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동굴 벽에 귀 달리고 입구에는 학생회장님의 시퍼렇게 뜬 눈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어쩌면 시미즈 씨가 저 샘물 밑에 잠입해서 우리 이야기를 들으실지도."
농담이라도 누군가는 들을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뜻이다. 실없는 농담에 마찬가지의 농지거리 던진다. 그러는 본인도 이미 농담을 하며 아키라를 희생시켜버려서 자가당착이지만 . 그는 샘을 따라 빙 둘러 선 사람들을 피해 출구로 걸었다. 출입로는 좁고 사람은 붐비니 나가는 데도 시간이 든다. 그 시간동안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괜찮습니다. 일행이 몸이 안 좋다는데 너는 저기에서 쉬라 하고 자기 혼자만 물 마시고 사진 찍고 놀 것 다 즐기면 말입니다…… 좀, 사람이 참 치사해 보이지 않습니까."
마음씨 곱지 않은 신치고는 바른 말을 한다. 내가 양심이 없지 가오가 없냐, 이런 마음가짐인가? 그렇지만 끝까지 쿨-함을 고수하기엔 그는 제 편의도 소중한 신이었다. "정말입니까? 저야 좋습니다. 디저트 뷔페는 가보지 못해서 말입니다." 이용권 이야기에 바로 눈이 동그래진다.
대화를 몇 번 주고받는 시간동안 출구가 가까워진 모양이다. 밖으로부터 햇빛이 내리쬐고 숲으로부터 날아든 풀 내음이 바람결에 섞여든다. 동굴 내의 조명보다 밝은 빛에 눈을 끔벅거린 것도 잠시, "아, 저기로 가면 되겠습니다." 그는 곧 내려가는 길을 찾아 손으로 가리킨다. 그러다 토와의 시선이 향한 곳으로 저 역시 눈길이 갔다.
"예, 이름이 호타루마츠리이니 그렇겠다 생각합니다. 저 신사는…… 음, 저기도 관리가 잘 됐군요."
무어라 말을 덧붙일까 하다 말기로 했다. 겉으로 보기엔 오래된 신사일 뿐이니 관계자가 아닌 자신이 아는 티를 내도 이상하고, 구태여 설명해야 할 이유도 없다. 적당히 얼버무리고 어깨를 으쓱한다.
*壁に耳あり障子に目あり: 벽에 귀 있고 장지에 눈 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과 같은 의미.
"샘물 밑..." 아 아키라가 샘물 밑에서 잠수하는 걸 떠올려버렸닼ㅋㅋㅋ같은 생각을 하며 어쩔 수 없다는 미소를 떠올립니다.
"음. 치사해 보이는 건가요? 어릴 적부터 그닥 아픈 적은 없어서 조금 낯서네요" 어질한 느낌이 왔다갔으니... 라고 말하다가.. 디저트 뷔페라는 이야기에.
"아. 아라이식 추첨기에서 뽑았는데 졸지에 2인 무료 이용권이 2개 생겨서 4인이 갈 수 있게 되었거든요" 기한이 넉넉하기는 한데. 여름 스페셜 트로피컬 디저트 뷔페는 끌리니까요. 라고 말합니다. 열대과일을 신선하게 운송하여 만드는 디저트라니. 롱안, 망고, 망고스틴, 람부탄... 음. 소문으로는 두리안도 있다고는 하던데...
"시간이 되신다면 가는 것도 괜찮지요" "사실 힛앤붐 이벤트 때 워터파크와 스파 이용권도 있어서 언제 갈지.. 아니면 캐로캐로(*당근)에 올릴까 생각도 했고요.." 시간이 안 맞는다면 다른 분이랑 갈 수 밖에 없긴 합니다만... 이라고 덧붙인 뒤에 출구가 가까워지자 느릿하게 밖으로 시선을 줍니다. 반딧불이의 냉광이 어쩐지 눈빛과도 닮았을까.
"저거 비슷한 신사가 근처에 있던 적도 있었더라고요." 가볍게 말하며 그럼 가죠. 라는 말을 하는 토와입니다.
