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은 별 생각 없는데 본인이 설레발을 친 꼴이지만, 그는 딱히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넵, 그런 겁니다."하며 영문 모를 소리로 대충 굳혀버린 것이다. 그런 것보다는 불빛이 예쁘니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 등불은 파도 물결에 맞추어 이리저리 흔들리고, 울렁이는 물 위에서 빛을 너울댄다. 수평선과 밤하늘의 경계가 흐리다. 수면을 둥둥 떠다니는 등불들을 가만히 바라보며 그가 중얼거린다. 대답을 바라는 것은 아닌지 옆의 기색은 신경쓰지 않는다.
"역시 좋습니다, 축제라는 건. 특히나 이런 잔잔한 축제는 운치도 있고. 이곳의 신은 틀림없이 흡만하실 듯합니다."
마츠리는 결국 신을 향한 경외와 감사의 제인 동시 인간의 휴양을 위한 것. 그가 이 축제의 주인은 아니나 이번 호타루마츠리는 신으로서의 그와 인간으로서의 그가 보기에 둘 모두 챙기기엔 충분하니, 제법 호언으로 칭찬하는 말이다. 그가 다시 고개 돌려 토와를 바라보았다. 어두운 밤중 멀리서 일렁이는 불빛을 반쯤 등진 얼굴이, 보기 좋게 눈웃음을 짓는다.
"처음 장담한 만치는 즐겼습니다. 당신은 어떠십니까?"
약속 어긴 친구가 괘씸하니 토와와 한껏 재미나게 놀아야겠다는 그 소리다. 결국 장담한 만큼 성공했으니 이만하면 즐거웠고.
"그런 거지요.." 등불이 날아오르는 것 같고 반딧불이를 홀릴 만치는... 됩니다. 진짜 홀린다면 하얀 나비가 바닷물에 절어버리는 것처럼 끝은 참으로 비참하겠다만은.
"신이라... 그렇겠지요?" 조금 미묘한 말투이기는 하지만. 신이 흠향하기에 좋아보인다는 것에는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야. 이정도로 괜찮은 마츠리는 드무니까요. 마츠리의 본질이라던가 그런 것까지 들어가지는 않아도..
"그럼 손을 얹어주실 수 있나요?" 가볍게 손을 내미는 토와입니다. 당신은 어떠냐는 질문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지만. 아직 남은 하나를 즐기자는 말이었으니. 파고들면 어울린다고도 볼 수 있는 말이겠지요. 등불이 넘실거리는 바다 위에서 포크댄스를 추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밤바다가 낳은 아지랑이가 신기루를 모아서 그리 보일지도 모릅니다.
"운동신경은 나쁘지 않지만. 모래나 물 위에서 춤춰보는 건 처음이라서 발은 알아서 잘 빼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장난스럽게 말하지만 사실 조금 불안해하고는 있습니다. 발을 콱 밟으면 곤란하다고요. 아무리 가냘파 보이는 분위기라고는 해도 기본 키가 있으니 몸무게가 어쩔 수 없다고요?
너는 부끄럽다는 듯이 대답했으나, 내 벼려진 오감은 그렇지만은 않다는 결론을 내린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너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래, 호감을 사기 위해서는 좋다는 말은 잔뜩, 예쁘다는 말도 잔뜩 해야한다. 평소보다 신경써서 온 모습이 마음에 들어차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러려고 만나걸요. 데이트 신청을 받고 곰곰히 생각했는데, 전 뭘 하든 좋을 것 같아요."
이것은 참말이었다. 나는 너랑 반딧불 보는 것도 좋고, 등불 보는 것도 좋고, 포크댄스라는 그 괴상한 춤을 추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네가 나를 끄는대로 따라가 몸을 밀착했다. 그 다 드러난 목선과 어깨에 닿을 듯 가까워지니 향이 더 짙어지는 듯했다. 코끝을 맴도는 향이 침샘을 자극하기라도 한 모양인가. 나는 침을 삼키며 길다란 혀를 목구멍속으로 잘 갈무리했다. 그렇지, 인간이 된 나는 아무거나 먹어서는 안되었으므로, 인내가 나의 천명인듯 굴어야했다. 오로지 잘 조리되어 나온 요리만이 나의 식량이지 야생에서 그랬던 것처럼 사냥을 해서는 결단코...
