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16344> [ALL/연애/청춘물] 내 옆자리의 신 님 RE :: 22번째 이야기 :: 1001

◆oAG1GDHyak

2022-05-08 00:02:02 - 2022-05-11 23:10:24

0 ◆oAG1GDHyak (Xfe7y2tonY)

2022-05-08 (내일 월요일) 00:02:02

*본 스레는 참치 상황극판 규칙을 따릅니다.

*의도적으로 특정 누군가를 따돌리거나 소외시키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연애물 성격이 있는 만큼, 웹박수를 통해 오너입 익명 앓이, 캐릭터에게 줄 익명 선물을 보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토요일이 되는 0시에 공개됩니다.

*진행 이벤트가 있을 시엔 매주 월요일에 공지합니다.

*특정한 누군가하고만 놀지 말고 골고루, 다양하게 노는 것을 권장합니다.

*기본적으로 참치 상황극판 규칙을 지키면서 재밌게 놀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본 스레의 수위 한계선은 기본적으로 15세 이용가이나 약간의 조정을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부분은 이미지를 참고해주세요.

*정해진 수위를 넘어서는 직,간접적 드립이나 발언을 모두 금지합니다.

위키 주소 - https://bit.ly/3CkmCDe

시트 스레 주소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485109/recent

임시/문의 스레 주소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473065/recent

웹박수 주소 - https://bit.ly/3KqWTvK

<호타루마츠리>
situplay>1596516213>946

461 코세이주 (NlmTKNTIwY)

2022-05-09 (모두 수고..) 17:15:54

>>459 학생회장 자리를 정당하게 찬탈하는거에요! 흔히 썩씨딩이라고 하죠!

>>460 글씨를 잘 쓰니까 서기 (아님)

462 토와주 (NW4XHbTfI2)

2022-05-09 (모두 수고..) 17:16:50

사실 학문의 신님 같은걸로 그야말로 엄청 공양이 많을지도~ 를 생각했지만요~

463 렌주 (tlNvsO69Jg)

2022-05-09 (모두 수고..) 17:17:06

>>456 고래꼬리 목걸이 직접 매고 다니지는 않겠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레어아이템으로 하나 줄지도 모르지~

464 렌주 (tlNvsO69Jg)

2022-05-09 (모두 수고..) 17:18:09

ㅋㅋㅋㅋㅋ 글씨를 잘 쓰니까 서기냐구 ㅋㅋㅋㅋㅋ

학문의 신보다는 합격의 신이 엄청 공양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야. 학문의 신이라면 대학원생을 양성할 느낌이....(흐릿)

465 토와주 (NW4XHbTfI2)

2022-05-09 (모두 수고..) 17:20:19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생각해보면... 학문의 신도 공양이 많기는 하지 않을까요(?)

466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17:22:45

>>460 뭔가 신이 되어도 아키라는 은근히 워커홀릭일 것 같은 느낌 아닌 느낌이거든요. 그래서 신의 일도 배우고 하고, 그리고 학생회 일도 하고.. 와. 어쩌면 지금보다 더 바쁘게 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시선회피)

>>461 아키라:또, 또 이자요이!! 또 당신들이!! (아냐)

>>463 와아!! 그럼 아키라는 렌의 마음에 들도록 노력을 해야!! 그런 레어아이템은 저도 꼭 가지고 싶은데! 이렇게 된 이상 제가 렌에게 잘해주는 수밖에! (안돼)

467 코로리 - 렌 (i9wpbDZ/IU)

2022-05-09 (모두 수고..) 17:23:28

오래 기다렸느냐고 물으면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코로리의 머리카락은 쉽게 부스스해지는데, 오늘은 실핀을 꽂고 나와서 그 부분만큼은 얌전했다. 오래 기다렸느냐고 물어도 코로리의 대답은 장난스러운게 아니라면 언제나 아니라고 답하는 편이었다. 코로리는 많은 시간을 보냈으니까 이 잠깐의 기다림이 크게 느껴지지는 못했다. 실제로도 많이 기다린 것 같지도 않았고.

"응, 사냥꾼 씨! 여기에."

사냥꾼 씨 여기 있는데! 후링 씨가 데려온 게 아니라, 사냥꾼 씨가 멋대로 쫓아왔나봐! 코로리의 손가락 끝이 렌이 입고 있는 셔츠 주머니를 가리킨다. 별이 나란히 놓인 것을 바라보며 가리키던 코로리는 거기서 시선을 위로 올려 렌을 바라본다. 조금 목소리 크기를 낮추더니 쉬잇, 모르는 척 할게! 하고서 말한다. 몰래 쫓아온 사냥꾼이라면, 사냥꾼을 모르는 척을 해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렌과 함께 발을 맞춰 다시 마츠리 쪽으로 향한다.

"이런 거 좋아하니까! 꿈에서만 본 거구."

신계에서는 잠을 자거나 신으로서 일하거나 둘 중 하나 밖에 없는 생활이었으니, 인간들의 꿈 속 알록달록 다양한 풍경들이 얼마나 반짝거려 보였는지 덕분에 인간계까지 내려와버렸으니 말이다. 마츠리의 입구를 바라보면 코로리가 막 마츠리에 왔을 때와는 다르게 어두컴컴해진 하늘 아래서 등불이 빛을 밝히고 있었다. 여름 냄새가 나는 바람도 좋고, 해가 떨어졌다고 낮보다 선선해진 공기나 마츠리를 즐기듯 사람들 북적이는 소리도 좋았다.

"비밀 이야기는, 의식 이야기야."

비밀이라거나 재미있는 거라도 있었냐고 물으면 생긋 개구지게 눈웃음만 지었다. 답을 안 해주려고 그러나 싶을 때 까치발을 들어서 최대한 렌의 귓가에 가까이서 소근거리는 것이다.

