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나중에 돌려받아도 난 모른다 렌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관심 자체는 시트에서부터 있었는데~ 워낙 요조라의 캐릭터성을 철벽으로 만들어놔서 가망은 없겠구나~ 싶었지~ 그래서 눈호관으로 진행되었다기보단 일상 할 때마다 어라... 어라? 어? 하다가 설마 여기서 고백이? 했는데 고백이 나와버렸네~ 사실 지금도 얼떨떨해~
문장 하나가 온전히 맺지를 못 한다. 무슨 어려운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 기다리는 것뿐인 코로리는 기다리는 것 밖에 못 했다. 정말 잠깐 전까지만 해도 웃고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무도 웃지를 않는다. 기다림은 괴로울수록 길게 느껴지고 시간이 더디게 가는 것처럼 느껴지고는 한다. 코로리는 지금이 그랬다. 몸 안에서 선인장이 자라고 있나 봐. 짝지어 춤추는 사람들을 위해서 틀어둔 노랫소리나 철썩이며 밀려오는 파도소리, 마츠리를 즐기는 사람들의 즐거운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계속 잡고 있던 손이 허전해서 두 손이 서로 꼼지락거리며 붙잡고 있다. 렌의 목소리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렌이 무슨 말이라도 하면 깜빡깜빡 바라보며 눈을 맞추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가 다시 저를 바라봐줄 때도 그랬다. 그리고 곧 숨이 없어진 것 같다. 물 속에 풍덩 빠져 꼬르륵 모든 숨을 다 써버린 것 같다.
"아파?"
따끔도 아니고 욱씬거렸다. 좋아한다는 말을 저렇게 아픈 표정으로 하면, 내가 헷갈리게 해서, 날 좋아하는게 아픈가봐. 코로리는 좋아하면, 좋은 줄로만 알았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거나, 같이 있으면 웃음이 난다거나 그런 줄 알았다. 착각할 것 같아서 렌이 힘들어한다면, 렌이 말한 그런 행동들은 안 하는게 맞다. 욱씬거린 가슴께에 손을 올렸다.
"나, 렌 씨랑 있으면 여기가 간지러워. 기분 나쁜게 아니라, 좋은 거라서ー 렌 씨랑 있으면 좋아. 늘 상냥하게 웃어주고 반짝반짝하니까. 그래서, 그런 렌 씨니까. 친구하자고 해줘서 기쁘고, 오늘 만나자고 했는데 만나줘서 기쁜 거도 나였으니까. 선물 받아버리면 엄청 좋아서 바로 해버렸어. 손 잡는 거도 엄청 간지러우니까 놓고 싶다는 생각 안 들어서 그랬어. 미안해."
하질 않아야한다고 생각하면서 그러질 못 하겠다. 그런 생각만 해도 아파서 목소리가 떨렸다.
"근데 제일 미안한 거는, 렌 씨가 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못 그러겠어. 안 하려고 하면 간지러운 곳이 엄청 아파서, 지금도 많이 아파서 못 하겠어. 힘들게 하기 싫은데, 아프게 하기도 싫고, 렌 씨 행복하면 좋겠는데, 나 같이 있고 싶어. …미안해, 나도 왜 이러는지 궁금한데ー"
렌은 차마 무어라 말을 뱉을 수가 없었다. 자신이 지금 제대로 이해하고 있나 싶다. 분명 자신은 코로리가 저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저 원래 밝은 성격이니까. 인간 세계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신님이니까. 그저 친구인 게 좋다고 하니까. 비밀을 지켜주니까. 게다가 코로리 같은 신이 자신을 좋아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던 게 가장 컸다.
하지만 코로리가 구구절절 내뱉는 말은 다 저를 향하고 있었다. 제가 좋아서 기쁘고 제가 좋아서 아프댄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할 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 지.
이럴 줄 알았지. 분명 아프게 할 줄 알았지.
“코로리 씨가 저를 후링이라고 불렀던 거, 알고 보면 그냥 깨진 유리 조각이었을 수도 있어요. 행복해지려고 옆에 있으려다 나 때문에 더 불행해지면 어떡해. 나 때문에 아플 수도 있어요. 내가 되게 부족한 사람이라. 봐 봐 오늘도 그렇잖아….”
코로리의 아픈 표정을 보니 제가 더 아픈 것 같다. 왜 나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짓는 지 알 수 없다.
“그런데, 나도 솔직하게 말하면 코로리 씨 계속 좋아하고 싶고, 내 옆에 두고 싶고 그래. 그런데 내가 뭘 하나 좋아하면 놓질 않아. 물도 그렇고 수영도 그렇고 그런데…. 그래서 코로리 씨가 지금 나한테 온다고 하면 나 다신 못 놓을 것 같거든.”
숨을 내쉰다. 숨을 내쉬어도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마치 물 속에 있는 것 같다. 물 속에서도 이렇게 힘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괜찮으면, 나한테 올래요?”
