라 씨, 요조라 씨ー 내 이름 기억하구 있어?"
한 번 불러도 충분할 이름을 두 번이나 연이어 부른 건 이름 허락받아 신난 걸 숨기지 못하는 듯 하다. 코로리는 그 때 서로 자기소개했던 이름을 기억하고 있으려나 싶었다. '작은' 이 제게 더 어울린다니 작은 이자요이 하고 부르더라도 상관은 없을 것 같았지만, 기왕이면 기억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또 다른 생각을 한다. 요조라와 오로라를 소리없이 읊어보니, 입안에서 혀 굴러가는 모양새가 닮았단 것이다. 오로라 씨다! 나중에서야 부를 수 있을 것 같은 별명을 미리 하나 지어버리고 말았다. 그러고 있자니, 요조라를 쫓아 온 집은 2층의 가정집으로 호시즈키당의 뒷편에 있었다. 멀지 않다더니 정말 금방이었다. 문을 열어주면 호시즈키당 들어갈 때와 엇비슷하게 쭈뼛거린다. 그때보다는 덜 우물쭈물거렸지만 신발 벗는 것도 어색해보인다. 누군가의 집에 온게 처음이다. 초대받아왔다기보다는 들이닥친 쪽에 가까운 것 같아서 더욱 그랬다.
"올라가도 돼ー?"
오로라 씨니까 위에 사나 봐! 요조라가 말해주기도 전부터, 양귀비 향이 위에서 짙었기에 요조라 지내는 방이 어딘지 알 것 같았다. 코로리가 드림캐쳐에 실어놨던 자신의 힘은 거의 다 닳았는지 희미하게 느껴진다. 방으로 가서 다른 물건들에도 조금씩 예비용 같은 느낌으로 힘을 실어줄까, 생각하며 방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다 아차! 하고 퍼뜩 드는 생각이 있다. 제 쌍둥이가 신이라는 걸 밝혔을까, 밝히지 아니했을까! 인간에게 들켰던 걸로 혼나던 그 날을 기억하면 밝히지 않았을 것도 같았고, 좋아하는 사람이니 만큼 남들은 쉽사리 가질 수 없는 특별한 비밀을 공유해줬을 것 같기도 했다. 신력을 쓴단들 드림캐쳐 만지작거리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겠지만, 왠지 신경쓰이게 됐다.
구름을 밟았다느니, 오로라를 만나면 말해준다느니, 희안한 언동들이지만 왠지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여진다. 이상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이 하나의 개성으로 느껴진다고 할까, 표현이 좀 독특하구나 싶을 뿐이다. 저렇게 말해도 대화는 문제가 없으니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론 요조라는 코로리에게 조금씩 느슨해지고 있었다. 느슨하지만, 완전히 풀어놓지도 않은, 미묘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말이다.
"기억, 하죠... 이자요이, 코로리 씨..."
이름으로 불러달라 한게 그렇게 기뻤는지, 슬쩍 본 얼굴은 안 그래도 커다란 눈이 더욱 크고 동그래져서 요조라를 보고 있다. 그런 눈으로 보면서 이름을 기억하냐고 묻길래, 요조라는 당연히 기억한다고 대답했다. 첫만남이 워낙 여러 의미로 임팩트 강렬했으니, 다른 사람들에게 하듯 누구세요를 시전하기도 어려웠다. 무엇보다 저 눈이 실망하는 걸 보면 어쩐지 죄책감이 2인분으로 밀려올 것 같기도 했고, 그래서 순순히 대답해주고 앞으로 고개를 돌린다. 이후 현관을 넘어 집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요조라는 코로리를 다시 바라보았을 것이다.
머뭇거리며 들어온 코로리에게 방으로 갈지 거실로 갈지 물으니, 코로리는 올라가도 되냐고 되묻는다. 방으로 가겠다는 의미겠지. 선택지를 내준 건 요조라였으니 괜찮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안내를 하려는데, 느닷없이 덧붙인 말에 요조라의 표정 또다시 의문에 빠진다. 아까부터 나온 저 A/S는 대체 무슨 의미일까. 뭐, 방에 가보면 알겠지, 속으로 자문자답을 한 요조라는 현관 옆 계단을 가리키며 여기로 올라가면 된다고 말했고, 가는 길 작게 중얼거린 말 있었다.