468 코로리주 (i9wpbDZ/IU)

2022-05-09 (모두 수고..) 17:28:08

>>452 깊어서 빛이 들지 않는 즈음의 물의 신 렌 분위기 엄청나~! 고래꼬리 목걸이 팔찌 사재기할래(?) ( ´∀`)

>>453 2대 청룡신님인거야!? 근데 신님인데도 빡세게 학생회장까지 하는거야?! 학생회 일하느라 정작 수련을 못하는 신님은 귀엽다 ( ´∀`)

>>454 >>462 영원이나 순환도 멋있지만 역시 학문의 신님 어울릴 거 같기도 하고~! 공부하다가 신님 머리 빌려주세요 하면서 찾아도 되려나~!

>>455 세이 학생회 들어가는거야?! 좋은 회사에서 돈 많이 벌기... 적당하고 무난한 느낌이네~! 회사원이라고 적는거려나! 왠지 재무팀/경영팀 생각나!

469 토와주 (NW4XHbTfI2)

2022-05-09 (모두 수고..) 17:29:23

오마모리나 에마를 준다거나~ 하는 것도 좋지요?

470 코세이주 (NlmTKNTIwY)

2022-05-09 (모두 수고..) 17:30:04

>>466 성공적으로 회장자리를 찬탈하면 부회장엔 코로리를!!

>>468 재무팀 같은 곳에 가면 잘할것 같네요! 코로리는 어떨까요~?

471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17:34:00

이렇게 결국 가미즈미 고등학교는 성공적으로 이자요이 남매의 손에.. (이거 아님)

>>468 일단 한다고 했으니 하기는 하겠지요? 아키라의 성격상 하기로 한 일을 대충 하는 일은 또 없을테니까요!

472 코로리주 (i9wpbDZ/IU)

2022-05-09 (모두 수고..) 17:37:16

>>469 머리.............. 머리를 빌려주는게 효과적인데!!!!

>>470 와 권력남용이다~! ( ´∀`)

코로리..... 코로리가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우선 장래희망은 각본가일거 같다~! 연극이나 뮤지컬 쪽?! 그리고 밤에 밤샐 필요는 없어졌지만, 창작은 밤에 잘되는 법~! 밤에 이것저것 써보고 상상해보고 하다가 잠 못 자서 여전히 낮에 자고 있을 거 같아 (*´ω`*) 수업시간에 자고, 체육 시간 땡땡이치고, 가끔 깨있으면 다른 거 하고 있고..... 아마 연극부에서 부활동도 하고 있겠지, 3학년이기도 하고 부장이려나?!

473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17:39:08

인간이 되어도 코로리는 또 다시 땡땡이를... 물론 연극은 엄청나게 열심히 할 것 같지만 학생회장 아키라는 신이지만 그것을 절대 두고보지 못하고..오히려 신이니까 더 잘 찾아내고..(시선회피)

아무튼.. 결론적으로 이 스레 캐릭터들은 신이어도 인간이어도 다 귀엽다는 것이 증명되었어요!

474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17:39:58

>>469 혹시 신사에 가서 다음 시험 답안지를 요구하면... 혼나나요? 공부는 혼자 해야 한다고 혼나나요? 좋아하는 거 공물로 바치면 안되나요? (간절)

475 코로리주 (i9wpbDZ/IU)

2022-05-09 (모두 수고..) 17:43:57

>>473 2대 청룡신님 능력남용 한다~!!! 누가 인간이어도 신이어도 둘다 인간이거나 신이어도 투닥거릴 운명이었던거야..... ( ´∀`)

476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17:48:42

3-C 반으로 들어온 시점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에요. 빨리 코로리가 3-A나 3-B로 도망쳐버리면!! (네??)

477 테츠야주 (JpMz8E9qiE)

2022-05-09 (모두 수고..) 17:52:58

안녕하세요!
10분일찍 퇴근한 테츠야주에요!

478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17:53:27

어서 오세요! 테츠야주!! 하루 수고했어요!

479 테츠야주 (JpMz8E9qiE)

2022-05-09 (모두 수고..) 17:56:45

테츠야는 신이라면 당연히 운명의 신이네요! 하지만 운명을 바꿔달라는 소원에 주사위굴려서 대성공안나왔다고 안해주고 성공을 해도 이게 그렇게 쉽게 하면 안되는거라고 운명바꿔도 별로라고 핑계만대는 더럽고 치사한...

480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17:57:49

으아닛?! 일해주세요! 신님!! 운명을 바꿔주세요!! ㅠㅠㅠㅠㅠ

481 테츠야주 (JpMz8E9qiE)

2022-05-09 (모두 수고..) 18:02:02

>>480
그럼 야근할 운명에서 회식을 할 운명으로 바꾸어주마ㅡ

482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18:02:49

엗. 차라리 야근보다는 회식이 더 좋지 않나 하고..(흐릿) 일한다! 테츠야님!!

483 토와주 (NW4XHbTfI2)

2022-05-09 (모두 수고..) 18:03:12

다들 어서와요~

하지만 머리를 빌려주거나 답안지를 달라고 하면 학문을 쌓는 의미가 없는걸요~

484 요조라 - 코세이 (YlDIxCgKAg)

2022-05-09 (모두 수고..) 18:05:33

여름의 문턱이었나 싶던 계절은 어느샌가 한여름에 접어들고, 여름방학이 시작한게 바로 얼마 전인데 벌써 호타루마츠리가 열리는 날이 왔다. 마을은 아직 해도 저물지 않았건만 마츠리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일찍 문을 연 노점들을 찾으며 즐거워하는 소리 울린다. 본래 호타루마츠리는 규모나 인원이 그리 큰 마츠리가 아니라지만, 올해는 전에 열렸을 때보다 확실히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누군가가 SNS로 홍보 아닌 홍보를 한 탓, 아니 덕일까, 아무튼 그런 결과였다.