"기억할게요."
묘하게 차분한 어투가 성대부터 흘러나왔다. 아무래도 내가 신일적의 습관을 제대로 숨기지 못해서인듯 했으나 이정도는 문제가 없으리라. 너를 지켜보는 내 눈은 물밑에서 집요하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잘 눈에 담아놓아야하지 않겠는가. 나는 혀를 쩝쩝거리며 걸음을 달리하였다.
어두우나 군데군데 불빛으로 길을 낸 동굴을 향하다 커다란 동공에 신성한 샘 하나가 나온다. 나는 그 모습에 매료되었는데, 고강한 힘을 추구하는 것은 미적인 감상보다는 다만 생존 본능에 가까울터이다. 나는 몸을 쭈그려 샘으로 손을 뻗었다. 찰퍽거리는 물은 낯익은듯 낯설다. 바짝 마르는 목을 한 번 축이고는 넋 잃고 샘을 보았다. 나는 언제쯤 이런 힘을 얻을 수 있을까? 언제쯤 인간들과 섞일 수 있을까? 나는 요즘도 그 거대한 간극을 넘을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조금 초조해져서였을까, 나는 스즈, 너에게 손짓하며 너를 불러세운다.
"이 샘을 잘 봐요. 분명 특별한 물일 거예요. 마시면 건강도 좋아질걸요? 왜요, 육각수? 그런 것도 있잖아요. 비슷한 걸거예요."
//답레와 갱신~~~ 시간이 쬐끔 촉박해서 나중에 정 안되면 썰 형식으로 풀어도 나는 괜찮을 것 같아
가볍게 응수하고는 토와의 말에 고개를 갸웃한다. 손은 왜?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다음 말을 들으니 이유를 알겠다. "참, 깜빡하고 넘어갈 뻔했습니다." 그는 손을 들어 토와의 손 위에 살며시 얹는다. 아른거리는 불빛으로부터 눈을 떼고 다시 일어나 모래땅을 밟고 빈 곳을 찾아 자리잡는다. 사람 둘이 충분히 움직이고도 남을 공간을 확인하고서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꼭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려는 것처럼, 낮은 목소리로 은밀하게 속삭이는데.
"이쯤에서 언명할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이윽고 그가 햇살처럼 환히 웃으며 말했다.
"저는 춤을 못 춥니다! 빙글빙글 도는 것밖에 모른답니다."
그리고 이 말만은 장난이 아니다. 생전 춤춰볼 일이 있었어야 기술이 느는 법이다. "그러니까 토와 씨야말로 각오하는 게 좋을 겁니다. 어쩌면 저희, 춤이 끝나면 원수가 되어 있을지도." 살벌한 말을 하지만 그만큼 제 쪽에서도 책잡지 않을 거란 말이나 마찬가지다. 그는 조금 들뜬 기색으로 씩씩하게 외쳤다.
"자, 갑니다!"
분명히 춤을 추는 분위기여야 하는데, 한 수 받으라 소리치는 제자처럼 도장에서나 볼 법한 소리를 한다. 그가 먼저 첫발을 떼고 박자를 세기 시작한다.
"어쩐지.. 다시 가보고 싶어지네요" 엔은 오늘은 혼자서 샘에 다시 가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 느낀 것은 무언가가 건드려진 것만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갔을 때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면 곤란하겠네요.." 그래도 그러지 않을 거라는 근거는 없지만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익숙함의 차이여서 그런 걸까요? 조그만 페트병에 담긴 물을 가벼운 바람막이의 주머니에 넣고는 등산을 해서 개방된 샘에 간단한 예를 올리고는 시미즈 가문의 사람이 지키고 있는 샘을 바라보기 전에 그 옆의 신사를 좀 탐방하는데. 익숙한 얼굴이 보입니다.