"유령 남매려나..."
작은 혼잣말이었지만 코로리가 못 들을 만한 음량도 아니다. 그렇지만 요조라는 들었는지 아닌지, 딱히 눈치 보는 기색 없이 느긋히 걸어 코로리를 방으로 데려갈 뿐이다. 길지 않은 2층의 복도 끝, 왼쪽 방, 굳게 닫힌 방문엔 밤 야(夜) 자 먹으로 적힌 동그란 나무패가 걸려있어 누구 방인지 알 법 하다. 그 방 문을 연 요조라는 잠시 흠칫, 했다가 빠르게 체념한 듯 짧은 한숨 내뱉는다. 그리고 코로리를 보며 들어오세요, 라고 말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한발 앞서 들어가서 좌식 테이블 위에 펼쳐진 스케치북, 채색 도구 등등을 솜씨 좋게 모아 별도의 책상 위로 옮겨 놓고, 깨끗해진 테이블 앞에 푹신한 방석 놓아주며 여기 앉으라 권한다.
"마실 거... 좀, 가져올, 테니까... 쉬고 계세요..."
앉을 자리를 만들어 준 뒤 요조라는 다시 방을 나가 곧 계단 내려가는 소리 날 것이다. 코로리 혼자 남겨졌을 방 안은 혼자 쓰기엔 좀 큰 크기지만, 이것저것 있는게 많아 결코 휑한 느낌은 없다. 책장엔 책과 그림도구로 빼곡하고, 잘 접은 이젤이 빈 캔버스와 함께 한구석에 세워져 있고, 벽은 갖가지 사진집을 잘라 낸 페이지들로 면마다 다른 풍경화 마냥 채워졌다. 특히 천장은 다수의 밤하늘과 별 사진들로 천장을 가로지르는 은하수를 만들어 놓았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인상이 강렬한 방이다. 그 속에서 코로리의 드림캐쳐는 침대 옆 창틀에 있었다. 잘 다루었는지 먼지 하나 없이 깔끔하고, 깃 하나 망가진 거 없이 온전한 드림캐쳐는 전용 아크릴 받침대에 걸어져서 다소곳이 놓인 모양새다. 유독 그 하나만 특별 취급 하는 듯한 느낌이 있어, 이 요란스럽다면 요란스러운 방 안에서 나름의 존재감을 드러내어 찾기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방 구경을 한차례 할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계단 오르는 소리 나고 곧 방으로 요조라가 들어온다. 팔로 받친 작은 쟁반엔 길쭉한 유리컵 두개와 접시 하나 있다. 가게의 점원복 차림으로 그런 걸 들고 들어오니 꼭 이 집의 메이드가 된 듯 해 보인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요조라는 좌식 테이블에 쟁반을 올리고 각자의 앞에 유리컵 내려놓는다. 빨대가 꽂힌 투명한 유리컵 안은 얼음과 초록색 청포도 사이 노란색 레몬 한조각 섞인 에이드가 담겼고, 테이블 중앙에 놓인 접시엔 주먹만하게 큼직한 슈크림 서넛 듬성하게 쌓였다. 자신도 방석 하나 끌어와 앉은 요조라는 아이고, 하듯이 날숨 한번 내뱉고, 코로리에게 음료와 슈크림을 권한다. 그리고 자신 몫의 컵 가져와 빨대로 휘휘 젓고, 한모금 짧게 마셨겠지.
"인간도 게으른 자 있고 무엇이든 하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도 따로 있듯이 신도 신 나름인 것입니다. 저는 이리하길 좋아하는 신일 뿐이고 말입니다."
다른 신들이 대체로 어떤지는 그도 확언하지 못한다. 신들이란 워낙 제각각으로 생겨먹은 존재고, 아마츠코토시로는 그간 남에게 깊이 관심 있던 신이 아니었던 탓이다. 아무튼 그게 지금 중요할까. 그는 몸을 조금 옆으로 물려 자리를 내주었다. 그렇게 반딧불 형형히 빛나는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보다 눈앞의 게임에 정신을 판 신이 2주(柱: 일본어로 신을 세는 단위) 되셨다. 세속화된 신의 행태를 보여주기에 이보다 더 좋은 광경이 없을 듯했다.
"네, 그랬습죠. 지금은 휴직 중이지만 말입니다. 저 역시 추론을 해보자면, 뱀으로 형상화된 강의 신이십니까?"