"...으, 사람... 보기만 해도, 멀미... 할 거 같아..."
"뭐야, 너 무대 공포증 있었어? 아니 공황장애였나."
"그런 거 없어... 옷이나 내 놔..."
"어어, 자, 팔 들어."

어디선가 그런 대화가 오고 갈 쯤, 마츠리의 첫 날을 즐기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해변 근처에 길게 설치된 조형물에 조금씩 관심이 끌린다. 전지를 가로로 길게 뽑은 듯한 종이를 그리 거창하게 세워두었으니 이게 뭔가 싶긴 할 거다. 게다가 종이는 새하얗기만 하고 아무것도 없다. 자유예술인가, 싶지만 근처에 사람이 몇 있어서 종이에 가까이 가지 못 하게 한다. 그런 행위는 조금씩 더 사람이 모이게 하고, 관심과 흥미는 점점 높아진다. 그런 사람들 사이로 청아한 방울 소리 들리며 누군가 나타났다.

소리 따라 시선을 돌리면 가장 먼저 검은 하오리와 옷에 그려진 하얀 파도의 무늬가 눈에 띈다. 소매도 자락도 넉넉한 하오리와 그저 하얄 뿐인 상하의를 입은 그 인물은 역시나 검은 가면으로 얼굴을 가렸다. 키가 제법 있고 넉넉한 옷으로 인해 호리호리한 남자인가 싶다가도, 지나가며 살랑이는, 하나로 모아 흰 끈으로 정갈하게 묶은 검은 머리칼을 보면 아니 것도 같다. 느닷없이 나타난 인물은 사람들의 이목을 이끌며 천천히 장지의 한가운데로 걸어간다. 걸을 때마다 차랑차랑 울리는 방울 소리는, 가느다란 발목에 걸린 발찌의 방울로부터 나는 것이다. 방울 소리와 함께 걷고 함께 멈춘 인물은 느릿하게 손을 올리고 허리를 숙이며 모인 사람들을 향해 예를 표한다. 그리고 돌아서 빈 종이를 향해서도 같은 행동을 하자, 미리 기다리던 걸로 보이는 다른 사람이 나와 그 혹은 그녀에게 무언가 건네주고 간다. 새까만 먹물이 담긴 잔과 깨끗한 붓 한 자루다. 눈에 띄는 차림으로 카구라라도 한판 출 것 같던 그 인물은 모두의 예상과 다르게, 혹은 예상대로, 붓과 먹을 들고서 종이로 다가선다. 새하얀 붓 끝에 먹물을 머금어 들고, 주저 없이 종이 위에 찍었다. 그리고 내달리다시피 그림을 그려나갔다.

종이 위로 번짐과 동시에 붉은 빛 감도는 먹물은 황폐해진 마을과 그로 인해 고통받고 떠나가는 사람들을 그린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단 한명만은 남아 땅을 되살리려 노력하지만 무엇 하나 제대로 되는 것 없다. 엎드려 통곡하는 이의 눈물 역시 검고도 붉은 빛이 돈다. 그렇게 그려나가는데도 발목의 방울은 무서우리만치 조용하다. 먹이 번져갈수록 붉게, 붉게 나타나는 그림을 종이의 3분의 1에 걸쳐 묘사를 하고 나면 인물은 돌연 붓을 멈추고 한걸음 물러난다. 잠시 쉬었다 하려나보다, 싶지만 곧 새로운 붓과 새로운 먹물 전해진다. 쉴 생각 따윈 없는 듯, 그림은 계속 이어진다. 유일하게 남아 통곡하는 이의 위로 세 손이 뻗어지며, 이번엔 푸른 빛이 보이는 먹물이 한 신의 모습 그려진다. 메마른 땅에 물을 내려주는 그 신의 모습은 용을 닮았다. 붓을 옮겨 새로이 그리자 이번엔 은은한 금빛이 그려지는 선에 반짝인다. 금빛을 두른 그림 역시 한 신의 모습을 묘사한다. 인자한 빛을 내려주는 신의 모습은 빛 그 자체 같기도 하다. 경쾌하게 울리는 방울 소리 사이로, 세번째 신의 모습도 그려나간다. 분명 먹물이건만 엷게 번지는 연분홍색이 흩날리는 꽃잎을 표현하고, 거대한 초목, 그 중에서 꽃나무와 동일시되는 신이 그 한 장면 가득 채운다. 물과 빛과 초목, 세 의미와 상징을 지닌 풍경을 남은 반에 그리고 나면, 다시 붓과 먹을 바꾸고, 남은 공간에 그 후의 얘기를 담는다. 되살아난 이 땅 위에 홀로 남았던 사람은 신으로부터 대대손손 이 땅을 지킬 것을 명 받고, 이제 더이상 검붉은 눈물 흘리지 않게 된 이는 감읍하며 그 명 받든다. 그 뒤로 오랜 시간, 오랜 세월에 걸쳐 마을은 번성하고, 이윽고 지금에 이르른다. 짙은 푸른색 번지는 먹물로 현재의 가미즈미까지 얼추 묘사해내고 나면, 아무것도 없던 장지는 이제 하나의 전설로 가득 채워져있다. 차랑, 맑은 방울 소리 끝으로 돌아선 인물은 끝까지 흐트러짐 없이 인사를 올리고, 돌아서 퇴장한다. 이후 그림은 아홉 폭 병풍처럼 장면이 구분지어지도록 약간씩 움직여져서 보기 좋은 전시물이 되었을 것이다.

