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앗. 뭔가 안타깝고 슬픈 상황이잖아!! 그거!! 그리고 나는 아무래도 출근의 여파가 큰 모양이야. 아무튼 오늘은 안 나가고 집에서 쉴까 싶어서 그냥 이렇게 있는 중이야! 사실 밥먹은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그냥 하루 정도는 쉬고 싶을 때도 있고! 오늘이 그런 날인가봐. 대신 집에서 가볍게 홈 트레이닝 정도는 하겠지만!
아. 맞아. 이건 주현주에게 개인적으로 묻고 싶었던건데 주현이는 일단 여자친구가 있다는 설정인 것 같으니까 연애 관련이나 그런 쪽의 관계는 일단 SL설정이라고 보면 될까? 그리고 혹시 일상에서 NPC 비슷하게 등장할지에 대한 호기심도 있어서 살며시 물어보겠어! 우리 소꿉친구 주현이 어떻게 지내나요? 같은 물음의 일상이라던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이주현이 놀이터로 발걸음을 옮긴 것에, 무슨 특별한 목표가 있던것은 아니다. 그저 가고 싶었다, 라고 밖에 설명할수 없던 사고였다. 물론, 예전부터 그녀는 생각이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듯 자유분방하긴 했으나, 딱히 상관이 없었던 것이다.
그 정글짐 위에 올라가, 잡생각을 떨쳐내고 싶었다, 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정글짐쪽을 보니, 왠지 낮설지만은 않은 머리색의 인물이 정글짐의 옆에 있다. 하얗게 보이는 옅은 금발. 어릴적의 그 골목대장 형씨가 생각나지만... 다르다. 그렇지만 왜일까, 옆에 서서 이야기를 걸고 싶은 것은.
"이상하죠? 이 정글짐만 이렇게 녹슨거."
그리고 그 정글짐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의 시작을 알린것은, 그 아이의 캐캐묵은 생각 때문일까.
그의 기억 속의 정글짐은 주기적으로 새로 칠해주기도 했기에 이렇게까지 녹슨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이젠 아이들에겐 별로 흥미가 없는 놀이기구인지 관리가 되지 않은듯 했다. 그럼 보통 철거하기 마련인데 어째서 녹슬게 내버려두는지, 철거하지 않을거라면 칠을 새로 해주는게 좋은게 아닌지하는 의문이 가득해지지만 어차피 답을 낼 수 없는 문제기에 그는 고개를 살짝 흔들어서 꼬리를 물고 가는 생각을 끊어버린다.
정글짐을 카메라 속에 담고나서 다시 가볼까, 하면서 걸음을 돌리려는 순간 저 멀리서 한 여자가 다가오는 것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체구는 작아보이지만 그 기세만큼은 당당해보이는 그 여자는 진성처럼 정글짐에 볼 일이 있는지 그가 서있는 방향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 보통은 위험하다고 철거하니까요. "
사실 위에서 놀다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크게 다칠 수도 있는 놀이기구이기에 요즘엔 없어져가는 추세인 정글짐을 이렇게까지 놔둔 이유를 진성 입장에서는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불과 몇개월 전까지만 있었던 영국에서도 이런 놀이기구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으니까. 하지만 그는 곧 다른 의문을 머릿속에 품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여자, 누구랑 많이 닮았는데?
" 그래도 철거하지 않고 남아있어서 다행이네요. 여기서 많이 놀았거든요. "
쓴웃음을 지으며 정글짐을 다시 바라본 그는 정글짐의 꼭대기를 바라본다. 항상 저기 누워있었던 여자아이와도 많이 놀았던 추억이 있는 장소다. 그리고 그와 다른 친구들도 이 주변에서 곧잘 놀곤 했으니 어린 시절의 기억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장소이기도 했다.
작은 체구의 그녀는 솜씨 좋게 정글짐을 타고 올라갔다. 꽤나 녹이 슬어있었지만 겉모습만 그렇지 아직 안쪽은 튼튼하게 버틸 수 있는만큼의 내구도는 남아있었나보다. 빠르게 정글짐의 꼭대기에 올라가는 여자를 바라보고 있던 진성은 그녀의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요즘엔 그렇긴 하죠. 예전엔 여기가 친목 도모의 장이었는데 말이에요. "
아파트에 놀이터가 있기는 하지만 요즘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흥미가 가는 곳은 아니니까. 물론 아예 방치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기술의 발전은 아이들의 흥미를 다른 곳으로 끌어버렸기에 놀이터의 존재 의미가 조금은 퇴색 된게 아닌가, 하고 길고 긴 생각을 하던 진성은 다시금 들려온 그녀의 말소리에 음, 하는 소리와 함께 잠깐 생각을 해본다.
" 아무래도 많이 놀긴 했었죠. 어릴땐 거의 매일 같이 여기서 살았으니까요. 그렇게 정글짐에 누워있는 여자애랑도 친하게 지냈었죠. "
지금 생각해보면 행복한 기억이다. 일에 치여서 생활패턴은 지킬 수 조차 없는 지금과 비교하면 천국이나 다름 없는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