이름에 바다가 들어가니 오차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큰 강을 용이나 뱀의 형상과 연결짓는 것은 인간의 모든 문명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비슷하다면 비슷한 경우라 그는 제 쪽을 가리키며 이렇게 덧붙였다. "비슷하군요. 저는 은비늘 번쩍이는 물고기입니다."
그는 순순히 폰을 넘겨주었다. 설마하니 별 일이 있지도 않을 테고, 있더라도 자신에게는 큰 문제 되지 않을 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령신이 입꼬리를 길쭉하게 당기며 씩 웃는다. 그는 성격에 조금 고약한 기질이 있어서 누군가를 골리길 좋아하는 신이다. 그는 '事'의 흐름을 보아 많은 것을 아는 능력이 있지만, 타자의 생각까지 훤히 읽지는 못한다. 그러나 미즈미의 그 반응으로부터 어떤 심리─정확히 어떤 감정인지는 모르겠지만─를 톡 건드렸다는 것 정도는 알겠다. 놀려먹으려는 심산을 굳이 숨기지도 않고 미즈미의 시야 안에서 공연하게도 얼쩡거린다. 몸 가까이 했다가 멀어졌다가 반대편으로 옮겨갔다가 아주 정신 사납다.
"예, 처음이란 다 그런 법이니 당신 말씀 굳게 믿겠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진짜'라는 말은 참 무섭습니다. 일언이 중천금이라는 말은 남아나 장부에게만 그치는 격언이 아니니 말입니다. 장담한 만큼의 결과를 내지 못해 제가 사이카와 씨에 대한 신뢰를 잃어 버린다면 그만한 큰일이 없을 텝니다. 신인神人 막론하고 첫인상이라는 것이 그렇게나 중요한데 말입니다……."
그러는 저도 첫인상 좋게 남기는 그른 것 같은데. 미즈미의 귓가에 대고 쉴틈없이 쫑알거린다. 대놓고 훼방을 놓지 않는다 뿐이지 정신 산만해지는 짓이라고는 아주 다 하고 있다.
갱신해~~~ 아침에 그 호칭 문제 봤어 ㅋㅋㅋㅋ 뭐어... 그러게? 그렇지만 사실상 할머니라는 사실은 미즈미만 아니까 어떻게든 되지 않을려남~~~~ 근데 사실 미즈미 입장에서도 참 곤란한게 코로리 (친구) 렌 (지 손자뻘 되는 애) 라서 ㅋㅋㅋㅋ 혼란스럽긴 할듯... 친구가............ 손자며느리?! 같은 느낌이 있지
"그렇지. 땅 위에 물이라면 어느 정도 관여 할 수 있어. 혹시 연애 사업에 쓸 일 있으면 부탁해도 좋아."
흔들다리 효과라고, 물 위에서만큼 연애 사업이 잘 풀리는 곳이 없다. 연인들은 배를 타기도 하고 강변을 보며 운치를 즐기고는 하지 않던가. 그때 내가 힘을 좀 써서 배를 마구 흔든다거나, 물뱀이라도 풀어서 둘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어줄 요량이 있다. -이러면 데이트 망한다- 이름에 바다가 들어가는 까닭은 오랜 시절 인간들이 호수와 바다를 혼용하여 사용한데에 있다. 안타깝게도 바다까지는 내 힘이 잘 미치지 않는다. 그 짜고 거친 녀석들은 내 말을 좀처럼 듣지 않았다. 내가 바다 수영을 싫어하는 데에도 그런 이유가 있다. 여하튼 민물과 소금물 사이에는 뚜렷한 경계가 있어, 나는 네가 민물고기가 아닐 것이라는 맥없는 확신이 들었다.
"...바다의 것인가보구나."
그러하니, 내가 너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우리는 인세에 있기 때문에 신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아, 나는 입을 다문다. 사실 내 눈 앞에 게임에 더 집중한 것도 있었다. 나는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다가도, 자꾸 옆에서 훼방놓듯 말을 지껄이는 네가 신경쓰여 곁눈질하기를 반복했다. 흥, 백날 돌 던져봐라, 어디 내 호수에 파문이 이는지. 이런 얕은 수로 호수처럼 깊은 내 도량이 밑바닥 들어내는 일은 결단코... 결코...