장장 한시간 반에 아우르는 긴 퍼포먼스를 마치고 퇴장한 인물은 사람이 없는 곳에서 가면을 벗었다. 푸하, 하는 숨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이마의 땀을 닦는 이는 다름아닌 요조라였다. 하오리 덕에 보이지 않겠지만 내의도 땀으로 흠뻑 젖을 만큼 집중했고 그만큼 체력도 할애했으나, 쉴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잠시 열만 식히고 약속에 나갈 준비를 해야 했다.

"고생했다 정말. 그런데 이대로 괜찮겠어? 놀다가 쓰러지는 거 아냐?"
"약... 먹으면, 돼... 오래, 있을 것도... 아니고..."
"체력도 저질인게, 뭐 됐다. 무리다 싶으면 노점으로 와. 나도 나가 있을 거니까."
"어어..."

옆에서 마실거니 부채질이니 챙겨주는 마히루와 함께 한번 집으로 돌아간 요조라는 미리 기다리던 사요코의 도움을 받아 새로 옷을 입었다. 유카타를 어레인지한 원피스는 위에서 아래로 진해지는 푸른색에 밑자락엔 잔잔한 파도 무늬가 프린트 되어있고 허리를 두른 오비도 그에 맞춘 색에 보일락말락한 무늬가 있다. 옷 다 입으면 화장도 새로 하고, 머리도 올려서 수국 장식의 칸자시 꽂으니, 다시 나올 땐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이러면 누가 봐도 그림 그린 사람과 동일시 하지 않을 거라며 자신만만해 하는 마히루들과 함께 돌아온 요조라는 홀로 떨어져 코세이와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로 향했다. 가는 길 살짝 휘청일 뻔 했지만, 천천히 움직이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적어도 현기증은 아니니까 괜찮을 거라고, 조금은 방심 어린 생각을 하며 먼저 약속 장소에 도착해 있던 코세이를 발견하고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이자요이 씨..."

손에 작은 주머니 가방을 들고 이번엔 옷과 어울리는 여름용 샌들을 신은 요조라는 잠시 코세이 앞에서 머뭇거렸을 것이다. 평소처럼 지그시 보는 것도 아니고 시선을 살짝 피하고서 괜히 손을 꼼지락거리며 말이다. 그러다 힐끔, 눈치를 보듯 보고, 손을 움직여 자신의 팔을 만지작거리다가, 뒤늦게 덧붙인다.

"좋은... 저녁, 이네요..."

그 한마디 하는게 그렇게 어려웠을까, 싶지만 평소의 요조라를 생각하면 그럴 만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조금은 달라진 인사를 건네고서 다시금 코세이를 힐끔 보는 요조라였다.

485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18:05:35

으아닛?! 토와가 신이 되면 그 관련으로는 상당히 빡빡해지는군요! 하지만 그게 맞으니까요!

486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18:06:03

어서 오세요! 요조라주!

487 요조라주 (YlDIxCgKAg)

2022-05-09 (모두 수고..) 18:07:14

분량 미쳐날뛰려는거 잡느라 머리 아팠다... 으윽 이제 일해야 해...

모두 좋은저녁~ 이따 봐~

488 토와주 (NW4XHbTfI2)

2022-05-09 (모두 수고..) 18:07:29

어서와요 요조라주~

489 코세이주 (NlmTKNTIwY)

2022-05-09 (모두 수고..) 18:08:45

요조라주 어서오세요! 저도 이제 퇴근이라 버스에 앉으면 답레를 가져오겠다는거에요! ><

490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18:09:11

그럼 다녀오세요! 요조라주!!

491 렌 - 코로리 (tlNvsO69Jg)

2022-05-09 (모두 수고..) 18:13:19

코로리의 손가락 끝이 가리키는 곳에는 별 세개가 있는 자수를 가리켰다. 그제야 렌은 별 세 개가 사냥꾼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영 그 의미를 확실히 하지 못하는 것은 오리온 자리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나중에 그 이야기를 알게 된다면 아, 그래서 그 때 그렇게 말했구나, 하고 알아채겠지만 아직은 먼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쉿, 소리를 내며 모른척 한다는 그 말에는 조금 웃음을 흘리고 만다.

“사냥꾼이 온 줄 알면 반딧불이들이 도망갈지도 모르니까요?”

나름 코로리의 말을 해석한 결과였다. 그 뜻이 같은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비슷한 의미를 통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꿈은 여러 의미로 해석이 되곤 하니까, 그런 것과 비슷한 걸까.

“그럼, 코로리 씨는 이곳에 내려온 지는 얼마 되지 않은 거에요?”

축제를 꿈에서만 보았다는 건 아마 그런 뜻이 아닐까? 축제나 여러 것들을 신기하게 보는 것들이나 일반적인 사람들이 하는 말이 아닌 모호한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 것은 아직 인간계가 서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해가 떨어지니 한여름이었지만 선선해서 기분 좋은 바람이 불었다. 개구지게 웃으며 대답을 하지 않던 코로리가 아무래도 사람이 많아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코로리가 까치발을 들어 귓가에 무어라 말하려고 하기에 살짝 몸을 숙여주었다.

귓가에 소근거리는 소리는 조금 간지러웠지만 웃지 못했던 것은 그 이야기가 생각치 못했던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렌은 눈을 깜빡이며 코로리를 내려다봤다. 의식이라고 한다면 생각나는 것은 이전에 말했던 신이 되는 의식이려나.

“저에게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궁금하기는 해요.”

렌이 뺨을 긁적이며 말했다. 신과 사랑에 빠지는 인간이라니.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감정이라는 것은 이성이나 판단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렇기에 더 어려운 것이 아닐까.

“그래서 오늘 마츠리하고 관련이…, 코로리 씨 아이스크림 먹을래요?”