1. 자캐의 손발은 찬편 뜨거운편?! 더위추위 어느 쪽에 약한편?! 2. 체육대회 때 자캐의 포지션! 요즘 현실의 학교들은 체육대회하는 거 같던데 체육대회 날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어~! 3. 호타루마츠리 끝나면 방학이랬으니까!!! 방학을 맞이한 자캐의 평범한 하루는 어떤 느낌?!
>>151 이미 글러먹은 캡틴 모드가 된 저에게 할 일을 준다니!! 너무 늦었어요!! (도리도리) 하지만 안하면 또 이자요이가 아키라를 괴롭히는 시리즈가 나올테니..(끄적끄적)
1.아마 중간쯤일 것 같네요. 그냥 딱 평범한 온도 느낌? 참고로 아키라는 추위에 조금 더 강한 편이에요. 2.학생회장이 할 일은 오직 하나! 바로 총관리 아니겠나요? 전체적으로 둘러보고 체크할 거 체크하고 잡을 거 잡고 그런 느낌으로다가! 3.아니요. 방학이 시작되고 호타루마츠리가 시작된거니 반대에요! 음. 아마 가볍게 공부도 하고, 카페에 가서 홍차도 마시고, 때로는 산책도 하고, 친구들과 잡담도 나누고, 4DX영화관에도 가고, 도서길에 가기도 하고, 분수대 근처에서 더워서 헥헥 거리기도 하고.. 혹은 워터파크에 들어가서 놀 수도 있겠고, 스파 관리한다고 거기서 물놀이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경기는 출전할 수도 있겠지만 아마 개인전 같은 것에나 참가하지. 반 경쟁전 같은 것에는 참가하지 않을 것 같네요. 사실 학생회로서 이것저것 해야 할 일도 많을테니 말이에요. 어쩌면 학생회 대표로 나올지도 모르는거고! 4DX는 아키라에게 있어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큰 흥미거리 중 하나니까요!
코로리가 의문을 표하지만 렌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살래 저을 뿐이었다. 이따가 다시 아프면 또 해주겠다는 것에 작게 웃는다.
커다란 샘 앞에 도착하자 렌은 동굴 밖에서부터 나던 물내음이 여기서 기인했구나 생각한다. 맑고 푸른 냄새에 괜히 들뜨는 기분을 느꼈다. 수영장의 소독약 냄새도 좋아했지만 역시 자연적인 바다 비린내나 강물 비린내, 물에서 나는 히끄무레한 내음들을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편이었다. 바닥까지 비출 듯이 맑은 물은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어서 어느새 어두워진다. 그 광경을 보다가 문득 코로리가 손을 꼭 잡는 것에 의아함을 느끼며 코로리에게 묻는다.
"빨리 나갈까요?"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샘이야 자세히 보려면 내일 또 와도 되고ㅡ사실 내일 혼자 다시 올 생각이었다ㅡ 아무래도 코로리가 동굴에 들어가는 것부터 꺼려하는 것 같았으니 더더욱 그랬다. 렌은 눈동자를 데구르르 굴리더니 이내 코로리에게 몸을 숙여 소근소근 귓속말한다. 말에는 장난기가 조금 묻어있다.
"사실 아키라 선배, 그러니까 학생회장님이 있더라고요. 눈에 띄기 전에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샘에 가까이 왔을 때 가이드를 하느라 이쪽을 보지 않고 있던 아키라를 발견했다. 워터파크 아르바이트나 이런저런 이유로 시야가 넓은 편이라 금방 발견한 것이지만. 샘에 같이 오는 이를 기대한다고 했던가. 왠지 그 말에 부끄러워진 탓이다.
'모르는 척 해서 미안해요, 아키라 선배.'
사실 굳이 숨긴다는 것도 아니고 오래 있어도 상관은 없었지만 불편해 하는 코로리에게 빨리 나가도 상관없다는 일종의 표현을 해준 셈이었다.
전해지는 이야기는 딱 거기까지. 그들이 지금까지도 잘 살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느날 신계에 올라가서 수소문한다면 그 결말을 알 수도 있겠지만 ... 굳이 이야기의 진실을 찾아서 좋을 것은 없다. 각자가 원하는대로 생각하면 되니까. 아마 이 등불과 음악은 꽤나 오래 이어지겠지. 본격적으로 등불 놀이가 시작되고 내 말에 그녀는 날 바라보더니 대답했다.