[GAME OVER]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나에게 종終을 고한다. 나는 결국 핸드폰을 무릎 위에 올려두고 너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눈을 가늘게 뜨고 너를 이리저리 칩떠보는 모습이 곱지 못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렇지만 이 자는 내가 이리 군다한들 짜증내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할 작자라...
"악취미꾼. 너, 성격 나쁘구나. 비린내 풀풀 나니까 그런 식이면 금세 들켜버릴걸."
그 더러운 성격도 그렇고, 인간인 척 둔갑하며 다니는 모습도 금방 들통나버릴 것이다. 이건 내 사견이 아니고, 그냥 객관적으로 그렇다는 의미였다. 절대 내가 짜증이 나서 예언처럼 저주하는 건 아니다. 내가 속 좁은 신도 아니고, 이정도는 잘 넘어갈 수 있단 말이다.
"...한입거리가.*"
............
아무튼 짜증내는 거 아니다. 나는 아량 배풀어 너에게 핸드폰을 건네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마 상대가 은갈치인 걸 알았다면 이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못했을 것이다.
닭이 있거나. 파가 있거나. 둘 다 있거나. 엔에게는 그다지 문제될 건 없었습니다. 입맛이라고 불리는 그런 것의 호오가 깊지는 않았거든요. 단순한 입맛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니면 예민해서 고기나 야채나 그 의도된 맛을 알아서 그런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저는.. 음. 소금구이가 괜찮겠네요." 질이 나쁘면 확 티가 나는 게 소금구이인 만큼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받아들고는 먹습니다. 내가 봐도... 너 참 맛없어보이게 먹는다. 영양분 공급 외에는 의미가 없나? 아니 너 맛은 잘 느끼잖아. 왜 요리하는 거랑 비슷하게 먹니.
"음... 나쁘지는 않네요." 마츠리 음식들이 괜찮다는 건 인정하는 바이니만큼. 맛있다고는 하지만. 은근히 붕 떠 있는 칭찬인 것 같기도 합니다. 뭐라고 해야하죠. 의례적으로 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한?
"사이카와 씨는 맛이 괜찮다고 느꼈나요?" 가볍게 물어봅니다. 어차피 이거 다 먹고 나면 헤어질 텐데 물어볼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지만. 예의는 지키는 게 맞겠지..?
맛 있는 거 맞아? 나는 속으로 생각했는데, 인간들은 보통 맛있는 걸 먹을때 눈을 감으며 '오이시!'라고 하거나 놀란 표정을 지으며 '우마이!'라고 한다. 나야 맛을 음미하는 건 최근 들인 습관이고, 뭐가 맛있고 뭐가 맛없는지는 잘 모른다. 다만 그중 제일 익숙하고 괜찮은 것이 고기일 뿐. 나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네에-! 파가 들어간 거 빼고는 전부 괜찮네요. 저는 야채를 싫어하거든요. 선배도 괜찮다니 다행이네요."
나는 이것저것 잔뜩 섞여서 조리되어 나오는 요리도 썩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된다면 통째로 구워서 통째로 나오는 것들을 선호하는 편이고...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 문제이니 나는 내색 않고 고개를 끄덕인다. 굳이 따지자면 소금 구이 닭꼬치는 내가 좋아할 만한 요리에 속했다.
"네- 그러면 여기서 작별할까요? 너무 늦어져서 기숙사 통금시간에 걸릴 것 같네요."
빨리 집을 마련하든지 해야겠다. 조금만 밖에 있을라치면 경고가 주어지니, 인간 살이 쉽지 않다. 나는 핸드폰을 켜 시간을 가늠하고는 이쯤되어서 헤어지는 게 맞다고 결론내린다.
나중에서야 부를 수 있을 별명이라고 생각한 것치고는 빠르게 튀어나왔다. 뭐, 나중은 나중이었다! 생각한 즉시 물어보지 않았으니 나중이라고 해도 상관없을 것이다. 좀 더 요조라가 거리를 내어줬을 때 물어보려고 하기야 했지만, 이름 기억해줬잖아! 요조라가 제 이름 기억해준게 들떠서, 이름으로 불러도 된다고 했는데도 이 예쁜 별명을 자랑하고 싶었다. 코로리는 별명 짓기 즐겨하기도 했고 양귀비라고 부르는 것ー인간계에서는 미인을 뜻하는 칭찬으로 쓰이고는 하지만, 코로리에게 만큼은 칭찬이 아니었으니ー보다야 오로라가 낫지 않겠느냐 싶어서 물어보며 조금 기대했다.