"세이 씨? 세이 씨도 신사라던가. 샘을 보러 오신 겁니까?" 반갑습니다. 라고 인사를 하려 합니다. 얼굴을 약간 가릴 만한 캡을 눌러쓴 토와였으니. 조금 낯선 모습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못 알아보기에는 해가 져가는 하늘 아래에서도 녹색은 반짝이고 있었으니까요.
"반딧불 신사의 신님이 차려준 반딧불이 구경에 맞춰서 마츠리가 제대로 열렸으니. 흡족해하신다면.." 그건 좋은 쪽이니까요. 라고 생각합니다. 먹을 거리도 적당히 먹으면서 등불이 떠다니는 바다 구경도 좋지요. 토와는 나중에 등불을 스스로 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것도 띄워보려 할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왜 안하냐면.. 레스로 나오지 않았을 뿐 했을지도 모르고. 안했다고 못박혔다면 누군가 앞에서 등불을 띄워서 소망을 비는 건 그렇다고 생각해서일지도 모릅니다.
"언명할 사실이요" 그리고 마이리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듣고는 귀를 기울입니다. 확실히 고풍스러운 말입니다. 라는 생각 반. 빙글빙글 돌기만 가능하다는 말에 그렇구나 싶은 게 반의 반쯤. 어라. 그러면 이 춤. 괜찮은가? 가 나머지 4분의 일을 차지하고 있군요. 하지만 금방 괜찮아집니다.
"와 그렇다면 발을 안 밟도록 조심하고. 빙글빙글 돌기만 하면 춤이 끝나겠군요." 어색하고 어설픈 춤이지만 바닷가인 만큼 그것도 나름의 운치가 있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춤의 원리 자체는 중등부에서 배운 적은 있으니까요." 당시에 좀 바빴어서 실기는 거의 참여 못했지만요.. 라고 말하면서 왈츠라던가... 같은 이론을 몸에 적용해보려고 노력하나요?
렌은 다음 날 다시 한 번 더 샘에 방문하기로 했다. 코로리는 고위신의 기운 때문에 불편했다곤 하지만 렌에게 있어서는 아무런 느낌도 없으니 역시 신성이라곤 하나도 물려받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어머니가 신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다곤 해도.
렌은 커다란 남색 가로줄무늬가 몇 개 그어져있는 흰 셔츠에 진한 갈색 면바지를 입고 산에 올라갔다. 산을 오르는 것은 쉬운 일이었기에 금방이었고 렌은 동굴에 들어가기 전 낡은 신사에 방문해 다시금 인사를 했다. 여기서 영원을 약속하는 의식을 치룬다는 그 말이 잠시 떠올랐고 렌은 헛된 생각이 들어 머리를 휘휘 저었다. 코로리가 가능성이 있어도 지금은 안 돼, 라고 깜짝 놀라며 하는 말이 떠오른 탓이었다. 뺨을 긁적이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려고 뒤를 도는데 익숙한 눈동자와 마주했다.
"토와 선배. 네, 신사도 보고 샘도 보려고요.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는데. 토와 선배도 샘을 보러 오신건가요?"
캡모자를 쓰니 조금 인상이 다른 느낌이었지만 그 특유의 빛이 나는 듯한 녹빛 눈동자는 흔한 것이 아니었다. 렌은 반가운 얼굴로 토와를 맞았다.
"걱정은 고맙지만, 잠깐 놀랐을 뿐이랍니다. 상냥하셔라. 여름이라고는 해도 동굴 안은 조금 서늘하네요. 자, 어서 나갈까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숨을 한것 들이쉬고는 마치 편안하다는 듯이
"매사에 성실한 학생회장일까요. 때때로 우유부단할지도 모르지만 그정도는 또래 아이들에게는 흔히 있는 일일테고 미래가 기대되네요."
누군가에 대하여 딱잘라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구체적으로 특별한 개인을 어떻게 생각한다던가 하는 것은 없었으니 그렇게까지 대답할만한 여유는 없었다고 하는것이 맞겠지. 그녀에게 있어서는 모든 인간이 정확하게 말한다면 본인의 역할에 충실한 삶을 사는 모든 인간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존재이기에. 그 안에서 우열을 가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미소지었다. 별 다를 것 없지 않은가 하고는 다시 말을 이어나간다.
