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이런. 너무 칭찬이 과했나보다. 사실 느낀 그대로를 말한 것뿐이기는 하지만. 아까의 기색은 다 어디로 가고 평소의 요조라로 돌아온 것에 대해선 좀 아쉽지만 새로운 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언젠간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손을 잡은채 앞으로 가던 나는 그녀와 함께 어느 타코야끼 노점으로 들어갔다. 주문을 하기 위해 손을 놓았는데 잠깐 잡고 있던 손이 왜이리 어색한지.
" 아 저도 같은걸로. "
내가 내려고했는데 어느새 500엔 동전을 쥐고 있던 요조라가 계산해버린다. 이미 만들어져있던 것을 포장해서 건네주는거라 계산은 빨랐고 각자의 손에는 타코야끼가 들려있었다. 갓 만든 것처럼 뜨겁지는 않았지만 그렇기에 딱 먹기 좋은 타코야끼였다. 뜨거운게 제맛이라는 사람에겐 아쉬운 일이지만 들고 가면서 먹기엔 이런 음식이 제일 좋다.
" 오늘 샘이 개방된다는 얘기 들었어요? "
호타루마츠리 때는 시미즈 가문이 관리하는 샘이 특별히 열리는 날이다. 학생회장님이 속해있는 가문이기도 한데, 이런 특별한 날에 열리는만큼 사람들도 꽤나 모이곤 했다. 그리고 호타루마츠리에선 빠질 수 없는 루트이기도 하고.
" 샘에 대한 전설을 들어본적 있나요? 신과 인간에 대한. "
더 높은 경지에 오르고자 하는 신들에겐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 하지만 신의 존재를 믿지 않은 인간들에겐 그저 전설에 불과한 이야기이다. 그녀가 알고 있을지 모르고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 그 동굴 속 샘에서 신과 인간이 영원을 맹세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요. 그렇게 되면 둘은 영원에 가까운 생을 함께 할 수 있다고해요. "
누군가는 진부하다고, 누군가는 로맨틱하다고 할 법한 이야기이다. 특히나 신을 믿지 않는 인간들에겐 그저 그런 전설에 불과한 이야기. 내 옆에 그녀도 그러할까. 내 본 모습을 보고도 이런 관계가 지속될 수 있을까.
보건실에서 처음 만났을 때, 아직 잠결에 눈 부빗거리면서도 처음 렌을 보고서 했던 말은 후링이었다. 좋아하는 물건의 이름으로 별명으로 지어 부른다면, 당연히 칭찬이다! 칭찬을 하는 이유는 꽤 여러번 바뀌었다. 처음에는 꽃단내가 나질 않아서였는데, 비밀을 잘 지키고 있다거나 친구가 되어줘서 고맙다거나. 착하고 예쁘다는 말은 빈 말이 아니었고 사냥꾼과 반딧불 이야기도 좋았다. 그래도 잠 안 자고 밤 새고 그러면 바로 양귀비니까!
"하나만 골랐어!"
렌 씨가 뛸 일 없다! 코로리가 신계에서 지내는 곳은 정말로 많은 후링이 걸려 있었다. 등나무 꽃 늘어지듯 후링이 대신 피어 자리잡았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서 직접 흔들지 않는 이상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걸 다 누가 모았을까! 당연히 코로리였다. 언젠가 걸 자리가 없어질 지도 모르겠는데, 다행히 하나만 골랐으니 뿌듯해하고 대견해하는 목소리다.
"노을이 여기도 있네ー"
렌이 보고 있던 머리장식을 보면, 붉은 꽃잎에 노란 꽃술이 꼭 노을지는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그대로 입 밖에 소리냈다. 자신도 눈동자 색이 꼭 그러니까 여기에도 있다며 반가워하듯 했다. 머리장식을 고민하고 있는 건 어머니의 몫을 고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서, 코로리도 쌍둥이 줄 선물을 고를까 싶었다. 제일 화려하고 눈에 띄는 머리장식을 골라간다거나, 우스꽝스럽게 생긴 가면을 사간다거나 하면 어떠려나 이제서야 후링이 아닌 다른 것들도 구경해보았다. 그러다 렌이 결제를 하려는 거 같으면 코로리도 결제를 하려고 했는데, 멈칫해버린다.
"응? 응! 반딧불이들이 렌 씨도 친구인 줄 알겠다!"
구경을 다 했는지 따위를 묻는 평범한 질문들인데 조금 허둥거린다. 렌을 바라보지도 못 했다. 코로리는 자신이 허튼 말을 하기 전에, 말할 새가 없도록 행동을 바삐 했다. 후링을 하나 사고, 렌이 물은 질문에 라이터가 있다고 하니 그것도 사겠다고 같이 사버린다. 후링은 비닐로 포장되었고, 라이터와 함께 종이가방에 담긴다.
"빨리 가자, 응!"