"유령? 나는 박쥐 아닐까!"
요조라의 안내 따라 집들어와서는 이제 계단까지 총총 오르다 들린 말에 고개 갸웃거렸다. 유령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디폴트적인 이미지는, 새하얀 천 뒤집어쓴 팔락거리는 생김새다. 코로리는 자신의 본모습이야 하얗다 못해 아룽거리는 알록달록한 색을 갖고 있으니 유령이라고 해도 그런가 했겠다만, 지금은 새카만 흑색이다. 제 쌍둥이야 인간계 내려오며 머리카락을 하얗게 물들였으니 유령이라는 말 들을 법 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저는 까맣기 때문에, 유령이 나올 것 같은 곳이라고 하면 거미줄 친 고성에 박쥐 날아오르는 것이 생각나니까 까만 것 중에 박쥐가 나왔다. 거미도 까맣지 않느냐 하면, 거미는 이미 꿈 거미가 있으니까! 짧은 복도 끝 밤이 한자로 적힌 방문. 코로리는 요조라가 방문을 열고서 들어가면 코로리는 잠시 속으로 사과를 올렸다. 세이 미안ー! 왜 사과했느냐고 하면, 저가 제 쌍둥이보다 쌍둥이의 연인과 더 친해질 수도 있겠다 설레발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요조라가 어깨도 감싸주고, 이름도 기억해주고, 집에 들어와 방까지 오게 됐는데 제 쌍둥이 골려주고 싶어 장난기가 요동친다.
"으응, 응. 쉬게 할게!"
말이 조금 이상하다. 쉬게 하겠다니,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당연히 꿈 거미지! 코로리는 방에서 물씬나는 꽃단내에 드림캐쳐에 담아둔 힘이 닳고 닳은게 순식간에 이해가 됐다. 꿈 거미가 열심히 일했겠다 싶어 얼른 A/S, 다시 말해 재충전해줘야겠다 싶다. 코로리는 요조라가 방을 나갈 때까지만 방석에 얌전히 앉아 있었다. 계단 내려가는 소리 들리면 다시 자리에서 폴싹 일어나 꿈 거미를 찾았다. 찾는데 그렇게 오래 걸릴 리도 없다. 자신의 힘이 담겨있던 물건이고, 지금도 흐릿하게나마 남아있어 그 기운이 느껴지니 바로 찾을 수 있었다. 요조라가 다른 책상으로 치운 스케치북과 그림 도구들, 벽 한 면 빼곡히 전시회마냥 채워둔 사진 페이지들나 천장에 만들어둔 은하수에 발목 붙잡힐 뻔도 했지만 일해야지! 무사히 침대 옆 창틀에 걸린 꿈 거미에게로 올 수 있었다. 아주 작은 별모양 비즈를 무려 일곱개 달아두었고, 거기에 힘을 실어두었는데 일곱 별 모두 지친 것 같다. 코로리는 톡톡 비즈를 건드렸다. 빠르고 확실한 A/S가 일곱번째 비즈를 건드릴 때 끝난다. 응응, 역시 나 관대하고 아량넓고 존경받아 마땅한 신님이야! 요조라가 다시 돌아오기 전에 일을 끝낸게 만족스럽나보다. 코로리는 방 구경하고 싶은 마음 얌전히 꾹 눌러두고 방석에 돌아가 앉았다. 고개만 이리저리 둘러본다. 그림을 그리기 좋아하나보다 싶었고, 별을 좋아하나보다 싶었다. 그러고보면 책방에서도 그림과 사진 관련 코너에 있었고, 제 쌍둥이도 별이다. 코로리는 고개 젖혀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오로라 씨, 정말 별님이랑 사귀고 있다는 거 알구 있을까?! 궁금해 입 근질거린다. 만약 알고 있다고 하면 그때는 제 쌍둥이에게 악몽 선물하면 된다.
"나… A/S 끝났는데…!"