"일례를 들어보자면 그러네요. 지금의 그 사쿠라마츠리의 건. 본가에서는 벚꽃은 단 한그루랍니다. 커다란 신목을 중심으로 여러 봄꽃들을 장식해놓고 그 사이에는 작년 수확해 말린 볏단을 두지요. 봄가을에 두번씩이니까 봄에는 작년의 결과를. 가을엔 방금 수확한 것을 보여주는ー 이곳의 축제보다는 제사에 가까운 형식이에요."
이렇게 묘한 형태를 하고 있다며 그녀는 양손으로 열심히 모양을 표현했으나 그렇다고 전해지는 것은 없었을 것이다. 결국 표현력은 변하지 않는구나 하고 아쉬워하는 한편, 이정도로도 전해지지 않았을까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상기된 표정이었다.
"흠, 아무튼 이렇게 비슷한 축제임에도 이렇게 까지 다르답니다. 모든 인간은 순간순간 달라지는데 지금의 키라키라짱이 저에게 아무리 자신의 인상을 물어본들, 저는 그렇게 답할거랍니다."
동굴의 입구를 나서자 보이는 산의 풍경. 위아래로 불어오는 밤바람에 흔들리듯 그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아래로 향했다.
"네에. 마지막에 100점이 모자라서 청룡반지는 못 교환했지만요" 대신 워터파크랑 스파랑 샤프랑 사탕 세트는 있지만요. 라고 말하는 토와입니다. 받아든 수박주스를 쪽 빨면 수박의 옅은 질감과 시원한 향이 입 안에 감돌아서 만족스럽습니다.
"으음. 그런가요..." "층이 분리된 게 그 뭐지. 밀도와 무게 그 쪽이었던가요.." 꽤 즐거운 실험을 했던 기억이 난다는 말을 하지만. 그건 공부 쪽이잖아. 마츠리에 그런 건 아웃이라고 아웃. 그리고는 그런 고충 같은 건 저는 아르바이트 쪽은 전혀 해본 적 없어서 모르는 이야기니까요... 라고 말합니다. 그야.. 저정도 성적인데 아르바이트까지 하는 초인은 아니다... 공부 시간도 어느 정도 보장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지금 일상 돌리는 것도 보통 학생에게는 그야말로 초인처럼 보일 것 같지만.
"코세이씨는 그럼 카페에 가면 아아메나 복숭아 아이스티주세요 로 끝내는 편이려나요?" 약간 장난스럽네요.
렌을 발견한 것은 우연이었습니다. 토와가 돌아보는 동안 마주치지 않았다는 느낌인데. 정말 간발의 차로 슬쩍슬쩍 스쳐지나갔던 걸까요? 그리고는 샘을 보러 왔냐는 질문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안경을 살짝 올립니다.
"그렇지요.. 샘에서 뭔가... 압박감 같은 걸 느낀 것 같기는 한데..." 다시 보면 무언가 다를까 싶어 한번 더 보기로 했네요. 라고 말하면서 세이 씨도 샘을 보러 오신 거면.. 같이 갈래요? 라는 제안을 가볍게 건넵니다.
"마츠리를 즐기러 내려가신다는 걸로 친구같이 돌아다니는 것도 좋고요.." "사실은 안에서 압박을 느낄지. 익숙해질지는 몰라도 전자라면 누구랑 같이 있는 게 좋아보이거든요."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샘 쪽을 가리킵니다. 맑고 거대한 샘을 다시 보면 어떤 느낌인지 좀 더 알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렌을 봅니다. 거절해도 상관없다는 묘한 무심함으로 샘 쪽을 바라보네요.