주의를 좀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력하게 느낀다! 렌이 산 머리장식 두개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괜히 노을이라는 말을 해버려서, 렌의 어머니가 갖고 있는 눈 색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서 붉은 머리장식이 꼭 제 선물같다는 생각을 해버렸다. 어머니에게 머리장식을 두개 선물할 수도 있는 것이고, 어머니가 좋아하는 꽃이 붉은 모란일 수도 있는 것이지 않겠냐고 생각을 지우기 바빴다. 코로리도 자신이 남들보다 지나치게 상상을 잘 한다는 건 알아서 더욱 더 그랬다. 그치만 만약에 내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나 공물 같은 거도 별로 안 받아봤으니까! 생각이 지나치다고 생각하면서도 만약을 상상하면서 크리스마스 이브날 양말을 걸어둔 아이처럼 들뜨며 설레버리니 몸을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동굴로 가려는 발걸음이 무척 빠르다. 체육 선생님이 보면 서운해하겠다!
두 개의 주문이 연달아 들어가자마자 나온 타코야키는 딱 먹기 좋게 따끈따끈하다. 요조라는 혀가 약해 뜨거운 걸 먹는데 한참 걸려서, 이 정도가 적당했다. 진갈색 소스 위로 가다랭어포가 춤추는 타코야키를 받고 코세이에겐 묻지도 않은 채 계산을 해버린다. 불만 있으면 말해보란 심산이었지만, 아무 말도 없으니, 요조라도 그저 받은 타코야키를 이쑤시개로 콕콕 건드리기만 했다.
식힐 것 없이 먹기에 딱 적당해 보여서 막 하나 찔러서 들어올리려는데, 코세이가 오늘 열린다는 샘에 대한 얘기를 꺼내온다. 아, 그건가. 요조라는 속으로 생각하며 타코야키를 들어 입에 넣었다. 푹신하게 씹히는 반죽 안에 문어조각이 쫄깃하게 씹히고, 간장소스와 가다랭어포의 조합이 절묘하다. 한김 식어서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니 지금 이보다 맛있는게 어디 있을까 싶다. 그렇게 입으로는 타코야키를 즐기며 코세이의 얘기에 귀를 기울인다. 신과 인간인가... 곧 한입 삼킨 요조라가 느릿하게 말을 꺼낸다.
"최근에... 들었던, 가미즈미의, 전설에서... 그 샘이... 신이 내려준... 거라고, 하긴, 했지만... 그런, 전설이... 있다는 건, 못 들었네요... 뭐,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닌지...?"
그런 전설이 있었다면 수학여행 때 아키라가 말 안 해줬을 리 없다는게 요조라의 생각이었다. 시미즈 가문이 후손이란 것만 얼레벌레 숨겼지, 그 외의 내용은 제대로 말해줬으니까, 그리고 전설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면 절대 누락될 리가 없을거다. 사람들은 그런 부분만큼은 잘 전하고, 그런 사례도 요조라는 하나 알고 있었다. 잠시 타코야키를 굴리며 말할까 말까 고민한 요조라는 그 한알을 더 먹고나서 마저 말했다.
그렇게 말한 요조라의 시선이 힐끔, 코세이를 보았다. 말을 들은 반응을 보는 건지, 그냥 본건지, 새까만 눈동자는 순간적으로 스쳐갈 뿐이라 알기가 어렵다. 마치 무슨 얘기를 할 듯한 말을 꺼낸 요조라였지만, 그 외의 말은 안 하려는 건지 홀로 노점 앞을 벗어나 길가로 몸을 돌린다. 다른 손님이 타코야키 노점에 오고 있었으니 그걸 위해 비켜준 것 같으면서도 갈 길이나 마저 가자는 듯 보인다. 늘 그렇듯이, 그랬듯이 말이다.
1.정말로 잘 다루는 편이에요. 한국 버전으로 따진다면 액셀도 진짜 무리없이 잘 다루는 편에 가까울 것 같고. 물론 그렇다고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요.
2.어..어.. 명청수? (아키라:.....(죽은 눈))
3.글...쎄요. 이건 진짜 안 떠오르긴 하는데. 메이드 복을 입는다고 한다면 일단 그래도 어느 정도는 어울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키라는 익숙치 않아서 괜히 뚱한 표정을 지을 것 같네요. 이런 것은 조금 더 귀여운 남자애들이나 여자애들이 입어야하는데. 라는 느낌으로 중얼거릴지도 모르겠고요.
1. 그냥 보통 정도? 가르쳐주면 쓸 줄 아는 수준인데~ 최근 포토샵이나 드로잉 프로그램 해볼까 생각중이래~ 2. 어, 어... 성야천? 월야천? ㅋㅋㅋㅋㅋ 같은 한자를 쓴다는 가정 하에~ 천 성월, 정도 되려나~ 3. 오호 메이드복~? 사실 요조라는 주기적으로 메이드복을 입지~ 왜냐하면 호시즈키당 점원복이거든~ 기모노 메이드복~ 입고서 카운터 지키는게 전부겠지만 ㅋ.ㅋ 그러니까 별 생각 없음~
컴활1급을 딸진 모르겠지만 아마 시도한다면 충분히 따지 않을까 생각해요. 함수도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하니! 아무튼 성이 청수니까 한국 버전이면 그냥 청수인걸로!! (글러먹었어) 엗. 아키라는 귀엽지 않은데요! 저기 저 다른 귀여운 캐릭터들이 얼마나 많은데 최근 인성 논란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아키라가 어딜 명함을..(절레절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