코로리에게 물음을 던지려고 하다가 문득 눈에 보이는 것에 말을 잠시 끊고 한 노점을 가리켰다. 매년 여름마다 수제 아이스크림을 파는 노점을 여는 아저씨인데 매년 가미즈미에 오기는 하지만 항상 있는 분은 아니라서 눈에 보일 때 사먹지 않으면 전에 사먹었던 아이스크림이 그 해의 마지막 아이스크림이 될 지도 모르는 그런 사람이었다.

“항상 계시는 분이 아닌데, 저 아저씨 수제 아이스크림 맛있거든요.”

렌이 민망한 듯 뒷목을 매만지며 말했다. 원래 금강산도 식후경이니까. 게다가 다음에는 자신이 산다고 했으니 이번 계산은 자신이 할 셈이었다.

492 렌주 (tlNvsO69Jg)

2022-05-09 (모두 수고..) 18:14:42

테츠야주 어서와~ 야근을 회식으로 바꿔주는 운명의 신이라니....(흐릿)

493 렌주 (tlNvsO69Jg)

2022-05-09 (모두 수고..) 18:15:11

요조라주도 어서오고 다녀와~~

494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18:46:31

오늘 저녁은 뭘 먹어야 좋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상추가 있으니까 고기를 사서 먹을까 싶기도 하고!

아. 그리고 저 아저씨. 혹시 축제때마다 볼 수 있는 그 터키 아저씨는 아니겠지요?

495 렌주 (n6wFhSLUIQ)

2022-05-09 (모두 수고..) 18:49:14

터키아저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에 코로리 진단에 터키 아저씨 있었던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 아냐 선량한 아저씨라구ㅋㅋㅋㅋㅋㅋ

고기 먹고 싶을 때 대패삼겹살이 편하더라고~~ 나는 밥먹구 올게~~!

496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18:55:50

하지만 터키 아저씨도 선량한 아저씨인걸요!! 장난을 잘 칠 뿐이지! 아무튼 식사 맛있게 하세요!!

497 코로리 - 렌 (i9wpbDZ/IU)

2022-05-09 (모두 수고..) 19:02:15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코로리는 보통 사람들이 듣고서 곧바로 이해하게 말을 하는 편은 아니었고, 그래서 대화가 이어진다거나 오히려 코로리가 생각치 못한 부분을 꿰인다거나 하는 일은 드물었다. 놀라서 싫은 쪽이냐고 하면, 정반대였다. 뜻밖에 선물을 받게 된 어린 아이가 하듯 놀라서 크게 뜨인 눈이 눈꺼풀 내려올 때 깜빡하고 뜨이는 것이 아니라 활짝 웃는다. 사냥꾼 씨가 몰래 온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였는데 후링 씨가 말해준게 더 좋아!

"응, 후링 씨는 역시 후링이네ー"

꿈이 반짝반짝한단들 코로리가 빚은 것이 아니라 꿈의 주인들을 토대로 빚어진 것이니까, 반짝반짝한 것은 분명 꿈의 주인들 몫이다. 그래서 새삼 렌을 후링이라고 부르는 것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게 웃었다.

"내려오고 나서 입학했으니까 이제 3개 접는 중이야."

손가락 하나 접고, 손가락 둘 접으면 엄지와 검지는 접히고 가운데 손가락이 접힐락 말락한다. 인간계에 내려온지 햇수로 3년 정도 되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 처음 인간계에 내려와본 신도 있을테니 신들 사이에서는 나름 3년차 선배라고 으스대겠지만, 인간계에서 나고 자란 인간 앞에서 으스대지는 못한다. 거기다 신사가 있다거나 공양을 받는다거나, 어느 집안에서 모신다거나 하는 일은 코로리에게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서 더욱이 인간계와 교류가 없었다. 바람 살랑거릴 때 언제나 맡아지는 꽃단내는 신계에서도 열심히 맡았던 향인데, 가까우면서도 멀었다.

"지금은 가능성 있어도 하면 안 돼!"

코로리는 까치발을 내리고서도 너무 깜짝 놀라서 렌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번에는 순수히 놀라기만 했다. 혼인 의식이라구, 평생을 함께하기로 하는 건데! 벌써 결혼해버리면 큰일인 거잖아! 꿈에서도 나중에 크면 결혼할 거라구 하는데! 유치원 다니는 어린 아이들도 대부분이 결혼이라고 하면 멋진 어른이 된 미래를 상상하는데, 고등학교에 다니는 렌이 그걸 모를 리는 없을테다. 신의 기준이 아니라 인간들 보기에도 고등학생 밖에 안 됐으니 이렇게나 놀라버리고 말았다!

"응, 오늘 마츠리에서 응?"

깜짝 놀라서 가슴 붙잡은 채 대답하던 코로리는 아이스크림 이야기에 또 다시 렌을 바라본다. 고개 갸웃이다 민망해보이는 제스쳐를 보고는 조그맣게 웃었다. 웃음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했다.

"렌 씨 아이스크림 좋아해? 나도 좋아해!"

코로리는 인간계의 음식을 좋아했고, 흔히들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을 가진 종류를 좋아했다. 아이스크림은 두 조건에 다 부합했다! 코로리는 수제 아이스크림 노점이 어디있는지 렌의 시선을 향했던 쪽을 살펴보았다.

498 코로리주 (i9wpbDZ/IU)

2022-05-09 (모두 수고..) 19:08:19

>>479 운명의 신 테츠야 근무태만이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들이 운명의 신에게 버림받았다고 맨날 궁시렁댈거야~! ( ´∀`)

요조라주 어서왔다 잘가구, 일 화이팅이야! 렌주도 저녁 맛있게 먹구 잘 다녀와~! ( ´∀`)

터키아저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젠가 물어봤었지~! 어디쯤에 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499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19:15:22

그럼 슬슬 마츠리도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는 것 같으니..저는 저대로 아키라의 근황을 독백으로 써봐야겠군요!