미래가 기대된다라. 1학년인 그녀가 3학년인 자신에게? 물론 나이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으나 그녀의 말은 뭔가 더 높은.. 마치 어른이 아이를 보는 듯한 어투였다. 이를테면 어르신들이 그래. 그래. 그 나이 때에는 다 그러고 크는거야. 라는 말들. 어린 시절부터 시미즈 가의 아들로 태어나 참으로 많은 어른들에게 들은 그 어투를 그녀가 사용하는 것에 아키라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한편, 그녀가 설명해주는 풍경을 그는 조용히 머릿속으로 그렸다. 커다란 신목을 중심으로 봄꽃을 장식하고 볏단을 둔다. 그녀의 말대로 딱 제사에 가까운 형식이었다. 꽃놀이라기보다는 마치 다음 해의 풍년을 그리는 느낌의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생각하며 그는 조용히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뭔지 알 것 같은데요. 약식이긴 하지만 호타루마츠리에서도 저희 집에서는 아까 본 그 낡은 신사에서 감사의 제를 올리니까요. 정말로 약식이고 가벼운 제물과 사명을 지키고자 하는 맹세를 담은 춤을 바치는데. 첫날에 없었다면 보긴 힘들었을테니, 정 보고 싶다면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겠네요."
첫날에 찾아온 이들은 다 봤을까? 봤다고 하더라도 자신임은 그다지 알아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잠시 말을 정리하면서 내리막길을 천천힌 걸어, 녹색 불빛이 하늘에서 왔다갔다 하는 그곳을 향해 나아갔다.
"마치 풍년을 비는 듯, 그리고 덕분에 풍년이 되어서 감사를 하는 듯. 그런 느낌을 떠올리면 될까요? 아. 그리고..."
이내 들려오는 그녀의 발언에 그는 아까 생각했던 것을 가만힌 떠올리면서 고개를 살며시 돌려 마사히로를 바라봤다. 분홍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을까? 그리고 그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후에 이야기했다.
"당신은 이 세상에 속해있지 않은, 아니면 마치 고등학교 1학년이지만 1학년이 아닌 존재 같아요. 사랑 이야기를 하고 그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 모든 것을 즐기겠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자신은 멀리서 지켜보고 있고, 보통은 초면에는 붙이지 않을 키라키라짱이라는 호칭을 2살 높은 3학년 선배에게 붙인 것은 물론이고 그 3학년에게 마치 어른이 이야기하듯, 또래 아이들에게는 흔히 있는 일이다. 그리고 미래가 기대된다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마치 그 또래 아이들에 대해서 알듯이, 자신보다 어린 아이를 바라보면서 대견하게 생각하듯이. 물론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굳이 말하자면 그저 모든 것을 관찰하고자 하며, 그에 개입하려고 하지 않는, 하지만 그럼에도 재밌다는 듯이 바라보는 그런 느낌의 존재 같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엇다.
"그리고 그것을 모두 포함해서 당신은 카미야 마사히로 라는 1학년 학생이겠죠. 제 인식은 그래요. 그래요. 당신은 카미야 마사히로. 그게 제가 보는 당신의 모습이에요."
굳이 깊게 파해치지 않으며, 그저 자신이 느낀 것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그것을 정의하듯 이야기하며.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어느 순간 초록빛 불빛은 바로 근처를 날아다니고 있었을 것이다.
압박감이라고 해야 하나? 뭔가 좀 건드려지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설명하기 애매해서 말을 더 하지는 않습니다.
"으음...그럼 유즈키랑 비슷한 느낌인건가..." 작게 중얼거렸지만. 샘은 조용한 느낌의 장소였으니. 들렸을지도 모른다. 토와는 느릿느릿하게 미소를 짓습니다.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미소를 지으며 눈을 숨기지만.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어쩐지. 들었어? 같은 게 속삭여질 것 같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할 만한 것 같은데요?
"가미즈미의 황폐한 땅에 물을 내리신 신..." 전승에 대해서는 별 관심은 없어서 모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단하다고 생각되네요. 라고 말합니다.
"같이 가준다면 제가 고마운걸요?" 같이 들어가도 좋다는 허락은 받았으니. 가볍게 말하고는 걸음을 옮기는 렌을 따라가려 합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그때랑 똑같은 샘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어쩐지 익숙해진 모양인지 지금은.. 괜찮은.. 느낌이네요. 라고 작게 중얼거리는 토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