한숨처럼 웃는다. 제게 올 거면 안기라는 듯 팔을 살짝 벌린다. 제게 오면 기쁘겠지만 오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또다시 렌이 이상한 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행복해지려고 렌의 옆에 있고 싶은게 아니었다. 간지럽다가도 욱씬거려 종잡을 수 없는 어딘가가 그걸 바랬다. 렌의 옆에 있는데 불행할 수가 있나 싶지만, 불행해진다고 해도 렌이 행복할 수 있다면 기꺼이 불행해질 수 있다. 나 때문에 아플 수도 있다니, 오늘 렌을 아프게 한 건 코로리였는데 코로리가 해야할 말 아닌가 싶다. 렌이 완벽해서 간지러웠던 것도 아니었다. 코로리는 이 마음이 답답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렌에게 닿을 지 모르겠어서. 고백인 줄 모르고 했던 고백보다 좀 더 확실히 가닿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응, 갈래요."
렌 씨 옆에 있고 싶어. 한숨처럼이기는 했지만, 렌이 웃으면 코로리도 웃을 수 있다. 고개 끄덕이면서 답한 코로리는 팔 벌리고 서 있는 렌에게 살폿 다가가서 폭 끌어안았다. 확실히 가닿을 수 있는 방법이 이걸까 싶다. 그러고서 렌을 바라보면, 좁고 낮았던 동굴 속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가까웠다.
"못 놓는 거 좋아."
후링이든 깨진 유리 조각이든, 불행하거나 아프거나, 부족한 사람이라고 해도 상관없다는 말을 이렇게 속삭인다. 간지러워졌다ー. 아프다고 소리내게 하더니, 또 순식간에 간지러워졌다. 간지럽기만 한 것도 아니다. 쿵쿵 울리고 있었고 또 훅 열기가 올라오는 것 같다. 심장뛰는 소리인게 분명했다. 더워진 기분이 여름이라서 그런 거겠지, 하기에는 렌 때문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코로리는 렌도 똑같이 간지럽고 따갑고, 더워지거나 욱씬거리는지 궁금했다. 렌도 그렇다고 하면, 이게 뭔지 알 수도 있지도 않을까.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렌은 제게 온 작은 신을 끌어안았다. 차갑게 식었던 몸이 심장에서부터 열이 오르는 것 같았다. 제 욕심때문에 괜히 코로리를 괴롭힌 것 아닌가 싶다. 마음을 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처음부터 아프게 한 것 같아 마음이 쓰였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열이 나 머리가 핑핑 돌것 같았다. 그게 싫다는 게 아니라 너무 좋아서 그런 것 같았다. 그런데 품속에서 하는 코로리의 말에 작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후회해도 몰라요.”
이걸 코로리 탓으로 돌려버린다. 자신은 선택권을 준 것이고 직접 걸어온 것은 코로리니까. 이제 제가 싫어도 못 보내, 라고 생각하는 그런 못난 사람이었다. 그러던 중 코로리가 자신에게 간지럽냐고 묻는다. 그 말에 또 작은 웃음이 터진다. 아, 어떡하지. 계속 웃음이 나는데.
“간지럽기도 하고, 심장도 뛰고, 덥고 그래요. 다 코로리 씨 때문인 것 같아. 방금은 엄청 아팠어요. 따끔따끔하고. 뜨거운 걸 삼킨 것처럼. 근데 지금은 하나도 안 아파. 코로리 씨가 다 낫게 해줬나 봐요.”
렌은 그렇게 코로리를 꼭 끌어안고 있다가 이내 코로리를 놓고 스르르 주저앉았다. 모래밭에 그저 털썩 앉아버렸다.
“긴장이 풀려서,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요.”
렌이 민망한 듯 웃으며 코로리를 올려다봤다. 표정이 한결 부드럽게 풀렸다. 얼굴은 열이 오른 듯 조금 붉다. 렌은 주저앉은 상태로 손을 뻗어 코로리의 팔을 잡아 부드럽게 쓸고 내려와 그 손을 살며시 잡고는 이마를 살짝 숙여 그 손등에 대었다. 그 상태로 조금 주절주절 이야기한다.
“내가 진짜 잘할게요. 마음 아플 일 없고 항상 웃을 수 있게 노력할게요. 싫은 게 있다거나 고쳤으면 좋겠는 거 있으면 꼭 이야기 해줘야 해요. 코로리 씨한테 다 맞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이야기하면서 조율할 수 있는 거니까.”
그리곤 이마에서 손등을 뗀 채 코로리를 올려다 보았다.
“사실 위험하다고 했던 거, 내가 자는데 코로리 씨 옆에 있으면 그리고 꿈 속에 나타나면, 내가 잠결에 그리고 꿈결에 코로리 씨 좋아하는 거 너무 티내버릴까봐…. 그래서 위험하다고 한 거였어요. 내가 코로리 씨 좋아하는 거 코로리 씨가 알면 그 때부터는 친구 못 하니까…. 처음에는 친구라도 오래오래 하고 싶었는데, 코로리 씨가 자꾸 나 예뻐하니까 나 못참겠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