500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19:29:28

그 전에 일단 식사를 하고 돌아올게요!

501 코세이 - 요조라 (xkH45W3MQA)

2022-05-09 (모두 수고..) 19:31:16

수학여행이 끝나고 여름이 한창인 이때, 가미즈미 마을은 또 한번 분주하다. 봄에 사쿠라마츠리가 있다면 여름엔 호타루마츠리라는 또 다른 큰 축제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규모 자체는 조금 작지만 다른 의미로 볼게 많기 때문에 마을 전체가 분주한 것이다. 물론 저번처럼 노점이 많이 나오기도 할테고. 그리고 호타루마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날, 나도 아르바이트를 쉬고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향한다.

조금 길어진 뒷머리가 답답해 꽁지머리로 묶어낸 나는 드라이기로 머리를 살짝 만져준다. 최근에 이렇게 준비한게 한 손으로 꼽기도 힘든데. 평소 쓰던 안경을 벗어놓고서 무엇을 입고 나갈까, 고민하다가 흰색 반팔 셔츠를 입고 무릎까지 오는 진청색 반바지에 앞부분을 살짝 넣어서 깔끔하게 정리한다. 그리고 하카마를 어레인지한 검은색 겉옷을 걸친다. 이래봬도 바람이 잘 통해서 시원하기도 하니까. 거기에 검은색 샌들을 신어주면 외출 준비 끝. 나가기 전에도 몇번이고 거울을 바라보고 나서야 현관을 나선다.

오늘 만나기 전에 호시즈키양은 그림을 그리고 간다고 했다. 무슨 그림을 그리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한참 답이 없다가 대강 장소만 알려주었다. 굳이 올 필요는 없다고 했지만 직접 그림을 그리는걸 본 적은 없으니 알았다고해놓고 몰래 가서 지켜볼 예정이었다. 다행히도 금방 온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호시즈키양이 알려준 장소 근처였다. 못찾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사람들이 모여있고 큼지막한 종이까지 있으니 금새 찾을 수 있었다. 웅성대는 인파 사이에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으니 누군가 걸어나온다.

큼지막한 하오리라 몸의 선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고 가면마저 쓰고 있었기에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것이라곤 길게 내려오는 검은 생머리가 가지런히 모여서 묶여있는 것뿐이었지만 난 요조라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이윽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그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붓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황폐해진 땅에서 홀로 있는 남자부터 그 앞에 나타난 세 명의 신들, 그리고 신들과의 약속과 그 이후의 일들까지 장엄하게 그려진 그림은 어느새 끝이 나있었다. 그림에 빨려들어갈 것 같다는 느낌은 이런걸까. 신계에서도 아름답다 엄청나다, 하는 그림들은 많이 봤지만 이런 느낌을 주는 그림은 몇 없었던 것 같은데.

인사를 하고 들어가는 요조라를 보고서 나도 인파 사이를 빠져나와 약속 장소로 향한다. 다행히도 먼 곳은 아니라서 금방 걸어갈 수 있었고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금방 그녀가 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상당히 차려입은 모양새라서 나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고 인사를 건네는 그녀의 말에 웃으면서 답했다.

" 좋은 저녁이에요, 호시즈키양. 오늘은 평소보다 더 예쁜데요? "

이거 쑥쓰러워하는건가. 평소엔 보기 힘든 모습이라 신기하기도 했지만 괜히 티내면 싫어할테니까 모른척하며 다른 이야기를 꺼낸다. 다 좋은데 하나 걱정되는게 있었기 때문이다.

" 그림 잘봤어요. 근데 그렇게 하고나면 힘들 것 같은데 괜찮아요? "

그림 그리는 시간만해도 꽤 되었으니 그녀의 체력이 걱정되는 것은 당연했다. 그녀가 체력이 약해서 걱정하는게 아니라 그렇게 하고나면 누구든 힘들어하는게 당연하니까 그렇다. 나는 잠시 그녀를 응시하다가 손을 뻗으며 얘기했다.

" 호시즈키양이 괜찮으면 손 잡아요. 잡아줄테니까요. "

웃고 있지만 조금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본다.

502 렌 - 코로리 (tlNvsO69Jg)

2022-05-09 (모두 수고..) 19:47:55

자신의 추측이 맞았는 모양인지ㅡ아니다ㅡ 웃으면서 긍정의 말을 하는 코로리를 보며 렌은 겉으론 티를 안 내도 속으로는 뿌듯해했다. 물론 정답은 아니더라도 출제자가 만족한 답변이니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된다는 것일까. 여전히 후링이라는 뜻은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려웠으나ㅡ반짝거리고 예쁘고 좋은 소리가 난다는 뜻인가? 생각했지만 다 저와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다ㅡ 상황을 보면 좋은 뜻이겠거니 하고 생각한다.

이제 인간계에 내려온 지 3년에 들어선다는 말에 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신기했다. 진짜로 신님인 거구나. 하는 생각이 이럴 때 들곤 했다. 그러다 코로리가 깜짝 놀라며 하는 말에 렌 또한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눈을 깜빡인다.

“그…야, 그렇죠…? 지금 당장이라는 뜻은 아니었어요. 음…. 생각해보면 시, 아니 하늘의 존재가 굳이 인간을 사랑해서 결혼할 필요가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아서 한 말이었는데 굳이 중언부언 붙이지는 않았다. 인간이 신을 만날 일도 굉장히 적은 확률일 것 같은데다가 신이 무슨 이득이 있어서 인간과 결혼을 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서양의 신화를 봐도 신이 인간과 결혼하는 일은 다 끝이 좋지 않았던 것 같고. 물론 신과 만나 결혼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행히 반응을 보니 코로리도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네, 좋아해요. 아, 전에 빙수도 맛있었는데.”

