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실대는 바다를 따라 반딧불을 닮은, 혹은 별빛을 닮은 등불이 흘러간다. 어두운 숲을 비추던 그 빛들처럼, 새카만 밤바다 위에 빛자리를 수놓고 흩어지며 멀어진다. 그 빛은 곧 바다 의에 비친 별빛들과 섞여, 같이 반짝인다. 그렇게 퍼진 빛들 덕분에 오늘의 밤바다는 평소보다 많은 별이 떴다.
고심했을 물음에 가벼운 진심을 들려준 요조라는 마찬가지로 춤추는 사람들과 빛이 반짝이는 바라본다. 아련하게, 멀게 들리는 음악을 들으며, 무르익어가는 분위기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요조라의 대답에 터진 코세이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요조라는 그저 눈을 깜빡일 뿐이다. 하나만 더 물어보고 싶다며, 시선도 없이 묻는 말에 소리없이 눈이 커졌지만.
"...그런 말, 하면... 안심할래도, 하기가, 어려운데, 말이에요..."
오래는 아니고, 조금 후에 요조라가 중얼거렸다. 떨림 없이 평이한 어조는 그 말마저 그냥 하는 소리로 받아들이는 듯 보인다. 표정 역시 그대로라서, 재미없는 농담 취급하는거 아닌가 싶으나, 어스름한 조명에 살짝 보이는 귀끝이 발갛다. 점점 진하게 물들어가는 귀끝을 아는지, 모르는지, 요조라는 마주 잡은 손을 잠시 느슨히 했다가 제대로 고쳐 잡는다. 스읍, 후, 작게 숨 쉬는 소리 한번 나고, 말한다.
"글쎄요. 제대로 된, 대답이, 듣고 싶다면, 제대로,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떠보는거, 매력 없어요?"
말을 마치자마자 요조라는 고개를 휙 돌렸다. 물어보래놓고 고개를 돌리는 건 무례하지 않나 싶지만, 숨기지 못한 귀가 붉어진게 보이니 그러려니 해줄 만 하지 않을까. 고개는 돌려놓고 손은 놓지 않은 것도 말이다. 그 상태로 요조라는 가만히 있었다. 멀게 들리던 음악을 이제는 희미하게 들으며, 입은 꾹 다물고, 손은 꼭 쥔 채, 말이다.
어차피 여기까지 왔고 하니 솔직하게 캡틴으로서의 고충을 이야기하자면... 코세이주가 못을 박는 것이 너무 눈에 띌 정도로 좀 심한 것이 있었기에..(캐릭터 말고 오너로서) 캡틴으로서 조금 제지를 해야할까 고민을 진짜 진짜 진짜...많이 했었습니다. 예압. 다만 언급하면 그것 자체가 하나의 간섭이 될 것 같아서 안하긴 했는데.. 음. 남은 것은 두 사람이 알아서 하는 것으로 하고 저는 팝콘을 먹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렌을 올려다보았다가 눈이 마주치면 시선을 피했다. 말을 할듯 입을 열었는데 다음에 들리는 목소리는 너무 작았다.
"불편한게 아니라ー"
그렇다고 듣지 못할 크기는 아니었는데, 말을 잇지도 못한다. 창피해ー! 엄청 강한 신님의 기운이 엄청 많이 느껴져서 움츠러들었다고 어떻게 말해! 학생회장님이랑 매일매일 투닥거려서 오늘도 그럴까봐 인사도 안 하구 모른 척 나와버렸다고 어떻게 말해ー! 용한테 잡아먹히는 꿈 꾸기 싫다구! 렌에게 신처럼 보이지 않는 것 같다는 걸 조금 의식하고 있었다. 코로리는 신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편이었다. 그런데 저렇게 말하자니, 신처럼 안 보이면 안 보였지 신처럼 보일 것 같지는 않았다. 신이라는 것 치고 정말 위엄도 없고 존경스럽지도 않은게 수치다. 손이 하나밖에 없어서 창피한데도 얼굴을 다 가리지도 못했다. 왜 손이 하나밖에 없나 하면 동굴에 들어설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손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후링 씨는 미끄러질까봐 손도 잡아줬는데. 입 닫기에는 렌이 좋은 사람이라서 그러지도 못 했다.
"동굴 안에서 엄청, 엄청 강한 신님 기운 느껴져서 조금 작아진거야. 상어 보면 무섭잖아ー 그리구, 나 회장님이랑 같은 반인데 늘 투닥거려서어. 싫어하는 건 아냐! 절대 싫어하는 건 아닌데, 거기서 그럴 수는 없으니까."
부끄러워, 꽃봉오리 오므리고 싶어! 말이 길어지면 변명 같다. 말할수록 코로리의 고개가 떨궈진다. 귀 끝이 붉은게 모란 꽃잎일런지. 정말로 악몽 꿀 것 같았는데, 이런 것 때문에 렌이 샘 구경도 제대로 못한게 역시 마음에 걸린다. 사과하기는 했지만. 잠시 입을 꾹 다물고 있더니 동굴에서 미끄러질까 내어준 손 잡고 있던 손가락이 움찔거린다. 놓아야하는게 맞는데, 놓지 못하고 다시 꼭 쥔다.
"네 자신에 대해 어떻게 느껴?" 시미즈 아키라:아직 미숙한 면이 많이 있기도 하고, 오해도 많이 받고, 누군가에겐 미움도 받을지도 모르는 학생회장이지만... 시미즈 아키라:그래도 조금씩 매일매일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있는 제 자신을 저는 좋아하는 편이에요.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지지 못했다면?" 시미즈 아키라:.......(대충 과거에 그랬던 경험자) 시미즈 아키라:.......(찔림)(시선회피) 시미즈 아키라:글쎄요. 그냥 조용히 소리 한 번 지르고 끝낼 것 같은데... 시미즈 아키라:시미즈 가의 사람으로서 구차하게 굴고 싶진 않거든요. 누구보다 당당하게. 누구보다 떳떳하게. 그것이 제 삶의 방식이니까요.
"너의 진심으로 말하는 모습은?" 시미즈 아키라:저는 언제나 진심이에요. 시미즈 아키라:만약 제가 타테마에를 사용한다고 한다면... 시미즈 아키라:그 사람과는 굳이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일 거예요.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