다시 계단 오르는 소리나 천장 구경하던 고개를 내렸다. 그러면 요조라가 점원복 차려입고 있어, 그런 옷차림으로 간식 내오는 모습이 보인다. 괜히 귀한 손님된 기분이라 눈 데구르르 굴린다. 이제 용건 다 보았으니 그냥 가도 상관없는데, 에이드에 슈크림까 테이블 위에 예쁘게 놓인다. 다시 한 번 눈 굴리다가 요조라 따라하듯 에이드를 한 입 빨대 물어 마신다. 이렇게 같이 시간을 보내게 됐다니, 어쩔 수 없다. 효도… 해볼까! 레몬 한조각이 눈에 띈다.
"있지, 사탕은 레몬이야."
제 쌍둥이가 부모는 아니지만, 오라버니 노릇 몇 백 몇 천 년 해주었으니 나름대로 효도 중이다. 효도 맞다.
어떻게 해야 연애사업에 물의 힘을 쓸 상황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별달리 연애를 할 생각은 없으니 적당히 수긍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뭐, 적당히 우연을 가장해 옷을 적신다거나 하겠거니 싶다. ……그래도 전령신은 상식 자체는 평범함에 가까웠다. 하지만 미즈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았더라면 참지 못하고 웃어버리거나, 고쳐줄 생각 않고 좋은 생각이라며 종용했을지도 모른다.
"성이 타츠미야에 바다 것을 닮았지만, 뭐 정말로 바다 출신인 것은 아닙니다. 근본적인 정체성은 물보다는 천상의 것에 가까우니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하늘 날아다니는 물고기입니다. 인간들의 상상력은 재미나죠. 그가 고개 끄덕이며 첨언을 했다. 치졸한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미즈미의 플레이는 흔들리지 않았다. 적어도 그가 하는 것보다는 순조롭게 잘 하는데, ……역시. 초반부를 넘어 속도가 빨라지는 구간부터는 잠시 한눈을 팔리는 순간에 치명적인 실수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런─ 아쉽지만 첫판보단 능숙해지셨습니다." 옆에서 실컷 까불어놓고선 굳이 한 마디 얹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상대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자 그는 도리어 반듯한 미소를 띄고 시치미를 뚝 떼었다.
"에이, 저는 적어도 난폭하지는 않습니다. 그러기로는 인간들이 더한데 뭘요. 그리고 이 정도 장난은 학교 아이들도 많이들 칩니다. 남고생이라는 존재들의 광기를 모르시나 봅니다?"
둘러대는 말만은 아닌 진실이긴 하다. 다만 학교에서는 그도 이미지 관리를 위해 이 정도로 대놓는 심술은 부리지 않지만. 상대가 일어나버리자 그도 따라서 벌떡 일어난다. 미즈미가 가버리려 한다면 몇 걸음 거리를 두고 그 뒤를 졸졸 따라다녔을 테고. 가든 가지 않든 그에게서 이런 쫑알거리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 비극이라면 비극이다.
"가시렵니까? 모처럼 경치가 좋은 곳에서 그렇게 토라지시면 당신만 손해십니다. 그건 그렇고 비린내라니 말이 심하십니다? 제 냄새 한 번 맡아 보시겠습니까? 비늘 가진 것들끼리 화평해야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사이카와 씨야말로 마츠리 구경하느라 일광욕을 못 해서 기분이 나쁘신 것 아닐까요?"
>>991 아직 시기가 이르다... 하고 넣어둔 질문들도 있다구(가을~겨울 질문) (*´ω`*) 으응 역시 10대의 피부....... 헉 젖살인가?! 젖살 말랑말랑.... 귀여워~~~~! 손 흰거 그림 그리다 물감 묻으면 더 잘보여서 되게 프로페셔널해보일거 같구(?) 그리고 3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인팅나이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인팅나이프 잘 튕긴다는 느낌이지만 응 나이프는 나이프지
>>993 아하 시기 맞춘 질문~ 그건 그거대로 기대된다~ :3 그렇습니다 요조라 볼엔 무려 젖살이 남아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히루가 종종 젖살도 안빠진 꼬맹이ㅋ 하고 놀린대~ 그래서 어린 취급 하면 쪼오금 싫어한다~ 손에 물감 묻은거 보고 갑자기 손에 바디페인팅 해버린 적도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 나이프는 나이프지 날 번쩍번쩍 튕기면 팅~하고 소리 영롱한 회화용 나이프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