그 집 빙수를 참 잘 했었지. 렌은 코로리와 발맞춰 아이스크림 노점으로 향했다. 소프트한 느낌의 아이스크림은 종이 그릇이나 아이스크림 콘에 스쿱으로 퍼서 주기도 하고, 딱딱하지만 부드러운 느낌의 하드도 팔고 있었다. 웬만한 맛의 아이스크림은 다 있을 터였다. 렌은 아이스크림 아저씨에게 인사한 뒤 코로리에게 물었다.

“코로리 씨는 어떤 걸로 하실래요? 소프트도 맛있고 하드도 맛있어요. 아, 이번엔 계산 제가 할테니까.”

이번에는 전처럼 물러나지 않겠다는 듯 지갑을 꺼냈다. 렌은 아마 소다맛 하드를 먹을 예정이었는데, 속으로는 집으로 가기 전에도 계시면 하나 더 사먹어야지 하고 생각했다.

503 아키라 - 의식의 춤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19:57:58

"...흐음."

호타루마츠리 1일차. 아무래도 첫날이 가장 바쁠 거라고 판단한 아키라는 결국 어머니에게 이야기해서 첫 날의 일을 자신도 돕겠다고 이야기했다. 그의 어머니는 한숨을 약하게 내쉬었지만 그래도 납득하고 알겠다는 말과 허락했다. 아키라가 이렇게 강하게 고집을 부리면 부모님조차도 막을 수 없었기에 차라리 첫 날 일을 돕게 하는 것이 나은 길이라고 판단한 탓이었다. 어차피 뭐라고 해도 아키라는 놀러가지 않고 일을 도울 것이 분명했으니까.

"그렇다면 아오노미즈류카미님에게 보내는 의식의 춤은 네가 추거라. 다 가르쳐줬을테니까 아직 잊진 않고 있을테지?"

"네. 어머니."

시미즈 가문이 호타루마츠리때 반드시 하는 것 중 하나. 그것은 아오노미즈류카미에게 감사 제사를 올리는 것과 동시에 당주가 대대로 의식의 춤을 바쳐 신이 내린 사명, 즉 언제까지나 가미즈미에서 생명의 근원을 지키겠다고 맹세를 바치는 것이었다. 물론 시미즈 가문이 그런 사명을 받았다는 것은 전통 속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것을 믿던, 믿지 않던 대대로 시미즈 가문은 맹세를 바쳤다. 아키라 역시 그에 대해서 이의는 없었다. 집안에서 1년마다 하는 나름의 전통이라고 생각하면 그다지 복잡할 것도, 어려울 것도 없었으니까.

잠시 시간을 내 가미즈미에 전해지는 전승을 테마로 그린 그림을 구경하고, 방명록에 '그림 속에 담긴 강렬한 분위기와 정성. 잘 봤어요. 즐거운 호타루마츠리를 보내세요. -시미즈 아키라 ' 라는 문구를 남긴 아키라는 산을 올라 낡은 신사로 향했다. 물론 굳이 글을 남길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수학여행에서 한 번 보러 오라고 말을 했으니 문구 정도는 남기는 것이 좋지 않을까하는 마음에서였다. 정말로 안 가면 상대 쪽에선 무안할지도 모르니까. 물론 아닐수도 있지만. 그 부분은 더는 관여할 생각이 없었다. 자신은 자신의 자유대로 했을 뿐이기에.

아무튼 신사로 돌아온 그는 미리 준비된 전통 의상. 정확히는 신사를 지키는 자, 칸누시가 입는 하얀색 전통복으로 갈아입었다. 하얀 소매 부분이 좀 큰 것 같았지만 그 정도는 당연히 넘길 수 있었다. 나중에 제대로 치수를 재서 좀 더 자신의 사이즈로 맞춘 것을 입기야 하겠지만 지금 입은 것도 그렇게까지 불편한 것은 아니었다. 작게 숨을 내쉬며 그는 오로지 제를 올리는 제단 앞에 서서 신사 건물만을 바라봤다. 뒤의 사람들이 뭘 하는가 싶어 구경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나 그는 그 쪽에는 조금의 눈길도 주지 않았다. 사실 아는 이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도 무안했기에 더더욱.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는 춤의 절차를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흘러가던 시간이 지나 때가 되었다.


신사에서 조용히 울리는 분위기 있는 전통풍 음악 역시 시미즈 가문에서 준비한 음악이었다. 그 음악에 맞춰 아키라는 살며시 두 팔과 다리를 움직였다. 마치 좌절한 사람마냥,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숙였으나 이내 다시 일어나느 사람마냥 다시 힘껏 일어나며 리듬을 타며 그는 왼쪽으로 사르르 움직이며 왼팔을 살살 흔들다가 왼쪽으로 힘껏 뻗다가 내렸고 오른쪽으로 사르르 움직이며 오른팔을 살살 흔들다가 오른쪽으로 힘껏 뻗은 두 팔을 내렸다. 이어 두 팔을 있는 힘껏 들어올려 시선을 힘껏 하늘 위로 향하니 마치 그 위에 뭔가가 있고, 그 무언가를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살며시 두 팔을 아래로 내려 자신의 가슴가로 가져와 교차하여 팔짱을 하듯, 자신의 어깨 위에 올리며 두 무릎을 땅에 꿇어 경배하다 자리에서 일어나 크게 원을 그리는 그의 표정이 상당히 진지하고 흐트러짐이 없었다.

신에게 바치는 맹세의 마음을 담은 춤. 그것은 그야말로 오랜 전통 속의 사명을 지키고자 하는,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는, 그저 시미즈 가문의 이들만이 제대로 알고 있는 의식의 춤이었다. 누군가는 그 의미를 알 것이고 누군가는 모를테지만, 그런 것은 아키라에게 있어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은 시미즈 가문의 차기 당주로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었으니까.