" 나는 한번도 요조라를 속여본 적은 없으니까 안심해도 좋아요. "
굳이 속일 필요도 없었고 그냥 내가 하고싶은 말을 쭉 해왔으니까 이 점에 대해서는 당당하다. 애초에 신이라고 격식 차리는 일도 별로 없으니까. 나를 모시는 사람도 없고 신사도 없는데 내가 품위를 유지한답시고 고급진 어휘를 구사할 필요도 없다. 언제나 말하지만 별은 모두의 위에서 반짝이고 있으니까, 그것들의 신인 나도 언제나 옆에 있는 것이다.
" 아 절대 그럴 일은 없으니까 안심해도 좋아요. 그런 관계가 되면 더 불편할 뿐인걸요. "
하지만 이어진 말에 웃음이 터진 나는 재밌다는듯이 웃으면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신관이나 무녀 같은 사람들과 같이 지내는 신들을 보면 격식 없이 지내는 신들도 있었지만 역시 내가 보기엔 불편할뿐이었다. 애초에 날 모시는 사람이니까 어떻게든 불편해질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재밌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까보다 훨씬 많아진 등불들을 바라본다.
" 그렇다면 하나만 더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요. "
여전히 음악은 잔잔하지만 춤을 추는 사람들의 분위기는 무르익어간다. 요조라의 손을 잡은채로 나는 잠깐 뜸을 들였다가, 이번엔 그녀를 바라보지 않고 바다쪽만 바라보면서 말했다.
>>100 아미카는 얼떨결에 남자의 손에 이끌려 군중을 해치고 동굴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자신이 답답해 보였을까, 왠지 모를 박력감하고 친절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왠지 자신을 어리게 보고 있는건가, 그런 생각도 들었다. 물론 자주 있는 일이라 기분이 나쁘진 않았지만.
어느새 동굴 안에 있는 샘에 도착하자 아미카는 잠시 말을 못하다가 말을 꺼냈다.
"아, 저.. 감사해요..!"
동굴안에 있는 호수인지 샘인지는 어쨌든 확실히 넓었다. 그리고 확실히 장관이었다. 아미카는 주변을 둘러보며 물을 떠마실만한게 있나 찾았다.
방해하기 싫어ー 물 좋아하잖아. 동굴이 무서운 것도 아니고, 고위신의 기운이 넘쳐흐르는 것에 껄끄러워서 금방 나가자니 렌에게 미안했다. 그래서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렌이 물을 좋아하는 것도 알고 있고, 샘이 궁금하기도 하다 말한 것도 기억하니까. 눈 딱 감고 동굴에 들어오기로 맘 먹은 것처럼, 이번에도 눈 딱 감고 참으면 되지 않을까 싶자니 렌의 표정이 조금 걱정스러워하는 듯하다. 걱정할 건 아니라고 눈웃음 지으려고 했는데 실패한다.
"회장님 여기 있어?!"
렌의 귓속말에 맞추어서 조그맣게 목소리를 낮추었지만 놀랐다는 건 크기가 작아도 드러난다. 마츠리에 아키라가 있을 거라는 건 알았지만, 샘에 있을 줄은 몰랐다! 눈웃음은 무슨 동그랗게 뜨인다. 도련님이라고 부르며 놀리겠다고 했었는데, 여기서는 기가 꺽여서 장난쳤다가 당해낼 자신이 없었다! 안 그래도 아키라와는 만날 때마다 곧잘 투닥거려서 이번에도 그렇게 된다면, 오늘 진짜로 용한테 잡아먹힐 지도 몰라! 코로리는 고개를 끄덕끄덕 흔들었다. 왠지 체육시간에 땡땡이 치려는 기분이 들었다. 방학 중인데다 학교도 아닌데!
"후링 씨 미안해. 빨리 나갈래ー"
회장님은 다른 날에 꼭 놀려줄테니까! 설마 샘에만 있지는 않겠지이. 시무룩한 목소리로 사과한 코로리는 동굴을 나선다기보다는 탈출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렌과 잡은 손을 꼭 쥐고있는 채 동굴을 나서려고 했는데, 잘못하면 아예 앞장서서 렌을 끌고 나가버릴 것 같다! 아마 그렇다면야 동굴 밖으로 빠져나오고서야 렌과 속도를 맞출 생각을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