여러 동작 끝에 마지막으로 반시계방향으로 다시 원을 그린 후, 제단으로 돌아온 그는 눈을 감고 살며시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이 땅에 생명의 근원을 내려주신 신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오랜 약속을 지금 여기서 깨뜨리지 않고 지키리라 맹세하겠습니다."


춤을 마치고 짤막한 제를 마친 후, 아키라는 가장 먼저 신사에 기도를 올렸다. 그 내용이 무엇인진 밖으로 말을 내뱉진 않았기에 아무도 알 길이 없었으나 어쩌면 신사의 주인이었던 옛 신은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 소원을 굳이 들어주려고 할지는 모르겠으나.


모든 것을 마친 소년은 옷을 갈아입고 동굴 안으로 들어섰다. 평소에는 철문으로 막혀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으나, 철문이 열려 그 안이 개방된 동굴 안의 깊은 샘은 올해도 어김없이 수많은 이를 맞이했다. 신 이외에는 아무도 느낄 수 없는 깊은 신성함을 가득 품으며.

/독백 한 편과 함께 갱신!! 일단 이런 것이 있었다 취급이긴 한데 봤다고 처리해도 좋고 안 봤다고 처리해도 상관없고. 그 부분은 알아서들 하시면 될 것 같아요!

504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19:58:26


어. 왜 브금이 안 올라갔지?! (동공지진)

505 코세이주 (nyW6VUo09.)

2022-05-09 (모두 수고..) 20:24:06

다들 좋은밤이에요~ 밥먹고 왔어요

506 토와주 (NW4XHbTfI2)

2022-05-09 (모두 수고..) 20:24:34

다들 안녕하세요오~

507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20:26:50

코세이주와 토와주 둘 다 안녕하세요!

508 코로리 - 렌 (Q2QoylPNZc)

2022-05-09 (모두 수고..) 20:34:38

깜짝 놀랐어ー 별 내리는 줄 알았어! 지금 당장이라는 뜻은 아니었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놀란게 가라앉은 코로리다. 가슴 붙잡고 있던 손도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고, 안도하듯 휴 숨 내쉬는 소리가 난다. 렌도 눈 동그랗게 뜨고서 깜빡인걸 보면 작은 오해였을 뿐이었나보다 한다.

"필요가 아냐, 사랑하니까! 마음대로 안 되는 건 똑같지이."

사랑을 해본 것은 아니었지만 비슷한 감정은 알 것 같았다. 잠을 못 자서, 제대로 자지 않아서 피곤해하는 자들을 보면서 밉다고 못났다고 하지만 결국은 품게 되는 것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사랑하게 되면 미워하는 것도 맘껏할 수가 없다고들 하니까 코로리가 양귀비 대하는 것과 닮았다 느낀다. 나 소홀히 했다구 나도 양귀비들 소홀히 할 수는 없다구. 나도 엄청 삐져서, 그래! 나없이 잘 살 수 있나 보자구! 하고 싶지만 못 하겠으니까아. 그러니 굳이 인간을 사랑한게 아니라, 사랑하고보니 인간이었던 것이 맞지 않을까. 물론 인간에게서 지의 기운을 얻어 빠르게 고위신이 되고 싶은 경우도 있겠다 생각하니, 아차 싶다.

"신님들은 인간이랑 사랑에 빠지면, 그래서 의식을 올리면 많ー이 높은 신 될 수 있기는 해."

또 까치발을 들고서 렌의 귓가에 속삭거린다. 코로리는 고위신에 딱히 관심이 없어서 까먹고 있었다. 고위신보다야는 아이스크림이 더 좋아!

"다음에는 다른 맛 먹자!"

사줄게, 하고 말할 뻔 했던 걸 바꾸었다. 친구라고 했으니 뇌물이랄지 그런 단어는 잊어먹기로 했다. 그래도 그때 빙수가 맛있었다니 코로리가 만든게 아님에도 왠지 뿌듯했다. 뭘 좋아하는지는 친해지면서 차차 알아가자고 했던 렌이 생각난다. 물이랑 그 카페의 빙수랑 아이스크림! 벌써 세개나 알아! 친해지면서 차차 알아가자는 말은, 아는 만큼 친해졌다고 말해도 되는게 아닐까! 코로리는 세개만큼 친해졌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친해진 건지, 몇개만큼 친해져야 많이 친해졌다고 할 수 있는지 전혀 모르지만 분명 친해진 것은 맞다고 생각했다. 친구 만든 것도 대단한데, 순조롭게 친해지고 있지 않나! 코로리는 속으로나마 스스로가 대견하다 칭찬한다. 기분이 들떴으니 아이스크림 노점에 도착해서, 렌을 따라 아이스크림 아저씨에게 하는 인사도 조금 더 밝았다.

"나는ー 렌 씨랑 똑같은 거!"

알록달록 맛 별로 색이 다른 아이스크림들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살짝 표정을 찌푸릴 정도로 고민하다 결국은 못 골랐다! 지갑을 꺼낸 것을 보고서는 카페에서의 일을 생각하고서 웃는다. 친구라구 했으니까!

509 토와주 (NW4XHbTfI2)

2022-05-09 (모두 수고..) 20:34:51

조금 졸려서 흐늘거리네요~

510 ◆oAG1GDHyak (DV/j0Womls)

2022-05-09 (모두 수고..) 20:37:25

>>509 그럴때는 푹 쉬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511 코로리주 (Q2QoylPNZc)

2022-05-09 (모두 수고..) 20:41:44

밖이지만 아키라 독백은 다 읽었다구~! ( ´∀`) 마츠리 일 돕는 아키라 대견하고 놀게 해주고 싶어라..........

세이주랑 토와주는 다시 안녕, 좋은 저녁이야~! ( ´ ▽ `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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